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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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7~2024-11-26
칼럼61%
유럽/EU23%
국제경제7%
행정3%
인사일반3%
국제인물3%
  • ‘김치 전도사’ 나선 ‘미슐랭 스타’ 佛요리사

    “김치는 정말 장점이 많은 음식입니다.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19일(현지 시간) 오후 6시. ‘3, 2, 1’ 신호와 함께 카메라가 돌아가자 프랑스의 유명 요리사 에리크 트로숑 씨(57)가 카메라 앞에서 능숙하게 고춧가루 배추 젓갈 등 김장에 필요한 재료를 다듬는 법을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맛집의 성서(聖書)’로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1개를 받은 파리의 유명 식당 ‘솔스티스’의 오너 셰프다. 이날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이 김치의 매력을 프랑스인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화상 행사 ‘김치 라이브’에 참여해 김치의 매력을 홍보했다. 그가 김치를 만드는 모습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로 방영됐다. 트로숑 셰프는 김치의 최대 장점으로 ‘건강’을 꼽았다. 그는 “유럽에도 치즈 같은 발효 음식이 많지만 대부분 제조 과정에서 기름을 사용한다. 반면 채소인 김치에는 기름이 없고 수분이 많다. 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영양 전문가 산드라 페레이라 씨 역시 김치가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화상회의 시스템 ‘줌’으로 현장과 연결된 프랑스인 50여 명은 트로숑 셰프가 김치 담그는 모습을 열심히 따라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김치 인기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장 부스케 몽펠리에대 교수 연구팀은 김치를 먹으면 산화 방지가 잘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포함한 질병으로 인한 세포 손상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트로숑 셰프는 “김치를 유럽에서 만들어도 구할 수 있는 소금, 물, 재료들이 다르기 때문에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전통 방법을 따라 김치를 제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현지 음식 문화와 섞이면 완전히 새로운 음식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트로숑 씨는 20대 초반에 파리에 레스토랑을 열어 명성을 얻은 스타 요리사다. 국립요리학교 에콜 페랑디 교수도 지냈다. 2014년 제자로 만난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면서부터 한국 음식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한식을 연구해 프랑스에 알리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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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가 돌아왔다” 佛 7개월만의 봉쇄 완화에 거리 북적

    “파리가 돌아왔습니다. 행복합니다.” 19일 오후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있는 7구의 한 카페 테라스에서 만난 루이스 씨는 커피 잔을 기울이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이날 일대 카페와 식당 앞에 설치된 야외석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프랑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지난해 10월 30일 포장 구매와 배달을 제외한 모든 식당과 카페 영업이 중단됐다. 봉쇄 해제 조치의 일환으로 19일 7개월 만에 카페, 식당, 술집의 야외영업이 허용되자 사람들이 일제히 몰려나온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듯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오전 일찍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인근 카페에서 장 카스텍스 총리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지만 새로운 자유의 순간”이라며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방역을 잘 지키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7개월 만에 식당, 카페 야외영업이 재개된 배경은 빨라진 백신 접종이다. 프랑스는 2월만 해도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했지만 이후 속도가 붙으면서 이달 18일 기준으로 전체 인구(6700만 명)의 30% 가량인 2100만 명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쳤다. 하루 3만, 4만 명에 달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하루 1만 명 내외로 감소했다. 19일 식당, 카페 야외영업뿐 아니라 파리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등 주요 문화시설, 영화관도 다시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전예약을 통해 일부만 받는다. 오후 7시 이후 통행금지도 이날부터 오후 9시로 늦춰졌다. 18세 미만 실내 스포츠 활동도 허용됐다. 프랑스 정부는 6월 9일 식당·카페 실내영업 허용, 6월 30일 통금 완전 해제 등 단계별로 봉쇄 해제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음 달 9일부터는 백신을 접종받았거나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도 허용한다. 일각에서는 봉쇄 해제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프랑스보다 봉쇄 해제를 먼저 시작한 영국은 최근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방역지침 완화를 미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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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가 돌아왔다”…佛, 빨라진 백신 접종에 식당 야외영업 허용

