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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4일 북한군이 전날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겨냥해 “청와대가 1차 타격 대상”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도발적 언동”이라고 경고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로 인해 야기되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또 정 대변인은 전날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한중 관계 파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협박한 것에 대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는 증대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자위권적 차원으로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며 “중국 측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대변인은 여야가 쟁점법안에 앞서 총선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을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우선 합의한 것에 대해 “경제활성화, 민생,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급한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비롯한 경제활성화법을 반드시 2월 국회에서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야당이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발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지금 북한이 국가 기간시설 테러라든가 사이버 테러 등을 공공연히 언급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현 정부 3년간의 성과로 “공무원연금 개혁, 공공기관 정상화, 창조경제, 맞춤형 복지 도입 등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6년 국정 과제 세미나’에서는 고위공직자 190여 명을 대상으로 46분에 걸쳐 열정적으로 강의를 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추진 과정에서 처음에는 ‘3가지 대한민국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했지만 짧은 기간에 성과를 이뤄냈다”며 “처음에는 금융개혁도 포기하다시피 했지만 하니까 되지 않느냐”며 개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25개 개혁과제를 일일이 언급하며 “이걸(국정과제)로 나는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업무를 추진해 달라”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큰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개혁 추진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며 “지난 다보스포럼에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데 문제는 속도다.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표현하더라. 좋은 정책도 중요하지만 모든 게 빨라야 한다”며 ‘속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정책과 국정기조 설정에 주력하다가 2년 차에는 ‘국가 안전’과 ‘혁신’, 3년 차에는 ‘4대 개혁’과 ‘일자리’로 국정 운영의 중심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취임 3주년을 맞아 박 대통령 집권 3년간의 주요 공개 발언을 ‘워드클라우드’(단어의 사용 빈도를 분석해 많이 사용한 어휘를 크게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박 대통령의 연설문, 국무회의 및 수석비서관회의 발언 등 142건이다.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거나 관용적으로 쓰이는 단어(국민, 우리, 중요, 문제, 대한민국 등)를 제외하면 박 대통령은 3년 내내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1년 차 225회, 2년 차 352회, 3년 차 320회). 경제 다음으로 많이 쓴 단어를 보면 박 대통령의 집권 연차별 국정 운영의 초점 변화가 한눈에 드러난다. 집권 첫해(2013년 2월 25일∼2014년 2월 24일)에는 ‘정책’(117회)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국정’(103회) ‘세계’(97회) ‘일자리’(95회) ‘문화’(84회) ‘창조경제’(79회) 등 핵심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단어들도 자주 사용했다. 집권 초기 박 대통령은 특정 사안보다는 정책과 국정 운영 전반을 구상하는 데 집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행복’(79회)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 행복 시대”를 역설했듯 행복이 국정 철학의 중요한 축이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안전’(180회)과 ‘재난’(69회) ‘구조’(47회) 등이 국정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국정 운영 기조가 급변한 것이다. 국민안전처 신설 등 정부조직 개편, 세월호특별법 제정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국회’(124회)를 언급하는 횟수도 늘어났다. 반면 ‘행복’은 20회만 언급했다. 우울한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셈이다. 집권 3년 차에는 ‘개혁’(258회)이 단연 화두였다. ‘공무원연금’(37회) 개혁도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은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 처리였다. ‘일자리’(205회) ‘청년’(180회) ‘노동’(83회) ‘노사’(77회) ‘노동시장’(65회) ‘대타협’(43회) 등 노동 관련 단어들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민생법안 처리를 거듭 호소하는 과정에서 ‘국회’(160회) ‘통과’(106회)를 언급한 빈도는 더 늘어났다. 지난해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이어 올해 4차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북한’(103회) ‘테러’(45회) 등을 강조한 것도 3년 차의 특징이다.장택동 will71@donga.com·김아연·권기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김정은’이라고만 호칭하면서 북한의 테러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의 또 다른 도발에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김정은이 ‘남한에 대해 대테러, 사이버테러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한 것에서 보듯 북한의 테러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여러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고 국제사회와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도 김정은을 세 차례에 걸쳐 직함 없이 부르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핵·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하는 김정은을 대화 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박 대통령의 인식이 담겨 있다. 북한 매체들이 최근 박 대통령에 대해 막말 비난을 쏟아낸 것에 대응하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대외 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이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경제 활력 제고, 구조개혁 성과 가시화, 규제 네거티브 방식 제도화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이날 테러방지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 처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여야가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등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일단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테러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청와대 참모진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로부터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비상한 각오로 대처하고 있다”며 “북한의 또 다른 도발에 대해 철저히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일 북한이 백령도 북쪽 지역에서 해안포 사격을 한 것과 관련해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도서 주민들께서 많이 긴장하셨을 것”이라며 “비서실과 내각에서는 이 지역 주민들의 안전에,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들에게 각별히 신경을 쓰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언급하며 ‘김정은’이라고만 호칭했다. 