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전례 없는 ‘대학살(massacre)’이다. 모든 레드라인(red line·저지선)을 넘었다.”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19일(현지 시간) 영상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천명했다. 그는 17, 18일 레바논과 시리아 일대에서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선호출기(삐삐),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폭발로 이날 기준 최소 37명이 숨지고 3000여 명이 다친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붉은 배경을 뒤로한 채 1시간가량 연설한 그는 이번 공격이 “‘전쟁 범죄’ 또는 선전 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며 보복을 거듭 강조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 또한 전투기 등을 출격시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 일대에 52회 이상의 공습을 가했다. 이로 인해 100대의 로켓 발사대가 파괴됐다. 양측의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면서 지난해 10월 전쟁에 돌입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전 중동전쟁의 휴전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나스랄라 연설 뒤 레바논 대공습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9일 오후 9시경부터 한 시간가량 레바논 남부 일대에 52회 이상 공습을 가했다. 거의 1분 단위로 공습을 퍼부은 셈이다. 로켓 발사대 약 100개 외에 헤즈볼라의 무기고, 주요 건물 등도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소식통 3명은 이번 공습이 중동전쟁 발발 후 가장 큰 공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전례없는 삐삐 폭발 테러로 헤즈볼라의 통신망이 사실상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라 이번 공습의 피해가 상당했을 것으로 본다.이스라엘의 대공습 시기는 나스랄라가 연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고 가디언이 짚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보복 천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듯 대공습에 나선 셈이다.헤즈볼라 또한 대전차 미사일, 무인기(드론) 등을 통해 같은 날 이스라엘 북부의 군사 시설을 17번 이상 공격했다. 양측 공격으로 인한 정확한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적지 않은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도 헤즈볼라를 두둔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나스랄라에게 서신을 보내 “잔인하고 범죄적인 정권(이스라엘)의 완전한 파괴”를 다짐했다.이번 폭발의 정확한 경위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만 통신기업 골드아폴로가 제조한 ‘삐삐’를 이스라엘이 설립한 유령회사로 추정되는 헝가리 ‘BAC’가 관여해폭발을 자행했다는 것까지만 알려진 가운데 이 불똥이 불가리아, 노르웨이로도 번졌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당국은 19일 자국 컨설팅기업 ‘노르타글로벌’이 삐삐 폭탄 의 유통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 회사의 설립자인 린슨 호세가 노르웨이에 거주하며 현지 미디어 그룹에도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ABC뉴스는 미 정보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이 최소 15년 전부터 준비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임기 내 가자 휴전 불가능”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면전이 일촉즉발로 치닫자 당초 “임기 내 휴전협상 타결”을 목표로 했던 바이든 행정부는 사실상 이를 포기한 분위기다. 이스라엘 방문을 앞뒀던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방문을 전격 취소한 것 또한 이런 분석에 힘을 보탠다.미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당초 22일 이스라엘을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과 만나 중동 정세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스틴 장관은 18일 갈란트 장관에게 방문 취소를 통보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11월 5일 미국 대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겸 전 대통령의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두 후보는 미 전국 및 7개 경합주 지지율 조사에서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뉴욕타임스(NYT),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 시에나대가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두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모두 47%였다. 두 사람의 첫 TV토론 이틀 전인 8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선 트럼프 후보가 48%로 해리스 후보(47%)를 불과 1%포인트 앞섰다. 해리스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가를 받는 TV토론과 무관하게 초박빙 대결 구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다만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50%로 트럼프 후보(46%)를 앞섰다.같은 날 정치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공개한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곳, 해리스 부통령이 2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애리조나, 위스콘신주에서는 해리스 후보를 눌렀다. 해리스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이겼다. 네바다주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전국 유권자에게 ‘당신의 지지 후보와 별개로 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 같은가?’를 물었을 때는 “해리스 후보”라는 답이 42%로 트럼프 후보(32%)보다 많았다. 다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도 26%에 달해 부동층 표심이 상당함을 짐작케 했다.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흑인 후보 마크 로빈슨 노스캐롤라이나 부지사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CNN은 그가 과거 자신을 ‘흑인 나치’라고 부르며 노예제를 옹호했다고 전했다. 로빈슨 부지사는 부인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경합주 표심과 대선 판세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올 3월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로빈슨 부지사의 열정적인 연설 등을 거론하며 “스테로이드를 맞은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같다”고 추켜세웠다.재임 시절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폈던 트럼프 후보는 19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유대계 행사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대계는 지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당일 하마스에 납치됐다 올 6월 이스라엘군에 구출된 이스라엘 민간인 안드레이 코슬로프와도 악수했다. 