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17

추천

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취재분야

2024-08-28~2024-09-27
문학/출판47%
칼럼17%
사회일반13%
교육7%
미술7%
문화 일반7%
무용2%
  • 피부관리부터 명품까지… ‘나’를 위해선 지갑 활짝

    “너의 지갑에 들어있는 돈 액수만큼 비싼 옷을 사라. 옷은 인격을 대표한다.”(셰익스피어 희곡 ‘햄릿’에 나오는 대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스위니토드’ 등을 제작한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48)는 공연계에서 ‘아재파탈’로 불린다. 매달 두 번씩 피부 관리를 받고, 한 달에 한 번 서울 강남구 청담동 헤어숍에서 머리를 한다. 비즈니스 정장부터 캐주얼 의류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는 그는 백화점, 인기 명품 브랜드들이 모인 멀티숍, 동대문 등을 두루 이용하며 의류를 구입한다. 수년째 177cm에 68kg의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8년 전부터 일주일에 2, 3회씩 퍼스널 트레이닝(PT)도 받고 있다. 그는 “일과 자기 관리 모두 잘 해내는 삶이야말로 멋진 게 아니냐”며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자기 관리를 통해 행복함과 자신감을 느끼는 중년 남성들이 주변에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아재파탈은 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남성 그루밍(grooming·외모 다듬기) 시장의 판도까지 바꿔놓고 있다.패션 뷰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아재 KB국민카드가 올 상반기(1∼6월) 패션·뷰티 업종 23개 항목에 대한 연령별 카드 사용액을 조사한 결과 40대 남성 사용자가 전체 남성 사용액 19조8910억여 원 중 5조7783억 원(29%)을 사용해 가장 많은 이용 실적을 보였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2011년도에 비해 40대 남성들의 패션·뷰티 업종 카드 사용액은 81.42%, 50대 남성은 53.7%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도 40, 50대 중년 남성은 큰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전체 남성 구매자 가운데 40,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6%에서 올해 1분기 41%까지 올라섰다. 또 40, 50대 남성 구매자의 거래액도 39% 올랐다. 특히 이 연령대의 거래액이 크게 증가한 항목은 △브랜드 잡화(82%) △수입 명품(51%) △화장품·향수(50%)의 순이었다. 백화점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상반기 40, 50대 남성 고객의 의류 매출 신장률은 8%로, 전체 남성 의류 매출 신장률(4.1%)의 2배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들은 중년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남성 매장을 늘려 나가는 추세다. 명품 브랜드 펜디와 루이뷔통은 다음 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 ‘멘즈살롱’에 남성 전용 매장을 처음으로 연다. 복수의 명품 브랜드 관계자들은 “20, 30대 남성보다는 경제력이 있는 40, 50대 남성들이 비싼 명품의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광고계, ‘아재의 마음을 훔쳐라’ 40, 50대 중년층에게 친숙한 ‘아재 스타’들은 게임, 패스트푸드, 라면, 화장품 등 다양한 업종의 모델을 접수한 상태다. 아재파탈의 대명사로 꼽히는 배우 조진웅(40)은 당대 최고 인기 스타들이 주로 활약해온 이동통신사와 자동차 모델을 맡았다. 귀여운 중년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마동석(45)도 배달앱 광고 등에 픽업됐다. 또 철저한 자기 관리로 20, 30대 스타 못지않은 동안 외모를 자랑하는 배우 차승원(46) 이병헌(46) 장동건(44) 하정우(38)도 게임 광고 모델을 꿰찼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이자 배우인 김상중(51)은 롯데리아, 배우 이정재(44)는 버거킹, 황정민(46)은 진짬뽕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이다. 이정재의 버거킹 광고 제작을 총괄한 제일기획 이채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아재 모델은 경제력이 있는 40, 50대 동년배의 공감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 세대에게도 쿨하고 멋있는 이미지로 어필해 세대를 뛰어넘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년 남성들이 아저씨를 거부하며 아재파탈로 거듭나 소비 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된 배경은 뭘까. 남궁설 신한트렌드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4050세대들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기보다는 2030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경제력이 있고 문화를 아는 4050세대들이 소비 시장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토요판 커버스토리]꽃중년의 재발견 ‘아재’ 전성시대

