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집권 중 시리아 난민을 적극 수용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69·사진)가 8일(현지 시간) 2022 유네스코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유입되던 2015, 2016년 약 12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수도 야무수크로에서 ‘펠릭스 우푸에부아니’ 유네스코 평화상을 받았다. 1989년 유네스코가 코트디부아르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상으로, 매년 세계 평화 증진에 기여한 개인과 기관, 단체 등에 수여한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역대 수상자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인권 보호는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누구도 이유 없이 고국을 떠나지 않는다. 전 세계가 난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6일(현지 시간) 새벽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3일 만에 사망자가 1만70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도 거의 7만 명에 다다랐다. 지진 발생 73시간 만에 구조된 5세 소녀의 소식도 들려왔지만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나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지진으로 육로, 하늘길, 바닷길 곳곳이 막히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반(한국 시간 오후 10시 반)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1만7513명이다. 몇 시간 만에 사망자가 수천 명씩 증가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사망자가 1만4351명까지 늘어났으며, 시리아에서도 최소 3162명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두 곳의 부상자를 합치면 최소 6만8000명으로 7만 명에 육박한다. 서방 국가와 국제 단체는 물론이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총성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까지 전 세계가 한마음으로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피해 지역까지 닿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공항과 항만을 이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로, 다리 등도 무너져 남동부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호물품은 차치하고 구조대원들의 이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희망의 불씨가 희미해지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사망자 수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1만8500명 사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 명 넘는 목숨이 희생될 확률도 14%나 된다고 예측했다. 국제 구조 전문가 데이비드 루이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어떤 생존자는 지진 발생 20여 일 후에도 발견되지만 이는 온도, 식수, 음식량, 갇힌 방식 등 조건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앙인 가지안테프 등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는 또 “이번 지진은 한밤중에 발생해 안전한 곳을 찾을 시간도 없었기에, 건물 붕괴 당시 운 좋게 위층이나 지붕으로부터 지켜줄 빈 공간이 있었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유엔은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5∼7일 차에 수색 및 구조 시도를 중단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중동지부는 “생필품은 물론이고 시신을 수습할 가방도 모자란다. 얼마 뒤면 시신을 적절히 수습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도 있다”며 간곡하게 지원을 호소했다고 BBC는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집권 중 시리아 난민을 적극 수용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59)가 8일(현지 시간) 2022 유네스코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유입되던 2015, 2016년 약 12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수도 야무수크로에서 ‘펠릭스 우푸에부아니’ 유네스코 평화상을 수상했다. 1989년 유네스코가 코트디부아르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상으로, 매년 세계 평화 증진에 기여한 개인과 기관, 단체 등이 수상한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역대 수상자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인권 보호는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누구도 이유 없이 고국을 떠나지 않는다. 전 세계가 난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화는 약자가 아니라 강자의 무기”라며 세계 각지의 분쟁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호소했다. 상금 15만 달러(약 1억9000만 원)는 현지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6일(현지 시간) 새벽 튀르키예(터키) 남동부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3일 만에 사망자가 1만60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도 거의 6만 명에 다다랐다. 지진 발생 60여 시간 만에 구조된 사례도 나오고 있지만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지진으로 육로, 하늘길, 바닷길이 모두 막히면서 실제 구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미 CNN에 따르면 9일 오전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1만6035명이다. 몇 시간 만에 사망자가 수천 명씩 증가하고 있는 터키는 사망자가 1만2873명까지 늘어났으며, 시리아에서도 최소 3162명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두 곳의 부상자를 합치면 최소 5만8087명으로 6만 명에 육박한다. 