해리스 후보는 같은 날 또 다른 미시간주에서 자신을 지지한 ‘토크쇼 여제’ 오프라 윈프리와 공동 유세를 벌였다.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제니퍼 로페즈, 벤 스틸러 등 쟁쟁한 유명 배우도 온라인으로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선거불복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자 “투표로 이를 응징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 전까지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지 않겠다”며 미국의 중재 노력에 사실상 퇴짜를 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빈살만 왕세자는 18일(현지 시간) 열린 연례 연설에서 “우리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독립 국가 없이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확립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달 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내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이란과 함께 중동 이슬람 국가들 내에서 사실상 수장 역할을 맡고 있는사우디는 1948년 건국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현재까지도 이스라엘과는 미수교 상태로 남아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중동 데탕트’(긴장 완화)라는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관계 정상화를 성사시키고자 애써왔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수교시 안보패키지까지 제공하겠다”라며 사우디에 당근까지 내걸자, 실제로 한때 양국간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중동전쟁이 발발하며 분위기는 다시 냉랭해졌다. 여기에 빈살만 왕세자가 이번 발언을 통해 완전히 쐐기를 박음으로써 가까운 시기에 관계 복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정치판에 말 얹지 말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말에 헐리웃 스타 조지 클루니(63)가 먼저 정치판을 떠나라고 응수해 화제가 되고 있다. 클루니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대표적 헐리웃 인사들 중 한 명이다. 올 7월에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이 대선 자금 모금행사까지 열어줬을 만큼 지지해왔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당신을 사랑하지만, 우리는 새 후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사퇴 여론에 불을 지폈다.기고 후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채널인 트루스소셜에서 “클루니는 정치에서 나가 텔레비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그의 정치적 개입을 비판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할 때만 해도 완전히 승기를 잡은 듯한 분위기였던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새로운 후보로 지명되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이후 18일(현지 시간) 미국의 유명 심야 TV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 출연한 클루니에게 진행자 키멀이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클루니가 “그가 정치계를 떠난다면 나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받아친 것이다. 트럼프 후보 역시 정치계에 뛰어들기 전 사업가로서 10년 넘게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견습생)를 진행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키멀은 클루니에게 “(NYT 기고가) 효과가 있었으니, 이번엔 트럼프를 향해 물러나라는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떻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또한 이날 키멀이 트럼프 집권시 보복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는지 묻자 클루니는 “사실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당신을 먼저 노릴 것”이라고 말해 방청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명 코미디언인 키멀 역시 올 3월 오스카 시상식 생방송에서 사회를 맡던 중 공화당을 공개비판해 트럼프 후보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도 키멀은 “시청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아직도 감옥에 안 가셨냐”며 더 세게 응수한 바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가 15일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제2 도시 하르키우의 아파트에 ‘활공폭탄(glide bomb)’을 떨어뜨려 최소 1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6일부터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하자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민간인 거주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양측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도 18일 무인기(드론)를 대거 동원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트베리주 토로페츠의 미사일 무기고를 공격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해 현지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대규모 폭발이 잇따르는 장면이 담겼다. 강한 진동으로 지진 감지기까지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러시아가 떨어뜨린 4기의 활공폭탄 중 한 기가 하르키우의 고층 아파트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한 명의 여성이 주검으로 발견됐으며 부상자 대부분은 어린이로 알려졌다. 활공폭탄은 옛 소련제 폭탄에 날개를 달아 만든 무기로 기존 폭탄보다 더 평평한 경로로 비행한다. 비행 시간이 짧아 레이더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지만 지상에 떨어지면 반경 15m 넓이의 큰 구멍을 만들 정도로 강한 위력을 자랑한다. 최근 러시아는 활공폭탄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부착해 타격의 정밀성을 높인 후 우크라이나 민간인 거주지에 이를 대대적으로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사정권 밖에서 활공폭탄을 발사한다”며 서방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등이 지원한 최신식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내부 문건을 인용해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양측 합계 사상자가 108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초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인 총 48만 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추산했다. 