    대한민국의 ‘아재’가 달라졌다. 국어사전에 오른 아재의 뜻은 짧고 명료하다. ‘아저씨의 낮춤말.’ 주로 중년 남성을 예사롭게 부르는 이 말엔 10년 전만 해도 꽤나 폄하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2016년 한국사회에서 아재는 상반된 뉘앙스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대중문화 분야의 유행어 ‘아재파탈’ ‘아재개그’ 등을 보면 좀 더 분명해진다. 아저씨한테서 치명적인 매력을 느끼고 그들의 농담 코드를 받아들인다. 심지어 20대 초반 걸그룹 여성이 스스로를 “아재스럽다”고 칭하며 털털하고 편안한 성격임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사용한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를 보면 이런 성향은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과 최근 2일간 1000명에게 모바일 설문을 벌인 결과, ‘아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촌스럽다”(35.5%)와 “다정하다”(27.2%)가 “답답하다”(9.8%)나 “권위적이다”(8.9%)보다 3배가량 높았다. 다소 시대에 뒤떨어지는 면이 있어도, 아재 하면 소통에 취약한 ‘꼰대’를 떠올리던 과거와 달리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었다. 바뀐 것은 이미지뿐만이 아니었다. 이 시대 아재들은 ‘외모’부터 달라졌다. 엠브레인 설문조사에서도 43.9%가 ‘요즘 아재들은 과거보다 미용이나 패션에 훨씬 신경을 많이 쓴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28%에 그쳤다.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지금 아재들은 소비문화가 절정이던 1980, 90년대에 청년기를 보낸 세대다 보니 중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사회 문화적 주체로 활동한다”고 분석했다.● 오빠보다 더 멋진 아저씨… ‘아재파탈’ 매력에 열광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재우 씨(47)는 최근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큰누나네 조카가 자신을 자꾸만 ‘아재’라고 불렀기 때문. 서울 출신이라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몇 번 웃어넘기다가 결국 기분이 상해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고 점잖게 타일렀다. 그랬더니 중학생인 조카는 오히려 황당하다는 듯 대꾸했다. “삼촌, 뭘 모르시네. ‘아재’는 좋은 뜻이에요. 요새는 멋진 아저씨를 아재라 불러요.”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아재는 이제 낮춰 부르는 말이 아니다. 최근엔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 크다. 옛날 같으면 ‘꽃미모’가 아니라서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중년 연예인들이 ‘소년보다 아재’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생활로도 확장됐다. 엠브레인 설문조사에서 34.2%가 “주위에 ‘아재파탈’이라 부를 만한 중년 남성이 많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2016년 한국은 왜 아재에 열광하고 있을까. 진짜 우리 사회의 아재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온 것일까. 대중문화와 SNS에서 촉발된 아재 열풍 전문가들은 최근 아재 신드롬은 주로 대중문화에서 출발했다고 보고 있다. 이전에도 온·오프라인에서 아재란 표현을 써 왔지만, 아재와 옴파탈(치명적 매력을 가진 남성)이 결합한 아재파탈이란 신조어가 등장하며 폭발력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 1∼3월 방영했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출연한 배우 조진웅은 아재파탈의 ‘원조국밥’에 해당한다. 기존 한국 드라마 속 남성 주인공은 주로 탁월한 외양을 기본으로 근사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우위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조진웅이 연기한 형사 이재한은 비교적 평범한 외모에 인간적이면서도 불의에 맞설 줄 아는 캐릭터였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40대 조연 이미지가 컸던 그가 화려한 스타성에 기대지 않고 단단한 연기력과 친근함만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단 뜻에서 아재파탈이란 찬사가 뒤따랐다”고 말했다. 이후 아재파탈은 광범위하게 회자됐다. 울퉁불퉁 근육질 몸매와 달리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마동석,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까칠하지만 잔정을 드러낸 배우 이서진 등에게도 ‘아재파탈’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렇다 보니 유행에 기대 여기저기 갖다 쓰는 ‘범람’ 현상까지 보인다. 다양한 주제로 연예인 순위를 매기는 tvN 예능 ‘명단공개 2016’은 5월 ‘오빠보다 매력 터지는 아재파탈 스타’에서 배우 정우성이나 에릭도 아재로 뽑았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초기 아재파탈은 진짜 아저씨이면서 매력 있는 이를 지칭하는 용어였지만 최근엔 기존 꽃미남까지 나이만 좀 있으면 다 아재파탈로 엮는 ‘남용’이 생겨났다”고 했다. 아재파탈과 함께 아재 열풍을 이끈 또 하나의 키워드는 ‘아재개그’다. 원래 아재개그는 흔히 ‘쌍팔년도 개그’라 불렀던 철 지난 언어 유희를 가리켰다. ‘늘 배고픈 나라는 헝가리’, ‘제일 오래된 다리는 구닥다리’라는 식이다. 주로 중년 아저씨들이 즐기는 말장난이 재미없고 고루하단 비하의 뜻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만나며 아재개그는 ‘환골탈태’의 상황을 맞았다. 호흡이 긴 문장보단 짤막한 글을 선호하는 SNS에서 간단명료한 말장난은 궁합이 잘 맞는 놀이였다. 이는 아재 연예인의 개그도 새로이 조명받는 밑거름이 됐다. 대표적 사례가 가수 김흥국이다. 사실 그는 오랜 세월 비슷한 어투로 농담만 반복하는 막무가내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개그맨 조세호에게 던진 “안재욱 결혼식 때 왜 안 갔어” 한마디로 ‘흥궈신(흥국+예능 신)’이란 애칭까지 얻었다. 사실 이 ‘맥락 없는’ 대화는 지난해 벌어진 일이지만,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되고 소비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엠브레인 조사 ‘아재 하면 떠오르는 연예인’ 질문에서도 김흥국이 50.8%의 지지를 얻으며 조진웅(19.7%) 마동석(11.5%)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기성세대 풍자 강하지만 소통의 기회 될 수도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아재 홀릭(holic)’은 어떤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일단 아재의 ‘쪽수’가 확연하게 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행정자치부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년 40, 50대 남성은 870만여 명. 417만 명을 살짝 웃돌던 1990년보다 453만 명이 늘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남성 전체 인구는 1990년 2178만 명에서 2015년 2576만 명으로 398만 명밖에 늘지 않았다. 다른 연령대가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는 동안 ‘아재’들이 잔뜩 불어난 셈이다. 아재의 양적 확산은 같은 연령대 여성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40, 50대 여성인 ‘아줌마’는 1990년 478만 명에서 2015년 848만 명으로 370만 명 정도가 늘어났다. 25년 동안 아재가 아줌마보다 84만 명이 더 많아진 것이다. 1990년엔 아줌마가 아재보다 61만 명이 많았는데, 2015년엔 오히려 아재가 아줌마보다 22만 명이나 더 많아졌다. 인구 증가에 비례해 사회적 영향력도 자연스레 커졌다. 2012년 대선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50대 투표였다. 예전 같으면 대중문화에서 주류에서 밀려났던 40, 50대가 지금은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대중문화는 과거엔 10, 20대를 주류로 보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젠 다양한 계층이 목소리를 내는 시대”라며 “현재의 중년은 TV와 영화, 가요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주류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대중문화에서 변방으로 취급됐던 아재의 목소리가 커질 환경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우리 사회에서 아재의 위상까지 올려놓았다고 보긴 아직 힘들다. 아재파탈, 아재개그와 비슷한 시기에 크게 유행한 ‘개저씨’란 신조어만 봐도 알 수 있다. 개와 아저씨의 합성어로 주로 약자에게 ‘갑질’ 하는 중년 남성을 뜻하는 이 말은 우리 사회가 아재를 ‘꼰대’로 보는 시각 또한 여전함을 짐작게 한다. 실제로 엠브레인 조사에서도 ‘아재가 지닌 단점’(복수 응답)에 대해 ‘시대에 뒤처진다’(64.0%)와 함께 ‘소통이 부족하다’(55.8%) ‘고집이 세다’(44.4%) ‘자기 중심적이다’(33.2%)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 사회학자는 “현재 아재 코드는 존경보단 기성세대에 대한 풍자의 의미가 강해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TV나 인터넷에서 아재에 주목하는 이유도 지금 이 순간 ‘상품 가치’가 높기 때문일 뿐이란 의견도 있다. 아재의 사회적 인식 변화에 반응한 게 아니라 대세를 좇았단 얘기다. 실제로 파일럿으로 화제를 모은 뒤 26일부터 정규 편성된 SBS ‘다시 쓰는 육아일기! 미운 우리 새끼’나 순간 최고 시청률이 7%를 넘으며 화제몰이 중인 채널A ‘아빠본색’을 보면 대중문화가 아재를 소비하는 전형적인 방식을 보여 준다. 김흥국 김구라 김건모 등 아재 연예인들은 최신 트렌드에 익숙하지 않고, 헛헛한 농담을 즐기며,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 예능 PD는 “요즘 아재 소재의 유행은 단발성 화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물의를 일으키는 아재 연예인이 나오거나 중년 남성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이 생기는 순간 거품은 그대로 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풍조가 어려웠던 세대 간의 소통 창구를 마련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카에게 아재라 불렸던 김재우 씨는 “오해가 풀린 뒤 옛날에 유행했던 말장난을 몇 개 들려줬더니 조카가 엄청 좋아했다”며 “왠지 모를 공감대를 형성한 기분이었다”고 귀띔했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아재 문화가 하나의 고유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쩌면 아재 신드롬은 의도했건 아니건 누군가가 다른 세대에게 내민 손일 수도 있다. 그걸 굳이 내칠 까닭은 딱히 없지 않나. ‘나는 아재 마흔 넘은 아재/결혼도 안 했고 집도 없지만/걱정은 No 나만 믿어 봐/한 번만 털어주면 다 쓰러지니까… 내가 부끄럽니/내가 실수했니/나는 너희가 좋아/우리랑 계속 놀아 주라.’ (그룹 노라조의 노래 ‘아재’에서)정양환 ray@donga.com·김정은·이지훈 기자}

