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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경(27)과 임진아(22·이상 NH농협은행)가 2024 인천코리아컵 국제소프트테니스(정구)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한국 대표팀은 23일 인천 열우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을 2-0으로 물리쳤다.문혜경-임진아 조는 이날 제1 복식에서 나서 마에다 리오-구보 하루카 조를 5-2로 꺾었다.이어 송지연(30·문경시청)이 단식에서 나카타니 사쿠라를 4-3으로 따돌리며 한국의 우승을 확정했다.한국이 이 대회 정상을 차지한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문혜경-임진아 조는 여자 복식 결승에서도 나미오카 나나미-네기시 가에나(일본) 조를 5-2로 물리치고 정상을 밟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기술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심사위원단이 평가했기 때문에.’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에 그친 이유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당시 금메달을 딴 개최국 러시아 대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보다 김연아가 정말로 기술 완성도가 떨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심사위원들이 그렇게 평가했다는 게 중요하다. 기술 완성도가 논란이었던 건 예술적 측면에서는 김연아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NBC 방송 등 해외 언론에서도 ‘소트니코바가 기술적으로 더 뛰어났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김연아의 예술성을 이길 수 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평했다. ‘예술성이 떨어진다고 심사위원단이 판단했기 때문에.’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서 4회전 점프를 구사한 수리아 보날리(프랑스)가 1993∼1995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회 연속 은메달에 그친 이유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피겨에서 보기 드문 흑인 선수인 보날리는 “내 피부 색깔만 달랐어도 메달 색깔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날리는 원래 체조를 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몸에 큰 근육이 더 많았다. 보날리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1998 나가노 대회를 앞두고 발목까지 다쳤다. 그 바람에 4회전은커녕 3회전 점프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프로그램 구성상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점프는 ‘트리플 러츠’였지만 보날리는 공중에서 뒤로 360도를 도는 ‘백플립’을 선택해 성공시켰다. 백플립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1976년부터 금지하고 있던 기술이다. 성공해도 2점 감점이었다. 쇼트프로그램 때 6위였던 보날리는 결국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보날리는 “‘이번에는 심사위원들이 마음에 들어 할까?’라는 의구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면서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물론 심사위원들은 빼고 말이다”라며 웃었다. 그러고는 은퇴를 선언했다. 어떤 선수의 연기가 더욱 예술적인지는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흔히 ‘예술점수’라고 부르는 구성점수(PCS)에 논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술 완성도를 따지는 수행점수(GOE) 역시 심판 재량에 따라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ISU가 너무 보수적이라는 데 있었다. 여자 싱글 심사 기준이 ‘전형적인 여성미’라는 건 알려진 이야기. 테리 쿠비츠카(미국)가 1976 인스브루크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백플립을 처음 구사하자 ISU는 ‘쇼 무대에나 어울린다’며 이를 금지시켰다. 유럽 출신이 다수인 심사위원들 눈에 ‘우아하게’ 보이지 않으면 모두 배척했던 것이다. ISU는 14일(현지 시간) 열린 올해 총회 때가 되어서야 ‘피겨를 대중화하고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백플립 같은 공중제비를 금지 기술 목록에서 제외했다. ISU 설립 130년 만에 처음으로 비유럽 출신 회장이 취임한 뒤 일어난 변화다. 앞으로 피겨가 더욱 열린, 그래서 보날리 같은 ‘비주류’에게도 더욱 공정한 종목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소리를 차는’ 시각장애인축구 선수들이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대한장애인축구협회는 “2024 전국시각장애인축구대회가 22일부터 이틀간 서울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 및 송파여성축구장에서 열린다”고 19일 알렸다. 롯데장학재단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맹부(全盲部) 4개 팀, 저시력부 4개 팀 등 총 8개 팀에서 총 70여 명이 참가한다.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재단의 장애인 스포츠 지원 사업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 참여가 확대되고 자존감과 행복, 자신감이 더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규진 대한장애인축구협회장도 “롯데장학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장애인축구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시각장애인축구는 양 팀에서 선수 5명이 나와 방울 소리가 나는 공을 차며 승부를 가린다.