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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참여하는 AI 연구센터가 설립된다. 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벤지오 교수가 안성진 전산학부 교수와 함께 ‘KAIST-밀라 프리프론탈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7월 1일부로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2024년도 해외 우수 연구기관 협력허브구축사업’의 일환이다. 안 교수팀은 7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총 27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이번에 설립된 AI 연구센터를 통해 진행되는 국제공동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고위인지 능력을 모방하는 ‘시스템2’ AI 기술 개발이다. 시스템2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니얼 카네만이 주창한 듀얼프로세스 이론에서 제시된 개념이다. 시스템1은 직관적이고 빠른 인지를 담당하는 사고 처리 방식, 시스템2은 수학적 논리 추론과 같이 복잡한 사고 처리 방식이다. 현재의 딥러닝 기술로는 계획, 판단, 추론 등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2 수준의 사고를 구현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고위인지 기능을 AI에 통합하는 ‘프리프론탈 AI’의 기반 기술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KAIST 관계자는 “이번 연구센터 설립을 통해 KAIST의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기름만 건져 올릴 수 있는 ‘스마트 국자’와 접이식 온·오프 교통카드가 올해 가장 우수한 학생 발명 아이디어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수상작이 3일 발표됐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1만1589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번 경진대회의 최고상인 대통령상은 김태형 군(경북 포항 신광중 3학년)에게, 국무총리상은 김예원 양(세종 한솔고 2학년)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0월 8일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개최되며, 대통령상 및 국무총리상 수상 작품을 비롯해 본선에 출품된 300여 점의 작품이 이달 13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미래기술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부터 동아일보사, 국립중앙과학관이 매년 주관해 왔다.》“고지혈증이 있는 아빠를 위해 기름을 걸러낼 수 있는 국자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국자의 이름도 ‘뱃살 빼고 백살까지! 기름 잡는 국자’로 정했습니다.”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태형 군은 3일 열린 수상자 브리핑에서 발명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가 아빠의 건강이었다고 했다. 김 군이 개발한 스마트 국자는 크게 두 가지 과학 원리가 적용됐다. 하나는 물에 기름이 뜰 수 있는 밀도 차이, 또 다른 원리는 조선 시대에 쓰이던 술잔 ‘계영배’의 원리다. 계영배는 잔의 70% 이상이 채워지면 잔 가운데의 얇은 관을 통해 술이 아래로 모두 흘러내리는 잔이다. 김 군이 개발한 국자를 기름이 많은 국에 넣으면 기름은 위로 떠오르고 국자 아래쪽에는 국물이 채워진다. 그러다 일정량 이상이 채워지면 마치 계영배에서 술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국물만 국자 아래로 빠지고 기름층만 남게 된다. 김 군은 처음에는 밀도 차이만을 이용하는 국자를 만들려고 했지만, 아무리 해도 약간의 물이 섞여서 분리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과 온갖 서적을 뒤진 끝에 계영배의 원리를 찾았다. 김 군과 함께 팀을 이룬 금강선 신광중 교사는 “학생과 함께 계영배의 원리를 찾았을 때 ‘유레카’를 외쳤다”고 했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실제 기름만 빼는 국자를 만드는 길은 험난했다. 국자에서 국물이 빠져나가는 관의 폭부터 높이까지 하나하나 실험을 해보지 않고는 결과를 알 수 없었다. 김 군과 금 교사는 학기 중에는 점심시간을 쪼개서 실험하고, 여름방학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학교에 나와 실험을 이어갔다. 금 교사는 “정말 수천 번의 실험을 진행한 것 같다”고 했다. 김 군도 “방학 때 놀러가고 싶은 것을 참으며 실험하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좋은 결과를 얻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펼치면 ON-접으면 OFF 되는 교통카드 개발”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영예의 수상자들국무총리상 한솔고 김예원 양“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집에 오고 갈 때 항상 짐이 많았어요. 그럴 때 버스 교통카드 단말기에 여러 카드가 꽂힌 지갑을 대면 인식이 안 돼 너무 불편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김예원 양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발명품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김 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물리 시간마다 등장하던 패러데이 법칙을 생각해 냈다. 패러데이 법칙은 자기장의 크기가 변하면 유도 전류가 발생한다는 법칙으로, 버스 카드 단말기가 카드를 인식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김 양은 이 법칙을 거꾸로 활용해 카드를 펼치면 일반적인 카드와 동일하게 작동하고, 카드를 접으면 유도 전류가 흐르지 않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김 양은 “카드 양쪽에 같은 방향으로 감은 두 코일을 넣으면, 카드를 폈을 때는 전류가 흐르지만 반으로 접으면 양쪽 코일에 흐르는 전류가 반대 방향이 되면서 전류가 흐르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카드를 펴면 ‘온(ON)’ 상태가 되고 접으면 ‘오프(OFF)’ 상태가 되는 것이다. 김 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접은 상태에서 카드의 온·오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차폐 필름을 적용했다. 카드의 한쪽 면에 차폐 필름을 붙여 차폐 필름이 안쪽으로 가도록 카드를 접으면 ON이 되고, 차폐 필름이 바깥쪽으로 가도록 접으면 단말기의 자기장이 차단되며 전류가 흐르지 않는 OFF가 되도록 한 것이다. 김 양은 “최근 많이 사용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끼우고 다닐 수 있도록 카드의 크기를 줄였다”고 했다. 