    • 2016-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심심한 입 달래주는 저열량 다이어트 간식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다이어트의 대표적인 방해꾼이 ‘밀가루’란 것을. ‘빵순이’ ‘라면중독자’ 등 밀가루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요즘 이탈리아에서 수입된 과자 ‘미주라 토스트 비스킷’(사진)이 인기다. 일반 밀가루 대신 통밀가루(98.4%)로 만든 이 비스킷은 1회 권장 제공량인 6조각을 먹어도 칼로리가 178Cal밖에 되지 않는다. 쌀밥 한 공기(300Cal)의 절반 정도다. 이 토스트 비스킷은 일단 가성비가 뛰어나 만족스러웠다. 430g 한 봉지 가격은 4800원, 식빵 모양의 과자가 20개씩 포장돼 40개가 들어 있다. 과자 한 조각의 크기는 가로 6.5cm, 세로 7.5cm로 작지 않다. 이 때문에 심리적으로 한 조각만 먹어도 작은 쿠키 여러 조각을 먹은 듯한 느낌을 줬다. 식감은 오래 구워 바삭했다. 단맛은 거의 없고 약간의 짠맛과 고소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과자와 빵의 경계에 있는 듯한 맛이지만, 버터 계란 설탕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 중 입이 심심할 때 칼로리 걱정 없이 한 조각 정도를 간식 삼아 챙겨 먹기에 좋다. 반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만큼 과자의 미덕인 달고 기름진 맛을 찾는 사람에겐 너무 ‘생존용’ 식량을 먹는 느낌이다. 전혀 물기가 없어 먹을 때 물이나 음료를 함께 마시지 않으면 갈증을 유발시켰다. 이런 단점을 없애기 위해 잼이나 버터를 바르는 순간 다이어트와는 이별이다.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불볕더위에 지친 심신, 茶 한 잔으로 추스르세요

    폭염에 지친 몸을 맑은 차 한 잔으로 산뜻하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다음 달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16 명원세계차박람회’가 열린다. 박람회에는 1000여 명의 차 생산자와 다기 업체 관계자, 차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이 박람회의 백미는 차 전문가 7인이 강의하는 ‘세계 홍차와 문화 국제 심포지엄’이다. 호주의 티마스터스 대표 샤린 존스턴, 미국 차 작가 바비트 도널드슨, 중국 차산업농업위원회 사무총장 웨이유, 스리랑카 와얌바대 찬다나 아베이싱헤 박사, 인도 토클라이 차연구소 차 품평가 로멘 고고이, 한국차학회 부회장 유양석 국민대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일본 잇사안(一茶菴)의 제14대 대종장인 쓰쿠다 잇카의 다도 시연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다도의 진수를 만날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전통다례, 선비다례, 연화다례와 함께 진행되는 전통혼례의식 등이 펼쳐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박람회 중 서울시무형문화재 장인들의 다기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서울무형문화재 특별전’도 열린다, 서울시무형문화재 제1호 생옻칠 신중현, 소목가구 김창식 등을 비롯해 23명의 장인이 참여한다. 이 밖에 세계적으로 우수한 명차를 찾아보는 ‘세계명차품평대회’도 열린다.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차는 오래전부터 일상에서 즐겨온 우리 고유의 문화”라며 “세계차박람회는 한국의 전통 차와 고유의 차 문화를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무용계 “양성옥씨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 철회를”

    한국 무용계가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인정 처리를 안건으로 하는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태평무 보유자 인정을 전면 백지화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요 무용계 인사 39명이 참여한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에 대한 무용인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2월 태평무 보유자로 예고된 무용가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 교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서양춤을 한국화한 신무용 계승자인 양 씨를 태평무 보유자로 인정하는 것은 태평무의 원형과 정통성 계승이라는 무형문화재 제도의 근본 취지에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사위원 명단 사전 유출, 제자가 스승을 채점하는 잘못된 심사방식, 일평생 전통춤 전승에 헌신한 무용가들을 일회성 콩쿠르식으로 평가하는 불합리한 방식을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대위에는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 등이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고 강선영 선생이 2013년 3월 명예보유자가 되면서 공석이 된 태평무 보유자를 뽑고자 지난해 12월 인정조사를 벌여 이현자 이명자 씨 등 참가자 4명 중 양 교수를 보유자로 인정예고했다. 그러나 인정조사에 응한 당사자들과 무용계가 이의제기를 하면서 태평무 보유자 인정이 미뤄진 상태였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를 인정할 때는 30일간의 예고기간이 끝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최종 결정해야 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통+한류+정보통신기술 융합 세계가 공감할 평창 개폐막식을”

    “잡다한 것 빼고 음악과 퍼포먼스 위주로 브라질만의 색깔을 잘 조화시켰다. 너무 화려하고 최첨단 기술이 들어갔다면 오히려 브라질만의 색깔이 희석됐을 수도 있었다.”(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22일 선보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은 삼바와 보사노바 등 고유 음악과 아마존 등 자연유산 등을 표현한 퍼포먼스, 유명한 카니발 등이 어우러져 브라질의 특징을 비교적 잘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우 올림픽 개·폐막식은 ‘저비용 고효율’로 치러졌다. 개·폐막식 비용은 약 5590만 달러(약 630억 원)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20분의 1, 2012년 런던 올림픽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어젠다 2020’에서 제시한 ‘지속 가능한 올림픽’에 부합하는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 주제를 적극 수용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리우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폐막식을 교훈 삼아 평창 겨울올림픽의 개·폐막식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폐막식 시나리오 작업은 10월에 IOC와 첫 번째 조율하고 내년 2월 말까진 완성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전통 디자인과 색깔을 살리면서도 케이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세계적으로 앞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절히 융합한 행사를 기획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개·폐막식 예술감독을 맡았던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은 “씻김굿과 판소리, 하회탈춤, 단오굿, 경기민요처럼 풍자 해학 축제 등이 담긴 콘텐츠를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재해석한 뒤 이를 최첨단 무대와 잘 접목을 시킨다면 감탄을 자아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그냥 케이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케이팝이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왔는지 한국적 뿌리 등으로 설득력 있게 만들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환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막식 예술감독은 도쿄 올림픽(2020년), 베이징 겨울올림픽(2022년)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송 총감독은 “중국 일본과 다른 한국의 정체성을 낯설지 않고 멋있다고 느낄 수 있게 보여주면서 환경에 포커스를 맞춘 리우 올림픽처럼 한국이 제시하는 글로벌 이슈를 함께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김정은 기자  }

    • 2016-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립극장 공연 패키지 티켓 최대 40% 할인

