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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수도 도쿄(東京) 도심은 도처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꼭 3년 뒤에 개막되는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을 앞두고 관광객을 맞을 호텔과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신축 및 개·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신문 조사에 따르면 도쿄 도심에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준공됐거나 준공 예정인 개발 프로젝트가 325건. 연면적으로 1673만 m²에 이른다. 건설을 중심으로 한 올림픽 특수는 2012년 말 출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2기 정권에 동력을 제공해 왔다. 아베노믹스는 사실은 올림픽 특수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도쿄 올림픽 총경비가 1조3850억 엔(약 13조9189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중앙정부와 도쿄도, 조직위원회가 부담하는 경비를 합친 개념으로 평창 올림픽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가 추산한 올림픽 관련 민간과 정부의 설비투자 총액은 11조6000억 엔(약 116조5800억 원)에 이른다. 도쿄도는 대회 개최가 결정된 2013년부터 2030년까지 32조 엔의 경제 파급효과를 추산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성공의 신화를 재현해 일본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2013년 9월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2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가 도쿄로 결정되자 아베 총리는 “잃어버린 20년의 디플레이션을 불식하는 기폭제로 삼겠다”며 깃발을 들었다. 이후 언론에서는 ‘도쿄 올림픽, 1964년 again’ 등의 구호를 국가적인 어젠다로 들고나왔다. 실제로 1964년 도쿄 올림픽은 일본이 패전국가에서 벗어나 고도 경제성장기로 돌입한 출발점이었다. 대회를 계기로 도쿄의 교통망과 도시 기반이 갖춰졌고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신칸센이 개통됐다. 첫 컬러TV 위성중계로 전 세계에 일본의 전자기술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 일본에서 모든 길은 2020년으로 통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이라 부르며 동일본 대지진으로 파괴된 도호쿠(東北) 지방의 부흥에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후쿠시마에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유치하고, 도쿄 올림픽에 공급할 식재료에 도호쿠산을 대거 채택할 것을 예고하는 등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평판 피해 불식에 힘을 쏟겠다는 태세다. 나아가 아베 총리는 자신의 ‘숙원’인 개헌 시한도 2020년으로 잡고 있어 ‘올림픽의 정치 이용’이라는 반발을 사고 있기도 하다. 올림픽은 국민 통합의 기회로도 꼼꼼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선수들이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선전한 뒤 도쿄 도심 긴자(銀座)에서 벌어진 퍼레이드에는 시민 80만 명이 몰려나왔다. 일본 정부가 20일 공모에 나선 올림픽 마스코트는 최종적으로 전국 초등학교 교실마다 1표씩을 행사하는 투표로 결정할 계획이다. 일본의 초등학생들은 역사에 남을 올림픽 마스코트를 자신들의 손으로 골랐다는 자부심을 평생 간직하게 된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과 독일 정부가 방위장비·기술이전협정을 체결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9일 전했다. 일본이 외국과 이같은 협정을 맺은 것은 이번이 8번째다. 일본은 2002년 미국과 무기 및 무기기술 공여 약정을 발효한 이후 2012년 호주, 2013년 영국, 2015년 프랑스, 2016년 필리핀·인도, 2017년 5월 이탈리아와 방위장비 및 기술이전 협정을 체결했다. 독일과의 협정은 야기 다케시(八木毅) 독일 주재 일본 대사와 독일 국방차관이 17일 베를린에서 서명했다. 그러나 독일 측은 협정 체결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 2차 대전 전범국인 두 나라가 군사장비와 무기 기술 교류를 하는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협정은 조건부로 무기수출을 인정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에 기반해 이뤄졌으며 이 원칙에는 ‘투명성 확보’가 명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방위성 내에서조차 “이전부터 독일 측이 비공개를 요구해왔으나 오히려 국민에게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2014년 4월 무기와 관련기술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수출 3원칙’을 전면 개정해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바꿨다. 3원칙은 △분쟁 당사국과 유엔결의 위반국에 무기를 수출(이전)하지 않고 △평화 공헌과 일본 안보에 기여하는 경우에 한해 무기를 수출하며 △무기의 목적 외 사용과 제3국 이전은 적정한 관리가 확보되는 경우로 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과 함께 일본 안보정책의 일대 전환을 의미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무기 수출을 통해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국제 무기 공동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필리핀이나 인도, 동남아국가에 대해서는 중국 견제를 내세워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무기수출의 길을 노리고 무기개발 경쟁력이 있는 국가들과는 실질적인 기술협력을 통해 실리를 얻으려 하는 것이다. 일본은 현재 미국에 이어 영국과도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미사일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과는 전차와 장갑차 기능을 갖춘 기동전투차 개발 등에서 높은 기술력 활용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100세가 넘어서도 현역으로 일해 온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일본 세이로카(聖路加)국제병원 명예원장이 18일 아침 영면했다. 