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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하나로 상대를 흔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이 2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레오(32·쿠바)의 강력한 서브 덕택에 3-1(25-22, 25-23, 17-25, 25-23)로 승리했다. 승부처는 4세트 후반이었다. 1,2세트를 따낸 OK금융그룹은 3세트를 내준 데 이어 4세트에도 15-19까지 뒤지며 상대에 기세를 내줬다. 그러나 레오가 서브라인에 서면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현대캐피탈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44)을 상대로 서브 득점을 하며 감각을 끌어올린 레오는 자신의 기회에만 6개의 연속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레오의 강력하고 예리한 서브에 현대캐피탈은 리시브가 불안해졌고 전반적인 플레이도 흔들렸다. 이 틈을 타 OK저축은행은 연속 득점을 올렸다. 레오의 날카로운 서브에 힘입어 20-19로 뒤집은 OK금융그룹은 25-23으로 세트를 마무리해 풀세트 없이 경기를 끝냈다. 레오는 이날 서브 1개 포함 양 팀에서 가장 많은 31득점(공격성공률 50.85%)을 했다. 전날 주전 조재성(27)이 병역비리사건에 연루돼 수사대상에 오른 사실이 전해지면서 팀 훈련에서 배제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OK금융그룹 선수들은 서로를 다잡았다. 경기 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46)은 선수단을 대표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코트 안에서 고개 숙이지 말라고 주문했다.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OK금융그룹은 이날 승리로 남자부 3위로 도약했다. 한편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페퍼저축은행에 3-1(27-25, 20-25, 25-12, 26-24)로 이겼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은 지난시즌 3연패에 이어 개막 후 17연패까지 총 20연패를 이어가며 여자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썼다. 종전 기록은 2012~2013시즌 KGC인삼공사가 기록했다.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톰 김’ 김주형(20·사진)이 내년에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 무대를 밟는다. 김주형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 명의로 보내온 초청장 사진을 올리며 “내 첫 번째 마스터스 출전까지 기다리기 힘들다. 곧 봐요, 오거스타”라고 적었다. 내년 마스터스는 4월 6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마스터스는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에서 아직 유일하게 경험하지 못한 무대다. 올해 5월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 6월 US오픈 23위, 7월 디 오픈 챔피언십 공동 47위 등을 했다. PGA챔피언십은 2020년에도 출전해 컷 탈락한 바 있다. 김주형은 마스터스 초청 대상자의 19가지 기준 중 투어 정규시즌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현재 초청장을 받은 93명 중 불참 의사를 밝힌 선수 등 15명을 제외하고 78명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직전 세계랭킹 등에 따라 추가로 출전 선수가 나온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고,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24), 이경훈(31)이 포함됐다. 21일 리들리 회장이 성명서를 통해 “현재 기준에 따라 2023 마스터스 참가 자격이 있는 이들을 초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소속 선수들도 출전한다. 필 미컬슨(52), 더스틴 존슨(38·이상 미국) 등 16명이 초청장을 받으면서 PGA와 LIV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내년에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형의 올해 세계랭킹은 지난주와 같은 15위로 마무리됐다. 올해 초 132위에서 100계단 넘게 순위를 끌어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유도 국가대표 조구함(30)이 정든 매트 위를 떠난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남자 100kg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그는 경기 도중 손에 쥐가 난 상대를 기다려주고, 결승전 뒤에는 상대의 팔을 들어주는 등 메달 못지않게 빛난 경기 매너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올림픽 신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왼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 속에서도 포기를 몰랐던 그가 바람대로 ‘좋은 지도자가 되는 꿈’을 이루길 응원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곽승석(34)은 V리그를 대표하는 ‘살림꾼’이다. 13년차 아웃사이드 히터인 곽승석은 일명 수비형 레프트로 공격은 물론이고 리시브, 디그 등 궂은일까지 도맡고 있다. 최근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뤄낸 대한항공이 이번 시즌에도 선두로 고공비행할 수 있도록 만든 ‘숨은 공신’이다. 다른 팀들로선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민인 역할이다. 그런 곽승석이 최근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남자부 역대 두 번째 5500리시브정확 달성이다. 26일 현재 5521개(효율 52.23%)를 기록 중이다. 최고령 선수인 리베로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 코치(44·7866개)에 이어 두 번째이자 레프트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여자부의 경우 통산 리시브정확 상위 3명(임명옥, 김해란, 남지연)이 모두 리베로다. 리시브정확은 세터 반경 1m 안으로 올린 경우를 말한다. 곽승석은 최근 통화에서 “레프트로 처음 기록을 세웠다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 수비형 레프트라고 하면 흔히 수비만 생각하기 쉬운데 공격도 뒷받침돼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스스로 잘 버텨왔다는 게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곽승석은 통산 득점, 서브에서도 각각 21위, 15위에 올라있다. 안정적인 리시브의 비결은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고등학교(부산동성고) 때부터 주로 수비형 레프트를 맡아온 곽승석은 “알 것 같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잃어버리는 게 리시브 감각”이라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지나간 결과는 털어버리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곽승석이 “리시브를 산소 같다”고 표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리시브 라인에 서는) 배구선수라면 누구나 숨을 쉬듯 언제나 당연히 리시브를 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윤봉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경기 중 눈에 띄지는 않지만 곽승석이 코트에서 빠지면 티가 크게 난다. 