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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씨엔지니어링 자회사 셀론텍은 ‘리젠씰’의 회전근개(어깨 힘줄)파열 치료 효과를 입증한 임상 논문이 미국스포츠의학정형외과학회(AOSSM)가 발행하는 공식 저널 AJSM(미국스포츠의학저널)에 등재됐다고 9일 밝혔다. AJSM은 세계 과학기술 논문 데이터베이스 SCIE에 등록된 영향력 지수(피인용 지수) 상위권의 정형외과 분야 권위지로 꼽힌다. 이번 리젠씰 임상 논문의 국제 학술지 등재는 2020년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 국책과제 수행 성과 중 하나다. 셀론텍은 국책과제 참여 연구기관으로서 리젠씰의 효능을 확증하는 공동 임상 연구를 수행했다. 논문명은 ‘관절경적 회전근개 봉합술을 받은 대상자에서 접착형 아테로콜라겐의 효과-무작위 대조군 시험’이다. 임상을 주도한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송현석 교수와 김형석 교수는 회전근개파열 환자 대상 매트릭스형 리젠씰과 기존 봉합술을 함께 적용한 시험군(29명)과 봉합술만 시행한 대조군(26명)을 무작위 배정하고 임상학적·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심층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리젠씰을 병용한 시험군의 재파열률이 대조군보다 약 3배 정도 낮게 나타났다. 힘줄 치유율은 시험군이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 교수는 “조직 결합력 및 재생력이 우수한 바이오 콜라겐 원료의 리젠씰이 파열된 회전근개 재건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 옵션임을 증명했다”라며 “회전근개파열은 만성 어깨관절 통증의 대표적 원인으로 오랜 기간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제기돼 온 회전근개와 뼈조직의 생체 결합 기술 향상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충족한 데 의의가 크다”라고 말했다. 리젠씰은 지난 2017년에도 송 교수가 연구한 전 임상(동물실험) 연구 논문이 AJSM에 등재됐고 지난해에는 ‘세계견주관절학회(ICSES)’ 발표 연제로 채택되며 치료 효과를 널리 알린 바 있다. 셀론텍 관계자는 “리젠씰 효능을 입증한 연구의 임상적 가치를 인정한 국제 학술지 등재 성과는 향후 마케팅 활성화와 해외 인허가 등 국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고령화와 스포츠 인구 증가로 환자 수가 급증하는 회전근개파열 치료에 리젠씰이 이바지하는 것과 같이 재생 의료 선도 기업으로서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리젠씰은 셀론텍이 독자 개발한 바이오 콜라겐을 이식해 결손 또는 손상된 힘줄, 인대 등 연부 조직을 보충하는 콜라겐 사용 조직 보충재다. 지난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걷기 좋은 계절이다. 동네 한 바퀴 산책하러 나가도 지척에 알록달록한 꽃들로 눈이 즐겁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걷기 운동은 유산소운동이면서 전신운동으로 모든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 체중 감량을 원하는 젊은 층부터 건강을 염려하는 노년층까지 모두에게 좋은 운동이다. 걷기가 전신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우선 하체 근력 외에도 다양한 전신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경사가 있는 언덕을 걸으면 엉덩이 근육과 복근 강화에 좋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루 30분씩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면 고혈압 완화와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에 야외에서 걷기 운동을 하면 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D 생성이 늘어나 골밀도가 증가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걷기 운동도 자기 신체 능력에 맞춰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척추와 관절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중장년층이나 무릎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내리막 경사를 걷거나 딱딱한 바닥에서 힘줘 무리하게 걸으면 오히려 관절 질환을 악화시키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바닥을 밟고 운동하는 걷기는 증상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의사와 상담 후 운동 처방을 받도록 한다. 너무 오래 걸으면 피곤, 피로, 부상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걷기 운동은 관절을 이용한 운동이므로 운동 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해 체온이 적당히 오른 후에 시작하도록 한다. 이는 골절이나 부상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중장년층의 걷기 운동 전에는 필수적이다. 주로 사용하는 무릎과 발목, 어깨관절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는데 한 동작당 15∼20초가량 유지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을 시작하고 꾸준히 계속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의무감에 운동하는 것이다. 매일 걷기 운동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이것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돼 운동 의지를 꺾게 된다. 걷기 운동은 30분∼1시간 정도로 시간을 정하고 약 3∼4㎞ 정도 거리를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고 생각하고 한다. 처음부터 4㎞를 걷는 것이 무리가 될 수 있다. 처음 1∼2주는 운동 목표량만큼 걷지 못하더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걷기가 익숙해지도록 가볍게 시작하고 운동이 몸에 익게 되면 목표한 거리와 시간에 걷기 운동량을 조절한다. 만약 의지만 앞서 무리하게 운동하면 근육이나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니 자기 몸 상태에 맞춰 계획을 짜도록 한다.올바른 걷기 운동 자세 ① 턱을 아래로 당기고 시선은 전방 15도 위 또는 20∼30m 앞을 본다.② 어깨와 등은 곧게 펴고 손목에 힘을 뺀 후 주먹을 살짝 쥐고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들어준다.③ 허리를 곧게 펴고 배에 힘을 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걷는다.④ 발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땅바닥에 닿도록 걷고 발이 바깥쪽이나 안쪽을 향하지 않게 11자를 유지하면서 걷는다. 보폭을 너무 넓게 하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어깨너비 또는 그보다 작은 보폭을 유지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스프링 피크’는 1년 중 봄철에 자살률이 가장 높은 현상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다. 국가통계포털에 등록된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매해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2021년 3월, 2022년 4월, 2023년 5월이었다. 스프링 피크의 원인에 대해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으나 봄철 우울증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봄철 우울증은 심리·사회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 입학, 졸업, 취업 등 변화가 많은 시기에 적응을 못 하거나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2년 이상 봄철마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한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우울증이 생기면 침울한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는다. 침울한 기분은 쓸쓸함, 슬픔, 불안, 절망, 허무, 답답함, 초조함 등의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직업적, 사회적 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다. 누구나 우울할 수 있다는 통념 때문에 방치하기 쉬우나 조기 진단과 재발 방지 치료가 핵심인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우울증의 가장 적절한 치료법은 생활 습관의 개선, 약물치료와 더불어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환자가 보이는 증상, 약물의 부작용, 과거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 처방 비용 등을 고려해 적합한 약제를 처방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더라도 치료 효과는 투여 직후가 아닌 약 2주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의사와 환자가 대화하는 면담 치료와 전기경련 요법, 두개경유자기자극술, 심부 뇌 자극술, 미주신경 자극술, 광 치료 등이 있다. 전기적 치료는 유용성과 안전성이 확립돼 있지만 아무래도 약물치료보다는 낯설고 두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의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시행하기보다는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을 때 고려하게 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간의 대화 등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배우는 수영을 가장 추천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우울증은 감기와 같은 병이라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며 “기분이 평소와 같지 않다면 언제든 편하게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봄에는 시기적 특성상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비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자신의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발바닥이 아프면 흔히 족저근막염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족저근막염이 원인이 아닌 경우도 많다. 발바닥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고 통풍, 당뇨병, 혈관 이상, 척추질환 등에 의해서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1. 아침에 심해지는 발바닥 뒤쪽 통증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염은 발가락부터 발뒤꿈치까지 발바닥에 아치형으로 붙어 있는 족저근막에 자극이 지속되면서 일부 퇴행성 변화와 염증성 변화가 나타나며 발생한다. 족저근막 자극은 선천적인 이상으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보통은 발의 무리한 사용으로 인해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15만3285명에서 2022년 27만1850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약 77%가 증가했다. 증상으로는 발바닥의 뒤쪽, 뒤꿈치 중앙부 혹은 약간 안쪽에 통증이 있고 걷기 시작할 때 아침에 통증이 심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다른 질환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중년 여성은 발꿈치뼈의 피로 골절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고 발바닥 지방 패드 위축증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진찰과 문진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필요에 따라 자기공명영상법(MRI) 등 정밀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으로 진단되면 먼저 보존 치료를 시행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생활 습관 개선, 신발 교체 등으로 좋아질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건 스트레칭이다. 