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삼성화재가 최근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맞아 업계 최초로 임산부를 위한 간편고지형 다이렉트 전용 상품인 ‘임산부·아기보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이 상품은 건강한 임산부는 물론 당뇨, 고혈압 등의 질병 이력이 있는 임산부도 가입할 수 있다. 보험 기간은 출생할 자녀를 기준으로 30세까지 보장하고, 계약을 전환하면 최대 100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보험이 더욱 필요하지만 그동안 가입이 어려웠던 병력이 있는 임산부들에게도 선택지가 생겼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과거에 아팠거나 현재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으로 약을 복용 중인 경우에도 3가지 질문 사항과 태아 상태에 대한 고지에 따라 가입할 수 있다. 질문 내용은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 검사 필요 소견 여부 △2년 이내 입원·수술 여부 △5년 이내 암, 뇌중풍(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심장판막증의 진단·입원·수술 여부 △다태아, 선천성기형 및 염색체 이상 등의 여부다. 아울러 이 상품은 아이가 배 속에 있는 동안 산모의 일상생활까지 보장한다. 임산부의 독감, 골절, 각종 감염병,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위험도 1년간 2배 보장해 준다. 임산부에게 3대 질병으로 불리는 암(유사 암 제외),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발병 시 최대 10년 동안 자녀양육비를 지급해주는 특약까지 포함하고 있다. 출생 후의 자녀에 대해서도 각종 상해 및 질병에 대해 경증부터 중증까지 보장이 가능하고 독감항바이러스 치료 및 독감 입원, 화상, 자상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각종 리스크까지 보장하는 담보들로 구성돼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 많은 임산부의 건강한 임신, 출산과 태어날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도울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인구 10만 명당 162.7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이는 2위인 심장질환(65.8명)으로 사망한 사람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암에 대한 준비가 한국인에게 필수인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생명보험 업계에선 올해 출시된 보험 가운데 ‘한화생명 시그니처 암보험 3.0’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보험은 업계 최대인 최대 7번까지 암 진단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암 특약이 장점으로 꼽힌다.상반기 암보험 5건 중 1건 ‘시그니처 암보험 3.0’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생명보험 시장 내 암보험 신계약 건수는 총 116만9450건이다. 이 중 22.8%인 26만6701건이 한화생명에서 체결된 시그니처 암보험이다. 올해 새로 가입한 암보험 5건 중 1건이 이 상품인 셈이다. 올 4월 출시된 이 보험은 석 달 뒤 온라인 다이렉트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비대면 채널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 보험은 기존에 출시된 ‘시그니처암 1.0’과 ‘시그니처암 2.0’이 필요한 보장만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한 강점을 ‘진단 자금 세분화’와 ‘통원 급부 다양화’로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골라담는암보장S특약’을 넣어 부위별 암 진단 자금 보장을 업계 최대인 7번 받을 수 있게 세분화했다. 가족력이 있거나 자주 발생하는 부위의 암 등에 대한 추가 보장을 원하는 고객의 경우 7가지로 분류된 암 조합 중 원하는 종류만 선택할 수 있다. ‘종합병원암통원특약’도 눈에 띈다. 기존 일반 병원과 상급 종합병원으로만 분리되던 암 통원특약을 다양화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종합병원으로 분류된 병원은 총 328개지만 상급 종합병원은 45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상급 종합병원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산다면 상급 종합병원이 아닌 암치료 전문 종합병원을 이용해도 추가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경증 유병자에게도 보장최근 한국 사회는 고령화사회로 접어드는 가운데 의료기술의 발달과 건강검진 일반화로 유병자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병자에게도 보장해주는 보험도 각광받고 있다. 한화생명의 시그니처암 3.0 보험은 경증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가입 3.5.5’ 라인업을 새롭게 추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기존 유병자 보험인 ‘간편가입 3.2.5’의 최저 가입 연령도 만 30세에서 만 15세로 확대해 더 많은 고객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경증 유병자가 이 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기존 유병자 보험 대비 약 20% 저렴한 보험료로 일반 고객이 가입하는 상품과 동일한 질병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3.5.5’라고 불리는 고지 항목에 해당 사항이 없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한화생명의 시그니처암 3.0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은 일반형과 경증 간편가입형, 간편가입형 모두 만 15세에서 만 80세까지다.“암 진단보험금 많을수록 암 사망률 낮아”특히 최근엔 암 진단보험금 유무에 따른 환자의 사망률을 추적한 연구 결과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전문가 그룹인 데이터랩에 따르면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암 사망률은 34.4%인 반면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 원 이상 보유한 고객의 암 사망률은 15.7%까지 떨어졌다. 한화생명은 “암 진단보험금이 많을수록 암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은 더 좋은 의료기술과 의료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암 진단보험금을 많이 보유한 보험 소비자가 암 치료 도중 상급병원으로 병원을 변경하는 ‘전원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율은 24%가량이었지만 5000만 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44%로 높아진 것이다. 다만 한화생명이 전체 고객 약 614만 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보험금 보유 현황을 살펴본 결과 약 85%가 여전히 암 진단보험금 5000만 원 미만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암 진단보험금 규모가 클수록 암 사망률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 것을 감안할 때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충분한 암 진단보험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고유가 시대에 주유비 부담이 걱정인 소비자들이 많은 가운데 혜택 주유소 범위가 넓고 다양한 주유 할인 혜택을 주는 ‘삼성 iD ENERGY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 카드는 대중교통, 전기차 충전, 스타벅스드라이브스루(DT) 등 자동차 운행 고객의 다양한 생활 패턴을 반영한 혜택을 준다. 