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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담배 종류를 바꾼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모은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4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테이블 위에 ‘소나무’란 상표의 담뱃갑이 북한 매체를 통해 노출됐다. 이에 앞서 2월 28일 인민군 부대 타격 훈련을 참관할 때 김 위원장의 테이블 위에도 같은 담뱃갑이 보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까지는 북한산 담배 ‘건설’을 피우는 장면이 주로 노출됐고, 이보다 앞서는 한국 돈으로 갑당 1만 원가량인 ‘7·27’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7·27은 6·25전쟁 정전협상기념일을 뜻하며 북한은 승전일로 선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소나무’가 새로 매체에 등장한 것을 감안하면 신규 출시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 3월 대북 특사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방북해 김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동석해 있던 부인 리설주가 “늘 담배를 끊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새 담배를 찾는 등 김 위원장의 흡연 습관은 여전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금연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대북 사업이나 교류 목적으로 북한과 접촉하는 경우 기존에는 통일부의 허가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신고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 등을 방문해 북한 주민과 접촉하는 것은 아예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통일부는 26일 “남북 교류협력을 위한 국민들의 활동을 보장하려는 제도의 취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교류협력법) 개정을 추진한다”며 제정 30년 만에 대폭 수정된 교류협력법의 개정 방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 진전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남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이를 위한 핵심적인 입법 토대를 정부 차원에서 갖추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 주민과의 단순 접촉은 신고 규정을 아예 없애버리는 등 최소한으로는 유지되어야 할 대북 경계망이 한꺼번에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北과 경협 접촉, 허가에서 신고제로통일부는 26일 교류협력법 개정을 추진하며 사업, 취재 등 지속적으로 북한과 접촉을 갖는 것을 기존의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통일부 장관이 접촉 신고를 받은 뒤 국가 안전보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거부할 수도 있었지만 이런 거부권이 삭제된 것. 한 정부 당국자는 “기업인 등이 북한과 사업 및 교류 구상을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면서 “다만 실제 사업에 들어갈 경우에는 기존처럼 협력사업 신고를 해야 하고 정부가 이에 대한 수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개정안에는 향후 통관 시 관세법이 아닌 교류협력법에 따라 신고하고 처벌하는 방안을 담도록 해 통일부가 남북 간 통관 절차를 직접 관리하게 된다. 또 지방자치단체를 남북 간 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해 지자체가 대북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길도 연다. 법인 및 단체가 남북 교류협력 추진을 위해 북한에 사무소를 열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향후 대북 제재가 풀리게 된다면 평양에 삼성, SK 같은 대기업 사무소를 열 수 있는 국내적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반면 기존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제한·금지할 때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앞서 개성공단을 중단시킬 때 절차적 정당성을 거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어서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우발 가장한 대북 접촉은 사전 차단 어려워져통일부는 이날 교류협력법 개정 방향을 설명하면서 “만남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들은 굳이 신고·수리하는 제도가 필요치 않다”고 했다. 해외여행 중 우발적으로 북한 주민을 만났을 때, 이산가족이나 탈북민이 북한 내 친지와 안부 목적으로 단순 연락하는 경우, 연구 목적으로 대북 인사와 접촉하는 것 등은 신고 자체가 필요치 않다는 것. 그러나 우발적·단순 만남을 가장한 대북 접촉을 미리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북 접촉 신고 정보는 남북 교류, 대북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서 관계 기관이 공유해 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과도했던 단순 접촉 관련 규정을 현실화한 것이지만 북쪽을 추종하는 일부 세력들의 대북 접촉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했다. 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기자}
통일부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에 대한 새로운 방침이 제시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앞선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직전 3차 확대회의 이후 약 5개월 만에 개최됐다”며 “(김 위원장은) 작년 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한 바 있으며, (이번)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이를 재확인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이번 핵 메시지가 특별히 새롭지는 않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부가 북한 핵 위협의 의미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강력한 핵 억제력의 경상적 동원 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 중앙군사위에선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을 제시했다. ‘경상적(항상 일정한) 동원 태세’→‘더 한층 강화’ ‘고도의 격동(격발) 상태’로 핵 억제력과 관련된 북한의 표현이 격화됐지만, 정부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정리한 것이다. 전날 “관련 부서에서 분석 중”이라고 했던 청와대는 이날 관련한 대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판문점 견학 재개를 결정하기 위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체 조사를 접경지대에서 실시했다. 26일에는 서호 통일부 차관이 문화재청의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실태조사단과 함께 판문점 인근 대성동 마을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본격화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처음으로 핵 도발 재개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미중 간 경제·방역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 추가 도발을 넘어 핵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강행을 시사한 것. 