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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8시경 서울송파경찰서에 은색 SM5 승용차가 들어섰다. 운전자는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올 5월 출소한 강모 씨(56)였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차고 생활하던 강 씨는 노래방에서 알게 된 40대 여성을 자신의 집에서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 씨는 29일 새벽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에게 연락을 했다. “돈을 갚겠다”며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한 뒤 그마저 살해했다. 불과 며칠 새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이다. 강 씨는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은 집에 유기했다.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몇 시간 뒤에는 피해자를 차량에 실은 채 경찰서로 찾아왔다. 그는 경찰에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잡힐 거라는 생각에 자수하러 왔다”고 말했다. 강 씨는 강도 강간, 강도 상해 등으로 수감됐던 전력이 있는 전과 14범이다. 이 중 성범죄 전과가 2개다. 1996년에 길을 가던 여성을 폭행한 뒤 강간했다. 2005년에는 출소 5개월 만에 다른 공범들과 여성을 승합차로 납치해 흉기로 위협하며 강간했다. 그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석 달 전 출소하며 5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강 씨가 27일 오후 5시 31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길거리에서 공업용 절단기를 이용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38시간이 넘게 지나도록 법무부와 경찰은 그를 잡지 못했다. 법무부는 강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했던 27일 새벽 법원의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어기고 외출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강 씨가 도주한 뒤 집에 찾아갔지만 시신이 유기돼 있던 내부를 살펴보지 않아 사안의 심각성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성폭행 범죄로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찬 강모 씨(56)가 자신의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 씨는 도주 과정에서도 50대 여성을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한 뒤 살해했다. 불과 2, 3일 새 여성 2명을 살해한 그는 법무부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도주하다 29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서에 타고 온 차량 안에 숨진 여성의 시신이 있었다. 29일 법무부, 서울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강 씨는 2005년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올 5월 출소했다. 강 씨는 강도강간, 강도상해 등 전과 14범으로 재범 가능성이 높아 출소 후 5년 간 전자발찌부착 명령을 받았다. 흉악 범죄자가 출소 3개월 만에 전자발찌를 찬 채로 지인인 여성을 살해하고,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이후에도 38시간 넘게 활보하며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정부의 전자발찌 부착자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발찌훼손-범죄에도 속수무책…올해만 11건, 2명은 못 잡아 29일 오전 8시경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강모 씨(56)가 승용차를 타고 서울송파경찰서로 들어섰다. 강 씨가 타고 온 차량에는 도주 과정에서 살해한 여성의 시신이 들어있었다. 강 씨는 경찰에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경찰에 잡힐 거라는 생각에 자수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가 27일 오후 5시 31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길거리에서 공업용 절단기를 이용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지 약 39시간 만이었다. ●전자발찌 훼손 전날 밤 무단 외출강 씨는 도주 과정에서 법무부와 경찰의 추적을 치밀하게 따돌렸다. 이틀 동안 송파구 신천동, 서울역, 영등포 등으로 여러 차례 위치를 옮겨 다녔다. 강 씨는 27일 훼손한 전자발찌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버린 뒤 렌터카를 이용해 서울역 인근으로 도주했다. 경찰이 28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서 해당 렌터카를 발견했을 때 강 씨는 이미 다른 장소로 이동한 뒤였다. 경찰은 강 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시도했지만, 그는 자신이 탄 시내버스에 휴대전화를 버리고 내리는 수법으로 수사망을 혼선시켰다. 강 씨는 2005년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올 5월 출소했다. 당시 강 씨는 3명과 공모해 승합차를 이용해 여성을 납치하고 신용카드, 현금 등을 갈취한 뒤 저항하는 피해자를 강간하는 등 범행을 주도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전자발찌 훼손 후 범죄에 속수무책강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직후 법무부와 경찰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추적했지만 강 씨의 참혹한 범행에 속수무책이었다. 강 씨가 40대 여성을 살해한 첫 번째 범행은 자택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로 이뤄졌지만 강 씨가 자백하기 전까지 보호관찰소와 경찰 모두 범행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강 씨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던 27일 강 씨의 집을 방문했지만 내부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강 씨의 집에 피해자의 시신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도주 이후 강 씨의 동선을 추적하는 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었기 때문에 집 내부를 수색하지는 않았다. 수색영장이 없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법적인 근거도 없었다”고 말했다. 평상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에 대한 감독 업무는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가 맡는다. 전자발찌를 훼손한 후 도주한 범죄자 등에 대해선 경찰이 공조해 수사한다. 과거엔 전자발찌 훼손 시 법무부에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 6월 9일부터 시행된 사법경찰법 개정안에 따라 보호관찰소 소속 공무원이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 보호관찰소에 수사 권한을 줘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지만 현장에선 인력 부족 등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관찰소 소속 사법경찰관은 체포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고 검찰 송치 전 범죄 구성 요건을 수사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도주하는 범죄는 지난 5년간 매년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2018년엔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는 7월까지 11건 발생했다. 2명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를 절단하기 어렵도록 재질을 바꾸기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시흥에서 코다리조림 식당을 운영하는 안모 씨(29·여) 부부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되던 이달 초 ‘투잡(two job)’을 시작했다. 오후 9시 가게 문을 닫으면 다음 날 오전 1시부터 5시까지 부부가 함께 택배기사가 된다. 장사가 유난히 안되는 날에는 안 씨 남편이 오후 5시부터 퇴근해 택배를 배달하기도 한다. 이들은 잠시 눈을 붙인 뒤 오전 10시 다시 식당 문을 열고 있다. 