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당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광복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경찰청은 광복절 연휴 기간 신고된 모든 집회에 대해 “집결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민혁명당은 2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탄압과 억압을 뚫고 문재인 정권 탄핵을 위한 ‘8·15 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 광화문광장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로 가득 메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광복절 연휴 기간에 신고된 집회에 대한 금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일 “서울 전역에 2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방역 지침이 내려졌고 국민들의 우려도 굉장히 크다”며 “집결 예정지를 차단하고 집회를 강행한 단체 등을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4∼16일 광복절 연휴 동안 진보 및 보수 30여 개 단체에서 268건의 집회를 신고했다. 신고 인원을 모두 합하면 12만 명에 이르는 규모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당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광복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경찰청은 광복절 연휴 기간 신고된 모든 집회에 대해 “집결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민혁명당은 2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탄압과 억압을 뚫고 문재인 정권 탄핵을 위한 ‘8·15 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 광화문광장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로 가득 메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 등이 이끄는 보수단체는 지난해 광복절에도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후 집회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은 광복절 연휴 기간에 신고된 집회에 대한 금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일 “서울시 전역에 2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방역 지침이 내려졌고 국민들의 우려도 굉장히 크다”며 “집결 예정지를 차단하고 집회를 강행한 단체 등을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4~16일 광복절 연휴 동안 진보 및 보수 30여 개 단체에서 268건의 집회를 신고했다. 신고 인원을 모두 합하면 12만 명에 이르는 규모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정말 죄송한데… 큰애랑 작은애 딱 2시간만 봐주실 수 있을까요.” 지난달 29일 오후 4시경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수화기 너머로 10세, 9세, 5세 삼남매를 둔 어머니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지난해부터 일을 쉬며 아이 셋을 돌보는 40대 어머니는 “오늘은 도저히 혼자서 애들 셋을 감당할 수 없다”며 “첫째와 둘째 저녁 식사만이라도 센터에 부탁해도 되겠느냐”고 물어왔다. 1년 반 넘게 육아휴직 중인 이 여성은 홀로 세 아이를 돌보며 한 달에 3, 4차례 지역아동센터에 ‘SOS’를 요청해 왔다.○ “감염 우려 알지만 오는 아이 어떻게 막나”지친 기색이 역력한 어머니의 애원에 A 센터장은 센터에 머무는 아이들 수를 세어봤다. 모두 13명.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수용 가능 아동의 절반만 받아야 한다는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권고안에 따르면 센터에서 돌볼 수 있는 인원은 9명이다. 이미 기준 초과 상태였지만 A 센터장은 삼남매 어머니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A 센터장은 “방역수칙을 지키고 싶어도 어머니들의 난처한 상황을 알기에 거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역아동센터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도, 인원 제한 기준을 초과하면서까지 아이를 돌보는 센터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가 아니면 비용 부담 없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센터엔 여전히 아이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강원 원주시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센터장과 직원, 아동 등 26명이 집단 감염되자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에선 “터질 게 터졌다”면서도 “오는 아이를 어떻게 막느냐”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방역당국의 인원 제한 권고가 내려지면서 각 센터에선 “아이를 돌볼 양육자가 있다면 가정 돌봄을 권유한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역아동센터에는 주로 한부모, 조손, 맞벌이 가정 자녀 등 가정 내 돌봄이 어려운 아이들이 다니기 때문이다. A 센터장은 “현재 우리 센터를 찾는 아이들 13명 중 5명은 한부모 가정, 8명은 맞벌이 가정”이라고 했다. 서울 지역아동센터를 관리하는 서울시 관계자도 “방학을 맞으면서 인원 제한 권고가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좁은 공간에 밀집… 폭염에 환기도 어려워 본보 취재팀이 지난달 28, 29일 이틀간 서울 지역아동센터 7곳을 살펴본 결과 전부 권고 인원을 초과해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센터 관계자들은 “방학에 폭염까지 겹친 상황에서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들을 집에 방치할 순 없다”고 했다. 하지만 센터 내부는 비좁은 공간에 직원들과 아이들이 밀집해 있어 방역에 취약한 상태였다. 폭염으로 에어컨을 상시 가동해야 해 환기를 자주 하기도 어려웠다. 66.29m²(약 20평) 규모의 가정집에 마련된 한 센터에는 29일 오후 3시경 거실과 방 두 곳에 각각 7명과 6명이 나눠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센터장과 직원까지 더하면 15명이 비좁은 방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9시간 넘게 머물렀다. ‘2m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책상 사이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책상 간 거리는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책상 간격을 최대한 띄웠는데도 방이 협소해 거리가 30cm도 안 된다”고 했다.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몸을 맞댄 채 그림을 그렸다. 센터장이 수차례 “조금만 거리를 띄우자”고 안내해도 그때 잠시뿐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돌아서면 붙고, 또 돌아서면 붙고…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아동센터가 수용 인원을 줄이면 저소득 맞벌이 가구 아이들은 갈 데가 없다”며 “지자체가 지역 내 여유 시설을 센터 측에 단기간 제공해 밀집도를 낮추는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아동센터는 5월 기준 전국에 4300여 곳이 있고, 센터에 다니는 아동은 11만여 명에 이른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서울 도심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내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중고서점이 입점한 이 건물 외벽에는 모두 6개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그중 벽화 2개가 ‘쥴리’와 관련이 있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로 알려진 문서들에서 김 씨의 예명으로 거론됐다. 입구와 가장 가까운 외벽에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김 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여성의 얼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건물의 주인은 여모 씨(58)로, 그가 서점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 씨는 광주에서 5층 규모의 호텔과 4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알려졌다. 주변 지인들에 따르면 여 씨는 특정 정당 당원으로 가입하거나 선거운동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한다. 여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벽화는 풍자로 그린 것이다. 