발뒤꿈치와 종아리, 발바닥 아치에 자극을 주는 스트레칭을 주로 실시한다. 2.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발바닥의 앞부분, 엄지발가락과 발바닥이 만나는 부분에 통증이 있으면 무지외반증일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인 요인 또는 후천적으로 불편한 신발 착용 등의 원인으로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엄지발가락을 잡은 안쪽과 바깥쪽의 힘줄과 인대의 균형이 깨지면 변형이 시작되는데 한 번 발병하면 계속 진행된다. 후천적으로 발병한 사람이 편한 신발로 교체해도 변형은 계속된다. 보존 치료로는 발가락 쪽이 넓고 굽이 낮은 편한 신발을 신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돌출부와 신발이 닿을 때 통증이 발생하거나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 관절의 변형, 발바닥 쪽 심한 굳은살로 생활이 불편한 경우, 관절염을 유발할 소지가 있을 때는 수술로 치료한다. 3. 엄지발가락 아래쪽 통증·부종 ‘종자골염’ 걸을 때마다 엄지발가락 아래쪽이 아프고 평상시에도 많이 부어 보인다면 종자골염일 수도 있다. 발의 아치가 심하거나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한 경우, 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발을 디딜 때 힘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가 종자골인데 발의 아치가 심하면 종자골이 받는 압력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종자골이 받는 압력이 심해지면 종자골 부위의 통증과 부종 증상이 발생한다. 4. 발바닥 앞쪽 통증·저림 증상 ‘지간신경종’ 신경의 문제로도 발바닥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발바닥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 또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 사이에는 신경이 만나는 지점이 있다. 이곳 신경이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두꺼워져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지간신경종이라고 한다. 발바닥이 눌리거나 앞으로 디딜 때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발바닥 앞쪽 통증, 저림 증상 등이 있다. 종자골염, 지간신경종은 대부분 발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활동량을 늘리지 않고 발볼이 넓고 밑창이 푹신한 신발 등 자신에게 잘 맞는 신발을 찾아서 발을 편하게 해주면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 휴식과 생활 습관 교정을 먼저 시도하고 이후에는 전문의 지도에 따라 약물, 주사, 체외 충격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사용한다.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아는 것 발바닥 통증은 발 자체가 원인이 아닌 다른 이유로도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통풍은 종자골염과 마찬가지로 엄지발가락과 발바닥이 만나는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발바닥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단계들이 있다. 처음에는 발을 최근에 혹사해서 무리가 온 건지 확인하기 위해 통증 발생 후 며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에 전신 질환에 의한 발바닥 통증인지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 통풍, 혈관 질환, 신경 계통 질환 등 다른 질환 때문이라면 발바닥 통증에 대한 보존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다. 최종적으로는 발바닥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위치에 통증이 발생하는지 구분한다. 족저근막염부터 지간신경종까지 각각 보존 치료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006년 이후 의대 정원은 3058명으로 유지됐다. 2월 초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올해부터 2000명 늘리기로 하면서 정부와 의사 단체 사이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정부, 의료계 어느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의대 증원에는 공공의료, 의사 수, 지역 의료, 건강보험료 등 다양한 이슈가 연관돼 있다. 이번 쟁점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 개념만 하나씩 풀어본다. 우선 ‘의료 수가’다.도대체 의료 수가가 뭐길래 의료 수가는 의료 서비스에 대해 환자가 낸 돈(본인 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에 주는 돈을 합한 가격이다. 이 가격은 대부분 마트의 권장 소비자 가격처럼 얼마가 적당할지 정해져 있다. 의료 수가의 적정한 가격은 치료에 필요한 재료 원가, 의사·간호사 등 인건비, 병원 시설 운영비 등을 다 합친 금액을 고루 살펴 건강보험 정책 심의 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보건복지부 차관인 위원장 포함 25명이 함께 논의해 심의한다. 의사들은 건정심 위원 중 절반을 의료계 사람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정심은 새로운 약 재료나 치료법 등이 나오면 가격을 반영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도 한다. 정해진 항목에 대해서는 의사가 병원에서 얼마 이상 받을 수 없고, 환자도 병원에 가서 “깎아달라”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사 먹는 과일이나 곡물 가격은 시장 흐름에 따라 가격이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병원비가 그렇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주사 가격은 시가에 따라 다르다”고 말하거나 환절기마다 감기 치료비가 100만 원까지 치솟으면 곤란하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의료 수가를 정해두고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생명과 직결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의 치료는 돈 걱정 덜고 맘 편히 갈 수 있게 했다.의료 수가는 치료 항목마다 다르게 적용한다 가끔 병원 진료 내역 중에도 “이건 보험 적용이 안 돼요”라고 말할 때가 있다. 병원에서는 이를 ‘비급여 항목’이라 부른다. 비급여 항목은 정부에서 의료 수가를 정해두지 않은 치료 항목이다. 미용 등 생명에 직결되지 않은 치료가 대부분이다. 병원은 정부 눈치 보지 않고 마음대로 가격을 정해 받을 수 있고 의사는 상황에 따라 돈을 더 많이 벌 수도 있다. 그래서 의사들 사이에서는 정해진 가격 없이 돈을 벌 수 있는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같은 곳은 ‘선호과’로, 외과,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기피과’로 나뉘기도 한다. 의료 수가 올려? 말아? 의사들 사이에 기피과와 선호과가 나뉜 이유를 알려면 의료비 ‘원가 보전율’을 짚어봐야 한다. 환자를 진료하는 데 든 돈(의료 원가)을 의료 수가가 얼마나 채워주냐는 것인데 예를 들면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만드는 데 1000원의 원가가 들어간다고 하면 재료비·월세·인건비 등을 다 따져 최소 1001원은 받고 팔아야 원가를 건질 수 있다. 하지만 기피과의 의료 수가는 원가를 제대로 보전해주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외과를 예로 들면 환자를 진료하는 데 평균 원가가 1000원 든다고 했을 때 의료 수가로는 770원밖에 보전받지 못 하고 나머지는 병원에 적자로 남는다(2018년 기준 보전율 77%). 병원비를 올려 받으면 되지 않나 싶지만 의료 수가는 법으로 정해진 거라 맘대로 올려 받을 수 없다.대한의사협회는 의료 수가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외과나 산부인과 같이 수술을 많이 하는 진료과는 의료 사고의 부담이 큰데 비해, 수가가 터무니 없이 낮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의료 수가를 올리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수가를 올리면 건강보험 재정을 더 쓰게 된다. 젊은 층이 줄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일하는 사람은 줄고 건강보험 보장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많아지기 때문이다.결국 의료 수가를 올려야 하는 문제는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건강 보험료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의사들은 의료 수가가 낮아 돈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직업 50위 안에는 의사가 많이 포함돼 있다. 2020년 기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평균 소득 상위 직업 50개 중 의사 진료과별 순위’ 자료를 보면 위험 부담이 높고 수익이 적어 기피과로 알려진 외과 의사의 연봉은 1억2667만 원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의사는 1억2123만 원, 내과 의사는 1억1073만 원 등이었다.수가만 올리면 다 해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 산부인과 레지던트 추민하 선생이 밤에 당직 뛰고, 아침엔 교수 진료에 같이 들어간다. 다시 당직 뛰고 응급수술이 생기면 집에도 못 간다. 전공의는 법적으로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근무를 금지하는데 실제 산부인과 전공의는 그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외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의사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사명감만으로는 일하기 힘들어진다고 호소한다. 여기에 수가가 낮아 적자가 나면 더 기피하는 진료과가 된다.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은 교수 시절 한 인터뷰에서 “진료할수록 적자가 나는 것도 해결해야 하지만 일이 힘들어서 그만두는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는 의사들이 지방에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지방 의대에 더 많이 입학하고 지방 병원에서 의무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료계는 의미 없는 정책이라고 말한다. 지방의 환자들이 KTX를 타고 서울의 빅5 대형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이 어렵지 않은 환경이다. 환자가 오지 않는 지방 병원은 굳이 값비싼 첨단 장비를 갖추며 의료 환경을 개선할 이유가 없다. 결국 '반복되는 악순환'이라는 것.의사협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수가 가산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에게 건강보험에서 수가를 추가로 주자는 것. 하지만 전공의들은 이런 제도로는 경험과 경력을 쌓기 어려운 지방 병원에 남아있을 전공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한 줄 정리 물건에 붙는 가격표처럼 의료 서비스에 붙는 가격을 ‘의료 수가’라고 해요. 우리가 다 내는 건 아니고 일부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내줘요. 의사들은 의료 수가가 너무 낮아서 생명과 직결된 필수 과를 기피한다고 주장해요. 하지만 의료 수가를 올리는 문제는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 보험료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국민 공감이 뒷받침돼야 해요.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국내 연구진이 파열 위험이 큰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에게 예방적으로 스텐트 치료를 하는 것이 약물치료에 비해 효과적이라는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의 약물치료와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 간의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을 비교한 전 세계 첫 번째 연구인 만큼 세계 심장 의학 전문가들에게 주목받았다. 