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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입원 2일 차인 29일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황 대표는 단식 명분이었던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와 함께 최근 불거진 ‘3대 친문농단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황 대표는 이날 전희경 대변인을 통해 “건강 악화에 따른 가족, 의사의 강권과 당의 만류로 단식을 마쳤다”며 “28일 오후부터 미음을 조금씩 섭취하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최소한 주말까지는 입원해서 신체 회복에 주력해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단식을 끝낸 황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과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본회의 상정을 저지하는 총력 투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 감찰 무마 의혹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친정권 인사가 운영하는 우리들병원에 대한 KDB산업은행의 2200억 원대 특혜 대출 의혹 등 이른바 ‘3대 친문농단 사건’ 진상 규명에도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내에서는 필리버스터뿐 아니라 ‘모든 의원의 국회 로텐더홀 연좌 농성’ ‘의원들의 청와대 앞 시위’ ‘대규모 장외집회’ 등 다양한 투쟁안이 거론되고 있다. 황 대표는 자신의 뒤를 이어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에서 ‘릴레이 단식’ 중인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에게 “나라 사랑 충정에 감사하지만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함께 투쟁하자”고 했다. 하지만 단식 2일째를 맞은 두 최고위원은 단식을 이어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입원 2일차인 29일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황 대표는 단식 명분이었던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와 함께 최근 불거진 ‘3대 친문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황 대표는 이날 전희경 대변인을 통해 “건강악화에 따른 가족, 의사의 강권과 당의 만류로 단식을 마쳤다”며 “28일 오후부터 미음을 조금씩 섭취하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최소한 주말까지는 입원해서 신체 회복에 주력해야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단식을 끝낸 황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과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본회의 상정을 저지하는 총력 투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 감찰 무마 의혹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친정권 인사가 운영하는 우리들병원에 대한 산업은행의 2200억 원대 특혜대출 의혹 등 이른바 ‘3대 친문농단 사건’ 진상규명에도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총력투쟁을 선언한 이날 한국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199개 법안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한국당 내에서는 필리버스터 뿐 아니라 ‘모든 의원의 국회 로텐더홀 연좌 농성’ ‘의원들의 청와대 앞 시위’ ‘대규모 장외집회’ 등 다양한 투쟁안이 거론되고 있다. 황 대표는 자신의 뒤를 이어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에서 ‘릴레이 단식’ 중인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들에게 “나라사랑 충정에 감사하지만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함께 투쟁하자”고 했다. 하지만 단식 2일째를 맞은 두 최고위원은 단식을 이어갔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단식 8일째에 병원으로 이송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새벽 의식을 되찾은 뒤 수액을 맞으며 회복 중이다. 하지만 황 대표 이송 직후 한국당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선거제 개편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철회를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공언한 패스트트랙 법안 부의 날짜인 다음 달 3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권이 협상보단 강경 투쟁을 고수하면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병원 이송 2시간 만인 28일 오전 1시경 의식이 돌아왔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눈을 뜬 후 부인 최지영 여사에게 “단식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지만 최 여사와 아들이 “그러다 진짜 죽을 수 있다”며 극구 만류했다. 황 대표는 오랜 단식으로 신체 근육의 15%가 빠져 혼자 걷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응급실에 실려 간 직후 병원 본관 20층 VIP 병동에 입원했다가 이날 오후 일반 병동 1인실로 옮겼다. 가족 외 면회객 방문이 하루 2시간으로 제한되는 일반 병동에는 최 여사가 자리를 지켰다. 병원 측은 황 대표에게 수액을 투여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한편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재활 치료도 병행할 예정이다. 아직 식사는 못 하는 상태라고 한다. 이날 정치권 일각에서는 하루 입원비가 최대 200만 원 수준인 VIP 병동 입원을 두고 ‘황제 입원’이란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만나 “응급실로 이송됐을 당시 일반 병동에 빈자리가 없어 병원 자체 판단으로 일단 VIP 병동에 입원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칫 단식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어 VIP 병동 입원 사실을 알자마자 즉각 일반 병동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황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자리를 비운 청와대 사랑채 앞 농성 텐트에는 한국당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1시경 바로 들어가 앉아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마음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파괴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과 선거법 개정안을 끝까지 결사반대하겠다”고 했다. 사랑채 앞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 2명도 동조 단식 중이다. 한국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황 대표 단식에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는 청와대를 향해 ‘야만의 정치’라 비판하고 동조 릴레이 단식을 독려하는 등 강경 투쟁론을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은 끝난 게 아니다. ‘우리가 황교안’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투쟁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야당을 증오와 멸시의 대상으로 여기고 사람 목숨에도 아랑곳 않는 비정하고 독한 정권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표를 모으면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을 수 없는 현실에서 이제라도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당 강석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사람끼리 협상하는 건데 못 할 게 없다. 다양한 협상안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고리로 한다면 선거법도 협상을 통해 해결이 잘되지 않겠느냐”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단식 8일째에 병원으로 이송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새벽 의식을 되찾은 뒤 수액을 맞으며 회복 중이다. 하지만 황 대표 이송 직후 한국당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선거제 개편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철회를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공언한 패스트트랙 법안 부의 날짜인 다음 달 3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권이 협상보단 강경 투쟁을 고수하면서 여야 간 대충돌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병원 이송 2시간 만인 28일 오전 1시경 의식이 돌아왔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눈을 뜬 후 부인 최지영 여사에게 “단식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지만 최 여사와 아들이 “그러다 진짜 죽을 수 있다”며 극구 만류했다. 