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성

황재성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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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말 언론계에 입문해 주로 부동산을 중심으로 경제 뉴스를 취재했습니다. 인간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문제를 늘 주목하고 있습니다.

jsonhng@donga.com

취재분야

2024-10-22~2024-11-21
교육34%
인사일반17%
부동산13%
경제일반10%
운수/교통7%
사회일반7%
산업3%
음악3%
문화 일반3%
건강3%
  • 한반도 대동맥 고속도로 5000km 돌파… 이제는 3D프린터로 도로 짓는 시대[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9시간 10분’이번 설 연휴(2월 9~12일)에 서울 거주자가 승용차를 이용해 부산까지 가는 데 걸릴 것으로 예상된 시간입니다.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가 설문조사와 과거 교통정보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입니다. 소통이 원활한 평소(4시간 30분)와 비교하면 2배가 넘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15분 정도가 늘어났습니다. 지난해보다 2.3% 많은 하루 평균 57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비롯된 결과입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돌아오는 길은 조금 나아진다는 것입니다.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8시간 25분으로 예상됐습니다. 1시간 가까이 줄어든 것입니다.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3시간 20분 거리인 서울~광주는 귀성에 7시간, 귀경에 6시간 55분이 각각 걸릴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서울~목표(3시간 40분)는 귀성에 8시간 20분, 귀경에 7시간 30분 ▲서울~강릉(2시간 40분)은 귀성에 5시간 5분, 귀경에 4시간 40분이 각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다만 이는 평균치이므로 이동 시간대를 잘 고른다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우선 귀성의 경우 9일(33.4%)과 설 당일인 10일(36.1%)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설 전날인 9일 오전에 귀성길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귀경은 11일(36.0%)에 가장 많은 이용자가 몰릴 가능성이 큽니다.설 연휴 기간 어느 고속도로를 이용하느냐도 이동시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귀성객 대부분(91.9%)이 승용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즉 이용자가 많은 고속도로를 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교통연구원 등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이 이용될 고속도로는 경부선(26.2%)입니다. 이어 서해안선(12.8%) 호남선(논산~천안·11.3%) 중부선(통영~대전·7.3%) 중앙선(7.2%) 남해선(6.6%) 중부내륙선(6.5%) 영동선(5.8%) 서울양양선(5.6%)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원활한 통행을 위해 교통혼잡 예상 구간별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예컨대 경부선 부산 방면의 경우 상습 교통체증 구간인 서울톨게이트에서 신갈분기점까지 9km 구간에 대해 갓길차로제를 시행하고, 용인서울고속도로로 우회하도록 유도하는 식입니다.만약 동두천시, 양주시, 포천시 등 경기 북부지역 거주자로서 귀성을 준비 중이라면 수도권 제 2 순환선 포천~조안 구간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7일 오후 2시부터 전면 개통됐습니다. 국토부는 “경기 북부지역에서 서울 인근의 정체 구간을 거치지 않고 중부내륙선이나 서울양양선 등 주요 고속도로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개통된 구간을 이용하면 포천시 소흘읍에서 남양주시 조안읍까지 이동거리가 16.4km(50.0km→33.6km)가 줄어들고, 이동시간도 35분(55분→20분)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포천~조안 고속도로는 전체 길이 33.6km, 왕복 4차로 도로로서 민자사업(포천~화도·38.7km)과 재정사업(화도~조안·4.9km) 구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업비만 1조 740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이 구간 개통은 국내 도로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 일로도 기록될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국내 고속도로 총연장이 5000km를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1968년 12월 21일 경인선(서울~가좌·23.5km) 개통으로 시작된 국내 고속도로가 56년 만에 거둔 쾌거로서 의미가 큽니다. ▶경부고속도 53년…‘산업 대동맥’의 가치[황재성의 황금알]()고속도로는 지역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자 부동산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설 연휴 귀성과 귀경하는 내내 독자 여러분이 이용하셨을 고속도로의 역사와 미래 모습 등을 짚어보려는 이유입니다.● 2000년대는 고속도 건설의 르네상스 시대도로공사가 2019년에 제작한 ‘한국도로공사 50년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로 역사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 늦습니다. 다만 선사시대 이후 조선 중기까지 이르는 동안 선조들 역시 도로의 중요성을 간과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산악지대가 많고 도로 건설 기술과 자금력 부족 등으로 서구나 중국처럼 도로 건설에 많은 공을 들이지는 못했지만, 조선시대 최고의 법전인 경국대전에 도로의 건설 및 관리, 노폭 등을 규정해 둘 정도로 도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하지만 조선 중기 이후 도로에 대한 인식이 바뀝니다. 도로 건설이 망국에 이르는 길이란 생각이 권력층을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임진왜란 등 잦은 외침을 겪으면서 길을 내지 않는 게 오히려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일제 강점기에는 상대적으로 도로망 구축사업아 활발했습니다. 다만 이는 식민지 지배체제를 확립하고, 동시에 경제적 지배체제를 수탈적으로 정비해 나가기 위한 용도였습니다. 그 결과 5263km의 국도 중에서 포장국도는 746.4km에 불과했고, 해방 직후 도로정비는 시급한 국정과제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6·25 전쟁의 여파와 빈약한 재정상황으로 도로망 구축사업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제6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1967년 4월 29일 선거유세에서 민주공화당 후보로 나선 박정희 대통령이 놀라운 선거공약을 내놓습니다. 남한지도에 큰 대(大)자가 그려진 포스터를 선보이면서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묶는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고속도로 건설은 공론화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67년 3월 경인선, 1968년 2월 경부선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1973년 고속도로 총연장이 1000km에 달할 정도로 폭증합니다. 당시 열악한 건설기술력을 감안할 때 6년 만에 달성한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시기 고속도로는 현재와 비교하면 성능에서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경부선과 울산선(언양~울산·개통시기 1969년 12월 29일)를 제외하고 대부분 왕복 2차로에 불과했습니다.1970년대 중반 이후 1980년대는 고속도로 건설 정체기였습니다. 특히 1980년부터 1990년까지 10년 동안 고속도로 연장은 1225km에서 1551km로 326km 늘어나는 데 그칩니다. 경제 호황으로 자동차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였지만 도로 건설에 따른 부동산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을 우려한 결정이었습니다. 그 결과 교통수요 증가 속도를 도로 공급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국적으로 극심한 교통혼잡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1990년대 접어들면서 고속도로 건설은 다시 활기를 띱니다. 그 결과 1999년에 총연장이 2000km를 돌파합니다. 이때 서해안선과 중앙선, 통영대전선, 대전남부순환선, 서울외곽순환선 등의 주요 구간들이 신설됐습니다. 이후 7년 뒤인 2006년에 고속도로 연장은 3000km를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또 6년 뒤인 2012년에 다시 4000km로 치솟습니다. 2000년대를 ‘고속도로 건설의 르네상스 시대’로 부르는 이유입니다.2010년대 들어서도 고속도로 연장 증가세가 지속됐습니다. 다만 이때부터는 급격히 증가하는 교통수요와 서비스 고급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작업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이를 위한 고속도로 확장과 고규격화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5000km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2년으로 늘어난 이유입니다.● 경부선 통행료 1조 원 돌파하며 신기록 수립국토부는 2016년 8월 국내 도로에 대한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 1차 국가도로종합계획’을 확정 고시하면서 “고속도로 총연장이 5000km를 넘어서면 전 국토의 78%, 국민의 96%가 30분 내에 고속도로에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소개했습니다. 당시 목표시점은 2020년이었습니다. 결국 4년이 늦어진 셈입니다.도로공사 누리집에 따르면 8일 현재 이용 중인 전국 고속도로는 모두 50개입니다. 이 가운데 민자고속도로 16개가 포함돼 있습니다. 또 현재 건설 중인 노선도 15개(확장 2개 고속도로 포함)나 됩니다. 다만 7일 개통된 포천~조안 구간 등은 반영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노선 개수는 조만간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고속도로의 통행량(기준시점·2022년)은 하루 평균 860만 4132대로 집계됐습니다. 5년 전인 2018년(7986만7857대)에 비해 8%(63만6275대)가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2020년을 제외하고 통행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행차량의 대부분은 소형차였습니다. 전체의 85.8%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대형차(11.7%) 중형차(2.5%)의 순입니다. 노선별로는 경부선에 전체 통행량의 16.5%(142만 2511대)가 몰리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수도권 1순환선(10.6%) 중앙선(대구부산선·7.2%) 영동선(6.8%) 중부선(통영대전선·5.2%) 서해안선(5.2%) 남해선(5.1%) 등도 비중이 5%를 넘었습니다. 통행료 수입은 하루 평균 115억 1411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통행량과 마찬가지로 2020년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늘어났습니다. 노선별로는 경부선(28억 원)과 영동선(10억 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습니다. 경부선은 연간 통행료 수입이 1조 1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습니다. 경부선의 연간 통행료 수입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6년(1조 46억 원)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반면 하루 통행료 수입이 1억 원을 밑도는 곳도 적잖았습니다. 함양울산선(2542만 원)을 시작으로 남해 제1지선(3233만 원) 대전남부순환선(3703만 원) 대구외곽순환선(4286만 원) 고양담양선(4561만 원) 울산선(5990만 원) 제2경인선(6078만 원) 서천공주선(6921만 원) 등이 대표적입니다.도로공사 고속도로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8일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서 운영되고 있는 휴게소는 모두 208곳입니다. 이 가운데 최초로 설치된 휴게소는 1971년 1월 개장한 추풍령휴게소입니다.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에 위치한 이 휴게소는 부산 기점 214km에 있습니다. 개장 당시 경부선의 총연장이 428km여서, 경부선의 중간점으로 이름을 알립니다. 이런 이유로 경부고속도로 준공비도 세워졌습니다. 다만 현재는 일부 곡선구간이 직선화되고, 양재~한남 구간이 경부선에서 제외되면서 전체 길이가 416.5km로 줄어들면서 중간점이라는 지위는 잃었습니다. ● 3D 프린터로 고속도로 짓는 시대앞으로 국내 고속도로에는 적잖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일부 구간이 지하화되고, 휴게소에서 로봇 셰프가 요리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또 3D 프린터로 도로를 건설하는 광경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고속도로 지하화는 정부의 추진 의지가 강력한 사업입니다. 국토부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의 하나로 “만성적인 고속도로 정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해온 수도권 지역의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지방을 대상으로 지하도로 사업도 추가 발굴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도로 지을 땅이 없다… 도로 지하화 사업은 어디까지 왔나[황재성의 황금알]()당초 수도권 제1순환선(서창~김포)과 경부선(용인~서울), 경인선(인천~서울)의 지하화 사업은 2027년 상반기 이후 착공이 유력했습니다. 이를 앞당기겠다는 겁니다. 정부는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수도권 제1순환선 지하화 사업의 경우 협상과 실시협약 체결을 1년 내 마무리 짓고, 실시계획 승인도 2년 내 처리해 2026년 중 착공할 계획입니다. 또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경부선과 경인선에 대해선 1년 안에 조사를 마치고, 2년에 걸쳐 설계를 끝낸 뒤 2027년에는 착공할 방침입니다. 지방 대도시권에서는 지역 교통 흐름과 간선도로망 현황 등을 고려해 지하화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민자로 추진되고 있는 부산 사상해운대선이 우선 대상입니다. 2025년까지 협상과 실시협약 체결을 끝내고, 2027년 중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2028년에는 공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잎으로는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에서 로봇 셰프가 끓이는 갈비탕이나 라면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도로공사는 7일 영동고속도로 문막(인천 방향) 휴게소에 로봇 셰프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날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식, 라면, 우동코너에 설치된 총 3기의 로봇 셰프는 최대 14인분까지 동시 조리가 가능하며, 갈비탕 해물라면 김치우동 등 13가지 메뉴를 제공합니다. 24시간 운영하는 로봇 셰프 시스템은 휴게소 내 부족한 일손을 보완하고, 일관된 레시피로 표준화된 맛과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도로공사는 일정 기간 시험을 거쳐 로봇 셰프를 전국 거점 휴게소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3D 프린터로 도로를 건설하는 시대도 임박했습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11월 3D 콘크리트 프린팅(3DCP) 기술로 높이 3m, 길이 25m 크기의 옹벽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로봇을 활용해 모르타르 등 콘크리트 재료를 층층이 쌓아 올려가며 입체 구조물을 만드는 게 핵심인 기술인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것입니다. 도로공사는 3DCP를 활용하면 다양한 디자인을 경제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 앞으로 10년 내 건설사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게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 실제 시공 효과를 분석한 결과, 공사 기간 단축(11일→3일) 시공인력 감소(33명→12명) 건설폐기물 최소화 등과 같은 효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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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업특례제도 제대로 알고 이용해야 상속-증여에 유리”

    “가업의 효과적 승계를 위해 가업특례제도에만 매달리지 말라.” 동아일보와 법무법인 시완이 주최하는 ‘동아일보 자산승계학교’ 여섯 번째 수업이 열린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이날 강사로 나선 박정수 박정수세무회계사무소 및 상속증여헬프유(Helpu) 대표세무사는 “가업 상속 특례제도를 이용하면 일반 증여나 상속 등에 비해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사후 관리 조건 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아버지)이 생전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상속인(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일정 금액을 상속·증여 재산 총액에서 빼주고 낮은 세율을 부과해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다만 과세 특례에 따른 까다로운 사후관리 조건으로 실효성 논란도 있다. 박 대표세무사는 이를 피하기 위해 △명의신탁주식의 환원이나 △주식가치의 합법적·합리적 조정 △업무 무관 자산 비율 관리 △기업 물적 분할 활용 △개인사업자의 법인 전환 후 가업 승계 등의 방법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내근로복지기금이나 민사신탁(유언신탁), 상속·증여세 납부유예제도 등도 적절히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이어 가업승계 상속공제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으로 특정 법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피상속인(아버지)이 자본거래를 통해 상속인(배우자 또는 자녀)이 소유한 법인에 자산가치를 이전한 뒤 이익을 상속인 법인세로 미리 납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업상속공제와 유사하거나 대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곱 번째 자산승계학교 수업은 ‘명의신탁주식의 환원’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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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계 드러낸 중앙정부 주도식 국토균형발전 정책

    《국토균형발전은 역대 모든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으나 결과는 실망스럽다. 인구와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중앙정부 주도 국토균형발전 정책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지방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과 문제점,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 등을 3회에 걸쳐 정리한다. 》 ‘캐비닛에 차고 넘치는 보고서.’ 탁상행정이라는 말과 함께 현실성이 떨어지는 쓸모없는 계획이나 정책을 꼬집을 때 쓰는 표현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토 균형발전 관련 정책이다. 전체 국토를 고르게 발전시켜 국가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정책은 1960년대부터 좌우 정부를 막론하고 일관되게 추진돼 왔다. 그런데도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원인은 수도권 집중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중앙정부 주도식 정책 추진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았다. ●‘캐비닛용 보고서’ 남발한 국토균형발전 정책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6·25전쟁 폐허 복구를 위한 성장 거점 위주 국토 개발 정책을 추진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의 인구와 경제 집중 현상이 계속됐다. 이에 정부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특히 2003년 노무현 정부가 균형발전 정책을 최상위 국정과제로 삼은 이후 역대 정부는 수도권 인구 및 경제력 지방 분산에 적잖은 공을 쏟았다. 그럼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우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 격차가 2010년 1.2%포인트에서 2021년 5.6%포인트로 더 커졌다. 전체 인구(50.5%·기준 시점 2022년)와 취업자(50.1%·2021년)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있고 100대 기업 본사는 무려 86%(2022년)가 집중돼 있다. 반면 비수도권은 소멸을 우려할 정도로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력도 취약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아예 2021년 10월부터 전국 전체 시군구 40%에 해당하는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일자리·정주 여건 취약→인구 유출→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국가 전체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톱다운 방식으로는 맞춤형 정책 설계 어려워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빚어진 원인으로 중앙정부가 주도해 지방자치단체 등에 수혜를 주듯 정책을 펼치는 톱다운(상의하달) 방식 정책 추진 과정을 꼽았다.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 정책으로는 지방 생활 여건이나 발전 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설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앙정부에서 개발, 수혜, 지원 대상을 직접 선정하고 공모하는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성장촉진지역 사업 등이다. 중앙정부가 주도해 일률적으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지방정부의 정책 기획 역량을 끌어올리거나 지역 간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화하고 세분화함에 따라 다양한 행정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방정부 주도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인구 감소 대책도 지역별로 인구 증감이나 출산율 등에 차이가 있어 지역 실정을 고려한 차별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반시설-자족성 떨어지는 신도시 양산 개발 권한의 중앙정부 집중도 문제로 꼽힌다. 기반시설과 자족성이 부족한 신도시를 양산하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주요 신도시는 대부분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대응책으로 계획이 결정됐다. 1∼3기 수도권 신도시를 포함한 주요 택지개발지구 거의 대부분이 해당한다. 이런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중장기 도시계획은 간과되기 일쑤다. 부작용은 또 있다. 정부를 대신해 택지개발사업을 주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부 문제로 휘청일 때마다 주택 공급을 앞세운 정부의 주거정책도 흔들린다는 것이다. 송두한 경기주택도시공사 도시주택연구소장은 “최근 4년(2019∼2023년)간 신규 지정 택지개발사업 가운데 80%가 LH의 몫이었다”며 “LH의 리스크가 주거정책 실현의 리스크가 되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30만 채가 입주할 예정인 수도권 3기 신도시 입주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1, 2년씩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토지 수용이 늦어지는 데다 LH가 ‘임직원 부동산 투기’나 ‘무량판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같은 잇단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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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GTX發 훈풍…철도지하화도 꼼꼼히 봐야하는 이유[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최근 부동산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입니다. 1일 발표한 1월 5주차(조사시점·1월 29일)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0.06%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11월 4주차(11월 27일) 이후 10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낙폭은 지난주(-0.05%)보다 커졌습니다. 게다가 수도권(-0.05%→-0.06%) 서울(-0.03%→-0.05%) 비수도권(-0.04%→-0.06%)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마찬가지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경기 침체와 부동산 발 프로젝트파이낸스(PF) 시장의 신용경색으로 부동산시장이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매물이 늘어나자 하락 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이 오히려 오른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경기 평택시(-0.10%→0.03%) 고양 덕양구(0.00%→0.14%) 인천 서구(0.00%→0.02%) 등이 상승세로 반전했습니다. 모두 정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이하 ‘교통 3대 전략’)에서 핵심사업으로 거론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수혜지로 평가받는 곳입니다.대표적인 곳이 평택입니다. GTX-A 연장선(동탄~평택)과 GTX-C의 남측 연장선(수원~아산)이 평택지제역에서 교차하게 돼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자 현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평택지제역과 길 하나 사이에 둔 ‘지제역더샾센트럴시티’의 아파트 84㎡(전용면적 기준)는 실거래가가 지난해 6월 9억 원에서 지난해 말 7억7000만 원까지 떨어졌는데, 최근 호가가 11억5000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평택지제역에서 약 3㎞ 떨어져 있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쌍용더플래티넘(단지 규모·1340채)’의 경우 지난해 말 분양했다가 수백 채 규모의 미분양이 발생했는데, 정부 발표 직후 3~4일 사이에 절반 이상의 물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로 눈에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GTX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 발표대로 노선별 사업이 가시화된다면 해당 지역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정부와 여당은 이번 GTX 계획 발표가 오래전부터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4월에 있을 ‘총선용 정책’이라는 평가를 굳이 부인하지 않습니다. 재밌는 점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1일 GTX를 포함한 철도 관련 사업 공약(‘철도 도심구간 지하화 4대 약속·4대 실천’·이하 ‘철도 지하화 약속’)을 내놨다는 것입니다. 이는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국내 철도 교통망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하고,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임을 의미합니다. 정부와 여당의 ‘교통 3대 전략’과 민주당의 ‘철도 지하화’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GTX, 수도권 교통체증 문제 해결책으로 등장우선 GTX는 사업추진과정도 흥미롭습니다. GTX는 영어 ‘Great Train Express’의 줄임말로, ‘급행 대철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표기의 배경에는 창시자라 할 수 있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정치적인 행보가 얽혀 있습니다.그는 경기도지사로 재직 중이던 2009년 고질적인 수도권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을 내걸고 ‘대심도 급행열차 건설계획 안’을 정부에 공식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를 이듬해 치러진 제 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고, 여소야대 국면을 뚫고 경기도지사로 연임하는 데 성공합니다. 당시 야당 단일후보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였습니다.당시 사업검토 초기 GTX의 ‘G’는 경기도를 의미했습니다. KTX가 한국고속철도(Korea Train Express)라는 점을 감안해 정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가 GTX를 국가사업으로 제안하면서 G는 ‘Great’로 바뀝니다. ‘경기급행철도’를 하자면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김 전 지사의 발표가 있은 이듬해인 2010년 9월 1일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을 발표하면서 “GTX를 지자체 주도로 추진하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정부가 GTX 계획을 공식 수용한 것입니다. 