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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과 수사기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 8000여 명에 대해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 집회 참가자들의 세부 동선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은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경찰청에 문의한 결과 당국이 3일 민노총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 대한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15일 경찰과 방역당국은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가한 1만 명에 대해선 통신사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조회해 참가자들의 당시 동선을 추적했다. 이 때문에 집회 주최 측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고무줄 잣대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방대본 역학조사팀은 “지난해 광화문 집회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회에 참가한 뒤 감염을 확산한 사례가 확인돼 참가자 동선을 추적했던 것”이라며 “3일 민노총 집회 참가자 가운데엔 현재까지 확진자가 확인되지 않아 참석자 명단 확보를 통해 추적 관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방역당국과 수사기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 8000여 명에 대해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 집회 참가자들의 세부 동선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은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경찰청에 문의한 결과 당국이 3일 민노총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 대한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15일 경찰과 방역당국은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가한 1만 명에 대해선 통신사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조회해 참가자들의 당시 동선을 추적했다. 이 때문에 집회 주최 측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고무줄 잣대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방대본 역학조사팀은 “지난해 광화문 집회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회에 참가한 뒤 감염을 확산한 사례가 확인돼 참가자 동선을 추적했던 것”이라며 “3일 민노총 집회 참가자 가운데엔 현재까지 확진자가 확인되지 않아 참석자 명단 확보를 통해 추적 관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집회를 주도한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 등 집행부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공원에서 술 마시면 안 된다고요?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10일 오후 10시 반경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공원 단속반이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던 김모 씨(22) 일행에게 다가가 “오후 10시부터 공원에서 음주하면 안 된다”고 안내하자 실랑이가 벌어졌다. 단속 직원이 7일부터 한강공원 내 음주를 금지한 서울시 행정명령을 설명하며 “자리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씨는 막무가내였다. 김 씨는 맥주 캔을 들더니 “다 마신 빈 캔이다. 공원에 앉아 있는 것도 안 되느냐”며 따지듯 물었다. 김 씨 일행은 단속반이 경고를 하고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술자리를 이어갔다.○ ‘공원 음주 금지’에도 “3 대 3 마시자” 곳곳 술판 이날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378명.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72.7%(806명)에 달해 수도권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강공원은 12일부터 수도권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기 전 마지막 주말을 보내려는 인파로 붐볐다. “수도권 확진자 급증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 한강공원 음주를 금지합니다.” 10일 오후 10시 정각. 여의도한강공원에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서울시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공원 내 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7일부터 시행한 데 따른 조치였다. 위반 시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이 공원에서 술을 마시던 시민 300여 명은 안내방송에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술판을 벌였다. 공원 일대는 ‘헌팅포차’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오후 10시 20분경 20대 남성 3명은 공원을 빠져나가는 여성 3명을 붙잡으며 “3 대 3으로 술 마시고 놀자”고 말했다. 여성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들은 곧바로 공원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9, 10일 이틀간 5건을 적발하는 데 그쳤다. 본부 관계자는 “서울의 한강공원 11곳에 단속 직원은 22명뿐”이라며 “인력 증원이 이뤄지지 않아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다. 단속 직원은 “단속반이 다가가면 잠시 술병을 치웠다가 다시 꺼내는 시민들이 상당수”라며 “자발적인 방역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2일부터는 한강공원에도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모임을 제한하는 거리 두기 4단계 방침이 적용된다. 본부는 “당분간 경찰 기동대와 협력해 오후 6시부터 오전 2시까지 단속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 강남 무허가 유흥주점서 손님 등 52명 적발 같은 날 0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무허가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이던 손님과 종업원 등 52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9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수서경찰서 112상황실에 “접대부로 보이는 여성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 장소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평범한 식당. 모든 문이 잠겨 있어 겉보기엔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찰은 문 틈새로 에어컨 바람이 새어나오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소방당국에 협조를 요청해 건물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보니 룸 7곳에서 손님과 종업원 50여 명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업주 A 씨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식당에 일일 임차료를 내고 ‘불법 유흥주점’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무허가 유흥주점을 상습적으로 운영한 업주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8일부터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중대한 방역수칙을 한 번만 위반해도 열흘간 영업을 정지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시행되고 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공원에서 술 마시면 안 된다고요?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10일 오후 10시 반경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공원 단속반이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던 김모 씨(22) 일행에게 다가가 “밤 10시부터 공원에서 음주하면 안 된다”고 안내하자 실랑이가 벌어졌다. 단속 직원이 7일부터 한강공원 내 음주를 금지한 서울시 행정명령을 설명하며 “자리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씨는 막무가내였다. 김 씨는 맥주 캔을 들더니 “다 마신 빈 캔이다. 공원에 앉아 있는 것도 안 되느냐”며 따지듯 물었다. 김 씨 일행은 단속반이 경고를 하고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술자리를 이어갔다.‘공원 음주금지’에도 “3대3 마시자” 곳곳 술판이날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378명.