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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서 1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최서단 지역 투아스의 ‘투아스 핑거3’ 매립 공사 현장.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 수십 대가 해안가를 따라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트럭 행렬의 길이는 5km가 넘는다고 했다. 덤프트럭이 바다 앞에 모래를 쌓자 대기하던 굴착기가 모래를 떠 바다에 부었다. 현장에 매일 투입되는 덤프트럭은 최소 1000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거의 1분에 1대씩 투입되는 셈이다. 투아스 핑거3는 바다를 메워 컨테이너 터미널 4곳을 건설하는 ‘투아스 메가포트(항만) 프로젝트’ 중 세 번째 공사 현장이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시공 중인 해상 토목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총면적 387ha는 여의도의 1.3배에 해당한다. 공사비는 13억1100만 달러(약 1조75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공정은 75%로, 2년 전만 해도 수심 20m 이상의 바다였던 곳에 육지가 조성되고 있다.● 해양 토목의 핵심, 12층 크기 ‘케이슨’ 제작 현대건설은 2018년 2월 일본 펜타오션, 네덜란드 보스칼리스와 손잡고 이 공사를 수주했다. 지분은 현대건설과 펜타오션이 각각 35%, 보스칼리스가 30%다. 3개사가 공동으로 사업을 따내긴 했지만 핵심 구조물인 ‘케이슨’ 제작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현대건설은 케이슨 제작 및 설치를, 나머지 2곳은 준설과 매립을 담당한다. 케이슨은 컨테이너선이 항구에 접안할 때 맞닿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방파제 역할도 한다. 케이슨이 항만 테두리에 먼저 자리를 잡아야 그 안쪽에서의 매립이 본격 시작된다. 김광섭 현대건설 투아스 핑거3 현장소장은 “케이슨 제작과 설치는 대형 해양 토목 공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공정”이라며 “중국 기업 등이 저가 수주로 밀고 들어오지만 우리 기술력과 노하우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투아스 핑거3에 사용되는 케이슨에는 현대건설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케이슨 1함의 크기는 12층 아파트 1개 동과 맞먹는다. 가로 40m, 높이 30m, 폭 20m 크기인데, 무게는 1만3500t이 나간다. 사업에 투입되는 케이슨은 총 227함으로 일렬로 놓았을 때 길이가 9.1km다. 회사는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케이슨 바닥에 쓰이는 철근을 선조립해 1함당 공기를 8시간 단축했다. 산술적으로 1816시간, 그러니까 총 76일을 아낀 것이다. 여기에 벽체 콘크리트 작업 속도를 기존 작업 대비 40% 향상시켜 총 3개월을 단축했다. 바닷물에 닿는 케이슨이 부식되지 않게 외부에 화학물질인 실레인을 도포하는 작업도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크레인을 타고 12층 높이에서 일일이 실레인을 분사했는데 현장에서 자동화 시설을 개발했다고 한다. 조성재 투아스 핑거3 공무팀장은 “실레인 자동화 도포 장비는 2020년 싱가포르 건설협회에서 주최한 안전 및 건강 혁신 부문에서 최고인 금상을 받았다”며 “싱가포르 정부와 기관, 발주처 등과 신뢰를 더 쌓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제작이 끝난 케이슨을 운송하고 설치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현대건설은 케이슨을 2만 t급 플로팅 독(물 위에 뜨는 선박 거치 설비)에 실어 바다로 운반했다. 예인선이 플로팅 독을 끌고 정해진 위치에 도착하면 바지선이 수심 25m 바다에 케이슨을 설치한다. 케이슨 사이 간격은 10cm를 넘지 않는다. 배를 타고 바다에 설치된 케이슨을 직접 살펴보니 간격에 손바닥 하나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김대웅 투아스 핑거3 공사팀장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케이슨이 바닷속에서 정확히 자리를 잡도록 한다”며 “227함 중 185함이 설치됐고 공사 일정에 맞춰 42개 함도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국토 7% 확장한 현대건설 싱가포르에서 투아스 핑거3를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이 제주의 40%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바다를 메워 국토를 확장하는 게 핵심 과제다. 현대건설은 1981년 풀라우테콩 공사를 시작으로 창이 국제공항, 테콩섬 2단계, 투아스 핑거1 등 싱가포르의 굵직한 해상 토목 매립 공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현대건설이 확장한 싱가포르 국토는 전체 면적의 7%나 된다. 향후 발주가 나올 주요 매립 사업으로는 핑거3 현장 바로 옆 핑거4를 비롯해 국제 크루즈 터미널, 투아스 북부 등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장 싱가포르에서 2030년경 해수면 상승을 우려해 섬 남단 롱아일랜드 쪽에 매립 사업을 계획 중”이라며 “현대건설이 케이슨을 처음 적용한 1976년부터 기술력을 축적해온 만큼 수주전에서 강점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며 싱가포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간척 사업 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장은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도네시아 등 섬나라를 중심으로 간척 사업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전 세계 공항 및 항만 개발 과정에서 많은 매립 공사들이 발주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간척 사업은 단순히 공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도로와 도시 개발 등 추가 수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투아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저 건물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신속하게 올릴 수 있나요?” 현대건설 싱가포르 지사는 올해 5월 싱가포르 3대 시행사 중 한 곳으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다. 현대건설이 싱가포르 래브라도 지역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지하 변전소를 짓고 그 위에 지하 4층∼지상 34층 오피스 타워를 올리는 공사 현장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현대건설이 이 사업을 수주한 건 2021년 2월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4분기(10∼12월) 예정대로 준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우진 현대건설 현장소장은 “현지 시행사를 만나 골조 공사 단계에서 철골튜브에 넣을 철근을 선조립하는 등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적용한 기술들을 소개했다”며 “코로나19 시기 현장에 숙소와 검사소를 모두 두고 공사를 진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기를 맞췄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건설사들의 선진 건축기술 각축전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내 랜드마크를 다수 건설하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2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981년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한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157억 달러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업계 싱가포르 누적 수주액(475억 달러)의 33% 수준으로 국내 1위다. 수주 건수로는 전체 416건 중 90건을 수주했다. 싱가포르 유명 관광지인 마리나베이에 있는 아시아스퀘어타워, 마리나원을 비롯해 사우스비치 복합빌딩, 선텍시티 등이 모두 현대건설이 시공한 건축물이다.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수주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현지 진출 이후 43년간 정부와 공공기관 등 주요 발주처와 신뢰 관계를 유지한 덕분이다. 2012년 현대건설이 한국전력과 비슷한 공공기관인 싱가포르전력청(SP)이 발주한 지하 케이블 터널 공사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안학균 현대건설 싱가포르 지사장은 “어느 날 발주처에서 새벽에 갑자기 현장 점검을 나왔다. 당시 현장소장이 현장에서 지휘를 하고 있던 건설사는 현대건설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래브라도 프로젝트의 발주처도 SP”라며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지하 변전소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래브라도=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1. 