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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규모 국내 4위인 LG그룹이 구본무 회장 별세 5년 만에 자녀 간 상속 분쟁에 휘말렸다. 단순 상속 분쟁이 아닌 ㈜LG 지분을 둘러싼 남매 간 경영권 분쟁으로 점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룹 전체가 파장에 휩싸였다. 10일 LG그룹 등에 따르면 구광모 ㈜LG 대표(사진)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최근 구 대표를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은 2월 말∼3월 초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접수됐다. 상속회복청구권이란 상속권이 없으면서도 사실상 상속의 효과를 보유한 사람(참칭상속인)에 대해 진정한 상속인이 상속의 효과를 회복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구 대표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었으나 LG가(家) 전통인 장자승계 원칙을 이어가기 위해 2004년 큰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했다. 김 여사는 구본무 회장의 배우자이며 구연경 대표는 구 회장의 장녀, 구연수 씨는 차녀다. 구연경 대표는 블루런벤처스의 최고경영진인 윤관 씨를 남편으로 두고 있다.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다. 소송 제기 소식이 알려진 10일 LG그룹이 낸 입장문에 따르면 구 회장이 남긴 유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 원 규모였다. 이 중 구광모 대표는 ㈜LG 지분 8.76%(약 1조4200억 원)를 상속하고, 구연경 대표는 ㈜LG 지분 2.01%(약 3300억 원)와 기타 개인 자산, 구연수 씨는 지분 0.51%(약 830억 원)와 기타 개인 자산, 김 여사는 개인 자산 일부를 상속하는 것으로 2018년 11월 합의 완료됐다. 김 여사와 두 여동생이 가져간 부분은 총 5000억 원 규모다. 이날 LG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구 회장 별세 이후 5개월간 상속 비율에 대해 가족 간 수차례 협의가 이뤄진 것”이라며 “합의에 따라 4년 전 상속이 적법하게 완료됐으며 제척기간 3년도 이미 지났다”고 밝혔다. 다만 법조계에선 상속이 완료된 지 4년이 넘었더라도 합의 당시 인지하지 못했던 상속권 침해 사유가 있었다면 원칙적으로 소 제기는 가능하다고 본다. LG그룹은 “재산 분할을 요구하며 LG의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LG는 창업 이후 LG가의 일관된 원칙과 전통을 바탕으로 집안 어른들의 양해와 이해 속에서 경영권을 승계해 왔고, 75년 동안 경영권은 물론이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음은 모두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와 구연경 대표, 구연수 씨 측은 상속과 관련된 구 회장의 유언이 없었으므로 법정 상속비율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조영욱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본 소의 제기는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오히려 가족의 화합을 위해 상속 과정에서 있었던 절차상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LG전자가 주도하던 올레드 TV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기존 삼성전자의 주력 프리미엄 TV 제품군인 ‘네오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TV’ 시리즈도 확대하며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와 올레드 등 2023년형 TV 신제품 시리즈를 9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LG전자와 함께 올레드 TV를 출시했다가 제품 수율 및 수익성 등을 고려해 철수했다. 그 대신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를 기반으로 기술력 향상에 집중해 QLED 제품을 개발했다. 올레드가 유기화합물을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 소자를 기반으로 하는 반면 QLED는 기존 LCD 방식에 퀀텀닷 기술을 활용해 표현 능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올레드는 소자를 끄면 완벽한 검은색이 구현되지만 비싼 가격과 잔상 및 눈부심 현상이 단점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기술력이 향상되고 프리미엄 TV 시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올레드 TV 수요는 증가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이어 올해 국내에서도 올레드 TV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재도전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레드 TV는 자체 개발 프로세서인 ‘뉴럴 AI 퀀텀 프로세서 4K’를 탑재해 높은 수준의 밝기와 색상을 구현했다. 저해상도 영상도 4K급으로 재구성한다. 그간 OLED 패널의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밝기 성능도 대폭 개선했으며 눈부심 방지 기술을 적용해 빛 반사를 줄였다. 올레드 TV는 77, 65, 55형 등 3가지 사이즈로 출시됐다. 출고가는 △77형 799만 원 △65형 529만 원 △55형 309만 원이다. 기존 프리미엄 TV 시장 주력인 네오 QLED도 ‘네오 퀀텀 프로세서 8K’를 탑재해 화질 개선 기능이 강화됐다. TV 시청 시 시선이 집중되는 부분을 감지해 사물이나 인물, 특정 영역을 분석하고 명암비를 강화해 3차원 깊이감을 더한다. 네오 QLED는 3개 시리즈가 85, 75, 65, 55, 50, 43형 등 6가지 사이즈로 출시됐다. 출고가는 ‘QNC95’ 모델 기준 △85형 949만 원 △75형 809만 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TV 신제품 사전 예약판매에서 네오 QLED와 올레드가 차지한 비중이 각각 80%, 20%였다고 밝혔다. 전체 예약판매는 1200여 대로 지난해 예약판매 실적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뚜렷한 대형 TV 선호 현상이 반영돼 75형 이상 초대형 제품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올해 새로 출시하는 올레드 중에서도 77형이 6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올레드를 포함한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레드 TV가 처음 등장했던 2013년 올레드 TV 출하량은 연 4000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엔 650만 대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 TV 비중이 49.8%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네오 QLED 8K 2023년형으로 새로운 시청 경험을 선사하는 한편 삼성 TV의 기술력이 완성한 올레드도 처음 선보이면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이 8일 각 관계사별로 채용 공고를 내고 올해 상반기(1∼6월) 신입사원 공개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채용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80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판매 등 19개사다. 취업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은 8일부터 15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상반기 공채는 △직무적합성평가(3월) △삼성직무적성검사(4월) △면접 전형(5월) △채용 건강검진(6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온라인으로 치러지며, 소프트웨어(SW) 개발 직군 지원자들은 직무적성검사 대신 주어진 문제를 직접 코딩하는 ‘SW 역량 테스트’를 거쳐 선발한다. 