    국립극장은 ‘2016∼2017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에 다양한 패키지 티켓을 제공한다. 총 45개 공연에 20∼40% 할인율이 적용되는 시즌 패키지 티켓은 크게 △프리 △일편단심 △테마 △상설공연 패키지로 나뉜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프리 패키지’는 개별 공연 10편 이상 구매 시 40%를 할인해준다. 전속단체별(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주요 공연을 묶어 할인 판매하는 ‘일편단심 패키지’와 ‘상설공연 패키지’는 30% 할인이 적용된다. 30% 할인율을 내건 테마 패키지는 공연의 캐릭터와 특정 연출가의 작품을 묶었다. 고전의 대표 캐릭터 놀부 흥부 옹녀가 주인공인 세 작품 ‘고전열전Ⅰ’과 연극 연출가 고선웅의 작품 3편을 묶은 ‘집중공략Ⅰ 고선웅’. 국립무용단의 작품을 주로 연출해온 패션디자이너 정구호의 작품 2편을 묶은 ‘집중공략Ⅱ 정구호’가 대표적이다. ‘프리’ ‘일편단심’ 패키지 구매자에겐 ‘패키지 멤버십 카드’가 발급된다. 국립극장 내 레스토랑 및 제휴처에서 최대 2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패키지 티켓을 구매한 후 9월 23일까지 국립극장 페이스북에 구매 인증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7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부터 레스토랑 2인 식사권, 미술관 입장권 등을 제공한다. 02-2280-411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연 리뷰]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헐뜯는… 살벌한 직장의 단면

    몹시 현대적이고,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연극 ‘글로리아’ 이야기다. 작품의 배경은 미국 뉴욕 중심부 맨해튼에 위치한 한 잡지사의 편집부 사무실이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서울의 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실적이다. 주인공인 글로리아는 잡지사 교열부의 직원이다. 15년간 회사를 다녔지만 그는 직장 내 ‘왕따’다. 동료들은 그를 두고 ‘감정 테러리스트’ ‘불쌍한 여자’라 평한다. 글로리아는 평범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우울하고 어색한 기운을 내뿜는다. 오랫동안 동료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체화된 특성이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집을 장만한 글로리아는 용기를 내 집들이 파티를 연다. 하지만 그의 집을 방문한 사람은 단 한 명, ‘인맥 쌓기’에 혈안이 된 딘뿐이다. 등장인물들은 글로리아뿐 아니라 서로를 공격하고 비아냥거린다. 백인 남성이지만 게이인 ‘딘’, 좋은 대학 출신에 백인이지만 여성인 ‘애니’, 하버드대 출신 흑인인 ‘마일즈’, 패셔니스타에 부자이지만 동양인 이민자인 ‘켄드라’까지…. 모든 인물이 미국 사회 내 마이너리티의 요소를 지녔다. 자신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사회 시스템이 요구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모두가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약점을 공략한다. 1막 막바지, 글로리아는 권총으로 집들이에 온 딘과 방탄유리로 도배된 사무실에서 일하는 책임 에디터 낸, 업무시간에 커피를 사 먹으러 스타벅스에 간 켄드라를 제외하고 동료들을 모조리 쏴 죽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막에선 생존자인 딘, 낸, 켄드라가 생전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글로리아를 둘러싼 책 출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비열하고 가증스럽다. 글로리아의 총기 사건이 벌어지기 5분 전, 인턴 신분인 마일즈가 책임 에디터 낸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여긴 너무 불행해 보여요.” 팩트체크팀의 팀장인 로린이 동료들에게 건네는 말도 묘하다. “이 잡지사가 글로리아 인생의 전부야. 오래 일하면 이 잡지사가 네 영혼을 다 갉아먹을 거야. 꼰대가 되고, 결국 빈집 하나밖에 안 남을 거야.” 씁쓸하지만, 직장인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대사다. 세련된 무대와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로린 역의 정원조를 제외하곤 모두 1인 2역 연기에 나선다. 특히 상반된 캐릭터인 글로리아와 낸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임문희의 연기가 일품이다. 전혀 다른 배우가 연기한다고 느낄 만큼 전혀 다른 감정선을 카멜레온처럼 표현해 낸다.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4만 원, 070-4141-7708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우 개폐막식, ‘저비용 고효율‘ 평가…2018 평창 준비는?

    “잡다한 것 빼고 음악과 퍼포먼스 위주로 브라질만의 색깔을 잘 조화시켰다. 너무 화려하고 최첨단 기술이 들어갔다면 오히려 브라질만의 색깔이 희석됐을 수도 있었다.”(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22일 선보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은 삼바와 보사노바 등 고유 음악과 아마존 등 자연유산 등을 표현한 퍼포먼스, 유명한 카니발 등이 어우러져 브라질의 특징을 비교적 잘 담았다는 평가다. 리우 올림픽 개폐막식은 ‘저비용 고효율’로 치러졌다. 개폐막식 비용은 약 5590만 달러(약 630억 원)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20분의 1, 2012년 런던 올림픽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어젠다 2020’에서 제시한 ‘지속 가능한 올림픽’에 부합하는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 주제를 적극 수용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리우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폐막식을 교훈 삼아 평창 겨울올림픽의 개폐막식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폐막식 시나리오 작업은 10월에 IOC와 첫 번째 조율하고 내년 2월말까진 완성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전통 디자인과 색깔을 살리면서도 케이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세계적으로 앞선 ICT(정보통신기술)을 적절히 융합한 행사를 기획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개폐막식 예술감독을 맡았던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은 “씻김굿과 판소리, 하회탈춤, 단오굿, 경기민요처럼 풍자 해학 축제 등이 담긴 컨텐츠를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재해석 한 뒤 이를 최첨단 무대와 잘 접목을 시킨다면 감탄을 자아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그냥 케이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케이팝이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왔는지 한국적 뿌리 등으로 설득력 있게 만들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환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막식 예술감독은 일본 도쿄(2020년), 중국 베이징(2022년) 올림픽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송 총감독은 “중국 일본과 다른 한국의 정체성을 낯설지 않고 멋있다고 느낄 수 있게 보여주면서 환경에 포커스를 맞춘 리우 올림픽처럼 한국이 제시하는 글로벌 이슈를 함께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22
    • 좋아요
    • 코멘트
  • 광기와 슬픔어린 김강우의 연기 ‘엄지 척’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했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무대 위든 카메라 앞이든 상관없는 듯했다. 데뷔 15년 만에 ‘햄릿-더 플레이’로 연극 무대에 첫발을 디딘 배우 김강우는 햄릿의 복잡한 심리와 광기 어린 모습을 충실히 그려냈다. ‘연극열전’ 여섯 번째 시리즈 중 한 작품인 ‘햄릿-더 플레이’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재해석했다. 햄릿의 아버지가 동생에게 독살당한 뒤 햄릿 앞에 영혼으로 나타나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는 것, 햄릿이 아버지를 살해한 숙부와 어머니가 결혼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괴로워하는 것, 숙부의 계략에 등장인물 대다수가 죽는 것 등 기본적 줄거리는 원작과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원작에 없던 어린 햄릿과 해골로만 등장했던 광대 요릭이 주요 인물로 나온다는 점이다. 작품은 현재의 성인 햄릿과 과거의 어린 햄릿의 모습을 교차해 이야기를 구성한다. 어린 햄릿이 요릭과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 놀이가 어른 햄릿의 이야기와 맞물리는데,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햄릿의 심리와 비극적인 상황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김강우의 햄릿은 영화 ‘간신’에서 어머니를 잃고 괴로워하는 연산을 연기하던 모습과 사뭇 닮았다. 김강우는 광기와 슬픔, 열정과 절제를 양날의 검처럼 묘하게 넘나들었다. 10월 1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3만∼6만 원. 02-766-600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싸고 좋은물건 없소?” 가성비甲 찾는 소비자

