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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비서관이던) 2014년 여름 여의도에서 ‘욱이 형’(남욱 변호사)을 만났다. 그때 형에게 비서관 업무에 회의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더니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변호사를 뽑는다더라’는 식으로 말해줬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정모 변호사는 2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했다고 말했다. 2014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채용 공고에 지원한 정 변호사는 같은 해 11월 입사했다. 2015년 3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때 전략사업실 소속 투자사업팀장으로 평가에 참여했다. 정 변호사는 대학 선배인 남 변호사, 직장 상사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모두 ‘형’이라고 불렀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4년 9월 25일 채용 공고 전에 남 변호사가 변호사를 뽑을 거라는 사실을 알려줬나.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여름이었고 에어컨을 틀 무렵이었다는 것이다. 채용 사실을 듣고 얼마 뒤에 이력서를 낸 기억이 난다. (남 변호사가) 소개는 했지만 ‘거기 가라’는 아니었다.”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와 관련이 있다는 건 몰랐나. “2019년 가을 욱이 형이 비싼 차를 샀다. 대학 동문 사이에서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나서 그때 알았다.” ―2015년 8월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 때는 남 변호사를 만난 적이 없나. “성남도시개발공사 들어가고 나서 (남 변호사가) 2014년 11월부터 대장동 로비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2015년 5월) 구속돼서 정신이 없었던 때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 약 1년 6개월 뒤부터 (남 변호사를) 몇 번 만났다. ‘대장동 어떻게 돌아가냐’ ‘자산관리업체가 잘 하고 있느냐. 돈 빼먹는 건 없냐’고 물었고, 난 ‘모른다’고 답했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압도적 점수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이유는…. “대출금리가 제일 낮았다. 당시 만점 기준이 2.5%였던 것 같은데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금리가 제일 괜찮았다. 당시 심사위원들 1, 2, 3등 점수가 거의 비슷했다. 평가 자료와 채점표는 다 남아 있다. 특혜 여부는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것이다.” ―‘유원홀딩스’라는 부동산 업체 실소유주가 유 전 사장 직무대리라는 의혹이 있다. “유원이라는 회사명은 형(유 전 사장 직무대리)을 지칭한 게 맞다. 최근까지도 판교 사무실에서 만나 사업 관련 회의를 했다. 형이 소개해준 업체와 지금도 일을 같이하고 있다. 마무리 단계다. 지분은 100% 내가 가지고 있고, 형은 동업 관계라 등기에는 올리지 않았다. 되게 좋아하는 형이다.”성남=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이경진 기자 lkj@donga.com}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의 한 6층 규모의 빌딩. 2층 사무실로 들어서는 짙은 남색의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창고와 같은 외양이었다. 문 위로 노란색으로 ‘㈜유원홀딩스’라는 상호명이 붙어 있어 겨우 사무실 입구인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사무실은 불이 꺼져 있었고, 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10일 ‘㈜유원오가닉’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업체의 사무실이다. 올 1월 회사 이름을 ‘유원홀딩스’로 바꿨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자본금은 1억 원이다. 주요 사업 목적은 부동산개발 컨설팅, 부동산 분양대행업, 부동산 관련 교육 및 세미나 강연회 개최 등이다. 이 업체 대표는 2014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소속 투자사업팀장으로 활동한 정모 변호사다. 정 변호사는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위원으로 일했다. 정 변호사의 부인 강모 씨가 감사를 맡고 있다. 대표와 감사뿐이어서 마치 정 변호사의 가족 회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 안팎에서는 업체 이름 등으로 미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연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근무할 당시 직원들은 유 전 본부장의 영문 이름(Yoo)과 공사 내에서 가장 높은 직책을 나타내는 숫자(1)를 합쳐 평소 유 전 본부장을 ‘유원’으로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업무를 맡았던 점 등을 언급하며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자본금의 투자 경위와 회사 자금 흐름을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동아일보는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 등의 설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성남=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와 이성문 대표가 대장동 개발 사업이 완료된 뒤인 2019년과 지난해 회사 계좌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거액의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을 분석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횡령 및 배임이 의심된다고 보고 4월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자금 인출 경위와 사용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김 씨에게 출석 통보를 한 뒤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와 이 대표는 2019년 화천대유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금 270억 원을 받아 흑자로 전환하자 회사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금 인출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고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씨는 화천대유로부터 지난해까지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473억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 역시 2019년 회사로부터 26억8000만 원을 빌렸다가 갚았고 지난해엔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12억 원을 빌렸다. FIU는 화천대유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으로부터 “평소와 다른 수상한 자금 흐름이 보인다”는 의심거래보고(STR)를 받은 뒤 감사보고서 등 관련 자료와 거래 시점 등을 토대로 횡령 및 배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에 통보했다. 