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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8일 ‘오른소리가족’이라는 당 공식 캐릭터를 발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벗은 “을 등장시키고 ‘문재앙’ 등의 표현이 담긴 애니메이션을 공개해 정치권에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반발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3대(代) 가족 6명과 반려견 1마리로 구성된 당 캐릭터 ‘오른소리가족’을 처음 선보이는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여기서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제목의 4분 26초짜리 애니메이션을 상영한 게 논란이 됐다. 검은 정장을 입은 문 대통령을 빼닮은 임금이 ”가장 성대한 즉위식을 진행할 테니 가장 근사한 옷을 지어오라“고 지시한 후 벌거숭이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신하들이 ‘안보 자켓’과 ‘경제 바지’를 입혀주자 임금은 졸지에 속옷 차림이 된 것. 임금이 ‘인사 넥타이’를 매자 뒷배경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수갑을 차고 경찰차에 호송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임금은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를 차니 더 멋있구나“라고 말했다. 옷을 벗은 임금을 본 백성들은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군“ ”옷도 입을 수 없는 멍청이“ ”차라리 우리 집 소가 낫겠어“라며 원색 비난했다. 이 이야기를 손주에게 들러주는 화자인 ‘김대한’ 할아버지는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이란다“라며 이야기를 마쳤다.애니메이션은 거짓말쟁이 재봉사에 속아 존재하지 않는 옷을 입고 만족해하는 임금을 풍자한 동명의 덴마크 동화를 차용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천인공노할 내용으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4년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의 ‘환생경제 사건’을 언급하며 ”왜 한국당은 시대는 바뀌었는데 본질은 그대로인가. 깃털처럼 가볍고 균형감각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한국당의 DNA“라고도 비판했다. ‘환생경제’는 2004년 총선 후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선보인 연극으로 당시 의원들이 박근혜 당시 대표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 역할을 맡은 주인공 ‘노가리’에게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상대를 깎아내림으로 자신을 드높이려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어울리는 정치인지 싶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제1야당인데 대통령을 벌거벗겨 조롱하는 건 지나친 면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조국 TF 의원들에 대한 표창장 수여와 패스트트랙 투쟁에 참여한 의원들에 대한 공천 가산점 부여 논란이 꺼지기도 전에 또 다른 논란을 만들어냈다“고도 했다. 하지만 캐릭터와 동영상 제작을 총괄한 김찬형 당 홍보본부장은 ”벌거벗은 “이나 은팔찌가 핵심이 아니라 간신들의 듣기 좋은 소리에 임금이 진실을 못보고 있다는 게 비판의 본질”이라며 “해학을 해학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민주당 스스로 그렇게 주장해온 표현과 예술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정당 캐릭터를 만든 건 정당 역사상 최초 시도로 그만큼 저항과 비판이 날아오는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2017년 ‘박근혜 누드화’ 전시로 더 심하게 수치심을 유발해놓고도 이렇게 반발하는 건 영상 내용 중 찔리는 게 많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잘 알려진 동화를 소재로 현실을 빗댄 것”이라며 “쓴소리도 들으면서 (정부가) 고칠 것은 고쳐 달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떻게 해야 할까….”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식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검은색 정장을 입고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황 대표 등이 들어서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배신자’라 외치며 야유를 보냈다. ‘탄핵 무효’ ‘즉각 석방’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달랜 뒤에야 상황이 진정됐다. 박 전 이사장은 추도식에서 “자꾸 소리 지르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도 원치 않는다”고 말한 뒤 “황 대표가 든든하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반(反)문재인 연대’로 범보수 대통합을 구상하고 있는 황 대표는 친박 지지층과 마냥 거리를 둘 수 없는 상황.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건 그만큼 ‘박근혜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해석이 많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열성 지지층을 향해 정치적 메시지를 낼 경우 보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고, 황 대표가 구상 중인 ‘보수 빅 텐트’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황 대표는 추도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박정희 대통령께서 어렵던 대한민국의 경제를 되살리는 산업화의 큰 업적을 남겼다”고 했고 페이스북에도 “대통령 리더십이 상실된 지금 박정희 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친박 지지층에 다시 한번 손짓을 보냈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마냥 친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안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나를 잊어 달라’며 보수통합 메시지를 내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과 일부 강성 친박계는 ‘탄핵세력 심판’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통해 충분히 내년 총선에서 지분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추도식에서 “한강의 기적을 송두리째 무너뜨려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는 자가 당신을 적폐세력으로 공격하며 역사를 뒤집고 있다”며 “당신의 따님을 우리가 구하겠다”고 한 것은 이런 기류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보수 야권에선 당 대 당 통합 같은 물리적 결합보다는 우선 선거 연대를 통해 연합전선을 편 뒤 나중에 통합을 논의하는 ‘투 트랙 통합’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으로 다가갈수록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과 불가피론 간 논쟁은 피하기 어려운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친박 지지층을 품으면서 동시에 과거 회귀적인 이미지와는 결별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라 쉽게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강력한 한미동맹을 복원해 완전한 북핵 폐기에 이르자는 외교안보 대안정책 ‘민평론(民平論·국민중심평화론)’을 내놨다. 