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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격왕 만들어주기’ 짬짜미 의혹이 불거졌다. 2군 최강팀 상무에서 서호철(25·원 소속팀 NC)을 남부리그 타격왕으로 만들어주려고 8, 9일 경기에서 상대팀 KIA에 일부러 안타를 맞아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두 경기에서 번트 안타를 하나씩 때린 서호철은 타율 0.388로 롯데 김주현(0.386)을 제치고 타격왕에 올랐다. 13일 관련 제보를 받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상무와 KIA에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KBO는 두 팀에서 경위서를 제출하는 대로 당시 현장에 있던 경기운영위원과 기록위원이 작성한 자체 보고서 등과 대조해 진상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IA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에서 가을은 ‘해고의 계절’이다. 가을 야구계는 포스트시즌 축제를 만끽하는 이들보다 유니폼을 벗는 이들이 더 많다. 지난해 한화를 18연패 수렁에서 건져낸 노태형(26)도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누군가 떠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는 아예 기회를 얻을 수 없는 법. 한화도 노태형에게 8년간 기회를 줬다. 다들 가을걷이에 한창인 이때 새로 씨를 뿌려야 하는 모든 이의 앞길에 행운이 있기를….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격왕 만들어주기’ 짬짜미 의혹이 불거졌다. 2군 최강팀 상무에서 서호철(25·원소속팀 NC)을 남부리그 타격왕으로 만들어주려고 8, 9일 경기에서 상대팀 KIA에 일부러 안타를 맞아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두 경기에서 번트 안타를 하나씩 때린 서호철은 타율 0.388로 롯데 김주현(0.386)을 제치고 타격왕에 올랐다. 13일 관련 제보를 받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상무와 KIA에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KBO는 두 팀에서 경위서를 제출하는 대로 당시 현장에 있던 경기운영위원과 기록위원이 작성한 자체 보고서 등과 대조해 진상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IA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관련자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대부분의 종목에서는 남자부 인기가 여자부보다 높다. 한국 프로배구 V리그는 여자 골프와 더불어 다소 예외라고 할 수 있다. TV 중계 시청률로 보면 확실히 그렇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평균 시청률은 1.29%로 역대 남녀부를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남자부 시청률은 0.81%에 그쳤다. 16일 막을 올리는 새 시즌에도 이런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 4강에 진출하면서 국민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반면 남자 대표팀은 아예 본선 무대에 서 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서 펴낸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프로배구 여자부 관중 가운데 55.1%는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고 프로배구 팬이 됐다. 리그 내부적으로는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남자부 인기가 여자부에 뒤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7위)에 그쳤고, 현대캐피탈 역시 6위에 만족해야 했다. 새 시즌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삼성화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을 경험하면서 훈련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현대캐피탈은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히메네스(31·콜롬비아)가 자가 격리 기간 중 부상을 당해 언제 출전이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6승(30패)에 그친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려면 일단 현대캐피탈부터 잡아야 한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6전 전승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은 후배의 ‘도발’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국내 선수만 뛴다고 우리 팀을 만만하게 보면 어떤 일이 나타나는지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NC 사이드암 투수 이재학(31)이 ‘스트롱베리’ 모드를 선보이며 팀의 ‘가을 야구’ 진출 불씨를 지켜냈다. NC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경기에서 안방 팀 두산을 5-0으로 물리쳤다.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선발 투수로 나선 이재학은 9이닝 동안 안타 1개와 사사구 3개(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2개)만 내주면서 완봉승을 거뒀다. 