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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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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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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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문체부 간부들 국감서 미르재단 집단 위증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이 9,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대해 집단적으로 위증 발언을 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9월 27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조윤선 장관을 비롯해 미르재단 설립 허가 담당 부서 관리자인 최병구 콘텐츠정책관, 하윤진 당시 대중문화산업과장 등은 야당 의원들의 잇단 의혹 제기에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최순실 및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24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미르재단 설립 허가 전결권을 가졌던 하 전 과장은 21일 의원실을 방문해 “최보근 콘텐츠정책관(현 문화창조융합본부 부단장)의 지시로 2015년 10월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미르재단 설립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며 “이후 지시대로 미르재단 설립허가 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구속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등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하 전 과장은 지난해 10월 미르 설립 관련 청와대 회의에 참석해 ‘10월 27일 열릴 미르재단 현판식에 맞춰 반드시 설립허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하 전 과장은 “직속상관인 최병구 콘텐츠정책관에게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한 청와대 회의에 배석한 사실과 담당 주무관을 서울로 출장 보내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재단 신청서류를 접수하도록 지시한 상황 등을 국감 전에 보고했다”며 “최 정책관이 조 장관에게 보고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보근 부단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에서 답변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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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라인 동갑내기 친구, ‘연인’으로 한 무대 서다

    《 29세 동갑내기 배우 문근영과 박정민이 올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으로 무대에 선다. 줄리엣 역의 대명사인 배우 올리비아 허시처럼 변신한 문근영과 영화 ‘동주’,드라마 ‘안투라지’에서 인상적 연기를 선보인 박정민을 1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에서 만났다. 》  문근영에게 이번 작품은 특별하다. 2010년 연극 ‘클로저’ 이후 6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이기 때문이다. 문근영은 연극이 자신에게 가장 많은 자극을 주는 장르라고 했다. 그는 “배우로서 한계를 느끼던 시점에 다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들어 이번 연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문근영에겐 10년 넘게 ‘국민 여동생’이란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그에겐 양날의 검 같은 표현이다. “특정한 수식어로 각인되는 배우보다는 좋은 작품 속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문근영은 상대역이 동갑내기 박정민이라고 해서 주저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천우희, 류덕환 등 동갑내기 배우와 함께 만든 ‘87라인’ 모임의 멤버이다. 무대 밖에선 친구지만, 무대 위에선 연인 관계로 호흡을 맞춰야 할 두 배우의 케미(궁합)는 어떨까.  박정민은 “근영이는 저와 성향이 비슷한 친구이자 연기 선배”라고 말했다. 문근영 역시 “어떤 말을 하기 위해 거쳐야 할 몇 단계가 있다면, 정민이와는 그게 덜 필요하다”며 “몇 마디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맞장구쳤다. 서로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박정민은 “올리비아 허시보다 좀 더 직선적인 에너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근영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박정민만의 묘한 로미오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로미오’ 역을 제안받았을 때 당황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로미오는 잘생긴 디캐프리오 같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는 그 정도 외모는 아닌데요, 하하.” 박정민은 12세에 연기자로 데뷔한 문근영에 비해 대학교 때 연기에 입문했다. “고려대 인문학부에 입학했지만, 연기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자퇴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했어요.” 그는 학교 동기와 함께 극단 ‘경’을 만들어 대학로에서 연극을 올리기도 했다. “연극은 배우가 만들어 가야 할 부분이 많아서 언제든 하고 싶은 장르예요.” 애틋하면서도 안타까운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대변할 두 배우의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상대에 따라 제 스스로가 달라졌어요. 몇 번의 연애 과정에서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하곤 했어요. 한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감정들을 느끼기도 했죠. 사랑 가득한 연애를 하고 싶어요.”(문근영)  “20대 초반 연애를 게임처럼 했어요. 상대를 이기고 정복하려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차이면 늘 상대에게 진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죠. 이젠 그러지 않으려고요. 하하.”(박정민)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3만3000∼6만6000원.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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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르 뛰어넘는 창작 공연, 릴레이로 무대 오른다

     희곡 ‘맹진사댁 경사’(오영진 작·1943년)가 모던 발레와 국악이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대중 앞에 선다. 서울발레씨어터가 17일부터 이틀간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발레 ‘시집가는 날’로 변신하는 것. 모던 발레 ‘시집가는 날’을 비롯해 총 8편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제작비를 지원하는 창작산실 무용 우수작품으로 선정돼 12월 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시집가는 날’은 15년간 60여 개 작품에서 창의력 넘치는 안무를 선보인 안무가 제임스 전이 제작했다. 클래식 음악 대신 국악그룹 아나야의 라이브 연주를 발레 음악으로 선택한 것이 특색이다. 주역 캐릭터들의 움직임에 따라 각각 대금, 해금, 생황 등 전통 국악 악기를 일대일로 매칭해 코믹하면서도 독창적인 발레를 선보인다. 안무가 제임스 전은 “현대무용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다”며 “70분간 많이 웃고 박수치며 파티처럼 볼 수 있는 공연”이라고 밝혔다.  나인티나인 아트 컴퍼니의 ‘침묵’도 기대작이다. 18, 19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침묵’은 한국 무용계의 차세대 안무가로 손꼽히는 장혜림이 200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헤르타 뮐러의 소설 ‘숨그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무용수들은 설원의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의 내면과 주변의 침묵을 몸의 언어로 풀어낸다. 이 외에도 △콜렉티브 콜라보레이션의 ‘음형공간(音·形:空間-Atopos·23, 24일)’ △PDPC의 ‘당신의 바닥’(26, 27일) △윤수미무용단의 ‘귀신(鬼神) 고래’(29, 30일) △신현진의 ‘인간’(30일, 12월 1일) △오! 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시어터의 ‘공상 물리적 춤’(12월 3, 4일) △고블린파티의 ‘옛날옛적에’(12월 8, 9일)가 대학로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대부분 무용과 영화, 판소리 등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들이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산실 우수 신작은 12월 16일부터 연극, 내년 1월 10일부터 창작뮤지컬, 2월 18일부터 전통예술 공연이 시작돼 3월 5일까지 이어진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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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취임사에 막판 끼워넣은 ‘문화융성’

