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황규인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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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질문이 스포츠였으면 좋겠다.

kini@donga.com

취재분야

2024-10-27~2024-11-26
스포츠일반26%
야구21%
사회일반10%
정치일반10%
테니스10%
인사일반7%
메이저리그7%
각종 경기3%
농구3%
배구3%
  • 롯데 최영환, 프로 8년차에 첫 선발승

    프로야구 롯데 최영환(29·사진)이 데뷔 2698일 만에 첫 선발승을 거뒀다. 최영환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키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2개와 사사구 2개만을 내준 채 팀이 3-0으로 앞선 7회초부터 구승민(31)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014년 3월 30일 당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역시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뒤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실점)를 기록했다. 이후 두 팀이 점수 변동 없이 그대로 경기를 끝내면서 최영환은 승리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이 데뷔 후 첫 승은 아니다. 2014년 4월 19일 대전 안방경기 때 LG를 상대로 구원승을 거둔 적이 있다. 당시 최영환은 연장 10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LG 타선을 3자 범퇴로 막았고 10회말 공격 때 고동진(41)이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데뷔 첫 승을 남겼다. 첫 승을 거두는 데는 데뷔 후 20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두 번째 승리를 거두는 데는 첫 승 이후 2678일이 걸린 것이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후반기 8경기에서 6승 2패(승률 0.750)의 성적을 올렸다. KIA 역시 이날 잠실 방문경기에서 두산을 7-3으로 물리치고 후반기 승률 0.750(3승 2무 1패)을 기록했다. 선두 KT는 수원 안방경기에서 LG를 8-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SSG 최정(34)은 이날 문학 안방경기에서 6회말 통산 288번째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면서 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사구 기록을 새로 썼다.▽18일 전적K I A 7-3 두산N C 1-6 SSG키움 0-3 롯데L G 1-8 K T삼성 6-2 한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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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수연 “탁구로 새 세상 만나… 후회 없게 스매싱”

    “첫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이었던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너무 떨려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했어요.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연습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장애인 탁구 간판 서수연(35·사진)은 1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했다’는 서수연의 리우 대회 성적은 은메달이었다. 서수연은 당시 TT2등급(숫자가 작을수록 장애가 심함) 여자 단식 결승에서 류징(33·중국)과 세트 스코어 1-1로 맞서다가 1-3으로 패한 뒤 눈물을 펑펑 쏟았다. 서수연에게 장애가 찾아온 건 대학 새내기였던 2004년이었다. 슈퍼모델 대회 출전을 준비하던 그는 일자목을 교정하려고 주사 치료를 받다가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서수연은 “주사액이 들어오는 순간 왼팔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튕겨나가는 느낌이 들었다”며 “담당 의사는 일시적인 마비 증상이라고 했지만 다른 병원에서는 경추 손상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장애인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던 서수연에게는 라켓이 새로운 세상 문을 여는 열쇠가 됐다. 서수연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찾아온 상실감과 절망감이 지금도 생생하다. 매일 어떻게 죽을까만 고민했다. 그런데 혼자 힘으로는 죽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면서 “그러다 아버지 지인의 추천으로 탁구를 시작했다. 라켓을 잡고 있는 순간에는 그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료 사고 여파로 서수연은 손으로 물건을 집는 데도 애를 먹는다. 이 때문에 서수연은 손과 라켓을 붕대로 묶은 채 2.75g짜리 탁구공을 때리고 또 때렸다. 서수연은 “라켓을 묶은 채 공을 때리면 아무래도 스핀을 넣기가 힘들다. 그래도 연습을 통해 극복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랭킹 3위인 서수연은 “지난 5년간 리우 대회 결승전을 곱씹으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다. 그 덕에 살도 많이 빠졌다”고 웃으면서 “똑같은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에는 꼭 엄마 목에 금메달을 걸어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서수연을 비롯해 이번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본진 45명은 이날 출국했다. 한국은 24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 선수 86명, 임원 73명 등 총 159명을 파견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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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화재, 코로나 대거 확진에 손도 못맞췄지만…“대회 참가 잘한 결정”

