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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19일부터 북한의 남침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약 2주간 실시한다. 이번 연습에선 전쟁 발발 시 북한이 사이버 전사를 대거 동원해 유포할 것으로 보이는 허위 정보 대응 연습이 강화돼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습 기간 중인 19~22일 실시되는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에선 최초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해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대피 훈련도 진행된다.1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미는 19~23일엔 UFS 1부를, 26~29일엔 2부를 진행한다. 북한이 전면 남침해 올 경우에 대비해 한미 연합군이 작전 계획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숙달하는 지휘소(CPX) 연습으로 1부는 방어, 2부는 반격으로 구성된다.특히 이번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이 증명된 소셜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 유포 등 인지전 및 심리전에 대응하기 위한 연습이 중점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서 상대군의 전투 의지를 꺾는 등 허위 정보의 선동 효력이 어떤 무기보다 막강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북한 역시 허위 정보를 활용, 전쟁 판도를 뒤집으려 할 수 있는 만큼 대응 연습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습에는 최근 국내 방산업체 등을 대상으로 집중되고 있는 북한의 해킹 등 사이버 공격과 5월 오물풍선 살포와 동시에 감행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 우주군도 참여한다.UFS 연습 기간을 전후해 실시되는 공대공 실사격 훈련 등 한미 연합 야외 실기동 훈련도 지난해 UFS 기간 38회에서 올해 48회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여단급 연합 훈련도 지난해 같은 기간 4건에서 17개로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규모 역시 확대됐다.국가 비상 사태를 가정한 범정부 연습인 을지연습에선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한국을 향해 사용할 경우를 가정해 공습 경보를 발령하고, 국민들이 신속하게 지하 등으로 대피하는 훈련이 진행된다. 북한의 핵 사용을 가정한 대피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등 핵 위협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데 따른 조치”라고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서 김 후보자뿐 아니라 군 최고 정보 기관인 국군방첩사령부(옛 기무사령부)와 대북 특수정보 수집 핵심 기관인 777사령부까지 군내 핵심 정보기관 수장을 충암고 라인이 차지하는 데 대한 논란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권의 차지철·장세동으로 불린다”며 “‘입틀막’ 경호에 해병대원 사건 외압 의혹까지 받는 당사자를 장관에 앉히려 하다니 제정신이냐”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방첩사령관에 임명된 여인형 사령관(육군 중장)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9년 후배다. 방첩사 전신인 기무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고 세월호 유가족 정보 수집에 나서는 등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방첩사의 주요 임무는 군 관련 정보 수집이다. 그러나 과거 기무사나 보안사 시절에는 이 같은 직무 범위를 넘어 민간 정보 수집에 나서거나 수집된 정보를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으로 과잉 충성 논란을 여러 차례 일으킨 바 있다. 777사령부 사령관으로 올해 4월 임명된 박종선 소장 역시 윤 대통령의 충암고 11년 후배로 알려졌다. 이 부대는 대북 신호 정보 등 특수정보를 수집하는 곳으로 국군정보사령부와 함께 가장 내밀한 대북 정보를 틀어쥐고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군내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육군 대장 출신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통화에서 “보안사, 기무사 후신인 방첩사령부 사령관으로 고등학교 후배를 앉힌 건 누가 봐도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충암고는 전두환 시절 ‘하나회’라도 되는 것이냐. 윤석열 정권은 검찰과 군만 믿는 군사정권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또 김용현 장관 체제에선 코드 인사가 더 노골화될 것이라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도 “고등학교 선배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한 건 대통령 심기를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군 인사를 등용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의 한 측근은 “충암고 장성 출신은 370여 명 장성 중 극소수”라며 “군 내 파벌이 있다고 주장하는 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우리 정부는 당초 2026년부터 적용되는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조기 협상에 4월 착수한 뒤 비공식적으론 올해 11월 미국 대선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속도를 내왔다. 다만 미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있지만 지난달 5차 회의까지 양측 의견 접근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미 대선 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그간 진행된 한미 간 협의를 무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 대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트럼프 1기 당시 분담금 5배 증액을 요구한 것처럼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한미 간) 협상에 진척이 있지만 의견 접근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안에 타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한미는 3월 양측 협상 대표를 임명한 뒤 4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5차 회의를 마쳤다. 현재 워싱턴에서 6차 회의가 이뤄지고 있다. 협상 개시 두 달 반 만에 양측이 다섯 번 대면하며 협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당국자에 따르면 아직 좁혀야 할 이견이 적지 않다는 것. 과거 9·10차 SMA는 10차 회의까지, 직전 11차 SMA는 9차 회의까지 진행됐다. 4월에 시작된 이번 SMA 협상을 7개월 만인 11월 전까지 마치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목표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한미가 협의를 개시하기 전 정부 내부에선 목표를 전년 대비 인상률 3%로 매우 보수적으로 잡고 시작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미는 최근 협의에서 다소 이견을 좁혔지만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11차 SMA 당시 정부는 첫해 방위비 13.6% 인상, 매년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하는 방안을 제안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지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했다. 