이재학이 프로 데뷔 이후 완봉승을 거둔 건 이번이 두 번째로 2013년 8월 31일 SK(현 SSG)와의 문학 방문경기 이후 2998일 만이다. 2013년은 이재학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승(5패)을 기록한 시즌이기도 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이재학은 빨간 볼과 여드름 때문에 ‘딸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입단 이후 2년 동안 주로 퓨처스리그(2군)에 머물던 그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옮긴 뒤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러면서 별명도 강한(strong) 딸기(strawberry)라는 뜻인 ‘스트롱베리’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재학이 2013년 첫 완봉승을 거둘 때처럼 직구 제구력과 완급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고 평했다. NC는 이날 승리로 5할 승률(61승 7무 61패)에 복귀하면서 SSG(60승 12무 60패)와 함께 공동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키움도 이날 대구에서 안방팀 삼성을 상대로 2-0, 6회말 강우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키움 선발 정찬헌(31)도 행운의 완봉승을 올렸다. 키움 이정후는 이날 1회초에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면서 5년 연속 150안타 고지를 밟았다. 이날 23세 1개월 25일인 이정후는 NC 나성범(32)이 2018년 기록한 이 부문 최연소 기록(29세 11개월 8일)을 6년 가까이 앞당겼다. 롯데는 사직 안방경기에서 LG를 4-2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벗어나며 가을 야구 불씨를 되살렸다. 선두 KT는 수원에서 9위 KIA와 7-7로 비겼다.▽ 15일 전적N C 5-0 두산L G 2-4 롯데키움 2-0 삼성 <6회 강우 콜드>K I A 7-7 K T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LA 다저스가 132년 만에 ‘가을 야구’ 무대에서 만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꺾고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다저스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안방 팀 샌프란시스코를 2-1로 물리치고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 진출을 확정했다.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는 17일부터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애틀랜타와 7전 4승의 NLCS를 치른다. 두 팀이 모두 내셔널리그 소속이 된 1890년 이후 두 팀 간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다저스가 ‘브루클린 브라이드그룸스’라는 이름으로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AA)에 속해 있던 1889년 두 팀은 각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월드시리즈’라는 타이틀을 걸고 맞붙었던 적이 있다. 11전 6승제로 열린 당시 시리즈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전신 뉴욕 자이언츠가 6승 3패로 승리를 차지했다. 정규리그에서 이미 2500번 이상 맞붙은 라이벌 사이를 증명하듯 두 팀은 이날 최종 5차전에서도 8회말까지 1-1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균형을 깨뜨린 건 정규시즌 타율이 0.165밖에 되지 않았던 코디 벨린저였다. 9회초 1사 1, 2루에 타석에 들어선 벨린저는 2루 주자 저스틴 터너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로 팀에 2-1 리드를 안겼다. 1점차 리드를 잡은 다저스는 9회말 ‘에이스’ 맥스 셔저를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저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오프너’ 카드를 들고 나왔다. 원래 선발로 예고했던 훌리오 우리아스 대신 불펜 투수 코리 네블을 첫 번째 투수로 내세운 것. 2회말에도 불펜 투수 브루스다르 그라테롤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 선수는 실점 없이 3회말 마운드를 우리아스에게 넘겼다. 다저스는 6회초에야 선취점을 뽑았다. 1사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무키 베츠가 좌전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베츠는 계속해 코리 시거가 2루타를 치는 사이 홈을 밟으면서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베츠는 이날 4타수 4안타 1도루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위기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를 구한 건 KBO리그 삼성 출신 다린 러프였다. 러프는 6회말 우리아스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점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러프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에 남긴 첫 번째 홈런이었다. 러프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리그에서도 포스트시즌 무대서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팀이 결국 패하면서 그의 가을 야구도 이날 멈춰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번 시즌 KBO리그는 ‘무 재배’가 한창이다. 14일까지 열린 총 653경기 가운데 39경기(5.9%)가 무승부로 끝났다. 무승부 경기 수와 비율 모두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가장 높다. 지난해까지 무승부 경기 수(24경기)와 비율(4.5%) 모두 역대 1위였던 2004년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차이다. 