이에 당시 정치권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큰 선물을 줬다”는 말이 나돌았습니다. 이후 ‘서울시장 이명박에게 청계천이 있었다면, 경기지사 김문수에게는 GTX가 있다’는 말이 나돌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청계천으로 입지를 다진 뒤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김 지사도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입지를 굳혔다는 의미였습니다.당시 김 지사의 목표는 GTX 3개 노선을 2012년쯤 동시 착공해 2016년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한 채 도지사 임기를 마칩니다. 4대강 사업이 걸림돌이 됐습니다. 이런 사실은 GTX 사업계획을 만든 주역 중 하나인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증언을 통해 확인됩니다. 이 사장은 2006년 7월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에서 경기도지사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GTX 작업을 주도했습니다. 그는 2019년 인터넷매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2010년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을 발표하면서 GTX를 지자체 주도로 추진하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4대강 사업에 예산이 집중되는 바람에 실질적인 지원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지사도 2011년 6월 28일 거행됐던 수도권고속철도 수서~평택 구간 기공식에 참석해서 GTX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원인으로 “간이 크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 때문”을 꼽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삽질한다’는 것”인데 “4대강 한다고 욕을 먹었는데 GTX 하면 또 굴 파고, 삽질한다고 욕을 먹을까 봐 겁을 먹었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이후 박근혜 정부도 2013년 2월 인수위원회를 꾸릴 당시 ‘140대 국정과제‘에 GTX 사업을 포함해 큰 기대를 모았지만 뒷전으로 밀리며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역설적이게도 GTX 사업은 좌파 정부인 문재인 대통령 집권 시절 본격화됩니다. 문 정부는 집권한 이듬해인 2018년 4월 GTX-A노선 사업 민자사업자를 선정했고, 같은 해 12월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기공식을 진행합니다. ● 1기 GTX 올해부터 2030년까지 개통 목표 정부의 ‘교통 3대 전략’은 크게 ▲전국 GTX 시대 선언을 담은 ‘속도 혁신’ ▲서울과 주변지역을 잇는 광역교통 대책을 핵심으로 하는 ‘주거환경 혁신’ ▲철도·도로 지하화를 골자로 하는 ‘공간 혁신’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속도 혁신이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주거환경 혁신이나 공간 혁신은 기존에 나온 정책을 종합한 수준입니다.속도 혁신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GTX-C노선 착공과 함께 GTX-A·B노선 개통, 논란이 무성했던 D·E·F노선에 대한 신설 계획 등입니다. ‘교통 3대 전략’ 발표 당일 착공식을 가진 C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역을 출발해 청량리, 삼성역 등을 지나 수원시까지 86.46km를 연결하는 노선입니다. 정부는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이 사업에 5년간 4조 6084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사업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A노선의 수서~동탄 구간은 예정대로 올 3월 개통합니다. 운정~서울역 구간도 연내 운행을 시작합니다. A노선 전체 구간은 2028년 개통이 목표입니다. 인천대 입구에서 서울역을 거쳐 청량리, 상봉을 지나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B노선도 올 상반기 모두 착공하고, 2030년에 개통합니다.정부는 또 ‘2기 GTX 시대’도 선언했습니다. A~C노선 연장과 D~F노선 신설 계획하는 게 핵심입니다. 연장계획을 노선별로 보면 ▲A노선은 동탄~평택 ▲B노선은 마석~춘천 ▲C노선은 덕정~동두천과 수원~아산이 각각 추가됩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은 신설될 D~F 노선입니다. 먼저 D노선은 윤 대통령의 공약대로 와이(Y)자형으로 확정됐습니다. ‘인천공항’과 ‘김포 장기’에서 각각 출발해 ‘부천 대장’에서 만나는 Y자로 시작한 뒤에 광명 시흥~가산~신림 등 서울 남부권을 한 개 노선으로 지나가다 ‘강남 삼성’에서 다시 ‘잠실~강동~교산’과 ‘수서~경기 광주~이천~여주~원주’로 갈라집니다. 즉 다시 Y자로 노선이 갈라지는 겁니다.E노선도 인천공항에서 시작해 부천 대장을 거친 뒤 서울시내 구간인 ‘연신내’, ‘광운대’ 등을 지나 ‘구리~왕숙2~덕소’로 이어집니다. F노선은 ‘하남 교산’에서 ‘왕숙2신도시’로 연결되는 노선을 우선 착공하고, ‘의정부~대곡~부천~수원’ 등을 지나는 수도권 외곽 순환노선으로 건설됩니다.D~F 노선은 모두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됩니다. 사업은 2단계로 추진되며, 1단계는 2035년 개통을 목표로 현 정부 임기 내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는 것입니다. 정부는 GTX A~F노선이 준공되면 수도권은 30분, 충청·강원권은 1시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정부는 지방 대도시권에도 GTX와 같은 수준의 광역급행철도(x-TX)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는 광역급행철도 선도사업(가칭 CTX·Chungcheong Train Express)으로 선정해 우선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광주·전남권 ▲강원권 등 다른 권역에서도 지자체와 협의해, 급행철도 추진이 가능한 노선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전국 도심 철도와 GTX 전구간 지하화 추진정부 계획에 맞불 작전으로 발표한 민주당의 ‘철도 지하화’는 일반철도와 도시철도 도심 구간의 지하화가 골자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 주요 철도의 도심 구간을 모두 지하화하고, 철로의 상부 공간에 용적률·건폐율 특례를 적용해 주거복합시설을 개발하자는 것입니다.도시철도법을 개정해 지하화를 추진하는 수도권 도시철도 노선 및 구간은 ▲2호선(신도림~신림, 한양대~잠실, 영등포구청~합정, 신답~성수) ▲3호선(옥수~압구정) ▲4호선(금정~대야미, 상록수~초지, 동작~이촌, 쌍문~당고개) ▲7호선(건대입구~청담) ▲8호선(복정~산성) 등입니다.일반철도 노선은 수도권의 경우 ▲경인선(구로~인천) ▲경원선(청량리~도봉산~의정부) ▲경의선(서울~수색, 수색~문산) ▲경의중앙선(용산~청량리~도심) ▲경춘선(청량리~신내, 김유정~춘천) ▲경부선(서울역~병점, 천안 도심구간, 평택 도심 구간)이 대상입니다.이밖에 ▲GTX A·B·C 노선 지하화와 ▲청량리∼도심역 복선화 ▲경원선∼GTX-C 통합 노선 구축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부산(화명~가야~부산) ▲대전(회덕~판암, 조차장~가수원) ▲대구(서대구~동대구) ▲광주(광주~송정) ▲전주(아중~동산) 등에 위치한 일반철도 구간도 지하화 대상에 선정됐습니다.철도 지하화 후 생기는 철로 상부 구간은 개발을 통해 환승시설과 연계된 주거복합 플랫폼, 지역 내 랜드마크 등을 조성할 방침입니다. 사업 촉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의 비용편익 비율(B/C)을 상향하고, 철도 부지를 국가가 출자해 건폐율·용적률 특례를 주는 방안 등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입니다.민주당은 이같은 계획이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 수원시를 찾아 발표한 내용이나 정부 계획에 비해 전국화, 구체화된 것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고 강조했습니다. ●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 동원정부와 민주당이 쏟아낸 이러한 철도 관련 계획이 실현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잖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수십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조달하는 방안이 핵심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양측 모두 이에 대한 재원 확보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국토부는 ‘교통 3대 전략’ 발표 직후 내놓은 추가자료를 통해 전체 사업비가 13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사업별로 보면 ▲GTX 38조6000억 원 ▲비수도권 광역·도시철도 18조4000억 원 ▲신도시 교통개선 11조4000억 원 ▲철도·도로 지하화 65조2000억 원입니다. 이에 대해 국비로 30조 원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지방비 13조6000억 원 ▲민간 재원 75조2000억 원 ▲신도시 조성원가 9조2000억 원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재원 5조6000억 원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절반 이상을 민간 투자에 의존하겠다는 것입니다.민주당은 아예 사업비 전체를 민자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철도 전체 총연장 약 259㎞ 가운데 80%가 지하화가 필요하며, 사업비는 ㎞당 약 4000억 원 정도로 80조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대부분 민자 유치를 통해 충분히 사업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정부나 야당 모두 기존 철도 지하화로 발생하는 철로 상부 구간과 역사부지를 민간 사업자와 함께 개발해서 나오는 발생하는 이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여야가 지난달 국회에서 만든 ‘철도 지하화 특별법’에 규정돼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제2강남개발’이냐 ‘돈먹는 하마’냐… 철도지하화의 결론은[황재성의 황금알]()하지만 수십조 원 규모의 사업비를 개발 이익으로 충당한다는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동안 철도 부지 개발사업들이 사업비 조달에 실패하면서 좌초한 경우가 적잖기 때문입니다.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입니다. 2001년 개발이 논의되기 시작한 뒤 2006년에 가서야 사업자인 코레일이 개발사업자 공모를 추진합니다. 이후에도 지역주민 반발 등에 부딪히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다 2007년 말경 가까스로 삼성물산을 사업자로 선정합니다. 하지만 이듬해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 조달에 시달린 삼성물산은 2010년 8월 사업권을 반납합니다. 두 달 뒤인 10월 그 빈자리를 롯데투어가 대타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자금조달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2013년 4월 사업을 결국 청산하기로 결정합니다. 그해 10월 서울시도 사업지구 지정을 해제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완전 폐기됩니다. 이후 거들떠보지 않던 용산역 개발사업은 최근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재추진을 본격화할 방침을 밝힌 것입니다. 오 시장은 2022년 7월 당초 계획보다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내놨습니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업일정이나 사업비 조달방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오 시장은 이와 관련 최근 열린 서울 용산구 신년인사회에서 “2월 중에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한 개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이와 관련해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이슈페이터-해외 광역급행철도 사례연구’)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를 참고할 만합니다.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대규모 재원이 소모되는 철도 사업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직접적인 재원조달 이외에 히드로공항, 런던사업자들의 자발적 펀딩 등이 동원됐습니다. 프랑스는 공공기관인 SGP에서 장기적 자금조달을 위해 별도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일본은 츠쿠바익스프레스 건설을 위해 지자체와 민간기업 이외에 공공단체와 기확보된 사업자금에 대한 무이자 차입금, 재정투·융자 등을 활용했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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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자산 활용 절세, 비거주자 인정 요건 확보 중요

    “비거주자 인정 여부가 중요하다.” 23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자산승계학교’ 5회차 수업의 강사로 나선 고주현 지수회계법인 회계사는 “해외 법인이나 해외 자산을 활용한 절세 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일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거주자와 비거주자는 소득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에서 납세 의무 범위가 크게 다르고, 부담해야 할 세금 규모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시도상선 권혁 전 회장을 꼽았다. 권 회장은 2011년 국세청이 4101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추징금을 부과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혐의는 탈세 목적으로 조세피난처에 거주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2200여억 원을 탈세하고 회삿돈 일부를 횡령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1심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고 징역 4년, 벌금 2340억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달랐다. 대부분 무죄 선고를 받았고, 세금포탈 액수도 소득세 2억4000만 원으로 줄었다. 형량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이후 2016년 2월 대법원도 2심 판단을 그대로 인용했다. 증거 부족이 주된 이유였다. 고 회계사는 비거주자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들도 소개했다. 우선 △친족이 국외에서 함께 체류하는지 여부 △국외에서 발생한 소득 가운데 국내로 송금한 자산의 규모 △소득 발생의 국가 비중 등은 핵심적인 판단 기준으로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예컨대 친족의 국외 체류 상황은 친족이 국내에서 생활할 경우 본인이 친족 생활자금을 초과하는 규모의 경제력을 국외에 보유해야 비거주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밖에 △1년의 절반에 해당하는 183일 이상을 체류한 국가가 어디인지 △국외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취득 및 거주했는지 여부 △국외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신청했는지 △국외 국가에서의 인적 관계 활동 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동아일보와 법무법인 시완이 주최하는 자산승계학교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기업을 청산하는 등 최근 잇따르는 자산승계의 부작용을 막고 올바른 자산승계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의는 2월 말까지 진행된다. 6회차 강의는 ‘기업승계특례, 특정법인 활용 기업승계’가 주제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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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은 지자체 주도 지방 개발 시대 원년”

    《‘국토균형발전’은 역대 모든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으나 결과는 실망스럽다. 인구와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중앙정부 주도 국토균형발전 정책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지방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과 문제점,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 등을 3회에 걸쳐 정리한다. 》 “2024년은 지방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원년(元年).” 최근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올해가 지방 주도 균형발전과 책임 있는 지방분권이 이뤄지는 본격적인 지방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역대 정부마다 ‘균형발전’을 거론했지만 최근 그 빈도가 두드러진다. 여기에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확정한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종합계획)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종합계획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지방시대위원회가 함께 수립한 범정부 계획이다. 2004년 이후 개별적으로 수립돼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분권 종합계획을 통합해 새로 내놓은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정부, 지방 주도 지역 활성화 강조 이런 기조는 이달 초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경제정책방향은 현재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한 해 동안 추진할 경제정책을 두루 제시하는 일종의 청사진이다. 올해는 △민생경제 회복 △잠재위험 관리 △역동경제 구현 △미래세대 동행 등 4가지가 사업목표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첫 번째인 민생경제 회복에 ‘지역 중심 건설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 강화’가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집행 가속화 등 공공부문 역할 강화 △한시 규제 유예 등 투자여건 강화 △주택 공급 활성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자체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한 정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즉, 개발 권한을 지자체가 선도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자체가 기업 투자 유치 정책 추진 시 지방세 조례 감면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원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자체가 투자 목적으로 장기 미활용 중인 정부 비축 부동산 매입 희망 시 비축 부동산 지정 취소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주택 공급 활성화와 관련해 지역주택도시공사를 통한 택지사업 가속화는 관련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를 염두에 두고 지역주택도시공사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사채 발행을 지원하는 한편 신도시 사업지역 지역주택도시공사의 지분 참여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소매 걷어붙인 지방 공기업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지자체들도 화답하고 나섰다. 특히 지자체에서 추진하게 될 각종 개발사업을 주도하게 될 지역주택도시공사나 개발공사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가장 공격적인 곳 가운데 하나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이다. 3기 수도권 신도시 조성이나 1기 수도권 재정비와 같은 초대형 개발사업이 현안 과제이기 때문이다. 김세용 GH 사장은 이와 관련해 이달 초 진행된 신년시무식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요구해온 개발 권한의 지방 이양이 이뤄지는 원년을 만들어야 한다”며 “3기 신도시 개발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 김 사장은 “(1기 신도시) 원도심 정비를 위한 공간복지 모델 수립과 함께 단순한 빌더(건설사)가 아닌 타운매니저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3판교에 ‘직(職·일자리), 주(住·주택), 락(樂·문화생활)’ 복합도시를 조성해 경기도형 스타트업밸리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충모 전남개발공사 사장도 연초 시무식을 통해 “(올해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나주 에너지 산단, 고흥 우주발사체 등 첨단전략산업의 기반 조성을 조속히 추진하고, 신규 택지 조성이나 지역 맞춤형 도시개발, 농어촌 지역 활력타운 등과 같은 신사업도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혁 경북개발공사 사장은 지역 언론과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정면승부를 펼쳐 더 높이 도약하겠다”며 “영주베어링 국가산단, 경북도청신도시 내 공동주택, 울진 산불지역 내 공공주도 육상풍력발전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추기 위해 공공주택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연내 국고보조금 등 약 291억 원을 포함해 올해 719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송두한 GH 도시주택연구소장은 “지자체 주도 지역 개발은 ‘시대정신’이며 이전까지 중앙정부 중심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지방화 시대 선언은 무늬만 지방시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와 지방 공기업에 개발 권한을 과감하게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가 개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개발을 통한 이익이 해당 지역에 재투자되고, 지역 개발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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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는데… 땅값은 아직도 오르고 있다[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지난해 땅값 상승률 15년 만에 최저’지난 24일 주요 언론사들이 일제히 보도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2023년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을 토대로 작성된 것입니다. 핵심은 지난해 전국 지가가 0.82% 상승했는데, 금융위기로 땅값이 떨어졌던 2008년(-0.3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는 것입니다. 거래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의 연간거래량은 약 183만 필지로 전년(약 221만 필지) 대비 17% 넘게 줄었습니다. 특히 순수 토지거래량은 71만 필지로 전년(97만 필지) 대비 27% 이상 감소했습니다. 주택경기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토지시장은 꾸준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하는 택지개발이나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으로 인해 토지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975년부터 시작한 지가변동률 조사에서 전국 땅값 상승률이 1%대 미만으로 떨어진 게 이번을 포함해 12번에 불과합니다. 결국 지난해 지가상승률이 0.8%대에 머문 것은 그만큼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는 뜻입니다.다만 개발 특수로 지가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오른 곳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용인시 처인구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지난해 6% 넘게 땅값이 뛰었습니다. 한편 전국 전체 땅값(‘토지가액’)은 2022년 기준으로 6891조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8년과 비교하면 불과 5년 만에 43%가량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토지면적이 불과 0.7%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교통 개발 등에 따른 가치 상승보다는 2020년까지 지속됐던 부동산 경기호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주간 또는 월간 단위로 한국부동산원과 민간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동향을 내놓는 집값과 달리 땅값은 관련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주택과 달리 거래 건수가 많지 않고, 정보 수집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아파트분양가에서 수도권 지역의 경우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국토부가 매월 발표하는 지가변동률 조사와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게재하는 지가 관련 통계자료의 의미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1975년 이후 9번째로 낮았던 지난해 땅값 상승률전국지가변동률조사는 정부가 1975년부터 토지정책 수행과 감정평가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통계자료입니다. 2005년 이전까지는 분기(3개월) 단위로 조사가 이뤄졌다가 이후부터 월 단위로 진행됩니다. 전국 250개 시군구와 3163개 기초자치단체(읍면동)를 대상으로 하되, 8만 개 표본필지를 실측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자료입니다.국토부가 24일 발표한 ‘2023년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지가는 0.82% 상승했습니다. 상승폭이 2022년(2.73%) 대비 1.91%포인트(p), 2021년(4.17%)과 비교하면 무려 3.35%p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상승률은 금융위기로 부동산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땅값이 떨어졌던 2008년(-0.32%)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것입니다. 또 지가변동률 조사가 시작한 1975년 이후로 기간을 확대해도 지난해 지가상승률은 9번째로 낮습니다.첫해였던 1975년 26.99%를 기록한 땅값은 이후 1991년까지 17년 동안 4차례를 제외하고 두 자릿수의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이 기간 1981년(7.51%)과 1982년(5.40%) 1985년(7.00%) 1986년(7.30%) 등 한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해에도 그 폭은 5%를 넘었습니다. 고도 경제성장에 따른 활발한 국토개발 사업으로 토지 가치가 급상승했고, 땅값이 폭발하던 시기였습니다. 1기 수도권 신도시 입주의 영향으로 1992년(-1.27%) 처음 떨어진 땅값은 이듬해인 1993년 금융실명제 전격 도입 등의 여파로 7.38% 급락했습니다. 이후에도 좀처럼 1% 선을 넘지 못하던 땅값은 1998년 무려 13.60% 폭락합니다.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그런데 이듬해인 1999년 김대중 정부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내수 활성화를 목적으로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자 땅값은 2.94% 상승하면서 반등에 성공합니다. 이후 2000년(0.67%)과 2001년(1.32%)에 숨을 고른 뒤 2002년(8.98%)부터 2007년(3.89%)까지 3~8%대의 고공행진을 펼칩니다. 전세계를 덮친 금융위기의 여파로 부동산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2008년(-0.32%) 땅값은 다시 떨어집니다. 하지만 하락세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0.96%)부터 다시 상승한 뒤 2016년까지 1~2%대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한 것입니다.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2017년(3.88%)부터 2021년(4.17%)까지는 3~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시작되면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2022년(2.73%)부터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1% 밑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수도권·비수도권 모두 하락…거래량도 대폭 감소지난해 지가상승률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3.03%→1.08%)과 비수도권(2.24%→0.40%) 모두 2022년보다 크게 낮아졌습니다. 다만 지역별로 온도차가 있습니다. 예컨대 시도별로 보면 세종(3.25%→1.14%) 서울(3.06%→1.11%) 경기(3.11%→1.08%) 등 3개 지역은 전년보다 폭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해 상승률이 전국 평균(0.82%)을 웃돌았습니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용인시 처인구(6.66%) 성남시 수정구(3.14%) 경북 군위군(2.86%) 경북 울릉군(2.55) 서울 강남구(2.43%) 등 50개 지역의 지가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크게 넘었습니다.