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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나 순항미사일을 가질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자민당 총재 외교특별보좌관이 이같은 주장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가와이 보좌관은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의 강연에서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 등의 위협을 언급한 뒤 “일본을 둘러싼 안전보장 환경이 명확하게 다른 단계로 옮겨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그는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이런 주장을 했지만, 그가 아베 총리의 측근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속내를 대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와이 보좌관은 다음주 인도를 방문하는 아베 총리의 현지 일정 조정을 위해 먼저 인도에 도착했다.그는 아베 총리가 개각을 단행한 지난달 초까지는 최측근 총리보좌관이었고, 현재는 자민당 총재의 외교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다. 직책만 달라졌을 뿐 아베 총리(자민당 총재)를 외교 관련해 보좌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달 초의 8.3 개각에서 각료로 입각할 것이라는 하마평이 직전까지 퍼지기도 했다.일본이 IRBM과 순항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자위대에 적기지 공격 능력을 갖게 하자는 아베 정권 인사들의 주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다. 일본 정부가 그간 지켜온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 가능)’ 원칙을 깨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북한 핵 미사일 위기를 계기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군사적 활동영역을 넓히려는 일본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정부 여당 인사들은 자위대에 적기지 공격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취임하자마자 적기지공격능력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6일 우파계 시마다 요이치(島田洋一) 후쿠이 현립대 교수의 ‘일본 핵무장 논의를 기피하지 말라’는 칼럼을 실었다. 그는 칼럼에서 대중국 카드로 일본에 핵무장을 용인하자는 목소리가 미국에서 확산되는 현실을 지적하고 대북 파괴능력의 공동개발. 공격력 실현에 필요한 논의공간 확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그는 미국 내에서 확산되는 일본 핵무장론에 대해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한 움직임에 대항해 일본이 핵미사일 개발에 나서는 사태인데, 중국을 대북제재에 진지하게 나서게 하기 위해서도 일본의 핵무장을 적극적으로 촉구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장래 일본이 핵무장을 할 경우 선제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부시 정권이 개발을 추진했던 ‘강력핵지중관통탄’처럼 땅속 독재자의 은신처나 중요군사시설을 순식간에 파괴하는 무기로 특화하는 방안도 유력한 옵션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측 요청이 있다면 장비 공동개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그는 “유일 피폭국 일본이 NPT 탈퇴, 핵무장을 하면 세계에 핵확산 도미노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좋건싫건 일본에 그런 영향력은 없다”고도 했다. 또 핵무장을 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부과받아 경제가 파탄난다는 주장도 인도의 전례에 비춰보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다만 그는 “지금 아베 총리가 핵무장을 입밖에 내면 일본의 정계는 대 혼란에 빠질 것이므로 먼저 적기지 공격력 정비를 착실히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그 실현을 위해서도 핵무장논의가 아무런 터부가 되지 않는 논의의 공간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한 알츠하이머병 진단법을 일본 교토(京都)부립의과대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도쿄신문이 5일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체내 ‘타우’ 단백질 중 뇌에 축적되기 쉬운 타입이 증가하면 발병하기 쉬운데, 새 진단법은 혈중 비정상적인 타우의 양을 측정해 발병 여부를 진단한다. 지금까지는 이 타우 단백질을 뇌척수액에서 검출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척추에 바늘을 찔러 수액을 채취해야 하는 등 환자에게 부담이 커 임상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타우 단백질은 뇌에서부터 혈액으로 극히 미량만 이동하기 때문에 측정도 쉽지 않았다. 연구진은 비정상적 타우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가 눈에 잘 띄는 것을 이용하여 특수 분석 장비를 도입해 혈중 타우 단백질의 양을 기존보다 1000배 높은 감도로 검출한다. 이 진단법으로 60∼80대 남녀 20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비정상적인 타우의 양이 많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4일자 해외 전문지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이 대학 도쿠다 다카히코(德田隆彦·신경내과학) 교수는 “새로운 기술은 몸에 부담이 적고 정확하고 신속하게 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새 진단법이 향후 알츠하이머병 진단 과정에서 기억력 테스트 실시 전 환자의 선별 등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실용화를 위해 관계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검토하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대부분 북한산(産)이에요.” 5일 북-중 접경지역인 훈춘(琿春) 시내 수산물시장에서 만난 해산물 가게의 중국인 사장은 ‘파는 조개가 어디서 생산됐느냐’고 묻자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답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15일부터 북한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데 이어 이날부터 지난달 15일 이전에 중국에 도착한 물품의 수입 절차도 중단했지만 여전히 북한산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장은 “중국산에 비해 북한산 조개가 품질이 좋다”고 권했다. 이날부터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간 훈춘시의 취안허(圈河) 세관은 오가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아 황량했다. 