이에 1년 3개월간 협정 공백이 생겼다. 이번 SMA 조기 협상을 미측이 먼저 제안한 것도 당시 협정 공백으로 주한미군 근로자 무급휴직 사태가 불거졌던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두 달 뒤인 2021년 3월 한미는 2020∼2025년 6년 유효기간의 SMA 협상을 타결했다. 2020년 분담금은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2021년에 13.9%를 증액한 1조1833억 원을 낸 뒤 2025년까지 한국의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인상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내년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는 1조4028억 원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월 대선 유세 당시 2만8500명인 주한미군 규모를 4만2000명으로 과장해 “(한국이 분담금을) 사실상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분담금 인상 필요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를 포함해 일부 독립운동 단체들이 이른바 ‘뉴라이트’ 논란의 중심에 선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을 이유로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 방침을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12일 국회에 제출했다. 앞서 광복회가 1965년 창립 이후 최초로 광복절 중앙 경축식 불참 선언을 했는데 민주당 등도 이날 불참 대열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대정부 공세에 나선 것. 반면 김 관장은 이날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 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김 관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면서 국민 통합의 장이 돼야 할 광복절 경축식이 분열의 상징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 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무리한 인사 강행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경축식 불참이 “민주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관장에 전두환을 임명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야 6당은 이날 “독립기념관 설립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사로 반헌법적 행위”라며 결의안을 제출했다.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로 이종찬 광복회장의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장에 적합한 분이냐”며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여러 가지 적합하지 않은 면모가 있는 이상 그만두는 게 순리”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이번 논란의 파장을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차분히 좀 지켜보자.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이 좌우 논리를 넘어 파장이 작지 않은 만큼 일단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인지 등부터 좀 더 시간을 갖고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관장은 이날 서울 용산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내가 일제의 강점을 옹호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하나라도 갖고 오라”며 “건국절 제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뉴라이트 계열로 이번 독립기념관장 임명이 1948년 8월 15일 건국절 제정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 기용된 정략적 인사라는 광복회 등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 대통령실도 이날 정부가 김 관장을 임명해 건국절 제정을 추진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주최 중앙 경축식과 별도로 1987년 개관 이후 독립기념관에서 매년 열리던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올해 처음 취소된 사실도 이날 알려졌다. 이번 김 관장 임명 논란이 거세지면서 광복회 등의 기념식 불참 선언 등 반발 움직임을 의식해 취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를 포함해 일부 독립운동 단체들이 이른바 ‘뉴라이트’ 논란의 중심에 선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을 이유로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 방침을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12일 국회에 제출했다. 앞서 광복회가 1965년 창립 이후 최초로 광복절 중앙 경축식 불참 선언을 했는데 민주당 등도 이날 불참 대열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대정부 공세에 나선 것. 반면 김 관장은 이날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 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김 관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오히려 증폭되면서 국민 통합의 장이 돼야 할 광복절 경축식이 분열의 상징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경축식 불참에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촉구 결의안도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 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무리한 인사 강행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역사를 바로 세우고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같은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당이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을 선언한 일은 여태껏 없었던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관장에 전두환을 임명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도 기념식 불참 입장을 냈거나 불참을 검토 중이다. 야6당은 이날 “김 관장 임명은 독립기념관 설립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사로 반헌법적 행위”라며 임명 철회 촉구 결의안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로 이종찬 광복회장의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장에 적합한 분이냐”라며 비판했다. 또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여러 가지 적합하지 않은 면모가 있는 이상 그만두는 게 순리”라고도 했다. 독립운동가 김한 선생의 외손자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이종찬 광복회장과 면담했다. 우 의장이 기념식 참석 여부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이 회장은 “국회의장은 삼부요인이자 입법부 수장인 만큼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우 의장의 불참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일단 우 의장 측 관계자는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만 했다.여권에서는 이번 논란의 파장을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차분히 좀 지켜보자.