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박근혜 대통령이 8일 4·13총선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박 대통령은 총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8일 충북, 전북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고 귀경하는 길에 사전투표를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일 수 있다는 판단에 투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공천 파문 등의 여파로 새누리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사전투표를 했다면 보수층 결집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4·13총선을 닷새 앞둔 8일 충북과 전북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달아 방문했다. 6일 미국, 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경제 챙기기’ 행보를 재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충북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는 창업 등에 도움이 되는 법안들은 지체 없이 통과시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많이 주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길 여러분과 함께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국회의 노동개혁법 등의 처리 지연을 비판하며 강조했던 ‘국회 심판론’과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북 센터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인 사례를 언급하며 “모범적 성공 사례가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야당은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지방 순회 행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중국 내 북한 식당에 파견됐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후 북한 당국의 외화 상납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탈출해 7일 한국에 입국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8일 “이들은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일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를 통해 한국으로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식당 1곳에서 일하던 종업원 전원이며 이 식당은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북한 식당의 종업원 전원이 집단 탈출해 한국에 망명한 것은 처음이다. 성분이 좋은 중산층 이상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탈출도 이례적이다. 정부는 지난달 3일부터 잇따른 유엔 및 각국의 대북 제재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8일 오후 5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이 서울에 도착했다”며 “이들은 ‘지난달 시작된 대북 제재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식당 운영에 타격을 받았다. 북한 당국으로부터 외화 상납 요구 등 압박이 계속되면서 이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 탈출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들은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으며 최근 탈북을 결심했다”며 “한국에 오는 것에 서로 마음이 통해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4·13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 행보를 재개했다. 청와대는 ‘경제 챙기기’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박 대통령, 순방 직후 창조경제 행보 박 대통령은 8일 미국, 멕시코 순방의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충북 청주와 전북 전주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청주에서 전주로 이동하는 기차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피로도를 감안해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할지를 놓고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호남만 빼놓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취임 3주년인 2월 25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대구 부산 청주 전주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충남 아산의 현대자동차 공장 등 전국을 돌며 경제 행보에 주력해 왔다. 충북과 전북의 센터에서 박 대통령과 중소기업인들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성공 사례를 들으며 “아기가 1년 만에 어른으로 컸다”, “창조경제가 드디어 하나하나 열매를 맺어 가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아주 뿌듯하고 기쁜 마음”, “참 아주 박수 치고 싶은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이라며 기뻐했다. 순방 중 현지에서 열린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창조경제혁신센터 출신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사가 잇따르자 박 대통령도 고무됐다고 한다. ○ 총선 앞 지방 행보, ‘양날의 칼’ 될 수도 박 대통령이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원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지는 이번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최악의 경우 직권 상정으로라도 국정에 꼭 필요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말이 나온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이 오면서 여당 일각의 우려대로 ‘식물 정부’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특유의 ‘승부사’ 기질도 관심사다. 지난해 4·29재·보궐선거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당시 여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고전하고 있었다. 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박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28일 와병(臥病) 중에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정치 개혁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선거구 4곳 가운데 3곳에서 여당이 승리하자 ‘박 대통령이 성완종 파문을 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충청권은 역대 총선의 캐스팅보트(결정권) 역할을 해 왔다. 청주는 4개 선거구에서 여야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 선거에 플러스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박 대통령이 방문한 지역은 물론 TK(대구경북) 등지의 박빙 선거구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총선 직전까지 12일 국무회의 등을 통해 경제와 민생, 안보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에서 ‘박근혜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43%로 지난주보다 5%포인트 올랐다. 