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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을 추진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가 16∼17일 서울 광화문에서 벌인 ‘1박 2일 노숙 집회’를 계기로 불법성 심야 집회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집회·시위에서 정당한 공무집행을 한 경찰관에 대한 면책을 부여하는 법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미 비슷한 법안이 통과된 바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與 “0시∼오전 6시 옥외집회 금지 추진”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주 민노총의 광화문 집회는 국민께 충격을 안겨줬다. 퇴근길 차량 정체로 불편을 겪은 것도 모자라 밤새 이어진 술판 집회로 출근길, 등굣길도 쓰레기 악취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며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옥외집회 금지 시간을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로 규정한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00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그 뒤로 14년 동안 후속 입법이 되지 않아 해당 조항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를 입법으로 해소하겠다는 것. 헌재 결정에 따라 현재는 거리를 행진하는 ‘시위’는 밤 12시까지만 가능하지만 행진이 없는 ‘집회’는 시간 제한이 없는 상태다. ‘0시∼오전 6시 옥외집회 금지’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2020년 6월 발의했다가 3년 동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집시법 개정안과 같은 내용이다. 경찰 출신 3선인 윤 원내대표는 19∼21대 국회에서 계속 해당 법안을 발의해 왔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기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행안위에 계류돼 있는 윤 원내대표의 법안을 들고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2020년 7월 야외집회 금지 시간을 ‘0시∼오전 7시’로 규정해 발의한 집시법 개정안과 병합해 심사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집시법 개정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야간 집회 금지는 실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국정 무능과 실패에 항의하는 국민의 입을 막으려 드는 정부 여당의 행태는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이 헌법상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넘어야 할 과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모든 가치가 충돌할 때 무조건 하나의 가치만을 존중하면 다른 가치가 희생당하지 않느냐”며 “지금은 불균형 상태라 균형을 맞추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에 면책’ 두고는 이견 분분 국민의힘은 집회·시위 현장에 대응하는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에 대해선 면책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집회·시위 참여자들이 현장 경찰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벌이는 실태가 반복돼 온 탓에 경찰의 현장 대응력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에 대해선 확고히 보장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선 면책조항을 넣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미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과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법안은 고의나 과실이 없을 경우 범죄 예방 또는 진압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한 경찰의 형사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해 주도록 했다. 현장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일선 경찰관은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무죄가 나도 소송 과정에서 검찰과 법원을 수차례 오가는 것만으로도 경찰 개개인에겐 극심한 고통”이라며 “면책조항이 현장 대응력을 높여줄진 의문”이라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국민의힘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을 추진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가 지난 16~17일 서울 광화문에서 벌인 ‘1박 2일 노숙집회’를 계기로 불법성 심야집회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집회시위에서 정당한 공무집행을 한 경찰관에 대한 면책을 부여하는 법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미 비슷한 법안이 통과된 바 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與 “오전 0~6시 옥외집회 금지 추진”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주 민노총의 광화문 집회는 국민께 충격을 안겨줬다. 퇴근길 차량 정체로 불편을 겪은 것도 모자라 밤새 이어진 술판 집회로 출근길, 등굣길도 쓰레기 악취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며 “오전 0시부터 6시까지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옥외집회 금지 시간을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로 규정한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00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그 뒤로 14년 동안 후속 입법이 되지 않아 해당 조항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를 입법으로 해소하겠다는 것. 헌재 결정에 따라 현재는 거리를 행진하는 ‘시위’는 자정까지만 가능하지만 행진이 없는 ‘집회’는 시간 제한이 없는 상태다. ‘오전 0~6시 옥외집회 금지’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2020년 6월 발의했다가 3년 동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집시법 개정안과 같은 내용이다. 경찰 출신 3선인 윤 원내대표는 19~21대 국회에서 계속 해당 법안을 발의해왔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기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행안위에 계류돼 있는 윤 원내대표의 법안을 들고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2020년 7월 야외집회 금지 시간을 ‘오전 0~7시’로 규정해 발의한 집시법 개정안과 병합해 심사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집시법 개정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야간집회 금지는 실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국정 무능과 실패에 항의하는 국민의 입을 막으려드는 정부여당의 행태는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이 헌법상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넘어야 할 과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모든 가치가 충돌할 때 무조건 하나의 가치만을 존중하면 다른 가치가 희생당하지 않느냐”며 “지금은 불균형 상태라 균형을 맞추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경찰에 면책’ 두고는 이견 분분 국민의힘은 집회시위 현장에 대응하는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에 대해선 면책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집회시위 참여자들이 현장 경찰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벌이는 실태가 반복돼 온 탓에 경찰의 현장 대응력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에 대해선 확고히 보장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선 면책조항을 넣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미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과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법안은 고의나 과실이 없을 경우 범죄 예방 또는 진압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한 경찰의 형사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해주도록 했다. 현장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일선 경찰관은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무죄가 나도 소송 과정에서 검찰과 법원을 수 차례 오가는 것만으로도 경찰 개개인에겐 극심한 고통”이라며 “면책조항이 현장 대응력을 높여줄진 의문”이라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국민의힘과 정부가 14일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킨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주무 부처 장관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윤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고 16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를 의결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당과 정부의 고위당정협의회 브리핑에서 “현행 의료체계에서 간호사만 분리할 경우 의료 현장에서 직역 간 신뢰 협업이 깨져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간호법은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력을 저해하며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민주당이 지난달 27일 단독 통과시킨 간호법을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 독주법”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 “간호조무사 차별법이자 신(新)카스트 제도법”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간호법에 대한 재의요구 건을 심의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해법은 직역 간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입법에 있지 않다”고 했다. 