디자인 직군 지원자들은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제출해 디자인 역량을 평가받는다. 이날 SK이노베이션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신입사원 채용은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계열 내 6개 사업 자회사에서 직무별로 각각 진행한다. 채용 직무는 경영지원, 비즈니스, 엔지니어, 연구개발(R&D) 등이며 전체 채용 인원은 세 자릿수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의 R&D를 담당하는 환경과학기술원은 석·박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이와 함께 R&D 분야 우수 인재의 선제적 확보를 위해 산학 장학생도 함께 선발할 계획이다. 지원 서류는 26일까지 SK이노베이션 채용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출하면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서류 접수 이후 약 두 달간 서류심사, 필기 및 면접을 통해 6월 중순경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필기 전형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면접 전형부터는 각 사업 자회사 및 직무별 특성에 맞게 운영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1400여 개 회원사를 보유한 일본 최대 경제단체 경단련(經團聯)이 한일 청년 세대를 위한 ‘미래청년기금’(가칭) 조성 절차에 착수했다. 미래기금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의 일환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경단련이 공동 조성한다. 경단련은 일본 정부의 의중을 바탕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기금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주로 예상되는 한일 정상회담 때 윤곽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경단련 회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경제 교류 강화에 긍정적으로 임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기금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 “시간을 끌 생각이 없다”며 속도전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일본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와 경단련이 이미 상당 부분을 물밑에서 조율했다”고 언급했다. 경단련은 조만간 회원사를 대상으로 기금 참여를 공식 요청할 방침이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은 배상 참여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으나 회원사 자격으로 미래기금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의류 및 식음료 업체, 한국 반도체 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소재부품 회사, 한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소재 기업, 주요 대형 은행 등도 기금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기업의 모임 ‘서울저팬클럽(SJC)’에 소속된 기업 중 대기업 중심으로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참여 가능성이 높은) ‘유력 기업들’이 있지만 아직 리스트가 확정된 건 아닌 상황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이날 “‘모든 방안을 제로(0) 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방향성 외에 추가된 방침은 없다”고 밝혔다. 기금 조성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여론 향방이 불분명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 회사와 금액 산정 기준, 포스코처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조성하는 피해자 배상 재원에 이미 참여하기로 한 기업들의 제외 여부 등 세부 내용을 정하는 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SK그룹 소재기술 전문회사 SK㈜ 머티리얼즈는 6일 열린 SK㈜ 이사회에서 미국의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업인 ‘8리버스’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3억 달러(약 3896억 원)를 투자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고 7일 밝혔다. SK㈜ 머티리얼즈는 앞서 지난해 3월 8리버스에 1억 달러를 투자해 12%의 지분을 확보했다. 올해 7월까지 총 3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SK㈜ 머티리얼즈는 8리버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 해당 회사가 보유한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클린 에너지 사업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7∼12월)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실적이 추락했음에도 연간 연구개발(R&D)비와 시설투자액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원 수도 7% 늘렸다.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총 24조9292억 원을 투자했다. 전년의 22조5965억 원 대비 10.3%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21년 8.1%에서 지난해 8.2%로 0.1%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3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0% 줄어든 가운데 R&D 투자는 오히려 늘린 것이다. 지난해 시설 투자액도 53조1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DS)부문에 47조8700억 원이 투입됐다. 대부분 금액은 첨단공정 증설·전환과 인프라 투자에 들어갔다.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 최첨단 설비에 집중 투자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 및 미래 수요 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 수는 12만1404명으로 전년 대비 7919명(7.0%) 늘었다.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달 중 올 상반기(1∼6월) 공채 전형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산업계를 강타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소비 침체도 사업보고서에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주요 원재료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비용이 77% 올랐고 카메라 모듈 비용도 13% 올랐다고 적시했다. 생활가전(CE)사업부와 IT·모바일(IM)사업부의 생산설비 가동률 역시 전년 대비 각각 81.4%에서 75.0%로, 81.5%에서 69.0%로 급락했다. 이날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삼성SDI도 지난해 R&D와 설비투자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R&D 총액은 1조763억5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2.6% 늘었다. 삼성SDI의 R&D 비용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처음이다. 