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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소유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남부 휴양도시 겔렌지크의 호화 저택 내부가 일부 공개됐다. ‘푸틴 궁전’이라는 별명답게 ‘봉 춤’(폴 댄스)이 가능한 무대, 극장, 아이스하키용 빙상장, 물담배를 피우는 공간 등이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번 공개는 지난해 초부터 수감 중인 푸틴의 최고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의 동료들이 인터넷 웹하드에 500여 장의 저택 내부 사진을 올리면서 이뤄졌다. 나발니 측은 지난해 1월 이 저택의 설계도면과 예상 내부 모습을 담은 탐사보도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이번에 실제 사진을 공개했다.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로 알려진 이 저택에는 수많은 침실과 욕실이 있으며 모든 방에는 샹들리에, 벽화 등이 걸려 있었다. 실내 수영장에는 대리석 기둥이 있고 무대, 극장, 빙상장 등도 호화롭기 그지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흑해 인근에 있는 이 저택은 넓이 1만7691m²로 러시아에서 가장 큰 개인 저택이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저택 인근 1.6km를 접근금지구역으로 지정했고, 일부 인근 지역을 보안국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푸틴 측은 저택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실소유주라는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폭로 당시 “재미없다”고 주장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소유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남부 휴양도시 겔렌쥑의 호화 저택 내부가 일부 공개됐다. ‘푸틴 궁전’이라는 별명답게 ‘봉 춤’(폴 댄스)가 가능한 무대, 극장, 아이스하키용 빙상장, 물 담배를 피우는 공간 등이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번 공개는 지난해 초부터 수감 중인 푸틴의 최고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의 동료들이 인터넷 웹하드에 약 500여 장의 저택 내부 사진을 올리면서 이뤄졌다. 나발니 측은 지난해 1월 이 저택의 설계도면과 예상 내부 모습을 담은 탐사보도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이번에 실제 사진을 공개했다.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로 알려진 이 저택에는 수많은 침실과 욕실이 있으며 모든 방에는 샹들리에, 벽화 등이 걸려 있었다. 실내 수영장에는 대리석 기둥이 있고 무대, 극장, 빙상장 등도 호화롭기 그지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흑해 인근에 있는 이 저택은 넓이 1만7691㎡로 러시아에서 가장 큰 개인 저택이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저택 인근 1.6km를 접근금지 구역으로 지정했고, 일부 인근지역을 보안국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푸틴 측은 저택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실소유주라는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폭로 당시 “재미없다”고 주장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내 모든 영혼을 미국 통합에 바치겠다”며 취임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해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 않다. 악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등한 물가, 심해진 사회 분열, 기대에 못 미치는 외교 등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취임 1년 바이든, 인기 급락 “내 모든 영혼을 미국 통합에 바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4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사실상 두 개의 나라로 쪼개진 미국을 하나로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그는 줄곧 자신을 스스로의 또 다른 직함 ‘군 통수권자(Commander in-Chief)’에 빗댄 ‘최고 치유자(Healer in-Chief)’로도 칭했다. 그러나 취임 1년을 맞은 그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는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첫해 국정수행 성적으로 ‘F’를 줬다. 미국 국민 10명 중 4명이 바이든 행정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000만 명, 90만 명에 육박했고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고물가로 국민 살림살이도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다. 사회 분열은 더 심해졌고 집권 민주당 내에서도 강경 진보와 중도파가 연일 대립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기대만큼의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여파로 취임 초 한때 60%에 육박했던 지지율도 이달 12일 33%로 급락했다. ○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만 해도 방역 정책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살균제 인체 주입’ 등 과학을 경시하는 각종 발언으로 지탄을 받았던 전임자와 달리 그는 취임 다음 날 “향후 100일 동안 코로나19 백신을 1억 명에게 접종하겠다”고 했다. 실제 100일이 됐을 때는 당초 목표의 배에 이르는 2억 명에게 백신을 맞혔다. 지난해 3월 진행된 여론조사들에서 그는 59%의 지지를 얻었다. 50%대 중반을 오갔던 취임 직후 조사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7월 4일 독립기념일 행사 때 그는 마스크를 벗은 수천 명의 관중 앞에서 “미국이 돌아오고 있다”고 선언해 우레 같은 박수를 받았다. 당시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1만 명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고 개인 자유 침해, 효능 논란 등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은 19일 월드오미터 기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6981만 명, 88만 명에 달한다. 올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 역시 매일 80만∼100만 명대를 오가고 있다. 이스라엘, 칠레 등은 백신 3차 접종을 넘어 4차 접종을 실시하거나 도입할 계획을 밝혔지만 19일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 미국의 2차 접종 완료율 또한 63%에 그쳤다. 최근에는 방역 정책에서도 갖가지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코로나19 검사 확대 요구를 외면하다가 뒤늦게 전 국민 무료 코로나19 검사 정책을 내놨지만 검사 인력 부족, 진단기기 생산 차질 등으로 뉴욕 등 주요 대도시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7, 8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속출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가격리 기준을 10일에서 5일로 대폭 단축했다가 비판이 일자 다시 기준을 강화하는 혼란도 벌어졌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꺼내 든 직원 100명 이상 기업에 대한 백신 의무화 정책마저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됐다. 16일 CBS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공동 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채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지 못한 이유는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며 바이든 또한 비슷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주의 전통이 강한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한 것이 상당한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 대책 실기(失期)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 또한 심각한 악재다. 