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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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7~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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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의원들, 프랑스 와서 거위 상태 봐달라”…佛 축산업자들의 항의, 왜?

    “영국 의원, 정부관료들이여. 프랑스에 와서 거위나 오리 상태를 살펴봐달라.” 프랑스 축산업들이 영국 정부에 이처럼 요구하며 항의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가 프랑스 대표 요리인 ‘푸아그라(foie gras)’ 수입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환경식품농무부는 푸아그라 수입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하원에서 ‘동물학대’를 이유로 푸아그라 수입을 멈춰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빠르면 올해 내 수입이 금지될 전망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푸아그라는 지방, 기름진(gras)과 간(foie)이 합쳐진 프랑스어 뜻 그대로 ‘살찐’ 오리, 거위의 ‘간’ 요리다. 문제는 간을 크게 하기 위해 거위 목구멍에 호스를 꽂아 억지로 음식을 밀어 넣어 생산하는 방식으로 동물학대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영국 정부는 2006년 동물복지법을 개정해 자국 내 푸아그라 생산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영국인들도 연간 200t 이상의 푸아그라를 먹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 시행 전에는 EU ‘단일시장’ 하에 자유롭게 푸아그라가 수입되어서다. 하지만 올해 초 브렉시트가 시행되면서 수입금지 여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잭 골드스미스 동물복지부 장관은 BBC에 “푸아그라를 만드는 과정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야만적”이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런 영국 정부의 움직임에 프랑스 축산업자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프랑스 푸아그라 생산자협회(CIFAG)는 최근 성명을 통해 “EU식품규정 등 국제기준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영국 하원의원, 정부 관료들을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거위나 오리의 목구멍은 사람과 달라 탄력이 있는데다, 음식을 비축하는 주머니가 체내에 따로 있어 영국 정부의 주장처럼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프랑스는 세계 최대의 푸아그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지난해에도 1만5000t을 생산했다. 푸아그라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프랑스 푸아그라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뉴욕시의회도 2022년부터 관내 모든 레스토랑, 식품점에서 푸아그라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독일 역시 푸아그라 수입 금지를 두고 프랑스 정부와 설전을 벌였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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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러, 수감 중인 나발니 병원 이송”

    19일 러시아 정부가 수감 중 단식 투쟁으로 건강이 심하게 악화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사진)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나발니의 단식이 시작된 지 꼭 20일 만이다. 지난해 8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독극물 테러를 겪은 나발니는 올해 1월 수감 후 테러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외부 의료진을 들여보내 달라고 호소했지만 당국이 거부하자 단식에 돌입했고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로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국은 19일 “현재 그의 건강은 만족스러운 상태”라고 주장했다. 줄곧 나발니의 요청을 거부했던 러시아의 태도 변화는 나발니가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의료진 권고가 잇따른 데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CNN 인터뷰에서 투옥 중인 나발니가 사망하면 러시아가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나발니에게 일어나는 일은 러시아 정부의 책임”이라며 “그가 감옥에서 죽으면 대가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취할 구체적 조치와 관련해 다양한 조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나발니가 옥중에서 사망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정상회담은 올바른 상황에서 관계를 진전시키는 방법으로 열려야 할 것”이라고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지도자들 또한 나발니 석방을 촉구했다. 러시아 야권 또한 푸틴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이 예정된 21일 러시아 전역에서 대대적인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나발니의 거취 외에도 서방과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에서의 러시아군 병력 증강 등으로 거세게 대립하고 있다. 18일 러시아는 체코 외교관 20명을 추방했다. 하루 전 체코가 2014년 남동부 즐린의 폭발 사고에 러시아가 연루됐다며 러시아 외교관 18명을 추방한 것에 따른 보복 조치다. 이미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또한 자국 외교관을 맞추방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김예윤 기자}

    •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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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 앉은 英여왕… 74년 곁 지킨 남편의 마지막 길 지키다

    17일 오후 2시 40분 영국 런던 교외 윈저성. 장중한 음악이 울려 퍼지자 붉은색 군복의 근위대 장병들이 어깨에 관을 들고 성 밖으로 나타났다. 북소리와 함께 관을 실은 녹색의 랜드로버 차량이 천천히 움직였다. 차량 뒤로 찰스 왕세자(73)와 앤 공주(71)가 걷자 에드워드 왕자(57), 앤드루 왕자(61), 윌리엄 왕세손(39), 해리 왕손(37)이 줄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이 탄 벤틀리 차량이 뒤따랐다. 100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9일 별세한 여왕의 부군 필립 공의 장례식은 여왕과 자녀 등 30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생전 필립 공이 직접 디자인한 장례식 이날 장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시신 참배를 포함해 사람이 몰리는 모든 행사가 생략돼 영국민은 TV 생중계로 장례식을 지켜봐야 했다. 영구차 행렬은 윈저성에서 8분가량 이동해 장례식이 열리는 성조지 예배당에 도착했다. 행렬은 근위대뿐 아니라 보병부대, 해병대 등 군인 730명이 동원돼 호위했다. 영구차가 도착한 오후 3시 장례식이 시작되자 예포와 함께 전국적으로 1분간 묵념이 진행됐다. 일대 공항에서는 이착륙이 5분간 미뤄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등 주요 스포츠 경기도 잠시 중단됐다. 이날 장례식은 필립 공이 수십 년에 걸쳐 손수 준비한 대로 차분히 진행됐다고 BBC는 전했다. 필립 공은 25년 전부터 장례준비팀을 만들어 자신의 장례식을 대비했다. 필립 공의 시신이 안치된 관은 그리스와 덴마크를 상징하는 문양, 왕실 칭호인 에든버러 공작, 자신의 성인 ‘마운트배튼’이 새겨진 깃발에 감싸졌다. 그 위로는 화환과 칼, 해군 모자가 놓였다.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난 필립 공은 1940년 영국 해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47년 여왕과 결혼하면서 그는 그리스와 덴마크 왕위를 포기하고 영국인이 됐다. 관 위의 칼은 선왕인 조지 6세가 필립에게 결혼 기념으로 선물한 해군검이다. 관을 감싼 각종 상징들은 영국 왕실 역사상 최장수 군주의 배우자인 자신이 평생 여왕에게 충성한 점을 부각시키면서도 ‘여왕의 남편’ 이전의 정체성도 드러내도록 기획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날 사용된 랜드로버도 필립 공이 2003년 영구차로 골라 개조한 차량이다. ‘랜드로버 마니아’였던 필립 공은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부부가 윈저성을 방문하자 직접 마중을 나가 랜드로버에 태워 오기도 했다. 그는 참전했던 경험을 녹여 영구차를 어두운 군용 녹색으로 도색했다. 관이 움직이지 않도록 특수 금속으로 된 고정대를 설치하는 등 개조를 거듭해 2019년이 돼서야 영구차를 최종 완성했다. 이날 장례식에서 사용된 찬송가 ‘영원한 아버지’도 필립 공이 생전 직접 고른 곡이다.○ 홀로 앉은 여왕 필립 공이 자주 타던 마차도 이날 윈저성에 도착했다. 생전에 그가 앉았던 마차 좌석에는 필립 공의 모자, 채찍과 갈색 장갑을 비롯해 조랑말에게 주는 설탕 덩어리가 담긴 작은 냄비가 놓여 있었다.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74년간 자신의 곁을 지킨 남편을 보내고 홀로 앉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거리 두기를 지켰다. 로이터는 이날 장례식이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손 간에 화해의 장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두터운 우애’의 상징으로 통하던 이 형제는 해리가 지난해 1월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벌어졌다. 캐서린 세손빈과 메건 마클 왕손빈 간의 갈등, 마클의 인종차별 폭로 등이 이어지면서 형제는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 떠난 해리는 1년여 만에 장례식 참석을 위해 영국으로 귀국했다. 윌리엄과 해리는 운구 행렬에서는 사촌인 피터 필립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걸었으나 장례식이 열리는 성조지 예배당에 들어갈 때는 나란히 붙어 입장했다. 장례식이 끝난 후에는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임신 중인 마클은 미국에서 TV를 통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마클은 화환과 함께 직접 쓴 손편지를 보냈다고 미 연예매체 배니티페어가 17일 보도했다. 필립 공의 관은 성조지 예배당 지하의 왕실 묘지에 안치됐다. 장례식을 끝으로 공식 애도 기간도 종료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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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립공 장례식, 생전 직접 준비한대로 거행…“윌리엄-해리 화해의 장”