2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최고 59층 주상복합아파트 ‘한양수자인그라시엘’ 1층. 지하철 1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가 지나는 청량리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초역세권이다.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했는데 상가에는 적막감이 흘렀다. 실제 1층 상가 73곳 중 63곳(86.3%)이 비어 있었다. 20분가량 상가 복도를 거니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5명뿐이었다. #2. 같은 날 1만 채에 육박하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상가. 공인중개업소 10여 곳을 지나자 전단들이 널브러진 공실이 나타났다. 전단 위로는 먼지가 수북했다. 2020년 1월부터 10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곳이다. 조합 관계자는 “전용면적 37㎡ 분양가를 26억 원에서 14억3000만 원까지 내렸지만 사겠다는 연락이 없다”고 했다. 입주한 지 5년 8개월 된 이 단지 1층 상가 123개 중 14개(11.4%)가 공실이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초기엔 30∼40개쯤 비었는데 그나마 월세를 절반으로 떨어뜨려 공실을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황금알 낳는 거위’로도 불리던 신축 대단지 아파트 내 상가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재건축 조합들이 수익성을 높이려 상가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던 게 고금리 시대를 맞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웬만한 생필품들을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구입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단지 상가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대단지 아파트 상가 1층 24.1%가 공실 본보가 23∼25일 서울에서 입주 6년 이내 신축 대단지 아파트 13곳(총 3만3202채)의 1층 상가를 직접 세어 보니 677곳 중 163곳(24.1%)이 공실이었다. 한양수자인그라시엘에 이어 동대문구 ‘롯데캐슬 SKY-65’와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1층 상가의 공실률이 각각 50.0%, 34.8%로 높았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5개 아파트 단지 상가 1층 평균 공실률은 13.5%였다. 비강남권 평균(8곳·33.4%)에 비해선 낮았지만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강남구 ‘개포프레지던스자이’ 1층 상가는 48개 중 15개(31.3%)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 수익률이 떨어져 조합이 보유한 상가 8개 중 7개가 미분양으로 남았다”고 했다. 아파트 상가가 추락한 이유는 우선 고금리 때문이다. 앞서 저금리 시기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투자자들은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을 받아 상가에 투자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7∼12월) 이후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투자자들은 임대료로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재건축 조합 및 시행사들은 상가를 전용 33㎡ 내외로 잘게 쪼개고 평당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왔다. 상가 분양대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는 1층 상가 분양가가 3.3㎡당 7800만∼1억1000만 원대였다. 아파트 분양가(5653만 원)의 최대 2배에 달한다. 분양가가 높다 보니 임대료도 높아졌다. 경기 둔화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입주를 꺼리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한 것도 상가 침체의 주요 원인이다.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몰과 배달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상가 1층에 입점할 소매 업체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 래미안원베일리와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등 대단지 상가 3, 4실 중 1곳은 공인중개업소였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5%밖에 올리지 못하다 보니 늦어지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임대료를 받겠다고 버티는 임대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상가 공실로 재개발·재건축 발목 단지 내 상가 공실 문제는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으로 비화돼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2022년 10월 입주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조합(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은 올해 6월 시공사인 대우건설로부터 토지 가압류를 당했다. 아파트 단지 상가 분양이 저조해 약 185억 원의 공사비 잔금을 내지 못한 것이다. 당초엔 30여 개의 상가를 개당 약 10억 원에 분양해 300억 원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상가가 3개밖에 분양되지 않았다. 최근 분양가를 절반으로 낮춰 미분양을 털어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400여 명이 5000만 원 정도씩 분담금을 내면서 잔금을 지급했다”며 “아직 상가 10개 정도가 남아 있다”고 했다. 공공주택 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강남구 신혼희망타운 ‘디아크리온강남’은 단지 상가 10개 중 8개가 미분양 상태다. LH로서는 제때 비용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상가 공실 문제가 정비사업 속도를 늦춰 주택 공급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금리가 높고 소비 패턴의 변화도 심해 향후 단지 내 상가 공실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단순히 임대인과 임차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건축, 재개발 조합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신축 대단지마저도 상가 공실 우려가 커지면서 중소 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는 상가 조합원들이 상가 대신 아파트를 분양받겠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상가 소유주의 의견을 종합해 신규 상가를 짓지 않는 방향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상가 조합원 중 과반이 상가를 짓지 말자고 했다”며 “상가보다는 아파트를 받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2021년 6월 입주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848채)도 상가 없이 재건축을 진행했다. 단지 내 상가 조합원들이 아파트로 분양을 받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강남권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 조합원 중에도 코너 상가, 대형 상가를 받는 조합원들 정도만 상가로 분양받기를 원한다”며 “1000채 미만 중소형 단지에서는 상가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로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상가 조합원과 아파트 조합원들의 갈등도 빚어진다. 올해 4월 서울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총회에서는 상가 조합원이 일반분양가에 평당 500만 원을 가산해 아파트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이 상정됐지만 아파트 조합원 반대로 부결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조합원들이 상가 조합원들의 이익이 너무 커진다고 생각해서 부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류점동 랜드엔지니어링 대표는 “최근 상가 인기가 떨어지다 보니 상가 소유주들이 조합원 분양가보다 훨씬 높은 일반 분양가도 받아들이겠다는 경우가 많다”며 “상가 조합원과 아파트 조합원 갈등은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신축 대단지마저도 상가 공실 우려가 커지면서 중소 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는 상가 조합원들이 상가 대신 아파트를 분양 받겠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상가 소유주의 의견을 종합해 신규 상가를 짓지 않는 방향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상가 조합원 중 과반이 상가를 짓지 말자고 했다”며 “상가보다는 아파트를 받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2021년 6월 입주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848채)도 상가 없이 재건축을 진행했다. 