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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도심에서 대마초를 피운 뒤 환각 상태로 포르셰 차량을 몰다 잇달아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이 적용됐다. 17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운전자 A 씨(45)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같은 혐의로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씨의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전 열린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또 윤창호법에 따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 치상)도 적용됐다. 윤창호법은 음주뿐 아니라 약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교통사고로 상해를 가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강화된 법률이다. 사망사고의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경찰은 A 씨에게 대마초를 건넨 포르셰 동승자도 이 같은 범죄를 방조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앞서 A 씨는 14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도로에서 대마초를 피우고 포르셰 차량을 몰다 두 차례 교통사고를 낸 뒤 시속 140km로 달아났다. 이 사고로 배달일을 하던 40대 오토바이 운전자 등 7명을 다치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외에도 대마 유입 경로 등에 대해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사단법인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다음 달 5일까지 제10회 이태석봉사상 수상 후보를 추천 받는다. 이태석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신부이자 의사, 교육자로 활동하다 2010년 선종(善終)한 이태석 신부를 기리고,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봉사자를 발굴 지원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추천 대상은 해외에서 3년 이상 의료, 교육,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산경남 지역 출신 개인 및 단체다. 시상식은 내년 1월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활동 지원금이 주어진다. 1월 열린 제9회 이태석봉사상 시상식에서는 아프리카에서 15년 동안 국제 보건 전문가로 활동한 박세업 글로벌케어 북아프리카본부장이 받았다. 추천서는 이태석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뒤 우편이나 전자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사업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대마초를 피운 포르셰 차량 운전자가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7중 추돌 사고를 일으켜 7명이 다쳤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5일 환각상태에서 두 차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도주치상 등)로 A 씨(45)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후 5시 40분경 해운대구 한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오토바이와 그랜저 차량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후 교차로 맞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버스와 코란도 차량을 또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에 튕겨 나간 오토바이는 정차 중이던 쉐보레 등 차량 2대를 덮쳤다. 이날 사고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온 몸을 크게 다쳤고 A 씨 등 6명은 어깨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앞서 A 씨는 두 차례 추돌 사고를 내고도 이를 수습하지 않고 내달렸다. 7중 추돌 사고 지점에서 570m가량 떨어진 도로에서 정차 중인 아우디 차량의 측면을 받았고, 이어 500m가량 달아나다 앞서 가던 포드 차량의 뒷부분을 추돌했다. 현장에 있던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셰 차량은 7중 추돌 사고가 나기 직전, 다른 차량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교차로로 진입했다. 경찰은 A 씨가 시속 140km 이상 주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포르셰 차량의 사고기록장치를 분석 중이다. 이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50km다. 경찰은 A 씨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함께 사고를 당한 동승자의 권유로 운전하기 10분 전 차 안에서 대마초를 피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소변 검사에서도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차에서 발견된 60여 개 통장의 출처를 추궁하던 중 대마초를 피운 사실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A 씨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며 수년 전부터 모아 온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 자금과 대마초와의 연관성 등 범죄 혐의점을 확인 중이다. 또 A 씨를 상대로 과속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이유 등을 캐고 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폭우로 3명이 숨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참사’를 수사해 온 경찰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 공무원 8명에 대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14일 변 권한대행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변 권한대행은 부산지역 재난대응 총괄 책임자인데도 초량 지하차도 상황을 보고받은 뒤 구체적 지시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변 권한대행은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시장을 대신해 4월부터 시장 직무를 맡고 있다. 