    “어떻게 저희 팀만 생각합니까. 아예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닌데 리그에 폐를 끼쳐서야 되겠습니까.”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출전 결심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말 삼성화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풍이 불어 닥쳤다. 주전급 선수 1명이 방역수칙을 위반해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선수가 확진 사실을 알기 전 연습에 참가하면서 ‘슈퍼 전파자’ 구실을 했던 것. 그 바람에 선수단 총 18명(선수 14명, 코칭스태프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선수단 전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삼성화재는 이달 2일까지 팀 연습을 전혀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팀원 전체가 모이는 연습은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못한 채 컵 대회에 나섰다. 이러면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 부상 위험을 걱정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배구연맹(KOVO)도 삼성화재 측에 컵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좋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팀보다 ‘V리그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먼저 생각했다. 삼성화재가 빠질 경우 출전 팀이 7개로 줄어들어 4개 팀이 2개조로 예선리그를 치를 수 없게 돼 대회 진행도 파행이 불가피했다. 이에 대해 “이태일 전 프로야구 NC 대표가 틈날 때마다 강조했던 ‘리거십’을 NC도 지키지 못했는데 삼성화재가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NC는 팀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오히려 리그 중단을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일벌백계 역시 삼성화재와 NC가 대비되는 장면이다. 삼성화재는 팀에 바이러스를 끌어들인 선수에게 KOVO 상벌위원회에서 내린 6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별개로 잔여 경기(30경기) 전 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와 함께 2021~2022시즌 연봉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3전 전패로 컵 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고 감독은 “어려웠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건 잘한 결정이었다”면서 “선수들도 ‘역시 연습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을 거다. (10월 16일에 개막하는) V리그 준비를 충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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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빼는 게 취미’ 서재덕, 군복무 중 늘어난 체중 35kg 줄여 펄펄

    “(서)재덕이 형처럼 되면 안 되죠.”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전광인(30·현대캐피탈)에게 ‘군 생활에 대해 서재덕(32·한국전력)에게 조언을 들은 게 있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두 선수는 성균관대에 이어 프로배구 한국전력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서재덕은 2019년 9월부터 22개월 동안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이때 키 195cm인 서재덕이 체중 관리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장 감독은 “팀에 돌아오면 달라질 거다. 서재덕은 살을 빼는 게 취미”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장 감독의 말대로 서재덕은 팀에 복귀할 때 체중을 120kg에서 35kg을 줄여 군 제대 후 첫 무대인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서재덕의 몸무게는 95kg 정도로 군 복무 전 체중(94kg)과 비슷하다. 서재덕은 “가장 많이 나갈 때는 몸무게가 138kg까지 나갔다. 주변으로부터 복귀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체육관에서 1시간만 걸어도 2kg씩 빠졌다. 프로선수인데 살이 너무 쪄서 팀에 미안한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솔직히 치킨이 정말 먹고 싶었다”며 “‘과연 서재덕이 코트에 복귀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 이를 악물고 살을 빼려고 마음먹었다. 매일 아침마다 팀에 몸무게를 보고해야 했기 때문에 몰래 먹기도 힘들었다”며 웃었다. 장 감독은 “서재덕이 석 달 만에 30kg이 넘는 몸무게를 줄이다 보니 공격에 힘이 실리지 않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재덕은 16일 열린 삼성화재와의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15득점 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서재덕은 “솔직히 살을 빼는 동안 유산소 운동만 하다 보니 근력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괜찮다”며 “내가 없는 동안 좋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코트에 돌아온 서재덕이 가장 낯선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서재덕은 “관중이 없어 긴장이 덜 되는 등 적응이 잘 안 된다. 긴장이 돼야 점프도 잘된다.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일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을 3-0으로 완파하고 B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신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한국민이 33점을 퍼부은 국군체육부대는 우리카드를 3-2로 누르고 2연승으로 B조 1위가 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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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패럴림픽 출전 한국대표팀 오늘 출국

    24일 막을 올리는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대표팀 본진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향한다. 역대 최대 규모인 159명(선수 86명, 임원 73명)을 파견하는 한국은 금메달 4개 이상을 따서 종합 순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 9연패에 성공한 것처럼 패럴림픽에서는 보치아 대표팀이 9연패를 노린다. 보치아는 컬링처럼 공을 던진 뒤 목표점에 가까이 있는 공 개수를 세서 점수를 계산해 승부를 가리는 종목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물론 성적도 중요하지만 일본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만큼 선수단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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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혼돈에… 패럴림픽 출전 꿈도 좌절

