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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원 평택프리미엄아울렛(PPO) 베스트원 회장이 프로 골프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 후원에 나섰다. 22일 경기 평택시 PPO에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정지호, 방두환, 김종학, 한규보와 골프 유망주 김민주 양에 대한 의류 협약식을 실시했다. PPO 내 국내 유명 브랜드의 골프 의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권 회장은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멋지고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밖에도 권 회장은 2021년부터 경기 평택 지역의 프로 골프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 중 성장 높은 골퍼들을 발탁해 골프 의류, 물품 등을 지원해왔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석진욱 감독(47)이 팀을 떠난다. 배구계에 따르면 석 감독은 최근 구단에 사의를 밝히고 팀을 떠났다. 2019~2020시즌부터 팀 지휘봉을 잡았던 석 감독은 올 시즌으로 계약기간을 마쳤다. 이번 2022~2023시즌을 앞두고 1년 재계약을 했다. V리그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로 꼽히는 석 감독은 삼성화재 한 구단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2013년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 코치로 당시 김세진 감독을 보좌하다 2019년부터 사령탑을 맡았다. 감독으로서 총 140경기(정규리그 기준)를 치러 68승 72패(승률 48.57%)를 기록했다. 4시즌 동안 봄 배구에는 한 차례(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올랐다. 올 시즌엔 16승 20패 승점 48로 5위를 했다. 3라운드까지는 10승 8패로 3위를 달렸지만 이후 6승 12패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석 감독은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면서 사의의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구단에서만 꼬박 만 10년을 보낸 석 감독은 선수단과의 마지막 인사에서 “성적을 내지 못한 건 내 책임이다.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감독은 성적을 내는 자리인데 무슨 할 얘기가 있겠나”는 게 석 감독의 이야기다. 경기 수원 집으로 돌아간 석 감독은 당분간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며 다음 계획을 고민할 생각이다. 지난시즌 뒤 장병철 전 한국전력 감독에 이어 석 감독도 당분간 코트를 떠나면서 인천 주안초-인하부중-인하부고 감독 삼총사 중 가장 감독 경력이 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만이 다시 남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태웅 vs 권영민.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는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의 제1 관전포인트는 양 팀 사령탑의 맞대결이다. V리그를 대표하는 명세터 출신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7)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43)이 처음으로 봄 배구에서 승부한다. 최 감독은 8시즌째 현대캐피탈을 이끌고 있고 권 감독은 이번이 사령탑 데뷔 시즌이다. 최 감독과 권 감독의 인연은 각별하다. 인천 학익초교에서 배구를 시작한 권 감독은 당시 인근 인하부중에 다니던 최 감독에게 운동을 배우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권 감독은 나중에 최 감독의 인하부중, 인하부고 4년 후배가 되기도 했다. 프로 무대에서는 V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팀 삼성화재(최태웅)와 현대캐피탈(권영민) 주전 세터로 지략 싸움을 벌였다. 이후 최 감독이 자유계약선수(FA) 박철우(현 한국전력)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현대캐피탈로 건너오면서 두 감독은 팀 내 주전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권 감독은 2015∼2016시즌 최 감독 부임과 함께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뒤 한국전력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가 코치를 거쳐 사령탑 자리까지 올랐다. 두 팀의 역대 PO 성적만 보면 현대캐피탈이 유리하다. 현대캐피탈은 역대 PO에서 시리즈 전적 6승 3패로 좋은 기억이 많다. 특히 최 감독이 부임 후 두 차례 PO에서 모두 2전 전승으로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따냈다. 반면 한국전력은 과거 세 차례 PO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며 모두 탈락했다. 지난 시즌까지 열린 남자부 PO 17번 가운데 13번(76.5%)은 2위 팀이 챔프전으로 향했다는 것도 현대캐피탈에 유리한 사실이다. 최근 분위기는 한국전력이 우세하다. 준PO에서 정규리그 3위 우리카드를 ‘업셋’하는 데 성공한 4위 한국전력은 내친김에 구단 첫 챔프전 진출에 도전한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9일 한국전력과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토종 에이스 전광인(32)이 상대 팀 서재덕(34)의 발을 밟아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PO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2승 4패로 현대캐피탈이 뒤진다. 권 감독은 “최 감독은 배구에 진심이다. 