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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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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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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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설 특집]“현실은 O F F”

    주말과 이어진 이번 설 연휴엔 온 가족이 함께 볼 공연이 적지 않다. 게다가 할인해 주는 경우도 많아 가격 부담도 덜하다. MBC ‘일밤―복면가왕’ 5연속 가왕의 주인공 ‘캣츠걸’ 차지연과 실력파 뮤지컬 배우 신영숙, 류정한 등이 출연한 뮤지컬 ‘레베카’는 6∼10일 전 좌석 20% 할인에 나선다. ‘레베카’는 레베카의 의문사 이후 그녀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막심의 새 아내, 그리고 레베카의 집사 댄버스 부인을 중심으로 막심의 저택 ‘맨덜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댄버스 부인이 부르는 대표적인 넘버(노래) ‘레베카’는 3옥타브를 넘나들며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화려한 맨덜리 저택의 무대와 영상 등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3월 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 1577-6478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레미제라블’도 설 연휴 추천작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눈길을 끈다. 장발장 역에는 2012년 한국 초연 당시 원 캐스트로 장발장을 연기한 정성화와 일본 도호 프로덕션의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 역을 꿰차 5개월간 도쿄 데이코쿠 극장 무대에 선 양준모가 더블 캐스팅됐다. 판틴 역은 실력파 배우 조정은과 2013년 영국 웨스트엔드의 레미제라블에서 동양인 최초로 판틴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전나영이 번갈아 맡는다. 레미제라블의 대표 넘버 ‘나홀로(On my own)’ ‘내일로(One day more)’ ‘너는 듣고 있는가(Do you hear the people sing)’는 감동이 크다. 레미제라블 역시 설 연휴에 맞춰 티켓 할인에 나선다. 5∼10일 VIP석과 R석은 20%, S석과 A석은 30% 할인할 예정이다. 3월 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1544-1555 ‘쌍천만 배우’ 황정민이 출연 중인 뮤지컬 ‘오케피’는 설 연휴 기간에 50% 할인에 나선다. ‘오케피’는 현재 대형 뮤지컬 극장에 올려진 작품 중 유일한 신작이다. 연극 ‘웃음의 대학’ ‘너와 함께라면’ 등으로 유명한 일본 극작가 미타니 고키의 첫 뮤지컬 작품으로 잔잔한 웃음과 사람 냄새 듬뿍 나는 따뜻한 스토리 라인이 가장 큰 매력이다. 작품은 뮤지컬 무대 밑 숨겨진 4∼5평 남짓한 공간, ‘오케스트라 피트’를 배경으로 지휘자와 연주자 12명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린다. 뮤지컬 반주가 필요 없는 배우의 대사 처리 장면에선 까다로운 여배우에 대해 ‘뒷담화’를 나누거나 자기 일상에 대한 수다가 끊이질 않는다. 뮤지컬 장르에 대한 ‘셀프 디스’를 일삼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50% 통 큰 할인은 7일과 9∼12일 공연에 이뤄진다. 1인당 최대 4장까지 구매 가능하다. 28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5만∼14만 원, 1544-1555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 연극 ‘날 보러 와요’는 6∼10일 R석과 S석을 40% 할인한다. 특히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날 보러 와요’는 권해효 이대연 황석정 등 초연 배우들로 구성된 OB팀과 젊은 배우들로 구성된 YB팀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실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날 보러 와요’는 비 오는 날 밤 라디오 방송에 모차르트 레퀴엠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부녀자를 대상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한 경찰들의 고군분투기를 다룬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인상적이다. 2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4만∼6만 원. 02-391-8223 여행을 좋아하는 관객에겐 연극 ‘인디아 블로그’를 추천한다. ‘인디아 블로그’는 두 남자의 여행담을 블로그에 포스팅하듯 무대 위에 펼치는 구성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배우들이 실제 인도를 여행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그때의 감정을 관객에게 들려줘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인디아 블로그’ 역시 4∼10일 전 좌석 30% 할인에 나선다. 28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3만5000원. 02-744-709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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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합창단 창설 69년 만에 첫 내한 공연'

    “음악엔 국경이 없지 않습니까. 30개 국적의 유엔 직원들이 한국에서 합창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려 합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시바타 세이호(紫田靜峯·69·사진) 유엔평화합창단 동아시아위원회 이사장은 올해 6월 열리는 합창단의 내한 공연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1947년 창단된 합창단이 69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것이다. 현재 30여 개국 출신 유엔 직원 50여 명이 단원으로 활동하는 합창단은 세계인의 ‘하모니’를 상징하는 단체다. 합창단은 6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5일 충북 청주시 CJB미디어센터, 6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엄, 10일 전남 여수시 엑스포홀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시바타 이사장은 “유엔평화합창단이 창설 이후 처음으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을 찾게 됐다”며 “남북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판문점에서의 공연이 특히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공연에 참여하는 단원 40여 명이 공연 참여를 위해 특별 휴가까지 내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합창단은 한국 공연에 앞서 일본, 중국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그는 “2012년 5월에는 일본 지진해일(쓰나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오키나와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며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 공연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유엔과 한국의 인연의 끈이 더욱 공고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에선 단원들이 한국어로 민요 ‘아리랑’을 비롯해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른다. 그는 “아쉽게도 합창단에는 한국 출신 단원이 없다”면서도 “공연이 4개월이나 남았지만 단원들이 벌써부터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신설된 합창단 한국본부 김광식 사무총장은 “한국 공연에서는 한국 출신 성악가 등을 객원 단원으로 초대해 함께 무대를 꾸밀 계획”이라며 “특히 유엔평화합창단 공연에 이어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 합창단의 무대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공연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김 사무총장은 “전체 5회 공연 가운데 판문점과 청주 공연 등에 반 총장이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바타 이사장은 유엔평화합창단 공연의 백미로 다양한 국가의 전통의상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각 단원은 출신 국가의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요. 이번 공연에서는 한복을 중심으로 소수 민족과 아시아, 유럽 등 다양한 지역의 아름다운 의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합창단의 한국 공연 티켓 가격은 2만, 3만 원대이며 티켓 판매 개시 시기 등은 유엔평화합창단 동아시아 실행위원회 한국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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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무용수들 세계무대 맹활약… ‘발레 한류’ 바람