기술적으로는 공의 낙하지점을 찾는 눈과 서브 구질에 따른 대처 능력이 모두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시즌 전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곽승석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큰 고민 없이 잔류를 선택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정도 많이 들었고 여기서 계속 우승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 알 만한 사람들은 살림꾼이 얼마나 빛나는 역할인지 모두가 안다”고 말하는 곽승석은 최근 팀 내 레프트 유망주들에게 먼저 다가가 리시브 자세 등 여러 조언을 해주려 노력하고 있다. 코트 안팎을 가리지 않고 투혼을 보이는 곽승석이 있기에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도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기면 함께 열광했고, 져도 함께 아쉬워했다. 선수들 몸짓 하나하나에 웃고 울었다. 2022년 한 해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포츠와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한국 남녀 대표 선수들은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중국의 텃세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금메달을 사냥했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이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동아일보 스포츠부가 2022년 스포츠 명장면을 정리했다.》★23골 손흥민,아시아선수 첫 수상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 탄생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5월 23일 열린 2021∼2022시즌 노리치시티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골을 넣으며 시즌 총 23골로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와 공동 1위가 됐다. 페널티킥 하나 없이 왼발로 12골, 오른발로 11골을 집어 넣었다. EPL뿐 아니라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 선수 최초 득점왕이다. ★20세 김주형, PGA 뒤집어놓은 2승2002년생 김주형은 8월 특별 임시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20세 1개월 17일의 나이로 정상에 서며 조던 스피스에 이어 투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우상 타이거 우즈보다 첫 승이 빠르다.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두 번째 최연소 2승(20세 3개월 19일) 기록도 썼다. ★ 쇼트트랙, 중국 텃세 뚫고 금2 은3중국의 안방 텃세에도 한국 쇼트트랙은 좌절하지 않았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연이어 나온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중국 런쯔웨이에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남자 1500m에서 황대헌이 실력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 여자 1500m에서 최민정이 금메달을 추가하는 등 한국 쇼트트랙은 참가국 중 가장 좋은 성적(금 2, 은 3)을 거뒀다. ★올림픽 4위 우상혁, 세계선수권 2위‘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첫 세계선수권 은메달이란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로 한국 기록을 세우며 트랙과 필드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던 우상혁은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같은 기록으로 메달을 획득했다. 마라톤 등 장거리 종목을 제외하고 한국 육상이 트랙과 필드 종목에서 딴 첫 메이저 국제대회 메달이다. ★수영 황선우, 세계선수권 등 잇단 쾌거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가 6월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7의 한국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박태환 이후 11년 만의 세계선수권 메달이다. 지난해 12월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자신의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는 최근 2연패에도 성공했다. ★‘여제’ 김연경 국내 복귀… 가는 곳마다 만원 관중‘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복귀가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중국리그에서 한 시즌 만의 국내 복귀에 때마침 관중 100% 입장도 재개되면서 김연경이 가는 곳마다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안방(인천삼산월드체육관) 5800석 2차례 매진에 방문경기에도 만원 관중이 몰렸다. 김연경은 온라인 팬 투표에서도 전체 1위를 하며 내년 1월 예정인 V리그 올스타전에 14년 만에 출격한다. ★타격 5관왕 오른 이정후… 사상 첫 ‘父子 MVP’까지키움 이정후는 올 시즌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을 차지하며 프로 데뷔 6년 만에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1994년 자신과 같은 나이에 타격 5관왕으로 MVP에 올랐던 아버지에 이어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상 첫 번째 ‘부자(父子) MVP’가 탄생했다. “앞으로의 야구 인생은 제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수상 소감마저 울림을 줬다. ★SSG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김강민은 최고령 KS MVP개막 10연승으로 출발한 SSG는 시즌 내내 1위를 놓치지 않고 정규리그를 마쳤다. 한국시리즈(KS)에서도 키움을 상대로 6차전(4승 2패) 끝에 통합우승을 거뒀다. 한국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처음 나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1982년생 SSG 김강민은 5차전에서 KS 사상 첫 대타 끝내기 홈런 등을 치며 역대 최고령 KS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준우승 10번에 울던 울산 17년 만에 감격 헹가래프로축구 울산이 2005년 이후 17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 역대 최다인 준우승 10회로 ‘준산(준우승 울산)’이라고까지 불렸던 울산은 숙원을 풀며 2인자의 그림자에서도 벗어났다. 지난해 울산 지휘봉을 잡아 2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이끈 홍명보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K리그 우승을 모두 경험한 역대 4번째 축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1무1패서 포르투갈 눌러 전국민 감격한국 축구대표팀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역대 3번째 16강 진출을 이뤘다. 