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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부산에서 한 시민이 자신의 자동차 보닛에 목줄을 매단 고양이(사진)를 올려놓은 채 거리에서 차를 몰고 다녀 동물학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시민은 “키우는 고양이를 운동시키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4일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13일 낮 12시 반경 벤츠 차량 위에 목줄을 단 고양이를 올려놓고 운전한 A 씨의 신원을 확인해 조만간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고양이를 올려놓은 차를 현장에서 목격한 시민들은 스마트폰 등으로 영상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제보 사진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들의 오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A 씨는 “사진 속 고양이는 현재 집에서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이다. 평소에도 운동을 대신해 차량 보닛 위에 올려놓고 저속 운행을 하곤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현재 타 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출석 조사가 가능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수산업의 메카 부산에서 장어식품으로 돌풍을 일으키겠습니다.” 8일 오후 부산 서구 감천항 인근 수산가공선진화단지. 설 연휴를 앞두고 장어를 나르는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수조에서 옮겨진 장어는 도마에서 손질된 뒤 오븐 형태의 가열기를 차례로 통과했다. 불필요한 지방을 쏙 빼고 노릇해진 장어는 고소함을 풍겼다. 일부는 냉동 창고로 옮겨졌고, 일부는 몸통 그대로 진공 포장되거나 잘게 갈아져 장어탕으로 변신했다. 양정원 ㈜베를린팩토리 대표(41)는 “6명의 직원이 하루 최대 3000마리의 장어를 손질한다. 작업장 크기는 660m²로 장어전문 가공업체 중 전국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베를린팩토리는 지난해 7월 수산가공선진화단지에 문을 열었다. 양식장에서 들여온 장어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5t 크기의 수조와 장어를 가공하기 위한 최신 설비를 갖췄다. 백화점, 마트 등에서 살 수 있는 초벌구이용 제품뿐 아니라 가정에서 손쉽게 끓여 먹는 매운탕, 술안주나 간식으로 먹는 어육포 등 다양한 장어 식품을 만든다. 지난달엔 60년 전통의 ㈜효성어묵과 손잡고 바다장어 살을 듬뿍 넣은 ‘남자의 어묵’ 제품도 출시했다. 양 대표는 “장어는 정력뿐 아니라 눈 건강, 면역력 강화 등에 탁월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다만 여름철 보양식이란 선입견이 강해 보다 간편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외식 분야 창업을 준비하던 양 대표는 2014년 모회사인 ㈜베를린컴퍼니를 설립하고 시장 및 식품 조사에 공을 들였다. 그러다가 2019년 8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장어 요리 전문식당인 ‘여의도장어’ 본점을 열고 사업을 시작했다. 장어덮밥 등 음식이 맛있다는 소문을 타고 개업 초기 호황을 누렸다. 얼마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들이닥쳐 매출은 떨어졌지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한다. 양 대표는 “직영점 형태로 백화점 매장 진출을 꿈꿨지만 신생 업체여서 쉽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백화점 내 일부 식당이 문을 닫아 입점의 기회가 생겼다”고 했다. ‘여의도장어’는 지난해 5월 롯데백화점 분당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까지 8개월간 총 9개의 직영점을 백화점에 내리 입점시키는 쾌거를 거뒀다. 위기 속에서도 매출이 다른 식당보다 안정적으로 나온 결과였다. 이달 17일엔 서울역 안에 직영 10호점이 들어선다. 양 대표는 “코로나19로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 고객이 부쩍 많아진 영향이 큰 것 같다. 직접 가공한 신선 식품을 매장에서 요리로 선보일 수 있다는 것도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35명의 직원이 외식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베를린컴퍼니도 최근 서울에서 부산으로 법인을 이전했다. 두 법인을 통한 올해 총매출 목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50억 원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해외 수출 판로를 열 예정인 만큼 2년 뒤에는 100억 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 대표는 “가장 좋아하는 해외 여행지인 독일 베를린에 수출을 하겠다는 소망으로 회사명을 지었다. 희창물산 등 부산의 우수 무역업체와 해외 진출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어 “수산식품 가공업에 부산이 가진 좋은 여건을 잘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설 연휴에 부산에서 한 시민이 자신의 자동차 보닛에 목줄을 매단 고양이(사진)를 올려놓고 차를 운전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시민은 “키우는 고양이의 운동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4일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13일 오후 12시 반경 벤츠 차량 위에 목줄을 단 고양이를 올려놓고 운전한 A 씨의 신원을 확인해 조만간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휴대폰으로 영상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했고, 제보 사진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돼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A 씨는 경찰에게 “사람들의 오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A 씨는 “사진 속 고양이는 현재 집에서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이 맞고, 평소에도 운동을 대신해 차량 보닛 위에 올려놓고 저속 운행을 하곤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현재 타 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출석 조사가 가능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앞으로 10만 원 이상의 뒷돈을 받는 부산시교육청 공무원은 정직, 파면 등 중징계에 처해진다. 