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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전문 증권사 토스증권이 이달 말 출범을 앞두고 자체 개발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선보였다. 기업 이름 대신 브랜드나 상품명을 입력해도 관련 종목이 검색되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만두 브랜드 ‘비비고’를 검색하면 CJ제일제당이, ‘새우깡’을 입력하면 농심이 조회되는 식이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쉬운 MTS를 제공해 토스의 주고객인 20, 30대 밀레니얼 세대가 편리하게 주식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음원 사이트, 인터넷 쇼핑몰 등을 본떠 고객 친화적인 MTS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음원 차트처럼 구매율, 영업이익률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상위 100개 종목을 소개하는 ‘톱100’ 차트를 만들었다. 또 전기차를 검색하면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부품 등 관련 산업의 기업을 묶어 소개하는 자체 분류 기준도 도입했다. 주가 등락을 막대로 표현한 ‘봉차트’ 등 초보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는 과감히 없앴다. 토스증권은 이달 말 국내 주식 중개 서비스를 시작으로 해외 주식 중개, 자산관리 서비스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박 대표는 “18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 플랫폼과 시너지를 통해 ‘월 100만 활성 고객’ 목표를 올해 안에 달성하겠다”고 했다. 토스증권의 거래 수수료는 0.015%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해 고신용자 대출을 줄이고 시중은행 이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은 카카오뱅크가 부족했던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한 해가 되고자 한다”며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 퍼스트(First)’라는 슬로건도 내놨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금리 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출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우선 이날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를 0.34%포인트 인상한 반면 ‘민간 중금리 대출’의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2년간 2조4000억 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했지만 고신용자 중심 대출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하반기(7∼12월)부터는 자체 개발 중인 신용평가 시스템(CSS)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상의 대출 상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윤 대표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상품을 내놓겠다”며 “이를 위해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금융생활 관련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기술(IT)을 합쳐 고도화된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의 연계 대출, 증권 계좌 개설, 신용카드 모집 대행 등을 하는 제휴 플랫폼을 확대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펀드, 방카쉬랑스 등 신규 상품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반기 목표로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설립한 금융기술연구소를 통해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늘리고 보안, 비대면 기술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1136억 원으로 처음 흑자를 낸 2019년(137억 원)의 8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특히 그동안 적자였던 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 수익이 68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청년층이나 소득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 금융당국은 대출 총량을 제한하는 기준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청년이나 일시적 소득 감소자 등에게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현재 금융회사별로 적용하는 DSR 관리 방식을 차주(빌리는 사람) 단위별 상환능력 심사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DSR는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DSR 산출 시 연소득이 분모 값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소득이 적은 계층의 대출 한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DSR를 산출할 때 미래예상소득 등을 고려하기로 했다. 소득이 적은 계층이 대출 심사를 받을 때 현재 적은 소득만 적용돼 대출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려는 조치다. 청년층이나 저소득층의 대출 규제 불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1월 한 달간 시중은행에서 4만3000개가 넘는 마이너스통장이 새로 만들어지고 신용대출 잔액도 2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급등한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과열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5%대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월 4∼28일(19영업일)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총 4만3143개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270개가 만들어진 셈이다. 지난해 12월(하루 평균 약 1000개)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전체 신용대출 잔액도 2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1월 28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40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133조6482억 원)보다 1조7617억 원이 불어난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연초 증시 상승과 공모주 청약으로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5% 수준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때 목표치를 5%로 제출한 은행도 있지만 6∼8%의 목표치를 제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1월 26일 시중은행 임원들과 함께한 회의에서 “지난해 제출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지나치다고 생각되면 조정치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5%대 이상의 목표치를 제출한 은행들에 조정치를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은행은 이미 대출한도를 낮추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조이면 결국 저소득층 등 대출 실수요자들이 어쩔 수 없이 제2금융권 등 이자가 더 높은 금융기관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며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3월 15일 