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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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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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202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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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뮤지컬]“‘꿈의 무대’ 모차르트 역…내 속의 모든 매력 뽑아낼 겁니다”

    ‘꽃미남’ 고교생 가수가 벌써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가수, 연기자,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는 이지훈(37) 얘기다. 그는 2006년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10년간 뮤지컬 ‘위키드’ ‘에비타’ ‘엘리자벳’ ‘삼총사’ ‘쓰릴 미’ ‘라카지’ ‘햄릿’ 등 대형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뮤지컬 배우로서도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6월에는 인기 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역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그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맹연습 중이다. 26일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2일 전부터 본격 연습에 들어갔는데 ‘멘붕’ 상태”라며 “3옥타브를 오가는 고음의 노래도 있고, 첫 연습부터 디테일한 고이케 슈이치로 연출의 주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엄살을 피웠다. “뮤지컬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째지만, 이번 작품처럼 ‘칼’을 갈며 준비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일정을 다 정리하고, 모차르트 연습에 올인 하고 있죠.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강해요.” 뮤지컬 ‘모차르트’는 남자 배우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주인공 모차르트 역을 맡은 대다수가 이 작품을 통해 스타로 거듭난 데다,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로 활약하다 뮤지컬 스타로 발돋움한 JYJ의 김준수와 가수 박효신이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신인이었던 배우 박은태도 부상을 입고 빠진 가수 조성모의 자리를 대신해 무대에 섰다 일약 스타가 됐다. 이지훈은 “초연을 시작으로 매번 재공연될 때마다 ‘모차르트’는 빼놓지 않고 봤다”며 “모차르트 역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그와 함께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배우 전동석이 나란히 모차르트 역에 도전한다. 애주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술과 담배를 끊었다. 데뷔 20년간 목이 쉰 적이 없을 정도로 튼튼한 성대를 자랑했지만, 최상의 소리를 내기 위한 노력이다.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경력이 늘어날 때마다 배우는 늘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소리와 연기를 관객에게 선보여야 한다는 신념이 강해져요. 게다가 ‘모차르트’는 마니아가 많은 작품이고, 러닝타임 내내 주인공 모차르트가 부각되는 작품이라 책임감이 커요.” 요즘 그는 이 작품의 연출가로부터 “속된말로 ‘양아치’처럼 모차르트를 표현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다. “모차르트가 천재 음악가지만, 동시에 여성들에게 강한 매력을 뽐내는 남성으로 그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아요. 제 안에 숨겨져 있는 모든 매력을 뽑아내려고 합니다.” 그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본업이 바뀌었단 소릴 들을 정도로 뮤지컬 무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섰을 땐 두려움이 컸어요. 소속사 추천으로 도전했는데 화려한 댄스가 많은 ‘알타보이즈’ 주연을 맡게 됐거든요. 제 팬들조차 ‘반 박자 느린 댄스’였다고 놀렸죠. 하지만 뮤지컬 무대는 경험이 늘수록 제 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영감을 줍니다. 모차르트를 계기로 더 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공연은 6월 10일∼8월 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14만 원. 1577-6478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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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 내내 웃음과 진지함 교차

    10평 남짓한 무대에 선 배우들의 눈빛이 살아 숨쉰다. 캐릭터에 몰입된 배우의 강렬한 감정이 객석으로 고스란히 전해져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연극 ‘벚꽃동산’ 이야기다. 연희단거리패의 정수(精髓)를 보는 듯했다. 극단 대표 배우들이 한무대에 섰다. 김소희(라네프스카야 역), 윤정섭(로파힌 역), 박일규와 이승헌(가예프 역), 오동식(페차 역), 홍민수(피르스 역) 등이 총출동한다. 특히 김소희의 감정 연기가 인상적이다. 천의 얼굴로 대체 불가능한 메소드 연기(극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연기)를 러닝타임 내내 선보인다. 김소희의 라네프스카야는 러시아 귀족으로서 화려한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파산지경에 이른 벚꽃동산의 지주다. 과거의 추억에 갇혀 늘 감상에 젖어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불안해하고, 격정적인 눈물을 눈에 달고 산다. 김소희는 누구보다 깊게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그의 눈에 그렁그렁 담긴 닭똥 같은 눈물은 대사의 행간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마치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처럼, 그의 눈물은 화룡점정 같은 역할을 해냈다.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 4대 장막극 중 하나다. 연희단거리패가 30주년 기념작으로 ‘벚꽃동산’을 선택하면서 체호프 4대 장막극을 한 번씩 올리게 됐다. 연희단거리패는 2008년 ‘세 자매’, 2014년 ‘갈매기’, 2015년 ‘바냐 아저씨’를 연달아 올려 호평을 받았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 예술감독의 연출력은 ‘벚꽃동산’에서도 빛을 발했다. 러닝타임 내내 무대 위 배우에겐 옹골찬 연기력을, 관객에겐 ‘웃음’과 ‘진지함’을 번갈아 가며 뽑아낸다. 체호프 스스로도 ‘벚꽃동산’의 소제목을 ‘4막의 코미디’라 붙일 정도로 일상의 아이러니를 포인트로 한다. 이윤택 연출은 억지스럽지 않게, 시쳇말로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감정을 영리하게 이끌어낸다. 간만에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났다. 5월 15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3만 원. 02-763-1268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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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빈국 한국 클래식 존재감 과시할 것”