심장 혈관 내부에 지방이나 염증 등 이물질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는 심한 경우 갑자기 파열돼 심근경색이나 급사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파열 위험이 큰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의 기본적인 치료는 항혈전제·고지혈증 치료제와 같은 약물치료가 유일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파열로 인한 심근경색의 발생을 막기는 쉽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석좌교수, 박덕우·안정민·강도윤 교수팀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일본, 대만, 뉴질랜드 등 4개국 15개 기관에서 파열 위험이 큰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 1606명을 대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한 집단 803명과 약물치료에 더해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함께 받은 집단 803명으로 나눠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최대 7.9년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2년 내 사망·심근경색을 포함한 주요 임상 사건 발생 위험이 약물치료 집단에 비해 스텐트 치료를 함께 받은 집단에서 약 8.5배 더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CC 2024)의 최신 임상 연구 세션에서 전 세계 심장의학 전문가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발표됐다. 또한 의학과학기술 분야 학술지 중 피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세계적인 저널 ‘란셋’에 같은 날 게재됐다. 그동안 취약성 동맥경화는 파열 가능성이 있어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하기 전에는 혈관 벽에 노폐물이 쌓이는 속도를 늦추는 약물치료가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고위험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를 신중하게 선별해 적극적인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면 장기적인 치료 성적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맥경화의 한 종류인 취약성 동맥경화는 혈관 막의 두께가 얇고 염증이나 지질 성분도 쉽게 쌓여 갑작스러운 파열 위험이 크다. 이러한 취약성 동맥경화 부위가 파열되면 혈관 내 핏덩이가 생겨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급성심근경색이나 돌연사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취약성 동맥경화는 심각해질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관상동맥 조영술이나 초음파, 심전도 등 기본적인 검사로 발견되기 어렵다. 기본적인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추정되는 경우에 다양한 혈관 내 영상 장비를 이용한 정밀검사를 시행해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를 선별한다. 관상동맥 중재 시술은 취약성 동맥경화 위치에 스텐트를 삽입해 혈액이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혈관을 넓히는 시술이다. 통상적으로 관상동맥 중재 시술은 혈류 장애가 심한 중증의 관상동맥 협착에서 시행되지만 이번 연구는 중증의 혈류 장애가 없는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스텐트 시술을 시행했다. 치료 결과는 심장 원인에 의한 사망, 급성심근경색, 재시술,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등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을 평가했다.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받은 환자군의 2년 후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은 0.4%로 약물로만 치료받은 환자군의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 3.4%에 비해 발생 위험이 약 8.5배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평균 4.4년(최대 7.9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 집단의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은 6.5%로 약물치료 집단의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 9.4%에 비해 발생 위험이 약 1.4배 더 낮았다. 박덕우 교수는 “‘취약성 동맥경화에 예방적으로 스텐트를 삽입해 파열을 방지하면 급성심근경색 및 급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취지로 2014년 연구를 시작했는데 딱 10년 되는 해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라며 “중증 심혈관질환의 치료 성적을 향상하고 의학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로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참여해준 의료진, 연구진, 그리고 환자의 노력이 모여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뜻깊다”라고 말했다. 박승정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의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 효과를 분석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구이자 약물치료와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 간의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의 차이를 비교한 세계 첫 번째 연구”라며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에게 적극적인 예방 치료를 시행해 예후를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야간에 아버지의 자녀 양육 참여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수면 질이 좋아지고 부부관계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야간 양육’이란 아이를 재우려고 준비하는 시점부터 재우고 밤중에 아이가 깨면 돌보는 모든 행동을 포함한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연구팀과 호주 모나시대 연구팀은 6∼36개월의 영·유아 자녀를 둔 국내 여성 290명을 대상으로 ‘배우자의 야간 양육 참여율’을 조사했다. 배우자의 야간 양육 참여율이 25% 미만이라고 답한 대상자는 74.8%였고 이 중 ‘배우자의 도움 없이(0%) 독박 야간 양육을 하고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43.1%나 됐다. 배우자 참여도가 50%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49명인 16.9%에 불과했다. 서 교수는 “아버지가 밤에 아이를 함께 재울 때 결혼에 대한 만족도가 상승하고 자녀 양육에 대한 어머니의 자신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라며 “특히 아버지의 야간 양육 참여가 적극적일수록 자녀가 잠드는 시간이 빨라지고 밤중에 깨는 횟수와 시간도 줄어 자녀와 어머니 모두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자녀 수면으로 인해 겪는 스트레스도 적게 나타났다. 영유아 3명 중 1명은 보호자의 도움 없이 잠들지 못하고 밤중에 자주 깨서 보호자를 찾는 등의 수면 문제가 흔히 발생한다. 부모가 잠에서 깨어야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야간 양육의 특성상 숙면을 방해받으면 부모의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다. 서 교수는 “아버지가 야간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이와 건강한 수면은 물론 어머니의 정신 건강을 지켜주고 행복한 부부 생활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가족의 수면과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공동 야간 양육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임상수면의학저널’ 3월 호에 ‘아버지의 야간 양육 참여가 아동과 어머니 수면에 미치는 영향: 아동 수면에 대한 관계 만족도와 모성 능숙도 간 역할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글로벌 과학기술 기업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대표 마티아스 하인젤)가 대전에 새로운 바이오 프로세싱 생산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한화 약 4300억 원(3억 유로)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작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 대전광역시와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원부자재 생산 시설을 한국에 설립한다는 내용의 투자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앞서 체결한 양해각서의 연장선에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계획을 확립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지금까지 머크 라이프사이언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자 중 최대 규모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이번 투자로 2028년 말까지 약 3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새로운 바이오 프로세싱 생산센터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필수 의약품에 대한 수요를 지원하고 공중보건에 이바지하고자 장기 투자 프로그램의 목적으로 설립된다. 머크는 2020년부터 유럽, 중국, 미국 전역에 걸쳐 생명과학 분야 시설 설립과 확장 프로젝트를 위해 20억 유로(약 2조9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대전의 머크 바이오 프로세싱 생산센터는 약 4만3000㎡ 규모다. 우수한 수준의 생산, 유통 시설과 자동화된 창고 시설이 건설될 예정이다. 센터에는 머크의 건조 분말 세포배양 배지, 공정 용액, 사전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Pre-GMP) 소규모 제조, 멸균 표본 추출 시스템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제조에 필수적인 제품과 솔루션이 공급된다. 대전의 머크 바이오 프로세싱 생산센터는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제약·바이오 기업 및 바이오테크를 대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공정 개발, 임상 개발, 생산을 지원하게 된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이사회 구성원이자 CEO인 마티아스 하인젤 대표는 “한국은 바이오의약품 개발 분야에서 뛰어난 수준의 연구, 제조 및 서비스를 수행하는 수많은 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것은 역동적으로 진화하는 시장에서 고객과의 거리를 좁혀줄 것이며 환자에게 새 치료법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머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은 우수한 전문 인력과 탄탄한 기술력,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바이오 기업이 집적돼 있다”라며 “앞으로 머크사와 함께 바이오 생산기지를 넘어 연구 기능을 더하고 주변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 설립된 한국 머크는 생명과학, 헬스케어, 일렉트로닉스 분야에서 17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과학기술 산업의 역동적인 성장을 지속해서 이끌어 왔다. 