김 양과 지도교사인 박정규 한솔고 교사는 스마트폰으로 버스 카드를 충전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카드가 실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김 양은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것을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뿌듯했다”며 “위대한 발명가들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식품연구원 직원이 연구원 내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공간에 가상화폐 채굴 서버를 몰래 설치해 1년 이상 채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 과정에서 이 사실이 적발돼 해당 직원은 해임 처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NST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식품연 특정감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식품연에 A 실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 실장은 2022년 연구원에서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를 빼돌렸다. 이를 이용해 가상화폐 채굴용 서버를 만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원들이 드나들지 않던 홍보실 내 창고에 채굴 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연구원 예산으로 에어컨 등 채굴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했고 별도의 전기시설 공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실장은 2022년 4월 처음 채굴 서버를 설치했고 지난해 9월 발각됐다. 식품연이 내부 물품 수량 조사 중 GPU 수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고 자체 조사를 벌여 인가되지 않은 외부망이 연결돼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식품연의 정보보호 시스템하에서는 가상화폐 채굴과 전자지갑 관리 등이 불가능하지만 외부망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 실장은 가상화폐 채굴용 GPU를 구매하기 위해 소속 직원의 계정까지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속 직원들에게 GPU 구매를 지시했으나 구매가 늦어지자 본인이 직접 소속 직원의 계정으로 접속해 GPU를 구매한 것이다. NST 감사위원회는 A 실장으로 인해 발생한 연구원의 손해가 약 786만 원이라고 추정하고 이를 회수하도록 식품연에 요구했다. 또 A 실장이 근태 기록을 부정으로 등록하고 사문서를 위조한 점 등을 들어 해임하도록 권고했다. 이 외에도 식품연의 보안 강화를 위해 망 분리 운영 실태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유수 도쿄대 교수와 하콴 라우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팀리더를 융합 연구 분야 신규 연구단장으로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김유수 신임 양자 변환 연구단장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응용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 RIKEN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가장 높은 연구자 직책인 수석과학자에 선정됐다. 라우 팀리더는 뇌과학 이미징 공동 연구단장으로 선임됐다. 라우 신임 단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를 거쳐 2021년 RIKEN 뇌과학 센터 팀리더로 부임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이 2일 이사회를 열고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했지만 부결됐다. 이로써 독자 경영을 선언한 모녀 측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미약품은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장남 임종윤 이사와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또 다른 세력을 이뤄 경영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모녀 측 인사인 박 대표는 지난달 29일 형제 측이 장악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는 별개로 인사 조직을 신설하고 독자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사회는 독자 경영을 하려는 모녀 측의 행보를 저지하려는 임 이사의 긴급 소집으로 이뤄졌다. 형제 측은 임 이사를 한미약품의 새 대표로 선임하려 했으나 부결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이 모녀 측 인사 7명, 형제 측 인사 3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한미약품의 독단적인 독립은 주주가치 훼손”이라며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과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까지 고려하겠다”란 뜻을 밝힌 만큼 현 체제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모녀 측은 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한미약품 지분 7.72%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손잡고 형제 측과 맞설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9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임시주총을 7월 29일 청구한 바 있다. 아직 개최 시기는 미정이며, 만약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경영권 분쟁 ‘2라운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공지능(AI)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면 현재 미국 시가총액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엔비디아가 모두 오픈AI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엔비디아와 애플이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등 AI 생태계를 이루는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AI 투자에 뛰어들며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AI 칩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 애플은 다음 달 출시하는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16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오픈AI의 이번 자금 조달은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사 스라이브 캐피털 주도로 진행 중이며 오픈AI의 기업 가치를 1000억 달러(약 133조9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애플과 엔비디아까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 단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면 현재 미국 시가총액 1~3위를 차지하는 세 기업이 모두 오픈AI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등 AI 생태계를 이루는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AI 투자에 뛰어들며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등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새로운 자금 조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AI 경쟁에서 뒤쳐졌던 애플은 새로 출시할 아이폰16에 챗GPT를 포함하기로 하는 등 올해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오픈AI의 주요 칩 공급사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이번 자금 조달은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사인 스라이브 캐피털이 주관하며, 스라이브 캐피털이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투자하고, MS도 추가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약 17조3500억 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과 엔비디아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각각 수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만약 이번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미국 시총 ‘탑 3’가 오픈AI의 대주주가 된다. 