향년 106세. 일본에 서양의학을 본격 도입한 1인자로 불리는 그는 1970년대부터 뇌졸중, 심장병 등을 ‘생활습관병’으로 규정해 질병 예방에 연결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1996년부터 공식적으로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그는 현대인의 꿈인 건강과 장수를 몸소 실현해보이면서 강연이나 에세이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소중함을 호소했다. 2000년부터 노인도 주변 사람과 교류하며 활력 있게 살아야 한다는 ‘신노인 운동’을 전개해 일본에서 새로운 노인상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원 대상 강연이 연간 150회에 달한 해도 있었다. 청중과의 직접 대화를 즐겼으며 이런 자리를 “나라는 존재가 필요함을 확인하는, 삶의 보람 그 자체”라고 말했다. 평생 써낸 저서는 200권이 넘는다. 90세에 낸 ‘잘 사는 법’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생명을 논한 저작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그의 인생의 전기는 1970년 학회 참석을 위해 후쿠오카(福岡) 행 니혼항공 요도호에 탑승했다 납치사건의 인질이 된 일이었다. 결국 한국 김포공항에서 풀려났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남은 인생은 신이 준 것”이라며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10년 이상 초등학교에서 ‘생명의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청진기를 주고 서로의 심장 고동을 듣게 한 뒤 ‘생명은 뭐지?’라고 물었다. 평화에 대한 생각도 강했다. 저서 등에서 일본 헌법, 특히 9조의 중요성을 논하곤 했다. 100세를 넘은 그가 입원병동을 돌며 미소와 유머로 죽음에 대한 불안을 달래주면 말기 환자가 일시적으로 눈에 띄는 회복을 보이는 일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평생 일본 최고의 병원에서 일해 온 그지만 최후는 자택에서 차남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맞이했다.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아 호흡기 등은 사용하지 않았고 고통 없이 잠드는 듯 숨을 거뒀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생전에는 철저한 계획에 따라 생활하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소식과 꾸준한 운동을 한 것으로 유명했다. 하루 식사량을 1300kcal로 제한하고 계단 걷기, 스쿼트 등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했다. 2010년 가천의대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건강장수문화’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미국이 북한 김정은 체제를 흔들 새로운 시도의 하나로 자체 제작한 영상물을 한국을 통해 북한에 송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복수의 한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권 시절인 지난해 2월 대북제재강화법을 입법한 이후 자유아시아(RFA) 방송,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예산을 배정해 북한에 보낼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다. 이 영상물들에는 탈북자의 성공 스토리나 미국의 풍요로운 사회상을 소개하는 장면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휴전선 근처에서 송출하는 비공식 대북 지하방송을 통해 이 영상물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놓고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지하방송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동식 저장장치(USB)나 DVD에 영상물을 담아 풍선으로 날리는 방식은 북한 주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기 힘들며, 중국에 나온 북한 상인에게 건네는 방식은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3년부터 지상파 디지털 방식으로 이행했으나 지하방송은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도록 아날로그를 유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미 행정부의 이런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6일 독일 베를린에서 휴전 64주년인 이달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를 중단하자고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이 제안에 응할 경우 한국은 미국 측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은 최근 대북제재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군사력 행사는 큰 희생을 동반할 것이 우려되자 영상물을 이용한 북한 흔들기 차원에서 이 방안을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미국의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앞으로는 심리전이나 사이버 공격 등이 유력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하는 방식 개혁’의 기치를 내건 일본 정부가 2년 전 내놓았던 ‘성과형 노동제’가 골자인 노동기준법 개정안을 노동계의 요청에 따라 수정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이 12일 전했다. 초점은 소득이 높은 일부 전문직을 노동시간 규제나 시간외 근무 수당 지불 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에 집중됐다.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는 연간 수입 1075만 엔(약 1억838만 원) 이상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외환 딜러, 컨설턴트, 연구개발자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임금을 근무 시간과 관계없이 성과로 결정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법제화하면 해당 전문직에 야근·휴일수당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일본 정부는 2015년 4월 이 제도가 포함된 노동기준법 개정안을 각의 결정한 뒤 국회에 제출했으나 “야근 수당을 없애는 법안이다” “과로사가 늘어날 것이다”는 등의 노동계와 야당 반발에 밀려 2년간 심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 최대 노동단체인 렌고(連合)가 최근 이 제도에 대해 노동자 건강 확보 조치 마련을 전제로 동의한다는 방침으로 전환한 것이다. 