조사 결과 참사가 일어난 7월 23일 오후 8시 호우경보가 발효됐는데도 변 권한대행은 외부 기관과 저녁 식사를 한 뒤 시청으로 복귀하지 않고 관사로 이동해 전화로 업무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 이튿날인 7월 24일 0시 20분경 사망자 발생 보고를 받고도 구체적 대응 방안을 지시하지 않고 잠을 잔 뒤 오전 6시경 담당자에게 연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사고가 난 지하차도의 배수로와 전광판 관리를 소홀히 한 부산 동구 부구청장 등 공무원 4명과 참사 이후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공무원 3명 등 7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은 반드시 재고돼야 합니다.” 혈관 속 피의 흐름으로 건강을 살피듯 물류는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다. 화물운송업은 물류산업의 굵은 뼈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하늘길, 바닷길이 꽉 막힌 올해는 찬 바람에 뼈마디가 시릴 만큼 업계의 어려움이 크다. 김옥상 대방운수 회장(66)은 3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KTA) 제24대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3년이다. KTA는 1만여 개 화물운수업체가 가입된 단체로 이들 회사와 계약을 맺은 뒤 일정 수수료를 내고 일감을 받는 화물지입 차주가 전국 19만여 명에 이른다. 적재중량 한도가 5t 이상인 화물차가 대상이다. KTA는 공제조합을 만들어 이런 차주들의 복지와 권익을 위해 여러 활동을 펼친다. 김 회장은 11일 부산 연제구 대방운수에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일감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택배와 퀵서비스 등 소형 화물운송업자들을 위한 별도의 법안이 마련되면 운송업 전체가 무한 경쟁의 늪에 빠져 공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을) 등이 6월 발의한 생활물류법은 택배·퀵서비스 등 소형 화물운송업 종사자의 처우와 노동 환경 개선 방안이다. 코로나19로 업무량 급증과 잇따른 택배 기사의 과로사 등 문제가 불거지자 택배노조를 중심으로 입법 요구가 거세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명분 뒤에 숨은 법안의 세부 내용을 보면 허점이 크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택배업 종사자들의 법적 지위와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이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등 관련 법률 내에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며 “화물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적용 규제를 다르게 둔다는 건 다양한 화물을 취급하는 운송업의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장의 자연스러운 수요와 공급 체계를 무시한 채, 무작정 소형 화물차의 허용 기준만 완화해 과잉 공급을 초래하면 모든 화물운송업자가 심각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KTA에 속하지 않는 개인용달(2.5t 미만) 등의 화물운송업자는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활동한다. 택배의 경우 주로 탑차(1.5t)를 이용하는데 대기업의 물류사에 고용되지 않은 개인사업자도 많다. 인터넷과 앱을 통한 생활 물류 운송 수요가 늘어난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소형 화물차 허용 기준을 낮추면 과당 경쟁으로 결국 모든 화물 운송 단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 결과 대기업 등 화주(貨主)만 이득을 볼 것이란 점에서 화물연대도 생활물류법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경남 거창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홀로 부산행 버스를 탔다. 16세 어린 나이에 버스 정비공장에 취업해 먹고 자며 일을 배웠다고 한다. 악착같이 월급을 모아 소규모 버스정비 업체를 인수하며 버스 회사 오너를 꿈꿨다. 그러다 1972년 당시 지입제로 운영되던 버스업이 직영제로 바뀌자, 화물차 1대를 사서 화물운송업에 뛰어들어 현재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대방, 대상, 의령 등 18개의 운수법인을 운영하게 됐다. 환경업체, 렌터카 등 5개 법인도 별도 운영 중이다. 그는 “의지할 곳 없는 타향살이의 고단함에 눈물을 삼킨 날이 많았지만 언젠가 나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날이 꼭 올 거란 믿음으로 버텼다”고 떠올렸다. 고향을 향한 애틋함으로 30여 년간 모교인 거창 가조초등학교에 물품을 후원 중이고 어르신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화물차 기사들의 복지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제19대 KTA 회장을 지냈던 2010년 화물복지재단을 만들었다. 화물운송 중 사망한 운전자 가족의 생계 지원금, 자녀 장학금, 병원비 지원, 안전 물품 제공 등에 그동안 약 500억 원을 사용했다. 김 회장은 “신용카드 포인트 제휴, 정유 업계 후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그동안 7만8000여 명의 운전자 가정을 도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KTA 산하 공제조합 운영위원장도 겸임 중이다. 조합은 화물차 운전자들이 업무 중 겪는 각종 사고와 관련한 보험 처리를 맡는다. 최근 조합 회의에서 다가오는 추석 전까지 사고로 인해 청구된 약 220억 원을 병원, 정비공장 등 관련 업체에 모두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김 회장은 “치료 중인 운전자들을 위로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조기 집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에 수소전기 시내버스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13일 수소전기 시내버스 15대를 연내 추가한다고 밝혔다. 시는 환경부 주관 수소전기 버스 시범도시로 선정돼 지난해 9월 수소전기 버스 1대를 처음 투입한 뒤 현재 5대를 운영 중이다. 수소전기 차량은 내장된 탱크에 수소를 충전시켜 작동된다. 수소가 차량에 유입된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엔진 동력인 전기에너지를 생성한다.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 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시는 시범 운영을 통해 기존 시내버스보다 소음이 작고 에너지 효율도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또 충전 시간이 짧아 일반 전기버스보다 운행하기 낫다고 보고 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4월 폐업한 ‘삼정 더파크’(더파크) 운영사 등이 채권단과 시민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다. 부산시민의 사랑을 받던 유일한 동물원이 법정 소송에 휘말리면서 재개장이 불투명해졌다. 