서방이 러시아인 사상자를 약 60만 명으로 보고 있음을 고려하면 전쟁 기간 동안 최소 108만 명이 숨지거나 부상을 입은 셈이다. WSJ는 두 나라가 전쟁 전에도 고령화 등으로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이번 전쟁으로 인한 인명 손실이 전쟁 후에도 두 나라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동을 대대적으로 본토로 끌고 간 것 또한 줄어든 인구를 보충하려는 목적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재집권하면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1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최근 장남 트럼프 주니어(47), 차남 에릭(40)이 공동 출범시킨 가상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노골적으로 홍보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도 “부친의 영향력을 본인들의 사업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라 이해상충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CBS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소셜미디어 ‘X’ 계정으로 실시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소개했다. 몇 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간담회에는 트럼프 후보 외에 트럼프 주니어, 에릭, 이 회사의 임원들이 모두 등장해 투자를 호소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미 규제 당국이 가상화폐에 너무 적대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이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들지 않으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때도 연사로 나서 “미국을 전 세계 가상화폐 수도 겸 비트코인 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후보가 선거를 불과 몇 주 남겨 두고 가족 명의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드물지만, 이를 공격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더욱 드문 일이라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에 성공한 후 가족 사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정책을 펴거나, 트럼프 후보와의 ‘연’을 노리는 많은 사람들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후보는 집권 당시 “가상화폐는 ‘사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올 대선에서는 가상화폐 업계로부터 적지 않은 대선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이런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그는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말라”는 직접적인 투자 지침을 내렸고 마러라고리조트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을 판매하는 행사도 열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로 약 5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앞서 7월 13일 첫 번째 암살 시도 때 ‘통합’을 강조했던 트럼프 후보는 이번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자신에 대한 거친 발언이 연이은 암살 시도에 영향을 미쳤다며 강성 지지층을 규합했다.트럼프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본인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로부터 두 번째 암살 시도를 겪었다. 당시 라우스는 AK-47 유형 소총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총구를 겨누던 중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발각돼 총격을 받고 도주하다 붙잡혔다. 연방수사국(FBI) 등에 따르면 라우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후보를 비판해 왔다.다만 이번 사건이 대선 판세, 특히 중도층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두 번째 암살 시도에 관한 직접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꾸준하다. 10일 TV토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은 해리스 후보는 이후 트럼프 후보와의 전국 지지율은 물론이고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명 정치 데이터 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17일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암살 시도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꺾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선 구도의 전반적인 환경은 (강성 지지층을 보유한) 트럼프 후보에게 여전히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중요한 대통령만 암살 대상”트럼프 후보는 암살 시도 이틀 후인 17일 또 다른 경합주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유세를 갖고 “오직 중요한 대통령들만 총에 맞는다”며 대통령직 수행과 대선 도전은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16일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선 자신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공격하는 해리스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적인 언사와 과도한 적개심이 두 번째 암살 시도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들의 발언 때문에 내가 총에 맞았다. 그들은 매우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 나는 나라를 구하는 사람이고 그들은 나라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첫 번째 암살 시도 직후 “세계를 하나로 모을 기회”라며 ‘단합’을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후보가 TV토론 패배와 지지율 정체 등을 타개하기 위해 두 번째 암살 시도를 해리스 후보에 대한 공격 강화 및 지지층 결집 계기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토론 뒤 여론조사는 해리스 우위 한편 여론조사 기업 모닝컨설트가 13∼15일 1만1022명의 유권자를 조사해 1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5%)를 6%포인트 차로 앞섰다. TV토론 전인 이달 4∼6일 이 회사의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3%포인트 앞섰지만 격차가 더 벌어진 것.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11∼15일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실시한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높았다. 코스타스 파나고풀로스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뉴스위크에 “두 번째 암살 시도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지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무당파와 부동층 유권자들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는 17일 트럼프 후보와의 통화에서 암살 시도에 관한 위로를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격은 이어 갔다. 그는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 인터뷰에서 TV토론 당시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눈물이 날 정도로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추석은 한국인 커뮤니티의 풍부한 유산일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을 묶는 보편적 유대감을 생각하게 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추석은 가족의 중요성, 가을의 축복, 또 우리가 조상의 넓은 어깨 위에 서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한다.”