한국 머크는 인천 송도에 있는 엠랩 협업 센터를 비롯해 13개의 생산과 연구개발(R&D) 사업장을 운영하며 제약·바이오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간암에서 고선량 방사선을 조사하는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SABR)의 효과가 확인됐다. 정위적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암에 집중 조사해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성진실·최서희 교수 연구팀은 소수 전이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이 병변에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를 시행했을 때 높은 안전성은 물론 91.1%에 달하는 우수한 국소 제어율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소수 전이성 암’은 암 전이 초기 단계로 5개 이하의 장기에 부분적 전이가 일어난 상태다. 여러 부위에 암이 퍼진 다발성 전이 암과는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전이 병변에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 국소 치료를 시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러한 국소 치료가 생존 기간을 늘려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간암 분야에서는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는 국소 치료 중 하나다. 종양에 집중적으로 고선량을 조사할 수 있는 정밀 방사선 치료 기법으로 치료 기간이 짧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종양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면역 항암제 등 약물치료와 병합 시 치료 효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수 전이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병변 62개에 체부 정위적 방사선치료를 시행했다. 1년간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을 뜻하는 1년 국소 제어율은 91.1%였고 종양 크기가 감소한 환자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은 75.8%에 달했다. 2년 전체 생존율은 80%, 질병 진행 없이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 기간은 5.3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원발성 간종양을 치료한 후 소수 전이가 발생하기까지 10개월 이상이 지난 환자의 방사선치료 후 1년 무진행 생존율 24.4%, 중앙값 7.5개월로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치료 안전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 부작용은 전체 환자의 10%, 만성 부작용은 7.5% 정도였다. 3도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 스스로가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지 조사에서도 하락했다고 답한 사례가 없어 만족도가 높았다. 성진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수 전이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국소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검증한 세계 최초 2상 임상 연구”라며 “그간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었던 소수 전이성 간암에서 체부 정위적 방사선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암 분야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장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대 신장암 환자 증가율은 2배 이상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신장암으로 내원한 환자는 3만9165명으로 2018년(3만563명) 대비 28% 많아졌으며 이 중 20대 환자는 58% 늘었다.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증가한 수치(72%)를 보였다. 강릉아산병원 암센터 비뇨기암팀 박종연 교수는 “20대 여성 환자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된 자료는 없다”라며 “하지만 신장암의 발병 원인을 생각해 보면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이나 고혈압, 흡연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장(콩팥)은 신체의 수분과 전해질 조절, 체내 대사로 생성되는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관이다. 정수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신장은 두 개가 있다. 혈액의 여과 작용이 최초로 일어나는 기관인 사구체는 200만 개 정도다. 신장에 암이 생기면 사구체에 장애가 발생해 신장의 정수기 기능이 약해진다. 이는 몸속 노폐물의 축적과 전해질의 평형이 깨져 식욕 저하, 부종, 단백뇨 등 다양한 신부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신장은 프로스타글란딘 등 다양한 물질을 분비하는데 암이 생기면 이러한 것들의 분비가 과다해져 고칼슘혈증, 고혈압, 적혈구 과다증, 간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암은 소위 ‘착한 암’으로 불린다. 다른 암종에 비해 생존율이 높고 발병 빈도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장은 복막 뒤쪽에 있어 초기에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다. 혹이 커진 후에야 측 복부 종물이나 통증,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암은 초기에 발견 시 완치율이 98% 정도로 예후가 좋다.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기 전까지는 전이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말기에 발견되면 다른 암과 비교 시 예후가 더 좋지 않고 전이가 된 4기 신장암은 완치율이 10%대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신장암을 초기에 발견하려면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증상을 느낀 다음에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신장암은 과거 측 복부 종물, 측 복통, 혈뇨 등 주로 증상에 의해 발견돼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종합검진 초음파검사나 다른 원인으로 시행한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 사진(CT)에서 우연히 발견되기 때문에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장암은 국소적으로 존재할 경우 4㎝ 미만의 크기가 작은 종양은 대부분 부분 절제를 한다. 그 이상의 크기는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근치적 신장 절제술을 시행한다.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에는 전신 상태가 좋고 완전히 절제가 가능하면 원발종양과 전이종양 절제술을 시행한다. 그 이상인 경우 조직검사 후 종양의 형태를 파악해 표적 치료제나 면역 치료제를 사용한다. 국소 암은 수술 후 전체 재발률이 약 25% 정도 된다. 다발성으로 생기는 경우도 약 10% 정도다. 아주 작은 경우는 영상 검사에서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어 부분 절제술 후 국소 재발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 진행된 신장암은 진단 당시 이미 영상 검사에서 보이지 않는 다른 부위로의 미세 전이가 돼 수술로 제거하기 어렵다. 방사선치료나 약물치료에 저항을 보이는 경우가 다른 암에 비해 많으므로 원격 재발이 발생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필요하다”라며 “초기 증상을 알아채기 어려워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3월 24일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제정한 ‘제16회 잇몸의 날’이었다. 치은염·잇몸병은 감기보다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은염이나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비중이 가장 많았다. 특히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잇몸병이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전신 질환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잇몸 건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잇몸병이란 잇몸병은 치아를 지지하는 주위 조직, 즉 잇몸과 그 하방의 잇몸 뼈에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주로 세균성 치태는 치아와 치아 주위를 감싸고 있는 잇몸 사이의 치주낭, 치은열구의 틈새에 쌓이게 된다. 세균성 치태와 숙주 면역반응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치아 주위 조직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 잇몸병이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 김윤정 교수(치주과 전문의)는 “잇몸병의 주된 원인은 세균성 치태지만 흡연이나 당뇨병, 기타 전신 건강 등 환경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다”라고 말했다.잇몸병의 증상 건강한 잇몸은 연한 분홍색을 띠고 치아 주변을 단단하게 감싸고 있다. 그런데 잇몸이 검붉은색으로 변하고 부어오른 것처럼 느껴진다면 잇몸병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 양치질할 때 혹은 침을 뱉을 때 피가 비치면 잇몸병을 의심할 수 있다. 잇몸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잇몸에서 피가 난다 △잇몸이 빨갛게 변하거나 붓는다 △잇몸이 주기적으로 들뜨고 근질거린다 △이와 이 사이가 벌어지고 음식물이 많이 낀다 △잇몸이 내려가 점점 치아가 길어 보인다 △나쁜 입냄새가 난다 △흔들리는 치아가 있다 등이다. 김 교수는 “잇몸병은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미미하고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증상이 나타났다가도 전신 건강 상태에 따라 증상이 완화되기도 해서 환자가 내원 시기를 늦추는 경향이 있다”라며 “결국 잇몸병이 심하게 진행돼 치아 주위를 둘러싼 잇몸뼈가 상당히 파괴되고 치아가 흔들리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잇몸 상태를 회복시키기 어려워 이를 뽑고 임플란트, 브리지 등 고가의 보철 치료를 해야 한다. 만약 치조골 파괴가 심한 경우 골이식이나 다양한 재건 수술 없이는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된다. 따라서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잇몸병과 전신 건강의 상관관계 잇몸병은 다양한 연구에서 전신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구강 내 병원균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동맥경화나 심내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잇몸병과 당뇨병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이뤄졌는데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잇몸에 염증 매개 물질이 많아져 치주염에 걸리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잇몸 세균이 분비하는 물질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해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잇몸병을 치료하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감소하고 대사조절이 향상된다는 선행 연구들이 있다. 따라서 당뇨병 위험군 환자는 혈당 조절과 구강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치매와 잇몸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내용들도 발표되고 있다. 