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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77-9’과 ‘B787-10’ 등 총 50대의 항공기를 구매한다. 22일 대한항공은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B777-9 20대, B787-10 30대를 도입하는 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식 계약 전이라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공식 항공기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약 30조 원에 이르는 계약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한항공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최대 규모 계약은 3월에 맺은 18조 원 규모의 A350 33대 계약이었다. B777-9과 B787-10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 항공기다. B777-9은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로 기존 B777 계열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이 10% 이상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항 거리는 1만3000km 이상으로 인천공항에서 미국 전 지역으로 갈 수 있다. B777-9은 B777 계열 항공기 중 동체 길이가 가장 길어 400∼420석 규모 좌석을 장착할 수 있다. 현재 B777-9은 정식 운항을 앞두고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B777-9이 내년쯤 상용 운항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B787-10은 ‘드림라이너(Dreamliner)’라는 애칭을 가진 787시리즈 중 가장 큰 모델이다. 동체 길이가 68.3m로 이전 모델인 787-9보다 5m가량 늘어났다. B787-9보다 승객과 화물을 15% 더 실을 수 있다. B787-10의 최대 운항 거리는 1만1175km로 787-9보다 1400km 정도 짧다. 동체가 커지고 좌석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에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B787-10 항공기 20대 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앞서 2019년에 계약한 B787-10 항공기 중 1대가 이날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대한항공은 25일 인천발 일본 나리타행 노선에 B787-10을 처음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B787-10 좌석은 프레스티지클래스 36석, 이코노미클래스 289석 등 총 325석으로 구성됐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5일 이후 인천에서 일본 나리타공항을 갈 때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최신 고급 기종인 B787-10을 탈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처음으로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B787-10을 도입했다. 25일 인천발 일본 나리타행 노선에 처음 투입한다.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B787-10은 ‘드림라이너(Dreamliner)’라는 애칭을 가진 787시리즈 중 가장 큰 모델이다. 동체 길이가 68.3m로 이전 모델인 787-9보다 5m 가량 늘어났다. B787-9보다 승객과 화물을 15% 더 실을 수 있다. 또한 알루미늄 합금 대신 탄소복합 소재로 동체를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였다. 항공기 가벼워지면서 좌석당 연료 소모율이 20% 이상 개선됐고 탄소 배출량 또한 20% 이상 감소했다는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B787-10에는 운항 효율 향상을 돕는 디자인과 기술도 담겼다. 날개 끝에는 공기 흐름이 요동쳐 항공기 운항을 방해하는 기류를 방지하는 ‘레이키드 윙 팁’을 장착했다. 많은 항공기들이 날개 끝을 위로 꺾어서 공기 저항을 줄이는데, 레이키드 윙 팁은 날개 끝이 위가 아닌 뒷쪽으로 꺾이는 듯한 형태다. B787-10의 최대 운항 거리는 1만1175㎞로 787-9보다 1400㎞ 정도 짧다. 동체가 커지고 좌석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787-10 좌석은 프레스티지클래스 36석, 이코노미클래스 289석 등 총 325석으로 구성됐다. 이코노미클래스는 대한항공 ‘뉴 이코노미’ 좌석을 3-3-3 배열로 적용했다. 푸른색과 보라색 등 선명한 색감의 가로로 된 짜임 패턴이 눈에 띈다. 좌석 등받이를 최대 120도까지 젖힐 수 있다. 좌석 간 거리는 32인치, 좌석 너비는 17.2인치다.프레스티지클래스 좌석인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을 넣었다.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처음 도입된 좌석이다. 조각보 패턴 등 한국 전통 무늬를 넣었고 조선시대 백자에서 영감을 받은 크림 컬러와 놋그릇을 연상케하는 금빛을 활용해 우아한 분위기를 살렸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길이 78인치, 너비 21인치에 좌석 간 거리 46인치로 넉넉한 독립 공간을 갖췄으며, 등받이를 180도 눕혀 침대처럼 활용할 수 있다.대한항공은 이번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20대의 787-10 항공기를 운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B787-9을 장거리 노선에, B787-10은 여객 수요가 많은 중·장거리 노선에 활용할 예정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일어난 윈도 시스템 비정상 종료(블루스크린)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파일을 직접 삭제하라”고 21일 권고했다. 블루스크린은 컴퓨터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화면이 파란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MS 사태에 따른 블루스크린 문제는 안전 모드에서 문제 파일을 직접 삭제하면 대부분 해결이 된다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를 일으킨 파일은 ‘CSAgent.sys’ 또는 ‘C-00000291*.sys’ 파일명을 갖고 있다. 과기부는 긴급 조치 방안으로 △안전 모드에서 문제 파일 삭제 △안전 모드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폴더 이름 변경 △레지스트리 편집기를 활용해 ‘CSAgent’ 서비스 차단을 권고했다. 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에서 MS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을 일으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미국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사용자가 컴퓨터를 윈도 안전 모드 혹은 복구 모드로 부팅해 문제 파일을 삭제한 뒤 재부팅할 것을 해결책으로 공지했다. 