안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하루 매출이 100만 원 안팎이었는데 요즘에는 50만 원도 안 나온다”며 “월세와 거래처 미수금을 내기 어려워 투잡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투잡 자영업자 ‘사상 최대’안 씨 부부처럼 투잡에 나선 자영업자 수가 7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로 늘어났다. 22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 영세 자영업자 가운데 투잡에 나선 사람이 7월에 15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7월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만2000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7.4% 증가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소상공인 희생을 강요하는 획일적인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파티룸 등 공간대여업을 하는 진성현 씨(50)도 수도권 코로나19 4차 유행이 시작되던 6월부터 투잡에 나섰다. 낮에 가게를 지키다가 오후 6시 거리로 나선다. 오전 2시까지 대리운전을 한다. 진 씨는 “집합금지 이후 월매출이 30만 원 수준이라 올 초 대출받은 3000만 원으로 버티고 있다”며 “우울해서 잠이 오지 않아 차라리 새벽일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대거 투잡에 나선 데는 폐업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1월 소상공인연합회가 폐업한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7%가 “폐업하는 데 1000만 원 이상 들었다”고 답했다. 폐업 비용이 3000만 원 이상 들었다는 응답도 전체의 9%였다. 갈비탕집을 운영하면서 마트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김모 씨(42)는 “현실적으로 폐업을 하는 게 맞지만 이미 들어간 돈이 있어 투잡을 하면서 버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연체된 소상공인 정책 자금이 2016년 통계 집계 이후 최다인 2204억 원(6143건)에 달했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의 경영 상황이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뜻이다.○ 검은 옷 입고 집회 나온 자영업자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21일 낮 12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수도권 자영업자 200여 명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걷기 운동’에 나섰다. 정부가 23일부터 카페, 음식점 등의 내부 영업시간을 기존 10시에서 오후 9시로 제한하는 등 4단계 거리 두기 조치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장대비가 쏟아진 이날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 나선 자영업자 이승현 씨는 비를 맞으며 “1년 반 동안 정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켰는데 돌아온 건 불어난 빚뿐”이라며 “어떻게든 먹고살려고 가게 문을 여는데 영업시간을 더 줄이면 무슨 수로 빚을 갚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먹고살 길이 막막해 눈물만 흐른다”고 덧붙였다. 행진에 나선 자영업자들은 항의의 표시로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우산을 들었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김재승 씨는 “자영업자는 일을 안 하면 수입이 0원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된다”며 “대출받은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자식들에게 빚을 물려주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수도권 소상공인 걷기 운동 측은 “앞으로 매주 주말 자발적인 거리 행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시설 폐쇄 명령이 내려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22일 서울 도심 일대에서 800명의 교인이 참여하는 거리 예배를 열었다.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인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했다. 이 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는 100명에 가까운 인파가 예배를 하겠다며 거리로 나왔다. 교인들은 간이 의자, 돗자리 등을 꺼내 자리를 잡고 앉아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예배 영상을 시청했다. 경찰이 실외 예배가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에 저촉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중단하고 귀가해 달라는 취지의 경고 방송을 수차례 했지만 교인들은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거리 예배가 집회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해산 절차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낮 12시경에는 서울시 관계자가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측에 야외 예배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자 신도 30여 명이 몰려와 “방해하지 말고 가라”, “탈레반이냐”라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 교인이 찬송가를 부르는 동안 교인 여러 명이 두 팔을 위로 올린 채 “아멘”이나 “할렐루야” 등의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쳤다. 이들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 아래로 마스크를 내린 경우도 있었다. 사랑제일교회는 19일 서울 성북구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라 20일 0시부터 폐쇄 명령을 내림에 따라 교회 내에서의 대면 예배를 포함한 모임이 금지됐다. 지난달 18일부터 5주 연속 일요일마다 100명 이상이 모여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등 감염병예방법을 지속적으로 위반하자 성북구가 내린 조치였다. 교회 측은 대면 예배가 금지되자 교인들에게 “광화문 일대를 걸으며 유튜브로 예배를 시청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역에서부터 시청광장, 광화문광장 등 태평로 일대에 약 800명의 교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규 예배 이외에 야외 행사를 했다는 점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검토 중”이라며 “오늘 행사가 사랑제일교회 주관으로 진행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해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22일 서울 도심 일대에서 800명의 교인들이 참여하는 거리 예배를 열었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형태의 예배가 감염병예방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인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했다. 이 시간동안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는 약 100명에 가까운 인파가 예배를 하겠다며 거리로 나왔다. 교인들은 간의 의자, 돗자리 등을 꺼내 자리를 잡고 앉아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예배 영상을 시청했다. 경찰이 실외 예배가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에 저촉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중단하고 귀가해달라는 취지의 경고 방송을 수차례 했지만 교인들은 응하지 않았다. 오후 12시경에는 서울시 관계자가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측에 야외 예배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하자 신도 30여명이 몰려와 “방해하지 말고 가라”, “탈레반이냐”라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 교인은 “앞에 가신 주를 따라가리라”라며 찬송가를 부르는가 하면 교인 여럿이 두 팔을 벌려 위로 올린 채 “아멘”을 여러 차례 외치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거나 턱 아래로 마스크를 내린 경우도 있었다. 사랑제일교회는 19일 서울 성북구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라 20일 0시부터 폐쇄명령을 내림에 따라 교회 내에서의 대면 예배를 포함한 모임이 금지됐다. 