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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책을 집어든 순간 ‘잃어버린 첫사랑’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어요.” 26일 ‘박인희 컬렉션’(마음의 숲·사진)으로 오래전 쓴 저서들을 재출간한 가수 박인희(79)는 이렇게 말했다. 1970년대 활발히 활동한 1세대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한 박인희는 ‘모닥불’(1973년), ‘목마와 숙녀’(1974년)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인기 절정이던 1981년 미국으로 홀연히 떠난 뒤 2016년 35년 만에 가수로 컴백해 화제를 모았고 올해 6월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컬렉션은 산문집 ‘우리 둘이는’(1987년)과 시집 ‘소망의 강가로’(1989년),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1994년) 등 절판된 그의 책 세 권을 모았다. 가수 활동을 접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라디오 DJ로만 활동하면서 틈틈이 적은 원고다. 재출간을 기념해 23일 서울 여의도 모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히트곡 속 통기타와 잘 어울리는 청아한 목소리를 간직하고 있었다. “평소엔 화장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수수한 민낯이었다. 산문집 ‘우리 둘이는’에는 자작시 24편과 함께 중학교 시절부터 우정을 나눴던 이해인 수녀와의 편지와 일기 등이 수록돼 있다. 두 사람의 어릴 적 문학적 감성을 엿볼 수 있어 그동안 ‘한정판’으로서의 가치가 높았다고 한다. 단독 콘서트를 위해 한국에 머무르던 그는 책이 비싼 값에 중고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재출간을 결심했다. “20만 원, 30만 원에도 거래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당시 책을 편집했던 권대웅 씨가 이제 출판사(마음의 숲) 대표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출간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인터뷰 내내 조곤조곤한 목소리 톤을 유지하던 그는 이해인 수녀 이야기가 나오자 달라졌다. 얼굴은 상기됐고 목소리는 발랄해졌다. “중학교 입학하기 하루 전 사복을 입고 양 갈래 머리를 한 걔(이해인 수녀)를 보는데 ‘쟤하고 한 반 되면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반 편성 때 우리 반이 된 거예요.” 글을 잘 쓰지만 부끄러움이 많았던 두 소녀는 서로의 책상 서랍에 편지를 남기며 깊은 우정을 쌓아 갔다. 84편의 시가 실려 있는 그의 첫 시집 ‘소망의 강가로’에는 “외로워도 외롭지 않고, 방랑은 해도 방황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그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교감에 대해 노래한다. 요즘엔 9월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앙코르 공연 연습에 한창이다. 콘서트 후에는 공식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간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동안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미처 발표하지 못한 노래나 시를 다듬고 자작곡을 다른 가수에게 주는 것도 고려 중이다. 그는 “활동을 잘 안 하는데도 기다려주는 팬들에 대한 책임감과 감사함이 있다”며 “내가 지은 노래를 누군가가 불러준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연두색 한복을 입고 올해 6월 충북 보은군 속리산의 법주사에 방문한 한복 크리에이터 김현진 씨(34)는 법주사 셀프 체험존에 들러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인증 도장부터 찍었다. 지금까지 모은 도장만 40개. 남성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그는 한복과 잘 어울리는 유적지를 수시로 찾아다니는데,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인증 도장을 찍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김 씨는 “처음엔 영상을 찍기 위해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아름다운 유적지의 인증 도장을 수집하는 게 또 다른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이 최근 쉽게 구할 수 없는 ‘핫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중 하나로 실제 여권 크기와 비슷하게 제작된 이 가상 여권은 온·오프라인으로 발급 받은 뒤 전국 10개 코스의 거점 76곳에 방문해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스탬프 개수에 따라 여권 케이스, 레디백 등의 상품도 받는다. 76곳에서 모두 도장을 찍으면 완주 인증서와 크리스털 인증패가 수여된다. 원래는 단순 스탬프 투어였지만 2022년 10월부터 여권을 도입하면서 인기가 더 많아졌다. 국가유산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발권 예정이었던 여권 7만5000부는 상반기 안에 모두 소진됐다. 추가 물량 3만5000부를 더 생산했지만 이마저 금세 동이 났다. 여권에 표기된 76곳 모두를 방문한 인원은 이달 기준 199명에 이른다. 진흥원 최은정 지역협력팀장은 “콜센터로 여권을 다시 발급해 달라는 전화가 하루 평균 300통가량 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했다. 방문자들은 국내 명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데다 특별한 여행 기념품이 된다는 점을 국가유산 여권의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방문 코스는 각 지역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에 맞는 대표 명소들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경상 지역 중심의 ‘가야 문명의 길’은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 등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 고분 7곳과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 등 9곳이다. 수도권 ‘왕가의 길’은 남한산성과 창덕궁, 사도세자와 정조 부부의 무덤인 화성 융릉과 건릉 등으로 구성됐다. 잘 알려진 문화유산 외에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를 찾는 재미도 있다. 전업주부 신유미 씨(55)는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친구와 함께 전국 여권 투어를 완주했다. 2주에 1번씩 강원, 전라, 경상도 등 전국 곳곳을 돌았다. 신 씨는 “가야 문명의 웅장한 고분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젠 해외보다 국내 여행에 더 흥미가 생긴다”고 했다. 여권 투어는 자녀 교육용으로도 인기다. 