    “파리가 돌아왔습니다. 행복합니다.” 19일 오후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위치한 7구의 한 카페 테라스에서 만난 루이스 씨(39)는 커피 잔을 기울이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이날 일대 카페와 식당 앞에 설치된 야외석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15구 레스토랑 야외석에서 스테이크와 와인을 즐기던 회사원 로헝 씨도 “이제야 숨을 쉴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이날 오후 간간 소나기가 내렸지만 식당과 카페 야외석을 찾는 사람들의 행렬은 이어졌다. 테라스에 앉은 사람들을 지켜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들도 많았다. 프랑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지난해 10월 30일 테이크아웃(포장구매)과 배달을 제외한 모든 식당과 카페 영업이 중단됐다. 이날 봉쇄 해제 조치의 일환으로 7개월 만에 카페 식당 술집의 야외영업이 허용되자 사람들은 몰려나왔다. 일부 식당, 카페 주인들은 업소 앞 차도 일부분까지 가림막을 치고 야외석을 설치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오전 일찍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인근 카페에서 장 카스텍스 총리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지만 새로운 자유의 순간”이라며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방역을 잘 지키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7개월 만에 식당 카페 영업이 재개된 주요 배경은 빨라진 백신 접종이다. 프랑스는 1, 2월 백신물량 부족과 시민들의 백신 거부 심리로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이후 속도가 붙으면서 18일 기준으로 전체 인구(6700만 명)의 30%인 2100만 명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쳤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지난 달까지 하루 3, 4만 명에 달하던 신규 확진자수는 이달 들어 하루 1만 명 내외로 감소했다. 이날 식당, 카페 야외 영업 뿐 아니라 파리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등 주요 문화시설, 영화관, 극장도 재개방돼 관람객을 맞이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수용인원의 일부만 받는다. 이날부터 오후 7시 이후 통행금지도 오후 9시로 늦춰졌다. 18세 미만 실내 스포츠 활동도 허용됐다. 프랑스 정부는 다음달 9일 식당 카페 실내영업 허용, 같은달 30일 통금 완전 해제 등 단계별로 봉쇄 해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9일부터는 백신을 접종하거나 음성 확인서가 있는 외국인 관광객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자칫 봉쇄 해제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실제 19일 카페와 식당 야외석에는 좁은 테이블에 붙어 앉아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거리에서 만난 흐보뉴 씨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프랑스보다 봉쇄해제를 먼저 시작한 영국은 최근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방역지침 완화를 미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르몽드는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반등할 수 있어 이같은 봉쇄해제가 시기상조라는 전문가들의 비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19일 기준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89만8347명으로 전 세계에서 네 번째다. 누적 사망자(10만8040명)는 전 세계 8위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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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백신접종자 입국 허용…‘화이트리스트’ 국가도 확대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제3국 관광객에 의 입국을 조만간 허용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19일(현지 시간) 백신을 접종받은 제3국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승인했다. 개정안은 EU 역외 관광객 중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나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지 2주가 지난 경우는 자가 격리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를 포함해 EMA가 승인하지 않은 백신 접종자는 제외된다. 입국 기준을 완화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더라도 EU 내 입국이 허용되는 일명 ‘화이트리스트’ 국가들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화이트리스트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태국, 르완다 등 7개국만 포함돼있다. EU는 현재 화이트리스트 국가 기준인 인구 10만 명 당 신규확진자수 25명(최근 14일 간)을 ‘75명’으로 상향할 방침이다. 다만 화이트리스트 명단에 들어 있어도 코로나19 변이가 감지되거나 우려가 있는 국가 발 입국자는 ‘긴급브레이크’ 제도를 통해 입국이 중단할 수 있게 했다. 지난 3월 EU는 휴가철인 6월 중순부터는 EU 내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후속조치를 진행 중이다. 해당 개정안은 EU 회원국들의 최종 재가가 있어야 시행된다. 현재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EU 밖 관광객은 여전히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유럽 입국 시기가 생각만큼 빨라지지 않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관광객을 빨리 받으려면 이를 가능케하는 면역여권 ‘디지털 그린패스’ 제도가 성공리에 정착돼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그린패스 제도는 회원국 간 이견으로 도입이 늦춰지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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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참전 292명, 파리 참전 기념비에 이름 새겨져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숨진 292명의 이름을 새긴 비석이 프랑스 파리에 있는 참전 기념비에 추가됐다. 프랑스 국방부는 18일(현지 시간) 오전 파리 4구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하단에 전쟁 중 사망했거나 실종된 프랑스인 268명과 한국인 24명의 이름을 적은 비석을 설치하는 제막식을 열었다. 파리 도심 센강변에 세워진 참전 기념비에는 그간 한반도 지도 모양 옆에 ‘프랑스가 1950¤1953년 유엔군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글귀만 적혀있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한국전쟁 당시 프랑스군을 지휘했던 랄프 몽클라르 장군의 아들 롤랑 몽클라르 씨를 비롯해 참전용사와 유족들, 준비에브 다리외세크 보훈장관, 크리스티앙 캉봉 상원 외교·국방 상임위원장, 유대종 주프랑스 한국대사 등 30명이 참석했다. 다리외세크 장관은 “프랑스군의 한국전 참전은 프랑스 영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 만큼 프랑스 역사상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양국 간 굳건한 우호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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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폐쇄’ 베르사유… 7개월 복원으로 되찾은 빛깔