사랑제일교회 측이 지난달 18일부터 5주 연속 일요일마다 100명 이상이 모여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등 지속적인 감염병예방법 위반하자 성북구가 내린 조치였다. 교회 측은 대면 예배가 금지되자 교인들에게 “광화문 일대를 걸으며 유튜브로 예배를 시청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랑제일교회의 도심 예배에는 약 800명의 교인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관계자는 “종교시설이 정규 예배 이외에는 종교 활동을 할 수 없는데 오늘 야외에서 진행된 이 행사가 사랑제일교회 주관으로 진행됐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할 것 같다”며 “사실관계가 확인이 되면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통장님, 우리 빌라에 사는 50대 남성이 몇 달째 보이지를 않아요. 한번 와주실 수 있을까요. 지난해 말부터 걸음도 제대로 못 걸으셨는데….” 2월 5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관악구 조원동의 11통장 박조순 씨(60)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10년 넘게 알고 지내온 동네 주민의 다급한 요청에 박 씨는 점심 식사 준비를 하다 말고 집 밖을 나섰다. ○ 고독사 위기 50대 남성 구한 통장박 씨는 집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빌라에 도착했다. 남성이 살고 있는 집 초인종을 눌러보고 수차례 문을 두드려봤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5분가량 기다리다 하는 수 없이 건물 관리인에게 전화를 하려는데 벌컥 문이 열렸다. 열린 문틈 사이로 악취가 쏟아져 나왔다. 집 안에 있던 정영호(가명·52) 씨가 마비된 왼발을 끌고 간신히 문 앞까지 왔다. 정 씨는 현관문 앞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박 씨는 정 씨를 일으켜 세워 보려 했지만 왼쪽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50대 남성이라고 했는데 정 씨의 머리는 새하얗게 셌고 얼굴은 시커멓게 야위었다. 박 씨가 “밥은 챙겨 먹고 있었느냐”고 묻자 정 씨는 어눌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배고파서 커피 타 먹었어요. 제일 맛있고 싸요.” 집 안으로 들어서니 19.83m²(6평) 남짓한 단칸방엔 오물과 라면 부스러기, 먹고 버린 믹스커피 봉지 수백 개가 쌓여 있었다. 2019년 12월까지 에어컨 설치 기사로 생계를 이어오던 정 씨는 지난해 초 갑작스레 왼쪽 다리가 마비돼 거동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가족과는 20대 때부터 연을 끊고 살아 왕래가 없었다. 가장 심각한 건 치매 증상을 의심케 할 정도로 의사소통이 어렵고 말이 어눌했다는 점이었다. 박 씨는 곧장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에게 이 상황을 제보했다. 하지만 “정영호라는 분은 우리 동네에 살지 않는 걸로 나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 씨는 7년 넘게 관악구 조원동에 살면서도 전입신고 하는 법을 몰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조원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구에서는 정 씨의 존재조차 모르고 지나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통장의 제보 덕분에 올 2월 10일 전입신고를 마쳤다. 현재 정 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등록돼 생계비와 주거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복지 빈틈 채운 시민들조원동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박 씨는 복지 담당 공무원도, 전문 상담사도 아니다. 위기가구를 발굴해야 할 의무가 없는 평범한 시민이다. 하지만 박 씨는 10년째 11통장을 맡아오며 지난해부터 우리동네돌봄단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 동네에 사는 홀몸가구, 고독사 위기가구, 노인가구 등 200여 명에게 안부 전화를 건네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목요일마다 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에 도시락을 배달한다. 그렇게 해서 받는 활동비는 세후 월 18만 원 남짓. 마을버스를 타고 일주일에 서너 번 어르신 댁을 찾아다니며 건강 음료 한 병씩만 건네도 남는 게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박 씨처럼 시민이 시민을 돌보는 안전망이 되어주려는 이웃이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이나 우리동네돌봄단 등에 참여해 동네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시민이 2018년 7469명에서 지난해 3만7015명으로 늘었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지역 통장과 반장, 집배원, 슈퍼마켓 직원 등 동네를 가장 잘 아는 주민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이나 이웃살피미 등으로 임명해 지역을 함께 돌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면 복지 서비스에 제약이 생겼지만 두꺼운 동네 안전망이 그 틈을 메웠다. 위기가구로 발굴돼 지원을 받은 수혜자는 2018년 5만4521명에서 지난해 22만7434명으로 2년 사이 4.1배로 늘었다.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인력의 3분의 1가량이 방역 현장에 투입돼 생긴 인력 공백을 통장 등 인적 안전망이 채워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 전체 위기 가구 발굴·지원 수의 22.9%가 인적 안전망을 통해 이뤄졌다”며 “위기가구 5건 중 1건은 시민이 찾아내 지원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지역돌봄복지과 소속 송해욱 주무관은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시민들이 생각보다 서로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우체통에 쌓여 있는 우편물을 보고 주민센터에 제보해 한동안 집에서 은둔하던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이웃의 상황을 알린 시민에게 “이웃살피미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송 주무관은 “처음엔 ‘자격도 없는데 부담스럽다’고 하던 시민들이 정작 활동에 들어가면 내 가족처럼 이웃을 챙긴다”며 “요즘도 동 주민센터엔 자발적으로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이 되겠다고 찾아오시는 주민분들이 있다”고 했다.○ ‘콜’ 하면 1, 2분 거리서 출동…시민들 “이웃이라 더 편해”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사는 주부 백승자 씨(58)는 2019년부터 우리동네돌봄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지만 한 동네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경험이 그를 ‘동네 전문가’로 만들었다. 18일 오후 3시경 역촌동의 한 골목에서 만난 백 씨는 위기가구 180여 명이 적힌 명단 노트를 손에 쥐고 있었다. 백 씨는 명단을 가리키며 “이 동네에서만 30년을 살다 보니 상당수는 이미 얼굴을 알고 지내던 이웃”이라며 “이웃들도 제 얼굴을 알고 있으니 처음 건 전화도 반갑게 받아준다”고 말했다. 백 씨의 노트에는 일주일에 한 차례씩 통화하며 적어둔 이웃들의 상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7월 28일 ○○○ 어르신. 팔이 부러지셔서 퇴원 후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신다고 하심.’ ‘8월 2일 △△△ 어르신. 안면마비가 생겨서 병원 내원 중.’ ‘8월 4일 □□□ 어르신.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 입원. 자주 연락해줘야 할 듯.’ 주민 입장에서도 일일이 찾아서 눌러야 하는 주민센터 내선번호보다 통화 버튼 한 번에 전화가 연결되는 이웃이 편하다고 한다. 이달 4일 오후 6시경 백 씨의 휴대전화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평소에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홀몸노인 A 씨였다.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 숨을 못 쉬겠어요. 다른 데 전화하려니 몇 번을 눌러야 하는지 몰라서 그냥 여기로 걸었어요.” 전화를 끊고 백 씨는 곧장 119에 어르신 댁 위치를 알려 출동을 도왔고, 주민센터 복지플래너에게도 “어르신 댁에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백 씨는 “제가 먼저 전화를 걸기도 전에 저를 찾는 전화가 일주일에 1, 2통씩 걸려 온다”고 했다. “지난달엔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새벽부터 전화를 걸어 ‘집에 쌀밖에 없는데 김치 좀 가져다줄 수 있겠느냐’고 하셨어요. 