진흥원에 따르면 여권을 신청한 남성의 32.7%, 여성의 52.9%가 30, 40대인데, 대부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단우 군(7)의 아버지 김용민 씨(47)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년에 걸쳐 여권 투어를 완주했다. 김 씨는 “우리나라 모든 지자체는 거의 발도장을 찍었다”며 “매 주말 아이와 전국을 여행하며 역사와 선조들의 지혜를 배워가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진흥원은 올해 안에 추가로 여권 1만 부를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홈페이지에서 신청받으며 조기 소진을 막기 위해 매월 20일 선착순 1500부씩 배포한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배우 고(故) 이선균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0월에 열리는 영화제에선 그를 기리는 ‘고운 사람, 이선균’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열린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적 성장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 올해 수상자로 이선균 배우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시상은 10월 2일 개막식 때 이뤄진다. 고인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그의 대표작 6편의 상영회와 스페셜 토크 행사로 구성됐다. 상영 작품으로는 2010년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파주’(2009년)를 비롯해 ‘우리 선희’(2013년), ‘끝까지 간다’(2014년) 등 이선균이 대중에게 영화배우로 각인된 초기작 3편이 포함됐다. ‘파주’에서 운동권 출신의 소명 의식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 이선균은 이중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끝까지 간다’에선 부도덕한 형사로 출연해 강렬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석권한 ‘기생충’(2019년)과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강직한 군인을 연기한 그의 마지막 작품 ‘행복의 나라’(2024년)도 상영된다. 또 담담하고 따뜻한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준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년)도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상영회에선 총 16화 드라마 중 그가 연기한 박동훈의 감정이 깊이 있게 전달됐다고 평가받는 5화를 보여준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11일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2018년 6월 미국 인류학자인 저자가 뉴욕의 최고급 호텔에 들어선다. 미리 전달 받은 암호명을 말하자 호텔 직원이 펜트하우스로 그를 은밀히 안내한다. 창밖의 맨해튼 고급 주택가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이는 스티브 배넌. 우파 온라인 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의 설립자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책사였다. 2017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그는 반이민주의 등 트럼프 정부의 주요 정책 메시지를 만들었다. 저자는 배넌에게 녹음기를 켜며 묻는다. “당신은 전통주의자인가요?” 신간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트럼프라는 두 거물의 오늘을 있게 한 2명의 책사를 파헤친 르포르타주다. 배넌과 푸틴의 책사로 알려진 정치철학자 알렉산드르 두긴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를 움직이는 권력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극우주의자’라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인이나 정치학자가 아니다. 스웨덴인 어머니와 유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콜로라도대 민족음악학 교수다. 어쩌다 민속음악을 전공한 인류학자가 극우 포퓰리즘 정치인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됐을까. 그는 스웨덴 민속음악을 연구하던 중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의 자금과 인력이 민속음악계에 유입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연구 주제를 확장했다. 인류학 연구로 얻게 된 인맥을 활용해 오래 공들여 두 인물과의 인터뷰에 성공한 것. 1980년 1월 상고머리를 한 26세의 배넌은 색다른 관심사를 가진 해군 엘리트였다. 동료들이 밤 문화를 즐기러 다닐 때 그는 서점을 찾아가 불교, 힌두교 등 동양 종교에 심취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인간을 상품으로 대하는 신자유주의는 천박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결국 서구 전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세계화를 반대하는 극우의 기반이 된다. 두긴은 공식적인 푸틴의 조언자였던 적은 없다. 그러나 러시아를 지배해 온 ‘푸티니즘’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2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때 ‘유진스키 서클’에서 활동했다. 파시즘과 나치즘, 내셔널리즘, 신비주의 등을 연구하는 독특한 모임이었다. 그는 서구 근대 문명이 확립되기 전 유교, 이슬람, 힌두교 등 다양한 문명이 공존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자유주의와 페미니즘, 성소수자 보호 등의 가치가 서양 지배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본다. 국제사회에서 대척점에 있는 미국과 러시아이지만 주요 정치 세력의 사상적 근간이 하나로 통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를 추적하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잘 만들어진 누아르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018년 11월 배넌과 두긴의 ‘로마 비밀 회동’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논란으로 시끄러울 무렵 두 책사가 실질적 교감을 가진 것이다. 당시 배넌은 두긴에게 “전통주의자로서 미국과 함께 반대 세력에 맞서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합리성과 거리를 둔 극우 정치사상가들의 의기투합이 이뤄진 것. 오늘날 급부상하는 전통주의, 우파 포퓰리즘의 사상 지도를 촘촘히 그려낸 책이다. 