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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을 노리고 만삭의 아내를 사고로 가장해 살해한 혐의를 받은 남편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95억 원의 보험금이 걸린 보험금 청구 소송이 5년 만에 재개됐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아내 살인 혐의 및 보험사기 혐의를 받은 A 씨(51)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을 받으면서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민사소송이 속행됐다. A 씨는 2014년 경부고속도로 천안삼거리 휴게소 인근에서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고의로 들이받아 조수석에 탄 임신 7개월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A 씨는 아내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 25건에 가입한 상태였다. 무죄 확정에 따라 A 씨가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이 지난달부터 재개됐다. 두 회사와 A 씨가 계약한 보험금은 각각 31억 원, 29억 원. A 씨가 민사재판에서 모두 승소한다면 원금 95억 원에 7년 치 지연 이자까지 더해 100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게 된다. 보험업계는 형사상 무죄와 별개로 보험 계약에 ‘부정한 의도’가 있었는지에 따라 민사재판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민사재판에서는 보험 계약 체결 액수, 시점 등의 정황으로 부정한 의도를 인정한 판례가 있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씨티은행, 한국에서 소매금융 손뗀다.’ ‘씨티그룹,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2300명 뽑는다.’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계 금융사인 씨티그룹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금융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고 글로벌 사업 재편이 시작되면서 국내 금융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소매금융 손떼고 아시아 자산가에 집중” 17일(현지 시간) 씨티그룹의 피터 바베지 아시아태평양지부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까지 아시아 지역 고객 운용 자산 규모를 4500억 달러(약 503조 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술·운영 인력 1200명과 프라이빗뱅커(PB) 등 1100명을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더 충원하겠다고 설명했다. WSJ는 “씨티그룹이 아시아에서 운용하고 있는 부유층 자산 규모를 50% 더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늘고 있는 부유한 기업가들과 그들의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씨티그룹의 한국 소매금융 사업 철수에는 부진한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씨티그룹은 15일 지속적인 사업 전략 재편의 일환으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인도, 호주 등 13개 국가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접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씨티그룹이 소매금융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13개 국가에서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제로(0)’였다. 세계 금융사들의 구조조정에 따라 우리나라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강화되며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을 대상으로 올해 3대 과제를 조사한 결과 ‘디지털 뱅킹 전환’이 최우선 순위로 선정됐다.○ DGB, OK금융 등 인수 후보로 거론 국내 소매금융에서 한국씨티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밖에 안 되지만 국내에서 철수한단 소식이 보도된 뒤 문의가 25% 늘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지점마다 수백억 원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뱅크런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은행의 수신액은 평소 변동 범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예금, 대출 등은 그대로 제공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한국씨티은행의 구체적인 출구 방식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인수에 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금융지주는 수도권 진출, 제2금융권 회사들은 시중은행화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일본씨티은행의 매각처럼 사업군별로 분리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군으로는 DGB금융지주, OK금융그룹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들 모두 현재까지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의 ‘몸값’을 2조 원대로 보고 있다. 2013년 HSBC가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접을 때처럼 매각 없이 인력 구조조정과 고객 자산 이전 등으로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 소매금융의 실적이 수년간 부진했고 인력 등의 비중도 전체 시중은행으로 보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신지환 jhshin93@donga.com·박희창 기자}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처음으로 8000만 원을 넘어서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가상화폐의 본격적인 제도권 진입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한국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확대되면서 가격 차를 이용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차익 거래도 늘고 있다. 가상화폐 차익 거래를 위한 해외 송금이 늘자 시중은행들은 ‘비트코인 환치기’를 차단하기 위해 자체 관리에 들어갔다.○ 비트코인 또 사상 최고가 14일 오후 4시 10분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8163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3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7000만 원을 넘어선 지 한 달여 만에 8000만 원까지 돌파한 것이다. 같은 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서 비트코인은 6만4502달러(약 7202만 원)에 거래됐다. 이날 비트코인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사상 최고가를 다시 한번 넘어섰다.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 시간) 나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국내외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는 3월 말 자산 규모가 2230억 달러(약 249조 원)로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11.3%를 차지한다. 이용자는 5600만 명에 이른다. 월가에서는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약 112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금융투자업계도 코인베이스의 상장을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라는 상징적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 상장이 가상화폐 규제 리스크에 이정표가 되고 있다”며 “각국 정부도 가상화폐를 투기, 금지 대상이 아닌 제도화 대상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유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도 13일(현지 시간) 8%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는 올 2월 비트코인을 1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 가까이 매입하고 전기차 결제에 비트코인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 ‘김치 프리미엄’ 이용한 해외 송금에 제동 가상화폐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가격이 해외에 비해 10% 이상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차익 거래를 하려는 해외 송금이 급증하고 있어 은행권은 비상이 걸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주 일제히 ‘가상화폐 관련 해외 송금 유의사항’을 일선 창구에 내려보냈다. 