잇몸병으로 인해 치아 개수가 줄면 저작이 불편해지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한다. 뇌의 대사 활동과 신경 활동 감소를 유발해 잇몸병이 궁극적으로는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잇몸병은 폐렴 등의 호흡기질환, 골다공증, 조산 등 여러 전신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따라서 잇몸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신 질환의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반대로 전신 질환이 잇몸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잇몸병의 치료 염증으로 인해 잇몸 결합 조직의 부착이 느슨해지면 틈새로 더 많은 치태가 쌓이게 되고 그로 인해 주변 조직의 파괴가 가속화된다. 더 깊고 넓은 치주낭이 형성되면 더 많은 세균성 치태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기본적인 잇몸 치료는 세균성 치태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먼저 비외과적인 치료를 시행하는데 잇몸을 절개하지 않고 치아 표면, 잇몸과 치아 사이의 치주낭 내로 기구를 삽입해 닦아내는 방법이다. 이후 질환의 경감 정도와 반응을 확인해 칼로 절개하는 외과적 수술 방법까지 진행할지 혹은 유지관리 단계로 진행할지 정하게 된다. 외과적 수술 방법은 잇몸 아래쪽으로 깊이 존재하는 치석, 염증 원인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잇몸을 절개하고 열어젖혀 직접 보면서 제거하고 다시 봉합하는 방법을 말한다. 상실된 치주 조직의 재생을 위해 조직유도재생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잇몸병 치료는 만성질환이라 평생 꾸준한 정기검진이 필요하고 유지관리 주기는 대개 2∼4개월로 시작해 잇몸 상태가 완전히 안정화되면 6개월까지 연장하게 된다”라며 “실제로 최근의 국내 연구에서 정기적 구강검진을 받으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10% 감소하고 연 1회 이상의 전문가 세정(스케일링)이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14% 감소시킬 수 있음이 보고됐다”라고 말했다.잇몸병의 예방 전문가들은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생활 습관으로 △양치할 때마다 가능한 치간칫솔이나 치실 등 보조 도구 활용하기 △치아 사이 음식물 덩어리와 치태를 제거한 후 칫솔모가 구석구석 도달할 수 있도록 칫솔질하기 △타이머로 확인하며 3분 이상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고 거울을 보며 편안한 자세로 양치질하기 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언제나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라며 “잇몸병의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적 구강검진과 더불어 정기적 전문가 세정을 통해 깨끗한 구강위생 상태를 유지하면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치주과학회는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공표하며 올바른 잇몸 관리로 전신 건강을 도모하도록 강조해왔다. △하루 3회 이상 칫솔질 △연 2회의 정기검진 및 전문가 스케일링 △치아 사(4)이 공간의 치간칫솔, 치실의 사용 등을 권장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이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선천성 난청 환아의 적절한 수술 시기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난청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청력 손실은 소리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 데시벨(㏈)로 표시하며 그 수치에 따라 정상부터 경도, 중도, 중고도, 고도, 심도까지 구분한다. 선천성 난청은 1000명당 1명 빈도로 고도 이상의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이다. 환자의 50% 이상은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1세 미만에서 90㏈ 이상의 양측 심도 난청이 있거나 1세 이상에서 양측 70㏈ 이상의 고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소아 인공와우 수술 급여는 양측 심도 이상의 난청을 겪는 생후 12개월이 지난 환아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했음에도 청각 기능 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그러나 12개월이라는 모호한 기준과 태어나서 바로 시작되는 대뇌와 언어 발달을 고려했을 때 청각 재활이 너무 늦다는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3세 이하의 선천성 난청 환아 98명을 대상으로 청각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의 원인과 발생 빈도를 분석하고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한 경우와 더 늦게 시행한 경우의 수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조기 수술군’이 언어 발달 수치 중 수용 언어 발달이 유의하게 향상됐으며 조기 수술군에서만 수용 언어가 2세 이전에 정상 청력을 가진 아이들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흔히 어린 나이에는 수술 합병증 등을 우려해 수술을 미루기도 하는데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아에게서 수술의 안전성에 문제없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20년 생후 9개월 미만부터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변경한 미국식품의약국(FDA) 지침에 맞춰 조기 인공와우 수술의 언어 발달상의 이점과 수술의 안전성을 발표했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 이에 국내 인공와우 보험급여 대상자 기준에도 여러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교수는 “선천성 난청 환아들이 청각 재활과 두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어 발달 저하와 함께 영구적인 두뇌 발달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9개월 미만 영아에게도 인공와우 수술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혁신적인 진단기기와 의료기기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상장사 대표 5인이 멘토로 나선다.더컴퍼니즈(대표 문경미)는 14일 차세대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을 찾는 ‘스타인테크 헬스케어 시즌1’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다음 달 12일까지 시즌에 참가할 팀들을 스타인테크 웹사이트를 통해 모집한다. 참가 모집 이후 예비 심사를 거친 5개 팀은 5월 초 외부에 공개될 예정이다. 스타인테크는 이번 시즌을 통해 혁신적인 진단기기와 의료기기 분야에서 성장을 추진하는 팀들을 찾게 된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5명의 업계 멘토가 협력 관계를 모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멘토사와의 시너지가 명확한 팀을 먼저 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헬스케어 시즌1 자문단에는 김후식 뷰웍스 대표, 남학현 아이센스 대표, 손미진 수젠텍 대표,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 등이 나선다. 자문단은 최종 TOP 5 팀에 각각 배치된다. 멘토링은 물론 협업 시너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자문단장을 맡은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한국 체외 진단 의료기기협회장)는 “헬스케어 관련 제품과 서비스는 까다로운 허가 절차와 현장에서의 실제 사용까지 무수한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협업과 투자를 집행한 경험이 있다”라며 “우리가 앞서 경험한 것들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할 팀들과 만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에는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파트너, 박대훈 SV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이 나설 예정이다.심사위원단과 자문단은 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아온 이들이다. 영역별로 체계화된 인사이트를 반영할 예정이다. BNH인베스트먼트는 한국 최초의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이다. 2023년 한국 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모두에서 최우수 운용사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서울시 등이 출자한 ‘스마트바이오헬스케어 BNH5호투자조합’을 약 1200억원 규모로 결성했으며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휴젤, 올릭스, 노터스(현 HLB바이오스텝), 제이시스메디칼, 코어라인소프트 등이 있다.카카오벤처스는 각 영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을 다수 발굴해왔다. 특히 ICT·소프트웨어 분야에 이어, 김치원 파트너의 영입을 통해 헬스케어 분야에서 융복합 기술을 적용한 팀들을 찾고 있다. 총 3300억원 규모의 AUM을 운용 중이다. 스타트업의 동반자로 Co-pilot의 역할을 맡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06년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운용자산 총 1조5784억원의 재원을 결성한 바 있다. 바이오·헬스케어는 물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 싱가포르, 중국 심천 등 3곳에 현지 법인 설립해 현지에서 역외펀드를 운용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세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스타인테크 헬스케어 시즌1은 다음 달 12일까지 참가팀을 접수한다. 심사위원과 자문단의 심사를 거친 후, 최종 5개 스타트업을 정하게 된다. 특히 5월 10일(금) 오후 코엑스에서 열릴 ‘바이오코리아 2024(BIO KOREA 2024)’의 부대 세션으로 ‘파이널 라운드’를 진행한다. 이날 최종 발표 이벤트를 거쳐 심사위원의 ‘PICK’ 기업이 발표된다. 문경미 더컴퍼니즈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는 나라별 허가 기관의 단계와 절차를 밟아야 한다”라며 “하나의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서는 다양한 곳과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절차를 경험을 가진 선배 기업들이 후배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업계 성장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 주최를 맡은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변호사는 “최근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은 다양한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해당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탄한 기술과 특허로, 이들에게 필요한 법률 자문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타인테크 헬스케어 시즌1’은 더컴퍼니즈가 주관하고, 법무법인 디라이트가 더컴퍼니즈와 함께 공동 주최를 맡았다. 