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휘

강성휘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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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알못'의 여의도 고군분투기

yol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7~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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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병선언 하루만에 요충지 탈환당한 러, 핵 사용 위협 고조

    우크라이나가 동부 전선 핵심 요충지인 도네츠크주(州) 리만을 탈환했다. 리만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핵심 병참기지로 활용해온 요충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 합병 선언을 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주요 거점을 탈환한 것이다. 체면을 구긴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공언해온 핵무기 사용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핀란드 인근 공군 기지에 전략 폭격기를 배치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섰다.● 우크라, 돈바스 요충지 전격 탈환 세르히 체르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1일(현지 시간) “우리는 리만 시내에 진입하는데 성공했고, 러시아군을 포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릴로 티모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리만 중심부 의회 건물 밖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깃발을 집어던지고 도시 표지판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붙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군 고위 간부는 뉴욕타임즈(NYT)에 “리만은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온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우크라이나군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만 지역 군대를 철수시켰다”며 퇴각을 인정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하르키우를 탈환한 데 이어 루한스크 진격을 위해 리만에서 러시아와 전투를 해왔다. 로이터는 “이번 리만 탈환은 지난달 하르키우 탈환에 이어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몇 주간 돈바스 지역 내 우크라이나 국기가 늘어났다. 다음 주에는 더욱 많이 보이게 될 것”이라며 추가 진격을 예고했다. 세르히 게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2일 텔레그램을 통해 “리만의 독립은 루한스크 독립으로 가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 “러, 핵 사용 시 결정적 대응할 것” 병합 선언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에 요충지를 내준 러시아는 수모를 만회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NYT는 이날 “미국 당국자들은 푸틴이 수치스러운 패배에 직면해 빠르게 여러 단계를 거쳐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핵무기 사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은 1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리만 철수를 비판하며 “저위력 핵무기 사용 등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이자 ‘푸틴의 요리사’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카디로프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핀란드 인근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위성 정보 업체인 ISI가 핀란드 국경 근처 올레냐 공군기지에 러시아군의 TU-160과 TU-95 전략 폭격기가 배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1일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 시 결정적 대응을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과 동맹국들은 푸틴의 무모한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와 자유를 수호할 수 있도록 군사 설비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나토 영역의 모든 인치(inch)를 수호할 준비가 되어 있다. 푸틴은 내가 말하는 것을 잘못 이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다음 날 CNN과 인터뷰에서 “(핵무기 사용) 결정을 내릴 사람은 단 한 사람(푸틴)”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로 한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또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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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히잡 의문사’ 시위 13일째… 복장 단속 ‘도덕경찰’ 자취 감춰

    이른바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가 13일 째 이어진 이란에서 주로 여성 복장 단속을 담당하는 ‘도덕경찰(morality police)’이 거리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무차별적 히잡 의무 착용 단속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16일 돌연 숨진 채 발견된 마사 아미니(22) 사건을 기화로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악명 높은 도덕 경찰이 테헤란 거리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덕경찰이 사용하는 초록색과 흰색으로 칠해진 승합차가 테헤란 도심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것. 도덕경찰은 복장을 비롯한 이슬람 풍속 단속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체포 및 구금 권한을 남용해 길에서 여성을 구타하거나 납치하듯 연행하는 마구잡이식 단속으로 악명 높다. 도덕경찰이 사용하는 초록색과 흰색 승합차는 여성 억압을 상징하게 됐다. 이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도덕경찰 단속 위치와 현황을 실시간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유행할 정도로 기피 대상이다. 지난해 원리주의 강경파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단속은 더욱 강화됐다. 개혁주의 분석가 사이드 레이라즈는 FT에 이번 시위를 계기로 이란 정부도 히잡 단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더 많은 젊은이가 자유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FT는 “도덕경찰이 당장은 자취를 감췄음에도 이란 당국이 히잡 착용 의무화 법안을 수정하는 데까지 이어지기는 힘들다”며 “향후 도덕경찰 역할을 두고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후 줄곧 강경 진압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반(半)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날까지 반정부 시위로 6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2000명 넘게 시위 참여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부는 내부 단속을 넘어 반정부 시위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주변국 이라크 쿠르드 지역을 공습하면서 국제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나온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계 분리독립조직 거점을 탄도미사일과 무인항공기(드론) 등으로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족은 이란 내 소수민족으로 아미니 역시 쿠르드족 출신이다. 