방문 월드컵에선 2010년 남아공 이후 12년 만이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 1무 1패를 기록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3차전 후반 46분 황희찬의 극적인 역전골 덕택에 2-1로 승리하며 H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 한국 선수 첫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을 넣은 조규성은 새로운 스타로 우뚝 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2년에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승을 수확한 ‘톰 김’ 김주형(22·사진)이 21일 PGA투어닷컴이 선정한 ‘올해의 기록 10선(Top10 stats of the year)’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다. 김주형이 8월 투어 첫 우승을 한 윈덤챔피언십과 관련된 내용이 2위에 올랐다. PGA투어닷컴은 당시 김주형이 1라운드 1번홀(파4)에서 쿼드러플 보기(기준 타수보다 4타 더 친 것)를 하고도 우승을 한 데 이어 3주 후 열린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가 1라운드 1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정상에 선 것에 주목했다. 투어 측이 1983년 홀별 데이터를 수집한 이후 올 7월까지 1700여 개의 대회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첫 홀 트리플 보기 이상 기록한 선수의 우승이 8월에만 두 차례 반복됐다는 것이다. 6위로는 김주형의 90년 만의 최연소 2승 기록이 꼽혔다.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다시 정상에 선 김주형은 20세 3개월 19일 만에 투어 2승을 기록하며 1932년 랠프 굴달(당시 20세 2개월 10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자가 됐다. 특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의 2승 기록(20세 9개월 20일)을 6개월 가까이 앞지른 것에 주목했다. PGA투어닷컴은 22일 ‘올가을의 다섯 가지 빅 스토리’를 나열하며 2위로 ‘골프계의 떠오르는 스타, 톰 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의 기록 10선 중 1위는 사상 최초로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30대 미만 선수가 우승한 결과가 꼽혔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는 스코티 셰플러(26·미국), PGA 챔피언십은 저스틴 토머스(29·미국), US오픈은 매슈 피츠패트릭(28·잉글랜드), 디 오픈 챔피언십은 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정상에 섰다. 빅 스토리 1위로는 매킬로이의 세계랭킹 1위 복귀가 선정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여제’ 김연경(34·흥국생명)이 14년 만에 V리그 올스타전 코트를 밟는다. 그것도 ‘별 중의 별’ 자격으로 잔치에 초대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2∼18일 일주일 동안 올스타전 온라인 팬 투표를 진행한 결과 김연경이 남녀부 최다인 8만2297표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올 시즌 올스타전은 다음 달 29일 흥국생명 안방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연경은 2008∼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V리그 올스타전에 나선다. 김연경은 11년 만에 국내에 복귀했던 2020∼2021시즌에도 팬 투표 1위를 차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단, 김연경은 올해 1월 광주에서 열린 2021∼2022 올스타전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올스타전에서 지난해 도쿄 올림픽 대표팀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대표팀이 만나는 자리에 ‘깜짝 출연’한 것. 김연경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 광주에 가서 오랜만에 V리그 올스타전을 구경했는데 재미있는 볼거리도 많았고 무엇보다 많은 팬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특히 (여자부 세리머니상 수상자인) 현대건설 이다현(21)의 활약이 좋았다. 올해도 톡톡 튀는 선수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무대를 거쳐 1시즌 만에 다시 돌아온 김연경은 21일 현재 공격 성공률 2위(46.70%), 득점 5위(304점), 리시브 효율 6위(46.12%)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수를 가리지 않는 김연경의 활약에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도 2위에 자리하며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흥행에서도 단연 주연이다. 지난달 13일 한국도로공사와의 안방경기에는 올 시즌 최다인 5800명의 만원 관중이 몰리기도 했다. 김연경이 나오는 경기면 안방, 방문경기를 가리지 않고 매진이 이어지고 있다. 김연경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14일)보다 투표 기간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팬들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이번 시즌 1일 평균 투표수는 56만5216표로 지난 시즌(33만9038표)에 비해 약 66%가 늘었다. 남자부에서는 신영석(36·한국전력)이 6만9006표로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3시즌 연속이자 4번째 남자부 최다 득표다. 흥국생명의 김해란(38)은 15번째로 올스타에 이름을 올리면서 남녀부 최다 올스타 선발 기록을 남겼다. 팬 투표로 선발된 28명 외에도 전문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12명을 추가 선발해 총 40명이 올스타전에 나선다. 올 시즌에는 처음으로 소속팀이 아닌 나이를 기준으로 M스타, Z스타 팀을 나눈다. 남자부는 1995년생, 여자부는 1996년생까지 M스타 팀이고 이후로는 Z스타 팀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미들블로커 배유나(33)를 대표하는 별명은 ‘배구천재’다. 배유나는 미들블로커는 물론이고 날개 공격수 역할까지 두루 소화해 ‘배구 지능지수(IQ)’가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팬들 사이에서 배유나의 성은 ‘배구 배씨’(실제 경주 배씨)일 것이란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수원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2학년이던 2006년 일찌감치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배유나는 2007∼2008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돼 그 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 양효진(33·현대건설)이 당시 신인왕 투표 2위로 배유나에게 뒤졌다. 하지만 입단 동기 양효진이 11시즌 연속으로 ‘블로킹 퀸’ 자리를 차지한 반면 배유나는 데뷔 후 16번째 시즌을 맞도록 득점, 서브, 블로킹 등 어느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 2015∼2016시즌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 2017∼2018시즌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 수상자로 뽑혔을 뿐이다. 