자신의 경제정책 ‘민부론’에 이어 두 번째 내놓은 대안정책이다. 특히 민평론에서는 한미 간 핵공유 협정 체결과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등을 내세웠다. 통상외교 확대로 2030년 세계 5대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도 담았다. 황 대표는 24일 국회 국기게양대 앞에 300인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자유와 평화의 G5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민평론을 발표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와 대북정책은 총체적 실패작”이라며 “한미동맹과 국방력 강화를 통한 힘 있는 평화정책으로 북핵을 완전 폐기시키겠다”며 구체적 구상을 밝혔다. 황 대표는 △한미 핵공유 협정 체결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한미 외교·국방장관 2+2회담 복원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3축 체계 조기 구축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제안한 한미 핵공유 협정은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를 포함한 여러 옵션을 한미 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황 대표는 ‘굴종적 안보정책’으로 규정하고 한국당이 집권하면 이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을 되살리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202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충분한 자주국방 역량을 갖춘 후 북핵 폐기에 맞춰 추진하겠다”며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의 3단계 통일 로드맵으로 북핵 완전 폐기, 남북 교류협력 확대, 평화 제도화를 거친 통일 방안을 제시했다. 황 대표는 “북핵 폐기에 맞춰 다양한 단계별 남북 협력을 추진하겠다”며 “2030년 자유와 평화의 G5를 이루고 통일 대한민국에선 G2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다음 달 23일로 종료될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복원해 동북아에서의 한미일 삼각공조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상호호혜적이고 당당한 한중관계’ 구상을 밝히며 국무총리 시절인 2016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미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논의했던 경험을 꺼내기도 했다. 민평론 발표를 마친 황 대표는 곧장 영토 논란을 일으킨 함박도가 육안으로 보이는 인천 강화군 해병2사단 말도소초를 방문하는 등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강력한 한미동맹을 복원해 완전한 북핵 폐기에 이르자는 외교안보 대안정책 ‘민평론(民平論·국민중심평화론)’을 내놨다. 자신의 경제정책 ‘민부론’에 이어 두 번째 내놓은 대안정책이다. 특히 민평론에는 한미 간 핵공유 협정 체결과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등을 내세웠다. 통상외교 확대로 2030년 세계 5대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도 담았다. 황 대표는 24일 국회 국기계양대 앞에 300인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자유와 평화의 G5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민평론을 발표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와 대북정책은 총체적 실패작”이라며 “한미동맹과 국방력 강화를 통한 힘 있는 평화정책으로 북핵을 완전 폐기시키겠다”며 구체적 구상을 밝혔다. 황 대표는 △한미 핵공유 협정 체결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한미 외교·국방장관 2+2회담 복원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3축 체계 조기 구축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 동참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제안한 한미 핵공유 협정은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를 포함한 여러 옵션을 한미간 검토해야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황 대표는 ‘굴종적 안보정책’으로 규정하고 한국당이 집권하면 이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되살리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202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충분한 자주국방 역량을 갖춘 후 북핵 폐기에 맞춰 추진하겠다”며 연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의 3단계 통일 로드맵으로 북핵 완전 폐기-남북교류협력확대-평화 제도화를 거친 통일 방안을 제시했다. 황 대표는 “북핵 폐기에 맞춰 다양한 단계별 남북협력을 추진하겠다”며 “2030년 자유와 평화의 G5를 이루고 통일 대한민국에선 G2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다음달 23일로 종료될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복원해 동북아에서의 한미일 삼각공조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상호호혜적이고 당당한 한중관계’ 구상을 밝히며 국무총리 시절인 2016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미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논의했던 경험을 꺼내기도 했다. 민평론 발표를 마친 황 대표는 곧장 영토 논란을 일으킨 함박도가 육안으로 보이는 인천 강화군 해병2사단 말도 초소를 방문하는 등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998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공수처를 주장했다.”(21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2004년 국무총리 후보자 때 공수처를 반대했던 이해찬 대표가 이제는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23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치권의 핵심 쟁점이 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여야는 상대 진영의 20년 전 발언까지 꺼내가며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공수처 설치안은 20여 년 동안 여야의 선거 공약으로 끊임없이 오르내렸고, 정권 교체와 정치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쟁점이 됐다가 사그라들기가 반복됐다.○ 대선자금 수사 때마다 ‘공수처’ 카드 공수처 설치안이 처음 공론화된 것은 1996년 참여연대가 검찰의 권한 분산을 골자로 하는 부패방지법 입법청원운동을 벌이면서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DJ) 대통령이 이 아이디어를 차용해 ‘부패방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삼으면서 공수처 개념은 본격적으로 정치 이슈로 떠올랐다. 