서방국가와 국제단체는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까지 전 세계가 한 마음으로 구조를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지역까지 닿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공항과 항만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이고 도로, 다리 등도 무너져 남동부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호물품은 차치하고 구조대원들의 이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진 수색구조 전문가 로디 코루아는 뉴욕타임스(NYT)에 “보통 지진 발생 후 3일까지가 생명을 구하는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치명적인 외상까지 있으면 골든타임은 1시간 이내에 불과하다. 국제 구조 전문가 데이비드 루이스는 “어떤 생존자는 지진 발생 20여일 후에도 발견되지만 이는 온도, 식수, 음식량, 갇힌 방식 등 조건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지안테프 등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는 또 “이번 지진은 한밤 중에 발생해 안전한 곳을 찾을 시간도 없었기에, 건물 붕괴 당시 운 좋게 윗층이나 지붕으로부터 지켜줄 빈 공간이 있었길 바라는 수밖엔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유엔은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5~7일차에 수색 및 구조 시도를 중단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중동지부는 “생필품은 물론이고 시신을 수습할 가방도 모자르다. 얼마 뒤면 시신을 적절히 수습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도 있다”며 간곡하게 지원을 호소했다고 BBC는 전했다. 당초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가 2만 여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한 것을 넘어서, 8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 명 이상의 사망할 확률도 14%나 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사망자 수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1만8500명 사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튀르키예(터키)를 강타한 강진으로 5월 대선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사진)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003년부터 장기 집권해 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대파 탄압, 경제난 등으로 내내 비판받았다. 빠른 피해 수습이 그의 추가 집권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 지진 피해를 입은 10개 주에 3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5월 초 비상사태가 끝나면 대선이 치러진다. 1차 투표는 5월 14일이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가 14일 후 결선을 실시한다. 하타이, 가지안테프 등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지는 에르도안 정권이 20년 내내 추진한 ‘건설 붐’이 일었던 곳이다. 사후 조사에서 이 기간 중 건설된 건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밝혀지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정권이 1999년 서부 이즈미트 대지진 이후 ‘지진세’ 명목의 세금까지 거뒀음에도 이번 지진을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도 비판 여론을 더한다. 그가 집권 내내 자신에게 반대하는 많은 비영리단체와 시민단체를 없앤 것 또한 구조와 복구를 더디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장기 집권으로 당장 대항할 만한 야권 인사가 없는 상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진 대응에 정치적 명운이 달렸음을 아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신속한 대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규모 7.8 지진 발생 이틀째인 7일(현지 시간) 사망자가 5100명을 넘었다고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이날도 진앙에서 가까운 튀르키예 동부에서 규모 5.7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이 계속된 데다 무너진 건물 수천 채의 잔해에 깔린 사람이 아직도 많아 사망자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비상관리국은 전날 새벽 발생한 강진으로 이날 현지 시간 오후 4시 반(한국 시간 오후 10시 반) 기준 튀르키예에서 3549명, 시리아에서 1622명 등 모두 517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하루 새 사망자가 3배로 늘어난 것이다. 부상자는 튀르키예에서 2만1103명, 시리아에서 3649명으로 집계됐다. 우리 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무너진 건물이 많은 데다 눈비 같은 악천후까지 겹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튀르키예 당국은 7일 오전 기준 건물 5775동이 붕괴된 것으로 파악했다. 여진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 11분 튀르키예 동부에서 규모 5.7 지진이 발생하는 등 첫 지진 이후 약 30시간 동안 규모 6.0을 넘는 지진 4차례를 비롯해 규모 4.0 이상 여진이 130차례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 폭증 가능성을 우려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6일 AFP통신에 “지진 발생 일주일간 사상자가 상당히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망자가 8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집계된 사망자는 약 2600명으로 8배로까지 늘어난다면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물가에 따른 경제난과 심각한 내전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이번 대지진으로 더 큰 고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7층 건물 10초만에 붕괴 영상 올라생존자들은 추위-여진 공포에 떨어2200년 된 가지안테프 古城도 훼손 “신이시여, 우리가 무엇을 했기에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튀르키예(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일대를 강타한 지진 피해를 직격으로 받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6일(현지 시간) 가족과 함께 겨우 탈출한 무함마드 하이 카두르 씨는 이렇게 되뇌었다.