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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영국 런던에서 끝난 토트넘과 레스터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전반 15분 손흥민(27·토트넘)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레스터시티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반칙 여부를 놓고 손흥민과 매과이어는 서로 삿대질을 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 선언을 하지 않고 손흥민에게 ‘시뮬레이션 액션(반칙을 당한 척하며 심판을 속이려는 행위)’에 따른 경고를 줬다. 방송 중계 화면에는 손흥민의 오른쪽 다리가 매과이어의 오른쪽 다리에 걸리는 장면이 명확히 포착됐다. 하지만 EPL은 아직 비디오판독(VAR)이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영국 BBC 해설진은 “매과이어와 손흥민 사이에 접촉이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공격수가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에 페널티킥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억울한 경고를 받은 손흥민은 득점포를 가동하기 위해 쉼 없이 상대 문전을 공략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후반 46분)에 ‘분풀이 득점’에 성공했다. 1-2로 지고 있던 레스터시티가 동점골을 넣기 위해 맹공을 펼치던 때였다. 동료가 수비 지역에서 걷어낸 볼을 센터서클 근처에서 잡은 손흥민은 약 53m를 질주한 뒤 왼발 슈팅으로 토트넘의 세 번째 골이자 자신의 시즌 15호 골을 작성했다. 그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2-0 한국 승) 후반 추가시간에 주세종의 패스를 받아 ‘50m 폭풍 질주’를 한 뒤 한국의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릴 때와 유사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3-1로 이겼다. 경기 후 손흥민은 “나는 누군가를 속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히 페널티킥이라고 생각했고, 경고를 받은 것은 억울하지만 심판 판정도 경기의 일부다”고 말했다.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EPL 11골로 개인득점 공동 8위(11일 기준)에 올랐다. 영국 언론은 지난해 말부터 골을 몰아넣고 있는 손흥민의 득점력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이 지난해 11월 말에 이번 시즌 EPL 첫 골을 터뜨린 이후 완벽히 다른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24일 첼시전을 치르기 전에는 EPL 7경기에서 유효슈팅 1개에 그치며 득점이 없었다. 하지만 첼시전부터 EPL 13경기에 나와 2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11골을 넣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에 손흥민과 같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리버풀의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개인 득점 공동 1위·17골)뿐이다. 손흥민은 14일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시즌 첫 유럽대항전 득점에 도전한다. EPL과 리그컵에서는 골 폭풍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럽대항전에선 없었다. 손흥민은 ‘꿀벌 군단’(노란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 유니폼을 사용해 생긴 별명) 도르트문트 킬러로 불리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팬들은 프로 데뷔 이후 도르트문트전에서 통산 8골(10경기)을 넣은 손흥민을 ‘양봉업자’로 부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차준환(18·휘문고)은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발표되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 시즌 출전하는 국제 대회마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웃는 얼굴로 점수를 확인하던 그였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간판 차준환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97.33점으로 2위를 기록해 역전 우승까지 노렸던 그이지만 10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진하며 최종 6위(총점 255.83점)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딴 그는 4대륙 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이자 김연아(은퇴) 이후 10년 만의 메달 획득을 노렸다. 4대륙 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세계선수권(3월)의 전초전 격이다. 4대륙 선수권은 차준환이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을 찾은 대회가 됐다.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158.5점(8위)으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174.42점)에 크게 못 미쳤다. 점프가 흔들려 무더기 감점을 받은 차준환에게는 점프 안정성 확보가 숙제로 떠올랐다. 차준환은 2개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비롯해 5개의 점프 요소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이번 시즌부터 ISU는 채점 규정을 개정해 점프의 수행점수 범위를 기존 7개 등급에서 11개 등급으로 넓혔다. 가점 및 감점의 폭이 커졌기 때문에 실수가 나오면 타격이 크다. 4회전 점프의 추가 장착도 요구된다. 4회전 점프는 난도가 높은 대신 기본 점수가 많아 성공 시 고득점에 유리하다. 점프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득점을 위한 기술 향상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쇼트프로그램 4위였던 세계 1위 우노 쇼마(일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3개의 4회전 점프를 깔끔히 성공시키며 대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2위 진보양(중국)도 3개의 4회전 점프를 시도했다. 반면 차준환은 현재 4회전 살코와 토루프만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있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차준환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려면 점프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 다만 성장기 선수가 무리하게 4회전 점프를 장착하려다가는 부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몸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반복되고 있는 부츠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차준환은 발(260mm)에 꼭 맞는 부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츠가 발목을 완벽히 고정해 주지 못해 점프 후 착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준환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발보다 5mm가 큰 부츠로 교체해 대회를 치렀다. 이번 부츠도 내구성이 약해 교체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3개의 국내 대회를 치르며 떨어진 체력도 뒷심 부족의 원인이 됐다. 