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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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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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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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일국 “삼둥아∼ 아빠, 뮤지컬 배우 됐어”

    “뮤지컬 배우가 되는 건 제겐 꿈 그 자체였어요.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그 꿈을 실현시켜주네요. 꿈의 무대였던 만큼 완벽한 줄리안 마쉬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배우 송일국(45)이 연기자 데뷔 18년 만에 첫 뮤지컬 무대에 선다. 올해로 한국 초연 20주년을 맞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서다. 그는 뮤지컬 제작자 겸 연출자인 줄리안 마쉬 역을 배우 이종혁과 함께 번갈아 맡는다. 공연은 23일∼8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그는 요즘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인천 송도 집이 아닌 서울의 어머니(김을동 전 의원) 집에서 연습 장소인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를 오가고 있다. 2일 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춤과 노래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뮤지컬이 역시 배우에게 가장 어려운 장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인 어머니 덕분에 영화와 공연을 많이 봤어요. 그중 뮤지컬 배우가 제일 부러웠죠. 노래, 춤, 연기 3박자를 다 갖춰야 하잖아요. 뮤지컬 배우는 평생의 꿈이었는데…. 운이 좋았어요.” 그가 이 작품에 합류한 것에는 배우 최정원의 역할이 컸다. 1996년 초연 멤버이자 이번 작품에서 도로시 브록 역을 맡은 최정원이 제작사에 그를 추천했다. 그는 “제안을 받자마자 단박에 출연한다고 했다”면서 “저를 믿고 추천해준 최 선배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웃었다. 며칠 전 그가 최정원이 출연 중인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최정원은 동료인 홍지민 전수경에게 “역대 줄리안 마쉬 중 일국이가 제일 반듯할 것”이라고 했다. ‘주몽’ ‘장영실’ 같은 TV드라마에서 보여준 착실한 이미지 때문이라는 게 송일국의 해석이다. 뮤지컬의 특징 중 하나인 더블캐스팅은 그에게 부담이고 새로운 도전이다. “더블캐스팅은 처음이라 확실히 동기부여가 돼요. 같은 역에 캐스팅된 이종혁 씨의 연기와 노래를 보면서 반성도 하고 많이 배워요.” 예능 프로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그의 삼둥이(대한·민국·만세)는 어떻게 지낼까. 그는 최근 연습실에 일부러 아이들을 데려왔다. “아이들이 아빠가 나온 ‘장영실’을 만화보다 더 재밌게 봤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아이들이 아빠가 진짜 장영실인 줄 알아요. 이젠 아빠 역할을 바꿔줄 때가 돼서 연습실에 데리고 왔죠. 늘 아이들에게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어요.”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그에게는 ‘정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오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평생 배우로 살고 싶어요. ‘관 속’에 들어가기 전까지 평생 연기자로 사는 것, 그게 제 평생의 꿈이자 목표예요.”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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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배우 기근 뮤지컬 시장에 ‘최주리의 발견’

    “남조선에 계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주고받은 비밀편지만 발각되지 않았더라면….”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은 서울예술단의 신작 뮤지컬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된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평양 만수대 예술단 호른 연주자인 선호, 그의 연인인 여배우 연화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하지만 남조선에 살고 있는 선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서신 왕래가 당국에 발각되면서 선호네 가족이 국경을 넘어 북한을 탈출한다. 선호와 연화는 1년 뒤 만날 것을 약속한 채 생이별한다. 선호는 연화를 탈북시키기 위해 자신의 정착금을 탈북 브로커에게 고스란히 넘기지만, 사기를 당한다. 훗날 연화가 결혼했다는 소식에 좌절하고, 곁에서 항상 묵묵히 자신을 응원해주는 남한 처녀 경주와 결혼식을 올린다. 1년 뒤 연화가 선호를 만나기 위해 남한으로 넘어오지만 이미 한 여자의 남자가 된 선호를 보며 연화의 가슴은 찢어진다. 뮤지컬 ‘빨래’ 추민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서민의 애달픈 사연을 다루는 데 능숙한 추 감독의 장기가 이번 작품에서도 발휘된다. 극의 말미로 갈수록 주인공들이 의도치 않게 겪는 애달픈 사연을 아련하게 풀어낸다. 추 감독은 무대도 영리하게 사용했다. 사선 모양의 이동형 다리 무대를 활용해 북한군의 이동과 선호 가족의 탈북 과정 등을 짜임새 있게 그려냈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넘버들이 극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선호 역의 박영수와 연화 역의 최주리의 연기와 가창력이 모두 평균 이상이다. 특히 최주리는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시원한 고음 처리와 고운 음색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웹툰 ‘신과 함께 저승편’을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 흥행과 비평에서 두 토끼를 모두 잡았던 서울예술단이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웹툰에 이어 영화를 뮤지컬로 변환한 솜씨와 완성도가 돋보인다.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6만 원. 02-523-098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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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년전 대본 처음 접하고 눈물 펑펑… 완벽한 ‘아르까지나’ 선뵐 것”