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72.7%(806명)에 달해 수도권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강공원은 12일부터 수도권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기 전 마지막 주말을 보내려는 인파로 붐볐다. “수도권 확진자 급증에 따라 밤 10시 이후 한강공원 음주를 금지합니다.” 10일 오후 10시 정각. 여의도한강공원에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서울시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공원 내 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7일부터 시행한 데 따른 조치였다. 위반 시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이 공원에서 술을 마시던 시민 300여 명은 안내방송에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술판을 벌였다. 공원 일대는 ‘헌팅포차’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오후 10시 20분경 20대 남성 3명은 공원을 빠져나가는 여성 3명을 붙잡으며 “3대 3으로 술 마시고 놀자”고 말했다. 여성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들은 곧바로 공원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9, 10일 이틀간 5건을 적발하는 데 그쳤다. 본부 관계자는 “서울의 한강공원 11곳에 단속 직원은 22명뿐”이라며 “인력 증원이 이뤄지지 않아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다. 단속 직원은 “단속반이 다가가면 잠시 술병을 치웠다가 다시 꺼내는 시민들이 상당수”라며 “자발적인 방역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2일부터는 한강공원에도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모임을 제한하는 거리 두기 4단계 방침이 적용된다. 본부는 “당분간 경찰 기동대와 협력해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단속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강남 무허가 유흥주점서 손님 등 52명 적발같은 날 오전 0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무허가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이던 손님과 종업원 등 52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9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수서경찰서 112상황실에 “접대부로 보이는 여성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 장소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평범한 식당. 모든 문이 잠겨 있어 겉보기엔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찰은 문 틈새로 에어컨 바람이 새오나오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소방에 협조를 요청해 건물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보니 룸 7곳에서 손님과 종업원 50여 명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업주 A 씨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식당에 일일 임대료를 내고 ‘불법 유흥주점’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무허가 유흥주점을 상습적으로 운영한 업주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8일부터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중대한 방역수칙을 한 번만 위반해도 열흘간 영업을 정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시행되고 있다. 김윤이기자 yunik@donga.com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국민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윤 전 총장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도 빨라지고 있다. 국민대 관계자는 7일 “예비조사를 거친 뒤 본조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표절과 위변조 등 연구 부정행위에 대해 판단할 방침”이라며 “최근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과 관련한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엄중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자체 조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이 논문은 주역과 음양오행, 사주와 관상을 설명하는 운세 콘텐츠를 다뤘다. 이 박사학위 논문을 두고 표절 의혹이 제기된 것은 김 씨가 2007년 한국디자인포럼 학술지에 게재한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수상한 대목이 발견되면서부터다. 논문의 영문 초록 제목에서 ‘회원 유지’라는 표현을 ‘member Yuji’라고 표기했던 것. 국민대의 한 교수는 “학회지에 내는 논문의 영문 초록에서 제목에 들어가는 표현조차 잘못 번역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회원 유지를 영어로 번역하면서 ‘멤버 유지’라고 한 것은 고유명사도 아닌데 너무나 황당한 번역”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번역 오류 논란 이후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두고도 “상당 부분이 인터넷상 여러 자료 등을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75)의 모해위증 혐의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재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수사는 반부패반·강력수사2부에서 진행 중인 윤 전 총장 부인 김 씨가 운영 중인 코바나콘텐츠의 전시 후원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의혹 사건, 형사13부에서 진행 중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수뢰사건 무마 의혹 등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는 윤 전 총장 일가 4번째 수사가 됐다. 이 사건은 최 씨와 동업자 정모 씨(72)가 2003년 서울 송파구의 한 스포츠센터를 매매하며 생긴 이익금을 놓고 다투며 불거진 송사에서 비롯됐다. 당시 정 씨는 ‘이익금을 양분한다’는 약정서를 맺었다며 53억 원가량의 이익금 절반을 배분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최 씨는 “해당 약정이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법원에선 최 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이후 정 씨는 관련 재판에서 최 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모해위증을 했다며 최 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또 한 시민단체가 ‘윤석열 X파일’ 최초 작성자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이송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최근 석 달간 서울 도심에서 5차례 불법 집회를 벌인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7일 오전 10시경부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5월부터 이달 3일까지 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개최한 불법 집회 5건을 모두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 위원장 측이 3일 종로구 일대에서 8000명가량이 모인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것과 관련해 “조사 준비 시간을 달라”며 연기를 요청해 이날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은 5, 6월에 서울 도심에서 4차례 불법 집회를 열었다. 이 중 3건의 집회에선 100명 넘게 참가했다. 민노총은 5월 1일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1000명가량 모여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경찰에는 영등포 일대 36곳에 9명씩 쪼개 신고해 놓고 실제로는 이보다 3배 넘는 인원이 모인 것이다. 지난달 19일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선 일부 조합원이 경찰 펜스를 뜯어내고 ‘중대재해 노동자 합동추모제’를 강행했다. 