전맹부 경기는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 4명이 안대로 눈을 완전히 가린 채 경기를 치른다.골키퍼는 약시나 비장애인 선수가 맡는 대신 골대 앞에서만 공을 건드릴 수 있다.시각장애인축구는 장애인축구 종목 중 유일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종목이기도 하다.2021년 도쿄 대회 때까지 패럴림픽 5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이 비장애인 축구와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축구에서도 강국으로 꼽힌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금까지 이런 ‘엘롯라시코’는 없었습니다.LG와 롯데는 15일 프로야구 잠실 경기에서 역전에 역전에 역전에 역전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4시간 55분 동안 대결을 벌였습니다.그리고 롯데가 1-0 → 1-2 → 3-2 → 3-4 → 5-4 → 6-7 → 8-7로 이어진 승부 끝에 9-8로 승리를 거뒀습니다.롯데는 이날 승리로 29승 2무 36패(승률 0.446)가 되면서 한화(29승 2무 37패·승률 0.439)를 밀어내고 7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습니다.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공하는 기사 검색 서비스 ‘빅카인즈’에 따르면 언론 기사에 ‘엘롯라시코’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건 2012년입니다.(롯데를 비하하는 표현이 들어간 ‘엘X라시코’ 역시 같은 해에 처음 등장합니다.)그리고 2012년 이후 엘롯라시코 경기에서 역전을 6번 주고받는 승부가 나온 건 이날이 처음입니다.이전에는 2016년 7월 9일 사직 경기에서 0-4 → 7-5 → 7-9 → 11-9 → 11-12 → 13-12로 5번 역전을 주고받은 게 최다 기록이었습니다.같은 기간 모든 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역전이 6번 나온 건 2015년 5월 24일 목동 경기 한 번뿐입니다.그러니까 역전을 6번 주고받는 건 10년에 한 번 정도 나오는 기록인 셈입니다.당시에는 NC가 1-0 → 1-3 → 4-3 → 4-7 → 8-7 → 8-10 → 12-11로 안방 팀 넥센(현 키움)을 물리쳤습니다.그리고 당시 넥센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인물은 LG 사령탑으로 이번 엘롯라시코를 치른 염경엽 감독이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롯데는 13일 사직 안방 경기에서 6회와 7회에 연달아 타자일순하며 각 7점을 뽑았습니다.롯데는 아직 KT가 1군에 합류하기 전인 2014년 5월 6일 안방 두산전에서 1~3회 연달아 타자일순하며 프로야구 역대 1호 3이닝 연속 타자일순 기록을 남기기도 했던 팀.그러나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계를 갖춘 2015년 이후로는 이미 8개 팀이 연속 이닝 타자일순 기록을 남긴 뒤에야 같은 기록을 보유하게 됐습니다.그사이 두산은 세 차례, KIA LG NC는 각 두 차례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같은 기간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이 기록을 남기지 못한 건 삼성뿐입니다.삼성이 연속 이닝 타자일순에 성공한 건 2011년 8월 30일 사직 방문경기 3, 4회가 마지막입니다.재미있는 건 10구단 체제에서 연속 이닝 타자일순 기록이 가장 많이 ‘내준’ 팀이 삼성(세 번)이라는 점입니다.심지어 이 기록 모두 삼성 안방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나왔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LG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LG는 7일 수원 방문 경기에서 KT에 8-7 역전승을 거뒀다.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LG는 승률 0.597(37승 2무 25패)가 됐다.반면 전날까지 선두였던 KIA는 이날 잠실 방문 경기에서 두산에 5-6으로 패했다.그러면서 승률이 0.590(36승 1무 25패)으로 떨어지면서 2위로 밀렸다.KIA는 4월 9일 이후 59일 동안 1위 자리를 지키던 상태였다.LG는 이날 KT 선발 육청명(19)을 상대로 5회까지 1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그사이 KT는 3회말 로하스(34)의 2점 홈런에 이어 4회말 황재균(37)이 적시타를 치면서 3-1로 앞서갔다.LG는 육청명이 내려간 6회초에 오스틴(31)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내면서 추격을 시작했다.이어 6회초 2사 이후 여섯 타자 연속 안타를 기록하면서 6점을 뽑아 8-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LG는 8회말 황재균에게 2점 홈런을 맞고 9회말에도 오재일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면서 8-7로 쫓겼다.이후 마운드에 오른 백승현(29)이 9회말 2사 1, 2루에서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를 끝냈다.KIA는 두산과 엎치락뒤치락하며 5-5로 맞선 상태로 11회말 수비에 들어갔다.KIA 여섯 번째 투수 김도현(24)은 수비 시작과 동시에 전민재(25), 라모스(32), 양의지(37)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이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재환(36)이 바뀐 투수 이준영(32)이 던진 네 번째 공에 맞으면서 밀어내기로 경기가 끝났다.두산은 4일과 5일 창원 방문 경기에 이어 이번 주에 연장전을 세 차례 치러 세 번 모두 승리했다.이날 승리로 36승 2무 27패(승률 0.571)가 된 3위 두산은 2위 KIA를 1경기 차이로 추격했다.최하위 키움은 고척 안방 경기에서 4위 삼성에 7-5로 역전승을 거뒀다.