    배우 이혜영(53)이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갈매기’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갈매기는 여배우 아르까지나와 그의 연인인 소설가 뜨리고린, 아르까지나의 아들 꼬스차와 연인 니나의 엇갈린 삼각관계를 그렸다. 이 작품에서 이혜영은 아르까지나 역을 맡았다. 2012년 연극 ‘헤다 가블러’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은 지 4년 만의 무대 복귀다. 연극계는 그에게 여러 차례 ‘러브 콜’을 보내왔다. 4년 전 1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섰던 헤다 가블러는 명동예술극장 측이 세 번이나 찾아가 제안했다. 이번 작품도 네 번의 거절 끝에 그가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헤다 가블러 때에는 명동예술극장 측에서 ‘이혜영 씨가 출연하지 않으면 저희는 이 작품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어요. 이번 작품은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제게 그러더군요. 연극계에서 여배우로서 자리매김 하려면 갈매기의 아르까지나를 반드시 연기해야 한다. 당신은 무대가 잘 어울린다고요. 그 말에 또 넘어갔죠. 호호.” 이혜영이 갈매기의 대본을 처음 접한 건 연출가 김광림 덕분이었다. “1994년 배우 유오성 씨와 함께 김광림 연출의 연극 ‘집’이란 작품에 출연할 때였어요. 김 연출이 제게 갈매기 4막의 니나 독백을 제 대사로 극에 집어넣었죠. 이를 계기로 갈매기 대본을 받아 읽었는데, 읽자마자 침대에서 펑펑 울었어요. 감동적이었죠.” 이후 수차례 그에게 갈매기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모두 니나가 아닌 다른 역할이었고, 그래서 매번 거절했다. “근데 저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이번에 다시 출연 제안을 받고 대본을 읽는데 아르까지나만 보이더군요. 엄마이자 여배우로 아르까지나의 처지 등에 더 몰입하게 됐죠.” 연극 ‘갈매기’의 포스터는 귀족풍 드레스를 입은 그의 모습만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뒤로 남자 배우의 모습이 담기긴 했지만 카리스마를 지닌 이혜영의 모습만 오롯이 눈에 들어온다. 4년 전 헤다 가블러 포스터 역시 이혜영의 독사진을 사용했었다. 이혜영은 “헤다 가블러 포스터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면 갈매기 포스터에선 우아하고 매혹적인 매력이 담겨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완벽한 아르까지나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기존에 갈매기를 보신 분이 많지만 이혜영의 갈매기는 새로운 느낌일 거예요.” 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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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리 엘리어트’는 나의 인생… 무용수의 꿈 이뤄 기뻐요”

    “어린 시절 연기한 빌리 인생과 제 삶이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영국 오리지널 공연에서 1대 ‘빌리’로 활약한 리엄 모어(24)가 다음 달 22일 한국을 찾는다. 안무가 매슈 본의 신작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내한 공연을 통해서다. 본이 이끄는 무용단 뉴어드벤처의 단원인 모어는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카라보스(마녀)와 카라독(마녀의 아들), 선한 요정 라일락, 탄트럼 역을 번갈아 가며 1인 4역을 맡는다. 30일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모어를 이메일로 만났다. 그는 먼저 2006년 14세로 영국 최고 권위의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렸다. “빌리가 성인 무용수가 돼 본의 ‘백조의 호수’의 춤을 추잖아요. 빌리의 꿈이기도 했지만 제 자신의 꿈이기도 했죠. 꿈을 현실로 이뤄내 기뻐요.” 그는 뮤지컬 배우가 되기 전 무용수를 꿈꿨다. 영국 로열발레학교 출신인 그는 ‘빌리 엘리어트’ 무대에 120회가량 선 뒤 런던 램버트스쿨에 진학해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2011년 매슈 본 무용단에 입단해 정식 단원이 됐고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가위 손’ 등에 출연하며 주역 무용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작품에서 1인 4역을 맡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그는 “네 역할 모두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며 “캐릭터가 모두 다르고 이야기의 상반된 면모를 대변하고 있어 보람차다”고 말했다. “하루는 선한 역할, 하루는 악한 역할을 맡는 것은 저를 긴장시키기도 하지만 매우 흥분시킵니다.” 모어는 이번 작품의 매력으로 ‘스펙터클함’을 꼽았다. 그는 “음악, 의상, 안무 모두 스펙터클함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러닝타임 내내 흐르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땐 한 번도 지루하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디자이너 리즈 브러더스턴이 만든 무대와 의상 역시 화려하고 매력적이죠. 요정들의 대규모 왈츠, 몽유병자들의 아름다운 춤, 뱀파이어의 위협적인 춤까지…. 본의 다양한 안무 스타일을 보는 재미도 상당합니다.” 다음 달 22일∼7월 3일 LG아트센터. 4만∼13만 원. 02-2005-011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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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스트엔드 ‘대박 소녀’ 마틸다, 한국에 왔으면…

    국내 뮤지컬 시장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등의 해외 작품을 그대로 들여온 ‘라이선스 뮤지컬’이 이끌고 있다.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와 서울의 공연시차가 많이 좁혀졌다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알토란 같은 작품이 많다. 해외 작품을 보면 어떤 뮤지컬이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지 예측할 수 있다. 동아일보는 해외 뮤지컬을 들여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국내 주요 뮤지컬 제작사 대표와 평론가, 음악감독, 전문기자 등 20명의 전문가에게 ‘한국에 꼭 들여오고 싶은 해외 뮤지컬’ 두 작품씩을 추천받았다. 이들이 가장 선호한 작품은 2010년 영국 코트야드 극장에서 초연된 뮤지컬 ‘마틸다’. 이 작품은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의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초능력을 가진 천재 소녀 마틸다가 물질주의에 찌든 부모와 멍청한 오빠, 폭력적인 교장에게 맞서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마틸다’는 초연 직후 작품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작 뮤지컬상, 연출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 ‘맘마미아’ ‘시카고’ 등을 제작한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동화적 상상력을 품은 무대와 의상, 감탄을 연발하게 하는 연출과 안무 등 볼거리가 가득한 공연”이라며 추천했다. 황선아 플레이DB 기자도 “빌리 엘리어트 이후 아이들이 주역인 작품이 얼마나 큰 감동으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위는 요즘 브로드웨이에서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해밀턴’이다. 지난해 8월 막을 올린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자 미국 10달러 지폐에 얼굴이 그려진 알렉산더 해밀턴의 일생을 그렸다. 힙합 뮤지컬로 특히 랩으로 이뤄진 뮤지컬 넘버(음악)의 완성도가 높다. 2015년 빌보드 잡지에서 “2015년 최고의 랩 앨범은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닥터 드레의 앨범도 아닌 ‘해밀턴’의 사운드 트랙”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손상원 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은 “브로드웨이 쇼뮤지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작품”, 송승환 PMC 회장은 “내년 1월까지 전석 매진일 정도로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두 작품에 이어 총 7개 작품이 공동 3위에 올랐다.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과 ‘라이언킹’, 2011년 초연된 뒤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수년째 지키고 있는 브로드웨이 흥행작 ‘북오브모르몬’, 동명의 영화를 무대화한 무비컬 ‘아메리칸 인 패리스’ ‘아메리칸 사이코’ ‘선셋 불러바드’, 마법사 유모의 활약상을 다양한 특수효과로 표현한 ‘메리 포핀스’가 고르게 표를 받았다.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를 제작한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아메리칸 사이코’를 추천하며 “무대화하기 쉽지 않은 원작을 조명과 세련된 무대 연출, 음악으로 영리하게 잘 표현했다”고 했다.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를 제작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뮤지컬 ‘아메리칸 인 패리스’에 대해 “안무를 통해 드라마의 주요 감정을 표현하는 특별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좋은 댄서와 싱어가 있다면 해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가 뮤지컬의 본고장인 만큼 공연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해외 공연 역시 두 곳에 집중돼 있었다. 전문가 20명 중 19명이 두 곳의 작품을 꼽았고 단 한 명만 프랑스 뮤지컬 작품을 꼽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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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석과 무대 경계 허문 파격적 실험 돋보여

