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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2명 있는 것으로 아는데…. 소개시켜 주고 싶은 형이 있나요?”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도 ‘명랑 소년’ 이강인(18·발렌시아)은 웃음을 보였다.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던 그는 “진짜 솔직히는 아무도 소개해주고 싶지 않은데…. 꼭 해야 한다면 전세진 형이나 엄원상 형이요. 나머지 형들은 다 비정상이에요.” 이강인의 답변에 행사장을 찾은 ‘누나 팬’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비정상이라는 말을 들은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형들도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미드필더 김정민은 “스페인 생활을 오래한 강인이가 한국말이 어눌한데 그것까지도 너무 귀여워요”라며 웃었다. ‘즐기는 축구’로 한국 남자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사상 최고 성적(준우승)을 달성한 대표팀의 환영 행사는 유쾌함이 가득했다.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은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에도 선수들은 밝은 얼굴로 팬들 앞에 섰다. 평일 낮임에도 인천공항에는 300여 명의 팬이, 서울광장에는 1000여 명의 팬들이 모여들었다. 선수들은 새 역사를 쓴 동료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주장 황태현(안산)은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팀을 겪어봤지만 이번 팀의 분위기가 가장 즐겁고 좋았다”고 했다. 그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보다 우리 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약점을 보완하면 언젠가 (성인)월드컵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신들린 선방을 선보여 ‘빛광연’으로 떠오른 골키퍼 이광연(강원)은 “귀국 후에 실제로 팬들에게 ‘빛광연’이라는 말을 들으니 뿌듯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K리그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골 4도움으로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거머쥔 이강인은 “처음 목표를 우승이라고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이강인은 “대회가 끝났으니 이제는 방학을 즐기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이강인은 약 한 달간 휴식을 취한 뒤 소속 팀 발렌시아로 복귀할 예정이다. ‘감쌤(감독 선생님의 줄임말)’으로 불리며 선수들과 함께 기적을 만든 정정용 대표팀 감독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면서도 결승전을 복기했다. 그는 “결승전을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 반에 했는데 습하고 더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내가 전략적으로 했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있어서 임금이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선수들이 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헹가래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서울광장 행사에서 주장 황태현은 “우승을 못해서 감독님 헹가래 못해드렸다. 선수들이 이 자리에서 헹가래를 해드리고 싶다는 뜻을 모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수들은 손사래를 치는 정 감독을 무대 가운데로 이끌어 세 차례 힘찬 헹가래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헹가래가 끝난 후 한 쪽 운동화가 벗겨진 정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동료들과 헤어지는 이 순간이 아쉽지만 언젠가 더 높은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을 달성한 ‘정정용호’의 주장 황태현(20·안산)은 ‘끝이 아닌 시작’을 얘기했다. 한국 축구는 성인 대표팀(A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황금 세대’를 발견했다. 대표팀 골문을 지킨 골키퍼 이광연(20·강원)은 차세대 수문장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번 대회 전 경기(7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에서 수비진의 실수 속에 3골을 내줬지만 한국이 결승 무대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고비마다 나온 이광연의 선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네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그는 세네갈 4번째 키커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레오나르도 캄파나의 헤딩슛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내 1-0 승리를 지켜냈다. 매 경기 ‘선방쇼’를 펼친 그에게 팬들은 ‘빛광연’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이광연은 키가 184cm로 골키퍼치고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강원 관계자는 “(이광연의) 키가 작아서 제공권에서 밀릴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 시 위치 선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평소에도 개인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광연은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후배들도 간절한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면 ‘어게인 2019’를 넘어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골을 터뜨린 장신 공격수 오세훈(20·아산)도 차세대 골게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오세훈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2-1 한국 승), 일본과의 16강전(1-0 한국 승)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다. 193cm, 85kg의 탄탄한 체격을 가진 그는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볼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18·발렌시아)은 “세훈이 형은 수비수 3명 정도는 몸싸움으로 쉽게 밀어낸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울산 현대고 시절부터 ‘포스트 김신욱’(전북·196cm)으로 관심을 모은 그는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과 강력한 왼발 슈팅 능력 등을 선보이며 한국의 타깃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떠올랐다. 오세훈은 “이번 대회는 내게 있어 끝이 아닌 시작이다. K리그로 돌아가 연계 플레이 능력을 더 키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각각 왼쪽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최준(20·연세대)과 황태현도 안정적 수비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상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준은 공격 센스, 황태현은 투지가 인상적이었다.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성인 대표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함께 웃고 함께 환호했다. 선제골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을 모두 같이했다.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 응원 행사가 열린 16일 오전 1시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시민 2만2000명(대한축구협회 집계)이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20세 이하 젊은 선수들의 경기여서인지 관중의 70% 이상이 10, 20대였다. 이들은 ‘인증샷’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대전 중구 중앙로 왕복 6차로 450m 거리를 시민 2만여 명이 가득 채웠다. 부산에서도 해운대해수욕장의 밤바다 앞에 7000여 명이 모이는 등 1만 명이 운집했다. 광주, 울산, 대구 및 경기 수원과 충북 청주 등 전국 곳곳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정정용 감독의 모교인 경북 경산시 경일대에서는 학생 1000여 명이 학생회관에서 밤새도록 단체응원을 펼쳤다. 학생들은 “비록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국가대표는 우리의 영웅”이라고 했다. 새벽 시간대에 경기가 열렸지만 KBS2, MBC, SBS가 중계한 이날 시청률은 3사 합계 42.49%를 기록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15일 배달 주문 건수는 150만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음식은 치킨으로, 결승전을 앞둔 오후 9시∼밤 12시 주문량은 기존 대비 최대 5배가량 많았다. 1만8018명이 가득 찬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는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온 한국 팬 1000여 명이 모였다. 한국 팬 수백 명은 경기가 끝난 뒤 1시간 이상 선수들을 기다리며 격려했다. 이강인은 선수단 버스가 떠난 뒤 끝까지 남아 다른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까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국제대회 응원만 50차례 이상 했다는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 전 의장 반우용 씨(47)는 “자랑스럽다. 