게다가 아직 시즌 일정을 10% 정도 남겨둔 상태라 무승부 경기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올해 무승부 경기가 이렇게 늘어난 건 후반기 들면서 연장전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연장 12회까지 진행한 뒤에야 무승부를 선언했던 전반기에는 무승부로 끝난 경기가 3경기밖에 없었다. 그러다 2020 도쿄 올림픽 휴식기 영향 등으로 남은 경기 일정이 빡빡하다는 판단에 따라 연장전을 폐지하면서 무승부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2004년에 무승부가 많았던 것도 오후 10시 이후에는 새로운 이닝을 시작할 수 없도록 한 당시 규정 때문이었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열심히 ‘무’를 키운 팀은 이번 시즌 출범한 SSG다. SSG는 12일 안방경기에서 LG와 4-4로 비기면서 시즌 12번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무승부로 SSG는 2004년 롯데(11무)의 종전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6위 SSG가 12무 가운데 절반만 이겼다면 66승으로 3위에 자리할 수 있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무’ 풍년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이번 시즌 개막 때부터 아예 연장전을 없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 때문이었다. 그 결과 같은 날 기준으로 전체 812경기 가운데 97경기(11.9%)가 무승부로 끝났다. 역시 2012년에 나온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다 무승부 경기(74경기)를 뛰어넘은 결과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는 팀당 평균 16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1982년 주니치가 세운 이전 최다 무승부 기록(19경기)이 ‘귀엽게’ 보이게 만들고 있다. 소프트뱅크(20무)가 이미 당시 주니치 기록을 뛰어넘었으며 요미우리와 지바롯데가 각각 19경기 무승부로 당시 주니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승부치기 제도를 통해 승부를 가렸다. 연장 10회가 되면 주자를 2루에 놓고 경기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승부치기가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야구 전통’을 훼손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미국 CBS 방송은 “12회 이후까지 진행한 경기는 전체 0.4%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메이저리그도 12회까지 동점이면 무승부로 처리하는 게 승부치기보다 낫다”고 보도하기도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우리카드, 우리카드, 우리카드, 우리카드…. 우리카드가 프로배구 남자부 7개 구단 사이에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2021∼2022 도드람 V리그 개막(16일)을 사흘 앞두고 13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우리카드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2021 의정부·도드람컵대회 정상을 차지한 우리카드는 ‘트레블’(컵대회,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모두 우승) 달성에 첫걸음을 뗀 상태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득점 2위(903점)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건재한 데다 나경복, 한성정 등 ‘토종’ 날개 공격수 기량도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반면 다른 팀은 주전 선수 이탈, 외국인 선수 부상 등으로 전력에 구멍이 뚫린 상태로 시즌을 맞는다. ‘새 시즌 포부를 다섯 글자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좀 더 잘하자”고 답했다. 이는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늦추지 말자는 당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카드를 꺾고 통합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에 새로 부임한 핀란드 출신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같은 질문에 “스마트하게”라고 답했다. 대한항공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정지석이 데이트 폭력 가해 혐의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그래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지석이 없어도 우리만의 배구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자신만만해했다.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와 16일 개막전을 치른다. 다섯 글자로 표현한 새 시즌 포부에 대해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OK 우승 읏”,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다시 봄 배구”,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한전 준비 끝”,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조심해야지”,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봄 배구 가자”로 정리했다. 7시즌 만에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고 V리그 무대에 복귀한 ‘쿠바 특급’ 레오나르도(레오)는 경계 대상 1호 선수로 꼽혔다. 레오는 “삼성화재 시절에는 어렸기 때문에 무조건 힘만 앞세웠다. 