    파격적이고, 실험적이며 B급 정서가 넘친다. 연극 ‘인터넷 이즈 씨리어스 비즈니스’(사진) 이야기다. 소재가 흥미롭다. 2003년 결성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나니머스에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해커그룹 ‘룰즈섹(LulzSec)’의 붕괴 과정을 다룬다. 런던의 16세 모범생 무스타파와 스코틀랜드의 은둔형 외톨이 제이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만나 컴퓨터 해킹을 정치적, 사회적 투쟁수단으로 사용하는 ‘핵티비스트(Hacktivist)’를 자처한다. 이들은 신분을 노출해야 하는 현실 세계에선 용감하지는 못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선 익명성에 기대 과감해진다. 실제 어나니머스가 진행한 해킹 사건들이 극 속에 중요한 사건으로 등장한다. 사이언톨로지 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한 ‘작전명 채놀로지’, 튀니지 바레인 이집트 등 독재정부의 감시망을 다운시킨 ‘작전명 튀니지’, 위키리크스의 금융 활동을 막은 비자 및 마스터카드를 공격한 ‘작전명 페이백’ 등이 대표적이다. 극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었다. 객석에 컴퓨터 책상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배우들이 객석에서 컴퓨터로 해킹을 하다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배우들의 큰 컴퓨터 책상에 가로막혀 관객의 시야가 좁아지기도 한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관람 환경이 배우와 관객의 간격을 좁히는 효과도 있다. 어느새 극에 몰입돼 함께 온라인 채팅창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6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전석 3만 원, 02-708-5001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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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7년 초연작부터 풋풋한 신작까지 풍성한 연극무대

    원로 연극인의 작품부터 청소년을 위한 연극까지 다채로운 공연이 다음 달에 쏟아진다. 6월 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선 김정옥(85) 오태석(77) 하유상(89) 천승세(78) 등 원로 연극인의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원로 연극제’가 열린다. 원로 연극제는 수십 년 전 초연돼 한동안 무대에 오르지 않은 작품을 만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수양대군의 정권 찬탈을 다룬 ‘태(胎)’(6월 3∼12일)는 1974년 초연된 작품. 극단 목화 대표인 오태석이 9년 만에 작·연출을 도맡아 눈길을 끈다. 오태석은 “쉽게 남에게 휩쓸리고 다수에 속해야만 견딜 수 있는 세상에서 나를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주인공 박중림(사육신 박팽년의 아버지) 역은 배우 오현경이 맡았고, 극단 목화 출신 배우인 정진각 손병호 성지루 등이 출연한다. 하유상 작·구태환 연출의 ‘딸들의 연인’(6월 4∼12일)은 1957년 초연작. 하유상은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당시 자유연애를 다룬 코믹극”이라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어두운 역사를 거치면서도 사회에 밝은 면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997년에 초연된 김정옥의 ‘그 여자 억척어멈’(6월 3∼17일)은 6·25전쟁 당시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여배우 배수련의 1인 모노드라마 연극이다. 배우 배해선이 배수련을 맡았다. 천승세 작가의 소설을 각색해 박찬빈이 연출한 초연작 ‘신궁’(6월 17∼26일)도 선보인다. ‘신궁’은 어촌 무녀를 통해 선주와 고리대금업자에게 시달리는 어민들의 실상을 그린 작품이다. 네 작품 모두 전석 3만 원. 02-3668-0007 2013년부터 청소년극 축제 ‘청소년극-릴레이’을 진행한 국립극단은 올해도 신작 청소년극 ‘고등어’와 댄스씨어터 ‘죽고 싶지 않아’를 선보인다. ‘고등어’는 29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되며 15세 여중생들의 우정과 성장통을 그렸다. ‘죽고 싶지 않아’는 다음 달 9일부터 19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연출과 안무를 맡은 현대무용가 류장현은 “절망, 폭력, 거짓과 길들임, 타인과의 단절 속에서도 성장하려는 청소년의 본능을 춤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두 작품 모두 전석 3만 원. 1644-200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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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와 연기, 톡톡 튀는 4인4색 매력