종료 예정인 한국 증시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와 관련해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과 개인투자자들이 제기한 공매도 금지 연장 요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개미투자자들의 불만과 해외 기관의 불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매도 금지 연장, 큰 비용 따를 것” 안드레아스 바워 IMF 한국미션단장(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28일 ‘2021년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돼 보이고 경제도 회복하는 측면이 있다”며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6개월 연장한 뒤 IMF가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공매도 재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바워 단장은 또 “공매도 전면 금지를 통해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균등한 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굉장히 날카롭지 않은 도구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굉장히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매도 금지가 장기화하면 순기능보다는 ‘공매도 금지국’으로 낙인이 찍혀 해외 자본의 이탈, 증시 과열 같은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공매도는 글로벌 금융사 등 해외 투자가들에게 주요한 투자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으로 꼽힌다. 헤지 수단이 없는 한국 증시는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지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1년 이상 장기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하면 해당 국가의 투자 비중을 낮추도록 돼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을 때 한국과 함께 공매도를 금지했던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 말레이시아 등은 이미 지난해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현재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도다. ○ 당국 “3월 16일 재개냐, 3개월 더 연장이냐” 하지만 이날 ‘공매도 영구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사람이 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공매도 재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여전히 크다. 개미들이 공매도를 불신하는 이유는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본력과 정보력이 앞선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 물량을 쏟아내면 주가가 하락하고 정보가 부족한 개인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수익을 올리는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IMF의 권고를 받아든 금융당국은 난감한 상황이다. 개미들의 반발과 함께 여권도 “제도 보완 없는 공매도는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국만 계속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잘못된 부분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참여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 제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위는 3월 16일 예정대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방안과 공매도 금지를 3개월 더 연장해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당국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재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 / 세종=주애진 / 신지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카드 사용액이 역대 최저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 여행 등의 업종은 40∼50%대로 급감했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등 전체 카드의 신용판매 승인금액은 885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3.4%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업종별로 보면 항공, 철도, 버스 등 운수업의 카드 사용액(7조8400억 원)이 55.1% 급감했다. 여행업, 청소·경비업 등이 포함된 ‘사업지원 및 사업시설관리 서비스업’은 41.5%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도 12.2%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오프라인 모임, 여가 관련 대면 서비스 업종의 소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반면 비대면 서비스와 온라인 쇼핑 등이 많았던 도매·소매업 승인금액은 13.2% 증가했다. 여신협회 측은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고 ‘집콕’ 등으로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 판매가 늘면서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공매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날카롭지 않은 도구로 대응한 것이다.”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한국 미션단 단장 겸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28일 오전 화상 브리핑을 통해 한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무단 정책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안드레아스 부국장은 공매도 재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한국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안정화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공매도를 계속 금지하는 것은)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굉장히 큰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매도 금지…주요국 중 인니와 한국 뿐 증시 전문가들은 안드레아스 단장이 밝힌 ‘공매도 금지에 따른 큰 비용’은 해외 자본의 이탈과 증시 과열 등의 부작용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한다. 공매도는 투자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헤지(Hedge·위험회피) 수단이다. 헤지 수단이 없는 국내 증시는 해외 투자자에게 매력도가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한 지 한 달여 만에 재개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아예 금지조차 하지 않았다. 아직 공매도를 금지한 곳은 인도네시아와 한국밖에 없다. 한국 증시는 코로나19 이후 1400선까지 추락했지만, 1년도 안 돼 3000선을 돌파했다. 주가 폭락을 대비해 시행했던 공매도 금지의 명분도 사라진 셈이다. 