현재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가장 활발한 곳도 쿠르드족 밀집 지역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들과 이라크 쿠르드계 조직이 연관돼 있다며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 미국은 이라크 쿠르드 지역 공습에 나선 이란 드론을 격추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라크 북부를 타격한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날 “이란 시위와 관련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당국은 불필요한 무력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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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前대통령 딸도 ‘히잡 의문사’ 시위 참여했다 체포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12일째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전 대통령 딸까지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이스라엘타임스와 로이터통신은 27일 이란 당국이 여성 운동가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파에제 하셰미 라프산자니(59·사진)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관영 매체는 “파에제가 폭도들의 거리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테헤란 동부 지역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체포 사유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파에제는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이란 대통령을 두 차례 지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1934∼2017)의 딸이다. 개혁개방파였던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1989년 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옹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파에제는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권 문제 등을 공개 비판하며 이란 정부와 충돌했다. 핵합의 복원 협상이 한창이던 올 7월에는 이란 정부가 혁명수비대의 테러 단체 지정 해제를 미국에 요구하자 “국익에 반한다”고 비판했다가 기소됐다. 그가 이번 시위에 동조하는 뜻을 밝혀 체포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안팎에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란 출신 언론인 겸 인권운동가 마시 알리네자드는 이날 로이터에 “히잡은 단순히 작은 천 조각이 아니라 베를린장벽과도 같은 것”이라며 “이번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여성들이 이를 허물 수 있다면 이슬람공화국을 무너뜨릴 수 있는 큰 변곡점(티핑포인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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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 월드컵 보안 위해 시민들 ‘징집’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이슬람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하는 중동 카타르가 월드컵 기간 중 보안 및 질서 유지를 위해 수백 명의 시민을 군인으로 징집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구 280만 명 중 카타르 태생 국민이 38만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노동자들이어서 최소 120만 명으로 추산되는 월드컵 방문객 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징집 대상자 중에는 현재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교관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월드컵 기간 중 입장 대기줄 관리, 술 마약 무기 반입 감시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이를 위해 옷 주머니와 안감, 여성의 올림머리, 복부 등 신체 곳곳에 숨길 수 있는 반입금지 물품을 찾아내는 훈련 또한 받기로 했다. 상당수는 이미 이달 초 수도 도하 북쪽의 훈련 캠프에서 각종 훈련을 받았다. 카타르는 최근 튀르키예(터키)로부터 월드컵 운영을 위한 경찰 인력 3000명을 파견 받는 협약도 체결했다. 이 정도만으로는 월드컵 중 치안 유지가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민간인 징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민 징집을 ‘애국 의무’라며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국과 달리 대상자의 대부분은 당국 처벌 등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소집에 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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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당국, ‘히잡 의문사’ 시위 참가한 前대통령 딸까지 체포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12일째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전 대통령 딸까지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이스라엘타임즈와 로이터통신은 27일 이란 당국이 여성운동가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파에제 하셰미 라프산자니(59)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관영 매체는 “하셰미가 폭도들의 거리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테헤란 동부 지역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체포 사유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셰미는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이란 대통령을 두 차례 지낸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1934~2017)의 딸이다. 공교롭게도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1989년 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옹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셰미는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권 문제 등을 공개 비판하며 이란 정부와 충돌했다. 핵합의 복원 협상이 한창이던 올 7월에는 이란 정부가 혁명수비대의 테러 단체 지정 해제를 미국에 요구하자 “국익에 반한다”고 비판했다가 기소됐다. 그가 이번 시위에 동조하는 뜻을 밝혀 체포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안팎에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란 출신 언론인 겸 인권운동가 마시 알리네자드는 이날 로이터에 “히잡은 단순히 작은 천 조각이 아니라 베를린장벽과도 같은 것”이라며 “이번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여성들이 이를 허물 수 있다면 이슬람공화국을 무너뜨릴 수 있는 큰 변곡점(티핑포인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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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히잡 의문사’ 시위대, 관공서 공격… 충돌 격화

    이란 ‘히잡 의문사’ 관련 반정부 시위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늘고 있음에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서방국은 시위 진압 책임자를 제재하는 등 국제 이슈로 번지는 양상이다. 26일 이란 당국 공식 집계에 따르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며 경찰에 체포된 마사 아미니(22)가 돌연 숨진 채 발견된 16일 이후 이란 전국에서 11일째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경찰을 포함해 41명이 숨졌다. 그러나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비정부기구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이란 14개 주(州)에서 최소 76명이 숨졌다. 사망자가 늘면서 분노한 시위대의 시위 양상도 과격해지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잔다란 지역에서 시위대가 경찰서 등 관공서를 습격했다. 이 과정에서 76명 이상이 다쳤으며 약 450명이 체포됐다. IHR에 따르면 이날까지 체포된 시위 참여자는 1200명이 넘는다. 이란 사법부 수장 골람호세인 모세니에제이는 국영 언론에 “폭동 선동자에 대해 관용 없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무드 아미리모가담 IHR 대표는 AFP통신에 “국제사회가 시위대 살해를 막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란과 서방 국가 관계에도 긴장이 생기고 있다. 캐나다는 이란 지도부 및 경찰을 포함해 아미니 사망 관련 책임자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비폭력 시위대에 대한 광범위하고 비대칭적인 무력 사용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와 독일 외교부는 강경 진압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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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중해 95명 참변에도…“죽어도 간다” 레바논 탈출행렬