    주부 이보라 씨(33)는 2월 딸을 출산한 이후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회사에 다닐 때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들자 이 씨는 생활용품의 ‘가성비’(가격 대 성능 비율)가 높은 제품으로 모두 바꿨다. 휴지, 여성용품, 우유, 치즈, 면봉…. 대다수의 제품을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바꾼 후 생활비를 3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싼 게 비지떡’이란 표현은 이제 옛말이다.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가 더 늘어난다는 ‘베블런 효과’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 싸고 양 많은 제품을 찾아 쓰는 ‘반(反)베블런족’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손유진 씨(37·여)도 혼자 살지만 씀씀이가 커 3인 가족 수준의 생활비를 수년간 유지해왔다. 그는 지난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성비 갑(甲) 아이템’이라는 글을 접한 뒤 품질 좋은 가성비 물품 위주로 소비 패턴을 바꿨다. 그는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소비 원칙을 세운 후 한 달에 생활비를 20만∼30만 원 정도 줄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합리적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기업 역시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성능이 좋은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NO BRAND)’ 제품이 대표적이다. 홈플러스의 리스토란테 피자(5000원), 호주산 빈야드 와인(5900원), 워셔액(900원), 잡화 백화점이라 불리는 다이소에서 월평균 6만9000개를 판매한 조롱박형 화장퍼프(2000원)와 데이터 케이블(2000원) 등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갑’으로 꼽히는 아이템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현재 노브랜드의 판매 상품은 총 360가지에 이른다. 매장 관계자는 “가장 많이 팔린 노브랜드 제품은 ‘깨끗한 물티슈 100매’(800원)로 상품 출시 후 지난달까지 총 635만 개나 팔렸다”며 “일반 제조업 브랜드 제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가격 경쟁력이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성비의 개념도 단순히 값에 비해 좋다는 수준을 넘어 ‘좋으면서도 싼 것’으로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성비 열풍의 한 원인으로 명품시장의 대중화를 꼽고 있다. 명품에 대한 향유가 이전보다 흔해지면서 더 이상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 또 획일화된 욕망보다는 자신만의 개성과 실속을 찾는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남궁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 소장은 “저성장 시대에 수입 자체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대개 소비와 소비 자체에서 느껴지는 쾌감을 줄이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서로 공유하며 이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나가고 있는 가성비 바람은 단순히 최저가 상품 검색이 아니라 최고의 성능을 찾아가는 현명한 소비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높게 평가하면서 나타난 풍조”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kimje@donga.com·이지훈 기자  }

    • 2016-08-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연극 ‘도둑맞은 책’ 같은 역 다른 느낌의 두 배우 박용우-조상웅

    “연극 ‘도둑맞은 책’의 매력요? 외모로 승부하는 배우들의 출연 아닐까요? 하하.” TV와 영화에서 주로 활동해온 배우 박용우(45)가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선다. 연극 ‘도둑맞은 책’에서 박용우는 흥행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을 납치하는 보조 작가 조영락 역을 맡았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미스 사이공’의 투이 역으로 활약한 뮤지컬 배우 조상웅(33)도 같은 역으로 국내 연극 무대에 처음 선다. 12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두 배우를 만났다. 같은 역에 더블 캐스팅됐지만 두 배우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선이 굵은 외모의 박용우는 이미 ‘조영락’ 캐릭터에 몰입한 듯 따뜻함과 차가움의 양면성이 묘하게 느껴졌고, 조상웅은 순수한 아이 같은 이미지였다. 조상웅은 선배 박용우의 연기에 대해 “제가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인물을 그려낸다”며 치켜세웠다. 박용우는 조상웅이 그리는 조영락에 대해 “본인 자체의 순수하고 맑은 매력이 그대로 투영돼 나온다”고 평가했다. 박용우는 15년 전 배우 최민수와 함께 뮤지컬 ‘스팅’에 출연한 뒤 한동안 무대를 떠나 있었다. 박용우는 “현실적으로 스케줄의 문제도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마음속에 두려움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2001년에 뮤지컬 무대에서 제가 연기를 잘 못했어요 ‘어차피 난 영화배우인데’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생각을 깬 지 몇 년 안 됐어요. 지금은 기회가 된다면 2년에 한 번쯤은 꼭 무대에 서고 싶어요.” 제작사는 당초 박용우에게 서동윤 역을 제안했지만, 대본을 읽은 뒤 박용우는 조영락 역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작품에서 피해를 입는 피학자 역할을 주로 했다”며 “치밀한 가학자인 조영락을 통해 배우로서 스스로를 실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의 가장 어려운 점은 대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2인극이라 그런지 대사량이 엄청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상웅은 홍광호에 이어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투이 역으로 활약한 배우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대형 공연보다 작은 작품 위주로 무대에 섰다. 조상웅은 “작품의 이름보단 대본이 좋은 작품 위주로 선택하려 했다”고 말했다. 9월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 4만 원. 1666-5795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배우 56명, 넘버 90곡… 9월 자라섬은 뮤지컬 천국

    폭염이 지고 조금씩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야외에서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를 들으면 어떨까. 국내 최초의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인 ‘2016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이 9월 3일부터 이틀간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다. 홍광호 한지상 카이 윤공주 등 뮤지컬 배우 56명을 비롯해 총 75명의 아티스트들이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뮤지컬 배우들의 출연 작품 수는 ‘맨오브라만차’ ‘지킬앤하이드’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명성황후’ ‘그날들’ 등 총 467개다. 출연자들은 18시간 이어지는 축제 공연 중 총 90여 곡의 뮤지컬 넘버들을 라이브로 부른다.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관람할 때와 달리 관객들은 탁 트인 야외에서 자유롭게 배우들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고 다양한 음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페스티벌은 JMF 대극장, JMF 소극장, JMF 심야극장, JMF 시파티 등 크게 4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그중 백미는 단연 JMF 대극장이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로 열연 중인 홍광호를 포함해 미국 브로드웨이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인 마이클 리, 최현주 윤공주 한지상 카이 최민철 전나영, 소울트레인 등이 출연해 다양한 뮤지컬 넘버를 들려준다. JMF 소극장 무대에선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가 마련된다. 음악 감독 구소영은 홍우진 고훈정 등과 함께 ‘핫 스테이지’를 준비한다. 페스티벌은 9월 3, 4일. 8만8000∼13만2000원. 1588-5212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9년 전 흥행 실패한 작품도 그가 만지니 ‘대박’