공매도가 재개돼도 증시가 폭락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공매도 재개의 근거로 거론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각각 8개월과 3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하지만 2009년 6월 1일 공매도를 재개했을 때 코스피는 1.38% 올랐고 한 달 후인 7월 1일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1년에는 공매도 재개 이후 급락했던 코스피가 보름 만에 재개 직전 수준을 회복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주가는 우량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공매도 재개로 지수가 약간 조정받을 수 있지만 대규모 폭락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라고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금지 외치는 개미들 IMF의 우려와 한국 증시의 상승세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신은 큰 편이다. ‘공매도 영구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수는 이날 20만 명을 넘어섰다.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구조가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본력과 정보력이 앞선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를 공격적으로 퍼부으면 주가가 하락하고 정보가 부족한 개인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수익을 올리려는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공매도의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메신저나 유선을 통해 공매도 거래를 수기로 기록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를 저질러도 나중에 주식을 갚아 버리면 무차입인지, 합법적인 차입 공매도인지 알 길이 없다는 지적이다. ● 깊어지는 금융당국 고민 공매도와 관련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과 해외 투자자들의 불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금융당국도 난감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 개선 방향도 사후 적발과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어서 100%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공매도 사전 적발 시스템 도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를 도입한 국가도 없다”라고 했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여당 내부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금융당국에 부담이다. 금융위는 일단 곧바로 재개하는 것과 3개월 연장 후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도 금융당국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라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재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파도는 존재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수평선 자체가 높아지는 쓰나미는 코앞에 오기 전까지 인지하기 어렵다. 쓰나미의 존재를 알아차린 시점에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우리에겐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지난해 금융업이 처한 위기 상황을 ‘쓰나미’에 비유했다. 김 회장은 “국내시장의 포화와 규제의 심화, 저금리의 지속은 물론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의 공세는 이미 우리에게 깊이 침투해있다”고 쓰나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기업의 생과 사가 결정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변화의 기로에서 서서히 몰락하는 대신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1년의 3가지 전략 키워드로 △플랫폼 금융 △글로벌 금융 △사회가치 금융을 내세웠다. 변곡의 기로에 선 금융이 살아남기 위해선 그룹의 저변을 확대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을 다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단계로는 ‘플랫폼 금융’을 꼽았다. 김 회장은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과 같은 공간으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를 통해 손님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사용자가 몰리면 다른 사용자도 그 영향을 받아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처럼 플랫폼을 선점하는 자가 미래 금융을 주도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으로는 플랫폼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하나금융그룹만의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회장은 “손님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며 “플랫폼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하나금융그룹이 주도해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하여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를 극복할 전략으로는 ‘글로벌 금융’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는 더 이상 국경이 무의미하다”며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을 글로벌 마인드에 기반해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 프로세스, 시스템, 인재채용 등 모든 업무영역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운영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가치 금융’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착하게 쓰는 것을 넘어 착하게 벌고, 착하게 버는 그 과정까지 공개해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는 단순한 요청이나 자율적인 이행수준을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로 제도화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기회를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3가지 새로운 전략목표를 바탕으로 2019년 발표한 ‘NEXT 2030’의 슬로건 아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노력을 지속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임직원들에게는 “서로를 위한 희생과 헌신, 절실함을 바탕으로 협업하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자세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위기를 극복하는 ‘회복 탄력성’을 뜻하는 단어다. 충격에 수축한 용수철이 원래보다 더 강하게 튀어 오르듯, 위기의 터널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혁신적인 기업만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여러 차례 위기를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요소로 ‘혁신’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위기뿐 아니라 종합금융그룹으로 겪은 수익성과 성장성의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전사적 혁신과 효율성 강화가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룹 출범 3년 차를 맞아 ‘오늘의 혁신으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금융그룹’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손 회장은 “2020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나아갈 길을 찾아낸 의미 있는 성장통을 앓았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021년 그룹 경영목표를 ‘혁신과 효율성 기반, 그룹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그룹 성장기반 확대 △디지털 No.1 도약 △경영 효율성 제고 △브랜드·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리스크·내부통제 강화 △글로벌 사업 선도라는 6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그룹이 획기적으로 탈바꿈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채워야 할 사업 포트폴리오가 많다는 점은 그만큼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며 그룹 성장기반의 확대를 첫 번째 핵심전략으로 꼽았다. 