부산시교육청은 9일 “부패 유발요인 제거, 공익신고 활성화 등 4개 추진전략과 21개 세부 추진과제로 구성된 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우선 직원 행동강령 중 금품수수 금지 위반 징계 기준을 기존 ‘100만 원 이상 중징계’에서 ‘10만 원 이상 중징계’로 상향한다. 또 교육 현장에서 부패가 자주 발생했던 사례를 분석해 위험성 높은 분야에 대한 특정감사를 확대한다. 교직원과 학부모, 시민 등을 상대로 비리고발센터 등을 홍보하고 신고자 보호도 강화한다. 부산시교육청은 부패 취약 분야의 제도 개선도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설공사 업체들의 공사서류 작성과 제출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보급하고, 소규모 관급공사의 경우 적절한 예정가격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설계 기준을 마련한다. 물품 계약의 투명성 향상을 위해 청렴서약서를 개정하고, 계약 담당자가 법규 준수에 대한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개발한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청렴한 공직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교육감이 주재하는 청렴추진기획단 회의를 연간 2회 이상 열고 학교장, 시민단체 의견을 청렴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에서 처음으로 3대에 걸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족이 탄생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배진수 씨가 부산 215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8일 밝혔다. 배 씨는 외할머니인 야촌장학회 김나현 회장(부산 111호)과 어머니 박현정 뉴욕스마일치과 원장(부산 130호)에 이어 이웃 나눔을 약속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을 일시 또는 5년 내에 기부하기로 약정하는 국내 대표 고액기부자 클럽이다. 배 씨는 최근 부산모금회 사무실을 찾아 “평생 나눔을 실천한 외할머니, 어머니의 뜻에 따라 사회에 봉사하는 구성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는 부부 23가정, 부모·자식 9가정, 형제 4가정 등 가족으로 구성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있지만 3대에 걸친 회원 가족은 처음이다. 배 씨의 외삼촌도 부산 131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정택 회장은 “나눔의 ‘DNA’가 흐르는 가족을 만난 건 부산의 행운이다. 3대에 걸친 소중한 성금을 투명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이른바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범행을 인정해 21년간 수감됐던 최인철(60)·장동익(63) 씨가 재심 재판을 통해 누명을 벗었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곽병수)는 4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1993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최 씨 등이 제기한 재심청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최 씨의 공무원 사칭 혐의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하고 6개월 간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기록을 검토한 결과 당시 경찰의 체포, 증거수집이 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이뤄진 점이 인정된다. 수사 과정에서 고문 행위가 있었다는 피해자들의 일관된 진술, 함께 수감됐던 이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보면 고문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문과 가혹행위로 이뤄진 자백은 증거능력이 없어 강도 혐의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1990년 1월 4일 부산 북구 낙동강 근처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최 씨 등은 사건 발생 22개월 뒤 다른 사건으로 체포된 뒤 고문 등 경찰의 가혹행위에 참지 못하고 미제로 남을 뻔한 낙동강변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후 검찰 수사,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고문에 의한 자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1년간 복역한 끝에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다. 출소 후 억울함을 호소하던 두 사람은 박준영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아 2017년,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재심청구서를 냈다. 부산고법은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문을 6차례 거쳐 지난해 1월 재심을 결정했다. 2019년 4월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한 결과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재심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날 재판부는 선고 후 2명의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법원은 “경찰에서 가혹행위 등으로 제출된 증거가 법원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다. 그로 인해 오랜 기간 수감생활을 하는 고통을 안겼다”며 “가족과 당사자들이 고통을 겪게 된 데 대해 법원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최 씨는 선고 직후 “무죄가 나올 거라 생각은 했지만, 며칠 간 잠을 못 잤다. 