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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일 이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지배해 온 레알 마드리드 왕조가 무너졌다. 전례 없이 강력했던 그들의 권세는 눈물로 종말을 고했다.”(AP통신) 유럽 축구 무대의 ‘왕’으로 군림한 그들이었다. 한때 지구상의 모든 스타들을 끌어모은 팀이라며 ‘은하수 군단’으로까지 불렸던 별들의 집합체였다. 그들이 안방경기에서 아주 참담하게 무너졌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의 UCL 16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1-4로 참패했다. 레알은 방문 1차전에서 2-1로 이기고도 합계 3-5로 밀리며 9년 만에 UCL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주장인 수비의 핵 세르히오 라모스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상태에서 아약스의 하킴 지야크, 다비드 네리스 등이 골문을 열었다. ‘별들의 무대’ UCL에서 3연패(2015∼2016, 2016∼2017, 2017∼2018시즌)를 달성하는 등 통산 13회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최강으로 군림해 온 레알은 충격에 빠졌다.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레알의 가장 큰 변화는 ‘호날두의 부재’다. 지난 시즌 UCL 득점왕(15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해 7월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이적했다. 레알에는 여전히 세계 최고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 등 ‘특급 도우미’가 있지만 패스를 골로 마무리할 ‘특급 골잡이’가 없다. 16강 2차전에서도 레알은 5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1골에 그쳤다. 2015∼2016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레알은 UCL에서 112골을 넣었다. 이 중 호날두의 득점이 43골에 달했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이상 파리 생제르맹) 등의 영입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레알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마리아노 디아스 등 신예들로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주니오르와 디아스의 이번 시즌 총득점은 각각 4골, 2골에 그치고 있다. 모드리치는 “호날두가 그립다. 그를 대체할 선수를 찾는 것은 어렵다”면서 “적어도 한 시즌에 15∼20골을 넣어줄 선수가 없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레알을 떠난 호날두도 ‘UCL의 사나이’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UCL 1골에 그치고 있다. 호날두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26경기에서 19골을 넣어 파비오 콸리아렐라(삼프도리아)와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최고의 무대인 UCL에서는 과거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날두 역시 레알에 몸담고 있던 시절만큼 동료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한 것이다. 유벤투스는 UCL 16강 1차전에서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0-2로 완패했다. 성폭행 논란에 휩싸여 있는 호날두는 당시 관중이 이와 관련된 야유를 퍼붓자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유벤투스는 13일 안방에서 2차전을 치른다. 유벤투스는 다득점의 승리가 필요하다. 호날두의 득점력이 살아나야 한다. 레알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슈퍼스타 출신 지네딘 지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훌렌 로페테기,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연달아 사령탑에 앉았지만 슈퍼스타들을 ‘원 팀’으로 묶는 데 실패했다. 시즌 내내 선수단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측면 공격수 개러스 베일은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2013년부터 레알에서 생활 중이지만 아직도 스페인어를 못 하고 동료들이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는 스페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 후보로 전락한 측면 수비수 마르셀루는 유벤투스 이적을 고려하고 있다. 팀의 구심점이 돼야 할 주장 라모스는 누적된 경고 소멸을 위한 고의 반칙 파문 등으로 팀에 재앙을 불러왔다. 한편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잉글랜드)은 이날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16강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4-0으로 8년 만에 UCL 8강에 진출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적지에서 만난 상대는 2017∼2018시즌 호주 프로축구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한 멜버른 빅토리였다. 이 팀은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 올라 토이보넨과 일본 국가대표 출신 혼다 게이스케를 영입하며 전력이 향상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런 멜버른을 상대로 프로축구 K리그1의 시민구단 대구는 주눅 들지 않았다. 지난 시즌 K리그1 7위 대구는 축구협회(FA)컵에서 기적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ACL 무대를 밟았지만 초보다운 미숙함은 없었다. 대구는 끈끈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이라는 특유의 팀 컬러를 앞세워 아시아 무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대구는 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ACL F조 1차전에서 3-1로 이겼다. 대구는 전반 29분 멜버른의 토이보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토이보넨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0-1 한국 패)에 출전했던 선수. 경기 초반 실점하며 멜버른에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 처한 대구는 세징야(사진)가 2분 뒤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기세가 오른 대구는 황순민(후반 6분), 에드가(후반 16분)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했다. 세징야는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지난 시즌 K리그1 2위를 기록하며 팀 창단 후 처음으로 ACL에 참가한 경남은 이날 창원에서 열린 산둥 루넝(중국)과의 E조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해 4월 6일, 프로야구 출범 이래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서울 잠실야구장, 수원 KT위즈파크,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리기로 한 경기가 모두 취소된 것이다. 당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377μg(마이크로그램)으로 미세먼지 경보 기준치(m³당 300μg)를 훌쩍 넘어섰다.