용도지역별로는 주거(2.62%→0.72%)부터 상업(3.20%→0.91%) 공업(2.93%→1.04%) 녹지(2.87%→1.23%) 보전관리(2.00%→0.35%) 농림(2.22%→0.52%) 자연환경(1.54%→0.30%) 등의 상승폭이 모두 2022년보다 줄었습니다. 이용상황별로도 전(3.14%→1.03%) 답(2.74%→0.87%) 주거용 대지(2.12%→0.64%) 상업용대지(3.25%→0.86%) 임야(2.02%→0.66%) 공장용지(3.07%→1.28%) 기타(2.08%→0.60%) 등이 모두 상승폭을 크게 반납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서 “토지 용도나 이용상황을 가리지 않고 지가상승폭이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가 부동산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전반에서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전체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182만6000필지로 전년(220만9000필지) 대비 17.4%(38만3000필지) 감소했습니다. 2021년(329만7000필지)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44.6%(147만1000필지)로 더 커집니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한 토지거래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71만 필지로 전년(97만4000필지) 대비 27.1%(26만4000필지) 줄었습니다. 2021년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43.1%(53만8000필지)로 늘어납니다.전체 토지거래량에서도 17개 시도별로 온도차는 발생했습니다. 서울(0.66%)과 대구(18.5%) 대전(6.9%) 등 3곳은 전년보다 지난해 거래량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반면 나머지 14개 시도는 모두 줄었습니다. 다만 순수토지 거래량은 17개 시도 모두 감소했습니다. 특히 세종(-46.0%) 부산(-42.7%) 대전(-40.0%) 등 3곳은 감소 폭이 무려 40%를 넘었습니다.용도지역별이나 이용상황별 토지거래량은 유형에 상관없이 모두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최근 5년 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면 지난해 대부분의 유형에서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2022년 토지가액 총액 6891조 원…전년 대비 11% 증가한편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땅값(‘토지가액’)이 700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토부는 최근 이런 내용의 토지소유현황 통계를 국토교통 통계누리((stat.molit.go.kr)에 게재했습니다. 토지소유현황 통계는 지자체가 등록한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 지적공부 정보를 바탕으로 전국의 토지소유 현황을 정리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소유 구분부터 용도지역 및 지목별 규모, 개인·법인·비법인별 토지소유 상황 등 39종의 다양한 토지 관련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토지소유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토지가액은 6891조 원으로 전년도(6207조 원)에 6000조 원을 처음 넘어선 뒤 1년 만에 다시 11% 넘게 증가했습니다. 5년 전인 2018년(4835조 원)과 비교하면 무려 42.5%가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토지가액은 지적공부에 등록된 토지면적과 지번수, 단위면적(㎡) 당 공시지가를 곱해서 산정하는 일종의 땅값”이라며 “저금리 등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등에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했던 공시가 현실화 정책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풀이했습니다.실제로 토지가액은 지난 문재인 정부 때 매년 급상승했습니다. 2018년에 전년 대비 8.2%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에 9.1%, 2020년에 6.7%가 각각 올랐고, 2021년엔 10.3%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이 2261조 원으로 전년(2009조 원)보다 12.6% 증가했습니다. 서울 토지가액도 2017년 1374조 원에서 매년 7~12%씩 오른 뒤 2021년 처음으로 2000조 원대에 진입했고, 2022년에 또다시 크게 늘었습니다.나머지 전국 시도 가운데 서울에 근접한 지역은 경기도(1786조 원)뿐입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300조 원 이하에 머물렀고, 세종시(55조 원)는 100조 원을 밑돌았습니다.반면 서울시내에서는 100조 원을 넘는 곳이 7곳이나 됐습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와 한남동 재개발, 이촌동 리모델링, 용산정비창 개발사업 본격화 등에 대한 기대심리로 들썩였던 용산구, 대기업 등이 밀집해 있는 중구, 영등포구, 마포구 등입니다. 전년도(4곳)보다 3곳이 추가됐습니다. 강남구(367조 원)와 서초구(242조 원)는 2021년에 각각 300조 원과 200조 원을 돌파했고, 송파구(205조 원)도 2022년에 마침내 200조 원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이밖에 용산구(113조 원) 영등포구(107조 원) 중구(107조 원) 마포구(102조 원) 등도 100조 원 벽을 넘어섰습니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 100조 원이 넘은 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111조 원)와 경기 화성시(140조 원) 두 곳이었습니다. 또 삼성전자가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잇는 경기 평택시(94조 원)도 100조 원 진입을 목전에 뒀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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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자산, 사전증여와 연부연납을 적극 활용하라”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재테크 시장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말이다. 자산승계에서도 이는 적용된다. 부동산만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금융자산을 활용하면 더 많은 절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금융자산은 부동산에 비해 이해하기 어려운 유통구조가 걸림돌이다. 외계어로 여겨질 만큼 어렵고 복잡한 상품 용어도 이용자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16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자산승계학교 네 번째 수업, ‘금융자산을 활용한 절세 전략’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채워졌다. 강사로 나선 김철종 김철종세무사사무소 대표 세무사는 최근 고액 자산가들이 즐겨 찾는 금융투자 상품으로 채권과 비상장기업 주식, 벤처기업 투자 등을 꼽고 상품별 최신 시장 상황과 미래 전망, 투자 유망 상품, 세제 혜택 등을 소개했다. 그는 △펀드 △주식 △채권 △파생상품 △보험 △가상자산 △금 관련 금융 상품 등 7개 상품별 특징과 절세 방안 등을 사례와 다양한 도표를 활용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주식, 파생상품, 보험 같은 금융상품을 활용한 증여 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증여 시기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식이다. 그는 금융자산의 상속·증여세 절세를 위해 사전 증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상속의 경우 한꺼번에 상속하는 것보다 사전 증여 후 상속하면 적잖은 규모의 절세가 가능하다. 예컨대 10억 원에 매입해 15억 원이 된 아파트를 포함한 자산 50억 원을 상속할 때 일시 상속의 경우 상속세가 17억90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사전 증여 후 상속하면 총세액은 많게는 6억 원 가까이 줄어든다. 다만 사전 증여 시점에 따라 세 절감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두 자녀에게 10억 원 아파트를 분할해 사전 증여한 뒤 10년이 넘은 시점에 나머지 자산을 상속하면 아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40억 원에 대해서만 상속세가 발생한다. 그 결과 총세액은 12억 원으로 준다. 무려 5억9000만 원의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반면 두 자녀에게 아파트를 분할 증여한 시기가 10년이 넘지 않은 시점에 상속하면 아파트도 합산 과세돼 세액은 15억4000만 원(증여세+상속세)으로 늘어난다. 김 대표 세무사는 사전 증여 대상은 보유 중인 자산 가운데 잠재가치가 높은 것이 좋고, 증여 시점은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때를 이용할 것을 추천했다. 또 증여세를 낼 때 연부연납을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연부연납이란 2000만 원을 넘는 상속·증여세를 일정 기간(증여세 최장 5년, 상속세 최장 10년)에 나눠 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동아일보와 법무법인 시완이 주최하는 자산승계학교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기업을 청산하는 등 최근 잇따르는 자산 승계 부작용을 막고 올바른 자산 승계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의는 2월 말까지 진행된다. 다섯 번째 강의 주제는 ‘해외 법인 및 해외 자산 절세’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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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강남개발’이냐 ‘돈먹는 하마’냐… 철도지하화의 결론은[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역세권 아파트’ ‘걸어서 10분 거리에 지하철역’부동산 상품 관련 기사나 광고를 눈여겨보면 이런 표현이 빠짐없이 붙습니다. 역세권(驛勢圈)에 대한 정보입니다. 역세권은 사전적으로는 지하철역이나 철도역과 관련 시설로부터 영향을 받는 지역 또는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교통수단으로서 철도를 용하는 인구가 거주·분포하는 지역을 의미합니다.하지만 부동산시장에서는 판매할 상품이 지하철역이나 철도역과 근접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용어로 자주 사용합니다. 심지어 지하철역과 붙어 있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품아(지하철을 품은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동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역세권 위치 여부는 부동산 상품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가격에 반영됩니다. 아파트가 대표적입니다. 부동산정보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수도권 전철 역세권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모든 노선의 아파트값이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8호선 아파트는 같은 기간 14% 넘게 증가해 상승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고금리와 경기 침체 탓에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은 모두 하락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5.9%, 서울은 2.5%가 각각 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역과 가깝다고 해서 모두 환영받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철도역이 지상에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주거환경을 훼손하는 시설물로 여겨집니다. 소음과 일조권 및 조망권을 가리고,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역세권 아파트라도 지하역 역세권에 비해 선호도도 낮고, 집값도 낮게 형성됩니다. 신설 철도가 통과하는 지역마다 노선 지하화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운행 중인 철도가 지상구간이라면 지하화 요구는 선거철이면 빠지지 않고 제기되는 단골 민원이자 해당 지역의 숙원사업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적 비용과 미흡한 지원제도 등이 걸림돌이 돼 관련 사업 대부분은 지지부진합니다. 그런데 최근 철도 지하화 사업에 힘을 실어줄 돌파구가 마련됐습니다. 국회가 이달 9일 ‘철도 지하화 및 철도 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하 ‘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통과시킨 겁니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에서는 “철도 지하화가 본격화되면 서울에 과거 강남 개발과 같은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구로구 용산구 영등포구 등은 발 빠르게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물론 최소 수천억 원에서 수 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철도 지하화가 당장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전 세계적인 도시개발 추세가 도심지 재정비에 초점이 맞춰진 점을 감안하면 대도시지역 철도 지하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철도지하화특별법의 주요 내용과 앞으로 추진될 주요 철도 지하화 사업, 기대효과와 문제점 등을 짚어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하화 사업비, 상부 개발사업비로 충당 철도지하화 특별법은 사업 추진에 최대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는 비용 부담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국토부가 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배포한 참고자료(‘‘철도지하화 특별법’ 제정안 국회 본회의 의결’)에서 이는 잘 드러납니다. 참고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철도지하화 특별법에 철도지하화통합개발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핵심은 철도 지하화와 철도 지하화에 따라 확보되는 지상지역(이하 ‘상부’)의 개발사업을 연계 추진하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상지역 부동산 개발로 발생하는 이익을 철도 지하화 사업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사업절차 규정도 마련됐습니다. 기존의 ‘철도건설법’에 따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별도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한 것입니다. 노선별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체계적인 사업 절차를 마련하는 게 골자입니다. 지자체 단위로 지하화 사업이 추진될 경우 우려되는 난개발을 막고, 우선 순위에 대한 지역 간 갈등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비용부담 원칙도 정해졌습니다. 철도지하화 사업비용은 상부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사업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먼저 조달할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가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한 것입니다.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화하고 다각화함으로써 사업을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국유재산 활용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국가가 사업시행자에게 철도 부지를 출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입니다. 또 상부 개발 시 기반시설 지원, 용적률 완화, 부담금 감면 등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초기 사업비 부담이 줄고, 사업성은 개선될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참고자료에서 “철도지하화 특별법의 본회의 의결을 통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제정과 함께 종합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철도지화하 특별법이 본격 시행될 경우 철도역 주변 개발사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요. 이에 대한 힌트는 정부가 추진하는 ‘콤팩트 시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철도역 인근을 고밀 개발하는 게 핵심입니다.국토부가 지난 2022년 8월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서 제시한 콤팩트 시티는 3기 수도권 신도시 조성 방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지나는 경기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등지에서 철도역 1km 이내 지역에 대해 용적률을 대폭 완화하고 복합쇼핑몰, 오피스, 교통시설(복합환승센터), 주거단지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예컨대 철도역으로부터 반경 300m 이내 지역은 거점지역으로 복합쇼핑몰 등을 배치하되 고밀도를 적용하고, 300~600m 범위에는 직주근접을 위한 중고밀도의 청년주택을, 600m 이상 배후지역은 중밀도의 대단지 아파트를 각각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 천문학적 사업비 등은 여전히 걸림돌철도지하화 특별법 통과 이후 철도 지상 노선이 지나는 전국 지자체마다 후속 조치 마련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 산하 자치구들이 부지런한 모습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구로구입니다. 구로구에는 구로역부터 온수역까지 5.6㎞, 신도림역부터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2.2㎞ 구간의 지상철도가 지나고 있어 도시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구로구는 ‘2050 구로도시발전 계획’을 활용해 철도지하화 특별법 후속조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철도지하화 특별법의 최대 수혜지역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용산구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용산구는 용산역∼서울역 일대를 ▲국제업무 지원 ▲그린네트워크 구축 ▲공공기능 강화 용도로 활용할 방침을 세웠습니다. 또 용산역∼서빙고역 일대에는 공원으로 조성해 한강 접근성을 확대하고 단절된 생태계를 회복할 계획입니다. 영등포구는 아예 올해 예산에 경부선 일대 종합발전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영등포구에는 신도림역부터 대방역까지 길이 3.4㎞ 경부선 지상철도가 지나면서 구 전체를 남과 북으로 갈라놓습니다.하지만 철도지하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습니다. 무엇보다 철도 지하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비용이 걸림돌입니다. 2013년 서울시 용역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1·2호선 구간과 국철 경인선·경부선·경의선 등 86.4㎞ 구간을 지하화하는 데 38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게다가 9년 전 용역 결과인 만큼 구간 확대와 시공비 상승 등으로 인해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수도권 5곳을 포함해 전국 9개 철도 노선 총 188.8㎞를 지하화하는 데 62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사업비 대비 낮은 사업성도 문제입니다. 오래 전부터 1·2호선 지하화가 추진됐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무산된 것도 수조 원에 달하는 투입 비용 대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가 컸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존재합니다. 지상에서 운행하고 있는 철도를 유지하면서 지하에서 공사를 추진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공사 안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도심철도 구간이 도심부를 관통하거나 해당지역의 간선도로 주변에 위치합니다. 공사기간 내내 발생할 교통체증을 포함한 공사 민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 탄력받게 될 서울역 대개조 한편 철도지하화 특별법이 본격화될 경우 서울역 일대 개발사업은 대표적인 사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상지역은 한강철교 북단부터 서울역까지 구간으로서, 철도가 지상으로 다니며 서울 용산구를 동서로 갈라놓습니다. 이에 오래전부터 지역주민들의 지하화 요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도심 철도 지하화를 내걸면서 탄력을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2년 1월 “도심 철도는 지역의 단절, 주변 지역의 낙후, 환경 악화의 원인으로, 지하화는 오랜 기간 숙원사업”이라며 “도시 공간이 새롭게 개발되면 20만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긴다”고 밝혔습니다.이후 2022년 5월 현 정부가 출범하자, 국가철도공단은 같은 해 8월 ‘서울역 종합개발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당시 입찰제안요청서에서 철도공단은 서울역에 수색~광명 고속철도 지하화와 5개 신규 노선이 통과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을 고려해 철도역 지하화와 이로 인해 만들어질 철도역사 상부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종합적인 개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철도공단은 특히 서울역 지하화와 그에 따른 지상부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핵심은 서울역에 몰리는 교통수요를 감안해 서울역의 종합적인 재정비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역은 이미 경부선과 경의선의 기점역이며 경부고속철도와 경부선 계통 열차의 출발역입니다. 또 수도권 전철 1호선과 4호선,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인천국제공항철도 등이 통과하는 철도교통의 중추입니다. 여기에 앞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B노선, 수색~광명선, 신안산선 2단계, 신분당선 북부연장선, 유라시아선 등도 추가로 통과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노선 수요와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선의 체계적인 배치가 불가피합니다.게다가 철도역을 지하화하면서 생길 상부 공간과 주변 지역을 합친 19만5500여㎡ 부지를 계획적으로 활용할 방안도 필요합니다. 철도공단은 여기에 공원과 광장, 업무, 상업, 주거시설 등이 들어선 복합시설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한편 이같은 계획에 따라 서울역은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하 ‘복합개발사업’)과 맞물려 대대적인 변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복합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봉래동2가 일대 철도 유휴부지에 MICE 시설과 오피스, 호텔, 하이엔드 주거시설 등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연면적만 약 35만㎡에 달하는 데다, 지하 6층~최고 지상 38층 규모의 건물 5개 동이 들어서게 돼 이미 ‘강북의 코엑스’로 불리고 있습니다.사업자인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달 복합개발사업의 건축허가를 받았습니다. 2021년 서울시와 공공기여 사전협상을 완료하고 개발 계획안을 확정한 지 2년여 만에 관련 인허가를 모두 받은 것입니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중 본격적인 건설공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이런 일련의 조치가 가시화되면 1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역은 또 한 번 변신하게 됩니다. 문화서울역284 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역은 1900년 7월 남대문 정거장으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역사의 모습은 갖추지 못한 채 120㎡ 크기의 목조 가건물이 들어선 간이역이었습니다.이후 서울역의 이름은 남대문역-경성역으로 바뀌었고, 1925년 9월 현재 우리가 보는 서울역 구역사가 준공됩니다. 그리고 1947년 11월 마침내 역 이름이 서울역으로 바뀌었고, 2004년 민자역사가 완공되면서 현재 모습이 됐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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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올해부터 서민·중산층 고령자용 실버타운 주도적 조성

    정부가 올해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 서민·중산층용 실버타운(고령자용 주택)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고령자용 주택 공급은 정부가 저소득층, 민간이 고소득층을 각각 떠맡았지만 서민·중산층은 사각지대에 놓여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이번 조치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고된 상황에서 전체 사회계층을 아우르는 고령자 주거복지 정책이 시급하다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대 인구(주민등록 기준)가 20대를 앞지르고, 고령자 인구(65세 이상) 1000만 명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조성될 실버타운의 구체적인 입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내놓은 관련 발표와 정부 관련 연구기관 등이 최근 쏟아낸 각종 연구보고서 등을 보면 후보지는 수도권 신도시는 물론 전국 각지 인구감소지역의 학교 유휴시설 부지 등이 유력하다.● 실버타운 활성화 방안 마련정부는 4일 발표한 ‘2024 경제정책방향’에서 고령사회에 대비한 핵심 사업의 하나로 실버타운 조성을 내걸었다. 올 상반기(1∼6월) 범정부 차원에서 ‘서민·중산층 대상 실버타운 공급 활성화 방안’(‘실버타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도 꾸릴 예정이다. 실버타운 활성화 방안에는 △헬스케어 리츠를 통한 실버타운 시범사업 추진 △택지 공급 시 실버타운용 부지 배정 △학교 유휴시설 부지를 활용한 실버타운 공급 지원 △실버타운 입주자에 대한 주택연금 수급자격 유지 대책 등이 담길 예정이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실버타운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게 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실버타운 입주자에 대한 주택연금 수혜 자격 유지는 수요 활성화 대책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부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내년에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된다. 초고령사회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65세 이상이 17.5%를 넘어섰고, 2025년에 20.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해 매우 빠른 것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바뀌는 기간은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이었는데, 한국은 불과 7년이다. 그만큼 우리가 초고령층 사회 진입에 따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자녀와 같이 살고 싶다는 고령층이 갈수록 줄고, 부모를 모시고 살겠다는 자녀들의 부양의식이 낮아지는 점도 관련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뒷받침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23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자녀와 같이 살기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고령자는 전체의 75.7%에 달했고, 일하면서 수입이 있는 노년층의 경우 81.9%로 더 높아졌다. 일하는 75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혀도 자녀와 따로 살겠다는 비율은 80.7%나 됐다. 여기에 현재 고령자에 대한 주거 정책이 저소득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서민·중산층 관련 정책은 미흡하다는 평가도 끊이질 않았다.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고령자 주거 정책은 크게 저소득층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기존 주택 개조 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주택 공급 정책은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 케어안심주택, 고령자복지주택, 공공임대주택 등이 있다. 이미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개조하는 사업으로는 국토부의 수선유지급여, 복지부의 복지용구급여,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지역사회통합돌봄, 복지부와 행정안전부의 노인돌봄전달체계 등이 있다. 문제는 이런 정책 대부분이 소득 구간 및 건강상태 등을 기준으로 일부 대상에 한정돼 있어 정책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즉, 소득 수준으로는 서민·중산층에 해당하는 3∼8분위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 정책이 거의 없다. 건강상태 기준으로는 노쇠(허약)한 노인들만 시설에 입소할 수 있고, 비교적 건강하거나 전(前) 노쇠 단계의 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주거 정책은 부족하다.