증권·보험 계열의 포트폴리오가 없는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은행권의 급격한 ‘머니무브(자금이동)’로 수익성 부문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손 회장은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해 그룹 성장을 위한 동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며 “기존 자회사들도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적극 확대해달라”고 당부했다. 혁신의 방점은 ‘디지털’에 찍었다. 손 회장은 “과거의 금융업은 사람과 서류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의미로 ‘인지(人紙)’ 산업이라 불렸다”며 “하지만 지금의 금융업은 ‘인디(人+Digital)’ 산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최첨단 산업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의 벽을 허물고 우리와 혁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의지를 내비쳤다. 경영 효율성 제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요즘처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할 때는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인적·물적 자원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화하고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 등 그룹 주요 사업 시너지를 강화해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대의 흐름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더 큰 힘을 쏟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코로나19로 커져가는 불확실성을 잡기 위해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위한 시스템도 갖추겠다고 했다. 손 회장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해 새로 만든 슬로건처럼 고객들에게 ‘우리 마음속 첫 번째 금융’으로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을 향해서는 “매일을 첫날 같은(Alway Day One) 자세로 혁신해 시장을 놀라게 하자”며 “사실상 연중 비상경영 체제라는 마음가짐으로 과감히 혁신하자”고 주문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위한 ‘2차 금융지원 대출’이 지난주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18일부터 대출 금리가 연 2%대로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18∼22일 실행한 소상공인 대상 2차 대출은 1210억 원(6488건)으로 집계됐다. 전주(11∼15일) 실적인 503억 원(2662건)의 2.4배로 늘어난 규모다. 은행권은 2차 소상공인 대출의 최고금리를 지난해 12월 29일 기존 연 4.99%에서 3.99%로 인하한 데 이어 이달 18일 연 2.99%까지 낮췄다. 연 2%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자 소상공인의 대출 신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의 분쟁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계법인이 어피니티 측에 유리하도록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어피니티 측이 회계법인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법률 비용 지급을 약속하고 교보생명 주가를 자신들이 결정한 가격에 따라 평가하기로 공모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검찰 공소장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 임직원 3명은 교보생명 관련 풋옵션(지분을 일정 가격에 되팔 권리) 가격에 대해 어피니티컨소시엄에 유리하도록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소속 임원 2명도 함께 기소했다. 회계법인은 용역비 명목으로 1억2670만 원을 받은 뒤 해당 가치평가 보고서와 관련해 민·형사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어피니티컨소시엄으로부터 법률 비용을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고, 법률 비용에 해당하는 이익을 약속하고,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부정한 방법으로 부당한 금전상의 이익을 얻도록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교보생명은 지금까지 딜로이트안진이 풋옵션 가격을 의도적으로 어피니티컨소시엄에 유리하게 산출했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이 딜로이트안진 임직원 3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명을 기소하면서 교보생명 측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에 대해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갖고 있는 자료를 활용해 객관적으로 주식 가치를 산정했다”며 “이번 기소는 부당하다고 생각해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은 딜로이트안진이 제시한 풋옵션 가격도 사실상 어피니티컨소시엄이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수차례에 걸쳐 가치평가 보고서 초안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어피니티 측은 이에 대해 “통상적인 업무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시했고, 법률 비용 지급도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조항”이라고 반박했다.앞서 교보생명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24%)을 매각하겠다고 나서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에게 해당 지분을 사 달라고 했다. 그 대신 2015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하되 불발되면 지분을 되사기로 풋옵션을 달았다. 하지만 상장이 불발되자, FI들은 2018년 10월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양측은 풋옵션 행사 가격인 주당 40만9000원이 적정한지를 놓고 분쟁을 벌여왔다. 이 다툼은 2019년 3월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의 국제중재로 이어졌고, 올 3월 2차 중재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와 공소장은 중재 판정부에서도 고려 대상으로 삼게 된다”며 “신 회장 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박희창 ramblas@donga.com·신지환 기자}