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이 올해 3, 4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야구, 축구 등 야외 프로스포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2일 시범경기, 23일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 전국 10개 주요 구장 중 고척돔을 제외한 9개가 개방형 구장이다. 관중이 야외에서 3, 4시간가량 미세먼지에 노출돼야 하는 만큼 초반 흥행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올 시즌에도 미세먼지가 시즌 초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대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KBO 차원에서 마스크를 제작해 각 구장에서 나눠 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다. 미세먼지로 인한 경기 취소는 리그 일정 전체에 영향을 준다. KBO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세먼지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m³당 초미세먼지(PM2.5) 150μg 또는 미세먼지(PM10) 300μg 수준으로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KBO 경기운영위원은 구단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 취소되는 경기가 늘어나면 시즌 후반에 경기 일정이 몰려 올해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준비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1일 개막한 프로축구 K리그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성공적인 개막전을 치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1일부터 3일까지 치러진 K리그1 1라운드 6경기의 유료 관중은 7만9355명(경기당 평균 유료 관중 1만3226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1라운드 유료 관중 5만4854명(경기당 평균 유료 관중 9142명)에 비해 약 44.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국가대표팀의 선전으로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막전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연맹은 향후 미세먼지가 흥행에 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해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규정에 따르면 K리그에서는 경기 개최 3시간 전부터 경기 종료 시까지 개최 지역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황사 등에 대한 경보가 발령될 경우 경기감독관이 경기의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조응형 yesbro@donga.com·정윤철 기자}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1일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9월에 시작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준비에 돌입한 그는 코치들과 유럽 각지로 흩어져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선수들을 만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4일 “이강인(18·발렌시아), 정우영(20·바이에른 뮌헨), 백승호(22·지로나) 등이 관찰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축구의 주축으로 활약해온 미드필더 기성용(30·뉴캐슬)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은 2019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 때문에 6일 귀국하는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22일), 콜롬비아(26일)와 맞붙는 3월 A매치부터 유럽 출장에서 관찰한 젊은 미드필더들을 대표팀에 발탁해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 이강인은 날카로운 침투 패스 능력을 갖춘 공격적 성향이 짙은 미드필더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1군과 계약한 그는 한국인 유럽 무대 최연소 1군 공식경기 출전 기록(17세 253일)을 세운 최대 유망주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 소속인 정우영은 3일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경기에 교체 출전해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양발잡이로 측면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는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강점을 보인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바르사) 유소년 출신 백승호는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의 스페인 국왕컵 등에 출전해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이강인과 정우영은 구자철, 수비력을 겸비한 미드필더 백승호는 기성용의 대체 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이 2, 3년 정도 대표팀 경험을 쌓으면 두 베테랑의 은퇴로 공백이 큰 대표팀 미드필드진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월 A매치가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점검해 볼 좋은 기회라고 전망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강인의 A대표팀 발탁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실력이 있다면 선발해 일단 A대표팀에 데뷔시키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수의 컨디션과 체력 상황 등을 고려해 혹사의 위험성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유소년 축구 관계자는 “어린 시절부터 최고 선수가 모이는 대표팀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팀의 특성과 전술을 미리 익히는 것은 선수 개인과 팀의 발전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11일 3월 A매치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잊지 말자 2018. 함께 뛰자 2019.’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시즌 첫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울 팬들은 경기장 한편에 이런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 시즌 2부 리그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것을 잊지 말고, 달라진 모습으로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아달라는 것이었다. 1만5525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화끈한 공격 축구로 안방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서울은 최순호 감독이 이끄는 포항과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수비수 황현수(24)의 활약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서울이 개막전 승리를 따낸 것은 2010년 이후 9년 만. 