    13일(현지 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 떨어진 베르사유 궁전. 화려한 궁전 내부에는 고요한 적막 만이 흘렀다. 태양왕 루이14세,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등 프랑스 절대왕정과 문화유산의 상징인 이곳은 연간 1000만 명이 찾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파동으로 지난해 10월 30일 봉쇄조치가 내려져 7개월째 폐쇄된 상태였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프랑스가 자랑하는 문화시설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이날 궁전 내부 곳곳에는 직원들만이 19일(현지 시간) 재개방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였다. 안내를 하던 궁전 관계자는 “너무 오래 쉬었다.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된 후 가장 오랫동안 문을 닫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베르사유 궁전 측에 따르면 코로나19 봉쇄기간은 문화재 복구와 복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휴식기간’이었다. 루이14세, 15세 등 왕들이 애용한 개인공간과 집무실, 왕과 귀족들의 예배와 세례, 결혼장소로 유명한 바로크양식의 왕실예배당은 오랜 복원기간을 마치고 19일 봉쇄해제와 함께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베르사유 궁전 측이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공개한 왕의 집무실은 베르사유 궁전 내 공간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복원된 장소다. 루이15세가 집무공간으로 애용하던 이 방은 벽면 곳곳이 백합, 사냥, 왕실의 영광 등을 상징하는 문양과 조각이 새겨져있었다. 그 위에는 금박 장식으로 치장됐다. 왕의 집무실이 세월이 지나면서 금빛을 잃고 조각품 등이 훼손되자 베르사유 측은 18개 전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방 가운데는 루이15세가 1760년 가구 장인들에게 의뢰해 무려 9년 만인 1769년 완성시킨 사무용 책상 등 역사적 가구 작품들이 놓여있었다. 2018년부터 복원이 시작된 ‘왕실 예배당’ 역시 코로나19 봉쇄기간을 끝으로 공사가 마무리돼 19일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베르사유 궁전 오른쪽에 위치한 이 예배당은 루이14세 때 프랑스 건축가 아흐두앵 망사르가 대리석과 금박장식을 총동원해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걸작이다. 1699년 공사를 시작해 1710년 완공된 이 예배당에서 루이14세는 매일 미사를 지냈다. 루이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곳에서 결혼했다. 수많은 왕실 자손들이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왕실예배당 역시 세월에 따라 지붕의 금박 장식이 빛을 잃고 건물 내외부에 설치된 조각상과 천장화 등 그림, 색유리창인 스테인드글라스 등이 훼손됐다. 이에 2018년부터 150여 명의 복원 분야 전문가들, 1600만 유로(221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바로크 양식의 지붕과 천장 내외부, 내부 대리석 등을 청소하거나 교체했다. 지붕에 만 금박 30만 장이 사용됐다. 총 140개 이상의 조각품들도 손상된 부위가 복구됐다. 복원이 끝나 이날 현장에서 본 예배당 중앙 파이프 오르간은 강렬한 황금빛을 뽐냈다. 오르간 명인 호베흐 끌리꼬가 1711년 만든 작품으로 최고의 오르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베르사유 궁전 최고책임자인 까트힌 페가흐 회장은 “왕실 예배당이 이제는 100년 이상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을 거슬러 다시 태어난 듯한 왕실예배당은 베르사유의 상징이자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징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사유 궁전 뿐만이 아니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센터 등도 코로나19 봉쇄기간을 휴식 삼아 각종 정비와 복원을 마치고 19일부터 문을 연다. 프랑스 내 백신 1차 접종자가 전 국민의 30%인 2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봉쇄조치가 대폭 풀리는 상황이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 등 유럽 내 주요 박물관, 미술관들이 속속 재개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오버투어리즘’으로 지친 유럽문화시설에 휴식시간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오버투어리즘’이란 ‘오버(over)’와 ‘투어리즘(tourism·관광)’이 결합된 말로, 과도하게 많은 방문자들이 특정 문화유산에 몰리면서 일대가 혼잡해지고 훼손된다는 의미다. 세계관광기구(UNWTO) 분석 결과 2000년 6억 명이던 국제 관광객 수는 2018년 14억 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절반(7억 명)이 유럽을 찾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전 세계 관광객은 74% 급감한 3억 명대에 그쳤다. 유럽 관광객은 70% 감소했다. 관광산업은 피해가 막심했지만 문화재 보전 및 관리 차원에서는 일정 정도 긍정적 부분도 있었다고 르몽드 등은 전했다. 주요 문화시설들은 그동안 억눌렸던 관광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확산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주요 미술관 박물관마다 사전 온라인 예약, 시간대 별 출입 인원 제한, 관람 거리 유지, 한 쪽 방향 이동 등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관람법을 속속 발표했다. 관람객이 뒤죽박죽 섞이며 바이러스가 확산될 위험성을 막으려는 조치다. 거리에서 만난 르보뉴 씨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문화시설들이 다시 열리니 너무 좋다”며 “다만 (코로나 사태 속)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올까 걱정된다”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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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트라 1회만 맞아도 치명률 95% 줄어”

    2회 접종을 해야 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명률이 9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페라라대와 페스카라 지역 보건당국이 올 1∼4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접종자 3만7000명을 조사한 결과 비접종 대조군(20만3000명)에 비해 감염자 수는 95%, 중증환자 수는 99%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는 95세 여성 1명뿐이었다. 이 여성은 백신을 맞기 전부터 심각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만 맞아도 치명률이 95% 감소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 총책임자인 람베르토 만촐리 페라라대 전염병학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만 접종해도 이처럼 높은 효과를 보였다”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도 신뢰구간 내에서 감염률, 치명률 감소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자의 평소 건강 상태, 접종 횟수 등이 달라 세 백신 중 어느 백신이 가장 우수한지를 통계적으로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백신 접종자 3만7000명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엔 모두 1회 접종자였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2회 접종자도 포함돼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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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공습피해 보도하던 외신건물 콕 집어 공격… AP “충격과 공포”

    “언론사를 공격한다는 사실에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무력충돌을 이어가던 15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외신들이 입주한 12층짜리 건물 ‘잘라 타워’를 공습으로 파괴하자 AP통신이 내보낸 반응이다. 이 건물에는 미국 AP통신과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방송, 영국에 본부를 둔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 다수 아랍 매체 등이 입주해 있었다. 이들은 이스라엘군의 공습 현황과 가자지구 피해 상황을 이 건물 옥상에서 촬영해 보도해 왔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건물은 하마스가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건물”이라고 주장하며 공습했다. 그러나 AP통신 게리 프루잇 사장은 “건물에서 하마스가 움직인다는 정황은 없었다”며 “이 일로 전 세계는 더 많은 뉴스를 접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자지라방송은 해당 건물이 폭격 후 순식간에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무너지는 모습을 50초간 생중계했다. 알자지라방송은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언론의 입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습 1시간 전 이스라엘군이 잘라 타워 건물주에게 “공습 표적이 될 수 있으니 모두 대피하라”고 연락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10일부터 7일째 이어지면서 민간인 희생자들이 속출했다. 16일까지 팔레스타인 181명, 이스라엘 10명 등 양측의 사망자가 최소 191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1700명을 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한 건물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한꺼번에 숨졌다고 전했다. 16일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건물 3동이 파괴되면서 10일 이래 하루 최다인 33명이 숨졌다. 16일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피란민은 1만여 명에 이른다. 이스라엘군은 16일 새벽에도 공습을 이어가 하마스 지도자 예히야 알 신와르의 집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하마스 관련 인사 2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16일까지 이스라엘 방향으로 3000여 발에 이르는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다. 이 중 약 절반이 이스라엘의 단거리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돔(Iron Dome)’에 의해 요격되거나 불발됐다. 무력충돌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국제사회는 양측에 무력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15일 연쇄 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두 국가 해법은 1967년 이전의 경계선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각각 공존하자는 개념으로, 국제 사회가 대체로 지지하는 방안이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16일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장관과 통화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스위스 제네바 등 유럽 곳곳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보스턴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유엔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무력충돌 중단을 요구하며 민간인 희생자들이 나와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충돌은 7일부터 10일까지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아끄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하면서 촉발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경찰에 알아끄사 사원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며 10일 오후부터 로켓포를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다.카이로=임현석 lhs@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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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Z, 1회 접종으로도 치명률 95% 감소”…伊 대규모 접종자 연구