    자키아 쿠다다디(23)는 일주일 전만 해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로부터 ‘평화와 희망의 메신저’라는 평가를 받았다. 쿠다다디는 아프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아프간 육상 선수 호사인 라술리(24)와 함께 도쿄 패럴림픽 개막 1주일을 앞둔 17일 도쿄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아프간 수도 카불에 갇혔다.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 정권을 잡으면서 도쿄로 가는 모든 민항기 노선이 막히고, 물가도 폭등했기 때문이다. 쿠다다디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로훌라 니크파이(34)가 아프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따는 걸 보고 태권도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니크파이가 2012 런던 대회 때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내자 쿠다다디는 울렁거리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IPC는 “아프간 장애인 여성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존재”라며 “쿠다다디는 아프간 사회에서 금기를 깨뜨린 실존적인 존재”라고 평했다. 탈레반 집권 시절 아프간은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남성들이 판단한 여성을 ‘명예살인’하는 문화가 남아 있던 나라였다. 그러나 당시 아프간은 미국 보호 아래 있었기 때문에 성별도 장애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IPC와 인터뷰하면서 “가족들의 희생과 지원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고 말했던 쿠다다디였다. 2016년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를 통해 주목받은 쿠다다디는 “장애를 지닌 아프간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운동에 매달렸다.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폭탄 테러나 암살 위협을 받기도 했으나 도복을 입은 그에게 포기는 없었다. 와일드카드(특별 출전권)를 받아 도쿄 패럴림픽에 나가게 됐을 때 뛸 듯이 기뻐했다. 태권도 K44(한 팔 장애 중 팔꿈치 아래 마비 또는 절단 장애가 있는 유형) 부문에 출전할 예정이던 쿠다다디는 “정말 도쿄에 가고 싶다. 나는 그저 도쿄에서 전 세계 선수와 만나 맞대결을 벌이면서 내가 가진 실력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 정권을 잡게 되면서 운동선수로서 그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됐다. 아리안 사디키 아프간 패럴림픽 선수단장은 “탈레반의 공격이 일어나기 전까지 쿠다다디는 공원, 집 뒷마당 등 연습이 가능한 모든 곳에서 기량을 갈고닦으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다”면서 “다시 과거로 회귀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무너진 뒤인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줄곧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이번엔 출전이 무산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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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도쿄 이후 다시 뜨는 평창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영상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튜브 채널에서 ‘역주행’ 중이다. 지난해 3월 31일 첫 공개 이후 지난달 23일까지 70만 회 정도였던 조회수는 16일 현재 135만 회로 거의 두 배가 됐다. “도쿄보다 훨씬 낫다(Way better than Tokyo)”는 댓글이 이 영상을 찾아보는 이유를 대변한다. 평창 개·폐회식 예산은 668억 원으로 도쿄(1685억 원)의 40% 수준이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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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K금융, 현대캐피탈 3-1 꺾고 조별리그 2연승

    “연습 때 잘하는 선수와 경기에서 잘하는 선수가 따로 있어 고민이다. 현대캐피탈과 맞붙는 오늘 경기에서 잘하는 선수가 누구인지 지켜볼 생각이다.”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16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창단 때부터 팀 기둥 구실을 한 송명근(레프트)과 이민규(세터)가 군 입대로 나란히 팀을 떠난 상황. 송명근과 함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한 ‘수비형 레프트’ 심경섭은 아예 코트를 떠났다. 이날 석 감독은 고민을 완전히 털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대신 기분 좋은 고민을 안게 됐다. 레프트 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김웅비(11득점) 조재성 차지환(이상 17득점) 등 세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날 레프트로 출전한 김웅비(서브 리시브 효율 54.5%)와 차지환(50%)은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OK금융그룹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에 3-1(18-25, 25-22, 25-21, 25-15) 역전승을 거두고 조별리그 2전 전승을 기록했다.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4강행 티켓도 확보했다. 석 감독은 “차지환이 상대 플로터 서브를 받는 데 애를 먹던 선수였는데 오늘은 리베로보다 더 안정적이었다”며 “전체적으로 비시즌 동안 우리 팀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프트를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이날 서브 득점과 블로킹 득점에서도 전부 11-5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날 OK금융그룹 선수 가운데 블로킹이 가장 많았던 건 세터 곽명우(4개)였다. 석 감독은 “비디오 분석 시간에 자기 앞에 있는 선수 공격 코스를 분석하라고 주문했는데 그게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에 3-0(25-20, 25-14, 25-20) 완승을 거두고 현대캐피탈과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2연패를 당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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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 1년 선후배 김하성과 박효준, 이번엔 누가 웃을까

    새옹지마. 엇갈린 두 선수의 삶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다. 메이저리거 김하성(26·샌디에이고)과 박효준(25·피츠버그)의 인생 곡선이 엇갈리고 있다. 세간의 주목을 먼저 받은 건 박효준이었다. 2013년 당시 야탑고 2학년 박효준은 1년 선배 김하성을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로 발탁됐다. 등번호도 박효준은 1번, 김하성은 7번이었다. 박효준은 그해 27경기 타율 0.371(97타수 36안타) 1홈런으로 18타점을 올리며 훨훨 날았다. 2루수로 밀려난 김하성이 이듬해 KBO리그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지만 그해 4할대에 가까운 타율(0.392)을 선보인 박효준은 2015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해 태평양을 건넜다. 프로 세계에서는 김하성이 먼저 돋보였다. 2015년 선배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고, 2017년에는 시즌 타율을 3할대(0.302)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에 홈런 30개를 치며 정점을 찍은 김하성은 올해 2월 샌디에이고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박효준은 빅리그 무대를 밟기까지 7년이란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마이너리그를 맴돌던 박효준은 지난달 17일이 돼서야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두 선수의 기류는 최근 다시 바뀌었다. 최근 피츠버그로 이적한 박효준은 2일 필라델피아전에 선발 출전해 첫 안타를 기록했고, 11일에는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적 후 10경기 중 8경기에서 안타를 때렸다. 반면 김하성은 최근 5경기 무안타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분위기다.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박효준이 좋은 스윙을 보여줬다.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전반기 부진을 씻기 위해 박효준을 비롯한 10명의 선수를 트레이드한 뉴욕 양키스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브라이언 캐시먼 뉴욕 양키스 단장은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정한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 덕에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며 “(팀을 떠난) 선수들 대부분이 메이저리거가 돼 좋은 경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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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츠버그 박효준, 메이저리그 첫 홈런 폭발