같은 달 15일엔 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4000명가량 모여 이틀간 집회를 열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0인 이상 집회를 제한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로에서 인원을 초과해 집회를 강행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7·3전국노동자대회’ 관련 조사는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맡아 진행할 방침이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검찰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75)의 모해위증 혐의 사건을 수사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재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윤 전 총장 일가 사건은 총 4개가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7일 오후 윤 전 총장의 장 최 씨에 대한 모해위증 혐의 재수사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애초 이 사건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서 수사한 뒤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지만 항고와 재항고를 거친 끝에 대검찰청이 재수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반부패반·강력수사2부에서 진행 중인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운영 중인 코바나콘텐츠의 전시 후원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의혹 사건, 형사13부에서 진행 중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수뢰사건 무마 의혹 등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는 윤 전 총장 일가 4번째 수사가 됐다. 이 사건은 최 씨와 동업자 정모 씨(72)가 2003년 서울 송파구의 한 스포츠센터를 매매하며 생긴 이익금을 놓고 다투며 불거진 송사에서 비롯됐다. 당시 정 씨는 ‘이익금을 양분한다’는 약정서를 맺었다며 53억 가량의 이익금 절반을 배분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최 씨는 “해당 약정이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법원에선 최 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이후 정 씨는 관련 재판에서 최 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모해위증을 했다며 최 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또 한 시민단체가 “불순한 정치 목적을 위해 아무런 근거 없는 내용으로 작성된 지라시 수준의 허위 문서”라며 ‘윤석열 X파일’ 최초 작성자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이송했다. 고발의 주된 내용이 명예훼손 혐의인데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 범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대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이날 “예비조사를 거친 뒤 본조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표절과 위변조 등 연구 부정행위에 대해 판단할 방침”이라며 “최근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과 관련한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엄중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자체 조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해당 논문은 주역과 음양오행, 사주와 관상을 설명하는 운세 콘텐츠를 다뤘다. 김 씨는 이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 최근 표절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최근 석 달 간 서울 도심에서 5차례 불법 집회를 벌인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7일 오전 10시경부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5월부터 이달 3일까지 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개최한 불법 집회 5건을 모두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 위원장 측이 3일 종로구 일대에서 8000명가량이 모인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것과 관련해 “조사 준비 시간을 달라”며 연기를 요청해 이날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은 5, 6월에 서울 도심에서 4차례 불법 집회를 열었다. 이 중 3건의 집회에선 100명이 넘게 참가했다. 민노총은 5월 1일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1000명가량 모여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경찰에는 영등포 일대 36곳에 9명씩 쪼개 신고해놓고 실제로는 이보다 3배 넘는 인원이 모인 것이다. 지난달 19일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선 일부 조합원이 경찰 펜스를 뜯어내고 ‘중대재해 노동자 합동추모제’를 강행했다. 같은 달 15일엔 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4000명가량 모여 이틀간 집회를 열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0인 이상 집회를 제한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로에서 인원을 초과해 집회를 강행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7.3 전국노동자대회’ 관련 조사는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맡아 진행할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불법적인 대규모 집회 등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집단행위에 대해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일 방역당국의 자제 요청을 거부하고 서울 도심에서 8000여 명이 모인 ‘불법 집회’를 강행한 것을 겨냥해 강력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확산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다시 억제하는 일이 관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방역수칙) 위반 시 즉시 영업을 정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엄격히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 등 수도권 상황이 심각한 만큼 수도권 지자체도 높은 책임감을 갖고 방역망이 뚫리지 않도록 총력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경찰청은 불법 집회를 주최한 집행부 6명을 감염병예방법 및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일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입건자 중에는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과 전종덕 사무총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결 장소를 기습적으로 변경하는 데 가담한 혐의가 있는 집행부 12명에 대한 내사에도 착수했다. 민노총은 당초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가 경찰이 수송버스로 해당 지역을 봉쇄하자 집회 시작 1시간 전 내부 연락망을 통해 종로2가 사거리 일대로 집회 장소를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수도권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장소를 변경해 기습적으로 집회를 진행한 점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과 서울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민노총이 서울 17개 관내에 신고한 집회 231건에 대해 다섯 차례에 걸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를 제한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 착수에 대해 민노총은 기자회견을 열어 “실외 스포츠 관람과 야외 콘서트 등은 허용되지만 야외 집회는 철저하게 막힌다”며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에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나온 답이 특별수사본부 설치와 엄정 대응인가”라고 비판했다. 민노총은 “한국 사회 대전환을 위한 총파업을 힘 있게 조직하고 있다”며 11월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옷가게 직원을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던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환경미화원과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피터 레스쿠이에 벨기에 대사의 부인 A 씨는 5일 오전 9시 25분경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공원에서 환경미화원 이모 씨와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 씨가 빗자루로 바닥을 쓸 때 A 씨 몸에 빗자루가 닿았다는 이유에서였다. A 씨가 먼저 언성을 높이며 이 씨의 얼굴을 때렸고, 이후 이 씨가 몸을 밀치는 과정에서 A 씨가 넘어졌다고 한다. 