    레바논에서 불법 이민자를 태운 선박이 침몰해 95명이 숨졌지만 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레바논을 탈출하려는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들 먹일 치즈조차 제대로 살 수 없자 목숨을 걸고서라도 레바논을 빠져나가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알리 하미 레바논 교통부 장관은 최근 지중해에서 발생한 불법 이민 선박 침몰 사고로 25일(현지 시간)까지 어린이 24명을 포함해 9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시리아 해안에서 이날까지 수습한 시신 기준이어서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시리아 정부에 따르면 레바논에서 유럽으로 가던 이 선박에는 레바논 국적자를 포함해 시리아 팔레스타인 출신 등 120~150명이 탑승했다. 그러나 정확한 탑승객 수와 행선지 및 사고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다. AP통신은 레바논을 탈출해 유럽으로 가려는 불법 이민자 해상 사고 중 최악의 사고라고 전했다.AP에 따르면 어른 1인당 6000달러, 어린이 1인당 3000달러를 내야 하는데도 레바논을 탈출해 유럽 땅을 밟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역대급 경제난 때문이다. 레바논은 2019년 이후 경제난이 극심하다. 2020년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사건이 제대로 수습되지 않은 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겹쳤고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까지 발생했다. 레바논 화폐 가치는 90% 이상 폭락해 인구 4분의 3이 극심한 빈곤에 빠졌다. 연료난으로 전력 공급도 하루 2시간으로 제한됐다.이번 선박 사고로 세 자녀와 함께 시리아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레바논인 미스토 역시 가난을 피해 불법 이민 선박에 몸을 실었다가 변을 당했다. 택시기사였던 미스토는 빚에 쪼들렸다. 전 재산인 택시와 어머니의 금까지 팔았지만 아이들에게 줄 치즈조차 사지 못할 정도였다. 그의 사촌 엘 마네(24)는 로이터통신에 “미스토는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찾아 떠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레바논 수도 트리폴리 인근 나르 알 바레드 난민 캠프에 살고 있는 오마르 압둘 알은 이 캠프 출신 난민 30명 이상이 이번 사고로 숨졌지만 불법 이민 선박에 몸을 실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는 AP에 “우리는 심각한 재앙을 맞았다. 이곳에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며 많은 이들이 유럽에 가려고 차와 집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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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집버스 앞 생이별… 아빠를 놓지 못했다

    22일(현지 시간)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시 네튠그리 마을에는 군 입영센터로 가는 버스가 서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한 러시아 남성이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버스 창밖으로 상반신을 내밀었다.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버스 앞으로 뛰어와 까치발을 한 채로 그와 긴 포옹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내린 지 하루 만에 러시아 전역에서 징집 절차가 시작됐다. 하루아침에 가족과 연인을 전쟁터로 떠나보내게 된 러시아인들은 ‘생이별’ 위기에 놓였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입영을 앞두고 가족들과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이 쉼 없이 올라왔다. 전날 저녁 러시아 다게스탄공화국 수도 마하치칼라에서는 한 공터에 몰려 있던 시민 수십 명이 이제 막 출발하는 버스 10여 대와 군용 트럭을 향해 울음을 터뜨렸다. 한 여성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통곡했다. 같은 날 러시아 벨고로드주 스타리 오스콜 지역에서는 한 여자 어린이가 동원령에 소집돼 전쟁터로 떠나는 아빠를 향해 “아빠 안녕. 꼭 돌아와”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탈출을 택한 이들도 이별의 슬픔에 잠겼다. 러시아 예비역 상사 올레크(29)는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이 떨어지자마자 만삭인 아내를 남겨두고 카자흐스탄 국경으로 향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출산일)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푸틴이 나를 전쟁터로 몰아 살인자로 만들게 놔둘 순 없다”고 했다. 이날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이후 이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징집된 장병 수는 1만 명에 달했다. 전국적 징집이 시작된 이날 러시아군은 가을까지 여성을 포함한 12만 명을 징집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동원 대상이 아닌 군 경험이 없는 남성과 학생들까지 당국으로부터 동원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고 전했다.러, 반전시위 체포 학생도 징집… 탈출 돕는 웹사이트 150만명 몰려 러 전역서 징집 생이별軍경력 없는 사람-여성도 대상…장병 수송 위해 스쿨버스까지 차출일각 “30만 아닌 100만 이를듯”시민들 “전쟁 아닌 정치에 동원돼”… 모병소 방화 추정 불길 치솟기도 “정부 관계자들이 체포된 시위대 가운데 남성과 여성을 따로 분리한 뒤 나를 포함한 남성들에게 소집 요구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다고 했어요.” 22일 모스크바에서 반전 시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힌 모스크바 대학생 안드레이 샤슈코프(18)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도 당국자들이 반전 시위를 하다 구금된 시위대를 상대로 소집 요구서를 건네며 징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반전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체포된 현직 기자도 소집 요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경력 관계없이 무차별 징집”러시아가 대대적인 징병에 착수하면서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를 비롯해 시베리아 국경 지역 주민 등 약 1만 명이 하루 사이 전쟁터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WSJ는 이날 연령과 직업에 관계없이 징집 통지서가 발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 복무 경험이 없거나 대학생일 경우 동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러시아 정부의 방침과 달리 무차별적으로 징집 요구서가 날아들고 있다는 것. 러시아 변호사 그리고리 바이판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군 복무 경험이 없는데도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며 “전쟁이 처음 터졌을 때와 똑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공항에 도착한 한 17세 러시아 남성은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DW)에 “소집 대상도 아니고 아직 소집 요구서를 받지도 않았지만 혹시나 모를 두려움 때문에 러시아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러시아 내 인권단체 대표인 세르게이 크리벤코는 모스크바타임스에 “통상 하루에 50건 정도 문의가 오는데 동원령 선포 이후 이틀간 동원령 관련 문의전화가 1만4000통 넘게 몰렸다”고 했다. 