지난달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은 윤 대통령의 두 번째 법률안 거부권 행사다. 대한간호협회는 거부권 행사 방침에 반발해 ‘PA(진료 보조 인력) 간호사’의 업무 중단 등을 검토하는 등 단체 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당정 “간호법은 의료붕괴법”… 野 “尹 또 거부권땐 입법권 무시” 당정, 尹에 거부권 건의尹 거부권 행사 법정시한 19일양곡법 이어 내일 2번째 행사 유력국회 본회의 재표결땐 부결될 듯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입법독주법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14일 고위당정협의회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며 거부권 행사 건의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단독 강행 통과시킨 간호법을 두고 법안의 내용과 절차 모두 부적절했다며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 16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유력해지자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자기 부정과 국민 기만을 드러낸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반발했다.● 당정 “의료체계 붕괴법, 新카스트 제도법”이날 비공개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간호법이 그대로 처리되면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타 직역과의 형평성과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으로 통과시킨 의료체계 붕괴법”, “400만 명의 일자리 상실 우려”라는 성토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정부의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령실의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등 당정 최고위층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다. 당정은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을 위한 법·제도 정비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국민을 갈라치는 정치적 입법은 정당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의료법은 1962년 제정된 이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 간의 상호 역할과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며 “의료법 체계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간호만 별도 법으로 제정할 경우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정은 또 “400만여 명에 달하는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또 간호법상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요건을 ‘고졸’로 제한한 것을 두고 “신(新)카스트 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간호법의 명칭을 간호사법으로 변경하고 ‘지역사회’ ‘의료기관’ 문구 등을 삭제하는 방안을 갖고 야당과 협상했지만, 민주당의 반대 속에 중재안이 무산됐다. 당정은 간호법이 아니라도 정부 정책으로 간호사에 대한 처우 개선을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히 이행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돌보는 수준으로 간호사 수를 늘리는 대책 등이 포함돼 있다.● 尹 대통령, 16일 거부권 행사 유력 국민의힘과 정부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건의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법정 시한(19일)을 닷새 앞두고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간호법 재의요구 건을 심의,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사회적 논란이 되는 법안이나 여야 합의가 아닌 일방 처리로 통과한 법안 등을 두고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간호법이 국회로 넘어오면 다시 본회의에 상정해 재표결을 거치지만 범야권 의석이 가결 요건인 180석을 넘지 않아 표결 시 양곡관리법처럼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국회에서 오랜 기간 논의돼 절차에 따라 통과된 법률에 반복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거부하는 폭거를 계속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처럼 재의결 절차를 밟아 부결되더라도 대여 공세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반복적인 거부권 행사는 국민 뜻을 거부하는 폭거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적 분노와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먼저 현재의 중재안에 대한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곧장 재의결 투표로 갈 수밖에 없고 간호법은 자동 폐기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입법독주법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14일 고위 당정협의회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국민 건강에 부정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며 거부권 행사 건의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단독 강행 통과시킨 간호법을 두고 법안의 내용과 절차 모두 부적절했다며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 16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유력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자기부정과 국민기만을 드러낸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반발했다.● 당정 “의료체계 붕괴법, 新카스트 제도법” 이날 비공개로 열린 고위당정에서는 “간호법이 그대로 처리되면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타 직역과의 형평성과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으로 통과시킨 의료체계 붕괴법”, “400만 명의 일자리 상실 우려”이라는 성토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정부의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령실의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등 당정 최고위층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다. 당정은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을 위한 법·제도 정비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국민을 갈라치는 정치적 입법은 정당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의료법은 1962년 제정된 이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 간의 상호 역할과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며 “의료법 체계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간호만 별도 법으로 제정할 경우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정은 또 “400만여 명에 달하는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또 간호사법상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요건을 ‘고졸’로 제한한 것을 두고 “신(新) 카스트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간호법의 명칭을 간호사법으로 변경하고 ‘지역사회’ ‘의료기관’ 문구 등을 삭제하는 방안을 갖고 야당과 협상했지만, 민주당이 반대 속에 중재안이 무산됐다. 당정은 간호법이 아니라도 정부 정책으로 간호사에 대한 처우개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히 이행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돌보는 수준으로 간호사 수를 늘리는 대책 등이 포함돼 있다.● 尹 대통령, 16일 거부권 행사 유력 국민의힘과 정부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건의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법정 시한(19일)을 닷새 앞두고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간호법 재의요구 건을 심의,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사회적 논란이 되는 법안이나 여야 합의가 아닌 일방 처리로 통과한 법안 등을 두고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간호법이 국회로 넘어오면 다시 본회의에 상정해 재표결을 거치지만 범야권 의석이 가결 요건인 180석을 넘지 않아 표결 시 양곡관리법처럼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국회에서 오랜 기간 논의돼 절차에 따라 통과된 법률에 반복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거부하는 폭거를 계속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처럼 재의결 절차를 밟아 부결되더라도 대여 공세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반복적인 거부권 행사는 국민 뜻을 거부하는 폭거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적 분노와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먼저 현재의 중재안에 대한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곧장 재의결 투표로 갈 수밖에 없고 간호법은 자동 폐기되는 것”이라고 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장관석기자 jks@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7주 만에 국민의힘에 역전됐다. 