● 동탄2신도시에 시범단지 정부 주도 실버타운 가운데 입지가 사실상 결정된 곳이 있다. ‘2024 경제정책방향’에서 첫 번째 사업으로 제시된 ‘헬스케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활용한 실버타운 시범사업’이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리츠 사업자를 공개 모집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업지는 경기 화성 동탄2 택지개발사업지구에 위치한 의료복지시설용지다. 공개 모집을 통해 선정된 사업자는 실버주택(시니어주택)과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의료·운동·업무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시설물 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헬스케어 리츠는 병원, 요양시설, 의료연구시설 같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인데,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125조 원(15개 상장)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며, 고령 시대를 맞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토부는 4월까지는 헬스케어 리츠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으로 조만간 참가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사업자는 △랜드마크형 노인복지주택 건축 계획 △헬스케어 서비스 계획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편의·문화시설 공유 계획 △지역 상생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자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주식을 공모 상장하고, 최소 10년간 실버주택(시니어주택)을 소유 운영하게 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복합시설물에 들어설 실버주택은 전체 면적의 55% 이상이어야 한다. 즉, 2000실 이상의 초대형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의 실버타운(시니어주택)이 대부분 200∼500실 규모다. 사업부지 면적이 약 18만 ㎡에 달하는 초대형이고, 인근에 골프장 녹지 하천 등이 있어 경관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SRT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개통 예정 시기·2024년 3월), 수도권 전철 동탄∼인덕원선(2029년), 동탄 도시철도 1·2호선(2027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동탄역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여서 교통도 편리하다. 정부 주도 실버타운 대표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만한 조건을 고루 갖췄다는 뜻이다.● 3기 신도시에도 실버타운이 밖에도 ‘2024 경제정책방향’에는 앞으로 조성될 실버타운 입지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다. 정부는 우선 앞으로 신규 택지를 공급할 때 실버타운용 부지도 일정 수준으로 배정하기로 했다. 3기 수도권 신도시와 전국 대도시 지역에 신규로 조성될 택지개발사업지구에 실버타운이 조성될 것임을 시사한다. 또 학교 유휴시설 부지를 실버타운으로 활용할 경우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약 200곳의 학교 유휴시설 부지에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체육관, 수영장, 도서관 등이 들어서는 ‘학교복합시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결국 이런 유휴부지에 실버타운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지역활력타운 사업 대상지도 실버타운 입지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활력타운은 인구소멸 위기를 해소하고,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은퇴자 및 청년층 등의 비수도권 지역 정착을 지원할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대상지는 전국의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수도권을 제외한 85개 지역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연구보고서(‘초고령사회 대응 K-CCRC(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의 정책추진과 계획모형에 관한 연구’)에서 전체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인구감소율, 고령화율, 노인주거복지시설 공급률 등 9개 항목에 걸쳐 적합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 5곳은 경북 영양군 영덕군 군위군, 경남 남해군, 전남 신안군이었다. 한편 ‘2024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서민·중산층의 실버타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실버타운 입주 시에도 주택연금 수급 자격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주택연금 수급자는 질병 치료나 심신 요양 등을 위해 병원, 요양시설 등에 입원하는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금을 수령하려면 계속 담보주택에 거주해야만 한다. 실버주택 입주를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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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법인 통한 절세 효과 커”

    “부동산 가족법인은 부동산 관련 세금 절세를 위한 일석다조(一石多鳥)의 방법이다.” 동아일보와 법무법인 시완이 주최하는 ‘동아일보 자산승계학교’ 세 번째 수업이 열린 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이날 강사로 나선 이영준 세무법인 탑코리아 강남지사 대표 세무사는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강의 내내 “부동산 법인을 이용하면 개인 자격으로 부동산을 보유할 때보다 각종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자산승계학교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기업을 청산하는 등 최근 잇따르는 자산승계의 부작용을 막고 올바른 자산승계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2월 말까지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데, 이날 강의는 ‘부동산 법인 활용 절세 전략’이 주제였다. 이 대표 세무사에 따르면 법인을 이용하면 승계비용 마련에서부터 자산가치 극대화, 승계 비용 최소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그 차이는 부동산 매각 시 발생할 세금에서 뚜렷하게 확인된다. 개인의 경우 양도소득세를 낼 때 세율이 최대 55%(2년 이내 매각)에서 최저 34.65%(15년 이상 장기보유)가 적용된다. 반면 법인은 법인세를 내는데, 9.9%에서 최대 26.4%(지방세 포함)에 불과하다. 다만 가족법인 설립 시에는 따져봐야 할 사항이 적잖다. 우선 법인 최초 설립 시 주주가 아닌 감사나 이사가 필요하다. 또 회사 유형 결정부터 자본금 규모 설정, 자본금의 증자 및 감자에 따른 세무 상담, 각종 신고 사항에 대한 철저한 이행 등의 절차를 빠짐없이 밟아야 한다.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부동산 법인이 유리한데도 꺼리는 데에는 부동산 법인에 대한 정보 부족과 함께 정부의 부동산 투기 조사에서 집중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다. 여기에 투명한 장부 관리 부담 등도 영향을 미친다. 이 대표 세무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부동산 법인 활용 시 단계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승계관점의 핵심 목표 설정이다. 가족들의 자금 출처 및 승계재원 마련, 재산의 양적 극대화, 승계비용의 최소화 등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현행 과세방식에 대한 이해다. 점차 촘촘해지고 세밀해지는 부동산 관련 과세방식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준비와 정밀한 절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기에 실력 있는 전문가 상담은 필수다. 세 번째는 절세 방법에 대한 이해다. 과세요건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절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정밀한 리스크 관리도 요구된다. 이 대표 세무사는 “이러한 단계별 과정에서 반드시 의사결정 전에 최소 2곳 이상의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무컨설팅은 반드시 세무전문가에게 받고, 항상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습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회 차 자산승계학교 수업은 ‘금융자산을 활용한 절세 전략’을 주제로 자산가들의 최근 금융투자 트렌드와 금융상품별 과세 방법 및 절세 전략에 대한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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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도전에 꽂힌 ‘1·10 대책’[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속도전’정부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한 뒤 발표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이하 ‘1·10 대책’)에 대해 이튿날 주요 일간지 대부분은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일부는 ‘재건축 6년 빨라진다’거나 아예 대놓고 ‘재건축 속도전’, ‘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전’ 등과 같은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책은 ‘도심공급 확대’부터 ‘다양한 유형 주택공급 확대’ ‘신도시 등 공공주택 공급 활성화’ ‘건설산업 활력 회복’ 등을 위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각종 규제 완화부터 세제 및 정책 자금 지원, 전세사기 피해지원 및 예방 강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스(PF) 지원방안, 재정 투자 통한 건설투자 확대 및 민자사업 확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이 ‘속도전’에 주목한 이유는 시장에 미칠 영향이 다른 대책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를 유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속도를 내서 이 문제를 풀고 국민들의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속도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입니다.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1·10대책’ 관련 세부내용 설명자료에서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는 빠르게’라거나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의) 사업 기간 단축’, ‘(소규모 정비 및 도심복합사업의) 속도 제고’ 등과 같은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습니다.최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정부 대책의 속도전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인허가나 착공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2~3년 뒤 수급 불안마저 우려되고 있습니다. 공급 위축 장기화는 건설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건설산업 전반과 지역경제 등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속도전에 치우진 이번 대책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잖습니다. 우선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예상되는 지역 간 갈등과 난개발 우려입니다. 급등한 공사비 등을 이유로 멈춰진 사업장이 많은 상황에서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 3개월도 남지 않은 총선용 대책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습니다.정부는 속도전을 앞세운 이번 대책의 기대효과로 “▲민간 부문의 수요·공급 규제 개선 ▲주택건설 사업성 제고 통한 주택시장 활성화 ▲수요 많은 도심 내 공급 확충 ▲서민의 주거사다리 기능 수행할 다양한 유형의 주택 신속 공급 ▲공공 공급물량 확대와 민간참여 확대를 통한 공급 정상화 견인 등”을 꼽았습니다. 과연 정부 바람대로 ‘1·10 대책’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현재 상황에서 예측하기란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잖은 만큼 ‘1·10 대책’의 주요 내용과 속도전이 펼쳐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 그에 따른 문제점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 사전 안전진단 없이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1·10 대책’은 크게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도심공급 확대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 확대 ▲신도시 등 공급주택 공급 활성화 ▲건설경기 활력 회복 등입니다. 이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속도전을 통한 주택공급시장의 활성화입니다.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정비하고,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동원됐습니다.특히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도심공급 확대의 경우 다시 ▲재개발·재건축 ▲1기 신도시 재정비 ▲소규모 정비·도심복합사업으로 나뉘어 속도전을 통한 활성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우선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패스트트랙 제도가 도입됩니다. 이는 준공 30년이 넘은 주택에 대해서 사전 안전진단 통과 없이도 재개발·재건축 조합 설립을 통한 사업 추진을 허용하는 게 핵심입니다. 현재는 안전진단을 거친 뒤 사업계획 입안→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재개발·재건축사업 조합추진위 구성→조합 신청→조합 설립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사업인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사전 안전진단 없이도 사업계획 입안과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안전진단-추진위 설치-조합 신청-조합설립’ 등의 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정부는 패스트트랙이 도입되면 ‘사전 안전진단’을 밟은 데 걸리는 시간(평균 1년)과 ‘추진위 구성→조합 신청→조합 설립’에 필요한 시간(2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최소 3년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이밖에 정비사업 추진 요건을 완화하고, 조합 설립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신설하는 한편 재건축 부담금 완화, 표준계약서를 활용한 공사비 갈등 완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부동산원에 설치된 도시재창조센터를 통한 종합컨설팅 등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국토부는 “계획대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이 진행되고,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까지 적용하면 사업기간이 최대 6년 이상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부문도 통합 재건축 시 안전진단 면제와 용도지역 변경 및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사업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를 통해 올해 안에 시범사업 성격의 ‘선도도시’를 지정하고, 2027년 첫 사업 착공도 추진됩니다.소규모 정비 및 도심복합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조합 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률을 80%에서 75%로 낮추고, 교통 경관 등에 대한 심의를 통합 처리하는 방식으로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마련됐습니다.‘신도시 등 공급주택 공급 활성화’ 관련해서도 정부는 신도시 조성속도 높이기를 목표로, 인력과 자본 추가 투입을 통해 ‘지구 착공 6개월 이상 단축’과 일정 기간 내 토지보상착수 의무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주택 착공 물량 반토막…2~3년 뒤 수급 불안 우려정부가 이처럼 속도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주택시장의 상황의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정부는 주택시장의 근본적인 안정과 국민의 안정된 주거생활을 위해서는 충분한 주택공급을 통한 수급균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1인 가구 급증, 빠르게 진행하는 고령화 등 인구변화로 다변화되는 주택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그런데 최근 주택 수요를 보여주는 가구수 증가에 비해 공급실적은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낮은 출산율에 따른 인구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구수는 2020년 2073만 가구에서 지난해 2183만 가구로 늘어나고, 2025년 2231만 가구, 2030년 2318만 가구, 2040년 2387만 가구로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주택공급 상황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인허가와 착공물량은 지난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11월까지 인허가 물량은 29만4000채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고, 착공은 17만 채로 무려 52%가 줄었습니다. 이러한 공급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2~3년 뒤 심각한 주택시장 수급 불안과 함께 집값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또 건설산업과 지역경제 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실제로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에서도 드러났듯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시장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실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기에 또다른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문제는 현재 나타나는 주택공급 부진 문제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주택건설의 사업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중반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주택시장은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재건축 3대 규제(분양가상한제, 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개선됐지만,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과도한 공급 규제 여파로 선호도 높은 도심지역의 주택공급 기반이 크게 취약해진 상태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따라서 ‘1·10대책’을 통해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 수요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주택공급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속도전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이번 대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실현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 산하단체장과 기자단 등 150여 명을 초청해 가진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 임기 내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국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개월 앞둔 총선용 카드라는 비판도하지만 속도전을 강조한 대책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적잖습니다. 우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면서 발생할 사회적 혼란과 갈등에 대한 우려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주택은 1916만 채입니다. 이 가운데 지은 지 30년이 넘은 주택은 449만 채로 23.4%에 달합니다. 여기에 지은 지 20년 이상~30년 미만으로서 조만간 재개발·재건축 사업대상에 포함될 주택도 551만 채(28.8%)나 됩니다. 둘을 합치면 1000만 채로 전체 주택의 절반을 넘습니다. 이런 물량들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한꺼번에 나선다면 사업 우선권 경쟁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과 대 정부 압력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즉 인허가를 다른 지역보다 먼저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사회적 혼란이 펼쳐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재개발·재건축 관련 정책이 정권의 이념적인 성향에 따라 규제 강화와 완화를 오락가락하는 점도 이런 우려를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즉 완화를 추진하는 정권에서 인허가를 따내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재개발·재건축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두터운 주택 수요층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대도시 중심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역대 정부마다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과제인 국토의 균형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최근 공사비 급등이나 고금리 기조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멈춰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정부가 원하는 수준으로 당장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나 은평구 대조1구역 등은 공사비 문제 등으로 멈춰진 상태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야당에서 선뜻 도와주길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3개월도 남지 않은 22대 국회의원 선거(4월 10일)를 앞둔 시점에서 내놓은 대책이라는 점에서 표를 얻기 위한 총선용 대책이라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일각에선 “이번 대책이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됐던 뉴타운 정책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까지 내놨습니다. 당시 뉴타운 정책은 ‘타운돌이’를 여럿 배출했습니다. 타운돌이는 2008년 제18대 총선을 이명박 정부가 앞두고 대대적으로 추진한 뉴타운 사업을 활용한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던 수도권 지역 여당(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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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보급률 떨어지는데 픽픽 쓰러지는 건설업체… 부동산 시계 ‘제로’[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앞이 보이질 않습니다.”최근 만난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입니다. 그에 따르면 정부가 ‘시장 연착륙’을 부동산정책 목표로 세울 만큼 심각했던 지난해 초보다 갑진년 새해 현재 부동산업계가 느끼는 압박감은 훨씬 크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우선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반등하던 아파트값이 다시 하향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데다 각종 지표가 부동산 경기 침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부동산시장에 대한 대다수의 민간연구소의 전망도 “상반기에 침체됐다가 하반기에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뜻에서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요약되는데,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지난해 말 말 터진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으로 본격화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發) 부동산시장 경색은 업계 관계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제2, 제3의 태영건설로 거론되는 곳들이 적잖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양한 해법을 준비 중이라는 것입니다. 정부는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취약부문 잠재 리스크의 관리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부동산업계의 위기감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어 올해 경제정책방향의 목표를 ‘활력 있는 민생 경제’로 정하고, ▲민생경제 회복 ▲잠재위험 관리 ▲역동경제 구현 ▲미래세대 동행 등 4가지 실천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실천 전략에는 부동산시장과 건설업계 안정화 방안이 고루 포함돼 있습니다. 예컨대 민생경제 회복에서는 ‘역전세·전세사기 등 피해 방지 및 서민·취약계층 주거지원 강화’나 ‘해외건설 400억 달러 수주 달성 지원 통한 제2중동 붐 확산’, ‘지역경제·건설투자 활성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잠재위험 관리에서는 첫 실천과제로 ‘부동산 PF 연착륙’이 제시됐습니다.이런 세부과제들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앞으로 진행될 정부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제시될 것입니다. 또 제도적인 보완 절차 등을 거쳐 실제 시장에 반영됩니다. 즉 시간 여유를 갖고 정부 계획을 살펴보면서 대응전략을 수립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런 일련의 과정에 부동산시장 현실에 대해 정확한 이해는 필수적입니다. 즉 부동산시장의 수급상황을 보여주는 공동주택 현황이나 인구1000명당 주택 수, 주택보급률 등에 대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냉철하게 시장을 판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5일 기준으로 최근 1주일 새 새로 올려놓은 60여 가지의 주택 관련 통계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관련 통계로서는 가장 최신 정보가 담겨 있어 보다 정확한 시장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 국토 교통 정책 438개 통계 정보 수록국토교통 통계누리는 국토부가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정보 포털로 ▲국토/도시 ▲주택 ▲토지 ▲건설 ▲교통/물류 ▲항공 ▲도로/철도 등 7개 분야의 국토교통 관련 주요 통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국토/도시 부문에서는 건축물부터 건축허가 및 착공, 국토지리정보, 도시정비사업 등에 이르는 94종의 다양한 통계정보가 수록돼 있습니다. 여기에는 국토부 산하기관이 만드는 건물에너지 사용량이나 도시계획현황 등도 포함됩니다.주택 부문에서는 무려 438종에 달하는 통계정보가 제공됩니다. 미분양주택 현황부터 아파트 주거환경, 임대주택, 주거실태조사, 주택건설실적(분양-인허가-준공-착공), 주택보급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택 관련 정보가 망라돼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등 산하기관이 작성하는 부동산 가격조사나 외국인 주택소유현황 등도 공개됩니다. 토지 부문 통계는 공간정보산업조사부터 외국인토지 현황, 지적통계, 택지예정지구지정 및 공급현황, 토지소유 현황 등 118종에 달합니다.이밖에 ▲건설 부문에 건설공사계약부터 기계설비산업실태, 건설업경영분석, 임금실태 등 234종 ▲교통/물류 부문에 대중교통현황, 자동차등록현황 등 141종 ▲항공 부문에 17종 ▲도로/철도 부문에 79종의 각종 통계정보가 정기적으로 제공됩니다.인구/가구, 물가/가계, 환경, 건설/주택/토지 등 18개 분야의 국제 통계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건설/주택/토지 부문의 경우 전세계 국가의 국토면적부터 주택건설 실적, 주택가격 변화율, 도시주택상태 등과 관련한 통계정보를 비교해서 볼 수 있습니다.이러한 통계별 작성주기와 공표시기는 제각각입니다. 미분양주택 현황처럼 매월 작성되고, 다음달 말에 공개되는 경우도 있고, 매년 작성돼 연말이나 연중에 발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택 이외의 거처 주거실태조사는 무려 5년 단위로 작성됩니다.이 가운데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최신·인기 통계가 별도 묶음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최신 통계는 말 그대로 새로 만들어져 공급되는 통계를 소개한 것인데, ▲1주전 ▲2주전 ▲3주전 ▲4주전 ▲1달전과 같이 5개 시간대별로 묶여 있습니다. 인기 통계는 이용 빈도가 높은 28개를 별도로 선정한 것인데, 자동차 관련 3종(자동차등록대수현황-연도별/시도별, 이륜차신고현황)을 빼면 모두 주택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 지난해 공동주택 5.9% 상승…주택보급률은 0.1%P 하락이 가운데 최근 1주일 이내에 새로 공개된 통계 72건 가운데 66건이 주택 및 건설 및 국토정보 관련 기업들에 관한 내용입니다. 