    뮤지컬 ‘위키드’가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위키드는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영원한 흥행작’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총매출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가 넘을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서도 2013년 11월 한국어로 초연돼 11개월간 33만 명이 관람했다. 7월 서울 공연을 앞두고 한 달여간 대구 공연에 나선 ‘위키드’를 미리 맛봤다. 초록마녀 엘파바 역의 차지연과 박혜나, 금발 인기녀인 ‘글린다’ 역의 초연 멤버 정선아와 아이비…. 주인공 4명의 무대를 모두 관람한 뒤 비교해봤다.○ 카리스마 차지연 vs 안정된 무대 박혜나 역시 ‘차지연’이었다. 역대 엘파바 역을 연기한 여배우 중 가장 매력적인 엘파바를 선보였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연출가 리사 일구일로가 그를 ‘무대 위에서 굉장히 강한 존재감이 있는 배우’ ‘엘파바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있어 굉장한 능력을 지닌 배우’라고 칭찬할 만한 이유가 있어 보였다. 존재감이 남달랐다. 172cm의 큰 키와 긴 팔다리는 초록마녀를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는 피부색이 달라 늘 남들과 섞이지 못하고 위협적 존재로 취급받는 엘파바 캐릭터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관객에게 납득시켰다. 내면은 누구보다 여리고 착하지만, 사람들의 삐뚤어진 시선에 맞서 강한 척 싸우는 엘파바의 양면적 모습을 잘 표현해 냈다. 가창력 역시 뛰어났다. 특히 고음에서 몸 안의 에너지를 전부 토해내듯 강렬했다. 초연 멤버 박혜나는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으로 극을 이끌었다. 차지연의 엘파바가 한이 느껴지는 캐릭터였다면, 박혜나의 엘파바는 보다 밝고 착한 느낌이 강했다. 특히 위키드 초연 때부터 호평을 받아온 박혜나는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여 귀를 즐겁게 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렛잇고’ 한국어 버전의 주인공인 그는 고음 처리가 뛰어났다. ‘위키드’의 대표 넘버인 ‘디파잉 그래비티’에선 박혜나의 진가가 발휘됐다.○ 통통 튀는 정선아 vs 사랑스러운 아이비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엘 우즈 쌍둥이 캐릭터처럼 사랑스러운 금발 미녀 ‘글린다’를 연기하는 두 배우는 상반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초연 멤버 정선아는 통통 튀는 매력으로 무대를 흔들었다. 그의 글린다는 마치 ‘신여성’처럼 주체적인 여성으로 비쳤다. 주인공 엘파바, 글린다를 연기한 배우 4명을 통틀어 무대에서 애드리브를 가장 많이 구사하는 등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비는 가창력과 연기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성악 발성이 유독 많은 글린다의 넘버를 잘 소화했다. 성량도 훨씬 풍부해졌다. 연출가 리사 일구일로가 아이비의 글린다에 대해 “달콤함 그 자체”라고 평가했는데, 실제로 무대 위 글린다 아이비는 마치 바비 인형 같았다. 정선아가 다소 쾌활한 글린다를 그려냈다면, 아이비는 만인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글린다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연기력도 안정적이었다.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었다.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게 된 점이 눈에 띄었다. ‘위키드’는 6월 19일까지 대구계명아트센터, 7월 12일∼8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 1577-336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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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성폭행 논란’ 유상무, 사실상 방송 올스톱

    개그맨 유상무(36·사진)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실상 하차했다. 케이블채널 tvN 측은 유상무가 고정 출연 중이던 ‘코미디 빅리그’ ‘렛츠고 시간탐험대3’를 당분간 그를 제외하고 촬영하기로 했다. 사전 녹화한 영상은 그가 나온 부분을 최대한 편집하고 방송한다는 방침이다. KBS도 유상무가 출연해 이미 촬영을 마친 새 예능프로그램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의 첫 방송을 잠정 연기했다. 앞서 경찰은 유상무가 18일 오전 3시 서울 강남의 한 모텔에서 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상무 측은 사건 직후 “여자 친구와 술자리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지만, 피해 여성은 이를 부인한 상태다. 누리꾼들은 “스스로 방송에서 하차하라” “사고 첫날 결백을 주장하며 악성 댓글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한 건 어떻게 책임질 건가” “뻔뻔하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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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 보호 디지털 기술 개발 두 팔 걷었다

    영화 ‘건축학 개론’ ‘해운대’ 같은 불법 파일 유출 사례를 막아라. 2012년 3월 개봉한 영화 ‘건축학 개론’은 극장 상영 기간에 인터넷에 불법 파일이 유출돼 영화사가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수는 70억 원에 이른다. 2009년 ‘해운대’도 똑같은 사례를 겪으며 3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편집본 유출 등 불법 저작물로 피해를 입은 영화는 ‘오션스 일레븐’(2011년) ‘은교’(2012년) ‘변호인’(2013년) ‘겨울왕국’(2014년) 등 13편에 이른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불법 저작물에 의한 온라인 저작물 시장 침해 규모는 2011년 약 5063억 원에서 2014년 약 9692억 원으로 3년 새 90%가량 늘었다. 특히 영화의 경우 침해 규모가 2014년 4125억 원으로 전체 피해의 38%에 달했다. 이 같은 저작권 피해를 막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문체부 산하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저작권 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한다. 저작권을 보호할 디지털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기존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기술로는 영화 화면에 투명한 글씨를 새기는 ‘워터마킹(watermarking)’ 등이 대표적이다. 저작권위는 저작권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크게 ‘저작권 기술 개발’과 ‘기술 실용화 지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저작권 기술의 경우 △스캔 만화 저작물 식별과 복제방지 기술 △국가표준 식별체계(UCI) 부착 정보 확인을 통한 저작물 추적 관리 기술 △연관 저작물 검색과 저작권 침해 예방을 위한 예측 탐지 기술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술 실용화 지원 사업은 2가지 연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전자책 디지털저작권관리(DRM·Digital Right Management) 표준 기반 유통 서비스 플랫폼 개발과 음악 창작 시스템 내 음악저작물 유통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저작권위는 저작권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작권 기술 수요조사를 실시 중이다. 저작권위 관계자는 “산업현장과 학계 등으로부터 저작권 보호, 저작물 공정 이용 등에 필요한 기술에 대한 수요 조사를 하고 있다”며 “현재 수요 조사를 토대로 회의를 거쳐 시급한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승종 저작권위 위원장은 “향후 저작권 기술 연구개발 및 실용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추진해 저작권 보호와 이용 활성화의 균형과 상생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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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이 끝나고 난뒤… 참았던 울음이 터졌다