    2회 접종을 해야 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명률이 9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페라라대와 페스카라 지역 보건당국이 올 1~4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접종자 3만7000명을 조사한 결과 비접종 대조군(20만3000명)에 비해 감염자 수는 95%, 중증환자 수는 99%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는 95세 여성 1명뿐이었다. 이 여성은 백신을 맞기 전부터 심각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만 맞아도 치명률이 95% 감소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 총책임자인 람베르토 만촐리 페라라대 전염병학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만 접종해도 이처럼 높은 효과를 보였다”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도 신뢰구간 내에서 감염률, 치명률 감소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자의 평소 건강 상태, 접종 횟수 등이 달라 세 백신 중 어느 백신이 가장 우수한지를 통계적으로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백신 접종자 3만7000명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엔 모두 1회 접종자였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2회 접종자도 포함돼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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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인도 변이 비상…존슨 “6월 봉쇄 완화 차질 가능성”

    인도 발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내에서 확산되면서 ‘봉쇄조치 완화를 재검토 돼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영국의 상황을 주시하는 등 인도 변이 확산에 유럽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 집계결과 이달 5~12일 인도 변이 바이러스(B.1.617.2)로 총 4명이 사망했다. 영국에서 인도 변이로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영국 내 인도 변이 감염자는 1597명으로 이달 첫째주(520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식당 실내 영업 허용 등 봉쇄 조치를 대폭 완화하려는 영국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영국 정부의 전문가 자문 기구인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은 “인도 변이의 감염력이 지난해 12월 영국 켄트지역에서 발견된 영국 변이보다 50%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학협회(BMA)도 “봉쇄완화 시 변이 확산이 우려되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인도 변이가 중증을 유도한다거나 백신 효과를 무력화시킨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봉쇄 완화 일정을 유지하겠다”며 “그러나 인도 변이 확산 시 6월 봉쇄 완화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보건 당국은 인도발 변이 확산 우려가 커지자 영국을 다시 ‘코로나19 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일간 르피가로는 “영국 내 인도 변이 확산으로 유럽에 4차 파동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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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 퀴리가 살았던 佛주택 구매하려는 폴란드, 왜?

    “마리 퀴리, 아니 마리아 스크워도프스카 퀴리의 ‘그 집’을 사야 합니다.” 폴란드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밝힌 내용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자국 출생의 노벨상 2관왕 과학자인 마리 퀴리(1867~1934년)가 살았던 프랑스 주택 매입을 추진 중이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마리 퀴리가 살았던 집은) 폴란드 역사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폴란드 정부가 구매하려는 주택은 마리 퀴리가 프랑스 파리에 거주할 당시인 1904~1906년 자녀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던 곳이다. 파리 남서부 근교에 있는 120㎡(약 36평)의 벽돌집으로 정원도 있다. 마리 퀴리는 연구를 하다가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았다. 이 주택은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가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79만 유로(10억8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폴란드 정부가 주택 매입에 나선 이유는 마리 퀴리가 ‘폴란드 태생’인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마리 퀴리는 1867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름은 마리아 스크워도프스카였다. 그는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 1891년 파리 소르본대에 입학했다. 1895년 피에르 퀴리와 결혼해 프랑스 국적과 마리 퀴리라는 프랑스어 이름을 가지게 됐다. 그는 연구에 매진해 노벨 물리학상,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사후에는 국가를 대표하는 프랑스 위인들을 묻는 팡테옹에 여성 최초로 안장됐다. 주택을 매입해서라도 마리 퀴리가 폴란드 태생임을 강조하고 싶은 정부와 달리 일각에서는 “마리 퀴리가 오래 살지도 않은 집을 사는 건 세금 낭비”, “정부의 헛발질” 등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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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근무가 불러온 파리지앵의 도심 탈출… “정원·와이파이 있으면 OK”