집권 후 DJ 정부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공직비리수사처로 대체하는 검찰 개혁안을 추진했지만 검찰과 야당의 반발에 부딪혀 논의가 흐지부지됐다. DJ 정부 관계자는 “논란 끝에 부패방지법은 공수처 설치가 빠진 채 통과됐고 수사권이 없는 부패방지위원회가 세워졌다”고 회고했다. 1997년 대선에서 김 대통령에게 패한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이회창 총재 역시 공수처에 관심을 보였다. 이 총재는 1998년 9월 박상중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만나 ‘특별검사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이 총재가 밝힌 특검제는 고위공직자 비리를 전담하는 제도로 참여연대가 제시한 공수처 구상과 맞닿아 있었다. 하지만 1998년 검찰이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총재의 특검제를 두고 “정략적 차원의 검찰 힘 빼기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2001년엔 한나라당이 특검은 찬성하되 공수처는 반대하면서 공수처 도입은 무산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 11월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안을 발의했다. 공수처에 수사권만 주고 기소권은 주지 않는 내용으로 정부 발의안을 제출했지만, 야당인 한나라당은 “검찰을 배제하고 야당 탄압용 새 사정기구를 만들려 한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하지만 이런 한나라당도 불과 7개월 전인 2004년 총선에선 공수처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야를 향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가속화되던 때로,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이라는 비판에 공수처 설치에 적극적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인용한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한나라당이 공수처 설치에 찬성 입장을 보였던 2004년 6월 이 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에 나왔다. 당시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와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기소권이 이원화되는 것과 대통령이 사정집행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다. 공수처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기소권의 부여 및 대통령직속 기관화에 반대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현재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공수처에 수사·기소권을 모두 부여하는 방안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공수처, 선거 등 정략적 이해관계에 매몰” 여야는 이후에도 몇 차례 공수처 설치를 두고 찬반을 바꿔가며 충돌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검사 스폰서’ 사태가 터져 검찰개혁론이 불붙자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당 회의에서 “공수처 신설을 신중하면서도 적극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2012년 12월에는 친이(친이명박)계인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이재오 의원이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새누리당 내 반대에 부딪혔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2, 2017년 대선에서 모두 공수처 설치를 대선 공약으로 삼으며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했다. 지금의 공수처 이슈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된 측면이 적지 않다. 여권은 공수처 설치법안 국회 통과 시기를 10월 말로 앞당겨 ‘조국 사태’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이에 한국당은 “‘친문수사처’를 만들어 정권 말 부패 수사를 공수처로 무마하려는 것”이라며 공수처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20여 년 정치권 문턱을 들락날락했던 공수처가 더 이상 정략적 카드만이 아니라 순수한 개혁 방안으로 원점에서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은 2020년도 정부 예산안 중 일자리 예산 2조5000억여 원에 대해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를 국민 세금으로 무마하려는 방만한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에 나선다. 한국당은 513조5000억여 원에 이르는 2020년도 예산안을 ‘세금 중독 예산’으로 규정했다. 이어 “선거용 선심성 예산과 통계왜곡용 단기 재정 일자리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정책위원회는 22일 발간한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에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금(2조1116억4000만 원)과 ‘한국형 실업부조’라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2771억2800만 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두 예산 모두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데다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2020년 월 9만~11만 원)를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30인 미만 기업종사자 등 취약계층 223만 명이 매월 수혜를 받고 있다. 한국당은 이 예산이 2018년도 첫 반영 당시 정부가 한시적 지원이라 강조해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예비 타당성 조사도 면제했는데 3년째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2020년도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2.9% 인상에 그친 만큼 예산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한국형 실업부조라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도 한국당의 삭감 타깃이 됐다. 