서울용산경찰서는 4월 내사에 착수한 이후 이 대표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대표는 경찰에서 “사업에 필요해 빌려 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 씨와 이 대표의 개인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가 뚜렷하지 않아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천대유 관련 의혹이 커지자 23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소속 범죄수익추적수사팀 1개 팀(5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화천대유의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허위로 제기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위반 허위사실공표)로 고발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에 대한 사건을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에 23일 배당했다. 김 원내대표가 허위 사실을 알린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팀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진위부터 파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고도예 기자}
대기업이 출자한 재단의 임원이 대표로 있는 ‘킨앤파트너스’라는 컨설팅회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사업 초기 400억 원이 넘는 돈을 대출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컨설팅사는 이 대출금을 익명의 한 개인으로부터 융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올 4월 화천대유 관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뒤 내사를 벌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5년 킨앤파트너스라는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대장지구 A1·2블록과 B1블록 사업비 명목으로 291억 원을 연리 6.9~13.2% 조건으로 빌렸다. 2017년에는 이 대출금이 457억 원으로 늘어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대출한 400억 원을 2016년 개인인 A 씨로부터 연리 10% 조건으로 빌렸다. 당시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 자회사격인 천화동인4호의 특정금전신탁을 담보로 제공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시행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으려면 토지 계약 등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놔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을 이른바 ‘전주(錢主)’로부터 충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백억 원을 빌려줄 자금력을 갖춘 개인 전주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2018년 화천대유가 킨앤파트너스에서 빌린 대출금을 일부 갚고 남은 351억 원이 대장동 프로젝트 투자금으로 변경된다. 화천대유는 감사보고서에서 “당사는 (대장지구 내 직접 시행을 맡은 5개 블록 중) A1·2블록 사업 개발을 진행한 후 투자금에 해당하는 투자수익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킨앤파트너스는 올 3월 화천대유로부터 중간 정산을 받았다. 이때 받은 수익에 대해 납부한 원천징수세액만 131억 원에 이른다. 시중은행의 A 세무사는 “킨앤파트너스의 납부세액에 비춰볼 때 중간 정산으로만 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찰은 올해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 관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고 내사 중이다.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회사에 돈을 빌리고 갚은 채권 채무 관계”라며 “합법적인 증빙자료를 갖고 있고 경찰에 출석해 소명했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요즘엔 오전 내내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는 날이 허다해요. 지금도 비상 상황인데 추석 연휴가 지나면 혈액 보유량이 더 줄어들까 봐 걱정입니다.” 14일 오전 10시경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헌혈의집. 건물 안에 7개 베드가 마련된 채혈실과 최대 20명이 앉을 수 있는 대기석이 있었지만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하루 40명 넘게 찾았던 곳이지만 최근엔 하루 방문자가 10명에 그친다고 한다. 헌혈의집 관계자는 “추석맞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헌혈 참여를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명절을 앞둔 헌혈의집은 고강도 거리 두기 방침이 수개월째 이어지며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 아래로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학, 직장, 군인 등 단체 헌혈이 줄어든 데다 채혈 과정에서 밀접 접촉이 불가피해 시민들이 헌혈을 기피하는 것 같다는 게 대한적십자사의 설명이다. 14일 기준 대한적십자사의 일일 혈액 보유량은 4일분이다. 일일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인 5일분 미만일 때부터 혈액 공급에 ‘부족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간주된다. 의료계에선 “귀성 등 이유로 평소보다 헌혈자가 주는 명절 이후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으로 급감해 ‘주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명절 직후 혈액 보유량이 급감해 비상상황을 겪었다. 특히 국내에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지난해 설 명절에 타격이 컸다. 설 연휴 직전이었던 지난해 1월 23일 4.5일분이었던 혈액 보유량은 명절 직후 3.2일분까지 큰 폭으로 줄었다. 이 여파로 약 일주일 뒤인 2월 5일엔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밑으로 내려가 ‘주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대규모 단체 헌혈을 통해 혈액 보유량을 끌어올려야 할 때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단체 헌혈을 권장하기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의료 활동을 위해 혈액 보유량이 일평균 5일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3일분 미만으로 떨어졌던 혈액 보유량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10일 만에 5일분까지 회복했던 사례가 있다”며 “헌혈의집은 추석 연휴에도 일부 운영되는 만큼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추석 연휴 기간 전국 142개 헌혈의집 가운데 90여 곳이 특별 운영된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송진호 인턴기자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4학년}