취안허 너머에 있는 북한 함경북도 원정 세관 역시 건물 앞에 몇 명의 관계자만 보일 뿐이었다. 양쪽 세관을 잇는 다리를 오가는 차량도 없었다. 북한 세관을 볼 수 있는 취안허 세관 뒤쪽 길목에는 중국 군인이 지키면서 촬영을 막아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밀수와 러시아를 통한 간접수입 방식으로 우회해 수산물이 중국으로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춘 시내에 있는 북-중 경제합작구 내의 한 의류 공장을 찾았다. 공장 관계자는 “북한 여성 직원들의 바느질이 세계 최고라서 북한 근로자들을 많이 채용했었다”면서도 “지금은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 근로자를 채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경제합작구 내의 다른 공장들도 직원이 거의 보이지 않아 썰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후 북한 근로자 고용을 중단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한 의류 공장은 최근 북한 근로자 300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경제합작구 내 기업들은 북한 근로자들을 돌려보낸 뒤 훈춘에서 가까운 북한 나선지대의 북한 기업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제재 분위기를 교묘하게 피해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해 11월 제재 결의 이후 작성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대북제재를 피해 여전히 다량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2월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뒤 석탄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으로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석탄과 철광석 등의 자원을 해외에 판매해 최소한 2억7157만 달러(약 3073억 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유엔 가맹국 193개국은 모두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보고할 의무가 있지만 실제로 보고를 한 나라는 78개국에 그쳤다. 이들 유엔 제재 활동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들이 북한 제재의 ‘구멍’이 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산임을 감추기 위해 제3국을 경유해 석탄 등을 수출하는 경우도 많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지난달 말∼이달 초 미얀마를 경유해 중국에 석탄을 수출하려 했지만 미얀마 정부의 협조를 얻지 못해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했다고 이날 보도했다.훈춘=정동연 채널A 특파원 call@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이번 핵실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충격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은 시 주석이 트럼프에게 ‘김정은과 마주 앉아 대화하라’고 말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피터 헤이스 미국 노틸러스연구소 대표는 시 주석이 야심 차게 준비한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일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유를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은 미 정부를 대화에 이끌어내는 지렛대를 갖고 있지 않지만, 시진핑은 워싱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짜 힘을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롄구이(張璉괴) 전 중국 중앙당교 교수는 “북한 핵실험은 대화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북한이) 사실상 중국과 한국,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절했다고 볼 수 있다”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장 교수는 “중국은 계속 대화를 제의하긴 어렵고 앞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결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며 심지어 “대북 경제제재는 효과가 없으며, 미국이 북한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해외 전문가들도 핵실험 강행 의도와 향후 대응을 놓고 갑을논박을 벌였다. 미국 참여과학자연맹(UCS)의 미사일 전문가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북한은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긴 했지만 수개월간 핵실험을 자제해 왔다”며 “이제 이 같은 억제를 끝내기로 결정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험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대북 외교적 해법을 추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했다고 해서 한반도 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하진 않는다”며 “이번 사태를 뒤늦게라도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기회로 삼을지 무력 과시, 유엔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제재) 같은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는 트럼프 행정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마틴 미 핵무기확산방지 연구센터(CNS)’의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연구자인 멜리사 헨햄은 “우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그들의 핵개발 속도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는 “이번 핵실험은 미국이 정한 ‘레드라인’은 이미 의미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며 “앞으로 대북 제재를 강화하면 오히려 북한을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끌어 동반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히라이와 슌지(平巖俊司) 일본 난잔(南山)대 교수는 “북한은 괌 주변에 대한 미사일 발사 협박과 일본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 발사로 미국의 반응을 봐 왔고, 결국 이번 타이밍에 핵실험을 해도 괜찮겠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자신들의 능력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국제사회에 힘을 과시했고 앞으로 9일 정권수립일을 맞아 새로운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서영아 특파원}