    “관현악의 대가 브루크너를 낳은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한국 클래식의 존재감을 보여줄 겁니다.” 9월 14일부터 한 달간 오스트리아에서 펼쳐지는 제43회 린츠 브루크너 페스티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됐다. 린츠는 브루크너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는 곳이다. 페스티벌은 주로 브루크너하우스 메인홀에서 펼쳐진다. 1974년 브루크너하우스 개관 당시 지휘자 카라얀과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프닝 무대를 맡은 걸 계기로 매년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9월 15일),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10월 3일) 등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이 참가하는데 전체 40개 공연 중 7개 공연을 KBS교향악단, 수원시립교향악단 등 국내 클래식 단체가 맡아 연주에 나선다. 25일 서울을 찾은 한스요아힘 프라이 린츠 브루크너 페스티벌 대표(51)는 “원래 이 페스티벌에선 유럽 내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초대해 왔지만, 3년 전부터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를 주빈국으로 초청해 소개하고 있다”며 “수년간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의 교향악단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게 됐고, 정명훈과 같은 세계적인 지휘자를 낳았다는 점에서 꼭 초청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빈국인 한국의 KBS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개막 공연(9월 18일)을 맡는다”며 “브루크너 교향곡 3번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명훈이 지휘자로 나서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10월 7일 공연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수원시향은 9월 19일 새뮤얼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14번 등을 선보이며 피아니스트 김원은 9월 29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이 밖에 국립합창단(9월 25일)과 울산시립무용단(10월 10일)도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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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마술세계 집대성… “이은결의 환상 열차로 초대합니다”

    “마술은 속임수가 아닌 환상 그 자체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일루셔니스트(illusionist·환상가)라고 부릅니다.” 열다섯에 데뷔해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은결(35)이 국내 마술사 최초로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4∼15일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데뷔 20주년 기념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공연이다. 그는 최근 경기 이천시 합숙소에서 연일 스태프와 밤을 새우며 공연 연습에 빠져 있다. 23일 합숙소에서 만난 그는 “이번 공연은 저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지금껏 펼쳐온 마술세계를 총망라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부터 헬기를 동원하는 등 화려한 무대가 돋보인 ‘더 일루전’ 공연을 선보였다. 더 일루전은 초연 당시 2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재공연할 때마다 10억 원의 제작비가 추가로 들어갔다. 이번 공연도 그 연장선상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술이라는 언어를 사용해 제가 걸어온 시간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걸어온 길을 ‘선로’에 빗대 환상 열차를 구현해 내려고요. 블록버스터급 공연이 될 겁니다.” 그는 자세한 공연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현란한 마술과 더불어 188cm의 훤칠한 키에 능숙한 말솜씨로 국내 대표 마술사로 자리 잡았다. 20년간 총 800여 회의 단독 공연을 열며 마술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 지금껏 그의 단독 공연을 찾은 누적 관객은 80여만 명이다. 하지만 마술을 만나기 전까지 그는 소심한 아이였다. “마술이 인생을 180도 바꿨죠. 어릴 때 무척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중학교 3학년 때 경기 평택의 시골마을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는데, 너무 위축돼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어요.” 소심한 소년은 중3 여름방학의 어느 날 마술처럼 마술에 빠져 들었다. 부모님이 ‘마술을 하면 성격이 활발해진다’는 마술학원 광고를 보고 그를 등록시켰다. “기초적인 마술을 배운 뒤 형과 누나, 친구들 앞에서 몇 번 보여줬는데, 그때부터 저를 특별하게 봐주는 게 느껴졌어요. 저를 전혀 다른 아이로 만들어준 마술에 매료됐죠.” 그의 이름 앞에는 ‘국내 마술사 최초’라는 수식어가 수없이 들어간다. 2001년 아시아 세계매직 콘테스트(UGM) 1위, 2002년 미국 마술협회 컨벤션 3관왕, 200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매직세미나 황금사자상 그랑프리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그는 수상 비결에 대해 “일찍 마술을 시작한 덕분”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다른 마술사들과 달리 저는 학생이었기에 ‘생계형’ 마술을 하지 않았어요. 마술을 도전의 영역으로 봤고, 어린 시절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활동하는 유명 마술사의 공연을 보며 세계무대를 꿈꿨죠.” 그는 “20주년 공연을 기획하면서 지금껏 제 공연을 봐주신 관객들을 무료로 초대하고 싶었다”고 했다. “현실적인 문제가 많아 (무료 공연을) 실천하진 못했지만 언젠간 꼭 그런 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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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인들의 넘치는 열정…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올 상반기 막을 올린 뮤지컬 중 단연 ‘다크호스’다. 귀에 익은 뮤지컬 스타 한 명 등장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의 힘과 패기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끼와 열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 눈과 귀를 100% 만족시킨다. 15일 아시아 초연된 뮤지컬 ‘뉴시즈’ 이야기다. 이 작품은 1899년 미국 뉴욕의 신문팔이 소년 ‘뉴스보이’들이 대형 신문사의 신문 공급 가격 인상 결정에 맞서 싸운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공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파업’이란 소재를 다루지만, 어떤 공연보다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는 영리함을 보인다. 물리적 충돌보단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뉴스보이들의 파업 과정을 팝 스타일의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안무를 입혀 풀어냈다. 이 뮤지컬의 큰 매력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에서 찾을 수 있다. 주인공에게 주로 초점을 맞춰 풀어가는 대다수 뮤지컬과 달리 뉴시즈는 등장인물 모두가 주연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보이들의 리더인 잭 켈리를 비롯해 총 20명의 신문팔이 소년이 러닝 타임 내내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주연 배우와 앙상블 배우의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20명의 배우 모두가 ‘내가 주인공’이란 의식을 갖고 무대에 임하는 자세가 역력하다. 배우들의 표정이 살아있고, 다채로운 안무(멀티 턴, 텀블링, 리프점프, 발레, 애크러배틱, 재즈댄스, 탭댄스) 동작 하나하나에 에너지가 넘친다. 그중에서도 잭 켈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한쪽 다리가 불편한 크러치 역의 배우 강은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초연 당시 제1대 빌리로 이름을 알린 배우 박준형이 눈에 띄었다. 스타 배우 대신 신인 배우들을 기용해 신나는 리듬으로 승부를 건 제작사의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뉴스보이의 리더 켈리 역을 맡은 온주완의 연기력과 가창력은 기대 이상이다. 이번이 첫 뮤지컬이지만, 그는 무대에서 19명의 뉴스보이를 여유롭게 리드했고 캐릭터와 일체돼 그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뉴시즈 캐스팅이 발표된 뒤 공연계 반응은 싸늘했던 게 사실이다. 작품성과 상관없이 캐스팅 명단에 이름만 올리면 표를 쓸어버릴 스타 배우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무명에 가까운 앙상블 배우들의 비중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막을 올린 뉴시즈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뮤지컬의 생명을 좌우하는 음악 역시 합격점을 줄 만했다. 2012년 토니상 작곡상을 수상한 작품임을 증명하듯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의 넘버가 많았다. 뉴스보이들이 파업을 결정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Seize the day’와 잭 켈리의 독창 ‘Santa Fe’가 대표적인 ‘킬링 넘버’다. 7월 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 원, 1588-5212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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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스팅 논란 가수 이수,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끝내 하차

