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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5일 2023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재정건전성 유지 기조를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639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놓고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이라면서 “(내년은)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퍼주기 예산’을 남발하면서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 16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이후 이날 두 번째로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본예산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18분 28초 동안 진행됐다. ○ 尹 “정치적 목적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 지적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그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다”고 자평했다. 특히 “우리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이 결국 재정수지 적자를 빠르게 확대시켰고, 나랏빚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인 1000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성장과 약자 복지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을 위해서 국가재정이 건전하게 버텨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겨냥한 것이다. 국가 채무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660조2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임기 말인 올해 4월 말 기준 1075조7000억 원으로, 5년 새 400조 원 이상 늘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주변에도 이 수치를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퍼주기가 너무 심해서 내년에 긴축 재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교묘하게 국채 발행을 늘려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쳤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채무를 증가시켜 재원을 조달한다는 뜻은 부담 자체를 미래 세대에 미루는 것”이라면서 “지난 정부에서 재정건전성 지표가 급격하게 나빠진 것은 많은 경제학자나 해외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 등 문재인 정부 역점사업 예산이 감액된 것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의 경제 철학 중 하나가 민간 주도로 혁신 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약자 복지’, ‘미래 준비’ 예산 강조윤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약자 복지’ 예산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미래 준비’ 예산에 힘을 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도 ‘지원’(32회)과 ‘확대’(20회)였다. 경제(13회), 재정(12회) 등이 뒤를 이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면서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약 4분을 할애해 △생계급여 인상 △사회보험 지원 대상 확대 △장애수당·장애인 고용 장려금 인상 △한부모 자녀 양육 지원 대상 확대 △반지하·쪽방 거주자 지원 △전세 사기 피해자 긴급대출 지원 신설 △청년주택 확대 △기초연금 인상 등을 열거했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예산이 반영된 점도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은 “메모리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1조 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면서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2023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재정건전성 유지 기조를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639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놓고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이라면서 “(내년은)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퍼주기 예산’을 남발하면서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 16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이후 이날 두 번째로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본예산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18분 28초 동안 진행됐다. ● 尹 “정치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 지적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그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다”고 자평했다. 특히 “우리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이 결국 재정수지 적자를 빠르게 확대시켰고, 나라 빚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인 1000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성장과 약자 복지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을 위해서 국가재정이 건전하게 버텨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겨냥한 것이다. 국가 채무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660조2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임기 말인 올해 4월 말 기준 1075조7000억 원으로, 5년 새 400조 원 이상 늘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주변에도 이 수치를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퍼주기가 너무 심해서 내년에 긴축 재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교묘하게 국채 발행을 늘려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쳤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채무를 증가시켜 재원을 조달한다는 뜻은 부담 자체를 미래 세대에 미루는 것”이라면서 “지난 정부에서 재정건전성 지표가 급격하게 나빠진 것은 많은 경제학자나 해외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 등 문재인 정부 역점사업 예산이 감액된 것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의 경제 철학 중 하나가 민간 주도로 혁신 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약자 복지’, ‘미래 준비’ 예산 강조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약자 복지’ 예산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미래 준비’ 예산에 힘을 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도 ‘지원’(32회)과 ‘확대’(20회)였다. 