    세계 무용계에 ‘발레 한류’ 바람이 거세다. 최근 몇 년간 ‘제2의 강수진’을 꿈꾸며 세계적인 발레단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발레리노 김기민(24)과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발레리나 박세은(27·솔리스트)이 대표적이다.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서희(29),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강효정(30), 영국 로열발레단의 유일한 한국인 무용수인 재일교포 4세 발레리나 최유희(31),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발레리노 최영규(25)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백조의 호수’ ‘라 바야데르’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발레단 대표 레퍼토리의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두루 호평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유망주로 평가받는 한국인 무용수도 상당수다. 최근 불가리아 소피아국립발레단에서 게스트 주역으로 초청받은 발레리나 이수빈을 비롯해 지난해 세계 3대 발레단 중 하나인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연수단원에 합격한 발레리나 윤서후(17)가 유망주로 손꼽힌다. 발레리노 역시 세계 주요 무용단에 입단해 ‘수석무용수’의 꿈을 꾸며 실력을 닦고 있다. 영국 로열발레단 연수단원으로 활동했던 발레리노 한성우(23)는 2013년 12월 ABT에 입단해 코르드발레(군무)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발레리노 안주원(23)은 2014년 1월 ABT에 입단했다. 한국인 무용수 가운데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친 1세대 발레리나 발레리노를 꼽으라면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과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있다. 강 단장은 1986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한 이후 1993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해 현재까지 수석무용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교수 역시 2000년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해 화제가 됐다. 현재 이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박세은보다 10년 앞선 2005년 솔리스트로 승급돼 주역을 꿰찼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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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무-살풀이 인간문화재 선정 끝내 물거품

    무용 부문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 심사를 앞두고 심사위원 명단 사전 유출 등의 논란을 초래했던 문화재청이 결국 제27호 승무, 제97호 살풀이 부문 보유자를 끝내 내놓지 못했다. 문화재청은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부문에 대해서만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 교수(62)를 보유자로 인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1980년 강선영 선생의 문하에 입문해 1996년 태평무 전수교육조교로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인정예고를 공고해 의견을 수렴한 뒤 별다른 이의가 없으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보유자 인정을 확정한다. 하지만 무용계는 이번 문화재청의 인정예고 발표를 놓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로 무용가 조흥동 씨는 이날 “태평무와 마찬가지로 살풀이춤 역시 지난해 이매방 선생이 작고한 뒤 보유자(인간문화재)가 한 명도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보유자가 나와야 했다”며 “훗날 다시 승무와 살풀이춤 심사를 한다 해도 결국 이번에 시험을 치른 전수교육조교 위주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문화재청의 승무, 살풀이, 태평무 보유자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무용계 인사는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승무와 살풀이 분야에 대해서도 우수 점수자를 가려 문화재청에 심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사위원 다수의 의견이 적격자 없음이 아닌데 문화재청이 태평무 분야만 보유자 인정예고를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문화의집에서 살풀이춤의 보유자 선정 심사를 시작으로 12월 3일 승무, 7일 태평무 심사를 잇달아 진행했다. 태평무는 27년, 살풀이춤은 25년, 승무는 15년 만에 새로운 인간문화재를 선정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인간문화재 선정을 앞두고 비밀 유지가 필수인 인간문화재 조사(심사)위원 명단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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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완벽 무도맨’ 잭 블랙, 먹방신공에 게임까지 거뜬 소화

    ‘무한도전 멤버라 해도 손색없는 할리우드 배우.’ 누리꾼들이 지난달 30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잭 블랙(47·사진)의 활약상에 대해 내린 평가다. 블랙은 방송에서 6초 만에 우동 먹기에 (반칙으로) 성공해 기존 ‘10초 기록’을 보유한 정준하를 제쳤다. 마시멜로 14개를 입 안에 넣는 ‘신공’도 선보였다. 그는 베개싸움과 물공 헤딩 같은 격한 게임은 물론이고 유재석과 함께 스타킹을 뒤집어쓰고 촛불을 끄는 대결에서도 무도 멤버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몸을 불살라 웃음을 자아냈다. 그가 케이팝 노래를 부르고 멤버들이 노래 제목을 맞히는 게임에서는 ‘정답률 100%’를 기록했다. 그의 ‘무도 사랑’은 미국에까지 이어졌다. 그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방송된 NBC ‘엘런 디제너러스쇼’에 출연해 무한도전에 대해 극찬한 것. 그는 “한국에서 전설이라 불리는 최고의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했다”며 “마시멜로를 입 안에 14개 넣기도 했고, 닭싸움 베개싸움도 했다. 한국 사람들은 노는 법을 안다”며 웃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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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진 연출 ‘얼음’으로 5년만에 연극무대 서는 김무열

    “연기자에게 연극은 원초적이고 가장 순수한 무대예요. 카메라나 노래 같은 부가적인 매개체 없이 연기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장르거든요.” 배우 김무열(34)이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장진 감독(45)이 연출하는 ‘얼음’을 통해서다. 지난해 뮤지컬 ‘킹키부츠’, 영화 ‘연평해전’ 등에서 주목받은 그가 올해 첫 작품으로 연극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그는 “연극 무대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고 했다. 그는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동기인 배우 한지상 김대명과 함께 2006년 극단 ‘반상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2007년부터 입대 전인 2011년까지 매년 사비를 털어 소극장에서 극을 올렸어요. 5년 전 마지막 작품도 반상회의 ‘한 놈, 두 놈 삑구타고’였고요.” 5년 만의 연극이기에 작품 선택에 신중했다. 그는 “‘얼음’ 대본을 보니 지금껏 접해보지 못했던 극의 형식이라 흥미로웠다”며 “장진 감독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작품에 대해 설명했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극은 잔인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8세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희곡에는 형사 1, 2와 살인범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18세 소년이 등장하지만, 무대 위 배우는 형사 역의 배우 2명뿐이다. “빈 의자에 용의자가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벌이는 심리극이 새롭게 느껴졌어요. 2인극이지만, 3인극 같은. 실험적인 형식 때문에 도전 의식이 발동했죠.” 그가 맡은 역은 대사 절반이 욕에 가까운 ‘형사 2’. 그간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에서 반듯한 역할을 했던 그에게는 파격이다. “집에서 대본 연습을 하는데 아내(배우 윤승아)가 ‘이번에 그런 역할 맡은 거야? 여자들이 딱 싫어할 캐릭터야’라고 하더군요. 근데 워낙 거친 질감의 남자다움을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후회는 없어요.” 그는 “경찰이란 직업에 대해 동경심이 있어서 꼭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요즘 경찰의 생활을 다룬 ‘극한직업―강력반 형사’ 편 같은 프로그램을 수십 번 돌려본다”고 덧붙였다. 형사 1은 이철민 박호산, 형사 2는 그와 김대령이 더블 캐스팅됐다. 최근 방영 중인 tvN의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아닌 그의 모습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꽃보다 청춘’에 출연 중인 조정석 강하늘과 함께 출연했던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자료화면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김무열은 “얼마 전 정석이 형을 만났는데,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좋았다고 자랑하더라”며 “꽃보다 청춘 멤버들 중에 친한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아내와 함께 프로그램을 보며 늘 부러웠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이 이젠 다들 성공해서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 기뻐요. 저 역시 오랜만에 무대에서 관객을 만날 생각에 많이 설렙니다. 무대가 그리웠어요.” 공연은 13일부터 3월 20일까지 수현재씨어터, 4만5000∼5만5000원. 02-766-650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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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얼음’ 김무열 “아내가 ‘여자들이 딱 싫어할 캐릭터’라고…”