말 없고 무뚝뚝한 어르신이 어떤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을지 먼저 생각했죠. 가족에게도 터놓기 어려운 이야기잖아요. 멀리 있는 가족보다 이웃이 더 가까우니까, 전화 한 통이면 금방 오니까 저한테 전화를 건 게 아닐까요.” 무엇보다 홀로 사는 주민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을 지켜봐주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60대 남성 이종구 씨는 백 씨가 찾아오는 매주 수요일이면 대문을 열어놓는다. 18일 오후 3시 30분경 백 씨와 함께 찾은 이 씨의 집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이 씨는 “한평생 고아로 자랐고 10년 전 암 투병에 최근 당뇨 합병증까지 얻으면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다”며 “(백 씨가) 가져다주는 반찬도 큰 도움이 되지만 내가 여기 살고 있다는 걸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나도 잘 살고, 같이 잘 살자고 하는 일” 백 씨가 사는 역촌동은 지어진 지 40년 넘은 오래된 주택들이 다닥다닥 밀집돼 있는 빌라촌이다. 화재에 취약할 뿐 아니라 1인 홀몸가구 비율이 높아 고독사 위험성이 높은데도 아파트처럼 주변을 살피는 관리사무소도, 경비도 없다. 백 씨의 권유로 이웃 돌봄 활동을 시작한 동생 백승진 씨(57)는 처음엔 “돈도 안 되고 몸만 힘든 일을 왜 같이 하자고 하느냐”며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꼭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때 언니 백 씨는 “우리가 사는 우리 동네 좋아지라고 하는 일”이라며 설득했다. 동생 백 씨는 “언니를 따라서 3년째 이웃 돌봄 활동을 하면서 혼자 사는 중장년과 노인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가끔은 저 역시 먹고살기 어려워 내가 왜 남의 일에 나서서 이 고생을 할까 싶다가도 제가 건 전화 한 통에 ‘덕분에 오늘 처음으로 말해봤다’는 분들이 계셔서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우장산동에 사는 이경화 씨(60)가 우리동네돌봄단 활동을 시작한 이유도 “내가 사는 동네가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 씨는 올 4월 바로 옆 빌라에서 매캐한 타는 냄새를 맡고 119에 화재 의심 신고를 했다. 소방대원이 출동하기도 전에 이웃이 사는 집을 찾아가 보니 베란다에 설치된 가스레인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치매에 걸린 81세 할아버지는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었다. 함께 사는 할머니가 소족을 끓이다가 깜빡 잊고 일하러 나갔던 것이다. 이 씨는 곧장 주민센터에 연락해 어르신 댁에 ‘가스밸브 차단장치’를 설치했다. “우리 동네는 지어진 지 40년 넘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한 집에서 불이 나면 죄다 피해를 입어요. 제가 하는 활동이 희생이라고만은 볼 수 없어요. 나도 잘 살자고, 우리 같이 잘 살자고 하는 일이죠.”○ 파편화된 사회, ‘이웃 안전망’ 중요성 커져 전문가들은 한 동네에서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인적 안전망이 복지 사각지대를 더 촘촘히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홍영준 상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과도 연락이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선 가족을 통해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던 신청주의 모델이 작동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직접 동네를 찾아다니며 위기가구를 발굴해야 하는데 현재 복지 인력만으로는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 국가 주도의 복지 안전망 확충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이웃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비 등 유인책을 마련해 이웃 사이에 서로 안부를 챙기는 일상의 복지망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채워진 복지의 빈틈이 고립된 채 살아온 이들의 마음을 채워주기도 한다. 고독사 위기에 놓였던 조원동 주민 정 씨는 통장 박 씨를 만난 뒤 일상의 변화가 찾아왔다. 생전 처음 건강검진을 받았다. 구에서 밑반찬 서비스를 연계해 끼니 걱정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달 8일 오후 3시경 통장 박 씨는 주민센터에서 제공하는 반찬을 챙겨 정 씨 집으로 향했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찾아간 골목에 정 씨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나 기다렸냐”는 박 씨의 말에 정 씨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 씨는 냉장고에 반찬 통을 쌓아놓고 부엌을 살피다 “설거지는 왜 안 했느냐”며 친누나처럼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한바탕 집 청소가 끝나고 집 밖을 나서는 길. 뒤돌아서 나가려다가도 자꾸만 생각나는지 박 씨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다음 주 목요일에 또 반찬 갖고 올게요. 그때까지 커피만 마시지 말고 반찬 골고루 챙겨먹어요. 설거지도 제때 하고요. 참, 너무 더운 날엔 돈 생각하지 말고 선풍기도 꼭 켜놓고 있어야 해요.”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남양유업 최대주주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 고문(69)이 올 6월 자택에서 5인 이상 모이는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위반하고 파티를 벌인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 고문이 6월 19일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5인 이상 모이는 저녁식사 자리를 주최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로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홍 회장 부부 자택에서 가정부로 일한 A 씨는 이 고문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며 당시 방역 위반 현장이 담긴 사진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이 고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 고문에 대해선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은 20일 남양유업 관계자를 통해 “아트부산 조직위원장을 맡아 올 5월 부산에서 열린 행사를 잘 마무리한 뒤에 도와주신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성격의 자리였다”고 밝혔다. 또 “본인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했고, 해외에서 온 분들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꼼꼼하게 방역 수칙을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고문이 저녁 자리를 주최할 당시엔 수도권 지역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거리두기 수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또 백신 접종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도 시행되지 않았다. 특히 이 고문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자택에서 10여 명이 참석한 파티 성격의 저녁 자리를 가진 시점은 남편인 홍 회장이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경영권 지분 매각 방침을 밝힌 지 한 달여 만이었다. 남양유업은 4월 13일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홍 회장은 5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며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까지도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경찰이 대규모 불법 집회 주도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에 대해 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민노총의 거부로 무산됐다. 