    미성년자 성매수 전력으로 캐스팅 논란을 부른 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인공 가수 이수(35)가 결국 작품에서 하차한다. 공연 제작사 EMK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모차르트’에 캐스팅된 이수 씨의 하차를 어렵게 결정했다”며 “캐스팅 발표 이후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원작사도 이에 우려를 표하는 등 캐스팅 논란이 확산돼 이수 씨의 소속사와 지속적인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던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뮤지컬 팬들은 그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하차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과 지하철 광고 모금, 공연 보이콧 등의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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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 넘치는 무대…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올 상반기 막을 올린 뮤지컬 중 단연 ‘다크호스’다. 귀에 익은 뮤지컬 스타 한 명 등장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의 힘과 패기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끼와 열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 눈과 귀를 100% 만족시킨다. 15일 아시아 초연된 뮤지컬 ‘뉴시즈’ 이야기다. 이 작품은 1899년 미국 뉴욕의 신문팔이 소년 ‘뉴스보이’들이 대형 신문사의 신문 값 인상 결정에 맞서 싸운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공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파업’이란 소재를 다루지만, 어떤 공연보다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는 영리함을 보인다. 물리적 충돌 보단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뉴스보이들의 파업 과정을 팝 스타일의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안무를 입혀 풀어냈다. 이 뮤지컬의 큰 매력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에서 찾을 수 있다. 주인공에 주로 초점을 맞춰 풀어가는 대다수 뮤지컬과 달리 뉴시즈는 등장인물 모두가 주연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보이들의 리더인 잭 켈리를 비롯해 총 20명의 신문팔이 소년들이 러닝 타임 내내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주연 배우와 앙상블 배우의 경계가 모호하다보니 20명의 배우 모두가 ‘내가 주인공’이란 의식을 갖고 무대에 임하는 자세가 역력하다. 배우들의 표정이 살아있고, 다채로운 안무(멀티 턴, 텀블링, 립점프, 발레, 아크로바틱, 재즈댄스, 탭댄스) 동작 하나 하나에 에너지가 넘친다. 그 중에서도 잭 켈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한쪽 다리가 불편한 크러치 역의 배우 강은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초연 당시 제1대 빌리로 유명세를 얻은 배우 박준형이 눈에 띄었다. 스타 배우 대신 신인 배우들을 기용해 신나는 리듬으로 승부를 건 제작사의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뉴스보이의 리더 캘리 역을 맡은 온주완의 연기력과 가창력은 기대 이상이다. 이번이 첫 뮤지컬이지만, 그는 무대에서 19명의 뉴스보이들을 여유롭게 리드했고 캐릭터와 일체돼 그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뉴시즈 캐스팅이 발표된 뒤 공연계 반응은 싸늘했던 게 사실이다. 작품성과 상관없이 캐스팅 명단에 이름만 올리면 표를 쓸어버릴 스타 배우가 단 한명도 없었다. 게다가 무명에 가까운 앙상블 배우들의 비중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막을 올린 뉴시즈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뮤지컬의 생명을 좌우하는 음악 역시 합격점을 줄만했다. 2012년 토니상 작곡상을 수상한 작품임을 증명하듯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의 넘버들이 많았다. 뉴스보이들이 파업을 결정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Seize the day’와 잭 켈리의 독창 ‘Santa Fe’가 대표적인 ‘킬링 넘버’다.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 원, 1588-5212 ★★★★(★5개 만점)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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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든 세상, 한바탕 웃어봅시다”

    “연출 경력 17년 차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병맛’ 블랙 코미디 작품이에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카지’ ‘헤드윅’ ‘그리스’ ‘광화문 연가’ 등 많은 흥행 뮤지컬을 빚어낸 이지나 연출가(52)가 연극 ‘지구를 지켜라’로 돌아왔다.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장준환 감독이 연출하고 신하균 백윤식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인 작품이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겠다는 ‘똘끼’로 뭉친 병구와 그에게 외계인으로 지목된 강만식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13일 대학로에서 만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키치(통속적 예술)하게’ 망가져보려 한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줄기차게 관객을 웃기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작품은 2시간 가까운 공연 내내 ‘B급 코드’로 관객의 배꼽을 뺀다. 그에게 이번 작품은 도전이다. “스스로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병맛을 추구해도 되나’라고 고민이 되기도 했죠.” 웃기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이유는 뭘까.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니 다들 힘들어하는 세상이더라고요.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는 공연계에서 스타 제조기로 불린다. 조승우 옥주현 조정석 김무열 차지연 같은 뮤지컬 스타들이 그의 작품을 거쳤다. 배우들이 먼저 그를 찾을 정도로, ‘배우를 빛나게 하는 연출가’로 통한다. 이번 연극에서 병구 역을 맡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키(김기범·25)도 출연을 자처했다. “원래 병구 역은 배우 정원영과 이율을 더블 캐스팅하려 했어요. 그런데 기범이와 와인을 마시던 중 이 작품이 예정돼 있다고 하니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다. 선생님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말해 트리플 캐스팅으로 가게 됐어요.” 그는 올해 9월 ‘광화문 연가’ ‘서편제’의 뒤를 잇는 창작 뮤지컬을 연출한다. 배우 김준수와 박은태가 출연하는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다. “‘도리안 그레이’는 작품성을 강조한 뮤지컬이죠. 준수, 은태는 모두 대중을 확실하게 끌 수 있는 배우잖아요. 이런 배우들과 함께 너무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면 천박해요. 어둡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 겁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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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神의 한 수]이세돌-조훈현 바둑 기념관 등 “전남은 지금 바둑 열풍”