     현 정부의 4대 국정기조에 포함된 ‘문화융성’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최종 보고서에 나오지 않았는데도 불과 나흘 뒤인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에 갑자기 포함돼 비선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 취임 전 인수위에 참여했던 고위급 인사는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수위의 문화여성 분과에서는 문화향유권, 문화복지 확대 등만 논의됐을 뿐 ‘문화융성’이란 키워드는 나오지 않았다”며 “그런데 역대 정부 최초로 취임사 국정기조에 문화융성이 포함되자 무슨 의미인지 다들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수위가 발행한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백서’(전체 731쪽)에서도 문화융성이란 말은 찾아볼 수 없다. 2013년 2월 21일 인수위 최종 보고서에서 발표된 ‘5대 국정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이었다. 인수위는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이란 항목에 대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키우고 창의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국민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누리고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해 현 정부의 문화융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나흘 뒤인 2월 25일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4대 국정기조에 문화융성을 포함시켰다. 박 대통령은 당시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새 시대의 삶을 바꾸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차은택 CF감독이 주도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에 2019년까지 총 7000억 원을 쏟아붓는 예산 지원 계획을 세우는 배경이 된다.  당시 취임사 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의 취임사는 막판까지 최종 수정 작업이 거듭됐고 구체적인 내용은 전날까지 극비에 부쳐졌다”며 “문고리 3인방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정호성 전 비서관이 최종 수정 작업을 주로 맡아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가 최종본 때 크게 수정됐다”며 “비선 실세들이 문화융성을 급조해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는 도구로 삼으려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문체부 고위 간부들은 “문화융성에 대한 개념이 인수위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는데 취임사에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들어갔다”며 “그 뒤 당시 모철민 대통령교육문화수석의 지시로 문체부 내에서 긴급하게 문화융성의 개념과 가치, 세부 정책을 채워 넣느라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전승훈 raphy@donga.com·김정은 기자}

    •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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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좌파 예술인 명단 하달한건 사실… 당시 박민권 1차관 소극적 대응에 전격 경질”

     청와대가 이념 성향에 따라 예술인을 분류한 명단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내려보냈고 이에 따른 예술인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차관이 바뀌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복수의 문체부 전·현직 공무원은 “2014년 중반부터 청와대가 문화계 인사들을 이념 성향으로 분류한 명단을 문체부 예술국에 내려보내 좌파 인사에 대한 지원을 못하도록 했다”며 “하지만 이 역할을 담당해야 할 당시 박민권 1차관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올 2월 돌연 물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전 차관은 2015년 2월 행시 33기 중 처음으로 차관에 올라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실장이 된 지 4개월 만에 전격 차관으로 발탁됐었다. 이들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좌·우파 문화계 인사 명단이 내려왔는데 교문수석실에선 정무수석실을 통해 받았다고 설명했다”며 “정무수석실 내 국민소통비서관 라인이 실무작업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정무수석은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고 국민소통비서관은 정관주 1차관이다.  실제로 박 전 차관이 “조직 관리를 제대로 못 한다”는 모호한 이유로 갑자기 경질된 뒤 정 비서관이 후임 차관으로 내정되자 내부에선 “청와대에서 ‘진보 예술인 관리’를 담당하던 인사가 직접 내려왔다”는 얘기가 돌았다는 것.  문체부의 한 간부는 “청와대에서 받은 명단 중 특히 좌파로 분류된 예술인이 9000여 명이나 돼 지원을 금지하기가 쉽지 않았고 실효성도 크지 않았다”며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한 사무관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턱이 빠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명단에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한 예술인,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한 예술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은 2014년 중반부터 2015년 초까지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체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문체부는 7일 해명 자료를 내고 관련 보도에 대해 “익명의 취재원을 내세워 마치 소위 ‘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을 조윤선 장관과 정관주 차관이 주도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김정은 kimje@donga.com·전승훈 기자}

