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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감독당국의 징계는 금융권의 예측을 어렵게 하고 불확실성을 키워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크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사진)이 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감독당국이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징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우려했다. 김 회장은 “당국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CEO를 징계하는 것은 법제처와 법원의 기본 입장인 ‘명확성의 원칙’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이사를 감독자로서 징계하는 것은 은행장이 모든 직원의 행위를 관리·감독할 수 없는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결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다”고 했다. 징계와 같은 ‘침익적 행정처분’은 금융회사들이 예측 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정이나 법규에 충실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동시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은행권의 자구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맞춰 은행권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공동 업무처리 방안을 마련했다. 앞으로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소비자 권익 구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코스피가 장중에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4거래일 연속 뒷걸음쳤다. 코스닥지수는 석 달여 만에 900 선이 무너졌다. 국채 금리 급등이 촉발한 ‘금리 발작’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99포인트(0.67%) 내린 2,976.12에 마감했다. 장중 2% 넘게 떨어져 1월 이후 가장 낮은 2,929.36까지 급락했다가 오후 들어 하락 폭을 줄였다. 코스피는 4일부터 연일 하락해 나흘간 106.87포인트가 빠졌고 이틀째 3,000 선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도 896.36으로 0.93% 내려 지난해 12월 2일 이후 처음으로 900 선이 붕괴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개월여 만에 최고치인 1140.3원에 마감하며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를 가속화했다. 증시 하락은 전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60%로 마감한 영향이 컸다. 미 국채 금리는 올 들어서만 0.67%포인트 올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006%포인트 오른 연 2.034%에 장을 마쳤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신지환 기자치솟는 美국채 금리에 기술주-성장주 타격… 코스닥 900 무너져美국채 금리 쇼크에 증시 출렁 최근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에 쏠려 있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이 촉발한 ‘금리 발작’으로 국내외 증시가 연일 크게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에도 미 국채 금리 급등 여파에 코스피는 장중 2,900 선을 위협받았고 원-달러 환율은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상승) 우려가 촉발한 금리 상승세에 ‘미래 가치’로 주가가 크게 뛰었던 기술주, 성장주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면 주식 등 자산 가격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에 흔들리는 성장주 9일 코스피 약세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3위인 LG화학은 3.26% 급락한 86만1000원에 마감했고 카카오(―2.86%) 삼성SDI(―2.15%) 네이버(―1.90%) 삼성바이오로직스(―1.29%) 등도 줄줄이 내렸다. 기술주가 몰린 코스닥지수(896.36)는 3개월여 만에 900 선이 무너졌다. 반면 금리 상승기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지주 종목들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증시에서도 성장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1% 하락했다. 테슬라는 5.8% 급락해 500달러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최근 한 달간 테슬라는 30% 이상 폭락했다. 애플도 4.2% 하락해 최근 3개월 새 최저치로 떨어졌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4.0% 하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는 1월 한 달간 95억5000만 달러(약 10조8700억 원) 늘어 증가 폭이 사상 최대였다. 한은은 “해외주식 투자의 절반 이상이 개인의 투자였다”며 “위험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인 채권과 위험자산인 주식의 기대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주는 미래에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금리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전 세계 증시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던 부분을 줄여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미국 금리 향방을 가늠할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파른 상승 속도에 불안감 커져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부양책,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런던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7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도 출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일 1140.3원까지 상승(원화 가치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16.8원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자체보다 가파른 상승 속도를 더 우려하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국채 금리가 2%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 증시도 2, 3개월 정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은은 전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년 만에 2%를 넘어서자 이날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국고채 2조 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06%포인트 상승한 연 2.034%에 장을 마쳤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위험 기피에 따른 자산가격 조정이나 신흥국 외자 유출 등 불안정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신지환 jhshin93@donga.com·박희창 기자}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판매 조직을 분리해 자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고 8일 밝혔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전국 