트럼프의 재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그의 사상적 기반이었던 인물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막전막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이들 전통주의자들은 실천적 혁신을 전혀 이뤄내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들이 전통주의적 가치를 권력을 쥐기 위한 포퓰리즘 수단으로만 이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배우 고(故) 이선균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0월에 열리는 영화제에선 그를 기리는 ‘고운 사람, 이선균’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열린다.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적 성장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 올해 수상자로 이선균 배우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시상은 10월 2일 개막식 때 이뤄진다.고인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그의 대표작 6편의 상영회와 스페셜 토크 행사로 구성됐다. 상영 작품으로는 2010년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파주(2009년)’를 비롯해 ‘우리 선희(2013년)’, ‘끝까지 간다(2014년)’ 등 이선균이 대중에게 영화배우로 각인된 초기작 3편이 포함됐다. ‘파주’에서 운동권 출신의 소명 의식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 이선균은 이중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끝까지 간다’에선 부도덕한 형사로 출연해 강렬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이와 함께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석권한 ‘기생충(2019년)’과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강직한 군인을 연기한 그의 마지막 작품 ‘행복의 나라’(2024년)도 상영된다. 또 담담하고 따뜻한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준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년)도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상영회에선 총 16화 드라마 중 그가 연기한 박동훈의 감정이 깊이 있게 전달됐다고 평가받는 5화를 보여준다.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11일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조선 시대 과거 시험에 출제된 내용의 요점을 정리한 ‘유설경학대장(類說經學隊仗)’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성균관대 존경각이 소장한 유설경학대장을 비롯해 문화유산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유학경학대장은 중국 명나라 주경원이 편찬한 유학서로, 과거 시험에 출제될 148개 항목의 내용을 상·중·하 3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존경각 소장본은 조선 초기 금속활자인 경자자(庚子字)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은 활자인 소자(小字)로 찍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본문 전체를 소자로 인쇄한 것은 존경각 소장본이 유일하다. 경자자는 1420년 주자소에서 구리로 만들어진 활자로, 조선 초기 인쇄사 및 서지학 연구를 위한 중요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존경각 소장본은 다른 판본과 달리 서문과 목차, 본문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어 가치가 더 크다”고 밝혔다. 평양 출신 화가 김진여(1675∼1760)가 그린 ‘권상하 초상’도 보물로 지정됐다. 기호학파의 정통 계승자로 꼽히는 권상하(1641∼1721)는 조선 사림의 거두인 송시열(1607∼1689)의 학통과 이어져 있다. 그림에는 ‘한수옹(권상하) 79세 진영(寒水翁七十九歲眞)’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어 권상하의 79세 모습을 그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불교 문화유산 2건도 보물로 지정됐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전승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국가무형유산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다음 달 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덕수궁에서 국가무형유산 전승취약 종목을 활성화하기 위한 특별전 ‘시간을 잇는 손길’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전승취약 종목은 대중성이 낮아 전승이 끊길 위기에 처한 무형유산으로, 국가유산청이 3년마다 선정해 지원한다. 지난해는 갓일(갓 제작) 장인과 낙죽장(불에 달군 인두로 대나무 표피에 글씨나 그림을 그리는 장인) 등 25개 무형유산이 선정됐다. 전시에선 20개 전승취약 종목에 종사하는 전승자 46명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덕수궁 돈덕전과 덕홍전 등 두 곳에서 진행된다. 돈덕전에선 보유자 작품 80여 점과 제작 도구, 제작 과정 영상을 볼 수 있다. 특히 나주 무명베 샛골나이 노진남 보유자 등 고인이 된 보유자 4명의 작품도 전시된다. 한때 고종 황제의 접견실로 사용된 덕홍전에선 전승자 11명이 전통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과 전통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생활 공예품 7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 기간에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다음 달 8일 돈덕전 2층 아카이브실에선 토크 콘서트 ‘이어가다’가 열린다. 전시를 기획한 김주일 감독과 전승자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다음 달 11∼16일에는 생활 소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공예 체험 프로그램이 매일 두 번씩 진행된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달 중 서화실 전시물 교체를 통해 조선시대 그림과 글씨 50점을 새로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김홍도(1745∼?)의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는 1784년 그려진 작품으로, 북송 신종의 부마 왕선이 문인 등 15명을 초청한 모임을 그린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옛이야기 속 인물을 그린 그림)다. 박물관은 “이 작품은 조화로운 구도와 개성이 뚜렷한 인물 등 김홍도의 기량이 잘 발휘된 명작”이라고 설명했다. 김홍도의 30대 화풍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작품으로 인정받아 올 4월 보물로 지정됐다. 