    국수(國手)들의 고향에 바둑 바람이 거세다. 한국 바둑계가 배출한 국수 5명 중 3명이 전라남도 출신이다. 자연스럽게 전남 지역 지자체들의 바둑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뜨겁다.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친 이세돌 국수(33)의 고향 신안군에선 2014년부터 ‘이세돌 바둑 기념관’을 운영 중이다. 신안군 비금면 대광초등학교 2층 건물에 세워진 기념관은 이 9단이 유년 시절 사용한 바둑판을 비롯해 국내외 기전 우승 당시 사용한 바둑판 등 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바둑을 직접 둬 볼 수 있는 바둑 체험관, 이 9단의 형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도 있다. 신안군은 또 2009년 신안태평천일염 프로 바둑팀을 창단해 연 3억 원을 지원하는 등 한국 바둑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인 국수(73)의 고향 강진군도 2007년부터 김인 국수배 시니어국제바둑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는 한중일 등에서 최정상급 바둑인과 관객 등 2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이다. 남자 단체부와 여자 단체부, 개인부, 군민부 등 4부문으로 나눠 부문별 최강자를 가린다. 강진군은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전국 바둑대회를 매년 20차례 개최 중이다. ‘바둑 황제’ 조훈현 국수(63)를 낳은 영암군도 올해부터 2017년까지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월출산 기찬랜드에 조훈현 기념관을 짓는 등 바둑 진흥에 나선다. 조 국수 역시 지난 2월 영암군과 기념관 건립 협약을 맺고 소장품 무상 기증 및 각종 바둑대회 유치 협조, 바둑 저변 확대를 위한 어린이 바둑교실 운영 등을 약속한 상태다. 또한 영암군은 전동평 군수를 구단주로, 한상열 한국기원 전 사무총장을 감독으로 선임해 ‘월출산’이란 시니어 바둑팀을 창단했다. 이들 국수 배출지인 신안과 강진, 영암군은 2014년부터 전라남도, 한국기원과 함께 ‘국수산맥(國手山脈) 국제바둑대회’를 공동 개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지난해 한중 단체전에서 이세돌 최철한 박정환 9단이 출전한 한국팀이 중국팀 퉈자시, 판팅위, 미위팅 9단을 5-4로 누르고 우승하기도 했다. 또 국제페어대회에서는 조훈현 9단과 이영주 초단이 중국, 일본 대표팀과 함께 2승 1패의 성적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한중단체바둑대항전의 우승 상금은 6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000만 원이며 국제페어대회의 우승 상금은 2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00만 원이다. 올해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8월 2일부터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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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의 일상사 엿보는 게임에 관객들도 동참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난한 신혼부부에게 어느 날 달콤한 제안이 날아든다. 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가 고급 맨션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 단,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부부의 사생활을 그대로 노출하고,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마취 총에 맞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야 한다. 신작 연극 ‘게임’의 이야기다. 무대 구조는 일반적인 극장과 다르다. 객석과 무대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씨름판처럼 객석 중앙에 무대가 있다. 관객 역시 극장에 들어선 순간 무대 위 부부의 사생활을 관찰하며 자연스럽게 게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의도한 구조다. 극이 시작되면 배우들은 무대 위와 TV 화면으로 나뉘어 등장한다. 무대 위에는 멋진 가구, 아늑한 침실, 깨끗한 욕실을 갖춘 좋은 집을 맘껏 누리며 행복해하는 신혼부부가 나오고, TV 화면에는 맨션 주변 안가에서 마취 총을 손에 쥔 채 낄낄거리며 부부의 삶을 엿보는 고객들의 모습이 비친다. 고객이 마취 총 한 발을 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 원, 신혼부부인 애슐리와 킬리 둘 중 한 명을 맞히면 된다. 부부는 욕조 안에서 섹스를 하다가 마취 총에 맞기도 하고, 주방에서 서로 2세 계획을 이야기하다 쓰러지기도 한다. 다행히 마취 총에 맞더라도 생명엔 별 지장이 없다. 수분 내에 깨어나지만, 언제 날아들지 모를 총알에 늘 부부는 불안하다. 극은 인간의 존엄성과 잔혹성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부부 역의 전박찬, 하지은의 연기는 감성적이면서도 열정적이다. 천박한 고객 역을 맡은 여러 조연 배우들의 감초 연기도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연출 전인철.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1만∼3만 원. 02-708-500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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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아빠의 감각을 보여주세요