조짐을 미리 포착한 걸까.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기 3시간 전인 3일 오전 9시경 전화회담을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당일과 이튿날인 30일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진 전화회담이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함으로써 정책을 변하게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만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낮 12시 반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추정되자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오후 1시 9분경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기상청이 북한 인근을 진원으로 하는 지진파를 감지했다”고 설명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각료회의를 소집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은 오후 1시 56분경 NSC를 끝낸 뒤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단정한다고 밝혔다. 고노 외상은 “중국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루트를 통해 가장 강한 말로 규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실험은) 북한에 대화의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에 놓고 각국과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을 위해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지진 규모로 추산할 때 폭발 규모는 약 70kt(킬로톤)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핵실험으로 인한 진동이 규모 6.1로 추정된다며 “과거 핵실험의 최대 규모인 5.3보다 적어도 10배 정도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5시경 두 번째 NSC를 열기도 했다. 한반도 안보 불안 분위기 속에서 일본 내에서는 군사력 확장 방안을 찾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미국 내에서, 또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도쿄국제대 교수는 “일본도 자체 핵무장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시기”라며 “논의 자체를 터부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 자체가 대북 억지력을 높이는 데 연결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논의 대상은 핵무장 여부뿐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할 미사일 등 여러 가지이고, 주일 미군기지에 전술핵을 배치받는 것도 선택지의 하나”라며 “더 이상 북의 핵 미사일 개발을 방치할 수는 없다. 핵무장론은 물론이고 대북 거래를 전제로 한 교섭 등 여러 방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왕실이 3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큰손녀 마코(眞子·25·사진) 공주의 약혼을 공식 발표했다.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키히토 일왕이 마코 공주의 약혼을 허락했다”고 발표했다. 신랑은 대학 동창인 고무로 게이(小室圭·25) 씨로 평범한 회사원으로 알려졌다. 마코 공주는 아키히토 일왕의 차남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秋篠宮文仁)의 큰딸로 일왕의 손자, 손녀 4명 중 첫째다. 국제기독교대(ICU) 졸업 후 영국 레스터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도쿄대 종합연구박물관에서 특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마코 공주가 결혼하면 왕실전범(皇室典範)에 따라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뀌며 일본 왕족은 18명으로 줄어든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내년 평창 올림픽 패럴림픽에 이어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국에서 2년 간격으로 올림픽이 열린다. 그 출발은 평창이다. 25, 26일 ‘제9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참석차 일본 교토(京都)를 찾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5일 “평창이 잘돼야 도쿄와 베이징도 성공한다는 관점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 중국 뤄수강 문화부장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고 이들 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치르기로 했다. 도 장관과의 인터뷰는 아사히신문과 함께 교토 영빈관에서 이뤄졌다. ―평창 올림픽 준비 상황에 대해 나라 안팎에서 걱정이 많다. “인프라 부문 공정은 97%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손질할 것이 적지 않다. 남은 기간 꼼꼼히 점검하려 한다. 올림픽은 지난 정권에서 시작됐지만 그렇다고 전 정권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가의 중요 사업이고 현 정권으로서는 첫 국제행사다. 대통령이 홍보대사를 직접 맡는 등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태세로 임하고 있다.”―중국과는 사드 갈등, 일본과는 역사 문제로 관광객이 줄고 국민감정도 좋지 않은데…. “올림픽은 과거에도 국제관계 개선의 촉매 역할을 해왔다. 한중, 한일관계도 올림픽과 문화협력을 통해 물꼬를 튼다면 좋지 않겠는가. 나아가 한일, 한중관계에서는 전쟁의 경험이 워낙 강렬해 흔히 감정이 앞서는데 중요한 건 실력을 갖추는 일이다. 실사구시의 눈으로 보고 감정이 아니라 실력으로 넘어서야 한다.” ―일부 냉소적인 사람들은 북한의 위협이 큰 가운데 휴전선을 코앞에 두고 올림픽을 연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정부는 북한에 올림픽 참가를 요청하고 있는데…. “외국에서 보자면 불안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북한에 참여를 계속 요청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북 간 스포츠 협력은 수십 년간 남북 단일팀 두 번. 공동 입장은 아홉 번에 그쳤을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함께하자고 요청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적극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다음 달 27∼29일 독일에서 열리는 피겨스케이팅대회에서 북한이 출전권을 따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IOC가 9월까지는 대북 교섭 창구를 맡겨 달라고 해 기다리는 상황이다.” ―6월 장웅 북한 IOC 위원을 직접 만나기도 했는데 전망은 어떤가. “개인적으로는 간절하게 북한이 참석해줬으면 한다. 