카두르 씨는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축구장 크기의 건물 일대가 전멸했다. 주위는 사람들의 울음소리뿐이었다”며 “(내전) 공습 당시 같은 피 냄새가 났다”고 전했다. 이들리브주의 한 의사는 “50구 넘는 시신이 병원 복도에 쌓였다. 대부분 아이들이었다”면서 “계속해서 또 다른 시신이 들어왔다”고 NYT에 밝혔다. 규모 7.8, 7.5의 강진과 7일까지 이어진 총 130여 차례의 여진은 건물들을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영국 스카이뉴스가 공개한 현장 영상에서는 진앙인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에서 동쪽으로 약 140km 떨어진 샨르우르파주 할릴리예 7층 건물이 굉음과 함께 10초 만에 붕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동부 말라티아에서는 현장 생중계를 하던 튀르키예 방송 취재진 너머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송출됐다. 일부에서는 여진으로 건물 일부가 내려앉아 구조하던 사람들을 덮치면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지진이 부른 정전과 영하 5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잇단 여진 때문에 컴컴한 거리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대다수는 두꺼운 옷가지 하나 챙기지 못하거나 신발조차 없었다. 6일 밤 튀르키예 피해 지역 곳곳에서는 무너진 건물 목재로 피운 모닥불 주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여 몸을 녹이는 경우가 많았다. 구조대가 도착하지 않거나 장비가 부족해 수색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 사는 남성은 7일 “어머니가 어제부터 24시간째 (잔해 속에) 갇혀 있다. 아침에 구조대가 온다고 했지만 소식도 없다. (구조) 시스템이 열악하다”며 울먹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튀르키예 교민들에 따르면 이날 남부 하타이 거리는 잔해에 묻힌 가족 친지 이름들을 부르는 울부짖음과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정전은 물론이고 전화나 인터넷 연결도 수시로 끊어졌다. 도심 도로는 빠져나가려는 차량과 지인, 친척들을 구하려고 들어오는 차량으로 마비됐다. 하타이에 사는 안바울 안디옥교회 목사는 “(3층짜리) 100년 된 교회 건물 2, 3층이 무너졌다”며 “거센 비가 내렸지만 여진이 두려워 동틀 때까지 교회 밖에서 기다렸다”고 전했다. 문화재도 다수 훼손됐다. 가지안테프 랜드마크인 2200년 역사의 가지안테프 성도 성벽과 망루 등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800년 가까이 온전하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시리아 알레포 성채도 일부 훼손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7일 대국민 연설에서 지진 피해를 심하게 입은 남동부 10개 지역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적어도 8000명이 구조됐으며 5만3000여 명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이스탄불=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대 초반의 아르헨티나인 자매가 안데스 산맥의 ‘세로 메르세다리오’ 산 빙벽을 3분의 2지점까지 올랐던 1981년 3월 그날,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맑았다. 이 산은 해발 6720m로 안데스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 중 하나다. 등산 5일째이던 그날 밤, 언니는 다른 쪽 빙하 벽을 오르던 동생 마르타 에밀리아 알타미라노(당시 20세)가 짧은 비명과 함께 수백 m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주변이 어두워 동생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언니 코리나는 마르타가 살기 어려울 것으로 직감했다. 코리나와 동생의 남자 친구는 마르타를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날이 어두워져 다음 날이 돼서야 마르타의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인 크레바스가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이틀 뒤 전문가들과 다시 현장을 찾았을 땐 주변이 모두 눈으로 덮여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마르타의 가족과 남자 친구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시신을 수습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스무 살에 산속에서 숨을 거둔 마르타는 4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이 1일 전했다. 인근을 등반하던 산악인들이 지난달 24일 빙하에 갇힌 여성 시신을 발견했고, 코리나 등 가족들이 시신과 소지품을 확인한 결과 사고 당시 마르타의 인상착의와 일치했다고 한다. 최종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도 진행 중이다. 언니 코리나는 “닫혔던 상처가 다시 열리는 것 같지만 우리는 마르타의 죽음을 제대로 애도하지 못했고 이제야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 것 같다”며 “지난 40여 년간 3월이 올 때마다 큰 슬픔을 느꼈는데 이젠 동생이 영원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유전자 검사 등 모든 절차를 마치면 마르타의 시신을 고향인 아르헨티나 북부 도시 투쿠만으로 옮겨 부모,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코리나는 “산을 사랑했던 동생은 만약 자신이 산에서 죽게 되면 유해를 멘도사주에 있는 산악인들의 무덤이나 (자신이) 떨어진 지점에 뿌려 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동생이 고향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나면 다시 세로 메르세다리오에 와서 유해를 뿌려줄 겁니다. 이 산은 이미 동생의 집이라고 생각해요.”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정부가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큰 ‘짝퉁 유통처’로 지목하고 나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상표 위조와 저작권 침해 등으로 ‘악명 높은 시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시장 조사 결과가 담긴 이번 보고서에는 온라인 시장 39곳과 18개국의 오프라인 시장 33곳의 명단을 공개했는데, 중국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USTR는 이번 보고서 소개문에서부터 중국의 ‘위챗 전자상거래’를 대표적인 위조 상품 플랫폼으로 지목했다.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바이두 왕판, DH게이트, 핀두오두오, 타오바오 등도 뒤이어 언급했다. 