이 씨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떼어놓으며 상황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사람은 쌍방폭행을 인정하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경찰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A 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긴 뒤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한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는 4월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경찰은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지만 면책특권이 적용돼 지난달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불법적인 대규모 집회 등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집단행위에 대해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일 방역당국의 자제 요청을 거부하고 서울 도심에서 8000여명이 모인 ‘불법 집회’를 강행한 것을 겨냥해 강력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확산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다시 억제하는 일이 관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방역수칙) 위반 시 즉시 영업을 정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엄격히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 등 수도권 상황이 심각한 만큼 수도권 지자체도 높은 책임감을 갖고 방역망이 뚫리지 않도록 총력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경찰청은 불법 집회를 주최한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과 전종덕 사무총장 등 집행부 6명을 감염병예방법 및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일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집결 장소를 기습적으로 변경하는 데 가담한 혐의가 있는 집행부 12명에 대한 내사도 착수했다. 민노총은 당초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가 경찰이 수송버스로 해당 지역을 봉쇄하자 집회 시작 1시간 전 내부 연락망을 통해 종로2가 사거리 일대로 집회 장소를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수도권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장소를 변경해 기습적으로 집회를 진행한 점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과 서울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민노총이 서울 17개 관내에 신고한 집회 231건에 대해 다섯 차례에 걸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를 제한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정부의 집회 자제 요청에도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8000명가량이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서울시는 4일 집회 참가자 전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민노총은 당초 집회를 예고했던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를 경찰이 수송버스 등으로 길목을 막는 이른바 ‘차벽’으로 차단하자 종로2, 3가에서 기습적으로 집회를 개최했다. 예정 장소에서 결집이 어려워지자 시작 1시간 전에 내부 연락망을 통해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서울경찰청은 민노총 집회 차단을 위해 서울 전역에서 213개 부대를 동원했지만 “결집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던 대응 방침은 실패로 돌아갔다. 3일 오후 2시경 종로 일대에는 약 8000명(민노총 추산)이 몰려들며, 기존에 민노총이 신고했던 9명 쪼개기 집회는 물론이고 2m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을지로4가 인근까지 차로를 점거한 채 약 1.2km를 행진하며 2시간 가까이 집회를 이어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찰청과 서울시는 확인된 위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책임을 물어 달라”고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김 총리는 2일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민노총 사무실을 찾아갔으나, 민노총 측은 “정부에서 방역 실패한 걸 왜 우리에게”라며 “집회 자유를 보장하라”며 면담을 거절했다. 서울시는 4일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무관용 고발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집회 참가자 전원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도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즉각 수사에 나섰다. 서울에서는 민노총이 집회를 강행한 3일 35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375명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코로나 확산속 어깨 맞대고 가두행진… 시민들 “집회 해야했나” 종로로 장소 바꿔 불법 기습시위, 차로 막고 행진깵 일대 교통 마비시민들, 시위대 사이 비집고 통과 “감염 위험 커져” 곳곳서 항의경찰, 52명 규모 특수본 꾸려 수사작년 보수집회 비판했던 文대통령, 민노총 집회엔 메시지 내지 않아“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야. 좀 지나가게 비켜주세요. 코로나로 난리인데 꼭 이래야 하나….” 3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종로구 지하철1호선 종로3가역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가려던 50대 여성이 땀을 뻘뻘 흘리며 난처해했다. 집에 가려면 길을 건너야 하는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 방향으로 가는 차로를 점거해 비집고 지나가기가 어려웠다. 몇몇 인도로 걸어가던 시민들도 우르르 몰려가는 집회 참가자들과 어깨를 부딪치자 불쾌하단 반응을 보였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고성을 내지르는 어르신도 계셨다. 이날 종로 2, 3가 등에선 민노총이 기습적으로 집회를 개최해 예상치 못한 불편을 겪은 시민이 적지 않았다. 직장인 손모 씨(29)는 “업무 때문에 잠깐 나왔다가 오랫동안 사무실에 갇혀 있다 왔다”며 “아무리 야외라지만 원치 않은 밀접 접촉을 참가자 수백 명과 했다. 얼마나 좋은 의도로 하는 집회인지 몰라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방역수칙 실종 집회… 시민들도 항의민노총 집회 참가자 약 8000명은 3일 오후 1시 50분경 종로2가 사거리와 종로3가역 사이 약 400m 차도로 갑작스레 쏟아져 들어왔다. 당초 집회가 예고됐던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 경찰력이 집중된 틈을 노린 것이었다. 민노총은 경찰이 차벽과 펜스 등을 동원해 두 곳을 봉쇄하자 오후 1시경 “종로2가 쪽으로 집회 장소를 변경한다”고 전파했다고 한다. 이에 참가자들은 지하철 등을 이용해 이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시작도 순식간에 벌어졌다. 처음 도착할 때만 해도 평범한 사복 차림이었던 참가자들은 예정된 시간이 되자 민노총 조끼를 꺼내 입고 머리에 붉은 띠를 둘렀다. 인도에서 차도로 뛰어든 이들이 갑자기 차들을 막아 세워 일대 교통은 아수라장이 됐다. 성난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혼란은 더욱 극심해졌다. 기습적으로 열린 집회이다 보니 방역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 사회자가 “참가자들이 너무 촘촘하다. 양옆 간격을 벌려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할 정도였다. 하지만 집회가 끝날 때까지 대부분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었다. 인도 구석진 곳에선 참가자들이 모여 마스크를 내린 채 담배를 피우거나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종로2가와 3가 일대는 집회 신고가 없었던 지역이라 경찰을 배치하지 않았다. 당시 광화문 쪽은 인원을 배치해 막았으나 다른 쪽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노총 집회 참가자들은 종로2가에서 출발해 종로3가를 지나 청계천 배오개다리까지 약 1.2km를 행진하기도 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경찰과 민노총에 “행진을 하면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지는데 뭐하는 것이냐” “경찰은 왜 행진하도록 내버려 두느냐”고 비난했다. 경찰 측은 “행진을 막지 않은 건 집회 해산을 유도하기 위해 퇴로를 열어 주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경찰, 기지국 접속 정보 확인할까경찰은 4일 민노총 집회와 관련해 현장 영상 자료를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52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집회 주최자 및 참가자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민노총 집회 참가자 전원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를 위해 이동통신사에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 정보를 요청할지에 대해서는 “수사 사항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방역당국과 경찰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에 민노총 2000여 명이 참가한 집회에 대해 기지국 접속 정보를 확보하지 않다가 논란이 일자 열흘 뒤 이동통신사에 정보를 요청했다. 