빅테크 간 생성형 AI를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며 현재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더 끈끈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픈AI도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구글, 메타 등 빠르게 커가고 있는 생성형 AI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서는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챗GPT 왕국’이 점점 커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AI 생태계를 이루는 큰 축인 소프트웨어(MS), 디바이스(애플), 반도체(엔비디아)가 오픈AI를 중심으로 모인 셈이기 때문디다.한 IT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이른바 ‘쩐의 전쟁’이 된 지 오래됐다”며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일단 구축되고 나면 다른 기업들이 그 틈을 파고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AI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돈이 부족한 기업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바 있다.최근 오픈AI의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는 2억 명을 넘어섰다. 약 1억 명이었던 지난해 11월에 비해 약 9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오픈AI는 29일 포춘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92%가 오픈AI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2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를 내면서부터다. 박 대표는 대표적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 인사로 꼽힌다. 29일 한미약품은 “지주사 대표의 계열사 대표 직위 강등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대표로서의 권한 및 직책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현재 송 회장 모녀 측과 신동국 한양정밀회장 등 3자 연합이 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고 이에 맞서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와 임 대표 형제 측이 경영권을 두고 갈등 중이다. 신 회장은 경영권이 형제 측으로 넘어간 계기가 된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형제 측의 편에 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형제가 약속한 투자 유치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모녀와 손을 잡았다. 임 대표 측은 “아무런 이유 없는 강등이 아니다”라며 “박 대표가 지주사와 의논 없이 인사 조직을 신설한 데 대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강등 조치가 이뤄지기 전 박 대표는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에 인사팀과 법무팀을 포함하는 인사 조직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한미약품은 별도 인사 조직 없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해당 업무를 맡아 왔다. 박 대표의 발표는 지주사와 별개로 독자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였던 셈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HS효성은 시민들의 공원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초구와 서래공원에 대한 공원 입양 협약을 체결했다. 공원 입양은 시민들의 공원 유지 및 관리에 참여하는 제도로 기업이 공원 입양제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기로 한 것은 HS효성이 처음이다. HS효성은 출범에 맞춰 ‘가치 경영’을 선포하며 실천을 위한 활동 중 하나로 공원 입양을 추진했다. HS효성의 재상장에 맞춰 열린 공원 입양 협약식에서는 HS효성의 상징 중 하나인 ‘나무’를 심는 기념식수 행사도 열렸다. 새롭게 출발하는 HS효성이 나무와 같이 단단히 뿌리 내리고 깨끗한 공기와 건강한 휴식을 제공하는 거목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심은 반송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강인함’과 ‘인내’를 상징한다. 여러 갈래의 줄기가 하나의 근사한 나무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함께 번영하자’는 의미를 형상화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HS효성의 캐치프레이즈인 ‘가치 또 같이’와 맥맥락을 같이하는 나무”라고 전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HS효성이 재상장하는 날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어 더 의미가 깊다”며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역사회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선 민관이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기업 첫 사례로 기록될 이번 공원 입양과 같이 서초구와 HS효성이 ‘가치 또 같이’를 실천하며 같이 빛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LG디스플레이가 사람과 환경을 고려한 OLED 기술로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눈 건강, 생체 리듬 등 디스플레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주기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O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수천만 개의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기존 LCD가 구현하기 어려운 완벽한 블랙과 풍부한 색 표현력, 현존하는 TV 중 가장 빠른 응답 속도를 가진 디스플레이다. 그뿐만 아니라 눈에 해로운 블루라이트를 최소화하고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부품 수도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최소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OLED TV가 LCD 기반 미니 LED TV 패널과 비교해 유해 블루라이트를 저감해 건강한 수면 패턴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와 국민대 연구팀의 임상시험 결과 미니 LED TV를 시청한 시험군에서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은 시청 전 대비 2.7% 감소했다. 