또 중국 내 오프라인 시장 7곳이 위조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지원한다고 꼬집는 등 노골적으로 중국 시장을 비판했다. USTR는 본문에도 “중국은 이번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위조상품 시장이었다”며 “중국 제품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2021년 압수한 모든 위조·해적판 제품 총 소매가의 75%나 차지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완화화면서 위조 제품이 더 풀릴 것”이라며 중국 당국에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USTR는 지난해 2월 발표에서도 중국의 위챗 전자상거래 시스템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심각한 상표권 침해가 이뤄진다고 지목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우리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매우 중시해 왔다. 미국은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소장한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걸작 ‘다림질하는 여인’(1904년)을 돌려 달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2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반환 소송은 유대계 독일인 카를 아들러의 유족들이 청구했다. 1938년 나치 정권의 박해를 받아 떠돌던 아들러가 이 작품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던 터라 거래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다. 바짝 마른 여인이 퀭한 얼굴로 힘겹게 다림질을 하는 이 유화 작품은 피카소가 주로 어두운 청록색을 사용한 ‘청색 시대’ 대표작으로 꼽힌다. 시장가격이 최대 2억 달러(약 246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에 따르면 성공한 사업가였던 아들러는 1916년 독일 유명 화상 저스틴 탄하우저에게서 이 작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나치의 유대인 박해가 본격화하자 가족과 독일을 떠난 뒤 재산을 거의 소진한 아들러는 1938년 탄하우저에게 작품을 되팔았다. 가격은 1552달러,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3만2000달러(약 3941만 원)에 불과하다. 유족들은 1932년 당시 이 작품을 1만4000달러에 내놨다는 증명서를 근거로 들며 비정상 거래라고 주장했다. 구겐하임 측은 이 작품을 탄하우저 측에게서 기증받은 1970년대 아들러 아들에게 연락을 취했을 때 아무런 문제 제기도 없었다며 정상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2000년대 초 미국 뉴욕주 소도시 킨더훅의 헛간에서 새똥이 잔뜩 묻은 채로 발견됐던 그림이 26일(현지 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10만 달러(약 38억 원)에 낙찰됐다고 CNN 등이 30일 보도했다. 이 작품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1599∼1641)의 작품이라는 판정을 받고 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하얀 수염을 가슴팍까지 늘어뜨린 남성 노인의 나신을 그린 이 작품의 제목은 ‘성 히에로니무스를 위한 습작’(사진)이다. 이번 낙찰 전까지 미국의 미술 수집가 앨버트 로버츠 씨가 소장하고 있었다. 로버츠 씨는 2002년 이 그림을 단돈 600달러(약 74만 원)에 사들였다. 그는 구입 후 본격적으로 작품의 유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술 전문가들로부터 반 다이크가 네덜란드 거장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조수로 일하던 시절 그린 작품이라는 감정을 받아냈다. 킨더훅에는 네덜란드 이민자 후손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 그림이 어떻게 해서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는지, 왜 킨더훅 헛간에서 새똥을 뒤집어쓰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버츠 씨가 2021년 세상을 떠나면서 후손들이 그림을 경매에 내놨고 이번에 낙찰됐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파키스탄 북서부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30일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2명이 숨지고 14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현지 매체 지오뉴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치안당국 관계자는 이날 오후 페샤와르 지역의 한 모스크에서 예배 도중 자살폭탄 테러가 벌어져 최소 32명이 숨지는 등 1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괴한들이 예배자들의 맨 앞줄에 있다가 자폭 테러를 했다고 전했다. 400∼5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이 사원에서는 사건 당시 300여 명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폭발 충격으로 사원 지붕 등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많은 시신이 폭발 현장에서 수습됐다. 건물 잔해에 갇힌 생명을 구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아직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적지 않아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파키스탄탈레반(TTP)은 자신들이 범행의 배후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TTP 사령관인 사르바카프 모흐만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페샤와르 경찰에 복수하기 위해 테러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사원은 지역 경찰청과 대(對)테러 본부 인근에 위치해 있어 평소 경찰관들이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은 사상자 대다수가 경찰이라고 보도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으로 결성된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별개 조직이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활동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정부와의 휴전을 중단한 이후 테러 공세를 강화해왔다. 테러가 발생한 페샤와르는 아프가니스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도시다. 