황 대표는 오랜 단식으로 신체 근육의 15%가 빠져나가 혼자 걷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응급실에 실려 간 직후 병원 본관 20층 VIP 병동에 입원했다가 이날 오후 일반 병동 1인실로 옮겼다. 가족 외 면회객 방문이 하루 2시간으로 제한되는 일반 병동에는 최 여사가 자리를 지켰다. 병원 측은 황 대표에게 수액을 투여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한편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재활 치료도 병행할 예정이다. 아직 식사는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이날 정치권 일각에서는 하루 입원비가 최대 200만 원 수준인 VIP 병동 입원을 두고 ‘황제 입원’이란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만나 “응급실로 이송됐을 당시 일반 병동에 빈 자리가 없어 병원 자체 판단으로 일단 VIP 병동에 입원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칫 단식의 진정성을 훼손시킬 수 있어 VIP 병동 입원 사실을 알자마자 즉각 일반 병동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황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자리를 비운 청와대 사랑채 앞 농성 텐트에는 한국당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1시경 바로 들어가 앉아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마음으로 자유대한민국을 파괴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과 선거법 개정안을 끝까지 결사 반대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황 대표 단식에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는 청와대를 향해 ‘야만의 정치’라 비판하고 동조 릴레이 단식을 독려하는 등 강경 투쟁론을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은 끝난 게 아니다. ‘우리가 황교안’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투쟁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야당을 증오와 멸시의 대상으로 여기고 사람 목숨에도 아랑곳 않는 비정하고 독한 정권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표를 모으면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을 수 없는 현실에서 이제라도 협상에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당 강석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사람끼리 협상하는 건데 못 할 게 없다. 다양한 협상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고리로 한다면 선거법도 협상을 통해 해결이 잘되지 않겠느냐”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결국 단식 8일째인 27일 밤 구급차에 실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날 밤까지 단식을 중단하라는 의료진의 권유에도 병원행을 거부했던 황 대표는 이날 밤 의식을 잃고 이송됐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10분경 청와대 사랑채 앞 농성텐트에서 들것에 실려 나와 구급차에 실려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텐트 안에 누워 있던 황 대표가 의식이 없는 듯 보이자 함께 있던 황 대표 부인이 깜짝 놀라 119에 신고했다. 당시 현장 인근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해 대기 중이던 구급차와 현장 의료진이 달려와 황 대표 상태를 진단하고 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 만난 한국당 관계자는 “일단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듯하지만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부터 신장과 심장 등 장기에 이상 신호가 이어지고 얼굴이 붓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였다. 이날 오전 황 대표를 만난 의사 출신 신상진 의원은 “육안으로 보니 15일은 단식하신 것처럼 상태가 안 좋았다”며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단식을 더 이어가야 한다’며 거부했다”고 나경원 원내대표가 전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단식 초기 천막 없이 스티로폼 깔개에만 의존해 찬바람을 많이 맞아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고 했다. 앞서 황 대표가 철회를 촉구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시킬 권한을 가진 문희상 국회의장은 황 대표의 경기고 선배인 유인태 사무총장을 보내 단식 철회를 촉구했다. 유 사무총장은 “국회의장께서 ‘(패스트트랙 법안) 합의 처리가 잘되도록 황 대표께서 노력해 달라’고 했다 하니 황 대표가 ‘의장께서 좀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 의장은 황 대표를 직접 만나도 단식 중단 명분이 될 해법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우선 유 사무총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4당 대표 중 유일하게 단식 농성장을 찾지 않았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황 대표를 찾았다. 천막 앞 한국당 의원들은 황 대표 단식을 ‘황제 단식’이라 비판했던 심 대표에게 “제1야당 대표의 목숨 건 단식을 조롱하는 건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라고 따졌다. 천막을 둘러싼 지지자들은 “물러가” “꺼져”라고 외치기도 했다. 심 대표는 “황 대표가 주무시고 계셔 얼굴만 뵙고 나왔다”며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이니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했다. 지난해 한국당을 탈당했던 원희룡 제주지사도 황 대표를 만난 후 “지금 이상의 각오로 야권 쇄신에 비상의 힘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황 대표가 8일간 단식을 벌이면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중앙당 후원회에는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20일부터 일주일간 1600명이 총 1억 원 넘게 후원금을 냈다. 26일 하루에만 678명이 4800여만 원을 냈다. 평소 200만 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25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 최근 재정난으로 당직자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한국당엔 ‘가뭄 속 단비’인 셈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수만 원 단위의 소액 후원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단식 천막 앞에는 매일 “황 대표께 꼭 전해 달라”며 핫팩 담요 침낭 등을 가져오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당은 물품들을 모아 황 대표 단식이 끝난 후 복지단체에 기부할 방침이다.조동주 djc@donga.com·김하경 기자}
27일로 단식 9일째를 맞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의료진의 강권에도 병원 행을 완강히 거부하며 단식을 이어갔다. 황 대표가 신장과 심장 등 장기에 이상 신호가 이어지고 얼굴이 붓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하루 만에 당 후원금이 4800만 원 넘게 들어오는 등 보수층의 결집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와대 사랑채 앞 단식 텐트에서 두문불출하며 누워만 지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황 대표를 만난 직후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지만 황 대표가 ‘조금 더 이어가야 한다’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드루킹 특검’을 주장했던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가 단식 9일째 실려 간 전례와 추운 날씨 등을 감안하면 이번 주 후반을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단식 초기 천막 없이 스티로폼 깔개에만 의존해 찬바람을 많이 맞아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철회를 촉구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시킬 권한을 가진 문희상 국회의장은 황 대표의 경기고 선배인 유인태 사무총장을 보내 걱정의 뜻을 전했다. 유 사무총장은 “국회의장께서 ‘(패스트트랙 법안) 합의 처리가 잘되도록 황 대표께서 노력해 달라’고 했다 하니 황 대표가 ‘의장께서 좀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 의장은 황 대표를 직접 만나도 단식 중단 명분이 될 해법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우선 유 사무총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4당 대표 중 유일하게 단식 농성장을 찾지 않았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황 대표를 찾았다. 