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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장애 관련 문의는 1577-3357로 부탁드립니다. 많은 문의로 연결이 지체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15일 오후 8시 55분 트위터에 처음으로 불편 사항을 문의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공지했다.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는 물론이고 포털 다음, 카카오 웹사이트까지 마비된 지 5시간 20분이 지난 뒤에서야 상담 창구를 안내한 것이다. 이용자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화 연결이 어렵다는 점을 항의하자 카카오는 한 발 늦게 공식 이메일 주소도 올렸다. 대다수 일반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연락 창구를 안내하기 전까지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피해 현황을 파악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선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카카오의 디지털 서비스 목록을 집단지성 형태로 취합하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카카오가 긴급 상황 때 어떠한 방식으로 공지하는 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IT 기업은 디지털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내용, 원인, 조치 내용, 상담 연락처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지침’을 통해 이러한 의무사항을 부여했다. 이 지침은 지난해 카카오톡에서 2시간 동안 발생한 메시지 전송, 수신 오류와 네이버 블로그에서 70분간 나타난 접속 장애 현상의 재발 방지 대책으로 마련된 것이다. 카카오가 서비스 장애 원인을 트위터로 공지한 시점도 오후 4시 12분으로 화재 발생 후 50여 분이 흐른 뒤였다. 이후 4시간 넘게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공식 복구 진행 상황 등을 공지하지 않았다. 카카오가 트위터에 더해 페이스북으로 장애 현황을 안내하기 시작한 것은 오후 5시 51분이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 카카오 남궁훈 홍은택 각자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한 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것은 오후 9시 40분경이다. 카카오는 사과문에서도 “복구 조치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정확한 장애 현황과 정상화 시점 등을 밝히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정보기술(IT) 기업이 이용자들에게 장애 상황 등을 제대로 알렸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카카오, 네이버 등에 서비스 장애 현상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라며 “앞으로 조사를 통해 법령 위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성남=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대규모의 장애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피해가 커진 데 대해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가 부가통신서비스로 등록돼 재난상황에서 기간통신서비스에 비해 법적·제도적 규제가 미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에서는 이번 사고 재발방지의 일환으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SK판교데이터센터 화재현장을 찾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장애가 발생한) 서비스들은 부가통신서비스로서 기간통신서비스에 비해 그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돼왔지만,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경제사회활동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도 이 상황을 엄중히 여기고 있으며 중요한 부가통신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긴급상황에 대한 예방 및 조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홍완종 과기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현행법상 사고 발생시 (기업에 대해) 자료제출 요구는 가능하지만 평상시 (재난 대비에 관한) 분석 리포트를 내거나 점검을 받는 규정들은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가통신사업자는 방송통신재난을 신속히 수습·복구하기 위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상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의 수립·시행 대상자에서 제외돼있다.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이후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에 부가통신사업자 등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포함해야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 일부 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통과가 되지 않았다”며 “속도감 있는 입법 노력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디지털 마케팅 기업 펜타브리드가 자체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인 ‘로얄 NFT 클럽(Royal NFT Club, RNC)’를 론칭했다고 12일 밝혔다. RNC는 8000여명의 NFT 얼리어답터 그룹, 1000여명의 NFT 전문가가 이끄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다. 1000개 브랜드의 NFT 초기구축 및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고, 해당 브랜드들로부터 다양한 유틸리티 혜택을 제공받는 프로젝트다. 펜타브리드는 올해 초 블록체인사업부를 신설해 멤버십 NFT 전문 에이전시 서비스 ‘로얄 NFT’를 론칭하고 이후 브랜드 NFT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한 기획을 진행한 바 있다. 프로젝트를 위해 펜타브리드는 국내 대표 NFT 마켓플레이스 ‘팔라스퀘어’를 운영하는 ㈜팔라와 ‘MZ세대들의 화폐’라 불리는 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한국문화진흥 등 다양한 플랫폼 및 파트너들과 손잡고 있다. RNC는 11월 민팅(발행)을 앞두고 파트너사들이 합류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대규모 밋업 행사도 개최한다. 행사는 이번달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NFT 1막 장, 2.0으로의 진화’를 주제로 열린다. 펜타브리드의 모회사인 혼합현실(XR)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엔피 관계자는 “XR 콘텐츠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블록체인과 NFT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메타버스를 구축하고자 전방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엔피의 XR 메타버스 콘텐츠 사업역량과 펜타브리드의 디지털 마케팅, NFT 등을 모두 활용해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남혁기자 forward@donga.com}