북한 선수들도 굉장히 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논의는 정치 결정으로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계속 노력할 수밖에 없다. 장 위원도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정치군사적 상황에 좌우되지 않겠느냐’는 단서를 달았다. 또 하나, 현실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북한이 자력으로 올림픽에 진출하는 종목이 없으면 힘들다. 안 되는 걸 억지로 할 수는 없다.” ―해외 관람객 유치 준비는 어떤가. “9월 5일 티켓 2차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는데 외국인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는 미국(1만9000여 장)에 이어 많은 1만2000여 장을 배정했다.” ―두 문화장관에게 윤동주 시집을 선물했는데…. “올해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이다. 교토에는 도시샤(同志社)대에 이어 또 하나의 시비가 올해 세워진다고 들었다. 윤동주의 시와 삶, 죽음에 대해 아는 일본인이 늘어난다면 이런 게 서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한일관계를 또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릴 힘이 된다고 본다.”교토=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사진) 도쿄도지사가 다음 달 1일 열리는 간토(關東) 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온 관례를 깨고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도쿄신문은 24일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는 움직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 지방을 강타한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자경단, 경찰, 군인들이 재일 조선인을 학살했다. 일조(日朝)협회 등 민간단체는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기 위해 1973년 도쿄 구로다(黑田)구 요코아미(橫網)정 공원에 조선인 희생자 추모비를 세우고 매년 추도행사를 가져왔다. 2006년 이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등 역대 도쿄도지사들이 매년 추도문을 보냈고, 고이케 지사도 당선 직후인 지난해에는 추도문을 보냈다. 고이케 지사의 ‘변심’은 추도비에 적힌 희생자 수 6000명에 대한 논란과 관련이 있다. 한 자민당 의원이 3월 도쿄도의회에서 “비문에 적힌 희생자 수는 근거가 희박하다. 추도문을 보내면 역사 왜곡에 가담하는 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는 것. 당시 학살된 조선인 수에 대해 독립신문은 1923년 12월 일본 유학생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6661명이라고 적었다. 일본 정부의 2009년 보고서도 “사망·행방불명자는 10만5000명 이상, 이 중 1∼수 %가 피살됐고 조선인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일본 우익에서는 간토 대지진 피해자 수가 과장됐으며 학살은 조선인들의 폭동에 대한 정당방위였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나카 마사타카(田中正敬) 센슈(專修)대 교수는 “당시 조선인 폭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라며 “지사의 판단은 외국을 배척하는 언동을 하는 측에 가담하는 게 될 수밖에 없고 그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고이케 지사의 극우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이케 지사는 개혁을 내걸고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나 극우단체 ‘일본회의’에서 활동하는 등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연상시키는, 전국 정당 창당을 위한 정치단체 ‘일본 퍼스트회’를 설립해 배외주의 우려를 낳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서 미국 협력사 웨스턴디지털(WD) 등으로 이뤄진 ‘신 미일연합’으로 바꿨다고 일본 언론이 24일 전했다. 이에 따라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는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신 미일연합 측과 조건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31일 정식 계약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교섭을 진행 중이다. 최악의 자금난에 빠진 도시바는 더 이상 반도체 부문 매각이 지연되면 회사 회생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 신 미일연합에는 WD와 일본 정부 산하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참여하며 1조9000억 엔(약 19조6150억 원)의 매수 제안을 내놓았다. 도시바는 당초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지정하고 6월 중 계약을 모색했다. 하지만 WD가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 메모리 매각 금지를 요청하자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측에 법정 분쟁의 사전 해소를 인수조건으로 내걸면서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후 경제산업성이 나서 WD 등 신 미일연합과 협상을 우선하도록 조정했다. WD는 정식 계약을 맺으면 매각금지 청구를 즉각 취하할 방침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다음달 1일 열리는 간토(關東) 대지진 조선인희생자 추도식에 매년 보내던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도쿄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는 움직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간토 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지방에 일어난 규모 7.8의 지진. 혼란 속에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자경단, 경찰, 군인들이 재일 조선인을 학살했다.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기 위해 1973년 일조(日朝)협회 등 민간단체가 도쿄 구로다(黑田)구 요코아미(橫網)정 공원에 조선인희생자 추모비를 세우고 매년 추도행사를 가져왔다. 행사에는 2006년 이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등 역대 지사가 매년 추도문을 보내왔다. 고이케 지사도 당선 직후인 지난해에는 추도문을 보냈지만 올해는 거절했다. 도쿄도 측은 이유에 대해 “도지사가 같은 날 도쿄도 위령협회가 주최하는 간토대지진 법요식에 나가 사망자 모두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문은 추도비에 적힌 희생자수에 대한 논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추도비에는 “잘못된 책동과 유언비어로 6000여 명의 조선인이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다”고 쓰여 있다. 