쫄지(겁먹지) 않고 당당히 강호들과 맞선 것만으로도 너무나 대단했던 동생들이다”고 말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패배의 아쉬움을 표시한 팬들도 있었다. 결승에서 부진했던 미드필더 김정민의 인스타그램에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그러자 더 많은 팬이 “욕하는 말은 듣지 말아라” 등의 글을 남기며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멋지게 놀고 나온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다”며 축전을 보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며 신나고 발랄한 모습을 보였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향후 5∼10년 안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가 될 것이다. 유럽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는 점차 체계화되고 있는 유소년 시스템이 이번 대회 성공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 21명 가운데 18명이 현재 K리그 소속이거나 K리그 산하 유스 클럽 출신이다. 국민들은 부담감도 축제처럼 즐기며 극복한 젊은 그들의 활약에 행복했다.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은지·김재형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 최초의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을 달성한 ‘정정용호’는 장차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할 ‘숨은 보석’들을 발굴했다. 대표팀 골문을 지킨 골키퍼 이광연(20·강원)은 차세대 수문장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번 대회 전 경기(7경기)에 선발 출전해 ‘넘버1 골키퍼’로 활약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에서는 수비진의 실수 속에 3골을 내줬지만 한국이 결승 무대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고비 때마다 나온 이광연의 선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네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그는 세네갈 4번째 키커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레오나르도 캄파나의 헤딩슛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 1-0 승리를 지켜냈다. 매 경기 ‘선방쇼’를 펼친 그에게 팬들은 ‘빛광연’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광연은 키가 184cm로 골키퍼치고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강원 관계자는 “(이광연의) 키가 작아서 제공권에서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 시 위치 선정 능력 향상을 위해 평소에도 많은 개인 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광연은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우승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추억을 얻었다. 후배들도 간절한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면 ‘어게인 2019’를 넘어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2골을 터뜨린 장신 공격수 오세훈(20·아산)도 차세대 골게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오세훈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2-1 한국 승), 일본과의 16강전(1-0 한국 승)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다. 193cm, 85kg의 탄탄한 체격을 가진 그는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볼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드필더 이강인(18·발렌시아)은 “세훈이 형은 키도 크고 힘도 세다. 수비수 세 명 정도는 몸싸움으로 쉽게 밀어 낸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울산 현대고 시절부터 ‘포스트 김신욱(전북·196cm)’로 관심을 모은 그는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과 강력한 왼발 슈팅 능력 등을 선보이며 한국의 타깃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떠올랐다. 오세훈은 “이번 대회는 내게 있어서 끝이 아닌 시작이다. K리그로 돌아가 연계 플레이 능력을 더 키우겠다. 이를 통해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승패를 떠나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리틀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응원과 격려가 쏟아진 밤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젊고 발랄한 모습으로 유쾌함을 전한 그들의 마지막 여정을 응원하기 위해 폴란드 우치와 한국의 거리 곳곳이 붉게 물들었다.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 수용인원 1만8018명의 우치 스타디움에는 한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온 한국 팬 1000여 명이 모여 들었다.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방문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한국 팬들은 태극 마크를 얼굴에 페인팅하고 아리랑을 부르며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는 1-3 한국의 패배. 준우승으로 여정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수백 명의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에게 격려를 건넸다. 선수들도 피곤을 무릅쓰고 팬들과 같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해주는 등 마지막까지 팬 서비스를 했다. ‘붉은 악마’ 반우용 씨(47)는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쫄지(겁먹지) 않고 당당히 강호들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너무나 대단했던 동생들이다”고 말했다. 폴란드와 시차가 7시간인 한국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목청껏 응원을 펼친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월드컵경기장, DGB대구은행파크, 정정용 감독의 모교인 경일대등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승부가 주는 압박감을 즐기는 자세로 이겨낸 선수들처럼 시민들도 경기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응원 인증샷’ 등을 찍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붉은색 상의를 입은 시민 2만2000명이 다함께 “대한민국”을 외쳤다. 한국이 선제골을 터뜨렸을 때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우크라이나에 동점골, 역전골을 차례로 내주자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김민수 군(16)은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은 우리 청소년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결승에서 부진했던 미드필더 김정민(FC리퍼링)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많은 팬들이 그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욕하는 말은 듣지 말아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 등의 글을 남기며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멋지게 놀고 나온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다”며 축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정정용 감독은 경기 때마다 ‘멋지게 놀고 나와라’고 했고 선수들은 경기를 마음껏 즐겼다. 젊음을 이해하고 넓게 품어준 정 감독과 선수들은 우리 마음에 가장 멋진 팀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 새벽에 열린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결승전은 모처럼 축구로 한반도를 뜨겁게 한 한판이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ATAM에 따르면 지상파 3사가 중계한 결승전 실시간 시청률 합계는 42.49%로 나타났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에 따르면 15일 배달 주문 건수는 ‘150만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음식은 치킨으로, 결승전을 앞둔 오후 9~12시주문량은 기존 대비 최대 5배 가량 많았다.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확인한 계기가 됐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향후 5~10년 안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가 될 것이다.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면 유럽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준우승을 했다는 것은 다음에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축구계는 점차 체계화되고 있는 유소년 시스템이 이번 대회 성공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 21명 가운데 18명이 현재 K리그 소속이거나 K리그 산하 유스 클럽 출신이다. 연맹 관계자는 “울산 현대고 출신인 오세훈(아산), 금호고 출신인 엄원상(광주) 등이 유스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다. 