특히 주유 건별로 1만 원 이상 결제 시 1만 원 결제일 할인 혜택을 전월 이용 금액에 따라 월 최대 3회, 합산 3만 원까지 제공한다. 주유 혜택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및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를 이용할 때 제공된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결제할 때도 10% 결제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 iD ENERGY 카드로 통행료를 직접 결제한 경우뿐만 아니라 이 카드를 가지고 있는 고객이 ‘삼성후불하이패스카드’로 결제한 경우에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은 통행료 이용건을 합산해 월 최대 5000원까지 제공된다. 삼성 iD ENERGY 카드는 기본적인 운행 관련 혜택 외에 자동차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과 택시, 전기차 충전 요금 이용 금액의 10% 결제일 할인 혜택을 준다. 이러한 혜택은 각 영역에서 이용한 금액을 합산해 월 최대 5000원까지 제공된다. 또한 스타벅스DT를 이용할 때 30% 결제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 iD ENERGY 카드 보유 고객은 스피드메이트에서 엔진오일 교환 시 2만 원 현장 할인 혜택을 연 2회 받을 수 있다. 차량 안전 점검, 타이어 펑크 수리, 타이어 위치 교환 서비스도 연 1회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혜택은 전월 이용 금액이 50만 원 이상일 때 제공된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 전용 및 해외 겸용(비자) 모두 2만 원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올해 2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를 정조준했다. 이 원장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금융의 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범죄이기 때문에 취득한 경제적 이득이 박탈될 수 있게 그걸 가장 (큰)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단순히 과징금이라든가 벌금 등 금전적 이익뿐 아니라 그런 불법 거래를 통해 이룩하고자 하는 기업적 내지는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정의라든가 국민들이 기대하는 감정에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의 ‘경제적 이득 박탈’ 발언을 두고 카카오 측이 에스엠 인수를 스스로 포기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보는 해석이 나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런 해석에 대해 “이 원장의 발언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사전에 의도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또 전날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출석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뿐 아니라 카카오 법인에 대한 처벌 가능성도 이날 내비쳤다. 카카오 법인 처벌이 법원에서 확정되면 카카오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때문에 카카오뱅크 지분 상당 부분을 강제로 팔아야 할 수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금융감독원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를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카카오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금융당국은 카카오에 카카오뱅크의 경영권은 물론이고 에스엠 인수를 아예 포기하라는 압박도 강하게 걸고 있다. 카카오의 불법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카카오의 전면적인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의 시세 조종 혐의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원장은 “권력과 돈이 있는 분들 또는 제도권에서 제도를 이용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분들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를 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문제 되는 여러 건들은 그러한 경고를 한 뒤에 발생했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등은 적법한 절차 내에서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카카오의 불법 거래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박탈할 것”이라는 메시지도 내놨다. 금감원이 카카오의 에스엠 인수를 직접 무효화할 권한은 없기 때문에 이를 두고 카카오에 에스엠을 스스로 매각하라는 압박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원장은 특히 “(카카오) 법인 처벌 여부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카카오 경영진이 받고 있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양벌 규정’ 적용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 규정은 법인의 대표자 등이 해당 법을 위반할 경우 법인에 대해서도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등 경영진뿐 아니라 카카오 법인에 대한 처벌이 현실화될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인터넷은행 지분의 1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경우 카카오는 현재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27.17%)에서 17%가량과 함께 대주주 자격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전날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시켜 16시간 가까이 조사를 이어갔다. 앞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 센터장 등은 올 2월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 원을 투입해 에스엠의 주가 시세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인 12만 원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원장은 “해당 건(카카오 사건)을 이번 주 내에 검찰에 송치하면서 (사건에 대한) 저희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금감원 특사경의 구속 기간은 최대 10일로 앞서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배 대표에 대한 구속 기간은 27일께 끝난다. 다만 이 원장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날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부르는 등 카카오 수뇌부를 향한 수사를 이어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2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56)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에스엠의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 김 센터장이 개입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금융권은 이번 수사의 불똥이 카카오가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자격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김범수 시세조종 개입 여부 집중 추궁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 출석한 김 센터장은 ‘주가 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언론의 각종 질문에는 대답을 삼갔다. 