    올여름 뮤지컬 ‘흥행대전’에서 승기를 잡은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9년 전 국내 초연 당시 초라한 흥행 성적표를 기록한 작품이다. 이 역전극을 이룬 것은 프로덕션의 힘이라는 평가다. ‘맨오브라만차’ ‘지킬앤하이드’ 등을 제작한 오디컴퍼니가 새롭게 스위니토드를 제작하면서 마니아 색깔을 덜고, 대중성을 입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미국 토니상에 투표하는 국내 유일의 브로드웨이 리그 정회원이자 오디컴퍼니 수장인 신춘수 대표(48)를 최근 만났다. 그는 뮤지컬 주역 배분이 일명 ‘짬밥’ 순으로 이뤄지던 2000년대 초반 오래된 캐스팅 관행을 깨뜨리고 20대 초반의 조승우를 ‘지킬…’의 주역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배우 정성화와 전미도 역시 그의 캐스팅을 통해 주역으로 성장했다. “배우를 바라보는 저의 관점이 기존의 프레임하고 좀 달라요. 인지도나 인기보다는 자질이나 가능성, 능력을 알아보려고 했죠. 배우가 아무리 유명해도 맞지 않는 역할과 작품은 절대 제안하지 않아요.” 2004년부터 10년 넘게 신 대표와 작업해 온 조승우의 말이다. “신 대표는 앙상블 막내 배우들과도 서슴없이 대화하며 웃어 주는 ‘탈권위주의자’죠.” 이에 대한 신 대표의 반응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공연은 배우의 예술이죠. 스태프가 수없이 준비한 걸 결국 무대에서 관객에게 보여 주는 건 배우입니다. 역할 비중과 관계없이 모든 배우의 합이 조화로워야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신 대표는 한국에서 작품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시킨 제작자 1호다. 그는 2009년 미국과 합작해 ‘드림걸즈’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뮤지컬 ‘할러 이프 야 히어 미(Holler if ya hear me·내 목소리 들리면 소리쳐)’ 등의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해 작품들을 브로드웨이 중심가 극장에 올렸다. 영화 ‘과속 스캔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스핀’과 암에 걸린 여성 몸속의 적혈구와 백혈구를 로봇으로 형상화한 ‘요시미 배틀스 더 핑크 로보츠’의 워크숍·트라이아웃 공연도 미국에서 마친 상태다. 신 대표는 “요시미의 경우 중국, 마카오, 싱가포르 등 중화권 시장에서 작품을 올린 뒤 브로드웨이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세계 뮤지컬 시장을 향한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실패의 위험을 안더라도 계속 해외 시장을 두드린 건 단순히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빠져 그런 건 아니에요.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고 싶은 도전의식 때문이었습니다. 좋은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꿈이 늘 있으니까요.”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웅장한 무대-디테일한 분장과 동작 일품

    내 아이의 인생 첫 뮤지컬 작품으로 손색없는 작품이다. 웬만한 성인 뮤지컬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실물 크기의 코끼리 모형, 울창한 나무로 우거진 정글 무대 세트, 곰 늑대 표범 등 12종의 동물을 재현해낸 배우들의 분장 등 다양한 볼거리는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높인다. 가족 뮤지컬 ‘정글북’ 이야기다. 1894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정글에서 늑대들의 보호를 받으며 자란 소년 모글리와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모글리는 정글의 왕인 호랑이 시어칸의 오래된 표적이다. 모글리는 시어칸의 음모에 꾀여 위험에 빠지지만 곰 발루와 흑표범 바기라, 비단뱀 카아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빠져나온다. 눈에 띄는 것은 웅장한 무대세트와 각각의 동물로 분장한 배우들의 디테일한 움직임이다. 늑대 표범 등 각 동물을 연상시키는 자세는 물론이고, 탄탄하게 다진 근육질 몸매로 용맹한 동물의 외향을 잘 살렸다. 뮤지컬 넘버의 완성도도 뛰어나다. 성인 뮤지컬 못지않은 결과물이 나온 데는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면이 크다. 제작사는 ‘난타’ 등을 제작한 PMC프로덕션, 연출은 뮤지컬 ‘그리스’ ‘페임’의 정태영 감독이 맡았다. 안무는 ‘레베카’ ‘파리넬리’의 정도영 안무디자이너, 음악감독은 ‘프리실라’ ‘캣츠’의 한정림 감독이 맡았다. 28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3만3000∼6만 원. 02-738-8289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여름의 ‘뮤지컬 빅뱅’, 폭염보다 뜨거워라!