설비투자도 생산량 확대를 위해 전년(2조1802억 원)보다 20.6% 늘어난 2조6288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경북 구미전자공업고를 방문해 미래 기술 인재인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날 구미전자공업고에서 진행된 전자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 설계 수업을 참관했다. 이어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관심 산업 분야와 기술 인재로서의 꿈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현장 혁신을 책임질 기술 인재들을 항상 응원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구미전자공업고는 전문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교로 전자과와 메카트로닉스과 등 2개 학과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중공업 등 주요 삼성 관계사에는 구미전자공업고 출신 임직원 2000여 명이 현장의 숙련 기술 인재로 일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기술 인재 육성을 통한 제조 경쟁력 강화에 힘써 왔다. 삼성전자는 2006년 12월 고용노동부와 ‘기능 장려 협약’을 체결하고 2007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훈련을 후원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막식에도 참석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수상자에게 직접 메달을 수여했다. 당시 이 회장은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며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날 이 회장은 구미의 삼성전자 ‘스마트시티’를 찾아 갤럭시S23 제조 현장을 점검하고 생산현장 임직원과 간담회를 가졌다. 구미 스마트시티는 갤럭시 스마트폰 생산은 물론이고 제조기술을 개발해 해외 생산법인에 전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사진)의 대중 보급에 한 발짝 다가갔다. 릴루미노는 ‘빛을 다시 돌려주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삼성전자는 최근 릴루미노의 상용화 이전 사용 적합성 검증을 목적으로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과 송승환 배우 겸 감독에게 글라스 타입의 웨어러블 기기 30여 대를 무상 시범 보급했다고 6일 밝혔다.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의 약 90%를 차지하는 저시력 장애인의 잔존시력을 활용해 사물 인식률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다. 스마트폰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인 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앱)과 안경 타입의 웨어러블 기기인 글라스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글라스를 착용한 뒤 USB 케이블로 유선 연결해 사용한다. 릴루미노 글라스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생활 속 이미지는 스마트폰의 릴루미노 앱에서 윤곽선 강조, 확대·축소, 색 반전·대비 등 영상 처리를 통해 저시력 장애인도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변환된다. 사용자는 이를 글라스에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릴루미노 앱에는 저시력 장애인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고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촉각을 활용한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서울병원과 릴루미노 임상시험을 통해 사용자 안전성을 검증했다. 별도의 시각장애인 사용자 평가를 통해 기존 상용 제품 대비 성능과 사용성이 뛰어나고 피로도도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송 감독은 “어렴풋이 형체만 보이던 사람과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연기를 하면서 상대 배우를 잘 알아보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는데 릴루미노를 통해 상대의 얼굴과 표정을 느낄 수 있어 연기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릴루미노는 앞서 2016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과제로 채택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2017년에는 삼성전자 ‘기어VR’을 활용한 릴루미노 앱을 개발했고, 이후 실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2018년 처음 안경 형태의 콘셉트 기기를 개발했다. 이후 수년간의 개선을 통해 편의성을 높여왔고 현재도 삼성리서치에서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요시다 겐이치로 일본 소니 회장이 방한해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요시다 회장은 이날 경 사장과 평택캠퍼스에서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와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향후 자율주행차량 반도체 등 미래 시장에선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니는 지난해 9월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손잡고 ‘소니혼다모빌리티’라는 자율주행차 합작회사를 만들며 관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이미지센서를 선보이며 자동차 반도체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에는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 사장은 일본 도쿄의 소니 본사를 방문한 뒤 개인 인스타그램에 “소니에서 자율주행차를 혼다와 함께 만들고 있다. 변화다”라고 적었다. 이에 따라 이번 요시다 회장의 방문은 삼성전자의 고성능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등에 대한 사업 협력이 주된 목적이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날 일정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일 양국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으면서 양국의 경제·안보 협력도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양국은 전임 정부 시절 관계 경색의 단초가 됐던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관련 분쟁을 중단하고 반도체 등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정책관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부는 수출규제에 관한 한일 간 현안 사항에 대해 양측이 2019년 7월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관련한 양자 협의를 신속히 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9년 7월 이전은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 대상국) 배제 조치가 이뤄지기 전을 뜻한다. 정부는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일본에 대한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수출, 특히 반도체 관련 공급망 부분이 어려웠는데, 2019년 7월 이전으로 원상 복귀하겠다는 것에 양국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도 산업부와 같은 시간에 브리핑을 열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해제 및 수출관리 우대 화이트리스트 국가 복귀를 위한 국장급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일 정부는 조만간 수출규제 해제와 관련한 정책 대화를 열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6단체는 “한일 관계 악화로 피해를 본 양국의 경제 교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등 피고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리자 2019년 7월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 규제와 ‘수출 우대국’ 제외 보복 조치에 나섰다. 