페샤와르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이슬람 사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6명의 신도가 사망하고 6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예배 공간을 표적으로 한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 종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테러 발생 이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 보안 경보를 발령했으며 주요 건물 및 지점에 저격수를 배치했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해 발령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3년 만에 해제할지를 이르면 30일(현지 시간) 발표한다. 27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전 세계 감염자 증가, 새 변이 출현 가능성 등이 비상사태 해제 요건을 충족시키는지 논의했다. 이번 회의 결과는 권고 의견 형식으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전달돼 30일경 결론이 날 예정이다. 해제되면 각국 방역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WHO 웹사이트에 따르면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27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정점을 찍은 1년 전 사망자가 매주 7만 명 이상 나왔을 때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감염 확산세를 거론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정부가 예고한 대로 30일 0시부터 의료시설, 대중교통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유행을 막기 위해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지침이 도입된 지 약 2년 3개월 만이다. 대유행 이전의 일상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환영하지만 학교 등 일부 현장에서는 혼란도 감지됐다. 이날부터 쇼핑몰 등 각종 실내 시설과 음식점, 카페, 버스 터미널, 지하철역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뀌었다.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도 회의 시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포함한 지침을 내부에 전달했다. 버스 내부, 병원, 요양원 등 감염 취약 시설에는 의무 착용 지침이 유지됐다. 다만 요양원 내부 다인실 입원 환자의 경우 의료진이나 방문객이 없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등 방역이 유연하게 적용된다. 의무 착용 지침 해제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계속 마스크를 쓰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입시학원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직원이 민원인을 대면할 경우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확진자 7일 격리 등 남은 방역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에 달려 있다. WHO는 30일(현지 시간)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WHO가 비상사태를 해제하면 한국 보건당국 역시 추가 방역 조치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 “회의실-통근버스선 마스크 써야”… 일부 학교 “계속 착용” 주요 대학 대부분 착용 해제학원가는 “마스크 안 벗겠다”은행 “창구직원 마스크 쓰라”마트도 매장 직원 착용 권고 “회사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홀가분한 마음도 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2만 명 안팎으로 나오는데 집단감염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정모 씨(30)는 29일 “회사에서 개인 자리에 있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회의할 때는 쓰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30일 0시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가운데 기업, 학교, 지방자치단체 등은 자체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사무실에선 마스크를 벗더라도 고객을 상대하거나 회의를 할 때는 여전히 쓰라는 곳이 적지 않다.● 일부 학교 “계속 마스크 쓰라” 안내30일부터 적용된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에 따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는 원칙적으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선 자체적으로 착용 유지 방침을 세우고 학부모 등에게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도 세부 방침은 ‘학교장 재량’에 맡긴 상태다. 다음 달 9일 강당에서 대면 졸업식을 여는 서울 배재고 고진영 교장은 “졸업식 동안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했다. 학원가도 마스크를 벗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대형 학원인 종로학원과 메가스터디는 수강생 마스크 착용 지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 양주시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하여 설문조사를 해 보니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 마스크 착용을 선호해 실내 마스크 착용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고 있다. 연세대는 도서관 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고, 중앙대도 강의실과 도서관 내에서 마스크를 벗은 학생을 제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체적인 마스크 착용 기준을 마련해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는 회의실과 엘리베이터 등 사람이 여럿 모이는 곳과 민원인을 상대하는 공무원의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기업 “공용 공간에선 써야” 삼성전자는 개인 좌석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회의실, 통근버스 등에선 의무 착용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공지했다. 구내 식당에선 한 칸 띄어 앉기를 해제했지만 좌석 간 차단막은 그대로 유지했다. 