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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한다. 향후 의사 인력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의대 증원 과정에 의료계 입장과 요구를 폭넓게 반영할 수 있도록 상설 전문가 기구를 두겠다는 취지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아무 근거 없이 추진 중인 내년도 증원을 멈추는 것이 먼저”라며 현재 상황에선 이 기구에도 참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핵심은 의사 단체가 자신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 줄 전문가들을 과반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과반 추천권은 의사 단체들이 논의하는 장에 나와 달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분과별로 전문가 10∼15명 규모로 구성되며, 의사 분과는 전문가 추천권의 과반수를 의사 단체에 줄 예정이다. 향후 필요 의료인력은 의대 졸업생 수와 우리나라 인구 구조, 건강보험 자료 등을 토대로 추산한 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필요한 의료인력 규모를 최종 결정한다. 정부는 설치 및 운용 세부안을 확정해 30일 발표할 계획이다.대통령실은 앞서 국회에서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와 이 추계기구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고위 관계자는 “(추계기구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나오기 전 정부가 발표했던 것”이라고 했다. 추후 여야의정 협의체가 가동되고 2026학년도 이후 합리적인 의대 증원 안이 도출되면 추계기구를 보조기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의사단체는 ‘내년도 증원부터 중단해야 의사 수 수급 추계기구 참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협 최안나 대변인은 “현재 의료 시스템이 모두 무너진 다음 과학적 추계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수급 추계기구 신설은) 역으로 얘기하면, 현재 정부의 의대 증원안이 시스템과 관계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대통령실 “의사 수, 신설 기구서 검증”… 野 “주먹구구 증원 자인”[의료공백 장기화]정부 “의사 수 수급추계 기구 신설”… 대통령실 “의사단체에 과반 추천권”의협 “증원 중단 먼저” 참여 거부민주당 “시스템 법제화 발의할 것”정부는 조만간 의사단체가 과반수를 추천하는 의사 수 수급추계 기구를 만들어 의사들을 대화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멈추는 게 먼저”라며 추천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의대 증원안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의사 수 수급추계 기구 법제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의사단체 추천으로 과반 채우기로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는 지난달 말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에 의료인력 수급추계전문위원회(전문위) 중 의사 인력 분과위원회 과반을 의사단체 추천으로 채우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6월 중간발표에서 “의견 수렴을 위해 의사 인력 자문위원회 과반을 의사단체 대표로 포함시키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적정 의사 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에도 의사단체 몫 과반을 약속한 것이다.대통령실은 이를 통해 의사단체를 대화로 끌어들이고 의사들도 납득할 만한 의대 증원 규모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위는 연내에 만들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초 의대 증원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3∼5년 후 추계기구를 설치하려 했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의사단체의 반발로 출범 시기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위는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분과별로 구성되며 각 분과위에 전문가 10∼15명이 참여한다. 전문위는 분과별로 변수와 산정 방식을 정한 뒤 보건사회연구원 내 의료인력수급추계센터에 의뢰해 향후 필요한 의료인력 수를 산정하게 된다.● 의협 “내년도 의대 증원 중단이 먼저”적정 의사 수 도출을 위한 과학적 추계 기구 설치는 그동안 의사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이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병원 이탈 직후 발표한 ‘7대 요구안’ 중 하나로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를 내걸었다.하지만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의대 증원 절차를 중단한 후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것이어서, 내년도 의대 증원은 예정대로 하고 적정 의사 수를 논의하자는 대통령실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현재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학적 추계가 가능한 것”이라며 “전문가 추천은 할 수 있지만 내년도 의대 증원을 중단하고 교육 가능한 상황으로 되돌리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의사들 사이에선 ‘자칫 들러리만 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사단체가 과반을 추천한다고 해도 대한병원협회 등 사용자 단체가 추천권을 가질 경우 증원에 찬성 입장인 전문가 다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문위 논의 후 최종 결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이고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과반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내려진다는 점도 문제라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부 의대 증원 주먹구구 자인”민주당은 대통령실의 제안에 대해 “의대 정원 적정 규모 산정을 위한 시스템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실이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건 지금 만들어진 의대 증원안이 시스템과 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조만간 의사 수 추계기구 법제화를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을 발의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북한 조선노동당 직속기관인 만수대창작사의 그림 수십 점이 네이버 쇼핑 등 온라인상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수대창작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지시로 1959년 설립된 종합미술 창작사로, 유엔의 대북 제재 대상이다. 29일 탈북자 출신인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A 화방은 네이버를 통해 만수대창작사 소속 황영준 화백의 ‘금강산 천불사 계곡의 백계수’를 95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해당 화방은 이외에도 수십 점의 북한 그림을 판매 중이다. 국내 B 온라인 미술품 경매사이트도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에 부쳐왔다. 해당 사이트는 각 작품의 화백을 ‘만수대창작사 단장’ ‘만수대창작사 실장’ 등 북한 내 계급으로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수대창작사는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술작품을 팔아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 핵 개발 자금줄로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가 2016년 12월 만수대창작사를 제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 허가 없이 금융 거래를 하거나, 거래 상대방이 제한 대상자임을 알면서 허가없이 금융 거래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박 의원은 “유엔 제재 대상이자 국내 법으로도 금지된 만수대창작사의 그림이 유통된다는 것은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개인도 현행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유통 경로와 매수인 등이 현행 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화물차의 적재함 보조장치를 개조하거나 트럭 위에 거주공간을 지어 놓는 등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개조(튜닝)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동안 불법 튜닝 적발 차량 대수는 약 122% 늘었고 올해에는 7월까지 1만4894대의 차량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안전 기준을 위반했거나 불법 튜닝으로 적발된 자동차 대수는 2019년 9346대에서 2023년 2만727대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륜차(오토바이)의 경우도 안전기준 위반이나 불법 튜닝 적발 대수가 2019년 1035대에서 2023년 3766대로 263% 늘었다. 