내년 총선에서 야당 의원들이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견제론’이 여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 상황에서 민주당을 둘러싼 ‘돈봉투 의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결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2%로 국민의힘(35%)보다 3%포인트 낮았다. 지난주와 비교해 민주당 지지율이 5%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반등하면서 역전된 것. 민주당은 앞서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3월 4주차 조사 이후 6주 동안 국민의힘에 지지율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앞섰지만 내년 총선에 대한 여론은 다르게 나타났다. 내년 총선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9%,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7%로 집계됐다. 두 달 전 정부 견제론(44%)과 정부 지원론(42%) 간 격차보다 10%포인트 더 벌어진 것. 다만 한국갤럽은 “정당 지지도는 현 시점 유권자의 정당에 대한 태도일 뿐, 투표 행동과는 괴리가 있으므로 의석수 예상용 가늠자로는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에서의 정권 견제 여론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것은 송영길 전 대표 등이 연루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의혹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성과와 민주당의 돈봉투 의혹 여파로 여야 지지율이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박광온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당이 안정되고 있는 만큼 정권 견제 여론이 당 지지율로 흡수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오른 33%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57%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 평가가 60% 아래로 떨어진 건 3월 4주차 이후 6주 만이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의 이유로는 외교(35%), 국방·안보(5%). 노조 대응(4%)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7주만에 국민의힘에 역전됐다. 내년 총선에서 야당 의원들이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견제론’이 여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 상황에서 민주당을 둘러싼 ‘돈봉투 의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2부터 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결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2%로 국민의힘(35%) 보다 3%포인트 낮았다. 지난주와 비교해 민주당 지지율이 5%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이 3%포인트 반등하면서 역전된 것. 민주당은 앞서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3월 4주차 조사 이후 6주 동안 국민의힘에 지지율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앞섰지만, 내년 총선에 대한 여론은 다르게 나타났다. 내년 총선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9%,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7%로 집계됐다. 두 달 전 정부 견제론(44%)와 정부 지원론(37%) 간 격차보다 5%포인트 더 벌어진 것. 다만 한국갤럽은 “정당 지지도는 현시점 유권자의 정당에 대한 태도일 뿐, 투표 행동과는 괴리가 있으므로 의석수 예상용 가늠자로는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에서 정권 견제 여론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것은 송영길 전 대표 등이 연루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의혹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성과와 민주당의 돈봉투 의혹 여파로 여야 지지율이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박광온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당이 안정되고 있는만큼 정권 견제 여론이 당 지지율로 흡수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오른 33%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57%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가 60% 아래로 떨어진 건 3월 4주차 이후 6주 만이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의 이유로는 외교(35%), 국방·안보(5%). 노조 대응(4%)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조동주기자 djc@donga.com}
최근 잇따른 부적절한 언행으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국민의힘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해 여권에서 “당원권 1년 정지 등 중징계가 내려지면 자진 사퇴를 유도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사실상 배제하는 강경책을 통해 여당 지도부를 따라다녔던 ‘최고위원 리스크’를 떨쳐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임기가 22개월이나 남은 두 최고위원이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버틸 경우 뚜렷한 후속 조치가 없다는 점이 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 당원권 1년 정지로 사실상 공천 배제 가능성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층을 공략하려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으로 해당 행위를 한 두 최고위원을 중징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도부 내에서 형성돼 있다”며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윤리위가 전권을 갖고 있어 지도부가 개입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3일) 김기현 대표가 윤리위에 태 최고위원의 공천 녹취록 파동을 기존 제주4·3 발언 등의 안건에 병합해 판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여기에 여당 지도부 내에서는 두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1년 정지 등 중징계 처분이 내려지면 최고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방식의 출구전략도 거론되고 있다. 만약 두 최고위원이 당원권 1년 정지의 징계를 받으면 사실상 내년 4월 총선 공천이 불가능하다. 3월 선출된 두 최고위원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징계를 통해 강제 사퇴시키려면 당원권 2년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그러나 형사 범죄가 아닌 부적절한 언행만으로는 이런 수준의 중징계를 내리긴 쉽지 않은 데다 과도한 징계가 내려질 경우 강경 보수 진영의 반발이 터져 나올 수 있어 자진 사퇴 카드가 떠오른 것. 하지만 두 사람이 징계가 내려진 뒤에도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버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지도부의 고민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이 궐위 상태가 되면 30일 안에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하지만 사고 상태에 대한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당원권 정지 기간이 잔여 임기인 22개월보다 짧다면 직무만 정지될 뿐 최고위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의 중징계로 당의 뜻을 보여주고 자진 사퇴를 유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문제는 두 사람의 공천 배제가 확정될 경우 당 지도부 등을 겨냥한 돌발 행동을 할 수 있어 고민이다”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두 최고위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태영호, 내년 총선 암울하게 만들어” 성토 계속이날 당내에서는 태 최고위원을 향한 성토도 계속됐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철규 사무총장은 공천이 언급된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논란과 관련해 “(태 최고위원) 본인이 있지도 않은 말을 함으로써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몰래 녹음을 해서 외부로 전달하는 행위 자체가 바람직하냐, 그것이 옳은 일이냐는 것과 별개로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고 했다. 