“LG 에이머스에서는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해커톤 대회 주제인 자율주행 센서의 안테나 제조 공정까지 교육을 받았어요. 또 교육 후에는 실제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요.” 7일 ‘LG AI 해커톤’에서 1등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은 ‘숨참고 LG Dive’팀의 권세욱 씨(26·건국대 기계공학과)가 한 말이다. 권 씨는 7월 한 달간 청년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LG 에이머스 과정을 이수했다. 에이머스(Aimers)는 AI와 Aim(조준)을 더한 단어에 ‘사람들’을 뜻하는 ‘-ers’를 붙인 합성어다. LG가 7월 한 달간 이 프로그램을 처음 운영해 1900명을 배출했다. 9일 LG에 따르면 이번 해커톤은 LG이노텍이 ‘자율주행 센서의 안테나 성능 예측’을 주제로 8월 한 달간 온라인에서 진행했다. LG 에이머스 수강생을 비롯해 외부 지원자까지 총 1421개 팀이 참여해 ‘숨참고 LG Dive’, ‘해커톤’, ‘KOPS’ 3개 팀의 13명이 수상했다. 주관사인 LG이노텍은 이들에게 채용 시 서류전형을 면제해 주기로 했는데, 실제 11명이 향후 지원 의향을 밝혔다. LG는 내년부터 1년에 2번씩 LG에이머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연간 4000명의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국내 청년들의 취업 역량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LG로서도 AI 분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기초 교육이 아닌 전문가 양성 과정으로 설계한 까닭이다. 올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해커톤은 내년부터 오프라인으로 확대될 수 있다. 온라인에선 예선을, 오프라인으로는 본선을 치르는 식이다. LG 관계자는 “오프라인 본선 기간 중 LG 계열사의 채용 담당자들이 부스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했다. AI 인재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LG뿐만이 아니다. KT는 AI 사업분야를 이끌 사내 ‘숨은 고수’를 찾기 위한 AI 해커톤 대회 ‘AI Play 2022’를 13, 14일 이틀간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다. KT는 8월 그룹 계열사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아 지난달 19∼30일 예선을 치렀다. 올해는 117개 팀 337명이 참여했다. 참가자의 70% 이상이 사원 또는 대리급 직원으로,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가 두드러졌다. ‘KT그룹 내 서비스 관련 데이터 판별·분류’라는 주제로 치러질 본선에는 20개 팀이 진출했다. 정찬호 KT IT부문 IT전략기획담당 상무는 “다양한 관점으로 데이터에 접근하고 AI를 접목하는 경험을 통해 AI·빅데이터·클라우드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다시 체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넷마블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며 ESG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사옥부터 사회공헌 활동과 정도경영 제도까지 ESG 경영의 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투자해온 넷마블은 올 7월 그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평가지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도 했다. 2020년 BB등급에서 지난해 BBB로 상향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까지의 평가에서 A로 또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환경 측면에서 넷마블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 입주한 신사옥 지타워는 에너지 절약 및 환경오염 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건축물을 목표로 자재 선정부터 설계 계획까지 건축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20년 녹색건축인증 최우수등급과 건축물 에너지효율 1+등급을 인증받으며 서울 구로구의 친환경 건축물로 자리잡았다. 사회 측면의 대표 활동으로는 건강한 게임문화를 알리기 위한 지속적인 사회공헌 사업 전개가 꼽힌다. 2018년에는 이런 활동을 고도화하기 위해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해 활동을 전문화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복지 및 인식 개선을 위해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개최, 게임문화체험관 개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장애인의 사회참여 활동을 지원 중이다. 지배구조의 경우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의 비재무/재무리스크 관리, 정도경영 및 준법경영 운영, 투명한 공시 및 주주권익 보호 등을 위한 관리체계를 확립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LG CNS는 전국 농어촌 지역 학생들에게 찾아가는 인공지능(AI) 교육 ‘AI 지니어스’를 실시하며 디지털 전환(DX) 꿈나무 육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AI 지니어스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제공하는 LG CNS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2017년부터 지금까지 135개 학교, 1만4000여 학생들이 수혜를 받았다. 올해 LG CNS는 전남 완도군과 무안군, 경북 문경시, 강원 영월군 등 농어촌 지역 9개 중학교, 286명 학생들에게 AI 교육을 진행했다. 서울 지역에서 실시한 활동까지 포함하면 연초부터 현재까지 20개 중학교, 약 1600명의 학생들이 AI 교육을 제공받았다. AI 지니어스는 청소년들이 AI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중학교 정규수업 시간에 편성돼 1일 6시간 동안 실시되며 △AI 챗봇 만들기 △AI 자율주행차 만들기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획 등으로 진행된다. 수업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DX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다. AI 챗봇만들기 시간에 학생들은 코딩도구를 활용해 블록을 조립하듯 손쉽게 챗봇을 제작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지식이 없는 학생들도 2시간이면 스스로 자신만의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자율주행차 만들기 시간에 학생들은 자동차 로봇에 이미지센서를 부착하고 로봇이 스스로 정지, 운행할 수 있도록 코딩하며 자율주행 작동원리를 배운다. 마이데이터 수업에서는 청소년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적용 가능한 서비스를 기획·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LG CNS는 연말까지 총 30개 학교 학생 3000명에게 AI 지니어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다양한 청소년이 소외없이 DX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혜 대상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애플이 19일(현지 시간) 자사 앱 마켓(장터) 내부 인앱결제 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 게임, 이모티콘, 웹툰 등을 취급하는 주요 콘텐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 달 5일까지 시스템 내부에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 업계에서는 자체 조정을 통해 인상폭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고도 없는 일방적 인상안에 앱 장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마켓의 횡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의 가격 정책은 자체 규정한 ‘티어(등급)’별로 상품의 가격이 정해지고, 티어가 높아질수록 그에 해당하는 가격이 올라가는 방식이다. 