또 충돌 문제를 해결한 새 업데이트 파일도 배포했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은 누리집에 문제가 되는 업데이트 파일을 삭제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악성코드 유포 및 피싱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MS나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직원을 사칭해 가짜 웹사이트를 만든 뒤 개인정보를 빼가는 범죄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직원 등을 사칭해 서비스 복구를 돕겠다며 접근하는 새로운 피싱 사기가 시도되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이번 사건을 악용하려 시도할 수 있다”면서 “모든 사람이 경계를 늦추지 말고 공식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담당자와 소통할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사이버 보안업체 시큐어웍스는 이번 사태 이후 몇 시간 만에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관련된 웹사이트 도메인이 여러 개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큐어웍스는 “공식적인 웹사이트처럼 보이도록 만들어 정보기술(IT) 관리자나 이용자들을 속여 악성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거나 개인 정보를 제공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 정부도 이번 사태를 악용한 범죄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호주 사이버 정보기관인 호주신호정보국(ASD)은 “지난 금요일 광범위한 디지털 서비스 중단 피해를 겪은 미디어와 유통업체, 은행, 항공사의 복구를 도울 수 있다는 (허위) 내용의 악성 웹사이트와 비공식 코드가 온라인에 등장하고 있다”며 “이용자는 공식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소스에서만 기술 정보와 업데이트를 얻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 전날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도 “MS나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가장한 의심스러운 이메일이나 전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IT 업계는 MS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들이 어떤 피해보상을 받게 될 것인지도 주목하고 있다. 항공사는 집단으로 피해보상 요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대란으로 소비자들이 항공편 지연 및 결항 피해를 입었고, 항공사들도 금전적인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나 항공사들이 여행자 보험 등에 가입해 있는데, 보험사 측이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지켜봐야 한다”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 IT 회사들의 피해 보상에 대한 규정은 어떤지 등을 확인한 뒤 항공사 등 피해자들이 어떤 보상을 요구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9일(현지 시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촉발된 ‘글로벌 정보기술(IT) 대란’은 대규모 인명 피해나 사고를 유발하진 않았다. 하지만 특정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초연결 세계’가 지니고 있는 구조적 위험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번 사태는 미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이날 오전 12시 9분경 기업용 보안 소프트웨어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팰컨 센서가 업데이트 중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이 빚어진 것. MS에 따르면 윈도를 사용하는 전 세계 컴퓨터의 약 1%인 850만여 대의 컴퓨터가 영향을 받았다. 세계 각국과 MS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비교적 빠르게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이번 사태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 해당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사용 기업이 적어 비교적 빠르게 정상화됐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말 클라우드 사용 확대 등이 포함된 ‘초연결 사회 구축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어 더 이상 안전지대라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편 지연되고 테슬라 공장은 가동 중단돼 이번 사태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업계는 글로벌 항공사와 국제공항이다. 항공정보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19∼20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항공편 8만 편 이상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미국의 상징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 대형 전광판들도 19일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은 컴퓨터들의 화면에서 나타나는 ‘블루스크린’(파란색 화면)이 나타났고, 잠시뒤 아예 꺼졌다.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이 꺼진 건 2019년 뉴욕 대정전 사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스타벅스의 원격 주문 서비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캘리포니아주의 지역 방송사 KRCR은 회사 컴퓨터가 먹통이 돼 기상캐스터가 직접 종이에 지도를 그려 기상예보 방송을 진행했다.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2900여 점포를 운영하는 맥도날드에서는 30% 정도의 점포에서 계산기 작동이 멈췄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전국적으로 선불 카드 판매가 중단됐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텍사스주와 네바다주 공장이 이번 IT 대란 사태에 영향을 받아 가동이 멈췄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체이스 등 금융사들의 거래 시스템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도 장애가 발생했다. 이번 대란으로 인한 오류는 꾸준히 복구되고 있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몇 주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가 된 업데이트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지워야 하기 때문이다. 에릭 오닐 전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CNN에 “작업에 수백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 ‘망 분리’로 피해 적은 편 21일 국내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19일 한때 마비됐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3사 IT 서비스는 사실상 완전 복구됐다. 주요 통신사업자인 기간통신 11개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와 부가통신 7개사(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데이터센터 8개사 등 26개사는 피해가 없었다. 일각에선 한국의 피해가 적은 이유를 ‘망 분리’에서 찾는다. 망 분리는 국가 및 공공기관이 내부 업무망을 단절시켜 외부 침입을 막는단 개념이다. 