라운드 MVP 수상조차 한 번도 없다. 올 시즌 드디어 기회가 왔다. 배유나는 20일 현재 세트당 블로킹 0.814개로 IBK기업은행 김수지(0.764개), 도로공사 정대영(0.741개)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흥국생명에 1-3으로 패한 지난달 22일 2라운드 맞대결 때는 한 경기 개인 최다 블로킹(8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유나는 21일 통화에서 “나이도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 욕심을 부려야 몸 관리도 제대로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동안 개인기록에 많은 욕심이 없었는데 이젠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블로킹 1위를 꼭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세트당 블로킹이 0.492개였던 배유나는 올 시즌 기록이 좋아진 이유로 리베로 임명옥(36)의 도움을 꼽았다. 배유나는 “명옥 언니가 뒤에서 코스 한쪽을 전부 막아주다시피 해주니 나는 ‘내 코스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블로킹을 한다”면서 “말이 쉽지 믿음이 없다면 나도 흔들릴 텐데 서로 약속한 플레이를 해주니 기록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배유나는 또 새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23·세르비아)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공격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플레이의 리듬감도 좋아졌다”고 전했다. 배유나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블로킹 라인에 나란히 서는 세터 이윤정(25)의 블로킹 수도 지난 시즌 세트당 0.047개에서 올 시즌 0.390개로 늘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등으로 시즌 전 중하위권 전력으로 구분됐던 도로공사는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지난 시즌 등번호 1번에 도전했던 배유나는 올 시즌 예전에 달던 10번으로 다시 돌아왔다. 배유나는 “매번 시즌 초반 어려운 시작을 했는데 올해는 출발이 좋은 것 같다. 일단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최대한 높이 올라가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내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소속 골퍼들이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현재 기준에 따라 2023년 마스터스 참가 자격이 있는 이들을 초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기준만 채운다면 누구든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78명인 LIV 선수 중 최대 16명이 내년 마스터스 무대를 밟는다. 필 미컬슨(52), 더스틴 존슨(38), 패트릭 리드(32·이상 미국) 등 6명은 마스터스 챔피언, 브룩스 켑카(32), 브라이슨 디섐보(29·이상 미국), 캐머런 스미스(29·호주) 등 3명은 최근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는다. 이 밖에 전년도 최종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현재까지 7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스터스는 19가지 출전 기준을 세워 놓고 있다. 2020년 US오픈 챔피언인 디섐보는 “나는 그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믿는다. 이번 마스터스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흥미진진한 마스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성명서가 LIV를 옹호하는 취지는 아니다. 리들리 회장은 “최근 남자 골프의 분열이 골프 경기의 미덕과 의미 있는 유산의 가치를 깎아내린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이런 상황이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내년 4월에 뛰어난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전통을 존중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LIV 대회를 통해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을 수 없는 만큼 향후 문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3 마스터스는 내년 4월 6∼9일(현지 시간) 열린다. 지난해 마스터스는 LIV 개막 전에 개최됐다. 앞서 메이저대회 디 오픈을 주관하는 R&A의 마틴 슬럼버스 대표는 10월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누구의 출전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LIV 선수들의 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천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배유나(33)가 첫 개인기록 타이틀에 도전한다.바로 블로킹 부문 1위다. 배유나는 20일 현재 세트당 0.814개로 IBK기업은행 김수지(0.764개), 도로공사 정대영(0.741개)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16번째 시즌을 맞은 배유나는 아직 개인기록에서 1위를 차지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수원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2학년 시절부터 성인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두각을 드러낸 배유나는 프로 데뷔 전부터 ‘배구천재’로 불렸다. 기대에 걸맞게 2007~2008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고, 그해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33) 등 쟁쟁한 동기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 후로는 개인타이틀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5~2016시즌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 도로공사가 통합우승을 이뤘던 2017~2018시즌 베스트7(센터) 1회 수상이 전부다. ‘배구 배씨’로도 불리는 배유나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오랜만에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1라운드 때부터 세트당 0.708개로 좋은 출발을 했던 배유나는 2라운드 들어 0.920개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는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8개) 기록을 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세터 이윤정(25)과 나란히 서면서 부담이 적지 않았는 데도 고무적인 수치다. 배유나의 통산 평균 블로킹 성적은 세트당 0.492개다. 배유나는 리베로 임명옥(36)과의 호흡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배유나는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기보다는 약속된 플레이가 잘 나오는 것 같다. 