과거에는 고교 3학년 위주로 팀이 운영됐지만 2017년부터 고교 주말리그에 저학년리그(고교 2학년 이하로 구성된 팀)가 병행돼 어린 선수들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올해부터 K리그에 22세 이하 의무 출전 제도(22세 이하 2명 엔트리 포함하고, 이중 한 명 반드시 선발출전)를 시행해 어린 선수들이 일찌감치 프로 무대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것도 큰 무대에서 강호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우치=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폴란드에는 ‘매의 눈’으로 혈투를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숨은 보석’을 찾으려는 유럽 주요 구단의 스카우트들이다. 유럽 구단들의 시선이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을 앞둔 태극 전사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FIFA는 “미래의 스타를 찾기 위해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에서 스카우트 155명이 폴란드를 찾았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의 이브라힘 바 스카우트는 “한국 등 아시아 선수 중 유럽에서 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스타 등용문’으로 통한다. ‘신의 손’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2005년·이상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레전드’ 루이스 피구(1991년) 등이 이 대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뒤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한국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한 에이전트는 14일 “스카우트들이 처음에는 이강인(18·발렌시아)을 보기 위해 한국 경기를 찾았다. 하지만 한국이 우승 후보 세네갈을 8강에서 꺾은 뒤부터 K리거 등 국내파 연봉 등을 묻는 해외 스카우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격수 오세훈(20·아산), 엄원상(20·광주), 측면 수비수 최준(20·연세대) 등이 주목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신 공격수 오세훈(193cm, 85kg)은 ‘머리와 발’을 모두 잘 쓴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192cm인 아버지에게 탄탄한 체격 조건을, 핸드볼 선수 출신인 어머니에게서 운동 신경을 물려받은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리고 있다. 제공권을 장악할 뿐만 아니라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에도 능하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오세훈은 장신인데도 유연하다. 포스트플레이를 하면서도 발(패스 플레이)까지 출중하다. 다방면에 능한 공격수라는 점이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엄원상은 측면 공격수를 찾는 구단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전반전에 수비에 집중하는 한국은 후반전에 엄원상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흔들며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전술로 효과를 보고 있다. 고교 시절 엄원상은 직선적 플레이에만 능해 ‘KTX’로 불렸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돌파와 크로스 등에도 강점을 드러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엄원상은 스피드와 기술(볼 컨트롤, 드리블 등)을 모두 갖춘 측면 공격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빠른 공수전환을 통해 역습을 노리는 팀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대학생 최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에콰도르와의 4강전(1-0 한국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득점력까지 과시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최준은 오른발잡이지만 왼쪽 측면과 오른쪽 측면 수비를 모두 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소속팀에서 미드필더로도 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상 첫 우승에 이제 단 한 경기 남았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모두 16일 오전 1시(한국 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첫 정상 정복을 노린다. 누가 이기든 새 역사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을 벌일 태세이지만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19일 동안 6경기를 달려오면서 고갈된 체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급 조커’의 한 방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후반전에 투입되는 쌩쌩한 조커의 활약에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조영욱(20·FC서울)과 엄원상(20·광주)이 ‘체력전의 해결사’로 꼽힌다. 조별리그에서 선발 공격수로 나섰던 조영욱은 세네갈과의 8강전부터 조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전반에 체력을 비축한 뒤 후반에 투입돼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노리고 있다. 세네갈전에서 조영욱은 연장 전반 6분 이강인(18·발렌시아)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제몫을 해냈다. 5-4-1 전형을 주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수비 라인 뒤 공간을 상대에게 허용하지 않기 위해 5명의 수비를 두는 팀이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가 롤 모델인 ‘조궤로’ 조영욱은 공격 진영에서의 재빠른 움직임이 강점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수비진을 붕괴시킬 카드로 꼽힌다. FC서울 관계자는 “조영욱의 순간 최고 스피드는 시속 35.8km로 팀 내 상위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조영욱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드는 침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시점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13일 열린 슈퍼매치(서울-수원 라이벌전) 미디어데이에서 “좋은 타이밍에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게 조영욱의 장점이다. 그는 팀이 필요로 할 때 딱딱 골을 넣는 능력이 있다.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엄원상은 정정용 대표팀 감독(50)이 조별리그부터 꾸준히 조커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 6경기에 출전한 그는 5경기에 교체(선발 1경기)로 나섰다. 정 감독은 전반에 수비에 치중한 전술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린 뒤 후반에 발 빠른 공격수 엄원상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몰아붙이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스피드가 뛰어난 엄원상은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다. 이 때문에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들이 수비수를 떼어 놓은 상태에서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측면 공격수 엄원상은 대표팀의 ‘엄살라’로 불린다. 스피드와 일대일 돌파 능력이 뛰어난 리버풀(잉글랜드)의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 ‘막내’ 이강인은 “원상이 형은 워낙 빨라서 외국 선수들이 막지를 못한다. 그는 마치 빠르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엄원상은 결승전에서도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그는 “결승전이라는 무대의 모습이 아직 상상이 잘 안 된다. 경기장에 가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상 첫 우승에 이제 단 한 경기 남았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모두 16일 오전 1시(한국 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첫 정상 정복을 노린다. 누가 이기든 새 역사다. 양팀 모두 총력전을 벌일 태세이지만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19일 6경기 연속 쉼 없이 달려오면서 고갈된 체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급 조커’의 한방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후반전에 투입되는 쌩쌩한 조커의 활약에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조영욱(20·FC 서울)과 엄원상(20·광주)이 ‘체력전의 해결사’로 꼽힌다. 조별리그에서 선발 공격수로 나섰던 조영욱은 세네갈과의 8강전부터 조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전반에 체력을 비축한 뒤 후반에 투입돼 폭발적 움직임으로 골을 노리고 있다. 세네갈전에서 조영욱은 연장 전분 6분 이강인(18·발렌시아)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제몫을 해냈다. 5-4-1 전형을 주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수비 라인 뒤 공간을 상대에게 허용하지 않기 위해 5명의 수비를 두는 팀이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가 롤 모델인 ‘조궤로’ 조영욱은 저돌적 돌파와 왕성한 활동량이 강점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수비진을 붕괴시킬 카드로 꼽힌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조영욱은 폭발적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드는 침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시점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13일 열린 슈퍼매치(서울-수원 라이벌전) 미디어데이에서 “좋은 타이밍에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게 조영욱의 장점이다. 