국내 주요 기관은 클라우드 같은 외부 서비스와 연동하지 않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말 클라우드 사용 확대를 핵심으로 한 ‘초연결 사회 구축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고,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망 분리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것이어서 한국도 언제든 IT 마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여러 개 쓰며 위험을 분산시키면 되지만 기업 입장에선 모두 비용 문제”라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확대는 대세”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망 분리 개선 내용에 MS 사태와 같은 일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도 담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2013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중국 국적 30대 여성은 2022년 6월경 고액의 연봉을 받고 중국 화웨이로 이직했다. 이 여성은 퇴사 직전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문제 해결책 등이 담긴 A4용지 3000쪽 분량의 자료를 출력했다. 해당 자료를 화웨이 등에 넘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올해 4월 이 여성을 구속하고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송치했다. 1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올 상반기(1∼6월) 기술 유출 범죄를 단속한 결과 해외 기술 유출 사건 12건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이차전지 기술 유출 국수본이 발표한 상반기 기술 유출 범죄 규모(12건)는 지난해 같은 기간(8건)보다 50% 늘었다. 해외 기술 유출 범죄는 2021년에 9건에서 2022년 12건, 지난해 22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해외로 유출된 기술 중 절반은 반도체, 배터리 등 국가 핵심 기술이었다. 반도체 기술이 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배터리 등 전기 기술 2건, 디스플레이 기술 3건 등이었다. 국수본 관계자는 “기술 유출 12건 중 10건이 중국 기업과 관련됐고 나머지 2건은 미국, 이란”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6월 한 중국 배터리업체가 서울에 기술 연구소를 세웠다. 연구소 측은 ‘기존 연봉의 2배’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삼성SDI, SK온 등 국내 대기업 인력을 잇달아 영입했다. 이직한 연구원들은 이전 직장에서 알고 있던 배터리 기술을 중국 기업에 넘겼다. 경찰은 올 1월 기술 유출에 가담한 연구원 5명과 중국 기업을 산업기술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은 상반기 기술 유출 사건 중 2건에서 피의자들이 대가로 받은 급여나 수당, 해외 체류 비용 등 4억7000만 원가량을 환수했다.● 법원 “기술 유출 사범 엄벌 필요” 이날 수원지방법원(형사12단독 하상제 부장판사)은 3400억 원가량의 가치를 지닌 디스플레이 기술을 중국에 빼돌리려 한 혐의(영업비밀국외누설 등)로 기소된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에게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해당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가로 퇴직 뒤 한국과 중국에 설립한 업체를 통해 디스플레이 기술을 중국에 판매, 제공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국가의 첨단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선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계 등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 사정을 잘 아는 브로커를 고용한 뒤 영입할 ‘표적’을 정해 포섭한다. 한 기술업계 관계자는 “누가 핵심 인력인지 중국은 다 파악하고 있다. 그런 인력이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는 정보를 손에 넣으면 거액을 제시하며 영입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내 한 대기업 반도체 엔지니어 A 씨는 최근 헤드헌터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는 “헤드헌터는 영입을 원하는 기업이 중국 기업이라고는 밝히지 않고 ‘아시아권 회사’라고 소개했다”며 “각종 조건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안을 떠나서 내 이메일과 신상을 어떻게 알았는지 황당하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원장은 “중국은 자국이 가지지 못한 핵심 기술을 다른 국가에서 빼오려는 목표가 있다”며 “기술 유출은 우리 기업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에 우수한 인재와 기술을 모두 뺏겨 기술력을 역전당할 수도 있다”며 “선진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에게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만든 AI챗봇 ‘그록(Grok)’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피격 사건 직후 잘못된 내용의 뉴스를 생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AI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환각 현상이 생성형 AI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록은 13일 발생한 트럼프 후보 피격 사건 직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총에 맞았다”는 제목의 뉴스를 내놨다. 그록은 총격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이름을 잘못 표기했고, 크룩스가 극단적 이념 집단 소속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담은 기사도 게재했다. 제목을 이상하게 붙인 기사도 있었다. 그록은 한 기사를 요약하면서 제목을 “트럼프 집회에서 ‘나 홀로 집에 2’ 배우 총격?”이라고 달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AI 스타트업 xAI를 통해 그록을 출시했다. 챗GPT 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WSJ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와 해리스를 혼동했던 사례와 관련해 일부 X(옛 트위터) 사용자들이 이를 비꼬는 것에서 비롯된 오류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록은 X에 있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사를 생성해 내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IT 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이미지 생성형 AI 서비스 ‘미드저니’에 미국 차기 대통령의 이미지를 요청하자 트럼프의 모습을 생성했다. 미드저니가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혼란을 막기 위해 바이든과 트럼프의 이미지 생성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일이다. 구글은 AI 오류 문제에 대해 AI 답변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구글은 5월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공개한 AI 개요 서비스가 엉뚱한 대답을 여러 차례 내놓으면서 뭇매를 맞았다. “사람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돌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구글 AI 개요 서비스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하루에 최소 하나의 작은 돌을 먹어야 한다”고 답했다. 