부동산시장의 최근 상황을 알려주는 최신 정보여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연간 단위로 작성되는 공동주택 현황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공동주택은 모두 1127만4298채로 1년 새 5.9%(62만9419채) 늘었습니다. 단지 수 기준으로 1만8536개 단지, 동수는 13만2402개 동입니다. 지난해 단지 수(1만7645개, 증감율·5.0%)나 동수(12만5980동,5.1%)보다 주택 수 증가 폭이 컸습니다. 아파트 단지 규모가 커지고, 고층 아파트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됩니다.지역별로는 대규모 신도시가 포진해 있는 경기도가 328만1145채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체의 29.1%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서울(161만2634채)도 100만 채 이상의 공동주택이 밀집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이어 부산(99만405채) 경남(70만4428채) 인천(68만9992채) 대구(60만3838채) 등도 공동주택이 60만 채 이상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지역은 세종(12만9503채)과 울산(25만2861채)을 제외한 대부분이 30만~40만 채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만6707채에 불과했습니다. 연 단위로 작성되는 주택보급률은 2022년 말 기준으로 102.1%로 전년(102.2%)보다 0.1%포인트(p) 줄었습니다. 2010년(100.5%) 이후 2019년(104.8%)까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던 주택보급률은 2020년(103.6%)부터 꺾이기 시작해 2021년(102.2%)에 이어 2022년까지 3년 연속 줄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19년 이후 2022년까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주택보급률이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점이다. 폭발적인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구 수 증가를 주택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 2019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주택보급률이 100%를 밑도는 지역은 서울(99.2%) 한 곳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 서울 인천 대전 등 3곳으로, 2021년과 2022년에는 경기가 추가되면서 4곳으로 각각 늘어났습니다.2022년 기준 주택보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113.2%)이었습니다. 이어 전남(112.4%) 충북(111.6%) 충남(110.3%) 경남(109.3%) 전북(109.2%) 울산(108.4%) 순으로 뒤를 따랐습니다. 전국 집값 상승세를 선도하는 서울은 93.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 연간 단위 통계인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2022년 말 현재 430.18채로 전년(423.6채)보다 1.6%(6.6채) 증가했습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던 서울(2021년·203.4채→2022년·407.7채) 인천(390.3채→397.4채) 대전(419.7채→426.24채) 경기(382.2채→388.56채) 등도 마찬가지로 주택 수는 늘었습니다. ● 아파트 신규 분양 10만 채 이상 감소국토부는 매월 말경 ‘주택통계발표’를 발표합니다. 여기에는 건설-거래량-미분양 등 3개 부문에 대한 월 단위 통계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건설 부문에는 인허가와 착공, 분양(승인물량 기준) 관련 통계가 제공됩니다. 다만 발표자료는 요약된 것이어서 종합적인 조망이 쉽지 않습니다. 반면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보다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공개된 공동주택 분양실적은 지난해 11월 말까지 기준으로 16만3509채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26만641채)보다 37.3%(9만7132채) 줄어든 물량입니다. 특히 유형별로 보면 일반분양 물량의 감소가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11만8100채로 전년(20만2217채)보다 무려 41.6%(8만4117채) 줄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2022년·8만3990채→2023년·6만650채, 감소폭·27.9%)보다 비수도권(11만8227채→6만9890, 40.9%)의 감소 폭이 컸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지난달까지 전체 분양물량이 같은 기간 10년 평균 물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이 2~3년 뒤 심각한 수급불균형에 따른 부동산시장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7년에 예정된 대선이 또다시 ‘부동산 선거전’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할 정도입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하고,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주택공급 활성화를 주요 실천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공공부문 공급 가속화와 민간의 애로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한편 연간 통계인 주택멸실수는 2022년 말 기준으로 9만6157채로 집계됐습니다. 2016년(13만2108채) 이후 꾸준하게 10만 채를 웃돌았던 멸실주택수가 다시 10만 채 이하로 떨어져 눈길을 끕니다. 고금리 기조의 여파로 주택경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2022년 멸실주택의 절반가량(47.4%)은 단독주택(4만5609채)이었고, 다가구(2만1044실, 점유율·21.9%) 아파트(1만3071채, 13.6%) 다세대(1만2130채, 12.6%) 연립(4314채, 4.5%)의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만1655채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서울(1만7168채)도 1만 채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나마 주택 실수요층이 두터운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 재정비 사업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진 결과로 보입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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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경기 침체가 휩쓴 2023… 부동산 10대뉴스[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다사다난(多事多難)’매년 이맘때면 식상하지만 이 말을 되뇔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사들이 선정하는 10대 뉴스에 각기 다른 내용들이 담길 정도로 많은 일들이 펼쳐졌습니다.건설부동산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세밑에 터진 시공능력평가순위(이하 ‘도급순위’) 16위 대형 건설사 태영건설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은 관련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습니다.여기에는 건설업계가 처한 시장환경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등이 계속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그 결과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정책 목표를 ‘시장 연착륙’으로 삼았을 정도로 좋지 않은 환경에서 출발했던 건설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시계(視界)가 불투명합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나타났던 집값 하락세는 잠시 반등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연중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세금 하락은 ‘역전세난’과 ‘빌라왕’ 속출과 같은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입됐던 프로젝트파이낸스(PF) 시장 경색은 태영건설 사례에서 확인된 건설사 연쇄 부도 우려로 이어졌습니다.올해보다는 내년 이후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일들도 적잖았습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시작된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서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도권 교통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수도권 광역급행 철도(GTX)도 일부 노선이 착공하는 등 잇따라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건설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새 아파트 분양가의 고공행진은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이런 와중에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사건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우선 인천 검단신도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건으로 드러난 ‘순살 아파트’는 큰 충격을 줬습니다. 또 국내 건설업계에 뿌리 깊게 자리한 부실공사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사업경제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던 비수도권 지역 신공항 사업들에 수백억~수천억 원의 정부 재정을 투입하기로 한 결정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희망 섞인 변화를 기대할 만한 일들도 있었습니다. 갈수록 심해졌던 건설노조의 횡포에 맞서 정부가 쏟아낸 대응책들이 현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경제 위기의 돌파구로 기대했던 ‘제2 중동 붐’도 4년 연속 수주액 300억 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썼습니다.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자세로 이런 사건·사고들의 의미를 다시 짚어 보겠습니다. 이런 사안 대부분이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에 적잖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⓵ 올해 집값 6% 이상 급락…내년에는 낙폭 줄어2021년 시작한 금리 인상 기조에 무너지기 시작한 아파트값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추락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이나 비수도권과 관계없이 모두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KB국민은행이 28일 공개한 12월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0.11% 하락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을 마감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0.11% 떨어지며 3개월 상승을 마감하고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연간으로 보면 전국 아파트값은 6.72% 떨어졌습니다. 이는 외환위기가 터진 이듬해인 1998년(-13.56%) 이후 가장 많이 하락한 것입니다. 서울 아파트값도 6.28% 떨어지며 역시 1998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이밖에 경기(-8.57%) 인천(-9.68%) 등도 10%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습니다.이러한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하락폭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동산 관련 민관연구소들이 대부분 내년 집값 하락폭이 1~3%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상승세 반전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고금리 기조가 하반기 이후 완화되고, 시장 침체로 줄어든 신규 공급에 따른 수급 문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⓶ 전세가 급락에 전국으로 확산된 전세사기올해 전세시장 분위기는 매매시장과 조금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7월까지 하향세를 지속하다 8, 9월 이후 상승세로 반전한 것입니다.다만 수치상 기록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아파트 전세금의 하락폭이 역시 크게 나타났습니다. 서울(-8.36%)을 포함한 수도권은 9.28% 하락했고, 전국 기준으로도 7.76% 떨어졌다. 역시 모두 1998년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 결과 2022년 하반기 이후 떨어진 전세 시세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시작된 전세 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피해자도 속출했습니다. 대전에서는 공공주택 건설을 전담하는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까지 속이는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정부와 여야는 지난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6개월마다 보완 입법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야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추가 개정안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또 특별법도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내년 전셋값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2일 발표한 ‘2024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을 통해 전국 전세금이 올해보다 2.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주택 신규 공급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매매가 하락에 따라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근거입니다.⓷ PF 경색에 도급순위 16위 건설사도 기우뚱“우려가 현실이 됐다.” 28일 도급순위 16위 태영건설이 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데 대한 업계의 반응입니다. 태영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개발사업 PF 우발채무(미래에 발생할 채무)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기로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됐다”며 “이에 태영건설은 금융채권자협의회에 공동관리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PF 발(發) 자금 경색에 따른 건설사 부도 우려는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고, 정부도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효과를 기대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액은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 1051억 원에 달해 지난해 말(524억 원) 대비 약 2배로 증가했습니다. 제2금융권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올 3분기(7~9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2.42%에 달합니다. 3개월 만에 0.24%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문제는 현재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태영건설 수준의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에서 또다시 기업개선작업 신청 등이 제기된다면 PF 발 위기가 건설업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나돌고 있습니다.⓸ 특별법 제정에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궤도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추진돼온 ‘1기 수도권 신도시 재건축’은 부동산 시장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올 초대형 개발사업입니다. 이를 위한 제도적 토대인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지난 26일 공포됐습니다. 특별법은 내년 4월 27일부터 시행되며, 국토교통부는 시행령 제정과 마스터플랜 수립, 선도지구 지정 등을 내년 주요 추진사업으로 시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특별법 적용 대상은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 넘게 경과한 100만㎡ 이상 택지 내 특별정비구역입니다. 특별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거쳐 대규모 블록 단위 통합정비, 역세권 복합·고밀도 개발 등이 진행됩니다. 이와 병행해 광역교통시설 및 기반시설 확충 등 도시기능 강화사업도 추진됩니다.이처럼 규모가 큰 대형사업을 원활한 추진을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장치도 도입됩니다.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토지 용도지역 및 용적률 상향 ▲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 ▲리모델링 가구 수 증가 ▲각종 인허가 통합심의 등입니다. 1기 신도시별 선도지구는 여러 가지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내년 하반기에 지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토부는 선도지구를 정주 여건의 개선 정도나 도시기능 향상에 대한 기여도 등을 감안하고, 주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⓹ 시험운행, 계획 승인 등 속도 높이는 GTX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대형 변수로 여겨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27일 GTX-C 노선의 실시계획승인을 승인했습니다. 2011년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이후 12년 만입니다. 실시계획승인은 실제 착공을 위한 모든 제반 사항을 허가받았다는 뜻으로 이후에 착공이 바로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2028년 개통을 목표로 내년 1월 중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GTX-C 노선은 수원에서 양주시 덕정역까지 약 74.8㎞를 잇는 민간 투자 방식의 수도권 광역급행열차입니다. 지하 40~60m 깊이를 파 철로를 내는 대심도 방식으로 건설되며, 총사업비는 추가역 공사비를 포함해 4조 6084억 원 수준입니다.국토부는 이에 앞서 이달 4일 GTX-A 수서~동탄 구간에서 종합시험 운행에 돌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종합시험 운행은 내년 3월 개통을 위한 마지막 단계입니다. 철도안전법에 따라 철도 노선을 새로 건설할 때 철도시설 설치상태 및 열차운행체계의 점검과 철도 종사자의 업무 숙달 점검을 위해 시행하는 제도입니다. GTX-A 수서~동탄 구간은 지난달 열차 운행과 관련된 노반·건축·궤도·전기·통신 등 주요 공사를 모두 마쳤으며, 현재 수서역 등 역사와 환기구 일부 시설물에 대한 실내 마감 등의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⓺ 고공행진 분양가, 집값 시한폭탄 우려올해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했습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0억 3481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상승했습니다. 서울 비강남권 지역에서 분양된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1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19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서울 양천구 신정동 ‘어반클라쎄목동’로, 59㎡형 C타입과 59㎡형 D타입 최고 분양가가 11억 원대였습니다. 이 아파트는 전체 45채에 불과한 한 동짜리 나 홀로 단지인데도 평균 분양가(3.3㎡)가 4000만 원을 넘어서며 주변 시세(3000만~4000만 원)를 웃돌았습니다.고분양가는 시멘트 철근 등 주요 원자재가 상승이 주원인입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평균가격(1t 기준)은 2021년 7만8800원에서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새 42.1%가 급등했습니다. 인건비도 거들었습니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상반기보다 3.95%, 작년 동기와 비교해선 6.71% 상승했습니다.원자재나 인건비 상승 추세를 볼 때 분양가는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이는 기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⓻ 순살 아파트로 드러난 건설업계의 민낯올해 4월 인천 검단 LH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소환하며 국내 건설업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이후 진행된 전국 LH 아파트 단지 가운데 무량판 구조(대들보가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가 적용된 지하주차장에 대한 조사에서 102개 단지 중 20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국토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LH가 독점해온 공공주택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설계·시공·감리업체 선정 권한을 외부 기관으로 옮기기로 하는 등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른바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안’입니다.부실공사 근절을 위한 건설 카르텔 혁파대책은 설계와 시공, 감리 간 상호 견제 시스템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우선 감리가 건축주와 건설사에 예속되지 않도록 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가 감리업체를 더 많이 선정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뀝니다. 건축사와 구조기술사의 ‘분리 발주’와 공공공사에만 적용되던 건설사의 설계 검토 의무 조치 대상에 민간 공사도 포함됩니다.철근 배근이나 콘크리트 타설 등은 국토안전원 등 공공의 현장 점검 후 진행되며, 불량 골재 유통 차단을 위해 채취원부터 현장 납품까지 골재 이력 관리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불법을 저지른 건설사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 배상도 추진됩니다. ⓼ 또다시 사업타당성 논란에 오른 신공항 신공항 신설 논란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올해 8월 새만금 잼버리 세계대회의 파행은 새만금국제공항(이하 ‘새만금 신공항’)을 포함한 비수도권 지역 신공항 사업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만들었습니다.시작은 정부가 8월 말경 공개한 ‘2024년도 예산안’에서 새만금 관련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을 대거 삭감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새만금 신공항 관련 예산은 당초 요구액(580억 원)의 11.4% 수준인 6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이후 건설이 추진되는 10개 신공항의 사업타당성을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10곳은 새만금신공항을 비롯해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 제주 2공항, 서산공항, 백령공항, 울릉공항, 흑산공항, 경기국제공항, 포천공항 등입니다.하지만 정치적인 논리에 밀리며 이들 공항 사업은 대부분 당초 일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새만금 신공항의 경우 지난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이 261억 원 증액한 327억 원으로 다시 늘어났습니다.또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덕도 신공항에는 무려 5363억 원이 책정됐고, 대구경북 신공항(100억 원), 백령도 소형공항(40억 원), 서산공항(10억 원) 등도 설계비 명목으로 예산이 처음 반영됐습니다.⓽ 급제동 걸린 건설노조 불법행위“경제에 기생하는 독이 되고 있다.”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세종시의 한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건설노조의 불법행위가) 국민의 분양가, 입주비용, 건설업체의 생산원가로 반영된다”며 불법을 일삼는 건설노조에 대해 이같이 쏘아붙였습니다. 이후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고, 올해 2월 범정부 차원의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이하 ‘근절대책’)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특별단속을 진행했고, 총 4829명을 송치하고, 이 가운데 148명을 구속했습니다. 송치된 인원을 불법행위 유형별로 보면 전임비, 복지비 등으로 금품을 갈취한 경우가 3416명(70.7%)으로 가장 많았고, 건설 현장 출입방해 등 업무 방해(701명·14.5%) 소속 단체원 채용 및 장비사용 강요(573명·11.9%)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또 구속된 피의자 148명은 금품 갈취가 124명(83.8%)으로 압도적이었고, 채용 및 장비사용 강요(20명·13.5%) 업무방해(3명·2.0%) 폭력행위(1명·0.7%) 등의 순이었습니다.대책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경찰청이 최근 전국 주요 건설 업체 80여 곳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현장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⓾ 4년 연속 300억 달러 수주 성공“1970년대 오일쇼크와 세계 경제침체 시기에 중동특수를 통해 경제도약의 돌파구를 찾았던 것처럼 ‘제2의 중동 붐’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현 정부는 출범 이후 계속되는 경제 침체 극복을 위한 핵심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로 ‘제2 중동 붐’을 꼽았습니다. 이후 국토부를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수주 노력이 펼쳐졌습니다.그리고 일부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외건설 수주가 4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 15일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292억 5000만 달러(약 38조 1400억 원)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272억 9000만 달러)보다 7.2% 늘어난 규모입니다.2019년 223억 달러였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0년 351억 달러로 증가한 뒤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연말에 수주가 몰리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에도 300억 달러는 무난하고, 올해 목표치 달성(350억 달러) 가능성도 높습니다. 정부는 이에 내년 수주 목표치를 올해보다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2027년까지 수주액을 500억 달러로 끌어올리고, 세계 건설 4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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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해지는 아파트 고급화 경쟁… 서민이 갈 아파트가 없다[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5년 내 이사를 계획 중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아파트를 원한다.” 주거시설로서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전문업체 한국리서치가 20일 발표한 주간리포트(‘2023 부동산인식조사:부동산 투자 및 주택 보유 인식’)입니다. 이에 따르면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가운데 5년 내 이사를 계획 중인 응답자 3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1%가 다음 주거지로 아파트를 원했습니다. 뒤를 이어 단독주택(응답률·15%)이 큰 차이를 보이며 2위를 차지했고, 연립주택·다세대주택(9%) 오피스텔·고시원(4%) 여관 상가 등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1%) 등의 순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22일 발표한 ‘2022년도 주거실태조사’에서도 이는 확인됩니다. 전국 5만 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한 지 7년 이하인 신혼부부의 73.3%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높은 아파트 선호도는 양질의 주거 서비스에서 비롯됐습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이사 지역 선정 이유로 응답자들은 ‘시설이나 설비가 더 양호한 집’(34%)을 가장 많이 찾았습니다. 국토부 조사에서도 이사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절반가량(48.7%)이 현재 주택을 선정한 이유로 ‘시설이나 설비 상향’을 꼽았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의 고급화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기술 발전에 따라 아파트 실내 설비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주민공동시설과 단지 내 조경에 초점을 맞춘 고급화 경쟁에 적극적입니다. 