황현수는 전반 10분 박주영이 올린 크로스에 이어 이웅희가 날린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재빨리 골문 쪽으로 달려든 뒤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8분에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1 개인 통산 득점이 3골이었던 황현수는 시즌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작성하며 ‘골 넣는 수비수’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K리그1 팀 최소 득점(40득점)의 불명예를 안았던 서울은 이날 22개의 슈팅(포항 2개)을 시도하는 등 공격력이 강화된 모습을 보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선수들이 명예 회복이라는 강한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한 덕분에 승리한 것 같다. 비시즌 동안 공격력 회복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슈팅과 크로스 수를 늘려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시즌 첫 승을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어요.” 경기 내내 굳은 표정을 짓던 박성현(26)은 역전 우승이 확정되고 나서야 미소를 보였다. 해마다 시즌 초반에는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아 ‘슬로 스타터’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그는 화끈한 버디 쇼로 우승한 뒤 후련한 듯 왼손 엄지를 치켜세우며 기쁨을 만끽했다. 박성현이 올 시즌 두 번째 참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그는 3일 싱가포르 센토사GC 뉴탄종코스(파72)에서 끝난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언더파를 몰아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1위에 올랐다. 2주 연속 2위에 머문 호주 교포 이민지(13언더파)와는 2타 차. LPGA투어 통산 6승째를 기록한 박성현은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5300만 원)를 획득했다. 통산 상금은 400만 달러를 돌파해 407만6822달러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2017년 LPGA투어 진출 이후 해마다 시동이 늦게 걸렸다. 2017년에는 7월, 지난해에는 5월에야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출격에 앞서 “뭔가 부족한 채 시작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준비를 충분히 마쳤다”고 말하던 자신감을 실전에서 입증해 보였다.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드 카지노와 역대 한국 골프 최고 대우(연간 30억 원 이상·추정)로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마치면서 한결 홀가분한 상태가 된 것도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박성현은 “겨울 전지훈련부터 샷과 퍼팅 등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시즌 초반부터 단단한 경기를 펼친 것 같다. 시즌 출발이 좋아 앞으로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2위 박성현의 ‘위기관리 능력과 뒷심’이 돋보인 경기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세계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4타 뒤진 공동 8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박성현은 1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포함해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후반에 약한 징크스도 깨뜨렸다. 박성현은 2라운드 후반에 3오버파, 3라운드에 2오버파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날은 10번홀(파4)을 버디로 장식한 뒤 13번홀(파5)에서는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졌으나 약 7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이민지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후반에 보기 없이 4타를 줄이면서 역전 우승을 확정지은 박성현은 “하루 정도 몰아치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에 좋은 경기력이 살아나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라이벌 쭈타누깐을 압도한 것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박성현의 4라운드 평균 비거리는 281야드, 쭈타누깐은 279야드였다. 박성현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85.7%로 쭈타누깐(64.3%)보다 높았다. 전날까지 맹타를 휘둘렀던 쭈타누깐은 이날 13번홀에서 더블 보기에 이어 14번홀에서 보기를 하는 등 후반에 흔들리며 공동 8위(8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박성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타이거 우즈에게 연락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박성현은 지난달 우상인 우즈와 테일러메이드 광고 촬영을 통해 처음 만났다. 박성현은 “우즈의 전화번호를 모른다. 하지만 우즈가 이 인터뷰를 본다면 (우즈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아 우승할 수 있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6일부터 시작하는 메인 스폰서 초청 대회인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하기 위해 필리핀으로 이동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세계 축구 1인자를 꿈꾼다면 우선 살아남아야 한다.’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앞둔 리오넬 메시(32·FC바르셀로나·바르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세계 축구 최대 라이벌인 둘의 소속팀 바르사(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는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004∼2005시즌 이후 처음으로 메시와 호날두가 없는 UCL 8강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올랭피크리옹(프랑스·리옹)과의 1차전 방문경기에서 슈팅 수 24-5로 앞서고도 0-0으로 비긴 바르사는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14일)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번 시즌 UCL 6골(득점 2위)을 기록 중인 메시지만 1차전에서는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는 골 결정력을 끌어올려 반드시 8강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메시는 “여러 대회를 치르지만 최우선 목표는 UCL 우승이다”고 말했다. 메시는 득점력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스 등 도움 능력까지 갖췄다. 리옹은 2차전에서 메시를 중심으로 한 바르사의 공격 루트를 철저히 봉쇄할 계획이다. 