배울 점도 많다”라면서도 “(과거 현대캐피탈 소속이었기에) 천안에 좋은 기억이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감독은 “한국전력의 높은 블로킹을 뚫기 위해선 최대한 팀워크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상대 기세가 좋은 만큼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980, 90년대에 씨름이 너무 인기가 있다 보니까 ‘판만 열리면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오후 낮 시간에 TV 중계를 편성하는 것이 현재 씨름이 처한 현실이다. ‘골든 타임’에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씨름의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천하제일장사’(채널A) 같은 TV 예능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역 시절 천하장사를 총 10번 차지한 이만기 인제대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씨름 진흥 활성화 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올해 1월 ‘K씨름 진흥방안’을 발표한 걸 계기로 문체부와 대한씨름협회, 동아일보가 함께 마련한 자리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 황경수 대한씨름협회장, 천하장사 출신인 이태현 용인대 교수, 영암군민속씨름단 소속 김민재가 이 교수와 머리를 맞대고 씨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장관은 “씨름은 승패가 갈리는 절정의 순간에 스포츠의 미학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종목”이라면서 “2023년을 씨름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씨름의 매력과 경쟁력이 재발현되는 여러 정책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2025년까지 프로 팀을 5개 창단하고 설날·추석·단오장사 대회와 천하장사 대회를 4대 메이저 대회로 육성해 서울 등 대도시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70㎏ 이하 경량급(가칭 소백급)을 신설해 보다 역동적인 경기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황 회장은 “공격적인 씨름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며 “씨름의 다양한 기술이 경기에서 나올 수 있도록 현장 지도자부터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황 회장은 경남 창원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이만기 교수와 강호동(천하장사 5회) 같은 스타 선수를 길러낸 명감독 출신이다. 이만기 교수와 강호동에 이어 ‘모래판의 황태자’로 통했던 이태현 교수(천하장사 3회)는 “씨름을 위한 성지가 있다면 그 역사와 정통성을 퍼뜨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씨름 전용 경기장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스모는 ‘료고쿠(兩國) 국기관’이 성지로 통하지만 씨름은 이 정도로 상징적인 장소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역 선수 대표로 참석한 김민재는 “대회 상금 증액이 필요하다. 또 씨름을 하다 중간에 그만둔 뒤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진로 교육 시스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유소년 선수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울산대 학생이던 지난해 천하장사에 오르면서 1985년 당시 경남대 4학년이었던 이만기 교수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생 천하장사에 오른 선수다. 올해도 설날장사대회와 문경장사대회에서 연달아 백두장사를 차지했다. 박 장관은 “이만기의 (이니셜인) MK에서 김민재의 MJ로 가면서 씨름 부활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내면서 “경기 지역 30개 초등학교 체육 수업에 씨름 과목을 개설하고 지도자 파견 및 용품 보급 등도 새롭게 추진해 씨름 저변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인 자유와 연대가 가장 화려하고 알차게 꽃필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이 씨름이라고 확신한다. 문체부는 전 세계적으로 K씨름이 각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짜임새 있게 돕겠다”고 강조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두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24일부터 나흘간 미국 애리조나주 골드캐니언 슈퍼스티션 마운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총상금 175만 달러·약 23억 원)에 출전한다. 대회 2연패를 달성했던 5일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 이어 ‘백투백 우승’을 노린다.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 랭킹을 5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고진영으로서는 이번 대회에 불참하는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의 격차를 좁힐 기회다. 리디아 고의 평균 포인트는 8.27점, 고진영은 7.08점이다. 고진영은 7.77점으로 2위인 넬리 코르다(미국), 5.23점으로 7위인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1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은 올 시즌 투어 4번째 대회다. 앞선 세 차례 대회와 달리 컷 탈락이 있는 풀필드 대회로 144명이 참가한다. 신인들도 대거 출전한다. 지난해 12월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에서 우승한 유해란, 공동 9위를 했던 박금강은 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유해란은 “투어 첫 출전 대회가 23일(현지 시간 기준) 열리는데 공교롭게도 내 생일이다. 많은 의미가 담긴 대회가 될 것 같다.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금강은 “대회에 와보니 신기하고 긴장도 된다”며 “목표는 톱10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김세영, 전인지 등 모두 17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재기를 노리는 박성현도 지난해 10월 강원 원주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에 출사표를 던졌다. LPGA투어는 올해부터 Q시리즈를 6라운드(108홀)로 진행하기로 했다. 2주에 걸쳐 4라운드 대회를 두 번, 총 8라운드로 치러온 방식을 바꾼다. 