키움 오석주(26)는 이날 3-5로 끌려가던 7회초에 팀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이어 7회말 원성준(24)이 프로 데뷔 첫 홈런(3점)을 쏘아 올리는 등 키움 타선이 4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2017년 신인 오석주도 1군 데뷔 첫 승을 올렸다.키움은 2연패에서 벗어났고 삼성은 5연승 후 3연패에 빠졌다.롯데는 사직 안방 경기에서 5위 SSG를 11-7로 꺾고 8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대신 LG에 패한 KT가 반 경기 차 9위로 내려앉았다.롯데에서는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30·베네수엘라)가 2타수 2안타 2볼넷 4타점 1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반면 SSG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23·일본)는 1과 3분의 1이닝 동안 7점을 내주면서 한국 무대 첫 패전을 기록했다.6위 NC는 대전 방문 경기에서 반 경기 차로 뒤진 7위 한화를 6-2로 물리치고 6위 자리를 지켜냈다.NC는 4연패 사슬을 끊었고 한화는 3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8일 경기 선발 △잠실: KIA 알드레드-두산 김유성 △사직: SSG 김광현-롯데 박세웅 △수원: LG 엔스-KT 쿠에바스 △대전: NC 신민혁-한화 문동주 △고척: 삼성 코너-키움 후라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갈매기가 또 호랑이를 잡았다. 롯데는 5일 프로야구 광주 방문 경기에서 KIA를 0-3으로 물리쳤다.롯데는 이로써 최근 3연승이자 KIA 상대 5연승 기록을 이어갔다.롯데가 KIA를 상대로 5연승을 기록한 건 2017년 8월 23일 이후 2478일(6년 9개월 13일) 만이다.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선발 투수 한현희(31)를 승리 일등 공신으로 꼽았다.올해 처음 선발 등판한 한현희는 5이닝을 2실점(1자책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한현희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KIA를 상대로 선발승을 거둔 건 이날이 처음이다.이날 패배로 최근 3연패에 빠진 선두 KIA는 35승 1무 24패(승률 0.593)가 되면서 2위 LG(35승 2무 25패·승률 0.583)에 0.5 경기 차이로 쫓기게 됐다.LG는 이날 잠실 안방 경기에서 키움에 4-2 역전승을 거두고 맞대결 5연패에서 벗어났다.2-2 동점이던 8회말 1시 만루 상황에서 LG 2번 타자 문성주(27)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3회초 키움 공격 도중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이 고장 나면서 4회말 LG 공격이 끝날 때까지는 함지웅 구심이 볼 판정을 맡았다.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인간 심판’이 볼 판정을 맡은 건 이 경기가 처음이다.3위 삼성은 문학 방문 경기에서 3-7로 패하며 5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SSG 최정(37)은 3-2로 앞서가던 5회말 2사 3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시즌 18호)을 쏘아 올리며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최정은 전날까지는 KT 강백호(25)와 공동 선두였다.삼성은 이날 이겼다면 전 구단 상대 ‘위닝 시리즈’ 달성 기록을 남길 수 있었지만 패하면서 4위 두산에 승차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됐다.두산은 이날 창원에서 11회 연장 접전 끝에 안방 팀 NC를 4-3으로 물리쳤다. NC는 안방 경기 10연패 수렁에 빠졌다.두산 이승엽 감독은 7회초 조수행의 3피트 수비 방해 판정이 비디오 판독 이후에도 바뀌지 않자 이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 감독은 전날에도 주루 방해 세이프 판정이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바뀌자 항의하다 퇴장 당했었다.수원에서는 한화가 안방 팀 KT 12-2로 꺾고 7위로 순위를 한계단 끌어올렸다.전날에 이어 한화에 두 경기를 연이어 내준 KT가 8위가 됐다.한화 황영묵(25)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번 타자로 출전한 이날 개인 첫 한 경기 4안타와 4타점 기록까지 남겼다.▽6일 선발 투수 △잠실: 키움 김인범-LG 손주영 △문학: 삼성 이호성-SSG 오원석 △광주: 롯데 김진욱-KIA 양현종 △수원: 한화 류현진-KT 엄상백 △창원: 두산 브랜든-NC 임상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선수들 아내, 여자친구에게 명품 가방 선물하면서 ‘잘 봐 달라’고 읍소한 게 몇 번인지 몰라요. 그렇게 아부 안 했으면 선수들에게 마음 놓고 큰소리 못 쳤죠.” 프로 팀 감독 시절 ‘카리스마’라는 표현이 늘 따라다녔던 A 씨의 말이다. A 씨는 특히 선수단 숙소 생활 관리 능력 하나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을 들었다. 선수들 외출·외박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 아니냐’는 비판이 따를 정도였다. 그런데 당시 선수들 대부분이 여전히 ‘그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A 씨는 자신이 지도자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유로 ‘아부’를 꼽았다. “선수가 숙소에서 도망쳐서 ‘소풍’을 갔을 때 여자친구에게 ‘여기 있으니 데려가라’고 하는 전화도 많이 받았습니다.”‘아부는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 취급 받기 십상이다. 그런데 제니퍼 채트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 교수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상대로부터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아부다. 