파트너에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이 함께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GE헬스케어 코리아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39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KIMES 2024’에 참가한다고 11일 밝혔다. GE헬스케어 코리아는 한국 창립 40주년 기념 특별 프로모션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한 진단, 치료, 모니터링에 이르는 환자 관리 전반에 걸친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 전시에는 AI 기반 기술이 장착된 디지털 자동화 도구로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을 향상한 새로운 초음파 장비와 영상 진단 의료기기, 모니터링 솔루션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KIMES에서 처음 선보이는 범용 초음파 신제품 ‘로직 토투스’는 GE헬스케어의 리더십 제품 ‘로직 E10’ 시리즈와 동일한 빔 포밍 기술인 ‘씨사운드 이미지포머’를 기반으로 영상을 구현한다. 특히 AI 기반 새로운 솔루션을 지원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지방간 분석에 탁월한 유갭 솔루션은 비침습적 지방간 정량분석 기능으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진행한 안전성·유효성 평가에 따라 신의료기술로 판정받았다. 특히 비만 인구 증가에 따라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지방간염 환자의 조기 식별과 모니터링을 돕는다. 포켓 크기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기 ‘브이스캔 에어’는 2 in 1 듀얼 프로브 시스템의 차세대 고성능 무선 초음파 장비로 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콤팩트한 포켓 크기에 무선 스캔 및 충전할 수 있는 휴대성을 자랑하는 브이스캔은 이번에 브이스캔 에어 CL에 이어 브이스캔 에어 SL을 새롭게 선보인다. 브이스캔 에어 SL은 듀얼 프로브 시스템을 갖춰 간단한 영상 촬영부터 심도 있는 전신 촬영까지 가능하며 특히 심혈관계에서의 새로운 기능이 탑재됐다. 브이스캔 에어는 온라인 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며 현재 브이스캔 에어 SL은 사전 예약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심장 혈관 초음파 ‘비비드’ AI 플랫폼은 AI 기술 기반 심장 전용 초음파 장비의 씨사운드 소프트웨어 빔 포밍 방식을 사용한다. 초점 설정이 필요 없으며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균일하게 획득할 수 있다. 특히 프리미엄 장비인 비비드 E95에는 씨사운드 어댑터를 탑재해 기본적인 심장 초음파 검사부터 고위험도를 가진 환자의 검사까지 4D 심장 초음파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고 환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검사 시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수가 청구를 위한 검사 항목의 대부분을 자동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병원 행정 업무에도 효율성을 더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건국대병원 의공학팀이 의료기기의 사이버 보안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법과 이에 대응하는 의료기기 전용 보안 솔루션을 위한 시스템과 장치에 대한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최근 의료기관 대상 랜섬웨어(사용자의 컴퓨터를 장악하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한 다음 정상적인 작동을 위한 암호키의 대가를 요구하는 악성코드)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보안업체 컴패리테크사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랜섬웨어 피해를 본 의료기관은 600개 이상으로 1800만 명 이상의 환자 기록이 영향을 받았고 피해액은 210억 달러(약 27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랜섬웨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으나 의료기관의 특성상 10년 이상 오래된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많다는 점과 백신이나 보안패치 설치와 업데이트에 제약이 있다는 점 등이 대응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건국대병원 의공학 연구팀(팀장 김기태·사진)은 의료기기 전용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최근 특허 2건을 취득했다. 첫 번째 특허는 의료기기의 OS 버전 및 종류와 관계없이 의료기관 내의 네트워크에 접속된 의료기기를 보안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솔루션이다. 의료기기 전용 보안 센서와 서버로 구성해 의료기기로 들어오는 인바운드와 반대로 의료기기 밖으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통신 데이터를 분석해 허가되지 않은 접근 시도와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이 특허는 건국대병원 의공학팀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협력해 개발한 ‘의료기기 네트워크 랜섬웨어 탐지 기술’을 적용했다. 의료기기 네트워크 행위를 분석해 랜섬웨어 공격을 탐지하는 핵심 기술이다. 의료기기 네트워크의 주기성·친숙성·엔트로피 특성을 추출해 시각화한 후 학습과 분석을 통해 정상적인 네트워크 모델을 생성한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네트워크의 이상 행위를 탐지하는 기술이다. 두 번째 특허는 의료기기의 사이버 보안 위험도 평가 시스템과 이를 이용한 의료기기의 사이버 보안 위험도 평가 방법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의료기기의 잠재적 취약점을 파악하고 사이버 보안 사고 발생 시 환자와 의료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인 방법으로 평가해 의료기기의 보안 위험도를 지표화한다. ‘의료기기의 잠재적 취약점’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방식, OS 지원 종료 여부, 백신 설치 여부와 보안 패치 여부, 인터넷 차단 여부를 통해 분석하고 ‘사이버보안 사고 발생 시 환자와 의료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해당 의료기기의 사용 환경(수술실, 중환자실, 외래 등)과 사용 목적(생명 유지, 검사 등), 대체 장비 유무, 환자 정보량 등을 종합 분석해 파악한다. 이 분석 자료를 특정 알고리즘에 적용해 위험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김기태 의공학팀장은 “의료기기 중 사이버 보안 위험도가 높은 기기를 구별하고 위험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방법과 항목을 제시해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의료기기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응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국내에서 의료기기 사이버 보안 특허를 보유한 의료기관은 건국대병원이 유일하다”며 “현재 시제품 단계지만 이른 시일 내 기업으로 기술이전을 실시해 제품으로 상용화된다면 1000억 원이 넘는 고가 의료기기를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 보호할 국내 최초의 의료기기 전용 보안 솔루션으로 국내외 의료기기 보안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특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건국대병원, ㈜휴네시온, 스마트의료보안포럼이 참여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안전한 의료·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커넥티드 의료기기 해킹 대응 기술개발’ 연구 사업을 통해 취득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여성 생식기에 생기는 양성종양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암은 아니지만 대부분 가임기 여성에게서 발병해 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 관심 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0만7526명에 이른다. 환자는 계속 느는 추세로 5년 전인 2018년 39만2334명과 비교할 때 66% 이상 늘었다. 환자 수는 가임 연령대인 30∼40대의 경우 2022년에 32만3506명으로 전체 자궁근종 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50대도 증가세를 보였다.대부분 경과 관찰… 환자 나이, 폐경 여부 중요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따라서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대부분 가임 연령에 발생해 임신 중 커지고 폐경 이후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서 발생하며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작은 크기부터 맨눈으로도 보이는 거대 종양까지 매우 다양하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약 20∼50% 정도에서만 증상이 발현된다. 증상이 없다 보니 산부인과 검진 중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근종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바로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등에 따라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 근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로 관리하게 된다. 근종이 커지고 다른 증상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호르몬 주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호르몬 부작용의 단점이 있을 수 있다. 근종이 커지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월경 과다로 인한 빈혈, 생리통, 골반통, 하복통 등의 통증과 이상 출혈 등이 있다. 간혹 하복부에 압박을 느낄 수 있으며 자궁이 방광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요실금 등 배뇨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근종만 절제하는 근종 절제술 생식기능 유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때다.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화나 2차 변성이 의심될 수 있어서다. 수술은 크게 자궁근종 절제술과 자궁 적출술로 구분한다. 자궁근종 절제술은 생식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환자와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게 주로 시술한다.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하지만 자궁벽이 약해져 출산 시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 있다. 또한 근종이 다시 생길 수도 있다. 자궁 적출술은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나 근종이 다발성일 때 시행한다. 나이와 난소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특이한 이상이 없는 한 난소는 남겨둔다. △자궁의 크기가 임신 12주 크기 이상으로 커져 있을 때 △월경 과다를 동반한 커다란 점막하 근종이 있을 때 △방광 및 직장의 압박 증상이 있을 때 자궁 절제술을 고려한다. 또한 △다른 골반질환(골반염, 자궁내막증)이 같이 있거나 △근종이 급속히 커질 때 △인대 내 근종이거나 육경성 근종일 때 △암에 대한 공포가 있을 때 자궁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자궁근종 절제술과 자궁 적출술은 환자의 상태, 근종의 위치나 크기 등에 따라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개복수술로 시행된다. 개복수술과 로봇팔로 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로봇 수술은 단단하고 튼튼하게 자궁 봉합이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임신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추천된다. 