그는 팀이 필요로 할 때 딱딱 골을 넣는 능력이 있다.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정정용 대표팀 감독(50)이 조별리그부터 꾸준히 조커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 6경기에 출전한 그는 5경기에 교체(선발 1경기)로 나섰다. 정 감독은 전반에 수비에 치중한 전술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린 뒤 후반에 발 빠른 공격수 엄원상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몰아붙이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스피드가 뛰어난 엄원상은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다. 이 때문에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들이 수비수를 떼어놓은 상태에서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측면 공격수 엄원상은 대표팀의 ‘엄살라’로 불린다. 스피드와 1대1 돌파 능력이 뛰어난 리버풀(잉글랜드)의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와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은 “원상이 형은 워낙 빨라서 외국 선수들이 막지를 못한다. 그는 마치 빠르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엄원상은 결승전에서도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그는 “결승전이라는 무대의 모습이 아직 상상이 잘 안된다. 경기장에 가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리워, 그리워, 니가 너무나 그리워서 보고 싶어서….” 경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는 노래가 흘렀다.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래는 합창이 됐다. 다 같이 두 팔을 흔드는 율동이 버스를 흔들 듯 고조됐다. 격렬했던, 긴장됐던 순간들은 노래와 웃음 속에 녹아 스러지고 있었다. 조영욱(FC 서울)이 “우리의 떼창을 보여주자”고 하자 이재익(강원)이 가수 노을의 ‘그리워 그리워’를 재생시켰을 때였다. 이에 앞서 선수들은 깜짝 세리머니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한국과 에콰도르의 4강전이 열렸던 12일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 큰 북을 치며 응원하던 한국 응원석 앞에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일렬로 늘어섰다. 관중에게 인사를 한 선수들은 갑자기 “정정용! 정정용!”을 외치더니 생수병들을 꺼내 들고 줄 한가운데 있던 정정용 감독(50)에게 물을 뿌려 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물세례에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선수들은 아버지뻘인 정 감독의 등을 친구처럼 두드려 댔다. 흠뻑 젖은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정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세리머니였어요”라고 입을 연 정 감독은 선수들의 ‘흥’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 선수들은 흥이 많아요. 경기를 마친 뒤에는 자유롭게 표출합니다. 춤을 추는 선수들도 있어요.” 선수들만 흥이 넘치는 건 아니다. 정 감독 자신도 이번 대회에서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친구 같고 형 같고 동생 같은 감독과 선수들이 발랄함 속에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에콰도르를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남자축구가 FIFA가 주관한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6일 오전 1시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치른다. 어느 대회보다 극적인 승부가 많았지만 대표팀은 승부가 주는 압박감에 무너지지 않고 있다. 일본과의 16강전에서는 전반에 밀리다가 역공으로 후반 막판 결승골로 승리했다. FIFA는 난적들을 물리친 한국과 세네갈을 함께 ‘강철로 된 신경(Nerves of Steel)’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 박지성-손흥민 보며 큰 세대… 부담은커녕 버스 안 승리 떼창 ▼“즐겨라 대한민국”승패 떠나 신나게 뛰는 축구, 그 모습 보며 팬들도 기분 좋아져한국은 그런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7번의 비디오판독(VAR)과 3차례의 동점을 이루며 연장전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뒤처졌으나 기어코 역전승했다. 이강인(발렌시아) 외에 특별한 스타가 없었던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 등 강호들과 ‘죽음의 조’에 속한 이번 대회에서 약체로 꼽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회를 3주 정도 앞두고 선수들을 만나보았는데 대부분이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말해서 솔직히 좀 놀랐다”고 했다. 좀처럼 주눅 들지 않는 면이 이번 대표팀의 특징이다. 4강전 승리 주역인 골키퍼 이광연(강원)을 지도해온 박효진 강원FC 수석코치는 “광연이는 지금까지 우리 팀에서 (K리그1) 경기를 한 번도 못 뛰었는데 그 때문에 기가 죽거나 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항상 밝고 인상 찡그리는 걸 못 봤다. 형들에게도 기죽지 않는다”고 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아직 어리기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자신감이 넘치고 지기 싫어한다. 경기가 안 풀리는 날엔 물병을 걷어차거나 아무리 달래도 우는 선수들이 있다. 이 같은 자신감과 승부욕은 박지성 손흥민(토트넘) 등 한국이 배출한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보며 자란 신세대들이 선배들을 롤 모델로 삼으며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만큼 해내야겠다는 목표의식을 길러왔기 때문이다. 팀 전체에 흐르는 밝은 기운도 무시할 수 없다. 4강전 결승골을 넣은 최준(연세대)을 지도하는 최태호 연세대 코치는 “옛날에는 한번 지면 분위기가 싸늘해졌는데 지금 선수들은 하루 이틀 지나면 쾌활하게 생활한다. 우리 세대가 보기에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는데 이제 우리가 적응해야 할 것 같다. 40, 50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결과에 집중하면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지는 순간 긴장도가 올라가고 경기력이 나빠진다. 반면 과정에 집중하면 어렵겠다는 순간에도 잘할 수 있다. 신나고 즐기는 축구는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의 경기력을 이끌어낼 수 있고 개인과 팀 기량을 다 이끌어낼 수 있다. 지금 대표팀이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강인이 어릴 적 출연한 KBS ‘날아라 슛돌이’ 해설을 맡았던 방송인 이병진 씨는 “요즘 축구 선수들이 강제로 시켜서 하거나 공부를 못해서 하는 게 아니잖나. 좋아서 하는 아이들이다 보니 확실히 기존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버스 안에서 노래 부르는 걸 보면서 축구를 즐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우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선수들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상황이 됐다. (우승 등) 이슈가 있어야만 한국 스포츠가 뜨거워지고 한 점이 미안해졌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처럼 뭉친 대표팀은 무얼 하든 그라운드 밖에 있는 선수들도 배려하며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팬들 역시 흐뭇하다. 4강전이 열린 폴란드 현지를 찾은 한국 팬의 상의에는 “즐겨라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루블린=이승건 why@donga.com / 정윤철 기자}
8년 5개월여 만에 ‘난적’ 이란의 골문을 열어젖혔지만 ‘무승 징크스’ 탈출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9월)을 앞두고 대표팀이 치른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21위)을 상대로 한국(37위)은 자책골의 불운이 겹치면서 승리를 놓쳤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이란전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의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란과의 역대 전적은 9승 9무 13패가 됐다. 호주와의 평가전(7일)에서 3-5-2 전형을 가동했던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이란전에서 4-1-3-2 전형을 사용했다. 손흥민(토트넘)의 최전방 파트너가 황희찬(잘츠부르크)에서 황의조(감바 오사카)로 바뀌고, 미드필더 백승호(지로나)가 A매치에 데뷔하는 등 호주전과 비교해 선발 멤버 6명이 바뀌었다. 백승호는 중원에서의 적극적인 플레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43분 이용(전북)의 크로스를 나상호(FC도쿄)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땅에 떨어진 공이 골라인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막판에 수비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이란 공격수들의 침투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이란에 수차례 슈팅을 허용했으나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전반에 점유율은 52%(이란 48%)를 기록했지만 슈팅 수에서 6-11로 이란에 밀렸다. 공방전 속에 선제골을 터뜨린 팀은 한국이었다. 후반 12분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한국 진영에서 상대 진영을 향해 롱킥을 시도했다. 