경제(13회), 재정(12회) 등이 뒤를 이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면서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약 4분을 할애해 △생계급여 인상 △사회보험 지원 대상 확대 △장애수당·장애인 고용 장려금 인상 △한부모 자녀 양육 지원 대상 확대 △반지하·쪽방 거주자 지원 △전세 사기 피해자 긴급대출 지원 신설 △청년주택 확대 △기초연금 인상 등을 열거했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예산이 반영된 점도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1조 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면서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장관석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2023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회에서 법정 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서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시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예산안 처리의 ‘법정 기한’까지 언급하며 여야에 협조를 요청한 것은 그만큼 11월 본격화될 예산 국회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을 마치며 “예산안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지도”라면서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법정 기한인 12월 2일까지 해주길 기대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대통령실이 국회의 예산안 심사 돌입 전부터 법정 기한 준수를 거듭 강조하는 배경에는 심사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여야가 극한 대치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 당시의 각종 사업 예산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면서 여야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예산 전쟁’을 예고한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 등을 ‘초부자 감세’라고 규정하며 “민생과 관련해 꼭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며 정부와 재차 각을 세웠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화폐 예산, 어르신 일자리 예산, 임대주택 예산 등 민생 경제 예산을 최대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삭감된 민생 예산들을 복원하고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원론적으로 법정 기한에 대해 언급한 게 아니다”라면서 “연말까지 재정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윤석열 정부와 퍼주기 예산을 살려야 하는 민주당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준예산’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법상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12월 1일에 정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가진 상황에서 정부 원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이 12월 31일까지 처리되지 못한 채 정부가 여야 합의만을 기다리며 전년과 동일한 예산안을 집행해야 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경제가 계속 힘들어지는 상황이고 민주당도 민생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계속 강하게만 몰아붙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풍자만평 ‘윤석열차’ 사태를 유심히 지켜봤다. 정부가 나서는 순간 ‘표현의 자유’ 논란으로 번질 게 뻔한 사안이었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역시 격노했다. 4일 오전 11시 44분, 오후 9시 8분 하루에 두 차례나 설명 자료를 냈다. 만평 자체를 건드릴 수는 없으니 정치적 작품을 선정하고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하고,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이후 빚어진 상황은 ‘안 봐도 비디오’다. 한바탕 소동으로 일단락됐지만 윤석열 정부가 복기해야 할 대목이 있다. 문체부가 이례적으로 부지런하게 대응한 상황 말이다. 야당에서는 당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김건희 논문’ 국정감사를 덮기 위한 문체부의 자폭 전략이었다고 해석한다. 이 정부가 그만큼 정치적으로 능수능란하진 않다. 그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 보좌를 위한 과잉 충성이나 윤석열 정부의 철학에 대한 이해 부족일 가능성이 크다. 문체부는 이 과정을 통해 의도하지 않았으나 윤석열 정부의 중대 기밀을 노출시켰다. 정부 부처조차 윤 대통령이 부르짖는 ‘자유’가 실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다는 사실 말이다. 윤 대통령의 자유 철학이 국정에 뿌리 내리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는 점을 우화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보여준 사건이었다. 윤 대통령은 정치 입문 뒤 ‘자유의 수호자’를 자처해 왔다. 윤 대통령의 연설문 3종 세트로 꼽히는 대통령 취임사, 광복절 경축사, 유엔 총회 기조연설문의 화두는 모두 자유였다. 다시 없을 취임식에서는 자유를 35차례 외쳤다. 윤 대통령은 경제 문제도, 국가안보도 다 자유라는 개념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정치에 뛰어들며 뚝딱 만들어낸 포장용 철학 같지는 않다. ‘인생의 책’으로 꼽은 ‘선택할 자유’(밀턴·로즈 프리드먼),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스모글루, 제임스 로빈슨)가 이를 증빙한다. 자유와 다양성이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진보를 가져온다는 공통된 인식을 가진 책이다. 문제는 대통령의 철학은 정부 활동으로 구체화돼 국민에게 가 닿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자유라고 한다면 역대 정부의 국정 운영에서 자유를 해친 요소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자유의 확장을 돕는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정교하게 펼쳐야 한다. 아니면 장삼이사의 ‘다방 철학’과 다를 게 없다. ‘윤석열차’ 논란은 이 간극을 드러냈다. 자유의 확장은 2022년 현재에도 살아있는 화두일 수 있었다. 그러나 철학의 빈곤과 실행력 부족으로 허공 속 메아리가 되고 있다. 이 정부가 뭘 하려는지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강성 보수들은 아예 ‘이재명 구속’을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사명처럼 만들고 있다. 2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한 국가전략 전문가 이홍규 KAIST 명예교수가 신동아 인터뷰에서 한 조언을 다시 들려주고 싶다. “비전을 구체화하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뒤 이에 따라 정책을 시행하면 국민은 정부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 비전, 목표, 정책을 정렬해 국민과의 공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홍수영 정치부 차장 gaea@donga.com}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전날 농해수위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개정안은 과잉 생산된 쌀의 정부 의무매입(시장격리)을 골자로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농민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혀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국회 농해수위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감에 앞서 ‘야당탄압 규탄한다’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자리에 붙였다. 전날 검찰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하려고 시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피켓을 제거한 후 국감을 시작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했다. 여야 의원들의 관련 발언이 이어지자 농해수위는 개의 15분 만에 정회 후 속개했다.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윤재갑 의원은 “어제 대단한 모욕감을 받았다”면서 “양곡관리법을 대표 발의한 사람인데 이걸 공산화법이라고 한다. 