반면 OLED TV 시청군은 오히려 8.1% 증가했다. 멜라토닌은 저녁부터 분비량이 점점 증가해 우리 몸이 잠들 준비를 하게 한다. 디스플레이에서 방출되는 유해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해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미니 LED를 포함한 LCD 패널은 백라이트가 지속적으로 강한 빛을 내기 때문에 유해 블루라이트 비중이 70∼80%에 달한다. 반면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은 백라이트 없이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구조로 유해 블루라이트 비중이 36%에 불과하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애경케미칼은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도우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국내에서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체육을 꾸준하게 지원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역사회 이웃의 홀로서기를 지원해 사랑과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애경케미칼은 2003년부터 20여 년간 매년 지역사회 아동과 노인 계층에 사랑의 쌀 나눔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생활용품 지원, 돌봄 인력 위생 키트 지원, 복지시설 환경 개선 활동 등 지역사회에 다양한 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사업장이 있는 충남 청양군 지역에서도 다양한 나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청양 지역의 멸종위기종 살리기 사업에도 참여해 지역 환경 개선과 생태계 보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청양 정산초등학교 탁구부 학생들과 결연을 맺고 지원하고 있으며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후원 기업으로 나서는 등 한국 탁구 발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장애인 체육 활성화를 위해 2018년부터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도 운영 중이다. 현재 보치아, 탁구, 양궁, 육상 등 4개 스포츠 종목에서 9명의 선수가 훈련 중이다. 회사는 장애인 선수들을 직접 고용해 선수단을 운영함으로써 선수들이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소속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울산에 있는 중증 여성 장애인 시설인 ‘마중물주간보호센터’를 방문해 쉼터 환경개선을 위한 공사 비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올해 말 첫 시추에 나서는 동해 울릉분지의 구조가 해외 심해 유전과 유사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다만 석유 부존(賦存)의 필수 조건 중 하나인 ‘덮개암’ 등의 유무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 ‘동해 울릉분지 심해 탐사 심포지엄’에서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울릉분지의 남쪽 부분은 비화산성 대륙주변부로 근원암이 성숙해 (석유 탐사) 개발에 적합한 곳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심포지엄은 한국석유공사의 의뢰로 마련됐다. 대륙 주변부는 판구조 운동에 의해 쪼개진 대륙지각의 가장자리 지역이다. 최근 많은 심해 유전들이 대륙 주변부에서 발견되고 있어 이 지형을 주목하는 것이 세계적인 탐사 추세다. 심해에 석유가 존재하려면 크게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탄화수소(석유 혹은 가스)가 이동하지 못하게 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트랩 구조와 유기물의 함량이 높아 탄화수소를 생성해내는 △근원암이다. 근원암에서 충분히 탄화수소가 생성되는 성숙 단계에 이르렀을 때 구멍이 많은 △저류암이 근원암에서 흘러나오는 탄화수소를 머금게 된다. 마지막으로 탄화수소가 트랩 구조에서 나오지 못하는 뚜껑 역할을 하는 △덮개암이 필요하다.김 교수는 울릉분지 내 역단층 구조가 탄화수소가 흘러갈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역단층은 지층 한쪽이 밀려 올라가면서 만들어지는 구조로, 석유나 가스가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된다. 아래 쪽으로 흘러들어간 석유·가스는 저류암에 저장되고, 위로 올라간 단층은 석유·가스가 지표면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준다.김 교수는 울릉분지가 대륙 주변부인 점, 역단층이 존재하는 점 등에서 수리남-가이아나 분지의 ‘리자-1’ 유전, 레반트 분지의 타마르·레비아탄 유전과 구조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가이아나 광구는 200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 개발 프로젝트다. 약 110억~12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다만 김 교수는 “(네 요소 중 하나인) 덮개암의 완전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근상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2000년 이후 석유·가스가 발견된 곳의 70% 이상은 심해였다”며 “1372개의 심해 유전이 발견됐으며 300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발견됐다”고 했다. 즉 이전처럼 비교적 얕은 천해 탐사만으로는 석유 개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탐사 기술이 발전에 이제는 약 3000m 수심의 심해까지 탐사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발표 세션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역시 심해 탐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정동원 산업통상자원부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총괄TF 팀장은 “산업부 내 석유 탐사 담당 부서가 자원 개발과에서 자원 안보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제는 자원 개발이 에너지 안보의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의 약 10배에 가까운 예산을, 중국은 100배 이상을 투입해 자원 탐사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임종세 한국자원공학회 부회장은 “탐사를 일회성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심해 탐사 기술이 축적돼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기회로 기술 개발을 해 해외의 유전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앞서 정부는 28일 동해 울릉분지의 ‘대왕고래’ 지역의 첫 시추에 50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한 번 시추를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1000억 원으로, 나머지 약 500억 원은 석유공사 자체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2차 시추부터는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를 냈다. 