날아오는 볼을 바라보며 달려가던 이란 선수 2명이 서로 부딪쳐 넘어지면서 공은 황의조의 앞으로 왔다. ‘원샷 원킬’의 사나이 황의조는 공을 몰고 질주한 뒤 이란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오른발 칩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이 2011년 1월 이란과의 아시안컵 맞대결 승리(1-0) 이후 처음으로 이란의 골망을 흔든 순간이었다. 황의조는 호주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17분 이란의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감바 오사카)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볼이 최종적으로 이란 모르테자 푸랄리간지를 막으려던 김영권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호주전에서 교체카드 6장 중 3장만 사용해 ‘교체를 소극적으로 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벤투 감독은 이날 이승우, 이정협 등 공격적인 4장의 교체카드를 활용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대표팀은 끝내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양 팀이 치열하게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무승부라는 결과가 생겼다. 이란도 수비적으로 견고하게 경기를 했기 때문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많이 만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마르크 빌모츠 이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강인(18·발렌시아·사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10일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세네갈과의 20세 이하 월드컵 8강(9일)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이강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스페인 언론은 자국 프로 팀의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이강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10세 때부터 스페인에서 ‘축구 유학’을 하며 차근차근 성장한 그는 지난 시즌 한국인 유럽 무대 최연소 1군 공식경기 출전 기록(17세 253일)을 세운 데 이어 발렌시아 1군 계약까지 성공해 ‘특급 유망주’로 떠올랐다. 다만 이강인은 지난 시즌 발렌시아 1군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마르셀리노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그의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측면 공격수로 활용했다. 생소한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이강인은 지난 시즌 11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마르카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강인이지만 소속팀에서의 미래는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자유로운 플레이메이커로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발렌시아에서는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선 이강인이 주 포지션에서 맹활약하면서 발렌시아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열광하고 있다. 그를 발렌시아 1군에서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발렌시아 팬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우리 팀에 아시아 최고의 선수가 뛰고 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주전으로 기용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인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등 복잡한 상황에 놓인 이강인이 이번 대회를 통해 발렌시아 사령탑에게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8세에 불과한 이강인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발렌시아 코치진은 이강인을 2019∼2020시즌에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란을 이긴 지 오래됐고,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압박감을 잘 이겨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은 ‘난적’ 이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이렇게 출사표를 냈다.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치르는 한국은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이란을 상대로는 고전할 때가 많았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8무 13패로 열세에 있다. 또한 2012년 10월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패배를 시작으로 최근 5경기(1무 4패)에서 승리가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이란이 21위로 한국(37위)을 앞서고 있다. 9월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은 예선 시작 전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이란을 만난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이란전에서는 내용과 함께 결과(승리)까지 챙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란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최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이 지나치게 주축 선수들에게 의존한 나머지 교체 카드 활용과 새 얼굴의 경기 투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7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벤투 감독은 6장의 교체 카드 중 3장만 사용했다. 벤투 감독은 “실험을 하더라도 우리 팀의 틀과 스타일은 유지해야 한다. 지금은 월드컵 예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에게 균등한 출전 시간을 주고 데뷔를 시키기 위해 대표팀에 소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과거 끈끈한 압박 수비를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현 콜롬비아 감독)이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란은 지난달 벨기에 출신 마르크 빌모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빌모츠 감독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1998 프랑스 월드컵 때는 벨기에 대표팀 선수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벨기에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을 상대한 경험이 있다. 이란은 7일 열린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미드필더 바히드 아미리의 경기 조율 능력과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무서운 골 감각을 과시한 공격수 메디 타레미를 경계해야 한다. 빌모츠 감독은 한국 에이스 손흥민을 경계하면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브라질 월드컵 당시 빌모츠 감독이 이끄는 벨기에에 0-1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린 바 있다. 빌모츠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큰 무대에서 성장한 손흥민은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은 막강한 상대이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패배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제가 아니라 이재익(강원)을 교체하신 것은 의외였습니다. 감독님은 ‘제갈용(제갈공명+정정용)’입니다.” 9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수비수 이지솔(대전)은 공을 사령탑인 정정용 감독(50)에게 돌렸다. 한국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에 정 감독은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스리백 수비수 중 한 명을 빼고 발 빠른 공격수 엄원상(광주)을 투입해 공격 강화를 꾀한 것이다. 문제는 스리백 왼쪽의 이재익과 오른쪽의 이지솔 중 누구를 교체하느냐는 것. 일본과의 16강전에서는 이지솔이 엄원상과 교체됐다. 하지만 세네갈전에서 정 감독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이지솔을 그라운드에 남겨두고 이재익을 엄원상과 교체했고, 이 작전은 적중했다. 이지솔은 후반 추가시간(후반 53분) 극적인 헤딩슛으로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터뜨렸다. 이지솔은 “제 투지를 감독님이 좋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계 ‘흙수저’로 통하는 정 감독은 절묘한 용병술을 통해 한국의 4강을 이끌었다. 경일대를 나와 실업팀 이랜드 푸마 등에서 뛴 그는 현역 시절 연령별 국가대표 경력이 없다. 부상 등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그는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며 유소년 육성에 집중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 감독은 현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18세일 때부터 3년간 지도했다. 선수 특성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타이밍에 투입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네갈전 연장전에서 한국이 터뜨린 골도 정 감독의 용병술에서 나왔다. 