김정은을 북한의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연초에 올 한해 대내외경제 여건이 만만치 않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대외 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이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활력 제고, 구조개혁 성과 가시화, 규제 네거티브 방식 제도화 등을 서둘러 진행하라고 참모진에 촉구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청와대가 테러방지법 처리에 ‘총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도발과 테러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아진 지금 테러방지법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훗날을 기약할 수 없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북한의 ‘테러 위협 현실화’를 공개적으로 우려한 데 이어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19일 국회를 찾은 것은 국민 여론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친분이 깊은 이 실장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보다 정중하고 정확하게 전함으로써 야당의 반대를 누그러뜨리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 정부에서 이 실장은 대통령의전수석비서관 및 의전비서관, 김 대표는 경제수석비서관으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이 실장은 김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가정보원장 재직 당시) ‘정치관여’라는 네 글자를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국정원에) 지시했고 지켜지고 있다”며 “테러방지법을 정치적으로 절대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더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여당도 경직돼 있는데 그걸 풀면 해소되는 것 아니냐”며 “선거법을 해결하면 따로 (테러방지법)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장 처리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 실장은 “청와대는 (선거구 획정과 법안 처리) 연계 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지난달 6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테러방지법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 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의 후방테러와 국제 테러단체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테러방지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테러방지법 미제정은) 국민의 안위를 위험 속에 방치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16일 국회 연설에서도 “테러 등 다양한 형태의 위험에 국민의 안전이 노출돼 있다”며 테러방지법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19대 국회의 활동이 끝나고 쟁점법안을 처리할 추진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테러에 대한 실질적 우려가 높아진 지금이 테러방지법을 처리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차길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시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테러 위협을 우려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연초부터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안보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과 지방의 협력이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 사이버 공격, 생물무기 같은 새로운 위협들은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며 “한번 발생하면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유기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충남도가 ‘정부 3.0’을 제일 모범적으로 했다”고 격려하는 등 시도지사들과 일일이 덕담을 건네며 인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요즘도 인사발령하실 때 운동화 나눠 주느냐”며 “열심히 해도 잘 와 닿지 않는다면 맥이 빠지지 않느냐. 서울시민들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시장은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43%로 전주보다 2%포인트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9%가 ‘대북·안보 정책’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해선 55%가 ‘잘한 일’이라고 답해 ‘잘못한 일’(33%)이라는 답변보다 높았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18일 브리핑에서 ‘북한 테러 위협의 현실화’를 강력하게 경고했다.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당국자가 실명으로 북 테러 위협을 언급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의 관련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정관계 요인 탈북인사 암살, 사이버 테러… 가장 우려되는 북한의 테러 시나리오는 주요 인사 암살 시도다. 대북 강경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를 직접 위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11군단(폭풍군단)과 정찰총국 산하 공작원들은 한국 주요 인사 암살 리스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로 가장한 간첩을 보내 탈북 인사들을 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0년에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2011년에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독침 암살을 기도한 북한 간첩이 검거됐다.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 씨는 얼굴 성형까지 했지만 1997년 북한 공작원의 총탄에 숨졌다. 불안감과 공포를 극대화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 대해 기습 테러를 할 가능성도 있다. 가령 4·13총선 직전 지하철역이나 공항 등 다중이용시설을 겨냥해 원격장치를 이용한 독가스나 폭발물 테러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모든 사태의 책임을 정부의 대북 강경책으로 돌려 극심한 남남 갈등을 초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원전(原電)이나 가스저장시설, 변전소, 정수장 등 국가 기반시설 파괴는 도시 기능 마비와 민심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북한 특수부대의 핵심 표적으로 꼽힌다. 또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과 동해상에서 어선 등 민간 선박을 납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군 당국은 해상 대테러 훈련 실시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 “북한 위협에 맞서 테러방지법 조속히 통과돼야” 박 대통령은 이달 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비상 상황에서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테러할지 예측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하는 등 테러방지법 처리를 국회에 여러 차례 촉구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회에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압박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염돈재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은 “박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의 붕괴까지 거론했다. 이는 북한 고위층에는 ‘있을 수 없는 최고 존엄 모독’이다. 