차준환 측 관계자는 “대회 일정이 너무 많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해 (차준환이) 체력 부담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와 한국을 오가며 지칠 대로 지친 차준환이지만 이번 시즌 남은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전국동계체육대회(2월), 세계선수권(3월·일본) 등에 출전한다. 차준환은 “아쉬운 점도 많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남은 대회를 잘 준비해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의 토트넘 복귀 효과는 엄청나다. 마치 페라리(토트넘)에 연료(손흥민)를 부은 것과 같다.” 영국 BBC는 아시안컵을 마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돌아온 손흥민(27)의 활약상을 이렇게 평가했다. 복귀 이후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BBC가 선정한 ‘EPL 25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득점, 유효 슈팅 등 다양한 축구 지표를 종합해 평가하는 ‘이 주의 파워 랭킹’에서도 손흥민은 7위를 기록했다. EPL 정상급 공격수로 평가받으며 물 오른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는 ‘슈퍼 소니’ 손흥민은 명문 구단들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영국 축구 매체 ‘아이풋볼’은 6일 “EPL 첼시가 올여름에 아시아 축구 스타 손흥민을 영입하려고 한다. 첼시는 손흥민의 이적료로 8000만 파운드(약 1168억 원)를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2011∼20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정복한 첼시는 EPL 명문 구단 중 하나. 아이풋볼은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가 손흥민의 활약을 보고 큰 매력을 느꼈다. 손흥민이 (이적을) 결심하면 첼시는 토트넘보다 3배 높은 주급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현재 주급은 14만 파운드(약 2억 원)로 알려져 있다. 손흥민의 이적에 대한 구체적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빅클럽 이적설’은 유럽 무대에서 손흥민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흥민은 주포 해리 케인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토트넘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후반 38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토트넘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EPL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시즌 14호 골을 작성했다. 또한 그는 이번 시즌 EPL에서만 10골을 기록해 한국 선수 최초로 3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의 해결사 역할을 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된 손흥민을 두고 찬사가 쏟아졌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배터리처럼 방전됐다가도 휴식을 취하면 충전된다. 그러고는 경기에 나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다. 그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처럼 효율적으로 경기를 뛰는 최정상급 선수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의 전설적 공격수 앨런 시어러는 최근 BBC의 축구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은 최근 EPL에서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의 선수 후보 5, 6명을 선정한다면 손흥민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골 그물이 찢어질 듯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린 손흥민(27·토트넘)은 주먹을 휘두르며 울부짖듯 포효했다. 평소 활짝 웃으며 동료나 팬들을 향해 달려가던 모습과는 달랐다. 2019 아시안컵에서 볼 수 없었던 그의 골 세리머니는 31일 소속팀 경기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왓퍼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35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시즌 13호 골이며, EPL 9호 골이다. 그는 EPL에서 1골만 더 넣으면 세 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꼽은 영국 BBC는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에서 돌아와 토트넘에 복귀한 손흥민이다. 그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사실 손흥민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한국 축구대표팀과 토트넘을 오가며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아시안컵을 무득점으로 마친 그는 “(아시안컵 기간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몸 상태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골을 터뜨린 뒤 펼친 골 세리머니는 아시안컵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한 방이었던 셈이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은 지난달 26일부터 토트넘에 합류했다. 아시안컵 8강전 이후 6일 만에(한국 시간 기준) 선발로 출전했지만 이날은 대표팀에서와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일주일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체력을 완벽히 회복한 것은 아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왓퍼드전에서 근육 경련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에 벌러덩 드러눕기도 했다. 여전히 체력 문제를 안고 있는 손흥민이 골 맛을 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표팀과는 다른 토트넘의 전술이 있다. 아시안컵에서의 손흥민은 공격형 미드필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 많은 역할을 수행했다. 연계 플레이로 공격을 이끄는 동시에 수비 가담도 해야 했다. 반면 토트넘에서는 최전방 투톱으로 나서 공격에 전념했다. 수비 부담이 작다 보니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토트넘의 손흥민은 공격적 움직임과 슈팅에만 집중할 수 있다. 반면 대표팀에서는 볼 소유와 공격 전개 작업에 모두 관여하다 보니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토트넘의 빠른 경기 템포도 손흥민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한 해설위원은 “토트넘은 선수들의 패스 강도가 세고 빠르다. 