이날 정 감독은 주전 공격수 조영욱(FC서울)을 선발로 투입하지 않았다. 그 대신 세네갈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후반에 활동량이 많은 조영욱을 투입했고, 조영욱은 연장 전반 6분 이강인(발렌시아)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아 한국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조영욱의 체력을 아껴뒀다가 후반에 활용한 점 등 정 감독은 자신이 보유한 선수들의 몸 상태와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 전술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전형을 바꾸는 정 감독의 ‘팔색조 전술’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팀은 전반전에는 수비에 집중한 스리백 전형(양쪽 측면 미드필더 수비 가담 시 최종 수비수 5명)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낸다. 이후 후반전에 발 빠른 공격수의 투입과 함께 포백 전형(최종 수비수 4명)으로 변경해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이 터뜨린 7골 가운데 6골이 후반(연장전 포함)에 나왔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과 상대의 실력이 비슷하거나, 상대가 우리보다 좋다고 판단될 때는 여러 가지 전략, 전술을 갖고 있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해 온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심리를 다스리는 데 능하다. 평소 20세 이하 대표팀은 훈련 전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 워밍업을 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정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오가는 말로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운다. 조별리그 통과의 분수령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2차전 때는 “너희 (조별리그) 3경기만 하고 돌아갈래?”라는 말로 선수들을 자극해 1-0 승리를 이끌어냈다. 세네갈과의 8강전을 앞두고서는 부담을 덜어주는 데 집중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솔직히 한일전(16강)보다는 (세네갈이) 덜 부담스럽지 않냐. 멋지게 한판 놀고 나와라’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꾸역꾸역 앞으로 가는, 쉽게 지지 않는 팀이다. 선수들이 한 약속(우승)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4강에서 맞붙게 된 에콰도르는 ‘돌풍의 팀’이다. 조별리그 B조에 속했던 에콰도르는 이탈리아(1위), 일본(2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승점 4, 골득실 0을 기록한 에콰도르는 각조 3위 중 성적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가까스로 획득했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에콰도르는 토너먼트부터 끈끈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강호들을 무너뜨렸다. 남미 팀끼리 맞붙은 16강에서는 강호 우루과이를 3-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전반 11분 선제골을 내준 이후 3골을 몰아넣는 ‘뒷심’을 보여줬다. 8강에서는 난적 미국을 맞아 2-1로 승리하며 4강행을 이뤄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존 에스피노사가 터뜨린 골이 오프사이드 논란에 휩싸였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번 대회가 4번째 20세 이하 월드컵 참가인 에콰도르는 기존 최고 성적(16강)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한국은 역대 20세 이하 팀 간 경기에서 에콰도르에 2승 1패로 앞서 있다. 특히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18일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이강인(발렌시아)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에콰도르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고, 최근 기세도 무서운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에콰도르는 플레이 메이커 호르단 레사발라를 중심으로 한 개인기와 창의성이 뛰어난 팀이다. 또한 원톱 공격수 레오나르도 캄파나는 신장(187cm)이 좋고, 활동 범위가 넓기 때문에 동료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주는 연계 플레이에 능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에콰도르의 4강전은 12일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폴란드 루블린에서 열린다. 한편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말리와 콜롬비아를 4-2, 1-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2017년 한국 대회 때 4강에서 잉글랜드에 1-3으로 패한 뒤 3∼4위 결정전에서 우루과이를 승부차기로 따돌리고 역대 최고 순위인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앞서 3차례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우크라이나는 4강까지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다시 쓰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제가 아니라 이재익(강원)을 교체하신 것은 의외였습니다. 감독님은 ‘제갈용(제갈공명+정정용)’입니다.” 9일 세네갈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수비수 이지솔(대전)은 공을 사령탑인 정정용 감독(50)에게 돌렸다. 한국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에 정 감독은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스리백 수비수 중 한명을 빼고 발 빠른 공격수 엄원상(광주)을 투입해 공격 강화를 꾀한 것이다. 문제는 스리백 왼쪽의 이재익과 오른쪽의 이지솔 중 누구를 교체하느냐는 것. 일본과의 16강에서는 이지솔이 엄원상과 교체됐다. 하지만 세네갈전에서 정 감독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이지솔을 그라운드에 남겨두고 이재익을 엄원상과 교체했고, 이 작전은 적중했다. 이지솔은 후반 추가시간(후반 53분) 극적인 헤딩슛으로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터뜨렸다. 이지솔은 “제 투지를 감독님이 좋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계 ‘흙수저’로 통하는 정 감독은 절묘한 용병술을 통해 한국의 4강을 이끌었다. 경일대를 나와 실업팀 이랜드 푸마 등에서 뛴 그는 현역 시절 연령별 국가대표 경력이 없다. 부상 등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그는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며 유소년 육성에 집중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 감독은 현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18세일 때부터 3년간 지도했다. 선수 특성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타이밍에 투입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네갈전 연장전에서 한국이 터뜨린 골도 정 감독의 용병술에서 나왔다. 이날 정 감독은 주전 공격수 조영욱(FC서울)을 선발로 투입하지 않았다. 대신 세네갈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후반에 활동량이 많은 조영욱을 투입했고, 조영욱은 연장 전반 6분 이강인(발렌시아)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아 한국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조영욱의 체력을 아껴뒀다가 후반에 활용한 점 등 정 감독은 자신이 보유한 선수들의 몸 상태와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 전술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전형을 바꾸는 정 감독의 ‘팔색조 전술’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팀은 전반전에는 수비에 집중한 스리백 전형(양쪽 측면 미드필더 수비 가담 시 최종 수비수 5명)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낸다. 이후 후반전에 발 빠른 공격수의 투입과 함께 포백 전형(최종 수비수 4명)으로 변경해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이 터뜨린 7골 가운데 6골이 후반(연장전 포함)에 나왔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과 상대의 실력이 비슷하거나, 상대가 우리보다 좋다고 판단될 때는 여러 가지 전략, 전술을 갖고 있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해 온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심리를 다스리는 데 능하다. 평소 20세 이하 대표팀은 훈련 전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 워밍업을 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정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오가는 말로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운다. 조별리그 통과의 분수령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2차전 때는 “너희 (조별리그) 3경기만 하고 돌아갈래?”라는 말로 선수들을 자극해 1-0 승리를 이끌어냈다. 세네갈과의 8강을 앞두고서는 부담을 덜어주는데 집중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솔직히 한일전(16강)보다는 (세네갈이) 덜 부담스럽지 않느냐. 멋지게 한판 놀고 나와라’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꾸역꾸역 앞으로 가는, 쉽게지지 않는 팀이다. 