지난해 1월 1.4%였던 미국 소비자물가는 같은 해 12월 7.0%로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5배로 치솟았다. 7%대 물가가 나타난 것은 1982년 이후 약 40년 만이다. 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 5.0%를 기록했다. 이후 9월까지 다섯 달 연속 5%대를 기록하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 2.0%를 훨씬 웃돌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 모두 이 기간 동안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며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간담회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질문을 받자 “통제 불능의 장기 물가상승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휘발유 값이 치솟고 주요 상점의 식료품 판매대가 텅텅 비는 상황에 직면한 국민의 고통 또한 상당하다. 특히 바이든의 주요 지지층이던 젊은 세대가 등을 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밀레니얼 세대, 즉 1981∼1996년 출생자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처음 목도했으며 힘겹게 씨름하고 있다고 평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기억이 생생한 장년층과 달리 이들이 인플레를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다가 직접 맞닥뜨리면서 다른 세대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1980년 미 소비자물가가 한때 14.8%를 기록했다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가 나타났던 반면에 현재 물가는 계속 상승 중이라고 우려했다. 11일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소가 미 성인 1089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올해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를 꼽았다. 지난해 53%로 1위였던 ‘코로나19’는 2위(37%)로 밀려났다. 유례없는 고물가와 정책 실기 여파로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 또한 빨라지고 인상 폭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4회 인상도 가능하며 내년에 더 잦은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경제를 짓누를 수 있는 요인이다.○ 당·의회 지도력도 한계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낸 워싱턴의 대표적 ‘인사이더’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워싱턴 정치 문법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전임자와 달리 폭넓은 인맥과 온화한 성격으로 의회와 야당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상원 100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했고 하원에서도 공화당보다 불과 9석 많은 221석으로 간신히 다수당 위치를 점유한 상황 역시 그의 운신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키어스틴 시너마(애리조나) 등 민주당 내 보수 성향 상원의원이 주요 법안을 계속 반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원을 통과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안 ‘빌드 백 베터(Build Back Better)’는 맨친의 반대로 상원에서 표결조차 못하고 있다. 맨친과 시너마는 이달 19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있을 때 특정 법안 처리에 필요한 상원 의석 기준을 60석에서 51석으로 낮추는 법안에도 “의회의 초당적 전통을 훼손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필리버스터를 우회할 기준이 과반으로 낮아지면 민주당은 공화당 상원의원 전원이 특정 법안에 반대표를 던져도 당연직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투표권 강화법, 이민개혁법 등 공화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정작 당내 반발에 무산된 것이다. 브렛 스티븐스 NYT 칼럼니스트는 이런 상황을 두고 “바이든의 정치적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혹평했다. 여당 의원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초라하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 등은 지금보다 더 강경한 진보 정책을 요구하며 바이든을 압박하고 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민주당의 분열은 ‘자유 민주주의’ 대 ‘사회 민주주의’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 분열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 자유를 중시하는 맨친, 시너마 등과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워런, 오카시오코르테스 등은 애초부터 ‘반(反)트럼프’ 외에는 공통점이 없었으며 바이든이 양측을 아우를 지도력 또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외교도 기대 이하… 중간선거 패배 전망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냈던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자신했던 대외 정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각종 혼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와중에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까지 고조된 것은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그의 취임 일성을 무색하게 한다. 그의 지지율은 아프간 철군이 마무리된 지난해 8월 말부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을 나타낸 끝에 현재 30%대까지 추락했다. 백악관은 당시 미 국방부 등의 강한 반대에도 철군을 강행했다. 탈레반은 순식간에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고 “끝까지 탈레반과 맞서 싸우겠다”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또한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한 당일 곧바로 외국으로 도피했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역시 막지 못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90명이 희생됐다. 한 달 후에는 영국, 호주와 오커스(AUKUS) 안보동맹을 맺기로 하며 동맹인 프랑스 홀대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영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받기로 한 호주가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전격 파기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프랑스가 길길이 날뛰자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거듭 프랑스로 날아가 사과해야 했다. 바이든 본인 또한 “우리가 어설펐다”고 시인했다. 지난해 6월과 12월 세 차례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으면서도 우크라이나 위기를 키웠다는 점도 문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벼운 침입을 하면 제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미국을 빼고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4개국이 회담을 하자”고 나섰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집권 전반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인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 상원 100석 중 3분의 1이 바뀐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포용적 이민 정책, 인종차별 반대 등 바이든표 개혁 정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으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11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패했다. 