    “연기자에게 연극은 원초적이고 가장 순수한 무대에요. 카메라나 노래 같은 부가적인 매개체 없이 연기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장르거든요.” 배우 김무열(34)이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장진 감독이 연출하는 ‘얼음’을 통해서다. 지난해 뮤지컬 ‘킹키부츠’, 영화 ‘연평해전’ 등에서 주목받은 그가 올해 첫 작품으로 연극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그는 “연극 무대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며 했다. 그는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동기인 배우 한지상 김대명과 함께 2006년 극단 ‘반상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2007년부터 입대 전인 2011년까지 매년 사비를 털어 소극장에서 극을 올렸어요. 5년 전 마지막 작품도 반상회의 ‘한 놈, 두 놈 삑구타고’였고요.” 5년 만의 무대이기에 작품 선택에 신중했다. 그는 “‘얼음’ 대본을 보니 지금껏 접해보지 못했던 극의 형식이라 흥미로웠다”며 “장진 감독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작품에 대해 설명했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극은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8세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희곡에는 형사 1·2와 살인범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18세 소년이 등장하지만, 무대 위 배우는 형사 역의 배우 2명뿐이다. “빈 의자에 용의자가 앉아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벌이는 심리극이 새롭게 느껴졌어요. 2인극이지만, 3인극 같은. 실험적인 형식 때문에 도전 의식이 발동했죠.” 그가 맡은 역은 대사 절반이 욕에 가까운 ‘형사2’. 그간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에서 반듯한 역할을 했던 그에게는 파격이다. “집에서 대본 연습을 하는데 아내(배우 윤승아)가 ‘이번에 그런 역할 맡은 거야? 여자들이 딱 싫어할 캐릭터야’라고 하더군요. 근데 워낙 거친 질감의 남자다움을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후회는 없어요.” 그는 “경찰이란 직업에 대해 동경이 있어서 꼭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요즘 경찰의 생활을 다룬 ‘극한직업-형사편’과 같은 프로그램을 수십 번 돌려본다”고 덧붙였다. 형사 1은 이철민 박호산, 형사2는 그와 김대령이 더블 캐스팅됐다. 최근 방영중인 tvN의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아닌 그의 모습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꽃보다 청춘’에 출연중인 조정석 강하늘과 함께 출연했던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자료화면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김무열은 “얼마 전 정석이 형을 만났는데,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좋았다고 자랑하더라”며 “꽃보다 청춘 멤버들 중에 친한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아내와 함께 프로그램을 보며 늘 부러웠다”며 말했다. “무대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이 이젠 다들 성공해서 영화나 TV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 기뻐요. 저 역시 오랜만에 무대에서 관객을 만날 생각에 많이 설렙니다. 무대가 그리웠어요.” 공연은 13일부터 3월 20일까지 수현재씨어터, 4만 5000원~5만 5000원. 02-766-6506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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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랭크 와일드혼 “한국은 내게 연애상대 같은 나라”

    ‘지금 이 순간∼마법처럼∼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뮤지컬 넘버(노래)가 있다. 배우 조승우가 불러 유명해진 넘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이다. KBS ‘불후의 명곡’, MBC ‘일밤―복면가왕’ 같은 가요 경연 프로그램의 단골 곡목이자 뮤지컬 오디션에서 남자 배우들이 많이 부르는 애창곡이다. 귀에 ‘착 감기는’ 이 곡은 미국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57)의 손에서 탄생했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무려 11개에 달한다.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 ‘카르멘’ ‘스칼렛 핌퍼넬’ ‘천국의 눈물’ ‘보니 앤 클라이드’ ‘데스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방한한 그는 현재 김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드라큘라’와 제작비 250억 원이 들어간 ‘마타하리’ 초연을 앞두고 서울에서 분초를 다투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2004년 ‘지킬 앤 하이드’로 한국 관객과 첫 인연을 맺은 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한국은 내게 ‘연애 상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실제 매년 언론에서 쏟아내는 올해의 뮤지컬 기대작에는 늘 그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2013년에는 1년간 그의 작품이 5개나 연달아 공연되기도 했다. 그의 노래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많은 배우들에 의해 불리고 있다. 하지만 그가 특별하게 여기는 뮤지컬 배우는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에 출연한 김준수다. “준수는 특별한 아티스트예요. 무모할 정도로 대담하면서도 섹시한 목소리를 가졌죠. 기회가 된다면 꼭 뉴욕에서 준수와 함께 앨범을 작업하고 싶어요.” 그는 김준수와 영어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면서 “준수에게 영어 실력을 조금 더 늘리라고 자주 ‘압력’을 넣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23일 막이 오른 ‘드라큘라’ 재공연에서 드라큘라 역의 김준수를 위해 세 곡을 추가로 작곡했다. 그는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드라큘라 프로덕션 중 한국 프로덕션에만 ‘라스트 스탠딩 맨(Last Standing Man)’ ‘쉬(She)’ ‘노스페라투 레시트(Nosferatu Recit)’ 3곡이 추가됐다”며 “김준수의 음색에 맞춰 작곡한 곡”이라고 했다. 와일드혼 음악의 특징은 한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대중적인 멜로디다. 그는 그 비결에 대해 “뮤지컬 음악 이전에 팝 음악을 작곡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1980년대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의 ‘웨어 두 브로큰 하츠 고(Where Do Broken Hearts Go)’를 비롯해 내털리 콜, 케니 지의 노래 1000여 곡을 작곡했다. “작곡은 낚시와 같아요. 음악적 영감은 항상 주변에 널려 있죠. 제가 어떤 걸 잡아끌어 올리느냐에 따라 작은 물고기일지 대어일지가 결정됩니다.” 공연은 2월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14만 원. 1588-5212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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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광호, 소극장 창작 뮤지컬 ‘빨래’ 7년만에 출연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한국인 최초로 주요 배역을 맡아 화제가 된 뮤지컬 배우 홍광호(34·사진)가 7년 만에 소극장 창작 뮤지컬 ‘빨래’로 돌아온다, 공연제작사 씨에이치수박과 소속사 PL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홍광호는 3월 10일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1관 무대에 오르는 ‘빨래’에서 외국인 노동자 솔롱고 역을 맡는다. 홍광호는 ‘오페라의 유령’에 세계 최연소 팬텀으로 출연한 것을 비롯해 ‘데스노트’ ‘지킬 앤 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맨 오브 라만차’ ‘스위니 토드’ 등 주로 대극장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굵직한 경력을 쌓았다. 대극장이 아닌 250석 규모의 ‘빨래’로 돌아온 것에 대해 홍광호는 “무대 위에서나 객석에서나 지난 10여 년간 큰 위로를 얻어갔던 작품”이라며 “이방인으로서 해외에서 오랜 기간 머물며 솔롱고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기에 진정성 있는 솔롱고를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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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랭크 와일드혼 “한국은 내게 ‘연애상대’ 같은 존재”