    박효준(25·사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쳤다. 박효준은 1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안방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박효준은 팀이 0-2로 끌려가던 4회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J A 햅(39)이 던진 시속 146km짜리 속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6m짜리 홈런을 날렸다.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야탑고 1년 후배인 박효준은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금 116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이듬해인 2015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 트리플A 무대에서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른 끝에 지난달 17일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양키스에는 자리가 없었다. 결국 지난달 27일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되면서 박효준은 다시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 고교 졸업생 가운데 13번째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홈런을 남긴 박효준은 경기 후 “아직 내가 완전한 메이저리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팀이 지는 바람에 기쁨을 나눌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에 1-4로 패하면서 6연패 늪에 빠졌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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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년만에 영화가 현실이 된 메이저리그 ‘꿈의 구장’

    “야구장을 지으면 그들이 올 것이다(If you build it, they will come).” 1989년 개봉한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을 상징하는 대사다. 이 영화에서 레이 킨셀라(케빈 코스트너 분)는 자신이 가꾸던 옥수수 밭에서 이런 계시를 듣고 야구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1919년 월드시리즈 승부 조작 사건인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됐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야구장에 나타났다. 이로부터 32년이 지난 올해 저 대사가 현실이 됐다. 이 영화 촬영지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 옥수수 밭에서 13일 실제로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화이트삭스가 안방 팀이 되어 뉴욕 양키스를 상대한다. 이 경기 선발로 화이트삭스는 카를로스 로돈(29), 양키스는 앤드루 히니(30)를 선발로 예고했다. MLB 사무국은 이 경기를 앞두고 화이트삭스가 1919년 당시 안방 구장으로 썼던 코미스키 파크를 본떠 8000석 규모로 임시 경기장을 지었다. 이 경기는 와이오와주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이기도 하다. 아이오와주에는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 팀인 아이오와 컵스가 자리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팀은 없다. 화이트삭스 마무리투수 리엄 헨드릭스는 “이 경기를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면서 “이 구장에서 첫 홈런을 내준 투수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LB 사무국은 원래 지난해 이 ‘꿈의 구장’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때문에 올해로 일정을 미뤘다. 두 팀은 이날 경기를 치른 뒤 하루를 쉬고 화이트삭스 안방구장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로 옮겨 2연전을 치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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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이번엔 금지약물 검출 논란까지

    프로야구가 9회말 2아웃 위기 상황으로 내몰렸다. 연일 사건사고에 휘말리고 있는 와중에 ‘금지약물’이라는 그림자까지 프로야구계를 덮쳤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부터 소속 선수 1명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내용을 6월에 통보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도 이 사실을 즉시 전달했다”며 “다만 해당 선수가 이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선수 요청으로 지난달 열린 청문회 자리에서도 같은 물질을 복용한 적이 없는데 양성 반응을 보였다가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은 종합격투기(UFC) 선수 사례를 집중 어필했다”고 10일 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대구 삼성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선수 본인이 답답해하고 있다. (소명 자료를) 준비했는데 (KADA)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이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KADA 제재위원회는 청문회 내용 등을 심사해 지난주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었지만 사안이 특수해 심사가 길어지고 있다. 만약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지면 이 선수는 시즌 절반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한편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고척에서는 안방 팀 키움이 선두 KT를 3-1로 물리쳤다. 키움 선발 요키시는 시즌 10승(5패)에 성공했다. 잠실에서는 안방 팀 LG가 SSG에 4-0 완승을 기록했다. 2위 LG는 선두 KT를 1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KIA는 광주 안방경기에서 한화에 4-1 승리를 거두고 7연승을 기록했고, 롯데는 창원 방문경기에서 NC를 5-2로 꺾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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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경, 대통령 축전 올리고 “감사합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현장에서 주장 김연경에게 축전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를 요구하는 질문을 던진 유애자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 부위원장 가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악성 댓글을 다는 등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배구협회 홈페이지에는 “국위를 선양하고 온 선수에게 무례한 질문이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김연경은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문 대통령의 축전 캡처(사진)와 함께 ‘감사합니다’란 글을 적었다. 논란은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여자 배구 대표팀 환영식에서 벌어졌다. 진행을 맡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배구 국가대표이기도 한 유 부위원장은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는 거 아시죠? 금액도 알고 계시나요?”라는 말로 진행을 시작했다. 김연경이 “대충 알고 있다”라고 답하자 유 부위원장은 “대충 얼마라고?” 하고 되물었고, 김연경은 “6억 (원)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유 부위원장은 또 김연경에게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배구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시면서 격려를 해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격려를 해주셨다. 그거에 대해 답변해 주셨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이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멋쩍어하자 다시 대답을 요구했다. 김연경이 “감사하다”고 답했고 유 부위원장이 “한 번 더”라고 하면서 김연경이 “감사하고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배구협회는 이날 “적절하지 못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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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경 “99점 주고파… 메달 못걸어 1점 뺐어요”