그는 대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밝힌 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조사를 받았다. 카카오의 지분 약 13%(특수관계인 포함 땐 2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김 센터장은 이날 부장검사 출신인 한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특사경은 이날 김 센터장을 상대로 올 2월 에스엠 인수전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 원을 투입해 에스엠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했는지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에스엠의 주식을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해 지분 25%를 확보하려 했지만 공개매수 기간 주가가 이를 웃돌아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사경은 카카오의 실무진 사이에서 당시 주가를 12만 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로 오간 대화 내용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금감원은 이달 19일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43)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했다. 배 대표는 계열사 전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에서도 투자 부문을 총괄하는 등 카카오의 자금줄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 측은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대항하기 위해 합법적인 장내 매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이날 김 센터장의 조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특사경이 조만간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포토라인까지 세워 조사를 받게 했다는 것은 곧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했다. ● 형사처벌 땐 카뱅 대주주 자격도 위태 금융권에서는 향후 김 센터장과 배 대표가 기소돼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최악의 경우 카카오가 핵심 금융계열사인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자격을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법인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할 경우 법인을 처벌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상 ‘양벌 규정’ 적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를 규율하는 ‘인터넷전문은행법’은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 요건으로 최근 5년 동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센터장 등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대주주 카카오가 해당 법령에 저촉되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에선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팔아 대주주 자격을 잃는 것 외에는 사실상 방법이 없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이 주식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으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한 카카오가 내년 초까지 경영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사업별 부문장과 계열사 대표가 자율 경영 형태로 전략을 수립하고 결정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컨트롤타워’ 역할과 권한을 강화해 의사결정을 하고 위험 요인도 제거하는 형태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사진)의 금융감독원 출석 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계열사 조율 기구인 ‘CA협의체’ 중심으로 신사업 추진이나 투자 전략까지 관리할 수 있는 경영체계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 유치나 인수합병(M&A) 등을 각 사업 총괄이나 계열사 대표가 판단했다면 앞으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를 거쳐 최종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기본적인 사내 전자결재 시스템부터 12월 말까지 새로 정비할 예정이다. 중요한 경영 활동과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을 CA협의체나 이사회가 들여다보면서 위험 요인을 직접 관리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춘다는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경영체계 도입을 위한 조직 개편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조직 및 경영 개편안은 추가 논의를 거쳐 내년 1월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CA협의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1조2000억 원을 유치한 건에 대해 우려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략 조직에서 투자 유치액과 구체적인 조건 등을 이미 상대 기관 측과 대부분 협의를 마친 상황에서 다른 경영진과 이사회에 보고해 구체적인 위험 요인을 점검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에스엠 인수에 나섰고 2월 하이브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 대표 등이 주식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배 대표는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카카오 내부에선 경영 및 사법 리스크가 연이어 발생하자 ‘경제 대공황 직전의 미국 같은 혼란 상황’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2021년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이어진 뒤에도 계열사별 자율 경영 체계 기조를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계열사 대표의 ‘주식 먹튀’ 논란과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대규모 서비스 장애 등 각종 사건으로 2021년 11월부터 2년간 5번의 경영진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창업자 김 센터장도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자 경영 체계를 원점에서 개편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CA협의체를 지난달 25일 확대 개편해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과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권대열 정책센터장을 부문별 총괄로 참여시켰다. 