    4개 대형작품 ‘최고의 캐스팅’은올여름 뮤지컬 시장은 폭염보다 뜨겁다. ‘뮤지컬의 빅뱅기’라 불리는 연말 못지않게 화제작이 몰렸다. VIP석 티켓 한 장당 14만 원에 이르는 뮤지컬은 보통 2, 3명이 주연을 번갈아 맡는다. 관객들은 어떤 배우의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스럽다. ‘스위니토드’ ‘위키드’ ‘브로드웨이 42번가’ ‘노트르담 드 파리’를 캐스팅별로 총 11번을 보고 최고의 캐스팅을 추천한다. ○ 9년 전과 180도 달라진 스위니토드 이 작품은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무대를 배경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이 100% 돋보이는 작품이다. 복수심에 불타 잔혹한 살인을 일삼는 이발사 스위니토드 역의 조승우와 양준모, 주인공의 살인을 돕는 조력자 러빗 부인 역의 옥주현과 전미도를 비롯해 조연, 앙상블 배우들까지 모두 연기의 합(合)이 중요한 작품이다. 특히 조승우는 살인 장면에서 광기 어린 모습을 드러내는데 반전이 드라마틱해 섬뜩함이 배가된다. 전미도의 연기는 러빗 부인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려냈고, 옥주현은 가창력에서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10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6만∼14만 원. 1588-5212 별점:★★★★(★5개 만점)한 줄 평: 공연은 역시 배우의 예술. 섬세한 연기력이 돋보인다. 추천 캐스트: 스위니토드-조승우, 러빗 부인-전미도관전 포인트: 살인 장면마다 등장하는 2L 분량의 피와 30cm 길이 이발용 칼의 시각적 효과.  ○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위키드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 화려한 무대세트, 짜임새 있는 연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합격점을 넘어섰다. 마녀 엘파바 역에 캐스팅된 차지연은 임신 6개월임에도 무대 위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고음에서 몸 안의 에너지를 전부 토해내듯 강렬한 가창력이 압권이다. 공주병에 걸린 소녀 글린다 역은 초연 멤버 정선아가 톡톡 튀는 모습으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아이비는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잘 살렸다.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1577-3363 별점:★★★★한 줄 평: 티켓 값이 1원도 아깝지 않다.추천 캐스트: 마녀 엘파바-차지연, 소녀 글린다-정선아관전 포인트: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 ○ 중년 관객들을 사로잡는 브로드웨이 42번가 올해 초연 20주년을 맞은 이 작품은 일사불란한 탭댄스로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28명의 앙상블이 작품의 격을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줄리안 마쉬 역의 송일국은 어색한 연기와 부족한 가창력을 선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한때 잘나갔던 여배우 도로시 브록 역에 캐스팅된 최정원 김선경은 모두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인다. 최정원이 좀 더 코믹하게 캐릭터를 살려냈다면, 김선경은 여배우 특유의 세련미와 도도함을 잘 구현해 냈다.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3만 원.1544-1555별점:★★★한 줄 평: 중년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흔든다.추천 캐스트: 줄리안 마쉬-이종혁, 도로시 브록-최정원관전 포인트: 28명 앙상블들의 일사불란한 탭댄스가 압권. ○ 가창력이 돋보이는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은 대사를 모두 노래로 표현하는 송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이다. 그 때문에 배우의 가창력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콰지모도 역의 홍광호, 케이윌, 문종원 중 단연 홍광호가 돋보인다. 특히 죽은 에스메랄다를 안고 울부짖는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넘버에서 ‘미친 가창력’으로 통하는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의 린아, 윤공주, 전나영은 모두 안정적인 가창력을 소화하지만 린아가 가장 매력적이다. 이 작품 역시 이른바 ‘갓상블’로 통하는 앙상블의 화려한 군무가 인상적이다. 2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02-541-6236별점:★★★★한 줄 평: 격정적 안무, 서정적 음악을 내세운 프랑스 뮤지컬의 모범.추천 캐스트: 콰지모도-홍광호, 에스메랄다-린아 관전 포인트: 모든 대사를 노래로 처리하는 송스루 뮤지컬의 묘미와 화려한 안무.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창작뮤지컬 중국진출 위해 ‘K-뮤지컬 로드쇼’ 열어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중국 진출의 활로를 개척한다.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 시 황푸(黃浦) 구에서 국내 창작 뮤지컬 8개 작품을 소개하는 ‘K-뮤지컬 로드쇼’를 공동 주최할 예정이다. 김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51)는 중국 공산당 상하이 황푸구위원회와 함께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한다. 김 대표는 “최근 5년간 뮤지컬 시장은 연평균 19%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되며 내수 시장의 한계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개별적으로 중국 진출을 모색하던 민간 공연제작자들이 정부 차원의 창작 뮤지컬 해외 진출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평소 해외 아트마켓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두텁게 형성해온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그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웨스트엔드 라이브, 뉴욕뮤지컬시어터페스티벌,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 중국상하이국제예술제 공연예술페어, 미국공연기획자협회총회 등과 교류하며 국내 공연단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K-뮤지컬 로드쇼’는 중국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축제인 상하이국제예술제의 공연예술페어(10월 11∼16일) 기간에 맞춰 진행된다. 뮤지컬 ‘영웅’ ‘마타하리’ ‘아리랑’ ‘구름빵’ 등 총 8편의 한국 창작뮤지컬 작품이 쇼케이스 형식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일대일 비즈니스 매칭 미팅, 워크숍 등도 이뤄진다. 김 대표는 “총 42개 단체의 47개 작품을 신청 받아 1차 평가는 국내 전문가들이, 2차 평가는 중국 공연 전문가 2명이 맡아 총 8개 작품을 추렸다”며 “작품 선정 당시 중요한 기준은 작품성과 완성도, 중국 시장 내에서의 경쟁력 등이 위주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쇼케이스에 중국 주요 공연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후 중국의 한류 콘텐츠를 향한 보복이 현실화하고 있어 뮤지컬계도 긴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 측과 계속 협의해 행사를 준비 중이며 ‘K-뮤지컬 로드쇼’는 아직까지 특별한 변동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석매진’ 김준수 뮤지컬, 곳곳 빈자리 왜?

    JYJ 김준수(사진)가 출연하는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가 최근 취소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13일 1차 티켓 오픈과 함께 전석 매진의 신화를 또다시 기록했다던 제작사의 발표가 무색할 정도다. 당시 총 57회차 공연 중 25회차 공연(9월 3∼30일) 4만600여 장의 티켓이 순식간에 팔렸다. 하지만 2일 현재 25회차 공연 중 전석 매진은 공연 첫날인 9월 3일의 두 회차뿐이다. 제작사인 씨제스컬처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체 판매량의 30% 수준인 1만2100여 장이 취소됐다.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도리안 그레이의 좌석은 총 1786석. 이 중 60%를 인터파크에서 판매하고, 나머지를 예스24 하나티켓 등이 판다. 인터파크의 경우 2일 현재 회당 좌석이 가장 많이 남은 것 기준으로 VIP석 62장, R석 216장, S석 177장, A석 177장, B석 89장이어서 여유 있게 자리를 고를 수 있는 정도. 지금까지 엘리자벳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 8번 뮤지컬에 출연하며 매번 전석 매진을 기록한 김준수의 티켓 파워를 고려하면 취소표가 쏟아지는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김준수에게 특별한 악재나 개인 신상 변동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제작사는 답답해하고 있다. 씨제스컬처 홍보팀 이보은 과장은 “‘도리안 그레이’가 국내 창작 초연이어서 그만큼 작품이 제대로 나올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 “당초 여러 장의 티켓을 예약한 관객들이 일단 한번 본 뒤에 재관람할지 결정하려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도리안 그레이’는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영국의 귀족 청년 도리안이 영원한 젊음을 갖기 위해 자신의 초상화를 이용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8-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무대 위 또다른 주인공을 찾아라