“요즘엔 오전 내내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는 날이 허다해요. 지금도 비상 상황인데 추석 연휴가 지나면 혈액 보유량이 더 줄어들까 걱정입니다.” 14일 오전 10시경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헌혈의집. 건물 안에 7개 베드가 마련된 채혈실과 최대 20명이 앉을 수 있는 대기석이 있었지만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하루 40명 넘게 찾았던 곳이지만 최근엔 하루 방문자가 10명에 그친다고 한다. 헌혈의집 관계자는 “추석맞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헌혈 참여를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명절을 앞둔 헌혈의집은 고강도 거리 두기 방침이 수개월째 이어지며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 아래로 떨어져 비상에 걸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학, 직장, 군인 등 단체 헌혈이 줄어든 데다, 채혈과정에서 밀접 접촉이 불가피해 시민들이 헌혈을 기피하는 것 같다는 게 대한적십자사의 설명이다. 14일 기준 대한적십자사의 일일 혈액 보유량은 4일분이다. 일일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인 5일분 미만일 때부터 혈액 공급에 ‘부족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간주된다. 의료계에선 “귀성 등 이유로 평소보다 헌혈자가 주는 명절 이후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으로 급감해 ‘주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명절 직후 혈액 보유량이 급감해 비상상황을 겪었다. 특히 국내에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지난해 설 명절에 타격이 컸다. 설 연휴 직전이었던 지난해 1월 23일 4.5일분이었던 혈액 보유량은 명절 직후 3.2일분까지 큰 폭으로 줄었다. 이 여파로 약 일주일 뒤인 2월 5일엔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밑으로 내려가 ‘주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대규모 단체 헌혈을 통해 혈액 보유량을 끌어올려야 할 때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단체 헌혈을 권장하기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은주 헌혈의집 대학로센터 과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에선 단체 헌혈 권유도 할 수 없다. 일선 의료 현장에서 당장 피가 없어 큰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의료 활동을 위해 혈액 보유량이 일평균 5일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3일분 미만으로 떨어졌던 혈액 보유량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10일 만에 5일분까지 회복했던 사례가 있다”며 “헌혈의집은 추석 연휴에도 일부 운영되는 만큼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추석 연휴 기간 전국 142개 헌혈의집 가운데 90여 곳이 특별 운영된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송진호 인턴기자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4학년}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에 침입해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25·사진)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태현에 대해 “일가족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는 등 계획적 범행과 잔혹한 수법이 가중요소에 해당해 극형 외에 다른 형을 고려할 여지가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김태현은 4월 살인, 절도, 특수주거침입 등 5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5개월간 재판부에 15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차단당했지만 여전히 그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교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한국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KORAS-G)에서 총점 1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분류됐다. 유족 측 변호인은 결심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김태현의 1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2일 열린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6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20대 사기범이 81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11일 0시 30분경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모 씨(26)를 검거했다. 이 씨는 6월 23일 오전 1시경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3개월 가까이 숙박업소를 전전하며 도주 행각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 씨가 최근 모습을 드러낸 관악구 남현동 일대에서 잠복 수사를 벌이다 11일 이 씨를 붙잡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 씨는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사기를 벌인 혐의로 2019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잔여 형기를 6개월 남긴 4월 가석방되며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 생활해왔다. 법무부는 지난해 8월부터 가석방 대상자에게도 전자발찌를 부착해 감시해 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씨는 남은 6개월의 형을 살게 되며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6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20대 사기범이 81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11일 오전 0시 30분경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모 씨(26)를 검거했다. 