비핵화 대화 재개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독자적 남북 협력에도 좀처럼 탄력이 붙지 못하는 형국이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擊動·격발)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제시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어 “자위적 국방력을 급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편성해 위협적인 외부 세력들에 대한 군사적 억제 능력을 더욱 완비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됐다”고도 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곧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지 5개월 만으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이나 고체엔진을 장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언제든 이들 전략 무기를 실제로 발사할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신문은 “조선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운영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들이 취해졌다”고도 전했다. 지난해 연속 실험에 나섰던 초대형 방사포 등 한국의 대북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 체계의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이끌어온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장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하고, 포병 출신 중 처음으로 총참모장이 된 박정천에겐 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도 못 단 차수 칭호를 부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좀처럼 한반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미국 워싱턴을 겨냥한 ‘핵 몸값’ 높이기인 동시에, 한국에는 5·24조치의 사실상 폐기 선언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대북 유화 메시지에 별 관심이 없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이날은 5·24조치 시행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직접 ‘지휘봉’을 잡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이 24일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김 위원장은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안경을 쓰지 않은 채 회의를 주재했다. 특히 연단에서 직접 대형 TV 앞에 서서 자기 키만큼 긴 대형 지휘봉으로 직접 스크린을 가리키며 무언가를 설명하는 듯한 사진도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직접 군 간부들 앞에서 마치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핵무력 강화와 전략무기에 대한 ‘고도의 격발 사태’ 유지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다만 이날 북한 매체는 스크린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한 뒤 공개해 스크린 속 장소의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진 않았다. 이는 북한이 앞서 보인 보도 행태와 차이가 있다. 북한은 2017년 8월 15일 노동신문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이 당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에게 보고 받는 모습을 공개하며 전략군사령부 지휘소 벽면에 걸린 ‘남조선 작전지대’ ‘일본 작전지대’ ‘태평양지역 미제 침략군 배치’라는 글씨가 적힌 ‘작전 지도’를 노출하기도 했다. 당시엔 괌 타격도 가능하다는 강한 대미 메시지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작전 정보를 가리며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도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열려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는 새로운 방침이 제시됐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4일 전했다. 정부가 최근 천안함 폭침에 대한 상응조치였던 5·24조치의 시행 10주년을 맞아 이를 사실상 폐기하는 것을 발표한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력 등 군사력 강화를 강조한 것이다. 통신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동지께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확대회의를 지도했다”며 “확대회의에서는 국가무력건설과 발전의 총적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인민군 포병의 화력타격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이 취해졌다”고 전했다. △핵전쟁 억제력 강화 △전략무력의 고도의 격동상태 운영 △포병 화력타격능력 향상 등에 관한 새로운 조치 및 중대초지들이 논의됐다고 강조한 것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은) 확대회의에서 군사, 정치, 후방, 보위사업을 비롯한 모든 사업을 철두철미 당의 사상과 의도에 맞게 조직 진행해나가기 위한 당적지도를 강화할 데 대하여 중요하게 강조했다”며 “공화국 무장력이 군사정치활동에서 항구적으로 견지해나갈 중요문제들과 과업과 방도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토의 결정된 새로운 군사적 대책들에 관한 명령서들과 중요군사교육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기구개편안에 관한 명령서, 안전기관의 사명과 임무에 맞게 군사지휘체계를 개편할 데 대한 명령서,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서를 비롯한 7건의 명령서들에 친필서명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김 위원장이 군에 대한 당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한편 북한의 군사력 강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향후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 개편 및 인사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서 핵무기 등 무기개발을 주도했던 리병철은 당 중앙군사위 부원장에 올랐다. 