인간은 아부에 한없이 약한 존재인 데다 ‘아부는 이 정도까지만 해야 효과가 있다’는 한계도 없다. A 씨 사례처럼 아부는 위에서 아래로도 통한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면 아부는 고래가 노래하며 춤추게 만든다. 맞다. ‘아부는 나쁜 것’이라고 지적하는 말이 세상에 차고 넘친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 보면 ‘아부하면 안 된다’는 말보다 ‘아부는 걸러 들어야 한다’는 조언이 훨씬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들라이 스티븐슨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1900∼1965)는 “아부는 항상 옳다. 당신이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만 않는다면…”이라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아부를 그저 칭찬인 줄 아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1890∼1969)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킨 ‘4성 장군’이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나서야 내가 골프를 얼마나 못 치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 전까지 그와 공을 치는 이들이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는 다들 짐작하는 대로일 거다. 이를 한 번 더 뒤집으면 인간은 ‘직언’에 정말 약하다는 뜻도 된다. 얼마 전 연승 중인 프로야구 팀이 수석코치를 퓨처스리그(2군)로 내려보낸 일이 있었다. 이 수석코치는 감독이 “내게 쓴소리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직접 영입한 인물이었다. 이 코치도 참다못해 터뜨렸겠지만 이런 인물에게 듣는 쓴소리야말로 거슬리고 또 거슬리는 법이다. 가수 조영남 씨는 자작곡 ‘겸손은 힘들어’를 통해 ‘겸손 하나 모자란 것 빼면 내가 당대 제일’이라고 노래했다. 겸손이 이렇게 힘든 일이기에 세상에는 아부가 필요하다. 남을 높이는 게 나를 낮추는 것보다는 그래도 쉬운 일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남을 높이면 보통 나도 높아진다는 게 아부가 지닌 힘이다. 아, 독자님처럼 훌륭한 분께서 이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한 영광이었다. 이 말은 절대 아부가 아니다. 그러니 포털 사이트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좋아요’, ‘구독’ 한 번씩 눌러주시라.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스포츠 대회 중 가장 큰 상금이 걸린 대회다. UCL 우승팀은 2000만 유로(약 298억 원), 준우승팀도 1550만 유로(약 232억 원)를 받는다.그런데 올해 대회 결승에 진출한 도르트문트(독일)는 준우승할 때 오히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주드 벨링엄(21·잉글랜드) 때문이다.벨링엄은 지난 시즌까지 도르트문트에서 뛰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옮겼다.그리고 도르트문트의 올해 UCL 결승 상대가 바로 레알 마드리드다.미국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벨링엄을 영입하면서 2023~2024시즌 UCL에서 우승할 때는 538만 달러(약 74억3700만 원) 도르트문트에 추가로 주기로 했다.벨링엄이 대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을 때는 여기에 210만 달러(약 30억 원)가 추가된다.CBS는 “도르트문트가 우승하면 2150만 달러(약 297억2000만 원)를 버는데 지면 2420만 달러(334억5000만 원)를 벌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물론 UCL 우승 트로피 ‘빅 이어’를 차지하는 건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영광이다.다만 도르트문트가 패했을 때는 이 돈이 그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가 맞붙는 올해 대회 결승은 2일 오전 4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프로야구 통산 홈런 3위(383개) 타자 박병호(38)가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 부문 1위 최정(37·SSG·471개), ‘라이언 킹’ 이승엽(48·은퇴·467개)은 트레이드를 경험한 적이 없다. 따라서 박병호는 이번 이적을 통해 최다 홈런 타자 트레이드 기록을 새로 썼다.이전 기록 보유자는 김기태(55)였다. 김기태는 통산 홈런 227개를 기록하고 있던 2001년 12월 16일 삼성에서 SK(현 SSG)로 트레이드됐다. • 당시 트레이드 때는 삼성(6명)과 SK(2명)에서 총 8명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린 타자 가운데는 김동수(56)도 151홈런, 정경배(50)가 58홈런, 브리또(52·도미니카공화국)가 37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통산 홈런 473개를 주고받았던 것.박병호 트레이드는 이 기록도 깼다. 박병호와 일대일로 트레이드된 오재일(38)은 통산 홈런 207개를 기록한 타자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통산 홈런 590개가 오간 것이다. 일대일 트레이드 기준으로는 2003년 현대 박재홍(51)과 KIA 정성훈(44) 트레이드 때 197개가 기록이었다. 당시에는 박재홍이 통산 홈런 176개, 정성훈이 21개를 날린 상태였다.• 박병호와 오재일 모두 이번이 두 번째 트레이드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2005년 LG에서 프로 데뷔한 박병호는 2011년 트레이드 마감일(7월 31일)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가 이적 직후부터 넥센 붙박이 1루수 자리를 꿰차면서 동갑내기 왼손 타자가 설 자리를 잃었다. 그 타자가 바로 오재일이었다. 