자동차나 이륜차 1대당 1건 이상의 튜닝을 한 경우도 있어 총 불법 튜닝 적발 건수는 차량의 경우 2019년 1만4279건에서 2023년 3만223건으로 늘었고, 이륜차의 경우도 1547건에서 5638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특히 불법 튜닝 차량 중에는 트럭 위에 거주 시설을 짓는 경우나 화물차 적재함을 임의로 높이거나 적재함에 보조장치를 추가해 적재함을 늘린 채 운행한 사례도 있었다. 화물차의 적재물을 기준보다 많이 실으면 도로 파손을 유발하거나 차량 자체의 전복 위험이 높아진다. 또 불법튜닝한 부분이 주행 중 떨어져 나와 뒤따라오는 차량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발생한다. 실제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떨어진 지지대가 뒤따르던 차량의 앞 유리를 관통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안전기준 위반은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불법튜닝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도로상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점에서 처벌을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정 의원은 “불법튜닝 및 안전기준 위반은 운전자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과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건전한 튜닝 산업 육성은 지향하되 불법튜닝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간의 협업을 통한 단속과 처벌 강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대통령실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한다. 향후 의사 인력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의대 증원 과정에 의료계 입장과 요구를 폭넓게 반영할 수 있도록 상설 전문가 기구를 두겠다는 취지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아무 근거 없이 추진 중인 내년도 증원을 멈추는 것이 먼저”라며 현재 상황에선 이 기구에도 참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핵심은 의사 단체가 자신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줄 전문가들을 과반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과반 추천권은 의사 단체들이 논의하는 장에 나와 달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전문가 10∼15명 규모로 구성되며, 전문가 추천권의 과반수를 의사 단체에 줄 예정이다. 향후 필요 의료인력은 의대 졸업생 수와 우리나라 인구 구조, 건강보험 자료 등을 토대로 추산한 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필요한 의료인력 규모를 최종 결정한다. 대통령실은 설치 및 운용 세부안을 확정해 30일 발표할 계획이다.대통령실은 앞서 국회에서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와 이 추계기구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고위 관계자는 “(추계기구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나오기 전인 7월에 보건복지부가 발표했던 것”이라고 했다. 추후 여야의정 협의체가 가동되고 2026학년도 이후 합리적인 의대 증원 안이 도출되면 추계기구를 보조기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의사단체는 ‘내년도 증원부터 중단해야 의사 수 수급 추계기구 참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협 최안나 대변인은 “현재 의료 시스템이 모두 무너진 다음 과학적 추계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수급 추계기구 신설은) 역으로 얘기하면, 현재 정부의 의대 증원안이 시스템과 관계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대통령실 “의료계 입장 반영 노력”… 野 “주먹구구 증원안 자인”정부는 조만간 의사단체가 과반수를 추천하는 의사 수 수급추계 기구를 만들어 의사들을 대화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멈추는 게 먼저”라며 추천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의대증원안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의사 수 수급추계 기구 법제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의사단체 추천으로 과반 채우기로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는 지난달 말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에 의료인력 수급추계전문위원회(전문위) 중 의사 인력 분과위원회 과반을 의사단체 추천으로 채우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6월 중간발표에서 “의견수렴을 위해 의사 인력 자문위원회 과반을 의사단체 대표로 포함시키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적정 의사 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에도 의사단체 몫 과반을 약속한 것이다.대통령실은 이를 통해 의사단체를 대화로 끌어들이고 의사들도 납득할만한 의대 증원 규모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위는 연내에 만들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초 의대 증원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3~5년 후 추계기구를 설치하려 했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의사단체 반발로 출범 시기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위는 의사·간호사·치과의사·한의사 등 분과별로 구성되며 각 분과위에 전문가 10~15명이 참여한다. 전문위는 분과별로 변수와 산정 방식을 정한 뒤 보건사회연구원 내 의료인력수급추계센터에 의뢰해 향후 필요한 의료인력 수를 산정하게 된다.●의협 “내년도 의대 증원 중단이 먼저”적정 의사 수 도출을 위한 과학적 추계 기구 설치는 그 동안 의사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이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병원 이탈 직후 발표한 ‘7대 요구안’ 중 하나로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를 내걸었다.하지만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의대 증원 절차를 중단한 후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것이어서, 내년도 의대 증원은 예정대로 하고 적정 의사 수를 논의하자는 대통령실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현재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학적 추계가 가능한 것”이라며 “전문가 추천은 할 수 있지만 내년도 의대 증원을 중단하고 교육 가능한 상황으로 되돌리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의사들 사이에선 ‘자칫 들러리만 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사단체가 과반을 추천한다고 해도 대한병원협회 등 사용자 단체가 추천권을 가질 경우 증원에 찬성 입장인 전문가 다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문위 논의 후 최종 결정은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이고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과반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내려진다는 점도 문제라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부 의대증원 주먹구구 자인”민주당은 대통령실의 제안에 대해 “의대 정원 적정 규모 산정을 위한 시스템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실이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건 지금 만들어진 의대증원안이 시스템과 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조만간 의사 수 추계기구 법제화를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을 발의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 등 6개 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이로써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21개 법안 모두 자동 폐기 수순을 밟으면서 “거야의 법안 강행 처리와 거부권 행사, 국회 재표결 후 폐기의 ‘정쟁 쳇바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폐기된 법안들에 대해 재발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이날 무기명 투표 결과 6개 법안은 재적 의원 299명 중 찬성 183∼189표로 재의결 정족수인 찬성 200명에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을 포함하면 범야권 의석은 192석인데, 찬성 표결 숫자가 이보다 적게 나온 것.