    ‘어린이날 선물은 뭐가 좋을까.’ 부모들이 이맘때면 가지는 고민이다. 올해는 꿈의 크기를 키워 줄 공연이 어떨까. 아이들에게 오감을 만족시키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줄 수 있을 것이다. 피겨스케이팅과 김연아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놓칠 수 없는 공연이 있다. 5월 5일 오후 2시, 5시 두 차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더 퀸 온 아이스’ 연주회가 열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출전했던 대회의 프로그램 음악과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엮은 앨범 수록 곡들을 들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듣는 음악이라면 클래식을 지루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딱’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와우 클래식 앙상블’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애니메이션 영상이 ‘동물 사육제’ 등 클래식 음악과 함께 나온다. 지휘자의 해설도 곁들여져 교육적 효과도 높다. 이날 오후 3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어린이 콘서트에서는 클래식에 3차원(3D) 애니메이션을 곁들인다. 생상스의 ‘동물 사육제’ 중 12곡과 발레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지휘자로 변신한 사자가 익살스럽게 나와 아이들을 클래식의 세계로 이끈다. 활동적인 어린이라면 5월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1m 클래식 아트홀에서 열리는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마티스 편’을 추천한다. 음악을 듣고 미술 작품을 만드는 등의 체험도 할 수 있다. 답답한 공연장보다 야외를 선호한다면 5월 5, 7, 8일 오후 5시에 서울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무료 동요콘서트가 제격이다. 가수 윤형주, 개그맨 정종철이 특별 출연해 어린이들의 흥미를 돋우고, 어린이 합창단이 친숙한 동요를 들려준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와 ‘타요’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실제로 이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뮤지컬 공연을 추천한다. 뽀로로, 에디, 루피, 크롱, 포비 등 애니메이션의 주요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뮤지컬 ‘뽀로로와 노래해요’는 신나는 노래교실 이야기를 담은 가족뮤지컬이다. 5월 공연에 한해 5명 이상 관람 시 50%를 할인해준다. 6월 12일까지 경기 성남시 한국 잡월드 나래울 극장에서 열린다. 뮤지컬 ‘마법의 버스 타요’도 어린이날 놓칠 수 없는 공연이다. 마법사 아수라를 물리치는 타요와 라니, 로기, 가니의 활약상을 마술과 함께 흥미롭게 풀어냈다. 5월 5∼8일 관람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여름 티셔츠를 무료로 준다.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김동욱 creating@donga.com·김정은 기자  }

    •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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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록과 함께하는 국제축제로 오세요

    공연 축제의 계절을 맞아 내달 국내 양대 야외 공연 축제인 안산국제거리극축제(5월 5∼8일)와 의정부음악극축제(5월 13∼22일)가 잇따라 열린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세계 음악극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연족’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올해는 총 6개국, 80여 개 단체가 130여 회 공연을 펼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개막작 ‘더 워’(The war·러시아). ‘더 워’는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을 기념해 2014년 8월 체호프 인터내셔널 시어터 페스티벌과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 공동 제작해 초연한 작품이다. 1차대전과 트로이 전쟁을 교묘히 섞어 전쟁의 본질을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연 이후 러시아, 프랑스, 포르투갈 등에서 세계 투어 공연을 가졌다. 폐막 무대는 성공으로만 치닫는 현대인들의 결핍과 치유를 다룬 영국 게코시어터의 ‘미싱(Missing)’이 장식한다. 이 외에도 공항에 표류하게 된 사람들을 소재로 한 브라질의 ‘바람 구두를 신은 두 남자’(Solas de Ventos), 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 ‘닭들의 꿈, 날다’, 벨기에 음악 서커스 ‘양들의 회전목마’, 남녀 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정부 러브 스캔들’,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 ‘빨래’ 등 7개 작품이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031-828-5891∼7 올해 12회를 맞은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지난해 예술성을 인정받아 세계축제협회(IFEA) 피너클 어워즈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는 13개국이 참여해 50편(국내 32개, 해외 18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프랑스 콩파니그라트시엘의 ‘천사의 광장(Place des Anges)’과 스페인 그루포푸아의 ‘카오스모스×도도랜드’가 각각 축제의 개·폐막작으로 오를 예정이다. 031-481-053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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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물’의 대가로 잃어버린 인간성, 웃으며 꼬집기

    러닝타임 내내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무거운 주제 의식도, 거창한 시대정신도 없다. 배우들은 다소 과장된 몸짓으로 연기하지만, 이 역시 계산된 움직임이다. 이를 통해 작품은 블랙코미디 형식의 희극미를 살려 낸다. 국립극단의 신작 ‘국물 있사옵니다’ 이야기다.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의미의 ‘국물도 없다’는 말을 뒤집어 본 ‘국물 있사옵니다’는 1966년 초연된 이근삼 작가의 대표작이다. 당시 ‘상식’과 ‘평범’에서 한 글자씩 이름을 딴 주인공 김상범을 통해 1960년대 후반 산업화 시대의 세태와 모순을 통렬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제철회사 임시직이던 상범이 ‘착하게 살면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깨닫고 출세를 위해 편법과 술수로 점철된 ‘새로운 상식’을 추구하며 경리과장을 거치고, 사장의 죽은 아들의 아내와 결혼한 뒤 제철회사 이사 자리까지 오르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50년의 세월이 지나서일까. 서충식 연출은 원작 희곡을 거의 그대로 살렸지만 초연 당시 쏟아진 평가처럼 산업화 시대의 모순을 시원하게 고발한다는 인상을 주진 않는다. 오히려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일까’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다소 과장된 움직임을 러닝타임 내내 보이지만, 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극중 상범의 연기는 물론이고 관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해설자의 역할까지 도맡아 하는 배우 박완규는 극의 중심을 잡고 관객을 리드한다. ‘옛 상식’을 추구하는 착한 상범부터 성공을 위해 협박을 일삼는 ‘새 상식’ 상범까지…. 박완규는 한 캐릭터의 가치관 변화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제철회사 이사까지 올라가는 ‘국물’을 얻었지만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허탈함을 맛깔나게 잘 살렸다. 다방 레지 역의 황선화와 조폭 탱크 역을 맡은 김희창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캐릭터 자체가 강하지만 선을 넘지 않는 적절한 오버 연기를 통해 극의 재미를 배가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무대도 인상적이다. 곳곳에 배치된 계단 무대는 출세를 인생의 목표로 삼은 상범의 인생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또 계단을 통한 배우들의 다양한 동선은 무대 공간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줬다. 24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전석 3만 원. 1644-200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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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 셰퍼드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야기… 한국관객도 공감할 것”