지역 시민단체 부산경남미래정책은 10일 “더파크 채권단과 함께 사기와 업무상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동물원 운영사인 삼정기업을 9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삼정기업이 공사를 위해 375억 원을 청구해놓고 실제 70억 원어치만 공사를 하는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저가로 상가 임대계약을 맺어 38억 원가량을, 입장권 저가 판매 및 무료 초대권 발급, 부당 광고로 26억 원가량의 손실을 끼쳐 배임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안일규 미래정책 사무처장은 “부산시민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로서 수차례 동물원 정상화를 요구했다. 비리를 바로잡기 위해 채권단과 함께 고발인으로 참여했으며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2017년 신생 법인인 ‘부산동물원’으로 동물원 운영 사업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넘어간 부분, 이 과정에서 부산은행의 부실 대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삼정기업 측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상가를 저가로 임대계약하면 운영사가 큰 손실을 보게 되는데 그런 일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무료입장권 의혹 등은 앞서 수사기관 조사에서 다 해명된 부분이며 공사비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소명 자료를 갖춘 만큼 검찰 조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2014년 문을 연 더파크는 부산에 10년 만에 등장한 동물원이다. 앞서 2012년 부산시는 삼정기업과 ‘매수청구 협약’을 체결했다. 동물원 준공 이후 3년 내 운영사가 매각 의사를 보이면 최대 500억 원 한도 내에서 동물원 소유권을 부산시가 사들이겠다는 내용이다. 당초 동물원을 지으려 한 시행사가 약정 불이행으로 중도 탈락한 상황이었던 만큼 이후 소유권을 넘겨받는 기업 입장에선 경영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3년 뒤인 2017년 부산시와 삼정기업은 한 차례 연장 운영에 합의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삼정기업은 2월부터 운영권 포기 의사를 부산시에 전달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당초 약속과 달리 매수를 거부했다. 확인 결과 동물원 부지 내에 민간인 소유 필지가 존재해 이를 공유 재산으로 취득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부산시는 더파크 폐장 뒤 해결책 마련을 위해 ‘동물원 정상화 민관 협의체’를 꾸리고 3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른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방안도 물밑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표류 중인 상태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등 재난 피해를 당한 대도시 거주민들을 위해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이 손을 잡았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9일 이른바 ‘물 피해 도시 역차별 방지 3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부산 여야 국회의원 18명 모두 법안 발의에 서명했다. 현행 재난 피해 지원 기준은 이재민을 주택 파손 정도에 따라 분류한다. 그 결과 단전 단수 등으로 주거 기능을 상실해도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피해 복구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또 소상공인은 농·어업 종사자들과 달리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 아파트가 많고, 자영업자가 밀집한 도시 지역의 재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에서 배제되는 일이 많았던 배경이다. 이에 의원들은 전기 수도 등이 끊긴 아파트 거주자도 이재민으로 규정(재해구호법)하고, 재난 피해 지원 업종에 소상공인을 포함(재난안전법)시키는 데 합의했다. 또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예비 전력 시설 설치 등을 의무화(건축법)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았다. 하 의원은 “현행 재난 피해 지원 기준에선 도시 거주 국민은 정부 지원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과 재난 피해 지원 기준 개선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부산 여야 전원이 힘을 모은 뜻깊은 법안이 탄생했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그렇게 무서운 파도가 몰아치는 건 처음 봤어요.” 7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바닷가는 강풍에 집채만 한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한 50대 주민은 “해수면 범람을 막기 위해 세워둔 옹벽이 바닷물에 잠겨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변 가로등과 도로가 부서지는 등 피해가 컸다. 동해안 대부분 지역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일본을 거쳐 동해안으로 북상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오전 부산 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경북 강원 지역으로 북상하며 적지 않은 피해를 일으켰다.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불과 나흘 만에 또다시 태풍이 몰려오며 오후 10시 현재 실종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강풍에 멈춰선 원전… 2명이나 실종 하이선은 특히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두드러졌다. 경북 포항에서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42.3m까지 치솟는 등 영남과 강원 동해안에서 전봇대가 쓰러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차량이 전복되거나 시설물이 쓰러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마이삭으로 사망자 2명이 발생했던 부산에선 달리던 차량이 전복되고 토사가 주택을 덮치는 등 피해가 컸다. 오전 7시 50분경 수영구 광안대교에선 1t 트럭이 강풍에 뒤집히는 사고가 벌어졌다. 다행히 운전하던 60대 남성은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6시 반경 동래구의 한 육교에서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춰 50대 남성이 갇혔다가 구조됐다”고 전했다. 