애플은 1200원이었던 1티어 가격을 1500원으로, 2티어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리는 등 전 티어별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가장 높은 87티어 상품은 119만 원에서 149만 원으로 오른다. 단, 자동으로 갱신되는 정기결제 콘텐츠는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다. 적용 2주 전에 갑자기 가격 정책 변경을 통보하면서 개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만 바꾸면 되는 게 아니라 내부 시스템도 새로 깔아야 하고, 사업·재무 부서와도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티어별 가격은 정해져 있지만, 상품의 티어 자체는 콘텐츠 플랫폼이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소비자들의 실질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존 티어를 낮추는 등의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A게임사는 상품의 티어를 조정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게임 아이템 가격이 22티어(2만7000원)였다면, 새 인상안에서 2만7000원에 해당하는 18티어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B게임사는 기존 아이템 패키지 구성을 달리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정량의 ‘쿠키’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하도록 한 네이버웹툰은 쿠키 개수를 조정해 개당 120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iOS 기준으로 쿠키 10개 1200원, 49개 5900원 식으로 구성된 자체 가격테이블이 변경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어 자체를 낮추기 힘든 저가 품목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곳도 있다. 이모티콘 구매에 2티어에 해당하는 2500원을 책정해 온 카카오의 경우 가격을 3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우려되지만 그렇다고 1티어(1500원)로 조정하면 가격을 40%나 낮춰야 하므로 수익성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들은 인앱결제를 거치지 않고 콘텐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웹 결제’를 하는 방법으로 가격 인상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앱 바깥에서 다른 경로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애플이 제재 방안을 꺼낼 수도 있다. 앞서 카카오가 구글의 인앱결제 방침에 반발해 웹 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 결제’를 유지하다 구글의 업데이트 중단 통보에 철회한 바 있다. 또한 모바일 게임의 경우 대다수가 웹 결제가 아닌 인앱결제를 통해서만 아이템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애플의 가격 인상으로 iOS-안드로이드 이용자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콘텐츠를 이용하면서도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iOS 이용자 사이에서는 같은 상품인데도 안드로이드에 비해 콘텐츠 가격이 높다는 불만이 있어 왔다. 애플의 가격 인상을 이유로 구글 역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우려된다. 앞서 구글은 6월 인앱결제를 의무화하면서 최대 15%였던 수수료율을 애플과 마찬가지로 최대 30%까지 인상한 바 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애플이 19일(현지시각) 자사 앱 마켓(장터) 내부 인앱결제 가격을 인상하며 게임, 이모티콘, 웹툰 등을 취급하는 주요 콘텐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애플의 통보 기준 약 2주 뒤인 다음달 5일까지 시스템 내부에 인상안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 업계에서는 자체 조정을 통해 인상안을 최소화하려고 움직이고 있지만 일부 품목은 실제 인상이 결정되는 등 소비자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의 가격 정책은 애플이 자체 규정한 ‘티어’별로 상품의 가격이 정해지고, 티어가 높아질수록 그에 해당하는 가격이 올라가는 식으로 결정된다. 19일 애플은 1200원이었던 1티어 가격을 1500원으로 올리는 등 전 티어별 가격을 상승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단, 자동으로 갱신되는 정기결제 콘텐츠는 가격인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애플의 가격 차트에 따르면 1티어에 해당하는 상품은 한화 1500원, 2티어는 3000원으로 시작돼 87티어 상품의 가격은 149만원으로 고정된다. 콘텐츠 플랫폼은 가격의 세부 조정을 하지 못하고 티어를 변경해야만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 티어에 따른 가격은 정해져있지만, 상품의 티어 자체는 콘텐츠 플랫폼이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소비자들이 부담할 실질적 가격인상을 낮추기 위해 기존 티어를 낮추는 식으로 대응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사는 상품의 티어를 조정해 소비자들은 인상에 따른 피해가 없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기존에 게임 내부에서 판매하던 A 아이템 의 가격이 21티어-2만 7000원이었다면, 인상안에서 2만 7000원에 해당하는 18티어로 변경해 실질적 인상액을 낮추겠다는 것이다.다른 게임사는 애플의 가격인상에 따라 기존 아이템 패키지 구성을 달리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정량의 ‘쿠키’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하도록 한 네이버웹툰은 쿠키 개수를 조정해 개당 120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iOS 기준으로 쿠키 10개 1200원, 49개 5900원 식으로 구성된 자체 가격테이블이 변경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어 변경에 따른 가격 폭이 크고 더 낮은 티어가 존재하지 않는 저가 품목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곳도 있다. 실제 이모티콘을 구매하기 위한 가격으로 기존 2티어에 해당하는 2500원을 책정한 카카오의 경우 가격을 3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를 1티어(1500원)로 낮추기에는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 그 아래는 티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소비자들은 인앱결제를 거치지 않고 콘텐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웹 결제’를 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하지만 과거 구글이 이용자들을 비교적 저렴한 외부 링크 결제 페이지로 안내한 ‘아웃링크 결제’를 허용한 카카오에 대해 업데이트 중단을 통보한 선례가 있다. 애플의 경우도 이러한 가능성이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또한 이번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대다수가 웹 결제가 아닌 인앱결제를 통해서만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된 구글, 애플 등 인앱결제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논란과도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앱마켓 시장점유율을 80%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모두 최대 30%가량의 수수료 부담을 콘텐츠 업체에 가중시켜 iOSㆍ안드로이드 대다수의 이용자가 가격인상을 경험해야 했던 반면, 이번에는 애플만이 가격인상을 단행해 iOS-안드로이드 이용자 간 형평성 문제가 가중될 전망이다. 