박정천 군 총장모장은 차수로,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대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통일부는 5.24조치 시행 10년을 사흘 앞둔 20일 “실효성이 상실됐다”며 사실상 해당 조치의 폐기를 발표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2018년 비핵화 국면에서 핵심적 역학을 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1일 공개된 ‘창작과 비평’ 인터뷰를 통해 남북 대화 촉진을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북-미 간에 (대화가) 안 풀릴 때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올해도 북-미 간 진전이 없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충분히 소통하되 부정적 견해가 있어도 일을 만들고 밀고 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략미사일을 실험·생산하는 문제와 재래식 무기를 개발하면서 훈련하고 시험하는 문제는 확실히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정부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상응 조치였던 5·24조치를 놓고 “사실상 그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사과가 없는 가운데 정부가 5·24조치를 사실상 폐기 선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5·24조치는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유연화와 예외 조치를 거쳐 왔다”며 “정부는 5·24조치가 남북 간 교류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정부는 남북 관계의 공간을 확대하고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두 달 만에 우리 독자적 대북제재로 5·24조치를 시행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 중단을 비롯해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불허 △개성공단과 금강산 제외 방북 불허 △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 불허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 지원 사업 보류 등이다. 정부는 이후 남북 교류 시에 유연화 및 예외 조치들을 실시했다가 이번에 스스로 실효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실상 효력 자체를 잃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통일부 “5·24조치, 남북교류 추진에 더이상 장애 안돼” ▼ “5·24조치 실효 상실” 유엔-美 대북제재와 상충 우려도그동안 정부는 5·24조치 해제나 완화를 검토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18년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24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물음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강 장관은 “범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검토는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5·24조치 시행 9년인 지난해만 해도 통일부는 “정부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5·24조치 해제 문제는 남북 관계 및 대북제재 국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사안”이라고만 했다. 정부가 이번에 5·24조치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밝히고 나선 것은 최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독자적 남북 관계 드라이브’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가자”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이번 5·24조치 관련 메시지는) 시행 10년을 맞아 정부 기관 간에 조율해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10년이 되도록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고, 유족들의 아픔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5·24조치를 사실상 거둬들인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특히 남북 협력 속도를 비핵화 대화와 맞출 것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도 다른 행보여서 미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정부가 5·24조치를 이번에 사문화한 것은 남북 간 교류와 투자를 활성화시키자는 것인데 이것은 기존 유엔 및 미국의 대북제재와 상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정부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상응 조치였던 5·24조치를 놓고 “사실상 그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사과가 없는 가운데 정부가 5·24조치를 사실상 폐기 선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5·24조치는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유연화와 예외 조치를 거쳐 왔다”며 “정부는 5·24조치가 남북 간 교류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정부는 남북 관계의 공간을 확대하고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두 달 만에 우리 독자적 대북제재로 5·24조치를 시행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 중단을 비롯해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불허 △개성공단과 금강산 제외 방북 불허 △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 불허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 지원 사업 보류 등이다. 정부는 이후 남북 교류 시에 유연화 및 예외 조치들을 실시했다가 이번에 스스로 실효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실상 효력 자체를 잃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5·24조치 해제나 완화를 검토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18년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24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물음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강 장관은 “범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검토는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5·24조치 시행 9년인 지난해만 해도 통일부는 “정부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5·24조치 해제 문제는 남북 관계 및 대북제재 국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사안”이라고만 했다. 