박 대표는 임 대표의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부회장측 인사로, 지난해부터 한미약품을 이끌어오고 있었다. 박 대표는 직위가 강등되며 관장 업무 역시 서울 본사 업무에서 제조본부 업무로 변경됐다. 다만 대표 해임은 이사회 결정사안이기 때문에 대표 직책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모녀측 인사 6명, 형제측 인사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하지만 모녀 측은 이에 대해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한미약품은 29일 “박재현 대표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한다”며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하고 독자경영을 위해 필요한 여러 부서를 순차적으로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녀측은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알려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3자 연합을 구축했고, 우호 지분까지 더해 한미약품그룹 지분의 과반 수준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경영권이 형제측으로 넘어간 계기가 된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형제측의 편에 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형제가 약속한 투자 유치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모녀와 손을 잡았다. 이에 대해 임종훈 대표측은 “아무런 이유 없는 강등이 아니”라며 “박 대표가 지주사와 의논 없이 인사 조직을 신설한 데 따른 항명성 조치”라는 입장이다. 강등 조치가 이뤄지기 전 박 대표는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에 인사팀과 법무팀을 포함하는 인사조직을 신설한다는 인사를 냈다. 그간 인사, 법무 등 경영관리 업무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서 맡아왔다. 그런데 한미약품이 이 업무를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조직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임 대표측은 “지주사의 권한과 관련한 인사 조치를 논의 없이 독단적으로, 기습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최근 깊어지고 있는 모녀와 형제의 갈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신 회장과 모녀측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3자 연합은 임시주총에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변경하고 신규 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어 이달 13일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형제측에 “경영권 분쟁상황이기 때문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 법적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대해 형제측은 “회사가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서를 보냈다고 갑자기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투자유치 방해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한편 한미약품은 현재 북경한미와 코리그룹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가 설립한 그룹이다. 한미약품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는 코리그룹 계열사인 오브맘홍콩이 소유한 룬메이캉이라는 기업이 북경한미가 생산한 의약품을 매입해 판매한 것이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할 수 있다며 내부 감사를 지시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내달 초까지 사실조사가 진행되며, 북경 현지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이차전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전해질로 물을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배터리 용량도 크게 높일 수 있어 앞으로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우중제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등 연구팀이 수계아연전지의 덴드라이트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덴트라이트는 수계아연전지의 충전 과정에서 음극에 금속 이온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길쭉하게 쌓이는 현상으로, 전지 안정성과 배터리 수명을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 8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수계아연전지는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휘발성의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 이온전지와 달리 화재 위험이 없고 친환경적이다. 배터리 용량 역시 이론적으로는 리튬 이온전지의 2배 이상으로 크다. 하지만 덴드라이트 현상이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진은 산화구리를 활용해 금속 이온(아연)이 균일하게 증착될 수 있도록 만들어 덴드라이트 형성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산화구리는 아연을 균일하게 분포시킨 뒤 일종의 뼈대 역할을 하는 물질로 자체적으로 바뀐다. 이를 통해 아연이 무질서하게 증착되는 것을 막고,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덴드라이트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해 실험한 결과 기존 수계아연전지보다 수명이 10배 이상 길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면적당 용량을 달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도 “수계아연전지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효율을 더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수계아연전지는 안전성이 높아 보청기와 같이 사람 몸에 직접 닿는 소형기기 등에 일부 상용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아 시장 확장성에 한계가 있기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8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및 기금운영계획안에 편성된 과기정통부 예산이 총 19조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7조9000억 원 대비 5.9% 증가했다. 이 중 연구개발(R&D)에 편성된 예산은 9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8조4000억 원) 대비 16.1%가 증액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에 이어 △선도형 R&D 지원 △AI·디지털 혁신 △국제 협력 강화에 집중하고 최근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핵심 인재 양성에도 기존보다 큰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선도형 R&D에는 과기부 R&D 예산의 44%에 해당하는 4조3200억 원이 투입된다. 