단지 내 상가 조합원들이 아파트로 분양을 받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강남권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 조합원 중에도 코너 상가, 대형 상가를 받는 조합원들 정도만 상가로 분양받기를 원한다”며 “1000채 미만 중소형 단지에서는 상가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로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상가 조합원과 아파트 조합원들의 갈등도 빚어진다. 올해 4월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총회에서는 상가 조합원이 일반분양가에 평당 500만 원을 가산해 아파트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이 상정됐지만 아파트 조합원 반대로 부결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조합원들이 상가 조합원들의 이익이 너무 커진다고 생각해서 부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류점동 랜드엔지니어링 대표는 “최근 상가 인기가 떨어지다 보니 상가 소유주들이 조합원 분양가보다 훨씬 높은 일반 분양가도 받아들이겠다는 경우가 많다”며 “상가 조합원과 아파트 조합원 갈등은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2월 금리 인상을 멈춘 이후 13차례(약 1년 7개월) 연속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은 이미 금리를 내렸거나 인하를 사실상 예고한 상태지만 한국만 불어나는 가계빚에 손발이 묶여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물가 수준만 보면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상승률도 내리는 상황만 보면 금리를 인하하는 게 맞지만, 집값과 가계빚 등 금융 불안이 심각해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금리 동결 행진은 속속 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다른 나라들의 행보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앞서 캐나다가 주요국 중 최초로 올 6월부터 금리를 두 번 연속 낮췄고 6월에 금리를 한 차례 내린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중국도 지난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췄고, 영국 역시 이달 초 4년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미국도 다음 달 인하가 확실시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참석자 중 대다수는 9월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봤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리는 ‘빅컷’을 점치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통령실은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별도 입장을 내놨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이날 당장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애초에 가계부채 및 집값 관리에 실패한 것이 지금 한은의 손발을 꽁꽁 묶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와서 내수를 살리려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가는 불붙은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는 6월 말 현재 1896조 원으로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부동산 가격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해 서울 아파트값은 2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 ‘가계빚-집값 늑장대응’ 부메랑… 내수침체에도 금리 못내려[한은 역대최장 금리동결]한은, 올 성장률 2.5→2.4% 하향… 이창용 “가계부채 위험 신호 많아”부동산 과열에 ‘금리인하’ 못꺼내… 정부, 뒤늦은 규제로 주담대 급증금융권 “금리인하 10월도 미지수”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은 부동산 시장 열풍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서다. 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3.50% 동결을 발표하며 “내수는 시간을 갖고 금리 인하 폭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은 지금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세수 부족 등으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카드를 선뜻 꺼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집값-가계부채에 막혀 버린 금리 인하 경제 지표들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4%로 낮춘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며 “소득 개선 지연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고 평가했다. 물가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로 5월(2.6%)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미룬 것은 내수 침체보다는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를 더 시급한 문제로 봤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대응에 대해 “그런 고리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빚을 내 집을 사는 ‘영끌족’에게도 “만약 예전의 0.5% 금리 수준으로 조만간 돌아가서 ‘영끌’ 시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이야기하겠다. 금통위원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통화정책은 운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8·8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한국부동산원의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32%로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올 6월 말 가계부채 잔액은 3개월 전보다 13조8000억 원 불어나 역대 최대를 보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6조 원 늘어 전체 가계 빚 증가를 이끌었다.● 금리 인하 10월에도 미지수 정부의 ‘자충수’가 가계부채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가 올해 초 1%대 정책 대출을 내놓고,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던 2단계 스트레스(가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미루는 등 주담대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를 줄이기로 하는 등 정부가 뒤늦게 규제에 나섰지만 효과 여부도 미지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리는 높여 놓고 가계와 기업에 저금리성 정책자금을 공급하면서 부채 급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정책 대출 증가로 주택 수요는 늘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봉쇄함에 따라 주택 공급이 막혀 집값도 급등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결국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안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 10월 인하를 점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JP모건은 이날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10월보다는 11월로 한 달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너무 늦어져 경기 침체에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금리 인상 폭이 작았던 만큼 금리 인하 속도도 미국보다 늦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대우건설은 베트남 북부 도시 타이빈성에서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자로 승인 받아 도시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회사는 타이빈성 일대에 여의도 면적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96만3000㎡ 규모로 신도시를 조성한다. 