피트니스센터와 골프 연습장은 기본이고 호텔 수준의 고급 수영장, 스카이라운지 등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전담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이런 분위기에 가세했습니다.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다음 달(내년 1월) 입주 예정인 통합공공임대주택 시범단지에 무용, 연극 등 공연 관람이 가능한 문화공간, 아동돌봄시설, 바리스타존 등을 배치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않아도 여가와 문화생활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런 시설 대부분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외부시설 이용 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 이후 아파트 주거공단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에서 학업과 업무를 같이 볼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바뀌면서 단지 환경 고급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도 이를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닙니다. 우려되는 부작용이 적잖습니다. 무엇보다 아파트 단지 고급화가 고분양가의 빌미를 제공합니다. 입주자가 매월 내는 관리비도 올라갑니다. 운영이나 관리 어려움 등을 이유로 주민공동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으면서 자원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현재 국내에서 매년 지어지는 수십만 채의 주택 가운데 아파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국토부 ‘2023 주거종합계획’에 따르면 올해 준공될 주택 45만 9000채 가운데 아파트가 39만 3000채로 무려 85.7%에 달합니다.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을 중심으로 단지 고급화의 현주소와 원인, 전망, 보완 과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1991년 제도 도입…의무시설 이외 최대 38개까지 늘어나 아파트 단지 내 주민공동시설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설입니다. 1991년 제정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하 ‘주택건설기준 규정’)에서 입주민의 편익 제고를 위해 일상 주거생활에 필요한 구매시설 생활시설 의료시설 주민운동시설 등을 단지 규모에 따라 적절하게 설치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115차례에 걸친 개정을 거친 주택건설기준 규정은 현재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등 16종을 주민공동시설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주민공동시설 총량제를 적용해 단지 규모별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만 하는 시설을 정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150채 이상~300채 미만이면 경로당과 어린이놀이터를 지어야 하고 ▲300세대 이상~500세대 미만은 어린이집 ▲500채 이상이면 주민운동시설, 작은도서관, 다함께돌봄센터를 추가해야 합니다. 제도적인 기반 마련과 별개로 아파트 단지 고급화 경쟁은 1997년 말 터진 외환위기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당시 김대중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제 위기 극복을 목표로 분양가 자율화 조치를 단행한 것입니다. 이후 건설사들은 이전과 다른 설비와 단지 환경을 갖춘 고급 아파트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런 사실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아파트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선보였습니다.▶‘더퍼스트메트로센트럴파크뷰’ 아파트 이름은 왜 이렇게 됐을까 [황재성의 황금알] 이 과정에서 아파트 실내에 적극적으로 정보기술(IT)을 도입하고, 옷장이나 각종 주방가전 제품을 아파트에 내장한 형태(‘빌트인’)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주차장을 없앤 아파트도 이때 선보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아파트 고급화 경쟁에 기름을 붓습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절대적인 공급 부족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급격하게 수요가 위축되자 건설사들이 새로운 수요 발굴을 위해 아파트 단지 고급화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이때부터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 결과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를 살펴보면 주민공동시설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이 최근 펴낸 보고서(‘LH 공공분양주택 주민공동시설 특화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이러한 상황이 잘 담겨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공동시설 가짓수는 단지 규모에 따라 민영아파트의 경우 8개에서 최대 17개까지 추가됐습니다. 단지 규모와 관계없이 독서실과 피트니스센터, 게스트하우스, 재활용품 창고, 소포보관소 등이 공통적으로 추가됐습니다. 공공분양아파트의 추가시설은 훨씬 다양해 최대 38가지에 달했습니다. 작은 도서관이나 공동육아방, 방과후돌봄, 주민카페 등이 공통으로 추가됐고, 1000채 이상 단지에서는 펫하우스, 어린이식당 등도 선보였습니다.● 차별화 어려운 아파트 상품의 마케팅 수단 이 같은 아파트 고급화 경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파트의 상품특성에서 비롯됐습니다. 아파트 주거공간은 공장에서 찍어낸다는 비하 섞인 평가를 받을 정도로 차별화가 쉽지 않습니다. 주거공간 설비도 기술 발전에 따라 기능적으로 차별화를 꾀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선분양으로 아파트를 공급해야 하는 건설사로서는 주민공동시설과 단지 조경 고급화를 통해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또 이를 홍보나 판매 제고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포스코건설을 꼽았습니다.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클럽 더 샵’이라는 브랜드를 붙이고, 친환경 디자인 추구하며, 단지 내 식물원 카페 ‘플랜트리움’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하이앤드 브랜드인 ‘써밋’을 적용한 스카이커뮤니티를, 현대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부산 사직에 ‘스크린 야구장’을 설치했습니다. 롯데건설은 ‘살롱 드 캐슬’이라는 프랑스어와 영어를 합성해 주민공동시설 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서면 고급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피트니스 시설이나 물품 창고, 독서실, 회의실 등과 같은 공간을 개인 세대에서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결국 주민공동시설로 배치함으로써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아파트 단지 공간에 대한 시각 변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거공간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업무를 처리하고 학업을 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고, 아파트 단지 고급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20년간 글로벌 팬데믹은 6차례나 반복됐습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 플루, 2014년 에볼라 서아프리카 유행, 2015년 메르스,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20~2022년 코로나19 등입니다. 결국 언제든 팬데믹은 발생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었고, 그에 맞는 시설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초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인구 구조 변화도 단지 고급화 경쟁을 불러오는 요인입니다. 활동량이 떨어지는 노인 세대는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생활 반경이 크게 줄어듭니다. 또 건강 관리를 위한 시설이 필요합니다. ● 주민공동시설 30% 이상 2년 넘게 방치하기도 고급화된 주민공동시설은 아파트 가치를 높이고 입주민들의 거주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이는 집값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설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단지를 고급화하고, 각종 마케팅 수단으로 삼으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고급화 경쟁으로 초래된 부작용도 적잖습니다. 우선 건설 원가 상승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서울 강남에서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조합이 단지 설계를 외국계 기업에 맡기고, 수백억 원대의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입주할 서울 강남지역 A아파트의 경우 올해 5월 조경 공사비(3.3㎡ 기준)를 당초 17만 원에서 44만 원으로 2.6배 높였습니다. 주변 아파트의 조경공사비가 52만~79만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습니다. 주민공동시설 유지 비용도 문제입니다. 이용자 전액 부담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운영비 대부분은 공용부분 관리비에 반영됩니다. 즉 관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국토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9월 서울지역 아파트 관리비(1㎡ 기준)는 3059원입니다. 이 가운데 공용관리비가 1502원으로, 절반에 가깝습니다. 이용이 없어 방치되거나 노후화나 하자 등의 이유로 주민공동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후죽순처럼 조성되고 있는 야외수영장이나 연못, 분등 등과 같은 수변 시설도 겨울철에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관리 부담에 아예 주민공동시설을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적잖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B아파트의 경우 입주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주민공동시설의 30%가량은 문을 걸어둔 채 개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생산비를 투입해 물리적인 양을 증가시킬 수 없는 부동산의 특성(일명 ‘부증성’)을 감안할 때 자원 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위화감을 부추긴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지어진 아파트는 가격이 다르더라도 단지 내 시설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 지어진 아파트는 이전 아파트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되었거나 단지 규모가 작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비아파트 거주시설 입주민으로서는 빈약한 편의시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공동시설을 인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즉 해당 시설을 지역공공시설처럼 활용하게 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것입니다. 주민공동시설의 효율적인 활용과 관리가 이뤄지도록 입주민과 위탁관리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설 활용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합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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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 사다리, 다시 세우겠다” 새 국토장관 후보자의 약속[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국토·교통 분야의 정통 관료이다.” 정부가 지난 4일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이 가운데에 국토교통부도 포함됐습니다. 장관 후보자는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었습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인사발표 브리핑에서 “후보자가 풍부한 정책 경험과 현장 경험을 두루 겸비하고 있어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강화하고, 모빌리티 혁신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소개했습니다. 여론의 평가도 대부분 이를 수긍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복잡하게 꼬인 국토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입니다. 박 후보자는 1983년 행시 27회로 옛 건설부에 첫발을 내딛으며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이어 2014년 5월까지 30년 이상 국토부에서만 근무하며 내공을 쌓은 국토 행정의 전문가입니다. 그의 후보자 지명에 대해 여론 만큼이나 국토부 내부 반응도 호의적입니다. 그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된다면 권도엽 장관(재임기간·2011년 6월~2013년 3월) 이후 10년여 만의 내부 출신 장관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국토부는 꽤 높은 업무 전문성이 요구되는 정부 부처입니다. 행정안전부의 정부기구도표에 따르면 국토부는 본부와 15개 지방청 등에 모두 4124명(2023년 3월 말 기준)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또 정부 전체 1년 예산(2024년 세출안 기준)의 9%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사용합니다. 이는 61개에 달하는 정부 부처 및 각종 위원회 가운데 5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업무도 국민 실생활에 밀착한 것들이 대다수입니다. 주거 안정부터 국토 균형, 도시 개발, 도로·철도·공항 등 각종 국가기간시설(SOC)의 건설 및 운영 등 결코 쉽지 않은 문제들입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미래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모빌리티 관련 산업 육성에도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 대부분은 구상에서 계획 수립을 거쳐 실행에 이르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이 필요합니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토부에서 하급직 관료로 출발해 잔뼈가 굵은 경우가 아니면 관련 업무를 파악하는 데 최소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게다가 잘하면 본전이고 잘못하면 티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표적인 게 주택 정책입니다. 정책을 제대로 펼쳐 시장이 안정되면 당연한 일입니다. 반면 집값이나 전세금이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고, 관련 시장이 불안해진다면 국토부는 물론 정권의 실패로 평가받기 일쑤입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이는 국토부 장관이 결코 영예로운 자리로만 여겨질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과거 역사를 보면 정치적인 이유나 부적절한 행동 등으로 인해 장관직에서 불과 15일 만에 하차하는 등 불명예 퇴진자가 적잖았습니다. 박 후보자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입니다. ● 장관 평균 재직 기간 1년 3개월…15일 단명 장관도 국토부가 현재의 모양을 갖춘 건 1994년 12월 24일에 단행된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폐합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구현하겠다’며 두 부처를 합쳐 ‘건설교통부’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는 ‘국토해양자원 관리와 경제 인프라 지원 기능을 결합해 국토의 가치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건설교통부를 해양수산부와 합친 뒤 문패를 ‘국토해양부’로 바꿔 달았습니다. 이어 2013년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토해양부에서 해양수산부를 다시 떼어냈고, 이름도 ‘국토교통부’로 교체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30년간 23명의 장관이 배출됐습니다. 이들을 유형별로 보면 15명이 관료 출신이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정치인(6명)이거나 교수(2명) 출신이었습니다. 관료 출신 가운데에서도 사무관 때부터 국토부 업무를 익혀온 내부 출신 장관은 4명에 불과합니다. 강동석(재임기간·2003년 12월 29일~2005년 3월 28일) 추병직(2005년 4월 6일~2006년 11월 19일) 정종환(2008년 2월 29일~2011년 6월 1일) 권도엽(2011년 6월 2일~2013년 3월 11일) 전 장관 등입니다. 현직인 원희룡 장관(2022년 5월 21일~현재)를 제외한 전체 22명의 장관의 평균 임기는 452.2일로, 15.1개월(1년 3개월여)에 해당합니다. 유형별로 보면 관료 출신이 461.1일(15.4개월)로 학자(419.5일·14개월)나 정치인(438.6일·14.6개월)보다 길었습니다. 다만 내부 출신 국토부 장관은 720.3일(24개월)로 평균을 크게 웃돌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기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3년이 훌쩍 넘는 1186일 동안 맹활약했던 정종환 전 장관의 공로가 큽니다. 하지만 나머지 3명도 모두 평균 기간 이상 장관으로 재직했습니다. 반면 정치인 출신 장관의 임기는 길지 못했습니다. 재임 기간만 1285일로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 타이틀을 거머쥔 김현미 전 장관(2017년 6월 21일~2020년 12월 28일) 덕분에 평균 기간이 늘어났지만 1년 이상 재직한 장관은 드뭅니다. 원희룡 장관과 이정무 전 장관(1998년 3월∼1999년 5월)만이 1년을 넘겼을 뿐입니다. 특히 오장섭(2001년 3∼8월) 김용채(2001년 8∼9월) 두 전 장관의 임기는 6개월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취임(8월 22일)하고 15일 만인 9월 6일에 하차했습니다. 당시엔 민주당과 자민련이 연합해 정권을 잡은 뒤 장관 자리를 자민련 몫으로 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정이 깨지자 자리에서 물러난 것입니다. 두 명에 불과한 학자 출신 장관 임기가 상대적으로 짧아진 데에는 변창흠 전 장관(현 세종대 교수)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장관에 오른 서승환 전 장관(현 연세대 총장)은 2013년 3월 11일부터 2015년 3월 13일까지 2년 넘게 활동했습니다. 반면 변 전 장관은 2020년 12월 29일 임명장을 받은 뒤 불과 108일 만인 2021년 4월 16일 낙마합니다. 여기에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2021년 2월 4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대책(‘공공주도 3080+’)에서 핵심 사업이었던 광명·시흥 신도시가 빌미를 제공합니다. 정부 발표 직후인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LH 직원들이 신도시 후보지에 대한 사전정보를 입수하고 토지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직전 LH 사장이었던 변 전 장관이 이들 직원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여론의 반발을 불러왔고, 변 전 장관은 3월 12일 사의를 표명합니다. 한 달 뒤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4·7 보궐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문재인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한 달여 뒤인 4월 16일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전문성 앞세워 안정적인 국토교통 정책 추진 기대 대통령실은 4일 발표 전까지 복수의 후보자를 두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박 후보자의 낙점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발표 전날까지도 언론에는 복수의 후보자가 거론됐을 정도였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김대기 비서실장의 설명에서 언급됐듯 박 후보자가 지닌 국토 행정 분야의 전문성입니다. 그는 국토부에서도 핵심 보직으로 알려진 주택정책과장-토지기획관-건설정책관-국토정책국장-주택토지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두루 거쳤습니다. 국토부 내부에서도 이런 경력을 쌓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퇴직한 이후에도 국토부 관련 업무와의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퇴직 직후 대한전문건설협회 산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 후반기인 2016년 3월 LH 사장이 됐습니다. 이듬해인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바뀌었지만, 그는 3년 임기를 완주했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습니다. LH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이자 발생 부채를 20조 원 가까이 줄였고, 문 정부 국정과제인 ‘주거복지 강화’를 주도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문재인 정부가 123개 공공기관 및 기관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번째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우수 기관장 2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관련 분야에 대한 이론 무장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1995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2007년에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지역계획학 석사를 받았습니다. 2015년에는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따냈습니다. 이처럼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였기에 그는 2014년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좌우 정부를 가리지 않고 개각이 진행될 때마다 국토부 장관 하마평에 꾸준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만큼 준비된 ‘장관 후보자’라는 뜻입니다. 현재 국토부 두 명의 차관이 국토부 현안을 다루기에는 전문성과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역대 국토부 차관은 모두 36명인데, 대부분은 국토부 출신으로 채워졌고 외부인은 4명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국토부 행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들이 임명됐던 자리입니다. 3선 국회의원 출신 원희룡 장관이 보여줬던 정치적 행보에 대한 피로감도 정통 관료 출신 후보자에 무게를 실어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 장관은 재직 기간 대부분의 휴일을 반납하고 각종 현장을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일 많이 하는 ‘셀럽(유명) 장관’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습니다. 반면 뚜렷한 성과 없이 자신의 홍보에만 매달린 ‘사상 최초의 장관 유튜버’라는 냉소적인 평가도 나옵니다. 국토부가 원 장관 취임 이후 9일까지 ‘장관동정’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보도자료만 221건입니다. 이는 재임기간이 원 장관보다 2배 이상 긴 김현미 전 장관(144건)보다 50% 이상 많은 것입니다.● 장관 후보자의 입에 모아진 관심 이제 시장의 관심은 박상후 후보자가 펼쳐나갈 윤석열 정부 2기 국토부 정책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그는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주거 안전망 구축과 출퇴근 교통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입니다. 박 후보자는 지난 4일 후보자 지명 직후 국토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소감문을 통해 “지난 30여 년간 국토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근무하면서 국민들께서 일상에서 경험하시는 주거 문제, 출퇴근 문제와 함께 지속 가능한 국토와 도시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면) 촘촘한 주거 안전망 구축과 주거 사다리 복원을 통해 국민들의 집 걱정을 덜어드리고, 출퇴근 교통혁신을 통해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의 시작과 끝을 보다 편안하게 만드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유관 산업에 대한 발전 지원과 적극적인 소통 행정 노력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소감문에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건설교통 관련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이어 “지역 균형발전, 저출산 대응 등 현안이 산적한 부처인 만큼 세심히 챙겨나가겠다”면서 “(이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언론, 전문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함으로써 국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심도가 높은 주거정책과 관련해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흐름을 감안해 “아파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화두를 던져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는 그가 5일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놓은 것이었습니다. 그는 “주택 수요가 굉장히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고, 거기에 맞는 다양한 주택들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첫 출근길에서 밝혔던 “오랫동안 갖고 있던 아파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비아파트 중심의 주택 정책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박 후보자는 이같은 정책의 필요한 이유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꼽았습니다. 즉 “과거 40년과 달리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는 시절이 다가오고 있다”며 “(아파트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이뤄진) 40년이 지나고 새로운 30년, 20년이 오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주택 정책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우려되고 있는 급격한 공급 감소에 따른 집값 불안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3기 신도시를 조기에 착수해 빨리 공급한다든지 재건축·재개발 사업 중 지체되고 있는 것들을 빨리 진행시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더불어 공급 형태를 다양화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어 공급 형태에 대해서는 “도심에서 소규모로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빠른 시간 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그동안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오피스텔, 다세대, 연립주택 등과 관련한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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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 지을 땅이 없다… 도로 지하화 사업은 어디까지 왔나[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서울에서 경기보다 출퇴근 비용 더 든다.’ 동아일보가 지난 11월 30일 자로 기획 보도한 ‘나의 출퇴근 체감비용’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기사에는 흥미로운 분석내용이 많습니다. 기사에서 제시한 출퇴근 체감비용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근로자가 지하철 등을 이용하며 내는 교통비 이외에 출퇴근 시간과 혼잡도로 인한 불편을 금액으로 환산해 모두 더한 값입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직선거리가 비슷한 지역이라도 교통 인프라에 따라 출퇴근 체감비용은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예컨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둔 직장인이 경기 광명에서 출발할 때 체감비용은 월 77만 원이었습니다. 반면 하남은 66만 원, 성남은 31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성남 용인 수원 화성 등지에 신도시가 집중적으로 개발되면서 서울 동남권에 교통망이 집중적으로 개발됐던 점을 감안하면 예측 가능한 결과입니다. 다만 행정구역으로 서울이지만 출퇴근 비용이 경기 지역보다 높은 곳이 있다는 사실은 눈길을 끕니다. 서울 노원구나 도봉구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경우 월 체감비용이 70만 원, 86만 원으로 각각 추정됐습니다. 