벽화를 절대 지우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사업하는 사람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고, 배후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배후설 등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쥴리의 꿈’ 등 지적된 문구는 내일 전부 지울 예정”이라고 물러섰다. 건물 앞에서는 이 벽화를 비판하는 보수 유튜버 10여 명과 시민들이 뒤엉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벽화 앞에는 차량 3대가 일렬로 주차돼 있다. 28일 저녁부터 이곳에 차량을 세워뒀다는 염모 씨(59)는 “부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모욕한 그림 아니냐. 꼴도 보기 싫어 차로 가렸다”고 말했다. 어떤 시민은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며 직원에게 “응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고 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여배우 스캔들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여당 지지자들이) 뭐라고 할까”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도 “누구를 지지하냐 아니냐를 떠나 이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정치판이 아무리 엉망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수준이 여기까지 왔느냐”라며 “(그림을 그리게 한)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김 씨에 대한 불륜설 등을 제기한 열린공감TV 관계자 등 10여 명을 형사 고발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서울 도심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내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중고서점이 입점해 있는 이 건물 옆면엔 29일 6개의 연결된 철판 중 하나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다. 또 다른 그림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김 씨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쥴리’는 “김 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때 사용한 예명”이라고 적힌 출처 불명의 ‘윤석열 X파일’ 등이 정치권에 나돌면서 알려진 이름이다. 이 서점 직원은 이날 본보 취재진에게 “건물주인 사장이 지난달 건물 1, 2층에 난 공실에 중고서점을 차리고 2주 전쯤 벽화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건물주인 여모 씨(58)는 최근 한 출판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헌법적 가치를 위해 출마했다고 하는 것이 가소로웠다.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표현하려고 벽화를 그렸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날 서점 앞은 이 벽화를 비판하는 보수 유튜버 10여 명과 이 벽화를 지지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서점 외벽 앞에는 차량 세 대가 일렬로 주차돼 있었다. 28일 저녁부터 이곳에 차량을 세워둔 염모 씨(59)는 “후보자 개인에 대한 자격 검증도 아니고 부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모욕한 그림 아니냐”며 “꼴도 보기 싫어 차로 가렸다”고 말했다. 어떤 시민은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며 직원에게 “응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권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질 비방이자 정치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의 막가파식 인격살인에 제동을 걸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을 계속 틀고 벽에 여배우 스캔들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여당 지지자들이) 뭐라고 할까”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김 씨에 대해 불륜설 등을 제기한 열린공감TV 관계자 등 10여 명을 형사 고발했다. 캠프는 “김 씨에 대한 접대부설과 불륜설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돈을 노린 소송꾼’의 거짓 제보를 의도적으로 확산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드릴 게 이것밖에 없네요. 직접 만든 시원한 음료입니다. 놓고 가겠습니다.” 23일 오전 부산 사상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접수처.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양수 씨(35)는 이날 아침 일찍 의료진에게 건넬 음료 50잔을 만들어 진료소 직원에게 건넸다. 누가 시킨 적도 없는 주문이지만 뜨거운 볕 아래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잠시나마 목을 축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생애 첫 기부가 멋쩍어 준비한 음료를 접수처 앞에 놓고 나가려는 찰나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김 씨에게 다가왔다. “사장님, 시원하게 잘 마실게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김 씨는 그 인사에 힘을 얻어 26, 27일에도 각각 50잔씩 3일 동안 모두 150잔을 기부했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저 역시 생계가 막막하지만 땀에 젖은 방호복을 입고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의료진을 보니 오히려 제가 힘이 났다”고 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격상으로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와 시민들이 선별진료소 의료진에 상생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21일부터 ‘선별진료소 음료 기부 릴레이’를 시작했다. 이 릴레이를 통해 현재까지 전국 선별진료소 52곳에 약 600잔의 음료가 배달됐다. 자영업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무더위 속 고생하는 의료진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릴레이 기부’ 아이디어를 낸 이혜진 씨(42)는 코로나19로 카페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창 자리를 잡아가던 개업 1년 차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다. 직원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이 씨는 “받을 수 있는 대출을 전부 끌어 받아 간신히 생계를 이어 나가는 형편이지만 탈진 직전의 의료진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릴레이 기부를 제안하는 글을 올리고, 25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경남 김해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음료 수십 잔을 전했다. 이 씨는 “진료소에 배달을 마치고 온 배달기사님이 눈물을 글썽이며 ‘의료진이 고맙다는 말을 한다’고 했을 때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며 웃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박모 씨(45)는 운영하던 업장 2곳 중 1곳이 폐업 수순을 밟으며 6개월간 월세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생활비를 쪼개 15만 원을 기부했다. 박 씨가 속한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는 의료진이 사용할 냉방기기를 구매하기 위해 모금에 나섰다. 박 씨는 “아무리 어려워도 저는 시원한 실내에서 일하는데 의료진은 야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지 않느냐”며 “의료진이 힘을 내서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다. 전국호프연합회도 다음 달 2일부터 선별진료소에 과일 등 간식을 기부하는 릴레이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간대여협회는 다음 달 4일부터 의료진이 시원하고 분리된 장소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점심시간 무료 공간 대여를 시작한다. 시민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22일 경기 안산시 상록수보건소에는 이도형 씨(49)가 보낸 냉각조끼와 아이스박스 각 100개가 도착했다. 방역업체에서 일하는 이 씨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백화점 현장을 소독하다가 무더위 땡볕에서 일하는 의료진을 직접 마주하고 기부를 결심했다. 이 씨는 “냉각조끼를 사느라 적금을 깨는 바람에 부인에게 야단을 맞긴 했지만 의료진으로부터 ‘고맙다’는 감사 전화를 받으니 힘이 났다”고 말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방역당국과 지역 주민들의 자제 요청에도 23일 강원 원주시 일대에서 불법 집회를 강행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기로 했던 대규모 집회를 열지 않고 1인 시위로 대체하기로 했다. 