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이 좌우 논리를 넘어 국민들에게 파장이 적지 않은 많큼 일단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인지 등부터 좀더 시간을 갖고 판단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김 관장 “식민지배 옹호 증거 있으면 가져와라”김 관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일제의 식민 지배를 강하게 비판해왔다”며 “내가 일제의 강점을 옹호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하나라도 갖고 오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뉴라이트 계열로 이번 독립기념관장 임명이 1948년 8월 15일 건국절 제정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 기용된 정략적 인사라는 광복회 등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 1919년 임시정부로부터 시작된 건국을 자신이 부정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2022년 펴낸 저서 ‘끝나야 할 역사 전쟁’을 직접 들어보이며 반박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나는 건국절 제정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대통령실 등 정부 차원에서 건국절 제정을 추진할 경우 관장직을 걸고 반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역사학자의 양심을 걸고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사퇴 가능성을 일축한 김 관장은 앞으로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가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도 밝혔다. 김 관장이 공식적으로 이번 논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이런 가운데 정부 주최 중앙 경축식과 별도로 1987년 개관 이후 독립기념관에서 매년 열리던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올해 처음 취소된 사실도 이날 알려졌다. 이번 김 관장 임명 논란이 거세지면서 광복회 등의 기념식 불참 선언 등 반발 움직임을 의식해 취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관장은 “내가 임명되기 전 취소된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해 박진희 당시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이 30여 차례에 걸쳐 국방부 조사본부 태스크포스(TF) 팀원에게 전화를 한 정황이 기록된 업무 메모를 확보했다. 해당 통화 내용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중간 보고서에서 빼라는 취지의 지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TF의 사건 재검토 과정에서 국방부 수뇌부의 개입 정황을 담은 물증이 확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수뇌부 지시 담긴 업무 메모 확보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해 8월 TF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당시 TF원의 업무 메모를 최근 확보했다. 지난해 8월 9일 TF는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회수했고 이후 TF가 재검토를 시작했다. 업무 메모에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보좌했던 박 전 보좌관이 TF원들과 30여 차례 통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박 전 보좌관이 “직접적인 책임 관계가 드러나는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범죄 혐의를) 특정해 경찰에 이첩하라”는 취지로 지시하는 등 TF의 ‘중간보고서’ 내용을 수정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도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간보고서에는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총 6명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됐고, 지난해 8월 14일 이종섭 장관에게 보고됐었다. 박 전 보좌관의 30여 차례의 통화를 전후로 TF는 지난해 8월 21일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의 범죄 혐의만 특정해 경찰에 이첩한다고 발표했다. 공수처는 업무 메모를 토대로 TF가 재검토 내용을 바꾸는 데 박 전 보좌관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TF팀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과정에서 국방부 수뇌부의 개입이 있었다”, “국방부 수뇌부의 개입으로 재검토 결과가 바뀌었다” 등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법한 지시” vs “권한 없는 외압” 법조계에서는 박 전 보좌관이 TF원들에게 전화를 한 행위가 위법한지, 외압인지에 대해 견해가 나뉜다. 우선 국방부 장관은 원칙적으로 TF를 지휘, 감독할 권한이 있다. 때문에 장관의 보좌관이 장관의 지시에 따라 TF에 전화를 건 것은 위법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군사경찰직무법 5조는 ‘군사경찰 부대가 설치돼 있는 부대의 장은 군사경찰 직무를 관장하고 소속 군사경찰을 지휘 감독한다’고 규정하는데, 이 경우 국방부 장관에게 TF를 지휘 감독할 권한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 조사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한 경우라는 입장이다. 2022년 개정된 군사법원법 등에 따르면 군사경찰은 수사권이 없는 변사 사건이 접수되면 지체없이 민간 경찰로 이첩해야 한다.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이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국방부 장관에게 감독 지휘권이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박 전 보좌관이 국방부 장관의 지휘감독 권한이 없는 일에 개입했다면 외압으로 볼 수 있고 직권남용이 성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보좌관은 올 1월 공수처에 사건과 관련해 아무 기록이 없는 ‘깡통 폰’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번에 확보한 메모가 박 전 보좌관의 부당한 외압을 입증하는 데 주요 단서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는 박 전 보좌관에게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15일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미국, 중국, 카자흐스탄에서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30명이 한국을 찾는다. 국가보훈부는 ‘세계 속 우리, 빛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11∼17일 6박 7일 일정의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행사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방한하는 이들은 독립유공자 21명의 후손 30명으로, 이 중엔 유관순 열사의 사촌 언니인 유예도 지사의 증손자 김재권 씨도 포함됐다. 유 지사는 유 열사와 함께 1919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독립선언문 선포식을 비롯한 3·1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고, 김 씨는 미국에 거주 중이다. 유관순, 유예도 지사 가문은 유관순의 아버지 유중권을 비롯해 오빠 유우석 등 3대에 걸쳐 독립유공자 9명을 배출한 가문으로도 유명하다. 대한독립청년단에 가입하며 독립운동에 투신해 신흥무관학교 교관으로 활동한 김경천 지사의 증손녀 헤가이 스베틀라나 씨와 현손자 헤가이 다니일 군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을 찾는다. 