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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 지휘 문제를 놓고 검경이 다시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이 진정 탄원 등 내사로 분류해온 사건을 수사 사건으로 바꿔 조사를 지시하자 경찰은 “내사는 지휘 대상이 아니라 응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정당한 수사지휘를 따르지 않는다며 조현오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형사입건까지 검토하고 있다.28일 검경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 의뢰를 해온 진정 사건을 수사 사건으로 분류해 금천경찰서에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선 예비후보자 측이 정당 관계자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진정이었다.당초 검찰은 진정 탄원 등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20일 ‘검찰 사건 사무규칙’을 개정하면서 진정 사건 가운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제(搜第) 번호’를 부여해 수사 사건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선관위가 의뢰한 진정에 수제 번호를 달아 경찰에 수사를 지시했다. 그러자 경찰이 진정 탄원 풍문 등 내사 사건은 검찰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사건 접수를 거부했다.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대외적 효력이 없는 내부규칙을 내세워 수사가치가 떨어지거나 조사하기 싫은 내사 사건을 수사 사건으로 둔갑시킨 뒤 경찰에 떠넘기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검찰이 진정 사건을 수사 사건으로 간주되는 고소로 바꿔 경찰에 이첩하자 재지휘 건의를 하기도 했다.검찰은 경찰이 계속 사건 접수를 거부하면 금천경찰서장과 수사과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입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또 내사 지휘 거부 방침을 하달한 조 청장과 황운하 수사기획관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해서도 직무유기 교사 혐의로 적극 입건해야 한다는 내부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나경원 전 의원은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때로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이 기소청탁 사건과 관련해 남편 김재호 판사와 자신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린 뒤에도 나 전 의원은 억울한 게 많은 듯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도 “김 판사가 박은정 검사와 사건과 관련한 통화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사건은 어차피 기소될 사안이었기 때문에 기소를 청탁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의 말대로 한 누리꾼이 “나경원은 이완용 땅을 찾아준 판사”라고 올린 글은 명백히 허위였고, 경찰도 그 누리꾼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마치 불기소 처리됐어야 할 사람이 남편의 외압으로 부당하게 기소된 것처럼 여기는 세간의 시선이 야속하다는 그의 한탄은 수긍할 만하다. 김 판사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아내가 인터넷에 떠도는 허위사실 때문에 정신적 정치적 고통을 겪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남편이 어디 있겠는가. 한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피해자의 가족으로서 가해자를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고 이는 판사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나도 그런 상황이라면 김 판사처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부산지법 판사 시절 남편이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번역 출간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되자 남편 구속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구명운동을 편 적이 있다. 하지만 김 판사의 부부애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김 판사가 일반인이었다면 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 가족이 피해를 본 사건이니 빨리 처리해 달라’고 할 수 있었을까. 나 전 의원도 그 부분에서는 할 말이 많지 않은 듯했다. 더구나 김 판사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생각해보니 박 검사에게 전화를 한 것도 같다”고 했다. 검사에게 아내가 연관된 사건에 대해 전화한 게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특별할 게 없는 일로 여기는 것은 스스로 특권의식에 젖어 있었음을 고백하는 진술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 대목에서 국민은 “판검사는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긴다”며 분노한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법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서민들에게 김 판사의 ‘사소한’ 전화 한 통은 반칙과 특권의 상징일 수 있다. 게다가 일반 국민은 벌벌 떠는 경찰의 소환 요구마저 가볍게 여기는 판검사들의 태도는 분노를 더 키웠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기소청탁 의혹은 경찰이 김 판사와 나 전 의원, 시사IN 주진우 기자 등 관련자를 모두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하면서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나 전 의원은 총선에도 출마하지 못하는 등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김 판사와 박 검사의 ‘어긋난 인연’을 보며 판검사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힘이 셀수록 스스로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달라는 보통 사람들의 외침을 제대로 알아들었을지 궁금하다.신광영 사회부 neo@donga.com}