경기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손흥민이 볼을 잡고 무리하게 드리블을 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대표팀에서는 패스 강도가 약하고, 팀 전체 움직임이 정적인 경우가 많아 손흥민의 스피드를 활용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토트넘 복귀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손흥민은 “나도 사람이라서 항상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기장에 나설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 등 공격 자원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리그 3위 토트넘이 우승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득점 감각이 꾸준히 유지돼야 한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꾸준히 중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아시안컵 우승 실패로 손흥민이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가 (토트넘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손흥민의 몸 상태를 잘 체크한 뒤 괜찮으면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쓰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8·사진)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와의 1군 계약을 눈앞에 뒀다는 스페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스페인 언론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30일 “발렌시아 구단이 조만간 이강인의 1군 정식 승격을 발표할 것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1군에서 등번호 16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8000만 유로(약 1023억 원)의 바이아웃도 효력이 생긴다”고 보도했다. 발렌시아 구단은 지난해 7월 발렌시아 2군 소속인 이강인과 2022년 6월 30일까지 재계약하면서 바이아웃으로 8000만 유로를 책정했다. 바이아웃은 다른 구단에서 제시할 경우 소속팀의 동의 없이도 이적할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일종의 최소 이적료다. 하지만 이강인의 8000만 유로 바이아웃에는 1군 정식 선수가 된 후에 발동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 ‘수페르 데포르테’는 “이강인이 1군에 등록해야 거액의 바이아웃에 대한 효력이 생긴다. 1군 등록 전까지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은 2000만 유로다”고 전했다. 발렌시아 구단은 최근 이강인이 1군에 호출돼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다른 구단의 영입 대상이 되자 1군 계약을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바이아웃이 발동돼야 이강인이 쉽게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등 명문 클럽들이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강인을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강인은 이날 환상적 패스 능력을 발휘하며 발렌시아의 승리를 도왔다. 이강인은 30일 열린 헤타페와의 코파델레이(스페인국왕컵) 8강 2차전에 후반 26분 교체 출전했다. 이강인은 양팀이 1-1로 맞선 후반 47분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긴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산티 미나가 머리로 떨어뜨린 뒤 로드리고 모레노가 골로 마무리했다. 1분 뒤에는 이강인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가 시발점이 돼 발렌시아의 세 번째 골이 완성됐다. 3-1로 승리한 발렌시아는 1, 2차전 합계 3-2로 4강에 올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해 온 기성용(30·뉴캐슬·사진)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0일 “기성용이 ‘2019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라는 큰 영광과 막중한 책임을 내려놓으려고 한다’는 서신을 보내왔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의 은퇴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대표팀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변화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며 이제는 떠나는 것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아시안컵 성적(8강)으로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벤투 감독님의 지도 아래 동료들과 후배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아시안컵 멤버였던 기성용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을 다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로 조기 복귀했다. 기성용은 “대표팀은 떠나지만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해 축구 선수의 경력이 끝날 때까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2008년 9월 요르단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대표에 데뷔한 이래 A매치 1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다. 그는 2015년 아시안컵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 주장을 맡았으며 2011, 2012, 2016년에는 ‘KFA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고 오리온의 승리가 확정되자 이승현은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며 경기장이 떠나갈 듯 포효했다. ‘두목 호랑이’ 이승현(27·197cm·사진)이 프로농구 복귀전 승리를 자축하는 강렬한 세리머니였다. ‘이승현 복귀 효과’를 톡톡히 본 오리온이 30일 울산에서 열린 선두 현대모비스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77-74로 승리했다. 전날 상무에서 전역한 이승현은 골밑을 단단히 지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13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승현의 장점은 외국인 선수에게도 좀처럼 밀리지 않는 강한 힘과 적극적 수비다. 그는 2쿼터에 현대모비스 섀넌 쇼터의 돌파를 블록슛으로 막는 등 수비에서 궂은일을 도맡았다. 이승현의 가세로 골밑이 강화된 오리온은 라건아(199.2cm)가 버틴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34개의 리바운드(현대모비스 33개)를 잡아냈다. 오리온은 공격 루트도 다양해졌다. 이승현이 상대 수비를 자신에게 쏠리게 만들면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 등 동료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골밑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기록했다. 먼로는 양 팀 최다인 27득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5할 승률(19승 19패)을 기록하며 단독 6위가 됐다. 이승현은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잘하는 것이 목표다. 복귀전에 부담감이 많았는데 승리해서 좋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오리온과 공동 6위였던 DB는 창원에서 열린 LG와의 방문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5-110으로 졌다. DB는 상무에서 전역한 가드 허웅이 14득점을 기록하는 등 선전했지만 LG 외국인 선수 제임스 메이스(34득점 10리바운드)를 막지 못해 패배를 맛봤다. DB는 KGC와 공동 7위가 됐다. 5연승을 기록한 LG는 5위를 기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혁신성장과 글로벌 경영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겠다.” 골프존뉴딘홀딩스 최덕형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골프존뉴딘그룹은 2000년 대덕연구단지에서 직원 5명으로 창업해 ‘스크린골프’로 열풍을 일으킨 기업이다. 이들은 2015년 지주사 체계로 전환하며 새로운 도약을 했다. 스크린골프 외에 골프용품 유통, 골프장 운영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또한 스크린야구, 스크린테니스, 스크린낚시, 스크린볼링 등 다양한 가상현실(VR) 사업에 진출했다. 