천막 앞 한국당 의원들은 황 대표 단식을 ‘황제 단식’이라 비판했던 심 대표에게 “제1야당 대표의 목숨 건 단식에 조롱하는 건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라고 따졌다. 천막을 둘러싼 지지자들은 “물러가” “꺼져”라고 외치기도 했다. 심 대표는 “황 대표가 주무시고 계셔 얼굴만 뵙고 나왔다”며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이니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했다. 지난해 한국당을 탈당했던 원희룡 제주지사도 황 대표를 만난 후 “지금 이상의 각오로 야권 쇄신에 비상의 힘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황 대표 단식이 길어지면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중앙당 후원회에는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20일부터 일주일간 1600명이 총 1억 원 넘게 후원금을 냈다. 26일 하루에만 678명이 4800여만 원을 냈다. 평소 200만 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25배 가까이 늘어난 것. 최근 재정난으로 당직자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한국당에겐 ‘가뭄 속 단비’인 셈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수만 원 단위의 소액 후원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단식 천막 앞에는 매일 “황 대표께 꼭 전해 달라”며 핫팩 담요 침낭 등을 가져오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당은 물품들을 모아 황 대표 단식 이후 복지단체에 기부할 방침이다. 한국당에선 ‘포스트 단식’ 정국에 대한 대책 논의가 슬슬 거론되고 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황 대표와 함께 동조 단식을 하거나 ‘의원직 총사퇴’를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 대표가 병원에 이송되면 의원들이 1명씩 쓰러질 때까지 ‘릴레이 단식’을 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단식 등 극단적 카드보다는 협상 전략을 마련해 다가오고 있는 패스트트랙 충돌에 대비해야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평도 포격도발 9주년(23일)에 서해 접경해역의 창린도를 찾아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거의 모든 섬에 군사시설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와 인근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것이다. 국방부 국방정보본부가 이달 초 국회 정보위원회에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북한의 서해도서 요새화 작업 실태’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 군사적 긴장이 첨예하던 2015년부터 연평도 인근의 갈도와 아리도, 함박도 등 무인도를 군사기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갈도에는 화포를 배치하고, 아리도와 함박도에는 레이더를 설치해 감시기지로 운용 중인 것으로 국방정보본부는 분석했다. 앞서 해병대사령부도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다. 갈도는 서해 NLL을 경계로 연평도에서 4.5km가량 떨어져 있다. 서북도서를 겨냥한 최단 거리의 공격기지인 셈이다. 군 소식통은 “갈도에는 지하벙커 형태의 구조물과 10여 문의 해안포가 배치된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정보본부는 갈도 아리도 함박도를 제외한 다른 도서는 2015년 이전에 이미 군사기지화를 완료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정보본부가 국회 정보위에 제출한 관련 지도에 ‘(북한군의) 미(未)주둔 지역’으로 표시된 섬은 하린도 옹도 석도 등 3개 섬뿐이다. 서해 NLL 인근의 5개 무인도(갈도 장재도 무도 함박도 아리도)뿐만 아니라 백령도에서 동남쪽으로 30∼40km 떨어진 마합도 기린도 창린도 어화도 순위도 등 대부분의 섬에 병력·무기 장비를 배치해 대남 기습용 전초기지로 운용 중임을 시사한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조동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26일로 일주일째를 맞았다. 황 대표 단식이 선거법 개정안의 27일 국회 본회의 부의를 계기로 다시 가열되고 있는 여야 패스트트랙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정치 초년생인 황 대표의 ‘지르기 정치’가 효과를 발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숱한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대규모 장외집회와 삭발에 이은 단식이 예상외의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 “할 일 남았다”며 병원행 거부 26일 청와대 앞 단식 농성텐트. 황 대표는 이날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파란 마스크를 쓰고 침낭을 덮은 채 안에 누워 있었다. 전날에는 지지자들에게 인사차 한 차례 천막 밖으로 나왔지만 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은 “물을 1000∼1500cc밖에 못 마셔서 신장 이상 징후인 단백뇨(단백질이 섞인 소변)가 나오고 감기까지 겹쳐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9시 10분경 농성장을 찾은 최고위원들에게 누운 채로 “아직 할 일이 남아 더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병원행을 완강히 거부했다고 정미경 최고위원이 전했다. 약사 출신인 김순례 최고위원은 “단백뇨가 피가 섞인 혈뇨로까지 악화되면 어떤 수를 쓰더라도 병원으로 모셔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 10시에도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1야당 당 대표가 단식하는데 (패스트트랙 현안에) 여당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위급상황 시 황 대표를 이송할 병원을 미리 섭외해두고 밤늦게까지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에 대한 국회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황 대표의 단식 천막이 여야의 장외 회동장이 되는 현상도 벌어졌다.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고성을 주고받았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6일 보수통합 협상 제의 후 만난 적 없던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26일 각각 황 대표를 찾아왔다. 단식 일주일 동안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25일), 민주평화당 정동영(22일) 등 여야 3당 대표들이 모두 단식 현장을 찾았다. 오후 3시경 농성장에 온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이 나라 민주주의는 이렇게 싸워서 지켜왔다”고 말하다가 실수로 황 대표를 ‘황교안 대통령’으로 칭하기도 했다. 오후 7시경부터 현장에 경찰이 충원되자 ‘전날 한국관광공사(청와대 앞 농성장 부지 관리기관)가 예고했던 행정대집행을 하는 것 아니냐’며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밤사이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황교안식 즉흥 정치’ 계속 통할까 정치 입문 11개월 차인 황 대표가 측근의 극렬한 반대를 물리치고 강행한 청와대 앞 단식이 정치권의 핵으로 급부상하면서 “황교안식 정치를 다시 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치밀한 정세 분석과 전략을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 즉흥적인 삭발이나 단식 등 파격적 행동이 예상치 못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9월 ‘조국 사태’가 한창일 때 제1야당 대표 최초로 삭발 카드를 꺼냈을 때도 측근들은 ‘희화화될 수 있다’며 만류했지만 뜻밖에 ‘투블록 컷 멋쟁이’ 패러디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돌았다. 이번 단식도 최측근 참모들조차 “명분과 시기가 좋지 않다”며 반대했지만 황 대표가 강행했다. 단식 전까지 제기됐던 황 대표의 당 운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은 일단 사그라들고 있다. 물론 위기 때마다 삭발, 단식 등 극단적인 카드로만 돌파하는 리더십으론 총선까지의 장기전을 치르기 어렵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당 관계자는 “‘포스트 조국’ 전략이 없었듯 ‘포스트 단식’에 대비한 큰 틀의 전략이 없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언젠가 단식 정국이 끝나면 보수통합과 인적쇄신, 리더십에 대한 공세 등 기존의 당내 문제들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얘기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평도 포격도발 9주기(23일)에 서해 접경해역의 창린도를 찾아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거의 모든 섬에 군사시설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와 인근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것이다. 