    ‘지금 이 순간~마법처럼~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뮤지컬 넘버(노래)가 있다. 배우 조승우가 불러 유명해진 넘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이다. KBS ‘불후의 명곡’, MBC ‘일밤-복면가왕’ 같은 가요 경연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이자 뮤지컬 오디션에서 남자 배우들이 많이 부르는 애창곡이다. 귀에 ‘착 감기는’ 이 곡은 미국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57)의 손에서 탄생했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무려 11개에 달한다.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 ‘카르멘’ ‘스칼렛 핌퍼넬’ ‘천국의 눈물’ ‘보니앤클라이드’ ‘데스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방한한 그는 현재 김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드라큘라’와 제작비 250억 원이 들어간 ‘마타하리’ 초연을 앞두고 서울에서 분초를 다투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2004년 ‘지킬앤하이드’로 한국 관객과 첫 인연을 맺은 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한국은 내게 ‘연애상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실제 매년 언론에서 쏟아내는 올해의 뮤지컬 기대작에는 늘 그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2013년에는 1년간 그의 작품이 5개나 연달아 공연되기도 했다. 그의 노래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많은 배우들에 의해 불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특별하게 여기는 뮤지컬 배우는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에 출연한 김준수다. “준수는 특별한 아티스트에요. 무모할 정도로 대담하면서도 섹시한 목소리를 가졌죠. 기회가 된다면 꼭 뉴욕에서 준수와 함께 앨범을 작업하고 싶어요.” 그는 김준수와 영어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준수에게 영어 실력을 조금 더 늘리라고 자주 ‘압력’을 넣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23일 막이 오른 ‘드라큘라’ 재공연에서 드라큘라 역의 김준수를 위해 세곡을 추가로 작곡했다. 그는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드라큘라 프로덕션 중 한국 프로덕션에만 ‘라스트 스탠딩 맨’(Last standing Man) ‘쉬’(She) ‘노스페라투 레시트’(Nosferatu Recit) 3곡이 추가됐다”며 “김준수의 음색에 맞춰 작곡한 곡”이라고 했다. 공연은 2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14만 원, 1588-5212 와일드혼 음악의 특징은 한 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대중적인 멜로디다. 그는 그 비결에 대해 “뮤지컬 음악 이전에 팝음악을 작곡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1980년대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의 ‘웨어 두 브론큰 허츠 고(Where do broken hearts go)’를 비롯해 나탈리 콜, 케니 지의 노래 1000여 곡을 작곡했다. “작곡은 낚시와 같아요. 음악적 영감은 항상 주변에 널려있죠. 제가 어떤 걸 잡아끌어 올리느냐에 따라 작은 물고기일지 대어일지가 결정됩니다.”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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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로 옛 ‘양아치’들이 한데 뭉쳤으니 사고 한번 쳐볼까”