바이든이 수도 워싱턴과 맞닿은 버지니아에 가서 직접 유세를 벌이며 민주당 후보를 지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이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행정명령에만 의존하며 급격한 권력누수(레임덕)를 겪는 사실상의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인 5명 중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거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일본은 하루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국은 베이징 오미크론 확진자 1명의 감염 경로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존스홉킨스대는 17일(현지 시간) 미국 누적 확진자가 6640만5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2년간 미국 인구 3억3189만 명의 20%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80만1903명이었다.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한 달 전보다 7배가량 많지만 13일부터 나흘간 하루 확진자는 80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미크론 초기 확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뉴욕주도 일주일 평균 10만 명당 하루 확진자는 9일 381.7명에서 16일 250.6명으로 떨어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코로나19의 구름이 떠나가고 있다”고 했다. 확진자 수 감소세로 돌아선 영국에서는 팬데믹 종식 가능성도 거론된다. 데이비드 나바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특사는 “터널 끝,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반대다. NHK에 따르면 18일 오후 8시 기준 전국 확진자는 3만2197명으로 하루 3만 명을 처음 넘었다. 일본 정부는 도쿄 등 13개 광역자치단체에 21일부터 3주간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를 발령한다. 중점조치는 긴급사태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조치다. 중국은 15일 발생한 베이징의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국제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팡싱훠(龐星火)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캐나다에서 (확진자에게) 배송된 우편물 표본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확진자가 만진 우편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2020년에도 수입 냉동제품 포장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주장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약 26억∼38억 년 전 우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555.55캐럿의 흑색 다이아몬드가 다음 달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오른다고 AP통신 등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다이아몬드가 언제 어디에서 최초로 발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2006년 기네스북은 이 보석을 세계 최대 가공 다이아몬드로 등재했다. 그리스어로 수수께끼를 뜻하는 ‘이니그마’로 불리는 이 다이아몬드는 현재 55개 면으로 커팅돼 있다. 이 디자인은 중동에서 손바닥 모양의 부적으로 통하는 ‘함사(hamsa)’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소더비 측은 설명했다. 예상 낙찰 가격은 410만∼680만 달러(약 49억∼81억 원)이며 가상화폐로도 입찰이 가능하다. 경매 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런던 등에서 전시된다. 현재 흑색 다이아몬드는 남미 브라질과 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두 지역에서만 발견된다. 다이아몬드 내부에 수소가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오래전 지구와 충돌한 소행성이나 유성에서 나왔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약 26억 년~38억 년 전 우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555.55 캐럿의 흑색 다이아몬드가 다음달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오른다고 AP통신 등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다이아몬드가 언제 어디에서 최초로 발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2006년 기네스북은 이 보석을 세계 최대 가공 다이아몬드로 등재했다. 그리스어로 수수께끼를 뜻하는 ‘이니그마’로 불리는 이 다이아몬드는 현재 55개 면으로 커팅돼 있다. 이 디자인은 중동에서 손바닥 모양의 부적으로 통하는 ‘함사(hamsa)’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소더비 측은 설명했다. 예상 낙찰 가격은 410만 달러(약 49억 원)에서 680만 달러(약 81억 원)이며 가상 화폐로도 입찰이 가능하다. 경매 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런던 등에서 전시된다. 현재 흑색 다이아몬드는 남미 브라질과 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두 지역에서만 발견된다. 다이아몬드 내부에 수소가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이 오래 전 지구와 충돌한 소행성이나 유성에서 나왔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인 5명 중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거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일본은 ‘오미크론 혹한기’에 다시 접어들었다. 중국은 베이징 오미크론 확진자 1명의 감염경로를 놓고 전전긍긍이다.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존스홉킨스대는 17일(현지 시간) 미국 누적 확진자가 6640만5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2년간 미국 인구 3억3189만 명의 20%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80만1903명이었다. 오미크론 본격 확산되기 전인 한 달 전보다 7배가량 많지만 13일부터 나흘간 하루 확진자는 80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미크론 초기 확산 진원지로 꼽히는 뉴욕주도 일주일 평균 10만 명 당 하루 확진자는 9일 381.7명에서 16일 250.6명으로 떨어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코로나19의 구름이 떠나가고 있다”고 했다. 확진자 수 감소세로 돌아선 영국에서는 펜데믹 종식 가능성도 거론된다. 