가만히 있으면 그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게 북한 체제”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적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혀 전쟁의 불구름을 막아 5월 7차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선전하기 위해 3, 4월 여러 형태의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대북 제재 국면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라도 안보 불안 최소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정원이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북한의 테러 첩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필요 이상으로 전쟁, 테러 공포를 조성하는 역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7차 노동당 대회 날짜는 5월 7일 국정원은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가 5월 7일에 열리는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올해 5월 초에 7차 당 대회를 소집한다고만 지난해 10월에 밝힌 뒤 정확한 당 대회 일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정원이 처음으로 당 대회 날짜를 5월 7일로 확인한 셈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1, 2면에 걸쳐 당 제7차 대회 관련 ‘공동 구호’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5월의 하늘가에 승리의 축포를 어떻게 쏘아 올리는가를 세계 앞에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 “위성을 더 많이 쏘아 올리라(올려라)”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이 5월 당 대회를 앞두고 추가 도발을 벌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장택동 기자}
김정은 정권 교체까지 겨냥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은 길고 긴 싸움의 출발점이다. 정부 소식통은 17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국지전 등 각종 도발로 완강히 버틸 것”이라며 “봉쇄정책은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지만 자칫 한반도 분쟁 발생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북 봉쇄정책에 따른 각종 위험 요소가 있는 만큼 박 대통령 임기 후반에 자칫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을 막으려면 정부가 정교한 대응책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은 변화를 위한 정부의 투 트랙 액션 플랜 김정은 정권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액션 플랜은 공식과 비공식의 투 트랙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트랙은 국제사회와 함께 ‘초강력 끝장 제재’를 지속하는 것.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업을 미국이 제재하도록 하는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가 핵심이다. 대부분 중국 기업이 해당되기 때문에 대중국 광물 수출에 의존하는 북한 정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중국의 협력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실효성이 있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산으로 둔갑해 들어왔던 농수산물 등 각종 북한산 상품의 수입 금지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단속이 매년 10여 건에 그쳤지만 이제는 완전히 틀어막겠다는 것. 북한을 거쳐 한국에 오는 제3국 선박의 입항을 막는 해운 제재, 우리 국민의 해외 북한 식당 출입 자제 권고 등도 계획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국제기구 등을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의 잠정 중단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두 번째 트랙은 정부가 관여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는 부분이다. 북한 내부에 ‘김정은이 민생을 외면하고 핵 개발에만 돈을 쏟아부어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는 정보를 본격적으로 확산시켜 북한 주민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돈줄을 죄는 봉쇄’와 ‘정보 유입을 통한 내부의 변화’ 접근으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음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당분간 버티더라도 ‘이러다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압박과 대화의 균형정책’에서 ‘비핵화를 위한 초강경 압박 지속’으로 대북정책을 대전환한 데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배신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지뢰 도발 당시 강력한 대응이 북한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냈던 경험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 이후 핵 개발을 포기하는 것을 보면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전략 없는 ‘붕괴 기대’는 피해야 정부 안팎에서는 정부에 ‘길고 긴 싸움’에 대비한 정교한 목표, 전략,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우선 박 대통령의 임기 2년 안에 핵 해결의 최종 상태(end state)를 어디까지 달성할 수 있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대북 소식통은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2년 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지만 현실은 더 긴 싸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 정권이 곧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정부까지도 일관된 정책을 펼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제재가 안보 불안이나 해외 투자자의 불안 등 ‘코리아 리스크’로 비화하지 않도록 국지전 등 북한의 도발을 막는 대북 억지, 선제적 위기관리 전략도 필요하다. 전직 당국자는 “끝장 제재의 최종 목표를 북한 붕괴로 잡기보다는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잡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친한(親韓), 비핵화, 개혁개방이 가능한 정권으로 교체해 교류협력을 거치면서 합의 통일로 이어간다는 장기 플랜에 따른 봉쇄정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이목지신(移木之信)의 고사성어처럼 정부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 나갈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을 남은 임기 동안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목지신’은 중국 진(秦)나라의 재상 상앙이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게 오십금을 주겠다고 한 뒤 실제로 약속을 지켜 백성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고사성어다. 전날 국회 연설을 통해 대북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한 박 대통령은 이날 세계 경제 위축, 북한 핵·미사일 실험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를 언급하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안보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적극 알려 과도한 불안심리의 확산을 적극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산업과 농림어업, 스포츠산업, 공유경제 등 분야에서 투자 활성화, 제도 정비를 통해 ‘경제 체력’을 키울 것을 주문하며 “신(新)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와 애로는 반드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수출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야말로 5년, 10년 후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살지 깊게 고민할 때”라며 새로운 수출 동력 확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요즘 부쩍 ‘시간’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 국회 연설에 앞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서도 “시간이 흐르는 게 참 무섭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간이 지나가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임기 내에 노동개혁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정책, 북핵 대응 방안 등 주요 정책을 매듭짓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박 대통령의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다고 청와대 참모들은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댐의 수위가 높아지면 작은 균열에도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안보 위기 속에서 정치권과 국민의 단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남남(南南)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 보이고 있고, 앞으로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무모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도 모자라는 판”이라며 “우리 내부로 칼끝을 돌리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해 “선거를 앞둔 북풍(北風) 공작”(이종걸 원내대표), “신(新)북풍 전략으로 보고 있다”(이용섭 정책공약단장)고 반발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로 긴장의 수위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는데 우리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존립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며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위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고 호소했다. “국민이 정치권에 권한을 위임한 것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 달라고 한 것이지, 그 위험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야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라는 현존하는 위험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앞서 박 대통령은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모범이 돼야 하는 곳이 국회와 정치권”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은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 모든 정쟁을 내려놓고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엄밀한 대응, 국제사회와의 공조, 우리 내부의 단합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며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면 강력한 대북, 대외 조치를 취할 추진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서도 단합을 거듭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아무리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 해도 그 효과는 국민의 단합된 힘이 뒷받침될 때 나타날 것”이라며 “국민의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야당의 당연한 문제 제기를 정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국가 안보의 문제를 결코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며 “야당의 지적은 긴박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라는 취지”라고 주장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차길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붕괴’를 처음으로 언급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대북 정책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평화를 그들(북한 정권)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극단적인 도발행위”라며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북한 정권이 핵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고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도록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고 이를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국제 제재에만 의존하는 무력감을 버리고 우리가 선도해 강력한 공조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대북 정책 기조에 관해 “1990년대 중반 이후 대북 지원은 민간 차원까지 더하면 총 30억 달러(약 3조6300억 원)를 넘어선다”며 “하지만 정부의 노력과 지원에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대답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의 방식과 선의(善意)로는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굴복해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이상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지난해 3월 드레스덴선언으로 이어져 온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면 봉쇄’ 전략으로 전환됐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전격적으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를 구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외화 유입을 차단해야만 한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권 일각의 ‘총선용 북풍(北風) 의혹’ 주장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북풍 의혹 같은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우리가 내부에서 그런 것에 흔들린다면 바로 북한이 바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 및 북한인권법 처리를 요청했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 관련법 통과를 거듭 당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안보 위기와 함께 다가오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에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를 재차 촉구했다.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는 등의 표현으로 ‘국민’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법안 통과가 국민의 뜻임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의원 여러분들께서는 설 명절에 지역 곳곳을 돌며 경제에 대해 많이 걱정하는 민심을 생생히 듣고 오셨을 것”이라며 “경제 활성화와 민생 법안을 지체 없이 통과시켜 주실 것을 거듭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살을 에는 강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고향 가는 발걸음도 멈춰선 채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며 “이것은 하나된 힘을 보이자는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서민의 아픔을 달래고 경제 활력의 불쏘시개가 될 법안들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거두고 국민의 입장에서 통과시켜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쟁점 법안들 가운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조속한 처리를 강력하게 주문했다. 