브뤼노 제네시오 리옹 감독은 “‘안티 메시 플랜’을 가동할 것이다. (메시를) 특정 선수가 전담 마크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 미드필더가 모두 동원돼 메시가 공을 잡지 못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메시보다 더 절박한 상황이다. 유벤투스는 16강 1차전 방문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아틀레티코)에 0-2로 졌다. 안방 2차전(13일)에서 다득점 승리가 필요한 유벤투스는 호날두의 득점력이 살아나야 한다. 지난 시즌 UCL 득점왕(15골) 호날두는 이번 시즌 1골에 그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는 “유벤투스가 거액의 이적료(약 1432억 원)로 호날두를 영입한 이유는 오직 UCL 우승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차전 당시 호날두는 상대 팬들과 신경전까지 펼쳐 구설에 올랐다. 그는 자신을 향해 야유를 퍼붓는 팬들에게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쳐 보였다. 경기 후 호날두는 “나는 5번의 UCL 우승을 이뤄냈지만, 아틀레티코는 우승 경력이 없다. (2차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를 중심으로 끓어 넘치는 열정을 가지고 2차전에 나서 멋진 밤을 만들어낼 것이다”고 말했다. 메시와 호날두에게 이번 시즌 UCL이 중요한 이유는 대회 성적에 따라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의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발롱도르는 메시와 호날두가 5회씩 나눠 가졌다. ‘별들의 무대’ UCL에서 팀을 정상으로 이끈 선수는 6번째 발롱도르 수상을 통해 팽팽한 경쟁에서 한발 더 앞서 나갈 수 있다. 메시와 호날두를 위협할 골잡이로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1·바이에른 뮌헨)가 꼽힌다. 몸싸움과 골 결정력이 뛰어난 그는 8골로 UCL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유효슈팅 개수는 15개(2위)로 메시(12개·5위)에게 앞서 있다. 베팅사이트 스카이베트가 UCL 득점왕과 관련해 책정한 배당률에서는 메시(1위)가 가장 낮았고, 레반도프스키(2위)가 뒤를 이었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득점왕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호날두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27·토트넘·사진)에게 휴식을 주고 난 이후 경기력이 좋지 않아 미스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이 끝난 뒤 파울루 벤투 감독 등 한국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산 브리핑에서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대표팀과 소속 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손흥민의 컨디션 관리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달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의 화두 중 하나는 에이스 손흥민의 ‘혹사 논란’이었다. 소속 팀 경기(지난달 14일)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이틀 뒤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2-0·한국 승)에 선발 출전해 89분을 뛰며 공격 활로를 열었다. 당시 손흥민은 “최근 많은 경기를 뛰다 보니 (몸이)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5일의 휴식을 취한 뒤 출전한 16강과 8강에서 스피드가 떨어지는 등 극도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그가 무득점에 그친 한국은 8강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했다. 일각에서는 “소속 팀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 피로가 누적된 손흥민을 중국전에 오래 뛰도록 한 것이 컨디션 저하의 원인이 됐다”는 비난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과도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출전 시간은 감독과 선수가 미팅을 통해 결정한 것이다. 중국을 꺾고 조 1위가 되면 충분한 휴식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 막판까지 손흥민을 뛰게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긴 휴식을 취한 손흥민은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졌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대표팀 피지컬 코치가 던진 이슈가 있다. 선수의 타입인데 경기와 회복을 반복하며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가 있고,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찾는 선수가 있다. 손흥민은 경기와 회복을 반복해야 하는 타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전과 회복 훈련의 반복으로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신체 리듬과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아시안컵 기간에 발생한 의무팀 운영 문제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은 재계약을 하지 못한 의무 트레이너가 대회 도중 팀을 이탈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조기 계약 연장과 대회 주기를 고려한 장기 계약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이 우승을 노리는 팀이 되려면 5년 혹은 10년에 걸친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손흥민의 소속 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사진)이 우승 경쟁을 포기한 듯한 발언을 했다. 27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23일 번리와의 EPL 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주포 해리 케인이 복귀하며 공격력이 강화된 토트넘이지만 하위권인 15위(27일 기준) 번리에 패하면서 우승권 경쟁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던 손흥민도 번리전에서는 득점포가 침묵했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EPL 3위에 머물렀다. 포체티노 감독은 “진정한 우승 경쟁 팀이 되려면 경기 내용이 좋고 나쁜 것은 상관이 없다. 어떻게든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이 강한 승부욕을 가지고 경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강한 투쟁심을 보여줘야 한다. 내가 화가 난 것은 그 부분이다. 우리는 번리처럼 강력한 에너지와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 등이 더 좋은 팀이라 우승에 가까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우승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덧붙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강도 높은 발언을 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이적 시장 때마다 잠잠한 구단 운영진의 선수 영입 정책의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케인과 손흥민의 백업 자원을 영입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사령탑의 변화를 암시한 것일 수도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남의 우승을 이끈 뒤 ‘생큐 베리 머치’로 불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시즌 K리그1 경남에 합류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특급’ 조던 머치(28·영국)는 당찬 소감을 밝혔다. ‘매우 고맙습니다’라는 뜻의 영어 ‘생큐 베리 머치(Thank you very much)’와 자신의 이름(Jordon Mutch)을 연결한 재치 있는 포부였다. EPL 카디프시티 등에서 뛰었던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카디프시티에서 김보경(울산), 퀸스파크 레인저스에서 윤석영(FC서울) 등과 한솥밥을 먹었다. 