한국당은 이 예산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이 아닌데도 이를 거치지 않았고,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만 돼 사실상 입법불비 상태라며 삭감을 요구했다. 2021년부터는 1조 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국회의 면밀한 검증을 거쳐야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정부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세금으로 만든 통계왜곡용 단기 일자리 예산도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주도하는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 △지역공동체 일자리 △국가기록물관리 사업이 한시적 단거리 일자리라며 관련 예산 523억1700만 원을 삭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지자체 고유 업무인 비지정문화재 보존관리에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국고를 지원하는 문화재청의 비지정문화재 조사 사업, 해양쓰레기 수거를 내세운 해양수산부의 바다환경지킴이, 조림지 재해예방 관리를 명목으로 한 산림청의 숲가꾸기 사업 등도 통계왜곡용 단거리 일자리로 규정하고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한국당은 “사상 최대의 적자 국채 발행과 재정수입 적자전환, 통합재정수지 적자전환돼 3대 재정지표가 모두 빨간불이 들어오는 소위 트로이카 재정위기인 상황에서 과대한 예산 확대는 국민 세금을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무책임한 정략적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보수야권 곳곳에서 ‘선거연대론’이 제기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탈당파, 우리공화당의 선거연대가 내년 4월 총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물리적 통합이 보수진영에 최선의 ‘플랜 A’이지만, 선거연대라는 ‘플랜 B’도 보수 통합에 준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전략에 기반한 것이다. ○ 통합 어려우면 선거연대부터?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 정당의) 선거연대는 당연히 해야 한다. 좌파 쪽에선 선거연대를 분명히 할 것”이라며 “사회주의 연대를 막아내기 위한 범우파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한국당이 공천을 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이나 우리공화당 후보를 밀어주는 이런 방식이냐’는 질문엔 “당연히 맞다”고도 했다.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인 김 의원이 이례적으로 바른미래당도 연대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물밑에서도 보수 정당 인사들 간 연대론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지난주 친박 핵심 의원은 우리공화당 인사들과 선거연대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한국당 의원은 “‘보수가 모두 분열돼 총선에서 과반을 못 얻는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냐. 적극적인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들의 구상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 그리고 우리공화당이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 ‘반문(문재인) 전선’을 구축하자는 게 핵심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 통합이라는 물리적 결합보다는 선거연대가 서로 부담이 작아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통합 전당대회를 통한 단일 대표 선출과 각 당의 지분 협상 등 합당 논의는 곳곳에 협상이 어그러질 수 있는 ‘지뢰밭’이 많다. 하지만 선거연대는 법적인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이 이해관계에 따라 합의 뒤 얼마든지 파기할 수 있다. 그만큼 합의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친박 “유승민 입당보단 연대가 덜 부담” 유 전 대표의 바른미래당 탈당과 신당 창당 구상도 “보수 정당 간의 선거연대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정기국회까지 예산과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마무리하고 그 이후 저희 결심을 행동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유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합당 또는 입당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중립 성향의 한국당 의원은 “유 전 대표가 계파의 지도자로 있는 한 골수 친박의 반발이 심해 당 대 당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일단 변혁과는 물리적 통합을 시도하되, 우리공화당과는 선거연대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총선을 앞둔 정치 상황에 따라 두 당과의 선거연대론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해야 한다. 대아를 위해 소아를 내려놓으면 통합의 길이 있다”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보수야권 곳곳에서 ‘선거연대론’이 제기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탈당파, 우리공화당의 선거연대가 내년 4월 총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물리적 통합이 보수진영에 최선의 ‘플랜 A’이지만, 선거연대라는 ‘플랜 B’도 보수통합에 준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전략에 기반한 것이다. ●통합 어려우면 선거연대부터?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정당의) 선거 연대는 당연히 해야 한다. 좌파 쪽에선 선거연대를 분명히 할 것”이라며 “사회주의 연대를 막아내기 위한 범우파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한국당이 공천을 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이나 우리공화당 후보를 밀어주는 이런 방식이냐”는 질문엔 “당연히 맞다”고도 했다.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인 김 의원이 이례적으로 바른미래당도 연대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물밑에서도 보수 정당 인사들 간 연대론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지난주 친박 핵심 의원은 우리공화당 인사들과 선거연대 방안에 대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한국당 의원은 “‘보수가 모두 분열돼 총선에서 과반을 못 얻는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냐. 적극적인 선거연대를 해야한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들의 구상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 그리고 우리공화당이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 ‘반문(문재인) 전선’을 구축하자는 게 핵심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통합이라는 물리적 결합 보다는 선거연대가 서로 부담이 적어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통합 전당대회를 통한 단일 대표 선출과 각 당의 지분 협상 등 합당 논의는 곳곳에 협상이 어그러질 수 있는 ‘지뢰밭’이 많다. 하지만 선거연대는 법적인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이 이해관계에 따라 합의 뒤 얼마든지 파기할 수 있다. 그만큼 합의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 친박 “유승민 입당보단 연대가 덜 부담” 유 전 대표의 바른미래당 탈당과 신당 창당 구상도 “보수정당 간의 선거연대를 염두에 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정기국회까지 예산과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마무리하고 그 이후 저희들 결심을 행동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선 탄핵에 찬성했던 유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합당 또는 입당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중립 성향의 한국당 의원은 “유 전 대표가 계파의 지도자로 있는 한 골수 친박의 반발이 심해 당 대 당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일단 변혁과는 물리적 통합을 시도하되, 우리공화당과는 선거 연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총선을 앞둔 정치상황에 따라 두 당과의 선거연대론이 급물살을 탈수도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 해야한다. 