    창의적 무대로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영국 유명 극단 니하이시어터(Kneehigh Theatre)가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갖는다.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기원이 된 ‘거지 오페라’(1728년 초연)를 새롭게 해석한 뮤지컬 ‘데드 독’(원제 Dead Dog in a Suitcase)을 통해서다. 2014년 처음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그해 영국 전국 투어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당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작품을 ‘올해의 10대 공연’으로 꼽았다. 니하이시어터의 창립자이자 예술 감독인 마이크 셰퍼드(63)를 최근 e메일로 만났다. ‘데드 독’의 연출가인 그는 “최근 콜롬비아에서 공연을 마쳤고 지금은 극단 본거지인 영국 콘월로 돌아와 한국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단원 모두 창단 36년 만에 한국 관객에게 니하이시어터 작품을 처음 소개한다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셰퍼드는 “1728년 영국 작곡가 존 게이가 쓴 발라드 오페라 ‘거지 오페라’의 급진적인 현대판”이라며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이 작품은 모든 규칙을 깨뜨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데드 독’은 뮤지컬과 연극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음악 위주로 대사를 풀어가는 뮤지컬과 달리 연극 장면 사이에 노래가 양념처럼 추가된 음악극에 가깝다. 포크 발라드, 디스코, 힙합, 펑크, 뉴웨이브, 헤비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고, 영국의 전통 인형극 형식을 차용한 기발한 무대는 다른 뮤지컬과 차별성을 띤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거지 오페라’는 영국 귀족사회를 뒷골목에 비유해 신랄하게 풍자하고 런던 하층민의 삶을 익살스럽게 그려 초연 당시 큰 성공을 거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 역시 거지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번안극이다. 하지만 셰퍼드는 원작에 대해 “거지 오페라를 각색하기로 결정했을 때 솔직히 전혀 끌리지 않았다”며 “원작이 약간 가볍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의 마음을 180도 돌린 건 ‘데드 독’의 대본을 맡은 작가 칼 그로즈와의 작업이었다. 셰퍼드는 “그로즈와 함께 존 게이의 원작과 브레히트의 번안극을 심층 분석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약점을 보완하는 부분 각색이 아니라 아예 현 시대에 맞게 새롭게 만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후 ‘데드 독’은 원작의 뼈대만 남긴 채 배경을 현재로 옮겨왔다. 시대에 맞는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유쾌하게 그렸다. “대기업과 부패한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이야기합니다. 한국 관객들도 먼 나라 영국 이야기가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로 공감할 겁니다.” 공연은 21일부터 24일까지 LG아트센터. 4만∼8만 원. 02-2005-0114:: 데드 독을 만든 화려한 제작진 ::칼 그로즈(작가)=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영국 국립극장 등과 주로 작업하는 영국 유명 극작가 찰스 헤이즐우드(음악감독)=200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유-카르멘 에카옐리차의 음악감에타 머핏(안무)=발레 백조의 호수 의 안무가 매슈 본의 무용단 뉴 어드벤처스의 창립자이자 부예술감독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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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모차르트’ 가수 이수 캐스팅 논란

    연예인 복귀 마케팅으로 그간 ‘신의 한 수’ 캐스팅을 선보여 온 EMK뮤지컬컴퍼니의 전략이 과연 이번에도 통할까.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모차르트’ 주인공에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수 이수가 캐스팅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뮤지컬 마니아 관객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관극장인 세종문화회관 고객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이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이수 하차 온라인 서명운동과 모차르트 보이콧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제작사 EMK 측은 이수 출연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EMK는 7일 오전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를 통해 6월 10일부터 26일까지 총 25회차 티켓을 1차 오픈했다. 이 가운데 이수의 출연 회차는 총 7회다. EMK 엄홍현 대표는 “오디션에서 모차르트 대표 넘버인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뛰어난 가창력으로 소화해 냈다”며 “이수가 8년가량 자숙 기간을 보낸 데다, 결혼 이후 콘서트 활동을 성공적으로 재개했으며 최근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 음원도 인기를 끌었다. 모차르트 무대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MK는 과거 여러 가지 이유로 연예 활동을 중단했던 연예인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연예인 복귀 마케팅’ 재미를 톡톡히 봤었다. 2010년 모차르트 초연 당시 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의 분쟁으로 방송 활동이 중단됐던 김준수를 캐스팅해 대박 행진을 이어간 것을 시작으로, 2013년 ‘엘리자벳’ 재공연 때에는 30억 원의 부채로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박효신을 ‘토드’ 역에 깜짝 캐스팅해 성공을 거뒀다. 당시만 해도 EMK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김준수와 박효신 모두 가수로서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았지만,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송사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김준수와 박효신을 고른 EMK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반면 지난해 엘리자벳 공연에선 군복무 중 안마방 출입 논란을 낳은 가수 세븐을 ‘토드’ 역으로 캐스팅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많은 논란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수를 선택한 EMK의 선택이 ‘신의 한 수’일지 ‘패착’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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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데뷔 부담되냐고요? 화려한 안무로 대박 터뜨려야죠”