현대자동차와 SK, LG의 경우 통근버스 등 일부 공간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다만 LG 관계자는 “고객 대면 업무 종사자의 경우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라고 했다. 이날부터 점포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로 정상화한 은행은 창구 직원들에게는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 방침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순 없지만 창구 직원들에게는 자발적으로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트 역시 매장 직원들에게는 마스크를 쓰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마트는 고객을 대면하는 매장 근무자 및 판매사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매장과 물류센터에서 당분간 기존처럼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자영업자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지훈 씨(40)는 “식사 중일 때가 아니면 항상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안내하면서 항의를 많이 받았는데 이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졌다. 손님도 늘어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63)는 “직원들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손님들에게도 최대한 식사시간 외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것”이라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 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를 지지하는 가톨릭 주교 또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동성애, 범죄 아니다”AP통신이 보도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하느님은 모든 인간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며 가톨릭 주교 역시 성소수자들을 차별 없이 교회에 환영할 것을 촉구했다. 또 “동성애를 범죄화한 법을 지지하는 가톨릭 주교들은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신이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자애로움을 가톨릭 주교 역시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인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것 역시 ‘죄’(sin)”라고 덧붙였다. 동성애가 가톨릭 교리상 죄는 맞지만, ‘범죄’와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에도 성소수자에게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동성애 차별에도 반대해왔으며, 해당 법을 교황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 67곳에서 동성애 처벌…유엔 “국제법 위반” 영국 단체 The Human Dignity Trust에 따르면 전세계 67곳의 국가 및 행정구역에서 동성간 성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11곳은 사형까지도 선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집행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법의 존재 자체가 성소수자에 대한 괴롭힘, 폭력, 낙인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2003년 미국연방대법원은 “동성애자의 존재를 폄하하거나 그들의 사적 삶을 통제할 수 없다”며 동성간 성행위를 범죄로 규정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12개가 넘는 주가 동성 간 성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유엔은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법이 차별받지 않고 사생활과 자유를 누릴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며,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법상 의무를 위반한다며 폐지할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 “내가 뭐라고 동성애자를 판단하겠는가”…진보·개혁파 교황2013년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으로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보 성향에 개혁파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7월 브라질 순방길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동성애자 사제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동성애자가 선한 의지로 신을 따른다면, 내가 뭐라고 그를 판단(단죄)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해 큰 화제가 됐다. 같은 해 12월 미국 최대의 성소수자 잡지 ‘애드보케이트’는 그해의 인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정하고 교황의 얼굴과 해당 발언을 표지에 싣기도 했다.다만 2021년에는 교황청이 가톨릭교회가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 차별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새해 첫 미사에서는 “여성을 향한 폭력은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사상 최초로 바티칸시국 행정부 사무총장,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국장 등 교회 고위직에 여성을 등용하는 등 남성중심적인 가톨릭교회를 바꾸기 위해 애써왔다. 2014년에는 미혼모 자녀들에게 세례 주기를 거부한 사제들을 “현대의 위선자들”이라 비판하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인류 종말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1947년 제작 후 종말에 가장 가까워졌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100초 남은 상태를 유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주요국의 군사대국화 등에 따른 핵위협, 이상기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우려 등으로 기존보다 자정에 10초 더 가까워졌다. 