골프존뉴딘그룹은 현재 국내 9개 자회사와 국내외 15개 손자회사를 운영 중이며 연간 매출은 약 5000억 원에 달한다. 글로벌경영 목표에 따른 적극적 해외 진출도 눈에 띈다. 지난해 레드베터 골프아카데미 인수 및 미국 호프만 그룹(부동산 개발사)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해외 영역을 확장했다. 해외 전시회 적극 참여 등 ‘골프 한류’를 목표로 삼은 골프존의 최근 5년간 해외 수출은 300억 원 이상이다. 급속한 성장 속에 고용 창출도 눈에 띈다. 골프존뉴딘그룹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신규 청년인력 320여 명을 채용했다. 올해는 총 400명의 신규 인원을 채용할 방침. 골프존뉴딘그룹은 간접 고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탰다. 골프존뉴딘그룹 관계자는 “스크린골프매장 운영을 통한 일자리(1만8000명) 등 우리 그룹의 일자리 창출효과는 약 2만 개로 평가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우리 팀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경기였다.” 서동철 KT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방문 경기에서 100-85로 승리를 거둔 뒤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팀이 오랜만에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3연패 탈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31일까지 2위를 기록하며 ‘돌풍의 팀’으로 불렸던 KT지만 올해 들어 3승 6패에 그치며 4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3연패를 당할 동안 팀의 평균 득점은 67.7점에 불과했다. 특히 단신 외국인 선수 쉐인 깁슨이 평균 7.7득점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고심 끝에 KT는 깁슨을 외곽슛 능력이 뛰어난 저스틴 덴트몬으로 교체했다. 29일 선수 등록을 마치고 곧바로 경기에 나선 덴트몬은 데뷔 무대부터 맹활약했다. 그는 삼성전에서 팀 최다인 21득점(3점슛 3개)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서 감독은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덴트몬에게 90점을 주고 싶다. 덴트몬의 합류로 팀의 3점 슛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다시 한번 공격적 인 농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T는 ‘새 얼굴’의 활약과 함께 국내 에이스 양홍석이 ‘팔방미인’으로 거듭났다. 양홍석은 삼성전에서 13득점 12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21세 6개월의 나이로 프로농구 역대 최연소 트리플더블 기록이다. 양홍석은 “연패를 끊고 팀 분위기를 반전시킨 만큼 이제는 팀이 연승을 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외 선수로 ‘원투 펀치’를 구성한 KT는 상위권 경쟁에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서 감독은 ”시즌 막바지인 6라운드에서 어려운 순위 싸움에 휘말리지 않도록 5라운드에서 승수를 최대한 많이 쌓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쌀딩크’ 박항서(60)가 자신의 지위 변화를 암시했다. 일이 너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현재 베트남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고 있다. 박 감독은 29일 “(2개 팀을 맡다 보니) 일이 너무 가중되고 끝나면 바로 다음 경기를 해야 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나. 베트남 내에서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2개의 대표팀을 이끌고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써왔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마치고 “정말 힘들고 지쳤다”는 그는 휴가를 맞아 고국에서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이날 한국을 찾았다. 베트남의 설 연휴 기간은 9일이다. 박 감독은 “가족들을 못 본 지 오래됐다”며 어머니 박순정 여사(97)를 뵈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준우승), 아시아경기(4강), 스즈키컵(동남아시아선수권·우승)을 거치며 베트남 축구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그에게도 아시안컵은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박 감독은 “지난해 12월 스즈키컵을 마친 뒤 아시안컵을 준비할 시간이 짧아 새해부터 걱정이 많았다. 베트남에서 (아시안컵에) 기대를 안 하는 것 같더니 조별리그 2패를 당하니까 비판 여론도 나오고 이기니까 조용해지고 원래 다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예멘을 꺾고 조 3위로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뒤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꺾었다. 박 감독은 “행운이 많이 따랐다. 스즈키컵에 ‘올인’한 선수들이 아시안컵에 대한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이 떨어져 있었다. 선수들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피곤했고 메시지를 던져도 굉장히 반응이 느렸는데 목표 달성을 해서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이 8강에서 일본에 패해 아시안컵 여정을 마친 뒤 박 감독은 아부다비에서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0-1 한국 패)을 지켜봤다. 박 감독은 “한국이 상대의 중거리 슈팅 한 방 때문에 졌다. 주도권을 쥐고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자국 대표팀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자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 축구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해 박 감독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스즈키컵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베트남이 아시아 톱 레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은 조금 힘들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3월에 한국과의 친선경기(A대표팀), 2020 도쿄 올림픽 예선(23세 이하 대표팀) 등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한국과의 친선경기에 대해 “손흥민이 베트남과의 친선경기에 오겠나. 안 온다”라면서 베트남 대표팀의 많은 선수도 이때 올림픽 예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베스트 전력을 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한국 일본 이란과 경기할 기회가 얼마 없다. 아시아 강팀과 경기하는 것이 많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지만 8강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팬 수백 명은 비난 대신 격려로 이들을 맞이했다. “힘내세요!”라는 함성에 선수들의 굳었던 얼굴이 밝아졌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사진)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받을 수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팀을 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을 마친 대표팀의 선수 구성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해온 해외파 중 일부가 은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을 다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로 조기 복귀한 기성용(30)이 인스타그램에 ‘마침내 끝났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대표팀 은퇴를 암시했다.