    《10일 프랑스 파리의 최고급 주거지 ‘생루이섬’을 찾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는 시테섬 바로 옆에 위치한 곳으로 행정구역상 파리 4구에 해당한다. 한 중개업소의 창문에 100m²(약 30.2평) 아파트가 188만 유로(약 25억 원)라는 광고가 보였다. 약 30분간 중개업소 주변을 배회했지만 손님이 없었다. 중개업소 대표 아쿠브 씨는 “계속 오르던 집값이 처음으로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강도 높은 봉쇄 조치 등은 파리 부동산시장에도 상당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재택근무 정착에 따른 ‘역(逆)직주근접’ 선호로 파리 근교 단독주택이 인기다. 반면 파리에 오는 해외 관광객의 발이 뚝 끊기면서 파리 시내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내 집값 약세-근교 상승 프랑스통계청(INSEE)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파리 아파트 평균 가격은 m²당 1만770유로(약 1469만 원)였다. 같은 해 3분기(1만790유로)보다 0.2% 떨어졌다. 파리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파리 아파트 매매 건수 또한 3만610건으로 2019년보다 무려 16% 감소했다. 아직 올해 1분기(1∼3월) 평균 가격은 나오지 않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보다 0.4% 내린 m²당 1만610유로를 점치고 있다. 2개 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하락 또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유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으로 최근 10년간 파리 부동산시장이 꾸준히 활황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파리 근교는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7일 파리에서 남쪽으로 70km 떨어진 퐁텐블로의 한 중개업소를 방문했다. 대표 마린 그르농 씨는 “주택을 팔겠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훨씬 많다. 매물이 나오면 바로 계약이 체결된다”고 했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90km 떨어진 샤르트르를 찾았을 때도 상황이 비슷했다. 이곳 중개업소 직원은 “코로나19 이후 외부 지역에서 온 구매자의 비중이 70%로 늘었다”며 고객 응대로 하루하루가 바쁘다고 했다. 부동산 중개회사 센추리21에 따르면 1분기 샤르트르의 주택 매매 거래는 지난해 1분기보다 40% 증가한 472건이다. 구매 의사를 밝힌 대기자는 1000명이 넘는다. 또 다른 교외 지역인 샹티이, 마른라발레의 주택도 인기다. 모두 파리 시내까지 1시간 정도에 통근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곳보다 조금 더 가까운 수도권 앙토니, 마시, 생모르데포세, 이블린 등의 주택 가격 또한 최근 1년간 2∼3%씩 올랐다. 정원-발코니 있는 집 인기 파리 7구 주민 에마 씨(39)는 이런 현상을 ‘메트로-불로-도도(M´etro-boulot-dodo)의 종말’이라고 표현했다. ‘지하철, 일, 잠’이란 뜻의 프랑스어다. 직장 근처의 파리 시내 집에서 출퇴근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파리지앵의 삶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인파가 밀집한 도심의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굳이 비싸고 좁은 파리 시내 집을 고수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중개업체 파리스테이의 임원경 대표는 “지난해 단독주택 매매가 상승률이 6.6%를 기록해 아파트(6.3%)보다 높았던 것도 코로나19 시대의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온라인 광고사이트 르봉쿠앵에 따르면 지난해 ‘정원이 있는 집’이란 단어의 검색률은 2019년보다 40% 늘었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교외 생활의 불편함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도 파리지앵의 파리 탈출을 부추기고 있다. 에마 씨 또한 “교외 주택을 구매할 때 빠른 인터넷 등 통신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교외 주택의 가격이 파리 시내보다 훨씬 싸다는 점도 젊은 파리지앵의 구매 욕구를 부추기는 요소다. 샤르트르 주택의 m²당 매매 가격은 2300유로(약 314만 원). 파리에서 집값이 가장 싼 지역인 파리 19구의 m²당 매매가(9210유로·약 1255만 원)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훨씬 싼 가격에 더 넓고 안락한 집에서 살 수 있는 셈이다. 최근 파리 시내 아파트를 팔고 이블린의 정원 딸린 단독주택을 구입한 40대 회사원 로맹 씨 부부는 “교외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며 고성(古城)에 사는 기분이라고 했다. 거듭된 봉쇄령으로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파리 시내에서는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가 인기다. 좁은 발코니에서라도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시민들의 바람이 투영됐다. 대표적 부촌인 파리 16구에 발코니 없는 아파트를 보유한 구랑 씨는 “코로나19 전에는 세입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이후 ‘발코니가 없다’며 입주를 꺼리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저소득층 임대료 부담도 커져 코로나19로 파리 시내 ‘에어비앤비(AirB&B)’ 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팬데믹 전 파리에는 무려 7만 채의 에어비앤비 주택이 존재했다. 기존 숙박업소만으로는 물밀 듯 밀려오는 세계 관광객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숙박공유용 주택 때문에 정작 파리 시민이 살아야 할 집이 부족하다. 집값 또한 계속 오르고 있다”는 현지인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잦은 봉쇄와 통금으로 관광객이 사라지다 보니 일부 에어비앤비 주택 소유주들은 아예 사업을 중단했다. 2019년 에어비앤비용 작은 아파트를 35만 유로(약 4억7000만 원)에 구입한 필리프 씨는 지난해 30만 유로에 집을 팔았다. 임대 수익이 없다 보니 집을 살 때 진 빚을 갚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집을 사자마자 코로나19가 터질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집이 없는 저소득층은 코로나19로 주거비 부담만 늘었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파리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에도 한 해 전보다 1.1% 상승해 2016년(0.6%), 2017년(0.8%) 상승률을 상회했다. 파리에서 집값이 가장 싸다는 19구의 100m² 아파트 월 임대료만 해도 2650유로(약 361만 원)에 달한다. 저소득층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대규모 경제 위기가 발생할 때 부자는 이를 자산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는다. 반면 하루 벌이도 힘든 저소득층의 삶은 더 힘겨워진다”는 지인의 말이 새삼 생각나는 순간이었다.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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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김윤종]유럽 찬사받던 K방역의 추억, 이젠 잊어야

    “프랑스 언론에 참고할 만한 좋은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공유하고 싶어서 연락했어요.” 7일 오후 프랑스 내 한국 관련 공보 업무를 담당해온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으로부터 불쑥 전화가 걸려 왔다. 국제의학저널 ‘랜싯’에 발표된 연구를 다룬 일간 르몽드 기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생활하는 ‘공존 전략’을 채택한 국가보다 코로나19 박멸 전략을 추진한 국가들이 사망률이 낮고 경제 회복도 빠르다는 내용이었다. 박멸 전략을 추진한 국가로 한국이 꼽혔다. 이미 본 기사인 데다 그다지 새로운 관점도 아니어서 ‘굳이 전화를 왜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3일 뒤인 10일 오후, 파리 외곽에 있는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를 방문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부터 백신 접종 대상을 기존 55세 이상에서 50대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했다. 여분의 백신이 있는 센터에서는 12일부터 나이 제한 없이 접종이 이뤄진다. ‘6월 15일부터 전 연령 접종’이란 당초 목표를 사실상 1개월 이상 앞당긴 것이다. 40대 중반인 기자는 10일 기준으로 프랑스 정부가 정한 접종 대상 조건에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센터를 찾은 이유는 백신 접종 없이는 프랑스 외 유럽연합(EU) 회원국 취재가 불가능할 것이란 불안 때문이었다. EU는 다음 달부터 ‘면역여권’을 발급해 백신 접종자에 한해 역내 이동을 자유롭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장에서 의료진에게 접종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할 참이었다. 프랑스는 ‘사데팡(¤a d´epend)’의 나라로 불린다. ‘그때그때 다르다’는 뜻이다. 외국인 신분으로 파리에서 여러 행정 절차를 겪다 보니 설명을 잘하면 ‘안 될 일도 되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다. 잔뜩 긴장했지만 담당 의사는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고 접종을 허락했다. 예진표 작성, 화이자 백신 접종까지 13분이 걸렸다. 접종 후 부작용 관찰실에서 만난 센터 관계자에게 “느려 터진 프랑스 행정을 자주 겪었다. 이곳은 (프랑스가) 아닌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는 “접종 대상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지 않는다”며 “그만큼 절박하다. 봉쇄 조치로 자영업자들이 다 죽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1년간 유럽 주요국들은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를 수시로 썼다. “미개한 유럽” “한국이 최고”란 국내 독자 반응도 자주 접했다. 하루 확진자가 수십 명에 불과했던 한국 방역 정책을 조명하는 유럽 언론 보도가 쏟아지기도 했다. 현재는 어떨까?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해온 K방역의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국가들은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 봉쇄를 해제하고 경제 정상화를 빠르게 이루는 코로나 대응 ‘2라운드’에 돌입했다. 프랑스는 11일 현재 전체 인구(6700만 명)의 약 27%가 1차 접종을 마쳤다. 독일은 32%, 영국은 53%에 달한다. EU가 8일 화이자 백신 18억 회분을 추가로 계약하면서 백신 접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의 1차 접종자는 전체 인구 대비 약 7%에 불과하다. 백신 부족으로 신규 접종도 중단됐다. 백신을 맞은 뒤 20여 분의 부작용 관찰시간 동안 3일 전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걸려온 전화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여전히 ‘K방역’에 함몰된 것 같아 답답했기 때문이다. ‘K방역’의 지난 성과는 잊어야 할 때가 아닐까? 터널의 진짜 끝을 지나 사회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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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연사에 실종까지…푸틴 정권 ‘나발니 치료’ 의료진 제거 의혹