렌고는 △연간 104시간 이상의 휴일 취득 의무화 △노동시간 상한 설정 △종업원 건강 확보 조치 도입 등을 제안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종업원 건강 확보 조치로는 △퇴근 후 출근까지 일정한 휴식시간을 두는 ‘근무 간’ 인터벌제 설정 △2주 연속휴가 △임시 건강진단 도입 등 복수의 선택지에서 각 노사가 선택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이달 내에 경단련, 렌고와 ‘노사정 합의’를 맺은 뒤 올가을 임시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초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에 대해 ‘야근 수당 0원 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던 렌고가 갑작스레 방침을 전환한 것에 대해 산하 노조들과 야당 민진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렌고 측은 정부가 노동법 개정안 통과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어 올가을 임시국회에 올리기 전에 과로를 방지하는 제도를 반영하는 게 실리를 얻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민진당 오구시 히로시(大串博志) 정조회장은 “제도의 본질이 변하지 않으면 찬성하기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하는 방식 개혁’의 기치를 내건 일본 정부가 2년 전 내놓았던 ‘성과형 노동제’가 골자인 노동기준법 개정안을 노동계의 요청에 따라 수정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이 12일 전했다. 초점은 소득이 높은 일부 전문직을 노동시간 규제나 시간외 근무 수당 지불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에 집중됐다.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는 연간 수입 1075만 엔(약 1억838만원) 이상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외환 딜러, 컨설턴트, 연구개발자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임금을 근무 시간과 관계없이 성과로 결정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법제화하면 해당 전문직에 야근·휴일수당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일본 정부는 2015년 4월 이 제도가 포함된 노동기준법 개정안을 각의결정한 뒤 국회에 제출했으나 “야근 수당을 없애는 법안이다” “과로사가 늘어날 것이다”는 등의 노동계와 야당 반발에 밀려 2년간 심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 최대 노동단체인 렌고(連合)가 최근 이 제도에 대해 노동자 건강확보 조치 마련을 전제로 동의한다는 방침으로 전환한 것이다. 렌고는 △연간 104시간 이상의 휴일 취득 의무화 △노동시간 상한 설정 △종업원 건강 확보 조치 도입 등을 제안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종업원 건강 확보 조치로는 △퇴근 후 출근까지 일정한 휴식시간을 두는 ‘근무간’ 인터벌제 설정 △2주 연속휴가 △임시 건강진단 도입 등 복수의 선택지에서 각 노사가 선택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이달 내에 경단련, 렌고와 ‘노사정합의’를 맺은 뒤 올가을 임시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초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에 대해 ‘야근 수당 0원 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던 렌고가 갑작스레 방침 전환한 것에 대해 산하 노조들과 야당 민진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렌고 측은 정부가 노동법개정안 통과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어 올가을 임시국회에 올리기 전에 과로를 방지하는 제도를 반영시키는 게 실리를 얻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민진당 오구시 히로시(大串博志) 정조회장은 “제도의 본질이 변하지 않으면 찬성하기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하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아베 끌어내리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 공명당 중진은 “국민으로부터 의심받는 총리로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자민당 내에서도 ‘차기 중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 밑에서 싸울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공기가 변했다. 아베 총리의 장악력이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는 자민당 중진의 목소리를 전했다. 10일을 전후해 각 언론사가 발표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0%대로 한 달 전보다 많게는 13%포인트 떨어졌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5개월간 30%포인트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 획기적인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20%대 추락을 예고하고 있다. 2012년 12월 집권한 아베 총리가 그간 ‘아베 1강(强)’이라 불리며 ‘제왕적’ 권력을 누려온 이유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지지율과 선거마다 승리로 이끈 리더십 덕이었다. 하지만 2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와 지지율 추락으로 두 개의 신화가 순식간에 깨졌다. 