이 씨는 6월 23일 오전 1시경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3개월 가까이 숙박업소를 전전하며 도주 행각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 씨가 최근 모습을 드러낸 관악구 남현동 일대에서 잠복 수사를 벌이다 11일 이 씨를 붙잡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 씨는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사기를 벌인 혐의로 2019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잔여 형기를 6개월 앞둔 4월 가석방되며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 생활해왔다. 법무부는 지난해 8월부터 가석방 대상자에게도 전자발찌를 부착해 감시해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씨는 남은 6개월의 형을 살게 되며 전자방치부착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남 장흥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자 마창진이 6일 검거된 데 이어, 이 씨까지 검거돼 올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전과자들은 모두 검거됐다. 하지만 2019년 10월 울산에서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60대 A 씨는 아직 못 잡은 상태다. 경찰은 성폭행 및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공개수배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홍익대 미술대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익대 학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 유린 A 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A 교수가 2018년부터 3년간 강의실 안팎에서 학생들에게 자행한 성희롱 피해 사례 등을 폭로했다. 현재까지 피해 학생만 1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이 공개한 제보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해 초 대학원 강의 도중 한 여학생에게 “너는 작가를 하지 않았으면 ‘n번방’으로 돈을 많이 벌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제보에는 A 교수가 강의실에서 “너랑 나는 언젠가 성관계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느냐” “차라리 날짜를 잡자”는 등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 측에 A 교수에 대한 파면요구서를 전달한 공동행동은 다음 달 A 교수를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홍익대 미술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익대 학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 유린 A 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A 교수가 2018년부터 3년 간 강의실 안팎에서 학생들에게 자행한 성희롱 피해 사례 등을 폭로했다. 현재까지 제보를 통해 드러난 피해 학생만 1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이 공개한 제보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해 초 대학원 강의 도중 한 여학생에게 “너는 작가를 하지 않았으면 ‘n번방’으로 돈을 많이 벌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디지털성범죄 사건이 논란이 됐을 당시 교육자인 A 교수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제보에는 A 교수가 강의실에서 “너랑 나는 언젠가 성관계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느냐” “차라리 날짜를 잡자”는 등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 측에 A 교수에 대한 파면요구서를 전달한 공동행동은 추가 피해 사례를 파악해 다음 달 A 교수를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제 9대 국가인권위원장에 송두환 법무법인 한결 대표변호사(72·사진)가 취임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10층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송 위원장은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 심화된 성 평등 이슈 등 새롭고 논쟁적인 인권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인권교육원 설계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 △인권정책기본법 입법 등의 이행 과제도 “잘 준비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2기로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장애차별조정위원회의 조정위원을 맡아 인권위와 인연을 맺었다. 임기는 2024년 9월 3일까지 3년.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방역수칙을 어기고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6일 검찰에 송치됐다. 7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8000여 명이 모인 불법 집회를 강행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양 위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양 위원장은 5~7월 3개월간 종로구와 영등포구 등 서울 도심에서 다섯 차례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2일 구속됐다. 오전 8시경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온 양 위원장은 이른 아침부터 경찰서를 찾은 민노총 조합원들을 향해 수갑을 찬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보이고는 대기하던 호송차에 올라탔다. 종로경찰서 입구에서는 조합원 40여 명이 ‘양경수 위원장 석방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양 위원장을 태운 호송차가 출발하자 일부 조합원들이 차 앞을 가로막아 1분가량 소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민노총이 5~7월 주최한 불법 집회와 관련해 현재까지 부위원장 등 23명을 입건했으며 이 중 양 위원장만 이날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입건된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는 마쳤다. 