명옥 언니가 뒤에서 길목을 지켜주고 있는 만큼 나는 그저 약속된 (블로킹) 자리만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한 결과가 좋은 기록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배유나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이윤정의 세트당 블로킹 기록도 지난 시즌 0.047개에서 올 시즌 0.390개로 대도약했다. 물론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아있는 등 레이스는 길다. 블로킹 부문 2위이자 배유나의 고교 선배인 김수지 역시 개인 첫 블로킹 타이틀에 도전한다. 과거 11시즌 연속 ‘블로킹 퀸‘ 타이틀을 차지했던 현대건설 양효진 또한 언제든 치고 나올 수 있다. 배유나 역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시즌 막판까지 언니들의 치열한 블로킹 경쟁이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전망이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쿠바산 괴물’ 레오(32·OK금융그룹·사진)가 프로배구 19년 역사상 처음으로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블로킹 서브 후위 각 3득점 이상)에 성공했다. 2일 삼성화재전부터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행진을 벌이고 있던 레오는 16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방문경기에서도 후위 공격 8개,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3개를 기록했다. 시즌 5번째 ‘왕관’을 쓴 레오는 양 팀 최다인 30점을 올리면서 3-1(22-25, 25-20, 25-21, 25-22) 승리를 견인했다. 레오는 1세트부터 후위 공격 2개, 서브 득점 2개를 성공시키면서 예열을 마친 뒤 4세트 10-9 상황에서 황경민(26)의 공격을 차단하며 기록을 완성했다. 레오는 경기 뒤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쿠바에 있는 아들 안투안(12)이 기록 이야기를 꺼내서 조금 걱정이 됐다”면서 “트리플크라운은 팀원들이 도와줘야 가능한 만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상금(100만 원)으로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계에는 도전 중인 기록을 언급하면 기록 달성에 실패한다는 속설이 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대단한 기록”이라고 축하를 건네면서도 “레오는 트리플크라운이 아니라 우승을 위해 온 선수”라고 강조했다. 레오가 연속 기록에 너무 신경을 쓸까 봐 주의를 환기시킨 것이다. 레오는 현재 남자부 전체 득점 1위(395점), 서브 득점 1위(세트당 0.982개), 공격 성공률 3위(53.1%)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 니콜라(23·세르비아)를 교체하기로 한 KB손해보험은 이날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르면서 1세트를 따내는 등 분전했지만 승점을 추가하지는 못했다. OK금융그룹(승점 24)은 3위, KB손해보험(승점 12)은 6위를 유지했다. 여자부 김천 경기에서는 안방 팀 한국도로공사(3위)가 IBK기업은행(4위)을 3-2(25-21, 25-20, 28-30, 23-25, 15-9)로 꺾었다. 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36)은 이날 디그 29개를 성공시키면서 역대 2호 9500디그(9522개) 기록을 세웠다.의정부=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에서는 연속 신기록이 2개나 쓰이고 있다. 같은 신기록이긴 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선두 현대건설은 13연승으로 개막 후 최다 연승 신기록을 썼고,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은 14연패로 개막 후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갖게 됐다. 종전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은 12연승, 최다 연패는 11연패였다. 둘 다 현대건설이 보유했던 기록이다.마음이 급한 쪽은 아무래도 페퍼저축은행이다. 창단 첫해인 지난 시즌 5연패 뒤 시즌 6번째 경기에서 창단 첫 승을 수확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에는 2라운드가 끝나도록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연패 기간 풀세트 경기도 단 한 번밖에 하지 못해 승점도 1이 전부다. 시즌 전 목표로 내걸었던 10승은커녕 지난 시즌 거둔 3승은 따낼 수 있을지 막막하다. 기록을 봐도 총체적 난국이다. 공격, 수비 주요 지표에서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속공, 시간 차, 이동공격 등에서 4위를 하고 있지만 팀의 주요 공격 옵션은 아니다.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로 선발한 니아 리드(26·미국)가 그나마 득점 5위, 공격 11위 등을 하고 있지만 승수를 쌓기엔 역부족이다. 시즌 전 이적 시장에서 외부 자유계약선수(FA)로는 유일하게 세터 이고은(27)을 영입했지만 팀 색깔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여기에 몽골 출신의 염어르헝(18)을 귀화 시험까지 도와가며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선발했지만 11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올 시즌 출전이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 우선지명으로 선발했던 2년차 선수들도 아직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초대 사령탑인 김형실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다. 복귀 예정 선수 등 마땅한 반등 요소가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반면 현대건설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흥국생명 김연경의 복귀 등으로 지난 시즌보다 선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오히려 지난 시즌(개막 후 12연승)을 넘어 13연승으로 1강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하면서 버티는 힘이 강해졌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교체 선수들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26·미국)이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경기 소화가 어려울 경우 같은 포지션(오퍼짓 스트라이커)의 베테랑 황연주(36)가 빈틈을 채워주고 있다. 15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는 미들블로커 양효진(3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으로 출전하지 못하자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나현수(23)가 깜짝 활약하며 연승을 이어갔다.공교롭게도 두 팀은 18일 광주에서 맞붙는다. 