41개 사업본부와 설계사 3500명을 두고 8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모회사 상품뿐 아니라 14개 생명·손해보험사와 제휴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상품 개발에, 자회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상품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채널혁신추진단’을 구성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을 준비해왔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은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고객에게 최적의 보험상품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종합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국내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네이버와 방대한 데이터 기술력을 가진 금융테크인 현대카드가 손을 잡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1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네이버와의 협약식에서 “양 사는 다양한 영역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이마트, 스타벅스, 대한항공 등 11개 기업과 함께 PLCC(상업자 전면 표시카드)를 선보였지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기업과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신용카드사들이 카드 시장을 넘보는 경쟁 상대인 빅테크와 전략적 협업을 통한 ‘적과의 동침’에 나섰다. 빅테크 이용 고객들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내놓아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미래 사업을 위한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인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네이버, 카카오페이의 이름이 걸린 신용카드(PLCC)를 내놓기로 했다. 현대카드와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7∼12월)를 목표로 ‘네이버 카드’ 개발에 나섰다. 네이버 카드는 네이버페이 이용 시 적립 혜택을 지급하는 구독형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특화된 혜택을 줄 예정이다. 아직 PLCC를 내놓은 적이 없었던 삼성카드도 카카오페이와 함께 개발한 ‘카카오페이 카드’를 첫 PLCC로 선보일 계획이다. 5월 내놓을 카카오페이 카드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할 때 적립되는 ‘카카오페이 포인트’와 선물하기, 택시 등 주요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도 지난해 4월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와 함께 ‘토스 카드’를 내놓았고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1∼6월) 자산관리 핀테크(금융기술기업) 뱅크샐러드와 ‘뱅크샐러드 카드’를 선보인다. PLCC는 특정 기업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해당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사와 기업이 함께 개발하고 비용과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가진다는 게 단순 제휴 카드와 다른 점이다. 자주 이용하는 기업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당초 빅테크와 핀테크 등의 금융업 진출은 카드사들 입장에서 큰 위협이었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네이버파이낸셜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빅테크의 후불결제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카드업계 일각에선 “후불결제 시장의 주도권까지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은행계열 카드사인 KB국민카드는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KB페이’라는 자체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했고, 신한카드도 실물 카드 없이 터치만으로 결제하는 ‘터치결제’를 선보이는 등 결제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반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빅테크·핀테크와의 연합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퇴근 후 운동을 즐기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요즘 체육관에 가는 대신 스마트폰 앞에 선다.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자주 보는 필라테스 강습을 따라 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동작인식 기술이 탑재된 인공지능(AI)이 운동 자세를 바로잡아 준다. 김 씨는 “AI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니 직접 코칭을 받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는 신한생명이 지난해 12월 베타버전(시험판)으로 내놓은 AI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How-Fit)’의 이용 사례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 보험 계약자뿐 아니라 일반인을 상대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자 신한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일반인 대상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서 새로운 서비스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치료보다 예방에 초점을 둔 건강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져 보험업계의 헬스케어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완화에 새 서비스 속속 등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1∼6월)에 보험사가 헬스케어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이어 하반기(7∼12월)에는 보험사가 제공할 수 있는 건강관리 기기의 금액을 현행 10만 원에서 확대하고 보험업계와 헬스케어 업계 간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데모데이도 개최하기로 했다.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에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상반기 중 하우핏 정식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애니헬스(AnyHealth)’ 상표권을 출원하며 헬스케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계한 보험상품도 진화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일 자사 건강관리 서비스 앱 ‘헬로(HELLO)’와 스마트워치를 연동해 운동량에 따라 보험료 혜택을 주는 상품을 내놨다. 걷기만 반영하던 기존 1세대 상품에서 나아가 심박수, 스트로크, 고도 등을 기준으로 러닝·수영·등산·사이클 등의 운동량을 측정해 보험료를 깎아주는 2세대 상품이다. 가령 등산 1km당 2170보로 환산해 일정 기준을 달성하면 다음 달 보험료를 25% 할인해주는 식이다. 이 같은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의 계약 건수는 2018년 6만8516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48만103건으로 600% 급증했다.