    17일 오후 2시 40분 영국 런던 교외 윈저성. 장중한 음악이 울려 퍼지자 붉은색 군복의 근위대 장병들이 어깨에 관을 들고 성 밖으로 나타났다. 북소리와 함께 관을 실은 녹색의 랜드로버 차량이 천천히 움직였다. 차량 뒤로 찰스 왕세자(73)와 앤 공주(71)가 걷자 에드워드 왕자(57), 앤드루 왕자(61), 윌리엄 왕세손(39), 해리 왕손(37)이 줄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이 탄 벤틀리 차량이 뒤따랐다. 100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9일 별세한 여왕의 부군 필립 공의 장례식은 여왕과 자녀 등 30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생전 필립 공이 직접 디자인한 장례식이날 장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시신 참배를 포함해 사람이 몰리는 모든 행사가 생략돼 영국민은 TV 생중계로 장례식을 지켜봐야 했다. 영구차 행렬은 윈저성에서 8분가량 이동해 장례식이 열리는 성조지 예배당에 도착했다. 행렬은 근위대뿐 아니라 보병부대, 해병대 등 군인 730명이 동원돼 호위했다. 영구차가 도착한 오후 3시 장례식이 시작되자 예포와 함께 전국적으로 1분간 묵념이 진행됐다. 일대 공항에서는 이착륙이 5분간 미뤄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등 주요 스포츠 경기도 잠시 중단됐다. 이날 장례식은 필립 공이 수십 년에 걸쳐 손수 준비한 대로 차분히 진행됐다고 BBC는 전했다. 필립 공은 25년 전부터 장례준비팀을 만들어 자신의 장례식을 대비했다. 필립 공의 시신이 안치된 관은 그리스와 덴마크를 상징하는 문양, 왕실 칭호인 에든버러 공작, 자신의 성인 ‘마운트배튼’이 새겨진 깃발에 감싸졌다. 그 위로는 화환과 칼, 해군 모자가 놓였다.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난 필립 공은 1940년 영국 해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47년 여왕과 결혼하면서 그는 그리스와 덴마크 왕위를 포기하고 영국인이 됐다. 관 위의 칼은 선왕인 조지 6세가 필립에게 결혼 기념으로 선물한 해군검이다. 관을 감싼 각종 상징들은 영국 왕실 역사상 최장수 군주의 배우자인 자신이 평생 여왕에게 충성한 점을 부각시키면서도 ‘여왕의 남편’ 이전의 자신의 정체성도 드러내도록 기획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날 사용된 랜드로버도 필립 공이 2003년 영구차로 골라 개조한 차량이다. ‘랜드로버 마니아’였던 필립공은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부부가 윈저성을 방문하자 직접 마중을 나가 랜드로버에 태워 오기도 했다. 그는 참전했던 경험을 녹여 영구차를 어두운 군용 녹색으로 도색했다. 관이 움직이지 않도록 특수 금속으로 된 고정대를 설치하는 등 개조를 거듭해 2019년이 돼서야 영구차를 최종 완성했다. 이날 장례식에서 사용된 찬송가 ‘영원한 아버지’도 필립 공이 생전 직접 고른 곡이다.● 홀로 앉은 여왕 필립 공이 자주 타던 마차도 이날 윈저성에 도착했다. 생전에 그가 앉았던 마차 좌석에는 필립 공의 모자, 채찍과 갈색 장갑을 비롯해 조랑말에게 주는 설탕 덩어리가 담긴 작은 냄비가 놓여 있었다.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74년간 자신의 곁을 지킨 남편을 보내고 홀로 앉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거리 두기를 지켰다. 로이터는 이날 장례식이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손 간에 화해의 장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두터운 우애’의 상징으로 통하던 이 형제는 해리가 지난해 1월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벌어졌다. 캐서린 세손빈과 메건 마클 왕손빈 간의 갈등, 마클의 인종차별 폭로 등이 이어지면서 형제는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 떠난 해리는 1년여 만에 장례식 참석을 위해 영국으로 귀국했다. 윌리엄과 해리는 운구 행렬에서는 사촌인 피터 필립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걸었으나 장례식이 열리는 성조지 예배당에 들어갈 때는 나란히 붙어 입장했다. 장례식이 끝난 후에는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임신 중인 마클은 미국에서 TV를 통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필립 공의 관은 성조지 예배당 지하의 왕실 묘지에 안치됐다. 장례식을 끝으로 공식 애도 기간도 종료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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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美제재에 보복 조치…미국 외교관 10명 추방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 10명을 추방했다. 16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의 긴장이 유례없는 수준”이라며 이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조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 등 8명의 입국도 금지시켰다. 러시아 정부는 주러 미국대사관 단기 출장용 비자 발급을 1년에 10명으로 제한하고, 대사관의 러시아인 고용도 전면 금지시켰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하루 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연방기관 해킹을 이유로 자국 내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추방하기로 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이날 “양국 간 정상회담 제안은 긍정적으로 접수됐다”며 중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를 발표한 직후 양국 간 안정된 관계를 위한 미-러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은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반군 문제로 갈등 중이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성향 주민들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분리 독립을 선포하고 중앙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최근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격화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대립으로 확전하는 추세다. 체코도 17일 러시아 외교관 18명을 추방했다. 이들은 2014년 10월 16일 체코 동부 탄약고 폭발 사고의 배후가 된 인물들로 당시 러시아 정보기관의 스파이 신분이었다고 체코 정부는 설명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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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수저 대학 없애 평등 실현” vs “인재양성 포기땐 국력 약화”[글로벌 포커스]