누명을 벗었으니 앞으로 힘을 내 살아가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자신을 고문했던 경찰관들에 대해선 “복수를 포기하고 관용을 베풀려고 했는데 재심 재판 과정에서도 사실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며 용서할 마음이 사라졌다. 고문 경찰관의 신원 공개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씨는 “집을 나설 때 2살이었던 딸이 감옥에서 나오고 보니 24살이었다. 저와 같이 억울한 사람이 더 나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아직도 고문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경찰, 여전히 사건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는 경찰들을 위증으로 고소하고 국가배상 청구 소송의 피고로 삼을 계획이다. 지금이라도 두 분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다면 두 분의 닫힌 마음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드론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을 몰래 촬영한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이덕환 부장판사는 2일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2)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B 씨(30)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됐다. 두 사람 모두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내렸다. A 씨 등은 지난해 9월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드론을 띄운 뒤 주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일상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이 찍은 영상에는 나체로 성관계하는 영상도 있었다. 당시 A 씨는 드론을 직접 작동했고 B 씨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살피며 촬영 대상을 물색했다. 이들의 범행은 드론이 추락하는 소리에 놀란 주민의 신고로 적발됐다. A 씨는 광안리 해변 등을 촬영하려다 우연히 범행에 합류하게 됐다고 항변했다. B 씨는 A 씨와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촬영된 영상의 내용을 감안하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드론 사용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일반인의 일상생활을 불안하게 하고 큰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단독]코로나 겨울, 나눔은 5배 뜨거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겨운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지난해 12월경 서울 도봉구 창4동주민센터에는 누가 보냈는지 모를 쌀 20포대가 배달됐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전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수소문 끝에 알아낸 ‘얼굴 없는 천사’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같은 동에 사는 50대 장애인 여성이었다. 자신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처지였지만 이웃을 돕는 일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끝끝내 익명 기부를 원한 그는 “요즘 코로나로 다들 힘들지 않냐. 평소 주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 국민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어려운 주변 이웃을 살피고 함께 극복하려는 마음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에선 지난해 개인 기부금이 전년(2019년)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액도 서울과 부산, 전남북 등에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전달된 개인 기부금은 약 58억 원으로 2019년 약 12억 원보다 46억 원이 늘어났다. 약 4.8배로 늘어난 수치다. 기업과 단체 기부금을 합치면 2019년 60억3500만 원에서 103억4500만 원으로 늘었다. 시 관계자는 “개인 예술품 기부 등도 늘었고, 코로나19 치료에 써달라며 의료기관 등에 돈을 내놓은 개인 기부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국내 개인 후원금이 약 630억 원으로 2019년 559억 원보다 13%나 늘어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개인 기부가 2019년 2073억 원에서 지난해 2661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코로나19로 혈액 부족 사태까지 빚었던 헌혈조차 개인 기증자는 오히려 2019년보다 약 2만4000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다들 코로나19를 감안해 목표액을 낮추는 분위기였는데 국민들은 더 적극적으로 이웃과 나누고자 했다”며 “위기가 닥칠수록 함께 이겨내려는 한국인의 DNA가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코로나로 세상뜨며 100만원, 폐지팔아 55만원… “백신 같은 기부” 기초수급비 모아 기부한 장애인보건소에 핫팩 가져온 초등생…코로나속 폐업-실직 겪으면서도 “이웃 돕겠다” 이름없이 스스로 나서전문가 “세계에 드문 공동체 의식”“남편이 세상을 떠나며 마지막 남긴 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는 불우이웃을 도우라’는 거였어요.”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영호 씨(62)는 8일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겨우 20여 일 만에 병세가 악화돼 숨을 거뒀다. 평소 지역사회에서 어르신 목욕시키기 등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던 고인이었기에 주위에선 더욱 허망해했다. 