만주지역에서 주로 활약한 김 지사는 1922년 고려혁명군을 조직해 동부사령관을 지냈다. 1923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무관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등 무장투쟁에 앞서며 흩어진 항일 역량을 모으기 위해 힘썼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총리였던 이동휘 지사의 딸로 아버지에 이어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을 한 이의순 지사와 그의 남편 오영선 지사의 후손 3명도 중국에서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11일 입국해 12일 독립유공자들이 안장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부터 참배한다. 방한 기간 독립기념관을 둘러보는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을 찾고, 광복절 중앙경축식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들이 있어 대한민국은 오늘의 자유와 번영이 깃든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정부는 그 위대한 역사가 독립유공자 후손들께도 가슴 뜨거운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훈부는 1995년 광복 50주년을 계기로 ‘국외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20개국 957명이 참가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남성 주민 1명이 북한과 최단거리 기준으로 2.5km 떨어진 인천 강화군 교동도 북측의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을 통해 8일 귀순했다. 교동도에는 우리 군이 지난달부터 서부∼동부 등 전 전선에서 전면 시행 중인 대북확성기가 운영되고 있어 이 주민이 최근 재개된 확성기 방송의 영향을 받아 귀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번 귀순 사실 확인을 요청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군이) 출발 지점부터 계속 감시해서 귀순을 유도한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이른 아침 교동도 북측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2명이 우리 군 감시장비 등에 식별됐다. 중립수역은 별도의 군사분계선이 없는 완충구역으로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한다. 이들은 강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날 때를 이용해 갯벌에 몸이 일부 빠진 상태로 걸어왔고, 우리 군당국은 이를 밀착 감시했다고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2명 중 1명만 교동도 방향으로 와 해병대 병력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 2명 중 1명은 군 감시장비 화면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는데,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 귀순을 시도하다 갯벌 등에 빠지며 변을 당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사라진 1명이 우리 측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번에 귀순한 주민은 남성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은 이 귀순 주민을 상대로 북한군 여부 등 자세한 신상과 정확한 탈북 경위 및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교동도는 북한과 짧게는 2.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가청거리가 2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대북확성기 방송이 지난달 21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만큼 이 방송이 이번 귀순 결심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에도 한강 하구를 통한 ‘수영 귀순’이 발생하는 등 북한과 지척에 있는 교동도는 단골 귀순 루트로 꼽힌다. 북한 주민이 귀순한 건 공개된 사안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북한 주민 4명이 동해에서 소형 목선을 타고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이후 10개월 만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블랙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태가 발생하고 정보사령관(소장)과 예하 여단장(준장) 간 고소전이 불거지는 등 전례없는 수준의 내홍을 겪고 있는 국군정보사령부 문제와 관련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어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보사령관에 대한 상관모욕 혐의로 수사를 받는 여단장이 6월 직무배제 조치된 데 이어 정보사령관에게도 일련의 사건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직무배제 등의 인사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신 장관은 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과 관련해) 정보 업무에 큰 공백은 없다”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인 혁신 등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보사령관이 여단장을 상관모욕 혐의로 수사 의뢰하고 여단장은 정보사령관을 폭행 등 혐의로 사실상 맞고소하면서 흔들린 정보사 내부 지휘체계를 바로잡는 한편 보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사를 지휘관리하는 상부 구조를 바꾸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정보사령관과 여단장 간 갈등의 원인이 된 정보사 비밀사무실(일명 안가)도 도마에 올랐다. 여단장은 대북 공작 기획 등이 이뤄져 위치 등을 극비에 부쳐야 할 이 사무실을 예비역 중장이 이끄는 한 민간 연구소에 무료로 빌려줘 논란이 됐다. 신 장관은 “사무실 사용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 문제 등 여단장의 행위에 대해 국방부 조사본부가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국방부 조사본부는 여단장을 상관모욕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여단장이 비밀사무실을 빌려준 것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야당은 정보사의 내홍 원인이 신 장관에게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여단장이 안가를 빌려준 민간 연구소 이사장 조모 장군(예비역)은 신 장관과 (육군사관학교) 동기생”이라며 “조 장군이 신 장관에게 여단장의 준장 진급을 청탁해 진급시켰고, 그 대가로 여단장이 안가를 쓰게 해줬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신 장관은 “그런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진급 청탁이 있었다는 것도 내 명예에 심각한 손상”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위원장도 “야당 의원들의 안가 사용 문제 지적은 합리적이다. 장관과 정보사 관계자들은 굉장히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블랙요원 명단 등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국군방첩사령부에서 구속 수사를 받던 정보사 군무원은 8일 군 검찰로 송치됐다. 방첩사는 이 군무원이 기밀을 건넨 대상이 중국동포(조선족)로 드러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해 왔지만 군 검찰로 송치하면서 군형법상 간첩 혐의와 일반 이적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간첩 혐의는 북한과의 연계성이 확인돼야 적용할 수 있는 만큼 문제의 중국동포가 북한 정찰총국이 포섭한 정보원이거나 중국동포를 가장한 정찰총국 요원이라는 사실을 방첩사가 확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 군무원과 북한과의 연결고리가 어느 정도 확인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북한 남성 주민 1명이 북한과 최단거리 기준으로 2.5km 떨어진 인천 강화군 교동도 북측의 한강하구 중립 수역을 통해 8일 귀순했다. 