    막이 내리고, 커튼콜이 시작되자 참아왔던 관객들의 울음소리가 터졌다. 일부는 오열했다. 흔치 않은 극장 풍경이었다. 연극 ‘킬 미 나우’다. ‘킬 미 나우’는 관객의 감성을 강하게 자극한다. 연출자 오경택 역시 연출노트에 ‘배우들과 함께 각색본을 읽었다. 모두 울었다. 그저 먹먹했다. 이렇게 울었던 적은 처음이다’라고 고백했을 정도다. 극을 이끄는 중심인물은 한때 소설가로 이름을 날린 제이크(배수빈·이석준)와 선천적 장애를 지닌 그의 아들 조이(오종혁·윤나무)이다.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몸이 불편한 조이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 말하는 것 역시 불편해 처음 만난 사람은 조이와 대화가 어려울 정도다. 아내 없이 조이를 키우는 제이크는 아들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자기 삶을 당연한 듯 희생한다. “나한텐, 심각한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어. 나한테 나는 없어”라는 그의 대사가 그의 삶을 그대로 투영한다. 극 초반부터 척추 이상 증세를 보였던 제이크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아들보다 더 불편한 몸이 된다. 고통이 너무 커 차라리 안락사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내뱉을 정도다. 아버지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조이는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한다. 조이의 고등학교 졸업식 날, 제이크는 양복에 설사까지 하며 몸을 가누지 못한다. 조이 역시 몸이 불편하지만, 어릴 때부터 자기에게 아버지가 매일 해줬듯 욕조에 아버지를 눕히고 그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준다. 조이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의 안락사를 돕지만, 정작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며 오열한다. “아빠, 죽지 마. 아빠, 죽지 마….” 출연 배우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조이 역의 오종혁은 자신의 틀을 깨고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오롯이 보여줬다. ‘그가 아이돌 가수 출신이란 이유로 그의 연기력을 평가절하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캐릭터를 자기만의 해석으로 완성시켰다. 몸이 뒤틀리고, 입이 돌아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연기를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내내 소화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극 후반부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할 때 오열하는 그의 연기에 많은 관객이 눈가를 훔친다.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2만∼5만 원. 02-766-6007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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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돌 맞은 ‘딤프’, 달구벌 뜨겁게 달군다

    대구는 공연의 도시다. 창작뮤지컬의 산실로 평가받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올해로 개막 10주년을 맞았다. 지방 도시에서 뮤지컬 축제를 10년간 이어오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다음 달 24일∼7월 11일 딤프 기간에는 대구 시내 7개 공연장에서 국내외의 굵직한 뮤지컬을 만날 수 있다. 공식초청작 5편, 창작지원작 5편, 특별공연 4편과 대학생 뮤지컬 작품 7편 등 총 21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6년 처음 이 축제를 시작할 때 대구에서조차 ‘뮤지컬로 축제를 만드는 게 가능한가’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딤프를 통해 대구산 창작뮤지컬 수준이 높아지고 대구 전체의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데 긍지를 느낀다”고 밝혔다. 1000석 이상 공연장이 12개나 되는 대구는 지방 도시 중 공연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출범한 딤프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뮤지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모비딕’ ‘식구를 찾아서’ ‘번지점프를 하다’ 등은 딤프에서 첫선을 보인 뒤 서울 장기 공연으로 이어진 작품들이다. 이번 축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개막작 ‘금발이 너무해’와 폐막작 ‘마담 드 퐁퐈두르’이다. 동명의 영화로 유명한 ‘금발이 너무해’(2001년)는 2011년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최고 신작 뮤지컬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번 공연에선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 출신 배우 루시 존스가 주인공이다. 금발 미녀 ‘엘’이 자신을 차버린 남자친구를 따라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렸다. ‘마담 드 퐁퐈두르’는 슬로바키아의 신작 뮤지컬이다. 2014년 뮤지컬 ‘마타하리’로 딤프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시사 스콜로브스카가 18세기 프랑스 루이 15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여인 퐁파두르 역을 맡는다. 이 외에도 러시아 모스크바 니킷스키흐 극장의 ‘감브리누스’, 중국 상하이음악원 출신들이 제작한 ‘해상, 음’, 한국의 ‘지구멸망 30일 전’ ‘투란도트’ 등도 만날 수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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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주제 이색 SNS 인기몰이]이 대사 실수, 나만 알면 재미없지!