    12일 프랑스 파리 6구 뤽상부르 공원 앞에 위치한 ‘대표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를 찾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 4명과 총리 9명을 배출한 명문 교육기관으로 1945년 샤를 드골 당시 대통령이 설립했다. 1991년 본관을 북동부 스트라스부르로 이전했지만 파리 캠퍼스에도 일부 교육 과정이 남아 있다. 학교 앞은 조용했다. 8일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내년에 ENA를 폐교하겠다”고 밝힌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으로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려 해도 손사래를 치며 피했다. ENA에서 약 2.6km 떨어진 시앙스포(Sciences Po·파리정치대학)로 이동했다. 시앙스포 졸업생 중 약 절반이 ENA로 진학한다. 프랑스에서 시앙스포와 ENA를 모두 거쳤다는 것은 일종의 출세 보증수표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이날 시앙스포 재학생들은 향후 자신이 진학할 가능성이 높은 학교가 없어진다는 점에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 재학생 엘레나 씨는 “마크롱 정권이 대안도 내놓지 않은 채 무작정 ENA를 폐교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랑제콜 공화국 ‘대학 위의 대학’으로 꼽히는 그랑제콜(Grande ´ecole)은 일반 대학교(Universit´e)와 구분되는 프랑스 특유의 소수정예 고등교육기관이다. 인문 이공 상경 등 각 분야의 최고 인재를 육성하는 일종의 특수목적 대학이다. 영어의 그랜드 스쿨(Grand School)에 해당한다. 프랑스 대혁명 후 나폴레옹 황제는 신분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 엘리트를 선발해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려 했다. 이에 따라 군사기술, 토목, 공학 분야의 그랑제콜을 속속 설립했고 이후 인문 상경 정치행정 등으로 분야가 넓어져 현재 250여 개가 있다. ‘프랑스의 MIT’로 불리는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1794년 설립돼 22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ENA와 시앙스포, 이공계에서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와 에콜 상트랄, 상경 계열에서는 고등경제상업학교(ESSEC)와 파리고등상업학교(HEC), 인문교육 분야에서는 고등사범학교(ENS) 등이 특히 유명하다. 입학 과정은 험난하다. 우선 일반 대학시험에 해당하는 바칼로레아(중등과정 졸업시험)에서 상위 4% 이내에 들어야 한다. 이 소수의 학생이 그랑제콜의 예비학교 격인 ‘프레파(CPGE)’에서 2년의 교육 과정을 이수한 후 공통의 선발 시험을 치른다. 이 성적을 각 그랑제콜의 입학 정원에 적용해 성적순으로 입학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500명)를 제외하면 주요 그랑제콜의 선발 정원은 각각 80∼200여 명에 불과하므로 성적이 좋아야 원하는 그랑제콜에 들어갈 수 있다. 일단 입학만 하면 꽃길을 걸을 수 있다. 그랑제콜협의회(CGE) 통계에 따르면 그랑제콜 졸업생의 89.4%는 6개월 이내에 직장을 구한다. 75%는 직장과 종신 계약을 맺는다. 최고권력자도 모두 그랑제콜 출신이다. 1958년 제5공화국 성립 이후 취임한 대통령 8명 중 드골(생시르 육군사관학교)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이 모두 그랑제콜을 졸업했다. 마크롱, 프랑수아 올랑드, 자크 시라크,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은 ENA, 프랑수아 미테랑과 니콜라 사르코지는 시앙스포, 조르주 퐁피두는 고등사범학교를 나왔다. 특히 마크롱, 올랑드, 시라크는 시앙스포와 ENA를 모두 거쳤다. 지스카르데스탱은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거친 후 ENA에 왔다. 그랑제콜 졸업생이 아니면 대통령을 넘볼 수 없는 일종의 ‘그랑제콜 공화국’인 셈이다.○ 그랑제콜의 그랑제콜 ‘ENA’ 특히 ENA는 ‘그랑제콜의 그랑제콜’ ‘그랑제콜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연간 80명 내외만 선발하므로 프레파 최상위권 학생이 지원해도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6∼8%에 그친다. 입학 때 일반 대학교 3학년 정도의 학력 수준을 요구하기에 시앙스포 등 다른 그랑제콜을 거친 학생들이 주로 들어온다. 입학생 평균 연령 또한 20대 중후반이 넘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연간 3000여 명을 선발하는 영국 옥스퍼드대, 2000여 명을 뽑는 미국 하버드대보다 ENA를 들어가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진단했다. ENA 재학생은 입학과 동시에 공무원 신분을 보장받고 매월 1682유로(약 224만 원)를 받는다. 졸업 후에는 정부에서 10년간 일해야 한다. 졸업 성적순으로 원하는 부서에 배치되므로 정부는 우수한 엘리트를 쉽게 확보할 수 있고 학생들 또한 안정적으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다. 수업 대부분은 연간 3000명에 달하는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철저한 실무 교육으로 진행한다. 이 전문가의 상당수가 ENA 동문이다. 재학 때부터 인맥을 쌓을 기회가 제공되는 셈이다. ENA 뒤에 ‘군주(monarch)’를 뜻하는 접미사를 붙인 ‘에나르크(´enarque)’ 즉 ENA 동문은 정재계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마크롱 내각 또한 에나르크 내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장 카스텍스 총리, 알렉시 콜레르 대통령비서실장,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장관, 프랑수아 빌루아 드갈로 중앙은행 총재 등 내각의 핵심 관료가 모두 ENA 출신이다. 한국계 입양인 출신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에서 프랑스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랭 전 중소기업·디지털 경제장관(48)도 동문이다. ENA를 졸업하면 20대 중후반에 경제부, 중앙은행, 감사원, 행정위원회 등 정부 주요 기관에 간부급으로 채용된다.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30대 초중반에 정계에 입문하면 역시 ENA 출신의 선배 정치인이 발탁해 30대 후반∼40대 초반에 장관에 오른다. 바로 마크롱 대통령이 밟아온 길이다. 파리 낭테르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마크롱은 시앙스포를 거쳐 2002년 ENA에 입학했다. 졸업 후 경제 부처 고위 공무원,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의 인수합병(M&A) 임원으로 일했다. ENA 선배인 올랑드의 경제보좌관으로 발탁된 그는 올랑드가 대통령이 되자 2014년 37세에 경제산업장관에 올랐다.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과정에서도 동문들의 전폭적 지지와 지원을 받았다.○ ‘그들만의 리그’ 비판 고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독점적 카르텔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랑제콜 출신들이 사회 곳곳에서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서로 밀고 끌어주면서 권력을 독점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대다수 그랑제콜 졸업생이 자녀 또한 그랑제콜에 보내 권력과 부를 세습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프랑스 공공정책연구소(IPP)에 따르면 현재 그랑제콜 입학생 중 저소득층 자녀는 9%에 그친다. 임원, 전문직 부모를 둔 학생은 약 70%다. 1950년대에는 상류층 입학생 비율이 40%대였지만 70년 만에 배 가까이 늘었다. 기업인으로 한정해도 고위 임원의 자녀는 일반 직원의 자녀보다 12배 많이 그랑제콜에 진학했다. 파리 등 수도권 학생의 입학 가능성 또한 지방 학생보다 3배 높다. 이는 지원자의 사회경제적 배경 대신 오로지 점수만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는 그랑제콜 체계와 깊은 관련이 있다. 2년간의 프레파 과정을 버텨내고 피 튀기는 입학 경쟁 또한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류층, 수도권 출신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란 의미다. 한 ENA 재학생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동료 학생 대부분이 원래 알던 사람이었다”고 했다.○ 대선용 포퓰리즘 비판도 2017년 5월 집권 후 한때 60%에 달했던 마크롱의 지지율은 2019년 말 유류세 인하 등을 주창한 ‘노란조끼’ 시위로 20%대까지 하락했다. 당황한 마크롱은 2019년 4월 “평등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시민들이 공공 부문의 최상층에 오르는 방식부터 바꾸겠다”며 ENA 폐교 방침을 처음 밝혔다. 이후 구체안을 발표하지 않다가 올해 2월 “50년 전에 비해 사회의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언급했고 이달 8일 내년 폐교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최근 프랑스가 서유럽 선진국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뒤처지고 마크롱의 지지율 또한 30%대로 하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그가 ‘모교 폐교’란 초강수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꾀한다는 의미다. 이 카드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랑제콜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의 재건과 발전에 기여한 순기능, 장기간 최상층 엘리트를 육성해 온 노하우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우파 싱크탱크 사회과학정치경제연구소(ISSEP) 마리옹 마레샬 르펜 소장은 “우수한 공무원을 육성하지 못하면 국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등교육 준비반 교사협회(Aphec)의 알랭 조이외 회장 또한 “그랑제콜의 긍정적 역할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2009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 또한 양극화 해소 등을 이유로 ENA 개혁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여론의 반대로 무산됐다. 동문의 반대도 거세다. 시라크 정권에서 대변인을 지낸 장프랑수아 코페는 재선을 위한 마크롱의 철저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라고 비판했다. 일부 동문은 “미국이 하버드대를, 영국이 케임브리지대를 억압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마크롱 정권은 ENA 폐교 후 ‘공공서비스연구소(ISP)’란 새로운 기관으로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 달 각료 회의에서 논의한다. ISP를 통해 공무원을 선발하되 다양성 확보 및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복구하고 교육 과정을 현대화해 국제 사회에서 통할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 포진한 ENA 동문의 영향력이 건재하고, 교육 이외의 다른 사회 체계를 그대로 둔 채 ENA만 폐교한다면 ISP가 ‘이름만 바꾼 ENA’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내년 대선에서 마크롱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53) 또한 “ENA 폐교는 결국 학교 이름만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정부 기능을 제대로 하는 것부터 신경을 쓰라”며 반대했다. 대선에서 마크롱, 르펜 대표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51) 또한 시앙스포와 ENA를 동시에 거쳤다. 우파 공화당 출신이었지만 마크롱의 러브콜을 받아 마크롱 정권의 첫 총리를 지낸 필리프 전 총리는 현재 입소스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인기 정치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까지 대선 출마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그가 집권 여당 앙마르슈를 이끌고 있는 마크롱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모교를 없애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NA 폐지 논란 자체가 ‘그들만의 고민’이라는 시각도 있다. 파리 15구에 사는 회사원 가브리엘 씨(38)는 “많은 사람들이 ENA를 포함한 그랑제콜 졸업자를 ‘나와 전혀 다른 부류’ 라고 생각한다. 그랑제콜 학생들이 죽도록 공부하고 치열하게 사는 것은 ‘계층’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평범한 시민들은 치열한 삶 대신 취미, 가족과의 시간 등을 중시하므로 엘리트 교육을 받는 이들이 벌이는 논쟁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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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얀센 안전성 판단 보류… 접종 중단 혼란 길어질듯