○ 의료데이터 개방 등 추가 조치 뒤따라야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험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건강관리뿐 아니라 인생 전반을 관리해주는 ‘라이프 케어’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업계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해외에 비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일본의 니혼생명은 지난해 ‘웰니스 스타’라는 건강관리 서비스 전문 브랜드를 내놓고 건강보험조합, 고객 등으로부터 의료데이터를 수집해 체계적인 당뇨 예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본 다이이치생명, 중국 중안보험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가 보험업계의 미래 신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의료데이터 개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공익 목적이 아니란 이유로 보험사에 의료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헬스케어 서비스는 사회 전반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어 모두가 ‘윈윈’하는 사업이지만 의료데이터 활용이 막혀 있다”며 “가명 정보 등의 형태로 의료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편의점을 자주 찾는 20대 A 씨와 30대 B 씨. 평소 영화관 가는 게 취미였던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집콕’ 생활을 즐기고 있다. 얼마 전 이사를 한 B 씨는 급한 대로 편의점에서 생필품을 구매한다. 그런데 A 씨가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을 했더니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정기 결제하라는 안내문이 떴다. B 씨는 가스요금, 관리비를 정기 결제하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는 삼성카드가 도입한 ‘인공지능(AI) 큐레이션 실시간 마케팅’의 실제 적용 사례다. AI가 두 사람과 관련된 4000종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1분 만에 각기 다른 마케팅을 한 것이다. AI는 A 씨의 영화관 결제가 줄어든 정보를, B 씨의 결제 지역이 바뀌었다는 내용을 파악하고 서비스를 안내했다. AI를 활용한 기업들의 고객 맞춤형 마케팅이 60초 단위의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AI가 개인별 4000개 데이터, 1분 단위로 반영 삼성카드는 지난해 9월 ‘딥러닝 AI’를 활용한 ‘AI 큐레이션 마케팅’을 도입했다. 앱, 홈페이지, 챗봇 등 디지털 채널에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AI가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별 고객의 상황과 니즈, 성향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마케팅을 하는 기법이다. 삼성카드는 이를 위해 월 10억 건 이상의 카드 이용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 1명의 정보를 5420개 유형으로 체계화했다. 이 중 4000개 유형의 정보는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AI가 개별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해 추천할 상품·서비스를 선정하고, 이를 고객 성향에 맞춰 앱 등에 노출한 뒤 고객 반응을 집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분에 불과하다. 기존에 최소 3일에서 최대 1주일 정도 걸리던 과정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이를 유연하게 확장시켜 마케팅에 적용하는 ‘딥러닝 AI’ 기술을 자체 개발한 덕분이다. 삼성카드 BDA(비즈니스데이터분석)센터는 정보기술(IT), 마케팅, 영업 전문가들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20개월간 이 같은 AI 알고리즘, 실시간 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개발했다.○ “초개인화, 실시간 마케팅 고도화될 것” 삼성카드의 AI 실시간 마케팅은 도입 이후 5개월간 월평균 300만 명의 고객에게 적용됐다. 실제로 AI가 추천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 ‘반응 고객’은 첫 달 80만 명에서 올해 1월 96만 명으로 늘었다. 기존 마케팅에서 10%에 불과했던 반응 고객 비율도 AI 마케팅에선 27%로 증가했다. C 씨는 최근 삼성카드 챗봇을 통해 ‘다이렉트 오토차량 구매 견적 확인’ 서비스를 안내받았다. 그는 “타던 차가 연비가 떨어져 자주 주유를 한다. 안 그래도 차를 바꾸고 싶었는데 AI가 관심 있는 내용을 추천해줘 좋았다”고 했다. 고상경 BDA센터장은 “기존 마케팅은 회사가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고객을 선정해 노출하는 방식이라 마케터와 고객 모두 피로도가 컸다. AI 실시간 마케팅은 고객이 진짜 원하는 내용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 “초개인화, 실시간을 기반으로 한 금융권 AI 마케팅은 더 고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57)이 차기 행장에 내정됐다.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47)이 맡는다. 하나금융지주는 25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하나은행 등 계열사 5곳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박 부행장을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식견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최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부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등을 거쳤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吉林)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임추위는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58),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61),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사장(61)에 대해 연임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다음 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이 마무리된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인증은 사용성과 편의성, 보안성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결국 ‘가벼운 것’, ‘단순한 것’이 성공합니다.”(최대선 숭실대 교수·한국정보보호학회 차세대인증연구회장) “보안과 인증은 하나의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하나의 문화이고 프로세스이므로 금융회사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한동환 KB금융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 부사장) 동아일보와 채널A는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포스트 공인인증서 시대, 인증기술과 금융보안’을 주제로 ‘2021 동아 인포섹―정보보호 콘퍼런스’를 열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21년 만에 공인인증서가 폐지된 뒤 생체인식,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인증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기술의 진화만큼 보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동영상 축사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경제 전환 가속으로 인증보안기술이 중요해진 만큼 능동적인 입법을 추진해 가겠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인증에 대한 고객 경험이 