    “니 개나 빨면서 아이스크림이나 산책시켜.” 뮤지컬 ‘쓰릴미’에서 나온 한 배우의 대사 실수다. 원래 대사는 ‘니 아이스크림이나 빨면서 개나 산책시켜’였다. 이 실수담은 트위터 ‘연뮤 참사 썰봇’(@theatredisaster) 계정에 소개된 것이다. 이 계정에 오른 다른 실수도 있다. 2012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초연 당시 자베르 역의 배우 문종원의 긴 가발이 장발장 역의 정성화 옷에 끼여 벗겨졌는데, 그 다음 자베르의 대사가 이런 실수 상황에 딱 들어맞는다. “장발장, 이게 무슨 짓인가.” 이 트위터 계정은 뮤지컬, 연극 공연에서 배우들의 실수담을 공유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계정 운영자가 본 것과 마니아들의 제보를 받아 재밌는 실수를 ‘공유’한다. 이처럼 최근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공연을 주제로 한 이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 인기다. 공연 중 실수, 공연장 근처 맛집 정보 교환, 명대사를 캘리그래피(예쁜 손글씨) 등으로 남겨 공유하는 SNS 활동이 활발하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연 후기와 정보를 교환하던 마니아들의 소통이 한 발짝 진화한 모양새다. 이색 SNS는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공연을 보고 인상적인 대사나 특정 장면을 기록하는 SNS도 있다. 트위터 계정 ‘SOOC’(@Sooooooooooc)는 연극과 뮤지컬 공연의 주요 장면을 종이에 새긴 ‘페이퍼커팅’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이 계정 운영자인 최숙경 씨는 “장면과 대사들을 오래 기억하고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에 페이퍼커팅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페이퍼커팅의 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시간, 길게는 1주일 정도다. 작업 과정은 종이 위에 공연 장면을 스케치한 뒤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도안 작업을 마친다. 이후 커팅칼을 이용해 잘라내야 할 부분을 잘라낸다. 트위터 계정 ‘Theater Typewriter’(@m_typewriter)는 두벌식 한글 타자기와 영문 타자기를 이용해 공연 명대사나 뮤지컬 노래 가사를 타이핑한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다. 명대사를 예쁜 캘리그래피로 작성해 공유하는 트위터도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운영된 ‘글씨쓰는썽킈’(@ssungki_calli)가 대표적이다. 공연 전 식사는 마니아라면 누구나 갖는 고민이다. 주로 평일 오후 8시 공연이 많다 보니 사전 식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트위터 ‘밥 먹는 연뮤덕’(@theatre_eating)은 주요 공연장 근처의 음식점을 소개하는 계정이다. 단순한 맛집 소개에 그치지 않고 ‘공연 끝나고 지인들과 수다 떨며 먹기 좋은 곳’ ‘가장 맛있는 메뉴는 감자튀김’ 등 계정 운영자의 세심한 정보력이 눈에 띈다. 이 외에도 티켓 오픈 날짜를 알려주는 트위터 ‘입금했어 봇’ 계정, 일반인이 뮤지컬 넘버를 불러 공유하는 페이스북의 ‘뮤지컬부르는일반인’ 등이 마니아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SNS 문화에 대해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씨(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좋아하는 문화를 남과 공유하면서 더 큰 즐거움을 찾는 한국인의 독특한 성향이 빚어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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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처럼 뮤지컬도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

    최근 공연계에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관객 서비스와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뮤지컬 ‘위키드’는 삼성전자 음악서비스 ‘밀크’와 함께 뮤지컬 최초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디오 가이드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녹음해 들려주는 서비스다. 위키드 출연 배우인 박혜나 정선아 남경주 김영주가 성우로 참여해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위키드 공연제작사인 설앤컴퍼니의 노민지 과장은 “총 30여 개의 작품 설명을 밀크앱을 통해 무료로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도 공연·전시 실황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VR(가상현실) 체험관’을 21일부터 음악당 로비에 상설 운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운영 시간은 아직 미정이다. 2013년 11월부터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제작해 공연 소외지역에 무료로 배급해 온 예술의전당은 영상을 업그레이드해 360도 가상현실로 제공할 예정이다. 대상 공연은 올해 4월 개최된 ‘2016 교향악축제’ 중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음악회와 3월 리노베이션을 마친 서울서예박물관의 재개관기념 전시 ‘통일아!’이다. 방문객은 360도 카메라로 제작된 가상현실 영상을 ‘기어VR’를 통해 볼 수 있다. 특히 ‘2016 교향악축제’의 영상은 합창석에서 촬영돼 지휘·협연자를 포함한 오케스트라 각 파트의 세밀한 움직임을 전방위로 감상할 수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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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인 고용때 서면계약서 작성 의무화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사업주가 예술인과 고용 계약을 맺을 때는 계약 금액과 계약 당사자 간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한 서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사업주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의 권리와 지위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을 4일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3월 문체부가 실시한 ‘2015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술인이 예술 활동 당시 계약 체결을 경험한 비율은 30.7%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서면 계약 체결을 경험한 예술인은 4명 중 1명꼴인 25.5% 수준이었다. 예술 활동 계약 체결 경험자 중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2.2%였다. 분야별로는 만화 분야에서 부당한 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이 32.2%로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는 “그동안 예술인들은 ‘열정 페이’나 임금 미지급 같은 불공정 행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 시행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의 구두계약 관행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계약금 미지급 문제는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도 뮤지컬 ‘로맨틱 머슬’의 출연 배우들이 제작사의 출연료 미지급을 문제 삼아 보이콧을 선언함으로써 공연 시작 30분 전 공연이 취소돼 논란이 일었다. 2014년 4월 종영한 KBS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과 MBC플러스 ‘태양의 도시’ 등도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문체부는 앞으로 예술인에게 불공정 행위를 한 사업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불공정 행위로 인한 시정 조치 명령을 지정된 기간에 이행하지 않을 땐 문화예술진흥기금과 영화발전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을 중단하거나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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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도 틀어진 집… 압박해오는 벽… 주인공의 불안 심리 상징적 묘사