그런 김 씨는 코로나19로 삶을 마무리하면서도 자기보다 더 힘든 이웃들을 걱정했다고 한다. 부인 권영순 씨는 “남편이 떠나면서 당장 집안 생계도 걱정이지만, 남편은 ‘이웃을 도와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며 “나 역시 모두가 어려운 코로나 시국이지만 더 힘든 사람을 돕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씨는 고인의 장례가 끝난 뒤 은평구 녹번동주민센터를 찾아 100만 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가 모든 걸 뒤덮어 버린 세상.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뚫고 희망의 햇살을 비추고 있는 건 특별한 소수가 아니다. 경기 악화로 실직과 폐업이 늘어나며 갈수록 사회 분위기가 피폐해지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려고 손을 내민 건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었다. 이들 상당수는 “별것 아니다”라며 자신의 선행을 밝히려 들지도 않았다. ○ 가진 게 없어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넉넉해 1일에도 대구 동구 신암5동 행정복지센터에는 날개 없는 천사가 다녀갔다. 그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센터 직원에게 “좋은 곳에 사용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현금 150만 원을 두고 사라졌다.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신정2동주민센터에도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쌀 10포대가 배달됐다. 이 남성은 마트 직원에게 “생김새 등을 일절 밝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이웃을 위해 나선 시민 영웅들은 별세한 김영호 씨 가족처럼 자신들의 형편도 궁핍한 이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12월경 부산 사상구 모라1동 행정복지센터에 1500만 원을 건넨 이는 자신도 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이었다.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는 “기초생활수급비에 자신이 조금씩 모은 돈을 보탰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전직 교도관 이상일 씨(74)는 지난해 말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5만3810원을 기부했다. 새벽마다 나가 폐지와 고물을 주워 파는 그는 동전이 가득 담긴 플라스틱 우유병을 들고 왔다. 비슷한 시기 대구 남구의 이구형 씨(78)도 2년간 폐지 등을 팔아 모은 50만 원을 내놓았다. 같은 동네에 사는 어르신 13명은 이 씨와 합심해 220만 원을 모아 대구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이 씨는 “힘들게 번 돈이지만 추운 겨울을 보낼 이웃을 생각하니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고사리 손 기부’도 이어졌다. 지난달 15일 경북 영주시의 한 보건소에는 ‘힘내세요’라는 응원 메시지가 담긴 손 편지와 함께 핫팩 700여 개가 도착했다. 이 지역 초등학생 이모 양(9)이 오랫동안 모은 돼지저금통을 깼다고 한다. ○ 위기를 극복하는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의식 지난해 헌혈자 수는 261만1401명으로 2019년에 비해 17만 명 이상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탓에 기업 및 단체의 참여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 해 내내 혈액 부족에 시달렸던 혈액원을 살린 건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지난해 개인 헌혈자 수는 2019년 대비 2만4178명 늘어난 196만7042명을 기록했다. 백경순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은 “혈액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던 5월에 재난문자 한 통에 전주보다 2배 이상 많은 시민이 헌혈에 동참했다”며 “개인 헌혈자들의 적극적 참여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민들의 나눔 행렬을 “세계에서 보기 드문 공동체 의식”이라고 높이 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전 세계가 이웃과 담을 쌓고 극단적 개인주의로 가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공동체주의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 증거”라며 “한국의 에너지나 발전의 동력은 결국 국민의 힘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코로나19 시국은 정신적 물질적 불안이 큰 상황이라 남을 돌볼 여유가 없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의 나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코로나19로 힘겨운 이들을 매일 주변에서 직접 겪으며 적극적인 ‘동참 의식’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 /부산=강성명 / 이청아 기자}
부산에서 현직 경찰관이 집합금지를 어기고 지인들과 도박판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9시 반경 112로 “중구의 한 상점 안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것 같아 수상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상점에서 돈을 걸고 한창 도박을 즐기던 5명을 적발했다. 이들의 신원을 조사하던 경찰은 깜짝 놀랐다. 이 중 1명이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위로 확인된 것. 경찰 관계자는 “A 경위를 즉결심판에 회부하고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적발된 5명은 지인 관계로 이날 판돈 35만 원 규모의 훌라 도박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각각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집합금지 위반 사실을 해당 구청에 통보했다. 