    지난해 8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5)가 독극물 테러를 당했을 때 그를 치료했던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의 최고 의료담당자 알렉산드르 무라홉스키(50)가 7일 돌연 실종됐다. 앞서 올해 2월에도 나발니 치료에 참여했던 이 병원의 또 다른 의사 세르게이 막시미신(55)이 갑자기 사망했고 아직까지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나발니는 물론이고 그를 치료했던 의료진까지 속속 제거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무라홉스키는 이날 마을 인근 숲속으로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사냥에 나선 후 행방이 묘연하다. 경찰이 8일부터 헬기, 드론 등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무라홉스키가 방문한 사냥터에서 6.5km 떨어진 곳에서 그의 오토바이만 발견됐다. 나발니는 지난해 옴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푸틴 정권이 탑승 전 나발니가 마신 음료에 독극물을 넣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행기가 옴스크로 회항한 뒤 무라홉스키가 진료를 봤다. 당시 그는 “나발니가 혈당 급감에 따른 대사 장애로 쓰러졌다”고 진단했다. 나발니의 가족은 러시아 의료진을 믿을 수 없다며 그를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옮겼다. 독일 의료진은 “1970년대 냉전시대 소련이 개발한 화학무기 ‘노비초크’에 중독됐다”며 무라홉스키와 다른 진단을 내렸다. 지난해 말 병원을 그만둔 무라홉스키는 옴스크 주정부 보건장관으로 임명됐다. 이에 푸틴 정권이 허위 진단의 대가로 관직을 선물했다는 분석이 확산됐다. 무라홉스키가 평소 사냥을 즐기지 않았다는 점도 의혹을 더한다. 나발니를 치료했던 또 다른 의사 아나톨리 칼리니첸코 또한 지난해 10월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돌연 사임했다. 나발니의 보좌관 레오니트 볼코프는 미 CNN에 “이들은 모두 나발니가 혼수상태일 때 치료를 맡았다. 당시 나발니의 상태를 잘 알던 의사들”이라며 푸틴 정권이 나발니 독살 시도를 은폐하기 위해 의료진을 제거하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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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핵심기술 쥔 獨, 특허 포기 반대… 佛-伊는 찬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백신 지식재산권(지재권) 포기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말한 지 하루 만에 독일이 반대하고 나섰다. 감염 예방률이 높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백신을 생산 중인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도 지재권 포기가 오히려 백신 공급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백신 개발에 실패한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을 환영했다. 러시아와 중국도 지지의 뜻을 밝혔다. 지재권 면제는 세계무역기구(WTO)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안이라 향후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 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5일)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백신 생산을 제약하는 요소는 특허가 아니라 생산력과 높은 품질 기준”이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도 “지재권 보호는 혁신의 원천으로 미래에도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은 자국 기업 바이오엔테크가 미국 화이자와 함께 백신을 개발했다. 스위스 연방 국가경제사무국(SECO)도 “미국의 해법에 대해 많은 의문점이 풀리지 않고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한숨도 못 잤다. 특허 포기가 백신을 더 많이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CEO는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재권 포기는 백신 생산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했다. “백신특허는 세계 공공재”vs“공개땐 원료전쟁”… 갈라진 지구촌“백신 지식재산권(지재권)을 개방해 세계의 공공재로 만들어야 한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지재권 면제는 원료 확보 쟁탈전으로 이어져 백신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다.”(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포기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다음 날인 6일(현지 시간) 백신 개발국인 독일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수입에 의존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미국의 발표를 환영했다. 독일은 자국 제약사 큐어백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앞둔 상황에서 지재권 포기에 난색을 표했다. 독일에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도 있다. 자국 기업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을 개발한 영국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제약협회연맹(IFPMA), 전미(全美)의약연구제조업협회(PhRMA), 영국제약산업협회(ABPI) 등 제약업계와 제약사들은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반면 백신 개발에 실패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이날 “현재의 불평등은 옳지 않다. 미국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영국 BBC에 밝혔다.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자국이 개발한 백신을 지원하며 ‘백신 외교’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과 러시아도 지재권 포기를 지지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7, 8일 포르투갈에 모여 백신 지재권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이 지재권 유예에 반대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미국과 독일 간 균열이 생겼다”며 “WTO에서의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WTO는 회원국들의 합의로 지재권 유예를 결정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에이즈 치료제의 특허권을 일시 유예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재권 유예에 난색을 표한 독일을 비롯해 추가로 반대하는 국가들이 나올 경우 WTO의 지재권 유예 합의는 어려울 수 있다. 만약 미국이 독일을 포함해 반대하는 WTO 회원국들을 설득해서 만장일치를 이끌어내 백신 특허를 공개해도 단기간 내 백신 생산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바이오엔테크 관계자는 “mRNA 백신 생산 공정을 완성하는 데에만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WTO 합의에 실패하고 백신 제조사들도 버틸 경우 미국이 독자적으로 행정명령을 동원해 자국 제약사들의 특허를 공개할 수도 있다. 한국 등 자체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국가들은 ‘강제실시권’ 발동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WTO 찬성 여부와 상관없이 각국이 개별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강제실시권이 발동되면 각국은 자국에 출원된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 특허를 강제로 공개해 ‘복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밀한 공정이 필요한 백신 생산은 특허만으로는 완전한 제품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문섭 진원생명과학 이사는 “mRNA 백신만 해도 여기에 사용되는 지질(mRNA를 싸는 껍질), 지질을 싸는 기술과 RNA를 분리하는 기술 등 모두 별도 특허가 걸려 있다”며 “결국 해당 제약사들의 원천 기술과 노하우 없이는 생산이 어렵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이미지·김성모 기자}