여기에는 3대 게임 체인저(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분야의 임무 중심 사업, ‘고위험 고수익’의 혁신 도전형 R&D 사업 등이 포함된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3조5700억 원이 편성됐다. 이공계 대학원생의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위한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을 신설하고 600억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 범죄를 막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딥페이크 탐지 고도화 및 생성 억제, 유포 방지 플랫폼 개발에 10억 원, 자가진화형 딥페이크 탐지 기술 개발에 10억 원 등 총 20억 원이 투입된다. 과기정통부 산하의 우주항공청은 내년 총 9649억 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지난해 7598억 원 대비 27% 증액된 규모로 △우주 수송 역량 확대 및 경제성 혁신 △첨단 위성 개발 △달 착륙선 본격 개발 및 국제 거대전파망원경 건설 참여 △첨단 항공산업 주도권 확보 △민간 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가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국은 최신 백신이 아닌 이전 변이용 백신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존 백신을 750만 회분 이상 계약했고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최신 변이 바이러스인 ‘KP.2’에 대응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KP.2와 ‘KP.3’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FDA의 요청에 따라 KP.2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을 최근 개발했다. 빠른 백신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FDA는 KP.2와 KP.3 변이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새 백신이 두 변이 모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조만간 최신 백신인 KP.2 백신을 맞게 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미국 제약회사들과 기존 변이인 JN.1 백신 수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화이자(523만 회분), 모더나(200만 회분), 노바백스(32만 회분) 등 총 755만 회분이다. 이 백신은 모두 JN.1 표적 백신이다. 기존 변이 발생률은 줄어들고 새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전 변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1, 2월 유행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KP.2와 KP.3 모두 JN.1의 하위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기존 백신을 맞아도 예방 효과는 있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변이가 일어나면 그때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는 KP.3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변이일 가능성이 크다”며 “KP.2 예방 백신은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겠지만 JN.1 백신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도 27일 “정부가 확보한 JN.1 변이 백신이 겨울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적의 백신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JN.1 변이 백신 접종을 권고했고, JN.1 변이 백신은 KP.3 변이에 대해 KP.2 백신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기획해 mRNA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80%가량 삭감되며 사실상 연구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요할 때만 잠깐 예산을 투입하고 마는 방식으로는 백신 자주국이 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시 논란이 됐던 ‘삼중수소’를 제거할 촉매를 개발했다. 삼중수소는 중수로 원자력발전소 운영 시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삼중수소를 적절히 걸러내지 못해 많은 물에 희석시키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27일 KAIST는 고동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원전 폐수의 삼중수소 제거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특정 조건에서 최대 76.3%의 반응 효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드 인바이런멘털 머티리얼스’ 7월 31일자에 실렸다. 삼중수소 제거의 촉매로는 주로 백금이 사용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물과 만났을 때 빠르게 비활성화되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촉매의 구조를 활용해 이를 극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금속-유기 골격체와 다공성 고분자를 합친 새로운 구조의 촉매다. 연구진은 평균 약 2.5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백금 입자를 골격체에 고르게 분포시켰다. 이후 화학적인 변형을 통해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인 소수성을 띠게 했다. 연구진은 “분자 수준에서 소수성을 조절해 촉매가 물에 의해 활성을 잃지 않게 하면서도 반응에 필요한 양만큼의 물만 촉매에 닿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원전 운전 조건에서 해당 촉매를 실험한 결과 극소량의 삼중수소도 문제없이 제거됐다. 또 4주간 연속 가동을 했을 때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고 교수는 “삼중수소 폐수 처리뿐 아니라 반도체에 사용되는 중수소 원료 생산 및 핵융합 연료 주기 기술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시 논란이 됐던 ‘삼중수소’를 제거할 촉매를 개발했다. 삼중수소는 중수로 원자력발전소 운영 시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삼중수소를 적절히 걸러내지 못해 많은 물에 희석시키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27일 KAIST는 고동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원전 폐수의 삼중수소 제거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특정 조건에서 최대 76.3%의 반응 효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메탈 머티리얼스’ 7월 31일자로 실렸다.삼중수소 제거의 촉매로는 주로 백금이 사용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물과 만났을 때 빠르게 비활성화되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촉매의 구조를 활용해 이를 극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금속-유기 골격체와 다공성 고분자를 합친 새로운 구조의 촉매다. 