이에 대해 3월 도쿄도 의회에서 자민당 소속 의원은 “비문에 적힌 희생자수는 근거가 희박하다”며 “추도사를 보내면 역사왜곡에 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수는 1923년 12월 독립신문이 일본 유학생들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6661명이라고 적은 바 있다. 일본 정부의 2009년 보고서도 “사망·행방불명자는 10만 5000명 이상, 이중 1%~수%가 피살됐고 조선인이 가장 많았다”고 썼다. 일본 정부는 4월 내각부 홈페이지에서 이 보고서를 삭제해 논란이 됐다. 최근 일본 극우들은 간토 대지진 피해자수가 과장됐으며 학살은 조선인들의 폭동에 대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교과서 검정과정에서도 희생자 수는 축소되거나 흐릿해지고 있다. 다나카 마사타카(田中正敬) 센슈(專修)대 교수는 “당시 조선인 폭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라며 “지사의 판단은 외국을 배척하는 언동을 하는 측에 가담하는 게 될 수밖에 없고 그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국회가 도쿄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2020년 7월 24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하고 관련 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인 ‘스포츠 의원연맹’을 중심으로 개회식 당일 도쿄 등지에서 빚어질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방책으로 이 같은 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전했다. 금요일인 이날 하루를 공휴일로 해 통근과 통학 등 일상 활동을 대폭 줄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1964년 도쿄 올림픽 개회식을 기념해 매년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체육의 날’ 공휴일로 정하고 있다. 이를 ‘스포츠의 날’로 이름을 바꾸고 2020년에 한해 7월 24일로 옮기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따로 공휴일을 신설하지 않아도 된다. 신문에 따르면 2012년 런던 올림픽 개회식에는 100명이 넘는 각국 정상이 참석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해외 정상 등 요인들의 이동을 위해 수도고속도로나 신칸센을 중심으로 대규모 교통 통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세계에서 찾아올 관람객들까지 고려하면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만들기에 관한 연구를 하는 모리(森)기념재단 조사에 따르면 도쿄의 경제 규모는 2008년 올림픽을 개최한 베이징의 2.1배, 런던의 1.3배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이에 앞서 도쿄 올림픽을 3년 앞둔 올해 7월 24일을 ‘텔레워크 데이’로 정하고 기업 등에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경제단체 등과 함께 정부 내에 ‘교통수송원활화 추진회의’를 설치해 각 기업에 올림픽 기간 여름휴가 취득을 권장하고 택배 배송루트를 변경시키는 방안 등을 폭넓게 검토할 방침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의 8월은 전쟁에 대한 반성과 회오, 때로는 향수까지 묻어나는 달이다. 특히 전후 72년이 지난 올해는 ‘초초고령’으로 접어든 전쟁 체험자들의 ‘전쟁은 안 된다’는 호소가 더욱 간절하게 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13일 NHK가 방영한 ‘731부대의 진실’이 반향을 불렀다. 1949년 옛 소련에서 열린 ‘하바롭스크 군사재판’의 음성 데이터 22시간 분량을 입수해 공개했다. 재판정에 선 731부대 주요 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이 재판에 대해서는 그간 소련이 발표한 문서자료만 있어 우익을 중심으로 ‘날조설’이 끊이지 않던 터였다. “1943년 말, 설탕물을 만들어 티푸스균을 넣은 뒤 중국인 만주인 약 50명에게 강제로 마시게 했다. 그 실험으로 죽은 사람은 12명에서 13명이었다고 기억한다.”(731부대 위생병 고토 요시오) “페스트 벼룩 실험을 하는 건물이 있다. 4, 5명의 죄수를 안에 넣고 페스트 벼룩을 뿌렸다. 실험에 쓰인 죄수는 모두 감염됐다.”(731부대 군의·軍醫 니시 도시히데) 일일이 옮기기 어렵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떨리면서도 담담했다. 각종 증언과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알려진 내용도 적지 않지만 당사자의 육성이 주는 ‘진정성’이 전달돼 왔다. 731부대는 1936년 8월 ‘관동군 방역급수부 본부’라는 이름으로 발족한 육군 비밀부대다. 만주 하얼빈을 중심으로 중국인 러시아인 등 자신들이 사형수로 분류한 ‘마루타’를 사용해 인체 실험을 했다. 일본의 패전과 동시에 증거는 철저히 인멸됐고 피험자인 죄수들은 살해된 뒤 소각됐다. 10년간 3000여 명이 인체 실험이란 명목으로 희생됐다. 마루타 중에는 젖먹이가 딸린 여성도 있었고, 한번 부대에 발을 들인 죄수는 아무도 살아서 나가지 못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생물무기 실험을 위해 마을과 우물에 세균을 뿌렸으며 일본 정부가 1940년 한 해에만 현재 금액으로 약 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가라사와 도미오 군의는 “다시 태어난다면, 혹은 여생이 있다면 지금까지의 악행을 바로잡고 인류를 위해 바치고 싶다”는 최후진술을 남겼다. 강제노동 20년형을 선고받은 그는 1956년 형 집행정지로 귀국을 앞둔 시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방송에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 보도국장은 15일 회견에서 “역사의 진상을 폭로하는 통찰력 있는 일본인들의 용기를 칭찬한다”고 논평했다. 이들과 달리 발 빠르게 일본에 귀국한 731부대 주범들이 전범재판에 회부되는 일은 없었다. 미국이 관련 데이터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면죄해 줬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판단은 어떨까. 2002년 8월 도쿄지방재판소는 일본 정부에 배상을 요구한 중국인 원고들의 소송을 기각하면서도 세균전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일본 사법사상 731부대의 존재를 처음 인정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재판 과정에서도 731부대에 대해 “관련 자료가 일본 정부 내에 없다”며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열쇠는 미군이 넘겨받은 731부대 관련 문서들에 있다. 1986년 미국 하원 공청회에서 미군 기록관리부장은 “1950년대 후반에 자료를 일본에 반환했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는 “자료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한다. 