    “여기 모인 배우들? 한마디로 ‘돌아온 대학로 양아치’들이지.”(이윤택 연출) “이윤택 감독요? 반은 미친 사람이지. 연습 시작하면 자기 자랑만 한 시간이야.”(배우 김지숙) 연극계에서 만만찮은 배우와 연출가가 한데 뭉쳤다. 자기 소신이 확실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4)과 김지숙(60) 이용녀(60) 기주봉(61) 등 중견 연극인 창작집단 소속 배우들이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2관에서 연극 ‘바냐 아저씨’를 올린다. 1897년에 출간된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는 사랑의 아픔과 권력의 무상함을 묘사한 고전. 연극계에선 이번 조합을 두고 ‘조만간 사고 한번 날 것’이라고 수군거린다. 중견 배우와 베테랑 감독이 빚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13일 연습을 끝내고 만난 이윤택 감독과 배우들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과 동지애가 동시에 느껴졌다. 이 감독은 “12일 고 백성희 선생 노제 때 만난 연극인들이 ‘고집 센 중년 배우들 감당이 됩니까’라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김지숙은 세상에서 지가 젤 잘난 배우인줄 알아서 연출가 말을 죽어라고 안 듣는다’, ‘곽동철은 막판에 늘 뒤집는 배우다’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진짜 선수들끼리 작업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말이다. 다들 프로라 방향성과 논리만 정확하면 작품을 위해 한 방향으로 걸어갈 사람들이다.” 엘레나 역의 김지숙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이 감독이 고집이 세 감당이 안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면서도 “우려와 달리 이 감독은 배우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정답을 가진 연출가”라며 치켜세웠다. 이봉규는 “예전보다 부드러워진 이 감독이 좋다”며 웃었다. 중년 배우들은 “(그동안) 많이 외로웠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숙은 9년 만에, 아스트로프 역의 곽동철은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이봉규 이용녀 이재희 기주봉도 “20, 30대 배우들이 주류인 연극계에 중년 배우가 설 자리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바이니쯔까야 역의 이용녀는 “작품에서 할머니, 중년 어머니 역도 젊은 배우가 해버리니 정작 중년 배우가 설자리는 없다”며 “이번 연극에서 대사는 고작 5개지만 또래 배우와 함께 작업하는 것 자체가 신난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 감독이 또 ‘돌직구’를 날렸다. “중년 배우들이 외로워진 이유는 간단해. 젊은 연출가들이 중년 배우들 컨트롤이 안 되니까 안 부르는 거야. 배우들이 구력이 있으니 ‘너 왜 연출을 그렇게 하니’라며 대들거든. 하하.”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중년 배우들과 ‘바냐 아저씨’를 함께 하게 된 것을 두고 “한국 연극이 내게 준 보답”이라고 말했다. “한때 마약 복용으로 9시 뉴스에도 나왔던 기주봉 배우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바냐’를 연기할 겁니다. 김지숙은 연기 패턴이 상당히 절제돼 있고 모던한 연기를 선보이죠. 곽동철은 진지하고 학구적인 연기를 보이죠. 제대로 된 연기가 뭔지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겁니다.” 원로 배우 이순재(81)도 자리에 합류했다. 그는 “드디어 제대로 된 연출가와 배우들이 만드는 ‘바냐 아저씨’를 볼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이에 이 감독은 “제대로 된 시골 생활극을 만들어볼 생각”이라며 “연극판 ‘전원일기’가 나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7일부터 2월 6일까지 대학로아트원시어터 2관. 3만∼5만 원. 02-765-952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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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통해 행복한 사회 꿈꿉니다”

    “다른 극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락한 환경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국립극단이 대상을 타게 돼 조금은 송구스럽습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폐막 3일을 앞두고 공연 도중 자기 몫을 마친 뒤 세상을 떠난 임홍식 배우에게 감사와 사랑, 존경을 보냅니다.” 25일 서울 종로구 동숭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52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연극 ‘조씨고아…’로 대상을 수상한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배우 남명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조씨고아…’ 팀이 대상과 연출상 연기상 시청각디자인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작품은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하는 재앙 속에서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고아’를 살리려는 보통사람들의 복수극을 다뤘다. 연출상을 수상한 고선웅 연출도 임홍식 배우를 추모한 뒤 “지난해는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직을 내려놓고 야생으로 뛰어나와 긴장감을 갖고 연극을 만든 한 해였다”며 “좋은 생각을 갖고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하성광은 “더 좋은 광대가 되라고 주신 상이라고 믿는다”며 “상을 받았으니 앞으로 더 멀리 보도록 노력하겠다”며 울먹였다. 연극 ‘햇빛샤워’의 광자 역으로 연기상을 받은 배우 김정민도 “배우로서 많은 성장을 안겨 준 작품으로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특별상은 40여 년간 공연기획자와 극장 경영자의 길을 걸으며 연극계에 공헌한 구자흥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에게 돌아갔다. 구 대표는 “연극을 통해 선량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는 행복한 사회를 꿈꿔 본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후원으로 2006년 만들어진 유인촌신인연기상의 트로피는 연희단거리패의 ‘백석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에서 백석 역을 맡은 오동식 씨와 연극 ‘비포 애프터’에서 암에 걸린 아버지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실제 경험을 연기한 성수연 씨에게 돌아갔다. 오동식 배우는 “수상 소식을 접한 뒤 스승인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감독이 제게 ‘상을 받았다는 것은 세상이 너를 알아주는 게 아니라 네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조언해 줬다”며 “인생에서 한 번뿐인 신인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방옥 동국대 교수는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문화계 정치 검열 논란 등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에서도 연극계는 4년 만에 동아연극상 대상작을 낳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 전 장관, 안호상 국립극장장,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최치림 동아연극상 운영위원장, 협찬사인 KT 양율모 상무,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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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지연 “제가 복면가왕 ‘캣츠걸’?… 뭐라 말할 수 없어요”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역은 제가 4번이나 거절했던 배역이에요.” 결혼하고 더 잘나가는 뮤지컬 여배우가 있다.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역을 꿰찬 배우 차지연(34) 이야기다. MBC 주말 예능 ‘일밤=복면가왕’이 방송될 때마다 그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른다. 복면가왕 사상 최초로 5연승을 차지한 ‘캣츠걸’의 유력 후보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목소리만 들어도 복면가왕 캣츠걸은 당신 아니냐”라고 물었다. 그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제 심정, 너무 답답해요”라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프로그램 특성상 얼굴이 공개되기 전까지 신분이 밝혀지면 안 되기 때문인 듯했다. 뮤지컬 여배우 중 최고로 꼽히는 그가 지난해 11월 결혼 소식을 깜짝 발표했다. 남편을 배려해 남편 신상을 ‘동종업계 관계자’로만 소개했다. 그의 남편은 네 살 연하 동료 배우 윤은채(30). 현재 그와 함께 뮤지컬 ‘레베카’에서 앙상블 배우로 열연 중이다. “갑자기 결혼발표를 하니까 주변 동료는 물론이고 소속사 식구들까지 ‘임신했느냐’고 묻더라고요. 임신은 무슨…. 지난해 3월 ‘드림걸즈’ 공연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어요.” 뮤지컬 ‘레베카’에는 레베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카리스마 넘치는 레베카의 유모 ‘댄버스’ 부인이 극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초연 때부터 옥주현 신영숙 배우 등이 완벽한 댄버스 연기를 선보여서 부담됐다”고 말했다. 이런 엄살과 달리 그의 댄버스는 카리스마의 제왕이란 평가를 받는다. “사실 서울 공연 이전 지방 공연 때 성대 출혈이 생겼어요. 주치의가 목소리를 잃을 수 있으니 한동안 노래를 절대 부르지 말라 하셨죠.” 의외였다. 지방 공연 당시 성대결절로 갑자기 하차한 가수 김윤아의 공연까지 대신 소화한 사람이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도망가려 했는데, 남편이 절 설득했어요. ‘배우니까, 무대에서 일단 최선을 다해 보자’고요.” 무대 체질인 걸까. 되레 늘어난 공연 횟수를 다 채우고 나자 성대에 찼던 피가 다 빠져나왔다. “의사조차도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는 최근 1년간 작품을 위해 살을 10kg 이상 찌웠다 뺐다를 반복했다. 지난해 초 ‘드림걸즈’ 출연 당시 통통한 캐릭터를 위해 14kg을 찌웠던 그는 ‘댄버스’ 역을 위해 다시 14kg을 감량했다. “독하게 빼는 편이에요. 다이어트 기간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집에서 공연장까지 걸어 이동하고, 필라테스를 매일 2시간씩 해요. 식단은 철저히 닭가슴살, 삶은 양배추, 현미밥, 바나나만 먹고요. 작품을 위해 살을 찌우고 빼는 건 어렵지 않아요.” ‘레베카’는 3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 1577-6478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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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견 연극인과 뭉친 이윤택 감독 ‘바냐 아저씨’…“연극판 ‘전원일기’ 나올 것”