최근의 분위기만 놓고 봤을 때 두 팀의 연속 기록이 모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력 불균형이 리그 흥행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했을 때 페퍼저축은행의 연패 탈출이 시급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 황제와 골프 여제의 아들이 나란히 필드 위에 선다. 18일부터 이틀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보게 될 진풍경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가 아들 찰리(13)와 3년 연속 출사표를 낸 가운데 올해 대회에는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도 아들 윌 맥기(11)와 참가 의사를 밝혔다. 2019년 여성 프로 선수로는 최초로 이 대회에 출전했던 소렌스탐은 이듬해까지 2년 연속 아버지와 팀을 이뤘다. 1995년부터 이어온 이 대회는 메이저대회 또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와 프로 자격증이 없는 그의 가족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출전한다. 2명이 모두 티샷을 한 뒤 더 좋은 곳에 떨어진 공으로 다음 플레이를 하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연소인 소렌스탐의 아들 윌은 소렌스탐에게 ‘골프광’이라고 불릴 정도로 골프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올 8월에는 US 키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소렌스탐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우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골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점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윌과 찰리의 경기가) 또래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3년째 대회장을 밟는 찰리의 발전된 기량도 팬들의 볼거리다. 참가 첫해 7위를 했던 우즈 팀은 지난해 2라운드에서 11개 홀 연속 버디 쇼를 선보이며 준우승을 했다. 최근 우즈는 찰리의 기량을 묻는 질문에 “말하기 싫지만 인정하겠다. 몇 주 전에 찰리가 드라이버로 나보다 더 멀리 보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밖에 11일 이벤트 대회 ‘더 매치’에서 우즈와 대결을 펼쳤던 1993년생 절친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등도 각각 아버지와 출전한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르다(24·미국) 역시 체코의 테니스 스타 출신 아버지 페트르(54)와 함께 나선다. 우승 상금은 20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쿠바산 괴물’ 레오(32)가 V리그의 새로운 이정표에 도전한다. 바로 사상 첫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블로킹 서브 후위 각 3득점 이상) 기록이다. 이달 2일 삼성화재전, 6일 우리카드전, 11일 한국전력전에서 연이어 왕관을 쓴 레오는 16일 의정부 방문경기에서 안방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기록에 도전한다. 이전까지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은 세 차례 나왔지만 4경기 연속은 없었다. 한국전력 밀로스(36·몬테네그로)가 2010∼2011시즌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에 성공했고 파다르(26·헝가리)가 2017∼2018시즌에는 우리카드에서, 2018∼2019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서 각각 같은 기록을 남겼다. 레오는 이번 시즌 들어 트리플크라운 달성 속도를 높이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012∼2013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삼성화재에 뛰었던 레오는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고 돌아온 지난 시즌까지 트리플크라운을 총 6번 남겼다. 올 시즌에는 이번 3경기 연속 기록을 포함해 벌써 4번이다. 특히 직전 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1세트가 끝나기도 전에 후위 7점, 서브 3점, 블로킹 3점을 올리면서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이전까지 V리그에서 트리플크라운이 총 303번 나오는 동안 1세트에 기록을 세운 건 대한항공 가스파리니(38·슬로베니아)뿐이었다. 가스파리니는 2017년 11월 24일 우리카드를 상대로 기록을 남겼다. OK금융그룹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레오는 지난 시즌보다 전방위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로킹에서는 특히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의 조언이 효과를 발휘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까지 후위 공격과 서브에서는 3점 이상을 기록하고도 블로킹 개수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에 실패한 경기가 가장 많았다(35번). 서브 득점이 부족한 건 20번이었고 후위 득점이 부족해 트리플크리운을 달성 못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석 감독은 “레오는 블로킹 높이를 끌어올리려고 도움닫기를 해서 뛰는 러닝점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처음부터 높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만큼 스텝을 줄이고 위치 선정에 신경을 쓰도록 주문했다. 기록이 좋아지면서 레오 스스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 탈락 등 지난 시즌 부진도 레오에게 자극제가 됐다. 석 감독은 “삼성화재에서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레오가 지난 시즌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이번 시즌은 구단에서 미리 제공한 체력 관리 프로그램에 맞춰 체중을 감량한 채로 입국하는 등 마음가짐부터 남다른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 102kg이었던 몸무게를 올 시즌 95kg으로 줄였다. 지난여름 결혼한 아내 이라이젤(32)과 딸이 한국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경기 때마다 응원을 오는 것도 레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연말에는 레오의 어머니도 입국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괴물답다.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외국인 선수 레오(32)가 16일 KB손해보험과의 방문경기에서 V리그 최초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 공격 3개 이상씩) 기록에 도전한다. 2010~2011시즌 한국전력 밀로스,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파다르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각각 한 번씩 달성했던 3경기 연속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이달 2일 삼성화재전에서 후위 공격 11개, 서브 8개, 블로킹 4개를 따내며 시동을 건 레오는 이어 6일 우리카드전(후위 공격 7개, 서브 6개, 블로킹 3개), 11일 한국전력전(후위 공격 15개, 서브 4개, 블로킹 3개)에서도 연이어 왕관을 썼다. 한국전력 경기에서는 무려 1세트에만 후위 공격 7개, 블로킹 3개, 서브 3개로 일찌감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1세트에 트리플크라운 기록이 나온 건 2017~2018 대한항공 가스파리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진기록이다. 