    美, 얀센 안전성 판단 보류… 접종 중단 혼란 길어질듯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관인 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4일(현지 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전날 CDC가 내린 얀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중단 권고를 유지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ACIP는 안전 여부 판단을 보류한 채 “혈전증 발생 위험을 평가하려면 시간과 자료가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의 얀센 백신 접종은 적어도 며칠 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미국 등에서 나타난 혈전 부작용 사례를 검토 중이며, 평가를 마친 후 다음 주 새로운 권고를 내릴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스페인과 스웨덴, 벨기에 정부도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얀센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ACIP가 혈전 증상에 대한 우려로 접종이 중단된 얀센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것은 앞으로 백신 접종 뒤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더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얀센 백신의 총 접종자 700만 명 중 최근 2주 이내에 백신을 맞은 사람은 절반이 넘는 380만 명에 이른다. 얀센 백신의 부작용은 대체로 접종 후 2주 이내에 발현된다. CDC는 20∼50세 여성들 가운데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최소 3배 이상 혈전 현상을 더 많이 겪은 것으로 추산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도 1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 부작용이 극도로 드문 것으로 믿고 있지만, 우리가 모든 부작용 사례를 다 관찰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얀센 백신의 접종 여부를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얀센 백신 30만 회분을 구매한 스페인 보건당국은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스웨덴 역시 얀센 백신 첫 배송량인 3만1000회분을 받아 접종을 시작하려 했지만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 벨기에 정부도 얀센 백신 접종 시작을 16일 이후로 연기했다. 지난달 11일 얀센 백신을 승인한 EMA는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 새로운 권고를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백신의 코로나19 예방에 따른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다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EMA는 덧붙였다.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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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약품청 “얀센 재평가 중”…백신 혼란 커진 유럽

    유럽의약품청(EMA)이 존슨앤드존슨(얀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재평가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혈전 증상에 대한 우려로 접종이 중단되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 내에서 접종여부를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MA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약물안전성관리위원회(PRAC)가 미국 등에서 나타난 혈전 부작용 사례를 검토 중이며, 평가를 마친 후 다음주 새로운 권고를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백신의 코로나19 예방에 따른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다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EMA는 덧붙였다. 앞서 ENA는 얀센 백신을 지난달 11일 승인했다. 이에 이달 12일 미국으로부터 얀센 백신의 첫 배송분이 도착하는 등 상반기 내 5500만회분이 유럽에 이송될 전망이었다. ENA가 빠른 재검토에 들어간 이유는 EU 주요국마다 얀센 백신 접종 계획에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얀센 백신 30회 만 분을 구매한 스페인 보건당국은 안전성이 확보될 때 까지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스웨덴 역시 얀센 백신 3만1000회 첫 배송분을 받아 접종을 시작하려 했지만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 벨기에 정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얀센 백신 접종 시작을 16일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접종을 고수하는 EU회원국도 있다. 프랑스는 얀센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앞서 프랑스 보건당국은 방식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55세 이상에게 접종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미 백신 20만회분이 도착했으며 계획대로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작용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마다 전체 백신 전략에 차질도 생기고 있다. 덴마크는 14일자국 방역 정책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이 아닌 배제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완전히 중단한 사례는 덴마크가 세계 최초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반면 프랑스 제2도시 마르세유가 포함된 프로방스알프코테다쥐르 광역시는 EMA 승인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 50만 회분 사전계약을 맺어 논란이 됐다. 부작용 논란에 안전한 백신 확보의 어려움이 커지자 나온 궁여지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얀센 백신까지 부작용 논란이 커지면서 ‘위험’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세우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느 백신이나 일정 부분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낮은 비율로 코로나19백신의 부작용이 나온다면 접종 지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조사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100만 분의 1이다. 오히려 백신 중단으로 코로나19 감염이 늘어 사망하는 위험이 훨씬 크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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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AI 위험요소 관리 안하는 기업에 과징금…발전저해 우려도