그러면 저보고 ‘공산주의자’란 말인가”라며 여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전날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개정안을 가리켜 ‘양곡 공산화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기획재정부가 금년 4월 농림축산식품부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절차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야당에서 제기한 법 그대로 시행되면 쌀 과잉 기조를 고착화시킨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제(19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야당이 소위 비용 추계서도 없이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 주도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뜻을 직접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오히려 그런 돈으로 농촌의 개발을 위해 써야 한다”며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회 본회의 상정 전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여야가 추가로 협의해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부가 남산에 있는 호텔의 일부 객실에서 들여다보이는 등 경호 문제로 입주가 지체됐던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이제는 관련 문제에 대한 최종 점검을 마치면서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24일 관저에 입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尹 대통령 부부, 24일 최종 입주 검토”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일 “대통령경호처에서 이사 들어가도 된다는 오케이(승인)가 난 상태”라면서 “지금도 윤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관저로 이삿짐을 옮기고 있고 다음 주중 윤 대통령 부부의 입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이달 중 ‘손 없는 날’인 24일 관저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부부의 입주가 임박한 가운데 관저 경호를 위한 막바지 준비도 완료됐다. 주변 곳곳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고 경호 인력이 경비견을 데리고 건물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앞서 8월 31일 국방부는 “원활한 경계·경호 작전 수행”을 사유로 관저가 있는 한남동 일대(13만6603.8m²)를 ‘군사시설보호구역(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 고시했다. 한남동 관저 출입통제를 포함한 경비 및 방호 업무는 군에서 맡고 있다. 대통령실은 청와대 시절 군이 인근 지역을 통합방호한 전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관저에 입주하면 출근시간도 5분 안팎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서초동 자택에서는 한강을 건너 이동해야 해 10분대가 걸렸다. 출근길 인근 교통 흐름에 주는 영향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하얏트호텔에서 관저 노출 문제도 해결”윤 대통령 부부의 관저 입주 시기는 예정됐던 6월보다 4개월가량 늦어진 것이다. 대통령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공간이 낡아 있었고, 보안·안전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일부 객실에서 관저 내부가 들여다보인다”라는 첩보가 경호처에 접수되며 입주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고층 빌딩에서 관저 내부 정원 및 주요 시설이 보일 경우 자칫 저격 등 경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바꾸다 보니 그 과정에서 경호·보안 문제들이 발견됐다”라며 “이제는 호텔 객실을 통한 관저 내부 노출 문제 등이 모두 해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남측 지점)에서 관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것도 문제로 꼽혀왔다. 남산 산책로 중턱에 있는 이 전망대에는 현재 경호 인력이 배치됐다.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육안으로 관저를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지만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나 망원경으로 관저 내부를 촬영하거나 지켜보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조치다. 대통령실은 최근까지 관저 주변에 키 큰 조경수를 추가적으로 심었다. 그랜드하얏트호텔과 남산 산책로에서 관저가 노출되는 위치에 특히 집중됐다.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언론사들이 남산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대통령 관저가 전부 다 노출이 됐더라”면서 “보호막이 필요해 나무를 더 심고, 보안 작업을 추가적으로 하면서 입주가 한 달 정도 추가로 늦어졌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SPC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15일 발생한 근로자 A 씨(23) 사망 사고와 관련해 노동당국과 경찰이 사고 닷새 만에 압수수색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SPL이 사고 다음 날 공장을 재가동한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20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의 SPL 본사와 제빵공장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고용부는 18일 강동석 SPL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도 공장 안전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입건했다. 고용부는 이번 사고가 소스 혼합기에 끼임을 방지하는 자동방호장치(인터록) 등 기본적 안전 조치가 없어 발생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회사 측의 안전 조치를 확인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고가 발생한) 기계에 천을 둘러놓고 원인 조사도 다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기계를) 가동해 시민들께서 분노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며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주나 노동자나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는 하면서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아쉬워했다. 현재 해당 공장은 사고가 났던 3층 샌드위치 공정을 포함해 대부분 공간에서 작업을 멈췄다. 사고 당일 고용부는 사고가 난 3층 혼합기와 1층 혼합기 8개 중 인터록이 없는 6개 등 총 7개 기계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다음 날에는 회사가 3층에서 수작업으로 공정을 재개한 사실을 확인하고 중단을 권고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법 위반은 아니지만 사고를 본 직원들을 고려하면 공정 재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PC 관계자는 “알려진 것처럼 기계를 천으로 덮어놓고 재가동한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난) 작업실 전체를 천으로 가리고 나머지 라인을 가동했다”고 해명했다. SPC 측이 장례식장에 조문객 답례품으로 파리바게뜨 빵을 놓고 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빵 소스를 배합하다가 숨진 사람 장례식장에 빵을 두고 가는 게 정상이냐”라고 비판했다. SPC 측은 “직원이나 가족이 상을 당하면 제공하는 품목”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피해자 유족들은 A 씨의 장례절차를 20일 마치고 시신을 충남 천안추모공원에 안치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정부 여당의 반대 속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강행 처리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민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개정안을 단독 처리해 국회에서 통과시킬 경우 윤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 행사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19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야당이 소위 그 비용 추계서도 없이 통과시켰다”고 언급했다. 국회 농해수위에서 통과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과잉 생산된 쌀 일부를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뜻을 직접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물량으로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쌀값이 폭락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도 금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쌀 격리를 했다”며 “이것은 정부의 재량 사항으로 맡겨 놓아야 수요와 공급 격차를 점점 줄이면서 우리 재정과 농산물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개정안처럼)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하면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과잉공급 물량을 결국은 폐기해야 한다. 