야당이 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의료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고급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어느 순간 ‘의료 영리화’로 둔갑됐다” “3년 반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을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이대로 변화 없이 시간만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만 제재를 의존하는 무력감을 버리고 우리가 선도해 강력한 공조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약 30분 간 진행된 ‘국정에 관한 국회연설’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의 외화유입을 차단해야만 한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다”며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모든 수단을 취해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정책 기조에 관해서는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 정권의 핵개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고,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서 결국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북한의 기만과 위협에 끌려 다닐 수는 없다”며 “과거처럼 북한의 도발에 굴복하여 퍼 주기 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이후 정치권의 반응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일부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원인보다는 ‘북풍 의혹’ 같은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댐의 수위가 높아지면 작은 균열에도 무너져 내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의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을 막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서비스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쟁점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국회에 당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위기감에 대해 정부의 대처 방안을 설명드리고국회의 협력과 동참을 당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북한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새해 벽두부터 4차 핵실험을 감행하여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평화에 대한 기대에 정면도전을 했습니다.특히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가 논의되는 와중에 또 다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까지 공언하고 있는 것은국제 사회가 바라는 평화를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극단적인 도발행위입니다.만약 이대로 변화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그동안 북한은 수없이 도발을 계속해 왔습니다.최근만 하더라도,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소중한 우리 장병의 목숨을 빼앗았고,연평도 포격 도발로 우리 영토에 직접적인 무력 공격을 가했으며, 작년 8월에도 DMZ 지뢰와 포격 도발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에도 불구하고,우리는 어떻게든 북한을 변화시켜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상생의 남북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저는 국정의 무게중심을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기반구축에 두고더 이상 한반도에 긴장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자 노력을 다해왔습니다.정부 출범 초기부터 북한의 핵은 용납하지 않고 도발에는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되, 한편으론 남북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기조를 표방했습니다. 2014년 3월에는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하여민생, 문화, 환경의 3대 통로를 함께 열어갈 것을 제안하였습니다.작년 8월에는 남북간 긴장이 극도에 달한 상황에서도고위 당국간 회담을 열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며,UNICEF, WHO 등 국제기구에 382억원과민간단체 사업에 32억원을 지원해서북한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작년 10월에는 북한 요청에 따라 우리 전문가들이 금강산을 방문하여산림병충해 방제사업을 실시하였고,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개성만월대 공동조사¤발굴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그 밖에도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협력도 적극 지원해 왔습니다.작년 8월에는 경원선 우리측 구간에 대한 복원 공사를 착수했고, 북한 산업발전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구상도 착실하게 검토해왔습니다. 돌아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만도총 22억 불이 넘고민간 차원의 지원까지 더하면 총 30억불을 넘어서고 있습니다.하지만, 이러한 우리정부의 노력과 지원에 대해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대답해 왔고, 이제 수소폭탄 실험까지 공언하며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습니다.국민 여러분, 이제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북한 정권의 핵개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고,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서 결국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습니다.이제 더 이상 북한의 기만과 위협에 끌려 다닐 수는 없으며,과거처럼 북한의 도발에 굴복하여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더 이상 해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합니다.이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아야 하며, 이를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지금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있습니다.4차 핵실험이후 이미 100개가 넘는 국가들이 북한 도발을 규탄했고,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비판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면서유엔 안보리에서는 역대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제재 결의안을 도출해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의회는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별도 법안을 전례 없이 신속하게 통과시켰고, 일본과 EU 차원에서도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가 취해지고 있으며,일부 국가들은 북한과의 외교관계까지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는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북한 핵과 미사일의 1차적인 피해자는 바로 우리이며, 이 문제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 역시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수시로 대남 핵공격을 언급하면서 우리 측을 위협해 왔습니다. 1994년 ‘서울 불바다’ 발언 이후 우리 측을 향해 ‘핵불소나기’, ‘핵참화’, ‘핵공격’, ‘핵전쟁’, ‘핵보복타격’ 등 핵무기 사용 위협을 지속적으로 자행해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오래 북한의 위협 속에 살아오면서 우리 내부에서 안보불감증이 생긴 측면이 있고,통일을 이뤄야 할 같은 민족이기에 북한 핵이 바로 우리를 겨냥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애써 외면해 왔는지도 모릅니다.이제 더 이상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과 국제사회에만 제재를 의존하는 무력감을 버리고, 우리가 선도하여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조를 이끌고,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이번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서는북한으로의 외화유입을 차단해야만 한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입니다. 잘 아시듯이, 개성공단을 통해 작년에만 1,320억 원이 들어가는 등지금까지 총 6,160억 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되었습니다.