교동도에는 우리 군이 지난달부터 서부~동부 등 전 전선에서 전면 시행 중인 대북확성기가 운영되고 있어 이 주민이 최근 재개된 확성기 방송의 영향을 받아 귀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번 귀순 사실 확인을 요청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군이) 출발 지점부터 계속 감시해서 귀순을 유도한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밝혔다.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이른 아침 교동도 북측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2명이 우리 군 감시장비 등에 식별됐다. 중립수역은 별도의 군사분계선이 없는 완충구역으로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한다. 이들은 강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날 때를 이용해 갯벌에 몸이 일부 빠진 상태로 걸어왔고, 우리 군당국은 이를 밀착 감시했다고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2명 중 1명만 교동도 방향으로 와 해병대 병력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 2명 중 1명은 군 감시장비 화면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는데,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 귀순을 시도하다 갯벌 등에 빠지며 변을 당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사라진 1명이 우리 측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이번에 귀순한 주민은 남성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은 이 귀순 주민을 상대로 북한군 여부 등 자세한 신상과 정확한 탈북 경위 및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교동도는 북한과 짧게는 2.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가청거리가 2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대북확성기 방송이 지난달 21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만큼 이 방송이 이번 귀순 결심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에도 한강 하구를 통한 ‘수영 귀순’이 발생하는 등 북한과 지척에 있는 교동도는 단골 귀순 루트로 꼽힌다. 북한 주민이 귀순한 건 공개된 사안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북한 주민 4명이 동해에서 소형 목선을 타고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이후 10개월 만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블랙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태가 발생하고 정보사령관(소장)과 예하 여단장(준장) 간 고소전이 불거지는 등 전례없는 수준의 내홍을 겪고 있는 국군정보사령부 문제와 관련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어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보사령관에 대한 상관모욕 혐의로 수사를 받는 여단장이 6월 직무배제 조치된 데 이어 정보사령관에게도 일련의 사건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직무배제 등의 인사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신 장관은 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과 관련해) 정보 업무에 큰 공백은 없다”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인 혁신 등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보사령관이 여단장을 상관모욕 혐의로 수사 의뢰하고 여단장은 정보사령관을 폭행 등 혐의로 사실상 맞고소하면서 흔들린 정보사 내부 지휘체계를 바로잡는 한편 보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사를 지휘관리하는 상부 구조를 바꾸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정보사령관과 여단장 간 갈등의 원인이 된 정보사 비밀사무실(일명 안가)도 도마에 올랐다. 여단장은 대북 공작 기획 등이 이뤄져 위치 등을 극비에 부쳐야 할 이 사무실을 예비역 중장이 이끄는 한 민간 연구소에 무료로 빌려줘 논란이 됐다.신 장관은 “사무실 사용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 문제 등 여단장의 행위에 대해 국방부 조사본부가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국방부 조사본부는 여단장을 상관모욕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여단장이 비밀사무실을 빌려준 것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야당은 정보사의 내홍 원인이 신 장관에게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여단장이 안가를 빌려준 민간 연구소 이사장 조모 장군(예비역)은 신 장관과 (육군사관학교) 동기생”이라며 “조 장군이 신 장관에게 여단장의 준장 진급을 청탁해 진급시켰고, 그 대가로 여단장이 안가를 쓰게 해줬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신 장관은 “그런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진급 청탁이 있었다는 것도 내 명예에 심각한 손상”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위원장도 “야당 의원들의 안가 사용 문제 지적은 합리적이다. 장관과 정보사 관계관들은 굉장히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블랙요원 명단 등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국군방첩사령부에서 구속 수사를 받던 정보사 군무원은 8일 군 검찰로 송치됐다. 방첩사는 이 군무원이 기밀을 건넨 대상이 중국동포(조선족)로 드러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해 왔지만 군 검찰로 송치하면서 군형법상 간첩 혐의와 일반 이적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간첩 혐의는 북한과의 연계성이 확인돼야 적용할 수 있는 만큼 문제의 중국동포가 북한 정찰총국이 포섭한 정보원이거나 중국동포를 가장한 정찰총국 요원이라는 사실을 방첩사가 확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 군무원과 북한과의 연결고리가 어느 정도 확인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훈련병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한 시간씩 휴대전화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7일 “기존 정책상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했던 훈련병들은 다음 달부터 가정과의 소통 등을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서 육군 15사단 신병교육대 훈련병에 한해 2021년 3개월간 휴대전화 시범 사용을 실시했다. 이후 시범 부대를 확대해 지난해 7월부터는 전체 훈련병들이 주말 및 공휴일에 1시간씩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시범 운영 기간이었던 지난해 7∼12월 훈련병 8만491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한 결과 사용 수칙을 위반한 경우가 32건(0.04%)에 그쳐 정식 사용을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대북 정보 수집 등 우리 군 정보 최전선에 있는 국군정보사령부에서 최고 지휘부 간 고소전으로 대북 공작 명칭 등 기밀이 새 나가고, 블랙요원 신상 등을 담은 기밀자료를 정보사 군무원이 유출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보안이 가장 철저해야 할 부대에서 보안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극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정보사 존립의 근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대에서 상급자인 정보사령관(소장)과 하급자인 정보사 여단장(준장)이 맞고소전을 벌이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는 자체가 군의 무너진 기강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계급 역전-대북 공작 특수성 등이 갈등 원인”우선 군 내부에선 여단장과 사령관의 치고받는 고소전을 두고 군의 지휘체계 근간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단장은 육군사관학교 47기로 50기인 정보사령관보다 3기수 선배다. 