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방송의 공익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방송4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불법 파업을 부추기고 산업현장 갈등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은 민생경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탈표가 (여권이 아닌) 야권 내에서 늘어났다”며 “국회가 민주당의 일방 폭주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협치의 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윤 대통령의 지시에 놀아나는 꼭두각시, 용산의 거수기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과 정부가 이공계 석사과정 대학원생 1000명에게 안정적으로 연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500만 원의 ‘석사 특화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육아와 연구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과학 기술인의 경력 단절 대책도 마련한다. 당정은 26일 국회에서 이공계 활성화를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과학기술 인재 육성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에게 매달 각각 80만 원, 110만 원의 연구생활장려금을 지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당정은 내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 확대에 주력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학업과 연구에 몰입해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 인재 예우를 위해 연구행정서비스 선진화에 관한 법률 제정과 과학기술 분야 인재의 성장 주기에 따른 맞춤형 지원정책의 추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이공계 지원특별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과학기술 분야 포상을 확대하고 유공자 우대, 과학기술인 성공스토리 홍보 방안을 발굴해 과학기술 인재들이 우대 받는 사회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관련 부처가 협력해 공동 운영하고 박사 후 연구원 채용 확대 등을 통해 공공 부문 일자리도 확대한다. 당정은 근로시간 단축 기간을 연장하고 재량근로제를 확대해 여성과학 기술인의 경력 단절 대책도 추진한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반발한 후 퇴장하자 법안 상정과 소위 회부를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하는 안도 검토하며 대통령실과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25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대통령의 재의요구 권한 행사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안’을 상정해 국회 운영개선소위로 회부했다. 법안은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인척의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 경우나 공직자의 직무상 이해충돌 방지에 관련되는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회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이 제정되면 국회 강행 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돼 온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어렵게 된다. 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법안의 명백한 위헌성과 심각한 재정 부담 초래 가능성 등을 소명하도록 했다. 야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당사자가 사직하거나 해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함께 상정해 소위로 회부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안 발의 직후 사퇴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회 운영위 소속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법률로써 침해하기 때문에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되고 탄핵 과정에서 반년 이상 소요되는 심리 기간 동안 국정 운영과 행정부의 공백 및 난맥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탄핵소추안 당사자의 자진 사퇴를 금지하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업무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정 혼란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각각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에 주는 내용의 ‘검찰개혁 3법’(중수청법·공소청법·검찰청 폐지법)도 국정감사 후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검찰이 20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하자 ‘검수완박 시즌2’ 입법을 본격화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 개혁 3법을 정기국회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민의힘이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당비를 정기적으로 내는 80여만 명의 ‘책임당원’ 명칭 변경 공모를 마치고 이번 주 중 선정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간다. ‘핵심당원’ ‘국민당원’ ‘주인당원’ ‘참여당원’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은 다음 달 중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 당선작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통해 명칭 변경이 마무리된다.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6일부터 14일까지 공모로 접수된 책임당원을 대체할 명칭은 총 3000건이다. 당은 이번 주 중으로 심사위원회를 꾸려 최종 후보작 5편을 선정할 방침이다. 최종작 선정을 위해선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인데 전 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투표를 진행하는 방법이나 전국위원회 등의 대의기구를 통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여론 수렴을 통해 결정된 최종 당선작은 지도부에 보고되고 이후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거쳐 ‘책임당원’을 대체하게 된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명칭 변경 작업은 민주당이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을 ‘권리당원’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교해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권리와 권한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한동훈 대표도 지난 달 “책임은 저희가 지고 권리는 여러분이 누리시게 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여당 내부에서는 당헌당규 개정작업을 하면서 단순한 명칭변경을 넘어서 진성당원의 권리나 권한을 확대하고 예우하는 내용도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당원을 나이에 따라 청년당원이나 노인당원으로 구분해 권리를 명시하거나 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노동부문 당원을 당 대의기구에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하고 있는데 국민의힘도 이런 세부적 분류와 관리가 필요하단 것. 같은 차원에서 당사 내부에 당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이나 당 대표가 직접 표창을 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책임 당원, 특히 오랫동안 당에 헌신한 장기 장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이 나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당은 이와 함께 연말까지 책임 당원을 100만 명으로 늘리는 ‘당원배가’ 작업도 진행중이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연내로 100만 명까지 늘리는 운동을 10월 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라며 반발 후 퇴장하자 법안 상정과 소위 회부를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시즌2’ 법안을 당론 채택해 추진하는 안도 검토하며 대통령실과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25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대통령의 재의요구 권한 행사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안’을 상정해 국회 운영개선소위로 회부했다.법안은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인척의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 경우나 공직자의 직무상 이해충돌 방지에 관련되는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회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이 제정되면 국회 강행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돼온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어렵게 된다. 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법안의 명백한 위헌성과 심각한 재정부담 초래 가능성 등을 소명하도록 했다.