반면 이들 지역보다 북쪽에 위치한 경기 구리시 거주자는 65만 원으로 훨씬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분석에 참가했던 김진희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 북부권에선 경기 지역보다 출퇴근 여건이 나쁜 것으로 나타나는 지역이 적잖다”며 “서울 내 심각한 교통 인프라 불균형을 해소할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르면 2029년 서울 북부지역 거주자들의 체감비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동북부지역 핵심도로인 동부간선도로 일부 구간에 총길이 10.1km, 왕복 4차로 크기의 지하도로가 신설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업을 맡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11월 22일 사업비 1조 370억 원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업비를 확보했다는 의미이자, 사업 본격화를 선언하는 것입니다. 지하도로가 개통되면 지상 도로의 차량 정체가 크게 해소되고 통행시간도 기존 30분대에서 1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습적인 교통정체로 붙여졌던 ‘똥부간선도로’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평가받던 서울 동북권의 활성화와 함께 부동산 가치 상승도 예상됩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등의 지하화 사업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경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의 지하화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련 사업의 규모가 방대할뿐더러 수도권 일대 교통 시스템과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추진 중인 주요 도로 지하화 사업 현황과 의미 등을 꼼꼼히 짚어볼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1단계 2029년 준공 목표 제일 먼저 사업 추진이 본격화하고 있는 동부간선도로입니다. 서울시 산하 ‘서울기록원’에 따르면 동부간선도로는 송파구 장지동에서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까지 33km 구간을 연결하는 자동차 전용 도시고속도로입니다. 상계동 택지개발에 따른 교통 대책으로 1988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해 1999년 전 구간이 개통됐습니다. 공식적인 명칭은 ‘61번 서울특별시도’이지만, 서울 북동부와 동남부를 연결한다는 뜻에서 동부간선도로로 불립니다.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등 다른 서울시의 고속화도로와 마찬가지로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주말이면 종일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을 볼 수 있는 상습 정체 도로입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는 2단계로 추진됩니다. 이번에 본격화를 선언한 사업은 대우건설이 2015년 서울시에 먼저 제안해 추진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즉 노원구와 중랑구의 접경지역인 월릉교에서 강남구 대치동까지 12.2km 구간에 지하 60m 깊이의 대심도(大深度) 지하도로와 한강 하저터널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특히 2단계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된 이후 추진되는데, 기존 동부간선도로 노원구 월계동에서 성동구 송정동까지 11.5km 구간에 지하 도로를 건설화하는 사업입니다. 1단계 사업은 다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맡은 민자사업 구간과 서울시가 시비를 투입하는 재정사업 구간으로 나뉩니다. 민자사업 구간에는 강남구 청담동에서 성북구 석관동까지 10.1km 구간 지하에 소형차 전용 왕복 4차로 도로와 IC 4곳, 영업소 2곳 등이 들어섭니다. 이 구간에는 하천과 한강 하저가 포함돼 있어 난공사가 예상됩니다. 공사는 2029년 완료를 목표로 내년 3월 시작되며, 착공 후 30년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운영권을 갖습니다. 재정사업 구간은 민자구간의 남쪽에 해당하는 영동대교 남단부터 대치동 대치우성아파트사거리까지 2.1㎞ 구간에 걸쳐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시비 334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올해 2월 시공사도 선정됐습니다. 서울시는 민자사업 구간과 개통 시기는 맞출 예정이어서 2029년 완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1단계가 완료되고 월릉교에서 대치동을 왕복 4차로로 직접 연결하는 지하도로가 뚫리면 돼 간선도로의 교통량이 현재 15만5100대(하루 평균 기준)에서 8만7517대로 43%(6만 7583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동남∼동북권 통행시간도 기존 30분대에서 10분대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서울시는 또 2단계 사업으로 1조 6376억 원을 투입해 단거리 지역 교통을 연결하고, 중랑천을 친환경 수변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또 1단계 사업 구간이 끝나는 ‘대치우성아파트사거리’부터 ‘성남~강남 고속국도 종점’(일원동 일원터널교차로)까지 3㎞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성남~강남 고속국도는 국토교통부가 경기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서 서울 강남구 일원동까지 9.5㎞ 구간에 왕복 4차로를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 경부고속도 지하화는 국토부와 서울시 구간 동시 추진 약칭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으로 불리는 ‘경부고속도로 용인~서울 구간 지하화’는 정부가 3조 2000여억 원을 투입해 경기 용인시 기흥IC(나들목)에서 서울 서초구 양재IC까지 32.3㎞ 구간에 4~6차로 규모의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에 서울시 관리구간(양재 IC~반포IC) 6.2 2027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데, 올해 1월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가 진행 중입니다. 공사가 완료된다면 기흥IC 북쪽 구간의 교통량이 4만 대가량 줄어들고, 기흥에서 양재까지 통행시간도 30분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예타가 진행 중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규모 축소가 예상됩니다. 당초에는 인천 서구 남청라 나들목(IC)부터 서인천 IC를 거쳐 서울 양천구 신월 IC까지 19.3km 구간에 4~6차로 지하도로 2개를 뚫는 방식으로 추진됐습니다. 그런데 예타 과정에서 BC(비용 대비 편익)값이 기준치(‘1’)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국토부가 사업을 축소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출홀구갑)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 출발지점이 남청라IC에서 봉수지하차도(청라1동) 입구로 변경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이 경우 전체 사업 구간은 15.3km로 줄고, 사업비는 2조 원가량에서 1조 7000억 원으로 낮아집니다. 2032년 개통 목표로 2027년 상반기에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며, 계획대로 되면 상습 정체 구간인 남청라~여의도 구간 통행시간이 40분에서 17분으로 23분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퇴계원~판교 구간 지하화는 약 31.5km 구간에 4조여 억 원을 투입해 지하 고속도로를 설치하는 사업입니다. 2027년 설계 착수를 목표로 현재 예타를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영동고속도로의 용인∼과천 구간(31.7㎞) 지하화는 3조 18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입니다. 내년 상반기 예타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시는 경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 지하화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부간선도로는 경부고속도로 서울 진입 구간이자 서울시가 관리하는 양재IC~반포IC 구간(7㎞)입니다. 상습적인 교통 정체와 도시공간 단절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서울시는 이 구간에 왕복 4~6차로의 중심도 지하도로를 건설하고, 지상을 일반도로로 바꾸는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강변북로도 일부 구간에 대한 지하화와 구조 개선이 본격 검토되고 있습니다. 강변북로를 지나는 가양대교~영동대교까지 북측 7.4km 구간을 지하화하고, 지상 구간을 일반도로로 변경하는 게 핵심입니다.● 교통 정체 해결 위한 추가 부지 확보 불가능 이처럼 국내 주요 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해당 간선도로의 교통체증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데다, 과도한 차량 통행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나 소음, 초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적잖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수도권의 주요 고속도로는 도로 용량 초과로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대부분 구간의 서비스 수준은 극심한 교통정체 수준인 E~F로 30km 내외의 짧은 거리를 주행하는데, 최대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여기에 대부분의 간선도로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도시 외곽에 있었지만, 현재는 도시가 커지면서 도시 내 시설물로 자리매김한 것도 문제입니다. 도시 경관을 해치고 지역 생활권의 단절 등을 일으키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게다가 서울 주변으로 추가되는 신도시 개발은 주요 도로의 교통정체를 가중시키는 요인입니다. 대표적으로 3기 신도시는 대부분 경부고속도로나 경인고속도로, 수도권 제1 순환 고속도로 등의 주변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초미세먼지도 문제입니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배출원별 비중을 보면 난방발전이 39%로 가장 높고, 자동차 운행에 따른 매연이 25%로 뒤를 잇습니다. 또 지역별로는 국외가 55%로 절대적이지만, 서울시 내부도 22%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6㎍/㎥로, 런던 뉴욕 도쿄 파리 등 해외 주요 도시 대비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도로 인프라와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저감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눈앞으로 다가온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에 대비하는 측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 앤 컴퍼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율주행자동차는 2040년 기준 전체 차량의 6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어 자율차가 일상생활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폭발적인 도로망 확충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9월 발행한 보고서(‘미래 교통환경 변화에 대응한 도시교통관리방향-자율주행자동차 전용 지하도로 중심으로’)에 따르면 완전 자율주행자동차 도입 시 승용차 통행시간 가치(승용차 이용에 따른 비용)가 약 20% 감소하고, 승용차 통행량은 약 14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응한 도로 용량 확보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상에 도로 인프라를 추가 확충하는 것은 부지 확보나 환경 이슈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연구원은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전용 지하도로 네트워크를 제시합니다. 이 경우 수송용량은 140% 늘어나고, 통행시간은 기존 승용차나 지하철 대비 30~7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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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규제가 키운 오피스텔, 제대로 된 주거상품 되려면…[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주택인 듯 주택 아닌 주택 같은 부동산 상품으로 불리는 게 있습니다. 바로 오피스텔입니다. 오피스(Office)와 호텔(Hotel)의 합성어로 업무와 주거 기능을 겸한 건축물입니다.1980년대 중반 국내에 첫선을 보일 당시만 해도 사무실이 주된 용도였습니다. 하지만 택지난에 시달리는 도심지에서 아파트를 대체할 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2010년 이후에는 준주택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에 맞게 규제도 조정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오피스텔 누적물량이 100만 실을 넘어섰고, 주거용 건축물 가운데 아파트-단독주택-다가구주택의 뒤를 이을 정도로 비중도 높아졌습니다.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인구 구조 변화 추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그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최근 10년 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공급과 이에 따른 수익률의 지속적인 하락,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분류되는 점 등은 오피스텔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이런 가운데 최근 오피스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정부 발표가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우선 국세청이 매년 고시하는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내년에 낮추기로 했습니다. 기준시가가 하락하는 만큼 오피스텔 소유자의 내년 세 부담은 줄어듭니다.국세청은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오피스텔 기준시가(안)’에서 전국 오피스텔 122만 실의 기준시가를 4.78% 하향 조정했습니다. 관련 고시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대다수의 언론은 ‘19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국세청은 실거래가나 시세를 기준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양도소득세나 ▲상속세 및 증여세 ▲취득세, 산세 등 지방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부과합니다. 하지만 이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 기준시가를 활용합니다.국토교통부도 지난 17일 어린이집과 경로당을 오피스텔의 부속 용도로 인정해 용도 변경 없이 설치를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오피스텔 건축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오피스텔에 어린이집, 경로당 같은 주민 공동시설이 허용됩니다.현재 오피스텔은 주거 목적으로 이용하고 바닥난방도 설치할 수 있지만 아파트와 달리 건축물 용도 변경 없이는 어린이집 등 주민공동시설을 설치할 수 없습니다. 주민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뜻인데, 앞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게 됐습니다.서울시는 이에 앞선 지난 15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등 4개 지역에서 토지거래 허가를 받아야 할 대상을 ‘아파트’로 한정한다는 내용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확정해 16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4곳은 투기적 수요 억제를 이유로 2020년 6월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세 차례 연장되며 이날까지 규제를 받아왔습니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과 단독주택, 상가 등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조치들은 모두 오피스텔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도심지역 아파트 대체제로서 오피스텔의 공급 활성화를 위해선 보완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대부분 주거용으로 이용되며 규모도 대형화하고 있는데도 입법 사각지대가 많다는 것입니다. 오피스텔이 걸어온 길과 과제,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결 방안 등을 정리해겠습니다. ●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준비과정에서 탄생한 오피스텔국내 오피스텔 1호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성지빌딩’입니다. 지하 3층~지상 17층 건물에 4개 층에 오피스텔이 있습니다. 시공사는 성지건설입니다. 이 회사는 누리집에 “지난 1984년 국내 최초로 오피스텔이라는 용어를 도입한 ‘마포 성지오피스텔’은 국내 오피스텔 문화의 효시가 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피스텔의 탄생에는 ‘86 서울 아시안게임’(이하 ‘86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이하 ‘88올림픽’)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대학건축학회가 1987년에 발행한 논문집에 실린 ‘오피스텔의 건축계획 기준설정에 관한 연구’라는 4쪽 분량의 소논문에서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은 “(당시 마땅한 설계기준이나 관련 규정이 없는) 오피스텔의 타당성과 문제점을 검토하고, 계획기준이 되는 요소들을 건축적 해결방안으로 제안함으로써 오피스텔의 계획지침을 제시할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논문은 오피스텔의 출현 배경에 대해 “사회 경제적인 변화로 기존의 호텔을 사무실화하거나, 복합건물 또는 아파트를 사무실로 변형시켜 이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처럼 내적으로 새로운 기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팽배해지면서 오피스텔이 개발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원인으로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꼽았습니다. “서울시가 (두 개의) 국제행사를 앞두고 도심재개발을 추진하면서 도심에 사무용 빌딩 신축이 활발해지고, 공급 과잉이 야기되자 새로운 형태의 사무실이 필요해졌다”는 것입니다.여기에 “88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외국회사의 지점 및 바이어들의 국내 연락사무소가 필요하게 되자, 도심재개발사업을 통한 사무실을 오피스텔로 활용하는 게 정책적으로 장려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다원적 산업구조에 따라 직업과 업종이 다양화되고, 중소 기업체가 활성화 전문화되면서 규모는 작지만 짜임새 있는 사무실이 필요해진 점 ▲정보화 사회에 맞춰 소규모 업체에서도 사무자동화 기기의 공동사용이 요구된 점 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논문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와 여건 속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여 사회성을 높이려는 사업자들의 의지가 합쳐져 오피스텔이 개발됐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후 1988년 건축법을 통해 오피스텔은 제도화됐고, 2010년 이후 주택법에 기숙사, 다중생활시설, 노인복지주택과 함께 준주택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특히 집값이 급등할 때마다 아파트의 대체제로서 주목받으면서 오피스텔 공급은 크게 늘어납니다.하지만 이런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부동산 경기 상황에 따라 정부가 바닥난방 허용 여부와 허용 면적, 욕실, 전용출입구 설치 등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일을 반복했고, 그 때마다 오피스텔 시장도 부침을 겪어야 했습니다.● 수도권에 전체 오피스텔 70% 이상 입지오피스텔은 현재 전국적으로 122만 실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70~80%는 주거용으로 활용됐고, 주이용자는 40대 이하 1인 가구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3월 발표한 논문 ‘오피스텔 100만 호 시대, 성과와 과제’에 담겨진 내용입니다. 이 논문은 2022년에 전국 오피스텔 총 물량이 100만 실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공급 ▲수요 ▲투자자 측면에서 오피스텔의 특성과 보완과제 등을 분석한 것입니다. 논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주택 유형별 재고를 분석한 결과 오피스텔(2021년 6월)은 94만 1737실로 집계됐습니다. 아파트(1083만 채)-단독주택(356만 채)-다세대주택(199만 채) 다음이고, 연립주택(45만 채)보다는 2배 이상 많은 물량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 전체 오피스텔의 70.1%(66만 559실)가 위치했습니다. 특히 서울에 29.9%(28만1346실)가 몰렸습니다. 전체 주택의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비중이 각각 46%, 54%입니다. 또 인구 역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율이 50대 50으로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 지역에 오피스텔 수요가 집중돼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피스텔의 80% 내외가 도시철도역 직선거리 3km 이내에 자리했습니다. 특히 역세권으로 불리는 도시철도역과 직선거리 500m 이내에 위치한 오피스텔이 전체의 44.0%(41만4000실)에 달했습니다.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본사)에서 직선거리로 반경 3km 이내에 있는 오피스텔도 전체의 78.0%나 됐습니다. 2017년 기준 서울 거주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거리가 13.3km입니다. 오피스텔이 그만큼 직주근접에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피스텔 거주자 분석은 1190가구를 표본으로 실시됐습니다. 그 결과 1인 가구 비중이 73.4%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연령대는 40대까지의 비중이 77.4%에 달하고, 나이가 젊을수록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젊은 계층이 오피스텔을 선호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결과입니다. 이들이 사는 오피스텔의 66.9%는 원룸형이었고, 91.2%는 가구 및 가전제품이 제공되는 풀옵션 형태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평균 전용면적은 40㎡였습니다. 다만 자가(67.2㎡)가 가장 넓고, 순수월세(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임대방식)가 25.9㎡로 가장 작았습니다.임대주택으로 활용되는 비율이 80.4%였는데, 보증부 월세(전세금 형태의 보증금과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방식)가 57.9%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보증부 월세의 보증금 규모는 대부분 3000만 원 미만(88.3%)이었습니다.● 헷갈리는 정책 체계 등은 오피스텔 활성화에 걸림돌오피스텔은 이처럼 수도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직주근접에 유리한 입지적인 특성에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제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적잖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투명하지 못한 관리비입니다. 이에 따른 불만도 매우 큽니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이 최근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8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오피스텔 거주자의 88.4%가 “관리비가 비싸다”고 응답했을 정도입니다. 관리비는 일반적으로 공용관리비와 전용관리비로 나뉩니다. 그런데 이를 정확하게 구분 표시하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공용면적(복도, 주차장, 계단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실거주 면적 대비 공용관리비가 높게 나옵니다. 여기에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집합건물에 속해 관리비를 세부적으로 정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오피스텔 건물 관리단이 관리비를 임의대로 책정할 수 있고 세입자들에게 정확한 관리비 내역을 알려주지 않아도 돼 ‘깜깜이 관리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월 21일 ‘중개대상물의 표시·광고 명시사항 세부기준’(이하 ‘기준’)을 개정 고시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원룸·오피스텔 등 소규모 주택에서 10만 원 이상의 정액관리비가 부과될 경우 ⓵일반관리비와 ⓶사용료(전기·수도료, 난방비 등) ⓷기타 관리비로 구분해 세부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만약 이를 어기면 5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다만 이를 활용할 공인중개사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내년 3월 말까지는 계도기간으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의 활용도가 정부 기대를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 13일 본인의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지난 9월 16일부터 관리비 세부 내역을 입력하도록 의무화했지만, 플랫폼 중개 물건 중 겨우 2% 정도만 세부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을 정도입니다.오피스텔 건축기준과 요건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지만 금융이나 청약에서는 비주택으로 하고, 일부 세제는 주택으로 취급하는 등 혼란스런 정책 체계도 문제입니다. 이로 인해 민원이나 법적 분쟁 소지가 적잖습니다.국토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오피스텔 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 이와 관련해 “오피스텔의 법적 위상을 명확히 해서 혼선을 일으키는 정책 체계를 개선하고, 오피스텔과 주택 간 형성 문제를 최소화하는 한편 기존 오피스텔과 신규 오피스텔 간 간극 최소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이어 단기적으로는 오피스텔 관리수준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과 함께 오피스텔 사용 용도 신고 의무화, 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습니다. 주거용과 업무용으로 구분 사용되면서 세금 절세나 회피를 위한 허위신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고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과태료 처분 등과 같은 행정처분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건축기준 강화를 통한 주거 여건 개선 ▲실제 사용용도에 부합하는 과세 체계 적용 ▲오피스텔 정책 모기지 지원상품 확대와 규제지역 적용 등과 같은 제도 개선도 주문했습니다.88올림픽이 낳고, 아파트 규제가 키웠지만 여전히 주택인 듯 주택 아닌 부동산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피스텔은 제대로 된 주거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관련 정부 정책 담당자들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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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력후보지 다 빠졌다… 尹정부는 왜 신규 택지 이렇게 선정했나[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얘기 나왔던 유력 후보지가 모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지난 15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는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날 ⓵경기 구리 토평2지구 ⓶오산 세교 3지구 ⓷용인 이동지구 ⓸충북 청주 분평 2지구 ⓹제주 화북2 지구 등 5곳이 후보지로 공개됐습니다.이후 진행된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나온 첫 번째 질문은 정부가 공개한 5개 후보지에 대한 추가설명 대신 경기 고양 대곡이나, 하남 감북, 김포 고촌 등과 같은 지역들이 제외된 이유에 대한 배경 설명이었습니다. “(후보지 입지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가 있는 곳”이어서, 그동안 국토부가 신규택지 후보지 선정의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던 “서울지역 주택 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덧붙여졌습니다.김오진 국토부 제1차관은 이에 대해 “중장기적인 (수도권 지역의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토부는 이어진 추가 답변 과정에서 신규택지의 선정 기준으로 ⓵충분한 주택 수요⓶광역교통망 계획 ⓷난개발 방지 ⓸지역주민 및 지자체의 협조 가능성 등 4가지를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점은 이전까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신규 택지 선정의 중요 기준이었던 ‘서울 근접성’이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6차례에 걸쳐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집값 상승의 진앙지인 서울지역의 수급 불안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3기 수도권 신도시입니다. 