그러나 계급은 원스타, 즉 준장으로 투스타 소장인 정보사령관보다 낮다. 육사 선배가 3기수 아래 후배 지휘를 받는 처지가 되면서 두 사람간 갈등이 시작됐고, 결국 고소전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단장은 현역 중엔 손에 꼽히는 대북 특수 공작 전문가이자 관련 분야 최고참이라고 한다. 여단장은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책임 지휘관으로 과거 2016년 4월 중국 내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 지배인과 여종업원 12명이 탈북한 사건에도 관여하는 등 중국 등 해외에서 대북 특수 공작 임무를 수행하는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잔뼈가 굵은 ‘블랙요원’이었던 것. 반면 정보사령관은 야전 사단이나 지상작전사령부 등에서 정보 임무를 수행한 인물로 대북 특수 공작 임무는 수행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정보본부에서도 근무했지만 휴민트 대북 특수 공작 임무는 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군 안팎에선 대북 특수 공작에 있어 최고 전문가를 자저하는 여단장이 관련 경험이 없는 사령관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단장이 기획 중인 공작 계획 관련한 보고에서 정보사령관을 ‘패싱’하다가 결국 상관 모욕 혐의로 수사까지 받는 상황이 됐고, 여단장 역시 정보사령관을 폭행 혐의로 고소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 일각에선 여단장이 정보사령관을 폭행 혐의로 고소하며 공개된 고소장에서 언급된 ‘광개토 기획 공작’이 여단장이 계획한 또다른 공작이고, 이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두 사람 간 갈등이 증폭된 거란 해석도 있다. 정보사령관은 민간 연구소에 정보사 비밀사무실(오피스텔)까지 빌려주며 진행하는 해당 기획이 다소 무리한 공작임을 지적했고, 여단장은 “공작을 안 해본 비전문가라 모르는 소리를 한다”는 식으로 대응했을 수 있다는 추정까지 나오는 것. 실제로 여단장은 고소장에 정보사령관에게 “이런 식으로 비전문가인 사령관이 개입을 하니까 공작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대북 특수 공작원, 상명하복 중시 않는 경우도”군 관계자는 “대북 특수 공작 계획의 경우 고도의 보안이 필요해 최고 윗선 지시 등에 따라 정상 지휘 계선을 몇단계 건너뛰고 극소수에게만 보고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며 “대북 특수 공작 임무에 특화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에 서로의 임무를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북 특수 공작을 오래 해 온 이들 중엔 스스로를 반드시 상명하복해야 하는 군인으로 여기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같은 특성도 전례 없는 장군 간 고소전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올 초부터 특수 공작 임무를 두고 불거진 이같은 지휘부간 갈등이 정보사가 이후 정보사 군무원이 중국 동포(조선족)에게 블랙요원 명단 등 기밀을 손쉽게 유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문제는 극비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휘부 간 갈등이 불거져 각자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이번처럼 공작 명칭이나 비밀 사무실 위치 등 기밀이 줄줄이 공개됐다는 것. 군 안팎에선 이같은 ‘정보 참사’가 ‘안보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정보사에서 기밀이 마구 새는 문제가 발생하는 건 우리 안보 근간이 무너진다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정보사 내부 지휘 체계부터 정상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훈련병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한 시간씩 휴대전화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7월부터 논산훈련소 등 육해공군 21개 훈련소 및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들이 시범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것을 넘어 정식 사용이 시작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7일 “기존 정책상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했던 훈련병들은 다음 달부터 가정과의 소통 등을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서 육군 15사단 신병교육대 훈련병에 한해 2021년 3개월간 휴대전화 시범 사용을 실시했다. 이후 시범 부대를 확대해 지난해 7월부터는 전체 훈련병들이 주말 및 공휴일에 1시간씩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시범 사용을 넘어 훈련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공식화한 배경에 대해 “시범 운영 기간이었던 지난해 7월~12월 훈련병 8만491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한 결과 사용 수칙을 위반한 경우가 32건(0.04%)에 그쳐 정식 사용을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병사들은 앞으로도 현재처럼 평일 오후 6시~9시. 주말 오전 8시 반~오후 9시에만 휴대전화를 사용해야 한다.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45개 부대 6만 여 명에 대해 아침 점호 후부터 저녁 9시까지 휴대전화를 소지 및 사용할 수 있도록 해본 결과 비인가 휴대전화 사용 등 사용 수칙 위반 사례가 1005건으로 시범 운영 전 6개월간 1014건과 비슷했다. 시범 운영 부대는 통상 사용 수칙을 엄격하게 준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던 것. 육군의 경우 위반 건수가 431건에서 587건으로 36% 늘었다.국방부 관계자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 확대가 일과 중 근무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동료와의 대화 단절을 유발한다는 시범운영 부대 간부들 의견이 많아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일과 후’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외·대북 공작 임무 등을 수행하는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최고 지휘부인 정보사령관(소장)과 여단장(준장)이 진흙탕 고소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공작 임무 지원 비밀사무소 및 민간 연구소 위치와 성격, 기획 공작 명칭 등까지 대거 노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정보사 군무원이 해외에서 신분을 위장한 채 활동하는 ‘블랙요원’ 명단 등 기밀을 유출한 데 이어 이번엔 정보사 수뇌부 간 전례 없는 고소전으로 또 기밀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보사 여단장 A 준장과 정보사령관 B 소장이 고소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진 고소장 등 관련 문건을 종합하면 A 준장은 서울 충정로의 정보사 영외 비밀사무실, 이른바 안가(安家)를 국방정보본부장을 지낸 예비역 중장이 이끄는 민간 연구소가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 B 소장과 갈등을 빚었다. 