경찰관 10여 명은 18일 오전 11시 55분 민노총 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 1층에 도착해 양 위원장 측 변호인에게 구속영장을 보여주며 집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변호인과 민노총 관계자가 “협조하기 어렵다”며 거부해 1시간 만인 낮 12시 55분 집행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경찰은 당초 양 위원장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통신영장을 이날 신청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양 위원장이 이날 오전 11시 공개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민노총 사무실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구속영장 집행에 나섰다. 하지만 양 위원장 측은 “경향신문과 건물 입주자의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하라”고 맞섰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기관은 긴급한 사정이 없는 한 수색영장을 미리 발부받아야 다른 사람의 주거지 등에 들어가 데리고 나올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위원장이 영장 집행에 협조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반드시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했음에도 무조건 구속 수사하겠다는 상황이 많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회를 열기 전 국무총리에게 대화를 요구했고 총리도 빠른 시일 안에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는 대화 이야기는 없이 민노총을 방역 방해집단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10월 20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양 위원장은 “민노총은 총파업 투쟁 준비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며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가장 규모 있는 노동자 투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경찰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에 대한 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민노총의 거부로 무산됐다. 18일 오전 11시 55분 서울 종로경찰서와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 10여 명은 민노총 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 1층 정문 앞에서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경찰은 약 30분 뒤 도착한 양 위원장 측 변호인에게 구속영장을 보여주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민노총과 변호인은 “협조하기 어렵다”고 답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약 10분 뒤인 오후 12시 55분 경찰은 집행을 포기했다. 경찰은 양 위원장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통신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양 위원장이 이날 오전 11시 공개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위치가 파악돼 구속영장 집행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은 수색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상태여서 건물 내부에 강제로 진입하지는 못했다. 2019년말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이후로 수사기관은 긴급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의 주거지 등을 수색할 수 없으며, 수색영장을 미리 발부받아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양 위원장 측에 “민노총과 양 위원장이 법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단체라면 영장 집행에 협조해주리라 믿고 이 자리에 왔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양 위원장 측은 “경향신문과 건물 입주자의 동의를 받아서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하라”고 맞섰다. 경찰 관계자는 “양 위원장이 영장 집행에 응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사무실 앞으로) 왔으나 협조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반드시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빠른 시일 안에 대화 자리를 마련하겠다던 (김부겸) 국무총리가 민노총을 매도하고 방역 방해 집단으로 몰아갔기 때문에 집회를 강행한 것”이라며 “법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했음에도 무조건 구속 수사하겠다는 상황이 많이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저는 이제 아프면 아파서 죽는 게 아니라 굶어 죽어요. 보험을 전부 깼는데도 남은 건 빚뿐입니다.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이 900만 원가량 나온다는데… 밀린 임차료도 다 못 갚아요.” 서울 서대문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모 씨(48·여)는 7년 동안 부어온 생명보험 2개를 6월 말 해지했다. 그렇게 받은 2000만 원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요즘 한 달 매출은 월 가게 임차료인 3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게 5개월 동안 밀린 임차료가 1500만 원.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질 거란 희망으로 지난해 받아뒀던 소상공인 대출 1억 원과 카드론 3000여만 원도 박 씨의 생계를 옥죄고 있다.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 비용 80여만 원을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한다. “하루하루 사는 게 먼저잖아요. 지금 건강하다는 거 하나 믿고 보험을 해지했는데 지난달 병원에서 갑상샘에 5cm의 혹이 있다고 하대요. 다행히 암은 아니라는데 겁부터 납니다. 나는 이제 아프면 안 되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데다 지난해 받은 소상공인 긴급대출 원금 납부 기한이 다가오며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생명보험 등 각종 보험까지 해지하고 있다. 퇴직금 등을 기대할 수 없는 자영업자들은 사적 보험으로 스스로 긴급 사태에 대비해 왔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대출 이자와 임차료를 감당하기 위해 미래의 ‘안전장치’를 끌어다 쓰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17일부터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회복자금(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말까지인 소상공인 대출 원금 상환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규모가 제한적이고 사금융을 통한 채무가 많아 이미 무너진 자영업자를 구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명희 씨(50·여)는 지난달 11일 생명보험과 연금보험을 해지해 급하게 3000만 원을 마련했다. 10개월간 밀린 임차료만 2600만 원. “우리도 빚내서 산다. 더는 못 봐준다”는 건물주의 경고에 부랴부랴 목돈을 만들었다. 이 씨는 “식당 장사만 25년 넘게 해서 안 아픈 데가 없는데 먹고사는 문제가 더 시급해서 어쩔 수 없이 보험부터 깼다”며 “정부에선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준다는데 우리 매장 매출 기준으로는 많이 받아 봐야 300만 원이다. 이걸로는 한 달 임차료도 못 낸다”고 했다. 이 씨는 보험금으로 밀린 임차료를 처리하긴 했지만 더 큰 빚이 남았다. 이 씨가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받은 신용대출과 소상공인 긴급 대출은 합해서 1억 원에 달한다. 