    •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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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마타하리’, 예그린뮤지컬어워드 3관왕 올라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가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3관왕에 올랐다.  7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배우 유준상과 한지상, 소녀시대 멤버 서현의 사회로 진행된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마타하리가 △올해의 뮤지컬상 △여자인기상(옥주현) △무대예술상(오필영)을 수상했다.  ‘베스트 외국뮤지컬상’에는 팝가수 신디 로퍼의 음악과 화려한 안무 등이 특징인 뮤지컬 ‘킹키부츠’가 선정됐다. 베스트 리바이벌상은 뮤지컬 ‘로기수’에게로 돌아갔다. 실험적이고 획기적 시도를 한 작품에 주어지는 ‘혁신상’에는 뮤지컬 ‘아랑가’가 선정됐다.  남우주연상은 ‘아랑가’의 개로 역을 맡은 강필석, 여우주연상은 뮤지컬 ‘명성황후’ 20주년 공연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은 배우 김소현이 차지했다.  남우조연상은 드라마와 뮤지컬을 넘나드는 지창욱이 뮤지컬 ‘그날들’의 무영 역으로 받았고, 여우조연상에는 가족애를 노래한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의 오로라 역을 맡은 최유하가 이름을 올렸다. 남자신인상은 고훈정, 여자신인상은 이지수가 선정됐다.  인기상의 영예는 옥주현 외에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의 김준수와 사교계의 여왕 브랜든 부인 역할을 맡은 구원영, 2002년 이후 13년 만에 ‘베르테르’의 주인공으로 돌아온 조승우에게 돌아갔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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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송혜진, ‘후임교수 김상률 부인 추천’ 보도 부인해달라” 회유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56)이 본보가 3일 보도한 '미르재단 이사 지낸 송혜진, 후임 교수에 김상률 부인 추천' 기사에 대해 관련자에게 보도 내용을 부인해 달라는 회유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중요문형문화재 제 23호 가야금산조 보유자(인간문화재)인 양 모씨는 3일 "동아일보 기사가 나간 뒤 송 사장이 이른 아침부터 전화 통화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선생님이 숙명여대를 나가신 것과 오경희 교수의 초빙교수 임용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해 달라'고 부탁하며 회유했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또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일단 다른 기자들은 제가 잘 응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전통음악과의 유일한 전공교수였던 송 교수는 7월 국악방송 사장으로 옮기게 되자 2013년부터 같은 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던 양 씨에게 일방적으로 '학교에서 이만 나가주셨으면 좋겠다'는 통보했다. 그리고 이어 학교 측에 후임 초빙 교수 자리에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부인이자 가야금산조 이수자였던 오 씨를 추천했다. 국악계에선 인간문화재 양 씨 대신 그보다 두 단계나 아래인 이수자인 오 씨를 추천한 것이 보은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송 사장은 양 씨에게 통화와 문자를 한 것에 대해 "회유는 아니었다"며 "양 선생님을 재위촉하지 않은 것과 오 교수를 초빙한 일은 별개의 사안 맞다"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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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빨대’에 휘둘린 문체부… “넌 무슨 라인?” 뒤숭숭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인사와 정책, 예산 등에 전면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총리실, 기획재정부까지 이른바 최순실 농단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조직 내에서 최순실 차은택이 관련된 업무를 주로 수행했던 간부와 그렇지 않은 구성원 사이의 갈등도 드러나고 있다.  사실상 비선 실세의 ‘놀이터’가 된 문체부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다. 3일 기자가 찾아가 본 세종시 문체부 청사는 적막감에 휩싸였다. 한 공무원은 “직원들 사이에서 누가 ‘○○라인’이라는 이야기가 돌아 한마디로 아수라장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최근 “모든 의혹사업에 대해 전면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차은택 씨가 주도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지원해왔던 문화콘텐츠산업실,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관련 부서, 김종 제2차관이 담당한 체육정책실 등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 직원은 “문화융성이 국정 4대 기조 중 하나니까 안 걸리는 부서가 없다. 핵심 사업부서들은 다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몇몇 간부는 최순실 사태 이후 논란의 중심에 있다. 2014년 12월 국회 교문위에서 김종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고 쓴 쪽지를 건네 물의를 빚은 우상일 예술정책관(당시 체육국장)은 김 차관의 한양대 인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 청사에서 만난 우 예술정책관은 “공무원은 아무 판단 없이 ‘개돼지’처럼 윗사람 지시를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터무니없지 않으면 명령을 실행해야 하는 존재”라며 “어쨌든 큰 그림을 최순실이 그렸다고 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국장 출신인 윤태용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2014년 유진룡 전 장관 면직과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 경질 이후 임명됐다. 윤 실장은 “콘텐츠산업 활성화를 돕기 위해서 기재부에서 왔을 뿐 최순실은 모른다”고 부인했다. 국회 예결위에서 야당은 ‘최순실 예산’으로 파악된 5200억 원의 사업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중 문체부 예산은 3200억 원대에 달한다 이날 국회에서 만난 한 문체부 간부는 “어차피 삭감될 것이기 때문에 의혹사업은 ‘자진납세식’으로 털고가는 게 낫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체부의 한 직원은 “문체부가 전문성도 필요 없고 ‘빨대를 꽂기 쉬운 부서’로 인식되는 데는 우리 스스로도 뼈를 깎는 반성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권이나 장관이 바뀌면 아무나 ‘점령군’처럼 내려오고 직원들이 좌천되는 일이 영원히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국정 기조가 ‘문화융성’ ‘창조경제’라고 하니까 따랐는데, 알고보니 최순실 차은택이 기획한 것이라니 업무담당자로서 심하게 울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뿐 아니라 다른 정부부처에서도 최 씨가 고위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중순경 국무조정실 실장급 인사에 1순위로 추천된 B 국장이 되는 것으로 사전 조율이 이뤄졌음에도 청와대가 3순위인 A 국장을 낙점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면식도 없는 A 국장을 알은체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인사 당시에는 정확한 배경을 몰랐지만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비선 실세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정부기관장 인사 때 해당 기관은 2명의 후보군을 청와대에 올렸지만 청와대는 당초 후보군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민간인 C 씨를 내려 꽂았다. 발탁 당시에는 박 대통령의 ‘수첩 인사’로 표현됐지만, 지금은 ‘비선 실세 인사’라 불리고 있다.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선임 과정에도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정은 kimje@donga.com / 세종=이지훈·손영일 기자}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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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셰프의 맛, 내 손으로 감쪽같이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자칭 요리에는 문외한인 방송인 전현무가 그럴듯한 파스타를 만드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서울 강남에서 입소문이 난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안초비 오일 파스타를 그대로 재현한 것. 그가 파스타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재료를 집까지 배송해 주는 쇼핑몰 ‘프렙’ 덕분이다. 1인 가족과 직장인 여성들 사이에선 유명 셰프의 레시피를 비롯해 식재료, 소스를 함께 배달하는 ‘쿠킹박스’ 서비스가 인기다. 대표적인 쇼핑몰은 ‘프렙’ ‘테이스트샵’ ‘매직테이블’ 등이다. 프렙(www.prepbox.co.kr)은 10년 넘게 레스토랑 ‘그랑씨엘’ ‘마이쏭’ 등을 운영한 셰프 이송희 씨가 차린 브랜드다. 안초비 오일 파스타, 미트볼 토마토 파스타, 치킨 피카타, 버섯 크림 리소토 등의 재료와 레시피를 배달해 준다. 최근 한식 메뉴까지 범위를 넓혀 소고기 버섯 잡채, 소고기 밀푀유 나베 등도 내놓았다. 메뉴당 2, 3인분 분량으로 가격은 대개 1만∼2만 원 선이다. 새벽 배송 등 원하는 시간대에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테이스트샵(www.tasteshop.co.kr)은 류태환 이찬오 등 유명 셰프들의 요리 레시피와 식재료를 선보인다. 레시피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도록 6단계로 단순화돼 있다. 매주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요리를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시스템이다. 매직테이블(www.magictable.co.kr)은 ‘10분 만에 완성하는 집밥 요리’를 슬로건으로 한식 위주의 쿠킹 박스를 제공한다. 2인 가구, 4인 가구 기준으로 메뉴가 구성돼 있다. 오후 1시 전에만 주문하면 배달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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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미르재단 이사 지낸 송혜진 후임교수에 김상률 부인 추천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전통음악과 교수 출신인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56)이 자신의 후임 교수 자리에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56)의 부인인 오경희 씨(55)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7월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악방송 사장에 송 교수를 임명했다. 송 사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의 주도로 설립된 미르재단에서 이사를 지냈다. 숙명여대 교수인 김 전 수석은 차 씨의 외삼촌이고, 김 전 장관은 차 씨의 홍익대 영상대학원 재학 시절 스승이다. 국악계의 한 인사는 “송 교수가 국악방송 사장으로 가는 대신 김 전 수석의 부인을 교수로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송 사장은 오 씨(가야금 산조 이수자)를 후임 교수로 추천하기 1개월 전인 7월 해당 학과의 겸임교수로 활동해 온 양승희 씨(68·가야금 산조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양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부터 이 학과에서 겸임교수로 일했는데, 7월 당시 유일한 전공주임 교수인 송 교수가 갑자기 ‘학교에서 이만 나가주셨으면 좋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국악계에서는 인간문화재급을 밀어내고 이수자인 오 씨를 교수로 앉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전승 체계는 크게 ‘보유자(인간문화재)-전수교육조교-이수자’ 순으로 돼 있다. 보유자는 해당 예술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고, 이수자는 보유자와 전수교육조교로부터 3년 이상의 이수 기간을 거친 뒤 이수시험을 통과한 사람이다.  숙명여대 측은 오 씨의 교수 임용이 당시 송 교수의 추천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최종원 숙명여대 교무처장은 “전통음악과의 유일한 전공 교수였던 송 교수의 추천으로 절차를 거쳐 오 씨를 초빙교수로 8월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사장은 “오 씨는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전통음악과에서 7년간 시간강사를 하며 인연을 맺어왔다”면서도 “그동안 겸임교수로 활동해 온 양 씨와의 계약해지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송 교수가 국악방송 사장으로 임명된 배경을 놓고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 씨와 김 전 수석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화계의 한 인사는 “최순실-차은택 라인의 농단이 문화와 스포츠 분야뿐 아니라 대학과 순수예술계까지 뻗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수석과 오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정은 kimje@donga.com·전승훈 기자}