경찰관이 모욕 등의 혐의로 검사를 고소한 ‘밀양사건’을 놓고 검찰이 지방 경찰서로 이송하라고 지휘한 데 이어 또 다른 비리사건도 지방으로 넘기라고 지휘한 사실이 27일 확인됐다. 경찰은 경찰수사권을 침해하는 보복성 수사지휘라며 반발하고 있다. 검찰의 이송지휘 문제는 28일 처음으로 열리는 검경 수사협의회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경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16일 밀양사건에 대한 검찰의 이송지휘를 따르겠다고 발표한 지 며칠 만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에서 수사 중인 또 다른 비리사건을 관할 지방경찰청으로 이송하라고 지휘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2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범죄 첩보 확인을 위해 통신기록 열람 영장을 신청해오자 검찰이 사건을 관할지역 경찰서로 넘기라는 지휘를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사가 연루된 건은 아니고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에서 통상적으로 해왔던 대형 비리사건”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이 같은 이송지휘는 전국의 주요 사건을 맡아온 경찰청의 기본적 수사권한을 부정하는 조치라는 게 경찰 측 시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역량을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관할 경찰서를 지정하는 문제는 경찰청 고유의 업무영역”이라며 “경찰청이 직접 나서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해 직접 수사 중인 사건을 검찰이 다른 곳으로 넘기라고 하는 것은 부당한 수사지휘”라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이번 사건의 첩보를 입수한 경찰관이 경찰청 소속으로 정보가 많고 수사 열의가 높은 상황에서 이를 지방 경찰서로 넘기면 수사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2006년 경찰 사건에 대해 이송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밝힌 이후 최근 밀양사건 전까지는 이송지휘를 거의 하지 않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이송지휘가 이례적으로 계속되는 것에 대해 밀양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검찰이 ‘경찰 길들이기’ 차원에서 보복성 지휘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은 26일 나 전 의원 측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시사IN 주진우 기자와 주 기자로부터 맞고소를 당한 김 판사 모두 검찰에 무혐의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김 판사가 박은정 검사에게 청탁성 전화를 한 것을 확인했지만 당초 26일 소환 요구를 받은 김 판사와 박 검사가 모두 출두하는 것을 거부하자 더는 추가 소환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김 판사는 출두 대신 25일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 판사는 서면 진술서에서 “박 검사에게 전화를 한 게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전화를 했다면 (나 전 의원을 비방하는) 글을 삭제하게 해달라고 말했을 것”이라며 “기소청탁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김 판사에게 주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 판사가 진술서에서 “서울시장 선거 때만 해도 기소청탁 관련 통화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당시 제기된 의혹이 사실임을 알고도 허위로 고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기소청탁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23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조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제가 고발한 ‘나경원은 이완용 땅을 찾아준 판사’라는 인터넷 게시물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당연히 기소될 사안이었기 때문에 기소청탁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김 판사가 박은정 검사에게 건 전화는) 피해자의 남편으로서 그 누리꾼이 글을 빨리 내리면 좋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제기한 기소청탁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며 주 기자를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했다. 나 전 의원은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에게 “제가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인 나꼼수 관계자들은 누구도 경찰에 출석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며 경찰 수사의 형평성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하루 1200명의 노인과 결식아동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해온 ‘사랑의 밥차’(밥차)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밥을 짓던 용지가 경매에 넘어가면서다. 밥차 측은 용지를 매입하려 했지만 법원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경매 결과가 나와 결국 쫓겨날 형편에 처했다. 감정평가에 문제가 있다며 수차례 재심을 요청해도 법원은 번번이 묵살했다. 법원은 밥차 측에 “인간적인 얘기 말고 법 얘기를 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 단체 홍보대사인 가수 김장훈 씨(사진)는 “법원의 부러진 변명 코미디”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법원과 ‘밥차’의 공방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 걸까.○ 엇갈린 평가…54억 원 vs 13억 원현재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에 있는 밥차 용지는 2009년 독지가 이모 씨의 배려로 밥차 측이 무상으로 사용해 왔다. 밥차는 이곳에서 매일 1200명분의 밥을 지어 서울역과 인천 부평 등지로 배달을 나갔다. 하지만 2009년 이 씨의 회사가 부도나면서 용지도 경매에 부쳐졌다. 당시 법원은 민간 감정평가업체의 평가에 따라 해당 용지를 54억6000만 원에 내놨고, 밥차 측이 31억3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회원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밥차로선 버거운 액수였지만 용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계획이었다.하지만 대출신청을 받은 국민은행이 “해당 용지의 가치는 10억 원 정도여서 그 이상 대출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은행 측은 한국감정원에 밥차 용지에 대한 담보가치 평가를 의뢰했고 그 결과 법원 경매액의 4분의 1 수준인 13억6000만 원이 나왔다. 한국감정원은 감정기관 간에 이견이 생길 때 이를 조정하는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이다. 밥차 측은 “당초 법원 경매에서 평가액이 4배 이상으로 부풀려져 용지 매입이 어렵게 됐다”며 법원에 재심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연거푸 기각했다. 