박 대통령의 행보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론의 평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 지지층을 끌어내는 효과가 있겠지만 여론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하면 역풍이 불 수 있어 양날의 칼”이라고 평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충북과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경제 행보’를 재개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멕시코를 순방하고 귀국한지 이틀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주요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운영계획을 청취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5일 대전 센터. 이달 10일 대구 센터, 16일 부산 센터, 22일 경기 센터 방문에 이은 창조경제 현장점검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충북 센터는 전담기업인 LG와의 연계를 통해 K뷰티, 바이오, 친환경에너지 등 지역 특화산업 분야의 창업기업 육성을 목표로 지난해 2월 4일 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충북 센터에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성공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간담회에는 전국 17개 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제품·서비스를 개발한 뒤 크라우드펀딩, 대통령 순방 계기 1대 1 수출 상담회 참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비롯한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활로를 통해 성공을 거둔 12개 업체 대표들이 참여했다. 박 대통령은 충북 센터에서 열린 전국 17개 센터 내 고용존의 통합발대식에도 참석해 청년 고용의 든든한 디딤돌이 돼 줄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전북 센터는 2014년 11월 24일 출범한 뒤 1537건의 멘토링·금융·법률 특허 상담 등 원스톱 상담서비스를 통해 102개 창업·중소기업을 육성·지원하고 65억여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북 센터는 탄소를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중간재 및 복합재 성형 관련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13 총선을 닷새 앞두고 박 대통령이 외부 행보를 재개하면서 보수표 집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선거 개입 의도’라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선거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지방 순회 행사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선거개입 논란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오해를 살 만하다”며 “대통령이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이야말로 구태 중 구태”라고 주장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사표가 보류된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49·사법연수원 21기)의 ‘120억 원대 주식 대박’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무부 장관에게 조사를 의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8조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다는 상당한 혐의가 의심되는 공직자’에 대해 윤리위가 법무부 장관에게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 재산 증식 과정의 위법 행위를 굳이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검사의 ‘조사’는 신병의 구속 여부를 제외하곤 형사소송법 절차를 준용한다고 되어 있다. 사실상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동안 진 본부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강제수사권이 사라져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진 본부장의 재산 형성 과정은 누군가 수사기관에 고발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입건조차 할 수 없다. 만약 진 본부장이 받은 넥슨 주식을 포괄적인 뇌물로 간주하더라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를 적용해야 하는데, 2005년 주식 매입 시점에는 공소시효가 10년이었다. 또한 비상장 주식과 관련해서는 상장회사에만 적용되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도 처벌할 수 없고, 주식을 시세보다 헐값에 사 세금을 포탈했더라도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할 수 있는 해임·파면 등의 징계시효(2005년 당시 기준 2년)도 끝났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리위의 조사 의뢰→법무부 감찰을 통한 진상 규명→진 본부장의 징계 및 사표 수리 여부 결정’ 등의 과정은 7일 청와대가 강조한 ‘선(先)진상 규명’ 원칙과도 부합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등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 만에 ‘진상 규명 뒤 처리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참모진 보고를 받고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 본부장과 함께 2005년 주식을 매입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 미국계 컨설팅회사 출신 박모 씨에 이어 이들에게 주식을 판 이모 전 넥슨 USA 법인장도 넥슨 창업주 김정주 대표와 집안끼리 절친한 사이로 밝혀졌다. 김정주 대표가 이들끼리의 주식 거래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했을 가능성이 더 커진 셈이다. 이 전 법인장과 김정주 대표는 1990년대 넥슨 초기부터 사업을 함께 해오다 부친끼리 서로 가깝다는 걸 알게 돼 부자가 한데 모여 식사도 종종 하며 더욱 친해졌다고 한다. 이 전 법인장의 아버지는 전직 국회의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정주 대표의 아버지인 김교창 변호사와는 판사 임관 동기다. 이 전 법인장은 1997년 넥슨 USA 법인을 꾸리다 2005년 넥슨의 게임 넥서스(미국판 ‘바람의 나라’) 미국 판권을 사서 회사를 독립하는 과정에서 넥슨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준비하던 그가 주식 매각 대금 12억 원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 김교창 변호사는 “이 전 법인장이 자기가 이미 큰돈을 벌고 있어서 이 돈(매각 대금)은 안 가져도 된다며 좋은 일에 쓰겠다고 해 기부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주 대표는 7일 오전 동아일보의 김교창 변호사 인터뷰 기사를 보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상황 등을 설명했다고 한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장택동 기자}