22일 오후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1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연단에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낯선 얼굴이 등장했다. 신흥 경쟁 상대인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였다.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동일 업종의 최고경영자(CEO)가 우리은행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표는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우리은행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카카오뱅크의 혁신 사례, 금융업의 미래 등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 50분 동안 특별강연을 했다. 윤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디지털 문화에 친숙한 고객에게 더 나은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혁신이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기 위해선 경쟁사의 노하우까지 배우는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권 행장의 의지로 마련된 자리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비대면 업무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올해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미래전략 구상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전사적 디지털 혁신, 디지털 금융시장 주도’라는 경영목표를 내놨다. 권 행장은 “122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은행의 위기극복 DNA에 ‘혁신 D.N.A’를 더해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혁신 D.N.A’는 디지털 혁신(Digital), 지속가능 성장(Net), 수익기반 확대(Action)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경영 키워드다. 신한은행도 22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고객 중심, 미래 금융의 기준, 일류로의 도약’이라는 전략 목표를 발표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신한은행이 가야 할 방향은 고객과 미래를 신뢰로 이어주는 디지털 컴퍼니”라며 “고객과 사회의 두터운 신뢰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경영전략회의 이후 열린 2020년 종합업적평가대회도 전국 모든 영업점을 화상으로 실시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은행장은 각각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디지털 마인드셋(Mindset)’ 등을 강조하며 업무 방식과 사고방식의 전환을 주문했다. 진 행장은 “디지털을 도구로 삼아 각자 맡은 영역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이해·표현 능력)를 길러야 한다”고 했다. 권 행장도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는 회의, 의사결정 등 우리가 일하는 모든 방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디지털 마인드셋(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의 횡단보도 앞에 정차한 A 씨는 보행자 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졌는데도 건너는 사람이 없자 신호를 위반하고 우회전을 했다. 하지만 왼쪽에서 직진하던 다른 차를 보지 못해 충돌했다. 오토바이를 탄 B 씨는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인데도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직진하는 차량과 부딪쳤다. 두 사고는 모두 A 씨와 B 씨의 ‘100% 일방 과실’이라는 게 손해보험협회의 판단이다. 운전자는 반드시 신호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손보협회는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보행자 신호 위반 우회전 사고, 오토바이 사고 등 23개의 ‘비정형 과실비율 기준’을 마련해 20일 공개했다. ‘비정형 기준’은 소비자, 보험사, 법조인들이 참고하도록 손보협회가 자주 발생하는 사고의 과실비율을 정리한 것이다. 이 비율을 실제 적용해 효용성이 입증되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공식 기준(과실비율 인정 기준)이 된다. 이번에 내놓은 새 기준은 사고 위험이 큰 △점멸신호 교차로 사고 △비보호 좌회전 사고 등과 관련해 “법규를 위반한 가해자의 책임을 분명히 한다”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C차량이 다른 차를 추월하려고 중앙선을 침범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100% 과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 또 신호등이 없는 이면도로 사고, 주차장 사고처럼 경미한 사고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리기 어려워 분쟁 소지가 높았던 사례에 대한 기준도 보완했다. 예컨대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던 D차량과 맞은편에서 우회전하던 E차량이 충돌했다면 두 차량의 과실 비율은 60 대 40으로 협회는 판단했다. 협회 측은 “도로교통법은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차량은 우회전하는 다른 차가 있을 때 양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우회전 차량도 다른 차의 진행에 주의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전체 23개 신규 기준은 ‘과실비율 정보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A 차량은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의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다. 보행자 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졌지만 건너는 사람이 없어 신호를 위반하고 우회전을 했다. 하지만 왼쪽에서 직진하던 다른 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하고 말았다. A 차량은 과실 책임을 모두 져야할까. 오토바이 B는 보행자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직진하던 차량과 부딪혔다. 이 사고는 오토바이의 일방 과실일까. 두 사고 모두 A 차량과 B 오토바이의 ‘100% 일방 과실’이라는 게 손해보험협회의 판단이다. 운전자는 반드시 신호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손해보험협회는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보행자 신호를 어긴 우회전 사고, 오토바이 사고 등 23개의 ‘비정형 과실비율 기준’을 새로 마련해 20일 공개했다. ‘비정형 기준’은 소비자, 보험사, 법조계 등이 참고할 수 있도록 손보협회가 자주 발생하는 사고의 과실비율을 정리한 것이다. 운영을 통해 효용성이 입증되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공식 기준(과실비율 인정 기준)에 포함된다. 신규 기준의 핵심은 사고 위험이 큰 △점멸신호 교차로 사고 △비보호 좌회전 사고 △불법 중앙선 침범 사고 등과 관련해 “법규를 위반한 가해자의 책임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C 차량이 앞서 가던 다른 차를 추월하려고 중앙선을 침범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100% C 차량의 과실로 본다. 또 신호등이 없는 이면도로 사고, 주차장 사고처럼 경미한 사고이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리기 어려워 분쟁 소지가 높았던 사례에 대해서도 기준을 보완했다. 