지금은 노련해졌을 뿐 아니라 힘도 더 좋아졌다”며 “무조건 팀 우승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US오픈 테니스 대회 우승으로 ‘뉴욕의 신데렐라’가 된 에마 라두카누(19·영국)는 런던으로 돌아가자마자 앤드루 리처드슨 코치(47)부터 잘랐다. 선수 시절 최고 랭킹이 96위였던 코치는 이제 ‘급’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이후 코치를 구하지 못한 라두카누는 ‘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로 통하는 인디언웰스 마스터스에 나 홀로 출전했고 결과는 2회전 탈락이었다. ‘깜짝 스타’에게는 급이 맞는 코치보다 초심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메이저리그 보스턴의 안방 구장 ‘펜웨이 파크’가 팀 승리를 도왔다. 보스턴은 안방 경기로 열린 11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 3승제) 3차전에서 13회 연장 접전 끝에 탬파베이를 6-4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백업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31)가 연장 13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높이 11m짜리 왼쪽 담장 그린 몬스터를 넘어가는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4-4로 맞선 13회초에 탬파베이가 먼저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사 1루 상황에서 케빈 키어마이어(31)가 우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비거리 381피트(약 116m)짜리 타구를 날린 것. 1루에 있던 얀디 디아스(30)가 홈을 밟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그러나 담장에 맞고 튄 공이 보스턴 우익수 헌트 렌프로(29)의 몸에 다시 맞은 뒤 다른 구장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낮은 담장(높이 1.5m)을 넘어가면서 인정 2루타 판정이 나왔다. 이 판정으로 디아스는 3루에 멈출 수밖에 없었고 결국 탬파베이는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감해야 했다. 한편 반대편 ALDS에서도 안방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이겼다. 휴스턴 방문 2연전을 모두 내주고 안방 구장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로 돌아온 화이트삭스는 12-6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4차전까지 끌고 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계 키커 구영회(27·애틀랜타 팰컨스)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9·토트넘)의 안방 무대에서 킥 실력을 뽐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구영회는 10일 밤(현지시간) 토트넘의 안방인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뉴욕 제츠와 맞붙은 ‘2021 NFL 런던 게임스’에서 2쿼터 종료 2초 전 이번 시즌 개인 최장 거리인 52야드(약 47.5m) 필드골을 성공시켰다. 1쿼터에도 31야드 필드골(3점)로 팀에 선취점을 안긴 구영회는 보너스킥(1점) 3개도 모두 성공하면서 팀의 27-20 승리를 도왔다. NFL은 마케팅 차원에서 2007~2008시즌부터 1~4경기 일정을 런던에 배정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NFL 경기가 열린 건 이날이 세 번째로 6만589명이 구장을 찾았다. 구영회는 3월 손흥민과 화상으로 만나 서로 응원하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구영회는 A매치 출전으로 영국에 없는 손흥민에 대해 “만났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며 아쉬워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결국 슬라이더 하나가 두 팀의 운명을 갈랐다. 슬라이더를 받아 친 LA 다저스는 다음 게임 출전권을 따냈고, 슬라이더를 던진 세인트루이스는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월드시리즈 2연패를 노리고 있는 다저스는 7일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로 열린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세인트루이스를 3-1로 물리쳤다. 두 팀이 1-1로 맞선 9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다저스 9번 타자 크리스 테일러(31)가 세인트루이스 5번째 투수 알렉스 레예스(27)가 던진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해당 경기로 시리즈 승패가 갈리는 ‘승자 독식’ 게임에서 끝내기 홈런이 나온 건 MLB 역사상 이번이 다섯 번째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 NL 디비전시리즈(DS·5전3승제)에서 맞붙게 됐다. 두 팀은 1890년부터 100년 넘게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사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처음 만난다. 정규시즌에서는 총 2535번 맞대결을 벌였으며 샌프란시스코가 1269승 17무 1247패(승률 0.504)로 근소하게 우위다. 이번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샌프란시스코가 10승 9패로 앞서 있다. 결국 이 1승 차이가 이번 시즌 두 팀의 운명을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NL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 시즌에는 106승(56패)을 거두고도 107승(55패)을 기록한 샌프란시스코에 뒤져 지구 2위로 밀려나면서 NLWC부터 올해 포스트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두 팀이 맞붙는 올해 NLDS 1차전은 9일 오전 10시 37분 샌프란시스코 안방 오라클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한편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도 NLWC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다. 