    올해 데뷔 13년 차를 맞은 배우 온주완(33)이 뮤지컬 무대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뮤지컬계에서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고 있는 ‘뉴시즈’의 주인공 잭 켈리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1992년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을 맡았던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2012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한국 공연은 아시아 초연 무대다. 지난달 30일 서울 녹사평대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상당히 들뜬 모습이었다. ‘뮤지컬 데뷔작’ ‘주인공’ ‘아시아 초연’이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기우였다. 인터뷰 내내 “잘할 수 있다” “공연이 잘되리라는 확신이 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켈리를 비롯해 가난한 신문팔이 소년 16명이 거대 신문사에 맞서 파업을 일으키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애크러배틱과 발레를 접목한 안무의 화려함이 특징이다. 그는 “춤만큼은 정말 자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연예계에서 숨은 춤 실력자다. 중학교 시절부터 대학 무용과 진학을 목표로 현대무용과 재즈댄스를 4년간 배웠다. 한때 전미례 재즈 무용단의 단원으로 활동했고 데뷔 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안무가로 연습생에게 현대무용과 재즈댄스를 가르칠 정도였다. 대표적인 제자가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데뷔작이 영화 ‘발레교습소’였어요. 신기하게도 뮤지컬 데뷔작마저 춤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뉴시즈’네요. 하하.” 뮤지컬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인 가창력은 어떨까.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 “다른 뮤지컬 배우들처럼 꾸준히 성악 레슨을 받은 적도 없고, 타고난 목소리도 갖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켈리의 감정을 최대한 담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오랜 경력의 뮤지컬 배우처럼 풍부한 성량은 아니지만, 제 나름으로는 매력이 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그의 자신감은 함께하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끈끈한 팀워크, 애정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는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몇 달 동안 매일 연습실에서 같이 땀을 흘리다 보니 동료끼리 ‘전우애’ 비슷한 애틋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연예인이나 소속사가 있는 뮤지컬 배우는 대개 매니저를 동행해 움직인다. 하지만 그는 늘 혼자 연습실을 찾는다. 동료들과 편하게 추가 연습을 하기 위해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공식 연습이 끝난 뒤에도 많은 배우들이 남아서 추가로 연습을 해요. 요즘은 집에 있는 것보다 배우들이랑 같이 연습하는 게 더 재밌거든요.” 뮤지컬 배우로는 새내기인 그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뮤지컬 무대에서 제2의 조승우가 되고 싶다는 것. 그는 배우 데뷔 초기 외모가 조승우와 닮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하면 조승우 선배를 떠올리듯, ‘뉴시즈’ 하면 온주완을 떠올리게 하고 싶습니다.” ‘뉴시즈’는 12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 원, 02-1588-5212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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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무대 도전장 내민 온주완 “제2의 조승우 되고 싶어요”

    올해 데뷔 13년차를 맞은 배우 온주완(33)이 뮤지컬 무대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뮤지컬계에서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고 있는 ‘뉴시즈’의 주인공 잭 켈리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1992년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을 맡았던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2012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한국 공연은 아시아 초연 무대다. 지난달 30일 서울 녹사평대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상당히 들뜬 모습이었다. ‘뮤지컬 데뷔작’ ‘주인공’ ‘아시아 초연’이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기우였다. 인터뷰 내내 “잘할 수 있다” “공연이 잘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켈리를 비롯한 16명의 가난한 신문팔이 소년들이 거대 신문사에 맞서 파업을 일으키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애크러배틱과 발레를 접목한 안무의 화려함이 특징이다. 그는 “춤만큼은 정말 자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연예계에서 숨은 춤 실력자다. 중학교 시절부터 대학 무용과 진학을 목표로 현대무용과 재즈댄스를 4년간 배웠다. 한때 전미례 재즈 무용단의 단원으로 활동했고 데뷔 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안무가로 연습생에게 현대무용과 재즈댄스를 가르칠 정도였다. 대표적인 제자가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데뷔작이 영화 ‘발레교습소’였어요. 신기하게도 뮤지컬 데뷔작마저 춤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뉴시즈’네요. 하하.” 뮤지컬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인 가창력은 어떨까.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 “다른 뮤지컬 배우들처럼 꾸준히 성악 레슨을 받은 적도 없고, 타고난 목소리도 갖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잭 켈리의 감정을 최대한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오랜 경력의 뮤지컬 배우처럼 풍부한 성량은 아니지만, 나름 매력이 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그의 자신감은 함께 하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끈끈한 팀워크, 애정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는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몇 달 동안 매일 연습실에서 같이 땀을 흘리다 보니 동료끼리 ‘전우애’ 비슷한 애틋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연예인이나 소속사가 있는 뮤지컬 배우는 대개 매니저를 동행해 움직인다. 하지만 그는 늘 혼자 연습실을 찾는다. 동료들과 편하게 추가 연습을 하기 위해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공식 연습이 끝난 뒤에도 많은 배우들이 남아서 추가로 연습을 해요. 집에 있는 것 보다 요즘은 배우들이랑 같이 연습하는 게 더 재밌거든요.” 뮤지컬 배우로는 새내기인 그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뮤지컬 무대에서 제2의 조승우로 되고 싶다는 것. 그는 배우 데뷔 초기 외모가 조승우와 닮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하면 조승우 선배를 떠올리듯, ‘뉴시즈’ 하면 온주완을 떠올리게 하고 싶습니다.” ‘뉴시즈’는 12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 원, 02-1588-5212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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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하나의 배우, 무대]뮤지컬 ‘마타하리’