끝날 줄 모르는 ‘최고위원 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 성남이 지역구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둘 다 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내년 총선을 굉장히 암울하게 만든 것”이라며 “정말로 단호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정부, 대통령실, 당에 다 큰 부담을 준 것”이라며 “태 최고위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두 최고위원 문제로 당분간 최고위가 계속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4일에 이어 8일에도 최고위를 열지 않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최근 잇따른 부적절한 언행으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국민의힘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해 여권에서 “당원권 1년 정지 등 중징계가 내려지면 자진사퇴를 유도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사실상 배제하는 강경책을 통해 여당 지도부를 따라다녔던 ‘최고위원 리스크’를 떨쳐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임기가 22개월이나 남은 두 최고위원이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버틸 경우 뚜렷한 후속 조치가 없다는 점이 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 당원권 1년 정지로 사실상 공천 배제 가능성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층을 공략하려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으로 해당 행위를 한 두 최고위원을 중징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도부 내에서 형성돼 있다”며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윤리위가 전권을 갖고 있어 지도부가 개입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3일) 김기현 대표가 윤리위에 태 최고위원의 공천 녹취록 파동을 기존 제주 4·3 발언 등의 안건에 병합해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는 취지다.여기에 여당 지도부 내에서는 두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1년 정지 등 중징계 처분이 내려지면 최고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방식의 출구전략도 거론되고 있다. 만약 두 최고위원이 당원권 1년 정지의 징계를 받으면 사실상 내년 4월 총선 공천이 불가능하다. 3월 선출된 두 최고위원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징계를 통해 강제 사퇴시키려면 당원권 2년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그러나 형사 범죄가 아닌 부적절한 언행만으로는 이런 수준의 중징계를 내리긴 쉽지 않은 데다 과도한 징계가 내려질 경우 강경 보수 진영의 반발이 터져 나올 수 있어 자진 사퇴 카드가 떠오른 것. 하지만 두 사람이 징계가 내려진 뒤에도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버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지도부의 고민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이 궐위 상태가 되면 30일 안에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하지만 사고 상태에 대한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당원권 정지 기간이 잔여임기인 22개월보다 짧다면 직무만 정지될 뿐 최고위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의 중징계로 당의 뜻을 보여주고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문제는 두 사람의 공천 배제가 확정될 경우 당 지도부 등을 겨냥한 돌발 행동을 할 수 있어 고민이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두 최고위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태영호, 내년 총선 암울하게 만들어” 성토 계속이날 당내에서는 태 최고위원을 향한 성토도 계속됐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철규 사무총장은 공천이 언급된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논란과 관련해 “(태 최고위원) 본인이 있지도 않은 말을 함으로써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몰래 녹음을 해서 외부로 전달하는 행위 자체가 바람직하냐, 그것이 옳은 일이냐는 것과 별개로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고 했다. 끝날 줄 모르는 ‘최고위원 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 성남이 지역구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둘 다 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내년 총선이 굉장히 암울하게 만든 것”이라며 “정말로 단호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정부, 대통령실, 당에 다 큰 부담을 준 것”이라며 “태 최고위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두 최고위원 문제로 당분간 최고위가 계속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4일에 이어 8일에도 최고위를 열지 않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진행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지난 정부에서 친중(親中) 정책을 폈는데 중국에게 얻은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방문 당시 미 의회 연설 중 6·25전쟁 때 미군이 중공군에게 승리한 ‘장진호 전투’를 언급한 대목에서 의원들이 박수를 쳤던 걸 언급하며 “한미일 관계가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文 시절 중국이 대한민국 예우해 줬나” 3일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만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 것만큼 중국이 대한민국을 예우해 줬느냐”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친중국 행보를 펼쳤지만 2017년 방중 당시 ‘혼밥’ 논란이 이는 등 중국으로부터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취지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당시 하루에 2, 3시간 자면서 일정을 소화했다는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의 친중 외교 이야기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에 문 전 대통령의 혼밥 사례도 언급됐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중국의 ‘외교적 결례’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대한민국 예우’를 거론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전임 정부처럼 중국에 저자세로 나가지 않고 당당한 외교를 펼치겠다는 구상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에 전혀 동참하지 않으면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만찬에서 “미 의회 연설에서 장진호 전투를 언급했을 때 미 여야 의원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 명의 인해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 연설을 두고 중국이 “항미원조 전쟁에서 중국이 위대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의 연설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윤 대통령은 재차 장진호 전투 대목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윤 대통령이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썼다는 얘기도 일부 참석자 사이에서 나왔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한미뿐 아니라 한일과 미일이 가까워지면 한미일 동맹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는 “한미일 3각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얘기지, 한미동맹처럼 군사적 동맹을 뜻하는 ‘동맹’이란 표현은 쓰지 않았다”며 “한미일 3국의 안보 공조가 겨냥하는 대상은 윤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짚어 말하진 않았지만 결국 북한과 중국 아니겠느냐”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평소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월성 원전 수사에 文 정부 압력 거세져”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총장으로 일할 당시 정권에 반하는 수사를 펼쳐 정치적 압력을 받았던 것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이어 월성 원자력발전소 사건을 수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압력이 가장 거세졌다”며 “결국 탈(脫)원전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검찰을 나와야 했다”고 했다. 이에 한 의원이 “그 덕에 대통령이 되셨다”라고 하자 만찬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서는 미국 국빈 만찬 중 윤 대통령이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큰 화제가 됐던 것도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당시 노래를 끝까지 다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농담조로 “더 많이 부르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아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진행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지난 정부에서 친중(親中) 정책을 폈는데 중국에게 얻은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방문 당시 미 의회 연설 6·25전쟁 때 미군이 중공군에 승리한 ‘장진호 전투’를 언급한 대목에서 의원들이 박수를 쳤던 걸 언급하며 “한미일 관계가 더욱 공고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文 시절 중국이 대한민국 예우해줬나” 3일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만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 것만큼 중국이 대한민국을 예우해줬느냐”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친중국 행보를 펼쳤지만 2017년 방중 당시 ‘혼밥’ 논란이 이는 등 중국으로부터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취지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당시 하루에 2, 3시간 자면서 일정을 소화했다는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의 친중 외교 이야기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에 문 전 대통령의 혼밥 사례도 언급됐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중국의 ‘외교적 결례’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대한민국 