넥센은 이듬해(2012년) 7월 9일 오재일을 두산에 보내는 대신 이성열(40)을 받아왔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재일은 두 번 모두 박병호 때문에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 셈이다.오재일은 2019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등 두산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붙박이 1루수로 자리매김했다.이후 삼성과 4년 총액 50억 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자유계약선수(FA) 대박까지 터뜨렸다. • 오재일은 KT에는 몸담은 적이 없지만 수원구장을 안방으로 쓴 적은 있다.오재일은 현대 시절인 2005년 5월 15일 수원 안방 경기에서 삼성을 상대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오재일은 5-13으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데뷔 타석에 들어서 오승환(42)에게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이 경기 출전 기록이 있는 선수 가운데 현재까지 현역으로 남은 건 오재일과 오승환 두 명뿐이다.그리고 현대 소속으로 1군 경기에 출전한 기록이 남아 있는 타자 가운데 현재도 선수 생활을 하는 선수는 오재일과 황재균(37) 둘 뿐이다.그리고 이번 트레이드로 두 선수 모두 KT에서 뛰게 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흙신’도 세월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라파엘 나달(38·스페인·세계랭킹 275위·사진)이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처음으로 1회전 패배를 기록했다. 나달은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7·독일·4위)에게 0-3(3-6, 6-7, 3-6)으로 완패했다. 2022년 대회 우승 이후 처음으로 롤랑가로스에서 경기를 치른 나달은 “지난 2년간 내 몸은 정글이나 다름없었다. 어떤 날은 뱀, 다른 날에는 호랑이에게 물린 것 같은 고통에 시달렸다”면서 “롤랑가로스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꿈 하나로 재활 과정을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발바닥 관절이 변형되는 ‘뮐러 와이즈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달은 허리, 고관절 부상까지 찾아오면서 지난해 1월 호주 오픈 이후 경기를 거의 치르지 못했다.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동안 랭킹이 떨어지면서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 처음으로 시드를 받지 못한 채 올해 대회에 출전했다. 그 바람에 1회전부터 세계 톱5 안에 드는 선수를 상대해야 했다. 나달은 올해까지 프랑스 오픈에 19번 나와 그중 14번 우승했다. 남녀부를 통틀어 특정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이보다 많이 우승한 선수는 없다. 나달은 또 프랑스 오픈에서 통산 승률 0.966(112승 4패)을 기록 중이다. 이 역시 남녀부 합산 특정 메이저 대회 통산 최고 승률 기록이다. 나달은 다만 프랑스 오픈 주최 측이 마련한 고별 행사를 사양하는 등 은퇴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나달은 코트를 떠나면서 “여러분과 다시 만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달은 두 달 후 롤랑가로스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테니스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 총 22번 우승한 나달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세계랭킹 494위 권순우(27)는 이날 에밀 루수부오리(25·핀란드·67위)를 3-0(6-3, 6-4, 6-3)으로 제압하고 2회전에 올랐다. 권순우는 2회전에서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의 동생인 서배스천 코르다(24·미국·28위)를 상대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 지방 구단’은 결국 삼성이었다.‘국민 거포’ 박병호(38)가 삼성 유니폼을 입는다. 대신 오재일(38)이 KT로 향한다.KT와 삼성은 28일 경기가 끝나자마자 박병호와 오재일을 주고받는 일대일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박병호가 ‘팀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들린 지 한나절만이다.▶관련 기사: ‘국민 거포’ 박병호 “KT 떠나게 해달라”(https://www.donga.com/news/Sports/article/all/20240528/125161227/1)이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부터 “한 지방 구단이 박병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뒤따랐다.KT 관계자는 “27일 박병호와 만나 잔류를 설득했지만 (팀을 떠나고 싶다는) 선수 뜻이 매우 완강했다”면서 “박병호의 남은 선수 생활을 위해 이적을 추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삼성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박병호는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6차례 홈런왕에 오른 ‘거포’지만 올해에는 타율 0.198, 3홈런, 10타점에 그친 뒤 허리 통증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박병호는 이번 트레이드로 LG, 키움(옛 넥센), KT에 이어 프로 네 번째 팀에서 뛰게 됐다.오재일은 현대, 넥센, 두산, 삼성에 이어 KT가 다섯 번째 팀이다.오재일 역시 올 시즌 타율 0.234, 3홈런, 8타점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오재일은 이날 안방 경기에서 키움에 2-4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나와 1점 홈런을 쳤다.이 홈런이 결국 삼성 팬들에게 건네는 작별 인사가 됐다.