민노총의 집회 강행 방침에 대한 원주시민의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시의 방역지침에 따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을 위해 30일로 예정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비정규직 직고용을 위한 원주 집회는 전국에 있는 조합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기로 했던 집회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 민노총은 23일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30일 건보공단 앞에서 민노총 결의대회를 열겠다”는 내용의 홍보 포스터를 올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민노총은 정부를 향해 “방역 실패의 책임을 민노총에 전가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민노총은 “7·3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조합원 3명에 대한 정확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마치 해당 집회가 4차 대유행의 원인인 듯 오인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원주시의 ‘2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긴급구제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원주시가 사회적 거리 두기는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한 반면 집회에만 4단계 방침을 적용한 건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원주시는 민노총 집회를 하루 앞둔 22일 집회에 한해서만 ‘거리 두기 4단계’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원주시 측에 시급하게 개선을 권고할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며 민노총의 긴급구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대다수 시민들이 생존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원주시에 4단계 거리 두기 방침을 긴급하게 중지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공공안녕에 부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고 전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물에 떠 있는 사람이 살아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16일 오전 6시 15분경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인근. 수상스키 오전반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보트를 타고 양화대교로 향하던 수상레저 강사 이요한 씨(40)의 눈에 저 멀리서 물 위에 떠 있는 무언가가 보였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의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이 씨는 “옷과 신발을 보는 순간 제발 살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가갔다”며 “그때 미세하게 움직이는 손을 보고는 아직 살아 있다는 확신이 들어 곧바로 보트에 있던 구조 밧줄을 꺼내 던졌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교습생들에게 “일단 사람부터 살리자”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이 씨는 밧줄을 끌어당겨 물에 빠진 A 씨를 보트 위로 끌어올렸다. 소방 등에 따르면 이 씨가 구조한 남성은 이날 새벽 양화대교 인근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중년 남성 A 씨였다. 이 씨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밧줄을 놓치지 않으려 두 손으로 꽉 움켜쥔 그분의 손이 아직도 생각나요. 살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졌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씨는 A 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수상레저 교육업체 사무실로 데려가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넸다. 잠시 몸을 녹인 A 씨는 119구조대에 인계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씨는 2019년 9월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도중 물살에 휩쓸린 시민 100여 명을 구조한 의인이기도 하다. 당시 선착장 인근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 씨는 참가자들이 급류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직원들과 보트 3대에 구명조끼를 가득 싣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생명을 구했다. 이 경기에 참여했다가 실종된 사망자를 발견한 것도 이 씨다. 이 씨는 이 공로로 행정안전부에서 ‘참 안전인상’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생명존중대상’을 받았다. 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물에 떠 있는 사람이 살아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16일 오전 6시 15분경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인근. 수상스키 오전반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보트를 타고 양화대교로 향하던 수상레저 강사 이요한 씨(40)의 눈에 저 멀리서 물 위에 떠 있는 무언가가 보였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의 모습과 비슷해보였다. 이 씨는 “옷과 신발을 보는 순간 제발 살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가갔다”며 “그때 미세하게 움직이는 손을 보고는 아직 살아 있다는 확신이 들어 곧바로 보트에 있던 구조 밧줄을 꺼내 던졌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교습생들에게 “일단 사람부터 살리자”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이 씨는 밧줄을 끌어당겨 물에 빠진 A 씨를 보트 위로 끌어올렸다. 소방 등에 따르면 이 씨가 구조한 남성은 이날 새벽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인근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중년 남성 A 씨였다. 이 씨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밧줄을 놓치지 않으려 두 손으로 꽉 움켜쥔 그 분의 손이 아직도 생각나요. 살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졌거든요. 망설이지 않고 밧줄을 던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몸을 떨고 있는 A 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수상레저 교육업체 사무실로 데려가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잠시 몸을 녹인 A 씨는 119구조대에 인계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씨는 2019년 9월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도중 물살에 휩쓸린 시민 100여 명을 구조한 의인이기도 하다. 당시 선착장 인근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 씨는 참가자들이 급류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직원들과 보트 3대에 구명조끼를 가득 싣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생명을 구했다. 이 경기에 참여했다가 실종된 사망자를 구조한 것도 이 씨다. 이 씨는 이 공로로 행정안전부에서 ‘참 안전인상’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생명존중대상’을 받았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방역수칙을 어기고 서울 도심에서 8000여 명 규모의 불법 집회를 주최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는 경찰의 출석 요구를 세 차례 거부했다. 경찰은 양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5일 “‘7·3 종로 집회’를 강행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된 양 위원장이 4일과 9일에 이어 16일 세 차례에 걸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최근 3개월간 서울 도심에서 다섯 차례 불법 집회를 주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 원주시는 23일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300명가량 모인 불법 집회를 강행한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민노총은 공공운수노조가 불법 집회를 연 이날 홈페이지 게시판에 30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민노총 결의대회’를 강행하겠다며 홍보 포스터를 올렸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취업 스펙을 쌓는 데 꼭 필요한 해외봉사는 물론이고 대학생활 4년간 공들여 준비한 대외활동마저 취소됐어요. 