    •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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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공주 “데뷔 15년 만에 처음 공주 역… 이름값 해야죠, 하하”

     뮤지컬 배우 윤공주(35)는 뮤지컬 ‘아이다’에 관해선 ‘오뚝이’ 같은 배우다. 그는 2005년 ‘아이다’ 한국 초연 당시 앙상블 오디션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2010년 재공연 당시에는 ‘암네리스’ 역으로 다시 문을 두드렸지만 두 번째 고배를 맛봤다. 하지만 올 11월 4년 만에 막을 올리는 ‘아이다’에선 당당히 주인공 아이다 역을 꿰찼다. 옥주현 차지연 소냐 등에 이어 아이다가 된 그를 최근 만났다.  2001년 뮤지컬 ‘가스펠’의 앙상블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윤공주는 “제 이름이 ‘공주’인데 정작 공주 역할은 데뷔 15년 동안 한 번도 맡지 못했다”며 “이번에 이름값 한번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윤공주는 당초 이번 아이다에 오디션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두 번의 실패도 있고 ‘아이다’ 역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용기를 내지 못했던 그가 마음을 돌린 건 프로덕션을 비롯한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 덕분이었다. “전작 ‘마리앙투아네트’와 ‘아리랑’을 본 분들이 ‘너에게는 숨겨진 한이 있다. 암네리스보다는 아이다가 제격’이라고 많이들 추천해주셨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 오디션을 보고 기회를 잡았죠.”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가 원작인 아이다는 가수 엘턴 존이 작곡한 뮤지컬 넘버에 디즈니사가 제작한 환상적인 무대를 더했다. 이집트의 라다메스 장군과 포로로 끌려온 누비아 공주 아이다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윤공주는 “흔히 객석에서 볼 때 더 재밌는 공연과 무대에서 연기할 때 더 재미있는 작품으로 나뉘는데 아이다는 둘 다”라고 말했다. 객석에서 볼 때는 화려한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에 압도당했다면, 무대에선 장면마다 숨어 있는 드라마에 집중하게 되는 작품이라는 것.  윤공주는 공연계에서 소문난 ‘연습벌레’다. 그는 “열심히 하는 걸 티내는 스타일”이라며 “내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보완하려면 죽도록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독 연습을 많이 한단 소문이 난 건 처음에 안 되던 걸 연습을 통해 해내는 모습을 자주 보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노력해서 나아지는 제 자신이 너무 좋아요. 심지어 20대 때보다 30대인 지금의 몸매가 더 좋을 정도죠.”  이번 공연에선 뮤지컬 ‘레베카’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 장은아가 윤공주와 번갈아 가며 아이다 연기를 선보인다. 암네리스 역에는 전작 ‘위키드’에서 마녀 글린다를 연기한 아이비와 신예 이정화가 캐스팅됐다. 윤공주는 “여배우들 간의 ‘케미’가 역대 최강”이라며 “대작들이 몰리는 연말 공연 시장에서 우먼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3일부터 2017년 3월 11일까지 샤롯데씨어터, 6만∼14만 원, 02-577-1987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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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부, 늘품체조 관련 거짓말 요구”

     헬스트레이너 정아름 씨(35)가 “늘품체조는 차은택 감독에게서 요청받은 것”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거짓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2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늘품체조 제작은 2014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차 감독에게서 요청받은 것”이라며 “늘품체조의 콘셉트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저와 안무가가 함께 단순히 동작을 짜서 넣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늘품체조는 문체부가 국가예산 3억5000만 원을 들여 만든 국가공인 생활체조로 2014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가한 가운데 시연 행사를 가졌다. 당시 한국스포츠개발원이 2억 원을 투입해 만든 ‘코리아 체조’가 갑자기 늘품체조로 바뀌어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문체부는 “정 씨가 문체부 체육진흥과장에게 먼저 제안해 늘품체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 씨는 “(문체부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오거나 사람들이 물어오면 제가 제안한 것으로 얘기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말하기를 부탁받았다”고 밝혔다. 정 씨는 “문체부는 늘품체조 때문에 시끄러워질 수 있으니 제가 제안한 거라고 해야만 아무 문제없이 조용히 넘어간다고 했다”고 주장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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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뮤지컬]올겨울, 사랑을 찾는 당신의 ‘보디가드’는 뮤지컬!