오재일은 29일 바로 KT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통산 홈런 3위(383개) 박병호(37)가 소속 팀 KT에 방출을 요청했다. 28일 KT 구단에 따르면 박병호는 지난 주말 3연전 기간 이강철 감독 등에게 면담을 요청한 뒤 ‘팀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일단 계속 팀에 남는 쪽으로 선수를 설득하고 있다. 아직은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키움 소속이던 박병호가 2021년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자 KT는 총액 52억5000만 원을 투자해 그를 영입했다.박병호는 KT 이적 첫해였던 2022년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면서 개인 6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으로 KT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44경기에서 타율 0.198, 3홈런, 10타점에 그친 뒤 허리 부상을 이유로 26일 퓨처스리그(2군)행 통보를 받았다. 박병호는 2군 선수단에 합류하는 대신 짐을 챙겨 팀을 떠났다. KT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야구계 한 관계자는 “박병호가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는 건 새 팀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한 지방 구단이 박병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만약 KT가 박병호를 정말 방출하면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규약에 따라 웨이버 공시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순위가 낮은 팀부터 영입 우선권을 갖게 된다.KBO 공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박병호의 타구 평균 속도는 2022년 시속 141.2km에서 지난해 138.3km, 올해 현재 137.9km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는 투수 놀음 그중에서도 선발투수 놀음이다. 최동원과 선동열의 마지막 선발 맞대결을 다룬 영화(퍼펙트 게임)의 존재가 이를 방증한다. 1987년 5월 16일 열린 실제 경기에서 최동원(209개)과 선동열(232개) 모두 공을 200개 넘게 던졌다. 이제는 한 경기에서 공 100개를 던지는 투수도 찾아보기 힘들다. 23일까지 올해 한국프로야구 경기에서 선발투수가 공을 100개 이상 던진 비율은 19.4%(494번 중 96번)밖에 되지 않는다. 같은 기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11.5%(1490번 중 171번)로 더 낮다. 2010년만 해도 MLB 선발투수 절반 정도(49.7%)는 공을 100개 이상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선발투수가 과거에 비해 공을 적게 던지게 된 건 ‘빅데이터’ 때문이다. 미국의 데이터 과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2017년에 펴낸 책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 “야구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포괄적 데이터 세트를 보유한 최초의 분야였으며 일단(一團)의 똑똑한 사람들이 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기꺼이 일생을 바쳤다”고 썼다. 그리고 이 똑똑한 사람들이 만든 인공지능(AI)은 ‘선발투수에게 마운드를 오래 맡기는 건 효율이 떨어진다’고 결론을 내렸다. AI는 또 야구를 ‘던지고 치고 달리는 종목’에서 ‘던지고 치는 종목’으로 바꿔놓았다. 데이터 분석 결과 도루나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가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이다. 그 대신 홈런, 삼진, 볼넷처럼 투수와 타자 사이에서 승부가 끝나는 플레이가 늘었다. AI가 야구를 이렇게 ‘더욱 매끄럽게’ 만들자 ‘야구가 재미없어졌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관중 수도 TV 시청률도 줄었다. 이에 MLB 사무국은 투구 제한 시간을 도입하고 베이스 크기를 키우면서 야구를 다시 ‘먼지가 날리는 종목’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부상 같은 사정이 없다면 선발투수는 무조건 6이닝 이상 던지도록 강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비도위츠의 책은 “이제는 거의 모든 분야가 그렇게 (야구처럼) 변하고 있다. 야구가 선두에 서고 다른 모든 분야가 그 뒤를 따랐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가 세상을 집어삼켰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생성형 AI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 오픈AI 설립자가 선수들 기록이 빼곡하게 적힌 ‘야구 카드’ 수집광이었다는 건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챗GPT-4o’를 발표하면서 “사람들이 챗GPT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마찰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야구가 그랬던 것처럼 AI 역시 ‘매끄럽게, 더욱 매끄럽게, 그보다 더욱 매끄럽게’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AI도 다음 단계 때는 야구처럼 ‘먼지’를 추구하는 쪽으로 발전해 가지 않을까. 우리를 인간(人間)으로 만드는 건, 신호등이 들어간 이미지만 골라낼 줄 아는 능력이 아니라, 사람과 사이에서 생기는 마찰과 함께 살아가는 힘이니까 말이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올해 들어 처음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출전한 배지환(25·피츠버그)이 9회말 적시타를 치면서 팀의 역전승 발판을 놓았다. 