증세(增稅)를 둘러싸고 여야는 어떤 세목을 건드릴지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4·13총선을 넘어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증세 논란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총선 공약에 증세를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당내 경제 공약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살펴보면 향후 움직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건전재정포럼에서 강 위원장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금기시하지 말자”며 증세 논의에 불을 붙인 바 있다. 부가세 인상은 즉각적인 세수 증대로 이어진다. 기획재정부는 2013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부가세율을 12%로 인상하면 연간 11조 원의 세금이 더 들어온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1977년 도입 이후 금기시돼 온 부가세 인상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부가세를 올리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의 세 부담이 커지는 셈이 된다. 다만 세율 인상까진 못하더라도 부가세 제도를 정비할 정책적 여지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전한 증세 논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세표준 500억 원 이상 기업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줄기차게 주장했던 대기업 증세론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 방안이 처음 나온 2013년 분석에서 연간 4조6000억 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세계 주요국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마당에 한국만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법인세를 올리면 근로자 임금이 깎이고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법인세에 손을 대야 증세 추진에 동력이 붙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갈수록 커지는 증세 논란에 청와대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증세는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대표 공약이 된 양적완화에 따른 한국은행 독립성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당 선대위 공약본부장인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한은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 “한은에 특정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며, 기능의 활용 여부는 금융통화위원회 소관”이라며 “오히려 한은에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양적완화가 논란이 되자 한은 인사들은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선거 공약으로 등장한 데 이어 집권 여당이 한은법 개정 카드까지 꺼내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정임수 기자 · 장택동 기자}
멕시코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의 개시와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시 멕시코의 지지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4분기 중 실무협의를 개최키로 합의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실무협의에서 양국이 ‘윈윈’ 할 수 있는 창의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도 “한국이 TPP에 참여하는 데 멕시코가 지원하는 한편 양자 간 FTA 가능성에 대해 협의를 시작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 대응에 대해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기아자동차와 누에보레온 주 정부 간 문제점이 해결되도록 경제부 장관에게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누에보레온 주는 당초 기아차에 용지 제공, 세금 면제 등 총 4억 달러(약 4600억 원) 규모의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으나 지난해 6월 주지사가 바뀌면서 사실상 이를 번복했다. 박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정서적 공감대 확대를 위해 ‘스페인어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이날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 인사말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훈토스 바모스 아시엔도 카미노(우리의 길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라고 스페인어로 말했다. 공식 오찬에서도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시 가운데 ‘사랑은 첫눈에 생겨났지만 우정은 오랜 시간 잦은 교류를 통해 만들어진다’를 스페인어로 인용한 뒤 멕시코에 대해 “아미고 파라 시엠프레(영원한 친구)”라고 애정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젊은 시절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조언으로 스페인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6박 8일간의 미국·멕시코 순방 일정을 마치고 6일 귀국한다.멕시코시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4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실무협의체 회의를 올해 4분기(10~12월) 중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FTA 실무협의체는 협상 재개를 선언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FTA 대상 품목 등에 대한 사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간 FTA 협의 개시와 양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시 멕시코의지지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4분기 중 실무협의를 개최키로 합의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실무협의에서 양국이 윈윈 할 수 있는 창의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로써 2008년 이후 중단된 한-멕시코 FTA 협상이 8년 만에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는 한-멕시코 FTA를 통해 자동차 철강 전자등 주력 수출품에 대한 고관세 철폐, 투자자 보호 강화, 멕시코 조달시장 진출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8년 동안 멈춰 있는 양국 간 FTA 관련 협상 재개의 물꼬가 트였다. 하지만 협상 재개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될지는 TPP 발효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과 멕시코는 2007년 12월 FTA 협상을 시작했지만 2008년 6월 이후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2012년 6월 당시 양국 정상은 FTA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진행이 되지 않았다. 멕시코가 한국과의 FTA보다 TPP에 중점을 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이 FTA 실무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것은 미국 등 TPP 회원국의 비준 절차가 지연되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멕시코는 한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중국 등 한국과 FTA를 맺은 국가들의 시장 진출에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은 FTA를 통해 멕시코 시장 진출 확대와 함께 TPP 가입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PP 12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FTA를 맺지 않은 국가는 일본과 멕시코뿐이다. 또 두 정상은 130억 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개선 사업 등 총 170억 달러(약 19조5500억 원) 규모의 멕시코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멕시코 정부는 5900억 달러(약 678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참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해각서(MOU) 34건을 체결함으로써 사상 최대의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양국은 보건의료, 에너지산업,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8건의 MOU가 체결돼 원격의료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멕시코에 수출할 기반을 마련했다. 