이날 패배로 이번 시즌을 마감하면서 김광현과 세인트루이스의 2년 계약도 막을 내렸다. 김광현은 이 기간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7을 남겼다. 9월에만 팀 최다인 17연승을 질주한 세인트루이스의 불같은 뒷심도 포스트시즌에서는 한 경기 만에 사그라들고 말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KIA가 갈 길 바쁜 롯데의 5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KIA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안방 팀 롯데를 4-2로 제압했다. KIA 선발로 나선 사이드암 윤중현(26)은 이전 10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6점을 뽑아낸 롯데 타선을 5이닝 동안 2실점으로 막고 시즌 4승(3패)을 거뒀다. 이날도 롯데가 3회말 선취점을 냈지만 KIA가 4회초에 박정우(23)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한 뒤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두산은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9회초 터진 대타 김인태(27)의 역전 3점 홈런을 앞세워 4-3으로 승리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두산은 9회초 2사 1, 2루에서 김인태가 강재민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3점포를 만들어냈다. 고척에서는 삼성이 안방 팀 키움을 9-3으로 물리쳤다. 삼성 선발 뷰캐넌(32)은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14승(5패)을 기록하면서 요키시(32·키움)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나섰다. 수원에서는 NC가 KT를 4-2로 물리치고 방문경기 8연패에서 벗어났다.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NC 선발 루친스키(33) 역시 시즌 14승(8패)으로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6일 전적SSG 1-4 LGSSG 11-3 LGK I A 4-2 롯데N C 4-2 K T삼성 9-3 키움두산 4-3 한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올해 프로야구를 상징하는 낱말은 ‘볼넷’이다. 올해는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볼넷이 가장 자주 나오는(9이닝 4.24개) 해다. 프로야구 경기에서 9이닝당 볼넷이 4개를 넘어간 건 2009년(4.09개)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그나마 전반기에는 4.45개였던 기록이 후반기 들어 3.89개로 12.7% 정도 줄었다.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를 갖춘 2015년 이후 전·후반기 기록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6년 동안에는 평균적으로 전반기 3.49개, 후반기 3.52개로 0.03개 차이였다. 올해 후반기 들어 생긴 제일 큰 변화는 연장전 폐지다. 올해는 9회까지 무승부일 경우 연장전 없이 승패를 가리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한다. 실제로 올해 전반기 연장전 때는 전체 405타석 가운데 17.8%(72타석)가 볼넷으로 끝났다. 정규이닝 볼넷 비율(10.5%)보다 70% 가까이 높은 숫자다. 이에 대해 한 프로야구 구단 프런트는 “경기가 연장까지 흐르게 되면 사실상 ‘패전 처리’에 해당하는 선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동점 상황에서도 마무리 투수가 9회에 등판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필승조’가 마운드를 오래 지키다 보니 볼넷이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투수들 사이에 실력 편차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그 참여 팀 숫자가 늘어나면 몸에 맞는 공 숫자가 늘어난다. 팀 숫자가 늘어난다는 건 이전이라면 마이너리그에 있어야 할 투수가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뛰게 된다는 뜻이다. 이런 투수는 몸쪽 승부에 약점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몸에 맞는 공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현재 9이닝당 몸에 맞는 공은 0.57개로 지난해(0.50개)보다 역시 13% 정도 늘었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합친 사사구 증가율 13.3% 역시 10개 구단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숫자다. 메이저리그 연구 결과를 한국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현재 KBO리그에는 1군 전력이 못 되는 투수가 적지 않게 뛰고 있는 것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빅보이’ 이대호(39·롯데·사진)가 KBO리그 역대 14번째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SSG)는 최고령 20도루 기록을 세웠다. 이대호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안방 더블헤더 1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대호는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루 쪽 파울라인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로 2000안타 기록을 완성했다. 