    미국 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극작가 아서 밀러(1915∼2005)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은 1949년 발표된 뒤 퓰리처상, 연극비평가상, 앙투아네트 페리상 등 연극계 3대 상을 휩쓴 명작이다. 30년간 세일즈맨으로 살아오다 급격한 사회의 변화로 직업을 잃고 겉돌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윌리 로먼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렸다. 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잔뼈 굵은 배우들의 연기, 한태숙 연출가의 연출력만큼이나 무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윌리의 집과 10m 높이의 느티나무, 아파트를 상징하는 무대 벽 등이 주인공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극의 주 무대는 2층 규모의 소형 주택이다. 주택의 기본 뼈대를 살린 무대 세트는 높이가 550cm나 된다. 집은 아파트를 상징하는 사각형 회색 벽에 둘러싸여 있는데, 객석에서 볼 땐 정면에서 15도 정도 틀어진 상태로 비스듬히 지어졌다. 의도된 각도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박동우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는 “윌리의 삶의 터전인 집만 각도를 달리 하는 것은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주인공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대 오른편에는 10m 높이의 실물 느티나무가 놓여 있다. 나뭇가지는 왼편에 위치한 윌리의 집을 향해 뻗어 있다. 이 역시 의도된 계산이다. 각본에는 주인공이 집을 지으면서 나무도 함께 심은 걸로 표현돼 있다. 주인공이 집을 짓느라 빌린 대출금을 갚는 20년 동안 나무도 성장했고, 가족과 집을 꾸리기 위해 평생을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해 나뭇가지를 일부러 집 쪽으로 향하게 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극이 진행될수록 무대가 좁아진다. 무대 3면을 둘러싼 850cm 높이의 벽 9개가 점점 무대 안으로 이동하며 무대 세트인 집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한다. 박 교수는 “창문 하나 없는 아파트가 계속 신축되면서 주인공의 양옥집 터를 압박하는 상황을 표현했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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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 76단’은 한국 연극단의 씨앗”

    ‘극단 76단’은 괴짜들의 소굴이다.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은 극단은 실험정신과 저항의 미학을 추구하며 전위극의 산실이었다. 대표작이 90분 내내 줄거리 없이 관객에게 상스러운 욕과 물세례를 퍼붓는 ‘관객모독’(1978년 초연)일 만큼…. 이 극단은 대학로에서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지금은 영화와 연극계를 주름잡는 김윤석 기주봉 송승환 윤제문 성동일 정준호 같은 배우들이 이 극단에서 배출됐다. 수많은 연출가들도 극단을 거쳐 갔다. 연극계에서 일가를 이룬 극단의 40주년 공연은 소박하기만 하다. 기국서 상임 연출가(64·1977년 입단)의 신작 ‘리어의 역’, 극단 골목길의 대표 박근형 연출(53·1985년 입단)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극단 죽죽의 김낙형 연출(46·1992년 입단)의 ‘붉은 매미’ 등 단 세 편이 무대에 오를 뿐이다. 극단 출신 유명 배우의 출연은 없다. ‘40주년이 별거냐. 호들갑 떨 필요 없다’는 기국서 연출의 소신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대학로 카페에서 만난 세 명의 연출가는 “커피는 돈이 아까우니 술이나 마시자’며 와인을 주문했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극단이라 술자리 에피소드가 많다. 김낙형 연출은 “특히 박근형 선배의 극단 골목길 초창기 작품에 극단 76단의 술자리 에피소드가 많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형 연출은 “연극의 뿌리가 극단 76단이다 보니 그렇다”라고 말했다. 기국서 연출은 극단의 산증인이다. 돈 되는 작품보다 실험극을 하다 보니 극단 형편이 어려워 그가 20년 가까이 공사 현장에서 일했다고 주위에서는 말한다. “지난해 6월 우연히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예술감독을 만났는데, 연극 ‘리어왕’ 출연을 권했어요. 오랫동안 연극 무대를 떠난지라 거절하고 돌아서는데, 순간 리어왕 역을 오래 연기한 노(老)배우의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40주년 기념작으로 선보이게 됐어요.” ‘붉은 매미’는 극단 76단의 ‘독특한 전통’을 이은 작품이다. 바로 대본을 수시로 바꾸는 것. 김낙형 연출은 “경마장에서 만난 세 남녀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위성도시 아파트촌에서 살아가는 단절된 현대인들의 이야기로 내용이 대폭 바뀌었다”고 했다. 극단 76단에서 배우로 활동했던 김낙형 연출은 “배우 시절엔, 기국서 선생님이 공연 직전까지 내용을 바꾸실 때마다 죽을 것 같았는데, 정작 저 역시 극단 76단의 피를 이어받은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기국서 연출은 “연극은 생물이다”라고 말했다. 극단 76단은 한때 큰 어려움을 겪었다. 1980년대 소극장 연극 부흥을 이끌었던 다른 극단과 달리 극단 76단은 2012년 이후 4년 가까이 신작을 내놓지 못했고, 명맥이 끊긴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았다. 이에 기국서 연출은 “40주년을 계기로 창작 작품들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근형과 김낙형 연출은 “극단 76단 출신들이 꾸린 대학로 극단이 많다”며 “극단 76단은 한국 연극 극단의 씨앗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극단 76단의 40주년 공연은 6월 12일까지 선돌극장, 게릴라극장에서 진행된다. 전석 3만 원, 1544-1555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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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뮤지컬]“‘꿈의 무대’ 모차르트 역…내 속의 모든 매력 뽑아낼 겁니다”