궁중 화원 이인문(1745∼?)의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사진)’는 가로 8.5m의 두루마리에 대자연의 절경을 담은 그림이다. 잔잔한 수면과 깎아지른 듯한 산, 절벽이 이어지는 조화가 아름답다. 이번 전시에는 그림의 모든 폭을 펼친 상태로 공개된다. 올 6월 별세한 손창근 선생이 생전 기증한 조선시대 회화 6점도 새로 전시된다. 생전 고인은 국보 ‘세한도(歲寒圖)’를 비롯해 문화유산 304점을 기증했다. 이 중 장승업(1843∼1897)의 ‘말 씻기기’, 심사정(1707∼1769)의 ‘풍랑 속 뱃놀이’, 조선 후기 화원 변상벽(1730∼1775)의 ‘고양이와 참새’ 등을 이번에 선보인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제 작품을 ‘문학이 아니다’라고 정의하더라도 저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100% 활용한 글도 문학작품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일본 소설가 구단 리에(34)는 “이과와 문과를 구분하는 것이 난센스인 것처럼 문학과 문학이 아닌 것을 구분해 생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도쿄도 동정탑’으로 올 초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그는 “소설의 5% 정도는 챗GPT가 만든 문장을 인용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심사위원들은 “AI 활용이 작품 심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작품의 수준이 높았다”고 했지만, 문학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논란이 됐다. 지난달 31일 ‘도쿄도 동정탑’의 국내 번역 출간을 계기로 그를 서면으로 만났다. 소설은 도쿄 도심에 71층짜리 최첨단 교도소 ‘도쿄도 동정탑’이 들어서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에서 범죄자들은 처벌 대신 동정을 받아야 할 ‘호모 미세라빌리스’(불쌍한 인간이라는 뜻의 라틴어)라고 불린다. 범죄자들은 불우한 환경 탓에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논리에 따라 탑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다. 탑의 설계를 맡은 건축가로 과거 데이트 폭력 피해자였던 마키나 사라는 이에 공감하지 못한다. 주변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생성형 AI인 ‘에이아이 빌트(AI-Built)’에 여러 질문을 던지며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구단은 “말로 대화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이 소설을 썼다”며 “인간의 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성형 AI가 작품에 등장한 것은 필연”이라고 말했다. 소설엔 생성형 AI가 만드는 공허한 문장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깔려 있다. ‘에이아이 빌트가 똑똑하고 공손한 양식을 잘 꾸미는 건 치명적 문맹이라는 결점을 감추기 위함’이라는 서술이 대표적이다. 구단은 “사물의 본질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말을 바꾼다 한들 현실은 변하지 않는 게 아닐까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작품을 쓰면서 생성형 AI의 변화에 놀라움을 느꼈다고 한다. 작품을 완성한 시점에는 AI의 답변을 예측할 수 있게 돼 별 재미를 못 느꼈지만, 수상 이후 답변이 달라져 있었다는 것. “구사하는 단어의 수준이 달라진 정도가 아니라, 대화의 자세 자체가 훨씬 더 인간처럼 바뀌었더라고요. 정답보다 공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 거죠.” 실제로 도쿄도 동정탑 같은 시설이 현실화된다면 어떨까. 그는 “일하지 않아도 안전하게 지낼 장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 노동 의욕을 잃게 될 것”이라며 “10년쯤 지나면 ‘동정받아야 할 사람들을 수용한다’는 애초의 개념은 희미해지고 단순히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시설로 전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소 비현실적인 세계관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꼬집는 그의 작품 스타일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저도 현실 사회의 답을 얻고 싶어서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현실과 연결해서 작품을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동유럽은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서유럽 동쪽의 20여 개국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주로 지리적 특징보다도 냉전 시절 공산권 국가들을 묶는 정치적 용어로 사용돼 왔다. 또 동유럽은 서유럽에 비해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있어 멸칭(蔑稱)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소련이 사라진 뒤에는 실체적 개념마저 희미해졌다. 이제 체코, 슬로바키아 등은 자국을 ‘중유럽’으로 칭한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등 발트 국가들은 북방의 노르딕 국가로 인식되길 원한다. 이쯤 되면 폴란드계 미국인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다음처럼 도발적인 서두를 꺼내든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 대한 역사다. 동유럽 같은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는 “동유럽이란 용어는 외부 사람들이 편의적으로 만들어낸 말”이라며 “가난, 폭력, 민족 갈등 같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감추기 위해 사용된다”고 지적한다. 이전까지 동유럽 관련 책은 오스만, 합스부르크, 소련으로 이어지는 정복사 이야기를 다루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 책은 종교, 민족, 전쟁 등 14가지 키워드를 내세우며 각 국가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 우선 동유럽의 정체성을 ‘다양성’으로 정의한다. 제국의 틈바구니에서 약 1000년간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여러 민족과 언어, 종교가 혼재된 용광로가 됐기 때문이다. 저자는 19세기 말 폴란드 에세이 작가 예지 스템포프스키의 예를 든다. 동유럽을 “가장 특이한 민족적 혼합이 있는 하나의 거대한 체스판”이라고 칭한 스템포프스키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에서 시작해 몰도바를 거치는 드네스트르강 인근에서 태어났다. 이곳에서 지주는 폴란드어를, 농민은 우크라이나어를, 관리들은 러시아어를 사용했다. 저자는 10분만 걸어가도 또 다른 언어권이 등장하는 이 같은 동유럽의 독특함을 보여주며 “동유럽의 모든 공동체는 혼합되지 않을 수 없고 ‘순수’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세계사 교과서에 나올 법한 딱딱한 이야기 대신 흥미로운 미시사도 가득하다. 