때를 만난 ‘포스트 아베’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찌감치 아베 체제에 반기를 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가 서두는) 헌법 개정 논의는 세심하게 할 필요가 있다”거나 “당내 이론(異論)을 봉쇄하면 안 된다”며 아베 체제에 대한 비판에 나서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도 “지금은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거나 “아베노믹스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전국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정계의 이합집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가 “자민당에 대항할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아베 정권이 연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도 일본 내부에서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의 대피 요령을 알리는 광고에 지난달 말부터 2주 동안 3억6000만 엔(약 36억4000만 원)을 썼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정부의 독려 및 자체 판단에 따라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6곳에서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장원재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의 지지율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발표된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각각 33%, 36%로 2012년 12월 아베 2기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13%포인트나 하락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2%(전달 4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총리를 신뢰할 수 없어서’(49%)가 가장 많았다. 아베 정권에 장기 집권의 오만함이 보이냐는 질문에는 6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발표된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33%로 불과 1주일 전 조사(38%)에 비해 5%포인트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5개월간 아베 내각 지지율은 30%포인트가 하락했다며 역대 총리 중 지지율 저하로 퇴진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령 2006년 발족한 아베 1차 내각의 평균 지지율은 47%였지만 사임 직전엔 29%까지 추락했다. 앞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가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하며 사퇴했고, 모리 요시로(森喜朗),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도 각각 지지율이 9%, 28%, 22%로 떨어지자 사퇴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2일 도쿄(東京)도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3, 4일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 쇄신을 통해 급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8일 마이니치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선거 직전 정치 중립을 규정한 자위대법을 어기고 지지를 호소해 파문을 일으킨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과 테러대책법안(공모죄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 답변을 제대로 못해 자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네다 가쓰토시(金田勝年) 법무상은 교체가 확실시된다. 특히 이나다 방위상은 6일 규슈(九州) 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려 자위대가 주민 구조에 나선 가운데 1시간가량 자리를 비우고 외부 행사에 참석해 비판을 받았다. 산케이신문은 ‘포스트 아베’ 후보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후생노동상도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기시다 외상의 경우 “본인의 의향에 입각해 당 요직에 기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정권의 중추 역할을 해 온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은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36%까지 떨어졌다. 내치에서 잃은 점수를 “적극적인 외교활동으로 만회하겠다”던 아베 총리는 성과보다는 숙제를 잔뜩 떠안은 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외교를 마쳤다. 특히 미중러 스트롱맨들에게 밀렸다는 평가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미국에는) 대일(對日)무역 적자라는 과제가 있다”고 압박했다. 트럼프가 취임 후 아베와의 정상회담에서 대일 무역적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 간 무역 마찰이 재연될 가능성을 점쳤다. 9일 NHK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최근 일본과 유럽연합(EU)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타결에 위기감을 보이며 관련 보고서를 7일 미 정부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40여 분에 걸친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거나 “일본이 양국 관계 개선을 염원한다면 정책과 행동에서 더 많이 보여주기를 원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이 내건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 조건부 협력 의사를 표명했으나 시 주석은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고 조금도 물러설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두 정상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 대해서도 팽팽하게 평행선을 그렸다. 아베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관련 문제를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러-일 정상회담은 15분으로 단축돼 진행됐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장원재 특파원}