    ‘꽃미남’ 고교생 가수가 벌써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가수, 연기자,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는 이지훈(37) 얘기다. 그는 2006년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10년간 뮤지컬 ‘위키드’ ‘에비타’ ‘엘리자벳’ ‘삼총사’ ‘쓰릴 미’ ‘라카지’ ‘햄릿’ 등 대형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뮤지컬 배우로서도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6월에는 인기 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역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그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맹연습 중이다. 26일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2일 전부터 본격 연습에 들어갔는데 ‘멘붕’ 상태”라며 “3옥타브를 오가는 고음의 노래도 있고, 첫 연습부터 디테일한 고이케 슈이치로 연출의 주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엄살을 피웠다. “뮤지컬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째지만, 이번 작품처럼 ‘칼’을 갈며 준비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일정을 다 정리하고, 모차르트 연습에 올인 하고 있죠.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강해요.” 뮤지컬 ‘모차르트’는 남자 배우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주인공 모차르트 역을 맡은 대다수가 이 작품을 통해 스타로 거듭난 데다,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로 활약하다 뮤지컬 스타로 발돋움한 JYJ의 김준수와 가수 박효신이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신인이었던 배우 박은태도 부상을 입고 빠진 가수 조성모의 자리를 대신해 무대에 섰다 일약 스타가 됐다. 이지훈은 “초연을 시작으로 매번 재공연될 때마다 ‘모차르트’는 빼놓지 않고 봤다”며 “모차르트 역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그와 함께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배우 전동석이 나란히 모차르트 역에 도전한다. 애주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술과 담배를 끊었다. 데뷔 20년간 목이 쉰 적이 없을 정도로 튼튼한 성대를 자랑했지만, 최상의 소리를 내기 위한 노력이다.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경력이 늘어날 때마다 배우는 늘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소리와 연기를 관객에게 선보여야 한다는 신념이 강해져요. 게다가 ‘모차르트’는 마니아가 많은 작품이고, 러닝타임 내내 주인공 모차르트가 부각되는 작품이라 책임감이 커요.” 요즘 그는 이 작품의 연출가로부터 “속된말로 ‘양아치’처럼 모차르트를 표현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다. “모차르트가 천재 음악가지만, 동시에 여성들에게 강한 매력을 뽐내는 남성으로 그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아요. 제 안에 숨겨져 있는 모든 매력을 뽑아내려고 합니다.” 그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본업이 바뀌었단 소릴 들을 정도로 뮤지컬 무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섰을 땐 두려움이 컸어요. 소속사 추천으로 도전했는데 화려한 댄스가 많은 ‘알타보이즈’ 주연을 맡게 됐거든요. 제 팬들조차 ‘반 박자 느린 댄스’였다고 놀렸죠. 하지만 뮤지컬 무대는 경험이 늘수록 제 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영감을 줍니다. 모차르트를 계기로 더 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공연은 6월 10일∼8월 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14만 원. 1577-6478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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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 내내 웃음과 진지함 교차

    10평 남짓한 무대에 선 배우들의 눈빛이 살아 숨쉰다. 캐릭터에 몰입된 배우의 강렬한 감정이 객석으로 고스란히 전해져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연극 ‘벚꽃동산’ 이야기다. 연희단거리패의 정수(精髓)를 보는 듯했다. 극단 대표 배우들이 한무대에 섰다. 김소희(라네프스카야 역), 윤정섭(로파힌 역), 박일규와 이승헌(가예프 역), 오동식(페차 역), 홍민수(피르스 역) 등이 총출동한다. 특히 김소희의 감정 연기가 인상적이다. 천의 얼굴로 대체 불가능한 메소드 연기(극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연기)를 러닝타임 내내 선보인다. 김소희의 라네프스카야는 러시아 귀족으로서 화려한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파산지경에 이른 벚꽃동산의 지주다. 과거의 추억에 갇혀 늘 감상에 젖어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불안해하고, 격정적인 눈물을 눈에 달고 산다. 김소희는 누구보다 깊게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그의 눈에 그렁그렁 담긴 닭똥 같은 눈물은 대사의 행간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마치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처럼, 그의 눈물은 화룡점정 같은 역할을 해냈다.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 4대 장막극 중 하나다. 연희단거리패가 30주년 기념작으로 ‘벚꽃동산’을 선택하면서 체호프 4대 장막극을 한 번씩 올리게 됐다. 연희단거리패는 2008년 ‘세 자매’, 2014년 ‘갈매기’, 2015년 ‘바냐 아저씨’를 연달아 올려 호평을 받았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 예술감독의 연출력은 ‘벚꽃동산’에서도 빛을 발했다. 러닝타임 내내 무대 위 배우에겐 옹골찬 연기력을, 관객에겐 ‘웃음’과 ‘진지함’을 번갈아 가며 뽑아낸다. 체호프 스스로도 ‘벚꽃동산’의 소제목을 ‘4막의 코미디’라 붙일 정도로 일상의 아이러니를 포인트로 한다. 이윤택 연출은 억지스럽지 않게, 시쳇말로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감정을 영리하게 이끌어낸다. 간만에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났다. 5월 15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3만 원. 02-763-1268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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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빈국 한국 클래식 존재감 과시할 것”

    “관현악의 대가 브루크너를 낳은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한국 클래식의 존재감을 보여줄 겁니다.” 9월 14일부터 한 달간 오스트리아에서 펼쳐지는 제43회 린츠 브루크너 페스티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됐다. 린츠는 브루크너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는 곳이다. 페스티벌은 주로 브루크너하우스 메인홀에서 펼쳐진다. 1974년 브루크너하우스 개관 당시 지휘자 카라얀과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프닝 무대를 맡은 걸 계기로 매년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9월 15일),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10월 3일) 등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이 참가하는데 전체 40개 공연 중 7개 공연을 KBS교향악단, 수원시립교향악단 등 국내 클래식 단체가 맡아 연주에 나선다. 25일 서울을 찾은 한스요아힘 프라이 린츠 브루크너 페스티벌 대표(51)는 “원래 이 페스티벌에선 유럽 내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초대해 왔지만, 3년 전부터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를 주빈국으로 초청해 소개하고 있다”며 “수년간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의 교향악단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게 됐고, 정명훈과 같은 세계적인 지휘자를 낳았다는 점에서 꼭 초청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빈국인 한국의 KBS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개막 공연(9월 18일)을 맡는다”며 “브루크너 교향곡 3번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명훈이 지휘자로 나서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10월 7일 공연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수원시향은 9월 19일 새뮤얼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14번 등을 선보이며 피아니스트 김원은 9월 29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이 밖에 국립합창단(9월 25일)과 울산시립무용단(10월 10일)도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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