해외 송금 요청이 들어오면 자금 출처와 용도 등을 철저히 확인하고 가상화폐 관련 송금으로 의심되면 거절하라는 내용의 지침이었다. 실제로 A은행에선 이달 1∼9일 해외로 약 1364만 달러가 송금됐다. 3월 전체 해외 송금액(918만 달러)을 불과 7영업일 만에 넘어섰다. 특히 중국으로 보낸 송금액이 전체 해외 송금의 80%를 차지했다. B은행도 같은 기간 중국으로 2097만 달러가 송금돼 직전 3개월간의 중국 송금액(1817만 달러)을 이미 넘겼다. 중국에서 비트코인을 산 뒤 이를 한국 거래소에서 비싼 값에 되팔아 차액을 남기고, 다시 중국으로 송금한 돈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송금액이 실제 가상화폐 구입에 얼마나 사용됐는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현행법상 연간 5만 달러까지는 특별한 증빙서류 없이도 해외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불법 거래나 자금세탁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와 관련된 해외 송금만을 특정할 방법이 없다. 일단 의심 사례를 막고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상환 payback@donga.com·신지환·김자현 기자}
3년 전 골프를 치다가 허리를 다친 직장인 김모 씨(49)는 한 달 가까이 통원 치료를 받으며 진료비로 15만 원을 썼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김 씨는 보험금 청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청구 가능 기간을 넘겨버렸다. 김 씨는 “회사 일로 바빠 진단서, 진료비 영수증 같은 서류를 챙겨 보험사에 보낼 틈이 없었다. 청구 절차가 복잡해 한 번도 실손보험금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3400만 명 이상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도 건강보험처럼 보험금 청구 절차를 자동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 반발 등에 부딪혀 수년째 제자리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작업이 이달 국회에서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청구 절차 번거로워 실손보험금 안 받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기관의 전자증빙자료 발급을 핵심으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12일 대표 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4번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법안이다. 지난해만 관련 법안이 3차례 발의됐지만 국회 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4개 법안 모두 병의원 등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가입자의 진료 내용을 전산으로 보험사에 전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손보험금 청구 절차를 전산화해 보험 가입자들의 불편을 줄이려는 취지다. 실제로 청구 절차가 번거로워 보험금을 제대로 받아가지 않는 소비자가 많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2018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원·입원 치료를 받은 실손보험 가입자 가운데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사람은 절반 가까이(47.5%) 됐다.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로 ‘병원에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4.0%), ‘서류 전송이 귀찮아서’(30.7%) 등을 많이 꼽았다. 일부 대형병원이 2018년부터 청구 간소화를 위해 키오스크 등 전산망 연동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를 이용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가입자는 전체의 0.002%(2018년 기준)에 불과하다. 대다수 가입자가 진단비, 영수증 등 종이서류를 발급받아 팩스, 설계사, 방문 등을 통해 보험사에 직접 제출하고 있다.○ 정보 유출 등 두고 보험-의료계 여전히 대립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로 공론화된 이후 2015년부터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관련 시스템 마련에 나섰지만 의료계 반대에 부닥쳐 번번이 무산됐다. 보험업계는 이번 4번째 법안 발의가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할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12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기준 손해보험협회 장기보험부장은 “청구 관련 종이서류만 연간 4억 건 이상이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에서 전산화 청구 방식은 소비자와 의료기관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개인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지규열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계약 당사자가 아닌 의료기관 등이 환자의 개인정보를 전송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정보 유출 시 책임 소재도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정부 부처는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의료계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청구 간소화는 병원 업무를 클릭 한 번으로 간소화하자는 것”이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중계기관이 의료정보를 남용할 수 없도록 처벌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IBK기업은행이 상반기(1∼6월) 신입 행원 100명을 공개 채용한다. 기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하반기 각각 신입 행원 공채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상반기에는 100명을 뽑기로 하고 이날부터 2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서류를 접수한다. 이어 서류심사, 필기시험, 실기 및 면접시험을 거쳐 7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모집 분야는 △금융일반 △디지털 △금융전문 △글로벌 등 4개다. 학교,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하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이 진행된다. 국가유공자 등 취업 지원 대상자는 이번에 신설된 ‘보훈’ 전형에 별도로 지원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하계 청년인턴 250명에 대한 채용도 다음 달부터 진행한다. 디지털 분야 인턴의 채용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근무 기간은 7월부터 5주간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최근 ‘보험 특허’로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보험사들이 ‘업계 최초’를 앞세운 독점 판매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현재까지 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모두 1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22건)의 절반 이상이 3개월여 만에 쏟아진 셈이다. 