결국 밥차 측은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못했고 후원자들의 성금을 모아 예치했던 경매입찰 보증금 2억6000만 원마저 몰수당했다. 재경매를 통해 용지가 한 사업가에게 넘어가면서 밥차는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법원 측 감정평가서 오류 많아전문가들은 법원과 한국감정원의 평가액이 4배 이상으로 차이 나는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원의 경매 감정평가는 채권자가 재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후하게 매기는 편이고 한국감정원의 담보가치 평가는 채권 환수 가능성에 무게를 둬 다소 엄격하게 한다. 그래서 둘 사이에 20∼30%의 격차가 날 수 있지만 4배 이상으로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정부가 토지보상 평가를 할 때는 복수의 감정평가기관에 심사를 맡기고 평가액에 10% 이상 차가 나면 다시 감정하도록 한다.동아일보가 법원이 경매평가를 맡긴 D사와 한국감정원의 평가서를 입수해 전문가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D사는 불법 무허가 건물이 들어서 있거나 진입로 확보가 안 돼 건축허가가 나기 어려운 곳을 상업용지로 평가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 밥차 용지의 m²당 공시지가는 30만∼50만 원 선인데도 D사는 239만 원으로 책정했다. 주변 토지에 대해 D사가 매긴 평가액을 다른 감정기관의 측정치와 비교해도 4, 5배 높게 나왔다.밥차 관계자는 “은행 측이 한국감정원보다 D사에 먼저 담보가치 평가를 요청했는데 D사가 ‘그 땅의 부동산 감정가는 18억 원 미만’이라며 거절했다”며 “D사 스스로 자신들이 했던 경매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D사는 경매 평가서에 “미래가치를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그동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별다른 개발 호재가 없어 시세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법원의 ‘부러진 변명’관할법원인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경매 감정평가를 다시 해달라는 밥차 측의 요청에 “법원은 민간 기관의 감정 결과를 그대로 인용할 뿐 감정평가를 하는 곳이 아니다”며 “경매가가 정해져도 경매 참가인이 값을 깎을 수 있었고, 이미 끝난 경매 절차를 무효화할 만한 사유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밥차 관계자들은 “법원에 찾아가니 담당 판사가 ‘여기는 법원이니 인간적인 얘기는 하지 말고 법 얘기만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장훈 씨는 “시민들이 경매에 임할 땐 경매가가 사법부의 검증을 받았다는 신뢰감을 갖는데 법원의 논리대로라면 법원을 믿은 게 잘못이라는 것”이라며 “그런 권위주의 때문에 ‘도가니’ 같은 일이 생긴다”고 비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일명 ‘강남 룸살롱 황제’로 알려진 이경백 씨(40)를 2007년과 2010년 수사할 때 검찰이 이 씨에 대한 체포를 이례적으로 승인하지 않는 등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한 정황이 22일 드러났다. 이 씨가 검사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친분을 쌓아온 정황도 확인됐다.2010년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경찰 관계자는 2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씨가 성매매업소 업주라는 증언이 확보돼 이 씨를 긴급체포하려는데 검사가 긴급체포를 불승인했다”며 “검찰이 경찰의 긴급체포 요청을 불허하는 건 당시 매우 이례적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임의동행 형식으로 이 씨를 데려오려 하자 이 씨는 검사들과 통화를 하며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 씨가 검경 인사들과 막강한 인맥을 맺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외압을 막기 위해 서초경찰서에서 수사하던 그 사건을 상급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이 씨가 형사들에게 ‘경찰이 아무리 영장을 신청해도 나는 구속 못 시킬 것’이란 얘기를 하면서 큰소리를 쳤고 계속 묵비권을 행사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2007년 당시 서울 중구 북창동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던 이 씨와 관할 경찰서 직원의 유착 관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씨가 검사 3, 4명과 주기적으로 연락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이 확보한 이 씨의 통화기록에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의 사무실 번호와 지방의 한 부장급 검사의 휴대전화 번호가 기록돼 있었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통화기록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관련성을 추궁했지만 이 씨가 입을 닫아 혐의 확인에는 실패했다. 이 씨는 경찰 수사에서 “나는 성매매업소 업주가 아니기 때문에 경찰이나 검사들에게 로비를 할 이유가 없다”는 진술만 반복했다.수사과정에서 검찰 수사관이 이 씨의 술집에 투자해 억대 금액을 챙긴 정황이 나오자 검찰이 “사건을 파지 말고 넘기라”고 지휘했다는 경찰 측 증언도 나왔다. 당시 수사팀은 검찰청 계장급 직원(6급 수사관) 2명이 이 씨의 성매매업소에 투자해 억대의 돈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의욕적으로 비위 사실을 밝히려고 했지만 검찰이 이 씨와 수사관 사이의 유착 관계에 대해 더 이상 캐지 말고 수사자료를 송치하라고 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이 씨는 2010년 성매매 알선과 탈세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구속된 뒤 법원장에서 갓 퇴임한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당시 이 씨는 10년 동안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하고 42억6000만 원을 탈세한 혐의에도 보석금 1억5000만 원만 내고 풀려나 전관예우 논란이 일기도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21일 쌀 직불금 불법신청 의혹으로 논란이 된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사진)의 비례대표 공천을 취소했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 원장과 함께 재의 요구를 한 이만우 고려대 교수에 대해선 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공천을 확정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이다. 