농업 재정의 낭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그런 돈으로 농촌의 개발을 위해 써야 하는데 과연 이것이 농민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주기를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서 개정안에 대한 논의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여야가 추가 협의를 해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끝내 개정안을 단독 처리해 통과시킬 경우 윤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19일 정부 여당의 반대 속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농해수위에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전원 기권했다. 이달 12일 안건조정위원회가 개정안을 전체 회의로 넘긴 지 7일 만이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9일 라디오에서 “법사위에서 통과가 안 되더라도 (60일 이후엔) 농해수위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또 재적위원 5분의 3 찬성이 있다고 하면 국회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18일 대한적십자사 주관으로 열린 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마련한 바자 행사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국내 외부 단독 일정을 사전 공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가 주관하는 ‘2022 적십자 바자’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1984년 시작돼 39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 동안 비대면으로 열리다 올해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행사장에 마련된 59개 부스를 일일이 둘러보며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기증물품, 재활용품 부스와 주한 외교사절단 부인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넥타이와 코트, 니트, 공예품과 고추장, 새우젓 등을 구매했다. 김 여사는 “지난 117년 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인도주의 사업을 선도해 오신 대한적십자사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계신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위원과 수요봉사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적십자 바자행사는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정부 부처 국무위원 및 차관 배우자, 금융기관장 및 공공기관장 배우자, 외교사절 배우자들로 구성된 수요봉사회와 기업들의 참여로 운영되는 국내 대표 자선기금 마련 행사다. 이를 통해 마련된 수익금은 생활이 어려운 아동·청소년가정, 홀몸 어르신, 다문화 가족 등 사회 취약계층 지원과 재난구호활동 등 다양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적십자사는 명예총재인 대통령의 부인을 매년 적십자 바자행사, 사랑의 선물 제작 등 이웃 사랑을 위한 행사에 초대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배우자들도 인도주의 활동 지원 차원에서 다수가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여사 외에도 한덕수 국무총리의 부인 최아영 여사(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명예위원장), 최윤영 한국은행 총재 부인 등 금융기관장 및 정부 투자기관장 부인 등도 참석했다. 또 14국 주한 외교사절 부인도 바자에 참여했다. 앞서 김 여사가 비공개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사실이 뒤늦게 언론에 알려지기도 했다. 김 여사는 8월 31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무료 급식소인 ‘안나의 집’을 찾아 배식과 설거지 봉사를 했다.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로, 매일 최대 800여 명의 홀몸 노인이나 노숙인, 청소년 등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자활프로그램도 지원하는 곳이다. 김 여사는 8월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했던 수도권을 중심으로 2주간 비공개 봉사활동을 한 바 있다. 이달 12일에는 2020년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주기를 맞아 정인이의 묘소가 있는 경기 양평시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기도 했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
정부가 카카오톡 메신저 ‘먹통’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이버 안보를 점검하기로 했다. 카카오 사태를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독과점 이슈로 볼 뿐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까지 간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땐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해 규제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당국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특화된 심사지침을 만드는 중이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측이 언급한 것은 1월에 행정 예고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뜻한다.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액 기준으로만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하기 힘든 측면이 있어 이용자 수, 이용 빈도 등을 지배력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지침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행위가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때 적용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정도가 확실하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해당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TF를 구성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상황점검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생활을 넘어서 안보 문제까지 위협하는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큰 틀의 점검을 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후까지 카카오 서비스는 완전 복구되지 않았다. 오후 9시 기준 카카오 주요 13개 서비스 중 완전 정상화는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4개에 그쳤고 카카오톡, 다음 포털, 카카오맵 등 9개는 일부 기능을 복구 중이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5.93% 폭락했고, 계열사의 주식도 1∼5%대 하락했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카카오, 네이버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를 언급하며 “이게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가기간통신망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자율시장경제 사고를 갖고 있지만, (이는) 시장 자체가 공정경쟁 시스템에 의해서 자원과 소득의 합리적 배분을 전제로 한다”고 말하면서 독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면 국가가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자율’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가 △독과점이 심한 상태에서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시설이 △시장을 왜곡시킬 경우엔 규제에 나서겠다며 방향 선회를 선언한 셈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까지도 카카오 서비스가 완전 복구되지 않자 더욱 강경해진 분위기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해킹이나 재해 등으로 플랫폼에 이상이 생길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상의 국가기간통신망이 이윤을 사유화하고 비용을 사회화하는 일이 없도록 민관 차원의 재점검을 당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감시와 조사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확정해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매출액 기준 1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3개 사업자 75%)일 때 이를 독과점 사업자로 규정해 왔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서비스 초기에 무료 서비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할 때가 많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독과점 사업자를 규정하면 플랫폼 기업들이 감시망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심사지침은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 판단할 때 매출액뿐 아니라 이용자 수, 데이터 수집 및 활용 능력, 향후 새로운 서비스 출현 가능성 등을 포괄적으로 보게끔 했다. 