동유럽에선 성탄절 후 늑대인간이 12일 동안 돌아다닌다는 미신이 있었다. 1692년 라트비아에선 티에스라는 노인이 ‘늑대인간’이라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뒤 태형으로 사망한다. 엄격한 종교 분리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진 유대인과 기독교인의 비극적인 이야기 등도 시선을 끈다. 이 책은 동유럽이 단순히 서유럽의 부속이 아닌 독립적이고 매력적인 문화를 가진 곳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가 폴란드인 부모에게서 비롯된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20년간 탐독한 자료들이 풍부히 녹아 있다. 역사를 다루면서도 에세이 형태의 무겁지 않은 문체를 써서 쉽게 읽힌다는 점도 매력이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일부를 점령하며 동유럽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는 이때 지역적 배경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색색의 조명을 받는 커튼들을 헤치고 들어가면 숲속에 여인 한 명이 서 있다. 가체(加髢)를 쓰고 한복을 입은 여인은 새초롬하게 눈을 내리깔고 있다. 그런데 여인의 옷고름과 풍성한 치마가 흔들린다. 코끝에는 숲을 재현한 풀향이 스쳐 몰입을 돕는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화가 혜원 신윤복(1758∼?)의 ‘미인도’를 디스플레이 속에 재현한 미디어아트다. 간송미술관은 15일부터 소장 작품 99점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전시 ‘구름이 걷히고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박물관에서 열고 있다. 이는 간송미술관이 여는 최초의 몰입형 미디어아트전이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한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들이 디지털 콘텐츠로 새롭게 태어났다. 30장면으로 구성된 ‘혜원전신첩’은 각 그림의 기생과 선비들이 등장하는 14분짜리 영상으로 제작됐다. 조선 중기 화가 탄은 이정(1554∼1626)의 ‘삼청첩’은 대나무와 매화, 난과 같은 사군자가 화려하게 피어난다. 이 밖에도 훈민정음 해례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서화, 겸재 정선(1676∼1759)의 ‘해악전신첩’ 등이 디지털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전시실 8곳 등 대형 전시공간(1462m²)을 모션그래픽과 라이다 센서를 활용한 몰입형 전시로 꾸몄다. 이번 전시는 고미술을 젊은 세대에게 친숙하게 소개한다는 취지로 열렸다. 어려운 전시 설명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기 좋도록 공간 연출에 신경을 썼다.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층이 고미술에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시도”라며 “앞으로 문화유산 IP를 활용해 주제별, 작가별 미디어아트 전시 라인업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30일까지.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막내아우가 여기 있지 않은데 (중략) 눈물을 흘리다가 저도 모르게 어지러워 땅에 쓰러졌습니다. 분하고 원통하여 죽고 싶은데 무어라 형언할 수 없습니다.” 의병장 허겸(1851∼1939)은 역시 의병장이자 동생인 허위(1855∼1908)가 일제에 체포돼 목숨이 위태롭게 된 슬픔을 이렇게 편지에 남겼다. 이들 형제는 1907년 8월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하자 경기도 양주에서 조직된 의병인 13도 창의군에서 활동했다. 허겸은 동생을 잃을 위기에도 의연했다. 동료 의병들에게 보낸 편지에 “서로 사랑하고 보호하길 전보다 더한 후에야 국권을 회복하고(하략)”라고 전한다. 하지만 동생 허위는 체포 넉 달 만에 결국 경성감옥(서대문형무소)에서 교수형을 당한다. 약 110년 전 일제 헌병경찰에게 뺏겼던 항일 의병들의 기록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제79회 광복절을 앞둔 14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해외에서 환수한 한말 의병 관련 문서 13건과 ‘한일관계사료집’, ‘조현묘각운(鳥峴墓閣韻)’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1851년부터 1909년까지 작성된 문서 13건이다. 13도 창의군에서 활동한 허위 등의 글, 의병장 최익현(1833∼1907)의 서신 등이 포함됐다. 이 문서들은 두 개의 두루마리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첫머리에 쓴 글을 볼 때 당시 일제 헌병경찰이었던 아쿠다카와 나가하루(芥川長治)가 문서 수집 후 지금 형태로 만들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아쿠다카와는 각 두루마리에 ‘한말 일본을 배척한 우두머리의 편지’, ‘한말 일본을 배척한 폭도 장수의 격문(檄文)’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일제의 입수 경위가 명확하게 기록된 데다 당대 일제의 의병 탄압의 실상을 엿볼 수 있어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의병 전문가인 박민영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강년과 허위 등 대한민국 건국 훈장 중 최고 등급을 받은 불세출의 의병장들이 실제로 생산한 공문서들을 확인할 수 있어 가치가 높다”고 했다. 문서 곳곳에는 어려움에도 기개를 꺾지 않는 의병장들의 모습이 생생히 나타난다. “살아서는 대한의 백성이 될 것이요, 죽어서는 대한의 귀신이 될 것이다.” 1909년 2월 의병장 윤인순은 이런 고시를 남긴다. 1908년 5월 13일 일제에 체포되던 당일까지 “합진(부대를 합쳐 진을 침)해 군대의 성세를 떨치겠다”고 다짐하는 허위의 서신도 가슴을 울린다. 또 군수 물자 부족, 의병 간 갈등 등 당시 의병들의 활동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함께 공개된 ‘한일관계사료집’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제연맹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편찬한 네 권짜리 역사서. 삼국시대부터 3·1운동에 이르기까지 연대별로 일본 침략을 고발했다. 총 100질이 제작됐지만 현재 완본은 독립기념관 소장본과 미국 컬럼비아대 동아시아도서관 소장본 등 2질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세 번째 완본이 공개된 것이다. 또한 고하(古下) 송진우 선생(1890∼1945)의 부친이자 담양학교 설립자인 송훈(1862∼1926)이 시를 나무판에 새긴 조현묘각운도 함께 공개됐다. 국가유산청 등은 한말 의병 관련 문서들은 복권기금을 통해 일본에서 구입했고, 나머지 2건은 각각 미국과 일본 개인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1세기에 제작된 고려 석탑으로 문고리와 자물쇠 무늬가 새겨진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사진)이 보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보경사 오층석탑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석탑은 경북 포항시 내연산 보경사 경내에 비로자나불을 모신 적광전(寂光殿)의 맞은편에 서 있다. 