    추억의 영화 ‘보디가드’ 리메이크‘아이다’ ‘몬테크리스토’ 등 무대 올라1세대 배우 총출동 ‘오! 캐롤’ 초연 대작 뮤지컬이 몰리는 대목인 올겨울, 포근한 공연장에서 재미있는 공연을 관람하는 건 어떨까. 11, 12월 시즌에 쏟아지는 뮤지컬 공연 중에선 알토란 같은 작품들이 쏠쏠하다.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끈 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 4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아이다’, 수년간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 ‘지킬앤하이드 내한공연’, ‘몬테크리스토’, ‘팬텀’이 판을 이끌고 신작 ‘오! 캐롤’ 등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주크박스 뮤지컬 ‘보디가드’ vs ‘오! 캐롤’ 뮤지컬 ‘보디가드’는 팝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로 유명한 영화 ‘보디가드’를 주크박스 뮤지컬로 바꾼 작품이다. 12월 15일 국내에서 아시아 초연된다. 2012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보디가드는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런 투 유(Run to You)’ ‘아이 해브 너싱(I Have Nothing)’ 등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들로 극을 이끌어 가는 만큼 배우의 가창력이 중요한 작품이다. 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에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와 가수 양파, 2012년 엠넷 ‘보이스 코리아’ 우승자인 손승연이 낙점됐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검사외전’ 등에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박성웅은 경호원 프랭크 파머 역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 ‘신사의 품격’ 등에 출연한 탤런트 이종혁도 같은 역할에 더블 캐스팅 됐다.  남경주 전수경 김선경 등 한국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뮤지컬 ‘오! 캐롤’은 중년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을 작품이다. 1950∼1970년대 활동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닐 세다카의 음악으로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캘린더 걸(Calendar Girl)’ 등 귀에 익숙한 팝송 위에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1960년대 미국의 한 리조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극에서 남경주와 전수경은 중년 커플 허비와 에스더를 연기한다.4년 만에 재공연되는 뮤지컬 ‘아이다’ vs 스테디셀러 ‘몬테크리스토’ ‘지킬앤하이드’  4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나는 뮤지컬 ‘아이다’는 팝의 거장 앨턴 존과 뮤지컬 음악의 대표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가 힘을 모은 뮤지컬이다. 치열한 토너먼트 형식의 오디션을 거친 31명의 실력파 배우들은 현대적인 음악, 화려한 안무와 조명으로 감동을 구현할 예정이다.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러브 스토리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하얀빛의 현대 박물관, 붉은빛으로 춤추는 누비아,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일 강, 왕궁의 화려한 암네리스의 방, 푸른색의 암네리스의 목욕탕 등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무대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이다 역은 윤공주, 장은아가 맡았다. 라다메스 역에는 김우형, 민우혁이, 암네리스는 아이비, 이정화가 번갈아 연기한다.  3년 만에 돌아온 스테디셀러 ‘몬테크리스토’는 ‘삼총사’, ‘철가면’으로 잘 알려진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옮긴 뮤지컬이다. 촉망받는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는 음모에 휘말려 억울하게 14년간 감옥 생활을 한 뒤 나와 복수극을 벌인다. 류정한, 엄기준, 카이, 신성록이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맡았다. 이 외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브로드웨이팀 내한공연도 12월 막을 올린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올해 눈여겨 볼 공연}

    •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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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은택 뮤지컬’ 공연직전 국고 지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차은택 CF 감독이 2014년 제작한 융복합 뮤지컬 ‘원데이’에 공연 시작 6일 전 국고 1억7890만 원이 이례적으로 긴급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복수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에 따르면 원데이 공연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담당 부서에 “윗선의 뜻이니 차 감독의 원데이 공연에 지원금을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문체부 실무자들은 갑자기 예산을 마련할 수 없어 국고인 체육진흥투표권 공익사업적립금(이하 적립금)에서 1억7890만 원을 원데이에 지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지시에 우리도 황당했다”며 “급하게 지원하려다 보니 적립금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체부 관계자는 “적립금은 보통 한 달 전 결정해 지원한다”며 “공연 오르기 6일 전에 지원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국고 지원을 받은 원데이는 2014년 8월 27일 ‘문화가 있는 날’ 공연됐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관람했다. 박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뒤 차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이번 공연은 문화 융복합의 첫걸음”이라며 칭찬했다. ‘원데이’는 차 감독과 융복합예술축제인 파다프(PADAF)가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소재로 연극과 무용, 국악, 영화 등 여러 장르를 융복합한 뮤지컬이다. 하지만 원데이는 이날 공연 이후 한 번도 재공연된 적이 없다. 적립금은 스포츠토토 수익금으로 재원을 충당하는 기금으로 문체부 장관이 공익사업에 쓰도록 배정된 돈이다. 이 돈을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체육 외 분야에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 우상일 예술정책관은 “파다프 측에서 8월 8일 교부신청서를 제출했고 21일 지원 결정을 내렸다”며 “정부의 추진 사업인 융복합을 다룬 뮤지컬이라 지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선숙 파다프 조직위원장은 28일 “문체부의 지원금 신청과 박 대통령의 공연 관람은 전적으로 차 감독 측에서 진행했다”며 “파다프는 문체부에 국고 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연계 역시 문체부의 원데이 공연 지원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공연 제작사 대표는 “지원 신청한 지 2주 만에, 그것도 공연을 6일 앞두고 2억 원에 가까운 국고를 개인 창작물에 지원하는 건 명백한 특혜”라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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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숭례문을 오방색 천으로? 거대한 굿판 될 뻔한 대통령 취임식

    #. 오방색 천으로 뒤덮일 뻔한 숭례문거대한 굿판이 될 뻔한 대통령 취임식#.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 8명에도 포함되지 않은 일개 한복 디자이너가 왜 취임식 준비를 좌지우지하는지 전혀 몰랐죠. 그 때는...."#.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측근인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 씨(53)가 국보 1호 숭례문 전체를 오방색 천으로 감싸는 행사를 기획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오방낭은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청, 황, 적, 백, 흑의 오색 비단을 사용해 만든 전통 주머니입니다. 우주와 인간을 이어주는 기운을 가져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죠.최근 최 씨의 PC에서 '오방낭' 사진이 담긴 파일이 발견돼 최 씨가 취임식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취임식 행사 총감독을 맡았던 뮤지컬 '명성황후' 연출가 윤호진 씨(홍익대 교수)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를 증언했습니다. "오방낭 행사는 김영석 씨가 기획했다. 숭례문 전체를 대형 오방색 천으로 감싼 뒤 제막식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윤호진 교수#. "복원 공사가 완벽히 끝나지 않아 소방방재 시설도 없는 숭례문에 천을 씌우면 화재 위험이 있다. 김진선 당시 취임식 준비위원장도 김 씨의 제안에 매우 곤혹스러워했다"-윤호진 교수#. 급기야 김진선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끝에 겨우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오방낭' 복주머니에 국민들의 소망을 담는 행사로 바꿀 수 있었다고 합니다.#. 김영석 씨는 정식 취임식 준비위원 8명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 그는 '최순실 측근' 자격으로 이후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 곳곳에서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통령 측근의 측근'이죠.#. 대통령이 취임식 때 입을 340만 원짜리 한복을 제작했고, CF 감독 차은택 씨와 함께 문화융성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미르재단 이사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순실 씨 전남편 정윤회 씨와 함께 박 대통령 팬클럽이 주최한 2014년 독도 콘서트에도 나타났죠.#. "취임식 행사를 준비하며 수많은 개입과 마찰을 겪었다. 앞으로 이 정권에서 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실세의 말을 거스르고 행사를 진행해 그런 듯하다"-윤호진 교수#.  "최순실 씨와 김영석 씨가 오방낭 행사를 직접 챙긴 건 취임식을 '거대한 굿판'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문화계 한 인사#. '대통령 비선실세의 측근'은 도대체 무슨 직책일까요?왜 이런 민간인이 정부 공식 행사를 좌지우지했을까요?최순실 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끝은 대체 어디일까요?참담합니다.원본: 전승훈 기자·김정은 기자기획/제작: 하정민 기자·이고은 인턴}