중국 정부는 1972년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대일청구권을 포기했지만 민간의 배상 요구는 막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991년 가이후 도시키 당시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민간 피해자들은 연명으로 보상액 1800억 달러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의 “자료가 없다”는 변명은 언제까지 통할까. 역사를 직시하는 자만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서영아 도쿄특파원 sya@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일 회담이나 기본 조약에 의해 다 해결됐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에 이어 강제징용 문제를 언급하며 “양국 간 합의가 개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이나 대법원 판례로도 징용자 개인의 민사적 보상 청구권은 인정되고 있다”고도 했다.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인 관련 대법원 소송들을 감안할 때 대통령이 직접 정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은 즉각 반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징용공 청구권 문제는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문 대통령의 요구에 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이어 “이는 한국 정부의 지금까지의 견해를 뒤집는 발언으로 향후 한일관계의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1965년 타결된) 한일 회담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문제”라며 지난달 31일 출범한 외교부의 위안부합의 태스크포스(TF)가 추가로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위안부 TF는 연내 보고서 채택을 목표로 위원들이 나눔의 집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면담을 우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일본 정부와 언론이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징용공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에 “용기 있는 자세”를 요구한 것에 대해 “미래지향을 말하면서 과거사로 회귀하려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간사장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자민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골포스트가 움직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위안부 합의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최근 긴박해지는 북한 정세에 대해 한일간 공동 대응이 필요한 만큼 양국간 대립 격화는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역사 문제와 그밖의 문제를 구분하는 노선을 유지했지만 그 저류에서는 불씨가 확대되고 있다”며 “역사와 안전보장의 ‘투 트랙’ 노선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대일 비판은 자제했다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중국에 대해선 대일 비판의 강도를 높이지 않고 예년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재연하는 역사문제’ 제하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위안부 합의 등에 부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진보계 단체들이 일본비판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12일 민주노총이 서울과 인천에서 징용공상을 세웠다며 이 단체가 여론에 이해를 얻기 쉬운 징용공 문제를 다룸으로써 지지확대를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내 노선버스에 소녀상 설치를 승인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진보계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반면 ‘중국은 억제 기미’라는 제하에 중국의 주요 언론 보도에서 일본의 침략역사 등을 비판하는 기사는 눈에 띄지 않았으며 일본을 비판하는 수위도 낮았다고 전했다.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위안부 문제 되돌리기는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간 합의를 한 뒤 다른 요구를 끄집어내는 한국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신문은 한국의 대법원이 2012년 징용공 소송에서 청구권협정 효력을 부정하는 판단을 내렸을 때도 한국 정부는 ‘이미 해결된 일’이란 입장을 표명했다고 주장했다.마이니치신문도 ‘신중함 결여된 ’징용공 언급‘ 제하의 사설에서 “징용공 문제는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년 청구권협정에 대한 검증을 통해 ’해결됐음‘을 재확인했으며 문 대통령은 당시 이 문제를 담당하는 수석비서관이었다”고 밝혔다. 사설은 또 “청구권협정 당시는 군사정권이어서 징용 피해자 본인들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세월이 바뀌었다고 국가간 합의를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역사문제는 한일 모두 국민감정을 자극하기 쉬우니 양국 지도자들이 신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일본 히로시마(廣島)현의 농기계 제작업체 ‘사타케’는 주휴 3일제 도입을 위해 7월 한 달 전 사원 1000명을 대상으로 토일월 3일 휴일제를 시험 실시했다. 직원들은 휴일을 이용해 짧은 여행을 즐기거나 집중적인 업무가 가능해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월요일이 되자 직원의 약 20%는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 영업부서는 전화당번을 둬야 했고 공사나 물류 관련 부서도 고객 대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모든 직원이 함께 쉬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그래도 주휴 3일 실시를 위한 도전을 계속할 계획이다. 사원의 절반씩만 주휴 3일제를 하거나 쉬는 날을 다양하게 바꿔 보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대도시에 비해 인재 확보에 불리한 지방기업은 ‘잘 쉬는 회사’라는 이미지로 좋은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 사이에 주 3일 휴일제, 재량근무제 등 일과 휴식의 밸런스를 찾는 실험이 만발하고 있다. 휴식을 중시하는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확보된 인재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서다. 인재 채용 서비스업체인 리크루트커리어의 ‘취업백서 2017’에 따르면 일본 대학생들이 직장을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근무시간과 휴가’(7.4%)였다. 이는 ‘급여 수준’(6.1%)보다 우선시됐다. 주휴 3일 도입 움직임은 일손 부족이 심각한 업계에서 적극적이다. 