구글이 조치에 나서면서 오답 정도는 줄었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 개수가 줄어들면서 서비스 자체가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보통신 업계 관계자는 “초기 서비스에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환각 현상이 계속되면 AI 자체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AI 시장 성장과도 연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xAI가 만든 AI 챗봇 ‘그록(Grok)’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피격 사건 직후 잘못된 내용의 뉴스를 생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AI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정보통신(IT)업계에서는 “환각 현상은 AI가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성장통”이라는 시각과 “환각 현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생성형 AI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록은 13일 발생한 트럼프 후보 피격 사건 이후 “카멀라 해리슨 부통령이 총에 맞았다”라는 제목의 뉴스를 내놨다. 또한 그록은 총격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이름을 잘못 표기했고, 크룩스가 극단적 이념 집단 소속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담은 기사도 게재했다. 제목을 이상하게 붙인 기사도 있었다. 그록은 한 기사를 요약하면서 제목을 “트럼프 집회에서 ‘나 홀로 집에 2’ 배우 총격?”이라고 달았다. WSJ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와 해리스를 혼동했던 사례와 관련해 일부 엑스(X·옛 트위터) 사용자들이 이를 비꼬는 것에서 비롯된 오류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록은 엑스에 있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사를 생성해 내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록은 기사 요약 아래 면책 조항을 달면서 “이 이야기는 엑스에 대한 게시물의 요약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다.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적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AI 스타트업 ‘엑스 AI’를 통해 그록을 출시했다. 챗 GPT 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그록은 “전통 언론 매체보다 빠르고 신뢰할 수 있다”고 소개했지만, 환각 현상이 발생하면서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WSJ은 “그록은 잘못된 정보를 게시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확대했다. 사람들의 농담도 식별해 내지 못했다”며 “머스크는 그록으로부터 엑스 플랫폼 사용자들이 뉴스를 받기 원하지만, 이번 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 및 오류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보기술(IT) 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이미지 생성형 AI 서비스 ‘미드저니’에 미국 차기 대통령의 이미지를 요청하자 트럼프의 모습을 생성했다. 미드저니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과 트럼프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발생한 일이라 논란이 커졌다. 미드저니는 트럼프와 바이든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만 답하지 않았고, ‘미국 대통령’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는 트럼프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미지를 생성했다. 엔가젯은 “이용자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우회한다면 얼마든지 왜곡된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논란에 대한 보호장치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픈 AI와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 발표에 나서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거나 기존 모델보다 진전된 기능들이 빠져있는 일도 있다. 오픈 AI가 5월 선보인 새로운 버전의 챗봇 GPT-4o는 데모(실시간 시연) 과정에서는 마치 ‘자비스’처럼 모든 일을 AI가 개인비서처럼 처리해주는 모습들이 소개됐다, 그러나 핵심 서비스로 기대를 받고 있던 음성모드가 미국 헐리우드 영화배우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와 유사해 논란이 커지자 정식출시를 연기한 상황이다.구글이 5월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공개한 AI 개요 서비스도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여러 차례 내놓은 것으로 뭇매를 맞았다. “사람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돌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구글 AI 개요서비스는 “UC 버클리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하루에 최소 하나의 작은 돌을 먹어야 한다”라고 답하는 등 엉뚱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구글은 취약점 개선 조치에 나섰고 이후 오답을 내놓은 정도는 줄어들었지만, 답변을 내놓은 개수 자체가 줄어드는 등 서비스 자체가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초기 서비스에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오류가 바로잡아지지 않고 계속 되면 AI 자체의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AI 업계 전반의 성장과도 연결되는 문제기에 환각 현상에 대한 개발 업체들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미국과 영국의 경쟁 당국이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재 채용 행태에 칼날을 빼 들었다. 빅테크들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는 대신 핵심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는데, 이게 반독점 이슈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지를 살피는 것이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에 대한 비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아마존이 지난달 AI 스타트업 ‘어뎁트’의 데이비드 루안 최고경영자(CEO) 등을 영입한 것과 관련해서다. 루안 전 CEO는 현재 아마존에서 인공지능 연구팀 ‘AGI 오토노미’를 이끌고 있는데, AGI 오토노미의 구성원 대다수는 전 어뎁트 직원이다. 아마존은 어뎁트 직원의 66%가량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는 “FTC가 양사 계약과 관련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이 어뎁트의 인력을 대거 고용한 것은 사실상 어뎁트를 흡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경쟁 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MS는 3월 구글 딥마인드 공동 설립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AI 사업 최고 책임자로 고용하면서 술레이만이 창업한 ‘인플렉션 AI’ 직원을 대거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MS는 인플렉션에 약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재 채용을 넘어 회사 측에 돈까지 지불한 건 회사를 사실상 합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MS 측은 “인재 채용은 경쟁을 촉진한다. 