러시아는 구체적인 동원 기준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혼란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침랸스키 러시아군 총참모부 국장은 이날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35세 이하 예비군 등이 동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1급 장애가 있는 예비군, 16세 이하 자녀를 4명 이상 뒀거나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이들 중 35세가 넘은 예비군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52세 남성이나 자녀를 5명 둔 남성도 징집 통지서를 받았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총동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실제 전쟁에 동원되는 예비군은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30만 명을 훨씬 넘어서는 1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0만 명 징집 주장은 거짓”이라고 했다.○ “전쟁이 아니라 정치에 동원된 것”한 남성은 군 모집소 관계자를 향해 “2차 대전 당시 동원령은 진짜 전쟁을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 동원령은 오직 정치를 위한 것”이라고 소리쳤다. 모집소 관계자가 “동원령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하자 이 남성은 “도대체 누구의 미래를 말하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톨리야티 지역 군인 모집소에는 방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기도 했다. 물자도 총동원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동부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징집 장병을 수송하기 위해 스쿨버스까지 동원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교사들이 소집 요구서를 돌리는 데 동원돼 집집마다 방문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동원령을 피해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도 ‘생이별’에 슬퍼하고 있다. 이들의 탈출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자유 세계로의 인도(Guide to the free World)’ 대표 노바놉스카야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동원령 이후 하루 동안 150만 명이 단체 웹사이트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징집 대상자이거나 막연한 두려움에 러시아를 빠져나오려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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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터로 떠나는 아빠에 “꼭 돌아와”… 러 ‘눈물의 생이별’

    22일(현지 시간)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시 네튠그리 마을에는 군 입영센터로 가는 버스가 서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권 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한 러시아 남성이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버스 창밖으로 상반신을 내밀었다.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버스 앞으로 뛰어와 까치발을 한 채로 그와 긴 포옹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내린 지 하루 만에 러시아 전역에서 징집 절차가 시작됐다. 하루 아침에 가족과 연인을 전쟁터로 떠나보내게 된 러시아인들은 ‘생이별’ 위기에 놓였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입영을 앞두고 가족들과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이 쉼 없이 올라왔다. 전날 저녁 러시아 다게스탄 공화국 수도 마하치칼라에서는 한 공터에 몰려 있던 시민 수십 명이 이제 막 출발하는 버스 10여 대와 군용 트럭을 향해 울음을 터뜨렸다. 한 여성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통곡했다. 같은 날 러시아 벨고로드주(州) 스타리 오스콜 지역에서는 한 여자 어린이가 동원령에 소집돼 전쟁터로 떠나는 아빠를 향해 “아빠 안녕. 꼭 돌아와”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탈출을 택한 이들도 이별의 슬픔에 잠겼다. 러시아 예비역 상사 올렉(29)은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이 떨어지자마자 만삭인 아내를 남겨두고 카자스흐탄 국경으로 향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출산일)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푸틴이 나를 전쟁터로 몰아 살인자로 만들게 둘 순 없다”고 했다. 전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17세 러시아 남성은 “동원 대상은 아니지만 징집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일단 혼자 먼저 비행기를 탔다”고 했다. 이날 러시아 독립 언론 모스크바타임즈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이후 이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징집된 장병 숫자는 1만 명에 달했다. 전국적 징집이 시작된 이날 러시아군은 가을까지 여성을 포함한 12만 명을 징집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타임즈는 “동원 대상이 아닌 군 경험이 없는 남성과 학생들까지 당국으로부터 동원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무차별적으로 날아드는 ‘징집 요구서’… ‘총동원 공포’ 확산“정부 관계자들이 체포된 시위대 가운데 남성과 여성을 따로 분리한 뒤 나를 포함한 남성들에게 소집 요구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다고 했어요.” 22일 모스크바에서 반전 시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힌 모스크바 대학생 안드레이 샤스코프(18)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같이 밝혔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도 당국자들이 반전 시위를 하다 구금된 시위대를 상대로 소집 요구서를 건네며 징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반전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체포된 현직 기자도 소집 요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경력 관계없이 무차별 징집”러시아가 대대적인 징병에 착수하면서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를 비롯해 시베리아 국경 지역 주민 등 약 1만 명이 하루 사이 전쟁터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WSJ은 이날 연령과 직업에 관계없이 징집 통지서가 발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 복무 경험이 없거나 대학생일 경우 동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러시아 정부의 방침과 달리 무차별적으로 징집 요구서가 날아들고 있다는 것. 러시아 변호사 그리고리 바이판은 이날 뉴욕타임즈(NYT)에 “군 복무 경험이 없는데도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며 “전쟁이 처음 터졌을 때와 똑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공항에 도착한 한 17세 러시아 남성은 독일 언론 DW에 “소집 대상도 아니고 아직 소집 요구서를 받지도 않았지만 혹시나 모를 두려움 때문에 러시아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러시아 내 인권단체 대표인 세르게이 크리펜코는 모스크바타임즈에 “통상 하루에 50건 정도 문의가 오는데 동원령 선포 이후 이틀 간 동원령 관련 문의전화가 1만4000통 넘게 몰렸다”고 했다. 러시아는 구체적인 동원 기준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혼란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침랸스키 러시아군 총참모부 국장은 이날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35세 이하 예비군 등이 동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1급 장애가 있는 예비군, 16세 이하 자녀를 4명 이상 뒀거나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이들 중 35세가 넘는 예비군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52세 남성이나 자녀를 5명 둔 남성도 징집 통지서를 받았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총동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실제 전쟁에 동원되는 예비군은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30만 명을 훨씬 넘어서는 1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0만 명 징집 주장은 거짓”이라고 했다.