전국에서 간병시설을 운영하는 우치야마홀딩스사는 2015년부터 주휴 3일을 도입했다. 통상 근무는 주 5일, 하루 8시간이지만 주 4일, 하루 10시간 일할 수도 있게 했다. 전체 노동시간이 같으니 급여는 변함이 없다. 현재 기타큐슈(北九州)시의 시설에서는 직원 약 40명 중 5분의 1일이 주휴 3일로 일한다. 제도를 바꾸면서 로테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간병 부문 채용을 늘려야 했지만 회사 측은 “직원들이 오래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형택배업체 사가와규빈(佐川急便)도 올봄부터 주휴 3일을 시작했다. 도쿄도와 야마나시(山梨)현 정사원 운전기사가 대상이다. 앞으로 타 지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최대 택배업체인 야마토운수도 주휴 3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회사가 주휴 3일제를 도입해도 실제 이용하는 직원은 별로 없는 경우도 있다. 외식대기업인 일본KFC홀딩스는 지난해 4월 주휴 3일제를 도입했지만 실제 활용하는 직원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외식업체인 스카이락도 전국 2500여 점포를 대상으로 2시간 단위로 하루 근무시간을 고를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루 10시간 일하면 주휴 3일도 가능하지만 이용자는 소수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오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공조 방침을 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30여 분간의 통화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미일,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북한 정세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일, 한미일이 협력하면서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는 한편 미군과 자위대의 정보 공유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두 정상이 북한에 대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국제사회가 일치해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당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에게 ‘대화’를 타진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이날 밤 고노 외상이 만찬 직전 회의장에서 잠시 리 외무상을 접촉해 “핵·미사일 문제뿐 아니라 일본인 납치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해결을 위해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한 구체적 행동을 취해달라”고 요구하자 리 외무상이 “대화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다는 것이다. 리 외무상은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직접 교섭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아베 총리에게 다리를 놔주는 ‘중재 역할’을 요구한 것 아니겠는가”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분석을 전했다. 미국과의 직접 교섭을 바라는 북한이 일본 쪽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진언해주면 진전이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압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미일 양국을 동요시켜 교섭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해상 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38노스에 따르면 군사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는 7일 북한 신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신포 조선소에 정박 중인 잠수함 전방과 후반 갑판이 위장막으로 덮여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잠수함의 새로운 활동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7월 북극성-1(SLBM) 시험 발사 전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관찰됐다. 한편 한미일 3국 정부는 지난달 28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NHK가 미사일 낙하 추정 시각에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촬영한 섬광 영상을 한미일 당국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상 속 피사체는 광점(光點)이 서서히 어두워져 해면 도달 전에 사라졌는데 이는 탄두가 소멸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신문은 고각 발사한 화성-14형이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면서 대기의 저항도 컸다고 지적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북한의 ICBM급 재진입 기술은 정상 각도는 물론이고 고각 발사도 성공하기 힘든 수준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군 당국자는 “핵장착 ICBM을 쏴도 재진입 과정에서 탄두가 파괴되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한미일 3국은 북한이 3월 신형 엔진을 완성시키기 전까지는 “ICBM 완성까지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금은 완성하는 데 수개월 정도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김수연 기자}
북한이 이틀 연속 미국령인 괌을 특정해 탄도미사일로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괌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유명 관광지인 괌(인구 16만5000명) 주민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적 위협을 거의 느끼지 않고 지내왔지만 최근 북한 미사일 위협 보도가 이어지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미디언 크리스 바넷이 최근 방송에서 “과거의 위협과 이번의 위협은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한 뒤 불안감이 널리 퍼졌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못지않은 ‘위험한 군국주의자’”라며 “이곳의 많은 주민들이 트럼프가 진짜로 (전쟁) 버튼을 누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현지 호텔 매니저인 아델은 BBC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며 나도 식품을 구입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불안감이 확산되자 괌이 지역구인 민주당 매들린 보댈리오 하원의원은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의 협박은 매우 위험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도움 안 되는 트위터는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에디 칼보 괌 주지사는 이날 “괌을 방어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이 있고 주민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고, 조지 차퍼로스 괌 국토안보 고문도 “북한 미사일이 괌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뚫을 가능성은 0.00001%”라고 강조했다. 