국방부 국방정보본부가 이달 초 국회 정보위원회에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북한의 서해도서 요새화 작업 실태’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 군사적 긴장이 첨예하던 2015년부터 연평도 인근의 갈도와 아리도, 함박도 등 무인도를 군사기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갈도에는 화포를 배치하고, 아리도와 함박도에는 레이더를 설치해 감시기지로 운용 중인 것으로 국방정보본부는 분석했다. 앞서 해병대사령부도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다. 갈도는 서해 NLL을 경계로 연평도에서 4.5km 가량 떨어져있다. 서북도서를 겨냥한 최단거리의 공격기지인 셈이다. 군 소식통은 “갈도에는 지하벙커 형태의 구조물과 10여 문의 해안포가 배치된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정보본부는 갈도·아리도·함박도를 제외한 다른 도서는 2015년 이전에 이미 군사기지화를 완료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정보본부가 국회 정보위에 제출한 관련 지도에 ‘(북한군의) 미(未)주둔지역’으로 표시된 섬은 하린도·옹도·석도 등 3개 섬 뿐이다. 서해 NLL 인근의 5개 무인도(갈도·장재도·무도·함박도·아리도)뿐만 아니라 백령도에서 동남쪽으로 30~40km 떨어진 마합도·기린도·창린도·어화도·순위도 등 대부분의 섬에 병력·무기 장비를 배치해 대남 기습용 전초기지로 운용 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에 연평도 바로 앞 장재도와 무도를 잇달아 방문해 “남측 함정이 영해를 침범하면 수장시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서해 NLL 일대 도서 요새화에 맞서 우리도 고위력의 대응전력을 서북도서에 배치 운용하면서 관련 동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26일로 일주일째를 맞았다. 황 대표 단식이 여야 패스트트랙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황교안식 ‘지르기 정치’의 진가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대규모 장외집회와 삭발에 이은 단식이 의외의 정치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 ‘장외 회동장’이 된 황교안 천막 전날까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한 차례 청와대 앞 농성 텐트 밖으로 나왔던 황 대표는 이날은 한 차례도 나오지 못하고 텐트 안에만 누워있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오전 당 회의 전 천막에 들렀을 때도 황 대표는 누운채 “수고해 달라”는 말만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신장 이상 징후인 단백뇨(단백질이 섞여나오는 소변)가 나오고 심박수가 불규칙해진데다 감기까지 겹쳐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에 대한 국회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황 대표의 단식 천막이 여야의 장외 회동장이 되는 현상도 벌어졌다. 선거제도 개편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고성을 주고받았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보수통합 협상을 제의한 뒤 한 차례도 만난적 없던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이날 각각 황 대표를 찾아왔다. 손 대표는 황 대표를 만나고 나와서 기자들에게 “빨리 일어나서 손잡고 좋은 나라를 같이 만들자고 얘기했다”며 “하루빨리 단식을 풀고 대화를 통해 함께 해결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쳐 막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를 했다”며 “마스크를 벗고 말씀하시려고 하기에 ‘벗지 말라’고 했고 황 대표는 고맙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단식 일주일 동안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민주평화당 정동영 등 여야 대표급 인사들이 모두 단식 현장을 찾은 셈이며, 이낙연 국무총리도 황 대표를 만나고 간 것이다. 전날 “농성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통보했던 한국관광공사(청와대 앞 농성장 부지 관리기관)는 저녁 늦게까진 집행을 하지 않았다. 항한국당은 행정대집행이 들어오더라도 결사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황교안식 지르기 정치’ 계속 통할까? 정치 입문 11개월차인 ‘정치 초보’ 황 대표가 측근의 극렬한 반대를 물리치고 강행한 청와대 앞 단식이 정치권의 핵으로 급부상하면서 정치권에선 “황교안식 정치를 다시 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치밀한 정세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치공학적 전략을 짜고 하는 행동이 아닌 즉흥적인 삭발이나 단식 등 파격적 행동이 예상치 못한 정치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9월 ‘조국 사태’가 한창일 때 제1야당 대표 최초로 삭발 카드를 꺼냈을 때도 측근들은 ‘희화화될 수 있다’며 극구 만류했지만 뜻밖에 ‘투블럭 컷 멋쟁이’ 패러디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돌면서 청년층의 호응을 얻었다. 이번 단식에서 최측근 참모들조차 “명분과 시기가 좋지 않다”며 강력 반대했지만 황 대표가 강행했다. 삭발이나 단식 각 시기마다 고조됐던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은 급속히 사르라 들었다. 당협위원장들이 지속적으로 반대했던 장외집회도 개천절 집회 등을 통해 보수통합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 반면 위기 때마다 삭발, 단식 등 극단적인 카드로만 돌파하는 리더십으론 총선까지의 장기전을 치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포스트조국’ 전략이 없었듯 ‘포스트단식’에 대비한 큰 틀의 전략이 전혀 없다는 당내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전략과 준비 없이 단식 정국이 끝나면 보수통합과 인적쇄신, 리더십에 대한 공세 등 곪아온 문제들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지적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당이 얼마나 민심과 괴리됐는지를 요 며칠간 극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17일 전격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 해체를 주장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47·부산 금정)은 자신의 불출마 선언 이후에도 여전히 조용한 당내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좀비이자 존재 자체가 민폐인 한국당은 해체해야 한다”며 소속 의원 전원 불출마 등을 주장한 지 26일로 10일째. 하지만 당에선 호응과 지지보다는 국회의원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노골적인 비아냥거림이 더 자주 터져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당 일각의 비아냥 섞인 비판에 “속된 말로 같잖아서 아무 대답도 안 하고 있다. 이래서 당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 아니냐”면서도 “거리에서는 처음 보는 이들이 손잡고 응원하는 경험의 연속”이라고 했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당 해체와 의원 전원 불출마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회의원은 고관대작형이 아니라 실무형이 돼야 하며 예우를 장관급에서 국장급으로 낮춰야 한다”고도 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한국당, 왕만 바라보는 ‘궁중정치형’ 정당” ―기자회견 이후 당내 호응이 별로 없는데 속상하지 않나.“왜 없나? ‘우물에 침 뱉기’ ‘자기 집에 불 지르기’ 등의 반응들은 있었지 않나? 사실, 국회의사당 2층 로비에서 방송 촬영을 하려고 앉아있는데 동료 의원 한 명이 ‘에이∼’ 하면서 흘겨보며 지나가기도 했다. 바로 내 앞에서 아주 싫은 기색을 행동으로 보이는 사람, 면전에서 외면하는 사람도 있었다.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러 갔을 때도 주변의 싸늘한 시선이 느껴졌다.”―의원 단톡방에선 친박(친박근혜)계 초선이 “(김 의원이 원장인)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자고 해도 안 알려주시더니 또 이런 식으로 알려주시네. 그 결과가 그렇게 나빴던 모양이다. 그럼 다음 총선에 나가봤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겠네요”라고 비아냥댔다는데….“같잖아서 대답을 안 했다. 하지만 몇몇 의원이 (격려의) 연락을 주시기도 했고. 오히려 거리에서 전혀 모르는 시민들이 반갑게 손을 꽉 잡고 ‘기운 내라’ ‘응원한다’고 하는 경험을 하루에도 수차례 겪고 있다. 당이 이런 민심과의 괴리를 자각 못 하기에 지금의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서 탈출 못 하면 나라가 무너진다고 생각해서 충정 어린 고언을 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는 ‘총선 패배 시 사퇴’로 대응하는 등 지도부는 여전히 요지부동인데….“그래서 소멸할 수밖에 없는 당이라고 하는 것이다. 외부 여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되겠나. 자체적으로 시대에 맞는 시민정치 의사형성 통로로서의 정당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생존 징후랄까, 그런 게 별로 보이지 않는다.” ―불출마 선언은 이어지지 않고 ‘당이 원하면 불출마한다’는 정도의 얘기만 나온다. “‘궁중정치’만 남아서 그렇다. 