    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AI)의 위험요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기업에게 매출의 최대 4%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제재안을 마련했다. 고위험 AI에 대한 사회적 폐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지만 모호한 기준과 규제 강화로 AI발전이 저해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BBC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AI 규제안을 21일 발표하기로 했다. 핵심 내용은 △인간의 행동, 의견, 결정을 조작하는 알고리즘 사용 △공공장소 내 얼굴, 생체인식 감시 무분별 사용 △개인, 조직의 취약점 공략 △소셜미디어 내에서 정보 조작 등고위험 AI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1차적으로 규제안을 스스로 준수한 후 자체 평가를 해야 한다. 특히 위험도가 높아질 때 즉각 AI 체계를 차단할 수 있는 일명 ‘킬 스위치’(kill switch)를 구축해야 한다. 어기면 제3기관의 검사, AI 시스템 사용 제한, 최대 2000만 유로(약 268억 원) 혹은 전체 매출의 4%에 해당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다만 테러범 검거 등 안보 위협 상황에서의 AI 기술 사용은 허용된다. EU는 구글 등에서 사용하는 표적광고 알고리즘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운동화를 검색하면 관련 제품이 웹페이지, 소셜미디어 곳곳에 보이는 광고 알고리즘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 심하다고 판단한 탓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EU는 AI기술을 활용해 감시국가를 만든 중국의 길보다는 인간 중심적인 AI사용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력서 분석, 신용평가, 망명·비자 신청 과정 등 현재 EU 내에서 활용되는 AI알고리즘도 ‘고위험 AI’에 속할 수 있다며 법안이 시행되면 상당한 사회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미국과 중국의 세계적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보유한 양대 패권국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AI와 사회문제를 연구해온 유럽 비영리법센터는 “복잡한 AI생태계에 비해 규제 기준이 애매하고 엉성하다”고 비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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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드레스덴 국립박물관에 소녀상 첫 전시

    독일 베를린에 이어 독일 국립박물관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에 따르면 독일 드레스덴 국립박물관 산하 민속박물관에서 이달 16일부터 열리는 전쟁범죄와 인종폭력 주제의 전시회에서 소녀상이 전시된다. 유럽의 국립박물관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독일 공공장소에서는 수도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다. 전시장 밖에는 한국에서 공수된 청동 재질의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장 내부에는 이동식 소녀상이 각각 설치된다.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갔을 당시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소녀상은 박물관에 약 1년간 설치될 예정이다. 전시회에서는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하는 공개 증언 영상도 상영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3)는 14일 오전 10시경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을 찾아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법적 분쟁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제안 서한’을 전달했다. 표지에 수신인으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이름을 적었다. ‘일본군 위안부 ICJ 회부 추진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이 할머니는 이 서한에서 “1월 8일 서울지방법원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은 국제법 위반이라 주장하고 있다”며 “ICJ에 위안부 관련 법적 분쟁을 회부해 국제법에 따른 구속력 있는 판결을 구하자”고 촉구했다. 서한을 전달받은 서기관은 도쿄 외무성에 서한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는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총리를 이해시켜 ICJ에서 문제를 확실히 밝히자고 말했으면 한다”고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이소연 기자}

    •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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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북 실수… 욕인줄 알고 佛 ‘Bitche 마을’ 계정 삭제

    프랑스 북동부 모젤에 위치한 작은 마을 비트슈가 이름 때문에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13일 르피가로에 따르면 인구 5200명의 소규모 코뮌(최하위 행정구역)인 비트슈는 관내 각종 소식을 알리는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운영해 왔다. 그런데 지난달 19일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규정을 위반했다”는 통보와 함께 계정 삭제 조치를 받았다. 아무런 위반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던 마을 측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확인 결과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문제였다. 페이스북은 욕설, 증오, 혐오발언, 인종차별 등의 용어나 게시물을 검열해 삭제한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너무 많다 보니 사람이 직접 하기보다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모니터링을 한다. AI 알고리즘이 마을 이름인 ‘비트슈(Bitche)’를 여성을 비하하는 영어 욕설인 ‘비치(Bitch)’로 잘못 인식해 검열한 것이다. 마을은 원래 계정의 복구를 페이스북 측에 요구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마을 측은 이름 대신 우편번호를 활용한 새로운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사용해야 했다.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난 후에야 페이스북은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해 원래 계정을 13일 복구시켰다. 페이스북 프랑스 지사 측은 이날 마을에 연락해 계정 삭제를 사과했다. 브누아 키페르 비트슈 코뮌장은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멋진 우리 마을을 한번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트슈는 13세기 초 지어진 거대한 성채를 비롯해 꽃과 식물이 많고 자연 경관이 좋은 곳으로 프랑스 내에서 유명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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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Bitch가 아닌데… 페이스북, 프랑스 마을 ‘Bitche’ 계정 삭제

    프랑스 북동부 모셀에 위치한 작은 마을 비츠(Bitche)가 이름 때문에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13일 르피가로에 따르면 인구 5200명의 소규모 코뮌(최하위 행정구역)인 비츠는 관내 각종 소식을 알리는 페이스북 공식계정을 운영해왔다. 지난달 19일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규정을 위반했다”는 통보와 함께 계정 삭제 조치를 받았다. 아무런 위반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던 마을 측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확인 결과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문제였다. 페이스북은 욕설, 증오, 혐오발언, 인종차별 등의 용어나 게시물을 검열해 삭제한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너무 많다보니 사람이 직접 하기보다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AI 알고리즘이 마을 이름인 프랑스어 ‘비츠(Bitche)’를 여성을 비하하는 영어 욕설인 ‘비치(Bitch)’로 잘못 인식해 검열에 걸린 것이다. 마을은 원래 계정의 복구를 페이스북 측에 요구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마을 측은 이름 대신 우편번호를 활용한 새로운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사용해야 했다.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난 후에야 페이스북은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해 원래 계정을 13일 복구시켰다. 페이스북 프랑스 지사 측은 이날 마을에 연락해 계정 삭제를 사과했다. 베누아 키에퍼 비츠 코뮌장은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멋진 우리 마을을 한 번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츠 마을은 13세기 초 지어진 거대한 성채를 비롯해 꽃과 식물이 많아 자연경관이 좋은 곳으로 프랑스 내에서 유명하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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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7주 연속 확진자 증가…팬데믹 끝나려면 멀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수가 7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과 함께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의 지속적인 방역 수칙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2일(현지 시간) 화상 브리핑을 통해 “지난주에는 주간 기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WHO 집계결과 지난주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는 440만 명으로 전주 대비 9% 증가했다. WHO는 “7주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4주 연속 사망자 수가 늘었다. 팬데믹(대유행)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3일 기준 약 1억3495만 명에 달하며 누적 사망자는 최소 291만8752명으로 집계됐다. WHO는 희망으로 여겨졌던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7억8000만 회분이 접종되고 있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올해 1, 2 월엔 전 세계적으로 6주 연속 확진자가 감소했지만 3월 초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점을 우려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방역조치에 대한 안일함, 일관되지 못한 방역정책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백신은 코로나19를 막는 유일한 도구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환기 등의 기본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보건당국은 12일 기준으로 유럽 내 누적 사망자 수가 100만288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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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봉쇄 완화되자 머리손질…英 총리 더벅머리 비밀은?