김 이사장은 김 센터장이 2004년 네이버(옛 NHN) 공동대표직을 수행할 때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카카오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에스엠 주식 시세 조종 의혹은 회사가 겪은 어떤 리스크보다 큰 충격”이라며 “이를 계기로 어떠한 방식으로든 경영 구조가 크게 변할 것 같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에스엠 주식 시세 조종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 출석 통보를 한 창업자 김 센터장을 23일 오전 포토라인에 세운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김 센터장 출석과 관련해 22일에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금감원은 카카오 측에 협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에스엠의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카카오의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영풍제지의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이 약 5000억 원의 미수금을 떠안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증시를 떠들썩하게 했던 ‘라덕연 사태’에 이어 키움증권이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영풍제지 시세조종 사건을 계기로 조만간 미수거래와 관련한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에 착수할 계획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0일 장 종료 후 영풍제지 종목에 대해 4943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2영업일 뒤 대금을 갚도록 하는 미수거래를 제공한다. 이때 투자자가 기한 내에 대금을 갚지 못하면 미수금이 발생하고,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자금을 회수한다. 증권사들은 미수거래가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거금을 요구하는데,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낮게 책정했다. 예컨대 증거금 40만 원을 들고 있으면 100만 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올 초부터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을 100%로 올렸다. 증거금률이 100%로 높아지면 전액 현금 매수만 가능해져 미수거래가 차단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가조작 세력은 약 1년간 100여 개의 계좌를 동원해 매일 조금씩 영풍제지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가조작 세력이 낮은 증거금률을 요구한 키움증권 계좌를 통해 돈을 빌려 주식을 샀을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위험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제지 주가가 최근 11개월간 약 12배 급등하면서 증권가에선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올 들어 한국거래소는 두 차례에 걸쳐 영풍제지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주식 거래가 중단된 19일에야 해당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다. 부실한 리스크 관리가 주가조작 규모를 늘려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미수금 4943억 원은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4258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최근 대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가 잇따른 금융권이 민간단체로부터 금융윤리 ‘과외’를 받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진에는 전·현직 금융계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 종사자의 직무 윤리의식을 높여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민간단체인 한국금융인재개발원이 올 7월 설립한 금융윤리위원회는 현재 웰컴저축은행, 전북신용보증재단 등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과 전북은행도 인재개발부 직원들이 위원회 교육을 통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내부통제 관련 민간 자격증인 ‘금융윤리자격인증’을 받았다. 올해 금융권 역대 최대인 3000억 원대 횡령사고가 터진 BNK경남은행도 다음 달 3일 위원회와 ‘금융윤리인증 시스템 구축 및 금융윤리 교육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는다. 이 밖에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및 SC제일은행 등도 위원회의 교육과 금융윤리자격인증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위원회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위원장을, 나재철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직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국장, 팀장급은 물론 금융위와 금융연수원, 한국거래소에 근무했던 인사들이 내부통제 및 금융윤리 등을 교육하고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보이자 국내 시중금리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는 와중에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져 가계빚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4.240∼6.725% 수준이다. 지난달 22일(연 3.900∼6.490%)과 비교하면 하단이 0.34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1년 만기 신용대출(1등급) 금리는 0.060%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른 건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4.471→4.741%)과 1년물(4.048→4.108%) 금리가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낮은 한국 채권 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4.550∼7.143%로 상단과 하단이 지난달과 비교해 각각 0.280%포인트, 0.044%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신규취급액기준 금리가 석 달 만에 0.160%포인트(3.660→3.820%) 오른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대출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이달 19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321억 원으로 9월 말(682조3294억 원)보다 3조4027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이 2021년 10월(3조4380억 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주담대가 2조6814억 원(517조8588억 원→520조5402억 원) 불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영풍제지의 주가 폭락과 이를 둘러싼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영풍제지와 대양금속 등이 하한가를 기록하기 전날인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주가조작 일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19일 윤모 씨 등 일당 4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20일 열린다. 