토미 탕티파이분타나 투어 오퍼레이션 수석 부사장은 “선수들의 피드백과 과거 Q시리즈 성적을 조사한 결과 6라운드가 적합한 척도이자 어려운 테스트라는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에도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전은혜(인천 중구청), 이한아(한국체대), 윤소연(대전광역시청), 최세빈(전남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19일(현지 시간) 벨기에 신트니클라스에서 열린 월드컵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4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앞서 8강에서 불가리아를 45-39로, 4강에서는 헝가리를 45-44로 힘겹게 눌렀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작년 11월 알제리 알제 월드컵 3위, 올해 2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월드컵 3위, 이달 초 그리스 아테네 월드컵 2위에 이어 이번 시즌 월드컵 단체전에서 4개 대회 연속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특히 이번 벨기에 대회 단체전에 나선 선수들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기존의 주전급이 아닌 20대 초중반의 신예들이다. 한국이 여자 사브르 종목에서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국 여자 사브르는 20일 현재 세계 랭킹 2위다. 이번 대회 결승 상대인 이탈리아는 4위, 4강 상대 헝가리는 3위, 8강 상대 불가리아는 9위다. 여자 사브르 세계 랭킹 1위인 프랑스는 이번 대회 16강에서 우크라이나에 한 점 차이로 패해 탈락했다. 사브르는 찌르기뿐 아니라 베기도 득점이 인정되는 종목이다. 김지연(서울시청)과 최수연(안산시청)은 부상 때문에 이번 시즌 대회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윤지수(서울시청)는 지난 아테네 월드컵 때 햄스트링을 다쳐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 회복에 집중하던 서지연(안산시청)은 이번 대회에 참가했지만 개인전만 소화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봄 배구’가 시작된다.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이 22일 남자부 준플레이오프(준PO)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로 지난 시즌 일정을 조기 종료했던 여자부는 두 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봄 배구를 수놓을 스토리들을 꼽아봤다.① 또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우리카드-한국전력 남자부 3위 우리카드와 4위 한국전력은 두 시즌 연속으로 준PO 단판 승부를 벌인다. 지난 시즌에는 역시 정규리그 4위였던 한국전력이 3-1로 이겼다. 두 팀은 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는 6경기 가운데 4경기에 걸쳐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결국 3승 3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양팀 외국인 에이스 아가메즈(38·우리카드)와 타이스(32·한국전력)의 화력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1999년생 동갑내기 김지한(우리카드), 임성진(한국전력)의 자존심 대결도 볼거리다. 지난 시즌 ‘업셋’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20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준PO가 열리는) 22일 하루만 생각하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② 해피엔딩 꿈꾸는 배구 여제 여자부 챔프전 최다(4회) 우승팀인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35)과 함께 다섯 번째 별에 도전한다. 김연경은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지지난 시즌 팀을 챔피언결정전 무대로 이끌었지만 배구계를 뒤흔든 학교폭력 사태 이후 팀이 흔들리면서 결국 GS칼텍스를 넘지 못했다. 중국에서 돌아온 이번에도 시즌 도중 단장과 감독이 동시에 경질되는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김연경은 결국 팀에 챔프전 직행 티켓을 선물했다. 김연경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만큼 이번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 팀을 옮길 수도 있고 아예 은퇴를 선택할 수도 있다. 김연경은 시즌 중반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 등 은퇴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③ 대한항공, 3시즌 연속 통합우승 대업 도전 남자부 챔프전 직행 팀 대한항공은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이전까지 V리그에서 이 기록을 남긴 건 삼성화재(2011∼2014시즌) 한 팀뿐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에도 사실상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막강 전력을 자랑했다. 2022 순천·도드람컵 대회 우승 팀이기도 한 대한항공은 2009∼2010시즌 삼성화재에 이어 남자부 두 번째 트레블(정규리그 1위, 컵 대회·챔프전 우승)에도 도전한다. 대한항공이 우승하면 세터 유광우(38)는 V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10번째 우승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대한항공 임동혁(24)은 “광우 형의 기록 도전이 동기부여가 된다. 