기존에도 iOS 이용자 사이에서는 안드로이드에 비해 같은 상품에도 콘텐츠 가격이 높다는 불만이 제기돼왔다.이번 인상으로 인앱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테크의 횡포가 여전하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내달 5일까지 가격인상안에 맞춰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약 2주 전 변경 통보를 맞이한 업계는 울상이다. 명확한 이유없는 인상안 통보로 소비자에 대한 설명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떻게든 (인상안을) 맞춰야 하겠지만, 예고없는 통보로 개발 등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 방위를 위한 소행성 충돌 시험에 성공한 가운데 중국과 일본에서도 소행성 방어 및 연구를 위한 탐사 일정이 예정돼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2026년경 우주선을 충돌시켜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시킨 NASA와 유사한 기술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옌화 CNSA 부국장은 4월 “지구에 근접한 소행성에 대처하고 지구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지구 근방 소행성 모니터링 및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탐사선 ‘하야부사’를 통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소행성의 암석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소행성 탐사의 강국이다. 현재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24년 지구를 떠나 2028년 소행성 ‘파에톤’ 주위를 비행할 탐사선 ‘데스티니 플러스’를 개발 중이다. 데스티니 플러스의 역할은 ‘지구방위’보다는 ‘과학탐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국내 통신3사가 인공지능(AI)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낸다. 해외 대학과 기술 협력에 나서거나 스타트업에 투자함으로써 AI 역량을 확보해 ‘탈(脫)통신’의 핵심인 AI 산업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25일 SK텔레콤과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캐나다 토론토대에 AI 반도체 사피온 X220과 X330으로 구성된 ‘신경망처리장치(NPU) 팜’을 구축하고 공동연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NPU는 AI 딥러닝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 NPU 팜은 빅데이터를 사람의 신경망처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종의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SK텔레콤과 사피온이 토론토대에 제공하는 NPU 팜은 소형 AI 데이터센터 수준의 데이터 처리 성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AI 통화비서 플랫폼 성능 강화를 위해 외식업 예약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테이블매니저’에 20억 원을 투자한다. AI 통화비서는 소상공인을 대신해 매장으로 걸려온 고객의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다. KT는 지난달 ‘전화 예약 자동화’ 서비스를 테이블매니저와 공동 개발한 데 이어 이번 전략 투자를 단행해 양사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보유한 ‘젠틀에너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산업용 AI 솔루션 기업 젠틀에너지는 생산성 모니터링, 실시간 유지보수, 자동 부품 관리 등의 기술을 중소·중견 제조기업에 제공한다. MOU를 계기로 LG유플러스와 젠틀에너지는 ‘설비 생산성 모니터링 솔루션’ 구축에 나선다. 솔루션은 공장에 존재하는 자기장, 진동, 열, 빛 등의 에너지를 활용해 별도 전원 없이 구동되는 자가발전 센서로 설비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의견이나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자율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업, 이용자 등을 포함한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율규제 기구에 권한을 완전히 맡기기보단 일부를 위임하는 ‘부분위임 자율규제’가 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일보와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김도현 센터장)의 ‘혁신기업의 역량과 규제환경에 대한 인식조사’에 참여한 주요 기업 36곳 중 22곳은 자율규제 방식을 구체화하기에 앞서 ‘기업 각자의 의견·분석을 자세히 듣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정부나 규제 당국과의 소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객관적·장기적 수치 등 근거를 바탕으로 조사하는 작업’(9곳) ‘소비자 및 시민 의견을 자세히 듣는 작업’(3곳)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규제혁신 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면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혜택을 누리는 이용자의 입장을 함께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정부와 정치권이 사업자의 자율규제에 대한 방향이나 의지에 대해 열린 자세로 포용·청취해야 한다”며 “규제를 할 경우에도 당장의 여론이나 이익집단의 입김에 휩쓸리지 말고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적절한 자율규제 방식으로 ‘부분위임 자율규제’(17곳)를 가장 많이 선호했다. 정부가 자율규제기구에 완전하게 권한을 위임한 ‘완전위임 자율규제’(8곳)나 정부 개입·법률 없이 자발성에 근거해 운영하는 ‘자발적 자율규제’(7곳)보다 많은 선택을 받았다. 제도의 효율성과 기업의 자발성을 고려해 유연한 자율규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 응답기업 관계자는 “자발적 자율규제는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로 인해 진행이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고, 완전위임은 또 다른 규제기구가 만들어지는 것과 다름없다. 사안에 따라 전문가 그룹을 선정하는 부분위임 형태가 적합하다”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다수의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해도 실제 사용자의 경험보다는 사회적인 논란이나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대에 부딪혀 혁신이 좌절된 경험이 많다고 답변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정부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부작용을 우려해 규제를 신설하려 하고, 이익단체들은 마치 혁신 기업이 기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것처럼 여론을 조성한다”며 “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활성화돼 선순환 구조에 이를 때까지 일정 기간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기업과 이해관계자의 대립, 정부의 방관 속에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라며 “조화로운 정책을 찾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다음 달 초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거텀 아난드 구글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여야가 인터넷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아난드 부사장이 공개 반발하자 국회 차원에서 ‘기선 제압’에 나선 것.