이번 시즌 그는 K리그1에서 과거의 동지였던 김보경, 윤석영과 적으로 만나야 한다. 머치는 “김보경과는 개인적으로 연락도 주고받는 사이다. 그를 경기에서 만나면 발로 차버리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보경의 돌파 방향 등을 잘 아는 만큼 수비를 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머치는 경남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예정이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보통 유럽 빅리그 출신 선수는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아시아에 진출하지만 머치는 최전성기를 누릴 나이에 경남에 합류했다. 볼 키핑과 넓은 시야, 슈팅 능력을 모두 갖춘 그를 지도하게 돼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머치는 “한 번 사는 인생, 도전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 팀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내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의 공격수 응우옌꽁프엉(24·베트남)은 입단 당시부터 ‘쌀딩크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애제자’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달 아시안컵에서 베트남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26일 K리그1 미디어데이 행사장을 찾은 수백 명의 한국 취재진을 보고 꽁프엉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베트남에서 볼 수 없었던 행사다. 정말 신기하다.” 꽁프엉은 르엉쑤언쯔엉(24·태국 부리람)에 이어 베트남 출신으로 한국에 진출한 두 번째 선수다. 한국의 강력한 수비에 고전한 쯔엉은 2시즌 동안 6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168cm, 65kg의 꽁프엉도 베트남 리그보다 몸싸움이 거센 한국 수비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는 “최근 웨이트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또한 내 장기인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살린다면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처럼 자국을 대표하는 축구 아이콘이 되기를 꿈꾼다. 꽁프엉은 “한국에서 축구 실력을 키워 언젠가는 네이마르(브라질)처럼 환상적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9시즌 프로축구 대회 공식 명칭이 ‘하나원큐 K리그1(K리그2) 2019’로 결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6일 “하나원큐는 KEB하나은행의 스마트뱅킹서비스다. 새 시즌 개막에 맞춰 새로운 대회명과 함께 대회 로고도 변경했다”고 밝혔다. 연맹에 따르면 2017시즌부터 후원을 시작한 KEB하나은행은 2018시즌에 약 639억6697만 원의 노출 효과를 거뒀다. 올 한 해 후원금은 35억 원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이 열린 25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연장 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첼시 의료진은 그라운드에 들어가 아리사발라가의 상태를 살폈다. 이때부터 첼시의 ‘막장 드라마’가 시작됐다.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은 골키퍼 교체를 결정했다. 승부차기에 대비해 맨시티 선수들의 슈팅 특징을 잘 알고 있는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를 부상당한 아리사발라가 대신에 투입하려고 했다. 카바예로는 과거에 맨시티에서 뛰었던 선수다. 카바예로가 교체 투입을 기다릴 때 아리사발라가는 벤치를 향해 손가락을 흔들며 교체를 거부했다. 답답한 표정으로 교체를 지시하는 사리 감독과 짜증 섞인 표정으로 거부하는 아리사발라가의 신경전이 약 3분간 지속됐다. 결국 교체를 포기한 사리 감독은 격분해 펜을 의자에 집어던졌다.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출구로 향하던 그는 발길을 돌려 벤치로 돌아왔다. 교체 지시를 거부한 아리사발라가가 끝까지 골문을 지킨 첼시는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해 우승에 실패했다. 아리사발라가는 상대 키커 한 명의 슈팅을 막았지만 승부차기 내내 부상 부위에 통증이 있는 듯 다리를 만졌다. 경기 후 아리사발라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첼시 선수였던 크리스 서턴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팀에 대한 반역 행위다. 아리사발라가가 더는 첼시에서 경기를 뛸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첼시의 수비수였던 존 테리는 “교체 사인이 뜨면 선수는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리사발라가는 지난해 8월 첼시가 7950만 유로(약 1011억 원)의 이적료로 영입한 선수다. 아리사발라가를 비롯해 스타 선수를 대거 보유한 첼시지만 조직력 문제를 드러내며 EPL 6위에 그쳐 있다.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경질설에 시달려 온 사리 감독은 이번 파문으로 팀 내 입지가 더 좁아지게 됐다. 경기 후 사리 감독은 “아리사발라가의 행동은 잘못됐다. 하지만 오해도 있었다. 나는 처음에 아리사발라가의 몸 상태를 정확히 몰랐고 3, 4분 후 의료진이 설명을 해준 뒤에야 그가 계속 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아리사발라가는 “반항할 의도는 없었다. 나는 그저 ‘몸 상태가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뜀틀 요정’ 여서정(17·경기체고·사진)이 자신의 올해 첫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서정은 2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종목별 월드컵시리즈 여자 뜀틀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26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대한체조협회에 따르면 한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가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선에서 평균 14.400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오른 그는 1차 시기에서 난도 5.8점, 2차 시기에서 난도 5.4점짜리 기술을 시도했다. 실시 점수는 두 기술 모두 8.666점이었다. 여서정은 우즈베키스탄의 베테랑 선수인 옥사나 추소비티나(44·평균 14.200점)를 0.066점 차로 따돌렸다. 