    올해 1월 5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봉쇄를 단행했던 영국이 12일 식당 야외석, 미용실, 놀이공원 등을 개방했다. 약 6300만 명 인구의 절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자 전염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영국 총리실이 “보리스 존슨 총리(57)가 오전에 머리를 깎았다”고 공개하자 언론은 봉쇄 완화의 상징적 인물로 그를 집중 조명했다. 평소 금발의 부스스한 더벅머리로 일각에서 ‘새 둥지’ ‘말갈기’란 조롱을 듣기도 했던 그는 봉쇄 기간 내내 평소보다 더 지저분한 머리 모양을 보였다. 총리 담당 개인 미용사가 있지만 미용실을 이용할 수 없는 일반 국민의 불편함에 동참하기 위해 머리를 거의 다듬지 않았던 탓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국가수반의 격이 떨어진다. 제발 머리를 깎으라’는 지적까지 나왔을 정도다. 다만 그가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머리를 깎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총리의 봉두난발 머리가 단순히 봉쇄 조치 영향만은 아니며 상당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젊은 시절 짧게 깎은 단정한 머리 모양을 유지했다. 정계 입문 후 비슷한 ‘금수저’ 정치인이 많은 집권 보수당에서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기 위해 더벅머리, 유머 섞인 어눌한 말투, 잦은 실수와 엉뚱한 행동 등을 일부러 고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권력자가 된 후에는 더벅머리를 통해 국정에 매진하느라 외모에 신경 쓸 겨를 없는 ‘긍정적인 돌쇠’ 이미지까지 구축했다는 것이다. 유명 전기 작가 소니아 퍼넬은 “30대 시절 깔끔했던 존슨 총리가 의도적으로 머리를 지저분하게 한 후 권력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25년 경력의 유명 미용사 론다 루이스 씨 역시 “총리의 모발은 가늘어서 그냥 두면 축 처진다”며 일부러 헤어 제품과 드라이어 등을 사용해 연출한 봉두난발이라고 가세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많은 정치인은 단정한 외모로 유권자의 신뢰를 얻으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정반대 전략으로 승자가 됐다. 그가 앞으로도 봉두난발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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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립공 사별에, 또 불거진 英여왕 퇴위 논란

    74년간 해로한 남편 필립 공의 별세로 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사진)이 퇴위를 고려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자 영국 왕실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고 나섰다. 11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왕실 관계자들은 “여왕이 왕위에서 물러나는 어떤 가능성이나 추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70년 넘게 함께한 남편을 잃은 상실감과 95세라는 고령을 이유로 70주년을 맞는 내년 재위기념일(2월 6일) 전에 퇴임을 발표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왕실 차원에서 적극 방어하고 나선 것이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아버지 조지 6세가 서거하자 26세의 나이에 곧바로 왕위에 올랐다. 왕실 전문가들은 필립 공의 죽음이 여왕의 퇴위를 촉발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왕실 전문 역사학자 휴고 비커스는 BBC에 “여왕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하다”고 밝혔다. 여왕 스스로도 왕위 계승자 신분이던 1947년 “평생 할 일”이라며 죽기 전 퇴위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여왕 퇴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베아트릭스 네덜란드 여왕과 벨기에 알베르 2세 국왕, 2014년 스페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이 고령을 이유로 연달아 왕위를 후손에게 넘기자 당시 88세인 엘리자베스 여왕 퇴위 여부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차남 앤드루 왕자의 성추문 논란과 계승자인 찰스 왕세자의 왕실 업무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왕이 95세가 넘으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입헌군주제인 영국에서 왕은 상징적 존재를 넘어 총리 임명 등 현실정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건강 상태,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1937년 제정된 영국의 섭정법은 ‘영국 왕은 질병이나 기타 사유로 군주의 지위와 왕실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생전에 물러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퇴위는 없지만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여왕의 업무 중 문화, 자선활동 등 상당 부분을 찰스 왕세자와 다른 왕실 구성원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일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공영 BBC방송은 필립 공이 별세한 9일 밤부터 모든 방송 스케줄을 취소하고 필립 공의 추모 프로그램을 대거 내보내면서 시청률이 6%가량 폭락하고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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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왕실, 또 등장한 여왕 퇴임설에 “있을 수 없는 일” 일축

    74년간 해로한 남편 필립 공의 별세로 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이 퇴위를 고려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자 영국 왕실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고 나섰다. 11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왕실 관계자들은 “여왕이 왕위에서 물러나는 어떤 가능성이나 추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70년 넘게 함께한 남편을 잃은 상실감과 95세라는 고령을 이유로 70주년을 맞는 내년 재위기념일(2월 6일) 전에 퇴임을 발표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왕실 차원에서 적극 방어하고 나선 것이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아버지 조지 6세가 서거하자 26세의 나이에 곧바로 왕위에 올랐다. 왕실 전문가들은 필립 공의 죽음이 여왕의 퇴위를 촉발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왕실 전문 역사학자 휴고 비커스는 BBC에 “여왕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하다”고 밝혔다. 여왕 스스로도 왕위 계승자 신분이던 1947년 “평생 할 일”이라며 죽기 전 퇴위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여왕 퇴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베아트릭스 네덜란드 여왕과 벨기에 알베르 2세 국왕, 2014년 스페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이 고령을 이유로 연달아 왕위를 후손에게 넘기자 당시 88세인 엘리자베스 여왕 퇴위 여부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차남 앤드루 왕자의 성추문 논란과 계승자인 찰스 왕세자의 왕실 업무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왕이 95세가 넘으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입헌군주제인 영국에서 왕은 상징적 존재를 넘어 총리 임명 등 현실정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건강 상태,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1937년 제정된 영국의 섭정법은 ‘영국 왕은 질병이나 기타 사유로 군주의 지위와 왕실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생전에 물러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왕의 퇴위 이야기가 자주 거론되는 것 자체가 왕좌에서 내려올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 것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퇴위는 없지만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여왕의 업무 중 문화, 자선활동 등 상당 부분을 찰스 왕세자와 다른 왕실 구성원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일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공영 BBC방송은 필립 공이 별세한 9일 밤부터 모든 방송 스케줄을 취소하고 필립 공의 추모 프로그램을 대거 내보내면서 시청률이 6%가량 폭락하고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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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김윤종]백신 개발 실패한 ‘퀴리 부인’의 나라 프랑스