카카오 계열사는 2017년 63개에서 올해 136개로 2배 이상으로 늘면서 문어발식으로 확장해 왔고, 그로 인해 카카오톡 이용자만 약 40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심사지침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될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기업에 관련 매출액의 6%를 넘지 않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매출액 산정이 힘들면 20억 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다만 공정위는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추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온플법은 플랫폼 입점 업체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플랫폼 사업자가 중개 서비스의 거래 조건, 상품 노출 기준 등을 담은 계약서를 입점업체에 교부하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됐지만 윤석열 정부는 온플법 입법 대신 플랫폼 자율규제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 공정위 당국자는 “지금 기조가 자율규제여서 급작스럽게 방향 선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국가안보실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군, 검찰, 국정원 등을 총망라한 범정부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안보 이슈로 판단하면서 부가통신사업자에 부과되는 의무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사이버안보 TF 구성을 지시했다. 이 TF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의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다. 해당 TF는 조만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상황점검회의도 열 계획이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번처럼 데이터 통신망에 중대한 차질이 생길 경우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각별하게 챙겨 보라는 게 대통령의 지시”라고 밝혔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서 초연결사회의 취약성이 외부에 노출된 것”이라며 “언제든 사이버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민관의 디지털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나 SK C&C 등은 KT 등 기간통신사업자와 달리 국가재난관리 체계에 들어와 있지 않다. 이번 대형 데이터 통신망 사고에 대해서도 ‘재난’이라고 규정할 경우 이들 업체는 재난 대비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 점검을 받는 등의 의무가 생긴다. 이를 위해 민간 데이터센터를 재난관리시설에 포함시키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이 우선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이날 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민간 데이터센터에 재난이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가 정부에 관련 보고를 하고 위반 시 매출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제출됐으나 업계 반발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병호 KAIST 경영대 교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서비스를 하는 민간 데이터센터의 경우엔 재해복구(DR)센터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에 카카오톡 메신저나 네이버 포털 사이트 등이 국가기간통신망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국제 스포츠계 주요 인사들과 만찬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만찬에는 바흐 IOC 위원장과 로빈 미첼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회장 직무대행,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 등 ANOC와 IOC의 주요 인사를 비롯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겸 IOC 위원,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등 15명 이상의 국내외 스포츠계 인사가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대한민국과 IOC는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1988년과 2018년 두 번의 올림픽 개최를 통해 전 세계에 평화와 화합,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열릴 2024년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 정부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바흐 IOC 위원장은 “최근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승승장구해 한국 국민들도 너무나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면서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무대에서 그 영향력과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 IOC 위원장 등은 ‘제26차 ANOC 서울 총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ANOC 총회는 각 국가의 올림픽 기구인 206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단과 ANOC 회장단, IOC 위원 등 약 1000명의 국제 스포츠계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스포츠행사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부가 카카오톡 메신저 ‘먹통’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이버 안보를 점검하기로 했다. 카카오 사태를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독과점 이슈로 볼 뿐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까지 간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땐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해 규제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당국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특화된 심사지침을 만드는 중이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측이 언급한 것은 1월에 행정 예고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뜻한다.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액 기준으로만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하기 힘든 측면이 있어 이용자 수, 이용 빈도 등을 지배력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지침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행위가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때 적용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정도가 확실하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해당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TF를 구성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상황점검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생활을 넘어서 안보 문제까지 위협하는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큰 틀의 점검을 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후까지 카카오 서비스는 완전 복구되지 않았다. 오후 3시 기준 카카오 주요 13개 서비스 중 완전 정상화는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4개에 그쳤고 카카오톡, 다음 포털, 카카오맵 등 9개는 일부 기능을 복구 중이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5.93% 폭락했고, 계열사의 주식도 1∼4%대 하락했다. 세종=서영빈기자 suhcrates@donga.com홍수영기자 gaea@donga.com}