예컨대 신호등이 없는 같은 폭의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던 D 차량과 맞은편에서 좌회전하던 E 차량이 충돌했다면 두 차량의 과실 비율은 50 대 50으로 협회는 판단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교통사고의 경각심을 높이고 교통안전과 법질서 준수를 유도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전체 23개 신규 기준은 ‘과실비율 정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여당이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대출이자 감면 등을 위한 한시적 특별법’을 거론하며 은행들의 참여를 촉구하자 금융업계는 “자본주의와 금융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반시장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9일 ‘은행 이자 제한’을 주장한 뒤 금융권에서는 정부 입김이 상대적으로 강한 은행권을 상대로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요구해놓고선 은행 이자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 간섭이자 은행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발상”이라며 “경영진의 배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선의에만 기댄 착한 임대인 운동이 성과를 못 낸 것을 은행 탓이라고 떠넘기는 행태”라며 “임대인에게 대출이자를 낮춰준다고 임차인인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돌아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금융권 압박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12월 16일 시중은행 간부들과 간담회를 갖고 “예대 금리 완화에 마음을 써 달라”며 예금과 대출금리 격차 축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논란이 됐다. 여당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선방한 은행권 실적을 근거로 이익공유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1∼9월 영업이익은 총 8조282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으로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진 가운데 이익공유제로 인위적으로 이자를 조정할 경우 잠재적 부실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지환 기자}
케이뱅크 차기 행장에 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55·사진)이 내정됐다. 케이뱅크 대주주였던 KT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행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이뱅크는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서 부사장을 3대 은행장 최종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18일 밝혔다. 임추위는 “서 후보자는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갖춰 퀀텀점프(대도약)를 모색하는 케이뱅크의 차기 선장으로 적임자”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행장 자리는 이문환 전 행장이 취임 1년도 안 돼 이달 초 사임해 공석이었다. 서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92년 삼성생명 입사 이후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 마케팅본부장, 한국타이어 미주본부장 전략마케팅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서 후보자는 다음 달 초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그는 “혁신을 통해 케이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1호의 명성에 걸맞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최근 한 달간 3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파죽지세로 ‘삼천피 시대’를 열었던 코스피가 이틀째 2% 넘게 급락해 3,000 선이 위태로워졌다. 동학개미가 홀로 이끄는 ‘외끌이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삼성 계열사들 주가가 출렁인 영향이 크다.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조정장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학개미 매수 줄자 하락 폭 커져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1.97포인트(2.33%) 급락한 3,013.93에 마감했다. 15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2%대 하락이다. 동학개미들은 이날도 5189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나 홀로’ 매수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스피가 0.12% 하락했던 11일 4조 원 넘게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매수세가 크게 약화됐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도 각각 2201억 원, 2791억 원어치를 팔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특히 기관은 8일부터 7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단체채팅방 등에서는 “하락장에서 ‘물타기’ 매수를 해야 하느냐” “당장 손절매를 해야 하느냐”는 고민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는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LG화학(―1.53%) 카카오(―2.29%) SK이노베이션(―3.81%) 등 15개가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데 따른 단기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기업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 정책 등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 대장주 삼성전자 악재에 충격 커져 증시 하락 폭이 커진 데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둘러싼 악재도 한몫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장 초반 1%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선고 소식에 3.41% 하락한 8만5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도 7% 가까이 급락했고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3% 넘게 내렸다. 이날 삼성그룹주 시총은 약 28조 원 증발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수 공백 장기화가 이어지면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다가 석방된 2017년 2월 17일∼2018년 2월 5일 삼성전자 주가는 25.5%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출렁일 수 있겠지만 추세적인 ‘하락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한다. 여전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은 데다 기업 실적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부터 길게 보고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신지환·박희창 기자}