자궁근종은 매우 흔한 질환이기에 증상이 없으면 추적 관찰만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증상이 있거나, 근종이 생긴 부위가 좋지 않거나, 크기가 크다면 불임을 유발하고 2차 변성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는 “자궁근종은 여성 삶의 질은 물론 임신과 출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미리 예방하고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 가임기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양성·악성을 감별하는 진단 알고리즘도 개발돼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감별하는 진단 알고리즘 모델도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팀과 한동대 생명과학부 안태진 교수팀이 개발한 세계 최초 진단 알고리즘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종양으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양성 질환이다.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며 조직검사 없이 초음파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반면 자궁 평활근육종은 평활근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매우 드문 희소 암이다. 자궁근종과 모양이나 크기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초음파, 자기공명영상법(MRI) 등 영상 검사만으로는 자궁근종과 구별이 불가능하다. 수술 전 진단이 어렵고 일반적으로 양성 자궁근종 수술 후에 조직검사에서 진단된다. 실제로 자궁근종인데 자궁 평활근육종을 우려해 수술받는 예도 있다. 자궁근종으로 생각하고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자궁 평활근육종으로 진단돼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다시 받는 경우도 있다. 자궁 평활근육종 환자가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경우 암세포가 퍼져서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에 수술 전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구별하는 검사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김기동 교수는 “영상 검사만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했던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감별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수술 전에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성 자궁근종 환자는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으며 자궁 평활근육종 환자는 조기에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종양의 전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콩팥은 10㎝ 남짓 크기로 복막 뒤에 위치한다. 양측 등 쪽에 1개씩 총 2개가 있다. 콩팥은 소변을 만들어서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 외에도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고 몸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과 효소를 생산하고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은 콩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정하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3월 14일이 세계 콩팥의 날이다. 신장은 노화가 빠른 기관 중 하나다. 신장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나이가 들수록 기능은 떨어진다. 만성콩팥병은 지속적으로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오거나 콩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만성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의 7명당 1명(약 12%)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2021년 기준 60대는 12.0%, 70대 이상은 26.5%였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 만성콩팥병 환자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콩팥병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와 기저질환 유무에 관계없이 콩팥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을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두 장기의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에 예후가 더욱 나빠지기 때문이다. 혈당, 지질 수치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심장과 신장 기능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만성콩팥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다양한 혈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만성질환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 몸의 여러 장기, 특히 콩팥과 심장, 혈관, 신경, 눈에 손상을 초래한다. 실제로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25.4%)은 신장질환 유병자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은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이다. 이는 전신적 죽상경화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사구체 손상의 진행도 가속화한다. 연구에 따르면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혈중 지질 성분 구성은 일반 인구와 비교해 특징적인 소견을 보인다.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매우 다양하다. 국내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만성콩팥병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해 대한신장학회 ‘2023 당뇨병콩팥병 진료지침’은 투석 전 당뇨병콩팥병으로 진단된 환자에서 스타틴 단독 또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도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에서 만성콩팥병 환자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을 치료 목표로 권고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만성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질환이다. 약제 선택 시에도 환자의 신장 기능에 대한 영향이 신중하게 고려돼야 한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에는 신장 기능 보호를 위한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 고려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는 신장이 아닌 간으로 배설되는 기전의 아토르바스타틴이 대표적이다. 아토르바스타틴은 신장 배설 비율이 2% 미만에 불과해 신장 장애 환자에게 별도로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박세훈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 젊은 시기에 고혈당과 고콜레스테롤에 오래 노출되면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 위험도가 높아진다”라며 “당뇨병 환자에게 콩팥과 이상지질혈증 관리는 현재 삶의 질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과 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당뇨병 환자라면 콩팥 기능의 저하와 이상지질혈증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혈당, 혈압, 지질, 생활 습관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소아·청소년 암은 아이들이 성장,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에 발생해 고액의 치료비와 장기간이 소요되는 힘든 질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소아·청소년 암은 백혈병이다.특별한 원인 없이 발병하는 소아·청소년 백혈병 국내에서는 통상적으로 18세 미만 청소년까지의 암을 소아암 또는 소아·청소년 암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1년에 약 1200∼1500명에서 소아암이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백혈병이다. 2020년 기준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총 372명이 새롭게 진단됐으며 9세 이하에서 193명, 10∼19세에서 179명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발생한 혈액 세포에 따라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나뉜다. 보통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70∼80%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이다. 백혈병 세포는 대부분 혈액이 만들어지는 골수에서 기인한다. 세포 내 유전 물질인 DNA의 돌연변이나 염색체 구조, 수 이상 등으로 혈액세포의 정상 분화 과정에 이상이 생기고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이뤄져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바뀐다. 성인 암이 담배나 식습관과 같은 환경적 요소의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소아·청소년 암은 원인이 불명확하고 발병 예측이 어렵다. 유전적 소인이 약 10%며 이온화 방사선이나 벤젠, 중금속 등의 화학약품 등이 백혈병 발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는 소아·청소년 암 발생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어 확률적인 요소가 많다고 본다. 백혈병 세포는 조절되지 않고 끝없이 증식해 정상 혈액세포의 골수 공간을 차지한다. 정상 혈액 기능이 떨어져 빈혈로 인한 창백, 운동 능력 감소,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 쉽게 드는 멍, 정상 백혈구 감소로 인한 면역 기능 저하,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식된 백혈병 세포가 뇌·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 간, 비장, 림프샘, 고환 등에 침범해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백혈병 세포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했을 때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드물게 뇌압 상승으로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리 통증, 허리 통증 등 뼈 통증이 심하게 생기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정형외과적 질환이나 류머티즘성 질환으로 종종 오인되기도 한다.면역 치료제 등 다양한 약제 개발로 치료율 높아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진단은 성인 백혈병과 마찬가지로 골수 검사가 필수적이다. 골수는 딱딱한 뼈 안에 있는 조직이다. 조혈 작용을 하는 골수가 많은 부위는 머리뼈, 척추뼈, 갈비뼈, 골반 등이 있다. 이 중 골수를 채취하기에 가장 안전한 부위는 골반이다. 성인은 주로 엎드린 자세로 뒤쪽 골반으로 검사를 진행하지만 소아는 진정제 사용과 관련해 호흡을 지속해서 감시할 수 있도록 똑바로 누워 있는 상태에서 앞쪽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한다. 골수 검사는 골반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통증도 비교적 수일 내 회복된다. 다만 소아 환자는 진정제 사용 시 생길 수 있는 호흡 관련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암세포가 혈액을 따라 퍼지는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하는 다른 고형암과는 치료 접근이 다르다. 