불법집회를 주도한 민노총 관계자들도 조만간 송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노총은 이날 “양 위원장이 종로경찰서를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상진 민노총 대변인을 통해 ‘총파업 성사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며 양 위원장이 조합원에게 전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양 위원장은 메시지에서 “우리가 10월 20일 총파업 투쟁을 위력적으로 준비할수록 자본과 정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총파업투쟁 성사를 위해 뛰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노총은 다음 달 20일 110만 명에 이르는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찬 50대 남성이 지나가는 여성에게 “(내가) 전자발찌 하고 있는데 죽고 싶냐”고 협박한 혐의로 구속됐다. 잡고 보니 이 남성은 지난달에도 처음 본 10대 여성에게 “(흉기로) 찌르겠다”고 위협해 경찰의 수사망에 올라 있었다. 서울북부지법 노진영 부장판사는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 씨(58)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노 부장판사는 “도주의 우려가 높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 중랑경찰서는 3일 오후 7시 반경 중랑구 상봉동의 한 거리에서 여성을 협박한 혐의로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A 씨는 술에 잔뜩 취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60대 여성 B 씨를 향해 욕설을 내뱉고 “전자발찌를 찼는데 죽여 버릴까”라며 위협했다. 피해 여성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보호관찰소의 도움을 받아 전자발찌 위치추적을 통해 1시간 40여 분 뒤인 오후 9시 10분경 A 씨를 붙잡았다. 현장에 출동한 중랑경찰서 형사팀은 A 씨를 보자마자 수상함을 느꼈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반경 길거리를 지나가던 C 씨(19)를 위협한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많이 닮아 있었던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상착의와 다리가 불편한 점까지 두 사건의 피의자가 일치해 동일범이라고 보고 긴급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올 1월 출소한 A 씨는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 15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오후 2시경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한 A 씨는 “술주정을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2일 구속됐다. 지난달 13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 20일 만이다. 민노총은 양 위원장 구속을 비판하며 “10월 총파업으로 되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노총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파업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총파업까지 벌어질 경우 산업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 경찰은 2일 오전 5시경 병력 3000여 명을 투입해 민노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 일대를 포위하는 기습 ‘구속 작전’을 진행했다. 경찰은 민노총 조합원들의 저항을 예상해 최루액까지 챙겨 출동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40여 분 만에 민노총 사무실에서 양 위원장을 발견하고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양 위원장은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고 단식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민노총이 7월 3일 도심에서 8000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강행하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양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영장 발부 후 한 차례 집행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등 20일 동안 양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양 위원장 구속은) 문재인 정권의 전쟁 선포”라며 “7·3 노동자대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월 20일 총파업을 더 치밀하고 위력 있게 성사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3일부터 민노총은 총파업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확대간부 파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양 위원장 등 현 민노총 집행부는 지난해 12월 당선 직후부터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민노총 “10월 지금까지 본적없는 총파업”… 대선앞 정부 압박2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노정(勞政) 관계 경색이 불가피해졌다. 민노총은 당장 10월 총파업의 ‘전초전’에 해당되는 확대간부 파업을 3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서울교통공사 등 민노총 소속 개별 사업장에선 이미 파업이 진행 중이거나 강경 투쟁이 예고된 상태다. 출범 직후부터 ‘노동 존중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4년 동안 ‘친(親)노동’ 중심의 정책에 치우치면서 노정관계의 주도권을 민노총 측에 넘겨줬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본 적 없는 총파업’ 경고한 민노총 민노총은 이날 양 위원장 구속 이후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16개 가맹조직과 16개 지역본부의 간부 파업을 3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대부분 노조 전임자인 간부들이 나서 총파업 분위기를 먼저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노총은 “10월 20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민노총 총파업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하고 나섰다. 개별 사업장도 줄줄이 강경 투쟁에 나서며 ‘추투(秋鬪·가을 파업)’도 가시화됐다. 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는 구조조정 철회 등을 주장하며 14일부터 서울 지하철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역시 지난달 23일 이후 충남 당진제철소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임단협을 앞둔 현대중공업과 파업이 잦은 택배업계 역시 노사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대응은 마땅치 않다. 