최근 한 달간 3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파죽지세로 ‘삼천피 시대’를 열었던 코스피가 이틀째 2% 넘게 급락해 3,000 선이 위태로워졌다. 동학개미가 홀로 이끄는 ‘외끌이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삼성 계열사들 주가가 출렁인 영향이 크다. 최근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조정장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동학개미 매수 줄자 하락 폭 벌어져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1.97포인트(2.33%) 급락한 3,013.93에 마감했다. 15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2%대 하락이다. 동학개미들은 이날도 5797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나 홀로’ 매수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주 코스피가 0.12% 하락했던 11일 4조 원 넘게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매수세가 크게 약화됐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도 각각 2478억 원, 3115억 원어치를 매도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기관은 8일부터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서는 “하락장에서 ‘물 타기’ 매수를 해야 하느냐”, “당장이라도 손절매를 해야 하느냐”는 고민들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는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을 것”이라며 우려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대표 종목들도 일제히 내렸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LG화학(―1.53%) 삼성SDI(―4.21%) 카카오(―2.29%) SK이노베이션(―3.81%) 등 15개가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11월부터 최근까지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데 따른 단기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기업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 정책 등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 대장주 삼성전자 악재에 충격 커져 이날 증시 하락 폭이 커진 데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둘러싼 악재도 한몫 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장 초반 1%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선고 소식에 3.41% 하락한 8만5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도 7% 가까이 급락했고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3% 넘게 내렸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수 공백 장기화가 이어지면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 악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출렁일 수 있겠지만 추세적인 ‘하락세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전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은 데다 기업 실적 등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개인을 중심으로 부풀었던 기대감이 일부 현실화되면서 과도하게 올랐던 부분을 덜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부터 길게 보고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주식시장 단기 급등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다시 경고한 것은 실물경기와의 괴리가 너무 큰 데다 가계대출이 1년 새 100조 원 넘게 불어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날도 빚투에 기댄 ‘동학개미’들이 2조 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코스피 3,100 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64.03포인트(2.03%) 하락한 3,085.90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2%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 폭을 키워 하루 코스피 변동 폭이 104포인트나 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2조11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4100억 원, 7500억 원을 매도하며 급락세를 이끌었다. 기관은 코스피가 사상 처음 3,100대를 돌파한 8일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이 9조8300억 원에 이른다. 개인이 11일부터 줄곧 순매수한 금액(9조8000억 원)을 고스란히 기관이 팔아치운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국면은 단기 과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1.90%), SK하이닉스(―2.30%), LG화학(―3.07%), 현대자동차(―4.19%), 네이버(―3.77%)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줄줄이 내렸다. 실물 경제와 주식시장 간의 괴리가 커지면서 주가 거품 논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0조 원 넘게 급증한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 정부부채를 더한 국가 부채는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증시는 급등했지만 실물경제는 카드 소비가 8개월 만에 감소하는 등 불확실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거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고 경고했다. 기관의 ‘팔자’ 행보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증시 상승장에 제동을 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목표치를 채운 데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미들 사이에선 “막차 탄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4일 현재 21조2826억 원으로 올 들어서만 2조 원 넘게 늘었다. 가파른 증가 속도에 삼성증권은 13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대출을 중단했고, 대신증권도 자기자본 대비 100% 한도를 소진해 18일부터 대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신용융자 대출이 무서운 건 ‘반대매매’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개인투자자가 외상으로 사들인 주식 결제대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들의 반대매매가 급증하면서 개미들의 ‘깡통 계좌’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신지환 기자}
“가치주, 성장주로 나누는데 저는 혁신을 하는 기업과 혁신을 하지 않는 기업으로 봅니다.” 증권업계 성공 신화를 써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이 유튜브에 출연해 투자 철학과 전망을 제시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박 회장이 14일 자사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전략 미팅을 갖고 이를 유튜브 채널 ‘미래에셋 스마트머니’에서 공개한 것이다. 박 회장은 이날 “한국 증시가 3,000을 넘었고 글로벌로도 올해가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며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50분짜리 영상에서 올해 성장이 기대되는 반도체, 클라우드, 전기차 산업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미국 서부 개척 때 많은 사람들이 서부로 몰려갔지만, 정작 돈을 번 건 숙박업을 하거나 청바지를 팔던 후방 산업 사람들이었다”며 “전기차 시대에도 필수적인 배터리 산업이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LG화학의 배터리 산업 진출을 “대단한 선견지명”이라 평가하며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주식을 타이밍 봐서 사야 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며 “트렌드가 좋은 산업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클라우드, 반도체, 배터리 분야는 반짝반짝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6년에 아마존, 테슬라, 텐센트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종목을 찍은 것이 아니라 ‘혁신’을 찍은 것”이라고 덧붙였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