● “전쟁이 아니라 정치에 동원된 것”한 남성은 군 모집소 관계자를 향해 “2차 대전 당시 동원령은 진짜 전쟁을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 동원령은 오직 정치를 위한 것”이라고 소리쳤다. 모집소 관계자가 “동원령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하자 이 남성은 “도대체 누구의 미래를 말하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톨리야티 지역 군인 모집소에는 방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기도 했다. 물자도 총동원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동부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징집 장병을 수송하기 위해 스쿨버스까지 동원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교사들이 소집 요구서를 돌리는데 동원돼 집집마다 방문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동원령을 피해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도 ‘생이별’에 슬퍼하고 있다. 이들의 탈출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자유세계로의 인도(Guide to the free World)’대표 노바노프스카야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동원령 이후 하루 동안 150만 명이 단체 웹사이트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징집 대상자이거나 막연한 두려움에 러시아를 빠져나온 남성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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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집 피하자” 팔 부러뜨리는 법 등 검색 급증… 러 출국 항공편 동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에 러시아 전역이 대혼란에 빠졌다. 전국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자해를 해서라도 동원령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국외로 나가는 항공편이 매진되거나 비행기표 가격이 치솟는 등 ‘엑소더스(대탈출)’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선포한 2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 등 38개 지역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시위대는 “푸틴을 위해 죽을 수 없다”고 외쳤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까지 반전 시위로 체포된 인원은 최소 1323명에 달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말 이후 대규모 반전 시위는 처음이다. 반전단체 ‘베스나’는 “동원령은 우리 아버지, 형제, 남편들을 전쟁의 고기 분쇄기에 끌고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고국을 떠나려는 러시아 국민이 급증하면서 항공권도 동이 났다. 동원령 선포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등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주변국으로 가는 항공편이 매진됐다. 급기야 당국은 징집 대상인 18∼65세 남성을 대상으로 한 항공권 판매를 중단시켰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2일 “새로 편입하기로 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등 영토 방어를 위해 전략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러, 동원령 거부 反戰시위 “TV로 보던 전쟁, 안방으로 왔다” 反戰시위 확산… 1300여명 체포 일부 항공권 1250만원까지 올라…당국, 18~65세 남성엔 판매 중단 “핀란드 입국 대기 줄 35km 달해”…푸틴 측근 아들 동원령 거부 ‘공분’ “이제 전쟁이 러시아인들의 안방으로 들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 선포에 러시아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을 두고 러시아 정치 분석가 드미트리 오레시킨은 21일(현지 시간) AP통신에 “최근까지만 해도 소파에 앉아 TV로 전쟁을 접했던 러시아인들에게 동원령은 큰 충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여성 아나스타시야(36)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이 나와도 관계된 것임을 마침내 깨달았다”며 “사람들은 아직도 동원령이 내려졌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푸틴을 전쟁터로 보내라” 대규모 시위21일 푸틴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 이후 반전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체포된 시위대 1300여 명 중 최소 502명은 수도 모스크바에서, 254명은 제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행됐다. 모스크바 검찰은 “불법 시위에 참가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들의 시위 참여를 막지 못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푸틴을 참호로 보내라” “포탄의 먹이가 되지 않겠다” 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와 이들을 거칠게 연행하는 러시아 경찰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모스크바의 한 거리에서는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성을 들고 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경찰이 시위대를 공격해 사망하게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엑소더스’에 항공권 1200만 원까지 치솟아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를 빠져나가려는 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교통 시스템도 마비됐다.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럽연합(EU) 국가 5개국 중 4개국이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불허한 상태여서 차량이나 철도가 아닌 해외로 가는 항공편을 구하려는 러시아인들이 몰렸다. EU 국가 중 러시아 입국을 허용하는 핀란드-러시아 국경 지역에는 한때 러시아인이 몰려 대기 줄이 35km에 달한다는 글과 동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마티 피케니티 핀란드 국경수비대 내무부 부장은 트위터에 “핀란드-러시아 국경 사이 교통량이 급증해 22일 하루 4824명의 러시아인이 핀란드로 입국했다. 지난주 수요일은 3133명이었다”면서도 “통상적인 주말 통행량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트위터에는 조지아-러시아 국경에서도 차량과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다. 튀르키예 등 무비자 입국 국가 항공편은 이미 모두 팔렸다. 평소 200만 원 안팎이던 항공권 가격은 700만 원까지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AP에 따르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행 편도 티켓 가격은 암시장에서 9000유로(약 1250만 원)까지 치솟았다. 러시아 국영 철도 회사 웹사이트 역시 국외로 나가는 길을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때 마비됐다. 구글 트렌드에는 ‘러시아를 탈출하는 법’ ‘집에서 팔 부러뜨리는 법’ ‘징병 피하는 법’ 등의 검색어가 상위에 올랐다. 러시아 인권단체 변호사 파벨 치코프는 로이터 등 외신에 “21일 하루에만 동원령 관련 문의전화가 6000통 넘게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푸틴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아들이 동원령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페스코프의 아들 니콜라이는 러시아의 한 유튜브 채널 기자가 장난전화를 걸어 “동원령 대상으로 선정됐으니 병무청으로 오라”고 하자 “그곳에 가지 않을 것이다. 동원 문제를 윗선에서 해결하겠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전략로켓군에서 복무했던 니콜라이는 유력한 동원 대상이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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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을 참호로 보내라”…러, 38곳서 동시다발 ‘반전 시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에 러시아 전역이 대혼란에 빠졌다. 