(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백악관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열린 첫 번째 추석 기념 행사에 서면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한국 문화를 미국 사회에 알리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고, 전현직 한국계 백악관 직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배포된 축사를 통해 “백악관에서 처음 열린 추석 행사에 참여한 것에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넨다”며 “추석은 축하, 기념, 회복, 성찰 그리고 약속과 가능성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마음과 영혼을 지니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서 왔지만 모두 미국인이다”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열린 추석 행사에 따뜻한 인사를 참석자들에게 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한국계 미국인들은 수백 년 동안 우리나라의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아시아계 미국인,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섬 주민 공동체의 다양한 전통, 경험, 정체성을 고양할 때 밝은 미래의 최전선에서 활기차고 문화적 풍요로움이 있는 길을 개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필립 김 대통령 특별보좌관, 댄 고 대통령 부보좌관, 토드 김 법무부 환경 및 천연자원 담당 차관보, 실비아 루크 하와이주 부주지사 등 한국계 공직자들과 대만계인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또 한국계 어린이들의 부채춤 공연과 합창, 한국 전통 음식 시식 행사 등도 진행됐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로 약 5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앞서 7월 13일 첫 번째 암살시도 때 ‘통합’을 강조했던 트럼프 후보는 이번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자신에 대한 거친 발언이 연이은 암살 시도에 영향을 미쳤다며 강성 지지층을 규합했다.트럼프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본인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로부터 두 번째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당시 라우스는 AK-47 유형 소총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총구를 겨누던 중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발각돼 총격을 받고 도주하다 붙잡혔다. 연방수사국(FBI) 등에 따르면 라우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후보를 비판해 왔다.다만 이번 사건이 대선 판세, 특히 중도층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두 번째 암살 시도에 관한 직접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꾸준하다. 10일 TV토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은 해리스 후보는 이후 트럼프 후보와의 전국 지지율은 물론이고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명 정치 데이터 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17일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암살 시도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꺾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선 구도의 전반적인 환경은 (강성 지지층을 보유한) 트럼프 후보에게 여전히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중요한 대통령만 암살 대상”트럼프 후보는 암살 시도 이틀 후인 17일 또 다른 경합주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유세를 갖고 “오직 중요한 대통령들만 총에 맞는다”며 대통령직 수행과 대선 도전은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그는 16일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선 자신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공격하는 해리스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적인 언사와 과도한 적개심이 두 번째 암살 시도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트럼프 후보는 “그들의 발언 때문에 내가 총에 맞았다. 그들은 매우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나라를 구하는 사람이고 그들은 나라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이는 첫 번째 암살 시도 직후 “세계를 하나로 모을 기회”라며 ‘단합’을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후보가 TV토론 패배와 지지율 정체 등을 타개하기 위해 두 번째 암살 시도를 해리스 후보에 대한 공격 강화 및 지지층 결집 계기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토론 뒤 여론조사는 해리스 우위한편 여론조사 기업 모닝컨설트가 13~15일 1만1022명의 유권자를 조사해 1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5%)를 6%포인트 차로 앞섰다. TV토론 전인 이달 4~6일 이 회사의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3%포인트 앞섰지만 격차가 더 벌어진 것.USA투데이와 서퍽대가 11~15일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실시한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높았다. 코스타스 파나고풀로스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뉴스위크에 “두 번째 암살 시도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지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무당파와 부동층 유권자들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해리스 후보는 17일 트럼프 후보와의 통화에서 암살 시도에 관한 위로를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격은 이어갔다. 그는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 인터뷰에서 TV토론 당시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눈물이 날 정도로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올해 두 번의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그는 7월 13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규모 야외 유세 중 첫 번째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그리고 64일 뒤인 15일 또한번의 암살 시도를 겪었다. 이번에는 플로라디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장에서였다. 트럼프 후보를 겨냥했던 두 번의 암살 시도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문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두 암살 시도는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나.“첫 번째 암살 시도는 이번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야외 유세 현장이었다.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소유하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암살 용의자들은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었나.