전날 발목 통증으로 평균대와 마루운동 예선에 기권했던 여서정은 주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한국 체조의 ‘레전드’ 여홍철(48)의 딸인 그의 목표는 내년 도쿄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여서정은 이번 시즌 꾸준히 국제 대회에 참가해 난도 높은 기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여서정은 5.8점 혹은 6.0점으로 예상되는 자신만의 기술 ‘여서정’(뜀틀 짚고 두 바퀴 몸 비틀며 공중회전)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장착하면 충분히 올림픽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검은 물결’이 박성현(26)을 따라 움직인다. 이번에는 ‘노란 물결’이 전인지(25)를 뒤따른다. 검은 모자와 검은 옷, 노란 모자와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의 물결이다. 검은색을 좋아하는 박성현, 노란색을 좋아하는 전인지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이글’을 기원하는 독수리, ‘미친 존재감’ 등 강렬한 그림과 문구도 등장한다. 일사불란하다. 박성현 팬들은 티샷 20분 전, 전인지 팬들은 10분 전까지 1번홀 티 박스 근처로 집결한다. 선수 소개 때 팬 중의 한 명이 박성현의 별명 ‘남달라’를 선창하면 기다리고 있던 수백 명의 다른 팬이 일제히 ‘파이팅’을 외친다. 통일된 응원복과 단합된 구호. 이런 풍경에 외국인 선수들은 눈을 동그랗게 뜬다. ○ 외국인을 놀라게 하는 한국의 응원 문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참가했던 대만의 스타 골퍼 캔디 쿵(38)은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17년간 투어 생활을 하면서 한국 팬들처럼 대규모 응원을 펼치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홍보대행을 담당하는 골프뉴스 에이전시 JNA의 최민석 팀장(45)은 “미국 팬들은 자신의 거주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를 찾아 개인적으로 선수를 응원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눈에는 원정 응원을 펼치는 한국 팬클럽의 규모와 통일성이 신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PGA 홈페이지도 1월 한국 여자 골프 팬클럽 문화를 조명했다. LPGA는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때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은 혼신을 다해 에너지가 넘치는 응원을 펼치는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응원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메이저 대회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강렬하다”고 전했다. ○ 팬클럽에서는 무슨 일이 온라인 팬카페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팬덤을 가진 대표적 선수가 전인지와 박성현이다. 2013년 개설된 전인지의 네이버 팬카페(플라잉 덤보)는 21일 현재 가입자가 1만254명이다. 2015년 개설된 박성현의 네이버 팬카페(남달라) 회원은 8281명이다. 짧은 머리에 바지를 입고, 호쾌한 장타를 날리는 ‘걸크러시’ 박성현의 팬들은 여성의 비율이 높다. 박성현 팬카페 부매니저 정태연 씨(47)는 “카페 활동을 하는 팬 중 여성의 비율이 89.3%다. 특히 45∼54세 여성의 비중(46.1%)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군은 다양하지만 평일 팬클럽 모임 시 주부와 직장인의 비율이 7 대 3 정도”라고 덧붙였다. 박성현의 팬인 민혜진 씨(47·여)는 “40, 50대 주부는 아이들을 어느 정도 다 키운 상태다. 이때 다른 일을 배우거나 관심사가 생기지 않으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멋진 샷과 당당한 모습의 박 프로를 알게 됐고, 선수에 대한 대화를 팬들끼리 나누면서 친구도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전인지 팬클럽에는 남성이 많다. 전인지의 팬카페 매니저 김은정 씨(47·여)는 “전인지의 여성스럽고 상냥한 모습, 홀을 지나며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친절한 팬 서비스에 매료된 중년 남성 팬이 많다. 팬카페 회원들의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이 80% 정도다. 일부 남성 팬들은 ‘내게 아들이 있다면 전 선수 같은 사람을 며느리로 삼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팬들은 시즌 중에는 경기장을 찾아 ‘직관(직접 관전)’을 하며 현장 응원을 한다. 박성현의 팬클럽 관계자는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박성현 선수가 오면 1라운드 혹은 4라운드가 끝난 뒤 팬카페 회원들과 식사를 함께한다. 이때 회원 500명 정도가 참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시즌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서울, 경인 지역 등 지역별 스크린 골프 모임을 열어 즐기고 응원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내에서는 전인지의 별명인 ‘덤보’와 ‘파이팅!’을 외쳤던 전인지 팬들은 해외에선 ‘고(GO), 인지’를 외치기로 했다. “해외에서는 ‘파이팅’이 ‘싸우자’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한 명이 ‘고’를 선창하면 나머지가 ‘인지’를 외치기로 했다”는 것이 김 매니저의 설명이다. 박성현 팬클럽은 박성현의 올해 목표 승수에 맞춰 “5승 가자”를 응원 구호 중 하나로 사용할 예정이다. 해외 응원에는 평균 20∼30명이 참가한다. 카페 운영진이 대회 개최 지역의 교통과 숙박 정보 등을 올리면 자율적으로 응원에 참가한다. 해외 직관을 하는 회원들이 카페 내 응원방에 현장 소식을 올리면 밤새도록 1만 개가 훌쩍 넘는 댓글이 달린다. ○ 골프 에티켓 vs 응원 문화, 그리고 책임 일각에서는 한국의 열성적 골프 응원 문화에 우려의 시선을 나타내기도 한다.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 외국인 선수는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은 꽤 큰 소리를 낸다. 휴대전화를 만지거나 벨소리가 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의 응원이 집중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팬클럽 회원들도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 폰(NO PHONE) 캠페인’이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놓거나 꺼놓고 있는 것이다. 선수와의 스킨십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도 있다. 여성 회원들이 스스럼없이 선수와 팔짱을 끼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선수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해달라는 내용이다. 팬클럽 회원들은 선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 박성현 팬클럽 회원들은 ‘울프(우리프로)’, 전인지 팬클럽 회원들은 ‘우리 선수’ 등으로 부른다. 팬클럽 내에서 회원 자신을 지칭하는 닉네임에는 ‘박성현’ ‘남달라’, ‘전인지’ ‘덤보’ 등을 쓸 수 없다. 선수를 사칭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선수를 존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긍심 높은 팬클럽이지만 경기장에서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에는 금방 선수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 잘못된 행동은 플레이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선수의 명예와도 직결된다. 