선수들이 한 약속(우승)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새벽 4시에 일어날 한국 축구 팬들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을 앞둔 손흥민(27·토트넘·사진)은 멀리 고국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팬들에게 승리를 바치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토트넘과 리버풀(이상 잉글랜드)의 UCL 결승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4시(현지 시간 1일 오후 9시)에 시작된다.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마지막으로 UCL 결승에 나선 2011년 이후 8년 만에 한국 선수가 영광의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축구 열기까지 뜨거워지고 있다. 회사원 김상우 씨(34)는 “박지성을 응원하던 20대 시절처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손흥민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고향인 강원 춘천시는 대규모 응원전을 준비 중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2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시민 1000여 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UCL 결승을 보며 손흥민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 내가 항상 경기에서 100%의 경기력을 보여주려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뛰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박지성 선배처럼 나도 유럽 무대에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 이를 통해 한국에 있는 많은 후배들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UCL에서 4골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8강 1, 2차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강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를 침몰시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유럽에서는 아시아 선수의 영입이 주로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러한 시각을 깨뜨리고 있다. 그는 UCL 결승을 통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유럽축구연맹(UEFA)은 공격수 손흥민이 선발 출전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결전지인 마드리드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두 팀이 11년 만에 UCL 결승 맞대결을 벌이게 되면서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마드리드를 찾고 있다. UEFA는 잉글랜드 팬 10만 명 이상이 마드리드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온라인 입장권 거래사이트에서는 UCL 결승 입장권의 재판매 가격이 1만 유로(약 1325만 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축구 팬들이 마드리드에 집결하면서 숙소 찾기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영국 축구매체 90min에 따르면 마드리드 시내의 숙소 예약률은 이미 94%를 넘어섰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방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현재 마드리드에 위치한 호스텔의 2단 침대에서 1박을 하려면 500유로(약 66만 원)를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펼쳐지는 외나무다리 맞대결. 단판으로 결정되는 냉혹한 승부를 앞두고 결전지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한 그는 미소를 지었다. 3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마드리드로의 행군’이라는 제목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개한 영상 속 손흥민(27)의 모습이다. ‘스마일 보이’ 손흥민은 영국 런던을 떠날 때와 비행기 안에서도 줄곧 밝게 웃었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UCL 결승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달 2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리버풀(잉글랜드)과의 UCL 결승에서 손흥민은 새 역사에 도전한다. 그가 골을 터뜨리면 한국인 최초의 UCL 결승 득점이 된다. 손흥민에 앞서 두 차례 UCL 결승(2008∼2009, 2010∼2011시즌)을 뛴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득점이 없었다. 또 현재 시즌 20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이 2골 이상을 넣으면 자신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21골)도 경신한다. 리버풀에는 이번 결승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는 선수가 있다.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왕)’ 무함마드 살라흐(27·이집트·사진)다. 지난 시즌 UCL 결승은 그에게 악몽이었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32골)에 오르며 많은 기대를 받은 그이지만 어깨 부상으로 전반 31분 만에 교체 아웃돼 눈물을 흘렸다. 주득점원이 빠진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살라흐는 “또다시 결승 무대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반드시 풀타임을 뛰면서 골을 터뜨리고 싶다”고 말했다. 살라흐는 이번 시즌 총득점이 26골이다.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첫 번째 UCL 우승을, 리버풀은 UCL 전신인 유러피안컵을 포함해 6번째 우승을 노린다. 역대 EPL 상대 전적에서는 리버풀이 25승 15무 14패로 우위에 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양 팀 모두 빠른 공수 전환이 강점이다. 중원에서 상대의 볼을 빼앗은 뒤 역습에 나섰을 때 어느 팀이 더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빠른 발을 가진 손흥민과 살라흐는 양 팀 역습의 선봉장 역할을 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월 “손흥민의 순간 최고 스피드는 시속 34.3km로 토트넘에서 가장 빨랐다”고 보도했다. 폭발적 스피드가 트레이드마크인 살라흐는 기록상으로는 손흥민보다 조금 더 빠르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 등에 따르면 살라흐의 순간 최고 스피드는 시속 34.9km였다. 살라흐는 질풍 같은 드리블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노리는 성향이 강하다. 유럽축구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살라흐는 EPL에서 드리블 돌파 횟수 6위로 151번의 드리블 돌파(손흥민 84회·24위)를 시도했다. 손흥민은 스피드를 살려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로 빠르게 접근한 뒤 동료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하는 데 능하다. 슈팅 타이밍이 빠르고, 슛 파워도 강하기 때문에 슈팅 기회가 많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득점을 올린다. EPL 사무국에 따르면 손흥민의 유효 슈팅 대비 득점 비율은 41.4%로 살라흐(34.4%)를 앞섰다. UCL 우승 횟수와 이번 시즌 EPL 성적(리버풀 2위, 토트넘 4위) 등을 볼 때 리버풀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손흥민은 두려움 없이 결승 무대를 밟겠다고 했다. 그는 30일 토트넘이 페이스북에 올린 인터뷰에서 “우리는 8강에서 맨체스터시티(EPL 우승팀)를 꺾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살아남아 이 자리(결승)에 섰다. 토트넘은 강한 팀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펼쳐지는 외나무다리 맞대결. 단판으로 결정되는 냉혹한 승부를 앞두고 결전지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한 그는 미소를 지었다. 3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마드리드로의 행군’이라는 제목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개한 영상 속 손흥민(27)의 모습이다. ‘스마일 보이’ 손흥민은 영국 런던을 떠날 때와 비행기 안에서도 줄곧 밝게 웃었다. 그는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UCL 결승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리버풀(잉글랜드)과의 UCL 결승에서 손흥민은 새 역사에 도전한다. 그가 골을 터뜨리면 한국인 최초의 UCL 결승 득점이 된다. 손흥민에 앞서 두 차례 UCL 결승(2008~2009, 2010~2011시즌)을 뛴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득점이 없었다. 또한 현재 시즌 20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이 2골 이상을 넣으면 자신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21골)도 경신한다. 리버풀에는 이번 결승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는 선수가 있다.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왕)’ 무함마드 살라흐(27·이집트)다. 지난 시즌 UCL 결승은 그에게 악몽이었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32골)에 오르며 많은 기대를 받은 그이지만 어깨 부상으로 전반 31분 만에 교체 아웃돼 눈물을 흘렸다. 주득점원이 빠진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살라흐는 “또 다시 결승 무대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반드시 풀타임을 뛰면서 골을 터뜨리고 싶다”고 말했다. 살라흐는 이번 시즌 총 득점이 26골이다.