해운대구에서는 시신 1구가 발견돼 태풍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로 인명 피해도 벌어졌다. 7일 낮 12시 18분경 경북 울진군 매화면에서는 트랙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던 한 남성(60)이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울진에는 이날까지 사흘간 237mm의 비가 쏟아졌다. 소방당국은 “강 하류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강원 삼척시 신기면에서도 오전 11시 23분경 한 남성(44)이 실종됐다. 이 남성은 인근 석회석 채굴업체 직원으로 동료 10여 명과 작업을 마친 뒤 철수하다가 작업 지점과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도로 유실로 배수로에 빠지면서 급류에 떠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경주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7일 오전 8, 9시경 월성 2, 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됐다”고 밝혔다. 터빈발전기는 원자로에서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터빈발전기에서 외부로 전기를 보내는 시설에 문제가 생겨 발전기가 자동 정지됐다”며 “방사선 누출은 없고 원자로도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 소재 기업체에도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제네시스 G90, G80, G70, 투싼, 넥쏘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 5공장이 이날 오전 8시 반경 강풍으로 정전이 일어나 3시간 만에 복구됐다. 현대모비스 공장도 한때 정전됐다. 대구 달성군 현풍읍에서는 강풍으로 느티나무가 쓰러져 트럭과 주택 대문이 파손됐다.○ 저수지 범람에 대피령… 버스 승객들 고립되기도 강원 고성 지역에서도 저수지 곳곳이 범람 위기에 놓여 대피령이 내려졌다. 고성군은 “토성면 원암저수지 등 관내 저수지의 수위가 급상승해 범람이 우려되자 인근 마을 주민과 278포병대대 장병 등에게 마을회관이나 체육관으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고 전했다. 또 양양군 서면 장승천과 현북면 광정천이 범람할 것으로 우려돼 인근 4개 마을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오전 8시 14분경 경주시 현곡면에서는 폭우에 마을버스가 물에 잠겨 승객 5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울릉도를 감싸는 울릉일주도로의 방파제도 곳곳이 파손됐다. 산사태도 잇따랐다. 오전 8시 반경 부산 부산진구 주택가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2층 단독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이 집 안에 갇혔지만 구조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경남 거제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오전 7시경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주차장을 뒤덮고 일부 동의 현관까지 들이닥쳤다. 흙더미가 동 입구를 막아 아파트에 갇힌 일부 주민들은 출동한 소방차의 사다리를 타고 빠져나와야 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 / 부산=강성명 / 세종=송충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남권에 가을 축제가 사라졌다.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아름다운 경치, 풍성한 들판, 넉넉한 인심을 맛보던 여유를 찾기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축제 주관 지방자치단체와 기관들은 앞다퉈 행사를 취소하거나 온라인 또는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경남지역 가을 축제 19개 가운데 11개는 일찌감치 취소했고 나머지도 대면(對面) 축제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국내 최대 등(燈) 축제로 명성을 날린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1∼11일)는 취소했다. 같은 시기 열리는 개천예술제와 드라마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두 축제는 해마다 150만 명 이상이 찾는 대규모 행사였다. 진주시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바뀌면 유등 전시와 소규모 문화예술 공연, 온라인 공연 등 축제를 일상에서 즐기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남해군은 10월 초 개최해 온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를 포기했다. 이 축제는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를 주제로 열리는 독특한 행사여서 매년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남해군은 또 올해 처음 개최하려던 ‘남해 1973 축제’도 한 차례 연기 끝에 결국 취소했다. 1973년은 남해대교 개통으로 남해가 육지와 처음으로 연결된 뜻깊은 해다. 김해시는 4월 대성동고분군, 수로왕릉 일원에서 열려다 다음 달 29일∼11월 1일로 미뤘던 제44회 가야문화축제를 내년 봄으로 넘겼다. 창원시는 다음 달 24일부터 11월 8일까지 마산해양신도시 일원에서 열려던 제20회 마산국화축제의 최종 방침을 확정하지 못했다. 드라이브스루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 중이다. 차량을 타고 지나가면서 국화 작품을 관람하고 공연은 자동차극장처럼 운영하는 방식 등이다. 25일부터 2주간 열기로 한 하동군 북천면 북천코스모스메밀꽃축제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의 기간이 20일까지 연장돼 주최 측이 드라이브스루나 축소 개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제20회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온라인 축제로 전환해 7∼27일 진행한다. 전시와 체험, 혜민서 운영 등은 모두 취소하고 약초와 농특산물을 온라인으로 판다. 부산에선 다음 달 30일부터 사흘간 개최하려던 부산국제음식박람회와 부산마리나셰프챌린지 대회가 취소됐다. 대규모 인원이 음식 섭취 과정 등에서 감염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1월 27일부터 사흘간 사하구 다대포해변공원에서 개최하려던 부산어묵축제도 열지 않는다. 부산어묵을 홍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개최돼 연평균 2만∼2만5000명이 방문하는 지역의 대표 축제여서 업계의 아쉬움이 크다. 다음 달로 예정된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축제와 영도다리축제도 마찬가지다. 앞서 지역 대표 여름 행사인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자갈치축제도 그냥 넘어갔고, 명지시장 전어축제는 20년 만에 처음 손님을 맞지 못했다. 