    “99점을 주고 싶다. (메달) 하나를 걸고 왔어야 했는데 못 걸고 와서 1점을 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를 4강으로 이끈 뒤 귀국한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광밍)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9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국민 여러분이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셨기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사실 떠나기 전만 해도 예선 통과가 가능할까 싶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를 안 한 건 사실이다. 우리가 원팀으로 똘똘 뭉쳐서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당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김연경은 “빨리 집에 가서 씻고, 누워서 치킨을 시켜 먹을 거다. 중국 리그에 가기 전까지 한두 달 정도 몸을 다시 만들어서 리그를 준비하겠다”며 웃었다. 이날 공항에는 200명 넘는 팬들이 몰려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 배구 대표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연경은 출발지인 도쿄 나리타공항에서도 자신을 기다리던 팬들에게 자신의 별명(식빵언니)을 떠올리게 하는 ‘식빵’ 그림을 넣어 사인해주는 걸 잊지 않았다. 김연경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님께서 (자가 격리 때문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그래서 (전날) 다같이 모여 이때까지 있었던 고생한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고 말했다. 전날 라바리니 감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연경의 활약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대회를 치렀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김연경은 “우리도 감독님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대표팀 은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전날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국가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흘렸던 김연경은 “아직은 은퇴 발표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 것 같다. 의논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 단정지어서 말씀은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복근 부상을 이겨내고 초중고교 동창인 김연경과 함께 도쿄로 향했던 김수지(34·IBK기업은행)는 “요즘같이 힘든 시국에 저희 경기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릴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4강 진출로 대한민국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KOVO), 대표팀 메인 스폰서인 신한금융그룹에서 2억 원씩, 총 6억 원을 포상금으로 받는다.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건 전웅태와 4위 정진화도 이날 귀국해 가족,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전웅태와 정진화는 나리타공항에서부터 사인 공세를 받으며 인기를 실감했다.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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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비장애인 올림픽

    “제32회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 KBS의 모든 중계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 KBS 이재후 아나운서는 이런 말로 2020 도쿄 올림픽 폐회식 중계를 마무리했다. 그의 말처럼 ‘비장애인 올림픽’은 8일 끝났지만 24일부터 다시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과 나란히(para) 패럴림픽을 열게 된 건 1988년 서울 대회가 세계 스포츠에 남긴 유산이다. 도쿄로 향하는 한국 패럴림픽 대표선수들도 모두 파이팅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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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에 기름 찼다” 비난 들은 한국야구, 기본으로 돌아가야[인사이드&인사이트]