“첫 번째 암살 시도 용의자인 토마스 매슈 크룩스(21)는 현장에서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반면 두 번째 암살 시도 용의자인 라이언 웨슬리 루스(58)는 총격을 가하기 전 요원들에게 걸렸고, 도주하다 잡혔다. 두 사람 모두 백인 남성이지만, 나이에선 차이가 크다. 크룩스는 20대, 루스는 50대다. 크룩스는 사망했기 때문에 정확한 암살 시도 이유를 알 수 없다. 루스의 경우에는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이유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진 것에 따르면 루스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던 인물이다. 또 트럼프 후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에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두 암살 시도 때 사용된 총기는 어떤 것인가.“크룩스가 사용했던 총기는 ‘AR-15’ 계열의 소총이다. 1958년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소총으로 미 육군에서 오랜 기간 사용했던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이다.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에 ‘단골’로 등장한다. 반면 루스가 사용한 총은 ‘AK-47’ 유형이다. 이 총은 1947년 처음 러시아에서 제작됐다.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나 관리가 편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소총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동, 동유럽 등에서도 많이 사용됐다. 또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단체에서도 많이 사용했다.”―트럼프 후보는 암살 시도 뒤 어떤 반응을 보였나.“첫 번째 암살 시도 때 트럼프 후보는 총에 귀를 맞았다. 심각하진 않았지만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당시 그는 넘어졌다 일어서며 ‘싸우자(fight)’를 외쳤다. 트럼프 후보의 이번 대선 캠페인 때 자주 쓰이는 구호 중 하나다. 당시 트럼프 후보의 모습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미국 국민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줬다. 당시 상황이 야외 유세 현장이었던 만큼 사실상 생중계 되고 있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두 번째 암살 시도는 첫 번째 암살 시도 때처럼 이른바 ‘극적인 장면’은 없었다. 또 트럼프 후보가 공적인 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싸우자’를 외치는 것 같은 극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트럼프 후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강조했다.”―이번 사건을 트럼프 후보는 어떻게 바라볼까.“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최대한 이번 사건을 활용하려 할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10일 열린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게 사실상 ‘판정패’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근 지지율 면에서도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 더더욱 이번 사건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일까.“해리스 후보와 민주당에게 트럼프 후보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는 결코 호재가 아니다. 트럼프 후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고, 지지층이 다시 한 번 결집하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리스 후보 측 역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또하나의 계기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미국 대선을 50일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이 대선 판세를 출렁이게 할 수 있을까.“최근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없던 트럼프 후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첫 번째 암살 시도 때와 달리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골프를 치던, 즉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던 중에 발생했다. 장소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첫 번째 암살 시도는 야외 유세장,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와 상황의 차이 때문에 대선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영국 등 서방 주요국이 우크라이나가 지원 받은 자국산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쓸 수 있도록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러시아 또한 우라늄, 니켈 등 주요 원자재의 수출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추가 지원 및 사용 제한 해제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뒤 지속되고 있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맞서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우라늄 등 전략 원자재의 수출 제한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부 화상회의에서 “그들(서방)은 우리에게 많은 상품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도 그들에게 특정한 제한을 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우리가 세계 시장에 대량으로 공급하는 몇 가지 상품 중 아마도 우라늄, 티타늄, 니켈 등에 대한 제한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산 석유 및 천연가스의 수출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거듭된 제재로 크게 줄었다. 다만 서방 주요국 중 상당수는 우라늄, 티타늄 같은 러시아산 광물은 여전히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가 실제 시행된다면 각국의 우라늄 수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우라늄 농축 용량의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우라늄 채굴의 약 5%도 러시아에서 나온다. FT는 “러시아의 농축 우라늄 수출 제한은 서방의 원자로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티타늄의 러시아 의존도도 상당하다. 데이터기업 ‘OE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러시아의 티타늄 수출 규모는 6억7100만 달러(약 9000억 원)로 세계 4위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무기 사용 관련 제한을 해제하기로 이미 결정했으면서 ‘위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또한 이에 따라 반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또한 “서방이 이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대한 제한 해제를 결정했다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던 미국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 ‘실팀식스(SEAL Team Six)’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을 지원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해군특수전개발그룹(DEVGRU)’으로도 불리는 이 부대는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 중이던 빈라덴을 사살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약 200∼300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실팀식스’는 현재 미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모처에 본부를 두고 최근 1년 이상 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 수년간 대만군 특수부대의 훈련도 도왔다고 FT는 덧붙였다. 