이번 여름방학에 전 뭘 해야 할까요.” 대학생 신태용 씨(24)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반 넘게 지속되면서 취업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의 한 대기업 입사를 꿈꾸는 신 씨는 해당 기업의 해외 탐방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2017년부터 준비해왔다. 프로젝트에서 수상하면 바로 채용되는 만큼 토익 점수를 높이는 등 프로젝트 참여 준비를 갖췄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예 모집을 하지 않고 있다. 신 씨는 “대외활동이라도 하고 있어야 덜 불안한데… 이젠 스펙 쌓을 기회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 코로나 장기화에 꽉 막힌 스펙 쌓기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여름방학 동안 각종 ‘취업 스펙’을 쌓으려던 취업준비생들의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학연수 등 경력을 쌓을 기회가 중단되고 자격증 시험마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청년층 취업시험 준비자(취업준비생)는 85만9000명(19.1%)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4단계 거리 두기 격상 이후 사적 모임에 제한이 생기면서 만나서 해야 하는 공모전 준비도 차질을 겪고 있다. 또래 3명과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는 임모 씨(23)는 최근 모든 회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팀원 모두 낮 시간대엔 아르바이트나 수업이 있어 저녁 무렵에야 다 같이 모일 수 있는데,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임 씨는 “매일 만나 아이디어 회의를 해도 공모전에 입상하는 건 쉽지 않다”며 “마음은 절실한데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집합금지로 인해 일부 자격증 시험도 연기되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인생 계획이 완전히 꼬였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안전관리사를 지망하는 대학생 김은경 씨(23)는“지난해 3월 예정됐던 산업안전기사 시험 일정이 갑작스레 미뤄지더니 지난해 4월에 또다시 두 달이나 연기됐다”며 “자격증 없이는 서류 지원도 못 해 채용 공고가 나와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고 했다.○ 멀어진 해외 취업의 꿈교환학생과 어학연수 기회가 막히며 외국계 기업 입사를 꿈꾸던 청년들도 자포자기한 상태다. 해외 금융기업 입사를 준비해온 취업준비생 김모 씨(23)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학연수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1년 넘게 모집 자체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그는 “내년 어학연수를 위한 어학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시 확진자가 폭증해 이마저도 포기했다”며 “외국계 기업 입사 꿈을 포기해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이 적은 대내활동을 추천한다. 한국취업전문가협회 고요한 대표는 “최근 취업이 어려워지며 이른바 ‘SKY’에 다니는 명문 대학생들조차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대외활동이나 해외연수보다는 대학 내 프로그램이나 연구 활동 등 코로나19 확산세에 지장을 받지 않는 활동을 통해 최대한 직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엄마들 호소’ 귀닫은 민노총, 봉쇄 뚫고 원주집회 강행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가 원주시민과 방역당국의 철회 요청에도 23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앞에서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3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40분간 반곡동 건보공단 본사 앞 천막농성장에서 집회를 했다. 농성장에는 150명가량이 체류 중이었고 150여 명의 조합원이 이날 추가로 합류했다. 노조는 공단 정문 앞 차로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경찰이 정문 300m 반경을 ‘차벽’으로 봉쇄하고 주변에 검문소를 운영하며 집결을 차단하자 계획을 바꿨다.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공단 뒤쪽 수변공원에 모여 있다가 낮 12시경부터 수풀로 우거진 공원 언덕을 넘어 공단 쪽으로 진입했다. 집회가 열린 천막에는 30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거리 두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단에 선 조합원은 마스크를 벗은 채 민중 가요를 불렀다. 경찰이 농성장으로 진입하려던 조합원 수십 명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관들이 펜스를 뚫고 가려는 조합원을 끌어내는 상황이 반복됐다. 앞서 공공운수노조는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수칙에 반하는 집회를 강행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원경찰청은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원주시는 “민노총 집회를 막아 달라”는 학부모들과 상인들의 요청 등을 고려해 23일부터 2인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했다. 이날 원주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역대 최다인 23명을 기록했다. 중대본은 다음 달 8일까지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를 2주간 연장했다.민노총 150명, 수풀 언덕 우르르 올라가… 경찰 차벽 빈틈 노려 건보공단 본사 앞 300여명 집회, 정부 “엄정 대응”… 경찰 수사착수원주 신규확진 23명 최다기록… 수도권 4단계, 8월 8일까지 연장 ‘원주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앞 실시간 상황.’ 23일 낮 12시경 원주시민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주민은 아파트 고층에서 수변공원 주변을 촬영했다며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150여 명이 정오 무렵부터 수풀이 우거진 공원 언덕을 오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조합원들이 공원과 이어진 건보공단 공터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공터에는 직고용을 요구하며 5일부터 천막농성을 이어온 동료 조합원 15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 피해 가파른 언덕 넘어 집회 장소로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 3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경 강원 원주시 반곡동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공터 내 천막 농성장에서 1시간 40분 동안 불법 집회를 열었다. 경찰이 건보공단 방향으로 가는 차량을 차단하고 집결지 주변 300m 반경을 ‘차벽’으로 에워쌌지만 조합원 수백 명이 봉쇄망의 빈틈을 찾아 집회를 강행한 것이다. 경찰은 오후 1시 40분경 지역주민 커뮤니티 등에 조합원들이 수변공원 언덕을 타고 공단 공터로 진입하는 사진이 공유되자 뒤늦게 공원 일대를 봉쇄했다. 좁은 천막 농성장 안에 300여 명이 몰리다 보니 ‘2m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연단에 서서 민중가요를 부르던 한 조합원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마이크를 잡고 10분간 노래를 불렀다. 강원경찰청은 23일 집회 전담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집회 주최자 등을 대상으로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집회는 건보공단이 정부의 정규직화 지침을 지키지 않아 하게 된 것”이라며 반발했다. 민노총은 원주시가 집회를 하루 앞둔 22일 집회에 한해 ‘4단계 거리 두기’ 기준을 적용해 2인 이상 집회를 금지시킨 것에 대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 자영업자들 “방역 원칙 지켜 달라” 1인 시위이날 낮 12시경 건보공단 정문 맞은편 횡단보도에선 자영업자들의 1인 시위가 열렸다. 낮 최고 기온이 36.8도까지 오른 이날 시위에 나선 노우종 씨(55)는 “이 시국에 자영업자들이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법과 원칙을 지켜 1인 시위를 한다”며 “최소한 우리 사회 안전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 달라”고 민노총 측에 촉구했다. 