검찰은 현재까지 파악한 주가조작 세력 외에 추가로 개입한 이들은 없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영풍제지 관계자 등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어떤 사실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했다. 영풍제지와 이 기업 대주주인 대양금속은 검찰의 압수수색 다음 날인 18일 나란히 하한가로 급락해 19일 거래가 정지됐다. 영풍제지는 전날보다 29.96% 떨어진 3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이 종목은 올 초 5829원에서 지난달 5만600원으로 760% 넘게 치솟았지만 돌연 18일 하한가로 돌아섰다. 영풍제지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대양금속도 같은 날 29.91% 급락한 2250원에 마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긴급 체포되자 공범 등 관련자들이 주식 투매에 나서면서 두 종목 주가가 폭락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두 종목과 관련해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최근 검찰에 긴급조치(패스트트랙)로 자료를 넘겼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용의자의 범죄수익 규모가 크고, 혐의도 중대해 긴급조치를 이용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검찰에 이첩한 내용은 앞서 한국거래소가 8월 투자주의 종목으로 영풍제지를 지정하며 밝힌 소수계좌의 매수관여 과다 등과는 별개의 사건이다. 시세조종 혐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미리 짜고 특정 가격에 거래하는 이른바 ‘통정매매’나 특정 주식의 매매가 마치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잘못 알게 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증권가에서는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의 주가 흐름이 올 4월 발생한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라덕연 일당이 골랐던 종목처럼 영풍제지도 유통 주식 물량이 적고 공매도가 불가능해 시세조종이 비교적 용이했다는 것. 이에 따라 주가가 계단식으로 오른 점도 닮았다. 영풍제지는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며 테마주 급등세에 올라탔지만, 이후 이차전지주가 조정을 받는 시기에도 주가가 계속 올라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영풍제지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풍제지의 압수수색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수사당국 및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통보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7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포착돼 위기에 처했던 새마을금고의 다중채무자 연체율이 최근 5년 새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가 위기를 되맞지 않으려면 다중채무자 부실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받은 채무자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3.6%로 집계됐다. 2018년 말(1.2%)과 비교하면 연체율이 3배로 뛰었다. 특히 20대와 40대 다중채무자 연체율은 6월 말 기준으로 각각 4.33%와 4.34%로 평균보다 높았다. 다중채무자는 새마을금고를 포함해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다중채무자 한 사람이 빚을 못 갚을 상황에 처하면 금융회사 여러 곳으로 위기가 번지는 셈이다. 새마을금고의 다중채무자 총 대출액은 2018년 말 54조3562억 원에서 올해 6월 60조8114억 원으로 11.8% 늘었다. 같은 기간 다중채무자의 총 연체액은 6445억 원에서 2조1956억 원으로 240.7% 치솟아 대출액 증가세에 비해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양 의원은 “새마을금고는 뱅크런 사태까지 우려됐지만 다중채무자 연체율 관리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며 “관리 및 감독 권한이 행안부에 있고 요청이 있을 경우 금융감독원이 점검에 나설 수 있어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KDB생명보험(옛 금호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 절차를 밟아 온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포기했다. 이로써 KDB산업은행이 2014년부터 추진해온 KDB생명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18일 산은은 “KDB칸서스밸류PEF(KCV PEF)가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하나금융지주와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KCV는 산은이 2010년 금호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만든 사모펀드다. 올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 작업을 해온 하나금융지주 측은 “KDB생명 인수는 하나금융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KDB생명에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한 산은은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DB생명 자체가 시장에 나온 ABL생명 등에 비해 매력적이지 않은 매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DB생명의 매각가는 2000억 원 수준이지만 인수 후 재무구조 정상화에 많게는 1조 원까지 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6월 말 기준 67.5%에 불과하다. 반면 ABL생명은 같은 기준으로 113.2%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물품거래 사기로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은행이 이러한 범죄에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통신 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를 제외한 사기’에 대한 수사기관의 지급정지 요청에 응하고 있는 시중은행은 하나은행이 유일했다. 하나은행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52건의 계좌를 지급정지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요청에 응해 각각 3610건, 1743건을 지급정지했다. 반면 토스뱅크는 지급정지 요청을 거절하고 있었다. 현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보이스피싱이나 대출 사기 등이 발생하면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정지 요청을 해 범죄에 사용된 계좌를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피해 자금이 이체된 계좌를 사용할 수 없게 해 범죄자가 범죄 수익을 가져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 간의 중고물품 거래나 투자 사기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해당하지 않아 지급정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현재 하나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은 자체 약관을 통해 수사 기관의 요청에 응하고 있다. 