데이비드 나바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특사는 “터널 끝, 빛이 보인다”며 “또 다른 변이 등장이나 오미크론 변이 급증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기준 나흘 연속 하루 확진자 2만 명을 넘은 일본은 도쿄 등 11개 지방자치단체가 21일부터 3주간, 긴급사태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조치인 중점조치 발령을 결정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입원 환자 2만5775명으로 약 13개월 만에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15일 발생한 베이징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국제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팡싱훠(龐星火)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캐나다에서 (확진자에게) 배송된 우편물 표본을 채취,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확진자가 만진 우편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모더나는 이르면 내년 가을 코로나19와 독감을 모두 예방하는 ‘결합 백신’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중국 경제가 지난해 3, 4분기 2개 분기 연속 4%대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와중에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 절벽’ 현상을 코앞에 뒀다는 신호까지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중국은 미국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리 인상 방침을 밝힌 것과 반대로 경기 부양을 위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강도 높은 방역 정책으로 소비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부동산·빅테크·교육계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 전력난과 공급망 교란, 노동력 감소 등이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소비 둔화 뚜렷…올 5% 성장 어려울 수도중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4.0% 성장한 것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1.7%를 기록했다. 2020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3.7%)와 같은 해 11월(3.9%)에 비해 크게 낮다. 소비 지출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65%를 차지한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지난해 11, 12월 두 달간 ‘제로(0)’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가전제품, 가구, 자동차 등 주요 내구재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이 정책이 계속되면 올해도 소비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또한 16일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세계 공급망 교란 사태에 추가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역시 49.2로 20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파산 위기에 처한 대형 부동산회사 헝다 등의 여파로 지난해 전체 부동산 투자 또한 한 해 전보다 불과 4.4% 늘었다. 부동산 외에 인프라 투자 등이 반영된 지난해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 역시 4.9%에 그쳤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해 6%대 성장 목표를 내놨던 중국이 올해는 5%대 목표를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지난해 12월 6일 올해 성장률을 5.3%로 예측했다. 해외에서는 이마저도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미국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성장률을 각각 4.9%, 4.3%로 예상했다. ○ 인구 감소 눈앞·고령화 가속 ‘세계의 공장’을 가능케 했던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 또한 옛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구 증가수, 출생률 등이 모두 사상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노인 인구 비율도 14%를 넘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국가통계국은 17일 작년 출생 인구가 1062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대기근의 충격을 받은 1961년(949만 명 출생) 이후 가장 적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출생률 역시 지난해 0.752%(7.52명)를 기록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인구는 48만 명 정도 늘어났지만 전년 204만 명 증가에 비해 4분의 1 이상 줄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내년에 발표될 올해 전체 인구가 감소해 인구절벽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장률 둔화와 인구 감소 위기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당국은 우선 경기 부양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은행 런민은행은 17일 은행 등 금융권에 돈을 빌려줄 때 쓰는 1년 만기 MLF 대출 금리를 기존 2.95%에서 2.85%로 인하했다. 런민은행은 지난해 12월 MLF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05%포인트 낮췄다. 올해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960년대 남성복 패션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 유명 이탈리아 디자이너 니노 체루티(사진)가 별세했다. 향년 92세. AP통신 등은 체루티가 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북부의 피에몬테 지역에서 입원 치료 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1881년부터 그의 집안이 섬유 기업을 운영한 곳이다. 체루티는 스무 살에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아 1957년 이탈리아 밀라노 근교에서 첫 남성복 기업인 ‘히트맨’을 세웠다. 이후 패션 중심지였던 프랑스 파리에 고급 남성복 패션 브랜드 ‘체루티 1881’을 설립했다. 체루티의 디자인은 할리우드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 ‘원초적 본능’의 마이클 더글러스나 ‘프리티 우먼’의 리처드 기어가 그의 옷을 입고 출연한 것으로 유명하다. 1960년대 중반 히트맨의 디자이너로 그와 함께 일했던 조르조 아르마니는 “체루티는 내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에게서 디자이너와 사업가로서 균형 잡힌 시각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록의 전설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73·사진)이 2021년 전 세계 팝스타 중 가장 돈을 많이 번 가수의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14일(현지 시간) 지난해 수입이 많았던 팝스타 10명을 공개했다. 1위를 차지한 스프링스틴의 지난해 수입은 약 5억9000만 달러(약 7080억 원)였다. 70대 노장 스프링스틴이 현역 팝스타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노래 저작권 판매’이다. 지난해 12월 스프링스틴은 ‘본 투 런’ 등 본인의 전곡 판권을 소니뮤직에 넘겼다. 계약 금액은 5억5000만 달러(약 6600억 원)로 알려졌다. 이번에 집계된 소득 상위 10명 중 6명 역시 저작권 판매를 통해 큰 수입을 얻은 인물들이다. 폴 사이먼(3위·2억6000만 달러), 라이언 테더(5위·2억 달러), 그룹 레드핫칠리페퍼스(6위·1억4500만 달러) 모두 본인 노래의 판권을 대형 음반사나 음악 저작권 투자 업체에 넘겼다. 저작권 판매 대신 사업이나 음반 판매로 이름을 올린 가수는 제이지(2위·4억7000만 달러), 법적 이름을 예(Ye)로 바꾼 카녜이 웨스트(4위·2억5000만 달러), 테일러 스위프트(10위·8000만 달러) 등 3명뿐이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일본 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이 최대 연봉 100억 원의 경력직원을 뽑겠다고 밝혔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야나이 다다시(柳井正·72)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올해부터 연봉 10억 엔(약 104억 원)을 주고서라도 글로벌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분야는 디지털전환, 전자상거래, 공급망 등이며 채용 인원 상한은 없다고 한다. 10억 엔은 야나이 회장 연봉 4억 엔(약 41억6000만 원)의 2.5배이며, 일본 유통 소매 음식 업종의 경력직 첫해 연봉(약 406만 엔·지난해 11월 기준)보다 200배 이상 많다.