    • 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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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판 붙자” 베네수엘라 대통령 vs 스티븐 시걸 격투, 왜?

    “한판 붙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58)이 긴 사무라이 검을 들었다. 이후 자신의 앞에 있는 1990년대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69)에게 휘두를 준비를 했다. 이런 모습이 찍힌 베네수엘라 국영방송 프로그램이 5일(현지 시간) 방영되면서 화제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시걸은 러시아 정부 특사 자격으로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마두로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시걸은 선물로 가져온 사무라이 검을 건넸다. 마두로 대통령은 검을 들고 시걸을 공격하려는 포즈를 취한 후 “형제여. 함께 액션 영화를 찍어보자”며 농담을 건넸다.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는 공통의 친구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푸틴은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독재정권으로 비난받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미국 배우인 시걸이 러시아 특사로 나선 이유는 푸틴 대통령과의 오래된 친분 때문이다. 격투기에 관심이 많은 푸틴은 무술 실력이 출중한 시걸을 눈여겨봤다. 시걸의 대표작인 영화 ‘언더시즈’(1993년 작)의 팬이기도 하다. 푸틴은 시걸과 만남을 가지며 친밀한 사이로 발전했다. 푸틴은 2016년 시걸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했고 2018년에는 ‘러시아 명예 대미특사’로 임명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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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中과 투자협정 비준 한발 물러서… ‘反中’ 인도와는 FTA 추진

    유럽연합(EU)이 7년간의 기나긴 협상 끝에 지난해 말 타결을 본 중국과의 투자협정에 대한 비준이 벽에 막혔다.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경제는 협력, 안보는 경쟁’이라는 입장을 보였던 EU의 이른바 ‘투트랙 외교’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올해 초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서방과 중국 간의 갈등 격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과 신장지역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EU 측은 더 이상 중국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그 대신 중국의 앙숙으로 통하는 인도와 밀착하려는 분위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EU와 중국 간의 외교 마찰로 투자협정이 위태로워졌다. 투자협정 승인을 얻으려는 노력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특히 그는 “(협정 비준을 위한) EU 집행위 차원의 지원 활동 또한 중단됐다”며 중국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U와 중국은 2013년부터 양측 기업이 상대편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좀 더 수월하게 하는 투자협정 체결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이듬해 1월 협상을 시작했고 30차례가 넘는 협상을 이어간 끝에 7년 만인 지난해 12월 30일 타결에 이르렀다. EU가 강점을 지닌 전기차, 통신, 금융 분야의 중국 시장 접근권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디지털세 등으로 미국과 대립했던 터라 이 협정으로 EU의 대미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당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 회원국 정상급 인사들이 총출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통화를 하고 최종 합의를 자축하기도 했다. EU는 올해부터 유럽의회 차원에서 협정 비준을 준비했다. 3월 EU가 중국 정부의 신장위구르 탄압을 이유로 중국 인사의 입국 제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면서 양측 갈등이 격화됐다. EU가 중국 정부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제재 카드를 꺼낸 것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 진압에 따른 무기 수출 금지 조치 이후 32년 만이었다. 지난해 EU와 중국의 교역 규모가 5860억 유로(약 794조 원)를 기록해 미국(5550억 유로)을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돈’보다 ‘인권’을 중시하는 EU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EU는 중국과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와 밀착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참여) 회원국이다. EU와 인도는 8일 화상 정상회의를 통해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하기로 했다.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설 제3국 인프라 투자 계획 등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는 5일 “EU가 근거도 없이 중국을 비판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경제 이득을 챙기려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EU의 행태에 강력히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EU가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건드리면 투자협정 자체를 없던 일로 할 수도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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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속도낸 美, 사망자 5분의 1로 줄었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힘입어 일일 사망자 규모를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4일(현지 시간) 미 CNN 방송은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 1주일간 미국 내 일일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660여 명으로 올 1월 중순의 3400여 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약 네 달 만에 20% 수준으로 내려간 것. 최근 1주일간 일일 평균 확진자도 4만9400여 명으로 집계돼 5만 명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이던 1월 8일 30만3924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6분의 1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의 힘’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장은 “백신이 성인을 보호하고 바이러스 변이를 늦췄으며 아동으로의 감염도 감소시켰다”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백신 최소 1차 접종을 마치도록 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영국은 이르면 9월부터 50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이른바 ‘부스터샷’으로 불리는 3차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3차 접종은 12월 초에 마무리해 연말연시 연휴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활동 제약을 없애는 게 목표다. 영국 정부 최고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최고의학보좌관은 부스터샷에 쓰일 백신을 선정 중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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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 나폴레옹 사망 200돌… 마크롱 기념식 참석 논란