이 시계를 운영하는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24일(현지 시간) 성명서를 통해 종말까지 90초 남았음을 공개하며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은 전 세계에 우발적이든 고의적이든 오판으로 인한 것이든 분쟁으로 인한 긴장 고조가 끔찍한 위험임을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국제 규약을 위반했고 방사성물질의 광범위한 방출 위험을 알면서도 원전이 있는 우크라이나 내 체르노빌, 자포리자 일대에서 전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균열이 각 국가 간 신뢰를 약화시키고 핵무장 경쟁 또한 심화시켰다고 했다. 이 외에 중국이 2035년까지 핵무기를 5배로 늘릴 가능성,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이란의 핵합의 복귀 지연,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현대화 움직임 등도 핵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BAS는 최근 잦아진 이상기후 또한 러시아의 침공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석탄 사용이 늘었고 탄소 배출량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기후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성명서에는 “각국 지도자들이 시계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대가를 우리 모두가 치르고 있다”는 문구도 담겼다. 이 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유명 과학자들이 전 세계 핵위협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이후 매년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을 포함해 총 25회의 분침 조정이 이뤄졌다. 제작 당시 설정된 시간은 자정까지 7분 남은 오후 11시 53분이었다. 미국과 옛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는 자정 2분 전으로 앞당겨졌다. 미국과 소련이 전략무기감축 협정을 체결한 1991년에는 17분 남은 오후 11시 43분까지 뒤로 밀렸지만 이후 남은 시간이 다시 줄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인류 종말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의 날 시계(Doomsday Clcok)’가 1947년 제작 후 종말에 가장 가까워졌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100초 남은 상태를 유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주요국의 군사대국화 등에 따른 핵위협, 이상기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우려 등으로 기존보다 자정에 10초 더 가까워졌다. 이 시계를 운영하는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24일(현지 시간) 성명서를 통해 종말까지 90초 남았음을 공개하며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은 전 세계에 우발적이든 고의적이든 오판으로 인한 것이든 분쟁으로 인한 긴장 고조가 끔찍한 위험임을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국제 규약을 위반했고 방사성 물질의 광범위한 방출 위험을 알면서도 원전이 있는 우크라이나 내 체르노빌, 자포리자 일대에서 전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균열이 각 국가 간 신뢰를 약화시키고 핵무장 경쟁 또한 심화시켰다고 했다. 이 외 중국이 2035년까지 핵무기를 5배로 늘릴 가능성,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이란의 핵합의 복귀 지연,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현대화 움직임 등도 핵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BAS는 최근 잦아진 이상기후 또한 러시아의 침공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석탄 사용이 늘었고 탄소 배출량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기후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성명서에는 “각국 지도자들이 시계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대가를 우리 모두가 치르고 있다”고 문구도 담겼다. 이 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앨버트 아인슈타인 등 유명 과학자들이 전세계 핵위협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이후 매년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을 포함해 총 25회의 분침 조정이 이뤄졌다. 제작 당시 설정된 시간은 자정에까지 7분 남은 오후 11시 53분이었다. 미국과 옛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는 자정 2분 전으로 앞당겨졌다. 미국과 소련이 전략무기감축 협정을 체결한 1991년에는 17분 남은 오후 11시 43분까지 뒤로 밀렸지만 이후 남은 시간이 다시 줄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3년을 맞은 현재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거나 고위험 시설에만 예외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이 아예 없는 나라로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등이 있다. 독일의 경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은 없으나 의료기관이나 기차와 같은 장거리 대중교통수단, 사회복지시설 등 고위험 시설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독일 역시 13일(현지 시간) 당초 4월 7일까지 유지할 예정이던 대중교통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다음 달 2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실내 공간이나 장거리 열차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권고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외에 대만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온 가운데 대만 당국 역시 조만간 이를 해제할 계획이다. 20일 롄허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왕비성(王必勝) 위생복리부 정무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춘제(중국 설) 연휴가 끝나는 31일 의무 해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준비 기간이 필요해 다음 달 초 즉시 해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직후 상당수 국가는 확진자 수 증가로 몸살을 앓았다. 미국은 지난해 오미크론 확산세가 꺾인 2∼3월부터 주요 도시에서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가 약 한 달 반 만에 확진자 수가 치솟았다. 이 기간 필라델피아시는 관련 정책을 2번이나 뒤집기도 했다. 