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의) 경쟁 대상은 자라가 아닌 가파(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라며 “컨설턴트나 대기업 출신 말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한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소련 소속이던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각국에서 전 방위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련과 제정 러시아에 대한 국민 향수를 자극해 장기 집권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소련의 부활’ 꿈꾸는 푸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미국과 러시아의 양자 회담,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회담에 이어 13일 미국 러시아 등 57개국이 참여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서도 서방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마이클 카펜터 OSCE 주재 미국대사는 “전쟁의 북소리가 크게 들린다”며 긴장 고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실제 군사 충돌로 번질지는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1991년 12월 26일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였던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진 직후 소련의 주축인 러시아는 한때 극심한 사회 혼란과 경제난을 겪었다. 몰도바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조지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나머지 14개국은 독립을 이뤘다. 역설적이게도 소련 붕괴 30년이 흐른 지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소련 소속이었던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각국에서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조지아 내 미승인 독립국 남오세티야, 몰도바 내 미승인 독립국 트란스니스트리아 등에 군사 및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이 지역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에는 치안 안정을 명목으로 러시아군을 파견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정정 불안이 옛 소련의 재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나토가 ‘규칙에 근거한 국제질서’ 같은 수사(修辭)에만 매달리지 말고 러시아의 확장을 제어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다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습 등으로 러시아 견제에 다소 소홀해진 틈을 타 ‘강한 러시아’를 주창해온 푸틴의 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집권 내내 옛 소련 국가에 개입한 푸틴푸틴 대통령은 2005년 국회 연설에서 “소련 붕괴가 20세기의 최대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했다. 그는 2000년 집권 이후 줄곧 옛 소련 붕괴에 대한 아쉬움, 주변국과의 연대를 강조해왔다. 러시아는 2002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창설했다. 6개국 내 군사 위협, 비상사태, 국제 테러 등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속 대응군을 만든 것이다. 이달 2일부터 시작된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에도 CSTO군이 파견됐다. 이번에 파견된 2500명의 대부분은 러시아군으로 추정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CSTO군의 임무가 시위 진압 외에도 러시아가 운영하는 카자흐스탄 내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보호할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2008년 8월 조지아 정부에 맞서 분리주의 운동을 벌이던 남오세티야의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한다며 조지아도 침략했다. 전쟁 개시 불과 5일 만에 일방적 승리를 거뒀지만 미국이 군사 개입을 선언하자 철군했다. 아직까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 전쟁으로 남오세티야는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심심찮게 남오세티야에서는 러시아와의 합병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또 2015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과 유럽연합(EU) 같은 단일 시장을 만들겠다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도 출범시켰다. 푸틴은 2020년 8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6연임 부정선거 논란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공수부대가 포함된 군대를 투입해 루카셴코를 도왔다. 한 달 후 기독교 국가 아르메니아와 이슬람 국가 아제르바이잔이 전쟁을 벌이자 양측의 영유권 분쟁지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또 군대를 보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폴란드가 중동 난민의 월경 문제로 갈등을 빚자 지난해 11월 벨라루스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보내고 연합 군사훈련을 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같은 달에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10만 대군을 투입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푸틴은 지난해 12월 “소련의 붕괴는 비극이었다”며 한때 정보기관 KGB 요원이었던 자신 또한 경제난에 택시를 몰아야 했다고 했다. 또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우리는 스스로를 12개로 나눴다”고도 주장했다. 옛 소련 15개국 중 반러 성향이 짙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3개국을 의도적으로 뺀 것이다. 그는 옛 소련 소속국 중 2004년 나토에 가장 먼저 가입해 확고하게 서방의 편에 선 3개국을 눈엣가시로 여겨 왔다. 이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국가와 군사 및 경제 통합을 가속화해 옛 소련, 나아가 제정 러시아 시절의 영화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드러낸 셈이다. 그는 이달 10일 카자흐스탄에 CSTO군을 파견한 것을 두고 “외부세력과 테러범으로부터 카자흐스탄을 보호했다”고 자찬했다. 특히 주변국의 ‘색깔 혁명(color revolution)’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색깔혁명은 조지아(장미혁명·2003년), 우크라이나(오렌지혁명·2004년), 키르기스스탄(튤립혁명·2005년), 아르메니아(벨벳혁명·2018년) 등 옛 소련 국가에서 반정부 시위로 친러 정권이 붕괴된 사건이다. 러시아는 줄곧 서방이 배후에서 색깔혁명을 주도했다고 주장해 왔다. 앞으로도 인접국의 반정부 시위에 적극 개입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반러 정권이 들어설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푸틴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존경을 받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초강대국으로 남기를 원한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그는 러시아의 영향권에 대해 18, 19세기 지도자처럼 사고한다”고 평했다. 우준모 선문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역시 “러시아는 예전부터 옛 소련 국가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공동체의 지도자 역할을 하는 것을 열망해 왔다”며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개입,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등도 이런 큰 흐름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광폭 행보의 자금줄은 천연가스옛 소련의 영광을 꿈꾸는 푸틴 대통령의 광폭 행보를 가능케 하는 원천은 바로 천연가스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 2019년 러시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천연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의 가치가 844억 달러(약 101조2800억 원)에 달했다. 