대아를 위해 소아를 내려놓으면 통합 길이 있다”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의 딸이 고교 1학년 때 공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주관 연구사업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 차관은 당시 이 기관의 기획정책실장을 지냈다. 문 차관의 딸은 고2 때도 WISET에서의 온라인 멘토링 활동으로 장려상을 받은 바 있다. 18일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에 따르면 문 차관의 딸 A 씨는 고1이던 2012년 WISET가 주관한 ‘여대학(원)생 팀제 연구지원사업’에 제출한 논문으로 최우수상(한국공학한림원회장상)을 수상했다. ‘고효율 LED용 렌즈 및 봉지재 대체물질 글래스(glass) 개발’이란 제목의 논문 저자 6명 중 4명이 대학생이었고 A 양 등 2명은 고교생이었다. 2013년에도 WISET 멘토링 활동으로 장려상을 받은 A 씨는 서울대에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진학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문 차관은 2011∼2016년 WISET에서 기획정책실장으로 일했다. 문 차관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2015년 서울대 입시 자기소개서 가이드에는 학교가 아닌 외부 수상 내용을 작성하면 0점 처리한다고 돼 있기에 (WISET 수상 내용의 입시 활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딸이 WISET 활동 참여 과정에 절차를 어기지 않았고 직업적으로도 당당했다”고 해명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회 국정감사장에 성인 여성을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이 등장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2020년 리얼돌 시장 규모가 33조 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며 리얼돌을 국감장에 가져온 것이다. 이 의원은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국감에서 하얀 옷을 입힌 리얼돌을 옆자리에 앉혔다. 대법원이 6월 13일 수입을 허가한 일본산 리얼돌 제품이었다. 이 의원은 “2016, 2017년 각 13건에 그쳤던 리얼돌 통관 신청이 6월 대법원 판결 이후 111건(8월 기준)으로 늘었다”며 “국내 제조 판매업체도 4, 5곳가량 되지만 주무부처가 없다 보니 현황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얼돌은 결국 공산품”이라며 “우리나라가 1970, 80년대 전 세계 완구류 1위를 한 적도 있다”며 리얼돌의 산업적 가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인공지능 기반 리얼돌이 출시된 예를 들기도 했다. 이에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정부가 관심 갖고 진흥해야 할 산업인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국회에서 일하는 여성 페미니스트 모임인 ‘국회 페미’는 “국민에게 정서적 물리적 유해를 가할 수 있는 리얼돌을 신성한 국감장에 가져와 국회 품위를 떨어뜨린 이 의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회 국정감사장에 여성 신체를 본 딴 성인용품인 ‘리얼돌’이 등장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2020년 리얼돌 시장 규모가 33조 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며 리얼돌을 국감장에 가져온 것이다. 이 의원은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국감에서 하얀 옷을 입힌 리얼돌을 옆자리에 앉혔다. 대법원이 6월 13일 수입을 허가한 일본산 리얼돌 제품이었다. 이 의원은 “2016, 2017년 각 13건에 그쳤던 리얼돌 통관신청이 6월 대법원 판결 이후 111건(8월 기준)으로 늘었다”며 “국내 제조 판매업체도 4, 5곳 가량 되지만 주무부처가 없다보니 현황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얼돌은 결국 공산품”이라며 “우리나라가 1970~80년대 전세계 완구류 1위를 한 적도 있다”며 리얼돌의 산업적 가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인공지능 기반 리얼돌이 출시된 예를 들기도 했다. 이에 성윤모 산자부 장관은 “정부가 관심 갖고 진흥해야할 산업인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국회에서 일하는 여성 페미니스트 모임인 ‘국회 페미’는 “국민에게 정서적 물리적 유해를 가할 수 있는 리얼돌을 신성한 국감장에 가져와 국회 품위를 떨어뜨린 이 의원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의 새로운 비전을 ‘야호 코리아(YAHO Korea)’로 정했다고 밝혔다. Young(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나라) Active(장년들이 활기차게 일하는 나라) Happy(노년까지도 행복한 나라) One and all(모두 함께 미래를 꿈꾸는 나라)의 앞글자를 딴 것. 조국 정국으로 분열된 국민의 통합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황 대표는 15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본부관에서 열린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초청 강연에서 회색 체크무늬 상의와 검은 바지를 입고 등장해 당의 새 비전인 ‘야호 코리아’를 소개했다. ‘정의와 공정의 가치 회복,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황 대표는 “한국당이 투쟁 못하던 정당에서 투쟁하는 정당으로 바뀌었다”며 “이젠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역량 있는 대안 정당이자 현 정권을 대체할 수 있는 정당이 되자는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당에 들어간 지 한달 반만에 대표가 됐는데 한국당은 정치 초짜가 당 대표가 되는 정당”이라며 “우리 당이 변화를 희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박 비박 계파 싸움한다는 말이 들리는데 당 안에서는 계파 얘기가 다 없어졌다”며 “여러분이 오고싶은 정당이 되도록 변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당 홈페이지를 앞으로 계속 보면 한국당이 꼰대 정당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그 분’ ‘그 장관’이라 칭하며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 여러 불공정 이슈를 지적했다. 진행을 맡은 국민대 민병웅 교수가 ‘삭발할 때 반응이 좋았는데 내년 총선에서 투블럭 머리를 하고 나올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황 대표는 “학생들이 원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는 국민대 정치대학원 석사과정 학생 220여명이 참석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전격 사퇴한 14일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개혁을 책임지고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라”며 공세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조 전 장관의 전격 사퇴 이후 민주당 내부에선 “어느 정도 예상했던 수순이었지만 그게 오늘일지는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2시 조 전 장관의 사퇴가 공식 발표되기 45분 전에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만난 뒤에야 조 전 장관의 사퇴 의사를 들었다고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조 전 장관 사퇴에 대한 말을 아꼈다. 