이 원장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발탁됐다가 직불금 논란으로 중도 하차했고, 이 교수는 성장을 중시하는 ‘MB노믹스’ 입안에 참여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 원장과 이 교수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위에 추천했다는 ‘청와대 개입설’마저 제기되고 있다. 공천위에선 이들의 이력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예우 차원에서 명단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이계 일각에서도 “왜 하필 그 사람들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는 두 사람에 대한 ‘비례대표 추천설’을 일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교수는 MB정부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다. 요즘 글 쓰는 걸 보면 정부를 얼마나 많이 비판하느냐. MB노믹스와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이 원장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이야기 한 번 안 하고 (비례대표) 출마를 했더라.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전날 당 국민공천배심원단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이미 공천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해 10월경 본부장급과 부장급 간부들로부터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2000여 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를 경찰이 입수해 내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공천 취소가 기정사실화됐다. 이 원장은 지난해 1년 치 판공비 6700여만 원 중 상당수를 사적인 친분이 있는 인사들의 경조사비와 후원금으로 전용하고 국정감사에 대비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간부들에게 수십만 원씩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경찰 내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일 없었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선관위 유권해석을 통해 16번에 배치됐던 최봉홍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15번에 배치할지 아니면 15번 이후 여성 후보들의 순번을 하나씩 앞당길지를 결정해 22일 최종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기소청탁 사건에 연루된 두 판검사는 예상대로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20일 출석 요청을 받았던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와 박은정 검사는 이날 아무 연락 없이 나오지 않았다. 김 판사의 소환 불응은 15일에 이어 두 번째다. 박 검사도 경찰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관행에 비춰보면 이들의 출석 거부가 이상할 건 없다. 판검사가 피고소인이나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된 전례는 거의 없다. 정확히 말하면 경찰이 판검사를 소환할 정도로 수사의 진도가 나간 적이 없다. 법조인이 연루된 사건은 검찰이 송치명령을 해왔다. 경찰이 사건을 들여다보기도 전에 가로채가는 것이다. 경찰이 판검사의 비리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를 체포하거나 압수수색을 하려고 하면 검찰과 법원이 경찰의 요청을 기각하는 방식도 자주 쓰인다. 이 때문에 경찰은 판검사가 연루된 사건은 애당초 수사를 단념하기 일쑤였다. 경찰의 소환요청을 만만하게 보는 건 전직 판검사들도 마찬가지다. 2003년 법조비리 수사 때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대부분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전관 출신이 아닌 변호사들만 꼬박꼬박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사 출신은 ‘경찰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도 검찰이 깔아뭉갤 것’이라 판단했고, 판사 출신은 ‘체포영장이 청구돼도 법원이 발부 안 할 것’이란 계산을 했을 법하다.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판검사들은 ‘그들만의 리그’가 따로 있는 셈이다. 김 판사와 박 검사 역시 뭔가 믿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박 검사는 참고인 신분이라 소환에 불응해도 강제할 방법은 없다. 검찰이 수사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줄기차게 요구해온 ‘참고인 강제구인제’가 아직 실현되지 않았는데 아이러니하게 박 검사가 그 혜택을 보는 것이다. 피고소인인 김 판사는 계속 소환에 불응하면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할 수 있지만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기자는 지난해 ‘도가니’ 사태를 취재하면서 박 검사와 몇 차례 통화했다. 아동 성폭력 전문 검사인 그는 당시 재판부가 장애인 성폭력에 얼마나 둔감한지, 성폭행 피해 아동들의 절규가 얼마나 외면 받는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그는 “정의로운 처벌이 피해자 치유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때의 당당함이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박 검사에게 묻고 싶다. 법집행 기관을 우습게 보는 김 판사 역시 법정에서 무슨 낯으로 법과 원칙을 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신광영 사회부 neo@donga.com}
“대한민국 검사로서 진실하고 당당하다면 경찰 조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모욕 및 직권남용 혐의로 현직 검사를 고소한 밀양경찰서 정모 경위(29)가 17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 최근 심경을 적은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정 경위는 이 글에서 “피고소인(박모 검사)과 대질을 하든지,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조사를 받든지, 카메라 앞에서 맞짱 토론을 하든 당당히 진실을 밝히자”며 박 검사에게 향후 경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현재 고소 내용의 진위를 확인 중이며 박 검사에 대한 조사는 아직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정 경위는 이어 “사건 당일 검사실에 들어가서 검사님께 인사를 한 이후 검사실을 나오는 그 순간까지 그 검사님과 단 한마디 대화도 나눈 사실이 없기 때문에 검찰의 공식발표가 얼마나 허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 당시 박 검사의 소속기관인 창원지검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검사와 정 경위가 수사 방법에 이견이 있어 서로 언성을 높이게 됐을 뿐 폭언이나 모욕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경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며칠 전 경찰과 격론을 주고받은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겨냥해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차장검사님께서 ‘고소장이면 다 진실이냐. 