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은 8강 직후 공개적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 대표팀은 ‘패스 마스터’ 기성용 없이 치른 8강 카타르전(0-1 한국 패) 등에서 전진 패스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격 효율성이 떨어졌다. 한국이 아시안컵 참가국 중 가장 많은 패스(3341회)를 기록하고도 6골(팀득점 공동 7위)에 그친 원인 중 하나다. 벤투 감독은 베테랑들의 은퇴 의사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구자철은 아시안컵 이후 은퇴하기로 돼 있었다. 기성용과는 (은퇴에 대해) 얘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그가 은퇴 의사를 밝히면 존중하겠다. 이제는 그들이 없이도 팀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를 관찰해 두 선수의 대체 자원을 찾고,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상대 문전에서의 공격 효율성을 높일 방법을 찾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한편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3·전북)는 베이징 궈안(중국)으로의 이적이 확정됐다.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해 4월 6일.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34)는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한국농구연맹(KBL) 센터로 들어왔다. 2018∼2019시즌 장신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200cm 이하’가 되면서 2015년 신장 측정 당시 200.1cm를 기록했던 로드(2017∼2018 시즌 당시 KCC)는 한국 생활 연장을 위해 키를 다시 측정해야 했다. “허리를 쭉 펴세요”라는 KBL 관계자의 말에 로드는 “최대한 허리를 곧게 만든 거예요”라며 신경전까지 펼쳤다. 재측정 결과 199.2cm로 나오자 로드는 무릎을 꿇고 환호했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조건을 맞춘 그였지만 정작 새 시즌에 그와 함께하겠다는 팀이 없었다. 쓸쓸히 미국으로 돌아간 로드. 그러나 그는 한국 무대 컴백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일본 리그에서 영입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고, 식단 조절과 하루 2차례 개인 훈련을 하며 몸 관리를 했다. 24일 전자랜드의 안방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분명 시즌 중에 나를 불러줄 팀이 있다는 믿음으로 기다렸다”고 말했다. 로드에게 손을 내민 팀은 전자랜드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12월 27일 발등 부상을 당한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의 대체 선수로 로드를 영입했다. 재취업에 성공한 로드는 한국에서의 8번째 시즌을 보내게 됐다. 그는 “전자랜드는 과거(2013∼2014시즌)에도 뛰었던 익숙한 팀이다. 한국에 다시 오면서 전자랜드를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로드는 전자랜드 가세 후 평균 15득점, 9.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키고 있다. 과거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적극적으로 상대 골밑을 공략하고 있다. 로드는 “내 골밑 장악력에 대한 팀의 기대가 큰 만큼 적극적으로 골밑으로 파고들겠다”고 말했다. 불성실한 훈련 태도와 심판 판정에 대한 거친 항의 등으로 구설에 오르며 ‘악동’으로 불렸던 그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라졌다고 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로드는 팀 훈련 시작 전에도 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말 ‘순한 양’처럼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로드 합류 이후 전자랜드는 8승 2패를 기록하며 2위(23승 13패)를 기록 중이다. 1위 현대모비스(28승 8패)와의 승차는 5경기. 26일 현대모비스와의 맞대결을 앞둔 로드는 전의를 불태웠다. 전자랜드가 이기려면 로드가 현대모비스 라건아를 제압해야 한다. 로드는 “내게 라이벌이라는 것은 없다. 라건아와의 대결도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전자랜드도 아직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전자랜드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에서 한국 썰매 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던 ‘아이언맨’ 윤성빈(25·강원도청)이 2018~2019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시즌 첫 우승을 달성했다. 윤성빈은 25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스켈레톤 월드컵 6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15초96을 기록해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러시아·2분16초16)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1차 시기에서 4초78로 전체 참가 선수(25명) 중 가장 빠른 스타트를 기록한 윤성빈은 모든 구간을 가장 빠르게 주파하며 1위(1분8초20)를 기록했다. 이어진 2차 시기에서 윤성빈은 안정적 주행을 바탕으로 3위(1분7초76)를 기록해 1, 2차 시기 합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린 끝에 마침내 정상 자리에 올랐다. 1, 2차 대회에서 연속 동메달을 딴 윤성빈은 3, 5차 대회에서 연속 은메달을 차지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윤성빈은 “지난 시즌에도 이 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있기 때문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경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대회에서도 이번 대회의 감각을 유지해 좋은 성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시즌 첫 금메달로 기세가 오른 윤성빈은 남은 월드컵 시리즈의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월드컵 7차 대회는 다음달 17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다. 한편 윤성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IBSF 랭킹포인트 225점을 획득했다. 그는 랭킹포인트 총점 1045점을 기록하며 트레티아코프(랭킹포인트 1044점)를 1점 차로 제치고 스켈레톤 남자 부문 월드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토너먼트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8강부터 도입되는 비디오판독(VAR·사진)이 승패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VAR가 아시안컵에 데뷔한다. 8강부터 VAR를 통해 득점 장면, 페널티킥 결정, 레드카드에 따른 퇴장, 반칙 선수에 대한 판별 등을 실시해 심판의 판정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당초 VAR 경험이 있는 심판의 부족과 예산 문제로 VAR 도입을 망설이던 AFC는 지난해 9월에 이번 아시안컵 8강부터 VAR를 사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16강까지는 VAR가 사용되지 않았다. 