무조건 트레블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2위 현대캐피탈이 우승하면 여오현 플레잉코치(45·리베로)가 유광우보다 먼저 10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자랑스러워하는 아빠가 돼야 할지, 화난 아빠가 돼야 할지 모르겠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령 사령탑인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74)은 18일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워싱턴과의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늦둥이 아들인 대런(24)에게 9회초 동점 만루홈런을 내주며 결국 7-11로 역전패했다. 승부근성은 피보다 더 진했을까. 베이커 감독은 경기 뒤 찾아온 아들을 “나중에 통화하자”며 돌려보냈다고 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시간26분, 25분대로 기록을 단축해서 한국 최고 기록(2시간25분41초)에 도전하겠습니다.” 2시간28분32초를 기록하며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국내 엘리트 선수 여자부에서 우승한 정다은(26·K-WATER)은 더 높은 목표를 말했다. 정다은은 지난해 4월 대구국제마라톤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2시간32분28초)을 3분 56초 앞당기며 풀코스 도전 세 번째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2시간27분대 진입까지 노렸던 정다은은 “15km까지 페이스가 너무 빨라서 후반부에 어려운 레이스를 했다. 2시간30분을 넘기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아쉬움도 남는다”고 말했다. 30km대 후반 들어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정다은은 “온몸이 굳는 듯한 느낌에 한 걸음 내딛기가 힘들었다. 여기만 버티면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뛰었다”고 했다. 정다은은 2016년 마라톤 선수로 처음 출전한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며 샛별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17년 일본에서 열린 디스턴스 챌린지 여자 5000m에서 15분36초74로 종전 한국기록을 깰 만큼 스피드에서는 재능을 드러냈지만 지구력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미시청에서 뛰던 정다은은 올 1월 자신의 첫 소속팀이었던 K-WATER로 다시 둥지를 옮겼다. 정다은은 2018년 서울마라톤에서 21년 묵은 여자 한국 최고 기록(2시간26분12초)을 무너뜨린 김도연(30·무소속)을 지도한 김영근 감독(58)의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1월부터 한 달 반가량 일본 도쿠노섬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특히 산악 구간으로 된 크로스컨트리장에서 집중 훈련했다. 정다은은 “인터벌 훈련보다는 장거리 위주로 훈련하며 지구력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가가와 마루가메 하프마라톤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1시간11분19초)을 새로 쓰기도 했다. 정다은은 이번 풀코스 첫 우승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꾼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구력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제는 다시 트랙 훈련에 집중해 스피드를 끌어올려 한 단계 더 위의 선수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흥국생명이 네 시즌 만에 프로배구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15일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위에서 유독 눈시울을 붉힌 선수가 있다. 흥국생명 세터 김다솔(26·사진)이다. 1위 기념 티셔츠를 입은 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힌 김다솔은 “많이 울지도 않았는데 하필 그때 중계 화면에 잡혔다”며 웃고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이날 1위를 확정하지 못하면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19일 현대건설(2위)과 부담스러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다솔이 정규리그 1위 팀 세터로 거듭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다솔은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수련선수(연습생) 자격으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줄곧 백업으로 뛰던 그는 2020∼2021시즌 붙박이 세터 이다영이 학교폭력 사태로 이탈하면서 주전 세터가 됐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혜진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주전 세터가 된 이번 시즌에도 이원정이 시즌 중반 GS칼텍스에서 트레이드돼 오면서 다시 입지가 흔들렸다. 5라운드 이후 이원정에게 밀리던 김다솔은 이원정의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주전 기회를 잡았다. 김다솔은 “경쟁자라는 마음보다는 서로 고비가 왔을 때 부담을 나눠 질 수 있어서 고맙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끼리 경기 날마다 주전으로 나가는 선수를 선장, 교체 선수를 부선장이라고 부르는데 챔프전에서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29일부터 열리는 챔프전에서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 함께하는 이번 시즌이 통합 우승의 적기라는 걸 팀원들도 잘 알고 있다. 김다솔은 “연경 언니 효과로 시즌 내내 방문경기에 가도 큰 응원 소리를 들으며 경기했다. 