높이 4.6m로 단층기단 위에 5층짜리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됐다. 사명대사로 알려진 조선 중기 승려 유정이 쓴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이 석탑은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정은 “고려 현종 14년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고 썼다.석탑은 통일신라부터 고려까지 이어진 승탑 건축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 1층 탑신석 정면에는 석탑 내 사리가 있음을 의미하는 문비형(틀에 끼워 여닫는 문이나 창의 한 짝 모양)과 자물쇠, 문고리 조각이 선명하게 표현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탑의 조성 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이 잘 나타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독립기념관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 이국영이 쓰고, 대한민국임시정부 관계자들이 부른 애국창가집 ‘망향성’ 원본을 처음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2권의 노트로 구성된 망향성에는 ‘풍년가’ ‘광복군아리랑’ ‘독립군가’ 등 163곡의 애국창가들이 수록돼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애국창가집 중 가장 많은 곡이 실려 있으며, 악보가 함께 수록된 유일한 필사본 창가집이다.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진 ‘독립군가’의 가사가 4절까지 온전하게 담겨 있다. 창가 외에도 동요, 가곡, 대중가요, 영화 주제가 등 당대 국내에서 유행한 노래들이 실려 있다. 망향성을 쓴 이국영(1921∼1956)은 임정 한국혁명여성동맹 회원으로 활동하며 1939년 무렵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의 중국 류저우 공연에 참여했다. 충칭에 거주한 임정 요인과 한인 교포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3.1유치원에서 교사로도 활동했다. 이국영 집안은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그의 부친 이광, 모친 김수현을 비롯해 남편 민영구, 시부 민제호 등이 모두 임정 요인으로 활동했다. 남편 민영구는 광복 이후 해군 창설에 기여했고, 해군사관학교 교장을 지냈다. 14일 망향성 공개 행사에서는 이국영의 딸이 망향성의 수록곡 일부를 부르는 콘서트도 열린다. 바리톤 권용만의 ‘근화세계’ 독창과 더불어 여럿이 ‘독립군가’를 부르는 시간도 펼쳐진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3년 전 나온 책인데 지금도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키고 있으니 누가 ‘좀비 홍학’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작가 정해연(43)은 3년 전 출간 땐 빛을 보지 못했던 장편소설 ‘홍학의 자리’(엘릭시르)가 최근 역주행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6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스릴러가 인기를 끄는) 여름 시즌 덕분인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2021년 출간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지난해 여름부터 속도감 있는 문체와 고정 관념을 깨는 설정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결말 스포 주의’ 문구가 달린 후기가 잇따라 올라온 것. 지난해 8월 넷째 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에 194위로 처음 진입한 뒤 약 1년 만인 이달 첫째 주 15위(한국 소설 중에선 2위)로 수직 상승했다.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꼽은 올 상반기(1∼6월) 인기 도서 100권 중 가장 높은 완독률(88%)도 기록했다. 종이책 및 전자책 판매량이 최근 10만 부를 넘어섰다. 소설은 45세의 고교 교사로 유부남인 준후가 내연 관계인 18세 제자 다현의 시신을 호수에 유기하면서 시작된다. 준후는 다현의 죽음을 처음 발견한 ‘목격자’일 뿐이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 다현의 몸에서 자신의 DNA 등 육체 관계의 흔적이 발각될 것을 우려한 것. 결국 다현의 시신이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되면서 경찰의 수사망이 준후를 조여 온다. 정해연은 “범인이 아니지만 범인으로 몰릴 위기가 닥친 인물을 주인공으로 쓰면 ‘스릴’이 살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타격이 클 직업으로 선생님을 골랐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장편 스릴러 ‘더블’로 등단하기 전에는 인터넷에 로맨스 소설을 연재했다. 어느 날 “네가 좋아하는 장르 소설을 왜 안 쓰냐”란 오빠의 얘기를 듣고서 미스터리와 스릴러 집필로 방향을 틀었다. “어렸을 때부터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읽기만 하다 직접 써 보니 독자들을 ‘놀래키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하하하.” 사이코패스끼리 대결을 벌이는 내용의 ‘더블’은 중국과 태국에 번역 출간됐고, 어설픈 유괴범과 천재 소녀를 다룬 ‘유괴의 날’은 드라마로 제작됐다. 그는 “미스터리, 스릴러는 인간을 가장 깊게 다루면서도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장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범죄 이야기는 피해자에게 폐가 될 수 있기에 소설의 소재로 무작정 쓰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블랙 유머가 담긴 스릴러 ‘2인조’(엘릭시르)를 출간했다. 교도소에서 석방된 2인조가 재개발 중인 부촌에서 만난 시한부 노인을 대상으로 사기를 계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는 “교도소에서 자신이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으스대는 범죄자들을 떠올리며 쓴 이야기”라며 “코믹과 범죄 스릴러가 섞여 무더운 여름에 가볍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흰 캔버스를 배경으로 한 그루의 나무가 찍힌 사진이 텅빈 방에 걸려 있다. 왼쪽으로 기운 거대한 녹빛 나무는 웅장하면서도 어딘가 고단해 보인다. 사진 속 나무는 덕수궁 선원전 인근에 우뚝 선 회화나무.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령(樹齡)이 최소 200년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나무가 조선과 대한제국, 대한민국까지 이어지는 다사다난한 역사를 묵묵히 바라봤다는 이야기다. 