현지 한인사회(7000여 명)는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다. 조진영 한인회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인들은 별로 동요하지 않는데 현지인들이 더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이번 일로 관광이 타격 받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하와이도 긴장하고 있다. CNN방송은 9일 “하와이가 북한 미사일 타격을 가정해 11월 1일 오전 11시 45분에 대피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까지 날아오는 시간이 20분 이내라는 점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15분 내 대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일 새벽 북한 전략군이 괌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다며 시마네(島根)현 등 구체적인 지명을 거명하면서 일본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이날 중의원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하면 요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일본 언론들도 북한 발표를 신속하게 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이국에서 죽어간 2만2000명의 원혼을 달래고 싶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의해 군인이나 군속으로 강제 동원돼 희생된 조선인 2만2000명의 기록을 담은 책이 9일 일본에서 출판됐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제목은 ‘구일본군 조선반도출신 군인 군속 사망자 명부’(신칸샤·新幹社)로 1400쪽에 이르는 역작이다. 도쿄(東京)도 다치카와(立川)시의 평범한 학원강사였던 기쿠치 히데아키(菊池英昭·75) 씨가 약 20년 걸려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그는 한국 민간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을 돕던 중 일본군 소속이던 조선인 사망자 명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 측에 건넨 약 2만2000명분의 명부였다. 한국 쪽에서 명부를 입수한 뒤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전사자들이 모두 20대 젊은이들이라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목숨을 잃었을까, 한 사람씩 정리하다 보면 전쟁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았다. 1993년경부터 그는 소속 부대별로 이름을 분류하고 생년월일, 사망 이유, 본적지 등 14개 항목을 컴퓨터에 하나하나 입력해갔다. 일본 정부의 자료는 특별한 순서 없이 손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중복이나 누락이 적지 않았다. 옛일본군에 관한 다른 자료들을 참조하는 등 씨름 끝에 지난해 말에야 완성했다. 작업 과정에서 많은 것이 드러났다. 희생자들의 사망 장소는 오키나와를 비롯해 남태평양 등 2차대전 당시 격전지가 적지 않았다. 1945년 3월 10일에는 경북 출신 120여 명이 도쿄의 해군 숙사에서 한꺼번에 사망했다. 도쿄 대공습이 있던 날이었다. 그는 이들이 전장에 보내지기 위해 숙사에 머물다가 변을 당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한반도 출신 군인 군속은 모두 24만4000여 명으로 이 중 약 2만2000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아시아 관계사 전문가인 우쓰미 아이코(內海愛子) 게이센(惠泉)여학원대 명예교수는 “그의 집념으로 조선인들이 언제 어디에서 연행돼 어떻게 죽어갔는지, 개개인의 이름과 사망자의 전체상을 포착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일본의 전후 처리가 얼마나 불충분했는지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책 완성으로 한시름 놓았다는 기쿠치 씨는 “이 책을 들고 전몰지를 방문하고 싶다”고 다음 목표를 세웠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진) 소프트뱅크 사장의 왕성한 투자열이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손 사장은 7일 도쿄에서 실적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 아시아 차량호출사업에 투자해온 데서 그치지 않고 “우버, 리프트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공식 석상에서 우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중국 최대 차량호출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우버로 꼽히는 그랩, 인도의 올라, 브라질 99 등에도 투자해왔다. 요미우리신문은 8일 “소프트뱅크의 우버 투자설은 월스트리트저널이 7월 하순 수십억 달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받아왔다”며 “소프트뱅크가 우버 투자로 세계적인 사업 통합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 사장은 이날 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를 합병을 통해 키워 내겠다는 야심도 재확인했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스프린트를 인수한 이래 줄곧 티모바일과의 합병을 노려왔다. 양사가 힘을 합치면 버라이즌과 AT&T 등 대형 통신사와 겨룰 수 있는 덩치가 돼 미국의 통신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간의 자신의 성과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28점에 그친다”며 “돌이켜보면 후회할 일이 너무나 많고 나 자신의 단점에 좌절해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앞서 6월 21일 도쿄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소프트뱅크는 정보혁명 회사”라며 “향후 30년간 5000개 회사와 제휴를 맺고, 소프트뱅크의 가치를 200조 엔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직접 로봇·반도체 관련 업체를 인수합병할 뿐 아니라 펀드를 조성해 인공지능(AI)과 로봇,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분야 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30년 내에 다가올, AI가 인류의 지능을 능가할 시대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