이 안타는 이대호의 시즌 100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2004년 처음 세 자릿수 안타(110개)를 기록한 이대호는 이후 일본과 미국에서 뛴 2012∼2016년을 제외하고 13년 연속 100안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4-3으로 1점 차 승리를 거둔 롯데는 2차전에서도 3-2 진땀승을 거두고 전날부터 이어진 3연전에서 선두 KT에 싹쓸이 승리를 기록했다.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28)은 이날 두 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한편 추신수는 같은 날 NC와의 방문경기에서 1회초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번 최항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양준혁(은퇴·만 38세 4개월 9일)을 넘어 역대 최고령(만 39세 2개월 17일) 20도루 기록을 새로 썼다. 현재 18홈런을 기록 중인 추신수는 KBO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에도 도전한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선발 미란다(32)의 7이닝 9탈삼진 5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LG를 2-0으로 제압했다. KIA도 선발 다카하시(24)의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바탕으로 키움에 6-0 완승을 거뒀다. 다카하시는 한국 데뷔 첫 승을 거뒀다. 11승(9패) 투수 김민우(26·한화)와 13승(5패) 투수 원태인(21·삼성)이 맞대결을 벌인 대구에서는 한화가 삼성을 8-2로 물리쳤다.K T 3-4 롯 데K T 2-3 롯 데두 산 2-0 L G한 화 8-2 삼 성SSG 3-3 N C키 움 0-6 K I A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번 불 붙은 방망이가 식을 줄을 모른다. KBO리그 최다 안타 1위로 올라선 롯데 외야수 전준우(35) 이야기다. 전준우는 8월 31일까지만 해도 최다 안타 공동 5위(안타 109개)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이 부문 선두 KT 강백호(128개)와는 19개 차이. 그러나 9월 들어 강백호(21개)보다 2배도 더 많은 안타 43개를 몰아치면서 순위를 뒤집었다. 9월말 현재 전준우(152개)가 강백호(149개)보다 안타 3개가 더 많다. 2018년 최다 안타 1위(190개)를 차지한 적이 있던 전준우는 “지난주에 말도 안 되게 안타를 많이(21개) 치다 보니까 (타이틀 탈환) 기회가 왔다”면서 “안타를 많이 치면 팀에 그만큼 더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주일 사이에 안타를 20개 이상 때린 건 프로야구 역사상 전준우가 처음이다. 전준우의 방망이는 득점권이 되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다. 전준우는 9월까지 득점권 타율 0.434(129타수 56안타)를 남겼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전준우는 “지난해에는 득점권 타율(0.274)이 높지 않아서 욕을 많이 먹었다”면서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계속 타점을 올리다 보니까 주자가 쌓이면 자신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5위 키움에 5.5경기 뒤진 8위로 10월을 맞이했다. 이번 시즌부터 롯데 주장을 맡고 있는 전준우는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오랜만에 찾아 온 ‘가을 야구’ 진출 기회를 꼭 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제 24경기가 남았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전이 일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지머니’ 최지만(30·탬파베이)이 통산 370번째 출전한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통산 50번째 홈런을 날렸다. 최지만은 30일 휴스턴 방문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팀이 3-0으로 앞선 5회초 1사 1, 3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루이스 가르시아(25)가 던진 초구 커브를 공략해 시즌 11호이자 통산 50호 홈런을 때려냈다. 팀은 7-0으로 완승을 거뒀다. 왼손 타자 최지만은 전체 50홈런 가운데 46개(92%)를 오른손 투수로부터 뽑아냈다. 가르시아도 오른손 투수다. 통산 왼손 투수 상대 홈런은 4개지만 이 중 최지만이 왼쪽 타석에서 때려낸 홈런은 3개뿐이다. 나머지 홈런 1개는 지난해 7월 27일 안방경기 때 오른손 타석에 들어서 기록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가운데는 추신수(39·현 SSG)가 최다 홈런 기록(218개) 주인공이고 그다음이 최지만이다. 지난해까지는 강정호(46개·은퇴)가 2위였지만 올해 들어 최지만이 2위로 올라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사진)의 두 자릿수 승수-홈런 기록 달성이 결국 무산됐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30일 “오타니가 남은 시즌에 더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현재 투수로 9승, 타자로 45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오타니는 1승만 더하면 1918년 베이브 루스(13승·11홈런) 이후 103년 만에 ‘10승-10홈런’을 동시에 남기는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남은 4경기에 전부 타자로만 출전하기로 하면서 기록 달성도 무산되고 말았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오타니는 지난달 20일 오클랜드전에 선발 등반해 8이닝 2실점, 27일 시애틀전에서는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타선 지원 부족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당초에는 오타니가 4일 열리는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10승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기록 도전을 접기로 했다. 