야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당사자가 사직하거나 해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함께 상정해 소위로 회부했다. 방송통위원장이 야당의 탄핵안 발의 직후 사퇴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회 운영위 소속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법률로써 침해하기 때문에 권력분립 원칙에 심각하게 위배하고 탄핵 과정에서 반년 이상 소요되는 심리기간 동안 국정운영과 행정부의 공백과 난맥상 발생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탄핵소추안 당사자의 자진사퇴를 금지하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업무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정 혼란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각각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에 주는 내용의 ‘검찰개혁 3법’(중수청법·공소청법·검찰청 폐지법)도 국정감사 이후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검찰이 20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하자 ‘검수완박 시즌2’ 입법을 본격화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3법을 정기국회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민주당은 검사 등이 증거 은닉 등을 통해 법을 왜곡해 기소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와 검찰의 표적 수사가 의심될 경우 법원이 영장 청구를 기각하도록 하는 ‘표적 수사 금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악용한 성착취물로 아동·청소년을 협박하거나 강요할 경우 각각 징역 3년 이상, 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법’이 2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여가위를 통과한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여가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과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청소년과 대학생 군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범죄가 확산하며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4일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연 이후 19일 만에 법안을 통과시킨 것. 이날 처리된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법’ 핵심 내용은 성착취물을 이용한 아동·청소년 대상 협박과 강요 범죄의 처벌 규정을 신설해 현행 성폭력처벌법보다 강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현행 법에서 성착취물을 통한 협박은 1년 이상, 강요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불법 촬영물의 삭제 지원과 피해자의 일상 회복 지원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명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가위는 이날 한부모 가족에 대한 고용 촉진과 복지 서비스 확대 등 내용을 담은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안과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한부모 가정에 정부가 양육비를 우선 지원하는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 도입을 위한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여가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여가위에서 의결된 법안들은 26일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다음 달 17일 임기가 끝나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헌법재판관 등 국회 추천 몫 재판관 3명의 후임 추천 방식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2000년 이후 이어진 관례대로 여야가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여야 합의로 정하자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이 두 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탄핵 심판 등 헌재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 ‘10월 헌재 공백’ 우려가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국정 공백 사태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이라면 국회 다수당에 의한 헌정질서 마비 시도”라며 “여야 각각 1인의 몫을 먼저 추천해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마비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헌법재판소법상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돼야 심리를 열 수 있는데, 국회 몫 3명이 공석이 될 경우 탄핵 심판 등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여당은 야당이 2인 추천을 고집하는 이유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심리를 중단해 직무 정지 기간을 늘리는 등 국정 공백을 발생시키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관례에 관계없이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헌법재판관을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여야 간 의석수 차가 60석이 훨씬 넘는 만큼 당연히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2명, 국민의힘이 1명을 추천해 출발하면 된다”고 했다. 헌법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6년 임기의 재판관 9명으로 구성되며, 3인은 국회에서 추천해 선출하고, 나머지 6인 중 3인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나머지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도록 했다. 1988년 1기 재판부 구성 때는 4당 체제에서 상위 3당이 재판관을 1명씩 추천했고 1994년 2기 땐 여당인 민주자유당(국민의힘 전신)이 2인을, 민주당이 1인을 추천했다. 이후 2000년 3기부터 5기까지는 여야가 1명씩 추천하고 합의로 1인을 추천했다. 직전인 2018년 6기 재판부는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바른미래당 등 3개 원내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추천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쌍특검법’(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을 강행 처리했다. 21대, 22대 국회에 걸쳐 김건희 특검법은 2번째, 채 상병 특검법은 3번째 본회의 처리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본회의 단독 소집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3개 법안 모두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어서 정국이 급랭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이 참여한 가운데 3개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은 이날 각각 재석 167명, 17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지역화폐법은 개혁신당 소속 의원 3명이 모두 반대해 재석 169명 중 찬성 166명으로 통과됐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추경호,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 회동에서 막판 본회의 법안 처리 여부를 논의했으나 견해차만 확인한 채 약 20분 만에 결렬됐다. 이날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법안에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에 더해 김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추가해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채 상병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했으며, 야당에 특검 비토권을 부여했다. 두 특검법의 최대 수사기간은 170일이다.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해 법안 처리를 지연하는 대신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야당의 단독 처리를 성토했다. 여당이 22대 국회 들어 야당 강행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추 원내대표는 “정쟁용 좀비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3개 법안에 대해 조만간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은 1차례, 채 상병 특검법은 2차례 국회로 돌려보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이 3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취임 후 총 24개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野, 김건희 특검법에 공천개입 의혹 포함… 與 “여론 안좋아” 필리버스터 진행 안해巨野, 쌍특검법 처리… 채 상병 특검법엔 野 비토권 부여野 “金여사, 김영선 총선 공천 개입”與 “소설… 공천 변경 자체가 없어”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1일 국민의힘 한동훈,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 협치를 약속한 지 18일 만에 여야가 정면 대치 국면으로 돌아섰다. 