타이빈성은 베트남 북부에 있는 해안 도시로 수도 하노이에서 110km, 북부 경제도시 하이퐁에서 70km 떨어진 곳에 있다. 사업 규모는 총 3억9000만 달러(약 5200억 원)로 공사 기간은 내년부터 2035년까지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현지 기업인 그린아이파크, 국내 중소기업 제니스와 손잡고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체 사업 지분의 51%를 가지고 사업을 주관한다”며 “인도네시아, 인도, 나이지리아, 캐나다 등으로 도시개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최근 고금리와 경기 불안 등으로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부동산 빨간펜에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과 관련한 질문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번 주는 상가임대차법과 관련해 독자 3명의 질문을 모아봤습니다. 상가임대차법 전문 윤예림 변호사와 이인덕 이재식 서울시 상가임대차상담센터 위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Q. 서울에 거주하는 상가 임대인입니다. 빵집을 운영하는 임차인이 보증금 1500만 원, 월세 90만 원을 내고 영업 중인데요. 2021년 9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최초 계약을 맺고, 2023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보증금 변동 없이 재계약했습니다. 올해 갱신 계약 시기를 앞두고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5% 인상을 요청했더니, 임차인이 인상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동일 조건 계약 갱신을 청구하며 내용증명을 보내왔습니다. 월세를 인상하고 싶으면 소송을 제기하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재계약할 때 매번 소송을 제기해야 할까요? A. 먼저 상가임대차법 기본 개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과의 갱신 계약 시 기존 임대료의 5% 범위에서 인상을 요구할 수 있고, 만약 5% 이상의 금액으로 계약이 성립됐다고 하더라도 5%를 넘는 부분은 무효입니다. 증액은 임대인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고, 임차인과의 의사 합치가 필요합니다. 일방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의사 표시만으로는 월 차임 등을 증액할 수는 없습니다. 위 사례의 경우 서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임대인이 차임 증액 청구 소송을 진행해 차임을 증액할 수 있습니다. 차임 증액 소송은 임차 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 증가,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차임 또는 보증금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될 시 이러한 점을 소명하여 제기하게 됩니다. 소송 중 해당 상가의 적정 임대료 감정을 통해 적정 임대료를 산출하고, 이 감정가 내에서 기존 차임의 5% 한도의 금액으로 차임 증감을 하라는 판결이 나오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지속해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이번 재판에서 증액 결정이 났다고 하더라도 추후 계약 갱신 때 임차인이 증액을 거절하면 그때마다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지만 소송까지 가는 것보다는 임차인과 다시 한번 얘기를 나눠보시고 협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 현재 4년 동안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차인입니다.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5만 원에 계약했고, 최근 재계약을 앞두고 임대인이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20만 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보증금 1000만 원에 110만 원으로 하자고 얘기를 나눴는데 갑작스레 임대료를 올려 말싸움했습니다. 이번 달부터 사정이 생겨 월세를 못 내고 보증금에서 제외하라고 했더니, 월세를 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임대인과 계약할 때 내기로 한 임차료는 최대한 연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월세를 3차례 이상 연체한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갱신 계약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연속해서 연체하는 것과 무관합니다. 1월분, 3월분, 5월분을 지급하지 못해 연체한 월 차임의 합계가 3개월분이라면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3개월분을 밀렸다고 해서 임차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임차인의 짐을 들어내는 것은 안 됩니다. 임대인은 법원의 판결문을 받아야 합니다. 아무쪼록 임대인과 합의로 풀어 가시기 바랍니다. Q. 충남 천안시 3층짜리 상가건물 소유주입니다. 그동안은 3층을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300만 원을 받아왔으나 세입자가 나갔습니다. 새로 계약하려는 사람이 입주 초기에 1년 동안만 월세를 아주 많이 깎아주고(월 100만 원), 1년 후부터 정상적인 월세(월 250만 원)를 내겠다고 합니다.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1년에 5% 이상은 못 올리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입자의 요구대로 입주 초기 1년은 월세 100만 원으로 하고, 입주 1년 후에 250만 원을 받게 되면 250% 인상하는 꼴이 되는데요. 계약을 맺어도 괜찮을까요? A. 보통 시세보다 특정 시기 동안 한시적으로 낮추어 월 차임을 받겠다는 계약은 가능합니다. 다만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특약을 넣는 게 좋겠습니다. 기존 시세는 어떤 상황이고, 이번 계약에서는 어떤 조건으로 하는데, 한시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월 차임을 낮게 책정하여 받는 것이고, 일정 시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월 차임을 계약서에 기재된 금액대로 받겠다는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에 남겨둬야 추후 불필요한 분쟁에 시달릴 일이 없습니다. 이렇게 기록에 남겨야 하는 이유는 상가임대차법에서 인상 한도를 5% 이내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임차인이 나중에 변심하여 임대인이 5%를 초과해 임대료를 요구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무효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이 상세히 기록이 남아있다면 소송 등의 과정에서도 유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언제든 e메일(dongaland@donga.com)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정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과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된 지 1년 1개월여 만이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전체 회의를 세 차례 열어 피해자 결정 신청 1940건 중 1328건을 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7월 2일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총 2만949명이 됐다. 이 중 외국인은 318명(1.5%)이다. 피해자의 97.4%(2만393명)는 전세보증금이 3억 원 이하였다. 또 73.9%(1만5473명)는 20, 30대였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청년계층이 전세사기의 덫에 걸린 가장 큰 피해자들인 셈이다. 지역별로는 60.5%(1만2681명)가 수도권에서 발생한 피해였다. 서울이 26.5%(5543명), 경기 21.0%(4400명), 인천 13.1%(2738명)였다. 지방에서는 대전이 13.2%(2763명)로 가장 많았다. 다세대주택 피해자가 6576명(31.4%)으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4353명), 다가구주택(3798명) 순이었다. 