전국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자해를 해서라도 동원령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국외로 나가는 항공편이 매진되거나 비행기표 가격이 치솟는 등 ‘엑소더스(대탈출)’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선포한 2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한 러시아 38개 지역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시위대는 “푸틴을 참호로 보내라” “전쟁 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체포된 인원은 최소 1311명에 달했다.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이 같은 대규모 반전 시위는 처음이다. 러시아의 반전단체 ‘베스나’는 “동원령은 우리 아버지, 형제, 남편인 수많은 러시아인을 전쟁의 고기 분쇄기에 끌고 들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시위 참여를 촉구했다. 러시아를 떠나려는 시민들이 폭증하면서 항공권은 동이 났다.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선포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르메니아 등 러시아에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주변국으로 가는 항공편이 매진됐다. 러시아 당국은 집징 대상인 18~65세 남성을 대상으로 한 항공권 판매를 중단시키는 한편, 동원 대상자에게 채무 상환을 유예하기로 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도 나섰다. 러시아 증시 지수는 한 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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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잡’ 불태운 이란 시위 확산… “軍 발포, 시위대 4명 사망”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된 후 16일 수도 테헤란에서 의문사한 22세 이란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 사태로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20∼21일(현지 시간) 테헤란을 비롯한 15개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히잡과 이란 국기 등을 불태우고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규탄하며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쳤다.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는 시위 참여 여성들이 히잡을 불태우는 영상이 올라왔다. 시위대 일부는 “억압의 상징(히잡)을 불태웠다”고 외치거나 스스로 머리까지 잘랐다. 시위대가 이란 국기를 태우며 반정부 구호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는 영상도 돌고 있다. 20일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도 여성 시위대가 아미니 사진을 들고 이란 정부를 비판했다. 이란 당국은 “아미니가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는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경찰의 잔혹한 폭력에 희생됐다는 증언이 속속 등장해 시위대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시위대 사상자는 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9일 아미니의 고향인 북서부 사케즈에서 보안군이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이란 당국은 이를 부인하며 “시위대가 이란 경찰이 사용하지 않는 무기에 의해 사망했다”면서 테러조직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이날까지 적어도 1000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이번 사태는 이란에서 고조되던 히잡 강제 착용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만 9세 이상 여성에게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착용을 강제하고 있다. 히잡은 얼굴만 내놓고 머리에서 상반신 윗부분까지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이다. 아랍어로 ‘가리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이슬람 경전 ‘코란’에 나올 정도로 역사도 길다. 특히 이슬람 전통 복장 위반을 단속하는 ‘도덕 경찰’ 조직을 만들고 사실상 무제한 체포 및 구금 권한을 부여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의 마구잡이식 단속으로 적지 않은 여성이 징역형 선고, 해고, 폭력 등에 시달렸다. 아미니 역시 13일 테헤란에서 도덕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끝에 숨졌다. 일부 시위대는 “이번 기회에 도덕 경찰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 비판도 커지고 있다.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는 20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미니가 도덕 경찰이 휘두른 지휘봉에 머리를 맞고, 차량에 머리를 부딪혔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란 정부에 신속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란 당국이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지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쿠르드족인 아미니 사망을 계기로 이란을 비롯한 중동 일부 국가의 고질적인 소수민족 차별도 도마에 올랐다. 세계 각국의 쿠르드족 밀집 지역에서도 동조 시위가 이어졌다.히잡(Hijab)얼굴만 내놓고 머리에서 상반신 윗부분까지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 아랍어로 ‘가리다’라는 뜻. 이슬람 경전 ‘코란’에도 나올 정도로 역사가 길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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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인도 아편을? 청동기 시대 토기서 잔류물 발견

    이스라엘 연구진이 청동기시대에도 아편을 사용한 증거를 찾아냈다.이스라엘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문화재청(IAA)과 텔아비브대, 바이츠만연구소는 청동기 말기 무덤 유적에서 발견한 토기 파편에서 아편 잔류물을 찾아냈다고 20일(현지 시간) 밝혔다.이 토기 파편은 2012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남동쪽으로 11km 떨어진 텔 예후드 지역에서 발굴한 청동기 무덤에서 발견된 것이다. 당시 드러난 토기 파편들 일부는 양귀비꽃 모양을 했다. 연구진은 이 토기가 약 34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옛 문헌에는 텔 예후드가 속한 옛 가나안 지역(팔레스타인 서쪽 해안지역)에서 아편을 토기에 담아 시신과 함께 매장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무덤에서 나온 토기를 정밀 검사한 결과 아편 잔류물을 발견한 것이다. 아편은 지금의 터키 지역에서 재배돼 시프러스를 거쳐 텔 예후드로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연구진은 당시 아편이 제사에 쓰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IAA 론 베이리 박사는 “아편은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가족을 위해 무덤에 함께 넣는 일종의 음식 같은 것으로 보인다”며 “제사장이 망자의 혼을 소환하는 의식을 할 때 아편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2020년에는 이스라엘 남동부 텔 아라드에 있는 2700여 년 된 사원에서 대마초 성분 물질이 발견됐다. 고대 이스라엘인이 종교 의식에 대마초를 사용한 증거로 꼽힌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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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히잡 미착용女 의문사’ 항의시위… “진압중 5명 사망”