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쓰이지 않고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세계 여러 나라가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국제사회의 도움이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김정은의 체제유지에만 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또한, 국제사회가 북한으로의 현금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모든 수단을 취해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하면서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했던 것은 우리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무사귀환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가동 중단 당시,우리 국민 7명이 한 달 가량 사실상 볼모로 잡혀 있었고,이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피 말리는 노력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우리 국민들을 최단기간 내에 안전하게 귀환시키기 위해이번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알릴 수 없었고, 긴급조치가 불가피했습니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자와 설비 반출 계획을 마련하고 북한에 협력을 요구했지만북한은 예상대로 강압적으로 30여분의 시간만 주면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피땀흘린 노력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이 과정에서 우리 입주기업들이 공장 시설과 많은 원부자재와 재고를 남겨두고 나오게 된 것을저 역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그러나 더 이상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개성에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뜬눈으로 걱정해야만 하고, 우리 기업들의 노력들이 북한의 정권유지를 위해 희생되는 상황을 더는 끌고 갈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정부는 입주기업들의 투자를 보전하고,빠른 시일 내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갈 것입니다.남북경협기금의 보험을 활용하여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의 90%까지 신속하게 지급할 것입니다. 대체 부지와 같은 공장입지를 지원하고,필요한 자금과 인력확보 등에 대해서도경제계와 함께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해서는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합동대책반을 가동해서 입주기업 한분 한분을 찾아다니면서 1:1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지금부터 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의 공조는 물론 한¤미¤일 3국간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중국과 러시아와의 연대도 계속 중시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5자간 확고한 공감대가 있는 만큼, 이들 국가들도 한반도가 북한의 핵도발로 긴장과 위기에 빠지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앞으로 그 공감대가 실천되어 갈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그러나 아무리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조치가 취해진다 해도그 효과는 우리나라가 스스로 자기 자리를 잡고 결연한 자세로 제재를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 뒷받침될 때 나타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각종 도발로 혼란을 야기하고,‘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우리의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선전·선동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국민들의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 일부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원인보다는 ‘북풍의혹’같은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 생각합니다.우리가 내부에서 그런 것에 흔들린다면,그것이 바로 북한이 바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모두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무모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도 모자라는 판에 우리 내부로 칼끝을 돌리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댐의 수위가 높아지면 작은 균열에도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북한의 도발로 긴장의 수위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는데우리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이 지속된다면,대한민국의 존립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안보위기 앞에서 여와 야, 보수와 진보가 따로 일 수 없습니다.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위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되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국민들이 정치권에 권한을 위임한 것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 달라고 한 것이지 그 위험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장성택과 이영호, 현영철을 비롯해 북한 고위 간부들에 대한 잇따른 무자비한 숙청이 보여주듯이, 지금 북한 정권은 극한의 공포정치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은 예상하기 힘들며, 어떤 극단적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에 철저한 대비를 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국민 모두의 결연한 의지와 단합,그리고 우리 군의 확고한 애국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국민여러분의 안위를 지켜낼 것입니다.국민여러분들께서도 정부의 단호한 의지와 대응을 믿고,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앞으로 정부는 북한의 불가측성과 즉흥성으로 야기될 수 있는 모든 도발 상황에 만반의 대비를 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확고한 군 대비태세 확립과 함께 사이버 공격, 다중시설 테러 등의 비군사적 도발에도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위력을 증강시키고,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지난 2월 10일 발표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협의 개시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입니다.국회의장님,국회의원 여러분,북한이 언제 어떻게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지 모르고 테러 등 다양한 형태의 위험에 국민들의 안전이 노출되어 있습니다.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그동안 제가 여러 차례 간절하게 부탁드린 테러방지법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막기 위한 북한인권법을 하루속히 통과시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국민의 선택받으신 여러 의원님들께서국민의 소리를 꼭 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존경하는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여러분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고 처음 이 자리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하신 것을 잊지 않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15년 만에 찾아온 살을 에는 강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고향 가는 바쁜 걸음도 멈춰선 채,‘민생구하기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하였습니다. 이것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하루빨리 이겨내기 위해하나 된 힘을 보이자는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입니다.의원 여러분께서는 지난 설 명절에 지역 곳곳을 돌며 우리 경제에 대해 많이 걱정하시는 민심을생생히 듣고 오셨을 것입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겠다고 약속하셨고 각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하셨던 그 말대로경제활성화와 민생법안을 지체 없이 통과시켜 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립니다.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제출된 지 벌써 3년 반이 넘었습니다.