반면 같은 날 열린 보수·개신교단체의 정부 규탄 집회는 경찰이 3일 만에 접속 정보를 요청했다. 지난해 해당 보수단체 집회를 강하게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민노총 집회에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보수단체 집회를 앞두고 서면 지시사항을 발표해 “정부의 방역 노력과 국민 안전 및 건강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정부의 집회 자제 요청에도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 8000명가량이 모인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서울시는 4일 집회 참가자 전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민노총은 당초 집회를 예고했던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를 경찰이 수송버스 등으로 길목을 막는 이른바 ‘차벽’으로 차단하자 종로2가 사거리에서 기습적으로 집회를 개최했다. 예정 장소에서 결집이 어려워지자 시작 1시간 전에 내부 연락망을 통해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서울경찰청은 민노총 집회 차단을 위해 서울 전역에서 213개 부대를 동원했지만 “결집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던 대응 방침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날 오후 2시경 종로 일대에는 8000명가량(민노총 추산)이 몰려들며, 기존에 민노총이 신고했던 9명 쪼개기 집회는 물론 2m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을지로4가 인근까지 차로를 점거한 채 약 1.2km를 행진하며 2시간 가까이 집회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갑작스런 집회로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민노총과 경찰에 크게 항의하기도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찰청과 서울시는 확인된 위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책임을 물어 달라”고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김 총리는 전날 집회 자제를 요청하러 중구의 민노총 사무실에도 찾아갔으나 민노총 관계자들이 막아서 건물에 들어가지 못했다. 서울시는 4일 “불법집회에 대해서는 무관용 고발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집회 참가자 전원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도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즉각 수사에 나섰다. 서울에서는 민노총이 집회를 강행한 3일 35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375명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75)가 봉안당(납골당) 이권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두 차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검찰이 재차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것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최 씨 고발 사건에 대해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이 2차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검찰의 1차 보완수사 요청을 받고 6개월간 재수사를 거쳐 지난달 11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는데, 검찰의 2차 보완수사 요청에 따라 세 번째 수사를 하게 됐다. 해당 사건은 한 봉안당 대표이사였던 노모 씨가 지난해 1월 최 씨를 경찰에 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최 씨가 명의 신탁 받은 주식 일부를 불법 양도하는 수법으로 봉안당 사업을 가로챘다는 게 노 씨의 주장이다. 경찰은 봉안당 사업 편취 의혹에 대해 약 1년간의 수사 끝에 증거 불충분으로 판단해 지난해 12월 18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최 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22억여 원에 이르는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의료법 위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최 씨 측은 “재단 이사로만 이름을 올렸을 뿐 병원 운영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일 의정부지법에서 이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린다. 검찰은 5월 31일 결심공판에서 최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토요일인 다음달 3일 서울 도심에서 1만 명가량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자 경찰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서울시와 경찰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 금지를 통고했으나 민노총은 취소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서울경찰청은 30일 “민노총과 산하단체가 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서울 도심 97곳에서 9명씩 총 873명이 결집하는 집회와 행진을 신고하고 대규모 집회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 안녕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 명백해 집회 금지를 통고했으며, 최대한 경찰력을 동원해 집결 자체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의 집회 신고 인원은 1000명이 채 되지 않으나, 실제로는 1만 명가량이 모일 것을 예고한 상태다.민노총은 현재까지 영등포구 등 17개 관내에서 인원을 9명씩 쪼개 집회 43건과 행진 54건을 신고했다.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서울시 고시에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노총이 인원을 나눠 신고했지만, 여의도 일대에서 집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며 “전국에서 모이는 노조원들로 인해 감염병 확산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서울시와 경찰은 이미 지난달 23일 집회 금지 통고를 내렸지만 민노총은 집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민노총은 같은 달 29일 서울시 집회금지 고시 등에 대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경찰 관계자는 “집회 금지 방침에도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할 경우 현행범 체포 등 강력 대처할 예정”이라며 “불법 집회를 주도한 집행부는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아래층에서 불이 났어요. 아기들 데리고 얼른 대피하세요.” 29일 오전 11시 38분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A산후조리원. 2층 주방에서 점심식사를 한창 준비하던 조리사 B 씨는 비상계단으로 한 층을 뛰어올라와 목 놓아 외쳤다. 다급하게 올라오느라 실내화가 벗겨진 줄도 몰랐다. B 씨는 멈추지 않았다. 다시 한 층을 더 올라가 계속해서 “불이야!”를 외쳤다. 주방 조리대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는 걸 확인한 지 1분 만이었다. 10층 건물에서 2∼4층을 쓰고 있는 A조리원에는 화재 당시 산모 12명과 신생아 17명, 직원 11명 등 40명이 있었다. 불을 처음 발견한 B 씨는 순간 놀라면서도 조리원에서 2개월마다 실시하는 화재 대피 훈련을 떠올렸다고 한다. 각 층 입구와 화장실, 주방 벽면 등 곳곳에 부착된 ‘피난안내도’대로 곳곳을 쫓아가 화재를 알렸다. 이후 곧장 119로 전화해 “조리원에 불이 났다. 아기들이 있어 빨리 와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신고 32분 뒤인 낮 12시 12분 완전히 잡혔다. 소방당국은 주방에서 튀김요리를 하던 중 기름이 주변으로 튀며 불이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주방 조리대와 벽면 등이 새까맣게 그을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천장이 불에 타 스프링클러가 작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직원들이 신속하게 대응한 덕분”이라고 했다. B 씨를 포함한 직원들은 “소방 훈련의 힘”이라고 입을 모았다.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A조리원은 지난달 7일 전 직원이 참여해 화재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 한 산후조리사는 “훈련대로 직원 11명이 두 팀으로 나눠 3, 4층으로 가 흰 포대기에 신생아를 감싸 안았다”며 “각 층 입구로 대피해 있던 산모의 머리 위에도 담요를 덮어씌우고 품에 아이를 안겼다”고 설명했다. 혼자 아이를 안기 힘든 산모들은 직원들이 따로 거들었다. 특히 세 쌍둥이와 쌍둥이 산모들은 직원 3명이 아이들을 품에 안고 비상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갔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덕에 전원 대피까지 1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2층의 방화문을 닫은 것도 좋은 판단이었다. 연기가 다른 층으로 확산되는 걸 막았기 때문이다. B 씨가 대피를 안내하고 있을 때, 다른 직원들은 2층 방화문부터 차단했다. 