정부가 이번에 5·24조치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밝히고 나선 것은 최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독자적 남북 관계 드라이브’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대북제재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남북 교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가자”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이번 5·24조치 관련 메시지는) 시행 10년을 맞아 정부 기관 간에 조율해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10년이 되도록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고, 유족들의 아픔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5·24조치를 사실상 거둬들인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특히 남북 협력 속도를 비핵화 대화와 맞출 것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도 다른 행보여서 미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정부가 5·24조치를 이번에 사문화시킨 것은 남북 간 교류와 투자를 활성화시키자는 것인데 이것은 기존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와 상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월 말부터 통제했던 북―중 국경을 열어 한국 민간단체가 지원한 손소독제 1억 원어치를 전달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의 방역물품이 북한에 간 것은 처음으로, 보건 협력을 통해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 민간단체가 지원한 손소독제 물품이 지난주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 3월 31일 통일부가 대북 반출 승인을 내린 지 한 달여 만이다. 지난달 21일 역시 반출 승인을 받은 민간단체의 코로나19 관련 방호복 2억 원어치(2만 벌)도 조만간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방역물품 이송 관련 방역 조치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 물품 전달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접경 지역의 여러 방역 관련 조치들 때문에 방역물품이 중국에서 상당 기간 대기해야 하고, 북한에 들어가서도 다시 관련 조치들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정이 조금 지연되고는 있지만 추가적인 물품(방호복)도 무리 없이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에 전달되는 손소독제와 방호복은 대북 제재 품목은 아니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전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지원단체가 당초 통일부에 신고한 북한 내 지원 대상에 물품이 제대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도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직접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한국인이 북한에 들어가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북―중 국경의 인적 통제와 제약이 심한 상황이라 당장 방역물품과 함께 사람(모니터링 요원)이 들어가는 방식은 전보다 어려워졌다”며 “다만 지원단체가 제시한 모니터링 방법에 따라 적절한 모니터링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민간단체를 통한 남북 간 코로나19 방역협력이 이뤄지면서 당국 간 방역협력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을 모은다. 2018년 평양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로 그해 11월 남북 보건·의료지원 분과회담이 10년 만에 열렸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내지 못해 왔다. 이듬해 초 정부가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 20만 명분과 신속진단키트 5만 개를 북한에 보내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당시 육로 이송에 필요한 트럭 등과 관련한 제재 문제가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된 정부의 방역협력 제안에도 북한은 응답하지 않아왔는데 이번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선 일부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확진자가 없다”고 밝혀온 북한은 국경없는의사회(MSF)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코로나19 방역 물품을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손소독제가 북한에 전달된 이후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남북이 감염병 등 방역에 함께 협력하고 공조한다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도 저촉되지 않고 남북 국민들의 보건 안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로) 국제적인 교류나 외교가 전반적으로 멈춰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에 우리가 계속해서 독촉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남북 방역협력을 위한 당국자 간 회담과 관련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는 1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당면한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 문제를 논의했다.황인찬 hic@donga.com·박효목 기자}
지중해 조개로 ‘김정은 얼굴’을 표현한 자개공예품, 금장식이 들어간 장검, 낙타털로 짠 비단…. 북한 노동신문은 13일 “최근 수년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국 정상과 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 수백 점을 국제친선전람관에 보충 전시했다”고 밝혔다. 전시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반신동상’, 수예전문가 4명이 5개월에 걸쳐 만든 수예작품이 포함됐다.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달한 상봉 기념 금메달, 금무늬 장검, 찻잔 세트도 추가됐다. 신문은 “칼날에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 삼가 드린다’는 문구가 조선어로 적혀 있다”고 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지중해 조개로 만든 자개공예품을, 몽골 대통령은 금도금 술잔을, 서아프리카 모리타니 대통령은 낙타털 비단을 보냈다. 1978년 묘향산에 문을 연 국제친선전람관에는 북한 지도자들이 받은 선물 수십만 점이 전시돼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015년 8월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림광일(사진)이 대남·해외공작 활동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장에 임명됐다고 통일부가 13일 밝혔다. 정찰총국장은 2016년 김영철 당시 총국장이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이후 장길성이 맡아 왔지만 이번에 교체된 것이다. 군부 강경파로 알려진 림광일은 목함지뢰 사건 이후 승진을 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은 2015년 11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목함지뢰 도발 당시 서부전선 지뢰 매설에 직접 개입한 림광일이 제2전투훈련국장에서 작전국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와 쿠데타 제압 임무 등을 지휘하는 호위사령관은 윤정린에서 곽창식으로 교체됐다. 곽창식은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상장(3성)을 달고 당 중앙위 위원으로 올라선 것이 확인됐을 뿐 공개된 정보가 없다. 