배타적 사용권은 새로운 보험 상품이나 서비스의 독창성, 유용성 등을 평가해 개발 보험사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한을 주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해당 보험사가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으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다른 보험사는 동일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올해 보험사들이 신청한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업계의 미래 신산업으로 떠오른 헬스케어 서비스 등 최신 트렌드를 선점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화생명이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낸 ‘라이프플러스 운동하는 건강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한화생명의 건강관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헬로(HELLO)’와 스마트워치를 연동해 걷기, 달리기, 수영, 등산 등의 운동량을 측정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생보협회는 “운동량 측정 지표의 독창성과 모바일 앱의 유용성 등을 인정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보장하는 ‘백신 보험’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도 등장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백신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진단비를 주는 특약으로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라이나생명도 비슷한 상품을 내놨지만 삼성화재는 개발 시기가 비슷하고 코로나19 극복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라이나생명의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다자녀 출산 여성을 위한 암보험료 할인 특약, 아토피·욕창 진단비 등 여성, 유아, 노인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들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정신질환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에 대한 심사를 받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특허 경쟁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저금리 기조에 코로나19 여파 등이 겹쳐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는 포화 상태이고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나빠져 신상품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며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면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업계 최초를 부각하는 ‘원조 마케팅’이 가능해 시장 선점 효과가 크다”고 했다. 올 하반기(7∼12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보험업 진출, 소액 단기보험사 등장 등이 예정돼 배타적 사용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소액 단기보험 도입 등으로 보험시장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변화가 클수록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배타적 사용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사고가 난 수입자동차를 수리할 때 보험사가 동급 차량이 아닌 동종 수입차의 렌트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이 판결이 나왔다. 7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부산지법은 보험사가 사고로 수리 중인 수입차(아우디A6)를 대신해 차를 빌려준 렌트카 업체에 동종의 수입차에 대한 렌트비 148만7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보험약관대로 동급의 국산차(쏘나타)에 대한 렌트비 47만1250원만 지급해도 된다고 본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2016년 금융당국은 고가의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유사한 배기량과 연식을 갖춘 ‘동급 차량’의 렌트비를 지급하도록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바꿨다. 기존 규정대로 ‘동종 차량’의 렌트비를 지급하면 비용이 늘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번 2심 재판부도 이 같은 부정적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차량의 적정 임대료를 평가하려면 가액, 성능, 브랜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가액 등이 유사하지 않은 동급 차량의 렌트비를 추인하는 것은 손해의 완전배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험사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보험업계는 법원의 판결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약관으로 돌아가면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약관의 취지가 법 적용 시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당국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지난해 연금저축에 새로 가입한 고객 10명 중 8명이 보험 대신 펀드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에 가입자가 몰린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계약을 맺은 연금저축 59만4000건 가운데 연금저축펀드가 78.8%(46만8000건)를 차지했다. 연금저축보험의 신규 계약은 12만6000건이었다. 연금저축은 일정 기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뒤 노후에 연금을 받는 상품으로 펀드, 보험, 신탁이 있다. 신탁은 2018년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연금저축펀드 적립금도 지난해 말 18조9000억 원으로 전년(14조5000억 원) 대비 30.5% 증가했다. 반면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은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품별로 수익률 차이도 컸다. 연금저축펀드 수익률은 지난해 17.25%로 생명보험(1.77%), 손해보험(1.65%), 신탁(1.72%)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전체 연금저축 적립금으로 보면 여전히 보험 비중(72.3%)이 압도적으로 높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제주 제주시 애월읍에서 수제차를 만들고 오겹살, 귤 등 제주도 특산물까지 유통하는 영농조합‘제주다’의 강석수 대표(51)는 지난해 4월 ‘잔인한 봄’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객이 끊기면서 직영점 4곳 중 2곳을 닫아야 했다. 매출은 70% 가까이 떨어졌고 프리마켓 등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사라졌다. 강 대표는 “대출을 받아가며 간신히 버텼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존폐 기로에 놓인 제주다에 손을 내민 건 삼성카드다. 중소기업과 협업을 늘려가던 삼성카드가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해 위기를 극복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제주다는 작년 9월 삼성카드 온라인 쇼핑몰에 이어 올 설에는 삼성 임직원 쇼핑몰에 입점했다. 사흘 만에 한라봉, 천혜향 등 3000만 원어치를 판매할 정도로 ‘대박’을 쳤다. 매출은 4배 이상으로 뛰었다. “매출이 늘어난 것도 좋지만 고객과의 신뢰를 다시 쌓아갈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강 대표는 “금융사들이 영농기업, 중소기업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할 때 ‘착한 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로 고통받는 저소득층, 영세기업, 청년 등 취약계층이 주저앉지 않고 재기의 꿈을 꿀 수 있어야 한국이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금융사들이 지역사회와 취약계층들의 버팀목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이유다.○ “전통문화 보존하자” 은행 지점이 자금 지원 관광객이 사라진 서울 종로구 인사동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고(古)미술 화랑, 고가구 판매점, 한복 대여점 등 인사동의 상징인 전통문화 가게들은 충격이 더 컸다. 영세한 데다 신용도가 낮아 금융사 대출마저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의 신소윤 회장(58)은 “전통문화 상점은 보존 가치가 있지만 코로나19 피해를 입증하거나 금융사에 담보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 재기 불능의 위기가 닥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들과 동고동락했던 전영철 신한은행 종로지점장은 전통문화지구인 인사동이 쓰러지는 걸 지켜보기만 할 수 없었다. 종로지점은 전통문화보존회와 손잡고 특별한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보존회가 각 상점의 평판, 업력 등 비금융정보를 평가해 신한은행에 추천하면, 신한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신용보증재단, 서민금융진흥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을 연계해 자금 지원을 받도록 했다. 전 지점장은 “지점이 앞장서 금융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보고자 했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전통문화 상점은 210곳. 