즉결심판은 20만 원 이하 벌금·구류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바로 약식 재판을 청구하는 절차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경중을 떠나 현직 경찰관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외부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대학가에 혁신의 바람이 세차다. 학령인구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치열해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학생 역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부경대는 1학기 수업 중 약 33%인 901개(전공 705개, 교양 196개)를 혁신수업 방식으로 전면 전환한다고 1일 밝혔다. 교수 강의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이 수업을 주도하고 교수가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두 명 이상의 교수가 수업 진행에 참여한다. 온라인 강의 영상을 미리 학습한 뒤 수업 시간에 토론을 진행하거나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방법도 적용한다.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배우는 문제 중심 학습, 미리 공부한 내용을 기반으로 팀을 짜 문제 해결을 심화하는 팀 기반 학습 등도 도입한다. 장영수 부경대 총장은 “혁신수업 교과목 운영을 위해 기획 연구 교재 등을 적극 지원하고 강의 평가를 통해 운영 성과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도 교육 수요에 맞춘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최근 추진한 제1회 ‘교양선택 교과목 학생 공모전’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를 제안받아 심사한 끝에 우선 1학기엔 반려동물 강좌를, 2학기엔 전염병 강좌를 신설한다. 교육 혁신의 일환으로 지난해 2학기에 도입한 거점국립대 원격수업 학점교류 사업에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국립대 8곳과 강의를 공유하는 수업을 18개에서 올해는 19개로 늘렸다. 2018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수행 중인 동아대는 교육 연구 산학협력 경영·글로컬 등 4대 영역에서 혁신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엔 대학혁신사업단 홈페이지를 개설해 성과를 소개하고 나섰다. 사업단은 26일 한국연구재단 후원으로 ‘뉴 노멀 시대,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혁신 방향’이라는 주제의 포럼을 열기도 했다. 동서대는 2019년부터 ‘미래형 수업’으로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 신입생은 개인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에 쉽게 적응하도록 돕는다. 고학년은 다른 전공자 혹은 같은 전공자끼리 다양한 팀을 만들어 실무 과제를 해결하는 수업을 진행 중이다. 교육혁신본부를 만들어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포럼을 학기별로 운영하고 필요한 교수법을 개발 중이다. 2019년 대학혁신지원사업에 선정돼 3년간 총 66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대부분 수업을 원격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미래형 수업의 성과가 전년도보다 향상된 점을 확인했다. 수업 변화를 통해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에서 현직 경찰관이 집합 금지를 어기고 지인들과 도박판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9시 반경 112로 “중구의 한 상점 안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것 같아 수상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상점에서 돈을 걸고 한창 도박을 즐기던 5명을 적발했다. 이들의 신원을 조사하던 경찰은 깜짝 놀랐다. 이 중 1명이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위로 확인된 것. 경찰 관계자는 “A 경위를 즉결심판에 회부하고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적발된 5명은 지인 관계로 이날 판돈 35만 원 규모의 훌라 도박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즉결심판은 20만 원 이하 벌금·구류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바로 약식 재판을 청구하는 절차다. 경찰은 이들의 집합금지 위반 사실을 해당 구청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경중을 떠나 현직 경찰관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외부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got다. 한편 부산에선 지난달 24일 한 경찰관이 만취 상태에서 도로에 세워져 있던 타인의 차량을 훔펴 500m가량 운전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등 경찰의 기강 해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오거돈 전 부산시장(사진)이 부산시청 부하 직원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오 전 시장이 지난해 4월 시장 직에서 물러난 지 9개월 만이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은미)는 오 전 시장을 강제추행과 강제추행 미수, 강제추행치상, 무고 등 4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업무시간 중 자신의 집무실 등 근무 장소에서 소속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반복적, 지속적으로 강제추행하거나 성희롱을 반복해서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라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 결과 오 전 시장은 부하 직원 2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부산경찰청은 오 전 시장이 지난해 4월 초 업무시간에 부하 여직원 A 씨를 집무실로 불러 강제추행한 혐의만 적용했고, 또 다른 피해자 B 씨에 대해선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오 전 부시장이 B 씨에 대해서도 2018년 11, 12월 2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부산시청 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관련자 이메일, B 씨의 피해 관련 녹취록 등을 분석한 결과 오 전 시장이 부산시청과 부산시청 인근에서 B 씨를 강제추행하거나 강제추행을 시도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기소했다. 