이 의원은 “투자·중고물품 사기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각 은행들이 동일하게 의심 계좌 지급정지를 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2010년 신한금융지주 임원들 간 경영권 갈등으로 촉발된 이른바 ‘신한금융 내분 사태’가 13년 만에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억울하게 사장직에서 물러났다”며 신한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전을 벌였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은행 측이 전격 화해한 데 따른 것이다. 17일 양측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기일에서 “미래 지향의 호혜 정신에 터잡아 원고(신 전 사장)의 명예 회복과 신한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양측은 또 “부끄러운 과거사로 상처받은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임직원, 고객 등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2010년 9월 신한은행 측이 신 전 사장(당시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자문료 15억 원 횡령 및 불법 대출에 대한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신한은행이 전임 은행장이자 ‘금융지주 2인자’인 신 전 사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초유의 사태에 한동안 금융권이 풍파에 휩싸였다. 당시 은행 측의 이러한 행보에 ‘금융지주 1인자’였던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신 전 사장은 당시 “횡령 혐의는 2008년 라 전 회장의 지시로 현금 3억 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면서 “비서실에 현금이 없어 내 명의 계좌 등에서 돈을 썼고, 이를 이 명예회장의 자문료로 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법 대출 관련해서는 “은행장은 결재선상 밖에 있어 불법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법적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라 전 회장이 금융실명제를 위반해 차명계좌를 보유한 사실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결국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은 그해 10월과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신 전 사장이 회삿돈으로 마련한 현금 3억 원이 대선 축하금 명목으로 조성돼 정치권 실세에게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끝내 규명되지 못했다. 이후 신 전 사장은 업무상 횡령에 대해선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며 은행 측과 법적 공방을 벌여 왔다. 신 전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당시 사건의 책임자들은 회사를 떠난 상태”라면서 “후배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어 소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했다. 다만 신 전 사장은 횡령금으로 지목돼 유죄 판결이 나 은행 측에 갚은 2억6100만 원은 라 전 회장이 부담해야 한다며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은 이어갈 예정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물품거래 사기로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은행이 이러한 범죄에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통신 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를 제외한 사기’에 대한 수사기관의 지급정치 요청에 응하고 있는 시중은행은 하나은행이 유일했다. 하나은행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52건의 계좌를 지급정지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요청에 응해 각각 3610건, 1743건을 지급정지했다. 반면 토스뱅크는 지급정지 요청을 거절하고 있었다.현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보이스피싱이나 대출 사기 등이 발생하면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정지 요청을 해 범죄에 사용된 계좌를 지급정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피해 자금이 이체된 계좌를 사용할 수 없게 해 범죄자가 범죄 수익을 가져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 간의 중고물품 거래나 투자 사기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해당하지 않아 지급정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현재 하나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은 자체 약관을 통해 수사 기관의 요청에 응하고 있다. 이 의원은 “투자·중고물품사기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각 은행들이 동일하게 의심계좌 지급정지를 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올 7월 뉴질랜드 주요 언론 스터프는 최근 KB국민은행이 현지 금융당국 역할을 수행하는 상업위원회와 맺은 합의를 이처럼 평가했다. KB국민은행은 2015∼2021년 뉴질랜드 고객 500명에게 현지 법이 정한 대출 관련 고지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89억 원 규모의 보상금을 주기로 합의했다. 스터프는 “상업위원회는 KB국민은행에 대출자에게 부과되는 모든 수수료와 이자가 포함된 비용 전액을 상환하도록 요구하지 않았다”며 KB국민은행에 더 막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국내에서 연이은 대규모 금융사고로 질타를 받는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도 잇단 제재를 받으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제재와 관련해서도 실질적인 내부 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국 금융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발도상국서 집중 제재, 최근엔 선진국서도 발생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 20일까지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소속 은행이 해외 당국으로부터 제재받은 건수는 총 119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4개 은행에 대한 해외 당국의 제재는 2020년 15건에서 지난해 32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9월 20일까지 15건이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63건)에서 가장 많은 금융사고가 났고, 신한은행(31건), 우리은행(16건), KB국민은행(9건) 순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국내 은행들이 주로 진출한 아시아권에서 제재가 집중됐다. 