예우’를 거론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전임 정부처럼 중국에 저자세로 나가지 않고 당당한 외교를 펼치겠다는 구상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에 전혀 동참하지 않으면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만찬에서 “미 의회 연설에서 장진호 전투를 언급했을 때 미 여야 의원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 명의 인해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 연설을 두고 중국이 “항미원조 전쟁에서 중국의 위대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며 주장하며 윤 대통령의 연설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윤 대통령은 재차 장진호 전투 대목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 中 트집에도 “장진호 전투 언급 때 가장 큰 박수”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윤 대통령이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썼다는 얘기도 일부 참석자 사이에서 나왔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한미뿐 아니라 한일와 미일이 가까워지면 한미일 동맹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는 “한미일 3각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얘기지, 한미동맹처럼 군사적 동맹을 뜻하는 ‘동맹’이란 표현은 쓰지 않았다”며 “한미일 3국의 안보 공조가 겨냥하는 대상은 윤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짚어 말하진 않았지만 결국 북한과 중국 아니겠느냐”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총장으로 일할 당시 정권에 반하는 수사를 펼쳐 정치적 압력을 받았던 것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이어 월성 원자력발전소 사건을 수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압력이 가장 거세졌다”며 “결국 탈(脫)원전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 하고 검찰을 나와야 했다”고 했다. 이에 한 의원이 “그 덕에 대통령이 되셨다”고 하자 만찬장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한 참석자가 “최근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여당이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이다.만찬에서는 미국 국빈 만찬 중 윤 대통령이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큰 화제가 됐던 것도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당시 노래를 끝까지 다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농담조로 “더 많이 부르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아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사진)가 2017년경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측근의 소개로 인천에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지역 전세사기 주범인 남 씨는 최 전 지사와의 만남 이후 최 전 지사가 추진하던 강원 동해 망상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됐다. 남 씨 측 핵심 관계자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전 지사가 망상지구 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전인 2017년경 인천의 남 씨 회사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사업 참여를 간곡히 부탁했다”며 “이후 인허가 과정 등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해 사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는 송 전 대표 측근이자 망상지구 개발사업을 총괄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 고위직 A 씨가 주선했다고 한다. A 씨는 송 전 대표가 인천시장이던 2012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본부장으로 발탁됐고 송 전 대표가 추진했던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송도 유치 등의 실무를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 전 지사가 재임하던 2016년 7월 동자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강원도의 인허가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2020년 동해시가 사업계획을 반려하면서 개발사업은 결국 좌초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자 선정 이후 망상지구가 1, 2, 3지구로 분리됐는데 남 씨는 망상1지구를 맡았다”며 “알짜배기인 망상2, 3지구가 빠진 데다 사업 시행 후 동해시의 인허가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남 씨가 ‘속았다’며 분노했다”고도 주장했다. 남 씨는 망상지구 투자의향서에 회사 자산 규모를 부풀렸는데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최 전 지사가 평소 송 전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해왔다는 A 씨 소개로 부실 기업인 남 씨 회사를 직접 찾아가고, 거짓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사업자로 선정한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지사 측은 “최 전 지사가 인천에서 남 씨를 만난 것은 맞지만 투자 유치 차원이었다”며 “당시 (남 씨 회사 외에도) 28개 회사와 접촉을 했었다”고 해명했다. 남 씨 회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송 전 대표와의 연결고리로 의심받는 A 씨에게 동자청에 자리를 줬다는 주장에 대해선 “인천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당시 동자청장이 채용한 것으로 최 전 지사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남 씨 측은 “남 씨는 송 전 대표를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얼굴도 모르는 사이”라고 반박했다. ‘자산 부풀리기’ 의혹엔 “161개 계열사와 제3자 명의 자산을 포함시킨 것이고 검찰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방모 씨가 2021년 인천 송도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에서 분양사업 용역비 66억 원을 ‘중복 계약’해 회사에 피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방 씨는 2019∼2022년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출자한 인천글로벌시티 대표를 맡는 동안 송도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을 총괄했다. 송도아메리칸타운은 송 전 대표가 인천시장이던 2012년부터 해외 동포의 귀국을 장려하기 위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2018년 1단계 사업을 준공한 후 인천글로벌시티는 2020년 10월 지상 70층짜리 주상복합 등을 짓는 2단계 사업 시공 계약을 한 대형 건설사와 3140억 원 규모로 체결했다. 문제는 2단계 사업의 분양사업 용역을 두고 불거졌다. 당시 대표였던 방 씨는 2021년 10월 시공사에 175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 사업까지 맡겼다. 시공사는 여모 씨가 운영하는 분양대행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하지만 방 씨가 한 달 뒤인 2021년 11월 여 씨 회사에 ‘특별판촉용역’ 명목으로 66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인천글로벌시티 현 경영진은 방 씨가 사실상 같은 용역을 여 씨 회사에 66억 원을 주고 별도로 맡겨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며 올 2월 두 사람을 고소했고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 경영진 측 법률대리인은 “불법적 계약이었기에 비자금 성격의 돈을 만들어 리베이트로 되돌려받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돈이 송 전 대표 측이나 정치권으로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방 씨의 전임자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민주당 이성만 의원이다. 현 경영진의 주장에 대해 방 씨는 “이사회를 적법하게 거친 결정이고 정치적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방 씨는 여 씨 회사와의 계약에 대해 “오피스텔 등의 분양가를 두 차례 인상하면서 분양대행업체에 판매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계약”이라며 “준공도 안 한 상태에서 100% 분양됐고, 예상보다 800억 원 이상 수익이 난 상태이기에 경영적 판단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여 씨 역시 “팔아야 하는 매출 금액 기준이 280억 원 정도 더 올라가면서 (추가로) 인센티브 계약을 한 것”이라며 “(현 경영진이 주장하는) 리베이트 등은 전혀 없었고, 시공사의 협력업체들끼리 공정하게 경쟁해서 선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범 남모 씨와 더불어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연루 의혹에 대해 경찰에 신속한 특별수사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도 “남 씨 배후에 ‘인천의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있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건축왕이라는 남 씨가 다른 지역에서 투자사업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들이 있다”며 “경찰에 신속한 특별수사를 공식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 총장은 18일 KBS 라디오에서 남 씨와 관련해 “(인천 외 지역에서) 위조 조작된 서류로 특혜 사업자로 지정받았는데 거대한 힘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라며 “그 배후에 특정 정치인이 있었다는 제보와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업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강원 동해 망상1지구 개발사업이다. 