한국당은 왕(당 대표)에게만 잘 보이려는 변질된 궁중정치형 정당이 돼 버렸다. 의원들이 어떻게 하면 자기 공천에 유리할지에만 몰두하면서, 당이 민심과 괴리가 너무 큰데도 그런 자각조차 없어졌다. (다른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려면) 내가 불출마 선언을 할 때 수위를 아주 높여 말씀드렸기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고 진정될 시간이 필요하다. 그 뒤의 문제는 제가 관여할 바가 아니지만 지금 당장 후속 불출마가 바로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래도 당 총선기획단에서 ‘현역 3분의 1 컷오프, 50% 물갈이 공천안’을 내놨지 않나. 이 정도면 변화의 기운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그런 말들은 당내 문제의 본질을 너무 쉽게 본 것이다. 당이 거의 죽기 직전인데 (3분의 1 컷오프 같은) 양적 지표만 충족시키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문제의 뿌리가 훨씬 깊기 때문에 (당초 주장한) 당 해체와 현역 의원 전원 불출마 외에는 답을 찾지 못했다. 현재 상태로는 자체 역량으로 회생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지역구에서 아버지(5선·고 김진재 의원)와 합쳐 8선을 한 걸 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처럼 ‘부모 찬스를 써놓고 혼자 깨끗한 척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제가 더 이상 (선거에) 안 나오지 않냐. 모두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저부터 자성과 반성을 행동으로 옮기겠단 거다. 누가 저 혼자 깨끗하다고 했느냐.”○ “쇄신파 사라진 한국당, 민심과의 가교 없어” ―지금 생각해볼 때 기자회견에서 ‘좀비’ ‘존재 자체가 민폐’ 등 독한 단어를 쓴 이유가 있나. “지금 한국당에는 (18대 국회 한나라당의) ‘민본21’ 같은 소장파 모임이 없다. 이번 기자회견은 민본21 선배들의 기백을 생각하며 혼자 10명 이상의 몫을 해내리라 마음먹고 단행했다. 그래서 표현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거친 표현에 마음 다친 분들께는 죄송스럽지만 틀린 표현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 민본21이 있을 때는 민심과의 가교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당과 민심의 괴리가 너무 크다. 그동안 누적된 걸 한꺼번에 말하다 보니까 발언 수위가 강해졌고, 민심이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 살아있는 정당이었다면…(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한국당에는 왜 소장파가 사라졌다고 보나.“그래도 페이스북에 계속 글 쓰시는 당 대표 출신인 뜻밖의 소장파가 있지 않으냐(웃음). 18대 때는 친이(친이명박)에 의한 친박 학살, 19대 때는 친박에 의한 친이 학살, 20대 때는 친박에 의한 소장개혁파 학살이 지속되면서 당내 다양성이 완전히 파괴됐다. 그나마 남아있던 사람들까지 역할을 못 하게 돼 바른정당으로 가면서 지금의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 의원은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다가 돌아온 복당파이기도 해 보수통합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지금까지는 그에 대한 요청을 받은 바 없어서 따로 생각해본 바 없다. 다만 통합과 관련해 요청이 있고 제가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해볼 수는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런 요청이 있을 것 같진 않다. (기자회견 직후) 변혁 소속 의원 두 분에게서 위로와 격려의 취지로 짧게 문자메시지가 온 적은 있다. 따로 만나진 않았다.”○ “고관대작형 없애고 장관급 아니라 국장급 국회의원 돼야” ―김 의원이 생각하는 대안은 뭔가. 당 해체 이후 새로운 사람들이 와야 한다고 했는데 어떤 사람이 와야 하나. “과시욕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 사익을 위해 공동체의 이익이나 다른 사람을 짓밟는 사람은 오면 안 된다. 국회의원이 되면 감투를 보고 절하는지 사람을 보고 절하는지 분간 못 하는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은 고관대작형이 아니라 실무형이 돼야 한다. 예우를 장관급에서 국장급으로 낮춰야 한다.” ―여의도연구원에서 그동안 청년 인재 양성과 영입에 집중했는데….“지역구에 바로 나가서 최강자와 붙어도 당선될 정도로 준비돼 있는 청년을 아주 엄선해서 추천했는데 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정말 귀한 분이라고 하지 않느냐. 이런 당에 누가 오나. 당에서 청년을 바라보는 시각은 행사 때 지도부 사진 찍기 병풍 또는 마네킹용이다. 최근 당이 청년들 간담회에서 (한국당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등) 이전에 없었던 솔직한 이야기들이 나오자 큰 충격을 받았는데, 사진 찍으려고 앉혀 놓은 마네킹이 진실을 이야기하니까 충격을 받은 거다.” ―당의 일부 중진들은 사석에서 청년 정치인을 ‘이등병’ ‘초딩’에 비유하더라. “20일 유엔 아동권리협약 30주년을 기념해 유니세프에서 주최하는 ‘초중학생들과의 국회의원 토론회’에 갔다. 참신한 생각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나는 ‘여러분들이 국회에 오시는 게 더 좋은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시각이 초기에 약간 시행착오를 거치면 훨씬 더 의미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47세로 (평균 나이 60.1세인) 한국당에선 어린 그룹인데, 딴 데 가면 할아버지급 아닌가.” ―앞으로 뭘 할 건가. 2004년 한나라당 때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불출마 선언을 하고 3년 후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 전 시장과 비슷한 행보라는 평가가 있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고 영광이다. 하지만 불출마 선언에서 밝혔듯 저는 정치권에 파견된 시민 입장에서 자격 없는 자가 끼면 이성을 잃는다는 ‘절대반지’에 대한 면역력을 아직은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임기 후 뭘 할지 저도 궁금한데, 지금 하는 일에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아 생각을 아예 안 하기로 했다. 경우의 수는 많이 열려 있겠지만….”○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생년월일: 1972년 7월 15일△출신교: 부산 금정고-서울대 국제경제학과△주요 이력: 2006∼2009년 동일고무벨트㈜ 대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부산 금정, 무소속·한나라당·새누리당), 2011∼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부산 금정, 새누리당),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부산 금정, 새누리당·바른정당·자유한국당), 현재 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조동주 djc@donga.com·최고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26일로 일주일을 맞는다.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황 대표는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단식 엿새째인 25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황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하는 등 황 대표의 단식 문제가 여야 ‘패스트트랙 협상’ 등 정국의 주요 변수가 돼 가는 기류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둥치)를 꺾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다.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을 떠올린다”면서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고 썼다. 황 대표는 심한 탈수 증상에 시달리고 있고, 혈압도 정상 수치가 잘 나오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저녁부터는 콧물이 갑자기 많이 나오면서 더욱 몸이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농성장 주변에서 지지자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황교안’을 연호하자 황 대표는 부축을 받으며 텐트 밖으로 나왔다가 3분간 인사한 뒤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황 대표는 기력이 없어 손도 위로 올리지 못했고 양쪽에서 부축하지 않으면 걸음도 잘 내딛지 못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농성장을 찾았을 때도 황 대표는 누운 상태로 고개만 일으킨 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이 대표는 김도읍 대표 비서실장에게 “이러다 병 나시면 어떻게 하려고… (황 대표를) 강제로 병원으로 옮기세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만남 직후 기자들에게 “(황 대표가) 기력이 빠져서 거의 말을 못 했다”면서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와 대화를 하자고, 협상을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목소리가 작아서 황 대표의 답은 안 들렸다”고 말했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이 