    “(나폴레옹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저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4)이 유럽 통일을 꿈꿨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1769∼1821) 사망 200주년 기념식에서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헌화하기로 하면서 밝힌 말이다. 프랑스 매체 BFMTV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5일 파리 시내 군사문화시설인 ‘앵발리드’에 있는 나폴레옹의 묘역에 헌화하기로 했다. 200주년 행사에 참석해 연설도 할 계획이다. 주간지 르푸앵은 “마크롱은 그간 나폴레옹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아 왔다”며 “이번 결정에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내년 4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마크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실패로 지지율이 최근 37%까지 하락했다. 이에 우파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이슬람교 규제, 공권력 강화 등 우향우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번 나폴레옹 묘역 헌화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나폴레옹 이후 2017년 최연소 최고 지도자에 오른 마크롱은 당시 취임하면서 ‘강한 프랑스’를 외쳤다. 헌화 결정에는 젊고 강한 지도자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령 코르시카섬 출신의 나폴레옹은 1804년 황제로 즉위한 후 프랑스를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으로 만들었다. ‘국민 영웅’이었던 나폴레옹에 대한 평가는 1900년대 들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나폴레옹의 독재성, 자국민 600만 명을 희생시킨 전쟁광 등의 부정적 면이 조명됐다. 특히 1794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폐지된 노예제를 나폴레옹이 8년 만에 되살려 ‘인종주의자’ 딱지가 붙기도 했다. ‘강한 지도자’라는 찬사와 ‘인종주의자, 독재자’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나폴레옹의 양면성 때문에 역대 프랑스 대통령들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나폴레옹을 평가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2004년 12월 나폴레옹의 노트르담 황제 즉위식 200주년 행사, 2005년 나폴레옹의 아우스터리츠 전투 승리 200주년 행사에 불참했다.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나폴레옹과 일정 거리를 뒀다. 반면 166cm 작은 키와 헝가리 이민 2세 비주류 출신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강한 추진력과 카리스마를 내세워 ‘제2의 나폴레옹’이란 이미지를 적극 차용했다.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은 1969년 나폴레옹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고향 코르시카섬을 찾아 연설했다. ‘위대한 프랑스’를 외쳤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은 “우리에겐 나폴레옹이 있다”고 강조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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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반대 무릅쓰고 나폴레옹 묘역에 헌화한 이유는?

    “(나폴레옹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저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4)이 유럽 통일을 꿈꿨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 사망 200주년 기념식에서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헌화하기로 하면서 밝힌 말이다. 프랑스 매체 BFMTV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5일 파리 시내 군사문화시설인 ‘앵발리드’에 있는 나폴레옹의 묘역에 헌화하기로 했다. 200주년 행사에 참석해 연설도 할 계획이다. 주간지 르푸앵은 “마크롱은 그간 나폴레옹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아 왔다”며 “이번 결정에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내년 4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마크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실패로 지지율이 최근 37%까지 하락했다. 이에 우파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이슬람교 규제, 공권력 강화 등 우향우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번 나폴레옹 묘역 헌화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백인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종차별 반대운동과 과거 식민지 시대의 반성이 유럽으로도 확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나폴레옹 사망 200주년이 다가오면서 ‘추모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측은 “기념한다고 축하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명암을 모두 봐야 한다”고 나선 셈이다. 나폴레옹 이후 2017년 최연소 최고 지도자에 오른 마크롱은 당시 취임하면서 ‘강한 프랑스’를 외쳤다. 헌화 결정에는 젊고 강한 지도자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령 코르시카섬 출신의 나폴레옹은 1804년 황제로 즉위한 후 프랑스를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으로 만들었다. ‘국민 영웅’이었던 나폴레옹에 대한 평가는 1900년대 들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나폴레옹의 독재성, 자국민 600만 명을 희생시킨 전쟁광 등의 부정적 면이 조명됐다. 특히 1794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폐지된 노예제를 나폴레옹이 8년 만에 되살려 ‘인종주의자’ 딱지가 붙기도 했다. ‘강한 지도자’라는 찬사와 ‘인종주의자, 독재자’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나폴레옹의 양면성 때문에 역대 프랑스 대통령들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나폴레옹을 평가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2004년 12월 나폴레옹의 노트르담 황제 즉위식 200주년 행사, 2005년 나폴레옹의 아우스터리츠 전투 승리 200주년 행사에 불참했다.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나폴레옹과 일정 거리를 뒀다. 반면 166cm 작은 키와 헝가리 이민 2세 비주류 출신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강한 추진력과 카리스마를 내세워 ‘제2의 나폴레옹’이란 이미지를 적극 차용했다.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은 1969년 나폴레옹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고향 코르시카섬을 찾아 연설했다. ‘위대한 프랑스’를 외쳤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은 “우리에겐 나폴레옹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뿐 만이 아니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전 총리는 나폴레옹의 혁명정신을 조명한 책, 리오넬 조스핀 전 총리는 나폴레옹의 악행을 비판하는 책을 각각 출판했다. 내년 대선 후보 중 한명인 안 이달고 현 파리 시장은 나폴레옹이 부활시킨 노예제 재확산에 맞선 흑인 여성 설리티드의 이름을 딴 공원을 지난해 9월 파리 도심에 열기도 했다. 설리티드는 19세기 초 카리브해 지역 프랑스 영토 과들루프 섬에서 노예제 반대를 주장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같은 논란 속에 프랑스 주요 정치인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방역조치로 대형 행사나 모임이 제한돼 ‘코로나19로 나폴레옹 행사에 가고 싶어도 갈수 없었다’고 핑계를 댈 수 있다는 것이다. 나폴레옹 재단 이사인 티에리 렌츠는 “정치인들이 코로나19 탓을 하며 200주년 행사에 오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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