피해자 중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피해 주택을 ‘셀프 낙찰’ 받은 사람은 418명이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정부가 리콜에 응하지 않는 전기자동차에 대해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논란이 되는 전기차 충전시설 지상화와 충전율 제한 등은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여러 사유로 리콜에 응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선 강제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정기 검사 때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전기차 충전시설 지상화나 충전율 제한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배터리 충전율과 전기차 화재의 관련성에 대해 “인과 관계가 입증된 바 없고,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고 해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전기차 화재 원인이 아직 확실하지 않아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하는 안 되고 지상으로 가라고 하는 건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서울시가 다음 달까지 아파트 주차장 관리에 관한 준칙을 제정하는데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하지 않도록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는 9월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또 10월까지 신축 시설의 전기차 충전소를 원칙적으로 지상에 설치하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건축물 심의기준’을 개정한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여야가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낙찰받아 피해자에게 공공임대로 최대 20년간 제공하는 내용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했다. 올해 5월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선(先) 보상 후(後) 회수’ 방식의 전세사기특별법을 단독 처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법안이 폐기된 지 3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 중 여야가 합의 처리한 첫 민생 법안이다. 이날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국토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의 빌라 500여 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인 뒤 보증금을 빼돌린 ‘세모녀 전세 사기’ 사건이 2021년 5월 경찰에 적발된 뒤 3년 만에 피해자 지원 법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최장 20년 주택 제공 이날 국토위 소위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한 전세사기특별법에는 피해자의 주거 부담을 줄여주거나 전세보증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여당 안을 중심으로 야당의 ‘현금성 지원’ 방안을 반영한 국토위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LH가 피해자로부터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경매에 참여한 뒤 낙찰받은 주택을 피해자에게 최대 10년까지 공공임대로 무상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때 LH가 경매 참여 후 발생하는 경매차익(감정가에서 낙찰가를 뺀 금액)을 임대료로 지원한다. 예컨대 감정가 1억 원인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LH가 7000만 원에 낙찰받으면 차액인 3000만 원을 임대 지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10년이 지나 임대료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피해자가 원하면 공공임대 수준의 임차료를 내고 10년을 추가로 거주할 수 있다. 피해주택에서 거주하길 원하지 않은 피해자는 다른 공공임대주택이나 LH를 통해 민간주택을 임대하는 ‘전세임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다가구주택 및 불법 건축 임차인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피해자 인정요건 보증금 한도도 종전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높였다. 별개로 피해지원위원회에서 2억 원을 추가 인정할 수 있어 5억 원 이상 7억 원 이하 세입자도 정부지원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여야 “더 논의 길어지면 피해 구제 지연” 이날 통과된 법안은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선 보상 후 회수’와 지급 방식 및 활용 예산에서 차이가 있다. 야당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일부를 돌려주는 현금 직접 지급 방식을 제안했다. 야당이 정부·여당 안을 받아들인 건 임대주택 임대료 지원이 사실상 현금 지원과 마찬가지이고 더 이상 논의가 길어지면 피해 구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이 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 없이 폐기되자 22대 국회 첫 달인 6월 해당 법안을 재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공공임대주택 지원을 담은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당초 야당은 “경매 차익이 적거나 피해자가 피해 주택 거주를 원치 않을 경우 사각지대가 우려된다”고 반대했었다. 이에 정부가 민간주택인 전세임대를 추가 선택권으로 제시하면서 합의점을 찾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야당의 요구 사안인 현금 지원 방안을 일부 수용해 경매 차익을 피해자들의 주거 비용으로 지원하는 대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LH가 경매에 참여할 때 경매 차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낙찰가를 산정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여야가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낙찰 받아 피해자에게 공공임대로 최대 20년간 제공하는 내용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했다. 올해 5월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선(先) 보상 후(後)회수’ 방식의 전세사기특별법을 단독 처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법안이 폐기된 지 3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 중 여야가 합의 처리한 첫 민생 법안이다.이날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국토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의 빌라 500여 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인 뒤 보증금을 빼돌린 ‘세모녀 전세 사기’ 사건이 2021년 5월 경찰에 적발된 뒤 3년 만에 피해자 지원 법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최장 20년 주택 제공이날 국토위 소위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한 전세사기특별법에는 피해자의 주거 부담을 줄여주거나 전세보증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여당 안을 중심으로 야당의 ‘현금성 지원’ 방안을 반영한 국토위 수정안을 통과시켰다.법안에는 LH가 피해자로부터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경매에 참여한 뒤 낙찰받은 주택을 피해자에게 최대 10년까지 공공임대로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때 LH가 경매 참여 후 발생하는 경매차익(감정가에서 낙찰가를 뺀 금액)을 임대료로 지원한다. 예컨대 감정가 1억 원인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LH가 7000만 원에 낙찰받으면 차액인 3000만 원을 임대 지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피해주택에서 거주하길 원하지 않은 피해자는 다른 공공임대주택이나 LH를 통해 민간주택을 임대하는 ‘전세임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10년이 지나 임대료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피해자가 원하면 공공임대 수준 임대료를 내고 10년을 추가로 거주할 수 있다.피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다가구주택 및 불법 건축 임차인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피해자 인정요건 보증금 한도도 종전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높였다. 별개로 피해지원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2억 원을 추가 인정할 수 있어 5억 원 이상 7억 원 이하 세입자도 정부지원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이 법안은 완벽할 수 없다. 