전통찻집 ‘정진’을 하는 윤현실 대표(51)도 3000만 원을 대출받아 차를 구입할 수 있었다. “찻집은 차 들여올 타이밍을 놓치면 1년 가게 운영이 막혀요. 구매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힘들었을 때 지점장이 도움이 필요하지 않냐고 묻더군요. 제 마음을 읽고 찾아온 줄 알았습니다.” 농구 선수 출신인 김정민 씨(49)는 10년 넘게 운영해온 어린이 스포츠클럽 ‘마이더스 주니어’를 접으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체수업은 물론이고 개인레슨을 받는 아이들도 모두 끊긴 탓이다. 들어오는 돈은 없지만 월세, 직원 월급 등으로 매달 1500만 원 넘게 빠져나갔다. 버팀목이 된 건 NH농협은행이다. 은행 보유 건물에 세 든 김 씨의 사정을 알고 농협은행은 올 6월까지 매달 100만 원의 사무실 월세를 깎아주기로 했다. 김 씨는 “100만 원이 우리 같은 사람에겐 큰 힘이 된다. ‘여태 고생했는데 조금만 더 버텨 보자’고 격려한 은행 직원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학력 격차·저출산 해소도 앞장서 최근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금융권과 지역사회 접점도 넓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확대된 청소년의 학력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금융사 플랫폼까지 등장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나모 양(16)은 대학생 멘토가 생겼다. KB금융그룹이 1월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손잡고 운영하는 교육 플랫폼 ‘KB라스쿨’을 통해서다. ‘멘토 언니’는 공부하는 법, 시간계획표 작성,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입시 정보 등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걸 모두 알려준다. KB금융은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학습이 어려운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해 이 플랫폼을 마련했다. 한국 경제의 주역이 될 미래 세대를 지원하고 저출산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금융사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서울 대치동 학원과 인터넷 강의의 유명 강사들이 온라인 특강을 진행한다. 대학생 멘토들은 1주일에 4번, 하루 2시간씩 상담을 해준다. 나 양은 KB라스쿨에서 공부에 재미를 붙였고 사회복지사라는 꿈도 생겼다. “멘토 언니가 봉사활동을 많이 해보래요. 제가 도움 받은 만큼 나중에 저도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금융권의 노력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것이 하나금융그룹의 ‘어린이집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다. 2018년부터 시작해 지난달 말까지 국공립 29개, 직장어린이집 6개 등 35개의 어린이집을 세웠다. 특히 보육시설이 많지 않은 지방 중소기업과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힘쓰고 있다. 어린이집 100개가 완공되면 9500여 명의 아이들이 보육 기회를 얻게 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 혈맥인 금융의 이 같은 지원은 우리 사회 전체에 깨끗한 피가 돌게 한다”며 “지역사회와 인구 기반을 단단히 다져 놓아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상화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코로나 피해’ 자영업-中企 금융지원 1년간 320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 규모가 320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사들이 모은 돈을 재원으로 취약계층을 돕는 새로운 금융상품도 올 하반기(7∼12월) 공개된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7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위해 전 금융권이 지원한 자금은 320조5000억 원에 이른다. 이 중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을 통한 금융 지원 규모가 253조9000억 원이다. 금융위는 “지난 1년 동안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취약 부문의 자금난이 줄어들고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갔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 대한 금융 지원이 두드러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피해가 큰 음식점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1년여 동안 57만5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소매업(46만8000건) 도매업(35만900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소득이나 신용이 낮은 취약계층도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신용카드 상품도 나온다. 기존 정책서민금융 상품(햇살론 등)을 1년 이상 이용하고 최근 1년 이내에 신용도가 오른 저소득자(연소득 3500만 원 이하)는 ‘햇살론 뱅크’를 이용할 수 있다.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서민금융 지원 이후에도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해 취약계층이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기가 어려워 할부, 포인트 같은 혜택에서 소외됐던 사람도 쓸 수 있는 ‘햇살론 카드’도 선보인다. 신용도 하위 10% 이하인 사람들 가운데 신용관리 교육을 최소 3시간 이상 받고 소득 증빙이 가능하다면 최대 200만 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햇살론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 상품들을 위한 재원은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전 금융권이 나눠서 마련한다. 서민금융법(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계대출을 하는 금융사들은 서민금융 재원 마련을 위해 가계대출 잔액의 0.03%를 각각 출연하게 된다.신지환 jhshin93@donga.com·박희창·신나리 기자}
연초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를 열었던 한국 증시가 한 달째 좁은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주식 거래량도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관망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은행으로 흘러들어온 투자 대기성 자금은 한 달 새 18조 원 이상 늘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일일 거래량은 7억9270만 주로 올 들어 최저치로 집계됐다. 올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월 19일(34억5550만 주)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코스피 주간 거래량도 2월 중순(15∼19일) 106억4924만 주까지 늘어난 뒤 지난주 51억7429만 주로 쪼그라들었다. 주간 거래량도 올 들어 가장 적다. 국내 증시가 한 달 넘게 3,000∼3,100 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국내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그동안 증시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동학개미’들의 관심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1월 22조3000억 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투자자들은 2월(8조4381조 원)과 3월(6조9402억 원) 순매수 규모를 줄였다. 증시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갈 곳 잃은 돈’은 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 예금, 저축성예금 등 요구불예금 잔액은 3월 말 현재 656조4840억 원으로 집계됐다. 2월 말(638조2397억 원)에 비해 18조2443억 원(2.9%) 늘어난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2월에도 28조9529억 원 증가해 두 달 새 47조 원 이상이 불어난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대기 자금의 성격이 강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이 대기 자금을 ‘파킹통장’에 묻어 두고 투자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는 개미들이 줄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 3월 말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3877억 원으로 2월 말(135조1844억 원)에 비해 2033억 원 늘었다. 