이날 원주혁신도시 상인회 소속 자영업자 17명은 정오부터 4시간 동안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나 살자고 주변 상인 다 죽이는 민노총 중단하라’ ‘전 국민이 반대하는 불법 집회 민노총 해산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민노총 집회 반대’ 시민 서명을 이끈 두 영유아의 엄마 정모 씨(34)는 “민노총이 30일에도 3000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해 많은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원주 엄마들은 계속해서 집회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원주시는 다음 달 1일까지 집회에 한해 4단계 거리 두기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부장검사 진현일)는 지난해 광복절 서울 도심 안에서 대규모 집회를 금지한 서울시의 행정명령을 위반하며 불법 집회를 강행한 혐의로 김재하 전 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노총 관계자 8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20일 불구속 기소했다. 민노총은 지난해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남북 합의 이행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는 ‘8·15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원주=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원주=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우리 아이들은 집 앞 놀이터도 겁나서 못 나가요. 엄마들은 아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1년 반 넘게 외출을 참았어요. 근데 1000명이 모이는 집회를 여기서 한다면 그런 희생과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닌가요.” 21일 오후 강원 원주경찰서에 “아이 엄마”라고 밝힌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 왔다. 이 여성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23일 원주시 반곡동에서 열기로 한 대규모 집회를 꼭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수십 통씩 이런 민원 전화가 원주경찰서로 쏟아지고 있다.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23일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1000명가량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건보공단 청사는 약 1700가구가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 두 곳과 직선거리로 200m 떨어져 있다. 영유아인 두 자녀를 키우는 정모 씨(34)는 동네 엄마들과 함께 경찰과 시에 집회 금지 민원을 넣고 있다. 정 씨 등은 아파트 앞에서 21일까지 시민 1500여 명의 집회 반대 서명을 받았다. 원주시에서는 21일 13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22일에도 오후 2시까지 17명이 확진되는 등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22일 “23일부터 집회에 한해 가장 강력한 ‘4단계 거리 두기’ 방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한 단계 격상한 반면 집회에 대해선 두 단계를 한 번에 올려 23일 0시부터 2인 이상 집회를 모두 금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는 즉각 “권리 침해”라며 반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집회는 건강보험공단이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개최하는 것”이라며 “원주시는 근거도 없이 집회 금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국민의 집회를 할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는 현재까지 원주시 일대 8곳에 99명씩 인원을 쪼개 총 792명이 모이겠다고 집회 신고를 했다. 강원경찰청은 “집회 금지 명령에도 불법 집회를 개최한다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상인들 “매출 반토막인데 민노총 집회 열불 나”원주 엄마들 “집회 막아달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식당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이 상황에서 집회까지 한다니까 속에서 열불이 나요. 장사 망하라고 고사 지내는 것도 아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가 23일 강원 원주시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원주시민 반응은 대부분 싸늘하다. 특히 원주혁신도시 주변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희철 씨(51)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노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시민들의 삶을 이렇게까지 힘들게 해도 되는 거냐. 자영업자의 가슴은 타들어간다”고 했다. 정 씨는 원주혁신도시상인회와 함께 17일부터 ‘민노총 집회 반대’ 서명을 받았다. 정 씨는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특정 노조만 무리하게 집회를 강행하려는 건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상인회는 22일 오후 2시 30분경 직접 원주시청을 찾아 시민들에게 받은 서명 자료를 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집회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노총은 21일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499명 규모의 집회를 강행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22일 “지금 상황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추가 전파 위험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집회가 진행될 경우 준비 과정과 집회 이후 모임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14일 4단계 거리 두기 격상에 반발하며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심야 차량 시위에 나섰던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중 일부인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 등 13개 단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집회를 강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분간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원주=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식당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이 상황에서 집회까지 한다니까 속에서 열불이 나요. 장사 망하라고 고사 지내는 것도 아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가 23일 강원 원주시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원주시민 반응은 대부분 싸늘하다. 특히 원주혁신도시 주변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희철 씨(51)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노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시민들의 삶을 이렇게까지 힘들게 해도 되는 거냐. 자영업자의 가슴은 타들어간다”고 했다. 정 씨는 원주혁신도시상인회와 함께 17일부터 ‘민노총 집회 반대’ 서명을 받았다. 정 씨는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특정 노조만 무리하게 집회를 강행하려는 건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상인회는 22일 오후 2시 30분경 직접 원주시청을 찾아 시민들에게 받은 서명 자료를 전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22일 “지금 상황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추가 전파 위험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집회가 진행될 경우 준비 과정과 집회 이후 모임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14일 4단계 거리 두기 격상에 반발하며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심야 차량 시위에 나섰던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 등 13개 단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집회를 강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분간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집회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노총은 21일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499명 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A 부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8000명가량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의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민노총이 ‘7·3 종로 집회’를 강행한 지 17일 만에 이뤄진 첫 조사다.