정부는 이날 호위사령관 교체가 “지난해 4월 이뤄졌다”고 밝혀 해당 정보 파악이 늦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최근 몇 년간 마약 거래와 한국 드라마 시청·유포 행위와 관련해 북한에서 사형 집행이 증가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통일연구원은 11일 공개한 ‘북한인권백서 2020’에서 “마약이 북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이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북한 당국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서엔 2014년 함경북도 청진시 광장에서 한국 드라마 유포 및 마약 밀매 죄목으로 1명이 공개 총살됐고, 이 장면을 학교에서 동영상으로 돌려봤다는 탈북민의 증언이 실렸다. 또 2014년 양강도 혜산시 연봉동에서 남성 2명이 각각 한국 영화 유포 등으로 총살됐다고 백서는 밝혔다. 교화소 탈옥범에 대해서는 별다른 재판 절차 없이 사형도 이뤄졌다. 2016년 4월 함흥교화소에서 도주하다 붙잡힌 수감자가 재판 절차 없이 공개 총살됐는데, 교화소는 처형 장면을 보지 않으려는 수감자들에게 “출소일을 늦추겠다”고 위협하고 시신에다 돌을 던질 것을 강요했다. 종교 탄압도 여전했다. 2018년 평안남도 평성에서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2명이 공개 처형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백서에 실렸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의 ‘자비’를 강조하고 있다고 백서는 밝혔다. 2015년 2월 탈북 기도 혐의로 잡힌 여성이 보위부에서 5개월간 조사를 받았는데 “99% 죄가 있어도 1% 양심이 있으면 살려주는 것이 김정은의 방침”이라며 당국이 석방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백서는 탈북민 118명의 증언과 북한 문건 등을 분석했다. 통일연구원은 2018년부터 백서 발간에 따른 별도 공지 없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고 있어 일각에선 북한을 의식한 조치라는 말도 나온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 이상 여부를 확인하려고 각국 정보당국은 그동안 치열한 정보전을 벌여 왔다. 2008년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른바 ‘양치질 사건’도 있었다. 그해 8월 김정일의 공개 활동이 없자 이상설이 돌았다. 김성호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국회를 찾아 “부축하면 일어설 정도” “스스로 양치질할 수준”이란 표현으로 김정일의 상태가 공개됐다. 국정원의 세밀한 정보력이 확인된 것이지만 우리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왔다. 당시 김정일 상태는 프랑스 정보당국이 미 중앙정보국(CIA)에 전달했고, 이를 국정원이 공유받았다고 한다. 김정일의 뇌졸중 수술을 위해 프랑스 의사가 방북한 것이 정보 파악의 단초였고, 우방국 간 공유가 이뤄진 것이다.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 청와대가 “특이 사항이 없다”고 밝혔던 것도 한미 당국 간 정보 교환의 힘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고화질 영상정보는 미국 정보위성 등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의 대북 정보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강점이 휴민트였는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뿐만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약화됐다는 말들이 나왔다. 전직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약 400명의 대공 인력이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보수 정권 들어서도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공 인력의 입지도 정보기관 내에서 약화됐다”라고 전했다. 이런 우려도 있었지만 정부는 이번에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해 “특이 사항 없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이후 김 위원장이 잠행 20일 만에 등장해 부축 없이 걷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정부의 예측이 상당 부분 맞는 결과로 나타났다. 대북 정보력을 입증한 계기였고, 국민 불안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정부와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적이 없다”거나 “공개 활동을 안 할 때도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해왔다”는 정보를 추가 공개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김 위원장의 정상적인 영상을 이미 공개한 마당에 불필요하게 추가 정보를 꺼낸다는 말도 나온다. 북한은 우리가 파악한 대북 정보 상황을 분석해 차후 대응할 것인데 우리의 추가적인 패를 보여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게다가 앞서 정부의 정보력이 불확실했던 적도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한미 당국은 며칠이 지난 뒤에야 사망 사실을 파악했다. 북한이 진정으로 감추고 싶어 하는 극비사항엔 한미 정보자산이 닿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김 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된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일이 사망한 뒤 이틀이 지나서야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건강 상태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북 정보력에 부쩍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정부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황인찬 정치부 차장 hic@donga.com}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적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김정은 신변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북-미, 남북 대화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일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지난달 11일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15일 김일성 생일 참배 행사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20일 만에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 북한은 김 위원장이 혼자 걷는 장면이나 흡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동식 카트를 타거나 다리를 살짝 저는 모습도 보였지만 중태설과는 거리가 있는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남의 부축을 받거나 지팡이를 짚지도 않았다. 김 위원장은 “순천 인비료공장의 완공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이며 화학공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마라톤 전원회의에서 강조한 ‘정면돌파전’의 성과를 직접 챙기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동향을 추적해 온 한미 연합 정보자산의 대응을 분석하는 동시에 총선을 마친 서울과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워싱턴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공개 시점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김 위원장의 등장과 관련해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잘 지내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적었다. 