    •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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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측근, 취임식때 숭례문을 ‘오방색 천’으로 덮자며 압력”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희망이 열리는 나무’(오방낭 복주머니) 제막식 행사가 당초에는 국보 1호 숭례문 전체를 오방색 천으로 감싸는 대형 행사로 기획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취임식 행사 총감독을 맡았던 뮤지컬 ‘명성황후’ 연출가 윤호진 씨(홍익대 교수)는 26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 씨 PC에서 발견된 ‘오방낭’ 프로그램은 대통령 취임식 한복을 디자인했던 김영석 씨(53)가 기획했던 것”이라며 “김 씨는 당초 화재로 불탔다가 복원된 숭례문 전체를 대형 오방색 천으로 감싼 뒤 제막하는 행사를 하겠다고 고집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아직 복원공사가 완벽히 끝나지 않아 소방방재 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숭례문에 천을 씌울 경우 화재 위험이 있어 반대했다”며 “김진선 당시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도 김 씨의 제안에 곤혹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또 “결국 김 위원장이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끝에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오방낭’ 복주머니에 국민들의 소망을 담는 행사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방낭은 청, 황, 적, 백, 흑의 오색 비단을 사용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만든 전통 주머니다. 우주와 인간을 이어주는 기운을 가져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공개된 최 씨의 PC에서 ‘오방낭’ 초안 사진이 담긴 파일이 발견되면서 대통령 취임 행사에 최 씨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교수는 “취임식 행사를 준비하면서 수많은 개입과 마찰을 겪어 이 정권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며 “적당히 말을 들었어야 하는데 김 위원장과 내가 ‘실세’들의 말을 듣지 않고 행사를 진행해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취임식 행사 준비에 참가한 한 문화계 인사는 “당시 한복 디자이너인 김영석 씨에 대해 왜 다들 어려워하는지 이유를 잘 몰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최 씨라는 든든한 실세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김 씨는 정식 취임식 준비위원 8명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김 씨는 비선 실세 최 씨의 측근으로 취임식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이후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 곳곳에서 행적이 드러났다. 김 씨는 최 씨로부터 주문을 받아 박 대통령이 취임식 때 입을 340만 원짜리 한복을 제작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후 CF 감독인 차은택 씨와 함께 문화융성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미르재단의 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김 씨는 또한 2014년 8월 최 씨의 남편이었던 정윤회 씨와 함께 박 대통령의 팬클럽이 주최한 독도콘서트에도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화계에서는 비선 실세들이 ‘오방낭’에 집착한 것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인사는 “최 씨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등 중요 행사 때마다 입을 옷 색깔도 직접 골라줬다고 한다”며 “최 씨와 김 씨가 오방낭 행사를 직접 챙긴 것은 취임식을 ‘거대한 굿판’으로 만들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친인 최태민 목사의 영향을 받은 최 씨가 우리 전통의 색깔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본보는 김 씨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전승훈 raphy@donga.com·김정은 기자}

    •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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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미도 “‘조승우의 연기 멘토’ 감사하지만 부담스러워”