이 씨는 “2년 거치가 끝나는 내년부터 차례로 원금 납부가 시작되면 매달 300만 원 폭탄을 맞는다”며 “내년이 된다고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이젠 더 깰 보험도 적금도 없는데 무슨 수로 버티느냐”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자영업자에게 영업 손실을 줄 뿐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미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금 등 노후 안전망이 부재해 사적 안전망으로 노후와 위기상황을 대비해오던 자영업자들이 이마저도 해지할 경우 질병이나 사고 한 번에 극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은 자영업 비중이 전체 고용 구조에서 4분의 1가량 차지해 자영업 안전망이 무너지면 그 비용을 사회가 짊어지게 된다”며 “재난지원금은 한계 상황에 놓인 자영업자 등에 보다 집중하고, 건강보험 등 4대 보험료도 정부가 일부 분담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서울 도심에서 방역 지침을 위반하고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민노총은 ‘양경수 사수대’를 구성하는 등 불응할 계획이어서 영장 집행을 놓고 경찰과 민노총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감염병예방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13일 발부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3일 서울시의 금지 통보에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조합원 8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 5, 6월 서울에서 4차례 불법 집회를 강행한 혐의도 있다. 양 위원장은 11일 예정됐던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기 때문에 법원은 피의자 심문 없이 서류 검토만으로 구속을 결정했다. 당시 양 위원장 측은 영장심사 직전 의견서를 제출하고, 같은 시간 서울 중구 민노총 교육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민노총은 “앞으로 벌어질 모든 형사사법 절차에 불응할 것”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서울 중구 정동 소재 민노총 사무실에 머물며 10월 총파업 투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양 위원장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해야 하고, 민노총 사무실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색영장이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대로 준비해 원칙에 따라 구속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민노총은 구속영장 집행에 대비해 양 위원장 사수대를 구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침을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경찰은 김명환 당시 철도노조 위원장 등을 체포하기 위해 경력 5000여 명을 동원해 민노총 건물에 진입했지만 물리적 충돌만 빚고, 신병 확보에는 실패했다. 당시 노조원 500여 명이 깨진 유리조각을 던지고 소화전으로 물을 뿌리는 등 격렬히 저항해 건물 수색에만 12시간이 걸렸다. 경찰이 건물에 진입했을 때 지도부는 이미 피신한 뒤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 등 보수단체가 광복절 연휴 동안 서울 도심에서 수백 명이 모이는 불법 집회를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도 ‘1인 시위’ 형태로 200여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서울 중구와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차벽’을 세워 대규모 집결을 차단했지만 시위대는 봉쇄망이 느슨한 곳을 찾아 집회를 강행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에 국민혁명당 등 보수단체가 주최한 ‘1인 걷기 행사’에 참여한 회원 2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나 성조기를 들고 2m 이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다닥다닥 무리를 지어 있었다. 일부 참가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확성기로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수차례 해산명령을 했지만 집회는 1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들 중 1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45분경 종로구 낙원동 일대 2개 차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30분간 대치하기도 했다. 10여 명은 경찰을 몸으로 밀치며 “집회 자유가 있는데 왜 길을 가로막느냐”, “정치 방역을 중단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시위대는 14일 서울 중구와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세워진 차벽과 임시검문소에 가로막혀 결집 자체를 차단당하자 광복절 당일에는 봉쇄망이 느슨한 종로3가 일대로 모였다. 전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방역당국의 금지명령에도 15일 대면예배를 강행했다. 전 목사는 예배에서 “걷기 운동은 3일 동안 진행하는데 오늘도 종각 등에 와서 행진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혁명당 관계자는 “원래 1인 걷기 대회에 참여하려고 나온 시민들이 오히려 경찰에 가로막혀서 집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태극기를 들고 걷기만 하는 것도 죄가 되느냐. 연휴 마지막 날인 16일에도 광화문에 집결하겠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1인 걷기 대회라고 하지만 언제라도 다수가 집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당수가 5, 6명씩 무리를 지어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는 방역수칙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불법 집회를 강행한 국민혁명당 등을 상대로 현장 채증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14일 중구의 한 호텔 앞에서 경찰관을 펜스로 내리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50대 참가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5일에도 중구와 종로구 일대에서 집회 참가자 2명이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됐다. 민노총은 14일 오후 4시경부터 1시간 반 동안 서울 서대문구 일대에서 ‘한미전쟁연습 중단 1인 시위’를 했다. 1인 시위 형태를 띠긴 했지만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서부터 홍제동 일대까지 10∼70m 간격을 띄우고 200여 명이 모여 ‘변칙 집회’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광복절 연휴 동안 서울 전역에서 1인 시위를 제외한 2인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하자 거리만 띄운 채 집단적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노총 1인 시위의 경우 수십 m 거리 두기가 이뤄졌고, 경찰의 통제에 따랐다”며 “불법 집회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했다. 광화문광장 등 도심을 찾은 시민들은 경찰의 삼엄한 통제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장모 씨(24)는 “평소 같으면 2분 걸릴 거리를 20분이나 걸려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한 시민은 “이쪽으론 못 간다”며 경찰이 막아서자 “반대쪽 인도에서도 막혀서 여기로 건너왔는데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은 유동 인구가 끊겨 “차라리 문 닫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14일 오후 광화문광장 인근의 한 식당 직원은 ‘광복절 집회로 15, 16일 임시 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을 가게 앞에 붙였다. 이 직원은 “재료 값도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문 열면 손해”라고 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 등 보수단체가 광복절 연휴 동안 서울 도심에서 수백여 명이 모이는 불법 집회를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도 ‘1인 시위’ 형태로 200여 명 참가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서울 중구와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차벽’을 세워 대규모 집결을 차단했지만 시위대는 봉쇄망이 느슨한 곳을 찾아 집회를 강행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에 국민혁명당 등 보수단체가 주최한 ‘1인 걷기 행사’에 참여한 회원 2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나 성조기를 들고 2m 이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다닥다닥 무리를 지어 있었다. 