미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 방문에 앞서 지난달 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생산하는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를 방문했을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수술이나 시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행 20일 만의 ‘컴백 무대’로 평안남도 순천의 인비료공장 준공식장을 택한 것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업생산 증대를 강조한 성격이 크지만 인비료공장에서는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 추출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노동신문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인비료공장을 찾은 소식을 전하며 “알곡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릴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고 했다. 대북 제재로 화학비료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료 생산시설 준공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순천 인비료공장 착공식은 2017년 7월에 열렸으며, 김 위원장은 올해 첫 현지지도(1월 7일 보도)로 이곳을 찾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준공식에 대해 “군민일치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도 했다. 생일 참배(4월 15일)를 건너뛰었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에게도 준공의 기쁨을 나눈 셈이다. 동시에 북한이 ‘핵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가 지난달 6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인산비료 생산 과정에서 중간 생산물인 인산을 통해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 정광(U3O8), 즉 옐로 케이크 (Yellow Cake)를 추출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비료공장의 핵무기 생산 연관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페이스북에 “평산과 박천에서 정련한 우라늄만으로도 기존의 농축공장을 계속 운영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 비료공장에서 굳이 우라늄을 추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도 “비료 물질로 우라늄을 생산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행 20일 만의 ‘컴백 무대’로 평안남도 순천의 인비료공장 준공식장을 택한 것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업생산 증대를 강조한 성격이 크지만 인비료공장에서는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 추출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노동신문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인비료공장을 찾은 소식을 전하며 “알곡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릴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고 했다. 대북 제재로 화학비료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료 생산시설 준공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순천 인비료공장 착공식은 2017년 7월 열렸으며, 김 위원장은 올해 첫 현지지도(1월 7일 보도)로 이곳을 찾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준공식에 대해 “군민일치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도 했다. 생일 참배(지난달 15일)를 건너뛰었던 김일성 주석에게도 준공의 기쁨을 나눈 셈이다. 동시에 북한이 ‘핵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가 지난달 6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인산비료 생산 과정에서 중간 생산물인 인산을 통해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 정광(U3O8), 즉 옐로 케이크 (Yellow Cake)를 추출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비료공장의 핵무기 생산 연관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페이스북에 “평산과 박천에서 정련한 우라늄만으로도 기존의 농축공장을 계속 운영하는데 지장이 없다면 비료공장에서 굳이 우라늄을 추출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도 “비료 물질로 우라늄 생산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가 남북 협력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지금으로선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라며 “(대북제재 등) 여건이 좋아지길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4·15총선 이후 내놓은 첫 대북 메시지로 집권 후반기 독자적 남북 협력 사업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문점 선언 실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집권 하반기에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기본 틀은 지키면서도 예외 인정 범위를 넓히는 등 적극적으로 남북 협력 사업을 모색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방역 협력 △남북 철도 연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 및 실향민 상호 방문 등 4대 협력 사업 구상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다가오는 6·25전쟁 70주년을 언급하며 “가장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전쟁의 참화를 기억하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결의를 다지는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도 늦지 않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 없이 “나와 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경제의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을 언급했다. 정부는 이날 동해북부선 재추진 기념식을 갖고 약 2조8520억 원을 들여 강릉∼제진 구간(110.9km) 철도를 53년 만에 복원하는 등 남북 철도·도로 연결의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북한 매체는 대남 비난을 이어갔다.