합병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빅테크들이 M&A 대신 인재 영입을 하는 건 반독점 이슈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분석이다. 스타트업을 인수하면 경쟁 당국의 각종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논란을 일으키느니 인재 영입을 통해 사실상 스타트업을 지배하는 것이다. 빅테크들이 인력 채용을 앞세워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은 미국 의회에서도 제기됐다. 론 와이든 미국 민주당 상원 금융위원장 등 상원의원 3명은 최근 FTC에 서한을 보내 “일부 기업들은 혁신보다는 다른 사람의 재능을 매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경쟁 당국이 이런 거래를 조사하지 않으면 새로운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빈껍데기로 만든 채 인재와 기술을 빼돌리는 편법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 경쟁 당국은 MS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한 것도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과 메타 등이 AI 스타트업 ‘캐릭터닷’과 인력 및 지식재산 공유 등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인력 한두 명을 데려갈 수는 있는데, 팀을 아예 빼가거나 스타트업에 돈을 주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해외 경쟁 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AI 스타트업 시장의 M&A 및 투자 관행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텔레콤이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SGH)’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텔레콤은 SGH와 2억 달러(약 277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약 10%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SK텔레콤의 AI 관련 투자 중 최대 규모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SGH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2017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SGH 매출액은 약 14억4000만 달러(약 2조 원)다. SGH는 2023년 메타가 구축한 GPU 1만6000개 규모의 슈퍼컴퓨터 ‘리서치 슈퍼 클러스터’를 지원했다. 최근엔 미국 차세대 GPU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볼티지 파크’의 GPU 2만4000개 규모 AI 클러스터 운영 업체로 선정되며 역량을 보여 줬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추후에는 산업용 특화 에지 솔루션(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해 주는 장치)에 AI를 접목한 시스템 개발도 함께 할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트럼프 후보가 당선돼도 (한국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2일 ‘2024 한경협 제주 하계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도 한국 기업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류 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노동조합과 관련된 기업들을 먼저 생각했는데, 한국 기업들은 노조 없는 미국 주에 주로 진출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한 기업을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우해 줄 것이기에 (한국과) 잘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집권 시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폐지 등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미국 투자를 늘린 한국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류 회장은 “한미일 세 나라가 협력한다고 하면 트럼프 후보도 협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 경제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올드(OLD)’라고 정의했다. 올드는 ‘낡은 제도(Outdated), 낮은 출산율(Low), 정체된 산업구조(Dormant)’의 영단어 앞 자를 딴 말이다. 그는 “다른 선진국엔 없는 규제가 너무 많아 한국 기업은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형국”이라며 “인구 유지를 위해 종교가 비슷한 나라에서 이민을 받거나 입양 등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경협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 이후 한경협을 떠났던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이 재합류했지만 아직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류 회장은 회비 납부에 대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주=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 우주 기술은 10년 뒤쳐져 있습니다.”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이 13일 제주에서 열린 2024 한국경제인협회 제주 하계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우주 개발 사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한국도 적극적인 투자와 민간 산업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신 사장은 “(2022년 기준) 중국은 19조 원 일본은 6조 원을 우주 개발 예산으로 책정했다. 한국은 8000억 원이다. 한국형 발사체 성공으로 자신감과 의지도 생겼지만, 투자 규모가 작아서 아쉽다”며 “2027년까지 우주개발 예산을 2배로 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이 반갑지만, 그사이 다른 나라들은 투자를 얼마나 더 늘릴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각국 정부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주개발을 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 도래에 맞춰 우주 개발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인력 개발과 우주 개발 인프라 강화 등을 지원하고, 민간 민간사업체들은 기술 개발과 사업비 절감 등을 하면서 유기적인 협력을 하는 식이다. 신 사장은 “기존엔 화물을 우주로 1㎏ 운반하는데 6만 달러 이상이 들었다가,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X)가 로켓 비용을 절감하면서 그 비용이 2000달러 대로 줄었다”며 “이렇게 민간이 주도하면서 발사 비용이 대폭 줄었고, 그 결과 민간의 우주 도전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관심은 물론 민간 영역에서의 기술 개발과 혁신도 함께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최근 우주항공청이 만들어지면서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면서도 “우주는 10년 20년이 아니라 30~50년을 보고 가야 한다. 