챔프전에서도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통합 우승 뒤) 팀원들과 우승 기념 해외여행도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350야드(약 320m)가 넘는 장타를 날리는 선수를 앞으로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는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공 성능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비거리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USGA와 R&A는 시속 127마일(약 204.4km) 스윙 속도로 골프공을 때렸을 때 비거리가 317야드(약 289.9m)를 넘지 않도록 3년 안에 규정을 바꿀 계획이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프로 선수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골프공을 덜 날아가는 공으로 바꿔야 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급 장타자들의 비거리는 15야드(약 13.7m)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골프공 성능 제한 조치는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골프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시즌 PGA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97.2야드(약 271.8m)로 20년 전 285.9야드(약 261.4m)보다 약 4% 늘었다. 평균 300야드 이상 때리는 장타자도 같은 기간 9명에서 83명으로 많아졌다. 13일 끝난 PGA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최대 362야드의 티샷을 날렸다. 비거리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장타자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클럽을 사용한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골프장 코스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다음 달 6일부터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의 상징적인 13번홀(파5)은 35야드 늘어난 545야드가 됐다. 길어진 골프 코스만큼 경기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USGA와 R&A는 비거리를 줄이기 위해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를 46인치로 제한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USGA와 R&A는 8월까지 의견을 모을 계획인 가운데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전 세계 프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공인 타이틀리스트 제조사 아쿠쉬네트는 “앞으로 선수들은 1990년대에 사용했던 짧은 비거리 골프공을 사용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남자 골프 대표 장타자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더 멀리 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큰 핸디캡이다. (골프공 성능 제한은) 골프 경기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PGA투어는 “이 사안에 대해 광범위하고 독립적인 검토를 하겠다”며 “투어, 선수 또는 팬들이 경기를 즐기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골프에 이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축구 종가’ 영국이 ‘야구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무대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22위 영국은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WBC 조별리그 C조 콜롬비아(11위)와의 경기에서 7-5로 역전승을 거두고 2패 뒤 첫 승을 기록했다. 영국은 앞서 조별리그 1차전에서 미국에 2-6으로 졌고, 2차전에서는 캐나다에 8-18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영국은 지난해 열린 WBC 예선에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을 누르고 본선에 올랐다. 축구에서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축구협회를 각각 두고 국제대회에도 따로 출전하지만 야구에서는 팀 하나를 꾸리기도 쉽지 않을 만큼 선수층이 얇다. 이번 WBC에도 미국이나 영국 연방인 바하마 국적을 가진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 WBC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국적을 택해 출전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4회초까지 0-3으로 끌려가던 영국은 4회말부터 시동을 걸었다. 무사 1, 3루 기회에서 B J 머리 주니어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뽑았고 이어 연속 볼넷 등을 골라 맞은 2사 만루에서 차베즈 영의 2타점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5회말엔 제이든 러드의 2타점 2루타로 5-3을 만들며 전세를 뒤집었다. 7회말에는 해리 포드가 6-3으로 달아나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포드는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동료가 건넨 왕관과 망토를 걸치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영국 선수들은 안타를 친 뒤 손으로 잔에 차를 따라 마시는 시늉을 하는 세리머니도 했다. 경기 뒤 드루 스펜서 영국 감독은 “영국 야구의 제2장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날 콜롬비아 선발 투수로는 2019∼2022년 한국프로야구 KT에서 뛰었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등판했다. 쿠에바스는 3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미국은 이날 캐나다에 12-1로 7회 콜드게임 승리했다. C조 5개 팀 중 미국(2승 1패), 영국(1승 2패)을 제외한 나머지 세 팀(콜롬비아, 멕시코, 캐나다)이 모두 1승 1패가 됐다. D조에서는 역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도미니카공화국이 니카라과를 6-1로 꺾었다. 