검찰은 A 씨에 대해서도 강제추행 피해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강제추행보다 형량이 높은 강제추행치상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강제추행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이지만 강제추행치상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더 높은 형량이 적용된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자신에 대한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방송 관계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서도 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은 오 전 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지난해 4월 총선이 끝난 뒤 뒤늦게 시인하는 과정에서 A 씨에게 피해 사실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종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의혹(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유원모 onemore@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제66대 부산구치소장으로 일반직 고위공무원 김영식 소장(55·사진)이 최근 취임했다. 김 소장은 1990년 교정간부로 임관해 정읍 장흥 군산 부산교도소장, 법무연수원 교정연수과장, 서울지방교정청 총무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5일 처음 출근한 그는 취임식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팀 회의를 소집해 기관 방역 실태를 점검하면서 업무를 시작했다. 김 소장은 “인권과 질서의 조화를 통해 신뢰받는 부산구치소, 수용자 교화에 보람이 넘치는 교정기관이 되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60년 전통의 부산 대표 어묵 회사인 ‘효성어묵’이 민족 고유의 명절을 맞아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한정판용 최고급 효성가득세트를 비롯해 행복가득세트(6종), 사랑가득세트(9종), 온정가득세트(12종) 등이다. 어느 때보다 건강이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튀기지 않고 쪄서 개발한 고급 찐어묵과 비법소스 맛간장 등을 함께 구성해 프리미엄의 가치와 품질을 강조했다. 한번에 1∼2인이 먹기 적당한 양으로 나눠 진공 살균 포장해 갓 만든 식감 그대로 전국으로 배송된다. 1960년 설립된 효성어묵은 우수한 품질로 3대째 부산 전통어묵의 명맥을 잇고 있다. 맛과 신선도를 인정받아 1997년 수제 어묵업계에선 처음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했다. 2008년에는 미국 수출을 시작했고 2009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취득하며 품질을 강화했다. 2010년부터 전국 KTX 역사와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납품 중이다. 2018년에는 업계 최초로 설계·제조·유통 등 생산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공장’도 구축했다. 총 80여 명의 직원들이 60여 종의 품목을 생산하며 전국 주요 전통시장에 다수의 장기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또 어묵 업체 중 드물게 물류 자회사를 보유해 배송 시 품질 보존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년 2500만 원 상당의 물품도 기부하고 있다. 최근 효성어묵은 장어요리 전문기업인 ‘여의도 장어’(대표 양정원)와 손을 잡고 국내산 바닷장어 순살로 만든 ‘남자의 어묵’을 출시했다. 장어의 순살 함량이 어묵 전체의 19.8%나 차지할 만큼 풍부한 영양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민정 효성어묵 대표는 “고객의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하자는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올해 설 선물을 정성껏 준비했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고속도로에서 술에 취해 10분 넘게 역주행하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약 13km를 반대 방향으로 운전해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부산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술을 마신 뒤 고속도로를 역주행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A 씨(39)를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5일 오후 11시 반경 112에 “신대구고속도로 대구 방향으로 역주행하는 스타렉스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관련 신고만 17건이 잇따랐다. 경찰은 도로공사에 인근 나들목(IC)의 전면 통제를 요청한 뒤 실시간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차량의 위치를 확인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약 15분 만에 신대구고속도로 대구 방향 32.5km 지점에서 A 씨의 차량을 멈춰 세웠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속도로만 약 13km를 역주행했다. A 씨는 경남 밀양에서 술을 마신 뒤 경북 청도로 가려다가 나들목 입구에서 고속도로 출구로 진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고속도로에 술에 취해 10분 넘게 역주행 운전하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약 13km를 반대 방향으로 운전해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번질 뻔했다. 