대표까지 황 대표를 찾았고, 이날 민주당 회의에서도 황 대표의 단식이 화두가 됐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이 남은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협상의 최대 난관이 될 것 같아 걱정”이라며 “합의 시도 여지를 황 대표가 원천 봉쇄했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20일 단식을 시작했을 땐 당내에서도 “명분도 약하고 타이밍도 맞지 않는 단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황 대표가 단식 해제의 조건으로 연일 “선거법과 공수처법 포기”를 주장하고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자 청와대와 여당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세연 의원의 당 지도부 사퇴와 당 해체 요구에 맞대응한 ‘위기 타개용 임시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단식 중단이 여야 협상의 핵심 카드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황 대표를 찾은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민주당이 원하는 것은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라며 “우리 당도 하나(검찰개혁 법안)는 내주고, 선거법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제안하기도 했다.최우열 dnsp@donga.com·조동주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국회는 27일 선거법 개정안 부의에 이어 다음 달 3일 검찰개혁 법안 부의도 앞둔 상황. 여기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농성 및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공조 체제의 균열 조짐 등 변수들이 맞물리면서 여야는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배수진을 치고 단식투쟁에 나선 만큼 기존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황 대표는 23일 청와대 앞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 “사실 선거법 때문에 단식을 시작했다. 잘 싸워보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24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의 마지막 역사적 책무는 문재인 정부의 장기 집권 음모를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저지하는 것”이라며 “황 대표 중심으로 절대 단합하자”고 했다. 이어 ‘막무가내식 협상 거부’라는 범여권의 비판을 의식한 듯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의 법안 처리 강행에 맞서 의원직 총사퇴 및 ‘본회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카드’ 등을 고심 중이다. 한국당의 ‘단결’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공조’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의 논의 테이블을 마련해 한국당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21일 황 대표를 제외한 채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간 정치협상회의에서도 여야 4당 합의안 마련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 당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합의점 도출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지역구 의석수 감소에 부정적인 바른미래당과 평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안에서도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선거법 개정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거세지는 상황. 이에 민주당은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어들게 돼 있는 지역구 의석을 240∼250석으로 조정해 이탈표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당은 원안 통과를 주장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정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사법개혁안 통과에 마음이 급한 민주당은 공수처 법안을 분리해 우선 처리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최근 평화당과 대안신당을 접촉해 공수처법 처리를 추진하는 결의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23일 국회 앞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 요구’ 집회에 참석해 민주당과 한국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손 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을 비판하며 “1당과 2당이 정치를 독점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최근 ‘250(지역구) 대 50(비례대표)’ ‘240 대 60’ 또는 공수처법 분리 처리 등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좌고우면의 정치를 똑바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정 대표도 “집권여당 지도부는 공수처는 열 번 외쳐도 선거제도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 여당은 선거제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나흘 앞두고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 거부 의사를 밝히며 ‘찬물 끼얹기’에 나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親書) 내용과 정부의 특별사절단 파견 요청 등 물밑접촉 상황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폭로’하는 것도 모자라 정부를 향해 “이치도 모르는 상대”라고 비난하며 공개 면박을 줬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11월 5일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김정은)께서 이번 특별수뇌자회의(정상회의)에 참석해 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부산에 나가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정상 간 비공개로 주고받은 친서 내용과 이에 대한 반응까지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남측이 친서가 온 후에도 몇 차례나 국무위원장이 못 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의 특사 파견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이들이라면 철이 없어 소뿔 위에 닭알(계란) 쌓을 궁리를 했다고 하겠지만 남조선 사회를 움직인다는 사람들이 물 위에 그림 그릴 생각만 하고 있다”며 “이치도 모르는 상대와 열 백번을 만난들 어떻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두고 미국과 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남조선 당국자와는 더는 마주 앉을 이유가 없다”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을 방문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끌어내는 데 실패한 가운데 미국의 제재 완화를 끌어내지 못하면 비핵화 대화에서 한국의 자리는 없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김 위원장 답방이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등 거물급 특사 방한을 통해 남북관계 반전은 물론 북-미 대화를 촉진하려던 문 대통령의 선순환 구상은 당분간 동력을 받기 쉽지 않게 됐다. 한미동맹에 이상 기류가 나타나는 가운데 북한도 한국에 대한 공개 면박을 이어가면서 동북아 안보지형에서 한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 불참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남북 정상이 모든 가능한 계기에 자주 만나 남북 사이의 협력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야당은 공교롭게 북한 선원 2명 강제북송을 통지한 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북한 선원을 사지인 북한으로 보낸 시기가 부산 초청하는 친서와 맞물려 있다”며 “탈북 선원 강제북송 의사 타진까지 나서서 하며 (김 위원장의) 참석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조동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끝까지 하겠다”며 이틀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앞으로 주간에는 청와대 분수대 앞, 야간에는 국회의사당 앞 천막을 오가는 ‘주청(靑)야국(國)’ 단식에 나서기로 했다. 경호 문제로 청와대 분수대 앞에 천막을 못 치게 된 데 따른 고육책이다. 황 대표는 2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당 회의를 열고 “자해 행위이자 국익 훼손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23일 0시)이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너무 걱정돼 최대한의 투쟁을 늦출 수 없었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오후 9시경 국회 천막으로 돌아온 황 대표는 22일 오전 청와대로 다시 갈 예정이다. 