    《“비행기 타지 말고 헤엄쳐 돌아오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운영하는 공식 한국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7일 달린 댓글이다. 이날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지며 ‘노메달’에 그쳤다. IOC 계정 운영자는 한국 선수들의 사진과 함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지만, “경기를 시청한 국민들이 수고했다”는 등 대부분의 댓글은 반감 또는 조롱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무엇이 팬들을 이토록 분노하게 했을까. 이번 올림픽에서는 4위를 기록한 팀 또는 선수들이 찬사를 받았다. 김연경(33)이 이끈 여자 배구 대표팀,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25), 근대5종의 정진화(32) 등도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같은 4위로 마감한 한국 야구를 향한 국민적 분노의 원인은 ‘성적 부진’만이 아니었다. 핵심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말해줄 수 없는 선수들의 태도에 있었다.》 ○ 올림픽 시작부터 끝까지 논란 한국 야구는 대표 선수 선발 때부터 진통을 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해가며 외부인과 원정 숙소에서 술을 마신 선수들이 나왔고, 이도 모자라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한 사실이 들통 났다.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렸던 주전 2루수 박민우(28·NC)와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28·키움)가 이 사건으로 급작스럽게 태극마크를 자진 반납했다.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프로야구가 논란의 중심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주요 사건만 모아도 다섯 손가락이 모자란다. 2004년 프로야구계를 뒤흔든 대형 병역 비리 사건이 터졌고, 2012년에는 승부 조작 사건이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2015년에는 현역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사실이 드러났고, 음주운전 문제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발생하고 있다. 처벌이 잇따랐지만 프로야구 팬들의 공분을 달래주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문제를 놓고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NC·키움·한화 선수들에게 10∼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품위손상행위에 대해 KBO가 가할 수 있는 실격, 직무정지 등 제재의 범위를 놓고 볼 때 중간 수준의 처벌이었다. 키움 구단은 한술 더 떠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안우진에게는 출장 정지 없이 벌금 500만 원만 부과했다. ○ 누적된 실망이 분노로 쌓인 실망감은 올림픽 기간 분노로 표출됐다. 7일 동메달 결정전 중계 당시 인터넷 댓글 창에서 대표팀에 호의적인 댓글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한 야구팬은 “태어나서 한국이 아닌 상대 국가를 이렇게 응원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전날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야구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더라도 군 면제 혜택을 받지 않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1만 명에 가까운 동의를 받았다. 일부 비인기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야구 대표팀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더 거세졌다. 일병 계급장을 달고 있는 사격 국가대표 김모세는 “메달을 따더라도 병역 면제 혜택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역시 일병인 높이뛰기 우상혁은 “규칙적인 군 생활이 운동에 도움이 됐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기광 국민대 체육학과 교수는 “병역 혜택은 결국 개인의 이득인데,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 선수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뛰고 있나’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올림픽 이후 스포츠 선수들의 군 면제 문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구계 선배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8일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이번 올림픽은 배에 기름이 찬 상태에서 뛴 것이나 다름없다”며 “KBO는 구성원 중 잘못한 이가 있으면 재발 방지를 위해 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6개국 가운데 메달 진입에 실패했다는 건 크나큰 치욕”이라며 “선배들이 쌓아놓은 한국 야구의 위상을 후배들 스스로 깎아 먹었다”고 강조했다.○ 야구 원로·지도자도 반성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있는 야구 원로들과 현 지도자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드러난 선수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과거 세대의 선수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나아진 수준이라는 것. 한 야구 관계자는 “프로야구 초창기 때는 숙소에 이성을 부르고, 술 마시는 것보다 훨씬 더한 일도 많이 했다”며 “지금 원로라고 하는 야구계 대선배들과 지도자들이 현역 시절 그렇게 생활해 놓고 이제 와서 후배들을 탓하면, 듣는 후배 입장에서는 납득이 될 리가 없다. 당장 충고를 들으면 ‘자기는?’이라는 말부터 튀어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자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여자 배구 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권위를 내려놨다. 자기 방식에 대한 고집이 없고, 전술·전략에 대한 선수들과의 토론을 즐겨 한 점이 성공 요인”이라며 “권위주의적 시절 선수 생활을 했던 한국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성공 경험이 고집으로 나타나면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야구, 체질부터 개선해야 이에 따라 선수, 지도자 할 것 없이 KBO리그 차원의 인성 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O의 클린베이스볼센터는 매년 선수와 지도자를 대상으로 스포츠윤리와 도핑방지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스포츠윤리 교육은 선수 기준 1년에 3시간, 승부 조작·불법 도박·음주운전 등 온라인 교육 역시 모두 합쳐 3시간가량에 불과하다. 전 교수는 “지금도 KBO가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주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더 정교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도 되는 것’과 ‘해선 안 될 것’을 끊임없이 주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서는 프로 선수 입단 전부터 일반 학생들과 함께 전인적 교육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교장 재량으로 학생 선수들이 정규 수업 시간에 운동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편법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처럼 전인적 교육을 받을 기회를 없애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정훈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은 “프로 입단 이후 인성 교육을 논하기보다 초중고교 시절부터 인성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합리적”이라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스포츠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국위선양’을 위해 필요하다는 엘리트주의적 체육의 관념을 내려놔야 한다. 학생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 인성 교육을 다채롭게 받을 수 있도록 생활 체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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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코하마 참사 잊고 다시 뛰는 야구에 또 악재

    산 넘어 산이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요코하마 참사’로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 프로야구가 올림픽 휴식기를 마치고 10일 재개한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잇달아 악재가 쏟아져 나왔다. KIA는 9일 외국인 에이스 에런 브룩스(31)를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KIA는 KBO 사무국에 브룩스에 대해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할 방침이다. KIA에 따르면 브룩스가 인터넷으로 주문해 미국에서 들여온 전자담배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됐다. 브룩스는 전날 오후 세관 당국으로부터 관련 통보를 받고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브룩스는 구단을 통해 “한국에서는 대마초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문제가 된 전자담배는 대마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며 “나의 과실로 팬과 구단, 팀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사실을 즉각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한 KIA는 “구단 소속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로 조사를 받고 있음에 팬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전했다. 올림픽 직전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적 음주 파문에 휩싸였던 키움에서도 또 한 건의 음주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키움은 외야수 송우현(25)이 8일 오후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구단에 자진 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키움은 “경찰 조사 결과 음주운전으로 밝혀질 경우 KBO 규약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우현은 8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가로수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송우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사건 사고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종 악재 속에서 KBO리그는 10일부터 후반기 순위 싸움을 시작한다. 1위 KT와 2위 LG, 3위 삼성은 2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우승팀은 물론이고 ‘가을 야구’ 대진을 확정하기도 쉽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NC와 7위 두산도 2경기 차에 불과하다. 개인 기록에서는 강백호(22·KT)의 4할 타율 도전이 최고 관심사다. 강백호는 전반기 75경기에서 타율 0.395(271타수 107안타)를 기록했다. 강백호가 후반기 69경기에서 전반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4년 서건창에 이어 단일 시즌 200안타 기록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태도 논란을 빚으면서 후반기 컨디션에 물음표가 따라다니게 됐다. 통산 홈런 388개를 기록 중인 SSG 최정(34)은 12개만 더 추가하면 ‘라이언 킹’ 이승엽(4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400홈런 고지에 오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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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워도 다시 한번’ 기대하는 KBO리그…후반기 관전 포인트는