김 매니저는 “잘못된 행동을 하면 누구의 팬인지 곧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회칙 등을 통해 매너를 더 엄격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고양=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25분. FC바르셀로나(스페인·바르사)의 최전방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32)는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얻었다. 올랭피크 리옹(프랑스·리옹)의 수비수들이 바르사 측면 공격수들을 신경 쓰느라 수아레스를 마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아레스의 왼발 슈팅은 골포스트 옆으로 빠져나갔다. 수아레스는 얼굴을 감싸 쥐고 괴로워했다. 수아레스는 20일 프랑스 데신샤르피외에서 열린 리옹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에서 부정확한 슈팅으로 수차례 골 기회를 놓쳤다. 그의 부진 속에 바르사는 24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무득점에 그치며 0-0으로 비겼다. 과거 리오넬 메시(M), 수아레스(S), 네이마르(N)의 ‘MSN 트리오’가 공격을 이끌었던 바르사는 유럽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2017년 파리생제르맹(프랑스)으로 이적한 데 이어 서른 살을 넘어선 수아레스가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메시가 31경기에서 30골을 넣으며 아직 건재하지만 MSN 트리오가 활약하던 때보다 바르사의 파괴력은 확실히 약해졌다. 수아레스는 최근 5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이 기간에 팀은 1승 4무를 기록했다. 수아레스는 2015∼2016시즌 59골을 넣은 이후 매 시즌 득점이 감소했고 이번 시즌에는 16골을 기록 중이다. 바르사 팬들은 수아레스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미국 블리처리포트에 따르면 팬들은 “수아레스는 엉망진창이다” “바르사가 유럽 정상에 서려면 하루빨리 수아레스의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바르사는 수아레스의 대체자로 해리 케인(토트넘),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의 영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야심 차게 프로 1군 무대로 올라선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8·사진)이 좀처럼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이강인은 18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13일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경기에서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그는 지난달 31일 발렌시아 1군에 정식 등록했다. 하지만 정작 1군이 된 이후부터 5경기(유로파리그 등 포함) 연속으로 결장했다. 1군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뛰었던 이강인은 곤살로 게데스 등 경쟁자들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마르셀리노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부상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어린 선수가 연달아 경기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존 1군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신예 이강인이 주전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이강인의 스페인 현지 에이전트 관계자는 “이강인은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 계속 싸워 나갈 것이다. 그는 매일매일 힘든 상황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는 중국 국가대표팀 에이스 우레이의 에스파뇰 이적 후 첫 선발 경기로도 관심을 끌었다. 이강인이 출전하지 않아 ‘한중 대결’은 무산됐다. 72분을 뛴 우레이는 헛발질을 하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발렌시아와 에스파뇰은 0-0으로 비겼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27·토트넘)이 골을 넣으면 나는 먼저 드레싱룸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경기가 끝나기만 기다리면 될 것 같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손흥민은 ‘승리의 파랑새’와도 같다. 에이스 손흥민이 득점한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두터운 믿음이 있다는 얘기다.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과 도르트문트(독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손흥민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팀. 안방에서 대승을 거둔 토트넘은 다음 달 6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2차전을 치른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2분 얀 페르통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토트넘의 첫 번째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시즌 16호골이자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 첫 득점이다. 노란색과 검은색이 조합된 유니폼을 사용해 ‘꿀벌 군단’으로 불리는 도르트문트에 유독 강한 손흥민은 ‘양봉업자’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보였다. 그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프로 데뷔 이후 도르트문트전 11경기에서 9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전에서 또다시 골을 넣은 것은 맞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다른 팀을 상대해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13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는데 그가 득점한 경기에서 토트넘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해리 레드냅 전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모든 감독이 지도하고 싶어 하는 ‘꿈’ 같은 선수다. 그는 다양한 공격 포지션에서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 놀라운 선수다”라고 극찬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이 다시 한번 빛났다. 그는 최근 12경기에서 11골 5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이 꾸준히 득점 감각을 유지하며 2016∼2017시즌에 자신이 작성한 유럽무대 한국인 시즌 최다골 기록(21골)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16골을 터뜨리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경기만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기도청이 경북체육회 ‘팀킴’을 꺾고 2년 연속 전국겨울체육대회 정상에 올랐다. 경기도청은 1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전국겨울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 결승에서 접전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경기도청은 4엔드까지 4-1로 앞섰다. 