미국이 최정예 특수부대까지 동원해 대만 방어 훈련을 해왔다는 사실은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얼마나 우려하는지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21년 필 데이비슨 당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중국이 6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미군의 준비가 대폭 강화됐다고 FT는 진단했다. 많은 서구 정보기관은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현 3번째 임기가 끝나는 해이자 인민해방군 건군 100년인 2027년경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시 주석 또한 최근 공개석상에서 대만 통일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피력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덩샤오핑(鄧小平) 탄생 120주년 연설에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은 덩샤오핑 등 혁명가들의 숙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022년 8월 미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며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 위협이 날로 고조되자 미국 또한 이런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왔다. 실팀식스 훈련 또한 이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 6월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의 1차 방어 전략은 무인 수상함, 무인기(드론) 등 각종 ‘무인(無人) 전력’으로 1차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이른바 ‘무인 지옥도(hellscape)’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WP는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기사를 내보냈다. 파파로 사령관은 지난해 3월에도 “대만 유사시 미국은 신속히 지원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그는 “유사시 미군의 군사 행동은 미 대통령과 의회의 결정 사항이지만 우리의 임무는 ‘준비태세 완비’”라고 거듭 강조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9·11 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던 미국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 ‘실팀식스(SEAL Team Six)’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을 지원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해군특수전개발그룹(DEVGRU)’으로도 불리는 이 부대는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 중이던 빈라덴을 사살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약 200~300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실팀식스’는 현재 미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모처에 본부를 두고 최근 1년 이상 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 수년 간 대만군 특수 부대의 훈련도 도왔다고 FT는 덧붙였다.미국이 최정예 특수부대까지 동원해 대만 방어 훈련을 해왔다는 사실은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얼마나 우려하는지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21년 필 데이비슨 당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중국이 6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미군의 준비가 대폭 강화됐다고 FT는 진단했다.많은 서구 정보기관은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현 3번째 임기가 끝나는 해이자 인민해방군 건군 100년인 2027년경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거론해한다. 시 주석 또한 최근 공개석상에서 대만 통일에 대한 의지를 수 차례 피력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덩샤오핑(鄧小平) 탄생 120주년 연설에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은 덩샤오핑 등 혁명가들의 숙원”이라고 주장했다.앞서 2022년 8월 미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며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 위협이 날로 고조되자 미국 또한 이런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왔다. 실팀식스 훈련 또한 이 일환으로 풀이된다.앞서 올 6월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의 1차 방어 전략은 무인 수상함, 무인기(드론) 등 각종 ‘무인(無人) 전력’으로 1차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이른바 ‘무인 지옥도(hellscape)’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WP는 새뮤얼 파파로 미 해군 인도태평양사령관 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기사를 내보냈다.파파로 사령관은 지난해 3월에도 “대만의 유사시 미국은 신속히 지원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그는 “유사 시 미군의 군사 행동은 미 대통령과 의회의 결정사항이지만 우리의 임무는 ‘준비태세 완비’”라고 거듭 강조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100만 명 이상의 불법이민자를 수용하는 등 유럽에서 가장 ‘난민 포용 정책’에 적극적이던 독일이 국경 통제를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최근 유럽에서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반이민 정서가 거세진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유럽연합(EU)의 통합을 상징하는 ‘솅겐 조약’이 퇴색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9일 “국경지대 범죄와 이슬람 극단주의를 막기 위해 16일부터 6개월 동안 육상 국경 9곳의 통제를 모두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체코, 폴란드 국경 통제를 강화했던 것에 이어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와 접한 국경도 입국자 검문 강도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독일의 이러한 방침은 유럽에서 극우세력이 커지며 불법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크게 확산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선 20대 시리아 망명 신청인이 흉기 난동을 벌여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달 1일 치러진 튀링겐주와 작센주 지방선거에선 이민자 배척을 정책 기조로 하는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국경 통제 강화는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덴마크와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도 적극적인 국경 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올림픽 전후로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위협이 커진 영향이 적지 않다. 