같은 조의 푸에르토리코는 이스라엘에 10-0으로 8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푸에르토리코는 8회까지 4명의 투수가 상대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팀 퍼펙트’를 달성했다. 9회를 채우지 않아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백발의 할머니가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정작 그는 손목시계로 기록을 확인한 뒤 가볍게 미소 지었다. 지난달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마라톤 5km 부문에서 59분6초의 기록으로 완주한 베티 린드버그(99)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55분48초에 5km를 완주하며 95∼99세 그룹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의 좌우명은 “계속 움직여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셰플러는 13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세 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위 티럴 해턴(잉글랜드)을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우승 상금 450만 달러(약 59억 원)를 손에 쥐었다. 올 시즌 두 번째이자 PGA투어 통산 6번째 우승이다. 셰플러는 지난달 13일 끝난 WM 피닉스 오픈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하지만 3일 뒤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욘 람(스페인)에게 세계 랭킹 1위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셰플러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3주 만에 다시 1위에 복귀했다. 매주 월요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3주간 1위를 지켰던 람은 이번 대회 1라운드 종료 후 복통으로 기권했다. 람의 세계 랭킹은 2위가 됐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5오버파를 기록해 컷 탈락했지만 세계 랭킹은 3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4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셰플러는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마스터스와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타이틀을 동시 보유한 선수가 됐다. 셰플러는 “(내 이름이) 우즈, 니클라우스와 함께 언급되는 건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셰플러는 지난 시즌 4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올 들어 2승을 챙긴 셰플러는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에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다”며 “발전하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더 잘하려고 무리하지는 않는데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또 “길고 어려운 하루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인내심을 갖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나를 잘 다스린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6위를 하며 상금 73만6607달러(약 9억6000만 원)를 받았다. 세계 랭킹 18위를 유지한 임성재는 한국 선수 중 최고 랭킹을 기록했다. 공동 51위(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를 한 김주형은 세계 랭킹이 17위에서 19위로 떨어졌다. 대회 내내 진기록도 쏟아졌다. 대회장인 TPC 소그래스의 시그니처홀인 ‘아일랜드 그린’ 17번홀(파3)에선 1라운드 때 헤이든 버클리(미국), 3라운드 에런 라이(잉글랜드), 4라운드 앨릭스 스몰리(미국)까지 세 차례 홀인원이 있었다. 2016년까지 17년 동안 이 대회 17번홀에서 나온 홀인원 횟수와 같은 수치다. 1966년생 제리 켈리(미국)는 대회 최고령(만 56세 4개월) 컷 통과 기록을 남겼다. 켈리는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하며 54위로 대회를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산더르 보하르츠(31·샌디에이고)가 공수에 걸쳐 원맨쇼를 펼친 네덜란드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가장 먼저 2승을 거둔 팀이 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7위 네덜란드는 9일 대만 타이중의 저우지 구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파나마(12위)를 3-1로 물리쳤다. 전날 개막전에서 쿠바에 4-2 역전승을 거뒀던 네덜란드는 이날 승리로 2연승을 기록하면서 조 1위를 차지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보하르츠는 홈런과 2루타를 하나씩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보하르츠는 0-0이던 3회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으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어 2-1로 쫓기던 8회말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친 뒤 결국 쐐기 득점에 성공했다. 보하르츠는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 2루에서 병살타 처리에 성공하는 등 유격수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면모를 자랑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사이트 MLB.com은 “네덜란드는 보하르츠가 유격수 자리를 굳건히 지킨 덕에 전날 대만과의 경기에서 12점을 올린 파나마를 상대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보하르츠는 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 구성국 ‘아루바’ 출신으로 MLB 보스턴에서 10년 동안 뛴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샌디에이고로 팀을 옮겼다. 