하지만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팀킴은 5, 6, 7엔드에 1점씩을 뽑아내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도청이 8엔드에 2득점을 하자, 팀킴은 9엔드에 2점을 올리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도청은 마지막 10엔드에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1점을 획득해 7-6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도청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를 배출했던 팀이다. 당시 경기도청은 컬링과 걸그룹 걸스데이를 합친 ‘컬스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엄민지(28)와 김은지(29)가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지난해 11월 지도자들의 전횡 등을 폭로한 뒤 한동안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던 팀킴은 복귀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임명섭 경북체육회 코치는 “전국겨울체육대회 우승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 이번 대회를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메달을 향한 과정 중 하나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유럽 톱 레벨이 아니다. 현 맨유 선수 중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에서 뛸 수준이 되는 선수는 2명 정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유의 수비수 출신인 필 네빌은 13일 친정팀이 안방에서 PSG에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뒤 영국 BBC라디오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맨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다. 상대와의 격차가 컸다”고 말했다. 전직 맨유 선수들이 입을 모아 비판을 쏟아낼 정도로 맨유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이날 맨유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PSG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게다가 PSG는 에이스 네이마르와 에딘손 카바니가 부상으로 빠져 정상 전력도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대행 체제가 시작된 후 자국 리그와 축구협회(FA)컵 등에서 11경기 연속 무패(10승 1무)를 이어오던 맨유지만 유럽 강자들이 맞붙는 유럽대항전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날 맨유는 10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1개에 불과할 정도로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 BBC는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 등 맨유 경영진의 안목 없는 선수 영입 정책이 팀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선수들이 제 몫을 못 해주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 선수가 지난해 초 영입한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다. 7억 원에 가까운 주급(선발 출전 보너스 등 포함)을 받는 산체스지만 그는 맨유에서 37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는 데 그쳤다. 아스널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166경기에서 80골을 터뜨렸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PSG전에서 전반 추가시간에 투입된 산체스는 유효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BBC는 “이적료 7500만 파운드(약 1087억 원)로 영입한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는 솔셰르 체제에서 주전으로 뛰지도 못하고 있다. 맨유가 변화를 시도 중인 만큼 경영진의 영입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맨유는 무패 행진을 벌인 11경기에서 7골을 내주며 수비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차세대 축구 황제’ 킬리안 음바페를 앞세운 PSG의 공격진에 수비가 붕괴됐다. BBC는 “솔셰르 체제에서 맨유가 가진 힘은 수비에 있었다. 전반은 잘 견뎌냈지만 후반 초반 실점하면서 경기력이 급속히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맨유는 후반 8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하는 상대 수비수 프레스넬 킴펨베를 놓쳐 첫 실점을 했다. 후반 15분에도 중앙으로 쇄도하는 음바페를 수비수들이 마크하지 못해 쐐기골을 허용했다. 음바페는 “네이마르와 카바니가 없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맨유는 안방 1차전 패배로 지난 시즌에 이어 또다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2차전은 다음 달 7일 PSG의 안방인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솔셰르 감독대행은 “우리는 한동안 이런 (높은) 수준의 팀과 경기를 하지 못했다. 우리의 현실을 알게 된 만큼 다시 도전할 것이다. 산 앞에서 드러눕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여정은 산을 정복했을 때 끝날 것이다”며 2차전에서의 반격을 다짐했다. 하지만 맨유는 핵심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1차전에서 후반 44분 거친 파울로 인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2차전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전임 조제 모리뉴 감독과의 불화로 팀을 분란에 빠뜨렸던 포그바는 결정적 순간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해 다시 팀에 위기를 불러왔다. 한편 맨유 팬들은 이날 맹활약한 PSG의 앙헬 디 마리아에게 맥주병을 던지는 등 추태를 부렸다. 맨유 소속이었다가 2015년 이적한 디 마리아는 이날 PSG의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팀 ‘팀킴’이 만든 유행어는 “영미!”였다. 스킵(주장) 김은정(29)이 의성여고 동창인 리드 김영미(28)에게 스위핑 등을 지시하며 외치는 소리였다. 1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전국겨울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 경기에서는 “영미”를 들을 수 없었다. 임신 중인 김은정을 대신해 서드 김경애(25)가 스킵으로 나섰기 때문. 김영미의 친동생인 김경애는 “언니야!”를 외치며 스위핑을 지시했다. 김은정은 후보로 코치석에서 경기를 봤고, 올림픽 당시 후보였던 김초희가 서드로 출전했다. 팀킴의 소속사 관계자는 “김경애가 과거에 스킵 훈련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경북체육회 지도자들의 전횡 등을 폭로한 뒤 한동안 공식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팀킴은 이날 복귀전을 치렀다. 이들은 8강에서 부산시컬링협회에 19-2로 대승을 거뒀다. 4강에서는 현 국가대표팀인 춘천시청을 6-5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팀킴의 소속사 관계자는 “선수들의 궁극적 목표는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해 최고 성적을 내는 것이다. 당분간 김경애 스킵 체제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