독일의 이번 조치는 인접국과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게르하르트 카르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독일 매체 빌트에 “독일이 돌려보낸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독일의 국경 강화가 오스트리아 불법이민자 증가로 이어질 것을 경계한 것이다. 독일마저 폐쇄적인 국경 통제를 선언하자 EU의 통합을 상징하던 솅겐 조약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85년 독일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맺은 상호국경개방조약이 출발점인 솅겐 조약은 EU 회원국들이 국경 검문을 철폐하고 자유로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하나의 유럽을 지향하던 EU의 정신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한국계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앤디 김 민주당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41·사진)이 10일(현지 시간) 미국에 입양됐지만 시민권이 없는 이들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구제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시민권이 없는 미국 입양인 중 절반 정도가 한국 출신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미국 시민단체인 입양인정의연맹, 입양인시민권연맹과 함께 연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제는 ‘이민’이 아닌, ‘미국 시민의 권리 회복’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하원에서도 이 법이 통과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고, 상원의원이 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과 공화원 상·하원 일부 의원들은 입양인시민권법안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이날 회견에 참여한 한국계 미국 입양인 에밀리 워니키는 “생후 3개월 때 미군 가족에 입양됐고, 미국 시민과 결혼해 낳은 아들이 43살이 됐다”며 “이미 60년간 미국에 살며 항공우주 분야에서 일했는데 무국적 상태라 여전히 추방 위기에 놓여있고, 복지혜택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내가 여러분의 손을 잡고 나란히 서겠다.” 올해 초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던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42)이 최근 화학 치료를 마쳤다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암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미들턴 빈은 9일 ‘X’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마침내 화학 치료를 마치게 됐음을 알릴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안도감을 느낀다”고 했다. 자신의 투병으로 남편 윌리엄 왕세자와 세 자녀 등 가족 또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헤쳐 나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했다. 동시에 그는 투병 과정에서 그간 당연하게 여겨 온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투병 중인 암 환자들을 향해 “여러분의 손을 잡고 나란히 서겠다”며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이 빛을 밝게 빛나도록 하자”고 격려했다. 또한 그는 조만간 공식 업무에 복귀해 활동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BC에 따르면 그는 올 11월 현충일 행사, 12월 성탄절 공연 등의 대외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들턴 빈은 “완치를 위한 여정은 길다. 암이 없는 상태로 지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듭된 화학 치료에도 아직 완치 상태는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간 영국 왕실은 왕실 구성원의 건강 상태를 세세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들턴 빈이 지난해 12월 성탄절 예배에 참석한 후 별다른 설명 없이 오랫동안 공개 석상에 등장하지 않자 위독설, 사망설 등이 불거졌다. 이 와중에 올 2월 그의 시아버지인 찰스 3세 국왕이 자신의 암 진단 사실을 먼저 공개했다. 한 달 후 미들턴 빈 또한 “다른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암이 발견됐다”고 알렸다. AP통신은 두 사람의 발표 후 국민들이 왕실 구성원을 단순한 ‘특권층’이 아닌 자신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으로 바라보면서 왕실 전반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내가 여러분의 손을 잡고 나란히 서겠다.”올해 초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던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42)이 최근 화학 치료를 마쳤다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암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미들턴빈은 9일 ‘X’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마침내 화학 치료를 마치게 됐음을 알릴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안도감을 느낀다”고 했다. 자신의 투병으로 남편 윌리엄 왕세자와 세 자녀 등 가족 또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헤쳐나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했다. 동시에 그는 투병 과정에서 그간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을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투병 중인 암 환자들을 향해 “여러분의 손을 잡고 나란히 서겠다”며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이 빛을 밝게 빛나도록 하자”고 격려했다.또한 그는 조만간 공식 업무에 복귀해 활동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BC에 따르면 그는 올 11월 현충일 행사, 12월 성탄절 공연 등의 대외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들턴빈은 “완치를 위한 여정은 길다. 암이 없는 상태로 지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듭된 화학 치료에도 아직 완치 상태는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그간 영국 왕실은 왕실 구성원의 건강 상태를 세세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들턴빈이 지난해 12월 성탄절 예배에 참석한 후 별다른 설명 없이 오랫동안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자 위독설, 사망설 등이 불거졌다. 이 와중에 올 2월 그의 시아버지인 찰스 3세 국왕이 자신의 암 진단 사실을 먼저 공개했다. 한 달 후 미들턴빈 또한 “다른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암이 발견됐다”고 알렸다. AP통신은 두 사람의 발표 후 국민들이 왕실 구성원을 단순한 ‘특권층’이 아닌 자신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으로 바라보면서 왕실 전반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미들턴빈은 암 투병 공개 후 현재까지 올 6월 찰스 3세의 생일 행사, 7월 윔블던 테니스대회 의 남자 결승전 시상식 등 두 차례의 공개석상에 등장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의 대형 송유관 기업과의 소송으로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미국 사무소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의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송유관 기업 ‘에너지 트랜스퍼’가 그린피스를 상대로 2019년 노스다코타주 법원에 제기한 3억 달러(약 401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이 내년 2월부터 열린다. 