정부 담당자가 자주 바뀌고 하는 것이 아쉽다. 정부의 컨트롤 타워가 지속적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신 사장은 올해부터 정부와 민간이 함께 시작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 프로젝트를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주선을 띄우게 돕는 로켓 장치) 발사체 개발 독립을 해야 우주 개발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며 “기존 누리호보다 크기는 2배, 운반용량은 3배 더 커진 차세대 발사체가 개발되면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의 실력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에서 더 먼 곳에서 우주 개발을 하고, 더 많은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으려면 성능이 뛰어난 한국만의 발사체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 사장은 “하루 2만5000대의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라이트 형제가 이런 세상을 알았겠느냐”며 “우리의 손자 증손자들은 우주 시대에 살고 있을 것이다. 우주 사업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경제 성장 없이는 국격도 없습니다. 성장을 이끄는 건 기업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이 10일 제주에서 열린 ‘2024 한국경제인협회 CEO 제주하계포럼’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8년 금융 위기 이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플러스 성장을 이뤄낸 건 한국이 유일했다. 이후 한국의 세계적인 위상은 달라졌다”며 “정상회의에 가면 각국 정상들이 서로 한국과 사진을 찍으려 하더라. 이것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이 어렵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 하지만 매 순간 혁신과 도전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고 저출산과 기후 변화 등 많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혁신과 도전을 해 나가야 하는 것도 기업의 몫”이라고 말했다. 제주=변종국 기자 bjk@donga.com}
‘512개 뉴럴 네트워크(신경망)와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 3세대 인공지능(AI) 8K 프로세서 탑재.’ 삼성전자가 3월 공개한 2024년형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의 공식 소개 문구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어떤 성능을 탑재했다는 건지 선뜻 알기 어렵다. 최근 TV 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자들을 만나 성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상훈 개발팀 프로는 “처리 속도가 2배 빨라졌다는 건 TV가 학습한 내용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는 것”이라며 “저해상도 영상을 8K급으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업스케일링’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QLED 8K TV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개발자들은 TV에 탑재되는 AI 칩을 끊임없이 학습시키는데, 학습 능력을 좌우하는 것이 신경망이다. 김준섭 개발팀 프로는 “신경망이 512개라는 건 TV가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났다는 의미”라며 “저화질 영상을 업스케일링 하려면 TV를 훈련시켜야 한다. 신경망이 늘어나면 TV가 학습을 더 잘하게 되면서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512개의 신경망을 갖춘 최신 프로세서가 바로 ‘NQ8 AI Gen3’이다. 똘똘한 AI가 있어야 업스케일링 성능도 좋아진다. 저화질 이미지를 고화질로 향상시키면 화소가 깨지거나 화면 픽셀에 듬성듬성 구멍이 발생한다. 바둑판에 바둑돌을 올려놓으면 공간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그 빈 곳을 AI가 분석해서 알맞은 색으로 채워 주는 것이 고화질 업스케일링의 핵심이다. 황인상 CX팀 프로는 “QLED 8K는 게임 장르에 따라 맞춤형 화질을 제공한다. 개발자들은 전 세계에 출시된 유명한 게임을 모두 구해서 AI에 학습시켰다. 사용자가 게임을 시작하면 TV가 어떤 게임 장르인지 스스로 판단해 최적의 화면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네오 QLED 8K TV는 음성에도 AI 기능을 적용했다. 청소기를 돌리면 TV가 외부 소음을 파악해 TV 음량을 알아서 키워주거나, 사람 음성이 잘 안 들리는 순간에는 사람 목소리를 더 확장시켜주는 기능 등도 AI를 학습시킨 결과다. 황인우 개발팀 프로는 “영화냐 방송이냐 유튜브냐에 따라 음성의 질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AI 기능이 강화되면서 어떤 음성이 들어와도 가장 좋은 소리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예영 CX팀 프로는 “삼성전자 TV의 방향성은 소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알아서 최적의 화질과 음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AI를 강화해 원재료에 상관없이 최적의 화질과 음성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경제 성장 없이는 국격도 없습니다. 성장을 이끄는 건 기업입니다.”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이 10일 제주에서 열린 ‘2024 한국경제인협회 CEO 제주하계포럼’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8년 금융 위기 이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플러스 성장을 이뤄낸 건 한국이 유일했다. 이후 한국의 세계적인 위상은 달라졌다”며 “정상회의를 가면 각국 정상들이 서로 한국과 사진을 찍으려 하더라. 이것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통화 스와프 체결 등 대통령으로 지냈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기업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어렵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 하지만 매 순간 혁신과 도전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고 저출산과 기후 변화 등 많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혁신과 도전을 해나가야 하는 것도 기업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2월 28일 대통령 신분 첫 행보로 한경협(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을 찾는 등 한경협을 특별히 아낀 것으로 전해진다. 한경협과의 인연에 이날 강연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원고 없이 50분가량 강연을 했다.올해 제주하계포럼은 ‘대전환 시대,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10일부터 3박 4일 일동안 진행된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와 낡고 불합리한 규제가 아직도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시대전환의 파고에 맞설 수 있도록 반기업 정서와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제주=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액 6322억 달러(약 875조 원) 가운데 해상 운송 수출은 4488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71%를 차지했다. 