대통령실이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하자 민주당은 26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22대 국회 개원 후 되풀이됐던 ‘본회의 법안 강행 처리→거부권 행사→국회 재표결→법안 폐기’ 등의 악순환이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野 “거부권 행사 시 26일 재표결”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19일 강행 처리한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 임기 막판인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법안보다 수사 대상이 확대됐다. 특검 수사 대상에 김건희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등이 더해져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포함해 총 8가지 의혹이 올랐다. 이에 국민의힘은 “수사 대상과 증거 수집 기간을 확대 명시하는 등 기존 법안보다 독소 조항으로 차 있다”며 반발했다.채 상병 특검법은 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됐던 기존 ‘야당 추천’ 특검법과 달리 한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일부 반영하되 야당에 특검 후보 비토권을 부여했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제보 공작 의혹’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검찰과 공수처에서 수사하고 있는데도 막무가내로 특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맞섰다.지역화폐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의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한 법안이다. 기존 법에서는 국가 재정 지원을 ‘재량’ 성격으로 뒀다. 민주당은 “민생 경제 회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법안”이라고 했지만 여당은 “돌려막기식 이재명표 포퓰리즘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필리버스터 안 한 與 “김 여사 여론 나빠”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야당의 일방 처리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지 않았다. 당초 쟁점 법안 통과에 최장 3박 4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본회의는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소속 의원은 “지금 필리버스터를 하게 되면 ‘국민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 하는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 여당 초선 의원도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나쁜데 이걸 여당이 나서서 옹호했다가 ‘방탄 이미지’만 생길 수 있다”며 “선뜻 나서서 몇 시간을 방어할 사람도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하면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야당도 참여하게 되고 별별 이야기가 다 나왔을 것”이라며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종결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격할 빌미도 줄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야권은 이날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김 여사의 올해 총선 공천 개입 의혹에 더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2년 6월 경남 창원 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라고 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공천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 탄핵의 스모킹 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여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한마디로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당시 공천자로 정해진 사람이 없었기에 김 전 의원으로 변경된 일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쌍특검법’(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을 강행 처리했다. 21대, 22대 국회에 걸쳐 김건희 특검법은 2번째, 채 상병 특검법은 3번째 본회의 처리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본회의 단독 소집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3개 법안 모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어서 정국이 급랭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이 참여한 가운데 3개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은 이날 각각 재석 167명, 17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지역화폐법은 개혁신당 소속 의원 3명이 모두 반대해 재석 169명 중 찬성 166명으로 통과됐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추경호,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 회동에서 막판 본회의 법안 처리 여부를 논의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약 20분 만에 결렬됐다. 이날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법안에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에 더해 김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추가해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채 상병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했으며, 야당에 특검 비토권을 부여했다.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해 법안 처리를 지연하는 대신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야당의 단독 처리를 성토했다. 여당이 22대 국회 들어 야당 강행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추 원내대표는 “정쟁용 좀비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3개 법안에 대해 조만간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은 1차례, 채상병 특검법은 2차례 국회로 돌려보낸 바 있다. 대통령실은 지역화폐법에 대해서도 “현금 살포용 법안”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3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취임 후 총 24개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1일 국민의힘 한동훈,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 협치를 약속한 지 18일 만에 여야가 정면 대치 국면으로 돌아섰다. 대통령실이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하자 민주당은 26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22대 국회 개원 후 되풀이 됐던 ‘본회의 법안 강행 처리→거부권 행사→국회 재표결→법안 폐기’ 등 악순환이 또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野 “거부권 행사 시 26일 재표결”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19일 강행 처리한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 임기 막판인 올해 1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법안보다 수사 대상이 확대됐다. 특검 수사 대상에 김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등이 더해져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포함해 총 8가지 의혹이 올랐다. 이에 국민의힘은 “수사 대상과 증거 수집 기간을 확대 명시하는 등 기존 법안보다 독소 조항으로 차 있다”며 반발했다.채 상병 특검법은 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됐던 기존 ‘야당 추천’ 특검법과 달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일부 반영하되 야당에 특검 후보 비토권을 부여했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제보 공작 의혹’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검찰과 공수처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데도 막무가내로 특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맞섰다.지역화폐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의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한 법안이다. 