전자상거래 협력 MOU도 체결돼 양국 간 전자상거래 규모가 현재 연 1억4000만 달러에서 2018년 3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상은 북핵 등 북한 문제와 관련한 양국 간 공조 강화,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의 협의체)를 통한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조속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양자적인 차원은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멕시코 간 문화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열린 ‘한-멕시코 문화교류 공연’에 참석해 한류 지원 외교에 나섰다. 국기원의 정통 태권도 공연,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의 케이팝 공연 등이 진행되는 동안 3200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앞으로 한국문화를 더욱 사랑해 달라”며 스페인어로 “무차스 그라시아스, 아디오스(대단히 감사합니다, 안녕)”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멕시코 문화유산의 보고(寶庫)로 평가받는 국립인류학박물관도 방문했다. 양국 문화부는 영화 출판 문화산업 등의 정보 교환과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내용의 문화·창조사업 MOU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의 문화적 역량을 산업 발전에 접목시켜 나가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멕시코시티=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미국 워싱턴에서 미일중과의 연쇄 정상회담 및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북핵 외교’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멕시코를 공식 방문했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멕시코 첫 일정으로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멕시코 국기 색깔에 맞춰 초록색 고름이 달린 미색 저고리에 붉은색 치마 차림으로 “돈독한 양국 관계의 틀 위에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협력의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3일에는 중남미 최대의 인류학 박물관인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방문하고 ‘한-멕시코 문화교류 공연’을 관람하며 문화외교에 주력했다. 4일에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한-멕시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경제외교에 주력할 예정이다. 앞서 1일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52개국 정상과 4개 국제기구 대표가 함께하는 단체 촬영에 박 대통령은 참석하지 못했다. 당초 본회의가 끝나고 15분 휴식 뒤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본회의 일정이 늦어지면서 바로 촬영이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본회의 직후 잠시 세면장에 들렀는데 그새 촬영이 진행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빡빡한 일정 때문에 촬영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불발됐다. 당초 1일 오후 3시 50분부터 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핵안보정상회의 일정이 늦어지면서 민항기를 이용하는 마크리 대통령의 비행 일정상 회담이 이뤄지지 못했다.멕시코시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멕시코를 공식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이어 “한국 정부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과 긴밀히 공조해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비롯한 강력한 대북 압박외교를 통해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발행된 멕시코 종합일간지 ‘엘 우르베니살’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멕시코가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믹타(MIKTA) 외교장관 공동 규탄성명이 신속히 채택될 수 있도록 기여해준 데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믹타는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등이 참여하는 중견국가 협의체다. 이어 “멕시코 정부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의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무두봉’ 호에 대해 2014년 7월부터 동결 조치를 취해오고 있는 것도 안보리 결의 이행에 큰 의미를 갖는 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면 멕시코 입장에서는 동북아로의 새로운 관문이 열리고 한국은 북미와 중남미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상호 윈-윈의 결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10년간 한국 기업의 멕시코에 대한 투자가 8배 이상 증가하고 재작년부터 멕시코가 한국의 중남미 최대 무역국으로 성장하는 등 교역과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양국간 교역, 투자 등 경제협력 확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멕시코도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새로운 글로벌 통상규범이 될 TPP 타결이 국제 무역질서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도 2013년 말 관심을 표명하고 참여를 검토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TPP 발효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양국간 조속한 무역·투자 확대와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한·멕시코 간 FTA를 체결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첫 한국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의 의미와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과 같이 유교 전통문화를 가진 아시아 국가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것은 사회 변화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의 결과”라면서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개개인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생활밀착형 정책 구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멕시코시티=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미국 워싱턴에서 4차 핵안보정상회의 및 미·중·일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멕시코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5일까지 멕시코에 머물면서 경제와 문화를 중심으로 외교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2일 동포간담회를 시작으로 3일 박물관 방문 및 한·멕시코 문화교류 공연 관람, 4일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 참석 등의 일정이 예정돼있다. 박 대통령은 해외 방문시 대부분 동포간담회를 첫 일정으로 잡는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사람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낯선 땅에서 꿋꿋하게 뿌리를 내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에게 경의와 고마움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의미를 소개했다. 