    7일 오후 프랑스 파리 외곽 센생드니에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 프랑스 최대 축구경기장으로 프랑스 국가대표팀이 1998년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경기장 입구에 130m가량 이어진 대기 줄이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근 8만 명에 달하자 이곳은 6일부터 대규모 백신접종센터로 변신했다. 현장 취재에 나선 이날 유럽의약품청(EMA)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부작용 간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접종 대기자들에게 백신 부작용이 걱정되지 않는지 물었다. 의외로 “그런 백신이라도 개발한 게 어디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면역학 강국’ 프랑스가 백신 개발에 실패했다는 상처가 예상보다 큰 것 같았다. 탄저병, 광견병 백신을 개발한 ‘면역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가 1888년 설립한 파스퇴르연구소는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실패했다. 글로벌 빅5 제약사인 프랑스 사노피도 백신 개발에 진척이 없자 경쟁사인 화이자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혈전 우려가 커질수록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중 우리만 백신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한탄도 커졌다. 이런 논란 속에서 요즘 프랑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름은 노벨상 2관왕에 빛나는 ‘퀴리 부인’이다. 1867년 폴란드 출생의 마리아 살로메아 스크워도프스카는 1891년 파리 소르본대 진학으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연구를 거듭해 프랑스식 이름이자 우리가 아는 ‘마리 퀴리’가 됐다. 현재는 정반대다. ‘유전자 가위’ 개발로 지난해 10월 노벨화학상을 받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는 파리 근교에서 태어나 소르본대를 다녔다. 1996년까지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일했다. 프랑스에서의 삶은 이게 끝이다. 이후 그는 25년간 미국, 스웨덴, 독일로 옮겨 다니며 연구를 지속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충분히 지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 역시 파리 태생으로 석사 졸업 후 미국으로 이주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성취를 이뤘다. 백신 개발에 성공한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도 프랑스인이다. 프랑스는 더 이상 생명공학 분야의 선두주자가 아니며 연구자들에게 ‘관심 밖’ 국가로 전락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이유다. 프랑스 정부의 보건의료 연구지원금은 2011년 35억 유로에서 2018년 25억 유로로 29%나 감소했다. 프랑스 연구원의 초임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언론에서 “어린 마리 퀴리가 프랑스를 선택하던 시대는 지났다. 현실을 깨닫고 바꿔야 한다”는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파리 15구에 사는 프랑스 지인은 최근 길거리에서 환호를 질렀다. 사노피 연구원인 그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로 이직을 시도했고 이날 확정 전화를 받았다. 그는 “퇴보되는 것 같아 걱정됐다”며 “적당히 일하는 관료주의 풍토에, 성과에 대한 보상도 적다 보니 연구원들이 칼퇴근, 바캉스부터 챙긴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 받더라도 경쟁이 필수”라는 그를 보면서 잠시 프랑스의 미래가 걱정됐다. 그와 헤어진 후에는 ‘매년 수천 명의 두뇌급 인재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각종 조사 결과가 저녁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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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여왕 74년 외조’ 필립공, 여왕곁 떠나 하늘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의 남편 필립 공(사진)이 9일(현지 시간)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사망했다. 지난달 3일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6월 100세 생일을 앞두고 숨졌다. 1947년 여왕과 결혼해 74년을 해로한 그는 역대 영국 국왕의 배우자로 살았던 기간이 가장 길었던 인물이다. 왕실은 공식 성명을 통해 “여왕이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깊은 슬픔을 담아 알린다. 그가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둘 사이에는 찰스 왕세자(73), 앤 공주(71), 앤드루 왕자(61), 에드워드 왕자(57) 등 3남 1녀가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앞에서 애도 성명을 낭독했다. 여왕과 마찬가지로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인 필립 공은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그리스 덴마크 영국 러시아 왕가의 피가 흐르고 있으며 1939년 영국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13세였던 여왕을 만났다. 당시 여왕이 그에게 반했고 적극 구애했다. 필립 공은 여왕을 ‘양배추’란 애칭으로 불렀다. 그는 그리스 정교회 신자였고 누나 넷은 모두 독일 남성과 결혼했다. 매형들이 나치 지지자란 주장까지 제기돼 여왕과의 결혼이 쉽지 않았다. 그는 1947년 초 그리스 왕실 내 직위와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영국인으로 귀화한 후 같은 해 11월 결혼했다. 종교도 성공회로 바꿨고 이름 역시 어머니의 성(姓) 바텐베르크를 영어로 바꾼 ‘마운트배튼’으로 정했다. 그는 종종 ‘나는 헌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 ‘내 역할의 전례가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주인 여왕을 존중하는 의미로 항상 부인의 세 발자국 뒤에서 걸었고 왕위 계승자인 아들 찰스 왕세자보다 수입, 정부 기밀문서 접근권 등이 적었다. 자식들이 자신의 성이 아닌 왕가의 성 ‘윈저’를 쓰는 것도 아쉬워했다. 필립 공은 부인이 여왕에 오른 1952년부터 2017년까지 65년간 왕실 공무를 맡았다. 637차례 해외를 방문했고 5500번의 연설을 했으며 780여 개 단체의 대표 혹은 후원자 역할을 했다.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개막식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종종 설화도 일으켰다. 1984년 케냐를 방문했을 때 현지 여성에게 “여자가 맞느냐”고 했고 1986년 중국 방문 때 동양인의 찢어진 눈을 언급했으며 수차례 영국의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도 비하했다. 후손의 삶도 평탄치 않았다. 자식 넷 중 에드워드 왕자를 빼면 모두 이혼 경험이 있다. 1997년 맏며느리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올해 초 해리 왕손(37)과 흑백 혼혈인 메건 마클 왕손빈(40)은 왕실과 결별했고 지난달 왕실의 인종차별을 폭로했다. 왕실은 고령의 필립 공이 충격을 받을까 봐 인터뷰 내용을 그에게 알리지 않으려 애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례 절차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당초 왕실이 런던에서 윈저성까지 수백 명의 군인이 엄호하는 가운데 군중이 지켜보는 성대한 장례식을 계획했으나 방역 문제로 왕실에서도 극소수 인원만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현재 영국에서는 장례식에 최대 30명만 참석할 수 있고 참석자는 마스크를 쓴 채 2m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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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엘리자베스2세 여왕 남편 필립공 별세…“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숨 거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의 남편인 필립 공이 9일(현지 시간)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사망했다. 향년 100세. 지난달 3일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끝내 숨졌다. 1947년 여왕과 결혼해 74년을 해로한 그는 역대 영국 국왕의 배우자로 살았던 기간이 가장 길었던 인물이다. 왕실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여왕은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깊은 슬픔을 담아 알린다. 필립 공이 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제1야당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 등 정계 인사도 애도를 표했다. 둘 사이에는 찰스 왕세자(73), 앤 공주(71), 앤드루 왕자(61), 에드워드 왕자(57) 등 3남 1녀가 있다. 여왕과 마찬가지로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인 필립 공은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그리스, 덴마크, 영국, 러시아 왕가의 피가 흐르고 있으며 1939년 영국 다트머스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당시 13세였던 여왕을 처음 만났다. 당시 여왕이 한눈에 그에게 반했고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필립 공은 여왕을 ‘양배추(cabbage)’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1940년 영국 해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둘의 결혼은 쉽지 않았다. 당시 필립 공은 그리스 정교회 신자였다. 또 그의 누나 넷은 모두 독일 남성과 결혼했는데 매형들이 나치 지지자란 주장이 제기돼 둘의 결혼을 반대하는 여론이 거셌다. 이에 필립 공은 1947년 초 그리스 왕실 내 직위와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영국인으로 귀화했으며 같은 해 11월 결혼했다. 종교도 성공회로 바꿨고 이름 역시 어머니의 성(姓) 바텐베르크를 영어로 바꾼 ‘마운트배튼’으로 정했다. 자식들이 자신의 성이 아닌 왕가의 성 ‘윈저’를 쓰는 것에 내내 아쉬움을 표했다. 필립공의 왕실 내 위치도 애매했다. 생전 그가 “나는 헌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거나 “내 역할의 전례가 없었다”고 표현한 것처럼, 영국에서는 군주인 여왕의 배우자가 갖는 공식적인 직위가 없다. 그는 군주를 존중하는 의미로 항상 여왕의 세 발자국 뒤에서 걸었고, 왕위 계승자인 아들 찰스 왕자보다 수입도 적었으며 정부 기밀문서 접근도 아들이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가정에서는 가장이었던 그는, 자녀들을 가정교사에게 맡겼던 왕실의 관례를 깨고 학교에 입학시켰다. 아침이면 자신이 직접 계란을 굽고 여왕은 차를 끓이도록 했다. 이는 “아이들에게 평범한 가정 생활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필립 공은 부인이 여왕에 오른 1952년부터 2017년까지 65년간 왕실 공무를 맡았다. 637차례 해외를 방문했고 5500번의 연설을 했으며, 780여 개 단체의 대표 혹은 후원자 역할을 했다.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개막식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직설적이고 즉흥적인 성격, 잦은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1984년 케냐를 방문했을 때 현지 여성에게 “여자가 맞느냐”고 했고, 1986년 중국 방문 때 영국인 유학생에게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실눈이 될 수 있다”며 동양인을 비하했다. 수차례 영국의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도 비하했다. 2001년 유명 가수 엘턴 존의 왕실 공연 뒤 감상을 묻자 “마이크를 껐으면 좋겠다”고 혹평했다. 98세였던 2019년 안전벨트도 매지 않은 채 자동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고령자의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운전면허를 포기했다. 필립 공은 여왕보다 앞설 수도 없고 아내 뒤에서 마냥 숨죽여 살 수도 없는 자신의 고충이 크다고 내내 토로했다. 후손도 속을 썩였다. 자식 넷 중 에드워드 왕자를 빼면 모두 이혼 경험이 있다. 1997년 맏며느리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올해 초 해리 왕손(37)과 흑백 혼혈인 메건 마클 왕손빈(40)은 왕실과 결별했다. 지난달 왕손 부부가 왕실의 인종차별을 폭로했을 때 그는 입원 중이었다. 당시 왕실은 고령의 그가 충격을 받을까 우려해 인터뷰 내용을 그에게 알리지 않으려 애썼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국 전역이 록다운 중인 상황에서 장례식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포스 브리지’(Forth Bridge)라는 코드네임으로 계획된 필립공의 장례식은 당초 수천 명이 참석하고, 런던부터 윈저성까지 수백 명의 군인이 엄호하는 가운데 행진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잉글랜드 장례식에는 최대 30명이 참석할 수 있고,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서로 2m 이상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 이는 여왕이 로열 패밀리 중 극히 일부만 초청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익명의 관계자는 “왕실이 장례식 과정에 절대 군중이 모여들지 않도록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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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MA “AZ 접종후 호흡 곤란-다리 부종땐 혈전증 의심해야”