불길이 잡힌 오후 1시 반경 둘러본 화재 현장은 화재가 발생한 2층에서 매캐한 연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위층들은 연기와 불길이 올라온 흔적이 전혀 없었다. 조리원과 20m가량 떨어져 있는 혜화경찰서 교통센터도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산모와 신생아들의 ‘임시대피소’를 자처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낮 12시경 센터에서 만난 산모들은 다들 품에 아이를 안은 채 안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 조리원 직원이 차분하게 산모들을 진정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세 쌍둥이 엄마도 연신 “고맙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실내화가 벗겨진지도 모른 채 산모와 아이들을 챙겼던 B 씨. 오후 1시 10분경 모두가 무사하단 걸 확인한 뒤에야 시커멓게 얼룩진 양말을 벗었다. B 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구조 생각만 가득해 맨발인 줄 몰랐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7월 1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돼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적 모임 인원이 제한된다. 2주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3곳과 제주에선 6명까지, 부산 광주 등 11곳에선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인원 제한이 없는 곳은 충남뿐이다. 당초 비수도권은 인원 제한이 완전히 해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인도발 ‘델타 변이’ 유입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단계적 완화 지역이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으로 확대된 것이다. 시도별 거리 두기 단계는 예상대로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단계다. 계획대로라면 1단계인 비수도권의 모임 인원 제한을 없애야 하지만 2주간 ‘완충 기간’을 뒀다. 특히 제주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6명까지만 모임이 허용된다. 최근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한 데다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대구는 29일 인원 기준을 결정해 발표한다. 현재로선 17개 시도 중 충남만 7월 1일부터 인원수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모임이 가능하다. 이후 상황도 불확실하다. 정부는 방역 상황을 지켜본 뒤 제한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집회 참석 기준도 강화됐다. 당초 정부는 수도권에서 100명 미만 집회만 허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모임과 마찬가지로 집회 가능 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줄였다. 그 대신 수도권 식당 술집 카페 등의 영업시간은 계획대로 밤 12시까지로 연장된다. 백신 1차 접종자에 대한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 조치도 예정대로 시행된다. 정부가 새로운 거리 두기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건 심상찮은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이다.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14명이다. 5일째 600명대인데, 갈수록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국내로 입국해 확진된 사람이 57명이나 나왔다. 지난해 7월 25일(86명)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델타 변이 등 해외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정부는 추가 방역 조치도 검토 중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서울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커 방역 조치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충남만 모임 제한 없애… ‘델타 변이’ 우려에 거리두기 완화폭 축소 7월부터 방역지침 지역별 완화정부가 27일 발표한 지역별 사회적 거리 두기는 기본적으로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단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내놓은 개편된 거리 두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비수도권은 감염병 ‘억제’ 단계로, 거리 두기가 적용되는 7월 1일부터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 모임 제한을 없애기로 결정한 곳은 현재 비수도권 가운데 충남이 유일하다. 수도권 역시 2단계 지침을 따를 경우 8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7월 1일부터 2주 동안 6명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정부가 새로운 거리 두기를 도입하고도 방역 완화에서 한발 물러선 데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집단 감염 증가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델타 변이’ 비상인데 7월 접종 공백 앞서 정부는 7월 1일부터 기존 대비 방역이 완화된 새로운 거리 두기를 도입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하지만 그 사이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커졌다. 영국은 이미 성인 83.7%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쳤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1만8000명 선을 넘어섰다. 확진자 중 90%가 델타 변이 감염자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4차 확산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을 마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해외 우려가 커졌다. 22일 기준 국내 델타 변이 감염자는 256명이다. 아직 국내 확산세가 크지 않지만 델타 변이가 퍼진 해외 유입 확진자가 점차 늘고 있는 점은 방역 완화에 부담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교민 가운데 43명이 26, 27일 이틀 동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의 표본 조사에 따르면 최근 현지 코로나19 확진자 중 7.1%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들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는지 검사 중이다. 당분간 신규 예방접종이 사실상 ‘공백’ 상태인 점도 모임 인원 제한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방역당국이 7월 초·중순 백신 물량을 2차 접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50대 대상 대규모 접종은 7월 마지막 주에야 시작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1차 접종이 다시 본격화되기 전인 7월 중순까지가 방역의 최대 고비”라며 마스크 착용과 회식 자제를 요청했다.○ ‘방역 해이’ 틈타 일상 곳곳서 집단 감염 전국적으로 일상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내 영어학원 5곳에서 최소 100명 이상의 집단 감염 사례가 나왔다. 당국은 이번 확산이 이들 학원의 원어민 강사 6명이 19일 한 주점에서 만나면서 시작돼 이후 수강생과 가족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감염 확산세가 거리 두기 개편 발표에 따른 ‘방역 해이’가 원인이란 시각도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이 방역 완화 시그널을 내놓은 직후 유행 상황이 악화되는 건 지난해 5월부터 반복돼 온 일”이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서울에 특별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기로 했다. 서울은 최근 1주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214명이다. 서울만 떼어 놓고 보면 이미 새로 바꾸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인구 10만 명당 2명 이상)에 해당된다. 만약 3단계가 되면 모임 가능 인원이 4명으로 줄고 식당과 카페 운영 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앞으로 대규모 집회가 줄줄이 예고된 점도 방역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다음 달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1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은 여의도 일대 40여 곳에 조합원을 9명씩 쪼개는 방식으로 집회를 신고했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끝낸 사람은 집회 등에 참석하더라도 인원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 접종 완료자도 집회, 시위에 참석할 때 대상 인원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도심 집회가 허용되면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경찰 공식 직제에는 없는 조직이 있다.