증시가 활황이던 1월 한 달간 신용대출이 1조6000억 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박스권 증시가 4월부터 본격적인 방향성을 찾아갈지 주목하고 있다. 2분기(4∼6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다시 힘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여파로 박스권 장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대기 자금이 여전히 60조 원대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금리 상승 속도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자현 zion37@donga.com·신지환 기자}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가 증권사에 이어 은행에서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 정책자금이 펀드 손실을 보전해주는 구조여서 ‘원금 보장’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과 KDB산업은행에서 선보인 뉴딜펀드가 1일 모두 판매됐다. 지난달 29일 판매를 시작한 지 나흘 만이다. 국민은행에선 2시간 30분 만에 배정된 물량(226억 원)이 전부 소진됐다. 은행 중 유일하게 물량이 남은 IBK기업은행은 220억 원 중 198억 원이 판매됐다. 5일 판매가 재개되면 남은 22억 원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 뉴딜펀드는 총 2000억 원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1370억 원어치가 은행 7곳, 증권사 8곳 등 15개 금융사를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이 펀드는 운용사가 사모펀드로 운용되는 10개 자(子)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공모펀드다. 사모펀드가 다시 뉴딜 관련 기업의 지분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위험등급 1, 2등급의 고위험 상품이지만 정부 정책자금이 함께 출자돼 펀드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다. 21.5%가 넘는 손실이 나지 않는 한 투자자는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수익률이 20%를 넘으면 초과 수익은 일반 투자자와 정부·운용사가 4 대 6 비율로 나눠 갖는다. 만기 4년 동안 중도 환매도 불가능하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보험설계사 1만9000명이 일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닻을 올렸다. 한화생명은 보험 개발과 판매 조직 분리 작업을 마치고 판매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고 1일 밝혔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전국 500여 개 영업기관에 임직원 1300명, 설계사 1만9000명을 둔다. 9개 손해보험사와 제휴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아우르는 상품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영업기관 수, 설계사 인원 등에서 GA 업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다. 구도교 대표이사는 “고객에게 최고의 종합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위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엘핀’은 지난해 NH농협은행과 손잡고 ‘가고 싶은 대한민국 적금’ 개발에 나섰다. 고객이 여행을 다니며 전국 곳곳에서 위치 인증을 많이 받을수록 금리를 더 얹어주는 혁신적인 상품이었다. “어, 울릉도에서 인증이 됐다.” 상품 개발을 위한 시범 운영 도중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겼다. 울릉도, 백령도에서도 갑자기 인증이 이뤄진 것이다. 오류인 줄 알고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신호의 정체는 농협은행 울릉도지점 직원들이었다. 스타트업을 돕기 위해 전국 농협은행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위치 인증에 참여한 결과였다. 시험운영은 성공했고 신상품은 지난해 8월 세상에 공개됐다. 주은정 엘핀 대표는 “은행의 탄탄한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금융회사들도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이 넘는 스타트업)을 길러내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성장 동반자’의 역할을 한다. 금융 지원과 투자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미래 주역인 청년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 “고용 창출로 보답하고 싶어” 엘핀은 2017년 1월 대기업 엔지니어 출신 등이 세운 회사다. 이동통신 기지국의 고유한 위치 정보를 활용해 본인 인증을 하는 기술력이 있지만 투자를 받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2년 넘게 근근이 버티다가 2019년 봄 농협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NH 디지털챌린지’를 통해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입주했다. 은행 디지털부서와 스타트업들이 한데 모여 일하는 이곳에서 엘핀은 경영 컨설팅과 멘토링을 통해 성장의 토대를 닦았다. 은행 주선으로 벤처캐피털 20여 곳도 만났다. 별 따기만큼 힘들었던 투자 유치도 18억 원 넘게 받았다. 엘핀의 기술은 이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도 쓰이고 있다. 직원도 4명에서 4배인 16명으로 늘었다. 주 대표는 “스타트업이 대형 금융사와 손잡았다는 것 자체로 인재와 투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금융사를 매개로 ‘창업기업 육성 → 중소기업 성장 → 일자리 확대’라는 스타트업의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된 것이다. 글로벌 주류회사 임원 출신 박철수 대표가 ‘아워박스’를 창업한 건 2017년 6월. 전자상거래 기업을 대상으로 복잡한 물류 절차를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회사를 꾸려가고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건 만만찮았다. 결국 지난해 초 IBK기업은행의 창업육성 프로그램 ‘IBK창공’의 문을 두드렸다. 박 대표는 은행의 도움을 받아 신용보증기금을 만났고 신생기업으로 기대하기 힘든 20억 원의 보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한라홀딩스, 네이버 등으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삼성물산, 유한킴벌리 등 대기업과도 손잡고 일하게 됐다. 4명으로 출발한 직원은 75명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만 25명을 새로 뽑았다. 박 대표는 “회사가 커나갈 수 있는 기반은 우수한 인재다. 도움을 받은 만큼 고용 창출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스타트업 지원, 일자리·혁신 성장 가속화” 한국의 창업 생태계에서 금융사들은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지원·육성 프로그램을 거쳐 간 스타트업은 지난해 말 기준 384곳에 이른다. 이곳에서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엘핀, 아워박스처럼 채용을 늘린다면 혁신, 첨단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수천 개씩 만들어지는 셈이다. ‘메사쿠어컴퍼니’의 이지훈 대표는 지난해 1월 창업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 일상화되자 이 대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안면인증 기술은 큰 주목을 받았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메사쿠어는 지난해 6월 하나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하나원큐 애자일랩’에 선발됐다. 하나은행의 애플리케이션(앱) 개편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 회사의 얼굴 인증 기술은 곧바로 앱에 적용됐다. 하나은행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생기면서 메사쿠어는 창업 1년 만에 매출이 3배로 뛰었고 6명이던 직원도 18명으로 늘었다. 다른 금융사들의 협업 제안도 쏟아진다. 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대형 금융사의 지원이 더해지면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상용화할 수 있다”고 했다. 