시즌 트리플크라운만 4개째로 역시 이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과거 3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뛰는 등 V리그에서 5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그동안 총 10차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아직 채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 평균(2회)의 2배의 기록을 세운 건 블로킹의 숨은 역할이 크다. 그동안 레오는 후위 공격, 서브에서도 기준을 채우고도 블로킹에서 부족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다. 올 시즌에도 1라운드 세트당 0.318개였던 블로킹 개수는 2라운드 이후 0.567개로 늘었다. 특히 지난달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전진선과 나란히 서면서 블로킹에서도 보다 많은 재미를 보고 있다.레오의 장점인 서브에서도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아직 시즌 중반이긴 하지만 레오는 세트당 1개의 서브 득점에 성공하며 이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대한항공 링컨(0.6개)과 0.4개나 차이가 난다. “연속 득점을 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 서브인 만큼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라는 설명이다.시즌 전 주전 자원들의 줄 부상으로 어려운 순위싸움을 하게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던 OK금융그룹도 레오의 활약에 힘입어 13일 현재 7승 6패 승점 21로 남자부 3위를 달리고 있다. 1라운드 2승 4패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처음으로 맛본 ‘봄 배구 탈락’을 고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레오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 물론 트리플크라운 왕관을 쓰면 쓸수록 그 길은 가까워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그의 말은 내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줬다.” 모로코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서 뛰게 된 이네스 라클랄레슈(25)가 자국 대표팀을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47)의 말을 통해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라클랄레슈는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파72) 등에서 12일까지 진행된 LPGA 퀄리파잉(Q) 시리즈를 공동 12위로 마치면서 상위 20명에게 돌아가는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모로코 출신은 물론이고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출신 가운데서도 라클랄레슈가 첫 번째 LPGA투어 회원이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 중인 모로코 축구 대표팀 역시 MENA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았다. 라크라키 감독은 11일 열린 월드컵 8강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친 뒤 “꿈을 꾸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우리도 우승을 꿈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라클랄레슈는 이날 열린 7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로 이번 Q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적어냈다. 라클랄레슈는 이날 15∼18번 마지막 4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며 공동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축구 대표팀이 그런 것처럼 라클랄레슈의 선전도 모로코의 골프 유망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카사블랑카 출신으로 10세 때 아버지를 따라 클럽에 갔다 골프를 시작한 라클랄레슈는 이후 모로코 여자 골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모로코에는 스포츠를 하는 여자 선수들이 많지 않아 라클랄레슈는 어려서는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해야 했지만 12세 때 처음 국가대표로 뽑히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이후 2019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입성한 라클랄레슈는 올 9월 라코스테 레이디스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LET 최초의 모로코 및 MENA 출신 우승자가 됐다. 라클랄레슈는 당시 “이번 우승이 아프리카 여성과 유럽 여성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Q 시리즈 통과로 세계 최고 무대에 서게 된 라클랄레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계속 꿈을 꾸자”란 말로 새로운 목표에 대한 의지를 다잡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룬 모로코의 겹경사다. 이번에는 최초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까지 배출했다.12일(한국시간) LPGA 퀄리파잉 시리즈(Q 시리즈)에서 공동 12위를 하며 내년 투어 카드를 확보한 이네스 라클라레크(25)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모로코는 물론 아랍, 북아프리카 지역 선수로서 최초로 LPGA투어 무대를 밟게 됐다. 2주간 총 8라운드에서 걸쳐 열린 대회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555타로 공동 12위를 했다. 수석 통과한 한국의 유해란(21)과 10타 차다. 모로코 카사블랑카 출신인 라클라레크는 10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12살 때 모로코 대표로 처음 선발된 라클라레크는 미국 골프 명문 웨이크포레스트 대학으로 유학을 가기도 했다. 2016, 2018년 아프리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한 때 운동을 그만두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경영과학을 공부했지만 결국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지난해에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Q시리즈를 15위로 통과하며 프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 9월 라코스테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최초의 모로코, 아랍, 북아프리카 출신 우승자가 됐다. 더 큰 꿈을 위해 LPGA투어 문을 두드린 라클라레크에겐 특히 이번 월드컵이 큰 자극이 됐다. 