궁궐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본 나무의 심정은 어땠을까. 9일 서울 덕수궁 선원전 터의 옛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에서 열린 이명호 사진작가의 특별전 ‘회화나무, 덕수궁…’을 찾았다. 국가유산청이 8월 한 달 동안 사택을 특별 개방하면서 열린 전시다. 일반에 사택 내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서양과 일본식 건축 양식이 섞인 목조 주택 곳곳을 천천히 훑어봤다. 서양식 벽난로와 다다미 형태의 방이 독특한 느낌을 줬다. 별다른 장식과 가구가 없는 방에는 회화나무를 다양한 각도와 계절에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회화나무를 위에서 촬영해 동그랗게 표현하거나 겨울에 촬영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게 인상적이었다. 이 작가는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회화나무의 복잡한 심정을 생각하면서 기획했다”라며 “관객들이 수백 년간 역사의 현장을 지킨 나무의 이야기를 듣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택 초입에는 선원전 터 발굴 조사 중 나온 기와 조각이 전시돼 있었다. 용무늬와 봉황무늬가 정교하게 장식된 기와가 이곳의 오래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아름다운 옥의 근원’이라는 뜻의 선원전은 역대 조선 임금들의 어진과 신주를 봉안한 공간이다. 본래 선원전은 궁궐에서 가장 성스러운 공간으로 여겨졌다. 덕수궁 선원전은 고종이 망명 갔던 러시아 공사관에서 돌아와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만들어졌다. 본래 동쪽 포덕문 인근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1900년 화재로 소실된 뒤 1901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선원전은 1919년 고종이 승하한 직후 일제에 의해 훼철됐다. 궁궐의 심장부가 일제에 의해 조각조각 팔려나갔다. 정동 39번지는 일제 금융기관에 팔려 1938년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이 들어섰다. 광복 후에도 선원전은 수난을 겪었다. 미국 정부가 이 터를 사들여 미국대사관 건물을 신축하려 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이 부지가 선원전 터라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 문화재 지표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선원전 터가 발굴됐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공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축 계획이 무산됐다. 결국 우리 정부는 2011년 미 정부로부터 토지 교환 방식으로 선원전과 흥덕전, 흥복전 터 일대(8000㎡)를 돌려받았다. 국가유산청은 2039년까지 진행될 ‘덕수궁 복원정비 기본 계획’에 따라 이 일대를 궁궐로 복원할 예정이다. 조선저축은행 사택이 포함된 부지 일대는 2030년 복원 공사가 시작되는데, 그 이전까지 사택을 철거하지 않고 민간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일제에 의해 훼손된 공간인만큼 빨리 철거해 지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 역시 우리 역사의 일부라는 의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 복원정비과 최자형 사무관은 “공사 전까지 사택은 선원전 복원 과정과 부지에 얽힌 역사를 알리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우선 올해는 이달 31일까지만 시범 개방한 뒤 내년부터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45년 8월 8일 수요일. 미국 전쟁부 장관 헨리 스팀슨은 새벽부터 심장 발작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기어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을 만났다. 역사를 바꾼 군사작전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손에 황량한 잿빛으로 변해버린 일본 히로시마 사진을 쥐고 있었다. 핵무기로 인해 파괴된 건물과 교량, 터미널 등의 모습이 적나라했다. 이로부터 이틀 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즉사한 사람만 7만 명에 달했다. 스팀슨은 핵폭탄이 지독하고 악마 같은 무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무력으로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지만 대규모 살상이란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신간은 원자폭탄이 일본에 투하된 1945년 8월을 자세히 조명한다. 영화 ‘오펜하이머’가 핵폭탄의 탄생 과정을 다뤘다면, 이 책은 원자폭탄이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이끌었는지에 집중한다. 독특한 건 스팀슨과 미국 태평양 전략공군사령관 칼 스파츠, 일본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라는 세 인물에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스팀슨은 원폭 개발을 감독하고 투하 명령을 실질적으로 승인한 인물이었다. 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사후 취임한 트루먼 대통령에게 자신이 작성한 비망록을 건넨다. 루스벨트 대통령 때부터 진행된 핵폭탄 개발 계획 ‘맨해튼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4개월 안에 우리는 인류 역사상 알려진 적이 없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완성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 폭탄 하나면 도시 하나를 모두 파괴할 수 있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지만 누아르 영화처럼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장면이 몰입감을 높인다. 원폭 투하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두 번째 인물 스파츠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야 하는 원자폭탄 투하를 “구두 명령만으로 이행할 수 없다”며 서면 명령서를 고집한다. 군인다운 그의 완고함이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문서다. 결사항전을 고집하던 다른 관료들과 달리 일본의 항복을 주장한 도고의 논리는 무의미한 희생을 멈추게 했다. 세 인물의 후손들로부터 입수한 일기 등 미공개 자료가 풍부히 활용된 덕에 촘촘한 묘사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원폭 투하라는 역사적 결정 배후의 인간적 고뇌도 깊이 있게 담겼다. 윈스턴 처칠이 자신의 회고록에서도 썼듯이 당시 원폭 투하가 없었다면 전쟁이 장기화돼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으리라는 점은 거의 분명하다. 그럼에도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비극적 사실이다. 