    “야구는 쳐다보기도 싫다.” 키움, 한화, N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사례가 나온 데 이어 대표팀마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요코하마 참사’로 4위의 민망한 성적을 거두면서 야구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한둘이 아닌 상황. 그러니 10일부터 당장 후반기 일정을 시작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서는 야구팬들이 ‘그래도 막상 다시 보니 재미있다’면서 KBO리그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소망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올림픽 휴식기 이전까지 10개 구단이 역대급으로 손꼽힐 만큼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였기 때문에 ‘미워도 다시 한번’을 기대할 만도 하다. 1위 KT와 2위 LG, 3위 삼성 사이는 2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아 우승팀은 물론 ‘가을 야구’ 대진을 확정하기도 쉽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NC와 7위 두산도 2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2015년 1군 진입 후 첫 우승을 노리는 KT와 1994년 이후 27년 만에 정상 등극을 꿈꾸는 LG가 리그 중단 기간 ‘윈 나우’를 외치면서 전력 보강에 나선 것도 팬들 관심을 모을 만하다. KT는 태업 논란을 빚었던 외국인 타자 알몬테(32)를 내보내는 대신 한화에서 뛰었던 호잉(32)일 영입했다. LG도 외국인 타자를 라모스(27)에서 보어(33)로 교체하는 한편 투수 정찬헌(31)을 키움에 내주고 내야수 서건창(32)을 영입하면서 ‘우승 도전 마지막 퍼즐’이라고 평가 받던 2루수 자리를 채웠다. 개인 기록에서는 강백호(22·KT)의 4할 타율 도전이 최고 관심사다. 강백호는 전반기 75경기에서 타율 0.395(271타수 107안타)를 기록했다. 강백호가 후반기 69경기에서 전반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4년 서건창에 이어 단일 시즌 200안타 기록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슬럼프에 시달린 데다 태도 논란까지 빚으면서 후반기 컨디션에 물음표가 따라다니게 됐다. 통산 홈런 388개를 기록 중인 SSG 최정(34)은 12개 아치를 추가하면 ‘라이온 킹’ 이승엽(4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400홈런 고지에 오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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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메달이면 어때, 그대 땀과 눈물이 金