그 대신 홍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혼란과 갈등을 넘어 검찰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할 때다. 앞으로는 민주당이 책임지고 검찰 개혁의 제도화를 기필코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두 달을 버티면서 검찰 개혁이라는 화두를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며 “이번 사태가 민주당의 입장에서 꼭 나쁜 일만은 아닐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조 전 장관에 대한 동정 여론이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던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악재를 털어낸 만큼 총선까지 남은 6개월 동안 충분히 지지세를 회복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조 전 장관 사퇴를 주장해온 야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적 상처와 분노, 국가적 혼란을 불러온 인사 참사, 사법 파괴, 헌정 유린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통렬하게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민정수석 사퇴는 사필귀정”이라며 “조국 논란으로 대한민국 국정이 3개월가량 많이 헝클어졌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19일로 예정한 다음 장외집회 개최 여부를 포함해 대정부 투쟁 동력을 어떻게 이어갈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며 “국론을 통합해 국난을 극복할 방안에 대해 통 크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영수회담 재개를 제안했다. 8·9개각 이후 66일 만에 ‘조국 정국’은 이날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공석이 된 법무부 장관 등 개각 요인과 검찰 수사 상황, 조 전 장관의 향후 행보 등 변수가 많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조국 정국’ 속에서 여권 지지율 하락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는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은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중도층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조 전 장관을 지지해온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이어질 수도 있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여권 지지율의 변동과 무당층의 움직임 등을 최소 1∼2주가량 지켜봐야 된다는 뜻이다. 총선을 6개월 앞둔 여야 지도부는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여야의 대치 전선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 개혁 및 선거제 개편 법안으로 옮겨가는 만큼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검찰 개혁은 다른 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조국 정국에서 내상을 입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조 전 장관 사퇴는) 겉으로는 한국당이 일단 승리한 걸로 볼 수 있지만 한국당에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앞으로 황교안 대표가 더 겸손하게 기득권을 내려놓고 보수 통합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강성휘 기자}
자유한국당은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문재인 정권 사법농단 규탄 현장 회의를 열고 법원의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 씨(52)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했다. 검은 상복을 입은 한국당 의원 17명은 “정권에 장악된 사법부 사법농단의 결정판” “헌정 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겨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유 평등 정의가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하에서 철저히 짓밟히고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법원의 영장 발부가 무분별하다’고 비판한 다음 날인 9일 조 씨 구속영장이 기각된 걸 두고 “권력에 의한 교묘한 법원 장악이자 독재국가에서 벌어지는 헌정 붕괴”라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만나 15분여 동안 조 씨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사법개혁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자고 맞받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개혁법을 조속히 처리하는 게 국민적 논란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국민 대표 기관인 국회가 나서야 할 때가 됐다”며 검찰 개혁법 처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최한 첫 정치협상회의에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불참해 여야 4당 대표만 모였다. 한편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8∼10일 전국 성인 1002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7%, 한국당 27%, 정의당 7%, 바른미래당 5%,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0.4%, 민주평화당 0.3%로 나타났다. 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차로 좁혀진 것은 처음이다. 