물론 일본의 항복으로 잔인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맛본 한국인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원폭 투하 전후 국면을 자세히 살펴본 저자는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할 필요까지 없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못 박는다. 사이판 등 일본이 점령한 태평양의 여러 섬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많은 군인을 잃은 미국이 본토 사수에 나선 일본군과 정면으로 맞섰다면 더 큰 희생이 불가피했다는 것. 사실 미국은 결사항전을 고수한 일본 강경파에 맞서 세 번째 원폭 투하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현대사의 시작을 연 역사적 과정을 되짚어보기 좋은 책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북한이 올 3월 태권도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단독으로 등재를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의 신청과는 별개로 추후 남한의 별도 등재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9일 유네스코 홈페이지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북한은 올 3월 유네스코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 태권도’라는 제목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가 북한의 신청서를 평가해 2년 뒤 등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국내에선 한 민간단체가 태권도의 남북한 공동 등재를 추진했으나, 지난해 국가유산청의 인류무형유산 공모에는 신청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공모를 거쳐 올 3월 한지 제작을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했다. 한국은 인류무형유산 다등재 국가여서 2년 간격으로 1건만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남한의 태권도 등재 신청은 일러도 2026년에야 가능하다.일각에선 한민족 전통무예인 태권도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북한이 선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 차원에서 태권도 남북 공동등재를 논의하거나 추진한 바는 없다”며 “인류무형유산은 먼저 등재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배타적 독점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실제로 씨름(2018년·남북 공동 등재)을 제외하고 아리랑(남한 2012년·북한 2014년)과 김장 담그기(남한 2013년·북한 2015년)는 남북한이 별도로 유네스코에 등재했다. 국가유산청은 “추후 민간 공모 등 절차에 따라 태권도의 등재 신청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인 1950년대에도 재일 한국인에 대해 체류 자격 등의 특혜를 줬다고 내세워 왔지만 이는 사실 기만에 가까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타 오사무 일본 도시샤대 교수(사진)는 9일 동북아역사재단 주최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1950년대 재일 조선인의 특권론과 식민지주의’)을 발표한다. 오타 교수는 ‘일한 회담문서 전면공개를 요구하는 모임’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한일 역사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논문에 따르면 1958년 일본 외무성, 법무성 등의 공문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 내 체류 자격 인정 △생활보호 우대 △입학 허가 △광업권 인정을 패전 후에도 재일 한국인이 보유한 특권으로 규정했다. 이 중 체류 자격과 관련해 법무성은 일제강점기부터 일정 기간 일본에 계속 체류한 한국인과 그 자녀에 대해 일본 내 체류를 인정하는 것을 특권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일본 국내법에 따라 한국인의 체류 자격이 결정될 때까지 한시적 조치에 불과했다. 실제로 재일 한국인들은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후 일본 국적이 박탈된 이후 1965년 재일교포 법적지위협정으로 영주권을 인정받기 전까지 강제 퇴거 위기에 놓여야 했다. 오타 교수는 “재일 조선인들의 일본 국적 박탈 이후 강제 퇴거를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로 일본 정부가 특권 논리를 내세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당시 일본 후생성은 “일본 국민만 대상으로 하는 생활보호법에 준해 재일 한국인을 보호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문부성은 “법적으로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재일 한국인 아동에 대해 행정조치로 입학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했다. 통상산업성은 재일 한국인의 광업권 및 조광권을 한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특권이라고 했다. 그러나 후생성의 생활보호와 관련해 이후 일본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해 재일 한국인들을 수급 대상에서 점차 배제했다. 오타 교수는 “일본 각 부처가 주장하는 재일 한국인 특권은 법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이 아니었다. ‘우월한 권리’는커녕 권리라고 할 수도 없는 것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올가을 경복궁에서 궁중 다과를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9월 4일부터 10월 31일까지 ‘경복궁 생과방’을 연다고 8일 밝혔다. ‘경복궁 생과방’은 조선시대 왕실의 별식을 만들던 생과방에서 궁중다과와 약차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원행을묘정리의궤’ 기록을 바탕으로 다과 7종과 궁중약차 1종으로 구성된 궁중다과 세트를 맛볼 수 있다. 다과는 대추인절미병 세트와 주악 세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행사 참여는 추첨제로 진행된다. 12일 오후 2시부터 18일까지 티켓링크에서 예매권을 신청한 뒤, 당첨되면 관람을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서 예약하면 된다. 계정(ID)당 최대 2장까지 신청할 수 있다. 1인당 참가비는 1만5000원. ‘경복궁 생과방’, ‘창덕궁 달빛기행’ 등 하반기 궁궐 활용 프로그램들에서는 ‘아름다운 한복 입기’ 행사도 진행된다. 한복을 입은 참가자들은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문의는 궁능 활용프로그램 전화 상담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