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3년째 망 사용료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구글까지 가세하면서 해외 ‘빅테크’ 콘텐츠사업자(CP)들과의 망 사용료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여야 이견 없어 ‘속도전’25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아난드 부사장 외에 넷플릭스 미국 본사의 딘 가필드 정책총괄 부사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아난드 부사장은 20일 과방위의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 공청회 직후 유튜브 코리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법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개 반발한 직후 증인으로 신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난드 부사장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내 한 사단법인에서 진행 중인 망 사용료 관련 법안 반대 서명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과방위 관계자는 “한국 국회의 입법 과정에 외국계 기업이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 반대 서명 운동을 하는 일은 흔치 않다”며 “이들이 출석에 거부할 것을 대비해 한국 대리인으로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와 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법무총괄 등도 각각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라고 했다. 구글이 입법 반대 여론전에 나선 건 한국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해외에서도 관련 법규가 속속 마련될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앞서 구글, 애플 등 대형 앱 마켓(장터)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세계 최초로 통과·시행시켜 국제적으로 조명을 받은 바 있다. 과방위는 다음 달 국감이 끝나면 망 사용료 관련 공청회를 또 한 차례 열고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 관계자는 “여야 의원 7명이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발의해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야 모두 이번 국회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美 “망 사용료 부과는 미국 기업 차별”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 전기차 보조금 차별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망 사용료 이슈로 한미 통상 마찰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이 한국에 진출한 미국 플랫폼 기업에 차별적인 법안이라며 적극적 대응에 나서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일각에선 “한국이 전기차 보조금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하지만, 한국도 망 이용료 부과 의무화 법안을 ‘넷플릭스 갑질법’으로 부르는 등 특정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USTR가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브라이언트 트릭 미 무역대표부 한국담당 부대표보는 지난달 23일 주한 미 대사관 관계자 2명과 함께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을 찾아 미국 넷플릭스 등을 대상으로 한 국내 통신사들의 망 사용료 납부 요구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USTR가 통상 관련 기관이 아닌 방통위를 방문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움직임”이라며 “넷플릭스, 구글 등에 대한 망 사용료 납부 입법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공격적이고 꾸준한 연구개발(R&D)로 ‘토종 혁신 신약’을 개발 중인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도 그 가능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신기술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국산 신약, 꾸준한 임상결과 확보로 세계시장서 주목 지난달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선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 성과가 주목을 받았다. 매년 전 세계 수만 명의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학계 최대규모의 행사다. 보령은 이 자리에서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최신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박상돈 인하대의대 교수에 따르면 카나브의 주성분인 ‘피마사르탄’과 고령자 사용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고혈압치료제 ‘페린도프릴’을 각각 고령의 고혈압 환자 100명과 93명에게 투약해 수축기혈압 변화량을 측정한 결과 피마사르탄은 페린도프릴과 같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피마사르탄이 멕시코인에게도 혈압조절 효과를 보였다. 고혈압 1·2기에 해당하는 멕시코인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피마사르탄 단일제와 복합제를 처방한 결과,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혈압강하가 관찰된 것이다. 학회에서 종근당의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전임상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연구에 따르면 CKD-510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일어나는 미세소관 붕괴를 억제, 칼슘이온의 이동을 정상화하여 심방세동 부담을 감소시키고 좌심실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CKD-510은 유전자의 이상으로 손과 발의 근육위축·모양변형,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상실을 발생시키는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인데, 심방세동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도 확인된 것이다. 종근당은 이번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장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유한양행도 국산 31호 신약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를 비롯한 신약 후보물질의 해외 임상시험을 가속화하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되며 2차 치료제로서 본격적인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공동개발사인 얀센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 병용을 통한 임상시험 결과에서 기존 치료제 복용 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상대로 뛰어난 반응률을 보이며 고무적인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렉라자뿐 아니라 유한양행의 퇴행성디스크 치료물질 ‘YH14618’의 임상3상 환자 투여도 본격화됐다. YH14618의 기술수출 파트너사인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지난달 첫 환자투여를 개시했으며, 유한양행은 개발 마일스톤 200만 달러를 수령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한민국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도 주목을 받고 있다. 