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뛰던 배지환은 22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안방경기를 앞두고 MLB 승격 통보를 받았다. 9번 타자 중견수로 이날 바로 선발 출전한 배지환은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1도루로 복귀전을 마쳤다. 피츠버그는 10회 연장 접전 끝에 7-6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배지환이 MLB 복귀 안타를 때린 건 2-6으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만루 상황이었다. 배지환은 샌프란시스코 마무리 투수 카밀로 도발이 던진 시속 99마일(약 159km)짜리 싱커를 우전안타로 연결해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이후 9회말 2사 상황에서 오닐 크루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6-6 동점을 만들었다. 배지환은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1루를 밟은 뒤 바로 2루를 훔쳤고, 후속 타자들 도움으로 2-4를 만드는 점수까지 올렸다. 이날 끝내기 안타를 친 팀 동료 닉 곤잘러스는 “9회말 적시타를 친 배지환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자기 몫을 다한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곤잘러스와 배지환은 올 시즌 트리플A 팀에서도 함께 뛰었다. 지난해 MLB에서 111경기를 뛰었던 배지환은 고관절 부상으로 싱글A에서 올 시즌을 맞았다. 인디애나폴리스로 옮긴 뒤에는 27경기에서 타율 0.367(98타수 36안타), 4홈런, 15타점, 7도루를 기록한 뒤 MLB로 올라왔다. 타율 0.367은 인디애나폴리스가 속한 인터내셔널리그 전체 1위 성적이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정후(26)가 없다는 사실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밥 멜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구단이 이정후의 ‘시즌 아웃’ 소식을 발표한 뒤 이렇게 아쉬워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수술을 권유받았다”면서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는다. 2024년에는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18일 발표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한화)과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의 수술을 집도한 세계적 권위자다. 13일 안방경기에서 외야 수비를 하다가 왼쪽 어깨로 담장과 충돌한 이정후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부상 부위에 ‘구조적인 손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 등에 따르면 구단과 이정후는 재활을 통해 후반기에 일단 복귀한 뒤 시즌 종료 후 수술을 받는 방법도 논의했다. 그러나 바로 수술대에 오르는 게 향후 선수 생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파르한 자이디 구단 사장은 “이정후는 2, 3주 정도 뒤에 수술받게 될 것이다. 이정후의 (젊은) 나이, 예전 수술 이력 등을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우리는 이정후가 완벽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내년에는 더욱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의 한국프로야구 소속팀 키움의 안방 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지난해 직접 찾는 등 이정후 영입에 앞장선 인물이다. 이정후는 “2018년에도 같은 부위에 수술을 받았고 이후 건강하게 뛰었다. 심각한 수술은 아니다. 강한 정신력으로 재활해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면서 “지난 일을 돌이킬 수 없으니 내갸 해야 할 일만 생각하겠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부상 때와 비슷한 상황이 오면 더 안전한 방법을 택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앞두고 6년 동안 1억1300만 달러(약 1532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를 남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0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FIVB 랭킹 42위 한국은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24년 VNL 1주 차 세 번째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9위)에 0-3(13-25, 19-25, 20-25)으로 무릎을 꿇었다. 1시간 18분 만에 경기가 끝날 정도로 완패였다. 이날 패배로 한국의 FIVB 랭킹은 43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한국이 VNL에서 승리한 건 35개월 전 열린 2021년 대회 3주 차 3차전이 마지막이다. 한국은 그해 6월 15일 경기에서 캐나다를 3-2로 이겼다. 이후 4주 차 세 경기를 내리 패하며 2021년 대회를 마감한 한국은 2022년과 지난해 대회 때는 연이어 12전 전패를 당했고 올해도 대회 시작과 함께 3연패에 빠졌다. 그사이 대표팀 사령탑이 두 차례 바뀌었지만 연패를 끊지 못했다. VNL은 월드리그(남자부), 월드그랑프리(여자부)를 개편해 2018년 만든 대회다. 남녀부 상위 16개 팀만 VNL에서 경기를 치르며 나머지 팀은 챌린저컵 등 하위 대회에 배정받는다. 단, 대회 창설 당시 FIVB 랭킹 10위였던 한국은 여자부 ‘코어 국가’로 분류돼 올해 대회까지는 전패를 당해도 하위 대회로 강등되지 않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부산고가 황금사자기 2연패를 향해 첫걸음을 뗐다.부산고는 1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인천고를 6-0으로 완파했다.