일부 참가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확성기로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수차례 해산명령을 했지만 집회는 1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들 중 1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45분경 종로구 낙원동 일대 2개 차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30분간 대치하기도 했다. 10여 명은 경찰을 몸으로 밀치며 “집회 자유가 있는데 왜 길을 가로 막느냐”, “정치 방역을 중단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시위대는 14일 서울 중구와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세워진 차벽과 임시검문소에 가로막혀 결집 자체를 차단당하자 광복절 당일에는 봉쇄망이 느슨한 종로3가 일대로 모였다. 전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방역당국의 금지명령에도 15일 대면예배를 강행했다. 전 목사는 예배에서 “걷기 운동은 3일 동안 진행하는데 오늘도 종각 등에 와서 행진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혁명당 관계자는 “원래 1인 걷기 대회에 참여하려고 나온 시민들이 오히려 경찰에 가로막혀서 집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태극기를 들고 걷기만 하는 것도 죄가 되느냐. 연휴 마지막 날인 16일도 광화문에서 집결하겠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1인 걷기 대회라고 하지만 언제라도 다수가 집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당수가 5, 6명씩 무리를 지어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는 방역수칙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불법 집회를 강행한 국민혁명당 등을 상대로 현장 채증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14일 중구의 한 호텔 앞에서 경찰관을 펜스로 내리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50대 참가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5일에도 중구와 종로구 일대에서 집회 참가자 2명이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됐다. 민노총은 14일 오후 4시경부터 1시간 반 동안 서울 서대문구 일대에서 ‘한미전쟁연습 중단 1인 시위’를 했다. 1인 시위 형태를 띠긴 했지만 지하철5호선 서대문역에서부터 홍제동 일대까지 10~70m 간격을 띄우고 200여 명이 모여 ‘변칙 집회’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광복절 연휴 동안 서울 전역에서 1인 시위를 제외한 2인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하자 거리만 띄운 채 집단적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노총 1인 시위 경우 수십여 미터 거리두기가 이뤄졌고, 경찰의 통제에 따랐다”며 “불법 집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했다. 광화문광장 등 도심을 찾은 시민들은 경찰의 삼엄한 통제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장모 씨(24)는 “평소 같으면 2분 걸릴 거리를 20분이나 걸려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한 시민은 “이쪽으론 못 간다”며 경찰이 막아서자 “반대쪽 인도에서도 막혀서 여기로 건너왔는데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은 유동 인구가 끊겨 “차라리 문 닫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14일 오후 광화문광장 인근의 한 식당 직원은 ‘광복절 집회로 15, 16일 임시 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을 가게 앞에 붙였다. 이 직원은 “재료값도 나오지 않을 거 같아 문 열면 손해”라고 했다. 이소정기자 sojee@donga.com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서울 도심에서 방역 지침을 위반하고 대규모 집회를 여러 차례 주도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민노총은 양경수 사수대를 구성하면서 영장집행에 불응할 계획이어서 영장 집행을 놓고 경찰과 민노총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감염병예방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13일 발부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3일 서울시의 금지 통보에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조합원 8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 5, 6월에도 서울에서 4차례 불법 집회를 강행한 혐의도 있다. 양 위원장은 11일 예정됐던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기 때문에 법원은 피의자 심문 없이 서류 검토만으로 구속을 결정했다. 당시 양 위원장은 측은 영장심사 직전 의견서를 제출하고, 같은 시각 서울 중구 민노총 교육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민노총은 이후 “앞으로 벌어질 모든 형사사법 절차에 불응할 것”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중구 정동 소재 민노총 사무실에 머물며 10월 총파업 투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양 위원장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해야 하고, 민노총 사무실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색영장이 필요하다. 2013년 경찰은 김명환 당시 철도노조 위원장 등을 체포하기 위해 민노총 건물에 진입했지만 물리적 충돌만 빚고, 신병 확보에는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대로 준비해 원칙에 따라 구속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경찰이 지난달 3일 서울 도심에서 8000여 명이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사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 위원장이 지난달 세 차례에 걸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4일 자진 출석한 지 이틀 만이다.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양 위원장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양 위원장이 5월부터 석 달간 서울 도심에서 다섯 차례 불법 집회를 주최하는 등 재범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기로에서 인원을 초과해 불법 집회를 강행한 데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은 5, 6월에도 서울 도심에서 4차례 불법 집회를 열었다. 이 중 3건의 집회에는 100명 넘게 참가했다. 6월 15일엔 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4000여 명이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열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앞으로도 더욱 힘을 내서 남편을 닮은 아이를 잘 키워나가겠습니다.” 6일 오후 3시경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순직경찰 추서식. 지난해 2월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소속 고 유재국 경위(당시 39세)의 부인 A 씨는 씩씩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이날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인터폴 순직경찰 인증서를 받았다. 유 경위가 세상을 떠날 당시 임신 중이었던 부인은 이날 남편의 영어 이름이 적힌 인터폴 인증서를 바라보며 “힘이 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6일 지난해 공무 수행 중 순직한 유 경위와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소속 고 이종우 경감(당시 53세)의 유족을 경찰청으로 초청해 인터폴 순직경찰 인증서를 추서했다. 한국 경찰로는 최초다. 유 경위와 함께 인터폴 순직경찰관으로 인정받은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소속 이 경감은 지난해 8월 6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명구조 작업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1주기를 맞은 이날 아버지를 대신해 인증서를 건네받은 두 아들은 “아버지의 희생정신을 간직하며 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경감은 생전 인명 구조와 사고 예방 등의 숱한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 3회, 강원지방경찰청장 표창 5회에 춘천경찰서장 표창을 10회나 받았다. 