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감염병예방법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A 부위원장을 20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부위원장은 집회 당일 기습적으로 집결지 변경을 주도하는 등 불법 집회 주최자급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7일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최근 석 달간 서울 도심에서 다섯 차례 불법 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이날 7·3 종로 집회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양 위원장 측이 “조사 준비 시간을 달라”고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특별수사본부는 양 위원장에게 4일과 9일 등 두 차례에 걸쳐 7·3 종로 집회 관련 출석을 요구했지만 두 차례 모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16일 양 위원장에 대해 3차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양 위원장 외에도 민노총 집행부에 대한 조사를 이번 주중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민노총 집행부 23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A 부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8000명가량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민노총이 ‘7·3 종로 집회’를 강행한 지 17일 만에 이뤄진 첫 조사다.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감염병예방법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A 부위원장을 20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부위원장은 집회 당일 기습적으로 집결지 변경을 주도하는 등 불법 집회 주최자 급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7일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최근 석 달간 서울 도심에서 다섯 차례 불법 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이날 7·3 종로 집회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양 위원장 측이 “조사 준비 시간을 달라”고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특별수사본부는 양 위원장에게 4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7·3 종로 집회 관련 출석을 요구했지만, 두 차례 모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16일 양 위원장에 대해 3차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양 위원장 외에도 민노총 집행부에 대한 조사를 이번주 중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민노총 집행부 23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일 서울 도심에서 강행한 대규모 불법 집회와 관련해 현재까지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 등 집행부 23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해당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방역당국은 추가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민노총 측에 참석자 명단을 요구했지만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경찰청은 19일 “민노총 집행부 25명에 대한 내사를 거쳐 현재까지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가 드러난 집행부 23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에 대해선 각각 7일과 14일 휴대전화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기록 등을 분석해 불법 집회를 주도한 단서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19일 “민노총 측에 3일 서울 도심 집회 참석자 명단을 요청한 상태”라며 “이 명단이 확보되면 보건소 및 임시선별검사소를 통해 추적 관리를 적기에 실시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17일 오후 민노총에 집회 참가자 명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질병청과 서울시 모두 현재까지 민노총으로부터 집회 참석자 명단을 받지 못한 상태다. 질병청 관계자는 “민노총 측에서 18일 오전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집회에 참가한 참석자 명단을 취합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노총 측이 집회 당일 영등포에서 종로구 일대로 기습적으로 집결 장소까지 바꿨다. 그 와중에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명부 작성이 이뤄졌겠느냐”고 우려했다. 명단 작성은 집회 시 준수해야 할 기본 방역수칙 중 하나다. 서울시와 경찰은 광복절 연휴 기간 신고된 집회에 대해 재차 금지 원칙을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음 달 14∼16일 광복절 연휴 동안 진보 및 보수 21개 단체에서 140건의 집회를 신고했다. 신고 인원을 합하면 11만7000명에 이르는 규모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신고된 모든 집회뿐만 아니라 추가 신고 건에 대해서도 금지 통보를 내릴 방침이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강행한 대규모 불법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질병관리청은 “최장 잠복기에 해당하는 2주 내에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회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입장문을 통해 “수차례 자제를 요청했던 ‘7·3 민노총 노동자대회’ 참석자 중 확진자가 나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추가 확산을 우려해 8·15 광복절 집회에 대해 선제적으로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방대본,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 나서 질병청은 “3일 민노총 집회 참석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집회에 참가한 50대 여성이 16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17일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즉각 해당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민노총은 당시 집회 참가 인원을 80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 총리도 이날 “집회 참가자 전원에게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 즉시 진단검사를 받아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신속한 진단검사 참여로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 것이 우리 공동체를 보호하는 일임을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은 민노총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에 나섰다. 다만 지난해 ‘8·15 광복절 보수 단체 집회’와 달리 통신사에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방대본 관계자는 “(통신사 자료 요청은) 참석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현재 민노총 측에 참석자 명단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실 왜곡” vs “집회 통한 감염 가능성” 민노총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애쓰고 헌신하는 분들과 관심 있게 이를 지켜보는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선 “사실관계 왜곡”이라며 반발했다.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18일 입장문에서 “방역당국이 조합원 3명의 확진이 집회 참석과 연관 있는 것처럼 발표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공공운수노조를 부당하게 비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3명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로 점심 식사를 같이했다. 함께 식사를 한 것이 유일하게 확인된 감염 경로”라고 했다. 집회 후 2주가 지났지만 유일하게 확인된 확진자는 3명뿐이라는 게 민노총의 설명이다. 질병청은 “감염 경로는 현재 조사 중이라 아직 감염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면서도 “확진자 3명은 3일 집회에 참석했고 증상은 14∼16일 발생했다. 