같은 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60%와 맞먹는다. 또 현재 유럽에서 사용되는 천연가스의 약 35%가 러시아산이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에서는 이 비율이 40%로 올라간다. 홍완석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장은 “러시아는 소위 ‘에너지 이중가격제’를 통해 친러 국가에 시장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다. 벨라루스 같은 수혜국 역시 이를 시장에 다시 팔아 수입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방식의 경제 원조에 군사 지원까지 더해져 옛 소련 국가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천연가스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러시아산 가스는 크게 세 경로를 통해 서유럽으로 향한다.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 폴란드를 통과하는 ‘야말·유럽 가스관’, 지난해 말 완공됐지만 미-러 갈등 등으로 정식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노르트스트림2’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 서부 나르바부터 발트해를 거쳐 독일 북부 그라이프스발트를 잇는 1230km의 해저 가스관이다. 다른 2개 가스관과 달리 육로를 전혀 통하지 않는다. 개통되면 연간 유럽 전체 천연가스 수요의 약 4분의 1인 550억 m³의 러시아산 가스가 독일로 공급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푸틴 정권의 인권 탄압,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등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 관련 기업을 제재하고 독일에도 가스관을 잠그라고 압박해왔다. 우크라이나 또한 노르트스트림2가 개통되면 유럽의 에너지 공급원이라는 자신의 지위가 사라질 것을 두려워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등의 비상사태 때 서방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 전 유럽을 상대로 가스 패권을 확대하려는 러시아는 수송로의 다변화가 절실하다. 러시아가 서방의 반발을 알면서도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 대군을 배치한 것은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노르트스트림2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걸핏하면 가스관을 조였다 풀었다 하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그는 갑자기 EU에 더 많은 가스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로 인해 당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이틀 새 약 25% 급락했다. 노르트스트림2 정식 개통에 대한 독일의 승인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21일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야말·유럽 가스관’ 수송물량 경매에 불참해 가스 공급이 중단되자 천연가스 가격은 하루 만에 23% 치솟아 역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이달 5일에도 미-러 갈등 등으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일 것이란 우려에 천연가스 가격이 하루 만에 30% 이상 올랐다. ○ 장기집권·경제난에 대한 반발 무마 용도 푸틴의 행보가 그의 장기 집권과 경제난에 대한 내부 반발을 무마하려는 용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2020년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도록 헌법을 고쳤다. 그때까지 집권하면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31년)을 뛰어넘어 제정 러시아 이후 가장 오랜 시간 러시아를 통치한 인물이 된다. 이로 인한 국민 피로감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2017년 ‘러시아에서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푸틴을 꼽았지만 2021년 2월 같은 조사에선 이 수치가 32%로 떨어졌다. 경제도 예전 같지 않다. 중국 경제의 급성장으로 세계 원자재 가격이 치솟던 2000년대 한때 러시아 경제는 연 8%의 고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자 2013∼2019년 실질 가계 소득이 매년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엔 아예 성장률이 ―3.0%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옛 소련과 제정 러시아의 부활이라는 민족주의 감성 자극, 서방이라는 ‘외부의 적’ 등을 이용해 돌파하려 한다는 의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이 2014년 크림반도 합병 후 자신의 인기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잘 기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의 개입주의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평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후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뇌세포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브레인 포그’ 증상이 암 환자들이 항암 화학요법 후 인지적 기능이 저하되는 후유증(케모 브레인)과도 유사하다고 밝혔다. 브레인 포그는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현상으로, 코로나19 완치자 4명 중 1명꼴로 발견된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예일대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10일(현지 시간) 생명과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가벼운 수준의 코로나19도 뇌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이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사망 당시 뇌 안에 염증 단백질(CCL11)의 수준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CCL11은 신경계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돼 있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도 CCL11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이 코로나19 완치 후 ‘브레인 포그’를 겪는 48명과 해당 증상이 없는 15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한 48명은 모두 높은 수준의 CCL11을 보였다. 증상이 없는 15명에게는 CCL11 성분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기억력과 연관이 깊은 뇌 해마체 신경세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가 감염된 쥐의 뇌를 분석한 결과 감염 일주일 후부터 뇌 해마체에서 신경세포의 생성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 같은 현상이 최소 7주간 지속됐다. 연구팀은 “항암치료자들의 케모 브레인 후유증을 치료하는 방법이 브레인 포그 치료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후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뇌세포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브레인 포그’ 증상이 암 환자들이 항암 화학요법 후 인지적 기능이 저하되는 후유증(케모 브레인)과도 유사하다고 밝혔다. 