스카이코비원의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은 다양한 임상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한 스카이코비원 기초접종 임상 3상 결과, 중화항체가 접종전 대비 약 33배로 증가했으며, 대조 백신과 비교해 약 3배 높은 중화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등 신기술 도입해 연구개발 가속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도입한 신약 개발 가속화도 주목된다. GC녹십자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AI 기반 신약 개발 연구소로의 변신에 나섰다. 목암연구소는 AI 기술을 접목해 5년 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및 단백질 모댈리티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플랫폼이 마련되면 유사한 질환들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타깃물질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mRNA와 단백질 모댈리티 및 저분자 화합물질을 아울러 개발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목암연구소는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을 위해 올해 1월 서울대 AI연구원과 손을 잡았다.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질병 관련 유전체-단백질 연구플랫폼을 구축하고자 상호 협력 중인 양 기관은 지난달 16일 ‘제1회 AI-바이오 연구인력 양성과정’을 개설해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JW중외제약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사례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퍼스트 인 클래스는 타깃질환에 대한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규약물 개발을 일컫는 ‘세계 최초의 약’을 의미한다. 암과 면역질환, 재생의학을 핵심 연구질환으로 설정하고 이들 질환과 밀접히 연관된 단백질인 STAT과 Wnt 경로를 타깃으로 하는 혁신 신약을 개발코자 하는 것이다. 7가지로 구성된 STAT은 세포의 성장과 변이, 증식, 분화, 사멸 등을 조절하는 인체 내 필수 단백질인데, 특히 STAT3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는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JW중외제약은 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 등 혁신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Wnt는 모든 초파리부터 포유동물까지 모든 종에서 나타나는 신호전달 경로로, 세포의 증식, 분화, 기관 형성에 필수역할을 한다. JW중외제약은 이 신호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약물 발굴 플랫폼과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탈모치료제 ‘JW0061’을 개발 중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콘텐츠를 창작, 소유, 수익화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아닌 유저가 모든 걸 소유한다는 것이 메타버스의 핵심 포인트인 셈이죠.” 전 세계적으로 4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의 세바스티앵 보르제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일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샌드박스에선 회사가 아이템 등 플랫폼 내 요소를 임의로 삭제할 수 없다”며 “메타버스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유저 중심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 게임 플랫폼으로 운영을 시작한 더 샌드박스는 초기부터 유저들이 게임 내 가상공간에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주목받았다. 2020년 초반 메타버스 열풍이 불기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유저들은 가상 부동산인 ‘랜드’를 구매해 그 공간 내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작, 공유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아이템이나 오브제를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구매해 소유한다. 거래에는 가상화폐 ‘샌드’가 사용된다. 보르제 COO는 “운영 초기 제작된 콘텐츠들로 회사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정작 콘텐츠 제작자들은 적절한 수익을 공유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2017년에 도입되기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과 NFT를 통해 유저들이 콘텐츠에 대해 진정한 소유권을 얻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실현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메타버스 열풍이 한풀 꺾인 게 사실이다. 관련 기업의 손실 및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가상자산의 약세장도 길어지고 있다. 보르제 COO는 “유저들에게 실체가 있는 대상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유저들에 의해 수많은 콘텐츠가 제작돼야 하며, 유저 간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FT와 블록체인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플랫폼 간 호환’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NFT가 특정 메타버스 플랫폼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플랫폼에 축적된 ‘명성’이나 ‘경험’들도 다른 플랫폼에서 활용되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보르제 COO가 꿈꾸는 메타버스 세계관의 미래는 단순히 게임을 넘어 사람들이 소통하고, 배우고, 플레이하며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 더 샌드박스는 채널A를 비롯해 워너뮤직그룹, SM엔터테인먼트, 아디다스, 구찌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맺고 문화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다. 보르제 COO는 “메타버스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해 감명 깊은 무언가를 볼 수도 있고, 디자이너, 큐레이터 등 새로운 직업도 창출될 수 있다”며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콘텐츠들도 더 샌드박스 안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올해 12월부터 예산 1000억 원 이하의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정부 정책 추진을 위한 시급한 R&D 사업은 ‘패스트트랙(신속 조사) 제도’로 예타 기간을 기존보다 75일 단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예타 제도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16일 열린 제7회 국가연구개발 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의결해 확정됐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부터 기획재정부로부터 신규 R&D 사업 예타 권한을 위탁받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2023년 정부 R&D 예산은 30조7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9000억 원(3.0%) 늘었다. 