남 씨가 운영하는 회사가 2018년 망상1지구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인천의 민주당 유력 정치인을 통해 강원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남 씨 회사는 부실기업이었는데도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해당 개발구역 토지를 200여억 원에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650여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업은 5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로 최근 새 사업자를 물색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인천 지역 인사들이 2016년경 망상1지구를 관할하는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의 요직으로 옮겨와 인천의 유력 정치인과 당시 강원도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며 “이 유력 정치인이 동해에서 열린 남 씨 회사 행사에 축사를 하려던 정황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맡은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남 씨와 유력 정치인의 연루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범 남모 씨와 더불어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연루 의혹에 대해 경찰에 신속한 특별수사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도 “남 씨 배후에 ‘인천의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있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국회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건축왕이라는 남 씨가 다른 지역에서 투자사업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들이 있다”며 “경찰에 신속한 특별수사를 공식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 총장은 18일 KBS 라디오에서 남 씨와 관련해 “(인천 외 지역에서) 위조 조작된 서류로 특혜 사업자로 지정받았는데 거대한 힘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라며 “그 배후에 특정 정치인이 있었다는 제보와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업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강원 동해 망상1지구 개발사업이다. 남 씨가 운영하는 회사가 2018년 망상1지구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인천의 민주당 유력 정치인을 통해 강원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남 씨 회사는 부실기업이었는데도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해당 개발구역 토지를 200여억 원에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650여억 원을 대출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업은 5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로 최근 새 사업자를 물색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인천 지역 인사들이 2016년경 망상1지구를 관할하는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의 요직으로 옮겨와 인천의 유력 정치인과 당시 강원도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해왔다”며 “이 유력 정치인이 동해에서 열린 남 씨 회사 행사에 축사를 하려던 정황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맡은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남 씨와 유력 정치인의 연루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국회에서 ‘전세사기 방지법’안이 줄줄이 발의됐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의 과도한 정쟁으로 국회가 멈춰 선 사이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20, 30대 청년 세대들이 비극적 선택으로 내몰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올해 1월 임시국회 때는 북한 무인기 이슈와 ‘이재명 사법리스크’ 논란 등으로 싸우느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사망자가 나온 2월 이후로도 법안 발의만 경쟁적으로 했을 뿐 제대로 진척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6대 법안 기준 17건 상임위 계류 동아일보가 18일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9월부터 국회에 발의된 전세사기 관련 법안 27건 가운데 17건이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사이 지난해 10월 ‘빌라왕’ 사건이 불거졌다. 전세사기 방지 법안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주택도시기금법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공인중개사법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 △지방세징수법 등 6가지로 크게 분류된다. 이 가운데 ‘나쁜 임대인’ 및 ‘나쁜 임대사업자’ 명단을 공개하는 법안과 임대업자가 세금을 체납할 경우 임대주택 등록을 거부하는 법안 등이 최근 들어서야 뒤늦게 처리됐고, 다수 법안들은 여전히 상임위 단계에서 발목을 잡혀 있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전문인력 지원 등을 의무화하도록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총액 한도를 확대하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민주당 박상혁 의원안)은 국토교통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전세사기에 가담한 감정평가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감정평가사법 개정안(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체계자구심사가 진행 중이다. 보증금 회수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면서 관련 법안 발의도 줄을 이었지만 역시 처리까지는 난망한 상황이다. 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주택 임차인 보증금 회수 및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임대보증금미반환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다.● 뒷북 대책 마련 나선 與野 결국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여야 모두 뒤늦게 부랴부랴 대책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정부가 4차례에 걸쳐 21개 전세사기 대책을 세우고 실행 중이나 국민께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해 통탄스럽다”며 “어떻게 해야 국민에게 힘이 될지 더 큰 책임감으로 보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는 인천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조속히 만나는 한편으로 이르면 19일 인천 전세사기 피해로 목숨을 끊은 30대 여성 A 씨의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18일 세입자 집이 경매에 부쳐지더라도 임차보증금을 집주인의 재산세 등 지방세 체납액보다 우선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민주당에서는 ‘선 지원 후 구상권 청구’, ‘깡통전세·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 등의 대책을 제안한 바 있다”며 “민주당이 내놓은 대책이 아니어도 좋고 어떤 대책이든 좋으니 정부는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19일 ‘전세사기 대책’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은 거대 양당을 겨냥해 “국회의 책임”이라며 협치를 촉구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전세사기 피해 방지와 구제대책 법안 통과는 거대 양당 정쟁과는 무관하게 억울하고 부당한 피해자들의 목숨을 살리는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5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급락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도부의 연이은 설화에 이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내홍에, 더불어민주당은 ‘돈봉투 의혹’ 수렁에 각각 빠져들었다. 국정 운영의 3대 축인 대통령실과 여당, 제1야당이 동시에 총체적 난국에 빠져드는 기현상 속에 민생을 위한 정치력이 실종되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7%를 기록했다는 한국갤럽의 16일 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대해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만 냈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미국 감청 의혹이 제기된 유출 문건을 “위조”로 성급하게 단정했다는 논란 속에 한 주 만에 4%포인트 하락한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개월 전보다 정부의 주요 정책 현안과 관련해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집권 1년간 야당 대표를 따로 만나지 않은 것도 정치 실종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에선 국정운영 동력 회복을 위한 대통령실 인적개편과 개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1%로 지난달 8일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한 달여 만에 8%포인트 떨어졌다. 