울산문화재단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3개 축제의 개최 여부 및 진행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은 25일부터 사흘간 열릴 2020 아시아퍼시픽뮤직미팅(APaMM), 10월 30일∼11월 1일 열리는 제54회 처용문화제, 11월 14일∼12월 5일로 예정된 2020 프롬나드 페스티벌 등이다. 경북 포항시는 5월 열기로 했던 포항국제불빛축제를 다음 달 16∼18일로 연기했다가 최근 상황을 감안해 취소하기로 했다. 경주시도 다음 달 열기로 한 신라문화제를 취소하고 축제 시설물은 시민 휴식공간으로 전환한다. 청도군은 청도반시축제와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경북도 풍물대축제 등을 전격 취소했다.강정훈 manman@donga.com·정재락·강성명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3일 오전 강원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의 모습은 처참했다. 횟집이 즐비했던 인근 상가는 물이 빠지면서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밧줄로 꽁꽁 묶어놨던 몇몇 어선은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뒤집혀 있었다. 도로 아스팔트는 깨지거나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 흉물스러웠다. 상인들은 흙 범벅이 된 가재도구들을 씻어내고 닦느라 분주했다. 최고 8m에 이르는 파도가 평온했던 임원항을 덮친 시간은 이날 오전 6시경. 성난 파도는 1시간 정도 거침없이 몰아쳤다.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트를 넘어 항구 안쪽까지 날아들었다. 항구에 정박 중이던 선박들은 심하게 요동쳤고, 결국 11척이 전복되거나 물에 잠겼다. 상가 10여 곳이 침수됐고, 주차장은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다. 서순교 원덕수협 총무과장(51)은 “지진 해일이 덮쳤던 1983년 이후 이렇게 큰 파도는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어야 했는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5.7m에 달한 부산에선 사망자가 발생했다. 오전 1시 35분경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 씨가 베란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왼쪽 손목과 오른쪽 팔뚝을 베였다. 강풍에 베란다 창문이 심하게 흔들리자 테이프로 고정하려던 참이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출혈이 심해 30분 뒤 숨졌다. 해안가 주변 건물 피해도 속출했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101층짜리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에선 강풍에 건물 외벽 타일과 시설 구조물이 일부 뜯겨 나갔다. 파편 중 일부가 호텔 ‘시그니엘 부산’의 수영장과 보행로로 떨어져 인명 사고가 날 뻔했다. 기장군 6성급 호텔인 ‘아난티코브’도 강풍에 외벽이 부서지고 유리창이 깨지면서 객실 안으로 비바람이 몰아쳐 투숙객들이 항의했다. 원자력발전소 4기도 멈췄다. 0시 59분 신고리 1호기가 섰고 13분 뒤 2호기가 중단됐다, 이어 고리 3·4호기가 차례로 정지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송전 선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있다. 태풍이 가장 먼저 강타한 제주도의 피해도 컸다. 2, 3일 제주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한라산 백록담 남벽의 강우량이 1037.5mm를 기록했다. 도로 침수 등 곳곳에 피해도 잇따랐다. 경기 이천에선 3일 오전 천연기념물 제253호인 신대리 백송(白松) 줄기 2개가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2m의 강풍에 부러졌다. 197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백송은 수령이 약 210년 된 것으로 추정된다.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삼척=이인모 / 구특교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엘시티’가 약 140억 원을 몰수당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까지 관광 시설을 개장하겠다는 약속을 아직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이익이 큰 주거 시설 분양에는 적극적으로 임해온 것과 달리 공익적 성격이 강한 관광 활성화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엘시티 개발 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가 관광 시설 개장 협약을 이행하지 않아 보증금 139억5000만 원을 몰수할 예정이다. 또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광 시설을 열 수 있도록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엘시티는 호텔과 레지던스, 상가 등으로 이뤄진 101층짜리 랜드마크 동과 85층짜리 아파트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도시공사와 엘시티PFV는 상가에 테마파크(1만9792m²), 워터파크(3만454m²), 메디컬 앤드 스파(1만151m²) 등 3개 관광 시설을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기한 만료일은 지난달 31일이다. 엘시티가 들어선 부지는 국·공유지로 도시공사가 사업 발주처이며 엘시티PFV는 공모를 거쳐 선정된 민간사업자다. 원래 상업 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어서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 사업이란 명칭으로 시작됐다. 관광 시설 구축은 계약 당시 의무 조항이었다. 엘시티 측은 계약을 위반하면 139억5000만 원을 도시공사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관광 시설 중 테마파크는 익사이팅 파크, 영화체험 박물관, 해양화석도서관 등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워터파크는 3∼6층에, 메디컬 앤드 스파는 3층, 6층에 들어서기로 예정돼 있다. 엘시티PFV 관계자는 “약속을 아예 이행하지 않은 게 아니다. 워터파크 등 관광시설 중 약 65%는 완공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외국인 전문 기술자가 입국하지 못하고 상업 시설 분양이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엘시티PFV는 7월 도시공사에 협약 연장 신청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최근 2차 공문을 보내며 협약 연장을 요구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콘셉트 시설은 상가와 연동돼 독자적인 사업 진행이 어렵다. 2월부터 코로나19 때문에 사업 진행에 차질이 크지만 이르면 6개월, 늦어도 8개월 안에 콘셉트 시설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공사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정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는 게 핵심 이유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엘시티 측에 올 초부터 관광 콘셉트 시설 개장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해운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당초 사업 목적 자체가 훼손될 위험이 큰 상황이어서 원칙대로 귀속 절차를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도시공사는 1일 엘시티 측에 협약 불이행 사항을 통보하고 보증서 제출기관인 서울보증보험에 협약 이행 보증 사고를 통지했다. 