바다 수출길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 그런데 이 바닷길이 꼬일 대로 꼬였다. 전 세계에서 대규모 선박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 주요 항만은 물건을 가득 실은 배들로 포화 상태다. 항만 주변 바다에는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수십 척의 배가 입항을 기다리며 떠 있다. 선적과 하역을 제때 못 하다 보니 모든 선박 운항 일정이 어그러진 상태다. 9일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운영하는 삼성SDS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항만인 싱가포르항과 상하이항의 3∼6월 하루 평균 대기 선박은 약 60대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벨기에 안트베르펜항은 3∼6월 하루 평균 각각 45대, 27대가 대기 중이다. 이들 항구 모두 1∼2월보다 대기 선박 수가 약 50% 늘었다. 적체는 뒤이은 선박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다. 고속도로로 치면 꼬리를 무는 정체다. 한국에서 싱가포르까지는 배로 보통 2주가 걸렸는데, 요즘엔 4주 이상이 걸린다. 한 달 정도면 갔던 유럽도 50∼60일까지 소요된다. 항만 적체가 심각해지는 건 중국발 물량 증가의 영향이 크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에 앞서 중국 기업들이 물량을 대거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선박을 싹쓸이해 선박 부족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수요가 대거 늘다 보니 해운 운임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해운 운송망 차질은 수출 기업에 치명적이다. 해운 운임 상승으로 물류비 부담이 커짐은 물론이고, 선박 정체 현상으로 제때 물건을 보내지 못해 거래처를 잃을 수도 있다. 자동차나 전자기기 부품 업체들은 부품을 늦게 보내면 페널티를 부과받기도 한다. 완성품 생산에 차질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도 물류 차질은 재고 증가 등 다양한 기업 부담으로 돌아온다. 물류 공급망 위기는 지정학적, 외교적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기에 예측하기 매우 힘들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예상은 못 해도 문제 발생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류 네트워크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 전쟁이 벌어지면 그 지역으로 어떤 물건이 얼마만큼 가는지, 어떤 운송 수단을 이용해 어떤 경로로 가는지, 어떤 기업과 업계가 영향을 받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머스크와 에버그린, DHL 등 글로벌 주요 운송사들은 특정 기업의 인수 및 합병 실패, 특정 정부의 정책 및 세금, 예비 부품 조달 위험 등 미시적 요인들까지 위험 요소로 특정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작은 요인도 물류에 영향을 주진 않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문제가 발생하면 대개 기업과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피해를 종합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갈 뿐, 다양한 물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급망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물류 네트워크 모니터링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는 인식을 갖고 정부와 기업 모두 공급망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2주면 가던 싱가포르항까지 4주가 걸립니다. 물건이 제때 드나들지를 못하고 있어요.” 8일 경남 지역에서 제조업을 하는 한 기업 관계자가 해상 물류 차질에 따른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그는 “계획된 일정에 맞게 항만에 들고 나는 배는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며 “제시간에 물건을 못 보내면 고객사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벌금을 내야 한다. 사정을 말해도 소용없다. 납기일이 생명인 업체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글로벌 바닷길에서 대규모 선박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 주요 항만은 물건을 가득 실은 배들로 포화 상태다 보니, 항만 주변 바다에는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수십 척의 배가 입항을 기다리며 떠 있다. 선적과 하역을 제때 못 하다 보니 모든 선박 운항 일정이 꼬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운영하는 삼성 SDS에 따르면 주요 항만에서 배들이 대기하고 있는 적체 현상이 최근 심화되었다. 한국 기업들이 많이 이용하는 싱가포르항의 경우 1∼2월 하루 평균 43대였던 대기 선박이 3∼6월엔 60대로 늘었다. 상하이항의 평균 대기 선박은 1∼2월 하루 평균 40대에서 3∼6월엔 60대로 증가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3∼6월 하루 평균 45대, 벨기에 앤트워프항은 하루 평균 27대가 대기 중이다. 연초보다 약 50% 늘어난 수치다. 항만 적체는 뒤따라 오는 선박들에도 영향을 준다. 정체 도미노가 계속 이어지게 된다. 국내 한 물류업체 임원은 “바닷길이 완전히 꼬였다. 유럽까지 가는 데 35일 내외가 걸리는데, 요즘은 50∼60일까지도 걸린다”며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으로 물류가 혼란스러운데 항만 적체도 심하다 보니 팬데믹에 버금가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만 적체가 심각해지는 건 중국발 물량이 대폭 늘고 있기 때문이다. 8월로 예정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에 앞서 중국 기업들이 물량을 대거 밀어내고 있다. 항만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는데, 선박 숫자가 늘다 보니 적체가 이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 동부 항만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적체가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배성훈 삼성SDS 물류그룹장은 “아시아발 수입 물량 증가, 지중해에서 환적하는 물량 증가로 대기 선박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기 선박이 늘다 보니 선박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도 심해지면서, 해운 운임은 계속 오르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선박이 없으면 임시로 선박을 투입하면 된다. 그런데 항만 적체와 그로 인한 물류 차질은 구조적인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완화가 안 된다”며 “정부가 글로벌 물류망을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과 일본 간의 영토 분쟁 지역.” 미국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독도를 가리키는 명칭)’를 검색하면 나오는 설명이다.