그 대신 AFC는 16강전까지 4심(주심 1명, 부심 2명, 대기심 1명) 외에 양쪽 골대 옆에 부심 1명씩을 두는 6심제를 사용했지만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의 ‘신의 손’ 사건이다. 일본과 오만의 조별리그 경기(13일)에서 나가토모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의 슈팅을 왼팔로 막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일본이 1-0으로 힘겹게 승리를 거둔 뒤 나가토모는 “VAR가 있었다면 반칙이 선언됐을 것이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토너먼트에서는 페널티킥 ‘한 방’으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 수비수들은 VAR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국 대표팀 관계자는 “수비수들의 교묘한 반칙 등이 모두 카메라에 포착될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VAR에 대한 주의 사항 등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한국 수비진은 대부분 VAR에 대한 경험이 있다. 수비수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 홍철(수원) 등은 2017년 7월부터 VAR가 도입된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과거에는 심판의 눈을 피해 수비수들이 상대를 팔꿈치로 가격하는 등의 행위가 많았다. 하지만 VAR 도입 이후에는 대인 방어에 따른 거친 플레이보다 수비진의 조직적 움직임과 압박으로 상대를 막는 경향이 짙어졌다. 대표팀 수비수들이 VAR 환경에 익숙한 만큼 아시안컵에서 불필요한 반칙 없이 영리하게 상대를 막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KT의 마커스 랜드리(34)는 3점슛 콘테스트 결승에서 조성민(36·LG)에게 9-16으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 시즌 36.5%의 3점슛 성공률(외국인 선수 중 1위)을 기록하며 3위 KT의 ‘양궁 농구’(공격에서의 3점슛 비율이 높다는 것을 뜻함)를 이끌고 있는 랜드리다. 이벤트 경기에서 랜드리를 울린 3점슛은 올스타전 본경기에서 그를 웃게 만들었다. 랜드리는 2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3점슛 10개(역대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 기록)를 포함해 40점을 폭발시키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랜드리는 기자단 투표 60표 중 53표를 받았다. 3점슛 콘테스트 우승 상금 200만 원을 놓친 그이지만 MVP 부상으로 5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양홍석 매직팀’과 ‘라건아 드림팀’으로 나뉘어 열린 본경기는 드림팀이 랜드리의 활약에 힘입어 129-103으로 승리했다. 랜드리는 “나는 이벤트 경기보다 실전에 강한 3점 슈터다”라며 웃었다. 올스타전이 LG의 안방인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것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이다. LG는 이날 MVP를 다른 팀에 내줬지만 각종 콘테스트를 휩쓸며 5215명 팬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조성민이 3점슛 왕에 오른 데 이어 LG 간판스타 김종규(28·207cm)가 ‘덩크쇼’를 펼쳤다. 덩크슛 콘테스트 결승에서 그는 펄쩍 뛰어오른 뒤 공중에서 몸을 한 바퀴 돌려 림에 투 핸드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관중석에서는 “창원 아이돌! 김종규 파이팅!”이라는 응원 구호가 나왔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모든 선수에게 이곳은 내 안방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만들겠다”고 큰소리쳤던 김종규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국내 부문 덩크슛 왕에 올랐다. 김종규는 “회전 덩크는 한 번도 연습을 못 해 보고 시도한 것인데 깔끔하게 성공해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끼와 재능’을 보여준 선수에게 수여되는 베스트 엔터테이너상도 수상했다. 전태풍은 이날 양팀 선수들이 코트에 등장할 때 최근 흥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그룹 퀸 보컬)의 분장을 하고 나와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올스타전 최다 득표를 차지한 양홍석(KT)은 ‘아기상어’ 복장과 춤을 준비했다. 군 입대를 앞둔 정효근(전자랜드)은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창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대한축구협회는 20일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기성용(사진)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7일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이후 열흘간 휴식 및 재활훈련을 했다. 기성용은 18일부터 다시 팀 훈련에 참가했다. 그러나 19일 훈련 중 다시 통증을 느꼈고 이날 오후 다시 검사를 해 본 결과 부상 부위의 회복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기성용이 아시안컵이 끝날 때까지 경기를 뛸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기성용을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기성용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기대했던 한국으로서는 큰 손실이다. 기성용의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느냐가 이번 대회 한국 우승의 변수로 떠올랐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황인범을 그 자리에 서게 했다. 황인범은 정우영과 함께 대표팀의 중원을 비교적 무난하게 이끌었다. 공격 성향이 강한 황인범은 안정적인 볼 배급보다 도전적인 패스를 시도하고 직접 침투하는 경우도 많다. 황인범보다 안정적인 성향을 지닌 미드필더로는 주세종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핵심 피드필더 이재성은 필리핀에서 발가락을 다쳐 회복 중이다. 이재성의 회복 속도 또한 중요한 변수다. 이재성은 8강전부터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2일 바레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위한 ‘토너먼트 여정’에 나선다. 대진표상 16강에서 바레인을 넘어서면 8강에서 카타르나 이라크를 만난다. 토너먼트 두 경기 연속 중동 팀을 상대한다. 준결승에서도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바레인은 1964년 이후 한국이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12번째로 만나게 될 중동팀이다. 한국은 이제껏 토너먼트에서 이란(6번), 사우디(2번), 이라크(2번), 쿠웨이트(1번) 등 중동팀을 11번 만나 4번 이기고 7번 졌다. 1964년 이후 토너먼트에 9번 오른 한국은 각각 호주(결승전)와 일본(4강)에 진 2015년과 2011년 대회를 빼면 7번의 나머지 대회에서 모두 중동팀에 발목이 잡혀 우승을 놓쳤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결승까지 이란(FIFA 랭킹 29위)을 만나지 않게 됐다. 이란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때부터 5개 대회 연속 한국의 토너먼트 첫 상대였다. 한국은 이란과의 경기에서 전력을 다해 이겨도 이후 경기에서 기진맥진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곤 했다. 한국은 이란을 토너먼트 첫 경기(8강)에서 5번 만나 3승(2패)을 거뒀고, 결승에서는 1972년 태국 대회 때 한 번 만나 패했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9일 지금까지 2골을 기록한 김민재(전북)를 ‘조별리그 최고 선수 후보’(투표 진행 중)에 올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퍼드가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김민재는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베이징 궈안과 이적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선수 본인이 베이징행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왓퍼드는 600만 파운드(약 87억 원)의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측은 이적료 약 900만 달러(약 100억 원), 4년 연봉 총액 160억 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김재형 monami@donga.com / 정윤철 기자}