정부가 이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서며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다. 양국 간 안보협력 정상화 논의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경보, 정보 공유는 지난달부터 양국 군 당국 간 실무협의 등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존 한미, 미일 간 양자 차원에서 이뤄진 정보공유 체계를 3자 체계로 확대하는 문제라 기술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2019년 종료 파동 이후 현재 조건부 종료 유예 상태인 지소미아의 ‘조건부’ 딱지를 떼는 등 법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업 구성원 중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60년간 지속돼 온 근로시간 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효율성과 자기 결정권에 중점을 둔 MZ세대가 기업의 구조 개혁을 이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노노(勞勞) 갈등’이 표면화하는 등의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근로시간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 30대 근로자의 절반 이상(55.3%)이 ‘필요 시 주 3, 4일간 몰아서 일하고 주중 1, 2일 추가 휴무’하는 방식을 근로시간 선호 유형으로 꼽았다. 기존 산업계의 전통적인 근로 방식인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44.7%) 응답 비중을 넘어선 것이다.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 30대 임금근로자 7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전경련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온 ‘주 단위’의 근로시간 규제는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 현장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는 또 ‘현행 근로시간 제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57.0%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규제로 막혀 있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에 따라 필요 시 연장근로 가능’이라는 응답이 48.4%, ‘소득 향상을 위해 연장근로를 적극적으로 희망’한다는 답변이 11.7%였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확보를 위해 연장근로를 엄격 규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39.9%로 조사됐다. 기존의 ‘노동자 휴식권 보장’과는 달리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더 쉬게 해 달라”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MZ세대의 이런 목소리는 기업 현장의 근무제도 개편으로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사업장과 근무 형태에 따라 근로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근로시간제 개편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업계 현장 근로직의 4조 2교대 전환이나 개발·사무직군의 주 4일제 근무다. 4조 2교대는 4조 3교대 체제 대비 하루 근무 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지만, 그만큼 휴무일이 늘어나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9일 창사 61년 만에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로 근무제를 바꿨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포스코,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등도 전환을 완료했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근무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하루 근무 시간이 늘어나는 데 대한 체력 부담과 안전성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공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 2교대 도입 관련 설문조사를 했는데 반대 의견이 절반 가까이 나오면서 결국 논의를 중단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50대 이상 고연차 현장직들 사이에선 장시간 근로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연차별로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4조 2교대 전환 후 안전사고가 크게 늘었다는 이유로 코레일에 4조 3교대 회귀 명령을 내렸다. 근무제 전환으로 인한 효율성 확보는 사업의 성격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유나 철강 등 모니터링 업무 비중이 높은 장치 산업과 달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조립 생산라인 위주의 업종에서는 4조 2교대 근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 정보기술(IT) 업계 개발·사무직을 중심으로 주 4일제나 4.5일제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상경영 등으로 주 4일제 전환을 철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근로 형태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업종별로 기술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근무제 전환이 전 산업으로 일제히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회장이 3일(현지 시간) 대통령 특별사절(특사) 자격으로 포르투갈 리스본 총리공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면담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는 한-포르투갈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과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교섭 등이 논의됐다. 이번 면담에 한국 측은 최 회장과 조영무 주포르투갈 대사,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홍성화 유치사절단 위원이 참석했다. 포르투갈 측은 코스타 총리와 안토니우 조제 다 코스타 실바 경제해양부 장관, 엘비라 포르투나투 과학기술교육부 장관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포르투갈 간 협력 증진과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친서를 코스타 총리에게 전달했다. 