기존 법에서는 국가 재정 지원을 ‘재량’ 성격으로 뒀다. 민주당은 “민생 경제 회복에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법안”이라고 했지만 여당은 “돌려막기식 이재명표 포퓰리즘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필버 안 한 與 “김 여사 여론 나빠”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야당의 일방 처리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지 않았다. 당초 쟁점 법안 통과에 최장 3박4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본회의는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소속 의원은 “지금 필리버스터를 하게 되면 ‘국민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 하는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한 여당 초선 의원도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나쁜데 이걸 여당이 나서서 옹호했다가 ‘방탄 이미지’만 생길 수 있다”며 “선뜻 나서서 몇 시간을 방어할 사람도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하면 국민의힘 뿐 아니라 야당도 참여하게 되고 별별 이야기가 다 나왔을 것”이라며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종결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격할 빌미도 줄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야권은 이날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올해 총선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더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재보선 때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라고 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공천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 탄핵의 스모킹 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여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한마디로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당시 공천자로 정해진 사람이 없었기에 김 전 의원으로 변경된 일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의료 공백 사태 해법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논의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추석 연휴 전 출범이 불발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3일 오전 “정부도 의제를 자신들이 제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제가 제안하는 거니까 제 말을 들으시면 된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촉구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8개 의사단체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시점에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며 당분간 협의체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야당은 의협 등 대표성 있는 의사단체의 참여를 협의체 출범 조건으로 내건 상황이다. 의협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불통을 멈추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단체들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 의료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질의에 “(전공의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고 답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국무총리가 지금도 전공의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현실을 완전히 왜곡하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정부의 폭압적인 의대 증원에 좌절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수련과 학업을 포기하면서 잘못된 정책을 멈춰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의 태도 변화라는 것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등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맞다. 정부는 지금 무리한 정책으로 일어난 사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대화를 하러 협의체에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에 전공의에 대한 수사 중지도 요청했다. 여당은 시한을 두지 않고 의료계를 계속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 자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발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며 “의료계 주요 단체 분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결정을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의사단체 기자회견 직후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고, 여야의정 협의체가 그 통로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를 계속 소환 조사하는 문제도 (정부에) 강하게 이야기했다. 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의사단체들의 불참 선언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의료계가 공을 정부에 넘긴 것”이라며 “의료대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등에서 정부가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사단체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협의체에 들어가) ‘들러리’ 설 이유가 있겠느냐”라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의료 공백 사태 해법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논의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추석 연휴 전 출범이 불발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3일 오전 “정부도 의제를 자신들이 제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제가 제안하는 거니까 제 말을 들으시면 된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촉구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의사단체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시점에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며 당분간 협의체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야당은 의협 등 대표성 있는 의사 단체의 참여를 협의체 출범 조건으로 내건 상황이다.의협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불통을 멈추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단체들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 의료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질의’에 “(전공의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고 답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국무총리가 지금도 전공의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현실을 완전히 왜곡하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정부의 폭압적인 의대 증원에 좌절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수련과 학업을 포기하면서 잘못된 정책을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의 태도 변화라는 것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등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맞는다. 정부는 지금 무리한 정책으로 일어난 사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대화를 하러 협의체에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한 수사 중지도 요청했다.여당은 시한을 두지 않고 의료계를 계속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 자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발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며 “의료계 주요 단체 분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결정을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의사 단체 기자회견 직후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고, 여야의정 협의체가 그 통로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를 계속 소환조사하는 문제도 (정부에) 강하게 이야기했다. 