부산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술을 마신 뒤 고속도로를 역주행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A 씨를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5일 오후 11시 30분경 112에 “신대구고속도로 대구 방향으로 역주행하는 스타렉스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관련 시고만 17건이 잇따랐다고 한다. 경찰은 도로교통공사에 인근 인터체인지(IC)의 전면통제를 요청한 뒤 실시간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문제 차량의 위치를 파악했다.관련 CCTV 영상에는 반대 차선을 타고 오는 음주 차량 때문에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차량이 급히 속도를 낮추는 위험천만한 장면이 담겨있다. 다행히 교통사고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검거 장소 3km 전부터 ‘트래픽 브레이크’를 이용해 도로 위 차량의 서행을 유도했다고 한다. 트래픽 브레이크란 순찰차가 의도적으로 지그재그 운전을 하며 정체를 유발해 뒤따르는 차량의 속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약 15분 만에 신대구고속도로 대구방향 32.5km 지점에서 1차로를 역주행하던 A 씨의 차량을 멈춰 세웠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속도로만 약 13km를 역주행했으며, 경남 밀양 시내에서 출발한 것까지 포함하면 훨씬 긴 거리를 음주 운전한 것이다. A 씨는 술을 마신 뒤 경북 청도로 가려다가 밀양 IC에서 입구가 아닌 출구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고속도로 역주행 과정에서 다른 차량들과 여러 차례 충돌할 뻔해 자칫 큰 인명 피해가 우려되던 상황이었다”며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자세한 경위와 전체 음주운전 거리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25일 창립 30주년을 맞은 부산도시공사가 기념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이웃과 더 많은 온정을 나누기로 했다. 공사는 25일 “다가오는 설을 맞아 운영 중인 11개 지구 영구임대 입주 1만725가구와 관리 직원에게 떡국 떡 등 먹거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 농가를 돕는 동시에 홀몸노인을 위로하기 위해 약 300가구에 반려식물과 생활용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창립 기념행사 비용 2000만 원을 보태 총 80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공사는 ‘임대주택 조경 공간 시설개선사업’을 올해 1호 역점사업으로 정했다. 1단계 개선 사업은 덕천2, 다대5 등 7개 지구 8만 m² 규모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총 25억 원을 들여 주택 단지 내 안내 간판을 모두 교체하고, 입주민들을 위한 시니어 운동시설을 설치한다. 일부 단지에는 텃밭과 온실 등을 조성해 주민참여형 원예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4월 준공이 목표다. 공사는 30년간 택지개발사업, 산업단지 조성사업, 도시개발사업 등을 통해 공공주택 약 4만5000가구를 공급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스마트도시’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도시는 도시 기반시설을 비롯해 교육, 의료, 교육, 환경 등 사회 각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도시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한 생활을 추구한다. 19일 부산연구원이 발표한 ‘스마트사회 도래에 따른 부산 시민 생활양식 변화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시민 61.1%는 스마트도시가 일자리, 주거 등 현재 겪고 있는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응답했다. 또 시민들은 부산시가 지향해야 할 스마트도시의 이미지로 ‘일자리가 풍부한 혁신성장 도시’(18.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미래 가치 지향의 사람 중심 도시(15.0%), 기술과 시민이 결합한 효율적인 도시(13.8%) 순으로 답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6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 사례들을 참고해 작성됐다. 이어 시가 우선 추진해야 할 스마트도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23.3%가 ‘신기술에 대비한 일자리(소득) 마련’이라고 답했다. 이어 깨끗한 물과 공기 제공 등 지속가능한 환경정책 추진(10.3%), 시민 안전을 위한 스마트 안전체계 구축(9.4%), 플랫폼 노동 확산에 대비한 노동권익 보호 방안 마련(8.0%) 등을 들었다. 스마트도시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정보 습득 용이’ ‘세상과 연결, 소통에 도움’ ‘자기계발 가능성 증가’ 등을 언급했다. 현재 시민 한 명당 평균 2.46개의 스마트 기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30대(3.10개), 20대(3.09개), 40대(2.75개) 순이었다. 보고서는 스마트도시를 추구하는 다양한 국가와 기업 등의 사례도 제시해 이해를 도왔다. 가령 프랑스 파리는 ‘2050프로젝트’를 통해 건물 외부의 센서나 모바일 기상정보와 연동해 건물 스스로 대기 오염정도를 파악한 뒤 정화 작업을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 기업 지멘스는 스마트공장의 플랫폼을 수출하고 판매한 장비의 센서를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분석·가공해 고객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전했다. 