조동주 djc@donga.com·황형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1일 한겨레신문이 제기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별장 접대 의혹에 대해 “집권세력의 물타기이자 본질 흐리기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연 당 회의에서 “드디어 윤 총장 흠집내기가 시작됐다”며 “윤 총장이 이렇게 문제가 있다면 당시 검증한 조국 민정수석은 뭘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 정권의 비열함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국 일가를 살리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윤 총장 의혹을 특검에 부치되 조 장관 사건 이후에 따로 하자고 제안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 수사 무력화를 위해 윤 총장 흠집내기를 감행한 것”이라며 “언론사마저 진영 논리에 편승해 기사를 양산해내고 있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 수사를 막기 위해 윤 총장 찍어내리기를 시도한다는 시각을 의식한 듯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기사를 불신한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보도가 된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확인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황형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1일 한겨레신문이 제기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별장 접대 의혹에 대해 “집권세력의 물타기이자 본질 흐리기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연 당 회의에서 “드디어 윤 총장 흠집내기가 시작됐다”며 “윤 총장이 이렇게 문제가 있다면 당시 검증한 조국 민정수석은 뭘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서는 “이 정권의 비열함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국 일가를 살리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윤 총장 의혹을 특검에 부치되 조 장관 사건 이후에 따로 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한국당은 어떠한 공식 논평도 내지 않았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쪽에서 입장을 냈다”며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 수사를 막기 위해 윤 총장 찍어내리기를 시도한다는 시각을 의식한 듯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기사를 불신한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보도가 된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확인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부산시가 11년 만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처음 집행하면서 부산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 2곳에만 10억여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해 ‘셀프 지원’ 논란이 일고 있다. 위원회는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을 심의·의결한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이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는 4월 시민단체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10억 원, 6·15남북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에 3940만 원 등 2곳에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을 결정했다. 서로돕기운동은 5∼12월 북한 양강도 함경북도 등의 아동시설에 밀가루와 국수 각 500t, 콩기름 300t을 지원하는 명목으로 10억 원을 받았다. 남측위원회 부산본부는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사업 행사를 주최하겠다며 3940만 원을 따냈다.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기금과 별개로 부산시는 2007년 조례를 제정해 2008년부터 기금을 쌓아왔고, 11년 만에 이를 처음 집행했다. 하지만 이 사업을 따낸 단체 2곳의 대표들은 모두 기금 지출을 심의·의결하는 남북교류협력위원이었다. 이 사업은 부산시가 4월 1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적 남북 교류 △남북협력 분위기 증진 등 2개 분야 지원사업을 공모했는데, 이 두 단체만 응모해 위원회 서면 심의를 거쳐 지원이 확정됐다. 부산시 측은 “해당 단체 대표인 위원들은 심의·의결 과정에서 빠졌다”고 해명했지만 조 의원은 “해당 단체 대표들이 위원으로 속한 위원회에서 서면으로 졸속 심의·의결해 눈먼 기금을 끼리끼리 챙기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10억 원을 지원받은 서로돕기운동 대표 조모 씨는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공동대표다.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 이모 씨는 2009년 국회에서 전여옥 당시 한나라당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에 합의한 ‘정치협상회의’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 일정을 합의한 적 없다”며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7일 초월회(국회의장-당 대표 정례모임) 회동이 열렸을 때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정쟁을 위한 장”이라며 불참한 데 이어 황 대표가 회의를 거부하면서 여야 대표가 당리당략만 생각하며 ‘정치 실종’의 장기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가 11일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해서 사법과 정치 분야 개혁안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검찰개혁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명쾌하게 검찰개혁을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1일 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는 점을 공식화하며 한국당을 향해 검찰 개혁 법안 처리를 압박한 것이다. 그러자 한국당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를 11일 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초월회 때 저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의장 순방 뒤에 하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황 대표 측에선 “국회의장 측으로부터 11일 오전 10시 30분 회동을 열겠다는 연락을 9일 받았는데 이틀 뒤에 정당 대표 간 만남을 하기엔 실무진끼리 광범위한 의제를 조율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7일 초월회 회동에서는 문 의장이 국제의회연맹(IPU) 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을 떠나는 만큼 13일 이전에 첫 회의를 갖자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황 대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의장실 등에서는 11일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여야가 첫 회의 일정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데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가 있는 검찰 개혁 법안 처리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 의장이 외부 법무법인 자문을 통해 이달 29일부터 검찰 개혁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도 국회법상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한국당의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문 의장이 민주당의 편을 들어 충분한 논의 없이 조속히 법안을 처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한국당 입장에선 구체적인 의제 없이 대표 간 