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첫 번째 UCL 우승을, 리버풀은 UCL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포함해 6번째 우승을 노린다. 역대 EPL 상대 전적에서는 리버풀이 25승 15무 14패로 우위에 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양 팀 모두 빠른 공수 전환이 강점이다. 중원에서 상대의 볼을 빼앗은 뒤 역습에 나섰을 때 어느 팀이 더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빠른 발을 가진 손흥민과 살라흐는 양 팀 역습의 선봉장 역할을 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월 “손흥민의 순간 최고 스피드는 시속 34.3km로 토트넘에서 가장 빨랐다”고 보도했다. 폭발적 스피드가 트레이드마크인 살라흐는 기록상으로는 손흥민보다 조금 더 빠르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 등에 따르면 살라흐의 순간 최고 스피드는 시속 34.9km였다. 살라흐는 질풍 같은 드리블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노리는 성향이 강하다. 유럽축구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살라흐는 EPL에서 드리블 돌파 횟수 6위로 151번의 드리블 돌파(손흥민 84회·24위)를 시도했다. 손흥민은 스피드를 살려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로 빠르게 접근한 뒤 동료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하는 데 능하다. 슈팅 타이밍이 빠르고, 슛 파워도 강하기 때문에 슈팅 기회가 많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득점을 올린다. EPL 사무국에 따르면 손흥민의 유효 슈팅 대비 득점 비율은 41.4%로 살라흐(34.4%)를 앞섰다. UCL 우승 횟수와 이번 시즌 EPL 성적(리버풀 2위, 토트넘 4위) 등을 볼 때 리버풀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손흥민은 두려움 없이 결승 무대를 밟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토트넘이 페이스북에 올린 인터뷰에서 “우리는 8강에서 맨체스터시티(EPL 우승팀)를 꺾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살아남아 이 자리(결승)에 섰다. 토트넘은 강한 팀이다”고 말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리버풀이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맞붙게 되자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결승 예고 포스터에 손흥민(27)을 토트넘 대표 선수로 내세웠다. 이번 시즌 UCL에서 4골을 터뜨리며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손흥민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에 맞설 리버풀의 대표로는 세계적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28)가 선택됐다. 양 팀의 간판스타를 내세워 ‘창과 방패’의 격돌을 표현한 것이다. 양 팀은 다음 달 2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UCL 결승전을 치른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토트넘의 키 플레이어 손흥민과 그를 꽁꽁 묶으려는 판 데이크의 대결이 결승전 관전 포인트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사상 첫 UCL 우승에 성공하려면 ‘통곡의 벽’ 판 데이크를 무너뜨려야 한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EPL 사우샘프턴에서 뛰던 판 데이크는 지난해 1월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7500만 파운드·약 1134억 원)로 리버풀에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즌 그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장신 수비수인 판 데이크(193cm)는 몸싸움과 헤딩 능력에 스피드까지 갖춘 완벽한 수비수로 일대일로는 뚫기 힘든 선수다”고 말했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판 데이크는 EPL에서 걷어내기(199개) 슛블로킹(18개) 가로채기(40개) 부문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시즌 판 데이크는 3월 18일까지 EPL에서 2755분을 뛰면서 단 한 번도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 덕분에 리버풀은 이번 시즌 EPL 최소 실점(22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UCL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3으로 패하는 아픔을 맛본 판 데이크는 이번 시즌에는 다른 결말을 맺고 싶다고 했다. 그는 29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EPL에서 해왔던 방식대로 토트넘 공격수들을 괴롭힐 것이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EPL에서 리버풀과 두 번 맞붙어 모두 졌다. 판 데이크는 4월 맞대결에서 손흥민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무사 시소코와 손흥민이 동시에 리버풀 문전을 향해 뛰었다. 이들의 앞에 선 수비수는 판 데이크 혼자였다. 판 데이크는 공을 몰고 가던 시소코에게 달려들지 않고 손흥민에게 연결될 수 있는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시소코의 슈팅이 빗나가 토트넘은 득점에 실패했다. 당시 판 데이크는 “손흥민은 이런 상황(역습)에서 항상 득점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패스 길목을 막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리버풀 수비를 무너뜨리려면 토트넘 공격진 전체의 영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원톱으로 나설 공격수(해리 케인, 페르난도 요렌테 등)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판 데이크가 자신을 수비하게 만들어 동료들이 문전으로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때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손흥민 등이 판 데이크의 거친 수비를 벗어나 골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리버풀이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맞붙게 되자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결승 예고 포스터에 손흥민(27)을 토트넘 대표 선수로 내세웠다. 이번 시즌 UCL에서 4골을 터뜨리며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손흥민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에 맞설 리버풀의 대표로는 세계적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28)가 선택됐다. 양 팀의 간판 스타를 내세워 ‘창과 방패’의 격돌을 표현한 것이다. 양 팀은 다음달 2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UCL 결승전을 치른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토트넘의 키 플레이어 손흥민과 그를 꽁꽁 묶으려는 판 데이크의 대결이 결승전 관전 포인트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사상 첫 UCL 우승에 성공하려면 ‘통곡의 벽’ 판 데이크를 무너뜨려야 한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EPL 사우샘프턴에서 뛰던 판 데이크는 지난해 1월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7500만 파운드·약 1134억 원)로 리버풀에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즌 그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장신 수비수인 판 데이크(193cm)는 몸싸움과 헤딩 능력에 스피드까지 갖춘 완벽한 수비수로 일대일로는 뚫기 힘든 선수다”고 말했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판 데이크는 EPL에서 걷어내기(199개) 슛블로킹(18개) 가로채기(40개)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시즌 판 데이크는 3월 18일까지 EPL에서 2755분을 뛰면서 단 한번도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 덕분에 리버풀은 이번 시즌 EPL 최소 실점(22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UCL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3으로 패하는 아픔을 맛본 판 데이크는 이번 시즌에는 다른 결말을 맺고 싶다고 했다. 그는 29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EPL에서 해왔던 방식대로 토트넘 공격수들을 괴롭힐 것이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EPL에서 리버풀과 두 번 맞붙어 모두 졌다. 판 데이크는 4월 맞대결에서 손흥민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무사 시소코와 손흥민이 동시에 리버풀 문전을 향해 뛰었다. 이들의 앞에 선 수비수는 판 데이크 혼자였다. 판 데이크는 공을 몰고 가던 시소코에게 달려들지 않고 손흥민에게 연결될 수 있는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시소코의 슈팅이 빗나가 토트넘은 득점에 실패했다. 당시 판 데이크는 “손흥민은 이런 상황(역습)에서 항상 득점을 올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패스 길목을 막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리버풀 수비를 무너뜨리려면 토트넘 공격진 전체의 영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원톱으로 나설 공격수(해리 케인, 페르난도 요렌테 등)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판 데이크가 자신을 수비하게 만들어 동료들이 문전으로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 때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손흥민 등이 판 데이크의 거친 수비를 벗어나 골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