쏘이면 격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맹독성 붉은 불개미가 6일 도쿄(東京)에서도 확인됐다. 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시나가와(品川) 구 오이(大井) 부두에 화물선으로 운송된 컨테이너에서 살아있는 불개미 한 마리가 발견돼 살처분됐다. 불개미가 발견된 컨테이너는 중국 광둥성의 항구를 출발해 홍콩을 거쳐 지난달 말 오이부두로 운송됐다. 일본 환경성은 다른 컨테이너에서도 불개미가 발견될 우려가 있다며 현지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컨테이너에 실려 있던 짐들이 지바(千葉) 현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남미 원산으로 공격성이 매우 강한 이 불개미는 쏘이면 불에 덴 듯한 격심한 통증을 일으키며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사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여 명이 이 개미 때문에 숨진다는 보고가 있다. 일본에선 5월 효고현으로 운송된 컨테이너에서 처음 발견된 데 이어 고베(神戶),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 항에 이어 3일 오사카(大阪)에서도 확인됐다. 오사카에선 여왕개미로 보이는 개체도 발견돼 이미 번식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여왕개미는 하루 1000개 이상의 알을 낳기 때문에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일본 환경성은 의심스러운 개미를 발견할 경우 손으로 건드리지 말 것과 혹시 쏘였을 경우 즉시 병원을 찾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외래종 생물이 한번 정착하면 구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브라질 밀림이 원산지인 불개미는 미국 남부와 카리브 지역을 거쳐 2000년대 초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호주 동부 등 아시아 대양주까지 진출했다. 최근에는 대만, 중국 남부 지역에서도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발견된 불개미 대부분은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 컨테이너에서 발견됐다. 불개미가 여기 더해 일본에도 정착하게 된다면 이들 지역과 사람과 화물의 왕래가 잦은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닐 가능성이 커지므로 방역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5일부터 일본 규슈(九州) 북부를 덮친 ‘기록적 호우’로 6일 오후 현재 3명이 숨졌다고 NHK가 6일 보도했다. 3명은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지역에서는 18만6000가구 45만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후쿠오카(福岡)현 아사쿠라(朝倉)시에는 6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24시간 동안 545.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관측사상 최고였던 293mm(2012년)의 두 배에 근접하는 기록이다. 이 밖에 오이타(大分)현 히타(日田)시 354.5mm, 나카쓰(中津)시 276mm 등 각지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폭우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아사쿠라시에서 남성 1명이 시신으로, 3명이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히타시에서는 소방단원 등 2명이 사망했다. 피해 지역에서는 집과 도로, 교량 등이 유실되며 고립돼 도움을 청하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와 소방대원, 경찰 등 78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활동에 나섰다. 일본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7일까지 이곳에 머무를 것이라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아베 총리는 물러나라.” 1일 저녁 일본 도쿄(東京) 아키하바라(秋葉原)역 앞.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마이크를 잡기 전부터 시민 100여 명은 ‘내각 퇴진’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물러나라” “집에 가라”고 연호했다. 아베 총리는 흥분해 “남의 연설을 방해하는 행위를 자민당은 절대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질 수는 없다”고 외쳤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에 대한 일본 유권자들의 민심이 어떤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2012년 정권 탈환 후 승승장구하던 아베 총리는 자신과 부인이 연루된 학원 특혜 지원 스캔들로 체면을 구겼고, 일방적 국정 운영에 대한 반발 등이 겹치면서 2일 실시된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예상된 참패, 흔들리는 아베 정권 도쿄도의원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다. 전국 민심의 선행(先行) 지표로 여겨져 정계 개편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민당은 2009년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민주당(현 민진당)에 참패한 후 한 달 만에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준 전례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자민당 내부에선 당장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과 도쿄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올해와 내년은 아베 총리 필생의 과업인 ‘개헌’을 위해 중요한 해다. 아베 총리는 내년 가을 총재선거에서 3연임을 하고 2020년까지 개헌을 완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참패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자민당의 참패는 예상된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명예교장이었던 모리토모(森友)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하고, 지인이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0%를 웃돌던 정권 지지율은 30%대까지 떨어졌다. 아베 총리는 “반성한다”며 두 번이나 머리를 숙였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자민당 내부 악재들도 이어졌다.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 중의원 의원이 연상의 비서에게 폭언·폭행을 일삼은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망신을 당했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정치 중립을 규정한 자위대법을 어기고 “자위대, 방위상으로서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가 사과하고 철회했다. 