후반 44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택한 한국의 마지막 교체 카드는 구자철이었다. 출전이 불발된 선수들은 벤치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때 이승우(21·베로나·사진)가 돌출 행동을 했다. 그는 자신 앞에 놓인 물병과 수건을 차례로 발로 걷어찼다. 그러고는 착용하고 있던 정강이 보호대를 손으로 빼 집어던졌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경기 후 이승우는 굳은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란 말만 남기고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이승우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에 불만이 생길 수는 있지만 표현 방식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선수 투입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항명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은 팀 분위기를 해친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당초 벤투 감독의 팀 구상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였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벤투 감독에게 이승우의 발탁 가능성을 물어봤을 때 벤투 감독은 ‘그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많아 뽑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9, 10월 A매치 기간에 이승우를 발탁해 테스트했다. 하지만 이승우가 실전에 나선 것은 코스타리카전(9월)에 교체 투입돼 10분 정도를 뛴 것이 전부다. 결국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던 이승우는 공격수 나상호의 부상 때문에 대체 선수로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다. 극적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이승우지만 벤투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이승우를 ‘조커’로도 사용하지 않았다. 주로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이승우는 이청용 황희찬 등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은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 수비를 강조한다. 황희찬 등 이승우의 경쟁자들은 쉼 없이 움직이면서 압박을 시도하지만 이승우는 수비력과 활동량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결승까지 올라갈 경우 앞으로 4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향후 이승우의 경기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16강부터는 우승 후보급 상대들과 만나기 때문에 (이승우의) 출전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 아니면 투입이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경기 막판까지 우리가 앞서지 못하면 공격적 교체 카드가 필요하다. 이때는 상대 밀집 수비를 뚫어내는 이승우의 개인기가 필요할 수 있다. 이승우는 묵묵히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고참들은 이번 논란으로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성용(30)은 “승우의 행동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아직 어린 선수니까…. 승우를 잘 타이르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을 쓰니’ 달라졌다. 59년 만의 우승으로 가는 길이 한결 넓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53위)이 17일 끝난 중국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중국을 2-0으로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약체 필리핀(116위)과 키르기스스탄(91위)을 상대로 한 골밖에 뽑지 못했던 한국은 최근 A매치 2경기에서 1무 1패로 뒤졌던 중국(76위)을 상대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이번 대회 처음으로 멀티 득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 필리핀을 3-0으로 대파하고 기세가 등등했던 중국은 비기기만 해도 조 1위가 되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필리핀을 상대로 2골을 넣었던 우레이(상하이 상강)가 부상으로 빠져 어느 정도의 공격력 약화는 예상됐지만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한 한국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녔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5일의 휴식을 얻었고, 무엇보다 아시아 최고 랭킹이자 숙적인 이란(29위)을 결승 때까지 만날 일이 없어졌다. 조 2위였다면 8강에서 이란과 대적할 가능성이 높았다. 한국은 이란과의 상대 전적에서 9승 8무 13패로 열세다. 최근 5경기에서는 1무 4패에 그친다. 2017년 8월 국내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간신히 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보여준 모습은 4년 전 호주 아시안컵과 비슷하다. 당시 ‘55년 만의 우승’을 외쳤던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 오만, 2차전 쿠웨이트 등 약체를 상대로 고전하면서(각각 1-0 승리)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3차전에서 개최국 호주를 무너뜨리고 조 1위를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비록 결승에서 다시 만난 호주에 패해 우승은 놓쳤지만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70, 80%대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어이없는 슈팅이 많았고 실책도 잦았다. 중국을 상대로는 달랐다. 골 결정력이 크게 좋아졌고 실책은 줄었다. 크로스 성공률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표 참조). 한국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손흥민 효과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투입되면서 공격 속도가 빨라졌고, 중국의 수비진이 손흥민을 막는 데 주력하면서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다른 공격수들의 경기력까지 좋아졌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공격이 상대를 압도하면서 수비까지 안정돼 ‘공수 양면’에서 상승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하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손흥민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손흥민은 지난해 아시아경기를 기점으로 한결 성숙해졌다. 