최 회장은 “포르투갈은 신재생에너지가 전력생산량의 54%를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 선도국인 만큼 에너지전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기대된다”며 “향후 한-포르투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민간 차원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서 2일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을 찾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를 예방하고 윤 대통령 친서를 전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 총리 궁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도 면담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업 구성원 중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60년간 지속돼 온 근로시간 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효율성과 자기 결정권에 중점을 둔 MZ세대가 기업의 구조 개혁을 이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노노(勞勞) 갈등’이 표면화하는 등의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근로시간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 30대 근로자의 절반 이상(55.3%)이 ‘필요 시 주 3, 4일간 몰아서 일하고 주중 1, 2일 추가 휴무’하는 방식을 근로시간 선호 유형으로 꼽았다. 기존 산업계의 전통적인 근로 방식인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44.7%) 응답 비중을 넘어선 것이다.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 30대 임금근로자 7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전경련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온 ‘주 단위’의 근로시간 규제는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현장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는 또 ‘현행 근로시간제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57.0%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규제로 막혀 있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에 따라 필요시 연장근로 가능’이라는 응답이 48.4%, ‘소득 향상을 위해 연장근로를 적극적으로 희망’한다는 답변이 11.7%였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확보를 위해 연장근로를 엄격 규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39.9%로 조사됐다. 기존의 ‘노동자 휴식권 보장’과는 달리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더 쉬게 해 달라”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MZ세대의 이런 목소리는 기업 현장의 근무제도 개편으로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사업장과 근무 형태에 따라 근로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근로시간제 개편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업계 현장 근로직의 4조 2교대 전환이나 개발·사무직군의 주 4일제 근무다. 4조 2교대는 4조 3교대 체제 대비 하루 근무 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지만, 그만큼 휴무일이 늘어나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9일 창사 61년 만에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로 근무제를 바꿨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포스코,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등도 전환을 완료했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근무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하루 근무 시간이 늘어나는 데 대한 체력 부담과 안전성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공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 2교대 도입 관련 설문조사를 했는데 반대 의견이 절반 가까이 나오면서 결국 논의를 중단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50대 이상 고연차 현장직들 사이에선 장시간 근로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연차별로 의견이 갈리는 부분” 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4조2교대 전환 후 안전사고가 크게 늘었다는 이유로 코레일에 4조3교대 회귀 명령을 내렸다. 근무제 전환으로 인한 효율성 확보는 사업의 성격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유나 철강 등 모니터링 업무 비중이 높은 장치 산업과 달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조립 생산라인 위주의 업종에서는 4조2교대 근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SK텔레콤과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 정보기술(IT) 업계 개발·사무직을 중심으로 주 4일제나 4.5일제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상경영 등으로 주 4일제 전환을 철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근로 형태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업종별로 기술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근무제 전환이 전 산업으로 일제히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기자 now@donga.com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PPA(기업이 재생에너지를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계약) 전용 전기요금제 개선요청 건의서를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PPA 전용 요금제가 재생에너지 활용을 지원하는 PPA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기업 부담을 가중시켜 계약 변경과 중단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PPA는 기업들이 한전이 운영하는 전력시장 대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신설된 PPA 요금제의 경우 산업용 전기요금과 비교해 기본요금과 경부하요금(전기 소비가 적은 오후 10시∼오전 8시에 부과하는 요금)이 크게 오르고, 최대부하(전기 소비가 많은 오전 11시∼낮 12시, 오후 1∼6시에 부과하는 요금)와 중간부하 요금이 낮아져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의가 지난달 13일부터 21일까지 ‘RE100’ 참여 기업과 협력사 321개사를 대상으로 PPA 요금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28.3%가 ‘심각한 악영향’, 48.1%가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심각한 악영향’으로 응답한 기업의 피해 내용으로는 ‘PPA 전기요금 적용으로 손해가 발생한다’(86.5%)가 가장 많았다. 대한상의는 “중견 제조업체의 경우 연간 10억 원의 비용 증가가 예상되고 대기업의 경우 60억∼100억 원의 전기요금 상승이 예상된다”며 “PPA 요금제의 적용 기준을 합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이 527억 달러(약 68조9000억 원)를 투입해 추진하는 반도체 지원정책 세부 기준 발표 후 국내에서는 핵심 산업기술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정부가 경제·안보 목적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에 접근할 근거를 만들거나, 개별 기업의 회계장부나 공급망 전략을 들여다보겠다는 조항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세제 지원’이라는 미끼를 던진 뒤 결국 ‘기술 확보’를 통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미국 자체 공급망 강화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가 공지한 반도체과학법의 보조금 신청 일정 및 지원 기준에 따르면 핵심은 이달 31일부터 사전 접수하는 최첨단 공정(Leading-edge) 부문에 있다. 