전 목사 관련 갈등이 격화되면서 “당이 전 목사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당내에서는 “집권여당으로서 정책 입안을 주도하거나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모습보다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에 의존하려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갤럽 조사 지지율(36%)에서 국민의힘을 앞섰지만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이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구체적인 진상 규명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69석의 의석수를 앞세워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간호법 제정안 등 입법 독주를 이어가면서 협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무당층이 29%에 달하는 것도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대안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민생을 위한 협치보다 혐오 정치가 반복되면서 정부 여당과 야당 모두 지지율이 답보하거나 하락하는 이례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로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비전을 보여줘야 국민들이 호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당 지도부가 도저히 영(令)이 서질 않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당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걸린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이은 당 지도부의 설화와 내홍에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기현 대표가 최근 전광훈 목사 발언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을 비판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것을 두고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까지 확대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손잡고 가야 할 사람은 손절하고, 손절해야 할 사람에게는 손절당하는 치욕스러운 일이 생기게 됐다”며 “선후도 모르고 앞뒤도 모르는 그런 식견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 수 있겠나”라고 썼다. 자신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김 대표와 17일 ‘국민의힘과 결별 선언’ 기자회견을 예고한 전 목사를 동시에 비판한 것. 그는 이어 “귀에 거슬리는 바른말은 손절, 면직한 지도부가 당을 욕설 목사에게 바친 사람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도 썼다.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당이 잘못된 길을 가거나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가면 거침없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이날 경기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우리는 그쪽(전 목사 측)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답했다. 연일 내홍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은 30%대도 위협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11∼13일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1%포인트 떨어진 31%로, 김 대표 취임 직후인 3월 1주 차(39%) 이후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상승한 36%를 기록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극우 세력과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보니 아무리 민생 행보를 이어가도 중도층에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번 주부터 당 외연을 확장하는 행보를 본격화하며 위기 탈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4·19혁명 기념일과 장애인의 날(20일) 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지 않고 집토끼만 잡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19일로 예정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은 연기했다. 또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 호남을 선제적으로 방문해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복합쇼핑몰’ 등을 포함한 호남 민생 정책을 본격화하는 행보도 검토 중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당 지도부가 도저히 영(令)이 서질 않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일 동아일보 통화에서 최근 당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걸린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이은 당 지도부의 설화와 내홍에 지지율이 연일 하락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기현 대표가 최근 전광훈 목사 발언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을 비판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것을 두고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까지 확대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손잡고 가야 할 사람은 손절하고, 손절해야 할 사람에게는 손절 당하는 치욕스런 일이 생기게 됐다”며 “선후도 모르고 앞뒤도 모르는 그런 식견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 수 있겠나”라고 썼다. 자신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김 대표와 17일 ‘국민의힘과 결별 선언’ 기자회견을 예고한 전 목사를 동시에 비판한 것. 그는 이어 “귀에 거슬리는 바른말은 손절, 면직한 지도부가 당을 욕설 목사에게 바친 사람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도 썼다.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당이 잘못된 길을 가거나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가면 거침없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바로 잡을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이날 경기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우리는 그 쪽(전 목사 측)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답했다. 연일 내홍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은 30%대도 위협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11∼13일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1%포인트 떨어진 31%로, 김 대표 취임 직후인 3월 1주차(39%) 이후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상승한 36%를 기록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극우 세력과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보니 아무리 민생 행보를 이어가도 중도층에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번 주부터 당 외연을 확장하는 행보를 본격화하며 위기 탈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4·19혁명 기념일과 장애인의 날(20일) 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지 않고 집토끼만 잡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19일로 예정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은 연기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 호남을 선제적으로 방문해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복합쇼핑몰’ 등을 포함한 호남 민생 정책을 본격화하는 행보도 검토 중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이 7일 21대 국회의 마지막 여당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4선의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과 3선의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의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새로 뽑힐 여당 원내사령탑은 정부 주요 국정과제의 입법을 이끌고 김기현 대표와 함께 당의 ‘투 톱’으로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한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1961년생 동갑내기로 나란히 친윤(친윤석열) 진영으로 꼽힌다. 그러나 수도권과 대구·경북이라는 상반된 지역 배경이 원내대표 선거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 두 사람에게 대야(對野) 협상 전략과 내년 총선 구상 등을 들어봤다. 》“35년간 의정 경험 바탕 ‘수도권 바람’ 선봉될 것” ‘수도권 친윤’ 4선 김학용 의원 “영남 당대표-수도권 원내대표전국 정당 면모 갖춰나갈 것동물국회 안되게 선진화법 개정” “영남 당 대표와 수도권 원내대표로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추겠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낸 김학용 의원(62·경기 안성)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 출신인 김기현 대표와의 지역적 조합을 강조했다. 수도권에서만 네 차례 연속 당선된 그는 내년 총선 목표로 현재 19석에 불과한 여당의 수도권 의석을 과반(61석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1988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김 의원은 “35년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수도권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내대표에 출마한 이유는?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정치가 혐오와 비난의 대상이 됐다. 다선 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정치를 복원하는 게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해 출마했다.” ―경쟁자인 윤재옥 의원과 비교했을 때 강점은? “풍부한 의정 경험이다. 