금융회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보안 취약점은 없는지 철저한 점검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보안성 높이려면 사용자 환경까지 반영해야”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최대선 교수는 보안성을 높이려면 사용자가 처해 있는 환경을 인증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인증기술이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눈동자를 움직일 때 주변 근육의 떨림이나 심전도 초음파도 향후 생체인증에 활용될 수 있다”며 “사용자가 휴대전화를 잡을 때 ‘그립감’까지 식별하는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증에 활용되는 AI에 대한 위협이 고도화돼 AI를 속이거나 AI로 속이는 게 가능하다”며 “이런 뉴노멀 시대의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증기술의 국제표준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는 “차세대 블록체인 인증기술로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도 발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이와 관련해 한국이 가장 뛰어난 기술과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는데 글로벌화에 실패한 공인인증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사용자 중심의 국제표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인증서 시장 이미 ‘춘추전국시대’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현재 금융사, 통신사,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다양한 인증 수단을 내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동환 부사장은 “인증은 직관적이면서도 고객이 강하게 보호받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했다. KB금융 모바일인증서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보안성이 높고 13개 계열사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쓸 수 있어 20개월 만에 사용자 700만 명을 넘어섰다. 금융결제원은 모든 금융권에서 이용 가능한 인증서비스의 강점을 내세웠다. 고재연 금융결제원 금융인증센터장은 “다양한 인증 출현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면에서 의미 있지만 인증서 난립으로 디지털 피로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스(PASS)’는 이동통신 3사가 함께 만든 민간 통합인증 서비스다. 박형진 SK텔레콤 인증사업팀장은 “금융상품 간편가입은 물론이고 모바일 운전면허증까지 발급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토스’ 인증서비스를 내놓은 비바리퍼블리카의 박재현 실장은 “보험, 캐피털 등 사설인증이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도입 모델을 확장해 가고 있다”며 “보안에 대한 인력, 재무적 투자를 매년 10% 이상 늘리고 있다”고 했다.김동혁 hack@donga.com·신지환 기자}
다음 달부터 ‘국민행복 삼성카드’(‘국민행복 삼성카드 V2’ 포함)를 이용해 어린이집 보육료, 유치원 학비 관련 정부지원금 결제가 가능해진다. 삼성카드가 2015년 선보인 ‘국민행복 삼성카드’는 임신·출산과 관련된 국가지원 바우처 혜택을 제공해 예비 부모들의 필수품으로 꼽힌다. ‘국민행복 삼성카드’를 이용해 어린이집 보육료를 10만 원 이상(정부지원금 포함) 결제한 고객에게는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다음 달 2일부터 31일까지 어린이집 보육료를 처음 결제한 고객에겐 사은품으로 자동차 안전벨트에 부착할 수 있는 ‘리틀 라이언 허그벨트’를 준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카카오프렌즈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이 그려진 상품이다. 또 다음 달 2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국민행복 삼성카드’로 어린이집 보육료를 결제한 고객이 같은 달 쿠팡의 구독 모델인 ‘로켓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결제할 경우 이용료를 환급받을 수 있다. 로켓와우 멤버십 이용료인 2900원에 대해 최대 12개월 동안 100%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다음 달 2일부터 7월 말까지 ‘국민행복 삼성카드’로 어린이집 보육료를 결제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매월 1명에게 800만 원 상당의 ‘아이방 꾸미기’ 인테리어 혜택을 제공한다. 아이의 개별 특성에 맞춰 학습유도형, 정서안정형, 활발한 놀이형 중 한 가지 형태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국민행복 삼성카드’ 어린이집 보육료 결제 관련 이벤트는 삼성카드 홈페이지에서 응모해 참여할 수 있으며 중복 적용도 가능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3월 국민행복 삼성카드의 보육료 결제 시작을 기념해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카드별 특성에 맞춰 고객에게 유용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카드는 지난해 10월 상품 혜택을 업그레이드한 ‘국민행복 삼성카드 V2’를 선보여 임신·출산·육아 등에 대한 국가지원 바우처 혜택을 통합했다. ‘국민행복 삼성카드 V2’를 이용해 어린이집 보육료를 결제할 경우에도 앞선 모든 혜택을 똑같이 제공받을 수 있다 ‘국민행복 삼성카드 V2’는 추가로 쇼핑, 보육, 생활요금 등의 업종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월 최대 4만 원)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백화점 업종과 프리미엄 아웃렛,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월 이용액에 따라 매달 7%(최대 1만6000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보육 관련 기관인 어린이집, 학원, 병원, 주유소 등에서도 전월 이용액에 따라 매달 7%(최대 1만6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등 생활요금에서도 동일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넷플릭스, 왓챠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3000원 결제일 할인, 해외 직구 등 해외 결제 시 1.5% 결제일 할인 혜택도 있다. 이 외에 신세계백화점 5% 할인쿠폰 월 최대 6장, 무료주차권 월 2장 등도 제공한다. ‘국민행복 삼성카드 V2’는 국내 전용과 해외 겸용(마스터카드) 모두 연회비가 없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881만 명이 가입한 구(舊)실손의료보험(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4월부터 최고 19% 오른다. 갱신 주기에 따라 인상률이 누적돼 보험료를 50% 넘게 더 내야 할 수도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4월부터 구실손보험의 보험료를 15∼19% 인상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세대인 ‘표준화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평균 10∼12% 인상됐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팔리고 단종됐으며, 표준화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돼 1925만 명이 가입했다. 3∼5년 주기로 갱신하는 1, 2세대 실손보험 특성상 올해 갱신을 앞둔 가입자는 그동안 인상률이 누적돼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구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동결된 2018년을 빼고 매년 10% 안팎으로 올랐다. 