보하르츠가 이적해 오면서 샌디에이고의 김하성(28)은 이번 시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파나마는 전날 안방팀 대만을 12-5로 물리치고 이 대회 출전 역사상 첫 승을 거뒀지만 네덜란드전 패배로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승 주인공은 네덜란드였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7위 네덜란드는 8일 대만 타이중 저우지 구장에서 열린 제5회 WBC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쿠바(8위)에 4-2 역전승을 거뒀다. 2013년(3회)과 2017년(4회) 대회에서 2회 연속으로 4강에 올랐던 네덜란드는 이날 승리로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A조 1, 2위와 B조 2, 1위가 8강 맞대결을 벌이는 만큼 B조에 속한 한국이 네덜란드와 4강 진출을 놓고 다툴 가능성도 높다. 쿠바도 아직 8강 진출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 있다. 이날 네덜란드의 승리를 이끈 건 디디 흐레호리위스(33), 조시 펄래셔스(28), 채드윅 트롬프(28) 등 전·현직 ‘빅리거’였다. 흐레호리위스는 동점타, 펄래셔스는 역전타, 트롬프는 쐐기타를 각각 날렸다. 김하성(28)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동료인 산더르 보하르츠(31)도 안정된 유격수 수비로 승리를 도왔다. 2017, 2018년 한국 프로야구 KIA에서 ‘버나디나’라는 이름으로 뛰었던 로저 베르나디나(39)도 네덜란드 2번 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아마야구 최강으로 군림했던 쿠바는 이번 대회부터 해외 망명 선수를 대표로 선발하며 전력을 보강했지만 이날 안타를 3개밖에 때리지 못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는 요안 몬카다(28), 루이스 로버트(26)를 2, 3번 타순에 배치했지만 두 선수는 7타수 1안타를 합작하는 데 그쳤다. 네덜란드는 파나마, 쿠바는 이탈리아와 각각 다음 경기(9일)를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민선7(20)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주목받는 ‘새 얼굴’이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지난해 드림(2부)투어 왕중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랭킹(13위) 20위 이내에 들어 정규투어 시드권을 손에 쥐었다. 키(177cm)가 큰 김민선7은 평균 비거리가 260야드(약 238m)에 이르는 드라이버가 강점이다. 경기 스타일이 호쾌해 ‘자이언트 루키’로 불린다. 지난해 대방건설과 후원 계약을 맺은 그는 박인비(35), 유소연(33), 이정은6(27) 등이 속한 와우매니지먼트그룹과도 지난달 계약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2일 경기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CC)에서 만난 김민선7은 데뷔 시즌 준비에 한창이었다. 베트남 전지훈련을 마치고 이틀 전 귀국한 그는 재학 중인 한국체육대 개강 수업을 앞두고도 아침부터 연습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민선7은 “타수를 회복할 기회가 정말 없더라. 모든 플레이를 더 신중하게 해야겠다고 느꼈다”며 1부 투어 선수들과 경쟁한 소감을 말했다. 시드권을 얻은 뒤 지난해 12월 동남아시아에서 열린 2023시즌 투어 2개 대회(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그는 “꾸준히 30위권에 드는 것이 목표다. 시즌 첫 승과 신인상 수상도 이루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아홉 살 때 어머니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처음 골프를 접했다. 초등학교 방과 후 활동에서 골프를 배우며 본격적으로 골퍼의 길을 걸었다. 작은 힘으로도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170cm를 넘은 김민선7은 2021년 태극마크를 달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여자 아마추어 아시아퍼시픽챔피언십(WAAP)에 출전해 공동 7위를 하며 톱10에 들었다. 이시우 빅피쉬 골프아카데미 원장(42)이 이끄는 베트남 전지훈련에 참가한 김민선7은 여자골프 세계 랭킹 3위인 고진영(28)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김민선7은 “문제점이 느껴지면 고쳐질 때까지 타석에서 내려오지 않는 진영 언니를 보고 놀랐다. 다양한 어프로치 상황에 대해서도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의 롤모델 역시 고진영과, 같은 대방건설 소속인 이정은6다. 김민선7은 “진영 언니의 경기 몰입 능력과 정은 언니의 과감한 경기 운영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선7은 언젠가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애초 투어 입회 순서대로 김민선5(현 김시원)에 이어 6을 달았던 그가 7로 숫자를 바꿔 단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민선7은 “미국 무대에서 이정은6 언니가 식스로 불린다고 하더라. 언니랑 후원사도 같은 데다 호칭까지 같으면 혼란스러울 것 같아 나는 7로 바꿨다. 언니는 식스, 나는 세븐으로 불리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버지와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브라질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43)의 아들 주앙 멘지스가(18·오른쪽) 2일 스페인의 명문 축구클럽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다. 