경찰은 “민노총 눈치를 본다”는 비판에 결국 법원 영장 발부 20일 만에 양 위원장을 구속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예고된 파업을 막을 ‘카드’는 없다. 2017년 출범 이후 정부는 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하거나 노사정 대타협에 불참해도 대화를 통한 교섭만 시도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교섭력 자체가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평가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정부가 친노동 기조 아래 추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해고자와 실직자 노조 가입 허용 등도 결과적으로는 특히 민노총에 이익이 되는 정책이 됐다”고 설명했다. 경영계 역시 민노총이 ‘코로나19로 증폭된 양극화 문제’를 명분으로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산업현장에 미친 부정적 영향, 양극화 문제는 노사 양보와 협력을 통해 해결할 문제지 총파업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총파업 강행은 결국 위력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파업 명분 없다” 내부 균열도 감지 민노총이 양 위원장 구속을 계기로 총파업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실제 10월 20일 총파업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노총 내부에서는 집행부가 추진하는 총파업이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선 일부 산별노조의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 민노총의 핵심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총파업 동원력이 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속노조 산하인 기아와 한국GM 노조 등이 최근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한 데다, 10월부터는 연말에 있을 새 집행부 선거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한 상황에서 총파업에 참여하겠다고 공장을 멈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최근 민노총의 총파업 자체가 동력이 강하지 않았다는 ‘선례’도 있다. 민노총이 마지막으로 조직한 총파업인 2020년 11월 총파업에는 약 3만4000명 참여에 그쳤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10월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서동일 기자 dong@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2일 구속됐다. 지난달 13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 20일 만이다. 민노총은 양 위원장 구속을 비판하며 “10월 총파업으로 되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노총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파업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총파업까지 벌어질 경우 산업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 경찰은 2일 오전 5시경 병력 3000여 명을 투입해 민노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 일대를 포위하는 기습 ‘구속 작전’을 진행했다. 경찰은 민노총 조합원들의 저항을 예상해 최루액까지 챙겨 출동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40여 분 만에 민노총 사무실에서 양 위원장을 발견하고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양 위원장은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고 단식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민노총이 7월 3일 도심에서 8000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강행하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양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영장 발부 후 한 차례 집행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등 20일 동안 양 위원장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양 위원장 구속은) 문재인 정권의 전쟁 선포”라며 “7·3 노동자대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월 20일 총파업을 더 치밀하고 위력 있게 성사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3일부터 민노총은 총파업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확대간부 파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양 위원장 등 현 민노총 집행부는 지난해 12월 당선 직후부터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 여성 2명을 연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모 씨(56)가 첫 범행 약 6시간 전 전자발찌를 끊기 위해 절단기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가 전자발찌 훼손 등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은 강 씨의 진술 내용이 실제 행적과 다수 어긋나 강 씨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강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범행 전후 강 씨와 연락했던 지인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살해 전 전자발찌 끊으려 절단기 구입 31일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57분 자신의 집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한 철물점에서 절단기를 구입했다. 강 씨는 약 5시간 반 뒤인 이날 오후 9시 반∼10시경 40대 여성 A 씨를 자신의 집에서 살해했다. 강 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강 씨가 전자발찌 훼손 등 여러 범행을 미리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 씨는 첫 번째 범행 전후 행적에 대해 경찰에 수차례 거짓 진술을 했다. 27일 0시 14분부터 20분간 외출을 했다가 법무부 보호관찰소에 적발됐지만 경찰에서는 “전자발찌 때문에 (야간 외출이 제한돼 있어) 묶인 몸이라 집에만 있었다”고 진술했다. 