올해 인상분을 더하면 5년간 누적 인상률은 평균 53∼58%에 이른다. 34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지만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여서 보험사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7월부터 보험금을 많이 탈수록 보험료를 더 내는 4세대 실손보험이 나온다.“일부 고령자 실손보험료 100% 넘게 올라” 가입자들 분통 실손보험 손해율 132% 달하자 4세대 판매 앞두고 당국도 허용3,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기 고민 “비급여 치료 많으면 기존이 유리”“어떻게 보험료가 한 번에 45%나 오를 수 있죠?” 9년 전 ‘표준화 실손보험’에 가입한 40대 이모 씨는 최근 보험 통지서를 받고 놀랐다. 3년 주기로 보험을 갱신해 왔는데 매달 2만4000원 내던 보험료가 다음 달부터 3만5000원으로 인상된다는 것이다. 이 씨는 “보험금을 받은 적이 거의 없는데 왜 이렇게 보험료가 오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1, 2세대 실손의료보험을 갖고 있는 가입자들은 올해 보험료가 크게 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갱신 기간에 따라 평균 50% 이상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보험금을 많이 탄 일부 고령자는 100% 넘게 뛸 수도 있다”고 했다.○ ‘보험 갱신 폭탄’ 예고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세대인 표준화 실손의 보험료가 평균 10∼12% 오른 데 이어 4월부터 1세대인 구(舊)실손 보험료가 평균 15∼19% 인상될 것으로 예고됐다. 구실손은 2009년 9월까지 팔린 상품으로, 보험사가 통상 치료비의 100%를 보장해준다. 판매가 중단된 지 11년이 넘었지만 881만 명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표준화 실손은 가입자가 치료비의 10∼2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보험사가 내주는 구조다. 2017년 3월까지 판매돼 1925만 명이 가입해 있다. 이후 등장해 ‘착한실손’, ‘신(新)실손’으로 불리는 3세대 실손보험은 올해 보험료가 오르지 않았다. 보험사들이 1, 2세대 실손보험료를 대폭 올리는 것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전체 실손보험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평균 131.7%다. 보험료로 100만 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31만7000원이 나갔다는 뜻이다. 특히 1세대(142.9%), 2세대(132.2%) 손해율이 더 높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치료비가 비싼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 청구가 갈수록 늘어난 데다 일부 가입자가 보험금을 과다하게 받아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험료 인상은 업계 자율이긴 하지만 실손보험은 국민 5명 중 3명이 가입한 만큼 금융당국이 사실상 지침을 준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었지만 누적되는 적자를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두 자릿수 인상을 허용했다. 금융당국 주도로 7월 선보이는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앞두고 과거 상품의 보험료 인상을 허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상’ 갈아타야 하나 고민 실손보험 가입자의 95%(입원 치료 기준)는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거나 연평균 50만 원 이하를 받아갔다. 이 씨는 “‘의료쇼핑’을 하며 보험금을 과다하게 챙겨간 일부 때문에 대다수의 보험료가 오른다니 화가 난다”고 했다. 특히 1, 2세대 실손은 보험 갱신 주기가 3, 5년으로 설계돼 인상률이 한꺼번에 누적되면서 가입자 부담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많다. 보험료 인상이 부담스러운 가입자들은 3세대 실손이나 7월 나올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4세대 실손은 보험료가 과거 상품보다 10∼70%가량 저렴하다. 5년 갱신형 실손보험에 가입한 40대 B 씨는 “최근 보험사가 2년 후 갱신 때 보험료가 1만8000원에서 6만 원으로 약 230% 오른다는 안내문을 보냈다”며 “4세대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료가 싼 만큼 자기 부담률이 더 높고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치료를 많이 받거나 받을 예정인 가입자는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신지환 jhshin93@donga.com·김형민 기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제2회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행사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다음 달 31일까지 스타트업의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할 13개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본선에 진출한 기업들은 3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고 삼성 금융계열사들과 4개월간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를 갖는다. 지난해 1회 대회(2000만 원, 3개월)보다 지원 금액과 협업 기간이 한층 늘었다.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최종 우승팀은 9월 발표회에서 선정된다. 지난해 1회 대회 때는 237개 스타트업이 지원해 4개 기업이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됐다. 삼성생명과 협업해 우승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위힐드’는 10억 원의 지분 투자를 받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상세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용돈 대신 주식” 미성년 계좌 1년새 2배로 지난해 10월 안보배 씨(35)는 열 살짜리 아들의 주식 계좌를 만들어 삼성전자 주식 2주를 사줬다. 어린이신문을 구독하는 아들이 증시 관련 기사들을 읽고선 직접 투자해 보고 싶다고 한 게 계기가 됐다. 안 씨는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아들이 그동안 모은 용돈과 세뱃돈으로 투자해 보면 실전 경제 교육이 될 것 같아 허락했다”고 했다. 안 씨 부부가 주식 용어와 투자 개념 등을 알려주지만 종목을 고르고 투자 시점을 정하는 건 아들 몫이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대 초반으로 떨어지자 아들은 “지금 더 사야 한다”며 부부에게 모아둔 용돈을 건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 투자 열풍에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주식 계좌도 1년 새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5개 증권사(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는 60만6952개로 집계됐다. 1년 전(29만1033개)보다 109% 급증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를 처음 연 올 1월에만 8만 개 이상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2019년 1년간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는 1만 개가 안 됐다. 증시 활황 속에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조기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자녀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절세 혜택을 노려 자녀에게 미리 주식을 증여하는 부모도 늘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어려서부터 소액으로 투자를 해보면 금융 교육 효과가 있다. 