전통적으로 자민당과 손잡았던 공명당이 고이케 진영으로 돌아선 것도 자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고이케 “기대 이상 결과에 감동” 고이케 유리코 지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후 마이크 앞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감동했다”고 말했다. NHK 출구조사에서 도민퍼스트회는 48∼50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천 후보 전원(50명)이 당선권인 최상의 결과다. 공명당(21∼23석) 등 지지세력을 포함하면 3분의 2에 육박하는 의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자민당 추천 없이 단기필마로 출마해 당선된 고이케 지사는 자신의 급여를 반으로 깎는 등 개혁적 언행으로 연예인급 인기를 얻었다. 2일 NHK 출구조사에서 고이케 지사의 도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이 77%에 달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희망의 주쿠(塾)’라는 정치인 양성소를 만들고 여기서 배출된 정치 신인을 대거 공천했다. 또 ‘의원 특권 타파’를 공약으로 내걸고 공천 후보 3분의 1을 여성으로 채웠다. 이 때문에 기성 정당과 정치인에게 실망한 국민들이 신생 정치세력에서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미국, 유럽을 거쳐 일본에 상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당장) 국정에 진출할 예정은 없다”며 총리 도전설에 선을 그었다. 안정적인 도정을 통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때까지 기존 정치세력을 흡수하며 세력을 키워 올림픽 이후 국정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아베 체제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아베’라는 구심점이 상당히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에서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지방창생상 등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이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장원재 특파원}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아버지의 시신을 북한에 넘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일 복수의 말레이시아 수사담당 간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한솔은 이같이 요청하며 자신의 DNA 샘플을 말레이시아 경찰 측에 제공하는 등 시신의 신원 확인에 협조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김한솔은 “신변 위험 때문에 시신을 인수하러 갈 수가 없다. 시신은 화장을 했으면 좋겠다. 화장 방법과 유해 처리는 말레이시아 측에 맡긴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시신을 작은아버지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북한에 넘겨주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호소했다는 것이다. 그의 요청은 3월 상순 경 말레이시아 정부 고관들 사이에 공유됐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3월 상순 신원확인을 위한 협력에 응한 김한솔 등 근친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DNA 샘플 여러 개를 채취했다. 이를 토대로 감정을 거쳐 시신이 김정남인 것으로 확정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금까지 김한솔의 협력을 밝히지 않아왔다. 한편 시신 인도를 요구하던 북한은 3월 7일 북한에 있는 말레이시아 외교관 11명의 출국을 금지하며 사실상 인질로 삼았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도 북한 외교관의 출국을 금지하며 양국간 갈등이 커졌다. 그러자 말레이시아 언론이 자국민의 안전이 위협당하는 상황에 대해 자국정부의 외교력을 의문시하기 시작했다. 비판을 우려한 말레이시아 정부는 3월 13일 북한 측과 협의를 시작했고 인질의 귀국을 우선해 시신을 북한에 인도하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신문은 이 교섭과정을 아는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시신의 조직 조각까지도 가져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두 차례의 방부처리를 한 김정남의 시신은 3월 31일 항공기편으로 평양에 반송됐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혜성처럼 나타난 천재 소년 기사가 26일 공식전 29연승을 달성하면서 일본 장기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02년 7월생, 중학교 3학년생인 후지이 소타(藤井聰太·15·사진) 4단이 그 주인공. 지금까지 일본 장기계의 최다 연승 기록은 가미야 히로시(神谷廣志·56) 8단이 1987년에 세운 28승이었다. 후지이 4단은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마스다 야스히로(增田康宏·20) 4단과의 대국을 이어간 끝에 오후 9시 30분경 승부를 확정지었다. 신기록이 예상된 이날 NHK 9시뉴스는 이 대국 막바지를 생중계하듯이 채웠다. 아사히신문 등 주요 신문은 밤늦은 시간임에도 호외를 발행했다. 그가 지난해 10월 최연소로(14세 2개월) 프로에 입문한 뒤 무패 행진을 이어가자 일본에서는 장기 붐이 일었다. 어린이들이 “후지이 4단처럼 되고 싶다”며 장기교실에 몰려들고 일본장기연맹은 그의 휘호가 들어간 부채, 사진이 실린 클리어파일을 공식 기념품으로 발매해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후지이 4단은 인터뷰 등에서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예의바르고 어른스러운 태도로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날 대국이 끝난 뒤에는 “최후의 최후까지 알 수 없었는데 나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 오늘을 포함해 힘든 장기였고, 행운이 따라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청난 집중력과 판 읽기 능력을 보이는 그의 기풍에 대해 장기계에서는 진화하는 방식이 인공지능(AI)과 똑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후지이는 지난해부터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수련을 시작했으며 기풍에서도 AI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사망자 수 언급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 