    이란에서 히잡(얼굴만 내놓고 머리 목 가슴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던 20대 여성이 돌연 숨진 데 대한 항의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쿠르드족 자치 지역 헹가우 인권단체에 따르면 19일 이란 경찰 당국이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 의문사(死) 사건 항의 시위대에 총기를 발포해 5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쿠르드족 거주지인 사케즈, 디반데레, 데홀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헹가우 인권단체는 시위대 75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란 경찰 당국은 시위대 사망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다친 시위자가 “사망자는 없었다”고 말하는 인터뷰를 방송하며 ‘사망설’을 부인했다. 국영 통신사 iRNA 역시 일부 시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찰이 해산시켰다고만 밝혔다. 앞서 쿠르드 거주지 사케즈 출신 22세 마흐사 아미니가 16일 수도 테헤란에 있는 친척을 방문했다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진 뒤 숨졌다고 밝혔지만 유족은 아미니가 구타를 당해 숨졌다며 맞서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지만 항의 시위는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른바 이슬람 혁명 이후 만 9세 이상의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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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잡 안써 체포된 20대 여성 의문사…이란서 항의 시위 확대

    이란에서 히잡(얼굴만 내놓고 머리 목 가슴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 받던 20대 여성이 돌연 숨진 데 대한 항의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쿠르드족 자치 지역 헹가우 인권단체에 따르면 19일 이란 경찰 당국이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히잡 미(未)착용 여성 의문사(死) 사건 항의 시위대에 총기를 발포해 5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쿠르드족 거주지인 사케즈, 디반데레, 데호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헹가우 인권단체는 시위대 75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란 경찰 당국은 시위대 사망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다친 시위자가 “사망자는 없었다”고 말하는 인터뷰를 방송하며 ‘사망설’을 부인했다. 국영 통신사 iRNA 역시 일부 시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찰이 해산시켰다고만 밝혔다. 앞서 쿠르드 거주지 사케즈 출신 22세 마흐사 아미니가 16일 수도 테헤란에 있는 친척을 방문했다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진 뒤 숨졌다고 밝혔지만 유족은 아미니가 구타를 당해 숨졌다며 맞서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지만 항의 시위는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른바 이슬람 혁명 이후 만 9세 이상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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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스 국왕, 이르면 내년 봄 대관식… 아들보다 지지율 낮아

    70년간 영국 최장기 군주로 재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 시간) 거행되면서 여왕의 장남이자 74세의 고령에 왕위에 오른 찰스 3세 국왕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과거의 이혼과 불륜 등으로 국민 비호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왕위를 물려받은 그가 향후 여러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찰스 국왕은 장례식 하루 전인 18일 성명을 통해 8일 여왕의 서거 후 10여 일간 전 세계로부터 받은 많은 애도와 응원의 메시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나와 가족에게 많은 지지와 위로가 되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찰스 국왕의 대관식이 이르면 내년 봄 진행될 것이라며 장소는 지난 900년간 대관식이 열린 런던 시내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와 커밀라 왕비(75)가 엘리자베스 2세와 마찬가지로 버킹엄 궁전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지만 궁전이 2027년까지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가 입주가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대관식이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때보다는 간소하고 조촐한 규모로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커밀라 왕비와의 불륜으로 이혼한 첫 번째 부인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사망 이후 여론의 비판을 받아 왔다. 5월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실시한 왕실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호감도에서 그의 지지율은 56%로 여왕(81%),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40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77%)보다 훨씬 낮았다. BBC는 낮은 지지율은 여전히 그에게 남겨진 숙제이며 왕실이 윌리엄 왕세자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2011년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40)과 결혼해 조지 왕세손(9)과 샬럿 공주(7), 루이 왕자(4)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국 군주를 명목상의 국가수반으로 두고 있는 영연방 각국에서 공화제 전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여왕의 장례식이 거행된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서 군주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왕실 역사가 리처드 피츠윌리엄스는 BBC에 “젊은 세대가 왕실과 군주제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새 국왕의 과제”라고 진단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의 전통을 지킨 여왕과 달리 찰스 국왕은 왕세자 시절부터 환경보호 등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5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집권 보수당에 입당하기 전 젊은 시절 한때 군주제 폐지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가디언은 찰스 국왕이 매주 트러스 총리를 접견하면서 일부 사안에서 둘 사이의 의견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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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스 국왕 시대 개막…군주제 폐지 여론-낮은 지지율은 남겨진 숙제

    70년간 영국 최장기 군주로 재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 시간) 거행되면서 여왕의 장남이자 74세 고령에 왕위에 오른 찰스 3세 국왕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과거의 이혼과 불륜 등으로 국민 비호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왕위를 물려받은 그가 향후 여러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찰스 국왕은 장례식 하루 전인 18일 성명을 통해 8일 여왕의 서거 후 10여 일간 전 세계로부터 받은 많은 애도와 응원의 메시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나와 가족에게 많은 지지와 위로가 되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찰스 국왕의 대관식이 이르면 내년 봄 진행될 것이라며 장소는 지난 900년간 대관식이 열린 런던 시내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와 커밀라 왕비(75)가 엘리자베스 2세와 마찬가지로 버킹엄 궁전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지만 궁전이 2027년까지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가 입주가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대관식이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때보다는 간소하고 조촐한 규모로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커밀라 왕비와의 불륜으로 이혼한 첫 번째 부인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사망 이후 여론의 비판을 받아 왔다. 5월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실시한 왕실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호감도에서 그의 지지율은 56%로 여왕(81%),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40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77%)보다 