정부가 6개월마다 전세사기 실태조사를 실시해 국회에 보고하고 미진하면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여야 “더 논의 길어지면 피해 구제 지연”이날 통과된 법안은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선 보상 후 회수’와 지급 방식 및 활용 예산에서 차이가 있다. 야당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일부를 돌려주는 현금 직접 지급 방식을 제안했다. 야당이 정부·여당 안을 받아들인 건 임대주택 임대료 지원이 사실상 현금 지원과 마찬가지이고 더 이상 논의가 길어지면 피해 구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민주당 여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사각지대 없는 피해자 구제라는 민주당의 최초 원칙도 받아들여졌다”고 했다.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이 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 없이 폐기되자 22대 국회 첫 달인 6월 해당 법안을 재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공공임대주택 지원을 담은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당초 야당은 “경매 차익이 적거나 피해자가 피해 주택 거주를 원치 않을 경우 사각지대가 우려된다”고 우려했었다. 이에 정부가 민간주택인 전세임대를 추가 선택권으로 제시하면서 합의점을 찾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야당의 요구 사안인 현금 지원 방안을 일부 수용해 경매 차익을 피해자들의 주거 비용으로 지원하는 대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LH가 경매에 참여할 때 경매 차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낙찰가를 산정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서울 주택 외지인 원정 투자 비중이 작년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보다는 서울 거주자의 내 집 마련이나 갈아타기 수요가 서울 집값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직방이 등기정보광장의 주소지별 소유권 이전 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 등) 매수자 중 외지인(서울 외 거주자) 비중은 26%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8%)보다 2%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자치구별로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은 지방 거주자 매수 비중이 3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마용성이 최근 신흥 고가 지역으로 부상하며 외지인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남 3구(강남구, 송파구, 서초구)’는 외지인 매수 비중이 28%였다. ‘금관구(금천구, 관악구, 구로구)’와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각각 25%, 21%로 집계됐다. 직방 관계자는 “다음 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이 축소되기 전에 매입을 서두르려는 수요가 많아 거래가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지방에서 서울 주택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국내외 제조사 14곳 중 7곳이 공공기관에 화재 예방을 위한 핵심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모듈 온도, 셀 간 전압 편차, 전류 흐름을 막는 저항 등 ‘배터리의 두뇌’로 불리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서 추출할 수 있는 정보다. 제조사들은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며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내년 2월부터 시행하는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와 ‘배터리 이력제’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 14곳 중 7개 업체는 교통안전공단에 BMS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EQE’ 제조사인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해 볼보, 폴스타, 포르셰,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KG모빌리티 등이 해당된다. 이들 제조사가 13일까지 판매한 전기차는 총 3만2056대로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의 8.2%다. 다만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아직 신차 출시 후 정기점검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 내년 배터리 인증제와 이력제 시행에 맞춰 BMS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최적의 조건으로 배터리를 유지해주는 기술이다. 전기차 정기점검 때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을 정확히 점검하려면 BMS가 관리하는 배터리 모듈 온도, 열화 상태(열에 의해 변질되는 정도), 셀 간 전압 편차 등의 수치가 필수적이다. BMS 정보를 공단에 제공하지 않는 7개 제조사의 전기차는 배터리 성능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BMS 정보가 없으면 정밀진단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중 다수 제조사는 7곳은 기술 유출 가능성을 들며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관리법 시행 규칙상 전기차 제조사들은 점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BMS 정보는 의무 제공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BMS 기술 전체가 아니라 진단에 필요한 일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기술 유출을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BMS 정보 없이는 내년 2월 시행을 앞둔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와 배터리 이력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배터리 인증제는 전기차 출시 전 배터리가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해 국토부 장관의 인증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력제는 배터리 점검 이력이나 리콜 여부 등 생애 주기 등을 관리하는 제도다. BMS에 나오는 수치들을 확인해서 평가하고 기록해야 의미가 있다. 정부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최근 정부는 BMS에 담긴 안전 정보를 공개하는 자동차 회사에 추가 보조금으로 대당 30만 원을 지급하며 정보 공개를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조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인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인증제가 시행되면 BMS 정보 없이는 인증 자체가 불가능하니 인증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며 “향후 BMS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BMS 정보 없이는 배터리 성능을 정밀 점검할 수 없으니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조사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6일부터 테슬라코리아도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모델3와 모델Y에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모델X와 모델S에는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를 적용했다. 13일 정부가 국내에서 전기차를 파는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고한 뒤 뒤늦게 테슬라도 참여한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 기준 점유율이 26.5%로 1위다. 테슬라까지 정보를 공개하면서 국내 21개 전기차 브랜드 모두가 자사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다. 배터리 정보는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 홈페이지나 각 사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4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나며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도 3.3㎡당 4400만 원을 넘어 역대 최고로 올랐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9% 상승했다. 2019년 12월(1.24%)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서울 빌라와 단독주택 가격도 상승했다. 