정부에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고 지지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22일 주일 한국대사관 경제참사관에게 “(문 대통령의 발언이)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게 아니어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탈원전 방침을 밝히면서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해 온 나라로 평가받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다”며 “사고 이후 방사능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나 암환자 발생 수는 파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 이후 산케이신문은 “어떤 숫자를 인용한 건지 알 수 없어 당혹스럽다”는 부흥청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 담당 부처인 부흥청은 이재민 가운데 피난 생활 중 건강이 악화돼 사망한 사람까지는 ‘지진재해 연관 사망’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원전사고 사망자’는 따로 추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망 원인이 지진이나 쓰나미(津波·지진해일) 때문인지, 원전사고 때문인지를 구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이 발언에 대한 설명 자료에서 “일본의 일부 미디어가 지난해 3월 6일자로 ‘재해 피난 중에 사망자가 지금까지 1368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1368명은 도쿄신문이 후쿠시마현 내 지방자치단체들에 접수된 사망자 조위금 신청 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집계한 숫자라는 것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사망자수 언급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 정부에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고 지지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22일 주일 한국대사관 경제참사관에게 “(문 대통령의 발언이)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게 아니어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탈원전 방침을 밝히면서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해 온 나라로 평가받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다”며 “사고 이후 방사능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나 암환자 발생 수는 파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 이후 산케이신문은 “어떤 숫자를 인용한 건지 알 수 없어 당혹스럽다”는 부흥청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 담당 부처인 부흥청은 이재민 가운데 피난생활 중 건강이 악화돼 사망한 사람까지는 ‘지진재해 연관 사망’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원전사고 사망자’는 따로 추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망 원인이 지진이나 쓰나미(津波·지진해일) 때문인지, 원전사고 때문인지를 구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이 발언에 대한 설명자료에서 “일본의 일부 미디어가 지난해 3월 6일자로 ‘재해피난 중에 사망자가 지금까지 1368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1368명은 도쿄신문이 후쿠시마 현 내 지자체들에 접수된 사망자 조위금 신청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집계한 숫자라는 것이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혜성처럼 나타난 천재 소년기사가 26일 공식전 29연승을 달성하면서 일본 장기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02년 7월생, 중학교 3학년생인 후지이 소타(藤井聰太·14) 4단이 그 주인공. 지금까지 일본 장기계의 최다 연승기록은 가미야 히로시(神谷廣志·56) 8단이 1987년에 세운 28승이었다. 후지이 4단은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마스다 야스히로(增田康宏·19) 4단과의 대국을 이어간 끝에 밤 9시 30분 경 승부를 확정지었다. 신기록이 예상된 이날 NHK 9시뉴스는 이 대국 막바지를 생중계하듯이 채웠다. 아사히신문 등 주요 신문은 밤늦은 시간임에도 호외를 발행했다. 그가 지난해 10월 최연소로(14세 2개월) 프로 입문한 뒤 무패행진을 이어가자 일본에서는 장기 붐이 일었다. 어린이들이 “후지이 4단처럼 되고 싶다”며 장기교실에 몰려들고 일본장기연맹은 그의 휘호가 들어간 부채, 사진이 실린 클리어파일을 공식 기념품으로 발매해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후지이 4단은 인터뷰 등에서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예의바르고 어른스러운 태도로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날 대국이 끝난 뒤에는 겸손한 태도로 “최후의 최후까지 알 수 없었는데 나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 오늘을 포함해 힘든 장기였고, 행운이 따라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청난 집중력과 판 읽기 능력을 보이는 그의 기풍에 대해, 장기계에서는 진화하는 방식이 인공지능(AI)과 똑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후지이는 지난해부터 AI소프트를 활용해 수련을 시작했으며 기풍에서도 AI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계의 선배들은 “일본 장기계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며 “후지이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역사를 지켜보겠다”고 축복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정부가 탄도미사일방어(BMD)에 대응할 이지스함을 늘리고 적기지 공격 능력을 염두에 둔 공대지 미사일 도입을 검토하는 등 방위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동해에 배치 중인 BMD 대응 이지스함을 현재의 4척에서 8척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이지스함을 BMD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량하거나 새로 