훨씬 낮았다. BBC는 낮은 지지율은 여전히 그에게 남겨진 숙제이며 왕실이 윌리엄 왕세자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2011년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40)와 결혼해 조지 왕세손(9)과 샬롯 공주(7), 루이왕자(4)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국 군주를 명목상의 국가수반으로 두고 있는 영연방 각국에서 공화제 전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여왕의 장례식이 거행된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서 군주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왕실 역사가 리처드 피츠윌리엄스는 BBC에 “젊은 세대가 왕실과 군주제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새 국왕의 과제”라고 진단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의 전통을 지킨 여왕과 달리 찰스 국왕은 왕세자 시절부터 환경보호 등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5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집권 보수당에 입당하기 전 젊은 시절 한때 군주제 폐지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가디언은 찰스 국왕이 매주 트러스 총리를 접견하면서 일부 사안에서 둘 사이의 의견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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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자베스 英여왕 건강 우려스러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6·사진)의 건강 상태가 “우려스럽다”는 주치의들의 판단이 나왔다고 버킹엄궁이 8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영국 BBC방송을 비롯해 로이터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여왕 주치의들은 “여왕은 의료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소견을 밝혔다. 버킹엄궁은 “여왕은 여름 거처인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현재 안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구체적인 건강 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런던에 있던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 왕세자빈, 윌리엄 왕세손 등 여왕 직계 자손은 이날 밸모럴성에 도착해 여왕의 안위를 살폈다. 미국에 있는 해리 왕손 부부도 밸모럴성으로 향했다고 BBC 등은 전했다. 여왕은 6일 밸모럴성에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사임을 보고받고,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행사를 치렀다. 트러스 총리는 여왕 즉위 이후 16번째 총리다. 통상 버킹엄궁이나 윈저성에서 총리를 만나지만 96세 고령을 감안해 전·현직 총리들이 밸모럴성으로 가서 식을 치렀다. 여왕은 이날 임명식 직후 주치의들로부터 휴식을 권고받고 7일부터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매달 1회 열리는 추밀원 회의도 이날 연기됐다. 추밀원은 여왕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고위 정치인들로 구성된 기구다. BBC는 “여왕이 건강 문제로 장거리 이동을 힘들어하는 상황이지만 휴식 기간에 병원에 입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바로 이튿날 건강 상태에 이상이 온 것이다. 트러스 총리는 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버킹엄궁에서 들려온 (여왕) 소식에 온 국가가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나, 그리고 모든 영국 국민은 현재 여왕 폐하 및 왕실과 함께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영국 성공회 최고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도 트위터에서 “내 기도, 영국 성공회와 국민 모두가 여왕 폐하와 함께한다. 하느님의 존재가 밸모럴에 있는 여왕 폐하와 그 가족, 그리고 그를 돌보는 사람들을 담대하게 위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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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러産 석유 이어 가스에도 가격상한제 검토”… 에너지 大戰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産) 석유에 이어 가스에도 가격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U의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 방침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여국에는 에너지를 수출하지 않겠다”며 압박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 EU와 러시아의 ‘에너지 전면전’ 기운이 고조되고 있다.○ EU vs 러시아 ‘에너지 대전(大戰)’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극악무도한 전쟁을 벌일 수 있게 하는 러시아의 수익을 차단해야 한다”며 “9일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가격상한제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일정 가격 이하로 구매해야만 해상 운송을 허용하는 제도로, 사실상 러시아 에너지 수출을 통제해 러시아의 수익을 제한하겠다는 구상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표는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서 “원유 가격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에는 석유나 가스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EU가 러시아에 에너지 주도권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실상 러시아에 에너지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통제’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한다는 점은 EU의 딜레마다. 푸틴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에서 “흑해로 수출되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은 도움이 절실한 아프리카 국가가 아니라 EU 국가로 보내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국가를 제한하는 방안을 튀르키예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흑해를 봉쇄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막았다가 세계 식량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난에 직면하자 지난달 이를 해제한 러시아가 다시 ‘곡물 통제’ 카드를 꺼낸 것이다.○ “러시아 가스 위력 약해졌다”EU가 선뜻 에너지 대결에 나선 배경에는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어느 정도 대비를 마쳤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독일을 비롯한 EU 국가 지도자들 사이에서 그동안의 에너지 비축과 대체 에너지 확보 노력이 에너지 무기화 위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가스 수입 비중이 높은 EU 국가들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러시아 천연가스에 전체 에너지 소비의 49%를 의존했던 독일은 가스 수입원을 다변화하고 공공기관 실내 온도와 야간 조명 사용을 제한하는 절약 조치를 시행했다. 이 결과 지난달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10% 이하로 낮췄다. 프랑스는 올겨울 사용 가스의 92%를 비축해둔 상태다. 이탈리아도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40%에서 23%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초기 40%였던 EU의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 가스 수입 비율이 9%까지 떨어졌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U 비회원국인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는 인상하려 했던 가정용 에너지 요금을 향후 2년간 사실상 동결한다고 밝혔다. NYT는 “러시아산 에너지로부터의 독립이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제적 고통으로 EU의 결의가 결국엔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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