고교야구가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체제를 갖춘 1971년 이후 부산고가 황금사자기에서 인천고를 물리친 건 이날이 처음이다.부산고가 메이저 대회에서 인천고를 꺾은 것도 1993년 봉황기 8강 2-1 승리 이후 31년 만이다.부산고는 이후 메이저 대회 맞대결에서 인천고에 세 경기 연속으로 패했다가 이날 연패를 끊었다.지난해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 안지원(2학년)은 팀이 2-0으로 앞선 4회초 1사 2루 기회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를 도왔다.부산고는 1996년 봉황기 2회전 5-4 승리 이후 맞대결에서 이겨보지 못한 마산고를 상대로 21일 오후 12시 이번 대회 2회전을 치른다.1982년 이후 42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는 세광고는 신일고를 8-2로 제압했다.신일고는 황금사자기 최다 우승 기록(8회) 보유 팀이지만 2020년대 들어서는 황금사자기에서 승리를 기록한 적이 없다.세광고 5번 타자 3루수 이정재(3학년)가 1회초 2사 2, 3루 상황에서 결승타를 치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세광고는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세원고와 21일 오전 9시 30분 2회전을 치른다.경기 고양시에 있는 세원고는 올해부터 고교야구 주말리그에 참가 중인 팀이다.목동 세 번째 경기에서는 서울자동차고가 제물포고에 7-0, 7회 콜드 승을 거뒀다.이번 대회에서는 7회 이후에 7점 이상 벌어지면 콜드 게임을 선언한다.서울자동차고는 5-0으로 앞선 7회말 2점을 뽑아내면서 콜드 게임을 완성했다.2022년부터 주말리그에 참가한 서울자동차고가 메이저 대회에서 콜드게임 승을 기록한 건 이 경기가 처음이다.서울자동차고가 황금사자기에 승리를 거둔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신월야구장에서는 라온고가 율곡고야구단에 3-2 진땀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율곡고 야구부는 지난해부터 클럽팀으로 전환하면서 율곡고야구단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2022년 황금사자기에서 율곡고를 꺾고 8강에 올랐던 청원고는 이날 황금사자기에 처음 출전한 대구북구SC를 4-0으로 꺾었다.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장안고도 황금사자기에 처음 출전한 영선고를 4-2로 물리치고 2년 만에 황금사자기 2회전에 올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결국 ‘시즌 아웃’ 진단을 받았다.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로부터 어때 수술을 권유받았다”고 18일 알렸다.엘라트라체 박사는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37·한화)의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도 지난해 이 의사에게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구단은 계속해 “이정후는 몇 주 안에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는다. 2024년에는 더 이상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정후는 13일 안방에서 열린 신시내티전에서 1회초에 상대 타자의 홈런성 타구를 잡으려 점프하다 왼쪽 어깨로 담장에 충돌했다.구단은 처음에 염좌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통해 ‘구조적인 손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정후가 왼쪽 어깨 수술을 받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이정후는 한국프로야구 넥센(현 키움) 시절인 2018년 11월에도 관절와순 봉합수술을 받았다.관절와순은 위팔뼈와 어깨뼈를 연결하는 섬유질 연골조직이다. 이 관절와순이 어깨뼈에서 떨어진 상태가 관줄와순 파열이다.이번 시즌을 앞두고 6년간 1억13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는 결국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한 채 MLB 데뷔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이정후는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MLB에서 뛴 지난 한 달 반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시간이라며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으니 앞으로 해야 할 일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무라카미 무네타카(村上宗隆·24·야쿠르트)가 전 세계 주요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통산 200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습니다.무라카미는 15일 마쓰야마(松山) 중앙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안방 경기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히로시마 투수 야사키 다쿠야(矢崎拓也·30)의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습니다.무라카미는 이날 만 24세 103일이었습니다.이전에는 기요하라 가즈히로(淸原和博·57)가 만 24세 313일에 통산 200홈런을 친 게 일본 프로야구 기록이었습니다.한국에서는 ‘라이언 킹’ 이승엽 두산 감독(48)이 만 24세 253일에 통산 200번째 홈런을 날린 게 기록입니다.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나 대만프로야구에도 이보다 이런 나이에 200홈런을 친 타자는 없습니다.MLB에서는 멜 오트(1909~1958)가 만 25세 144일, 대만에서는 장타이산(張泰山·48)이 만 31세 233일에 200홈런을 친 게 최연소 기록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