인도네시아(48건)에서 가장 많았고 필리핀(22건), 중국(18건), 멕시코(15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주로 진출하는 국가는 한국에 비해 금융 규제가 모호한 반면 당국의 힘이 세다”면서 “규제를 파악해 자료를 최대한 제출해도 당국에서 말을 바꾸며 제재를 가할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뉴질랜드(KB국민은행)와 독일(하나은행) 등 이른바 금융 선진국에서 제재를 당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제재 사례는 보고서 제출 지연 같은 경미한 건도 있지만 KB국민은행처럼 대규모 과태료나 보상금을 낸 일도 적지 않다. 하나은행은 중국에서 ‘내보외대’(외화지급보증) 취급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베이징 은행보험감독국에 31억 원 규모의 과태료를 냈다. 같은 달 우리은행도 인도에서 정기예금을 예치할 때 고시한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9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 해외 점포 수 증가세 “국내에 준하는 관심 필요” 금감원에 따르면 2020년 197개이던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수는 지난해 말엔 207개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이 과도한 예대마진 등 국내 이자 수익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규제를 완화하며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올해 7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비금융회사 인수합병(M&A) 규제를 완화하는 등 해외 진출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국내 금융사들의 크고 작은 해외 제재 내역은 이처럼 근본적으로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이 과징금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에 대한 제재는 한국의 대외 신인도와도 연관된다”면서 “각 회사는 현지 법규 파악 등에 들이는 비용을 확대하고, 각 협회나 정부에선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금융 당국이 장기간 관행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일삼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을 처음 적발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으로, 이 중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미리 팔아버리는 무차입 공매도는 국내에서 불법으로 간주된다. ‘개미 투자자’들이 불법 공매도의 주범으로 의심하던 글로벌 IB의 행태가 드러난 것으로 금융 당국은 이들 2개 회사에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은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통한 조사 결과 총 560억 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를 한 홍콩 소재 IB 2개 회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주식을 갖고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리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시장 교란의 우려가 있어 한국에선 2000년부터 자본시장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글로벌 IB가 실수나 착오가 아니라 고의성을 가지고 불법 공매도를 한 사례를 적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A사는 2021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총 40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했다. 이 회사는 이 과정에서 소속 부서 간에 빌려준 주식까지 중복으로 계산해 과도하게 표시된 잔액을 기초로 공매도 주문을 했다. 그 결과 매매 거래 다음 날 결제해야 되는 수량이 부족한 걸 알고도 원인 규명을 하거나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사후 차입 방식의 공매도를 사실상 방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B사는 2021년 8월부터 넉 달간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의 무차입 공매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이들 종목에 160억 원 상당의 공매도 주문을 할 때 최종 체결된 공매도 수량을 기초로 주식을 빌리는 차입 계약을 사후에 확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들 회사는 금감원에 “공매도 거래의 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고의성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불법 공매도로 인한 과징금을 가장 많이 부과받은 회사는 오스트리아 소재 금융회사인 ESK자산운용으로 올 3월 38억 원”이라면서 “2개 회사는 그보다 더 많은 과징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에 대한 제재는 금감원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심의와 의결을 거친 후 확정된다. 글로벌 IB의 고의적 불법 공매도를 적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전체 불법 공매도 적발 건수에서 헤지펀드 등 외국계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는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외국계 기관이 불법 공매도로 제재받은 건수는 23건으로 전체(45건)의 51%로 나타났다. 이들이 과태료나 과징금을 받은 액수는 98억9120만 원으로 전체의 92.4%에 달한다. 한편 금융회사들이 불법 공매도로 제재받은 건수는 2020년 4건, 2021년 16건, 지난해 32건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한 가계와 기업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올해 국내 은행이 장부에서 털어낸 부실 채권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이상으로 불었다. 은행이 강도 높은 건전성 관리에 나섰지만 연체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달 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된 가운데 15일 부실기업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법적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마저 일몰되면서 한계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간부채(가계부채+기업부채)가 4900조 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부채 재조정을 통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은행 부실 채권 규모 작년의 두 배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1∼9월 3조2201억 원어치 부실 채권을 상각·매각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5406억 원)는 물론이고 연간 규모(2조2711억 원)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부실 채권)을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식으로 처리한다. 상각 대상에는 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이 많고, 매각은 주택담보대출 채권 중심으로 이뤄진다. 5대 은행은 올해 3분기(7∼9월)에만 1조73억 원어치 부실 채권을 털어냈다. 