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군의 고고도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RQ-4) 도입을 거론하며 “도적고양이처럼 몰래 끌어들인 글로벌호크를 두고 ‘감시 목적’이라는 궤변을 아무리 늘어놓아도 그 극악한 대결흉심, 선제공격 기도는 결코 감출 수 없다”며 비난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황인찬 기자}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총선 이후 첫 공개 대북 메시지에서 국제 대북제재가 완화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독자적인 남북 협력 사업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등에선 좀 더 획기적인 수준의 남북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文, 대북제재 겨냥해 “국제 제약” 문 대통령은 이날 “나와 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1월 “남북 관계에 있어 더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한 지 3개월 만에 ‘한반도 주인론’을 언급하며 독자적 남북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방역협력 △남북 철도연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 및 실향민 상호 방문 등 4대 협력 사업 구상을 제안했다. 지난해 판문점 선언 1주년 당시 간략한 메시지만 내놨던 문 대통령이 이날 남북 협력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은 미국 대선이 열리는 11월까지 남은 6개월이 현 정부가 남북 협력 사업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마지노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두 차례 대북특사를 맡았던 민주당 윤건영 당선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시간이 많지 않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곧 4년 차를 맞는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정부도 대선으로 움직이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여기에 여당의 압승으로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 구상이 힘을 받게 되면서 독자적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자신감도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겨냥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 제약”이라고 지적하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후 미국과 유럽을 방문해 대북제재 완화론을 폈다가 국내외 비판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남북 간 방역협력의 명분이 생긴 데다 국내 정치적 환경이 안정된 만큼 남북 협력 사업을 다시 전개할 여건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의 기본정신도 연대와 협력”이라며 “남과 북이 함께 코로나 극복과 판문점 선언 이행에 속도를 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며 상생 발전하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열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권 인사들도 가세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남북이 보건 방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몇억 달러를 써서라도 큰 그림 만들고, 이걸 갖고 북측에 물밑으로 제안하고 이걸 받으면 남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밑바탕을 삼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연철, “동해북부선은 한반도 뉴딜 사업”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고 남북철도 연결 재추진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철도 연결을 위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며 “남북 정상 간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로 1967년 노선 폐지 후 현재까지 단절돼 있다. 정부가 올해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 동해선 철도가 연결되고 북한이 남북 철도 연결에 응한다면 장기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런던까지 닿을 수 있게 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동해북부선 건설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 승차권’도 등장했는데 강릉∼독일 베를린까지 가는 표로 운임은 61만5427원이 책정돼 있었다. 6·15 남북 공동선언과 4·27 판문점 선언을 기념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별개로 북한 내 철도 건설에는 대북제재 면제가 필요한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 제재 면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은 지난해에만 13차례에 걸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고 올해에도 미사일을 다섯 차례나 쏘아 올렸다”며 “지금은 2년 전 하룻밤의 꿈을 기억할 때가 아니라 반성과 기조 전환을 통해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기약해야 할 때”라고 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황인찬 기자}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총선 이후 첫 공개 대북 메시지에서 국제 대북제재가 완화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독자적인 남북 협력 사업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등에선 좀 더 획기적인 수준의 남북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文, 대북제재 겨냥해 “국제 제약” 문 대통령은 이날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1월 “남북 관계에 있어 더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한 지 3개월 만에 ‘한반도 주인론’을 언급하며 독자적 남북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방역 협력 △남북 철도 연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 및 실향민 상호 방문 등 4대 협력 사업 구상을 제안했다. 지난해 판문점 선언 1주년 당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 이날 남북 협력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은 미국 대선이 열리는 11월까지 남은 6개월이 현 정부가 남북 협력 사업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마지노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두 차례 대북 특사를 맡았던 민주당 윤건영 당선자가 이날 페이스북에 “시간이 많지 않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곧 4년 차를 맞는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정부도 대선으로 움직이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여기에 여당의 압승으로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 구상이 힘을 받게 되면서 독자적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자신감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겨냥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 제약”이라고 지적하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후 미국과 유럽을 방문해 대북제재 완화론을 폈다가 국내외 