강 씨는 28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할 때 썼던 렌터카에 대해 “회사에서 일하라고 빌려준 차”라고 진술했지만 실제로는 지인을 통해 빌려 25일부터 갖고 있었다. 28일 오후 2시 행적과 관련해서도 강 씨는 “두 번째 피해자 B 씨와 경기 하남시 인근에 있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로는 김포공항역 인근에 있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 여성(B 씨)에게 진 2000만 원의 빚을 갚으려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에게서 빚 독촉을 받자 26일 A 씨를 만나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A 씨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강 씨는 “A 씨의 신용카드로 휴대전화 4대를 596만 원에 구입해 되팔아 현금을 마련한 뒤 B 씨에게 갚으려 했으나 B 씨로부터 2000만 원을 전부 갚으라는 요구를 받자 B 씨마저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 씨의 진술이 다른 혐의가 추가되는 것을 막거나 도주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숨기기 위한 거짓 진술일 수 있다고 보고 프로파일러 등을 투입해 강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심리 상태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강 씨 “반성 안 해. 더 못 죽인 게 한”강 씨는 31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고 말했다. 강 씨는 취재진이 범행 동기 등을 물으며 마이크를 가져가자 손을 휘둘러 마이크를 강하게 쳐내며 “나는 진실만을 말한다”고 외쳤다. “치워, 이 ×××야”라고 욕설을 하며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유족과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반성 안 한다. 사회가 ×같다”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 씨의 반사회적 인격장애, 사이코패스 성향이 드러나는 모습”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잘못했다는 생각이 없이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강 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27일 0시 14분경 법무부 산하 서울동부보호관찰소에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자가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집을 나갔다는 경보가 울렸다. 무단 외출자는 성범죄 등 전과 14범 강모 씨(56)였다. 강 씨는 2, 3시간 전인 26일 오후 9시 반∼10시경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상태였다. 당시 보호관찰소 당직 직원은 강 씨의 서울 송파구 거여동 집으로 출동하며 강 씨와 통화를 했다. 강 씨는 “배가 아파 편의점에 약을 사러 다녀왔다. 근처에 없어서 택시를 타고 약을 사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당직 직원은 무단이탈 20분 만인 0시 34분 강 씨의 위치정보가 집에 있는 것으로 나오자 “추후 조사하겠다”며 차를 돌려 복귀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 씨가 첫 번째 살해 다음 날인 27일 오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외부에 버리는 등 수사를 따돌리려 했던 점 등으로 미뤄 야간 무단 외출도 범행 은폐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야간 외출이 제한돼 있어 첫 범행 뒤 집에만 있었다”고 하는 등 거짓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보호관찰소 직원과 통화 후 5시간 반쯤 지난 오전 6시경 집을 나섰다. 살해한 40대 여성의 시신은 집에 그대로 둔 상태였다. 강 씨는 이날 오후 5시 31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고, 약 33시간 뒤인 29일 오전 3시경 50대 여성을 추가로 살해했다. 보호관찰소와 강 씨의 집은 차로 약 13분 거리다. 당직자가 강 씨의 집을 찾아 현장을 확인했다면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탈자가 귀가한 것으로 확인되면 추후 보호관찰소로 불러 이탈 사유를 조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29일 오전 8시경 서울송파경찰서에 은색 SM5 승용차가 들어섰다. 운전자는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올 5월 출소한 강모 씨(56)였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차고 생활하던 강 씨는 노래방에서 알게 된 40대 여성을 자신의 집에서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 씨는 29일 새벽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에게 연락을 했다. “돈을 갚겠다”며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한 뒤 그마저 살해했다. 불과 며칠 새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이다. 강 씨는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은 집에 유기했다.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몇 시간 뒤에는 피해자를 차량에 실은 채 경찰서로 찾아왔다. 그는 경찰에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잡힐 거라는 생각에 자수하러 왔다”고 말했다. 강 씨는 강도 강간, 강도 상해 등으로 수감됐던 전력이 있는 전과 14범이다. 이 중 성범죄 전과가 2개다. 1996년에 길을 가던 여성을 폭행한 뒤 강간했다. 2005년에는 출소 5개월 만에 다른 공범들과 여성을 승합차로 납치해 흉기로 위협하며 강간했다. 그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석 달 전 출소하며 5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강 씨가 27일 오후 5시 31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길거리에서 공업용 절단기를 이용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38시간이 넘게 지나도록 법무부와 경찰은 그를 잡지 못했다. 법무부는 강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했던 27일 새벽 법원의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어기고 외출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강 씨가 도주한 뒤 집에 찾아갔지만 시신이 유기돼 있던 내부를 살펴보지 않아 사안의 심각성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자발찌 끊고 도주’ 성범죄자, 여성 2명 살해 29일 오전 8시경 서울송파경찰서에 은색 SM5 승용차가 들어섰다. 운전자는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올 5월 출소한 강모 씨(56)였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차고 생활하던 강 씨는 노래방에서 알게 된 40대 여성을 자신의 집에서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 씨는 29일 새벽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에게 연락을 했다. “돈을 갚겠다”며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한 뒤 그마저 살해했다. 불과 며칠 새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이다. 