고소장 등 문건엔 이 안가가 공작 업무 지원용으로 운용되며, 민간 연구소는 정보사 차원의 기획 공작인 ‘광개토 사업’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점이 명시돼 있다. 정보사가 과거 대북 정보 업무를 담당했던 예비역들이 활동하는 민간 연구소와 함께 공작 업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난 것. 이런 가운데 블랙요원 명단 등 2, 3급 기밀을 정체 불명의 중국동포(조선족)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정보사 군무원은 이르면 7일 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로 송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국군방첩사령부는 이 군무원에게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더해 당초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간첩죄도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첩사가 이 군무원과 북한의 직접적인 연계성을 밝혀 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보사 진흙탕싸움北 서버내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국정원이 포착… 6월초 군에 통보일각 “대공수사권 이관공백 드러나”정보사는 극비 공작 임무를 수행하는 베일에 싸인 부대다. 4성 장군인 대장 등 군 최고 지휘부조차도 정보사가 어떤 방식으로 공작 임무를 수행하는지, 공작 계획 명칭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정보사 장군 간 고소전을 벌이며 공개된 문건에선 정보사와 함께 공작 임무를 수행하는 민간 연구소의 대외 명칭과 가칭, 비밀 사무실에 여단 공작팀을 상주시키는 방안을 A 준장과 B 소장이 논의한 점, ‘광개토 사업(공작)’ 계획이 5가지 비문에 근거해 2월부터 추진되고 있었던 점 등이 모두 드러나 있다. ‘광개토 사업’이 어느 나라를 대상으로 한 공작인지 등은 나오진 않지만 극비로 다뤄야 할 공작 명칭과 공작에 관여하는 민간 연구소 명칭, 연구소를 이끄는 예비역 중장 이름 등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정보사 군무원의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선 국가정보원이 북한 서버에 블랙요원의 구체적인 신상을 담은 명단 등의 내용이 있는 것을 확인해 군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북한 네트워크를 감시하는 국정원 관련 부서가 북한 서버에서 이런 사실을 포착해 6월 초 군에 공유한 것. 정보사는 명단 유출 사실 등을 모르다가 이후 블랙요원 상당수를 귀국시켰다. 관련 내용을 공유받은 방첩사는 해당 군무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6월 20일 진행하는 등 수사를 거쳐 이 군무원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중국동포에게 기밀을 넘긴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간첩죄 적용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현행 간첩죄는 적용 범위가 ‘적국’, 즉 북한으로 한정돼 중국 등 제3국으로 기밀을 유출한 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군 검찰에 해당 군무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당시까지만 해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 정도만 적용했던 방첩사가 이번엔 간첩죄도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의 군무원과 북한의 연계성을 밝혀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기밀을 건네받은 중국동포가 북한 정찰총국이 포섭한 공작원이거나 정찰총국 소속 요원이 중국동포로 가장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 공백이 이번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이 있었다면 대북 정보 역량과 대공 수사를 융합해 신속하게 국가 안보 위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6·25전쟁에 참전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2482명의 이름을 새긴 명비가 세워졌다. 국가보훈부는 6·25전쟁 당시 공식 문서나 유족 증언 등으로 참전 사실이 확인된 2482명의 이름을 새긴 명비 제막식을 5일(현지 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었다고 6일 밝혔다. 명비는 지난해 7월 말 우리 정부의 예산 지원(약 9000만 원)을 받아 완성됐다. 명비는 기존에 아디스아바바에 설치돼 있던 6·25전쟁 참전기념비 하단에 대리석으로 제작됐다. 명비가 뒤늦게 건립된 이유에 대해 보훈부는 “에티오피아 공산주의 정권 시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기록이 소실돼 최근까지도 정확하게 몇 명이 참전했는지 확인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7월부터 에티오피아 국방부 및 외교부와 우리 국방부 등 양국 관계 기관이 조사를 해 참전용사 2482명의 명단을 확인하면서 명비가 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티오피아군은 6·25전쟁 당시 3518명 안팎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했다. 이날 명비 제막식에 참석한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에서 최고 지휘부 간 진흙탕 고소전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정보사는 소속 군무원이 해외에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블랙 요원’ 신상 자료 등 기밀 자료를 중국동포(조선족)에게 유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런 가운데 정보사령관(소장) 측이 부하 여단장(준장)을 상관 모욕 혐의로 수사 의뢰하는 등 사실상 고소했고, 이에 여단장이 폭행 혐의 등으로 맞고소한 사실이 알려진 것. 군 안팎에선 “정보 최전선에 있는 정보사 내부 기강이 심각하게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맞고소전에 나선 여단장은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책임 지휘관이고, 정보사령관은 휴민트 관리 최고 책임자다. 그런 만큼 블랙 요원 신상 유출로 대북 휴민트망이 전멸할 위기에 놓인 비상 상황에서도 정보사 최고 지휘부가 상대방 난타전에만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여단장 A 준장은 지난달 17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정보사령관 B 소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B 소장이 A 준장 보좌관을 시켜 출퇴근 시간 등 동향을 감시해 보고하게 했다는 것이 A 준장 측 주장이다. A 준장은 6월 보고받는 과정에서 결재판을 던졌다면서 B 소장을 폭행 혐의로도 고소했다. 반면 B 소장 측은 “결재판을 내려놓은 것일 뿐”이라며 반박 중이다. A 준장의 출퇴근 시간 등을 감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동아일보가 B 소장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그에 앞서 B 소장 측은 먼저 A 준장이 상관을 모욕했다고 상부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A 준장을 사실상 고소한 상태였다. 민간단체가 정보사 영외 사무실을 사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5, 6월 두 차례에 걸쳐 A 준장이 “사무실 지원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무시하며 “법대로 하라”거나 “공작 비전문가가 지휘관을 하니 간섭하는 것”이라고 하는 등 모욕했다는 게 B 소장 주장이다. 반면 A 준장은 “사무실 문제는 법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일상적 대화를 주고받은 것이다. 모욕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의 사무실은 대북·해외 공작 업무 지원에 사용되는 곳이라고 한다. A 준장은 B 소장보다 계급은 아래지만 육군사관학교 3년 선배다. 