브레인 포그는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현상으로, 코로나19 완치자 4명 중 1명꼴로 발견된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예일대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10일(현지 시간) 생명과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가벼운 수준의 코로나19도 뇌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이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사망 당시 뇌 안에 염증 단백질(CCL11)의 수준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CCL11은 신경계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돼 있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도 CCL11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이 코로나19 완치 후 ‘브레인 포그’를 겪는 48명과 해당 증상이 없는 15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한 48명은 모두 높은 수준의 CCL11을 보였다. 증상이 없는 15명에게는 CCL11 성분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기억력과 연관이 깊은 뇌 해마체 신경세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가 감염된 쥐의 뇌를 분석한 결과 감염 일주일 후부터 뇌 해마체에서 신경세포의 생성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 같은 현상이 최소 7주간 지속됐다. 연구팀은 “항암치료자들의 케모 브레인 후유증을 치료하는 방법이 브레인 포그 치료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캄보디아에서 땅에 묻힌 지뢰를 100개 넘게 찾아내 많은 인명을 살린 아프리카도깨비쥐의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영국 BBC 등은 11일(현지 시간) 올해 8세인 ‘마가와’(용기라는 뜻)가 지난 주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마가와는 2013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소코이네대학에서 태어나 땅속 지뢰를 찾는 훈련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가와 같은 대형 설치류는 30분 안에 테니스장(약 260m²) 넓이의 땅에 묻힌 지뢰를 탐지해낼 수 있다. 금속탐지기로는 나흘가량 걸린다고 한다. 마가와는 2016년 캄보디아에서 탐지 쥐로서 첫 활동을 시작했다. 1960, 70년대 참혹한 내전을 치른 캄보디아 전역에는 지뢰 수백만 개가 묻혀 있다. 마가와는 이후 약 22만5000m² 넓이의 위험지대를 훑으며 지뢰 71개, 불발탄 38개를 발견했다. 2020년에는 설치류 최초로 ‘동물 최고 훈장’으로 불리는 영국 동물보호단체 PDSA에서 금메달을 받았다. 마가와는 지난해 6월 5년간의 탐지 근무를 마치고 은퇴했다. 마가와를 훈련시킨 벨기에 비영리단체 대인지뢰탐지개발기구(APOPO)는 이날 “마가와의 뛰어난 후각으로 캄보디아 사람들은 생명이나 팔다리를 잃을 염려 없이 생활하고 일하고 놀 수 있게 됐다”며 “그의 유산은 계속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캄보디아에서 땅에 묻힌 지뢰를 100개 넘게 찾아내 많은 인명을 살린 아프리카도깨비쥐의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영국 BBC 등은 11일(현지 시간) 올해 8세인 ‘마가와(용기라는 뜻·사진)’가 지난 주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마가와는 2013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소코인대학에서 태어나 땅속 지뢰를 찾는 훈련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가와 같은 대형 설치류는 30분 안에 테니스장(약 260㎡) 크기 땅에 묻힌 지뢰를 탐지해낼 수 있다. 금속탐지기로는 약 나흘이 걸린다고 한다. 마가와는 2016년 캄보디아에서 탐지 쥐로서 첫 활동을 시작했다. 1960, 70년대 참혹한 내전을 치른 캄보디아 전역에는 지뢰 수백만 개가 묻혀있다. 마가와는 이후 약 22만5000㎡ 넓이의 위험지대를 훑으며 지뢰 71개, 불발탄 38개를 발견했다. 2020년에는 설치류 최초로 ‘동물 최고 훈장’으로 불리는 영국 동물보호단체 PDSA 금메달을 받았다. 마가와는 지난해 6월 5년간의 탐지 근무를 마치고 은퇴했다. 마가와를 훈련시킨 벨기에 비영리단체 APOPO(대인지뢰탐지개발기구)는 이날 “마가와의 뛰어난 후각으로 캄보디아 사람들은 생명이나 팔다리를 잃을 염려 없이 생활하고 일하고 놀 수 있게 됐다”며 “그의 유산은 계속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최근 옛 소련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속속 확대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주변국의 ‘색깔 혁명(color revolution)’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색깔 혁명은 조지아(장미혁명·2003년), 우크라이나(오렌지혁명·2004년), 키르기스스탄(튤립혁명·2005년), 아르메니아(벨벳혁명·2018년) 등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에서 반정부 시위로 친러 정권이 붕괴된 사건을 일컫는다. 각 나라를 상징하는 꽃과 색깔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러시아는 줄곧 서방이 배후에서 혁명을 주도했다고 주장해 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0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2002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인접 5개국과 결성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군이 주축인 CSTO 연합군이 최근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진압에 기여한 것을 자찬했다. 그는 “우리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카자흐스탄을 수호했다. 내부의 색깔 혁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카자흐스탄 사태는 외부 세력이 CSTO 내부 문제에 개입하려는 마지막 시도가 아닐 것이라며 “CSTO군 파견은 우리가 집안을 뒤흔드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푸틴의 이날 발언은 2일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발발 후 이에 관한 첫 언급이다. 앞으로도 인접국의 반정부 시위에 적극 개입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반러 정권이 들어설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에서 보폭을 넓히는 러시아에 대해 일단 지지하지만 중국의 역할 또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을 비쳤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외부 세력이 중앙아시아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최근 옛 소련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속속 확대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변국의 ‘색깔 혁명(color revolution)’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색깔 혁명은 조지아(장미혁명·2003년), 우크라이나(오렌지혁명·2004년), 키르기스스탄(튤립혁명·2005), 아르메니아(벨벳혁명·2018) 등 옛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에서반정부 시위로 친러 정권이 전복된 사건을 일컫는다. 각 나라를 상징하는 꽃과 색깔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러시아는 줄곧 서방이 배후에서 혁명을 주도했다고 주장해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0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2002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인접 5개국과 결성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군이 주축인 CSTO 연합군이 최근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진압에 기여한 것을 자찬했다. 그는 “우리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카자흐스탄을 수호했다. 내부의 색깔 혁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카자흐스탄 사태는 외부 세력이 CSTO 내부 문제에 개입하려는 마지막 시도가 아닐 것이라며 “CSTO군 파견은 우리가 집안을 뒤흔드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푸틴의 이날 발언은 2일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발발 후 이에 관한 첫 언급이다. 