만남만 부각되는 그림이 연출된다면 자칫 ‘조국 정국 반전용 쇼’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황 대표의 불참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합의문까지 작성해 언론에 공개까지 했는데 정작 날짜가 잡히자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는 것”이라며 “황 대표의 초월회에서의 합의 이행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 대표가 7일 초월회 회동 때 불참했던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야당 대표들이 공개발언을 통해 조 장관 사태에 대한 비판이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불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에 합의한 ‘정치협상회의’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 일정을 합의한 적 없다”며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7일 초월회(국회의장-당 대표 정례모임) 회동이 열렸을 때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정쟁을 위한 장”이라며 불참한 데 이어 황 대표가 회의를 거부하면서 여야 대표가 당리당략만 생각하며 ‘정치 실종’의 장기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은 1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가 11일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해서 사법과 정치 분야 개혁안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검찰개혁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명쾌하게 검찰개혁을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1일 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는 점을 공식화하며 한국당을 향해 검찰 개혁 법안 처리를 압박한 것이다. 그러자 한국당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를 11일 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초월회 때 저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의장 순방 뒤에 하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황 대표 측에선 “국회의장 측으로부터 11일 오전 10시 30분 회동을 열겠다는 연락을 9일 받았는데 이틀 뒤에 정당 대표 간 만남을 하기엔 실무진끼리 광범위한 의제를 조율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7일 초월회 회동에서는 문 의장이 국제의회연맹(IPU) 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을 떠나는 만큼 13일 이전에 첫 회의를 갖자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황 대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의장실 등에서는 11일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여야가 첫 회의 일정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데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가 있는 검찰 개혁 법안 처리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 의장이 외부 법무법인 자문을 통해 이달 29일부터 검찰 개혁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도 국회법상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한국당의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문 의장이 민주당의 편을 들어 충분한 논의 없이 조속히 법안을 처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한국당 입장에선 구체적인 의제 없이 대표 간 만남만 부각되는 그림이 연출된다면 자칫 ‘조국 정국 반전용 쇼’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황 대표의 불참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합의문까지 작성해 언론에 공개까지 했는데 정작 날짜가 잡히자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는 것”이라며 “황 대표의 초월회에서의 합의 이행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 대표가 7일 초월회 회동 때 불참했던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야당 대표들이 공개발언을 통해 조 장관 사태에 대한 비판이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불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난달 북한에 다녀온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존 에일리프 아태지역본부장은 8일 북한이 올해 흉작인데다 가뭄과 태풍 피해를 잇따라 입어 식량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연내에 북미 3차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북한이 그동안 거부해온 한국 정부의 WFP를 통한 쌀 5만t 지원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일리프 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주최한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CPE)과의 간담회에서 “지난달 북한이 태풍 링링의 피해를 입었을 때 북한에 다녀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일리프 본부장은 “북한에서 (주민) 70만 명을 돕고 있는 WFP가 지속적으로 영양 사업을 확대해나가지 않으면 북한의 영유아들이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서 성장하게 돼 나중에 통일이 됐을 때에도 영양 문제를 물려주게 된다”며 대북 지원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에 대해선 감사를 표했다. 에일리프 본부장은 “2018년 북한 작황이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나빠 총 136만t의 식량이 부족했는데 WFP가 30만t을 지원해 1000만 명을 도왔다”며 “한국이 5만t 공여 의사를 결정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5월 북한에 춘궁기가 도래했을 때 대한민국이 450만 달러 공여 결정을 시기적절하게 해줘서 44만 명의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었다”며 “그 덕에 민성영양실조를 겪는 북한 인구가 2012년에는 3명 중 1명이었는데 올해는 5명 중 1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CPE 회장을 맡고 있는 원유철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연이어 하면서 최근에는 쌀 지원 거부 의사까지 밝혀 유감”이라며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을 중단하고 식량난으로 심각한 영양 결핍 상태에 있는 영유아들에 대한 WFP 지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주도하는 CPE는 1989년 아동 인구 환경 문제와 사회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유대강화를 목적으로 창설됐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