    “정말 맞아도 괜찮나요?”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반복되자 접종 대상자마다 묻는 내용이다. 특히 유럽에서 확인된 혈전 발생 사례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여성들의 걱정이 크다. 8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자국 내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접종이 이뤄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 회분 가운데 혈전 이상반응은 79건이었다. 이 중 19명이 사망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51명, 남성이 28명이었다. 또 사망자 19명 중 11명은 50세 미만이었다. 이런 정황을 토대로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희귀 혈전이 생기는 이상반응 사례는 대부분 접종 2주 이내에, 60세 미만의 여성에게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정부 산하 백신위원회 소속 크리스티안 보그단 박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60세 미만 여성은 혈전 이상반응 사례가 통상적인 예측 수준보다 20배 높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EMA PRAC는 여전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사이에 성별이나 연령 관련성을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국내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혈전의 경우 여성에게서 발생률이 높지만 백신 접종과의 특별한 인과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혈전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젊은 여성이 출산을 하거나 피임약 같은 호르몬 제제를 섭취할 때 혈전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며 “해외에서도 그런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접종 자체를 여성들이 더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상반응도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조 반장은 “실제 영국은 물론이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 접종자가 많은 편”이라며 “우선 접종 대상자 가운데 간호직 등 여성 종사자들이 많았고 일반적으로도 여성들의 예방 접종률이 높다”고 말했다. 일단 매우 드물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혈전을 유발할 가능성은 확인됐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이상반응 발생 시 빠르고 적절한 대응이 중요한 이유다. EMA는 희귀 혈전증을 의심할 만한 증상으로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다리 부종, 지속적인 복부 통증, 심한 두통이 이어지거나 시야가 흐릿해지는 신경학적 증상 등을 꼽았다. 국내 방역당국 역시 EMA가 백신과 희귀 혈전의 연관성을 인정함에 따라 기존에 없던 ‘복통’을 내장 정맥 혈전의 증상일 수 있다고 보고 주요 이상반응에 포함시켰다. 조 반장은 “몇 분에서 몇 시간 내에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와 달리 혈전은 수일 뒤 발생한다”며 “EMA는 2주, 영국은 28일 이내에 생길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 후 꾸준히 몸 상태를 관찰해야 하는 것. 만약 주요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혈전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검사를 통해 진단하기 때문에 관련 장비가 있는 종합병원을 찾는 게 좋다.이미지 image@donga.com·이지윤 기자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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