그린피스가 패소하면 막대한 배상액 때문에 파산할 가능성이 크고, 승소하더라도 값비싼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소송은 2016년 에너지 트랜스퍼가 총 38억 달러(약 4조2000억 원)를 들여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일리노이 등 미국 내 북중부의 4개 주를 잇는 대형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 ‘다코타 액세스’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그린피스는 “송유관이 설치되면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주에 많이 거주하는 원주민의 식수원을 파괴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켈시 워런 에너지 트랜스퍼 회장은 “그린피스가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원주민 단체의 시위를 주동했다”고 2017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9년 연방법원은 이 소송을 기각했고, 에너지 트랜스퍼는 곧바로 노스다코타주 법원에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을 자신의 개인적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입장을 바꿔 당선시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발표 역시 그의 가족들이 가상자산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며,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미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트럼프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인지도를 이용해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제품에 사용하려는 회사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책을 판매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 후보가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발행된 자신의 포토카드를 한 장에 99달러(약 13만 원)라는 고가에 판매하는 등 회고록 출판과 같은 일반적 방식과는 다른 방법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카드를 15장 이상 사면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TV 토론을 할 때 입었던 양복의 조각을 담은 실물 카드를 받을 수 있고, 75장을 사면 트럼프 후보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만찬에도 초청된다. 최근에는 자신의 주요 정치적 순간들을 담은 화보집을 출간했는데, 이중 자신이 직접 서명을 담은 출판본은 무려 499달러(약 66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직접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미국 역사에 꼭 필요한 것”이라며 홍보글을 올리기도 했다.한술 더 떠 자신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상품을 유세현장에서 직접 홍보하고 있다. 올해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유세장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운동화를 판촉했다. WP는 “수익금은 선거운동이 아닌 트럼프 개인 사업체로 유입된다”며 “역사상 그 어느 후보도 이처럼 선거활동을 영리사업과 긴밀하게 연계한 사례는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일가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프로젝트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후보의 두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SNS에서 트럼프기업의 새로운 가상화폐 플랫폼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홍보 중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재임시절 ‘가상화폐는 사기’라며 비판했던 트럼프가 올해는 코인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서면서, 재선시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현직 때도 미국 대통령 지위를 가족 사업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은 이해상충 제재를 받지 않는다.이러한 논란들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는 수십억 달러 규모 부동산 제국을 미뤄두고 출마했으며, 재직 기간 오히려 총자산 가치가 처음으로 하락했던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WP는 한 트럼프 고문을 인용해 “트럼프는 변호사 비용 마련을 위해선 돈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현재 여러 건의 민·형사사건으로 소 제기를 당한 상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40·사진)가 지난달 말 프랑스에서 체포돼 예비 기소된 후 발표한 첫 입장문에서 텔레그램 앱 자체도 아닌 개인 CEO를 기소하기로 한 프랑스의 조치는 부당하다며 반발했다.로이터통신은 6일(현지 시간) 두로프 CEO가 기소 후 자신의 텔레그램에 올린 첫 공식 입장문에서 “프랑스 당국이 텔레그램의 유럽연합(EU) 담당자 또는 ‘핫라인’을 통해 연락을 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 없이 곧바로 앱 조사에 착수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텔레그램상 이뤄진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텔레그램 측에 합법적 절차를 통해 정보를 요청했지만 텔레그램이 불응했다며 기소 이유를 밝혔었는데, 다른 연락 수단이 존재했다고 반박한 셈이다.이어 두로프 CEO는 “스마트폰이 존재하기도 전에 제정된 법률을 근거로, 제3자인 플랫폼 이용자가 저지른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플랫폼 운영자를 기소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 나아가 “정부 당국이 특정 온라인 서비스에 불만을 가지면 그 ‘서비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관례”라고 꼬집기도 했다. 텔레그램 이용자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을 뿐더러, 설령 플랫폼이 범죄행위로 인해 문제가 됐다 하더라도 운영자 개인이 아닌 텔레그램 법인을 기소했어야 한다며 비판한 것이다.이날 두로프 CEO는 프랑스 당국 뿐 아니라 텔레그램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 묘사에도 반박했다. 그는 “텔레그램이 무법 천국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록 완벽하지 않을 순 있어도 우리는 매일 수백만 개의 유해 게시물 및 채널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 뿐 아니라 앞서 프랑스 검찰 또한 두로프를 기소하며 “자신이 운영하는 플랫폼 안에서 이뤄진 미성년자 성착취, 마약 밀매, 사기, 갱단 돈세탁 등 각종 범죄를 손 놓고 바라보기만 한 것은 사실상 공모에 해당된다”고 밝힌 바 있다.한편 프랑스 당국은 지난달 두로프를 체포한 데 이어 28일 텔레그램상에서 벌어진 범죄에 공모한 혐의로 예비 기소까지했다. 프랑스에서 예비 기소란 범죄혐의는 의심되나 추가조사 이후 정식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준(準)기소 절차다. 이후 두로프가 보석금 500만유로(약 74억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되긴 했지만, 출국 금지 조치와 함께 정기적으로 프랑스 경찰서를 방문하라는 명령까지 내리면서 꼼짝 없이 프랑스에 발목이 묶인 상태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