경찰청은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인터폴에 이 경감과 유 경위를 순직경찰관으로 인증해줄 것을 요청했고 인터폴도 이를 받아들였다. 인터폴은 지난해부터 현장에서 순직한 회원국 경찰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순직경찰 인증제를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인터폴 순직경찰관은 전 세계 7개국 19명이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앞으로도 더욱 힘을 내서 남편을 닮은 아이를 잘 키워나가겠습니다.” 6일 오후 3시경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순직경찰 추서식. 지난해 2월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소속 고 유재국 경위(당시 39세)의 부인 A 씨는 씩씩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이날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인터폴 순직경찰 인증서를 받았다. 유 경위가 세상을 떠날 당시 임신 중이었던 부인은 이날 남편의 영어 이름이 적힌 인터폴 인증서를 바라보며 “힘이 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6일 지난해 공무 수행 중 순직한 유 경위와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소속 고 이종우 경감(당시 53세) 등 2명의 유족을 경찰청으로 초청해 인터폴 순직경찰 인증서를 추서했다. 한국 경찰로는 최초다. 유 경위와 함께 인터폴 순직경찰관으로 인정받은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소속 이 경감은 지난해 8월 6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명구조 작업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1주기를 맞은 이날 아버지를 대신해 순직경찰 인증서를 건네받은 두 아들은 “아버지의 희생 정신을 간직하며 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경감은 생전 인명 구조와 사고 예방 등의 숱한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 3회, 강원지방경찰청장 표창 5회, 춘천경찰서장 표창을 10회나 받았다. 경찰청은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인터폴에 이 경감과 유 경위를 순직경찰관으로 인증해줄 것을 요청했고 인터폴도 이를 받아들였다. 인터폴은 지난해부터 현장에서 순직한 회원국 경찰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순직경찰 인증제를 운영 중이고 현재까지 인터폴 순직경찰관은 전 세계 7개국 19명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방역수칙을 어기고 지난달 3일 서울 도심에서 8000명가량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사진)이 집회 강행 한 달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양 위원장을 감염병예방법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4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경찰서로 불러 5시간 반 동안 조사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세 차례에 걸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경찰에 입건된 지 한 달 만에 자진 출석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 30분경 조사를 받고 서울 종로경찰서를 빠져나오며 “지난달 3일 집회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선 사실관계를 다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인정할 건 다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수차례 지적했듯 정부의 방역지침이 집회·시위에 대해서만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민노총 집행부 23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양 위원장 등 18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전역에 10인 이상 집회가 금지됐는데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것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양 위원장 등 집행부 23명은 가담 정도가 크다는 점이 상당 부분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4일과 9일, 16일 양 위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양 위원장은 세 번째 출석 요구 최종시한인 지난달 23일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양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반려했다. 양 위원장 측은 경찰에 조사 연기요청서를 제출하며 4일 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방역수칙을 어기고 지난달 3일 서울 도심에서 8000명가량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집회 강행 한 달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양 위원장을 감염병예방법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4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세 차례에 걸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경찰에 입건된 지 한 달 만에 자진 출석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50분경 서울 종로경찰서에 도착해 “지난달 3일 집회 관련해선 감염자가 없었던 것이 확인됐다. 방역 실패의 책임을 민노총에게 돌리려 한 정부의 시도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차별을 해소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 민노총은 대화할 준비도 투쟁할 준비도 돼 있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민노총 집행부 23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양 위원장 등 18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전역에 10인 이상 집회가 금지됐는데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것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양 위원장 등 집행부 등 23명은 가담 정도가 크다는 점이 상당 부분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4일과 9일, 16일 양 위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양 위원장은 세 번째 출석 요구 최종시한인 지난달 23일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양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장 측은 경찰에 조사 연기요청서를 제출하며 4일 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당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광복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경찰청은 광복절 연휴 기간 신고된 모든 집회에 대해 “집결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민혁명당은 2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탄압과 억압을 뚫고 문재인 정권 탄핵을 위한 ‘8·15 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 광화문광장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로 가득 메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광복절 연휴 기간에 신고된 집회에 대한 금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일 “서울 전역에 2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방역 지침이 내려졌고 국민들의 우려도 굉장히 크다”며 “집결 예정지를 차단하고 집회를 강행한 단체 등을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4∼16일 광복절 연휴 동안 진보 및 보수 30여 개 단체에서 268건의 집회를 신고했다. 신고 인원을 모두 합하면 12만 명에 이르는 규모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