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의사 단체들의 불참 선언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의료계가 공을 정부에 넘긴 것”이라며 “의료대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등에서 정부가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사단체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협의체에 들어가) ‘들러리’ 설 이유가 있겠느냐”라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이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전주(錢主)’ 손모 씨의 시세 조종 방조 혐의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마찬가지로 이 사건의 전주였던 김건희 여사도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차례”라며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판결 후 브리핑에서 “손 씨의 유죄 선고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며 “이제 또 다른 전주, 김 여사도 혐의를 피할 길이 없다”고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 검찰은 김 여사의 터럭 하나 건드리지 못했는데, 손 씨의 혐의가 인정된 만큼 당장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고 기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가족이 연루된 특검에 연거푸 거부권을 행사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이제 꿈에서 깨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2심 판결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추진 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수석대변인은 “김 여사와 똑같은 처지에 있던 손 씨의 유죄가 인정된 상황에서 검찰이 여전히 지금과 같은 면죄부를 준다면 특검의 필요성을 검찰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실은 그간 김 여사의 혐의에 대해 ‘계좌가 활용당했을 뿐’이라고 했는데, 돈을 댄 사람이 방조죄로 처벌받을 근거가 명확해진 지금은 뭐라고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논평 등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여당 관계자는 “김 여사는 주가 조작을 인지하지 못했고, 단순히 계좌가 이용됐다고 주장하지 않았나”라며 “법원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기존 (방침)대로 사법부 판단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10일 밤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김 장관이 장관 후보자 때인 8월 24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장관은 “동행했으면 옷을 벗겠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2시 시작하려던 대정부질문은 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불참 논란이 벌어지면서 예정보다 5시간 늦춰 오후 7시경부터 시작됐다. 장 의원은 이날 “지난달 24일 성남 한성대골프장에 전임 골프팀이 다 빠져나가고 난 이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경호처 1인이 골프장을 이용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경호처 1인이 장관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장관은 “거기 간 적도 없고 인사청문회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후보자 신분으로 청문회 준비를 안 하고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쳤다면 당연히 낙마 사유”라고 하자 김 장관은 “사실 확인부터 하라”며 “제가 옷을 벗겠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서 (일본은) 가장 확실하게 명시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석에서 “어느 나라 총리냐”, “아베, 기시다가 사과했느냐”는 등의 반발이 터져 나와 질의가 잠시 중단됐다. 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이날 조 장관과 김 장관은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주재를 이유로 국회에 불참하기로 했다가 뒤늦게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김 장관은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참석도 불참 이유로 제시했다. 김 장관의 경우 취임 4일 만에 열리는 대정부질문에 불참하려 한 것이다. 여야는 불출석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양당 교섭단체의 승인, 동의를 받아 불출석하게 된다”며 “양당과 국회의장의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당 사무처도 “외교부는 8월 30일 양해 요청을 해 민주당이 9월 3일 양해 확인서에 박찬대 원내대표 직인을 찍었고 국방부는 장관 임명 후 양해를 요청해 민주당이 9월 9일 확인서에 직인을 찍어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무위원들이 중대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하는 것은 국회와 헌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불참 양해를 사전에 승인한 데 대해 “직인을 찍은 건 실무자들의 행정적인 절차였을 뿐 정부의 대정부질문 회피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두 장관의 불참 사실을 9일 보고받았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원내대표실이 대리출석 확인서에 도장을 찍어 놓곤 이를 잊은 채 불출석 관련 공세를 펼쳐 혼선을 빚은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10일 밤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김 장관이 장관 후보자 때인 8월 24일 윤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장관은 “동행했으면 옷을 벗겠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2시 시작하려던 대정부질문은 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불참 논란이 벌어지면서 예정보다 5시간 늦춰 오후 7시경부터 시작됐다.장 의원은 이날 “지난달 24일 성남 한성대골프장에 전임 골프팀이 다 빠져나가고 난 이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경호처 1인이 골프장을 이용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경호처 1인이 장관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장관은 “거기 간적도 없고 인사청문회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후보자 신분으로 청문회 준비를 안하고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쳤다면 당연히 낙마사유”라고 하자 김 장관은 “사실확인부터 하라”며 “제가 옷을 벗겠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반박했다.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서 (일본은) 가장 확실하게 명시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석에서 “어느 나라 총리냐”, “아베, 기사다가 사과했느냐” 등의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질의가 잠시 중단됐다.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이날 조 장관과 김 장관은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주재를 이유로 국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뒤늦게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김 장관은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참석도 불참 이유로 제시했다. 김 장관의 경우 취임 4일 만에 열리는 대정부질문에 불참하려 한 것이다.여야는 불출석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양당 교섭단체의 승인, 동의를 받아 불출석하게 된다”며 “양당과 국회의장의 허락을 받았다”라고 했다. 