인권의 ‘ㅇ’자나 아는 놈인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제 고소장 전부 진실 맞습니다”라며 “피의자에 대한 인권의식은 차장검사님보다 절대 뒤처지지 않음을 자신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속한 조직의 수장인 조현오 청장을 어떻게 ‘목욕탕에서 땀이나 빼라’는 막말로 모욕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차장은 “검찰은 문제 경찰을, 경찰은 문제 검찰을 잡아들이면 두 조직 모두 깨끗해진다”는 조 청장의 발언에 대해 “목욕탕에 갔으면 땀이나 빼면 되지 왜 딴소리냐”며 맞받아쳤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경찰이 일명 ‘강남 룸살롱 황제’로 알려진 이경백 씨(40)를 2007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씨가 검사 등 법조계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를 한 정황을 파악하고도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수사를 종결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서울 북창동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했던 이 씨가 경찰관과 검사, 국세청 직원들을 접대하며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해 단속을 피하고 탈세한 혐의를 조사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잡지 못한 채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 경찰·법조계 뇌물 혐의는 못 밝혀2007년 당시 이 씨에 대한 수사팀 일원이었던 A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씨가 경찰이나 법조계 인사들과 유착관계에 있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이 씨를 미행했다”며 “이 씨가 충북 충주에 있는 탄금호 인근 골프장에 검사와 법원 직원들을 데려간 것을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A 씨는 “골프장 그린피 등을 누가 계산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당시 수사는 이 씨가 “나는 성매매 업주가 아니어서 공무원들에게 로비할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난관에 부닥쳤다. 그러다 수사를 맡았던 경찰관 3명이 이 씨의 술집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해당 경찰관들은 “지인의 전화를 받고 술집을 갔을 뿐인데 알고 보니 이 씨가 파놓은 함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일로 수사과정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일면서 팀은 해체됐고 수사도 흐지부지됐다.3년 뒤인 2010년 이 씨가 서울 강남에서 룸살롱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고용해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하고 42억여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수사의 불씨는 다시 살아났다. 이때도 이 씨를 호위하는 경찰과 법조계 인사가 많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검경은 이 인사들에 대한 뇌물 살포 정황은 찾아내지 못했다.이후 이 씨는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도주했고 2011년 7월 붙잡혀 현재까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전·현직 경찰관 30여 명이 적힌 로비 리스트를 갖고 있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리스트의 실체와 금품 전달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조 청장 “비리 경찰 감싸지 않겠다”검찰과 수사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경찰은 이 씨의 로비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두 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뇌물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는데 검찰이 경찰 간부에 대한 로비 사실을 밝혀낼 경우 수사 능력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본다.조현오 경찰청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성매매업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찰관들은 우리 조직에서 도려내야 할 암적인 존재인데 그런 직원을 검찰이 솎아준다면 우리 조직에 이익”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의 발언은 검찰이 뇌물 리스트 등 이 씨에 대한 수사 내용을 ‘경찰 흠집내기용’으로 활용할 것에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부패 경찰관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경찰 조직 전체를 보호하는 동시에 나경원 전 의원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문제에 연루된 박은정 검사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검찰과 동등한 위치에서 수사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경찰 자극할라” 신중 수사검찰도 경찰의 이 같은 태도를 의식한 듯 수사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아직 내사 단계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태도다. 이번 수사가 자칫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다툼의 연장으로 비칠 것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서울구치소 접견기록을 확보해 이 씨를 면회한 경찰관들과 이 씨의 관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씨가 복역 중인 서울구치소 독방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 씨의 자택에서 압수수색한 자료를 통해 이 씨가 작성했다는 로비 리스트의 실마리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이 씨를 불러 로비 리스트의 실체와 금품 전달 여부를 조사했지만 이 씨는 계속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23층 빌딩 서울스퀘어 앞은 점심때가 되면 ‘안개의 거리’로 변한다. 건물 앞 인도가 흡연자 100여 명이 내뿜는 자욱한 담배연기로 뒤덮인다. 