멕시코는 2005년 9월 중남미 국가 중 최초로 우리나라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전통적 우방국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니에토 대통령과 만나 8년째 중단된 한·멕시코 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바 있어 이번 멕시코 방문으로 한·멕시코 FTA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순방에는 한·멕시코 경제 협력 사상 최대 규모인 145명의 경제 사절단이 함께 했다. 우리 기업의 미주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다방면에 걸친 실질 협력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니에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우리 기업의 에너지·교통·인프라 건설 참여, 정보통신기술(ICT)·과학기술·보건·치안·교육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등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두 정상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등의 충실하고 실효적인 이행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멕시코시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 간에 1일(현지시간) 예정됐던 정상회담 일정이 취소됐다. 당초 박 대통령과 마크리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시나리오 기반 토의 세션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행사장을 나와 별도로 만나는 형식으로 이날 오후 3시50분부터 약 3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번 회담은 12년 만에 개최되는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으로, 양국관계 발전 및 실질협력 확대 방안과 북핵문제 등 지역정세, 중견국 외교 등 글로벌 이슈가 논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나리오 기반 토의 세션 시작이 15분 이상 지연됐고, 마크리 대통령의 비행 일정상 오후 4시 15분에는 행사장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측에서 ‘이번에는 회담을 개최할 수 없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이용해 워싱턴에 왔으며 이날 오후 5시에 출국했다.워싱턴=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인사하고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이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에 자리를 잡자 먼저 와 있던 반 총장이 박 대통령 뒤편으로 다가와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반가운 표정으로 뒤돌아보며 일어나서 3¤4분 정도 덕담을 나눴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전날 환영 리셉션 및 업무 만찬에도 같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올해 반 총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각종 행사에서 6차례 만났다. 반 총장은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 ‘반기문 대망론’이 제기되면서 박 대통령과 반 총장 간의 만남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핵없는 세상’을 주제로 이틀 간 열린 4차 핵안보정상회의는 1일 폐회식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이번 회의를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회의에 참가한 52개국 정상과4개 국제기구 대표들은 이날 회의 종료와 함께 ‘2016 워싱턴 코뮈니케(정상성명)’를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코뮈니케에서 핵과 방사능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가 지속돼야 하며, 1~3차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강력하고 포괄적인 국제 핵안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또 핵 군축, 핵 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 하고 앞으로도 참여국 정부간 네트워크 유지 및 확대를 통해 모멘텀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코뮈니케 부속서로 채택된 5개 ‘행동계획’을 통해 핵안보 관련 임무를 수행하는 5개 국제기구·협의체인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터폴,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 글로벌파트너십(GP) 등의 활동에 대한 계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핵안보회의 업무 오찬에서 “대한민국은 사이버 위협 대응 지침 마련에 중점을 두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IAEA의 핵안보 지침과 같이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핵안보 규범을 발전시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올해 12월 열릴 예정인 IAEA 핵안보 국제회의 각료급 회의 의장국으로서 IAEA가 핵안보 분야의 중심적 역할을 이행하도록 회원국의 의지를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회의는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항구적인 국제 핵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돼야 할 것”이라며 국제기구 역할의 확대 및 강화, 핵안보 관련 법과 규범 체계의 강화, 핵안보 참가국들의 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 3가지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워싱턴=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지난달 31일부터 1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4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는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방사능을 이용한 테러 방지를 다루는 자리다. 그래서 북핵 문제는 공식 의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게 높아진 시점에 열린 만큼 자연스럽게 각국 정상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핵안보정상회의를 만든 주역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한일 정상과 회담을 한 뒤 언론 발표에서 “이번 회의가 핵안보정상회의이기 때문에 우리가 나눈 주제 중 하나는 당연히 우리 머릿속에 있는 북한 문제였다”며 북핵 문제와 핵안보정상회의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이 핵 안보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했다. 