서비스산업 육성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청년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세계적으로 저성장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과거처럼 제조업과 수출에만 의존해서는더 이상 우리 경제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서비스산업은 일자리의 보고(寶庫)입니다.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의 2배나 되고,특히 관광, 의료, 금융, 교육, 문화 등 우리 청년들이 선호하는양질의 일자리를 최대 69만개나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13~14년 OECD 자료에 따르면,고용율 70% 이상을 달성한 선진국들 중에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는 없습니다.우리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만 고용율 70%를 달성할 수 있고,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일부에서 보건·의료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이것은 지나친 억측이고 기우에 불과합니다.정부가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어디에도보건·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는 조항은 없습니다.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서의료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고급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어느 순간 ’의료영리화‘로 둔갑되어3년 반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을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의 희망을 주고,사회 안전망을 촘촘하게 만들어 근로자를 보호하며,상생의 고용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도 하루가 시급합니다.노동개혁은 일자리 개혁입니다. 하루 속히 노동개혁 4법을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서민의 아픔을 달래고, 경제 활력의 불쏘시개가 될 법안들에 대해편향된 시각을 거두고 국민의 입장에서 통과시켜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위협 앞에서도정부를 신뢰하고 의연하게 대처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리며 정부와 저는 더욱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저와 정부는 북한 정권을 반드시 변화시켜서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도록 만들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인권, 번영의 과실을북녘 땅의 주민들도 함께 누리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잘못된 통치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삶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길을 가는데 지금보다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국민 여러분께서 지지해주시고 함께 해주신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국회의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한 국회 연설을 하루 앞두고 대국민 메시지를 다듬는 데 골몰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란 박 대통령의 ‘강수(强手)’는 민심을 대북 강경론과 온건론으로 양분시켰다.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총선까지 이어질 여야 대치 정국의 최대 분수령인 셈이다. 이번 총선이 정권심판론, 국회심판론 등 ‘회고적 심판 투표’가 아닌 박근혜 정부 대북 정책의 찬반 성격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의 연설 키워드는 ‘국민 단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위기 상황의 유일한 대안은 바로 국민”이라고 한 연장선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일 “북한을 그대로 놔두면 5차, 6차 핵실험을 하고 핵을 미사일에 장착해 흔드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지금 북한이 방향을 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 연설의 핵심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여야 지도부를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다. 박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만나는 건 23개월 만이다. 김 대표가 ‘동지에서 적’으로 처지가 바뀐 뒤 처음이다. 국회 연설 이후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오를 수도 있지만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2010년 6·2지방선거를 68일 앞두고 터진 천안함 폭침 사건 때도 ‘역(逆)북풍’이 불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그해 5월 24일 전쟁기념관에서 역대 가장 강경한 대북 제재 카드를 제시해 지지율이 40%대에서 50%대로 올랐지만 지방선거에서 여권은 참패했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장파들은 “지나친 안보 이슈화가 야당의 ‘전쟁 위기론’을 부각시켜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했다. 당시 민주당(현 더민주당)은 ‘전쟁이냐 평화냐’를 선거 구호로 내세워 자식을 군대에 보낸 40, 50대 모성을 흔들었다. 이재명 egija@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회 연설을 하는 것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과 관련된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어떤 제재를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해서는 북한이 아파하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 이후 야당 일각에서는 “정부의 총선을 앞둔 북풍(北風) 전략 아니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는 일관되게 대북 압박을 추진하려는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나 국무회의 발언 대신 ‘국회 연설’을 선택한 것은 남남(南南)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국회를 직접 설득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3년 연속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했다. 하지만 특정 사안을 놓고 연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의 공식화 이후 한미와 중국 간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포괄적 수준에서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이 연설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 간의 제7차 한중 차관 전략대화의 핵심도 사드 배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정국’ 속에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노동개혁법 등 쟁점 법안 처리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연설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 이뤄지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6번째가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이종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던 16일의 박 대통령 국회 연설에 반대했다. 하지만 14일 오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청와대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이 원내대표의 연설은 17일로 순연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한상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안보 현안과 관련해 1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연설을 한다.