강 씨는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은 집에 유기했다.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몇 시간 뒤에는 피해자를 차량에 실은 채 경찰서로 찾아왔다. 그는 경찰에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잡힐 거라는 생각에 자수하러 왔다”고 말했다. 강 씨는 강도 강간, 강도 상해 등으로 수감됐던 전력이 있는 전과 14범이다. 이 중 성범죄 전과가 2개다. 1996년에 길을 가던 여성을 폭행한 뒤 강간했다. 2005년에는 출소 5개월 만에 다른 공범들과 여성을 승합차로 납치해 흉기로 위협하며 강간했다. 그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석 달 전 출소하며 5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강 씨가 27일 오후 5시 31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길거리에서 공업용 절단기를 이용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38시간이 넘게 지나도록 법무부와 경찰은 그를 잡지 못했다. 법무부는 강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했던 27일 새벽 법원의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어기고 외출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강 씨가 도주한 뒤 집에 찾아갔지만 시신이 유기돼 있던 내부를 살펴보지 않아 사안의 심각성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범인 집에 시신 있었는데… 경찰, 3차례 찾아가고도 못 들어가 27일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강모 씨(56)는 2005년 11월 서울서부지법에서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강 씨는 공범 3명과 함께 승합차를 이용해 여성을 납치하고 신용카드, 현금 등을 갈취한 뒤 저항하는 피해자를 강간하는 등 범행을 주도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강 씨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피고인을 장기간 이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범행 직전 무단 외출… 법무부 확인 안 해올 5월 천안교도소에서 출소해 3개월 만에 여성 2명을 살해한 강 씨는 경찰에서 “성관계를 거부해 살해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금전 문제 때문에 살해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고 한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파악 중이다. 강 씨가 40대 여성을 살해한 첫 번째 범행은 자택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강 씨를 감독하는 보호관찰소는 범행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는 위치 정보만을 전달하기 때문에 전자발찌를 찬 채로 무슨 행동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전자발찌 훼손 당일인 27일 새벽 법원의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어기고 20분간 외출하기도 했다. 강 씨는 법원 명령에 따라 오후 11시부터 오전 4시까지 거주지 밖으로 외출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27일 0시부터 집을 나서 이를 어긴 것이다. 당시 서울동부보호관찰소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직원은 강 씨가 거주지를 이탈했다는 경보를 받고 출동했으나 이후 강 씨와의 통화에서 “복통 때문에 편의점에 다녀왔다”는 그의 말을 믿고 현장 확인 없이 돌아갔다. 경찰이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강 씨는 이로부터 6시간 뒤인 27일 오전 6시경 집을 떠났다. 강 씨가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어겼던 이날 0시경에는 피해자와 집에 함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보호관찰소 직원이 강 씨의 집을 둘러봤다면 수상한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법무부와 경찰은 강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직후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강 씨를 추적했다. 하지만 참혹한 추가 살해 범행을 막지 못했다. 강 씨는 도주 과정에서 법무부와 경찰의 추적을 치밀하게 따돌렸다. 이틀 동안 송파구 신천동, 서울역, 영등포 등으로 여러 차례 위치를 옮겨 다녔다. 강 씨는 27일 훼손한 전자발찌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버린 뒤 렌터카를 이용해 서울역 인근으로 도주했다. 경찰이 28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서 해당 렌터카를 발견했을 때 강 씨는 이미 다른 장소로 이동한 뒤였다. 경찰은 강 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시도했지만, 그는 자신이 탄 시내버스에 휴대전화를 버리고 내리는 수법으로 수사를 피했다.○ 경찰, 강 씨 집 3차례 찾았지만 수색 못 해경찰은 강 씨의 도주 사실을 알게 된 27일 오후 5시 31분부터는 최대한 신속히 강 씨를 검거해 추가 범행을 막았어야 했다. 경찰은 보호관찰소 직원과 함께 27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강 씨의 집을 3차례 방문했지만 집 내부를 수색하지는 않았다. 당시 강 씨의 집에는 피해자의 시신이 유기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CCTV 영상 등으로 미뤄 볼 때 강 씨가 집 안에 있다는 정황이 없어 집 내부를 수색하지 않았다. 수색영장이 없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법적 근거도 없었다. 살인 범행 사실을 알았다면 긴급히 영장을 받았겠지만 몰랐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에 대한 감독 업무는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가 맡는다. 전자발찌를 훼손한 후 도주한 범죄자 등에 대해선 경찰이 공조해 수사한다. 과거엔 전자발찌 훼손 시 법무부에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 6월 9일부터 시행된 사법경찰법 개정안에 따라 보호관찰소 소속 공무원이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 보호관찰소에 수사 권한을 줘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지만 현장에선 인력 부족 등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관찰소 소속 사법경찰관은 체포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고 검찰 송치 전 범죄 구성 요건을 수사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강 씨는 성범죄 2건 등 끔찍한 범죄를 반복해 저지르고 15년형의 중형을 살았지만 신상공개 대상자는 아니었다. ‘성범죄자 알림e’ 웹사이트를 통한 신상공개 제도가 시행된 2008년 이전에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