금융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9년 10월 베트남에서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디노랩’ 운영을 시작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창업한 한국의 금융결제 기술 지원 스타트업 ‘인포플러스’는 디노랩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주선으로 150억 원의 투자 제안을 받았고 인도, 아프리카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금융권의 스타트업, 청년 창업가 지원은 사회 전반의 혁신 성장을 가속화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금융과 혁신기업 간의 상생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정부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국내 1호 스타트업 지원기관 ‘디캠프’ 19개 은행서 8450억… 110개 기업 입주 무상 사무실에 재무-법률 등 컨설팅AI-블록체인 기업 등 ‘유니콘’ 꿈꿔유망기업 직간접 투자도 계속 늘려서울 마포구 마포대로에 있는 ‘프론트원’ 빌딩. 3층 라운지에 들어서자 50명이 넘는 젊은 직원들이 노트북을 켜놓고 업무를 보거나 화상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지난해 7월 국내 최대 규모(지상 20층, 연면적 3만6259m²)로 문을 연 스타트업 지원·육성센터. 현재 헬스케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첨단 분야의 110곳이 넘는 스타트업이 입주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의 꿈을 꾸고 있다. ‘더트라이브’의 전민수 대표(39)는 프론트원 설립 때부터 18층에 둥지를 틀었다. 1년 단위로 중고차를 빌려주는 신개념 구독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전 대표는 “무상으로 사무실을 지원받을 뿐 아니라 재무, 투자, 법률, 마케팅 등과 관련한 각종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이곳에 입주하는 건 모든 스타트업의 꿈”이라고 했다. 디캠프는 2012년 국내 18개 은행이 5000억 원을 출연해 출범시킨 국내 1호 스타트업 지원기관이다. 현재 출연 금융사는 19곳, 출연금은 8450억 원으로 늘었다. 이를 기반으로 디캠프는 국내 최대이자 가장 오래된 스타트업 사업 설명회인 ‘디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매달 열리는 디데이에선 창업가들이 내놓은 혁신 아이디어와 사업 계획 등을 심사해 입주할 기업을 뽑는다. 지원받는 스타트업이 늘면서 디캠프는 서울 강남구에 이어 마포구에 2호 센터도 열었다. 두 곳에 120여 곳이 입주해 있다. ‘몽가타’의 정태현 대표(31)는 2013년부터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종합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왔지만 번번이 상용화에 실패했다. 남은 건 7억 원의 빚뿐. 7년간 준비하던 사업을 포기하려던 차에 디데이의 문을 두드렸다. 우승을 거머쥔 그는 지난해 8월 강남구 디캠프 센터에 들어왔다. 몽가타는 디캠프로부터 직접 3억 원의 투자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디캠프가 연결해준 벤처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의 지원을 받으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새 직원은 2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시제품 공개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꼬이기만 하던 사업이 디캠프에 들어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디캠프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스타트업에 51억3000만 원을 직접 투자했다.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 규모는 1818억7000만 원에 이른다. 간접투자를 늘리기 위해 디캠프 센터엔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를 비롯해 한국성장금융, KDB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이 상주하고 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팀은 디캠프의 투자로 3년간 3197억 원가량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지환·김자현 기자}
《 202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리빌딩 대한민국’의 원년이다. 바이러스 확산이 잦아들어도 고소득자 및 자산가, 저소득층 및 청년 등 사회 취약계층이 체감하는 경제 회복 속도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K자형 양극화’가 우려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탈적 금융에서 벗어나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금융’이 대두됐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청년, 창업가, 소상공인,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공존금융’이 주목받는 이유다.》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떡집을 하는 이정인 씨(45·여)는 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 2월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픈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꾸리려고 ‘하보리떡방’을 차린 건 2019년 8월. 반년 만에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반 토막 났다. 한 달에 1500만 원씩 쌓이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2년간 살았던 아파트까지 팔아야 했다. 나라에서 주는 재난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간 이 씨는 ‘희망으로 같이가게’ 프로젝트를 소개받았다. 신한금융그룹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손잡고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선정해 온라인시장 진출을 돕는 사업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청했다. 그날 이후 이 씨에겐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 신한금융 직원들은 통신판매업 등록부터 온라인 판매를 위한 제품 구성, 홍보영상 제작, 마케팅을 제 일처럼 도왔다. “온라인에 진출하려면 챙길 게 너무 많아 포기하는 자영업자가 꽤 있어요. 그런데 기업 인큐베이팅하듯 금융회사 직원들이 도와주니 버틸 힘이 생기더군요.” 그렇게 하보리떡방은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운영하는 ‘동반몰’에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 진출했다. 온라인 판로가 열리자 터널 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온라인 매출이 매장 내 판매보다 많다. 월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2배로 뛰었다. “주문이 다시 늘어 새벽 5시에 나와 밤 9시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어요.” 이 씨는 고마운 마음을 한 자씩 눌러 담아 신한금융에 감사 편지를 보냈다.○ 은행 밖으로 나온 은행원들, 소상공인 재기 도와 코로나19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은 은행의 핵심 고객이다. 이들이 재기에 성공하면 은행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공존금융’의 정신이다. 은행의 전통 역할인 금융 지원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금융사의 노하우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은행원들이 은행 밖으로 나온 이유다. 서울 종로구 북촌길에서 공유숙박 ‘하노크북촌’을 운영하는 서영준 대표(27)는 2017년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한옥 비앤비를 시작했다.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손님들로 북적였던 한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 매달 200만 원 넘는 유지비용이 버거워 폐업을 고민하던 서 대표는 우연히 취업박람회에서 KB국민은행의 ‘소호 컨설팅’을 접했다. 국민은행 컨설팅 전문가들은 외국인 대신 국내 관광객으로 타깃을 바꿀 것을 조언했다. ‘파워 블로거’ 출신의 은행원들은 적정 숙박비 설정, 예약 채널 확대는 물론이고 마케팅, 홍보까지 발 벗고 도왔다. 폐업 기로에 놓였던 하노크북촌은 이제 6월까지 주말 예약이 꽉 차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출은 갑절 이상으로 늘었다. 서 대표는 “도움이 필요한 자영업자는 주저 말고 금융회사 컨설팅을 받아 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사회공헌, 이제 경영 전략 혁신으로 금융사들이 기업들에 자금만 지원하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을 키우는 플랫폼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이인표 대표(37)는 2018년 11월 ‘브레싱스’라는 스타트업을 차렸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호흡기 질환을 관리하는 스마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회사였다. 