국가안보실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군, 검찰, 국정원 등을 총망라한 범정부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온라인 플랫폼 사고가 비단 민생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에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사이버안보 TF 구성을 지시했다. 이 TF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의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다. 해당 TF는 조만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상황점검회의도 열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국가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졌다”면서 “국가안보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대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서 초연결사회의 취약성이 노출됐다”라면서 “언제든 사이버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민관의 디지털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 관련 대형사고를 ‘재난’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고를 재난에 포함시킬 경우 국가재난관리체계에 따라 상황별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또 관련 법·제도도 전면 정비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민간기업의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에 포함시켜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를 계기로 2020년 민간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 기본계획’에 포함시키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을 추진했다. 개정안은 민간 데이터센터에 재난이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가 정부에 관련 보고를 하고 위반 시 매출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법안은 관련 기업들이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이중규제”라고 반발하면서 끝내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법안 재추진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홍석호기자 will@donga.com}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주말 내내 먹통이 되면서 금융, 교통, 쇼핑 등 한국의 일상이 차질을 빚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작은 화재였지만 재난에 대비해 주요 시설을 이원화하지 않았고 장애 대응 체계도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인재(人災)’임이 드러나고 있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19분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났다. SK C&C 측이 안전상의 이유로 전원을 차단하면서 이곳에 컴퓨터 서버를 둔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서비스가 오후 3시 30분경부터 차질을 빚었다. 특히 카카오 서버 3만2000대가 멈추면서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후 10시간이 지나서야 일부 서비스가 복구됐고, 16일 밤까지도 서비스 완전 복구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네이버의 뉴스, 검색 서비스는 일시적 장애가 발생했다가 15일 오후 4시경 대부분 복구됐다. 이번 사태로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한국의 후진적 재난 대응이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 중단을 막기 위해 데이터센터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화재를 진압하는 방안 등의 대비책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특히 실사용자가 4750만 명인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미흡한 대비가 도마에 올랐다. 4군데로 분산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판교 한 곳에 대다수 서버를 집중했고, 문제 발생 시 즉각 예비 서버로 돌리는 작업도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남궁훈 홍은택 각자대표이사의 사과문을 통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어서 이원화 조치를 적용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카카오, 네이버 등 서비스 중단으로 우리 국민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피해에 대해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네트워크망 교란은 민생에 상당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유사시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문제를 야기한다”며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 지시로 과기정통부는 기존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이종호 장관이 주재하는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에 나섰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성남=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의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하고, 민관에 철저한 재발 방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5일 이종호 과기부 장관에게 신속한 대응을 지시한 이후 이날 추가로 장관 주재 현장회의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이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 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별도 브리핑에서 “네트워크망 교란은 민생에 상당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유사시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국민 생활뿐만 아니라 안보와도 직결돼 있는 현실에서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데이터센터를 사회기반시설로 보는 국가재난관리기본계획 개정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을 점검한 뒤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긴급 상황에 대한 예방 및 조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2020년 방송발전기본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데이터센터를 사회기반시설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재산권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업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종합감사에서 카카오와 네이버, SK C&C 경영진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17일 의결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카카오 남궁훈 홍은택 각자대표, 네이버 최수연 대표, SK C&C 박성하 대표 등 각사 실무책임자를 증인으로 부르자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SK 최태원 회장 등 총수 출석을 고수하고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SPC그룹 계열의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소스 배합 기계에 몸이 껴서 숨졌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20분경 경기 평택 SPL 사업장에서 일하던 여성 근로자 A 씨(23)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 높이 1m, 가로세로 90cm 크기 기계에 몸이 끼인 채 발견된 A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당 사업장에서 2년가량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남동생과 지내며 가족 생계를 부양하는 ‘소녀가장’이었다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을 둔 이 공장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 발생 시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는 최소 1년의 징역 또는 최대 10억 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와 사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SPC그룹은 이번 사망 사고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고 소식을 듣고 상당히 안타까워했다”면서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평택=공승배 기자 ksb@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에 나경원 전 의원(사진)을 내정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대통령 직속기구다. 