건물 안은 금연이고 건너편 중앙차로 버스정류장도 지난해 12월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그 사이에 있는 인도는 아직 금연의 사각지대다.16일 낮 12시 이곳에선 42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30분이 지나자 107명으로 늘었고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인 오후 1시엔 143명이 담배를 물고 있었다. 대부분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맨 남성이었다. 건물 앞 보행로의 길이가 106m인 점을 고려하면 담배가 1m 간격으로 줄지어 타오르는 셈이다. 폭이 4m인 보도 양끝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연기를 내뿜는 무리도 있었다.테이크아웃 커피를 든 한 여성은 스카프로 코를 막고 총총걸음으로 그 사이를 지나갔다. 선글라스를 낀 미국인 부부는 A4용지 크기로 접은 서울 지도로 담배연기를 휘저었다. 임신부 윤모 씨(33)는 “두 번의 유산 경험이 있어 담배연기를 피하고 있다”며 “건물 뒤편으로 돌아 사무실로 가면 10분 정도 더 걸린다”고 말했다. 도로변 가로수는 이곳 흡연자들이 뱉은 침으로 범벅이 돼 있었고 그 사이로 꽁초가 나뒹굴었다. 이 건물 10층에서 일하는 한 대기업 과장은 “업무시간에는 나오기가 힘들어 점심에 서너 대씩 몰아 피운다”며 “(행인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피울 데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최근 금연지역 확산과 함께 서울스퀘어 앞거리처럼 직장인들이 특정 공간에 모여 흡연하는 일명 ‘넥타이 스모킹 존(Necktie Smoking Zone)’이 생기고 있다.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 등 직장인 밀집지에 이런 곳이 늘면서 비흡연자들이 통행을 꺼리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LS타워 옆 골목도 아침 출근시간마다 직장인 수십 명이 늘어서서 ‘담배 향연’을 벌인다. 이 건물에 근무하는 비흡연 직장인들은 담배연기를 피해 가까운 골목 쪽 출입구 대신 다른 통로를 이용해 출근한다. 3월부터 길거리 금연이 시작된 서울 강남대로도 강남역 9번 출구 앞 흡연구역 때문에 그 일대가 통행 기피 지역이 됐다. 지하철 출구 앞 만남의 광장 한쪽에 만든 3.3m²(1평) 남짓한 흡연공간에 강남역 일대 직장인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재수생 최모 씨(여)는 “흡연구역이 있어도 연기와 담뱃재는 경계 없이 흩날리기 때문에 여기선 누굴 만나기가 싫다”고 했다. 길거리 흡연의 폐해가 커지면서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고 흡연권도 보장하는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광장과 버스정류장, 공원 등 일부 지역만 흡연을 금지했을 뿐 보행자가 많이 다니는 길거리를 금연지역으로 정할 계획은 없다.국회에도 아파트 복도와 계단, 지하주차장 등 공동주택 내 흡연이나 운전 중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이 12건 발의됐지만 심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18대 국회 임기 후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관이 모욕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사를 고소한 사건을 관할 경찰서로 넘기라는 검찰의 지휘를 경찰이 따르기로 했다. 경찰은 고소를 당한 박모 검사(38)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대구 성서경찰서에 사건을 이송하고 경찰청 수사팀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경찰은 성서경찰서 형사 2명과 본청에서 파견한 지능범죄수사대 요원 4명을 더해 6명의 합동수사팀을 꾸렸다. 수사는 본청 지능수사대장이 총괄한다. 수사기관 명의는 관할서로 바꾸되 사실상 본청 차원에서 수사하는 셈이다. 사건이 대구로 이송되면서 경찰 수사 지휘는 박 검사의 현재 소속 기관인 대구지검이나 사건 당시 박 검사가 근무했던 창원지검이 맡게 된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은정 검사와 김 판사에게 20일 각각 참고인과 피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대질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또 경찰은 21일 나 전 의원을 피고소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경찰이 특정 사건과 관련해 판사와 검사를 동시에 소환하는 것은 1945년 10월 경찰 창설 이래 처음이다. 또 판사 또는 검사를 피고소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하는 것도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이번 방침은 조사대상이 누구라도 원칙에 맞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세 사람에 대해 이같이 출석 요구를 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서면답변을 하지 않은 박 검사와 15일 나오기로 했다가 출석에 응하지 않은 김 판사에 대해 같은 날 나오도록 요청했다”며 “나 전 의원도 조사가 필요해 그 다음 날 출석하도록 요구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대 개교 31년 만에 첫 부자(父子) 졸업생이 나왔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대 28기 김준호 경위(24·왼쪽)는 이날 졸업·임관식에서 아버지이자 경찰대 선배로서 참석한 김재석 총경(경찰대 1기·광주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장)으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김 경위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대학 생활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아버지를 본받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관이 수사 지휘 검사를 모욕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검사가 경찰관에게 갑자기 큰 소리를 치며 야단을 쳤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이 목격자는 “검사가 경찰을 피의자로 대하는 것 같았다”고도 증언했다.밀양경찰서 정모 경위(29)가 관할 지청인 창원지검 밀양지청 박모 검사(38)에게 모욕을 당한 곳이라고 주장한 박 검사 사무실에는 당시 두 사람 외에 검찰 직원 3명과 민원인 P 씨가 있었다.P 씨는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검사가 나와 얘기를 나누다 뒤에 있는 정 경위를 향해 갑자기 ‘야 인마’라며 고함을 지르고 야단을 많이 쳤다”며 “정 경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으러 온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P 씨는 “박 검사가 어떤 말을 쓰며 화를 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박 검사와 창원지검이 “정 경위에 대한 폭언은 일체 없었다”고 해명한 것과는 배치되는 증언이다. 