서울 연립주택 가격지수는 0.17% 올라 202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단독주택 지수도 0.26% 올라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아파트와 빌라, 단독주택을 포함한 서울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6% 상승해 2019년 12월(0.86%) 이래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집값 상승 및 공사비 증가 영향으로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3.3㎡당 4400만 원을 넘어섰다.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7월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는 133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3.3㎡로 환산하면 4401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6월 분양가가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돌파(4190만4000원)한 후 한 달 새 200만 원가량이 더 올랐다. 서울 분양가 상승세에 수도권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839만1000원)도 전월 대비(818만7000원) 2.49% 상승했다. HUG 관계자는 “강남권 등 분양가가 높은 단지가 추가되면서 평균 분양 가격이 상승했다”며 “공사비 상승세가 계속되는 만큼 향후 서울을 중심으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최근 항공기 난기류 사고가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가 모든 국적 항공사에 컵라면 서비스 중단을 권고했다. 일반석과 비즈니스석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좌석에 대해서다. 하지만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반석을 제외한 상위 좌석 승객에게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는 방안은 공식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15일 컵라면 서비스 중단, 난기류 시 면세품 판매 중지 등 내용을 담은 ‘항공기 난기류 사고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항공기가 공기의 흐름이 불안정한 난기류를 만나면 요동치거나 급강하를 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1∼2023년 전 세계 난기류 항공사고는 111건으로 전체 사고(180건)의 61.7%를 차지했다. 4일 인천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10여 명이 다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에 뜨거운 국물과 차 등의 기내 서비스 중단을 권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코노미석뿐만 아니라 전 좌석에 서비스 중단을 권고한 것”이라고 했다. 1일 발표한 대로 대한항공은 15일부터 일반석에서만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석의 경우 좌석 밀집도가 높고 테이블도 작아 라면으로 인한 화상 발생 시 인근 승객에게 더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면 상위 클래스의 경우 라면으로 인한 화상은 대부분 취식 승객 본인에게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도 일반석을 제외한 상위 좌석 승객에게만 라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앞으로도 같은 방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토부는 난기류를 맞닥뜨리면 즉시 기내식과 면세품 판매 등 객실 서비스를 중단하는 표준 절차도 마련한다. 기내 서비스 종료 시점은 최대 20분 앞당기기로 했다. 착륙 과정에서 난기류가 빈발해 중·장거리 노선은 착륙 40분 전, 단거리 노선은 15분 전까지 기내 서비스를 마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일부 국적 항공사만 사용 중인 민간의 유료 난기류 예보 서비스를 11개 국적사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의 ‘위험기상정보 공유 체계’에도 다음 달까지 전 국적사가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난기류 예보 서비스를 이용하면 운수권 배분 심사에서 안전 점수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1. 입주 13년 차인 서울 성동구 서울숲푸르지오2차는 이달 1일 역대 신고가인 19억35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6일 19억2000만 원에 거래된 후 한 달 만에 다시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집주인들 콧대가 높아져 매도 호가가 많이 올랐다”며 “매수세가 많았던 6, 7월에 비해선 주춤한 상태지만 거래는 앞으로도 간간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2. 고분양가 논란으로 771채 중 약 200채가 미분양으로 남았던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는 이달 초 미분양 물량을 털어냈다. 지난해 9월 분양 이후 약 1년 만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주변 집값이 상승하고 최근 분양가도 지속해서 오르면서 미분양이 해소된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이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가 ‘8·8 공급대책’을 통해 집값 진화에 나섰지만,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등의 열기가 이미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32% 올랐다. 21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2018년 9월 둘째 주의 0.45% 이후 5년 11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자치구별로 강남 3구와 마용성 등의 오름 폭이 컸다. 성동구는 0.63% 올라 2013년 9월 셋째 주(0.6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송파구(0.58%), 서초구(0.57%), 강남구(0.46%) 등 강남 3구는 물론이고 광진구와 동작구도 각각 0.45%, 0.41% 상승했다. 경기에서는 서울과 가까운 경기 성남시 수정구와 과천시가 각각 0.39%, 0.37% 올랐다. 인천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0.36%)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컸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매수 심리가 회복되며 수도권 주택 건설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이달 경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달 수도권 주택 사업 경기 전망 지수는 108.3으로 전월 대비 20.9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 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4분기(10∼12월) 예상되는 금리 인하와 아파트 수요 쏠림이 맞물리면 집값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서울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이어 경기와 인천으로까지 집값 상승세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최근 기후변화로 항공기 난기류 사고가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가 모든 국적 항공사에 컵라면 서비스 중단을 권고했다. 일반석과 비즈니스석 등 좌석 형태를 가리지 않고 모든 좌석에 대해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권고다. 하지만 15일부터 일반석에 대해서만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대한항공은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의 라면 서비스 중단은 공식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국토교통부는 15일 컵라면 서비스 중단, 난기류시 면세품 판매 중지 등의 내용을 담은 ‘항공기 난기류 사고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난기류는 공기의 흐름이 예측할 수 없이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현상이다.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면 요동치거나 급강하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세계 난기류 항공사고는 111건으로, 전체 사고(180건)의 61.7%를 차지했다. 최근 5년 6개월간(2019년~올해 6월) 국적사 난기류 사고는 7건으로 전체사고(10건)의 70%를 차지했다. 