스마트기술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 정도를 묻는 질문에선 ‘5세대(5G) 이동통신’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내 보였다. AI, 4차 산업혁명, 자율주행차, 빅데이터가 뒤를 이었고 시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중인 블록체인에 대한 인지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연구원 관계자는 “스마트기술이 시민들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시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 ‘스마트도시 부산’을 위한 중점 분야와 과제를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청 공무원 중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부산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에 따르면 15일 부산시 연제구 부산시청 건물 3층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아 접촉자와 동선 등을 확인하고 있다. A 씨의 부인은 8일 지인과 식사를 했는데 이 지인이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A 씨 부인은 13일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1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14일부터 시청에 출근하지 않고 검사를 받은 뒤 15일 확진 판정됐다. A 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밀접 접촉한 직원 10명도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시는 A 씨가 일하는 사무실을 폐쇄하고 3층 다른 사무실과 구내식당, 은행 등에 대해서도 소독 작업을 완료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영남권 4년제 대학 대부분이 2021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경쟁률이 3 대 1을 넘지 못한 곳이 속출하면서 존립마저 위태롭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지역 15개 4년제 대학이 2021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를 최근 마감한 결과 평균 경쟁률이 2.3 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쟁률 3.4 대 1에 비해 하락 폭이 크다. 이번 정시 모집에서 수험생은 ‘가·나·다’군에서 1곳씩 세 번 원서를 낼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최종 등록 시 중복 합격자가 빠져나갈 것을 감안하면 경쟁률이 3 대 1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은 등록 미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률이 3 대 1을 넘어선 대학은 국립대 3곳(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과 사립대 1곳 (경성대)뿐이다. 최하위권의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동명대 신라대 영산대 등으로 2 대 1을 넘지 못했다. 일부 대학은 정시 모집 과정에서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부산가톨릭대는 합격생 전원에게 등록금 100%를, 영산대는 100만∼130만 원의 등록금 지원을 약속했다. 정시 경쟁률이 급감한 이유는 수험생 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부산의 고3 학생 수는 2년 전 2만9000여 명에서 지난해 2만5000여 명으로 줄었다. 올해 지역 15개 대학의 정원은 4만1171명(정시 1만2102명)으로 지역 고3 학생 수를 초과한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10여 년간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 여건이 위험 수위인 데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으로의 학생 유출 등으로 대학 존립마저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대구·경북권 대학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구대는 지난해 4.7 대 1에서 올해 1.8 대 1로, 대구가톨릭대는 4.65 대 1에서 1.97 대 1로 경쟁률이 크게 떨어졌다. 대구한의대 역시 3.53 대 1에서 1.98 대 1로 하락했다. 부산처럼 국립대와 주요 사립대는 비교적 사정이 낫다. 경북대는 모집 인원 2269명에 7046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3.11 대 1로 지난해 3.59 대 1에서 소폭 하락했다. 영남대 역시 3.2 대 1(지난해 3.9대 1)이었다. 지난해 5.1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계명대는 올해 3.47 대 1로 떨어졌다. 교육계에선 대학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구 송원학원 차상로 실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을 감안하면 대학은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입학 정원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실용적이고 취업에 강한 학과를 개설하는 등 획기적인 유인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의 한 관계자는 “비인기 학과를 없애거나 2개 이상 학과를 통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지만 교수, 학생의 반발이 심할 게 뻔해 구조조정은 매우 조심스럽다”며 “다만 언제까지 정원 미달 학과를 유지할 수는 없기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몸집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문식 계명대 입학부총장은 “올해 입시 결과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입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교육청을 필두로 정부 차원에서 지역 대학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부산시당도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서울의 주요 사립대 9곳에 지방 거점 국립대 9곳보다 더 많은 재정과 예산을 지원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지방대의 몰락은 지방경제를 망치고 인재 유출을 야기해 결국 지방 소멸을 불러오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강성명 smkang@donga.com·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