앞서 정 경위는 “박 검사가 ‘야 인마, 뭐 이런 건방진 자식이 다 있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너희 서장 과장 내 앞에 부를까’라는 등의 폭언을 했다”며 박 검사를 경찰에 고소했다.4월 총선을 앞두고 후보로 출마한 P 씨는 “경찰과 검찰 양쪽에서 당시 정황을 설명해 달라는 연락이 와 간단히 증언해줬다”며 “양측에서 모두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지만 선거 준비 때문에 바빠 거부했다”고 말했다. P 씨는 사건 당시 검사실 안에 있던 사람 중 검경과 연관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사건 당일인 1월 20일 P 씨는 총선에 출마한 상대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로 고소인 신분으로 박 검사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경찰은 P 씨가 참고인 조사에 응하지 않자 P 씨 지인들을 통해 당시 상황을 간접적으로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P 씨는 지인들에게 “검사가 듣기 민망할 정도로 (정 경위에게) 엄청나게 심한 말을 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줄 알았다”며 “검사가 10분 정도 그렇게 심한 말을 해 실망스러웠다. 경찰관이 흉악범인 줄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P 씨가 박 검사의 언행에 대해 지인들에게 했던 얘기를 그대로 진술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를 수사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P 씨는 지역 유지로 알려져 있고 사건 관계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처지인데 검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진술을 쉽게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P 씨가 가족 등 신뢰관계에 있는 지인들에게 당시 상황을 털어놔 이들이 없는 사실을 지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지인들의 전언도 신빙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검찰이 이 사건을 경찰청 본청에서 경남 밀양이나 대구 지역 등 관할 경찰서로 이송하도록 지휘한 데 대해 재지휘 건의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경찰청 본청이 관할의 경계 없이 광역사건을 수사해왔고 ‘본청에서 수사해야 외압에서 자유롭다’는 정 경위의 고소 취지를 고려할 때 재지휘 건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령 규정상 경찰이 재지휘를 건의해도 검찰이 거부하면 수용할 수밖에 없고, 검경이 또다시 밥그릇 싸움을 벌인다는 여론의 눈총을 감수해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밀양=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경남 밀양경찰서 정모 경위가 직권남용과 모욕 등의 혐의로 박모 전 창원지검 밀양지청 검사(현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를 경찰청에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13일 경찰 수뇌부와 검찰 고위 간부가 격한 말을 주고받으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또 이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이날 “관할권이 없다”며 이 사건을 지방의 관할 경찰서로 옮기라고 지휘하고 경찰이 이에 반발하면서 양측의 힘겨루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경찰청 내 목욕탕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문제 있는 경찰을 잡아들이고 경찰도 문제 있는 검찰을 잡아들이면 두 조직이 모두 깨끗해지지 않겠느냐. 그러면 국민이 오히려 이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청장은 “폐기물 투기는 통상 100t 이상이면 구속인데, 이번 사건은 5만 t이나 투기하고도 폐기물업체 대표가 처음엔 구속되지 않았고, 폐기물업체 대표가 선임한 지청장 출신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 의혹도 있다”며 수사 축소 등 검사의 부당지휘 여부에 대한 조사 방침도 밝혔다. 조 청장의 발언은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조 청장의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내가 그 정도 수준보다는 나을 것이다. 목욕탕에 갔으면 땀이나 빼면 되지, 왜 딴소리냐”며 조 청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윤 차장은 정 경위의 고소에 대해 “고소장이면 다 진실이냐. 인권의 ‘ㅇ’자나 아는 놈인지 모르겠다”며 “고소인이 역으로 무고로 고소를 당하는 일이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전날 검찰의 반박 브리핑을 문제 삼아 “개인 문제를 조직(검찰)에서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한 것에 대해 윤 차장은 “황당하다”며 “절도나 사기, 이런 것은 개인적인 문제이지만 이건 공무집행 과정상 문제여서 그런 사고방식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정 경위는 농지에 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밀양의 한 폐기물업체 대표를 수사하던 중 “박 검사가 폭언을 했고 부당하게 진술서를 쓰게 했다”고 주장한 내용의 고소장을 8일 조 청장에게 e메일로 보냈다. 조 청장은 사건을 본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했고, 경찰은 필요하면 박 검사를 불러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검찰은 “박 검사가 정 경위에게 과잉수사 문제를 지적하면서 적절한 수사 지휘를 했을 뿐 폭언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경찰청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중희)는 이날 “형사소송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범죄지나 피고소인 주거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로 이송해 수사하는 게 맞다”며 경찰청에 사건 이송을 지휘했다. 