배치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일본과 미국은 다음 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안전보장협의위원회 회의(2+2)에서 양국 BMD 태세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자리에서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고성능 레이더를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BMD 강화 방안으로 이지스 어쇼어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지만, 비용과 효율을 따져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참석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항공자위대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에 지상의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확정되면 자위대가 처음으로 공대지 미사일을 도입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딴섬에 적이 침투하는 유사시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일본 정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미사일은 노르웨이가 개발 중인 ‘조인트 스트라이크 미사일(JSM)’로 공대함(空對艦) 능력과 공대지 능력을 갖춘 사거리 300km급이다. 방위성은 2018년도 예산에 관련 비용 계상을 추진하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정부가 탄도 미사일 방위(DMB)에 대응할 이지스함을 늘리고 적기지 공격능력을 염두에 둔 공대지 미사일 도입을 검토하는 등 방위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동해에 배치 중인 BMD 대응 이지스함을 현재의 4척에서 8척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이지스함을 DMB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량하거나 새로 배치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일본과 미국은 다음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안전보장협의위원회 회의(2+2)에서 양국 BMD 태세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자리에서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고성능 레이더를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BMD 강화 방안으로 이지스 어쇼어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지만, 비용과 효율을 따져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참석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항공자위대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에 지상의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확정되면 자위대가 처음으로 공대지미사일을 도입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딴 섬에 적이 침투하는 유사시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적기지공격능력’ 보유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해석했다. 일본 정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미사일은 노르웨이가 개발 중인 ‘조인트 스트라이크 미사일’(JSM)로 공대함(空對艦) 능력과 공대지 능력을 갖춘 사거리 300㎞ 급이다. 방위성은 2018년도 예산에 관련 비용계상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고도의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를 올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42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JSM가 도입되면 안전한 자국 영공에서 타국의 기지를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적기지 공격능력에 대해 “헌법상으로는 인정되지만 ‘전수방위’라는 관점에서 정책판단으로 보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의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여당 자민당은 최근 차기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9~2023년)에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검토 개시를 촉구하는 중간보고를 발표한 바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방위성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보류하고, 지상배치형 요격 미사일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 경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전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사드와 이지스 어쇼어를 놓고 도입을 검토해 왔다. 사드와 이지스 어쇼어의 비용과 효율 문제를 저울질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 어쇼어는 기당 800억 엔(약 8195억 원)가량으로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 중인 미사일 ‘SM3블록2A’를 사용하면 2기만으로 일본 전역을 감시 방어할 수 있다. 미사일 경계에 사용 중인 이지스함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사드는 기당 1000억 엔(약 1조236억 원) 이상이 들고 전국을 커버하려면 6기 정도가 필요하다. 현재 일본은 자국에 미사일이 날아올 경우 이지스함에 탑재한 요격미사일 SM3가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고, 이에 실패할 경우 지상에 배치된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PAC3)이 지상 수십 km 상공에서 쏘아 맞히는 방식의 ‘2단계’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갖고 있다. 방위성은 다음 달 ‘통합기동방위력 구축위원회’에서 최종 의견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다음 달 중 하와이의 미군 이지스 어쇼어 실험 시설을 시찰하는 방향으로 미군 측과 협의 중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