최장 잠복기인 2주 범위 이내에 있어 집회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한 달여 남은 ‘8·15 광복절집회’에 대해 선제적으로 집회 금지 통보를 했다. 서울의 경우 ‘거리 두기 4단계’ 조치에 따라 1인 시위 외에는 집회가 전면 금지된다. 3단계로 하향되더라도 50명 이상 집회는 할 수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진보 및 보수 단체들이 광복절 연휴 기간(14∼16일)에 최대 수백 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서울시는 한국진보연대,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등 진보 보수 단체들에 공문을 보내 집회 금지를 알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확산세로 볼 때 광복절 즈음에 집회가 개최되면 방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금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금지 통보에 불복해 집회를 강행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고 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강행한 대규모 불법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질병청은 “최장 잠복기에 해당하는 2주 내에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회를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입장문을 통해 “수차례 자제를 요청했던 ‘7.3 민노총 노동자대회’ 참석자 중 확진자가 나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 방대본,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 나서질병청은 “3일 민노총 집회 참석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집회에 참가한 50대 여성이 16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17일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즉각 해당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민노총은 당시 집회 참가 인원을 80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 총리도 이날 “집회 참가자 전원에게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 즉시 진단검사를 받아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신속한 진단검사 참여로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 것이 우리 공동체를 보호하는 일임을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은 민노총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에 나섰다. 다만 지난해 ‘8·15 광복절 보수단체 집회’와 달리 통신사에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방대본 관계자는 “(통신사 자료 요청은) 참석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현재 민노총 측에 참석자 명단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사실 왜곡” vs “집회 통한 감염 가능성”민노총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애쓰고 헌신하는 분들과 관심 있게 이를 지켜보는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선 “사실관계 왜곡”이라며 반발했다.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18일 입장문에서 “방역당국이 조합원 3명의 확진이 집회 참석과 연관 있는 것처럼 발표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공공운수노조를 부당하게 비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3명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로 점심 식사를 같이 했다. 함께 식사를 한 것이 유일하게 확인된 감염경로”라고 했다. 집회 후 2주가 지났지만 유일하게 확인된 확진자는 3명뿐이라는 게 민노총의 설명이다. 질병청은 “감염경로는 현재 조사 중이라 아직 감염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면서도 “확진자 3명은 3일 집회에 참석했고, 증상은 14~16일 발생했다. 최장 잠복기인 2주 범위 이내에 있어 집회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노총 집회 참가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서울시는 한 달여 남은 ‘8·15 광복절 집회’에 대해 선제적으로 집회 금지 통보를 내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여러 단체들이 광복절 연휴 기간(다음 달 14~16일)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현재 확산세로 볼 때 광복절 즈음에 대규모로 모이는 집회가 개최되면 방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금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금지 통보에 불복해 집회를 강행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고, 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방에서 나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12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의 청년 심리치료 사회적기업 ‘K2인터내셔널코리아’ 사무실. 한창 상담 중인 상담사의 휴대전화 액정화면에 표시된 통화 시간은 1시간을 넘어서고 있었다. 수화기 너머에선 이 전화가 끊기지 않길 바라는 한 청년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1일부터 서울시와 함께 ‘은둔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K2 사무실은 요즘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로 분주하다. 서울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집 밖에 나가지 않는 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다음 달 31일까지 모집에 나섰다. 최소 3개월 이상 집 밖에 나오지 않고 고립을 선택한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이 모집 대상이다.○ 프로그램 시작 2주 만에 모집 인원 2배 몰려서울시가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예상한 모집 인원은 50명. 하지만 2주째인 14일 예상치의 두 배에 이르는 은둔 청년 96명이 “이젠 방 밖으로 나가고 싶다”며 신청서를 냈다. 양성만 서울시 청년정책팀장은 “50명만 모여도 성공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훨씬 더 많은 청년들이 지원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장기적인 취업난을 겪으며 은둔 상태에 놓이게 된 청년들이 생각보다 더 많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전화 상담부터 심리치료 프로그램 운영까지 도맡은 K2 사무실은 지원자들의 뜨거운 열기에 과부하 상태였다. 국내 은둔청년을 돕기위해 2012년 일본에서 한국으로 온 오쿠사 미노루 팀장을 포함한 전문 상담 직원 2명은 식사하거나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고 하루 8시간 가까이 전화 상담을 지속했다. 그런데도 오쿠사 팀장은 통화하는 내내 눈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청년들이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된 이유는 제각각 달라요. 어떤 청년은 1년, 어떤 청년은 10년 넘게 방 안에만 머물기도 해요. 자신을 가둔 이유도, 기간도 다르지만 은둔 청년들이 제게 전화를 건 이유는 같아요. 방 밖으로 나와서 살아가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거든요.” ○ 세상 밖으로 나온 은둔 청년들 6.6m²(약 2평) 남짓한 방에서 7년간 은둔한 이준혁(가명·23) 씨도 올 6월 K2의 문을 두드렸다. “살고 싶어서”였다. 5월 초였다. 여느 때처럼 낮인지 밤인지 모를 시간에 눈을 뜬 이 씨는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숨을 쉴 수조차 없는 고통이었다. 이 씨는 “이러다가는 정말 죽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살고 싶었고, 여기서 나가고 싶었다. 한 번도 부모에게 먼저 말을 건넨 적 없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방 밖에 있는 엄마에게 ‘살려 달라’고 전화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씨는 16세 때 자신을 방 안에 가뒀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진 학교폭력을 견딜 수 없어 부모와 교사에게 고민도 털어놔 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네가 노력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씨는 “저를 비웃는 반 친구들의 웃음소리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저는 노력하고 있는 건데… 자꾸 더 노력을 하라니까 이젠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힘이 남아있질 않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눈을 뜨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식사는 하루 한 끼만 먹었다. 