    “여기 모인 배우들? 한마디로 ‘돌아온 대학로 양아치’들이지.”(이윤택 연출) “이윤택 감독이요? 반은 미친 사람이지. 연습 시작하면 자기자랑만 한 시간이야.”(배우 김지숙) 연극계에서 만만찮은 배우와 연출가가 한데 뭉쳤다. 자기 소신이 확실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4)과 김지숙(60) 이용녀(60) 기주봉(61) 등 중견 연극인 창작집단 소속 배우들이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2관에서 연극 ‘바냐 아저씨’를 올린다. 1897년에 출간된 안톤 체홉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는 사랑의 아픔과 권력의 무상함을 묘사한 고전. 연극계에선 이번 조합을 두고 ‘조만간 사고 한번 날 것’이라고 수군거린다. 중견 배우와 베테랑 감독이 빚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13일 연습을 끝내고 만난 이윤택 감독과 배우들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과 동지애가 동시에 느껴졌다. 이 감독은 “12일 고 백성희 선생 노제 때 만난 연극인들이 ‘고집 센 중년 배우들 감당이 됩니까’라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김지숙은 세상에서 지가 젤 잘난 배우인줄 알아서 연출가 말을 죽어라고 안 듣는다’, ‘곽동철은 막판에 늘 뒤집는 배우다’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진짜 선수들끼리 작업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말이다. 다들 프로라 방향성과 논리만 정확하면 작품을 위해 한 방향으로 걸어갈 사람들이다.” 엘레나 역의 김지숙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이 감독이 고집이 세 감당이 안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면서도 “우려와 달리 이 감독은 배우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정답을 가진 연출가”라며 추켜세웠다. 이봉규는 “예전보다 부드러워진 이 감독이 좋다”며 웃었다. 중년 배우들은 “(그동안) 많이 외로웠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숙은 9년 만에, 아스트로프 역의 곽동철은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이봉규 이용녀 이재희 기주봉도 “20~30대 배우들이 주류인 연극계에 중년 배우가 설 자리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바이니쯔까야 역의 이용녀는 “작품에서 할머니, 중년 어머니 역도 젊은 배우가 해버리니 정작 중년 배우가 설자리는 없다”며 “이번 연극에서 대사는 고작 5개지만 또래 배우와 함께 작업하는 것 자체가 신난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 감독이 또 ‘돌직구’를 날렸다. “중년 배우들이 외로워진 이유는 간단해. 젊은 연출가들이 중년 배우들 컨트롤이 안 되니까 안 부르는 거야. 배우들이 구력이 있으니 ‘너 왜 연출을 그렇게 하니’라며 대들거든. 하하.”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중년 배우들과 ‘바냐 아저씨’를 함께 하게 된 것을 두고 “한국 연극이 내게 준 보답”이라고 말했다. “한때 마약복용으로 9시 뉴스에도 나왔던 기주봉 배우는 한 번도 만나본적 없는 ‘바냐’를 연기할겁니다. 김지숙은 연기패턴이 상당히 절제돼 있고 모던한 연기를 선보이죠. 곽동철은 진지하고 학구적인 연기를 보이죠. 제대로 된 연기가 뭔지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겁니다.” 원로 배우 이순재(81)도 자리에 합류했다. 그는 “드디어 제대로 된 연출가와 배우들이 만드는 ‘바냐 아저씨’를 볼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이에 이 감독은 “제대로 된 시골 생활극을 만들어볼 생각”이라며 “연극판 ‘전원일기’가 나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7일부터 2월 6일까지 대학로아트원시어터 2관, 3만~5만 원, 02-765-952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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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캣츠걸’ 후보 차지연, ‘레베카’ 댄버스 역 4번이나 거절한 사연은?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역은 제가 4번이나 거절했던 배역이에요.” 결혼하고 더 잘나가는 뮤지컬 여배우가 있다.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역을 꿰찬 배우 차지연(34) 이야기다. MBC 주말 예능 ‘일밤=복명가왕’이 방송될 때마다 그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른다. 복명가왕 사상 최초로 5연승을 차지한 ‘캣츠걸’의 유력 후보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목소리만 들어도 복명가왕 캣츠걸은 당신 아니냐”라고 물었다. 그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제 심정, 너무 답답해요”라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프로그램 특성상 얼굴이 공개되기 전까지 신분이 밝혀지면 안 되기 때문인 듯 했다. 뮤지컬 여배우 중 최고로 꼽히는 그가 지난해 11월 결혼 소식을 깜짝 발표했다. 남편을 배려해 남편 신상을 ‘동종업계 관계자’로만 소개했다. 그의 남편은 4살 연하 동료 배우 윤은채(30). 현재 그와 함께 뮤지컬 ‘레베카’에서 앙상블 배우로 열연 중이다. “갑자기 결혼발표를 하니까 주변 동료는 물론, 소속사 식구들까지 ‘임신했느냐’고 묻더라고요. 임신은 무슨…. 지난해 3월 ‘드림걸즈’ 공연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어요.” 뮤지컬 ‘레베카’에는 레베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카리스마 넘치는 레베카의 유모 ‘댄버스’ 부인이 극의 흐름을 쥐락펴락 하는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초연때부터 옥주현 신영숙 배우 등이 완벽한 댄버스 연기를 선보여서 부담됐다”고 말했다. 이런 엄살과 달리 그의 댄버스는 카리스마의 제왕이란 평가를 받는다. “사실 서울 공연 이전 지방 공연 때 성대 출혈이 생겼어요. 주치의가 목소리를 잃을 수 있으니 한동안 노래를 절대 부르지 말라하셨죠.” 의외였다. 지방 공연 당시 성대결절로 갑자기 하차한 가수 김윤아의 공연까지 대신 소화한 사람이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도망 가려했는데, 남편이 절 설득했어요. ‘배우니까, 무대에서 최선을 일단 다해보자’고요.” 무대체질인걸까. 되레 늘어난 공연 횟수를 다 채우고 나자 성대에 찼던 피가 다 빠져나왔다. “의사 조차도 의학적으로 설명이 어렵다 하더라고요. 하하.” 그는 최근 1년간 작품을 위해 살을 10㎏이상 찌웠다 뺐다를 반복했다. 지난해 초 ‘드림걸즈’ 출연 당시 통통한 캐릭터를 위해 14㎏를 찌웠던 그는 ‘댄버스’ 역을 위해 다시 14㎏을 감량했다. “독하게 빼는 편이에요. 다이어트 기간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집에서 공연장까지 걸어 이동하고, 필라테스를 매일 2시간씩 해요. 식단은 철저히 닭가슴살, 삶은 양배추, 현미밥, 바나나만 먹고요. 작품을 위해 살을 찌우고 빼는 건 어렵지 않아요.” ‘레베카’는 3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 1577-6478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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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왜 할인의 덫에 걸릴까’… 사례로 보는 행동경제학