검찰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주거지와 사건 발생지가 경남, 대구 등지이며 참고인들도 모두 밀양, 부산 등에 거주하고 있어 서울중앙지검에 관할권이 없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경찰은 조 청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재지휘 건의를 검토하는 등 반발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정 경위가 굳이 경찰청에 고소를 한 이유는 외압으로부터 자유롭게 수사해 달라는 취지였는데 사건을 관할 경찰서로 이송하라는 건 사실상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재지휘 건의를 검토 중이고 14일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이번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의 폭언 여부가 일차적인 쟁점이지만 검경 수뇌부까지 나서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내막에는 수사지휘권을 둘러싸고 계속돼 온 검경 갈등이 본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검경 간 수사지휘에 대한 패러다임을 ‘지휘 복종적’ 관계에서 ‘수사 동반자적’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는 “그동안 경찰은 검사에게서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쌓여 있었는데, 경찰이 그렇다면 국민은 (검찰로부터) 인간 대접도 못 받은 게 된다”며 “말도 함부로 해선 안 되는 시대가 된 만큼 검찰이 경찰을 잘 포용해야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노명선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과 경찰이 상호협력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규 준수가 우선”이라며 “경찰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이의 제기권’은 활용하지 않고 ‘검사 고소’라는 초강수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법집행 기관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기소했던 최영운 대구지검 김천지청 부장검사가 기소 청탁 논란과 관련된 진술서를 경찰에 보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3일 “최 검사가 오늘 진술서를 발송해 14일 도착할 예정”이라며 “진술서가 도착하면 내용을 검토해 수사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검사는 나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에게 기소청탁을 받은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의 후임이다. 박 검사는 앞서 경찰에 보낸 진술서에서 자신이 출산휴가를 가며 최 검사에게 사건을 넘길 때 김 판사의 청탁 내용을 메모지에 적어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검사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사기밀 사항인 만큼 진술서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경찰이 부천지청으로 보낸 질문서를 12일 받아갔지만 제출 마감시한인 이날까지 추가 진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천=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경찰관이 직권남용과 모욕 등의 혐의로 검사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과잉 표적수사’라는 해명자료를 내자 경찰이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맞서며 검경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에 있어서도 상반된 주장을 펴는 등 진실게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창원지검은 11일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자체 확인 결과 (고소를 당한) 박모 검사가 경찰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하거나 종용한 사실은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고소인인 정모 경위가 증거 확보에 실패하자 해당업체 수사 사실을 인터넷에 알려 과잉수사와 인권침해 주장이 제기됐고 박 검사가 이를 제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검사의 폭언 주장에 대해선 “박 검사가 정 경위에게 ‘수사방법에 문제가 있고 정도에 의한 수사가 아니니 신중을 기하라’고 지적했으나 정 경위가 이의를 제기하자 질책하는 과정에서 서로 언성이 높아진 것이지 폭언이나 모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찰의 보도자료 배포 자체를 비판하고 나섰다. 경찰청은 12일 “수사가 진행 중인 개별 고소사건에 대해 피고소인의 소속기관이 조직 차원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성숙하지 못한 자세”라며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 경위를 2차례 불러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고소 내용의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해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의 해명은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정 경위가 범죄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피의자들을 구속하려 해 박 검사가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지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 경위는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박 검사가 수사 축소를 요구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박 검사가 “지청장 관심 사건이라 부담스럽다. 대표이사 검찰 범방(범죄예방위원)인 것은 알지요” 등의 표현을 쓰며 수사를 부당하게 지휘한 정황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검사는 검찰에 제출한 경위서를 통해 “정 경위와 사석에서 ‘형님’ ‘동생’ 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라고 밝혔지만 정 경위는 “형님이란 호칭을 쓴 적이 없고 통상적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였다”고 밝히는 등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은 26,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행사기간에 승용차 자율 2부제를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2배 가까운 정상이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만큼 26일 오후와 27일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가 극심할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승용차 자율 2부제 실시에 따라 회의 첫날인 26일은 차번호가 짝수인 차량이, 27일에는 홀수 차량이 운행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대란이 심각할 경우 도로교통법상 ‘차 없는 거리’ 조항에 따라 차량 통행을 인위적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회의기간에는 승용차 운행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행사기간에 서울시내 지하철은 1168회, 버스는 554회 증편 운행될 예정이다. 회의장 주변도 행사기간에 교통이 통제된다. 영동·테헤란로는 양방향 절반 차로만 통행이 가능하고 아셈·봉은사로는 편도 방향 1개 차로만 다닐 수 있다. 회의 당일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코엑스 주변 8개 버스정류장은 무정차 통과한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