특히 7라운드에서 이번 대회 자신의 가장 좋은 성적인 6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순위를 대거 끌어올린 것이 카드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특히 마지막 15번(파5), 16번(파4), 17번(파3), 18번(파4)에서 4홀 연속 버디를 따내며 앞으로 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날 모로코 축구 대표팀은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탄력을 받은 라클라레크는 최종 8라운드까지 상위 20등 이내 자리를 지키면서 2023시즌 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대회 뒤 라클라레크는 “모로코 축구 대표팀의 열렬한 팬으로서 매우 행복하다. (대표팀은) 확실히 코스 위의 나에게 더 많은 힘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왈리드 레그라귀) 축구 대표팀 감독이 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면밀히 지켜봤다. 나는 매일 기자회견 영상을 지켜보면서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은 나에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모로코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챙겨 입기도 했다. 앞서 레그라귀 감독은 포르투갈과의 8강전 승리 뒤 “우리도 월드컵 우승을 꿈꿀 수 있다. 꿈을 꾸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말로 많은 축구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2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 승부차기 끝에 패한 브라질의 네이마르는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탈락한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그때 크로아티아 유니폼을 입은 소년이 네이마르에게 달려갔다. 크로아티아 이반 페리시치의 아들 레오였다. 안전요원에게 저지당하는 소년을 본 네이마르는 감정을 추스르고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승리보다 값진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명장면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출신 유해란(21·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했다. 이젠 LPGA투어 신인왕에 도전한다. 유해란은 12일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Q시리즈 최종 8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더 줄이며 최종합계 29언더파 545타로 1위에 올랐다. 2위 미국의 베일리 타디(26)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안나린(26)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선수 수석 합격의 기쁨을 안았다. 한국 선수가 Q시리즈에서 1위를 한 건 1997년 박세리(당시 공동 1위)를 시작으로 2006년 최혜정, 김인경(공동 1위), 2010년 송아리, 2018년 이정은 등에 이어 역대 7번째다. 총 100명이 참가하는 Q시리즈는 2주간 총 8라운드의 강행군을 치른다. 1주 차 뒤 상위 70명의 선수만이 2주 차 경기에 나선다. 최종 결과 상위 20명에게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이 돌아간다. 유해란은 세계 랭킹 75위 이내 자격으로 Q시리즈 출전 자격을 얻었다. 현재 세계 랭킹은 50위다. 수석 합격으로 사실상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넣은 유해란은 내년 LPGA투어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2019년 ‘핫식스’ 이정은(26) 이후 투어에서 한국 선수 신인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유해란은 “국내 무대에서 신인 생활을 마무리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LPGA투어에서 신인이 돼 낯설기보다 익숙하다. 세계 최고의 투어에 합류한다는 사실이 의미가 크고 또 이 경기에서 1위를 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국가대표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단체전 은메달을 땄고, KLPGA 2부 투어에서 뛰던 2019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이듬해 KLPGA투어에 입성했다.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KL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따냈다. 2022시즌에는 막판까지 대상, 평균 타수(이상 2등) 타이틀 경쟁을 이어가기도 했다. 유해란은 지난 시즌 그린 적중률 78.51%로 3위를 차지하는 등 정교한 플레이가 무기다. 스스로도 “미국에 비해 한국 코스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정확한 샷을 필요로 한다. 이번 대회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즌을 앞두고는 퍼팅 연습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박금강(21)도 최종합계 20언더파 554타 공동 9위로 LPGA투어 카드를 획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그린 위가 아닌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가 쏟아졌다. 폭우와 낙뢰로 인한 3시간 10분의 기다림 끝에 최종 3라운드 취소가 결정되자 2라운드 선두 박지영(26·사진)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박지영이 11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마무리된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이자 신설 대회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의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전날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따내며 선두로 나선 박지영은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우승자가 됐다. 박현경(22)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쳤다. 투어 5승째로 우승 상금 19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억9000만 원)를 챙겼다. 박지영은 “전체적인 샷 감이 좋은 데다 퍼트감도 좋아서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2023시즌을 좋은 모습으로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 지연 시간 동안 스트레칭을 하며 혹시 모를 재개 가능성에 대비했던 박지영은 “하늘이 주신 선물로 알고 이번 시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2라운드를 10번홀(파5)에서 시작했던 박지영은 후반 3번(파4), 4번(파3), 5번홀(파5) 등 3개 홀 연속 버디를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박지영은 2018년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수확했다. 당시에도 2019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대회였다. 동남아 지역에서만 2승을 따낸 박지영은 “동남아에 오면 음식도 입에 잘 맞고 날씨도 따뜻해 몸이 잘 풀려서 좋다”며 “(내년 국내 개막전이 열릴 때까지) 겨울훈련 동안 쇼트게임에 집중해 이번 시즌엔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다승과 최저타수상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싱가포르=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