    베스트셀러 ‘넛지’ ‘승자의 저주’ 등의 저자로 유명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가 7년 만에 펴낸 저서다. 저자는 똑똑한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이유에 대해 주목한다. 딱딱한 경제이론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점이 흥미롭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함께 공부한 유명 심리학자 마야 바힐렐. 그는 더블침대용 커버를 사고자 매장을 찾았다가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한다. 킹사이즈 커버의 정상가는 300달러, 퀸사이즈 커버는 250달러, 더블사이즈 커버는 200달러였다. 때마침 물건이 세일 중이라 사이즈에 상관없이 모두 150달러에 판매됐다. 마야는 더블침대를 갖고 있지만, 할인 폭에 눈이 멀어 킹사이즈 커버를 사버리고 만다. ‘두뇌 집단’도 때론 눈앞의 이익에 눈멀어 더 큰 손실을 보곤 한다. 1990년대 시카고 지역에서 가장 큰 은행이었던 ‘퍼스트시카고’는 고작 3달러 때문에 수많은 고객을 잃었다. 은행 측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을 권장했지만, 일부 고객들은 새로운 기술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은행 측은 ATM으로 가능한 업무를 처리하고자 은행원을 찾는 고객들에게 3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고객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가혹했다. 고객은 은행을 외면했고, NBC ‘투나잇쇼’의 제이 레노가 방송에서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면 3달러를 내야 한다”며 비판했다. 한 경쟁 은행은 지역 고속도로 지점에 ‘은행원 무료’라고 적힌 간판을 내걸며 반사 홍보에 나섰다. 저자는 이러한 ‘똑똑한 사람들의 어리석은 선택’의 이유를 이성과 비이성이 뒤얽힌 인간의 특성에 주목한 ‘행동경제학’에서 찾는다. 일반 경제학 이론이 사람들을 이성적이고 감정과는 거리가 먼 존재라 가정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쉽고 재미난 사례를 통해 행동경제학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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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됨에 존중없는 세태… 그래서 더 내 길을 가야죠”

    “40년간 난 무엇을 위해 연기를 한 걸까? 앞으로 얼마나 무대에 더 설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생길 때마다 자괴감에 시달려요. 하지만 40년간 배우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 것, 그 사실만큼은 늘 감사하죠.” 배우 윤석화(60)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연극 ‘마스터 클래스’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은퇴 후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펼친 실기 강의를 다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소프라노의 치열하고 위대한 삶, 화려함 뒤에 숨은 눈물 등을 그렸다. 1998년 국내 초연 무대에서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았던 윤석화는 18년 만에 같은 배역을 맡았다. 21일 서울 대학로 정미소극장에서 만난 그는 “우리 사회가 경험과 연륜을 존중하기보다는 젊고 신선한 것, 빠른 유행을 좇다 보니 중년 여배우로서 서글프기도 하다”며 “이 작품은 18년 전 은퇴를 결심할 정도로 힘들었던 나를 연기자로 다시 활동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주연을 맡은 윤석화는 1997년 명성황후 뉴욕 공연 캐스팅 과정에서 탈락하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세계연극제 공식 초청작인 ‘리어왕’ 연습 도중 돌연 홍콩으로 출국해 구설수에 올랐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그를 다시 무대에 세운 이가 당시 여인극장 강유정 대표였다. 강 대표는 윤석화에게 마리아 칼라스 역을 제안했고, 윤석화는 노개런티 출연과 열연으로 화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윤석화는 그해 이 작품으로 최연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가 됐다. 이 공연은 40주년 기념작답게 화려한 진용을 자랑한다. 연극계의 대부로 불리는 임영웅 산울림극장 대표가 연출을, 구자범 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SBS 드라마 ‘용팔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배혜선과 초연 멤버인 소프라노 이유라 등이 함께 출연한다. 임 연출가는 “40년 전쯤 처음 만난 윤석화는 매우 당돌하고 겁 없이 덤비는 배우였다”며 “실제로 같이 작업해 보니 작품을 깊이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당돌해도 괜찮은 몇 안 되는 배우”라고 했다. 윤석화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큰 응원이 필요해 임 선생님께 연출을 부탁드렸다”며 “늘 연극의 방향성을 일깨워 주시는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3월 10∼20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3만∼10만 원. 02-3672-300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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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화, 데뷔 40주년 기념공연…“은퇴 결심할 정도로 힘든 작품도”