보험사는 조만간 협약 이행 여부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 도시공사는 이르면 3주 내에 이행 보증금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교육청은 1일 올해 초중고교 모든 교실에 인터넷 통신망(WiFi)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대상 교실은 1만774곳으로 20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또 교원들의 컴퓨터를 최신 기종으로 교체하고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공공 플랫폼 인프라를 확대 지원한다.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위해 사용하는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지원 사업도 시작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에 대비해 온라인 콘텐츠 교과서 선도학교 22개교를 운영하고, 부산형 온·오프라인 혼합 교수학습 모델도 개발한다. 선도학교 학생에게는 태블릿PC를 지원한다. 개별 학생의 수준, 진도, 적성 등 특성을 고려한 학생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의 교수학습 플랫폼 구축 시범 사업도 펼친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시의회에 최근 제출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이 같은 내용으로 284억 원을 편성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미래교육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기장군의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들어설 중입자가속기가 최종 선정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주관사업자인 서울대병원은 31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중입자가속기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레이저빔을 활용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성 암의 치료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정상 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암세포를 공격해 부작용을 줄인다. 폐암, 간암, 췌장암, 재발성 직장암 등 주요 암 치료에 효과적이다. 한 임상 보고에 따르면 중입자가속기 치료를 통해 폐암 5년 생존율이 기존 15.5%에서 39.8%로 늘었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선 2∼3주에 걸쳐 수십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했지만 중입자가속기를 이용하면 초기 폐암의 경우 단 1회만으로 치료된 사례도 있다. 서울대병원은 2023년까지 해당 기기를 도입한 뒤 설치와 임상시험 등을 거쳐 2024년 말부터 기장군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안 중입자치료센터에서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도심의 차량 제한 속도를 낮추자 지역 내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안전을 위해 시내 주요 도로에서 조금 더 천천히 차를 몰자는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 25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5월 12일부터 100일간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시행한 결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5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숨진 40명에 비해 38% 줄어든 것이다. 사망자 가운데 길을 걷다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명에서 12명으로 43%나 감소했다. 이 정책은 시내 주요 도로의 제한 속도를 기존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추고, 이면도로는 30km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항로, 부두로 등 물류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국도는 제외다. 부산시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사망 사고가 감소한 데에는 과속 운전이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도심에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속 71km 이상’의 과속 차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5030 정책 도입 전엔 무인단속 카메라 1대당 하루 평균 1.67건이 시속 71km 이상으로 운전하다가 단속됐다. 하지만 지난 100일간에는 하루 평균 0.53건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속도 하향 정책이 보행자에 대한 안전 확보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사고 발생 확률도 함께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한 속도 인하로 우려됐던 차량 정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 주요 도로인 중앙대로의 경우 시행 전 평균 시속 28.2km에서 27.8km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계도기간을 거쳤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 때문에 약 6개월간 26만7772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돼 경찰은 과속의 위험을 경고하는 계도장(啓導狀)을 발부했다. 경찰과 부산시는 다양한 방법으로 ‘5030’의 의미를 시민에게 알렸다. 시내버스와 시설물 곳곳에 홍보물을 부착하고, 플래시몹 이벤트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전국 운전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인지도 조사에서도 부산 시민 95.8%가 ‘안전속도 5030’에 대해 안다고 답했다. 전국 평균은 68.1%에 그쳤다. 경찰은 “도로 지형 등 타 도시보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전업 운전자를 포함한 많은 시민이 정책 취지에 공감해 무척 다행”이라고 했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은 내년 4월 17일 전국에서 동시에 시행된다. 