황 대표는 21일 오전 3시 30분 국회 앞 천막에서 수행비서만 대동하고 청와대로 이동했다. 전날 밤 청와대에서 국회 천막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청와대로 가겠다는 황 대표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우리 뜻을 (대통령) 가까이에서 전달해야 한다”며 “천막 설치가 불법이라니 법은 지켜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전날에 이어 황 대표를 찾았다. 강 수석이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여야 5당 대표를 모시려 하니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자 당내에선 “단식 중인 사람에게 만찬을 권하다니 놀리는 거냐”며 반발했다. 황 대표는 “제가 단식 중이란 말씀을 대통령께 전해 달라”며 거절했다. 황 대표가 12시간 단위로 당직자 4명씩 돌아가며 단식 현장을 24시간 지키라고 지시했다는 문서가 알려지면서 ‘황제 단식’ 논란도 불거졌다. 이 지침에는 △30분마다 대표 건강 확인 △대표 기상시간(오전 3시 30분)대 근무 철저 △대표 취침 방해 안 되도록 소음 제어 등이 담겨 있다. 동원된 당직자 중엔 임신부도 3명 포함돼 있고 ‘미근무시 불이익’이라고도 명시돼 있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웰빙 단식에 이어 황제 단식이자 갑질 단식을 선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당 당직자 단체인 사무처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당 대표가 단식하면 6시에 ‘칼퇴근’한 후 죽창가 따라 부르고 사케나 마시느냐”며 “이 대변인은 정당 정치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라”고 했다. 불출마 선언으로 당 해체 수준의 인적 쇄신을 주장했던 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단식에 나선 황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가 불출마 선언에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는 제 말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당은 황 대표가 지지부진한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으로 당내 리더십 위기에 몰리자 단식 카드를 꺼냈다며 비판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황 대표가 위기를 돌파하려고 택한 것이지만 국민들은 코미디로 본다”고 했다. 그러자 단식장을 찾은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나라를 걱정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시작했는데 여당의 대변인과 다른 당 의원들이 조롱하는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며 “조국(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던 ×들이 나섰다. 그런 사람들은 선거에서 제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끝까지 하겠다”며 이틀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갔다. 하지만 단식의 명분이 선명하지 않다는 지적과 당직자들을 24시간 동원해 30분마다 건강 상태를 점검시키는 ‘황제 단식’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탄력을 제대로 받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황 대표는 2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당 회의를 열고 “자해 행위이자 국익 훼손인 한일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를 철회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 시한(23일 오전 0시)이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너무 걱정돼 최대한의 투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며 “나라가 온전해질 때까지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이어 간이 책상이 놓인 스티로폼 깔개에 앉아 털모자와 패딩 점퍼를 입고 단식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앞으로 주간에는 청와대 앞, 야간에는 국회 천막을 오가는 ‘주청야국’ 단식에 나서기로 했다. 경호 문제로 청와대 분수대 앞에 천막을 못 치게 된 데 따른 고육책이다. 황 대표는 실제로 이날 오전 3시30분 국회의사당 앞 천막에서 수행비서만 대동하고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이동했다. 전날 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회 천막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로 가겠다는 황 대표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우리 뜻을 (대통령) 가까이에서 전달해야한다”며 “천막 설치가 불법이라니 법은 지켜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전날에 이어 황 대표를 찾았다. 강 수석이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여야 5당 대표를 모시려하니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자 당내에선 “단식 중인 사람에게 만찬을 권하다니 놀리는 거냐”라며 반발했다. 황 대표는 “제가 단식 중이란 말씀을 대통령께 전해 달라”며 거절했다. 황 대표가 12시간 단위로 당직자 4명씩 돌아가며 단식 현장을 24시간 지키라고 지시했다는 문서가 알려지면서 ‘황제 단식’ 논란도 불거졌다, 이 지침에는 △30분마다 대표 건강 확인 △대표 기상시간(오전 3시30분)대 근무 철저 △대표 취침 방해 안 되도록 소음 제어 등이 담겨있다. ‘미 근무시 불이익’이라고도 명시돼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웰빙단식에 이어 황제단식이자 갑질단식을 선보인다”고 비판했다. 불출마 선언으로 당 해체 수준의 인적쇄신을 주장했던 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인적쇄신과 통합 대신 단식에 매진하는 황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라디오에서 “단식 취지의 순수성은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당 지도부가 불출마 선언에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는 제 말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야당은 황 대표가 당내 리더십 위기에 몰리자 단식 카드를 꺼냈다며 비판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황 대표가 위기를 돌파하려고 택한 것이지만 국민들은 코미디로 본다”며 “단식은 당 대표 퇴진 요구를 막으려는 것이지만 저수지에 쥐구멍이 뚫리면 커진다”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 30%를 컷오프하는 공천 룰을 조만간 확정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인적쇄신 요구에 현역 의원 30% 교체라는 고강도 혁신안으로 대규모 물갈이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21일 회의를 열고 의원별 계량화된 점수를 기준으로 하위 30%를 공천 배제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의원별 점수는 여론조사 지지율과 당 기여도, 본회의·상임위·의원총회 참석률, 당무감사 결과, 의정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계량화해 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 30%를 배제하면 현재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하위 27명이 공천에서 배제된다. 총선기획단은 비례대표(17명)와 불출마자까지 포함해 최대 50%까지 물갈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총선기획단은 회의를 거쳐 확정한 공천 룰을 황교안 대표에게 보고하고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청와대 앞에서 “목숨을 걸겠다”며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23일 0시가 시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 포기를 촉구했다. 제1야당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건 2009년 미디어법 통과 저지를 요구했던 정세균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 이후 10년 만이다. 황 대표는 20일 오후 3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지소미아 파기,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패스트트랙 처리는 대한민국의 존립이 달린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3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제1야당 대표 최초로 삭발 카드를 꺼내 지지층을 결집시켰던 황 대표가 이번엔 단식으로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소미아 종료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코앞에 다가오고 보수 통합과 인적 쇄신이 지지부진해 리더십에 대한 공세가 커지는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꺼낸 카드라는 것이다. 