비판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남북 간 방역 협력의 명분이 생긴 데다 국내 정치적 환경이 안정된 만큼 남북 협력 사업을 다시 전개할 여건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의 기본 정신도 연대와 협력”이라며 “남과 북이 함께 코로나 극복과 판문점 선언 이행에 속도를 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며 상생 발전하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열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권 인사들도 가세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남북이 보건, 방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몇억 달러를 써서라도 큰 그림을 만들고, 이걸 갖고 북측에 물밑으로 제안하고 이걸 받으면 남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밑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연철, “동해북부선은 한반도 뉴딜 사업”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고 남북 철도 연결 재추진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철도 연결을 위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며 “남북 정상 간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동해북부선은 강원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로 1967년 노선 폐지 후 현재까지 단절돼 있다. 정부가 올해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 동해선 철도가 연결되고 북한이 남북 철도 연결에 응한다면 장기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영국 런던까지 닿을 수 있게 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동해북부선 건설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 승차권’도 등장했는데 강릉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가는 표로 운임은 61만5427원이 책정돼 있었다. 6·15 남북공동선언과 4·27 판문점 선언을 기념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별개로 북한 내 철도 건설에는 대북 제재 면제가 필요한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 제재 면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철도, 도로, 산림 등은 국제사회에서도 제재에 대해 유연한 입장”이라며 “북한이 어느 정도 호응을 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서는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황인찬기자 hic@donga.com}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원산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정보를 미국 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22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이 지난주부터 원산에 체류했으며 15∼20일 사이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 등을 이용하지 않고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정찰기 등을 투입해 전파 및 영상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일부 보좌진과 고위직 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김 위원장이 예방 차원에서 평양을 떠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또 미 당국은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는 원산 별장에서 김 위원장이 모종의 의학적 시술 또는 치료도 받았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그의 상태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2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 한상준 기자 ▼ 美당국자 “金, 치료 받았다는 증거 있다” ▼日언론 “코로나 피해 원산 별장행”통일부 당국자 “金조만간 나타날것”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원산으로 이동했으며, 위중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미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김 위원장이 일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서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타날 때까지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 주변에서 복수의 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흡연 비만 등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는 김 위원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도 원산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환자실에 입원까지 했던 상황 등도 심리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도쿄신문의 보도도 미 당국의 분석과 맥락이 같다. 이 신문은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원산의 별장에 머물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경호요원 중 감염자가 나와 경비태세에 불안을 느껴 피했다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김 위원장이 원산에서 모종의 의학적 시술 또는 치료를 받았다는 점에도 무게를 두고 그의 상태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치료를 받았음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14일 모종의 사고가 발생했고, 김 위원장이 원산으로 가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 당국은 김 위원장이 원산을 떠나려는 듯한 정황도 최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행선지와 이동 목적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좀 더 지켜보면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에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 차장은 김 위원장과 관련해 “여전히 북한 핵 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위원장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대중 정부의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10시경 알고 지내던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가 전화를 걸어와 ‘김 위원장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 중국 의료진도 급히 북에 파견됐지만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오늘 새벽 북한 고위 간부들이 사실상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 황인찬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