이날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 모두는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의 실현을 위해 수년간 의지를 갖고 함께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면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2009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접근을 차단한 뒤 국제사회에는 북한의 핵물질 생산과 축적, 관리 현황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무인기 침투 시도를 감안하면 새로운 기술을 악용해 원자력 시설의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시간 남짓 진행된 만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한자리에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예정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겨 80분 동안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총 3시간 10분에 걸쳐 한미, 한미일, 한일, 한중 등 4번의 정상회담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대북 압박 외교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중 정상은 북핵 대응부터 문화 교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며 ‘대중 외교 실패론’까지 거론될 때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 한중 정상, 통일 논의 어디까지 했나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미래’를 논의한 배경에 대해 외교부는 “공식 발표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특정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체제 붕괴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대북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는 시점인 만큼 한반도 통일 문제가 한반도 미래 관련 대화의 주 소재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의 미래라는 게 통일 아니겠느냐”며 “한국과 중국이 통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양 정상은 통일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통일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고 취재진에게 직접 설명했다. 지난달 방한했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정종욱 부위원장을 만나 눈길을 끌었다. 그 때문에 6개월 만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통일에 관해 좀 더 진전된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시 주석이 이날 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정확한 방향”이라고 강조한 것에 비춰 중국이 최근 강조하는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거론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잘못을 저지른 북한이 원하는 방식의 협상으로 곧바로 복귀하는 데에는 반대하고 있고, 중국도 평화협정과 관련해서는 한국보다 미국과의 협의에서 주로 언급하고 있다. 이런 차이 때문에 한중 양국의 ‘한반도 미래’ 협의가 의미는 있지만, 아직은 초보 단계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논의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양측의 기본 입장에 대한 의견 표명이 있었고, 앞으로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앞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도 같은 입장을 설명했고, 박 대통령은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원칙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무신불립’ 강조한 박 대통령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이번이 7번째 한중 정상회담”이라며 시 주석과의 각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과 함께한 오찬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 메뉴판에 적혀 있던 사실을 상기하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이끌어 가는 기본 정신은 상호 존중과 신뢰”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 문제로 다소 멀어졌던 한중 관계를 양 정상 간 신뢰로 복원하자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어 “최근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은 양국 협력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이 지역 평화와 안정 확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도 “1년 계획은 봄에 달려 있는데 이번 회동이 이른 봄인 3월에 성사됐다”며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을 심화해 양국 관계가 순조로운 발전을 추구할 것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9월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 무대에서 활발히 소통하기로 했고, 4대 전략대화를 비롯한 전략적 소통 체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워싱턴=장택동 will71@donga.com /조숭호 기자}
북한이 핵실험 이후 추가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미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라며 통일을 언급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 만난 양국 정상이 북한의 장래 문제가 포함된 한반도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시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안보리 결의 이행 의지를 직접 밝힌 것은 처음으로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일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대화 재개 추진을 위한 건설적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 한미일 3국 정상들과는 온도 차를 보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혀 향후 한중 관계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날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사드 배치 등 주요 동북아 이슈를 놓고 대립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은 오직 김정은 정권의 유지를 위해 핵 비확산, 핵 안보, 원자력 안보에 관한 모든 국제 규범을 무시하면서 20년 넘게 무기급 핵물질 생산과 축적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52개국 정상은 핵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적 공조 의지를 담은 정상성명(코뮈니케)을 채택했다.워싱턴=장택동 will71@donga.com·이승헌 특파원}
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경제 분야에서 양국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7차례 정상회담을 갖게 된 점을 언급하며 “그만큼 한중 관계가 밀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최근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은 양국 협력이 한반도는 물론 이 지역 평화와 안정 확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대북 제제 결의에 동참한 것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서 주석님과 오찬을 함께 했을 때 (메뉴판에 적혀 있던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문구가 기억난다”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이끌어 가는 기본정신은 상호 존중과 신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경제관계에 대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25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협정 발효 과정에서 양국 간 입장 조율은 상호 협력의 폭이 지역과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도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얼마 전 우리가 전화 통화를 했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상호이해를 증진시켰다”며 “양국 인적 왕래는 1000만 명 시대에 접어든 이후 계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년의 계획은 봄에 달려있는데 우리 회동이 마침 이른 봄 3월 달에 성사됐다”며 “박 대통령과 심도 깊게 의견을 교환하고 중한 관계를 전면적으로 기획하며,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을 심화시키고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순조로운 발전을 추구할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리가 함께 지지하고 있는 팬더 공동연구사업이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고 팬더들이 한국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한중 우호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팬더를 언급하기도 했다.