국적사 난기류 보고는 2019년 상반기(1~6월) 8287건에서 올해 상반기 1만4820건으로 78% 증가했다.국토부는 먼저 모든 국적 항공사들에 뜨거운 국물과 차 등의 기내 서비스 중단을 권고했다. 최근 논란이 된 컵라면 서비스도 포함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코노미석뿐만 아니라 전 좌석에 서비스 중단을 권고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달 1일 대한항공은 15일부터 이코노미석에 한해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즈니스석 등 상위 좌석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유지한다고 밝혀 일부 고객들의 반발을 샀다. 국토부 권고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의 라면 서비스 중단은 공식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반석의 경우 상위 클래스보다 승객들의 좌석 밀집도가 높고 테이블도 작아, 라면으로 인한 화상 발생 시 취식 승객 본인보다 인근의 승객에게 더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면 상위 클래스의 경우 라면으로 인한 화상은 대부분 취식 승객 본인에게 한정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난기류를 맞닥뜨리면 즉시 기내식과 면세품 판매 등 객실 서비스를 중단하는 표준 절차도 마련한다. 착륙 과정에서 난기류가 빈발하는 점을 고려해 중·장거리 노선은 착륙 40분 전까지, 단거리 노선은 15분 전까지 기내 서비스를 마치도록 권고한다. 기존보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최대 20분 앞당기는 것이다.항공 종사자의 대응 역량도 키운다. 다음 달부터 조종사와 운항관리사 정기교육 과정에 ‘난기류 과목’을 신설한다. 객실 승무원의 난기류 시나리오 대응 교육·훈련을 강화한다. 일부 국적 항공사만 사용 중인 민간의 유료 난기류 예보 서비스를 11개 국적사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난기류 인식 플랫폼’(ITA)을,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다른 경보 시스템 ‘WSI-TTA’를 각각 이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만 참여하고 있는 국토부의 ‘위험기상정보 공유 체계’에 다음 달까지 11개 국적사가 모두 참여하도록 해 난기류 예측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난기류 예보 서비스를 이용하면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하는 운항 권리) 배분 심사에서 안전 점수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정부가 전기차 제조사에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또 과충전 방지 장치가 없는 충전기에 대해선 대당 최대 500만 원을 주는 예산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번지자 처음 나온 범정부 대응책이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 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국민 불안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정부는 국내 시판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모든 전기차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기차 제조사 및 수입사 14곳 중 11곳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인천 화재 발화 차량 제조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전날까지 “공급업체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뒤집고 이날 자사 전기차 8개 모델에 장착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5개 모델에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이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은 총 5582대가 팔렸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 방침을 밝히지 않은 테슬라, GM, 폭스바겐은 본사 협의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과충전 방지 장비인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없는 전기차 완속충전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장비를 장착하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전기차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과충전을 막을 수 있다. 현재 급속충전기에는 대부분 장착돼 있으나 완속충전기에는 거의 없다. 현재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업자에게 충전기 1대당 35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급 중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일반형 완속충전기 지원에 총 740억 원을, PLC 모뎀이 있는 완속충전기 지원에 800억 원을 편성했는데 내년에는 일반형 완속충전기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또 자동차 제조사에 전기차 특별 무상 점검을 권고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이 이미 연중 상시 무상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 벤츠가 이날부터 무상 점검에 들어갔다. 소방시설 긴급 점검도 추진한다. 인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A 씨는 지난해 서울의 한 아파트를 12억 원에 매수했다. 해당 거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도 등록됐는데, 국토부 조사 결과 A 씨가 잔금 이후 매도인으로부터 4500만 원을 돌려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A 씨와 매도인은 자매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집값을 띄우거나 향후 양도세 절감을 위해 거래가격을 거짓 신고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국토부는 현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뤄진 부동산 이상거래 7275건 가운데 A 씨의 사례처럼 불법 행위가 의심되는 3456건(47.5%)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부터 ‘집값 띄우기’와 ‘집값 담합’ 등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 의심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에 나섰다. 국토부에 따르면 적발된 불법 의심 행위 유형 가운데 ‘편법 증여와 법인 자금 유용’ 등이 2353건(68.1%)으로 가장 많았다. B 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이 소유한 27억 원 짜리 아파트를 딸에게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법인이 대출 받은 13억 원이 딸의 매수 자금으로 쓰였다. B 씨의 딸은 자신의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주택을 매수했다. ‘계약일 거짓신고와 업·다운 계약(가격을 올리거나 내려 신고하는 것)’ 등도 1480건(42.8%) 적발됐다. ‘대출규정 위반 및 대출용도 외 유용’ 287건, ‘명의신탁이나 중개의뢰인과 직접거래·불법 전매’ 10건 등이 있었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시장 교란 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라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권 주택·토지 이상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5개 현장점검반을 운영한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신고가 거래가 나오는 지역을 시작으로 1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전 지역으로 점검 대상을 확대한다. 집값 담합, 허위매물·신고 등 위법행위 발생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올해 수도권 주택거래 신고 건 전체를 대상으로 내년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친 기획조사도 실시한다. 조사 대상은 신고가 거래 신고 후 해제 및 장기 미등기 거래, 단기간 다회 매수 거래, 편법 증여 의심 거래, 대출 규정 위반 의심 거래 등이다. 최근 ‘8·8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11월 서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방침을 밝힌 만큼, 이를 앞두고 인근 주택 및 토지 이상 거래에 대한 정밀 기획조사도 실시한다. 법인 매수, 외지인 매수, 단기간 다회 매수자 거래 등 보상 투기 등이 의심되는 거래가 대상이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