자기중심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체력 저하와 부상에 대한 부담까지 덜었다. 계량화되지 않은 심리적인 부분이 팀 전체 분위기를 바꿨고, 이는 앞으로 만날 상대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에서 강행군을 이어가다 14일 대회가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로 날아온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한 지 사흘 만에 중국전 선발 출전을 자청했다. 이승건 why@donga.com·정윤철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팬들이 요즘 가장 관심 깊게 지켜보는 것은 아시안컵 경기 결과다. 그들은 손흥민이 돌아올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영국 스포츠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27)을 그리워하고 있는 토트넘 팬들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모두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은 16강 토너먼트 돌입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이 앞으로 한동안 토트넘의 리그 경기 등에 참가할 수 없다는 얘기다. EPL 3위 토트넘(승점 48)은 리버풀(1위·승점 57), 맨체스터시티(2위·승점 53)와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의 아시안컵 참가에 이어 공격수 해리 케인(사진)이 부상을 당해 공격진이 붕괴된 상태다. 토트넘은 16일 “케인은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3월 초에나 훈련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12골)과 케인(20골)은 그동안 토트넘의 최전방 투 톱으로 나서 팀 공격을 이끌어 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아시안컵 때문에 손흥민을, 부상 때문에 케인을 잃어 우리 팀이 큰 위기에 빠졌다. 대체 자원의 활용 등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30)의 소속팀인 뉴캐슬도 울상이다. 기성용은 손흥민(14일 대표팀 합류)보다 빠른 지난달 26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강등권 탈출을 노리는 18위 뉴캐슬이지만 기성용이 빠진 이후 EPL 무승(1무 3패)의 늪에 빠져 있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 활로를 열고, 안정적 볼 키핑 등으로 경기를 조율하던 기성용이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한 것이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라파엘 베니테스 뉴캐슬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기성용의 차출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기성용이 팀에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뉴캐슬 지역지인 ‘뉴캐슬 크로니클’은 “베니테스 감독은 기성용이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흔들리는 뉴캐슬의 미드필드진을 바로잡아줄 선수가 기성용이다”라고 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는 실수가 없는 선수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에게도 ‘그는 맨유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2016년부터 중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마르첼로 리피 감독(71·이탈리아)이 극찬한 선수는 중국 선수도, ‘빗장 수비’로 유명한 리피 감독의 고국 이탈리아 선수도 아니다. 한국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29·광저우 에버그란데)이다.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뤄낸 명장 리피 감독과 김영권은 사제 관계다. 2012년 광저우에 입단한 김영권은 2014년까지 리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중국 슈퍼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달성했다. 리피 감독은 안정적 수비를 선보인 김영권을 특별히 아꼈다고 한다. 김영권의 에이전트는 “리피 감독은 김영권에게 ‘널 아들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스트11을 정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을 적는 선수가 김영권이었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이탈리아 축구는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하다. 이탈리아 출신 리피 감독에게 수비 상황별 대처법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끈끈한 사이인 둘은 잠시 사제의 정을 내려놓아야 한다. 한국은 16일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중국과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양 팀 모두 조 1위를 해야 8강에서 D조 1위가 유력한 강호 이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15일 현재 한국(2위)과 중국은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4-2)에서 앞선 중국이 선두에 올라 있다. 중국은 조별리그 2차전 필리핀전에서 공격력이 살아나며 3-0으로 승리했다. 어깨 부상을 입은 주포 우레이는 한국전에 결장하지만 이번 대회 2골을 기록 중인 위다바오를 경계해야 한다. 리피 감독은 “우레이를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겠다. 하지만 한국을 상대로 수비만 하지는 않겠다. 자신감 있게 득점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3위, 중국은 76위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한국이지만 기세가 오른 중국에 선제골을 내줄 경우 상대의 밀집 수비에 고전해 만회골을 넣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김영권을 중심으로 한 수비진이 상대 공격을 철저히 봉쇄해야 하는 이유다. 아시안컵에서 김영권은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스포츠에 따르면 김영권은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에서 패스 차단(5회·한국 수비진 중 1위), 가로채기(5회·2위) 등 수비 전 부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영권은 “아시안컵은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대회다. 자만심을 버리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 18승 13무 2패의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국이지만 리피 감독 부임 이후 치러진 최근 2경기에서는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김영권은 중국전 최근 2경기에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리피 감독 체제의 중국과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선수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김영권을 비롯해 수비수들은 감독 미팅 외에도 선수들끼리 수비 위치, 움직임 등에 대한 토의를 하고 있다. 4년 전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의 아픔을 맛봤던 김영권은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손흥민(토트넘) 등 주축 선수들이 4년 전보다 성장했다. 이번에는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