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이라 불리는 이들은 이름 그대로 수많은 피해자를 울리고 수년째 도망 다니는 악질 사기범들의 뒤를 쫓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힘겨운 여건에도 올 1월부터 장기 수배자 46명을 잡아들인 서울 마포서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을 만나 봤다.》 “어디서 담배 냄새 나는 것 같지 않아?” 지난해 12월 오후 11시경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 수배자 A 씨를 붙잡기 위해 은신처 수색에 나선 서울 마포경찰서 김찬조 반장(39)의 ‘촉’이 발동했다. 아무도 없는 빌라 베란다에서 미세하게 담배 냄새가 났다. 그 순간 위층 베란다로 이어지는 배관이 김 반장 눈에 들어왔다. ‘젊은 남성이면 어렵지 않게 타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빌라 관리실에 위층에 입주자가 있는지 문의했더니 ‘공실’이란 답을 들었다. 관리실 도움을 얻어 빈집에 잠입한 김 반장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담배 냄새가 점점 짙어졌다. 이내 다다른 안방 문은 잠겨 있었지만, 살짝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굳게 잠긴 방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기를 40여 분. “다 끝났다. 이제 나오라”는 김 반장의 말에 포기한 A 씨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마포서를 비롯해 4개 수사기관에서 수배를 내리고 추적해 왔던 그의 도주는 약 5개월 만에 끝이 났다.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현장에 가도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현장 수사관의 ‘촉’이죠. 물론 그건 다양한 경험과 실전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서울 마포서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 김 반장이 이끌고 있는 팀 이름이다. ‘사기추적전담반’이라고도 불리는 이 팀은 사실 직제에는 없는 비공식 조직이다. 주로 수사 도중에 종적을 감춰 수배가 내려진 사기 혐의 피의자들을 뒤쫓는다. 물론 우선순위는 있다. 피해 금액이 크거나 피해자가 많은 사건의 수배자 가운데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신병 확보가 시급한 경우를 급선무로 한다. 마포서 전담반은 김 반장과 최재혁 수사관(34) 둘뿐이지만, 1월부터 46명의 수배자를 붙잡았다. 이들이 사라져 수사가 중단됐던 사건 78건이 다시 진행됐다. 2012년 선보인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은 현재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 가운데 20여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악성 사기범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잡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오늘도 전담반은 쉬지 않고 수배자를 쫓고 있다.○ “우리는 ‘미라’를 쫓고 있다”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이 쫓는 장기도주 수배자 중에는 경찰이 ‘미라’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여러 경찰서에서 수배 중이며, 몇 년째 수사망을 피해 다니는 이들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라들은 도피 중에도 계속해서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하루라도 일찍 붙잡아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김 반장이 붙잡은 B 씨는 ‘최상급 미라’라고 할 수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B 씨는 2013년경 지인에게 소개받은 피해자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대출받아 화물차를 구입하고 렌트 수익을 올려 할부금을 갚아주겠다”고 꼬드겼다. 명의를 빌려주는 즉시 500만 원도 주고, 나중에는 화물차를 팔아 대금의 절반도 나눠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B 씨는 애초에 화물차를 사지도 않았으며, 피해자들 명의로 수천만 원씩 대출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같은 수법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울린 B 씨는 재판에 넘겨진 뒤 두 차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사기를 저질러 마포서와 대구경찰서 등 12곳에서 수배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그의 도피는 7년째 이어졌다. 지난해 말 마포서 전담반은 B 씨를 검거 제1순위 가운데 한 명으로 올렸다. 김 반장은 “종적을 감춘 사이 그가 저지른 사건들의 공소시효가 하나둘씩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포폰과 현금만 사용해 흔적을 남기지 않으며, 거처를 수시로 옮겨 다니는 B 씨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담반은 갖은 노력 끝에 B 씨에게 사기를 당한 한 피해자를 찾아냈다. 그는 “대구 달성군에 있는 전자담배가게 앞에서 B 씨와 두세 번 접선했다”는 단서를 건넸다. 김 반장은 “이런 한마디를 듣기 위해 수십, 수백 명을 접선하는 것”이라며 “단서를 찾자마자 무작정 대구로 향했다”고 했다. 전담반은 달성군에 있는 전자담배가게 20여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피해자에게 사진을 보내 “이 가게가 맞느냐”고 확인하자 한 곳을 지목했다. 해당 가게 주변에 주차한 차량 수십 대의 번호판을 일일이 조회한 김 반장은 낡은 흰색 승용차 한 대가 B 씨 부인 소유라는 걸 알아냈다. 그건 단지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끝을 알 수 없는 잠복이 이어졌다. 김 반장은 몰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B 씨의 오래전 면허증 사진을 꺼내 구석구석 눈에 담았다. “수시로 사진을 꺼내 보는 건 ‘살이 많이 빠지진 않았을까, 오히려 살이 쪘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계속 상상하는 겁니다. 오죽하면 휴대전화에 가족보다 수배자 사진이 더 많겠어요.” 김 반장의 노력은 하늘에 닿았다. 며칠째 잠복하던 전담반 앞에 드디어 B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전체를 볼 순 없었지만 날카로운 눈매는 그대로였다. “B 씨 맞으시죠?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단호한 전담반 앞에 신출귀몰했던 B 씨도 체념한 채 순순히 따라나섰다. ○ “감사 인사 한마디에 피곤 싹 풀려”전담반이 항상 장기도주 수배자만 쫓는 건 아니다. 다른 수사부서의 요청을 받아 급히 검거해야 할 피의자를 추적할 때도 적지 않다. 6월 마포구의 한 공사현장에서 지게차를 몰던 C 씨는 후진 중 8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는 사고 직후 피해자가 이송된 병원을 찾아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는 돌연 자취를 감춰버렸다. C 씨는 도주 직전 최 수사관과 통화하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최 수사관은 “피의자 신병을 안전하게 확보해 올바른 처벌을 받도록 인도하는 것도 전담반의 역할”이라며 “즉시 C 씨의 휴대전화를 위치 추적했다”고 했다. C 씨는 도주 직후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했다. 새로 개통한 전화신호는 전북 부안에서 포착됐다. 출장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부안으로 간 전담반은 모텔과 고시원 약 60곳을 탐문했다. 길거리 폐쇄회로(CC)TV와 시내버스 블랙박스 70여 개를 뜯어봤다. 최 수사관은 “C 씨는 가방에 즉석밥과 물만 가지고 다니며 노숙을 했다고 한다”며 “숙박업소도 씻을 때만 잠시 이용하고 이 틈을 타 머리를 빡빡 미는 등 추적에 혼선을 줬다”고 전했다. 전담반은 10여 일간 탐문과 잠복 끝에 폐가 상태로 방치된 C 씨의 고향집에서 그를 찾아냈다. 갑작스러운 출장에 옷 한 벌로 버티고 패스트푸드로 삼시 세끼를 때웠던 전담반은 폐가 창문 너머로 누워 있는 C 씨의 두 발을 발견한 순간 피로는 눈 녹듯 사라졌다고 한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수배자가 장소를 이동하면 그동안 해온 탐문과 잠복을 그대로 다시 반복해야 해요. 참고 버티는 만큼 결과로 돌아오는 것이 추적 수사의 묘미죠.” 필사적인 수배자들을 쫓는 게 일상이다 보니 전담반도 노하우가 늘어났다. 중국집 배달원에게 음식이 잘못 배달된 것처럼 연기를 부탁하거나 직접 방문판매원으로 위장해 연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수배자의 모바일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수시로 확인하며 개를 키우지는 않는지, 동거인이 있는지, 사진의 배경은 어딘지 꼼꼼히 살펴본다.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 하나도, 모텔 방에서 발견된 머리카락의 길이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편집증은 직업병이 됐다. 김 반장은 “가끔 수배자들의 스토커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남모를 고충 역시 많다. 수배자의 은신처 문을 두드리기 전에는 극도의 긴장 상태가 이어진다. ‘혹시 흉기를 들고 숨어 있지는 않을까?’ ‘문을 너무 성급히 열면 창문으로 뛰어내리지는 않을까?’ 찰나의 순간에도 오만 가지 걱정이 뇌리를 스친다. 