지난해 부산에선 교통사고로 115명이 사망했다. 3일에 한 명꼴로 사망자가 나온 셈이다. 다행히 2017년 162명, 2018년 122명 등 감소하는 추세지만 시민들은 불안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100명, 2022년까지 80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시는 2018년부터 교통사고가 잦은 곳을 매년 20여 곳 정해 차로를 조정하거나 교통안전 시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회전교차로 및 무단횡단 금지 펜스, 횡단보도 투광기 등 각종 시설물도 늘리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 교차로, 스마트 감응 신호 구축 등 교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교통안전 시설을 강화하고 안전속도 5030 정책의 빠른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선 ‘착한 건물주’에게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시는 24일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상인을 돕기 위해 임대료를 내리거나 동결하는 상가 건물주를 대상으로 다음 달 ‘부산형 장기안심 상가지원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개 조건에 한 해 신청이 가능하다. 먼저 ‘착한 상가형’으로 건물 소유주가 상반기 월세의 30% 이상을 내린 경우다. 건축물의 재산세 50%와 임대료 인하 금액 중 적은 항목에서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안심 상가형’으로 건물 소유주가 임대료를 5년 이상 동결하겠다는 협약을 시와 맺을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역시 최대 200만 원까지 건물의 재산세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동안 이 사업은 상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는 데 치우쳤지만 올해는 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이 너무 커서 지원 폭을 확대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보다 많은 영세 소상공인들이 장기간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경제진흥원 소상공인지원팀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와 금융투자협회는 27일 센텀기술창업타운에서 비대면 방식의 ‘제3회 머스트 라운드’를 개최한다. 투자기반 네트워크 플랫폼인 머스트에는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약 52개사가 가입돼 있다. 머스트 라운드에는 이 회원사들만 참여한다. 이날 회의는 부산지역 혁신·창업기업 4개사를 위한 온라인 투자 설명회로 진행된다. 부산에서 운영 중인 테크노파크, 창조경제혁신센터, 경제진흥원, 디자인진흥원, 정보산업진흥원 내 ‘기업선정협의회’ 심사를 거쳐 선별된 기업으로 투자 유치를 통해 고속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4개 기업은 현장에서 경영전략 등 기업소개(IR)를 실시한다. 머스트 가입 회원들은 온라인 화상 플랫폼으로 질의, 답변 등에 참여한 뒤 평가를 거쳐 개별 기업과 접촉해 투자심사 및 심층면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교회 대면 예배가 금지된 가운데 첫 일요일인 23일 부산과 충남 인천의 교회 1400여 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대부분 교인 100명 미만의 소규모인 이들 교회는 “온라인 예배 설비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부 방역의 구멍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관내 교회 1765곳 일제 점검 결과 279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로·호산나 교회 등 중·대형 교회는 대부분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한 건 국가 방역 체계에 대한 도전이자 시민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변 대행은 임영문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 대표를 만나 비대면 예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부기총은 전날 각 교회에 보낸 공문에서 “부산시의 일방적인 행정명령은 종교 자유를 명시한 헌법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처”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적발된 교회 279곳 중 명백한 명령 위반이 확인된 곳엔 집합금지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이 경우 31일까지 교회 출입이 금지되고 이를 어기면 형사 고발된다. 다만 이 중 70여 곳이 대부분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교회로 알려져 적용 범위를 고심 중이다. 시 관계자는 “대면 예배를 본 교회 대부분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킨 건 다행이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 협조가 더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현장 점검 때 “대형 교회와 달리 온라인 예배 시설을 갖추지 못해 교인 피해가 크다”고 반발한 곳이 많아 방역 조치에 대한 비협조가 지속될 우려가 높다. 이날 각 지자체 점검 결과 충남에서 3113곳 중 751곳이, 인천에서 4074곳 중 378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교회 역시 대부분 소규모여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예배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도권의 교회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했다. 동아일보가 서울, 경기 성남 등 수도권 소재 교회 20곳을 확인한 결과 모두 이번 주 수요예배, 주일예배 등을 온라인을 활용해 운영하고 있었다. 3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약 1만2000석을 갖춘 예배당에 온라인 제작을 위한 20명만 배치한 채 예배를 진행했다. 