황 대표는 18일 최측근에게만 단식 결정을 알렸고, 시행 당일인 20일 당 회의에서 공개했다. 측근들이 “시기가 좋지 않다”며 만류했지만 황 대표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영상 6도의 쌀쌀한 날씨에 호소문 낭독을 마친 황 대표가 분수대 앞 녹색 스티로폼 깔개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자 일부 지지자가 호피무늬 목도리를 둘러주며 응원했다. 이후 황 대표는 청와대 입구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는 기독교 단체 쪽으로 이동해 전광훈 목사 등과 만났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영상 2도로 기온이 떨어진 오후 6시경 단식 현장을 찾아 황 대표를 만났다. 강 수석은 기자들에게 “지소미아는 북핵과 관련된 문제라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하지 단식을 하는 건 참 옳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며 “패스트트랙 법안도 청와대가 중지시킬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황 대표는 오후 9시경 국회의사당 앞에 꾸린 천막으로 옮겨 단식을 이어갔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경찰이 전례가 없다며 금지했기 때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청와대 경내 100m 내 집회가 금지돼 있고, 1인 시위도 관례상 오후 10시까지만 허용해 왔다.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강 수석이 전화로 ‘황 대표만 텐트 설치를 허용하면 같은 요구가 잇따라 청와대가 텐트촌이 될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단식에 여권은 물론이고 당 내부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이 황 대표의 단식을 보고 코웃음 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정치 초보의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드디어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인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며 “제발 단식하지 마라. 그 다음 순서인 (당 대표직) 사퇴가 기다린다”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박성진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청와대 앞에서 “목숨을 걸겠다”며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23일 0시가 시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 포기를 촉구했다. 제1야당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건 2009년 미디어법 통과 저지를 요구했던 정세균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 이후 10년 만이다.황 대표는 20일 오후 3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지소미아 파기,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패스트트랙 처리는 대한민국의 존립이 달린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3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영상 6도의 쌀쌀한 날씨에 호소문 낭독을 마친 황 대표가 분수대 앞 녹색 스티로폼 깔개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자 일부 지지자들이 호피무늬 목도리를 둘러주고 응원했다. 현장에는 한국당 의원 20여 명과 시민과 지지자 등 200여 명이 모였다. 이후 황 대표는 청와대 입구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는 기독교 단체 쪽으로 이동해 전광훈 목사 등과 만났다. 이 과정에서 찬송가와 기도가 이어지자 당 관계자 사이에선 “단식이 종교편향적으로 보일까 걱정된다”는 우려도 나왔다.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영상 2도로 기온이 떨어진 오후 6시경 단식 현장을 찾아 황 대표를 만났다. 강 수석은 기자들에게 “지소미아는 북핵과 관련된 문제라 여야가 힘을 모아야하지 단식을 하는 건 참 옳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며 “패스트트랙 법안도 청와대가 중지시킬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 천막을 치고 철야 농성을 벌이려 했지만 경찰이 ‘전례가 없다’며 금지해 국회의사당 앞에 별도로 천막을 꾸렸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청와대 경내 100m 내 집회가 금지돼 있다. 1인 시위도 관례상 오후 10시까지만 허용해온 데다 천막 설치는 전례가 없다는 것.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강 수석이 전화로 ‘황 대표만 텐트 설치를 허용하면 같은 요구가 잇따라 청와대가 텐트촌이 될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황 대표의 단식 결정은 지소미아 종료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코앞에 다가오고 보수 통합과 인적쇄신이 지지부진해 리더십에 대한 공세가 커지자 꺼낸 카드로 보인다. 황 대표는 18일 최측근에게만 단식 결정을 알렸고, 시행 당일인 20일 당 회의에서 공개했다. 측근들이 “시기가 좋지 않다”며 만류했지만 황 대표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하지만 여권은 물론이고 당 내부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이 황 대표 단식을 보고 코웃음 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정치 초보의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드디어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인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며 “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당 대표직) 사퇴가 기다린다”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박성진 기자}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47·부산 금정)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주장한 당 해체 수준의 인적쇄신론이 좀처럼 당 내에서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당 내에서는 “밥상을 차려줘도 걷어찬다”는 한숨과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3040세대가 소속 의원 중 3.7%(108명 중 4명)에 불과하고 평균 연령이 60세가 넘는 당의 인적 구조가 쇄신 추동력을 떨어뜨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9일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자기희생 결단으로 온 절호의 기회가 공중분해 돼가고 있다”며 “이 좋은 소재를 발화점으로 만들지 못하는 화석화된 정당”이라고 했다. 한국당을 향해 “유에서 무를 만드는 정당” “밥상을 차려줘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우왕좌왕하는 정당”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정당” 등 독한 비판을 쏟아냈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 출마를 준비 중인 오 전 시장은 “사단장님 한걸음에 수천 병력의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데 일선에서 죽어라 뛰는 야전군 소대장은 야속할 뿐”이라며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을 겨냥했다. 원외인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대구 수성갑 대신 서울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역 의원 중 김 의원 선언 이후 추가로 불출마나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아직 없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인적쇄신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이를 놓고 당 내에선 한국당이 의원 평균 연령 60.1세에 달하고 정치를 일종의 ‘노후대비용’으로 하는 고위 관료나 법조인 출신들이 많다보니 죽기살기로 매달리거나 혁신 의지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의원의 선수별 평균 연령은 △초선(28명) 58.5세 △재선(30명) 60.6세 △3선 이상(35명) 61.3세다. 3040세대 현역 의원은 김세연(47) 김성원(46) 전희경(44) 신보라(36) 4명 뿐이다. 당에 젊은 세다가 거의 없다보니 “총선은 전쟁터인데 장군(중진)을 쳐내고 이등병(신인)을 앞세우면 패배한다” “초등학생(신인)이 대학생(중진)보다 공부를 잘 하겠느냐”는 얘기가 의원 사이에 공공연히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각 세대마다 대표성을 갖는 이들이 모여 서로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교정시켜줘야 당에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한국당은 젊은 세대 대표성이 너무 없어 문제”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