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4일 “박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 단합이 필요함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국가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입법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계기로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북한 관련 사안 및 노동개혁법 등 쟁점 법안 처리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가 개성공단 임금으로 북한에 유입된 달러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에 쓰였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개성공단 북한 측 근로자들의 임금 명목으로 지급된 달러 현금이 북한 노동당 39호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명목은 임금이지만 실제로 달러 현금은 전부 평양으로 간다”고 말했다. 노동당 39호실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북한이 WMD 개발에 쓰는 비용은 여기서 조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북한 외화의 흐름을 분석한 우리 내부 자료 등을 바탕으로 개성공단 임금으로 지급된 달러가 WMD에 사용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 미사일 개발 등에 들인 돈이 약 35억 달러(약 4조22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설명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개성공단 관련 정부의 대책을 설명하는 긴급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임금으로 들어간 현금이 (북한의) WMD에 사용된다는 우려는 여러 곳에서 나왔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다 말하긴 어렵지만 정부가 여러 가지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 장관은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면서 2004년부터 12년간 개성공단에 임금 등으로 모두 5억6000만 달러, 지난해에만 1억2000만 달러가 현금으로 북한에 유입됐다고 밝혔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을 포기할 때까지 초강력 제재를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박 대통령 집권 후 3년은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더라도 남북관계를 개선하면 김정은이 핵 포기를 선택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조에서 대북정책이 집행됐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이 기조를 포기하게 만든 것이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12일 “기존 방식으로는 김정은의 핵 야망을 꺾을 수 없다”며 “김정은이 상상하지 못했던 가장 강력한 전방위 제재 카드를 오래 지속해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망각의 3개월’ 넘어야”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3차례 핵실험에서 처음 몇 개월간 제재한다고 했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핵 문제 해결 의지를 망각한 채 무늬만 화해협력 분위기로 갔던 전례를 더이상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런 패턴이 되풀이되다 보니 북한이 “몇 달 버티면 국제사회가 유화책으로 돌아선다”는 인식으로 ‘마이웨이’에 나서게 만들었다는 문제의식을 내비친 것. 실제로 2006년 10월 1차, 2009년 5월 2차,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때도 어김없이 평균 3개월 만에 유화 국면으로 돌아섰다. 대화가 핵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핵능력만 고도화했다. 이번에는 ‘망각의 3개월’을 넘어 북한이 핵 포기를 결심할 때까지 강력한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복안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으니 이란처럼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교관 전 통일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우리가 북핵 해결을 위해 먼저 살을 내주고 뼈를 끊는 전략을 취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에 북핵 해결에 목숨 걸라고 할 수 없다”며 “우리가 주인이 돼 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남북관계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통한 지원까지 보류한 이유는 정부가 모자보건 사업 등 북한 영유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까지 일단 보류하기로 한 것은 인도적 협력을 구실로 한 북한의 유화책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야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금은 정부의 강력한 제재 의지를 보일 때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등을 제안하면 정부가 은근슬쩍 받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까지 국제기구에 지원한 돈 가운데 국제기구가 아직 사업에 쓰지 않은 돈까지 회수하지는 못하겠지만 더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 금지까지 언급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현재 방북을 금지하고 있어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靑 “군사적 긴장도 각오” 한다지만… 북한의 군사·사이버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청와대는 “군사적 긴장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군사적 긴장을 각오했어야 했는데 늦었다. 이번에도 물러서면 북한이 핵을 미사일에 탑재해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군사적 긴장 고조가 계속되면 국민의 피로감이 높아져 남남(南南)갈등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도 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북한이 국지전 발발 분위기를 조성할 때 우리 내부에서 ‘전쟁 나는 것 아니냐,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개성공단 입주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설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정부가 그동안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하겠다고 밝혀 왔던 북한 영유아·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보류하기로 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북한 비핵화 이전에는 남북 관계 개선도 없다’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전면 리셋(재설정)한 것이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12일 “개성공단까지 폐쇄된 상황에서 남북 교류 협력, 교역은 물론이고 영유아·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일단 보류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기구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강력한 국제 제재를 위해 중국에 ‘제재의 구멍’을 막아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을 논의한다는 건 모순”이라며 이 같은 정책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해부터 남북협력기금으로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를 통해 모자 보건과 영유아 지원에 참여했다. 2013년 133억 원, 2014년 141억 원, 2015년 107억 원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내 대북 지원 단체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도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북한이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을 포함해 사실상 현 정부 기간에 두 번이나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남북 관계와 북한 비핵화의 ‘선순환 기조’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남북 관계 개선과 북한 비핵화의 선순환” 방침을 밝혔다. 북한 비핵화 전이라도 남북 교류 협력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접근했지만 이젠 남북 관계 개선만으로는 비핵화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한편 미국 하원은 12일(현지 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이달 안으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