모텔 문을 강제로 뜯었다가 허탕을 치고 자비로 수리비를 물어준 적도 허다하다. 한번 출장을 떠나면 이삼 일은 기본, 길게는 열흘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 가족 앞에선 항상 죄인이 된다. 고된 추적을 버티는 힘은 피해자들이 건네는 감사 인사 한마디다. 피해자들은 금전적 여유가 없어 절박한 이들이 많다. 김 반장과 최 수사관은 “피해 금액을 변제받지 못해 피폐해져가는 피해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검거 뒤 피해자가 보내온 감사 문자에 그간의 고충을 잊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전했다. “사기를 치고 돈을 빼돌린 수배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돈을 탕진하며 먹잇감을 물색하고 있을 겁니다.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는 물론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성과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긴급생활비 확인 주소’ 누르지 마세요… 돈 빼가는 문자피싱 극성 비대면사회 틈타 사이버범죄 급증“긴급생활비 지원사업이 접수됐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이버범죄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문자메시지와 함께 악성바이러스를 심은 인터넷주소(URL)를 함께 보내는 ‘스미싱(문자메시지 피싱)’도 교묘하게 수법을 바꿨다. 기존에는 택배 조회나 결혼식 초대장을 가장했다면 최근엔 긴급생활비 지원 조회, 확진자 정보 조회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자메시지로 피해자들을 울리고 있다. 생계가 막막한 자영업자가 ‘긴급생활비’라는 말에 속아 URL을 누르면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돼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소액결제가 이뤄져 금전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사회’로 바뀐 일상도 사이버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해 사이버범죄 발생 건수는 23만4098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약 29.7%나 급증했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중고거래 사기, 사이버금융범죄 등 사이버 피싱 범죄다.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범죄 가운데 85.3%를 차지하는 19만9594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년 대비 31.4% 늘었다. 국가수사본부는 “인터넷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이 확장되고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자 비대면 업무 환경을 노린 ‘랜섬웨어’ 피해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랜섬웨어란 기업 서버에 악성 코드를 심고 데이터를 전부 빼낸 뒤 수억 원대 돈을 요구하는 사이버범죄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2019년 39건에서 지난해 127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이형택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장은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지난해부터 랜섬웨어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 등이 늘어났다”며 “보안이 취약한 개인컴퓨터(PC)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해당 PC가 회사 서버에 접속할 때 기업 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비용 문제로 보안·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던 중소기업의 피해가 컸다”며 “개개인은 정기적인 업무파일 백업을 하고, 기업은 선제적으로 보안을 강화해야 랜섬웨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돼 지난해 취소했던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 교류전이 올 9월에 관중 없이 열린다. 고려대는 25일 “9월 10, 11일 이틀간 온라인 생중계를 하는 무관중 방식으로 ‘2021년 정기 고연전(연고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고려대와 연세대는 코로나19 여파로 연례 스포츠 행사인 정기 교류전을 취소했다. 1956년 공식적으로 시작된 두 학교의 정기 교류전을 취소한 건 지금까지 군사정권 시절 등 6번뿐이었다. 전통적으로 짝수 해엔 고려대가, 홀수 해엔 연세대가 주최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학생들의 응원과 참여를 이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어렸을 땐 아버지를 좌익으로 몰고 가 죽인 놈들에게 복수하는 꿈만 꿨어요. 이제는 그런 마음이 없어요. 좌든 우든 전쟁으로 부모 잃고 고아로 지내온 세월은 다 똑같더라고요.” 6·25전쟁 당시 충남 홍성에서 좌익으로 몰려 군경의 총에 아버지를 잃은 이종민 씨(73)에게 전쟁은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동네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주체하기 어려웠던 때도 있었다. 이제 노인이 된 이 씨는 “동네가 좌우로 쪼개져 화해할 겨를도 없이 세월이 흘러버렸다”며 “집집마다 아픈 사연을 끌어안고 살면서도 말 한마디 못 하고 산 세월이 70년”이라고 했다. 2005년 진실화해위원회 1기가 출범했을 때 이 씨는 먼저 침묵을 깨고 피해 신고를 했다. “아버지 3형제가 한날한시에 죽임을 당했어요. 빨갱이 자식이란 멍에에 어디 가서 목소리 한번 못 내고 살던 세월을 이루 말할 수 없었죠. 피해를 인정받고 떳떳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이 씨는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명단에 아버지 이름을 올린 뒤에도 진실 규명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아픔을 가진 죽마고우 장광훈 씨(74)와 ‘민간인 희생자 홍성유족회’를 꾸렸다. 두 사람은 홍성군 곳곳을 누비며 유족들이 진실화해위 피해자 등록 등 국가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6년간 찾아낸 희생자가 639명에 이른다.“좌우 나뉘어 서로 할퀸 상처는 국가가 저지른 죄… 사과받고 싶어”“유족들 먼저 용기를 내주시면 전국 어디든 찾아갈 준비 돼 있어” “6·25전쟁 때 이웃의 가족이 내 가족을 죽음으로 몰았을 수도 있는데 어느 누가 가족이 당했던 비극을 쉽게 입 밖에 꺼낼 수 있겠어요.” 16년째 충남 홍성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홍성유족회’ 활동을 해온 장광훈 씨(74)는 희생자 유족들을 찾아가 “가슴 깊이 눌러온 아픔을 꺼내놓자고 설득하지만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 씨는 그런 유족들에게 꼭 전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좌우로 나뉘어 서로를 할퀸 상처 모두 국가가 국민에게 저지른 죄입니다. 국가로부터 사과를 받아내야 고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어요.” 홍성에 살았던 지인섭 씨(73)는 올 1월 난생처음으로 6·25전쟁 당시 가족이 겪었던 참극을 입 밖으로 꺼냈다. 지 씨가 두 살이었던 그해 할아버지가 인민군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평생 가슴에 묻으려 했어요. 괜히 말 꺼냈다가 온 가족이 다 아플 것 같아서요. 하지만 유족회에 찾아가 지난 일을 털어놓고 나니 가슴속 응어리가 풀어졌습니다.” 지 씨가 이런 결심을 하기까지 장 씨의 설득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장 씨는 지 씨에게 “저도 희생자의 아들입니다.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습니까. 고인이 당했던 피해를 입증해 국가로부터 사죄를 받아내야 돌아가신 가족들에게 떳떳하지 않겠어요”라고 했다. 지 씨는 결국 유족회를 찾아와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지난해 12월 진실화해위원회 2기가 출범하자 위원회에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했다. 장 씨와 함께 유족회를 이끌어온 이종민 씨(73)는 이런 사례를 자주 접했다고 한다. 첫 만남 땐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몇 달 뒤 또는 몇 년 뒤에야 마음을 여는 경우가 많다. 유족회가 2005년 진실화해위 1기 출범 이후 16년간 찾아낸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가 639명. 올해에만 21명을 추가로 찾아냈다. 이렇게 찾아낸 희생자의 유족 가운데 지 씨처럼 직접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한 사례가 많지는 않다. 이 씨는 “이젠 희생자의 자녀들 나이도 70, 80대다. 노구를 이끌고 직접 서류를 제출하고 피해를 진술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씨와 이 씨는 “유족회가 직접 유족들을 찾아다니면서 진술도 받고 서류 접수도 돕고 있다. 유족들이 먼저 용기를 내주기만 하면 전국 어디든 찾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충남 홍성군에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로 현재까지 207명(13건)이 피해를 인정받았다. 출범 후 6개월이 된 진실화해위 2기에 접수된 진실규명 신청 건수는 현재 530건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