다만 자녀가 투자에 너무 몰입하거나 증여가 탈세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이지윤 기자“어차피 줄 돈… 적금보다 주식증여, 세금도 아껴” 직장인 이모 씨(38)는 지난해 두 살 된 딸 이름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어 구글(알파벳A) 주식 1200만 원어치를 샀다. 최근엔 테슬라와 애플 주식도 400만 원씩 매수했다. 같은 돈이라면 은행 예·적금보다 주식 투자로 자녀 미래를 위한 종잣돈을 모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 씨는 “미국 증시가 올해도 계속 올라 수익이 벌써 1000만 원 가까이 된다. 10년 뒤 또 딸에게 2000만 원어치 주식을 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증시 활황이 계속되면서 미성년자의 주식 투자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1년 새 어린이, 청소년 ‘주린이’(주식+어린이) 이름의 주식 계좌가 31만 개 넘게 늘었다. 미래를 위한 재테크, 조기 교육, 증여 등 투자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5개 증권사(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 60만여 개의 평균 잔액은 587만56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1% 늘어난 금액이다. 미성년자 주식 계좌가 1년 새 31만5900개 이상 급증한 데다 투자금액도 증가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성년자 계좌를 만들려면 부모가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각종 서류를 내야 한다”며 “상담하고 처리하는 데 2시간 넘게 걸려 미성년 계좌 개설 고객이 몰리면 하루가 다 간다”고 했다. 미성년자 주식 투자가 늘어난 것은 취업난, 집값 급등 등의 여파로 일찍부터 자녀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나서는 부모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 직장인 박모 씨(44)는 “중학생 아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들었던 적금을 깨고 최근 주식을 샀다”며 “은행 적금 대신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게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절세 효과를 노려 주식을 증여 수단으로 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미성년 자녀에게 10년 동안 2000만 원어치 주식을 증여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자녀가 1세 때 2000만 원어치 주식을 사주고 11세 때 또 2000만 원어치를 세금 없이 사줄 수 있는 셈이다. KB금융지주 ‘2020 한국 부자보고서’에서도 부자들의 50.8%는 주식, 펀드 등으로 증여나 상속을 한다고 했다. 원준범 와이즈세무회계컨설팅 세무사는 “세금을 안 내더라도 자녀 이름으로 주식을 사면 반드시 세무서에 증여 신고를 해야 한다”며 “처음에 증여 신고를 제대로 안 했다가 나중에 수익까지 합쳐 세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주식 열풍에 일찍부터 투자에 눈을 뜨는 10대도 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주식에 관심 있는 10대 학생인데 뭘 공부하면 좋냐”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모 군(17)도 지난해 7월 10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친환경 관련 종목을 샀다. 직장인 윤모 씨(34)는 “이번 설에 조카들에게 애플 주식을 살 수 있는 ‘해외 주식 상품권’을 5만 원씩 줬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금융 이해력이 62.2점(2018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금융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식 투자가 미래를 위한 공부로 받아들여져야 좋은 경제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지환 jhshin93@donga.com·박희창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은 위원장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연 뒤 “6개월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는 당초 3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 다만 간담회에서 이번 조치의 장기화로 금융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중장기적으로 연착륙 지원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최근 A보험사는 골프보험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홀인원 보험’으로도 불리는 골프보험은 보험 기간 중 홀인원에 성공하면 라운딩 비용, 식사비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가령 한 달에 7만 원가량 보험료를 내고 골프장의 홀인원 증명서와 식사 영수증 등을 제출하면 400만 원 안팎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골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홀인원 증명서나 영수증을 위조해 보험금을 타가는 보험사기가 늘면서 보험사가 골프보험을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가 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홀인원 축하금을 노린 보험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져 적발이 어렵다.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처럼 보험사기에 취약하거나 사기가 급증한 분야를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기획조사에 나선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은 최근 3년간 보험사기 취약 부문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상반기에 기획조사를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3년간 보험사기범들이 받아간 보험금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사기 취약 부문을 파악했다. 우선 상품별로는 운전자보험을 활용한 보험사기(전체 사고보험금의 6.0%)가 가장 많았다. 일례로 한 택시운전사는 운전자보험 5개에 가입한 뒤 신호위반 차량을 상대로 고의로 접촉사고를 26차례나 내 보험금을 가로챘다가 적발됐다. 특히 지난해 3월 어린이보호구역 내 처벌이 강화된 뒤 운전자보험 판매가 크게 늘면서 보험사기에 활용되는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이어 화재(3.9%) 정기(3.8%) 여행자(3.3%) 종신보험(3.0%) 순으로 보험사기가 많았다. 질병 중에는 자해·화상(8%)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가장 많았다. 전직 보험설계사 C 씨는 10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자신의 왼쪽 눈을 찌르는 자해로 보험금 11억4000만 원을 받아 챙기다 적발됐다. 보험사기 금액은 건강보험(1744억 원)이 가장 높았다. 이어 상해(1690억 원) 종신(1658억 원) 순이었다. 종신보험 사기로는 여성 B 씨가 한 남성과 짜고 아내인 척 위장해 종신보험 3개에 가입한 뒤 실제 아내가 사망하자 보험금 8억 원을 가로채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결과를 보험사들과 공유했으며 보험사기 취약 부문에 조사 인력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또 보험사기에 자주 악용되는 실손보험부터 골프보험, 공유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까지 폭넓게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골프보험, 공유차량 보험사기는 과거에 한 번씩 기획조사를 벌였지만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여 조사에 포함했다”고 했다. 