타석에서 타율 0.258, 45홈런, 100타점을 기록 중인 오타니는 결국 23경기에 등판해 130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의 기록으로 올해 ‘투수 일정’을 마감하게 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두산이 KT를 꺾고 4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두산은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KT를 8-3으로 물리쳤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58승 5무 53패(승률 0.523)를 기록하며 5위 키움(59승 5무 57패)에 1.5경기 차로 앞섰다. 3위 LG(61승 5무 48패)와는 4경기 차다. 두산 선발 곽빈(22·사진)이 이날 5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다. 곽빈은 또 7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곽빈은 9월 이후 3승 1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면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시즌 전체 성적은 4승 6패 평균자책점 4.07이다. 두산 타선도 14안타를 몰아치면서 곽빈의 호투에 부응했다. 양석환이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김재환도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한편 창원에서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안방 팀 NC가 KIA에 4-1 5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다. NC 선발 이재학은 행운의 완투승을 기록했다. 창원 더블헤더 2차전을 비롯해 이날 예정이던 나머지 4경기는 비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K I A 1-4 N C두 산 8-3 K T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결국 부딪쳐 봐야 아는 거다.” 영화 속 아이언맨은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 도움으로 원하는 곳 어디로든 초음속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썰매 트랙 위 아이언맨은 온몸으로 코스 정보를 기억해야 한다.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을 차지한 윤성빈(27·강원도청)이 대회 2연패를 이루려면 ‘경험’이 필요한 이유다. 원래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쯤에는 개최지에서 ‘테스트 이벤트’ 대회가 열린다.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도 경기장 분위기를 체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특히 코스 정보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썰매 종목에서는 테스트 이벤트가 필수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테스트 이벤트 없이 열리게 됐다. 그 탓에 현재까지는 중국 선수들만 베이징 올림픽 썰매 경기가 열리는 옌칭슬라이딩센터 트랙을 경험한 상태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관계자는 “중국 선수들은 이미 300번 넘게 트랙 주행을 마쳤다는 소문이 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윤성빈이 올림픽 기간 전에 옌칭 트랙을 경험할 기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은 다음 달 5일부터 27일까지 옌칭 트랙에서 ‘국제훈련기간(International Training Period)’을 진행하기로 했다. 윤성빈을 비롯한 한국 썰매 대표팀이 옌칭 트랙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첫 기회다. 29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썰매 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윤성빈은 “IBSF에서 트랙 주행 영상을 제공하기는 했다. 그런데 영상을 100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타는 게 더 효율적이다. 영상을 아무리 본들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옌칭 트랙에 최대한 빨리 적응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다음 달 5일 중국으로 떠나 IBSF 훈련 기간에 옌칭 트랙을 경험한 뒤 유럽으로 건너가 IBSF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내년 1월 중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리고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참가한다. 윤성빈은 “성적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최대한 후회 없이 즐기고 돌아오는 게 이번 올림픽의 목표”라고 말했다. 윤성빈은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상체 웨이트 훈련 비중을 두 배로 높이고, 드라이빙 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등 ‘업그레이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변하지 않은 건 아이언맨 헬멧 하나뿐이다. 그리고 메달 색도 바뀌지 않기를 많은 국민이 바라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