당 사무처도 “외교부는 8월 30일 양해 요청을 해 민주당이 9월 3일 양해 확인서에 박찬대 원내대표 직인을 찍었고 국방부는 장관 임명 후 양해를 요청해 민주당이 9월 9일 확인서에 직인을 찍어 국방부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무위원들이 중대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하는 것은 국회와 헌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불참 양해를 사전에 승인한 데 대해 “직인을 찍은 건 실무자들의 행정적인 절차였을 뿐 정부의 대정부질문 회피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두 장관의 불참 사실을 9일 보고받았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원내대표실이 대리출석 확인서에 도장을 찍어 놓곤 이를 잊은 채 불출석 관련 공세를 펼쳐 혼선을 빚은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던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9일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박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보수 진영은 ‘1강 4중’ 구도로 재편되며 후보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진보 진영에선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육감 직을 상실했던 곽노현 전 교육감의 재출마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 연이어 나오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 보수 진영 ‘1강 4중’ 구도 재편 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자유 우파) 원로그룹의 우려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2024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에 등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2018, 2022년 등 두 차례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했으나 보수 진영이 단일화에 실패하며 모두 낙선했다. 2018년에는 득표율 36.15%로 2위, 2022년에는 23.1%의 표를 얻어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에 이어 3위였다. 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조 전 의원 측과 경쟁할 경우 단일화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 2022년처럼 진흙탕 선거를 치르며 분열돼 진보 진영에 교육감 직을 넘기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퇴하고 일본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의 불출마로 보수 진영 후보는 조 전 의원과 선종복 전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 5명으로 압축됐다. 보수 진영의 현재 판세를 두고선 조 전 의원이 다소 앞선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이 뒤를 쫓는 ‘1강 4중’ 구도란 분석이 나온다. 보수 진영에선 세 번 연속으로 단일화에 실패해 조희연 전 교육감이 3선을 할 수 있었던 만큼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후보 모두 공감하고 있다. 단일화를 주도하겠다던 두 단체도 함께 ‘중도우파 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구성하고 조 전 의원과 안 전 회장, 홍 교수 등 3명이 이곳에 단일화 참여 신청을 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10일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주도로 ‘제3 단일화 추진 기구’가 출범할 예정이어서 단일화 과정이 다시 암초를 만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진보 후보들 “곽노현, 자격 없어” 진보 진영 후보 사이에선 과거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던 곽 전 교육감의 재출마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후보 매수는 심각한 민주주의 위해 행위”라며 “(곽 전 교육감은) 민주진보 지도자로서 더 엄격해야 할 요건들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역시 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인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도 “곽 전 교육감이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유죄 판결과 함께 반납 명령이 내려진 선거보전금 35억 원 중 30억 원을 반납하지 않은 점이 공격 대상이 될 텐데 어떻게 방어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선거보전금에 대해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30억 원부터 회수한 다음 출마를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라며 “(곽 전 교육감의 출마는) 선거를 최악의 정쟁 늪으로 빠지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은 8일까지 단일화 경선 룰을 정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진보 진영에선 곽 전 교육감, 김 전 총장, 최 전 의원 외에도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 등 총 9명이 출마를 선언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대한사격연맹이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줘야 할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연맹 직원들에겐 성과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메달리스트들에게 줘야 할 포상금을 직원 성과금으로 전용(轉用)했다는 것이다.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사진)은 9일 “파리 올림픽에서 최고 성적을 낸 사격 메달리스트들에게 아직도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서 “선수들에겐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사격연맹 사무처 직원들에게는 수천만 원의 성과금을 줬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지난달 12일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센터’를 온라인으로 개설한 뒤 관련 제보를 받아왔는데 그중 일부를 이날 공개했다. 진 의원은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올해 취임할 때 약속한 후원금 3억 원을 내지 않으면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선수 포상금 3억7870만 원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신 전 회장 선임 과정에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선수 포상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다는 게 진 의원의 주장이다. 사격연맹은 2002년 한화그룹이 연맹 회장사를 맡았고 이후 발전기금으로 200억 원 이상을 내놨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사격연맹 회장사에서 손을 뗐고 올 6월 신명주 전 회장이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취임 당시 3억 원의 후원금을 약속했던 신 전 회장은 자신이 경기 용인시에서 운영하는 병원의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파리 올림픽 사격 종목 경기가 끝난 뒤 사임했다. 사격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지 두 달 만이다. 신 전 회장은 물러나면서 후원금 3억 원을 올해 12월 열리는 사격인의 밤 행사 전까지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밝혔다고 한다. 사격연맹 측은 “올림픽 포상금은 대회가 끝나고 대개 한 달 안에 지급되는데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건 맞다”고 했다. 진 의원은 미지급 포상금이 3억7870만 원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및 지도자 몫은 3억1500만 원이라는 게 사격연맹 측 설명이다. 사격연맹 관계자는 “차이가 나는 6370만 원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입상 선수들 포상금인데 지급됐다”고 했다. 사격연맹 측은 직원들 성과금은 선수들에게 줄 포상금을 돌려쓴 게 아니고 ,지급 시기도 파리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올해 1월이라고 해명했다. 사격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두 차례 열린 국제 사격대회 수익금 중 일부를 직원들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센터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륜 선수 후보생 선발 과정의 불공정, 강원도 A 중학교의 레슬링 선수 육상 대회 무단 차출, 재캐나다 대한체육회 전 회장 B 씨의 공금 횡령 등 지금까지 모두 70건이 넘는 제보가 접수됐다. 진 의원에 따르면 B 씨는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참가자 54명에게 지급돼야 할 항공료 등 지원금 일부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일로 재캐나다 대한체육회는 전국체전에 선수단을 파견할 수 없게 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경륜 선수 후보생 선발 과정에서 변경된 합격 기준을 선수들에게 알리지 않아 억울한 탈락자가 나왔다고 한다. 제보는 사격을 포함해 배드민턴 태권도 빙상 축구 수영 유도 레슬링 역도 우슈 테니스 골프 등 여러 종목에 걸쳐 있고 금품 수수, 공금 횡령, 성추행 및 성폭력, 채용 비리, 승부 조작 의혹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진 의원은 “여러 제보가 접수된 만큼 검증 과정을 거쳐 앞으로 2주 간격으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 결과를 중간 브리핑 한다. 문체부는 파리 올림픽 기간에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배드민턴협회의 안이한 부상 관리, 대회 출전 강요, 스폰서십 계약 방식, 선수 연봉 체계와 보조금 사용 내역 등에 대해 조사해 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