나 전 의원은 4선 중진 의원 출신으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냈다. 대통령실은 “보건복지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과 100세 시대 일자리, 건강, 돌봄 지원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적임자”라고 밝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하에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갔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전술핵 운용부대에 실전 배치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협의하고, 논의하고,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핵우산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뜻이다. 13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12일) 평안남도 개천에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전하며 “서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만234초(2시간50분34초)를 비행해 2000km 계선의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라고 밝힌 3차례 도발 가운데 이번에 최장거리를 날아간 것이다.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미국의 핵우산을 통해 북핵을 억제하는 확장억제 강화를 넘어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등 각종 대응책에 대한 논의도 불붙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미국의 전술핵 전력을 상시 공유하는 ‘실질적 핵 공유’ 등의 방안에 대해 “국내와 미국 조야에 확장억제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때문에 잘 경청하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1일 “한미의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는 답변보다 진전된 발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강조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이에 대한 대응 방향도 이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정부 핵심 당국자는 “한반도 주변에 1년 365일 (북한에 대응할) 핵이 있도록 하는 방향이 핵심 목표”라고 했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이 핵을 보유한 것과 맞먹는 핵 억지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은 미국 핵추진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 인근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것을 미 측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12일(현지 시간) 발간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 진전을 이루는 한편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반도 주변 365일 核있게 하는게 목표” 핵잠 등 순환배치 검토 北 핵위협때 美본토 수준으로 억제… 대통령실 “모든 수단과 방안 강구중”핵무기 탑재 美잠수함-폭격기 등 한반도 주변 상시 순환배치 고려일각 “전술핵 재배치땐 B-61 유력”… 주미대사 “창의적 해법 점검해봐야”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정부는 미국의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모든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고심하고 있다. 확장억제는 동맹국이 적대국의 핵 공격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핵우산 등 모든 전력을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지금도 한국에 핵우산이 적용되고 있지만, 정부는 내부적으로 핵탄두 탑재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 배치, 미군 전술핵 재배치 등 이른바 ‘핵우산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더 적극적인 방안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대통령실 “모든 수단과 방안 강구 중”대통령실 관계자는 13일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협의하고 논의하고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 시 이는 단순한 추가 도발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 자체를 좌절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그간의 대응과는 완전히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반도 주변에 1년 365일 (북한에 대응할) 핵이 있도록 하는 방향이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틀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강구할 수 있는 최대 조치를 고심 중이라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미국이 동맹국에 배치한 전술핵을 해당국과 공동 운용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미국 전략자산 상시 내지 순환 배치 등이 이른바 ‘한국형 핵 공유’ 방안으로 언급된다. 만약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진다면 공중 투하용 ‘B-61’ 계열 전술핵폭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로런스 코브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VOA 방송에서 “미국은 전술핵무기를 200기 보유하고 있다. 모두 B-61 전술핵폭탄”이라며 “이 중 절반이 유럽에 배치됐다. 이 가운데 일부를 한국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이나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주변에 상시 순환 배치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용 주미대사는 12일(현지 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핵 억지를 위해 ‘한국식 핵 공유’가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질의에 “지금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란 범주 속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면서도 “상황 발전에 따라 창의적인 해법도 조용히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여권 강경 목소리 두고 “협상 전략” 해석도정부와 여당이 연일 수위를 높이며 북핵 강경책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일종의 ‘지렛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의 핵 공유, 핵무장 여론을 내세워 대한(對韓) 확장억제력을 크게 강화하는 방안을 미국에 요구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얘기다. 9월 16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 참석했던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전술핵을 재배치하기보다는 현재 가용한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에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함으로써 북한을 억제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