스스로를 가둔 이 씨지만 마음 한구석엔 “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남아 있었다. 자신과 같은 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K2의 연락처를 휴대전화에 저장해둔 것도 그 자신이었다. 5월 가슴을 부여잡고 찾은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이 씨는 곧장 K2에 전화를 걸었다.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살려주세요.” 이 씨는 6월 초부터 성북구에 있는 K2 공동생활 시설에 머물고 있다. 한 달간 또래 은둔 청년 3명과 한방을 쓰면서 이 씨에겐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삼시세끼 밥을 지어 먹으며 낮과 밤이 생겼다. 밥을 먹으니 근력이 생겨 매일 운동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정신과 다녀올게’라는 말을 해도 돼요. 엄마조차 ‘왜 정신병원에 가냐. 스스로 이겨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각자 책상에 정신과 약 하나쯤은 다 올려져 있어요. 집에선 아프다는 말을 꺼내면 ‘너 때문에 내가 더 힘들다’는 반응이었는데… 여기 친구들은 ‘너도 아프구나’라고 해요. 이상하게 그 말이 위로가 돼요.” 더 해보고 싶은 일도 생겼다. 14일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씨는 “7년간 하루 10시간 넘게 컴퓨터로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일본어를 읽고 말하고 쓸 줄 알게 됐다”며 “요즘엔 일본어 칼럼을 읽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문의 일본어 칼럼을 막힘없이 줄줄 읽어 내려가는 이 씨의 눈이 반짝였다. ○ “‘은둔도 스펙’이란 격려에 용기 내”이 씨가 7년간 은둔 생활을 통해 ‘일본어 고수’가 된 자신을 발견했듯 은둔 경험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발견해 내는 게 프로그램의 목표다. “은둔도 스펙”이란 말은 K2가 내건 슬로건이기도 하다. K2는 지난해 9월부터 은둔 경험을 가진 청년들을 모집해 또래 은둔 청년을 상담하는 ‘은둔고수’를 양성하고 있다. 10년간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둔 정하나(가명·27) 씨는 “은둔도 스펙이란 말이 나를 살렸다”고 했다. 정 씨는 지난해 9월 은둔고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진짜 은둔고수로 거듭났다. K2의 임시직원으로 일하며 자신처럼 장기간 은둔한 청년들을 방 바깥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저조차도 저를 ‘쓰레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은둔이 스펙이라는 생각에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10년간 은둔한 경험 덕분에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됐거든요.(웃음)” 정 씨는 10년 만의 외출이었던 2018년 12월 어느 날을 떠올리며 노랫말도 썼다. ‘밖에 나와 보니 햇살이 너무 따뜻하더라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어. 난 무엇을 놓쳤던 걸까.’ 정 씨를 포함한 은둔고수들이 함께 만든 이 노래는 14일 음원 사이트에 공개됐다. 노래 제목은 ‘혹시 괜찮다면 물어봐도 될까요’. 정 씨는 “지금도 방 안에 자신을 가둔 채 웅크리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며 “혹시 괜찮다면 내가 먼저 말을 걸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정 씨에게는 꿈이 생겼다. 지금은 K2의 임시직원이지만 언젠가 정직원이 되는 것이다. 정 씨는 “인생 망했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한 채 저를 방치해 뒀는데 바깥에 나오니 ‘은둔도 기회’가 됐다. 이젠 그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 은둔 자녀 둔 부모 “기성세대가 먼저 바뀌어야”2018년부터 은둔고수로 활동하는 유승규 씨(28)는 무엇보다 기성세대인 부모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 씨는 K2에서 ‘부모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은둔 청년 자녀를 둔 부모와 만난다. 첫 만남 땐 상당수의 부모가 “우리 애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거냐”고 묻는다. 하지만 상담을 거듭할수록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한다. “방 안에 있으면 모를 것 같지만 오히려 방 밖에 있는 부모의 한숨 소리가 더 잘 들려요. 은둔하게 된 이유는 묻지 않고 은둔 자체를 치부처럼 여긴다면 자녀의 은둔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어요. 한 사람이 은둔까지 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고, 때때로 변화해야 할 대상은 방 안에 있는 자식이 아니라 밖에 있는 부모일 때가 많아요.” 한국은둔형외톨이부모협회를 만든 주상희 씨(58)는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16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주 씨의 아들은 18세 때 은둔을 시작했다. 주 씨는 “아들이 왜 방 안에 자신을 가뒀는지 이유는 묻지 않고 내 방식대로 ‘책이라도 읽어라’, ‘취업해라’ 소리 지르며 강요했다”며 “10년 넘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들이 아니라 내가 문제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주 씨는 아들이 초등학교 때 따돌림을 당했고 그 상처가 가슴 깊숙한 곳에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주 씨는 “이제야 아들과 대화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은둔 청년 문제 방치하면 미래에 부메랑 돼우리보다 앞서 은둔 청년을 사회 문제로 인식한 일본은 은둔 청년 전담 지역지원센터 75개를 운영하고 있다. 정확한 실태 조사를 통해 15∼39세 은둔 청년이 54만 명가량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중앙정부 지원 아래 심리 상담과 교육, 취업과 연계된 활동들이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신속히 은둔 청년의 실태를 파악해 조기에 지원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사회적 비용으로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K2의 오쿠사 팀장은 “일본에선 한 청년이 25세부터 65세까지 납세자로 살 때와 평생 사회 보장 급여를 받는 수급자로 살아갈 때의 사회적 비용 격차를 계산한 결과 1인당 1억5000만 엔(약 15억6000만 원)이란 계산이 나왔다”며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시가 올해 처음 시작한 은둔 청년 지원 프로그램의 예산은 6500만 원. 당초 예상했던 50명을 지원하기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서울시가 나서기 전까지는 청년재단이 2018년부터 K2 등 은둔 청년 상담 단체를 지원했다. 첫해 5명으로 시작해 올해 50명으로 지원 대상이 10배로 늘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실태 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9년 10월 광주시에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제정해 지난해 실태 조사를 한 게 유일하다. 광주시는 은둔 청년 실태 조사를 3년마다 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센터를 설립하도록 규정한 조례를 제정했다. 청년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서울시는 아직 조례 제정을 준비하는 단계다. 장기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16년째 은둔 생활을 하는 아들과 사는 엄마 주 씨는 “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일은 당장 취업 등 눈에 보이는 성과로 나타나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모든 정책은 이 아이들의 속도가 사회와 다르다는 걸 전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4세인 주 씨의 아들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난생처음 밥벌이를 했다. 기특함도 잠시. 올 6월부터 일을 쉬며 숨을 고르는 아들을 보며 엄마는 또다시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며칠 전 “언제 일할 거냐”고 보채고 말았다. “잔소리를 하면서도 아들이 또 상처받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아들이 제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엄마, 기다려. 나는 1년에 1mm씩 자라.’ 저는 아들에게 ‘엄마가 기다릴게’라고 대답했어요.”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