정부 R&D 예산이 3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타 없이 추진할 수 있는 R&D 사업 기준은 완화됐다. 기존에는 사업비 500억 원 이하의 사업에 한해 예타 조사를 면제했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14년 만에 기준액을 2배로 올렸다. 대형 R&D 사업의 점검 체계는 강화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가 1조 원 이상이면서 사업 기간이 6년을 넘어서는 대형 사업은 사전검토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2개월로 늘린다. 7명이 참여하는 소위원회에서 사전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적정 규모 사업은 효율적으로 추진하되 대형 R&D와 관련해선 투자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 관련 R&D 사업 중 총 사업비 3000억 원 이하로 사업 기간이 5년을 넘지 않으면 예타 기간을 단축해주는 패스트트랙 제도도 시행한다. 각 부처의 R&D 총괄 부서에서 자체 타당성 평가를 거친 사업이면 예타 기간을 현행 7개월에서 4개월 15일로 단축하는 것이다. 예타 통과 이후에도 첨단 기술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사업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 R&D 사업도 기술 발전 속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겠다는 취지다. 현행 예타 제도는 통과될 당시의 계획대로만 R&D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더 효과적인 기술이 나와도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과기정통부는 우주항공, 반도체, 6세대(6G) 이동통신 등 기존 10대 국가전략기술에 더해 추가 중점지원 분야를 선정해 내년까지 구체적인 R&D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018년에 정부 R&D 업무를 위탁받은 후 가장 큰 폭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가전략기술, 탄소중립 등 주요 정책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올해 추석 연휴 기간(9∼12일) 해외여행 이용자 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크게 늘었다. 야놀자와 인터파크가 여가 데이터를 분석해 15일 발표한 ‘2022 추석 연휴 여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 추석 연휴의 해외여행 패키지 이용자 수와 국제선 항공 이용률은 각각 1664%, 2824% 급증했다. 해외 인기 여행지는 항공권 기준 베트남(15%)이 1위로 나타났고 괌(10%), 태국(9%)이 뒤를 이었다. 짧은 연휴 기간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배달앱 요기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추석 명절 시즌의 주문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페·디저트의 주문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연휴 해당 카테고리의 전체 일평균 주문은 2020년 추석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가장 인기 있었던 메뉴는 아메리카노였다. 명절 음식을 준비한 후 잠깐의 휴식 중 카페·디저트를 찾은 고객이 많았던 것으로 요기요는 분석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구글과 페이스북(메타)이 이용자 동의 없이 각종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사실이 적발돼 총 1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구글에 부과된 과징금 692억 원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구글에 692억 원, 메타에 3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2월부터 회원들이 다른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구매하거나 검색한 이력 등을 구글과 페이스북이 수집, 활용했는지 집중 점검했다. 점검 결과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관심과 흥미, 기호 등을 파악하고 맞춤형 광고를 하기 위해 회원들이 타사 서비스에서 활동한 정보를 수집, 분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두 회사는 해당 정보를 수집, 분석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고 동의도 받지 않았다. 특히 구글의 경우 2016년부터 해당 정보를 수집하면서 회원 가입 시 수집 여부 ‘동의’에 자동 체크해 놓고 ‘미동의’로 바꿀 수 있는 설정 화면을 가려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반면에 유럽 이용자들에게는 회원 가입 시 정보 수집 여부 등을 직접 선택하도록 동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메타 역시 2018년부터 페이스북이 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 등에 활용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고 동의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메타는 최근 해당 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가 이용자들이 반발하자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구글과 메타의 이 같은 방침 때문에 한국 이용자의 상당수(구글 82% 이상, 메타 98% 이상)가 타사 서비스 활동 정보 수집을 허용하고 있었다. 개인정보위는 과징금과 함께 두 회사에 “정보 수집 및 이용 여부를 이용자가 쉽고 명확하게 인지하고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알리고 동의를 받으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두 회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메타는 “이번 결정에 동의할 수 없으며, 법원의 판단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안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글도 “심의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는 온라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근절을 위한 글로벌 테크기업 연합체 ‘테크 코얼리션’에 가입했다고 14일 밝혔다. 테크 코얼리션은 온라인 환경에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 근절을 위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연합체로,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총 27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아동·청소년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12월 미국에 글로벌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안전 전문 팀’을 신설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다. 우선 인공지능(AI) 기반의 음란물 검출 기술을 도입하고, 욕설 필터링 및 그루밍 등 성착취 검출 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제페토 애플리케이션(앱) 화면마다 신고 기능을 탑재해 부적절한 계정 및 콘텐츠, 댓글, 아이템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7월 22일 경기 광명시 ‘샌드박스 스튜디오’. 