이 때문에 계급 역전에 따른 신경전이 장군 간 전례를 찾기 어려운 맞고소전으로 이어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두 사람은 올 1월부터 민간단체에 사무실을 지원해주는 문제를 놓고 “지원해도 문제가 없다”(A 준장)와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B 소장)로 입장이 갈리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두 사람이 맞고소전을 벌인 6월 말∼7월은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태로 국군방첩사령부가 정보사를 한창 수사하고 있을 때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군 소식통은 “정보사 위상이 바닥을 쳤다”고 지적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6·25전쟁에 대해 교육하기 위해 국가보훈부와 유럽지역 역사 교육단체 유럽역사교육자연합회(유로클리오)가 손을 맞잡았다. 보훈부는 5일 “영국을 방문 중인 강정애 장관이 3일(현지 시간)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국 역사 교사 총회에서 스티븐 스테거스 유로클리오 소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6·25전쟁 참전국 역사 교사 총회는 미국, 캐나다 등 17개국 역사·사회 교사 80여 명이 참석해 참전국별 6·25전쟁 교육자료집 활용 방안에 대해 토의하는 교사 워크숍이다. 보훈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쟁유업(遺業)재단이 주관한다. 유로클리오는 교육자들이 책임감 있는 역사·시민교육을 시행할 수 있도록 초국가적인 교육자료를 제작하고 역사교육자 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1992년 설립한 연합회다. 47개국 80여 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협약에 따라 보훈부는 유로클리오와 함께 6·25전쟁 교육자료집을 제작하는 한편으로 유럽 미래 세대가 6·25전쟁과 자유의 중요성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국제 보훈 교육 행사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모인 단체인 광복회가 독립기념관장 후보에 “독립운동의 가치를 폄훼하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보자 철회와 후보 재선정을 요구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5일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독립기념관 이사회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 3인을 추천했는데, 독립운동가 후손 후보들을 탈락시킨 반면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는 등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거나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은 일본의 신민이었다”고 주장한 이들이 포함됐다는 것. 광복회는 3인 중 문제가 된 인물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채 “선임 과정에서 독립 정신이 훼손되고 우리의 정체성이 철저히 유린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3명 중 1명은 과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를 평가절하했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 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다 국민적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을 당시 근대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해 논란을 빚은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독립기념관을 관할하는 국가보훈부는 즉각 설명자료를 내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반박했다. 보훈부는 “독립기념관장 선임을 위해 독립기념관법 및 규정·절차에 따라 독립기념관 이사회를 개최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서류심사와 면접 등 회의를 진행해 최종 후보자 3인을 추천하는 등 적법하게 추진됐다”고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광복회가 독립기념관장 1순위 후보로 지칭한 인물은 이미 뉴라이트와 관련 없다는 사실을 면접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후보를 추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외에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블랙 요원’ 신상 등이 담긴 기밀 자료를 소속 군무원이 중국 동포(조선족)에게 유출해 논란의 중심에 선 국군정보사령부에서 이번엔 최고 지휘부간 맞고소 사태가 발생했다. 정보사령관(소장)이 부하 여단장(준장)에게 폭행 및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앞서 정보사령관이 여단장을 상관 모욕 혐의로 고소하자 여단장 역시 정보사령관을 다른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장군 간 전례 없는 고소전 및 난타전이 이어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기밀 유출 사태로 비판의 중심에 선 정보사의 위상이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A 준장은 지난달 17일 국방부 직할 최고위 수사기관인 국방부 조사본부에 정보사령관 B 소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B 소장이 보좌관을 시켜 자신의 출퇴근 시간 등 동향을 감시해 보고하게 했다는 것이 A 준장 측 주장이다. A 준장은 또 B 소장이 6월 7일 보고받는 과정에서 결재판을 던졌다고 주장하며 B 소장을 폭행 혐의로도 고소했다. A 준장 측은 “B 소장이 ‘보고를 안 받겠다. 나가라’라고 말하며 극심한 모욕감을 주는 동시에 결재판을 던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B 소장 측은 “결재판을 내려놓은 것이지 폭행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준장의 출퇴근 시간 등 동향을 감시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기 위해 동아일보는 B 소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A 준장이 B 소장을 고소하기에 앞서서는 B 소장이 A 준장을 상관 모욕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B 소장은 부하인 A 준장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민간 단체의 영외사무실 사용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지시와 지휘권을 무시하며 “법대로 하라”거나 “비전문가가 지휘관을 하니까 간섭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면전에서 모욕하고 욕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A 준장 측은 “민간 단체 사무실 관련 문제를 법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의견 충돌이 있는 상황에서 일상적 대화를 주고받은 것이다. 모욕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A 준장은 B 소장보다 직책이나 계급상 부하지만 B 소장보다 육군사관학교 3년 선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계급 역전에 따른 선후배간 미묘한 신경전이 장군 간 전례를 찾기 어려운 맞고소전으로 이어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블랙요원 기밀 유출 사건에 더해 부대 최고 지휘관끼리의 맞고소전까지 불거지면서 정보사 위상과 기강이 땅에 떨어졌다는 비판이 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기밀 유출 사건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 양측이 불필요한 고소전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