     공연계에서 캐릭터 해석력이 가장 뛰어난 배우로 평가받는 배우 조승우가 ‘연기 멘토’로 꼽는 여배우가 있다. 뮤지컬 ‘닥터지바고’ ‘베르테르’ ‘스위니토드’에서 상대 배우로 호흡을 맞춘 전미도(34) 이야기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는 전미도는 흰 도화지처럼 캐릭터를 100% 그려낸다는 의미에서 ‘스케치북 같은 배우’로 통한다.  전미도가 연출가 김광보와 손잡고 2010년 영국에서 초연된 연극 ‘비(Bea)’ 무대에 오른다. 그가 맡은 역은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며 안락사를 택하는 젊은 여성 ‘비’이다. 20일 만난 전미도는 “주변 배우들도 제게 조승우가 인정한 배우라고 놀리는데 감사할 따름이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미도의 진가는 같은 캐릭터에 여러 배우가 나오는 더블·트리플 캐스팅 때 빛을 발한다. “사실 전 작품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을 때 항상 바닥에 있어요. 숲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를 때 두렵고 막막하잖아요. 관객은 배우를 통해 이야기를 알아가는 건데…. 제 연기가 상투적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 스스로를 채찍질해요.”  하지만 제작자나 연출가 사이에선 ‘전미도랑 일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전미도랑 한 번만 일 해본 사람은 없다’고 그를 치켜세운다. 뮤지컬 ‘원스’ 출연 당시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몰랐지만, 독하게 연습해 무대 위에서 그럴 듯한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본을 보면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잠을 설치면서까지 고민하는 편이에요. 대본에 제 생각을 써내려가며 객관화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늘 기본 대본을 3권 이상 갈아 치우죠. 그러고 나면 답이 나오고 연기의 선이 생겨요.”  김광보 연출은 연극 ‘비’ 대본을 읽은 뒤 ‘주인공 비 역은 전미도가 딱이다’고 결론 내리고 섭외에 들어갔다. 전미도는 올 초 1년 스케줄을 잡으면서 연극 ‘비’ 출연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그는 “항상 인물을 볼 때 갈등을 겪거나 변화를 맞이한 양면적인 인물을 좋아한다”며 “비극적인 상황인데도 사랑스럽고 감성적인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11∼30일 서울 용산구 프로젝트박스 시야. 전석 4만 원, 02-6339-1232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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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임원 “재단 자발적 참여? 뭐하는지도 모른채 돈 내”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 및 활동에 대해 직접 설명했지만 논란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의 설립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나서고 기업들이 동의해준 것”이라고 표현했다. 두 재단이 대통령 해외순방에 참여한 건 “당초 취지에 맞게 활동한 것”이고 “자체적으로도 사업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누구라도 불법이 있으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야당은 21일 “박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재단 설립 경위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문제가 없다’고 미리 규정을 지었다는 지적이다. 과연 박 대통령의 설명처럼 두 재단은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로 만들어졌는지, 운영은 실질적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금 유용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 점검해 본다. 》 [① 설립 및 모금] 朴대통령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뜻 모아”“설명자료 못받아… 전경련 요청은 정부 입김 닿은 것”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미르 및 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관련 의혹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 사이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재단인지 모른 채 돈을 냈다”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10대 그룹 임원은 21일 “두 재단 설립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신설 재단 측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 자료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다른 기업 관계자들도 그 재단이 뭘 하는 곳인지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10대 그룹 임원도 “전경련이 하자니까 ‘나랏일’일 거라고 여겨 큰 의문을 갖지 않고 관행적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경련이 기업에 유무형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정부 입김이 이미 닿았다는 것”이라며 “수십 년간 지속돼 온 것인데 이제 와서 ‘자발적 참여’라고 하는 것은 순진한 포장”이라고 지적했다. 의혹의 진상을 풀 수 있는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경련 모금은) 순수한 자발적 모금이었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내가 아이디어를 냈고 기업들도 관련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지난해 여름부터 석 달간 논의를 거쳐 자발적으로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대통령이 문화체육 투자 확대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경제를 담당하는 청와대 참모가 두부 자르듯 모른 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 요청에 화답한 전경련이 온전히 자기 아이디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까지 기업인들과 소통하면서 논의 과정을 거쳤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부가 암묵적으로 재단 설립을 희망해 왔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난해 2월과 7월에 기업인들에게 문화체육 투자 확대와 창조경제 융성을 강조한 직후 전경련이 모금에 나섰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재계 스스로 돈을 냈다고 여길 만하다. 재단에 참여한 기업들의 증언과는 상당한 ‘온도 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전경련이 정부 의중을 알아채고 스스로 모금을 주도했는지, 정부가 직접 전경련에 지시했는지는 알 수 없다”라면서도 “다만 자금 출연은 전경련보다는 정부를 보고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업으로서는 직접적인 정부 지시가 없더라도 전경련이 주도하는 사업에는 ‘보험’을 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이명박 정부 당시 미소금융재단 설립, 지난해 10월 청년희망재단 설립 사례만 보더라도 ‘정부의 제안→전경련 주도→대기업 출연’은 정해진 절차였다.  한편 K스포츠재단이 4대 그룹에 80억 원씩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복수의 그룹이 “확인해 본 결과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라고 밝혔다.[② 운영 및 자금유용 의혹] 朴대통령 “K스포츠, 어려운 체육인재 키우는 재단”소외계층 예산 5억… 유망 종목-해외 진출 지원엔 23억박근혜 대통령은 “재단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해외순방 과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운영에 있어 정부의 입김은 전혀 없었으며 활동에도 문제가 없다는 해명이었다. 실제 운영은 이와 달랐다. 박 대통령은 K스포츠재단에 대해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우는 재단”이라고 했지만 2016 사업계획서를 살펴본 결과 총 124억 원 가운데 소외계층 체육활동 확대 예산은 5억 원에 불과했다. ‘유망 종목 집중 지원 국위 선양’과 선수 및 지도자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에는 이보다 많은 각각 15억 원, 8억 원이 배정됐다. 이와 관련해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독일 승마 훈련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재단은 운영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 휩싸였다. 대부분 이사진은 주요 의사 결정에서 배제됐고 모든 업무는 각 재단의 특정 인물이 주도했다. K스포츠재단 주요 보직에 지원했다 떨어진 스포츠계 인사 A 씨는 “청와대 인사 검증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정동춘 이사장이 후임자로 선임된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 후보자 가운데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한 뒤 정치적인 줄이 가장 없는 인물이 선택됐다”는 말이 나왔다.  현 정부에서 최순실 씨와의 인연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떠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광고감독(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도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맡은 보직에서 한 직급 내려갈 것을 지시하는 등 미르재단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K스포츠재단의 돈이 사실상 정 씨의 독일 훈련자금용이란 의혹을 의식한 듯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중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가 사실상 설립하고 운영한 스포츠 마케팅업체 비덱, 더블루케이의 존재가 드러나고 K스포츠재단 관계자가 이들 두 회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증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13일 K스포츠재단이 설립되고 한 달 뒤 독일에서 비슷한 목적의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 더블루케이가 설립됐다. 이 회사의 유일한 주주는 ‘최서원’. 최서원은 최 씨의 바뀐 이름이다. 8월 폐업한 한국 더블루케이의 고영태 이사(40)가 독일 더블루케이에도 경영인(매니저)으로 올라 있다. 최 씨가 고 씨를 통해 사실상 두 회사를 모두 지배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더블루케이는 K스포츠재단과도 여러 가지로 얽혀 있다. K스포츠재단의 직원인 B 과장은 일주일에 3, 4번씩 더블루케이 사무실을 찾았다. B 과장은 4월 독일에서 최 씨가 머물 호텔을 알아보고 기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K스포츠재단이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으로 80억 원을 제안했고, 사업주관사로 비덱을 지목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K스포츠재단과의 각종 거래를 통해 최 씨가 재단 돈을 독일 더블루케이로 끌어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③ 최순실 딸 특혜 의혹]최경희 前 이대총장 “입시-학사관리 특혜 없었다”‘금메달 학생 선발’ 입학처장 주문, 명쾌한 해명 없어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20)는 2014년 이화여대에 체육특기자로 입학하는 과정에서 학칙 개정 등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17일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및 19일 사퇴의 글에서 “입시와 학사관리에 특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정 씨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수시모집 원서를 낸 2014년, 이화여대는 기존 11개이던 체육특기자 종목을 23개로 늘렸다. 여기에는 정 씨의 종목인 승마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모집요강은 ‘원서 접수 마감일 기준으로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 대회의 개인 종목 3위 이내 입상자만 지원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정 씨가 원서 마감(9월 16일) 나흘 뒤 아시아경기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이를 평가에 반영해 ‘원 포인트 규정’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평가 교수가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했다”는 증언까지 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남궁곤 입학처장은 “종목 확대는 교육부의 ‘입시 2년 전 예고제’에 따라 정 씨가 원서를 넣기 1년 4개월 전부터 ‘수시모집 요강’에 공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신의 ‘금메달 학생 선발’ 발언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정 씨는 입학 후 학교에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좋은 성적을 받는 등 부실한 학사관리 의혹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런 특혜의 대가로 이화여대가 9개 교육부 예산 지원 사업 중 8개에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지난해 1학기 수강한 8개 과목 중 6개에서 F학점을 받아 평점 0.11을 받았다. 그해 2학기에 휴학한 정 씨는 올 1학기에 6개 과목에서 평점 2.27을 받았다. 4월 최순실 씨가 학교에 찾아가 학장과 면담하고 지도교수가 교체된 뒤의 일이다. 정 씨는 여름학기 2개 과목에서는 1학기보다 높은 3.30을 받았다. 이화여대는 17일 “일부 과목에서 리포트 등 증빙 자료를 갖추지 않고 부실하게 출석 대체를 인정한 점이 있다”라며 책임을 부분 시인했다. 하지만 교육부 사업은 정당하게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복수로 선정하는 같은 사업에서 성균관대는 7개를 수주했는데 액수는 이화여대의 2배가 넘는다는 설명도 했다. 이 밖에도 이화여대는 올 6월 국제대회 참가나 교육실습 등으로 인한 결석자의 학점을 인정하는 규정을 만든 뒤 3개월을 소급 적용하면서 정 씨의 2016년 1학기 성적을 높여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한편 7월 28일부터 85일 만에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던 이화여대 학생들은 21일 이사회에서 최 전 총장의 사표가 수리된 직후 농성을 끝내기로 했다. 학생들은 “이화학당 이사회로부터 최 전 총장의 사표 수리 공문을 정식 수령했다”라며 “이사회의 결정을 기쁘게 수용하며 지난 86일간의 본관 점거 농성을 해지함을 공식적으로 알린다”라고 밝혔다.정지영 jjy2011@donga.com·김정은 기자김창덕 drake007@donga.com·김도형 기자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 201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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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낸 ‘명성황후’