초기 응급 상황이 많아 발견과 동시에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주된 치료 방법은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화학요법이다. 침범 여부에 따라 항암제가 잘 통과하지 못하는 중추신경계나 고환 등 국소적인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초기 약 6∼10개월 정도의 집중 치료 이후 높지 않은 강도로 유지 치료를 진행해 전체 기간을 2∼3년 지속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다만 백혈병 특성이 나쁘거나 초기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예후가 나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약물을 더 강하게 쓰거나 흔히 골수이식이라 하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B세포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의 경우 다양한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돼 상용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치료가 힘들었던 재발이나 불응성 환자의 치료가 일부에서 가능해지고 있으며 부작용이 덜한 치료적 접근을 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경우에는 골수 억제 능력이 더 높은 강력한 약제를 단기간 집중적으로 사용해 치료한다. 역시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궁극적으로는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보다 더 많은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 완치 비율이 약 85% 이상이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도 약 60% 이상 완치가 이뤄지고 있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약 15%에서 치료 중 또는 후에 재발이 될 수 있다. 주로 골수로 재발하며 중추신경계 혹은 고환으로도 재발이 된다. 따라서 치료를 마친 후에는 정기적인 진찰과 혈액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감시하고 치료로 인한 합병증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는 건강한 식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비만이 생길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집중 치료기에는 식욕이 감소하고 구역감, 구내염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조금씩이라도 나눠서 자주 먹는 것이 영양 상태 유지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걷기 등의 운동을 통해 근육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홍경택 교수는 “소아·청소년 백혈병을 포함한 소아·청소년 암은 아이나 가족의 잘못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도와주고 치료해야 하는 병”이라며 “치료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약제들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아이의 성장·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건강하게 완치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아이들의 놀라운 회복력을 신뢰하며 부모는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말고 의료진과 함께 이 힘든 싸움을 이겨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강원도 홍천에 있는 웰니스 리조트 ‘선마을(대표 서종원)’이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위한 ‘웰 슬립 힐링 캠프’를 진행한다. 다음 달 17일부터 2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웰 슬립 힐링 캠프는 명상으로 수면장애를 극복하고 수면 회복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초기·중기의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나 만성피로, 무기력증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은 선마을 명상 전문 강사 겸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연구교수인 진용일 강사가 책임진다. 수면장애에 대한 원인 분석, 해소, 강화, 예방까지 수면의 질에 관한 모든 부분에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일 차에는 생활 습관을 분석해 참가자들의 수면장애 원인을 찾는다. 개별 수면 에너지 상태를 체크하고 두뇌 재충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일 차에는 수면장애 해소를 위한 명상 프로그램을 체험한다. 숙면 명상, 쉴츠의 자율 훈련법, 제이슨의 점진적 근육 이완법 등 자연 의학적인 방법을 활용해 두뇌와 신체의 에너지 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숲길 산책, 햇빛, 음이온 등 숲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의 에너지를 이용해 수면장애를 극복한다. 3일 차에는 수면에 도움을 주는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숙면 세포의 에너지 충전을 통해 ‘수면 조절 인자 초기화 명상’과 ‘수면 시계 재프로그래밍’을 배워본다. 마지막 4일 차에는 양질의 숙면을 통한 수면장애 예방법을 알아본다. 숙면에 들 수 있는 호흡법과 동작 명상법을 배우고 숙면을 위한 생활 습관 지도를 작성해 나만의 수면장애 예방법을 찾는다. 프로그램 예약을 하는 모든 이에게 정원동 디럭스 3박 숙박권, 무료 식사권, 선마을 내 모든 부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자세한 진행 프로그램은 선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마을 관계자는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많은 현대인이 양질의 숙면 방법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웰 슬립 힐링 캠프에서 제공하는 체계적인 수면장애 해결책을 경험하고 질 좋은 수면과 만성피로도 해소할 수 있는 긍정 에너지를 얻어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선마을은 푹 잘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몸과 마음에 온전한 쉼을 주는 웰 슬립 리조트다. 리조트 전체를 통신이 불가능하도록 설계해 숙면에 방해가 되는 전자기기의 사용을 제한했다. 또한 객실과 주요 시설의 거리를 둬 평소 움직임이 별로 없는 현대인을 일부러 움직이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선마을에는 가로등이 없다. 대신 밤에 길을 비추는 간접조명을 설치해 외부 불빛 때문에 숙면에 들지 못하는 상황을 제한했다. 객실에는 형광등이 아닌 눈이 피로하지 않은 저조도 조명을 설치했다. 천장은 중창을 내어 일몰, 일출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면 시간을 조절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수면 전문 브랜드 ‘삼분의 일’과 협업해 깊은 수면을 돕는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객실에 도입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아쉽게도 아직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당뇨병도 혈당 조절만 잘된다면 합병증 없이 충분히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 최근 CGM(연속혈당측정기)과 인슐린 펌프 같은 의료기기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면 번거롭게 손끝 채혈을 하지 않고도 피부에 삽입한 센서를 통해 혈당이 자동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 하루 동안의 혈당 변동과 부착 기간 평균 혈당, 목표 혈당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알 수 있다. 저혈당이 언제, 몇 번이나 발생했는지도 확인한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면 당뇨병 환자는 좀 더 적극적이고 세밀한 혈당 조절을 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의료진은 환자 진료에서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판단 근거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당뇨병 환자의 연속혈당측정기 사용률은 낮은 편이다.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보건복지부는 2019년 1월부터 췌도 부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건강보험에 적용했다. 하지만 급여가 아닌 요양비로 지급돼 초기에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환자에겐 큰 부담이 됐다. 기기를 구매한 후 처방전·거래 명세서 등 여러 증빙 자료를 첨부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만만치 않다. 이마저도 처방전의 유효기간이 지나 제때 청구하지 못해 환급받지 못한 환자도 적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활발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치료 관리 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의료기기를 환자가 외부에서 직접 구매해야 하는 우리나라에선 의료진이 연속혈당측정기를 권하거나 처방하기 어려운 구조다. 김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 교육·판독에 대한 행위 수가가 적용됐지만 관련 교육에 드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요양비 지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노인, 취약계층 환자의 접근성을 떨어트리고 치료 격차만 벌린다. 환자가 환급을 신청해야만 공단이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는 정확한 연속혈당측정기 시장 규모, 가격, 구입처를 알기 어렵다. 게다가 당뇨병 관리 기기를 국가나 병원에서 책임지고 관리하는 시스템도 아니다. 교육이나 처방에 대한 수가도 반영되지 않아 병원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분명히 환자의 올바른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을 저해하는 요소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제1형 당뇨병 환자 중 10.7%만이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고 있다. 제2형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선진국은 70∼80%의 사용률을 보인다. 김 교수는 “인슐린 펌프는 가장 위험도가 높은 4등급 의료기기인데 수가가 없어서 병원에 둘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탄수화물을 먹는 양에 따라 인슐린 사용량을 세심하게 조정해야 한다. 그래서 의사가 환자의 인슐린 펌프를 세팅하고 사용법을 교육할 때는 한 명당 30분에서 한 시간씩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돈이 되지 않는 환자를 오래 진료하는 의사를 병원에서 곱게 볼 리 없다. 김 교수는 “이런 의료 수가로는 첨단 기기 쪽으로 환자를 유도할 수가 없다”라며 “혈당 조절만 잘하면 중증 합병증이 안 오고 투석할 필요도 없으니 결국 나라에서 쓰는 돈도 줄어들 것이며 인슐린 펌프 수가를 약간만 올려도 전체 경제적 이익이 더 크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요양비 지원이나 적은 수가가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침이나 환자의 인식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환자, 기업, 의료진 중 누구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관련 의료 정책이 바뀌어야 할 때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