    “무대가 작품을 압도했다.” 요즘 공연계에서 압도적인 무대 세트와 세련된 무대 메커니즘으로 화제가 되는 작품은 단연 뮤지컬 ‘마타하리’다. 마타하리 무대 세트는 5t 트럭에 실을 경우 총 78대를 가득 채울 만큼의 거대한 규모다. 무대 제작에는 작품의 총 제작비 125억 원의 80%인 100억 원가량이 들었다. 이는 마타하리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의 전작 중 무대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었다는 ‘엘리자벳’의 3배에 이른다. 마타하리 무대 장치 중 핵심적인 세트는 ‘물랭루주’와 ‘처형장’이다. 이 작품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오필영 감독은 “마타하리의 삶과 인물의 정서를 이야기하는 데서 그의 삶의 무대였던 물랭루주와 죽음의 무대인 처형장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무희 마타하리의 화려한 삶을 담은 3층 구조의 물랭루주 세트는 작품을 대표하는 무대다. 물랭루주의 발코니 극장을 재현한 세트는 가로 2.5m, 세로 7.7m의 원통형 구조물(사각 틀 안에 360도 회전하는 원통형 무대 설치) 14개로 이뤄졌다. 원통의 절반은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된 극장의 발코니 석으로, 반대쪽으로 돌리면 군인들의 전쟁터가 펼쳐져 반전의 맛을 살렸다. 1막 첫 장면과 2막 마지막 장면에서 마타하리가 홀로 서 있는 처형장 세트는 무대 뒤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입체적인 ‘길’ 형태로 이뤄졌다. 죽음의 순간에 선 마타하리가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짚어보는 장면이란 점에 착안한 오 감독의 아이디어다. 처형장 세트는 23m의 무대 깊이를 자랑하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을 100% 활용해 입체적인 깊이감을 만들어냈다. 마타하리는 이 같은 세트를 활용해 총 52회의 장면 전환을 이룬다. 무대감독이 2시간 30분 러닝타임 동안 내리는 세부적인 무대 전환 큐 사인이 195회에 이른다. 또 보통 뮤지컬에서 ‘크루’ 스태프들이 무대 세트를 수동으로 이동시킨 것과 달리, 마타하리 무대는 29대의 오토메이션(전자동) 기기로 작동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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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봄, 서울은 한달간 연극과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국내 최대 규모 연극제인 ‘서울연극제’가 봄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연극제는 4일∼5월 8일 대학로를 비롯한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공식 선정작 8편을 비롯해 젊은 연출가전 ‘미래야 솟아라’ 9편, 자유참가작 6편, 특별초청공연 2편 등 총 47개 작품을 선보인다. 1977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7회째를 맞은 서울연극제는 ‘길 떠나는 가족’(현대극장·1991년),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인 ‘날 보러와요’(연우무대·1996년), ‘아름다운 남자’(연희단거리패·2006년) 등 각종 연극제의 대상작을 낳으며 대한민국 창작극의 산실로 꼽혀 왔다. 지난해까지 총 929개 작품이 소개됐고, 38년간 누적 관객 수는 108만3826명에 이른다. 이번 연극제의 핵심으로 꼽을 수 있는 공식 선정작은 총 8편이다.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소풍’(7∼17일 동양예술극장 3관), 극단 백수광부 창단 20주년 공동창작극 ‘햄릿아비’(8∼17일 SH아트홀), 극단 종이로만든배의 ‘내 아이에게’(6∼17일 예그린시어터), 극단 바바서커스의 ‘연옥’(22일∼5월 1일 예그린시어터), 극단 대학로극장의 ‘장판’(22일∼5월 1일 SH아트홀), 극단 시선의 ‘일물’(21일∼5월 1일 동양예술극장 3관),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잔치’(29일∼5월 7일 남산예술센터), 극단 앙상블의 ‘다목리 미상번지’(29일∼5월 7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극단 백수광부의 ‘햄릿아비’는 창단 20주년을 맞아 6년 만에 내놓는 공동창작극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햄릿아비’는 셰익스피어 ‘햄릿’을 해체해 재구성한 작품으로, 주인공 햄릿이 자기 아버지처럼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을 만나며 복수를 부탁받는 과정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딜레마 등을 그렸다. 매년 연극 관객에게 신선한 평가를 받고 있는 젊은 연출가전 ‘미래야 솟아라’도 연극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5∼28일 예술공간서울과 예술공간오르다 무대에 ‘갈매기 B’(연출 김미란), ‘다락방’(황유택), ‘개미집’(주용필), ‘정의’(황태선), ‘메리크리스마스’(한형민), ‘울 아비 정초부’(유명훈), ‘무라’(하수민), ‘외투’(윤시중), ‘오래된 미래’(이호웅)가 연달아 오른다. 올해 서울연극제에선 2000년 연출가 손진책을 끝으로 폐지됐던 예술감독 제도가 16년 만에 부활한다. 신임 예술감독에는 아르코예술극장 초대 예술감독을 지낸 극단 작은신화의 최용훈 대표가 위촉됐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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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팜파탈의 관객유혹

    초연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무대와 음악, 배우들의 연기는 합격점이었다. 하지만 늘어지는 스토리 전개와 등장인물의 기계적인 배열은 보완할 점이었다. 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세계 초연된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 이야기다. 일단 압도적인 무대가 눈을 사로잡았다. 마타하리가 무희로 나오는 3층 규모의 물랭루주 무대 세트는 화려했고, 세련된 무대 메커니즘을 만들어 냈다. 360도로 회전되며 한쪽은 물랭루주로, 반대쪽은 전쟁터로 사용돼 공간 활용도가 높았다.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건너온 유명 뮤지컬 무대와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다. 총 29대의 오토메이션(전자동) 기기로 작동된 무대는 작품의 총제작비(125억 원) 중 80%가 투자된 값어치를 했다. 총 30곡의 넘버(음악)도 완성도가 높았다. 옥주현이 맡은 마타하리의 넘버들은 성량이 큰 그에게 잘 맞았다. 그는 ‘예전의 그 소녀’, ‘마지막 순간’ 같은 넘버를 통해 시원하게 뽑아내는 목소리로 귀를 뻥 뚫어 줬다. 옥주현이 선보인 팜파탈 마타하리의 유혹적인 춤은 관객을 캐릭터에 빠져들게 했다. 전체적으로 덜어 내야 할 장면이 많았던 점은 아쉽다. 특히 1막의 경우 스토리 전개가 지루하게 늘어졌다. 마타하리가 프랑스 라두 대령(류정한)에게 협박당해 스파이가 되고, 독일 사령관에게 접근해 작전 계획을 빼낸다. 간간이 공군 소위 아르망(송창의)과 사랑의 감정도 나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90분이 걸렸다. 또 마타하리가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대사가 많은 점도 눈에 거슬렸다. 마타하리의 매력은 대사보다 관객이 바라본 마타하리의 모습 그 자체가 돼야 할 것이다. 러닝타임 내내 마타하리, 라두 대령, 아르망 세 주연들이 번갈아 가며 무대에 섰다. 맞춘 듯이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등장 순서가 극에 대한 관객의 호기심을 앗아가 버렸다. 스토리 전개가 느린 데다 인물들이 순차적으로 반복 등장하면서 피로감이 느껴졌다. 보완할 점도 있지만,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과 해외 진출 가능성을 보여 준 작품임은 분명했다. 극을 본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야기 전개가 올드한 측면이 있지만 불필요한 장면들을 영리하게 들어낸다면 40∼60대가 주 관객층인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시장에선 되레 장점으로 발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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