미 정부가 내놓은 최첨단 공정의 기준은 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미만으로 4나노, 3나노급 선단공정을 우선순위로 심사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발표에서 최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자국 내 최소 2개 이상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현재 대만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공장에서 내년 가동을 목표로 4나노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신공장을 짓는 삼성전자는 올 1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하반기(7∼12월) 4나노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최첨단 공정부터 심사에 들어간 것은 결국 파운드리 양대 산맥인 TSMC와 삼성전자를 포섭하려는 노림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반도체법 지원을 받을 경우 미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무부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직접 검증하고 주요 고객 및 생산 제품, 원료 현황까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또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시설 접근을 열어둔 기업을 우대한다고 밝혔다. 기밀로 여겨지는 생산시설을 보여주면 혜택을 주겠다는 뜻이어서 기업들의 기술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2021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재연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시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불러 모아 45일 안에 재고, 판매, 수요 등 민감 영업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정보를 취합해 반도체 병목현상을 해결하겠다’는 취지였지만 기업들이 기밀 유출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TSMC가 먼저 구체적인 고객사 등 민감 정보를 제외한 채로 제출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막판까지 공개 수준을 고민한 끝에 최소 한도의 자료를 시한에 맞춰 냈다. 현재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미 정부를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핵심 정보가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해 말 4나노 생산에 나설 채비를 마치고 3나노 공정에도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 수율이나 제품 품질 면에서 삼성전자와 TSMC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의 이번 요구가 2년 전보다 더 심각한 부담으로 느껴진다”며 “기술 정보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게 제일 위협적이고 제품 수율, 투자 내역, 현금 흐름까지 다 내놓으라고 하니 경쟁사 활용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전기차 공급망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서도 이달 중 세부 방침 발표를 앞두고 기밀 유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난해 말 미 정부가 ‘예고편’ 격으로 내놓은 백서를 보면 공정 과정에서 포함되는 광물 비중을 평가할 때 어떤 과정을 거쳐 가공됐는지 면밀히 살펴볼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 최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합작 공장 설립에 나선 것도 결국 CATL의 기술 협력이 전제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 기술 유출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고강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IRA에서 미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려면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을 어디에서 얼마나 채굴했는지, 이어 어떻게 1·2차 가공해 부가가치가 발생하는지 등 모든 과정을 심사받아야 한다”며 “상세하게 들여다볼 경우 사실상 기업 기밀이 드러날 가능성이 커 섣불리 발을 들이는 게 맞을지 고민이 크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암모니아 최대 생산 기업인 미국 CF인더스트리스와 손잡고 미국 내 청정 암모니아 사업 협력에 나선다. 양 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황진구 롯데케미칼 수소에너지사업단장(기초소재사업 대표 겸임), 토니 윌 CF인더스트리스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양 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지역을 포함한 미국 내 청정 암모니아 생산 투자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인프라와 CF인더스트리스의 암모니아 플랜트 운영·유통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해 현지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한편 한국으로의 청정 암모니아 도입을 추진한다.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을 통해 청정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이를 한국으로 공급함으로써 전력 발전용, 암모니아 사용 선박 벙커링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양 사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미국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IRA 시행을 통해 청정 수소 생산 세액 공제 및 인프라 조성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 등 청정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 같은 현지 투자 환경을 활용해 생산 가격과 운영 비용 등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청정 수소·암모니아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롯데케미칼은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청정에너지 보급과 탄소 저감 성장을 위한 수소 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총 6조 원을 투자해 120만 t 규모의 청정 수소를 생산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외 최적의 공급망 구축을 위해 수소 운반체로 주목받는 청정 암모니아 확보를 위한 글로벌 투자 및 파트너십 구축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한민국 교육기업 KG에듀원에서 운영하는 KG아이티뱅크 평생교육원이 일대일 음성 상담 플랫폼 ‘오디바이스’를 운영하는 윈드폴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MOU로 KG아이티뱅크 평생교육원과 오디바이스는 양 사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와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서로의 서비스를 확대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KG아이티뱅크 평생교육원은 교육부 인가 학점은행제 원격교육훈련기관이다. 