앞으로도 인접국의 반정부 시위에 적극 개입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반러 정권이 들어설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에서 보폭을 넓히는 러시아에 대해 일단 지지하지만 중국의 역할 또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을 비쳤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외부 세력의 중앙아시아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직원 중 가장 적게 받으면서도 밤늦도록 일하고 궂은일도 도맡았는데… 회사에 배신감이 듭니다.” 9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5년간 근무했던 회사를 최근 그만뒀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회사가 나보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더 높은 임금에 고용했다. 충격을 받아 퇴사를 결심했다”고 적었다. 최근 이 사이트에는 직장이나 상사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는 게시물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반(反)노동(Antiwork)’이라는 이름의 별도 온라인 카페까지 생길 정도다. 사직서나 상사에게 퇴사 사실을 통보하는 문자메시지를 ‘인증샷’처럼 찍어 올리는 행위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코로나로 전통적 고용 환상 깨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반노동’ 카페 가입자는 2020년 10월 18만 명에 불과했지만 이달 가입자 수가 160만 명을 넘어섰다. 1년 2개월 사이 9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가 ‘반노동’ 열풍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카페 이용자들은 가급적 일을 적게 한다는 의미에서 서로를 ‘게으름뱅이(Idler)’라고 부른다. 이들 중 실제 무직인 회원도 3만9400여 명에 이른다. 카페 관리자는 FT에 “퇴사자들은 소규모 사업체를 차리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게시글에는 직장을 향한 분노가 생생히 담겨 있다. 한 이용자는 “상사가 ‘(당신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건 알겠지만 우리는 할 일이 있다’며 내게 소리를 질러 일을 관뒀다”고 썼다. 또 다른 이용자가 상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쓰레기 같은 일로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줘 고맙다. 무식한 사람들이 있는 해로운 직장에 내일부터 나가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4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자발적 퇴직자 수가 사상 최고치인 약 452만 명을 기록했다. FT는 “코로나 기간 동안 전통적 고용 구조에 대한 환상이 깨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퇴사자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코로나19 지원 정책으로 근로자들의 생계 유지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부의 재난지원금, 실업수당 확대 등으로 1170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나고 가계 총 저축액이 2조7000억 달러(약 3240조 원) 증가했다”고 전했다.○ 노동참여율 저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 미국 내 구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노동’ 운동의 확산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더 많은 청년들이 일하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면 침체된 노동참여율 추세에 장기적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노동참여율은 61.8%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1월(63.4%)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한 직장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며 “‘반노동’과 유사한 움직임은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어 한국에서도 전통적 고용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구직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내 수백만 명의 저소득 근로자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도 유급 병가를 보장받지 못해 아파도 출근해야 하는 처지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구인난으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기업들이 유급휴가제를 철회하거나 줄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르면 하버드대가 지난해 가을 저임금 근로자 66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5%는 “몸에 이상을 느껴도 출근했다”고 답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2일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100명 넘게 숨지고 5000명 이상이 체포된 카자흐스탄의 혼란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러시아 주도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의 도움을 받아 주요 기반 시설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시위대와의 유혈 충돌에서 승리를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시위 발생 후 사망자는 총 164명으로 알마티에서 103명이 숨졌고 이 중 어린이는 2명이라고 발표했다. 내무부는 이날까지 시위대 5135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사상자를 추모하기 위해 10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충돌이 토카예프 대통령과 그의 전임자이자 29년간 카자흐스탄을 독재 통치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측의 권력 다툼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평화적으로 시작했던 이번 시위에 갑작스럽게 ‘폭력적인’ 군중이 등장했으며, 체포된 시위대 중에는 카자흐스탄 유명 범죄조직 리더인 아르만 주마갈디예프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이번 시위를 활용해 친(親)나자르바예프 인사를 제거하고 권력을 완전 장악하려 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당국은 나자르바예프 집권 시절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카림 마시모프 전 국가안보회의(NSC) 위원장을 6일 반역 혐의로 체포했다고 8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대변인인 아이도스 우키바이는 이날 “현 상황이 엄중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 전개에 대해 NYT는 독재자가 퇴진한 뒤 후임 정권이 분열하는 ‘독재자(strongman)의 딜레마’가 카자흐스탄에서 재연됐다고 진단했다. 퇴임 이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도 29년의 통치 기간에 후계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가족, 측근을 중심으로 1998∼2002년 약 5억3000만 파운드(약 8480억 원)어치의 영국 부동산을 매입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는 앞서 5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에 도착했다가 발이 묶인 아시아나항공 한국인 승객과 승무원들이 빨리 출국할 수 있도록 카자흐스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AP통신은 한때 시위대가 장악한 공항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이며 10일 운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