영국도 지난해 7월 착용 의무를 해제한 뒤 11월 다시 유행이 번지자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를 의무화했다. 한때 ‘백신 선도국’이라 불린 이스라엘 역시 2021년 6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었다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약 열흘 만에 의무화로 돌아섰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북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를 일컫는 아이비리그가 ‘여성 총장 전성시대’를 맞았다. 18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의 컬럼비아대가 개교 269년 만에 첫 여성 총장을 발탁해 8개 대학 중 6개 대학 총장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이날 컬럼비아대는 이집트 태생의 여성 경제학자 네마트 미누슈 샤피크 영국 런던정경대(LSE) 총장(61)이 7월 1일 새 총장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단 한 번도 여성 수장을 맞은 적 없는 예일대, 과거 여성 수장이 있었지만 현재 남성 총장이 이끄는 프린스턴대를 제외한 하버드 브라운 코넬 다트머스 펜실베이니아 컬럼비아대가 모두 여성 수장을 맞았다. 샤피크 총장은 “대학은 학생이 학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 돼야 한다”며 “다양한 관점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포용적이고 열린 리더십을 펼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년 시절 미국으로 이민 온 샤피크 총장은 미국과 영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두 나라 국적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그간 수차례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도 깨뜨렸다. 영국 국제개발부의 첫 여성 사무차관에 올랐고 2017년 LSE에서도 최초의 여성 총장이 됐다. 이 외 세계은행(WB) 부총재,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영국 중앙은행(BOE) 부총재 등 굵직한 경력을 쌓았다. 200년 안팎의 역사를 지닌 아이비리그에서 여성이 총장을 맡은 것은 채 30년이 안 됐다. 최초의 여성 총장은 1994년 펜실베이니아대에 부임한 주디스 로딘(79)이다. 펜실베이니아대는 2004년 에이미 거트먼(74), 지난해 엘리자베스 매길(58) 등 3연속 여성 총장을 배출했다. 2001년 프린스턴대와 브라운대에도 각각 셜리 틸먼(77)과 루스 시먼스 총장(78)이 취임했다. 특히 시먼스 총장은 아이비리그 최초의 흑인 총장이다. 시먼스의 후임자 역시 여성으로 2012년 취임한 크리스티나 팩슨 총장(63)이다. 코넬대는 2015년 엘리자베스 개릿(60), 2017년 마사 폴랙(65) 등 2연속 여성 총장을 배출했다. 다트머스대 역시 지난해 시언 베일록(47)을 253년 만의 첫 여성 총장으로 발탁했다. 하버드대는 지난달 흑인 클로딘 게이(53)를 2007년 드루 길핀 파우스트 전 총장(76)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장이자 첫 번째 비백인 총장으로 발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18일 헬리콥터가 추락해 탑승해 있던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을 포함한 고위 관료들과 어린이 4명 등 최소 17명이 숨졌다. 추락하던 헬기가 유치원 건물과 충돌해 어린이들까지 참변을 당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이우 동쪽 브로바리에서 구급용 헬기가 추락해 유치원 건물 등과 충돌하면서 최소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고 헬기에는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유리 룹코비치 국무장관, 예우헤니 예닌 내무차관 등 고위 관료들이 타고 있었다.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망한 최고위급 관료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시 경찰청장 볼로디미르 티모시코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이 하르키우로 오던 길이었다”고 밝혔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사망자 중 9명은 헬기 탑승자이고 나머지는 유치원생, 자녀를 데리러 온 부모 등으로 확인됐다”고 CNN에 밝혔다. 이날 사고는 유치원 등원 시간대인 오전 8시 20분에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총 2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AP통신은 “헬기 추락이 사고인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의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통신 UNN은 헬기 추락 직전 헬기 내부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는 과거부터 노후화된 소련제 항공기를 사용해 오던 탓에 항공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18일(현지 시간) 헬리콥터가 추락해 내무장관을 포함한 18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우크라이나 경찰에 따르면 키이우 동쪽 브로바리에서 구급 헬리콥터가추락해 유치원 건물 등과 충돌하면서 헬리콥터에 타고 있던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예우헤니 예닌 내무차관, 다른 정부 관계자 등 18명이 사망했다.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망한 최고위급 관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헬리콥터 추락으로 숨진 사람 18명 가운데 9명은 헬리콥터에타고 있었다. 사망자에는 어린이 3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크시 쿠엘바 키이브 주지사는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총 2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헬리콥터 추락이 사고인지 러시아와의 전쟁의 결과인지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의 즉각적인 언급은 없었다”면서 “다만 최근 키이우 지역에서는 전투가 없었다”고 전했다. BBC는 어둡고 안개가 낀 날씨에 헬리콥터가 주거 지역 내 유치원 건물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여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소식을 건네듣고 눈물을 글썽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르헤 브렌데 WEF 회장은 헵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션을 시작한 후 15초간의 침묵을 참석자들에게 요청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