대학 과정 전공수업을 PC나 모바일로 수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본인의 시간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오디바이스는 경험 기반 일대일 음성 상담 플랫폼이다. 입시와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 기반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었다. KG아이티뱅크 평생교육원은 오디바이스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점은행제 관련 일대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원찬 KG에듀원 대표는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아쉬운 수능 성적으로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들이나 군 복무 중에 있는 국군 장병 등 다양한 입시 고민이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학점은행제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전문적인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마다 상황에 맞춰 수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병희 오디바이스 대표는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받고 싶었지만 막상 정확한 정보가 없어 고민했던 분들에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며 “기존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라 오디바이스 일대일 상담을 통해 본인이 가장 궁금했던 점을 하나하나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찾아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시험 생산) 라인을 점검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은 올해 상반기(1∼6월) 내 완공을 앞두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시 삼성SDI 사업장을 찾아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경영진과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둘러봤다. 이어 삼성SDI 기흥사업장으로 이동해 2030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불연성 고체로 만든 배터리다. 화재 위험이 없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미래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이끌 꿈의 배터리라 불린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양산에 성공한 곳은 없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S라인을 착공했다. 손 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부사장은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 중 라인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 소형 샘플 셀을 제작해 성능·소재·부품·공법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사업장 현장 방문은 이달 들어 다섯 번째다. 1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방문에 이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17일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 22일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를 잇달아 찾았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는 27일(현지 시간)부터 3월 2일까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 5년 만에 참가해 ‘OLED를 통한 초연결’을 주제로 첫 공개 전시(사진)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시장 입구에 삼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가볍고 튼튼하며 물에 강한 특성을 재미있는 실험으로 보여주는 특별한 전시존을 마련했다. 관람객은 어항 속에 넣어둔 ‘갤럭시Z폴드4’를 원격으로 제어해 물고기와 함께 사진을 찍은 뒤 이를 현상해 소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들은 OLED의 방수 성능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 또 폴더블, 슬라이더블 등 차세대 폼팩터를 전시한 ‘폴더블 체험존’과 영상 전문가·게이머들에게 최적화된 노트북·태블릿용 OLED를 선보이는 ‘IT 체험존’, 미래 차량의 내부를 옮겨 놓은 듯한 ‘오토모티브 체험존’ 등을 구성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1∼6월)까지는 반도체 업계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업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R&D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SK하이닉스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틀을 깬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 역할을 맡고, 사람의 뇌와 같은 기능인 연산 기능은 비메모리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담당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월 이런 관념을 깨고 연산도 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PIM’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이어서 PIM이 적용된 첫 제품으로 ‘GDDR6-AiM’ 샘플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초당 16기가비트(Gbps)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GDDR6’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일반 D램 대신 이 제품을 기존 CPU, GPU와 함께 탑재하면 특정 연산의 속도가 최대 16배까지 빨라진다. GDDR6-AiM은 향후 머신러닝, 고성능 컴퓨팅, 빅데이터의 연산과 저장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최근 SK텔레콤에서 분사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사피온(SAPEON)과 협력해 GDDR6-AiM과 AI 반도체를 결합한 기술도 선보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과 기술개발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력 제품인 D램의 성능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2021년 12월 15일 D램 단일 칩으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4Gb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한 데 이어 1년 2개월 만에 최대 용량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24Gb DDR5 제품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정을 도입한 10나노 4세대(1a) 기술이 적용됐다. 2020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DDR5 D램 대비 칩당 용량이 16Gb에서 24Gb로 향상돼 생산 효율이 개선됐고 속도는 최대 33% 빨라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