특히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사기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온 백내장, 치조골(치아를 지지하는 뼈), 부상치료비 특약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범 일당들이 사기행각에 취약한 보험사와 상품까지 모두 공유하고 있다”며 “적발된 사례는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하고 보험금은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동혁 hack@donga.com·신지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제2금융권 제휴사의 대출을 소개해주는 ‘연계대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연계대출은 신용도가 낮거나 한도가 초과돼 자사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고객에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제휴사의 대출 상품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조5000억 원 규모의 연계대출을 실행했다. 출시 첫해인 2019년(5600억 원)에 비해 2.7배로 늘었다. 건수로는 5만7700건에서 11만2800건으로 95% 증가했다. 케이뱅크도 이달 초부터 연계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 KB OK저축은행 등 14곳, 케이뱅크는 신한 유진저축은행 등 5곳과 제휴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자사 신용대출을 거절당한 고객을 붙잡아둘 수 있는 데다 중·저신용자 관련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 연계대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연계대출을 통해 중·저신용자 고객 데이터를 얻고 잠재적 고객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연계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로선 대출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연계대출 이용 고객에게 더 저렴한 금리와 높은 한도를 적용한다. 케이뱅크도 최대 1%까지 금리를 깎아주고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회사원 이모 씨(29)는 지난해 7월 난생처음 해외 주식과 원자재, 채권 등에 투자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산관리를 해주는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서다. 기존 금융사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를 해주지만 이 서비스는 소액을 투자해도 AI가 고객의 투자 성향 등을 파악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이 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만 내려받으면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100만 원으로 국내외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10%가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AI를 기반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핀테크 서비스가 2030세대의 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3대 AI 자산관리 서비스엔 1년 새 1조 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AI 자산관리는 AI 알고리즘이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투자 자문을 해주거나 일임을 통해 투자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에임’ ‘파운트’ ‘핀트’ 등 주요 AI 자산관리 서비스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1조2735억 원에 이른다. 1년 전에 비해 396%(1조171억 원) 급증했다. 이 중 2018년 6월 자산관리 앱을 내놓고 투자 자문 및 일임을 해주는 파운트는 운용 자산이 8500억 원으로, 1년 새 480% 늘었다. 3개 서비스의 누적 이용자도 107만 명을 넘었다. 사용자가 63만 명으로 가장 많은 에임은 작년에만 30만 명 이상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 AI 자산관리의 주요 고객은 동학개미운동을 계기로 주식 투자에 뛰어든 2030세대다. 핀트는 전체 사용자(33만 명)의 84.5%가 20, 30대다. 파운트와 에임도 20, 30대 비중이 각각 72.3%, 58.5%다. 소액으로 간편하게 AI의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에 젊은층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트의 최소 투자금액은 10만 원, 핀트는 20만 원이다. 에임도 처음 300만 원을 넣은 뒤 20만 원으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 투자 절차도 간편하다. 앱을 내려받아 가입하면 설문을 통해 소득과 투자 성향 등을 파악한 뒤 5분 내에 계좌 개설, 계약 등이 완료된다. 이후 AI 알고리즘이 고객 성향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정인영 대표는 “AI가 24시간 세계 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해 글로벌 자산배분을 제시하고 투자 위험을 낮춰준다. 이게 AI 자산운용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적금은 금리가 낮아 불만족스럽고 직접투자는 두려운 사람들이 AI 자산관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용 이력이 짧아 수익률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들에 비해 신뢰도가 낮고 수익률도 기대에 못 미쳐 이탈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했다. 파운트, 핀트의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은 12%대다. 개인들이 순매수한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의 연평균 수익률(50.11%)보다 낮다. 높은 수익률보다는 소액으로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가 AI 자산관리를 찾는 게 좋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창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AI가 잘하는 건 데이터 이해이지 미래 예측이 아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투자를 좀더 손쉽게 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손해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장해 피해를 보장하는 ‘국민안전보험’ 도입을 추진한다. 코로나19 영업 중단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손실을 보장하는 정책 보험도 도입될 예정이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8일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어 일상의 신속한 회복을 지원하는 보험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손보협회는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제공하는 시민안전보험을 ‘국민안전보험’으로 확대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사망과 장해를 보장 범위에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국 215개 지자체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은 각 지자체가 납부한 보험료로 주민의 재해 피해 등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시민안전보험은 지자체별로 보장 범위에 차이가 있지만 전 국민 대상의 국민안전보험으로 확대해 보장 범위를 통일하는 방안을 지자체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19 영업 제한이나 금지 조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정책 보험 도입도 추진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해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는 ‘기업휴지보험’의 일종이다. 