만 27세에 국회에 비서관으로 들어와 경기도의원 3선과 국회의원 4선을 하며 35년 동안 의정활동을 했다. 밑바닥부터 올라와서 야당과 얘기가 되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다. 국회에서 국방위원장과 환경노동위원장 등을 할 때 ‘김학용이 맡으면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169석의 더불어민주당에 맞설 계획은 무엇인가. “21대 국회는 ‘동물국회’가 됐다. 상임위마다 여야 동수의 안건조정위원회를 두는 국회선진화법이 민주당 출신들의 위장 탈당으로 무력화됐다. 민주당과 협의해 다음 총선에서 누가 1당이 되더라도 ‘동물국회’가 안 되도록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 ―여당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 일색’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대선 때 난 국회의원 재선거(안성)를 치러서 대선 캠프에서 중요 직책을 맡은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비교적 (친윤 일색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당연히 의원 115명에게 고른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본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해야 하지만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인 민심 동향과 국회 입장을 가감 없이 전달하면서 이견을 조정해나갈 것이다. 원내와 정부 간 정례 워크숍도 추진하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용산발(發) 낙하산 공천’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멀쩡한 의원들을 무, 배추 솎아내듯 하는 것은 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당연히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 당의 취약지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일찍 공천을 주는 게 맞다. 다만 의정활동 평가가 현저히 낮거나 비리 범죄 결격사유가 있으면 당연히 제외해야 한다.”“선거 경험-디테일 다갖춰… 공정한 경쟁속 공천 약속”‘TK 친윤’ 3선 윤재옥 의원 “尹지지도 견인하려 출사표 극단의 정치 안돼… 수준 올려야영문도 모르고 공천서 배제 안돼” “큰 원내 협상을 해봤고 큰 선거를 이겨봤다. 특히 선거는 ‘A부터 Z까지’의 디테일을 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한 윤재옥 의원(62·대구 달서을)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큰 경험과 디테일’을 강조했다. 2018년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드루킹 특검법’을 통과시킨 원내 협상 경험과 지난해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승리한 경험을 토대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미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내대표에 출마한 이유는? “지금 당이 풍전등화고, 총선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치르는 이번 원내대표는 협상 경험과 선거 경험을 다 갖춰야 한다. 원내를 실수 없이 관리하고 민심의 방향을 정확하게 꿰뚫어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려고 출사표를 던졌다.” ―경쟁자인 김학용 의원과 비교했을 때 강점은? “원내 협상 경험이다. 직접적으로 큰 협상을 해봤고 대선 때 큰 선거 조직을 관리해본 경험이 있다. (대선 당시 상황실장으로) 선거의 A부터 Z까지 제 손을 거쳐서 치러서 디테일도 안다는 게 강점이다.” ―169석의 더불어민주당에 맞설 계획은 무엇인가.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지난 정부가 자기 편만 보고 정치를 해왔고, 대선까지 거치면서 정치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 협상 파트너에게 ‘정치의 수준을 같이 올리자’고 호소할 거다. 의석수가 부족하니 선택과 집중을 해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며 국민께 덜 지탄받는 국회를 만들 거다.” ―여당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 일색’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의원들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대한 생각은 다름이 없는데 방법론에서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윤 대통령도 모든 의원을 대선 승리를 이끈 동지라고 생각할 거다. 윤석열 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의 길을 반드시 찾아내 의원들이 다 함께 갈 수 있게 애쓰겠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공을 위해 필요한 얘기는 전달하고 민심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서로 충분히 어떤 얘기든 할 수 있고 뭐든 조율이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정책에서 더 이상 혼선이 나오면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없다. 당정이 충분히 논의한 다음 발표하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용산발(發) 낙하산 공천’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물갈이 자체를 위한 물갈이는 안 된다. 이제까지 성공하지도 않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어떤 경우에도 공정한 경쟁을 붙이겠다.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균형추 역할을 하겠다. 영문도 모르고 공천에서 배제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한덕수 국무총리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필요하면 독자적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일본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오염수 문제에 대해선 국민 안전과 과학이 분명히 최우선 순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번(한일 정상회담)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언급했다가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가 돌덩이냐”는 반발을 샀다.● 韓 “돌덩이 치워” 野 “굉장히 유감” 대정부질문 첫날의 핵심 쟁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및 수산물 수입 논란이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이 “윤 대통령이 방일 중 오염수 방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진 것.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일본 언론의 보도가 오보라면 강력하게 대응하라”며 “국내 언론 보도에는 성질내고 비행기(대통령 전용기)도 안 태우면서 해외 보도엔 아무 조치를 안 취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한 총리는 “언론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건 우리 정책을 명확하게 집행하는 것이다”라며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 비판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김상희 의원 질의에 한 총리는 “많은 외교적 결정은 최종적인 외교 책임자의 결단이 필요하고, 그 결정이 비판받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 국익을 느끼기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전임 정부의 한일 외교 실패를 해결하기 위한 결단이었다는 것. 이어 “일본에 굴욕적으로 해법을 갖다 바쳤으면 우리가 받아올 게 있었어야 한다”는 김 의원의 지적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며 “그런 돌덩이를 치운 노력을 토대로 이제 (일본과) 하나하나를 다 논의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굉장히 유감이다.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어떻게 30년 넘도록 투쟁해서 우리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쟁취한 사법적 관련 권리를 돌덩이로 비유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윤영덕 의원도 “이분(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가장 거대한 돌덩이, 미래적 한일 관계를 방해하는 훼방꾼인가”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민주당이 한일 정상회담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이제까지 그런 것 해본 적 없지 않느냐”며 “이건 고도의 통치권적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의 사퇴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 총리는 김 전 실장 교체 시점에 대해 “발표되기 몇 시간 전쯤 (알았다)”라며 “(내가) 주미 대사를 했지만 그런 인사(조치)에 의해 국가 정책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는 차질이 없다는 취지다.● 與 “제2광우병 괴담” 野 “한미회담 의제로” 여야 지도부는 이날 대정부질문 시작에 앞서 오전부터 오염수 방출 및 수산물 수입 문제를 두고 ‘괴담’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감한 국민 먹거리를 두고 거짓 선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2007년 광우병,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괴담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 사드 전자파에 몸이 튀겨진다는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민주당에 대한 엄중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제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출 문제를 정식 의제로 끌어올려 미국의 전향적 입장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며 “‘괴담’ 운운하면서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반박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