연구진은 평균 약 2.5㎚(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백금 입자를 골격체에 고르게 분포시켰다. 이후 화학적인 변형을 통해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인 소수성을 띄게 했다. 연구진은 “분자 수준에서 소수성을 조절해 촉매가 물에 의해 활성을 잃지 않게 하면서도 반응에 필요한 양만큼의 물만 촉매에 닿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원전 운전 조건에서 해당 촉매를 실험한 결과 삼중수소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삼중수소를 제거했다. 또 4주간 연속 가동을 했을 때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고 교수는 “삼중수소 폐수 처리뿐 아니라 반도체에 사용되는 중수소 원료 생산 및 핵융합 연료 주기 기술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가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국은 최신 백신이 아닌 이전 변이용 백신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존 백신을 750만 회분 이상 계약했고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최신 변이 바이러스인 ‘KP.2’에 대응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KP.2’와 ‘KP.3’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FDA의 요청에 따라 KP.2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을 최근 개발했다. 빠른 백신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FDA는 ‘KP.2’와 ‘KP.3’ 변이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새 백신이 두 변이 모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조만간 가장 최신 백신인 KP.2 백신을 맞게 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미국 제약회사들과 기존 변이인 JN.1 백신 수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화이자(523만 회분), 모더나(200만 회분), 노바백스(32만 회분) 등 총 755만 회분이다. 이 백신은 모두 JN.1 표적 백신이다.기존 변이 발생률은 줄어들고 새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전 변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전문가들은 “내년 1~2월 유행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KP.2와 KP.3 모두 JN.1의 하위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기존 백신을 맞아도 예방 효과는 있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변이가 일어나면 그때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는 KP.3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변이일 가능성이 크다”며 “KP.2 예방 백신은 어느정도 예방 효과가 있겠지만 JN.1 백신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한의사협회도 27일 “정부가 확보한 JN.1 변이 백신이 겨울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적의 백신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JN.1 변이 백신 접종을 권고했고, JN.1 변이 백신은 KP.3 변이에 대해 KP.2 백신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한국이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기획해 mRNA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80%가량 삭감되며 사실상 연구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요할 때만 잠깐 예산을 투입하고 마는 방식으로는 백신 자주국이 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12대 국가전략기술에 5년간 30조 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는 선도 기술을 3개에서 6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2024∼2028년)’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 나온 중장기 계획이다. 1차 기본계획의 핵심은 과학기술 주권 확보다. 기술 개발에 뒤처질 경우 단순히 하나의 산업 분야를 잃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의 약화와 안보 위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속도’와 ‘글로벌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나가고 있는 과학 강대국들을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동시에 힘을 합쳐 글로벌 선도국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선도 수준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차세대 통신 외에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차세대 원자력 등 추격 중인 기술 3개를 추가적으로 선도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이 빠르게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재정적·제도적 지원에 나선다. 5년간 민간 수요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 지원에 30조 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인 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기술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또 누적 3조 원 규모의 전략기술 플래그십 10대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그중 하나인 ‘양자 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이날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다. 함께 예타가 면제된 사업은 이공계 대학원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백신 신속 개발 플랫폼 사업 등 6개다. 초격차 기술 선점이 필요한 핵심 사업은 ‘전략연구사업(MVP)’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에 나선다. 동시에 한미 핵심·신흥 기술 대화, AI 정상회의, 바이오 1.5트랙 등 다양한 나라가 참여하는 글로벌 전략기술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해지며 주요국들 간의 협의는 기술 안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위원회에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내년도 R&D 예산이 29조70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 장관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R&D 예산(26조5000억 원)보다 12%가량 증액되는 셈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