경기 남양주 왕숙 1·2, 하남 교산,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 6곳은 모두 서울 도심까지 30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들입니다.현 정부 들어서 신규 택지 선정방침이 바뀐 데에는 금리의 고공행진 등에 따른 집값의 하향 안정세가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현 정부의 규제 완화로 서울 시내 재건축이 활발해지고, 도심 역세권 고밀 개발 등을 통한 도심 공급 활성화 대책 등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정부는 앞으로도 수도권 지역에서 신규택지를 추가로 발굴해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지난 9월 발표했던 ‘8만 5000채 규모의 신규택지’ 가운데 이번에 공개한 5곳, 8만 채를 제외한 잔여 물량의 입지를 공개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언론과 일부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이 점쳤던 지역들이 후보지에 포함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달라진 신규 택지 후보지 선정 기준과 현 정부 출범 이후 공개된 신규 택지후보지들의 입지 특성을 톺아보려는 이유입니다.● 달라진 신규 택지 선정 조건좌우를 막론하고 역대 정부 대부분 집값의 하향 안정을 목표로 수도권 일대에 대규모 신규택지를 지정·조성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택지 물량은 앞선 정부들을 넘어섰습니다. 국토부가 지난 2021년 10월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 정부가 출범 이후 2020년까지 신규로 지정한 공공택지 면적은 5373만㎡입니다. 노무현 정부(4075만㎡)나 이명박 정부(3093만㎡), 박근혜 정부(297만㎡)를 크게 웃도는 규모입니다. 여기에 당시 기준으로 택지지구 지정을 추진 중인 물량도 전국 3811만㎡, 수도권 2957㎡에 달했습니다.이처럼 집권 초기 공급에 문제가 없다며 주택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책에 골몰했던 문 정부가 뒤늦게 택지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내놓은 원칙은 ‘서울 근접성’이었습니다. 전국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기준이었습니다. 문 정부에서 30건에 가까이 쏟아낸 부동산 대책에서 택지공급 방안이 포함된 것은 모두 6건입니다. ⓵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발표 시점·2018년 9월21일) ⓶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2018년 12월19일) ⓷수도권 주택 30만 호 공급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 택지 추진 계획(2019년 5월7일) ⓸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2020년 5월 6일) ⓹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2020년 8월4일) ⓺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2021년 2월4일) 등입니다.모두 한결같이 ‘서울 접근성 양호’나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 가능’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특히 1번째 ‘9·21대책’에서는 ‘서울과 인접한, 서울과 1기 수도권 신도시 사이에 위치한 330만㎡ 이상 대규모 택지’라고 밝혔습니다. 또 3번째였던 ‘5·7대책’에서는 ‘3기 신도시가 서울부터 평균 거리 1km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하지만 현 정부의 수도권 신규 택지 선정 기준에는 서울 근접성은 없습니다. 대신 ⓵충분한 주택 수요⓶광역교통망 계획 ⓷난개발 방지 ⓸지역주민 및 지자체의 협조 가능성 등 4가지가 제시됐습니다. 특히 4번째 조건은 중앙 정부 주도로 신규 택지 후보지를 선정한 뒤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추가됐습니다. 현 정부 들어서 신규 택지 조건이 바뀌게 된 직접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는 집값의 하향 안정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 아파트값은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서울 강남 집값은 2년 전 수준으로 곤두박질을 쳤습니다.올해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계속되다 7월 이후 반짝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시 분위기가 주춤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2주 차(조사 시점·13일)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0.02% 올랐지만 상승폭은 전주(0.03%)보다 줄었습니다. 10월 3주차(10월16일·0.07%)를 정점으로 매주 상승 폭이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달에 이미 하향 곡선을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10월에 0.47%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게다가 연구기관들은 내년 값이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달 1일 발표한 ‘2024년 주택·부동산 경기전망’을 통해 “정책 강화,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내년 부동산시장에)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집값이 2%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현 정부가 꾸준하게 추진한 각종 규제 완화로 압구정동, 대치동, 여의도, 목동 등 서울 시내 인기 주거지역에서 재건축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점도 ‘서울 근접성’ 택지 확보에 대한 부담을 덜어줍니다. 또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도심 주요 간선도로 및 지상철 구간 지하화나 역세권 고밀 개발 등도 서울 근접 신규 택지에 대한 수요를 완화해주는 요인입니다. ● 수요 확보가 신규택지의 필요·충분조건정부의 바뀐 신규 택지 조건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선정된 신규 택지 후보지에서도 확인됩니다. 현 정부가 새로 발표한 택지는 이번에 발표된 5곳을 포함해 모두 8곳입니다. 나머지 3곳은 경기 김포 한강 2지구(발표 시점·2022년 11월), 평택 지제역세권(2023년 6월) 경남 진주 문산지구(2023년 6월)입니다. 이 가운데 ⓵용인 이동 ⓶청주 분평2 ⓷김포 한강2 ⓸평택 지제역세권 ⓹진주 문산 등 5곳은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이나 광역교통망 확충에 따라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하려는 성격이 강합니다. 용인 이동지구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일대 228만㎡에 주택 1만6000채가 들어서는데, 정부가 올해 3월 발표한 용인 첨단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테크노밸리 1·2차가 인접해 있고, 동쪽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위치한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고려됐습니다.청주 분평2지구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 일대 130만㎡ 부지에 주택 9000채가 조성되는데, 청주역·오송역을 중심으로 신규 산업단지가 계속 조성되고, 반도체 공장 증설(SK하이닉스) 등 산업기능 강화로 인해 주거공간 확충이 요구되는 지역입니다.평택 지제역세권(면적·453만㎡, 계획주택수·3만3000채)와 진주문산(140만㎡, 6000채)도 인근에 위치한 첨단 산업단지 주거 지원을 위해 조성됩니다. 국토부가 올해 6월 발표한 보도자료(‘평택과 진주 2곳에 총 3만9000호 규모 콤팩트시티 조성’)에 따르면 평택 지제역세권은 평택-화성-용인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배후 주거단지입니다. 진주 문산 역시 경남 서부권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의 배후 주거단지 기능을 수행합니다.반면 김포 한강2지구(731만㎡, 4만6000채)는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 사업에 필요한 수요 확보가 주요한 사업목적입니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도자료(‘수도권 서부지역의 광역교통 확충 등 지역 현안 해결 추진-서울5호선·GTX 등과 연계한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조성’)에서 잘 드러납니다.이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서울시, 김포시, 서울시 강서구 등 지자체가 5호선 연장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도록 노선 인근 지역에 콤팩트 시티를 조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업타당성 확보에 필요한 수요를 새로 창출하겠다는 것입니다. 5호선 연장사업은 서울 방화역에서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 장기역까지 23.89㎞를 신설하는 사업입니다.정부는 또 신규 콤팩트 시티 조성에 따른 배후수요의 창출은 장기역에서 출발하는 GTX-D노선의 서울 도심권 연장사업의 타당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GTX-D노선은 김포 장기역을 출발해 검단역-계양역-대장 신도시역-부천종합운동장역-신도림역-여의도역-용산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입니다.● 지역민의 협조도 핵심 관건나머지 ⓵구리 토평2 ⓶오산 세교3 ⓷제주 화북2 등 3곳도 정부가 신규 택지 후보지 조건으로 내건 4가지를 모두 갖춘 곳으로 평가되지만, 지역주민 협조와 민원 해결에 보다 많은 비중이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구리 토평2지구가 대표적입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정부 발표 직후 가진 지역 언론 대상 설명회에서 “구리시의 30년 숙원사업인 한강변 토평지구 개발사업이 시작을 위한 물꼬를 텄다”며 “이 사업은 1990년대부터 논의가 시작되면서 구리시 발전을 견인할 핵심사업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정치적인 상황 등 여러 요인으로 사업이 중단 변경되면서 주민들의 개발 압박을 컸다”고 밝혔습니다.실제로 토평 2지구는 구리시 교문동 수택동 아천동 토평동 일대 292만㎡ 규모로 조성되는데, 서울에 인접해 있고 한강변에 위치해 주거지로서 매우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습니다. 정부도 이같은 입지적인 특징을 살려서 주거단지는 한강 조망으로 특화하고, 신성장 혁신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한편 한강변에는 여가·레저 공간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주택 목표 물량은 1만8500채입니다.오산 세교3지구는 오산시 가수동, 가장동, 궐동, 금암동, 누읍동, 두곡동, 벌음동, 서동, 탑동 일대 433만㎡ 부지에 주택 3만1000채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이 역시도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습니다. 이곳은 2009년 9월 이미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고, 개발계획까지 확정됐던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금난을 겪으며 토지보상 등에 차질이 빚어지자 2011년 3월 지구지정이 취소되는 아픔을 겪습니다. 이로 인해 오산세교 3지구를 1지구(면적·323만㎡)와 2지구(277만㎡)와 합쳐 1000만㎡가 훌쩍 넘는 대규모 신도시로 조성하려던 정부 계획도 무산됐습니다.이권재 오산시장은 정부 발표 이튿날인 지난 16일 지역언론인 설명회를 갖고 “세교3지구의 후보지 재선정으로 오산은 50만 자족형 커넥트시티로, 경제자족도시로 성장이 가능해졌다”며 “세교 1·2지구만 있을 때 발생하는 기형적 개발을 막고, 세교 1·2·3지구를 아우르는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경제자족도시 오산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 화북 2지구는 제주시 도련일동, 화북이동, 양평동 일대 92만㎡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인데, 주택 5500채가 들어섭니다. 제주시의 균형개발이 주요 사업목적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주시는 서부권(연동 등)에 비해 화북2지구가 포함된 동부지역이 개발이 더딥니다. 이에 따라 도시 활력을 높이기 위해 동부권의 계획적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습니다. 정부도 이를 반영해 화북 2지구를 북쪽에 위치한 제주 동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지구와 남쪽의 첨단과학기술단지(1·2단지) 등과 연계해 동부권을 대표하는 주거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유력 후보지의 추가 가능성은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고양 대곡, 하남 감북, 김포 고촌 등이 신규택지 후보지에서 모두 제외됐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모두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여기에 고양 대곡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 서해선이 지나고 내년엔 GTX-A도 개통 예정입니다. 김포 고촌은 서울 강서구와 인접한 곳으로 GTX-D와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남 감북은 서울 송파·강동구와 가깝고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광역교통망도 확보했습니다. 한마디로 신규 택지 후보지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 정부가 제시한 조건 4가지(⓵충분한 주택 수요⓶광역교통망 계획 ⓷난개발 방지 ⓸지역주민 및 지자체의 협조 가능성)을 만족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특히 지역주민 및 지자체 협조 가능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 직후 가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지역에서 주민 반발이 심하거나 단체장 협조가 없으면 본지구로 지정해 사업하기 힘들고, 좋은 입지라 하더라도 사업이 이뤄질 수 있느냐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해당 지역에선 개발에 대한 반발 여론이 적잖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하남 감북으로 원주민 개발 반대가 거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주민 반대로 소송이 4년간 이어지며 보상비가 급증하면서 2015년 해제된 경력도 있습니다.여기에 이들 지역의 지가가 이미 많이 올라 토지보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언론 등을 통해 이들 지역의 개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자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토지 가격이 올랐고, 이는 토지보상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실제로 신규택지 조성 과정에서 토지보상은 사업 진행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기 일쑤입니다. 3기 신도시의 경우에도 2019년 발표 이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마무리가 안 된 상황입니다. LH에 따르면 하남교산과 인천계양의 토지보상율은 99.8%, 고양창릉은 94% 진행됐습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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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하락하자 급락한 종부세 세수… ‘곳간 빈’ 정부 어쩌나[황재성의 황금알]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종합부동산세의 계절이 곧 다가옵니다. 이달 20일경이면 과세당국이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물가의 고공행진에 갈수록 얇아지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할 때 종부세는 적잖은 부담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올해 종부세를 부담해야 할 대상자와 납부세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입니다. 우선 종부세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공동주택 기준)이 지난해 대비 18.63% 하락했습니다. 이는 2004년 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래 최대 규모로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비율(‘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로 크게 낮춰진 상태입니다. 반면 종부세 면제 대상인 기본공제금액은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1세대 1주택자라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각각 높여졌습니다. 이런 조건을 조합하면 종부세 납부인원과 납부세액은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부과대상자와 납부세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2022년 종부세 대상자는 133만 5000명, 고지세액은 7조 5000억 원이었습니다. 2020년과 비교하면 납세자(76만 3385명)와 납부세액(3조 9006억 원)이 모두 배가량 늘어났습니다. 또 국회예산정책처가 올해 7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청에 따라 분석한 결과, 올해 종부세(결정세액 기준)가 지난해 6조 7000억 원에서 올해 4조 3000억 원으로 36.8%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제 관심은 내년도입니다. 지난해 크게 하락했던 집값이 올해 다시 상승 전환하면서 공시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실거래가는 올해 들어 8월까지 5.13% 상승했습니다. 최근 오름세가 주춤해진 상태이지만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공시가격과 시세의 비율인 현실화율도 관건입니다. 정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평균 69.0%) 수준으로 동결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급등한 재산세(보유세+종부세) 부담을 줄여주려는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세수가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년까지 현실화율을 묶어두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공시가격 산정업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주목할 만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우선 최근 누리집에 ‘2024년도 적용 개별주택가격/개별공시지가 조사·산정지침’(이하 ‘2024년 공시가격 지침’)을 공개했습니다. 공시가격을 어떤 식으로 정할 것인가에 대한 밑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또 내년 이후 적용할 공시가격 현실화율 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준비 중이라고 6일 밝혔습니다. 공청회는 20일 개최될 예정인데, 현장 참석이 어려운 경우 13일까지 국토부에 우편이나 이메일(waterlily8@korea.kr) 등을 통해 의견을 제출해야 합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게는 악몽이 됐던 종부세와 부동산 공시가격이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국토부 지침서와 공청회에 발표될 내용 등을 통해 미리 점검해봅니다. ● 개별주택 공시가격 대상 주택은 388만 채 국토부가 제시한 내년 공시가격 산정 작업의 대원칙은 ‘신뢰성·투명성·정확성 제고’입니다. 이를 위해 ▲정확한 공시가격 산정 ▲철저한 검증 ▲투명한 정보공개 등을 2024년 공시가격 지침의 핵심적인 과제로 선정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무리한 공시가격 인상으로 적잖은 사회적인 혼란이 빚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 이를 바탕으로 내년 개별주택의 경우 조사 대상이 388만 채로 올해(389만 채)보다 1만 채 줄었습니다. 지은 지 오래돼 멸실된 주택이 제외된 것으로 보입니다. 개별주택은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등)을 제외한 단독·다가구·다중주택과 주상용주택 등을 의미합니다. 전체 개별주택 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표준주택은 올해(23만 채)보다 2만 채 늘어난 25만 채가 선정됐습니다. 내년 조사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현장검증 강화로, 토지·주택 특성 협의 절차 과정이 별도로 신설됐습니다. 2022년 표준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을 수용한 사례 가운데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토지·주택 특성 협의를 위해 시장·군수·구청장은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해야 합니다. 협의체는 전년도와 올해의 조사 대상 부동산의 특성 변경 사항과 조사 결과와 현장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관련 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일을 맡습니다. 시군구의 지가 조사 담당자, 주택가격 조사 담당자, 표준지공시지가 조사·평가 담당자, 표준주택가격 조사·산정 담당자 가운데 각 1인 이상 총 4명으로 구성됩니다. 관련 법령 개정에 따라 변경되는 것도 적잖습니다. 예컨대 ‘공가’는 거주 또는 사용되지 않는 주택으로 개보수 및 대수선이 필요한 주택에서 사용 여부를 확인한 날로부터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않는 주택으로 수정됐습니다. 또 상업용지에 전기충전소가 추가됐습니다. 다중주택의 1층 바닥면적 기준이 330㎡에서 660㎡(주차장 제외)로 확대되고, 공시가격 산정 전산시스템은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KRAS)에서 운영되던 개별주택가격 산정업무를 분리해 독자적인 운영방식(‘부동산공시가격산정시스템(KOREPS)’)으로 운용합니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한 열람 기간은 올해(3월 21일~4월 10일)보다 내년(3월 19일~4월 5일)이 3일 정도 줄어듭니다. 최종 결정 공시일은 내년 4월 30일로 정해졌습니다. ● 개별공시지가 조사 대상은 3535만 필지 표준지공시지가를 토대로 작성되는 개별공시지가는 3535만 필지로 올해(3502만 필지)보다 33만 필지 늘어납니다. 개척지나 필지 분할 등으로 조사 대상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표준지도 58만 필지로 올해(56만 필지)보다 2만 필지가 증가했습니다. 기본적인 절차는 개별주택과 동일합니다. 즉 토지-주택 특성 협의 절차가 신설되고 관련 협의체를 운영하며, 부동산공시가격산정시스템을 이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또 개별공시지가 결정 공시일도 4월 30일로 같습니다. 관련 법령 개정에 따라 변경되는 것도 개별지가와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프장인데, 회원제 대중제 간이 등으로 세분화돼 있는 것을 ‘3홀 이상의 골프 코스를 갖추고 경영하는 골프장 부지’로 통일해 적용합니다. 다만 유료주차장에 대한 정의는 조금 더 다듬어졌습니다. 현재는 유료주차장에 대해 도시·군계획시설 주차장으로 지정돼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경우에 공공용지(주차장)으로 보고, 주택지대 내에서 사유지가 임의대로 유료주차장으로 활용되는 경우와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해당 주차장의 지목이 주차장이면서 도시·군 계획시설로 고시된 토지로서 사업이 착공 내지 완료된 경우 또는 지구단위계획으로 조성된 주차장 부지인 경우에는 공공용지로 조사하도록 명시했습니다. 또 토지 이용 상황에 따라 조사 내용이나 정보 정리 방식이 보다 구체화됩니다. 예컨대 개발사업지의 경우 ▲토지수용방식 ▲환지방식 ▲관리처분방식으로 구분한 뒤 사업 시기별로 조사하고 정리해야 할 내용을 구분했습니다. 시군구 공무원이 전담해 가격을 산정하는 개별주택가격과 달리 개별공시지가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작업이어서 시군구 공무원 이외에 감정평가사나 감정평가법인 등이 투입됩니다. 내년 조사평가 작업에 참여하는 감정평가사는 1278명으로 올해(1220명)보다 58명 늘어납니다. 표준지가 2만 필지 증가하면서 지역별로도 표준지가 전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표준지는 일정 단위의 구역에서 ▲지가의 대표성 ▲토지특성의 중용성(일정 구역 토지의 특성빈도가 가장 높은 토지) ▲토지용도의 안정성(토지이용 상황이 안정적으로 상당기간 유지되는 토지) ▲토지구별의 확정성(위치 등을 확인하기 쉬운 토지) 등을 토대로 선정됩니다. ‘2024년 개별공시지가 지침’에 따르면 전국 250개 시군구별 표준지 현황을 보면 경북 경주시가 6695필지로 가장 많았고, 제주 제주시가 6590필지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밖에 경남 진주시(5531필지) 경북 안동시(5430필지) 경기 화성시(5424필지) 전남 순천시(5325필지) 여수시(5145필지) 전북 익산시(5097필지) 경기 평택시(5053필지) 등도 5000필지 이상의 표준지가 배정됐습니다. 서울의 경우 종로구가 2026필지로 25개 구 유일하게 2000필지가 넘었습니다. 뒤를 이어 성북구(1955필지), 중구(1645필지) 은평구(1435필지) 서초구(1376필지) 서대문구(1363필지) 강남구(1348필지) 마포구(1343필지) 관악구(1337필지) 강서구(1304필지) 등에서 모두 1300필지 이상의 표준지가 선정됐습니다. ● 공시가 현실화율 로드맵 대규모 손질 한편 내년에 적용할 공시가격 현실화율에 대한 공청회가 20일 개최됩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세운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다시 손질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진행되는 것입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유형에 따라 최장 2035년(아파트는 2030년)까지 시세의 90%까지 끌어 올리기로 한 현실화율 제고 계획이 지나치게 가파른 공시가격 상승과 과도한 세 부담 증가로 이어졌고, 그 결과 국민 불편만 초래했다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기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고, 현실화 계획의 수정 및 보완 방안을 발표한 뒤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발표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입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용역에 대한 중간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조세재정연구원은 집값 하락 등을 고려해 현실화 계획을 1년 유예(동결)하되, 현실화율 목표치를 90%에서 80%로 10%포인트(p) 낮추고, 목표연도도 2040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정부와 여당은 최종적으로 2년간 급등한 보유세 부담을 줄인다는 이유로 올해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아파트는 당초 목표치 72.7%에서 69.0%로, 단독주택은 60.4%에서 53.6%로, 토지는 74.7%에서 63.5%로 각각 낮춰졌습니다. 이번 연구 발표 내용에는 당장 내년부터 시행될 현실화율을 제시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토부가 올해 8월 연구용역 입찰을 위한 제안요청서에서 요구한 과업들이 적잖기 때문입니다. 제안요청서에서 국토부는 크게 4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우선 2024년 이후 적용될 현실화율 목표 재검토입니다. 즉 적정한 보유 부담 수준과 부동산 시장 상황,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서 목표치를 제시해달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국민들이 느끼는 공시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최소화하라는 요구도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는 현실화율 목표 달성 기간과 달성 계획에 대한 재검토입니다. 부동산 유형이나 가격 구간별 균형성을 높이고, 보유 부담 급증이나 구간 변동에 따른 공시가격 급등과 같은 기존 계획의 문제점을 해결해달라는 것입니다. 기존 계획은 저가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고가(15억 원 초과)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2025년까지, 저가(9억 원 미만) 공동주택은 2030년까지 각각 목표치의 90%에 도달하도록 차등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의 경우 공동주택은 현실화율이 71.5%에 달했지만 단독주택은 58.1%에 불과했습니다. 또 같은 공동주택이라도 시세 15억 원 이상은 81.2%였는데, 9억 원 미만은 69.4%로 10%p 이상 벌어졌습니다. 세 번째는 예측하지 못한 경기 변동, 대내·외 여건 변화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비상대응방안(Contingency-Plan)’ 제시입니다. 현실화 계획이 기계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우려되는 보유세 부담 급증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력적인 조정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주문입니다. 여기에는 현실화 계획 일시 중단이나 현실화율 제고 방식 조정 등과 같은 방안이 포함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현실화율 제고를 위한 공시가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네 번째는 현실화율 제고에 따른 유관 제도에 미칠 영향력 검토입니다. 즉 공시가격 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재산세와 종부세 납세자 규모 및 납세액 변동,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및 피부양자 규모 변동에 대한 사전 영향력을 따져보겠다는 것입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2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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