    “메달 하나도 못 따왔는데 카메라가 너무 많아요.” 한국 탁구 대표 신유빈(17·대한항공)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마치고 돌아오던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빈손’으로 돌아온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릴 줄 몰랐기 때문이다. 한국 탁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노메달에 그쳤다. 그래도 국민들은 팔꿈치가 탁구대에 쓸려 피를 흘리면서도 반창고 하나만 붙인 채 아무렇지 않게 다시 경기를 이어간 신유빈에게 열광했다. 올림픽은 무조건 금메달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은·동메달을 딴 선수는 죄인처럼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때 우리는 메달과 무관하게 선수들의 도전 그 자체를 응원하는 법을 배웠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우상혁(25·상무)은 1일 열린 남자 높이뛰기에서 4위를 차지했다. 하얀 이를 활짝 드러내며 24년 만에 한국기록(2m35)을 새로 쓴 뒤에도 우상혁은 계속 웃으면서 다음 높이에 도전했다. 실패하고 또 실패해도 “가보자”고 외치다 거수경례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그의 얼굴 표정 어디에도 아쉬움은 남아 있지 않았다. 우상혁은 “2m38을 평생의 목표로 잡았는데 올림픽에서 한국기록을 넘은 기념으로 2m39에 도전해 봤다. 내게 선물과도 같은 상황이 올림픽에서 벌어져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8일 폐막한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는 총 12개 세부 종목에서 4위를 기록했다. 여름올림픽 출전 역사상 한국이 4위를 가장 많이 차지한 대회가 도쿄 올림픽이다. 더 낮은 순위를 기록했더라도 괜찮았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그것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돼 5년의 기다림 끝에 올랐다는 사실은 다음 대회 메달을 꿈꾸게 만드는 ‘희망’이며 한국 스포츠의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안되면 또 도전하면 돼”… ‘과정’을 즐기는 그들 그대 땀과 눈물이 金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오른 황선우(18·서울체고)는 메달 없이 귀국하고도 “후련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도 그를 행복하게 만든 요소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00m 지점까지 세계 최고 기록 페이스로 앞서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자유형 100m 준결선 때는 아시아 기록을 갈아 치우며 한국 선수 최초이자 아시아인으로 65년 만에 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황선우 덕분에 국민들도 ‘목적지’와 ‘결과’가 아닌 ‘경로’와 ‘과정’에 주목했다.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여자부 8위에 오른 서채현(18·서울신정고) 역시 3년 후인 2024 파리 올림픽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이번 대회는 스피드, 볼더링, 리드를 합쳐 순위를 정했지만 파리에서는 서채현이 가장 약한 스피드가 세부 종목으로 분리되기 때문이다. 서채현을 응원하려고 국민들은 기꺼이 스포츠클라이밍 세부 종목별 특성까지 공부했다. 남자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에 오르며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고 올림픽 순위를 남긴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이나 한국 올림픽 근대5종 여자 개인전 최고 순위(11위) 기록을 갈아 치운 김세희(26·BNK저축은행)도 파리를 꿈꾼다. 우하람은 “연이어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다. 하지만 메달이 없으면 이런 수식어를 스스로 납득하지 못할 것 같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메달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유도 48kg급 간판 강유정(25·순천시청)은 경기 내용보다 준비 과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강유정은 지난달 24일 대회 첫 경기 시작 2분 만에 탈락했지만 계체 과정에서 150g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하얗게 밀고 나와 ‘운동선수에게 올림픽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줬다. 게다가 강유정은 자신이 탈락한 다음 날 52kg급 대표 박다솔(25·순천시청)의 연습 도우미로 나서 동료의 올림픽 꿈을 응원하기도 했다. 장인화 선수단장은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기를 즐기고, 져도 최선을 다한 것에 크게 만족하는 어린 선수들의 당당한 모습에 국민들이 매료됐다”고 말했다. 물론 3년 뒤 결과가 달콤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만 안 되면 또 도전하면 된다. 올림픽 데뷔전이던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요트 레이저급에서 28위에 자리한 하지민(32·해운대구청)은 이번 대회에서는 7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요트 역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를 남겼다. 거센 파도가 몰아쳐도 부딪치고 또 부딪쳐 얻어낸 결과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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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이 아니라 시작! 메달 없어도 희망을 전해준 선수들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오른 황선우(18·서울체고)는 메달 없이 귀국하고도 “후련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도 그를 행복하게 만든 요소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00m 지점까지 세계 최고기록 페이스를 앞서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자유형 100m 준결선 때는 아시아 기록을 갈아 치우며 한국 선수 최초이자 아시아인으로 65년 만에 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황선우 덕분에 국민들도 ‘목적지’와 ‘결과’가 아닌 ‘경로’와 ‘과정’에 주목했다.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여자부 8위에 오른 서채현(18·서울신정고) 역시 3년 후인 2014 파리 올림픽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이번 대회는 스피드, 볼더링, 리드를 합쳐 순위를 정했지만 파리에서는 서채현이 가장 약한 스피드가 별도 세부 종목으로 분리되기 때문이다. 서채현을 응원하려고 국민들은 기꺼이 스포츠클라이밍 세부 종목별 특성까지 공부했다. 남자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에 오르며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고 올림픽 순위를 남긴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이나 한국 올림픽 근대5종 여자 개인전 최고 순위(11위) 기록을 갈아 치운 김세희(26·BNK저축은행)도 파리를 꿈꾼다. 우하람은 “연이어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다. 하지만 메달이 없으면 이런 수식어를 스스로 납득하지 못할 것 같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메달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유도 48kg급 간판 강유정(25·순천시청)은 경기 내용보다 준비 과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강유정은 지난달 24일 대회 첫 경기 시작 2분 만에 탈락했지만 계체 과정에서 150g을 줄이려고 머리를 하얗게 밀고 나온 이야기 덕분에 ‘운동선수에게 올림픽이란 무엇인가’를 국민들에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게다가 강유정은 자신이 탈락한 다음 날에도 52kg급 대표 박다솔(25·순천시청)의 연습 도우미로 나서 동료의 올림픽 꿈을 응원하기도 했다. 물론 3년 뒤 결과가 달콤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만 안 되면 또 도전하면 된다.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요트 레이저급에서 28위에 올랐던 하지민(32·해운대구청)은 2012 런던 28위, 2016 리우데자네이루 13위에 이어 이번 대회에는 7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요트 역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를 남겼다. 거센 파도가 몰아쳐도 부딪치고 또 부딪쳐 얻어낸 결과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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