    “40년간 난 무엇을 위해 연기를 한 걸까? 앞으로 얼마나 무대에 더 설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생길 때마다 자괴감에 시달려요. 하지만 40년간 배우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 것, 그 사실 만큼은 늘 감사하죠.” 배우 윤석화(60·사진)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연극 ‘마스터 클래스’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은퇴 후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펼친 실기 강의를 다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소프라노의 치열하고 위대한 삶, 화려함 뒤에 숨은 눈물 등을 그렸다. 1998년 국내 초연 무대에서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았던 윤석화는 18년 만에 같은 배역을 맡았다. 21일 서울 대학로 정미소 극장에서 만난 그는 “우리 사회가 경험과 연륜을 존중하기 보다는 젊고 신선한 것, 빠른 유행을 쫓다보니 중년 여배우로서 서글프기도 하다”며 “이 작품은 18년 전 은퇴를 결심할 정도로 힘들었던 나를 연기자로 다시 활동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주연을 맡은 윤석화는 1997년 명성황후 뉴욕 공연 캐스팅 과정에서 탈락하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세계연극제 공식 초청작인 ‘리어왕’ 연습 도중 돌연 홍콩으로 출국해 구설수에 올랐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그를 다시 무대에 세운 이가 당시 여인극장 강유정 대표였다. 강 대표는 윤석화에게 마리아 칼라스 역을 제안했고, 윤석화는 노개런티 출연과 열연으로 화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윤석화는 그해 이 작품으로 최연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가 됐다. 이 공연은 40주년 기념작답게 화려한 스태프를 자랑한다. 연극계의 대부로 불리는 임영웅 산울림 극장 대표가 연출을, 구자범 전 경기필하모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SBS 드라마 ‘용팔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배혜선과 초연 멤버인 소프라노 이유라 등이 함께 출연한다. 임영웅 연출가는 “40년 전쯤 처음 만난 윤석화는 매우 당돌하고 겁 없이 덤비는 배우였다”며 “실제로 같이 작업해 보니 작품을 깊이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당돌해도 괜찮은 몇 안 되는 배우”라고 했다. 윤석화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큰 응원이 필요해 임 선생님께 연출을 부탁드렸다”며 “늘 연극의 방향성을 일깨워주시는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울먹였다. 3월 10~20일 LG아트센터. 3만~10만 원, 02-3672-300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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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어있던 공간이 새롭게 태어났어요”

    “유방암 수술 이후 집에만 있다 보니 몸이 처지고 우울했는데, 지난해 생활문화센터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삶의 활기를 찾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가을부터 부산 사하구 다대동 두송생활문화센터에서 도예반 바느질반 발레반 등을 수강한 주부 김연식 씨(49). 그는 “바느질 수업 때 만든 양말 인형은 조카가 매일 안고 자고, 도예반에서 만든 그릇은 매일 식탁에 오른다”며 “생활문화센터를 통해 취미를 갖게 됐고, 지역 주민들을 만나 교류하면서 수술 뒤 찾아온 우울함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매일 오가는 센터는 수년 전만 해도 동네 주민이 즐겨 찾던 작은 목욕탕이었다. 문을 닫은 뒤 3년 정도 방치됐던 목욕탕은 리모델링을 거쳐 영화 상영, 공연이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폐목욕탕, 폐교, 낡은 모텔 등이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문화센터로 탈바꿈되고 있다. 생활문화센터란 기존 문화시설을 활용하거나 버려진 공간을 이용해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거점 플랫폼으로 조성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2014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센터는 1월 현재 전국에서 70곳이 운영 중이며,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까지 1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6년 된 폐교를 리모델링해 귀농 청년과 주민이 운영하는 경남 거창군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 노후한 모텔을 개조한 경기 양주시 777생활문화센터 등이 모범 사례로 꼽힌다. 김훈규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 사무국장은 “문화생활을 누릴 엄두를 못 냈던 어르신들이 센터를 통해 영화 감상과 합창단 활동 등을 즐기고, 어린아이들은 택견 강습 등을 무료로 받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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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출-무대-연기’ 3박자 딱 어우러진 수작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국립극단이 올해 첫 신작으로 선택한 ‘겨울이야기’는 수작, 그 자체였다. 작품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왕국의 레온테스 왕이 이웃 나라 보헤미아 왕국의 폴리세네스 왕과 자신의 아내 헤르미오네 사이를 의심하고 끊임없이 질투하며 생기는 일화를 그렸다. 레온테스는 질투와 의심에 눈이 멀어 자신의 딸(페르디타)을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아내를 죽이라 명령하고, 갓 태어난 딸마저 영토 바깥으로 버린다. 16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레온테스는 죽은 줄만 알았던 왕비와 딸을 극적으로 재회하며 극적 반전을 이룬다. 작품은 시간을 압축하고 이야기를 정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연출자의 연출력, 작품을 빛나게 하는 무대, 역할에 100% 몰입된 배우들의 연기력 3박자가 고루 맞아 상당한 내공을 자랑한다. 헝가리의 국민연출가라 불리는 알푈디 로베르트(Alf¨oldi R´obert)는 방대한 이야기를 러닝타임 2시간 안에 짜임새 있게 그려낸다. 1막과 2막 사이 16년간의 시간 공백은 2막 초반부 ‘시간’이라는 해설자 역할의 요정을 등장시켜 설명을 통해 쉽게 정리한다. 보헤미안 왕자와 사랑에 빠져 신분 격차로 결혼 반대의 벽에 부딪혔던 페르디타가 양아버지의 도움으로 공주 신분을 되찾는 과정도 시칠리아 왕국 귀족 3명의 대화를 통해 3분 이내로 정리한다. 연출가의 연출력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는 무대도 큰 역할을 한다. 무대 중앙에 원 턴테이블을 다양하게 이용하고, 여러 개의 문을 이어 하나의 벽을 만든 금색 무대 배경은 배우들이 무대와 무대 뒤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공간이자 왕궁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려낸다. 백미는 2막 극 후반부, 죽은 줄만 알았던 헤르미오네가 들어가 있는 수족관이다. 레온테스는 실제 망치를 이용해 1t의 물이 들어 있는 유리 수조를 깨부수며 아내를 구해내는데, 실제 공연마다 12mm 두께의 대형 유리를 깨뜨린다. 화룡점정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헤르미오네 역의 배우 우정원의 신들린 연기가 인상적이다. 남편의 질투로 인해 불륜녀란 오해를 받고 재판에 선 그가 오열하는 모습은 관객의 마음까지 울컥하게 만든다. 갓 낳은 딸이 버려졌다는 소식에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는데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5만 원, 1644-200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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