    화려한 대형 뮤지컬에서 ‘소품’은 재미와 사실감을 배가하는 양념 같은 존재다. 소품이라고 하지만 길이가 10m가 넘는 것도 있다. ‘위키드’ ‘스위니토드’ ‘노트르담 드 파리’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최근 공연 중인 대형 뮤지컬의 소품 속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위키드’의 소품은 웅장한 편이다. 막이 오르면 무대 위쪽에 달린 12.4m 길이의 용(타임 드래건)이 꿈틀거리며 포효한다. 타임 드래건은 위키드 무대의 상징적인 소품이다. 타임 드래건은 극 중에서 누군가가 마법을 쓸 때마다 요동친다. 선한 마녀 글린다가 1막 첫 등장과 2막 퇴장 때 타는 ‘버블머신’은 시계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 홍보사인 클립서비스 노민지 과장은 “알루미늄 소재의 버블머신은 상하좌우로 10m를 움직일 수 있으며 자동으로 작동된다”며 “배우가 버블머신을 탈 때는 안전벨트와 같은 고정장치를 차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발사의 잔혹한 살인극을 다룬 스위니토드에서 25cm 길이의 면도칼은 작품의 키를 쥔 소품이다. 터핀 판사에게 아내를 유린당하고 딸을 뺏긴 채 추방당한 이발사 벤저민 바커가 스위니토드라는 가명을 쓴 채 복수의 살인극을 벌인다. 스위니토드는 면도하러 온 사람들의 목을 칼로 그어 죽이는데 이때 섬뜩할 정도로 많은 양의 피가 흘러내린다. 비법은 바로 칼 손잡이에 있는 튜브. 임정숙 소품디자이너는 “튜브 안에 분장용 피가 들어 있고, 튜브는 칼날 부분과 연결돼 있다”며 “스위니토드 역의 배우가 상대 배우의 목에 칼날 부분을 갖다대며 손잡이 부분을 누르면 자연스럽게 피가 흘러내린다”고 설명했다. 스위니토드 공연 한 회에 사용하는 분장용 피는 2L에 달한다. 소품으로 쓰이는 칼은 모두 7개. 임 디자이너는 “피가 나오는 칼 3개는 자체 제작했고, 4개는 미국에서 수입했다”며 “7개 칼 모두 1800년대 당시 이발사들이 실제 사용하던 칼을 재현했다”고 말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명장면 중 하나는 3개의 대형 종에 종지기들이 한 명씩 매달려 곡예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는 ‘성당의 종들’ 장면이다. 3개의 종 가운데 중앙에 있는 종이 지름 1.45m, 높이 1.35m로 가장 크다. 객석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위치한 종은 가운데 종보다 약간 작다. 바닥에 있던 종이 서서히 올라가는 동안 종지기들이 종 가운데 막대에 매달려 아찔한 묘기를 부린다. 종지기와 종을 연결하는 안전장치가 있고 종 막대는 1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가장 큰 매력은 페기 소여, 빌리 롤러, 앤디 리 역과 앙상블 배우 등 총 59명이 만들어내는 탭댄스이다. 경쾌한 타악기 소리를 일사불란하게 만들어내는 탭댄스의 일등공신은 바로 탭슈즈에 있다. 탭슈즈 겉면은 양가죽, 밑창은 소가죽과 양가죽을 섞어 만들고 신발 바닥엔 신발 모양대로 만든 주물이 박혀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조승우 “스위니토드는 피를 말리는 작품이죠”

    《배우 조승우(36). 그는 후배 뮤지컬 배우들의 롤 모델이자 이름 석 자의 유명도를 인기가 아닌 무대에서 보여주는 배우다. 어떤 캐릭터를 만나건 자신만의 해석으로 “클래스가 다른 연기를 선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그가 4년 만에 신작 도전에 나섰다.괴기하면서도 매혹적인 광기를 뿜어내는 살인마 ‘스위니토드’를 통해서다. 뮤지컬 배우로 10년 넘게 톱의 자리를 지키는 동안 유독 언론과의 인터뷰를 꺼렸던 그를 24일 만났다. ‘죽은 작품도 살린다’는 평가와 함께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그가 돌연 “3년간 뮤지컬 무대를 떠날 생각”이라는 말을 남겼다. 왜일까》  ○ “스위니토드는 피를 말리는 작품이죠” 지난달부터 공연 중인 스위니토드와 관련해 연일 조승우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그는 손사래를 치며 엄살을 피웠다. 그는 “아직도 무대에 서기 직전까지 다리가 후들거린다”며 “하루라도 쉬면 마치 처음 접하는 공연처럼 낯설다”고 했다. 배우의 피를 말리게 하는 작품이라고도 했다. “어렵지만 재미있는 작품인 건 확실해요. 하지만 재공연을 한다면 출연을 조금 주저할 것 같아요. 커튼콜 때 정신이 멍해질 정도로 진이 빠져요.” 이 작품은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연기하기 어려운 공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스릴러 형식이지만 멜로와 비극, 블랙코미디가 혼재한다. 극의 짜임새 역시 정교해 배우에게 연기의 자유로움을 허락하지 않는다. 조승우의 입을 빌리면 스위니토드는 배우로서 한계를 많이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뮤지컬을 15년 넘게 했지만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벌거벗겨진 느낌이었다”는 ‘엄살 아닌 엄살’도 나왔다. “연습 초반부엔 더 이상 내가 보여줄 게 없구나 싶더라고요. 어떤 장면에선 하이드, 지킬, 헤드윅, 라만차의 돈키호테의 모습이 보였죠. 예전에 연기한 캐릭터가 복합적으로 겹쳐 나오는 게 처음이라 이 작품을 끝내고 좀 쉬어야겠다 싶었어요.” 그는 스위니토드 이후 시점을 정해 3년 정도 무대를 떠날 계획이라고 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10주년, ‘베르테르’ 15주년 공연을 한 후 쉬지 않고 바로 신작에 출연하면서 어느 순간 자양분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가 그립겠지만 당분간 영화에 매진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항상 영화에 대한 고마움이 있어요. 영화 출연 경력이 있었기에 운 좋게 뮤지컬 무대에도 설 수 있었죠. 무대를 잠깐 쉬는 동안 영화를 많이 찍었으면 좋겠어요.”○ “4대 뮤지컬과는 유독 인연이 없어요” 조승우는 많은 뮤지컬 제작자들이 캐스팅 1순위로 꼽는 배우이기에 오디션 탈락 경험은 전혀 없을 줄 알았다. 웬걸. 그는 쿨하게 “흔히 세계 4대 뮤지컬(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캣츠)로 불리는 작품들과는 유독 인연이 없다”고 했다. 어긋난 첫 번째 인연은 2000년대 초반 ‘오페라의 유령’. “라울 역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그래서 바로 영화 ‘후아유’ 계약을 했는데, 알고 보니 제작사 신입 직원의 실수로 합격을 불합격으로 잘못 전한 거였어요.” 2014년 ‘미스사이공’도 그를 비켜갔다. 그는 “영국 웨스트엔드 미스사이공 프로덕션으로부터 엔지니어 역을 제안받았다. 공연장에서 연출가 캐머런 매킨토시, 작곡가 클로드미셸 쇤베르를 만나 오디션을 봤다”며 “영국에서 타향살이도 한번 해보자며 김칫국부터 마셨는데 영어를 잘 못해 떨어졌다”고 말했다. 마치 남의 얘기처럼 술술 아픈 사연을 얘기하는 그의 웃음 뒤에는 아쉬움과 집념이 배어 있다. “저는 아무래도 내수용 배우인가 봐요. 하하. 하지만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은 마음속 꿈의 배역입니다.” 조승우는 10년 넘게 뮤지컬 배우로 정상의 자리를 지켜 왔다. 그만큼 팬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치도 높다. 부담감은 없을까. “‘조승우가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시선도 많잖아요. 작품마다 부담감을 느끼고, 그럴 때마다 악몽을 꿔요. 무대 위에 서 있는데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사람들은 그런 저를 보며 깔깔대는 꿈이죠.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무대는 늘 어려워요.” 스위니토드는 10월 3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6만∼14만 원. 1588-5212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