     조선의 국모 가운데 ‘명성황후’처럼 작품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또 있을까. 조선 말기의 왕비로 일본에 의해 죽임을 당한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 있다.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작품은 현재까지 발견된 명성황후의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는 사실을 모티브로 한다. 명성황후가 남편인 고종, 시아버지인 대원군과 달리 자신의 얼굴이 남겨지는 것을 극도로 꺼린 이유와 일본군의 ‘여우사냥’ 작전이 엇갈린 사진 한 장으로 인해 엉뚱한 피해자를 낳았다는 픽션이다. 여기에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등 역사적 사실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전개된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변화는 명성황후 역의 배우 교체다. 2013년 초연 당시 선 굵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차지연 대신 ‘위키드’ ‘지킬앤하이드’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김선영이 새로운 명성황후로 발탁됐다. 김선영은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이며 ‘잃어버린 얼굴 1895’에 색다른 매력을 불어넣었다.  연출가 이지나의 연출력도 돋보였다. 극 초반 제의 느낌의 흰색 옷을 갖춰 입은 앙상블 배우들이 명성황후의 혼을 달래며 군무를 추는데, 이들의 춤이 무대 바닥에 반사돼 마치 호수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한 인상을 줬다. ‘가무극’이라는 장르 정체성이 100%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대원군과 명성황후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고종의 위치를 3단 구조의 무대를 활용해 설명하는 장면도 탁월했다. 경복궁 전경을 영상을 통해 구현해 낸 것 역시 세련미를 더했다.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4만∼8만 원. 02-523-0984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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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석처럼 끌린 작품… 엄청난 반전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대사는 거의 없는데 공연 내내 퇴장도 없는 작품이에요. 상대의 대사를 듣고 다양한 표정과 몸짓 연기를 해야 하는 게 더 어렵더군요. 연기 인생 50년 만에 이런 작품은 처음이에요.”(정영숙) TV드라마 ‘인어아가씨’ ‘웃어라 동해야’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에서 어머니와 할머니 역할을 도맡아온 배우 정영숙(69)이 데뷔 48년 만에 처음으로 2인극에 도전한다. 그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정영 역으로 지난해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거머쥔 배우 하성광(46)과 함께 연극 ‘고모를 찾습니다’에서 호흡을 맞춘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들은 자석처럼 끌리는 작품을 만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영숙은 “엄청난 반전이 있는 작품”이라며 “TV 일일연속극 제안도 뒤이어 들어왔는데 이 작품에 집중하고 싶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데뷔 21년 차인 하성광은 “2인극인데 1인극에 가깝다”며 “기존 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국내 초연되는 이 작품은 캐나다 작가 모리스 패니치의 대표작이다. 19년간 26개국에서 공연될 정도로 인기다. 이 작품은 유일한 혈육인 고모 그레이스로부터 임종을 앞두고 있다는 편지를 받고 30년 만에 고모를 찾아 나선 조카 켐프의 이야기를 다뤘다. 허나 웬걸, 임종을 앞뒀다는 고모는 무슨 연유인지 사계절을 다 보내도록 정정하다. 극 막바지 켐프가 마주한 진실은 엄청난 반전 그 자체다. 110분의 러닝 타임 내내 투덜대는 켐프의 대사가 이어진다. 그레이스의 대사는 극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야 등장한다. 하성광은 “켐프의 대사가 무려 37쪽에 달한다”면서도 “관심을 받았던 ‘조씨고아…’의 한 많은 정영 역할과 180도 다른 성격의 캐릭터라 부담도 되지만 설렌다”고 말했다.  정영숙은 “전작이 히트를 치고 나면 배우로선 정말 차기작 선택이 어렵다”며 후배를 다독였다. 그는 “예전에 드라마 ‘백치 아다다’에서 말 못하는 언어장애인 역할을 맡았었는데, 다음 작품에서 말을 하니 사람들이 적응을 못 했다”며 “하지만 성광 씨 연기를 보면 전작의 그림자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켐프를 그려낸다”고 했다. 하성광은 ‘고모…’의 대본을 처음 접하고 3년 전 작고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제가 집안의 막둥이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막둥아, 내 손톱 좀 깎아줘라’라고 하셨어요. 근데 제가 ‘아버지, 오늘 안 자르셔도 될 것 같아요’라고 답했죠. 돌이켜보면 아버지 말씀은 손톱 깎아달란 게 아니라 손 한번 만져달라는 거였는데…. 그게 가슴에 남아요.” 정영숙은 ‘고모…’에 대해 “조카와 고모 사이의 해프닝을 다룬 것 같지만 실은 현대사회에서 정신적으로 지치고 병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했다. 11월 22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만5000∼5만 원, 02-580-1300  :: 구태환 연출이 바라본 두 배우 ::정영숙… 소리가 탁월한 배우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발음 덕택에 대사 전달력이 남다르다. 하성광… 괜히 대기만성형 배우가 아니다. 노력파로 시간이 갈수록 더 빛을 발한다.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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