아이디어만 믿고 창업했지만 법인카드는 어떻게 쓰는지, 영수증 처리를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다. 이 대표는 결국 지난해 1월 IBK기업은행의 스타트업·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IBK 창공’의 문을 두드렸다. 은행 직원들은 인사, 노무 관리부터 판로 개척, 투자자 연결까지 도왔다. 기업은행이 직접 투자한 것을 넘어 롯데 등으로부터 투자까지 받았다. 이 회사는 올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은행 도움으로 캄캄한 안갯속을 벗어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사회공헌 지출은 일반 기업보다 높은 편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기업 등 6개 은행의 평균 사회공헌 지출비용은 1547억 원(2019년 기준). 이익의 9.2%를 차지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220개 기업의 평균 사회공헌 지출액은 이익의 4.0%인 136억 원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점검하고 발표할 정도”라고 했다. 과거 정부나 정치권이 금융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압박하고 주도했지만 최근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등을 통한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와 경영전략이 더 중요해지는 추세다.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팔 비틀기 식으로 금융사들에 사회공헌을 종용할 게 아니라 이들이 조성한 자금이 필요한 곳에 알맞게 쓰이는지, 새는 돈은 없는지 사후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지환·김형민 기자}
신한카드는 지난해 카드업계 최초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여러 계층에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신한카드는 코로나19로 확산된 언택트(비대면) 흐름에 맞춰 편리한 디지털·온라인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1월 서울 은평구에 ‘신한카드 아름인 디지털 도서관’을 개관했다. 505번째 아름인 도서관으로 첫 번째 ‘디지털’ 도서관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 시작한 신한카드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인 ‘아름인 도서관’은 이달까지 전국 508곳에 설립돼 8만 명 이상의 아동 및 청소년에게 62만 권의 권장도서를 지원해왔다. 이번에 설립된 아름인 디지털 도서관은 친환경 학습 공간으로 종이책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과 디지털 기기 등이 비치된 게 특징이다.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 공간도 별도로 구축돼 태블릿PC를 이용한 다양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대표적인 가정학습 서비스 플랫폼인 ‘U+초등나라’와 ‘U+아이들나라’ 등이 지원된다. 도서관을 방문하는 아이들이 디지털을 통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은 문화예술 콘텐츠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월부터 연극, 콘서트, 연주회 등을 하는 문화예술인에게 공연장을 무상으로 대관해주고 이들의 공연을 영상으로 제작해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신한카드 디지털 스테이지’를 운영 중이다. 1년간 밴드 소란을 비롯해 알리, 신효범 등 가수들의 공연은 물론 차이콥스키 협주곡 콘서트, 국악그룹악단 광칠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들이 스크린 속에 담겼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업계를 돕기 위한 기부행사도 진행했다. 신한카드는 고객이 기부한 금액과 동일한 액수를 회사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영세 문화예술업계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지난해 6월엔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는 영세 가맹점을 위해 카드 승인액을 기반으로 한 주말 대출 상품도 내놨다. 주말에 카드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원재료비 등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가맹점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상품이다. 3개월 이상 매출이 발생하고 신용도가 양호한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연 5%의 확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미래에셋증권은 임직원이 직접 주도하는 혁신적 사회공헌 모델을 만들어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 위촉된 70명의 ‘희망체인리더’를 비롯한 임직원이 주축이 되어 톱다운(top-down)이 아닌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자유롭고 유연한 사회공헌 활동을 시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임직원들이 선정한 10개 사회공헌 모델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이다. 임직원이 취약계층에게 손수 만든 물품을 전달하는 ‘오렌지 행복 박스’, 저소득층의 글로벌 음식문화 경험을 위한 ‘함께해요 나눔트럭’ 등 꾸준히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실천 중이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면활동이 어려워진 점을 반영해 ‘기부’와 ‘소비’를 통한 언택트(비대면) 사회공헌 활동에 중점을 뒀다. 지난해 6월 약 260명의 미래에셋증권 임직원은 밀알복지재단이 주최한 ‘힘내요 우리’ 온라인 콘서트에 참석해 81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 다문화 근로자, 장애인 등의 고용 인건비로 사용됐다. 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파니스’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해 뇌병변 장애인들로 구성된 ‘열손가락 서로돌봄사회적협동조합’과 ‘굿윌스토어’ 분당점에 전달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펼쳤다. 그동안 지점에서 대면으로 진행되던 자산관리 세미나를 유튜브 영상으로 전환하고 네이버 해피빈과 제휴 목표 조회수에 따라 기부를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한 달 동안 4만 뷰 이상의 조회수가 나오며 전국 10개 공익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은 핀테크 등 신성장 산업과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서울시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위한 금융 주선에 나서는 등 사회적 책임 투자에도 앞장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ESG 평가에서 S(사회) 분야 최고 등급인 ‘A+’를 취득하기도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NH농협금융그룹은 수익을 농업인 및 지역사회와 나누는 유일한 금융기관이다. 농협금융의 임직원들은 ‘농민과 농촌을 위한다’는 농협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만 15만 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실천했다. 농협금융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13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한 셈이다. 농업·농촌 지원을 위한 농협금융의 관심은 각별했다. 2016년부터 꾸준히 진행 중인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기업·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도시민과 농업인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농상생’ 범국민운동이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단체장 등을 농촌의 명예이장으로 위촉하고 해당 기업이나 단체의 임직원을 명예주민으로 참여시켜 고령화 등으로 침체된 농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다. 농협금융의 전 계열사가 이 운동에 동참해 영농철 일손돕기, 김장철 김치 담그기, 마을 숙원사업 해결 등 다양한 교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농업·농촌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영농 폐비닐 수거 사업을 중점 추진해 총 48회에 걸쳐 수거 작업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은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화훼 농가 일손돕기와 화훼 소비 촉진운동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과 임직원들은 지난달 1일 화훼 소비 촉진을 위해 출근길 시민들에게 직접 꽃을 나눠주는 캠페인도 실시했다. 