프로축구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골을 넣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엔 녹색 그라운드와 둥근 공 대신 모니터와 키보드뿐. ‘실제 축구’가 아닌 게임사 넥슨이 서비스하는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를 통해 e스포츠 프로팀과 아마추어팀, K리그 구단 대표팀이 우승컵을 놓고 펼치는 ‘가상 축구’ eK리그의 모습이었다. ‘실제 축구’와 ‘가상 축구’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게임을 통해 신규 유저층을 확보하려는 게임사와 젊은 시청층을 확보하려는 스포츠계의 요구가 맞물리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융합하는 형태로 플랫폼 및 팬덤 영역 확장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eK리그를 운영하는 넥슨은 지난달 7일부터 피파온라인4 공식 홈페이지에서 실제 국내 축구 리그인 K리그 중계도 시작했다. 게임사가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해 송출하는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이다. 게임사답게 해설자와 캐스터가 경기 내용만을 중계하던 기존 스포츠 중계를 답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 기능을 도입해 팬덤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인터넷 방송의 인터랙티브 요소를 끌어들여 젊은층의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게임사와 K리그의 협력은 각계의 생태계 확장을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넥슨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 피파온라인에도 유저층이 늘어나는 등 현실에서의 축구 열풍이 게임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며 “실제 스포츠와 게임의 접촉은 플랫폼의 외연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관람객 유치에 열중하고 있는 축구계도 게임사와의 협력이 반갑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발간한 ‘2021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에 따르면 프로축구 팬을 성별, 연령별로 분석할 때 30대 남성의 비중이 19.5%로 가장 높고, 이어 40대 남성(15.9%), 30대 여성(14.4%) 순이다. 반면 14∼19세 팬의 비중은 남성과 여성을 모두 합쳐도 5.1%에 그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게임은) 젊고 신규 유입이 가능한 잠재적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경로”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와 게임의 융합은 글로벌 차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993년부터 게임사 EA와 ‘피파’ 명칭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해 동명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도 ‘피파e월드컵’ ‘피파e클럽월드컵’ 등 공식 e스포츠 대회를 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심했던 2020년에는 게임 등을 통한 라이선싱 수입이 1억5900만 달러(약 2198억 원)로 FIFA 전체 수익의 60%에 육박했고, 지난해에도 1억8000만 달러(약 2489억 원)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 하반기 발매를 앞둔 ‘피파23’을 마지막으로 EA와 FIFA의 30년 동행이 끝날 예정이어서 어느 게임회사가 FIFA의 파트너가 될지도 게임업계의 큰 관심사다. FIFA는 새로운 협력사와 손을 잡고 2024년 출시되는 새로운 게임 개발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중소 온라인 유통업체 A사는 최근 온라인 쇼핑 이용자 증가로 택배 물량이 몰려들자 물류로봇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하지만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예상되는 비용이 문제였다. 이 회사는 대안으로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LG CNS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로봇을 구매해 현장에 도입하는 대신 물류센터 크기와 용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로봇을 임차해 이용할 수 있다. A사 관계자는 “비용 때문에 로봇 도입을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합리적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로봇이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서 자리 잡으면서 로봇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이용하려는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고객 맞춤형 로봇 상품이나 로봇 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 등 로봇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로봇 대중화’ 시대가 빠르게 열리는 것이다. 식당 등에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다양한 로봇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로봇 임대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에는 월 75만 원을 지불하고 24개월간 약정 형태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고 만기 때 소유를 결정하는 유예형 △매월 똑같은 금액을 내고 계약기간 종료 시 로봇을 소유할 수 있는 소유형 △약정 기간 동안 로봇을 이용하고 반납하는 반납형 등으로 이용 방법을 세분화했다. KT는 아예 ‘오프라인 로봇 매장’을 열었다. KT는 서울 용산 전자랜드 매장에 KT 로봇관을 열고 자사 주력 로봇인 서비스로봇과 방역로봇을 시연, 판매한다. KT 관계자는 “기존의 로봇 판매가 B2B(기업 간 거래)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오프라인 진출은) 전시 및 모객 효과를 얻을 수 있는 B2C(기업 대 고객) 방식으로 로봇 판매 채널이 확장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의 대중화’가 진행되며 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대당 비용도 줄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 증가로 로봇이 양산화 과정을 거치며 대당 억대 수준이었던 가격이 2000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보다 효율적으로 로봇을 이용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클라우드 등 IT를 연구 및 도입하는 기업도 있다. 최근 자사 사옥 1784를 ‘로봇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는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가 개발 중인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와 ‘5G 클라우드’ 등의 기술은 로봇이 아닌 로봇을 통제하는 공간을 지능화하고, 그 대신 각 로봇을 ‘브레인리스’로 만들어 개별 로봇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핵심이다. 고성능 처리장치를 클라우드에 저장할 경우 대당 1500달러가량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봇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막고 안전하게 로봇과 공존하기 위한 부가 산업이나 관련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지난해 DB손해보험과 KT는 서비스 로봇 전용 보험 상품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는 방역로봇 전용 상품도 내놓았다. 로봇의 오작동으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200만 원 내외의 치료비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로보틱스는 병원 수술기구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마 방식의 살균으로 대면(對面) 방역이 가능한 방역로봇을 1일 출시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