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이기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교회 대면 예배가 금지된 가운데 2단계 시행 첫 일요일인 23일 부산의 교회 270여 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대부분 교인 100명 미만의 소규모인 이들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 설비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부 방역의 구멍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관내 교회 1765곳 일제 점검 결과 279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로·호산나 교회 등 교인 1000명 이상의 중·대형 교회는 대부분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간곡한 호소에도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한 건 국가 방역 체계에 대한 도전이자 시민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변 대행은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대표인 임영문 목사를 만나 비대면 예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는 전날 부산시 행정명령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각 교회에 보내면서 “종교 자유를 명시한 헌법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처”라며 “예배는 우리의 생명인데 일방적으로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적발된 교회에 대해 명백한 명령 위반이 확인될 경우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다. 이 경우 31일까지 모든 교인의 교회 출입이 금지되고 이를 어기면 형사 고발된다. 다만 이날 적발된 279곳 중 70여 곳은 대부분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교회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대면 예배를 본 교회도 대부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킨 점은 다행이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교회의 협조가 더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장 점검 때 상당수 교회에서 “대형 교회와 달리 온라인 예배 시설을 갖추지 못해 교인 피해가 크다”고 반발해 방역 조치에 대한 비협조가 지속될 우려가 높다. 이날 수도권 교회들은 대부분 유튜브 등을 통해 비대면 예배를 진행했다. 동아일보가 서울, 인천, 성남 등 수도권 소재 교회 20곳을 확인한 결과 모두 이번 주 수요예배와 주일예배 등을 비대면 예배로 운영하고 있었다. 3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약 1만2000 석을 갖춘 예배당에 온라인 제작을 위한 20명 만 배치한 채 예배를 진행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18일 부산 기장군 정관읍의 한 공장에서 직원 6명이 복사용지를 만들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종이 재단과 포장 작업을 반복하던 이들은 폭염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직원은 “원래 36명이 일하는데 30명이 출근을 안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곳은 사회복지법인 반석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동행과 나눔’의 작업장으로 2011년 11월 문을 열었다. 발달·지체·지적 장애 등을 가진 30명이 일한다. 복사용지 판매가 주 소득원인데 일감이 점점 줄어 최근엔 소독·청소 용역을 시작했다. 급여는 최저임금 정도지만 일자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에겐 소중한 일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애인들은 3월부터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박현웅 원장은 “비록 적은 물량이지만 주문받은 것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남은 일감마저 끊길까 봐 장애가 없는 직원들만 일하는 상황”이라며 “생활고가 걱정돼 일하지 않는 장애인들에게도 매달 기존 임금의 약 70%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설은 별도의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수익으로 운영하는 구조여서 사실 더 버티기 힘들다는 게 박 원장의 하소연이다. 집에 머무는 장애인들의 마음도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모 씨(26·지적장애2급)는 “어려운 사정 탓에 부모님 모두 새벽에 일하러 가 항상 혼자 밥을 먹으며 자랐다. 일을 구하고 제일 좋았던 게 점심을 함께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점이다.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같은 질환을 앓는 김모 씨(28)는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어 정말 괴로웠다. 할머니와 둘만 살아 어른이 되면 꼭 직업을 구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겐 정말 소중한 곳”이라고 했다. ‘동행과 나눔’을 힘들게 하는 건 코로나19만이 아니다. 박 원장은 “장애인 생산품 판매를 대행해주는 곳에서 수년째 판매처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지목한 곳은 부산진구에 위치한 ‘부산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이다. 보건복지부 위탁 운영 기관으로 장애인 생산품의 유통, 홍보, 판로 개척 등을 맡고 있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기에 관할 구청에서 운영 사항을 감사할 권한이 있다. 박 원장은 “부산에는 복사용지를 생산하는 장애인직업재활 시설이 한 군데 더 있다. 유독 그곳 물품만 이 시설에 판매처로 소개돼 있다”며 “공공기관에선 주로 이 사이트를 통해 장애인 생산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고 했다. 확인 결과 이 사이트의 사무용지 카테고리에는 S시설의 물품만 소개돼 있었다. 이에 대해 부산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관계자는 “다른 경우에도 장애인 시설끼리 생산품이 중복될 경우 판매처 등을 협의하도록 요청해 왔다. 연간 1회 열리는 장애인 생산품 홍보 행사에 ‘동행과 나눔’ 측 물품을 함께 소개한 적이 있으며 홈페이지의 경우 예산 부족 등 때문에 올해 초부터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원장은 감독 기관의 감사 등을 통한 빠른 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같은 물품을 생산하는 시설끼리 협의하라는 권고 자체를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격이 되는 만큼 장애인 생산품 판매처로 단지 등록해 달라는 것뿐이다. 수년째 기장군청을 비롯한 많은 공공기관을 다니며 장애인들을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있지만 아직 월 매출액이 2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자재비를 빼면 급여로 줄 수 있는 몫이 너무 적은 상황이다. 장애인들에겐 일자리가 가장 좋은 복지인데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며 안타까워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