직전 분기(1조3560억 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전년 동기(5501억 원)의 1.83배에 달한다. 올해 3조 원이 넘는 ‘부실 채권 털어내기’로 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0.31%로 한 달 새 0.03%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1년 전(0.18%)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9%로 변동이 없었다. 특히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데다 지난달 말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책이 종료되면서 은행권은 연체율이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촉법 일몰에 한계기업 줄도산 우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5년 한시법인 기촉법이 일몰로 효력을 상실하면서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을 분석한 결과 작년 말 기준 국내 상장사 중 17.5%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 5곳 중 1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도 급증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034건으로 지난해 전체 파산 신청 건수(1004건)를 벌써 넘어섰다. 올해 8월까지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도 89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늘었다. 노란우산 공제는 소상공인이 매달 일정 금액을 납부하다가 폐업이나 고령 등으로 사업을 접을 때 돌려받는 제도다. 그만큼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앞으로 부실기업의 대한 구조조정은 사실상 최후의 수단인 법정관리(회생절차)만 남게 됐다. 자칫 생산성이 높지만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일부 기업이 흑자도산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촉법 일몰로 회생 가능한 기업까지 도산할 경우 실업률이 증가하고 경기 침체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고금리에 코로나19 후유증이 남은 상태에서 일몰 상태가 지속되면 금융 부실까지 연결될 수 있다”며 “산에서 내려올 때도 질서 있는 기업구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기촉법 재입법을 추진하면서 채권금융기관들의 자율협약을 통해 입법 공백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올 들어 치솟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놓고 금융·통화당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준금리 조정 등 거시적인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관리의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 위기를 놓고 당국 간 정책 엇박자가 불거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통화당국이 불협화음을 내는 사이 금융권 가계부채는 지난달에도 2조 원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의 정책기조 일치가 가계부채 감소의 첫 단추”라고 지적하고 있다. ● “한은은 서민 고민 안 해” vs “당국이 통화정책 무력화”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장에서 “한은은 물가와 환율, 시장 안정을 통해 일관적으로 금리 정책을 가져가는 곳”이라며 “한은은 서민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금융위의 가계부채 대응 미흡을 계속 질타하며 최근 가계빚 누증에 대한 한은의 경고를 근거로 거론하자 이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발언이었다. 한은은 거시경제를 관리하는 곳이지 미시적인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당시 현장에서는 이러한 금융당국 수장의 말에 묘한 파장이 일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한은의 잇단 가계부채 지적에 대한 금융위의 불쾌감이 표면화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금융위가 정책금융상품으로 올해 1월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과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등을 가계부채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수요자를 위해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 원 한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특례보금자리론은 그간 가계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고금리 부담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상품이지만 소득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대출 증가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꾸준히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시중은행에 금리를 내리도록 압박한 것 역시 한은의 통화정책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당국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금리가 내려가고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가계빚 증가를 억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자 부담이 높아진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맥락 파악에 나섰다. 한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당황한 분위기”라며 “발언의 맥락 등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이에 금융위 측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 김 위원장이 매일 전화를 주고받고 있다”며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 “금융·통화당국 모두 가계부채 급증 책임”금융·통화당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가계부채는 계속 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부채 잔액은 한 달 새 2조4000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이 8월(6조1000억 원)보다 축소됐지만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 금융당국은 “9월 중 가계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가계대출 규모가 여전히 높고, 10월에는 가을철 이사 수요와 신용대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다시 증가 폭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금융·통화당국 모두 최근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며 “한은도 금리 인상 요인이 상당히 있음에도 금리 인상을 계속 미루면서 시장에 잘못된 기대를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든 금융위든 오래전부터 가계대출을 줄이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어야 하는데 역할 수행을 잘 못했다”고 꼬집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