호나우지뉴는 FC바르셀로나에서 2003∼2008년 뛰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2회(2004년, 2005년) 수상했다. “신께서 너의 길을 계속 밝혀주시길”이라는 호나우지뉴의 축하를 받은 멘지스가 ‘외계인’으로 불렸던 아버지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커트 기타야마(30)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50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기타야마는 6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클럽&로지(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트리플 보기 1개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가 된 기타야마는 공동 2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와 해리스 잉글리시(34·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6억7000만 원)를 챙겼다. 이전까지 출전했던 49차례 투어 대회에서 받은 상금 총액(420만 달러)의 80%가 넘는 돈을 이번 대회 우승 한 번으로 챙겼다. 일본계 미국인인 기타야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 출신이다. 고교 시절엔 농구 선수로 뛴 적도 있다. 2015년 프로에 데뷔해 2부 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기타야마는 아시안투어를 거쳐 DP월드투어(옛 유러피안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하지만 PGA투어에서는 지난해 10월 더CJ컵을 포함해 준우승만 3차례 했다. 이번 대회에서 1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기타야마는 9번홀(파4)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빠지는 등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10번부터 16번홀까지 7개 홀 연속 파 세이브를 하며 버텼다. 17번홀(파3)에서는 버디에 성공하며 경기를 먼저 마친 매킬로이 등에게 앞서 나갔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홀 경계에 붙인 기타야마는 파로 마무리하면서 투어 첫 우승을 완성했다. PGA투어 최종 라운드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정상에 오른 건 2020년 푸에르토리코 오픈 우승자 빅토르 호블란(26·노르웨이) 이후 기타야마가 처음이다. 세계랭킹 톱10 가운데 9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기타야마는 “놀랍고 믿을 수 없다”면서도 “PGA투어에서 우승하는 것을 항상 꿈꿔 왔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기타야마는 세계랭킹을 46위에서 19위로 끌어올렸다. 세계랭킹 1위 욘 람(29·스페인)은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9위를 했다. 세계랭킹 2위 스코티 셰플러(27·미국)는 7언더파 281타로 공동 4위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세계랭킹 1위가 될 수 있었던 셰플러와 매킬로이(세계랭킹 3위)는 기회를 다음 대회로 넘겼다. 임성재(25)는 3언더파 285타를 기록하면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공동 21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57)이 대회 1라운드를 치를 일본으로의 출국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심경을 담은 출사표를 올렸다.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제대회 참가를 앞두고 이런 출사표를 낸 건 이례적이다. 이 감독은 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팬들에게 전하는 출사표를 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의 무게와 책임을 강조하는 글로 시작했다. 그는 “국가대표라는 무게, 국가대표팀이라는 명예와 자존심, 국가대표팀 선수라는 영광,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무한한 책임을 새삼 절감한다”라고 했다. 또 “국가대표팀으로서의 명예 못지않게 승패가 갖는 무거운 책임의식 또한 함께 가져간다”며 목표로 삼은 4강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리와 맞붙을 다른 팀들도 한 나라의 국가대표팀이다. 20개국 모두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라면서도 “국가대표의 유니폼이 갖는 엄중한 사명의식은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는 말로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한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 올랐던 카타르 월드컵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국가대표 축구팀의 투지와 선전은 우리에게도 큰 힘이 된다.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 그리고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열정과 승부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태극마크의 의미를 되새겨 준다”고 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군대 일화도 담았다. 이 감독은 “카이사르는 게르만족과의 전투를 앞두고 주저하는 병사들에게 ‘우리 선조들은 이미 이들과 싸워 이긴 적이 있다. 뭐가 두려운가’라고 말했다. 결국 로마의 승리였다”며 “우리에게는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이라는 자랑스러운 경험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함께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전사가 되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다짐한다. 최선을 다하고 희망과 감동을 보여드리겠다”며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다”고 했다. 최근 WBC 두 대회(2013, 2017년)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 4강 진출을 목표로 삼아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지난달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한 전지훈련을 마치고 1일 입국한 대표팀은 2일과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했다. 대표팀은 4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