지역사회 환원에도 힘쓰고 있다. 농협금융은 사업수익 중 일부를 지역사회의 농업인, 농촌, 소외계층 등에 대한 지원사업의 재원으로 사용한다. 장학사업, 농촌복지증진, 다문화가정 지원, 농협복지재단 운영 등 다양한 공익사업으로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 및 재투자하고 있다. 2월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손 회장이 경기 가평군 육군 맹호부대를 방문해 군 장병들을 위문하고 기부금과 후원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금융업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농협금융이 2018년 출시한 ‘NH 더하고 나눔 정기예금’은 농업·농촌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을 위한 공익기금을 조성하는 상품이다. 연간 평균 잔액의 일부를 공익기금으로 출연해 사회공헌 관련 사업으로 지원한다. 이 외에도 농협금융은 카드 포인트 기부, 서민 금융지원 등에 힘쓰며 금융사 본연의 기능으로 공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은 하루에 한 번도 안 갈 때가 많지만 카카오톡 채팅방엔 최소 50번 이상 들어가죠. 금융권도 플랫폼, 즉 고객과의 ‘접점’이 중요한 때입니다.”(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동아일보와 채널A는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금융산업 혁신’을 주제로 ‘제18회 동아모닝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및 언택트(비대면)로의 전환이 빨라진 상황에서 금융 소비자를 머물게 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금융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기조강연에 나선 권대영 국장은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에는 거대한 플랫폼이 있다”며 “코로나19 시대에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단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플랫폼에서의 연결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환 신한은행 데이터유닛 상무는 “금융사가 가진 데이터, 상품, 서비스 등 핵심 요소들을 서로 연결하고 이를 비금융 영역까지 확장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결국 금융상품도 슈퍼마켓에서처럼 한번에,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금융사의 다양한 플랫폼 혁신 사례도 소개됐다. 류창원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 핑안보험은 헬스케어, 식품,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직접 구축해 신규 고객의 40∼50%를 이 플랫폼에서 확보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혜택을 모아 어떤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단스케뱅크의 지급결제 플랫폼,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등이 주요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국내 금융사들도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금융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은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기존 배달 플랫폼과 달리 가맹점을 대상으로 실시간 정산, 우대금리 같은 혜택을 제공하고 고정된 수입이 없는 배달라이더들에게 대출을 연결해주는 등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융합한 모델이다.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는 보험 판매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법인보험대리점(GA)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했다. 조병익 토스인슈어런스 대표는 “풍부한 고객 접점을 보유한 토스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 기존 보험사들이 ‘윈윈’하는 모델를 만들었다”며 “불편하고 복잡한 보험 선택과 가입 절차를 개선해 고객 중심의 편리한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다양한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류 연구위원은 “금융권엔 규제에 의한 불확실성이 늘 존재해 왔다”며 “금융당국이 규제의 방식과 가이드라인을 빠르고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도 “빅테크와 기존 금융사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테크를 끌어내리기보다는 기존 금융사의 혁신을 도와 모두가 상향 평준화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핀란드에는 혁신기업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핀란드’라는 기관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금융권의 플랫폼 혁신을 돕는 ‘비즈니스 코리아’ 같은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지난해 국내 카드사의 순이익이 23% 이상 늘어 2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은 제자리였지만 비용을 크게 줄여 ‘불황형 흑자’를 낸 것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2조264억 원으로 전년(1조6463억 원) 대비 23.1%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카드사 총수익은 0.02%(36억 원) 줄었다.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카드론 수익은 1906억 원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와 현금서비스 수익이 줄면서 소폭 뒷걸음질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877조3000억 원으로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수익보다 비용이 더 큰 폭인 2.1%(3838억 원) 감소하면서 전체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해외 여행 감소로 해외 결제 때 발생하는 브랜드 이용료 등 수수료가 2406억 원 줄었고 카드 발급을 위한 대면 영업비용도 1187억 원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규모가 하루 4000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4개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 금액은 하루 평균 4492억 원이었다. 전년(3172억 원) 대비 41.6% 증가한 규모다. 하루 평균 이용량도 1455만 건으로 44.4%(447만 건) 늘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금융당국의 권고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을 20% 수준까지 낮췄던 4대 금융지주들이 하반기(7∼12월)에 중간·분기배당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들은 지난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위한 준비 작업을 마무리했다. 우리금융은 26일 주총에서 4조 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자본준비금은 배당에 쓸 수 없기 때문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주총을 연 신한금융도 정관에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다. KB·하나금융도 하반기 배당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6일 주총에서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기·분기별 배당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반기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올해도 하반기 중간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들도 대부분이 선임됐다. 31일 주총이 열리는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2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임기가 끝난 3명의 사외이사 후임에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함유근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를 추천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