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에도 다케시마로 검색하면 편향된 답변이 나오는 것이다. ‘독도’로 검색을 하면 “대한민국 정부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답한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챗GPT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거대언어모델(LLM)이라서, 특정 지역의 역사나 문화 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IT 업계에 ‘소버린 AI’가 화두다. 자주, 주권을 뜻하는 ‘소버린(sovereign)’과 AI를 합친 말이다. 자국,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로 역량을 갖춰 지역 언어와 문화, 가치관 등을 반영한 LLM을 기반으로 만든 AI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미국 중심의 빅테크들에 대한 가치관 종속을 우려하는 정부와 기업들이 관련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대표 주자는 프랑스의 미스트랄AI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스트랄AI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해 ‘르 챗’이라는 생성형 AI를 개발했다. 지난해 4월 구글 딥마인드, 메타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미스트랄AI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유럽연합(EU) 국가의 언어로 검색과 분석을 할 수 있다 보니, 유럽 사용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분석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챗GPT의 대항마’란 평가에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네이버 등도 투자를 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로부터 받은 투자 규모는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스타트업 ‘문샷 AI’는 중국어 문장 처리에 특화된 챗봇 ‘키미’를 선보였다. 문샷 AI는 중국 알리바바가 지분 약 36%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 AI 스타트업 크루트림은 현지 인도어를 학습한 LLM ‘크루트림’을 내놨다. 힌디어와 타밀어, 텔루구어 등 10가지 이상의 현지어가 지원된다. 핀란드 스타트업 사일로는 북유럽 언어 기반 LLM인 ‘포로’와 ‘바이킹’을 공개했다. 각국 정부도 소버린 AI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최근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자 약 725억 엔(약 6200억 원)의 자금을 기업들에 지원하고 나섰다. 일본은 이미 엔비디아와 협력해 일본어 특화 LLM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별 건축 및 지형에 특화된 자연 재해 대응 방법이나 기후 변화 등을 분석하는 식이다. 대만은 올해 1월 중국의 AI 공세에 대응하고자 소버린 AI 강화에 약 74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대만 사람들이 쓰는 번체자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챗봇 ‘타이드’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가장 적극적이다. 네이버는 2021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하고 지난해 성능을 개선한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자체 개발한 LLM을 바탕으로 한국어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AI 센터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가 만든 생성형 AI는 90% 이상 미국 데이터로 학습해 미국 가치관에 편향돼 있다”며 “기술과 문화 종속, 국가 정체성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버린 AI 시장은 자국 언어 이해 및 처리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만큼, AI 모델이 문화와 역사적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는 단계로 발전하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소버린 AI를 강화하려면 학습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양질의 공공데이터를 많이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도 개방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양질의 저작권 있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 4차 발사를 위한 1단용 첫 75t급 엔진 조립을 끝내고 나로우주센터에서 ‘수락 연소시험’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수락 연소시험이란 발사체 장착 전 최종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누리호 4차 발사를 위한 첫 연소시험으로 엔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3일 두 차례의 연소시험을 수행했으며 육안으로 확인된 특이사항은 없었다. 추후 세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과를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3차 발사까지는 항우연 단독 주관으로 누리호 개발 및 제작을 했다. 4차 발사부터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항우연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누리호 4차 발사는 2025년 하반기(7∼12월)로 예정돼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애플이 인공지능(AI) 개발을 함께 하기로 한 오픈 AI의 이사회에 옵서버(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한다. 오픈 AI와의 협력 강화로 애플의 AI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앱스토어 책임자이자 전 마케팅 책임자인 필 실러가 오픈 AI 이사회 옵서버 역할에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옵서버는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지만 투표를 하거나 이사의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다. 다만 회사의 의사 결정 과정 및 이 과정에서 오가는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 AI의 주요 후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옵서버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가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진출이 애플의 AI 사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과 맥북 등에 생성형 AI 서비스 ‘챗 GPT’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오픈 AI와의 협력 계획을 공개했다. 또한 애플은 구글 등 다른 빅테크 등과도 챗봇 제공을 위해 논의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자사 기기에 AI 기능을 도입하려고 중국 업체들과의 AI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 이사회에 애플 고위 임원들이 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애플이 AI 관련 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고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