워싱턴=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전방위 대북 압박 외교에 나섰다. 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날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뒤 가진 대언론 발표에서 “전례 없이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일 정상과 함께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더욱 강력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자회의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차단하고 잘못된 셈법을 바꾸기 위해 3국이 무엇을 함께 해 나갈 것인가 심도 있게 논의하고 대북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3국 협력이 역내 다양한 국가들과의 협력을 선도해 나감으로써 아태 지역의 평화 번영에 계속 기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북한인권 문제가 인류 보편적 가치의 문제이자 한반도 모든 주민의 인간다운 삶과 연관된 것인 만큼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최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과거보다 강화된 북한인권 결의가 표결 없이 채택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의 안보는 연결돼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 함께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의에서 3자 안보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가 있고 북한의 핵 확산과 핵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는 데 합의를 봤다”며 “3국 협력을 더욱 더 심화할 것이고 각국이 앞으로 계속 추가적인 3자 협력 주제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도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은 지금 핵과 미사일 능력을 점점 더 강화하고 있다”며 “이것은 3국에만 심각한 그러한 위협이 아니라 글로벌 사회에도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3자 협력을 모든 차원에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기후변화 대처, 암 정복 이니셔티브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3국 정상회의 전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과 강력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재확인 등에 대해 논의했다. 3국 정상회의 뒤에는 아베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공조 방안과 한일 위안부 합의의 온전한 이행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워싱턴=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일본 중국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방위 대북 압박 외교에 나섰다. 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일 정상과 함께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더욱 강력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 한미일 정상회의, 대북 압박 강화에 초점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차단하고 잘못된 셈법을 바꾸기 위해 3국이 무엇을 함께 해 나갈 것인가 심도 있게 논의하고 대북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백악관도 홈페이지를 통해 “3자 회의는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북핵 억제 및 대북 제재에 3국이 공동으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당시 청와대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하에서 6자회담이 추진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대화’를 언급한 것과는 온도 차가 크다. 그만큼 한미일 3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은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면서도 “북한이 핵을 고집하고 대결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정권 자멸의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3국 정상회의에 앞서 한일 양국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신속한 체결을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사전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연말까지 한일 GSOMIA를 체결해 달라’고 한국에 요청했지만 한국은 시점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북핵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GSOMIA는 올해 초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이후 본격적으로 수면으로 떠올랐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북한 도발 대응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통화하면서 GSOMIA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정서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GSOMIA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회의에까지 올라갔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박 대통령 “일본, 과거 과오 잊지 말아야”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과 강력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재확인 등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주요국들의 일련의 정상회담에 앞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공조 방안 논의가 중심이었지만 위안부 합의 이행도 의제에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타결된 위안부 문제 합의의 정신을 존중하고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과오를 잊지 말고 미래 세대에 대한 올바른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6개월 만에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은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다소 틈이 벌어진 한중 관계 복원을 위해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북핵과 북한 문제를 비롯한 당면 이슈들을 풀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장택동 will71@donga.com / 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