이를 위해 손보협회와 보험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보험업계 차원의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 손보협회는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많이 발생하는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기 위해 관리 강화에 나선다. 먼저 그동안 보험사가 심의했던 보험대리점의 온라인 광고를 올해부터 손보협회에서 직접 하기로 했다. 또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해 보험사에 부과되던 영업배상 책임을 대형 보험대리점에 직접 부여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급등한 지난해 KB·신한·하나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저금리 여파로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 등 비(非)은행 부문이 약진한 덕분이다. 역대 최고 실적에도 금융그룹들의 주주 배당 규모는 줄어들어 순이익의 20% 이하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비해 자본 여력을 확충하라는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를 따른 결과다. ○ KB금융 3년 만에 순익 1위 탈환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적 발표를 마친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지난해 각각 3조4552억 원, 3조4146억 원, 2조637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 지주 설립 이후 최대 규모 순이익이다. 2019년에 비해서는 각각 4.3%, 0.3%, 10.3% 늘어난 성적이다. 반면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전년보다 30.2% 감소한 1조3073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아직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4곳이 역대 최대 성적을 올린 셈이다. 이는 동학개미의 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좋아진 영향이 크다. KB증권은 전년 대비 65.0% 급증한 4256억 원의 순익을 내며 KB금융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나금융투자도 46.6% 늘어난 4109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카드 순이익(6065억 원)이 19.2% 증가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수수료수익(7406억 원)이 45.6% 늘었지만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손실 비용을 반영하면서 전체 순이익은 29.9% 감소했다. 라임 등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는 금융그룹의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2017년 이후 3년 만에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금융은 라임 펀드 등 사모펀드 손실비용을 4725억 원 반영한 반면 KB금융은 관련 손실이 거의 없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은 뒷걸음질 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은 일제히 마이너스 성적을 냈다. 코로나19 금융 지원에 따른 대출 부실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데다 거액의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신한은행 순이익(2조778억 원)은 10.8% 줄어 4대 은행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9.4%), 하나은행(―6.1%), 국민은행(―5.8%)도 모두 순익이 1000억 원 이상 줄었다. 주요 금융그룹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방법인 배당은 오히려 줄였다. KB금융은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2019년 26%에서 20%로 낮추고 주당 배당금을 1770원으로 결정했다. 8년 만에 가장 낮다. 하나금융그룹도 배당성향을 25.78%에서 20%로 낮췄다. 주당 배당금은 1350원으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올해 6월까지 은행 등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추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결과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배당금 결정을 3월 이사회로 미뤘지만 금융당국 권고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금융지주는 배당 축소 등과 관련한 주주들의 소송 가능성에 대비해 내부 법률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하반기(7∼12월) 중간배당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존 신용대출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 고객을 대상으로 제2금융권의 대출 상품을 소개해주고 수수료 면제,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연계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신한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DGB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5개 제휴 금융사 대상이다. 이어 상반기에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사잇돌대출을 시작하고 하반기엔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CSS)을 활용한 새로운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신지환 기자jhshin93@donga.com}
모바일 전문 증권사 토스증권이 이달 말 출범을 앞두고 자체 개발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선보였다. 기업 이름 대신 브랜드나 상품명을 입력해도 관련 종목이 검색되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만두 브랜드 ‘비비고’를 검색하면 CJ제일제당이, ‘새우깡’을 입력하면 농심이 조회되는 식이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쉬운 MTS를 제공해 토스의 주고객인 20, 30대 밀레니얼 세대가 편리하게 주식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음원 사이트, 인터넷 쇼핑몰 등을 본떠 고객 친화적인 MTS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음원 차트처럼 구매율, 영업이익률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상위 100개 종목을 소개하는 ‘톱100’ 차트를 만들었다. 또 전기차를 검색하면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부품 등 관련 산업의 기업을 묶어 소개하는 자체 분류 기준도 도입했다. 주가 등락을 막대로 표현한 ‘봉차트’ 등 초보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는 과감히 없앴다. 토스증권은 이달 말 국내 주식 중개 서비스를 시작으로 해외 주식 중개, 자산관리 서비스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박 대표는 “18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 플랫폼과 시너지를 통해 ‘월 100만 활성 고객’ 목표를 올해 안에 달성하겠다”고 했다. 토스증권의 거래 수수료는 0.015%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