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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일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볼트는 금고란 뜻)’라는 이름의 핵심광물 비축 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 비축 및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그는 “수년간 미국 기업들은 시장 교란이 발생할 때마다 핵심광물이 바닥날 뻔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며 사업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비상시 민간 용도로 사용될 핵심광물로서 이 같은 비축분을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또한 4일 주요 7개국(G7), 한국, 호주, 인도 등의 장관급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핵심광물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도 ‘프로젝트 볼트’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민관 합동으로 사업비 조달…GM-보잉 참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린 오래전부터 전략적으로 원유를 비축해 왔고 국가 방위를 위해 핵심광물도 비축해 왔다”면서 “이제 미국 산업을 위해 새로운 비축에 나설 것”이라며 ‘프로젝트 볼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자동차, 반도체, 전자제품같이 핵심광물을 재료로 쓰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등에 최대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일종의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트럼프 행정부는 ‘프로젝트 볼트’의 초기 사업비는 총 120억 달러(약 17조4200억원)로 미국 수출입은행의 대출 100억 달러, 민간 투자 20억 달러로 충당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납세자들이 이 사업 과정에서 얻는 대출의 이자 수익으로 이익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1년 동안 행정부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모든 핵심광물과 희토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비상한 조치들을 취해 왔다”면서 미국 내 광산 개발 사업 가동, 핵심 광물 채굴의 인허가 기간 단축 등을 그 사례로 언급했다. 이날 백악관에는 루비오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는 물론이고 존 요바노비치 미국 수출입은행장,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 등도 자리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GM, 보잉, 스텔란티스 등 10여 개 미국 제조기업이 이번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버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 시추 슬로건인 ‘드릴, 베이비, 드릴’을 변주해 “마인, 베이비, 마인(mine·채굴하라)”이라고 외치며 핵심광물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1990년대까진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지만 이후 쇠퇴했고, 현재는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아킬레스건을 노려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대(對)미 압박용 카드로 활용했다. 이에 미국은 최근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실리콘, 희토류 등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한국 같은 주요 우방국을 규합한 연합체 ‘팍스 실리카(Pax Silica)’를 결성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베선트 장관이 G7, 한국, 인도, 호주, 멕시코, 유럽연합(EU)의 재무장관급 인사들과 함께 워싱턴에서 핵심광물에 관련 회의도 열었다.● 韓, 공급망 다변화 기회…中 보복 위험도한국은 그동안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겠단 의지를 드러낼 때마다 ‘공급망 위기론’에 직면했다. 그런 만큼 미국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동참하면 관련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 과정에서 이 같은 ‘파트너십’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한국 기업도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에 참여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다만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보복성 수출 규제 위험 등을 감수해야 한다. 일각에선 미국의 부담 전가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이번 사업을 추진하며 발생할 비용의 일부를 동맹국에 전가하거나, 불참 시 페널티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제9선거구(태런트 카운티·댈러스 인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집권 여당인 공화당 후보에게 14%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이곳은 앞서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17%포인트 차로 누른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서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표가 2024년 대선보다 31%포인트나 급증한 것. 민주당은 같은 날 실시된 텍사스주 연방하원 제18선거구(휴스턴 도심) 보궐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9개월 앞두고, 안방이자 텃밭으로 여겨진 텍사스주에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이다.앞서 공화당은 지난해 치러진 조지아주 주 하원의원 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뉴욕시장·버지니아 및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모두 민주당에 자리를 내줬다. 지방선거 패배가 잇따르면서 백악관과 공화당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텍사스 전역의 공화당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논란을 일으킨 불법 이민자 단속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공화당 패배 원인으로 강경한 이민 단속을 꼽으며 “이번 선거는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에 의한 두 건의 사망 사건 직후 치러져 공화당에는 최악의 타이밍이었다”고 진단했다. 또 “스티븐 밀러(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강경 이민 정책 주도)의 대규모 강제 추방 전략이 여론에서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까지 나섰지만 또 참패이번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테일러 러메트는 지역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으로, 기업가 출신인 공화당의 리 웜즈갠스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텍사스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다. 주정부와 주의회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특히 9선거구는 확실한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여겨졌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방심한 것도 아니었다. 공화당 지도부는 웜즈갠스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에 나섰다. 패트릭 부지사는 선거에 앞서 “안심하기엔 너무 박빙”이라고 강조하며 막판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선거 직전 웜즈갠스 후보를 성공한 기업가로 추켜세우며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는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어려움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졌다”며 양당 지도부가 면밀히 지켜봤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선거에서 완패하자 공화당 내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친트럼프 성향 폭스뉴스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반발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같은 날 선거가 치러진 텍사스주 연방하원 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도 크리스천 메네피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18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결과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연방하원 의석수 차는 4석으로 줄게 됐다. 공화당으로선 당장 하원 다수당 지위까지 위태로워진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자신감을 더해가고 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오늘 밤의 결과는 어떤 공화당 의석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자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은 이번 텍사스 선거를 포함해 앞선 선거들에서의 잇단 승리로 중간선거를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난 아무 관련 없어” 책임 회피트럼프 대통령은 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선거 패배와 관련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며 “안타깝지만 난 그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자신의 책임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인 데 이어 보궐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잇단 고배를 마신 만큼 백악관의 초조함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지난달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중간선거에서 지면 내가 탄핵당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제9선거구(태런트 카운티·댈러스 인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집권 여당인 공화당 후보에게 14%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이곳은 앞서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17%포인트 차로 누른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서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표가 2024년 대선보다 31%포인트나 급증한 것. 민주당은 같은 날 실시된 텍사스주 연방하원 제18선거구(휴스턴 도심) 보궐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9개월 앞두고, 안방이자 텃밭으로 여겨진 텍사스주에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이다.앞서 공화당은 지난해 치러진 조지아주 주 하원의원 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뉴욕시장·버지니아 및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모두 민주당에 자리를 내줬다. 지방선거 패배가 잇따르면서 백악관과 공화당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텍사스 전역의 공화당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특히 최근 논란을 일으킨 불법 이민자 단속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공화당 패배 원인으로 강경한 이민 단속을 꼽으며 “이번 선거는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에 의한 두 건의 사망 사건 직후 치러져 공화당에게는 최악의 타이밍이었다”고 진단했다. 또 “스티븐 밀러(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강경 이민 정책 주도)의 대규모 강제 추방 전략이 여론에서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까지 나섰지만 또 참패이번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테일러 러메트는 지역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으로, 기업가 출신인 공화당의 리 웜즈갠스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텍사스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다. 주정부와 주의회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특히 9선거구는 확실한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여겨졌다.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방심한 것도 아니었다. 공화당 지도부는 웜즈갠스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에 나섰다. 패트릭 부지사는 선거에 앞서 “안심하기엔 너무 박빙”이라고 강조하며 막판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선거 직전 웜즈갠스 후보를 성공한 기업가로 추켜세우며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는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어려움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졌다”며 양당 지도부가 면밀히 지켜봤다고 전했다.그럼에도 선거에서 완패하자 공화당 내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친트럼프 성향 폭스뉴스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반발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해석했다.같은 날 선거가 치러진 텍사스주 연방하원 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도 크리스천 메네피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18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결과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연방하원 의석수 차는 4석으로 줄게 됐다. 공화당으로선 당장 하원 다수당 지위까지 위태로워진 셈이다.반면 민주당은 자신감을 더해가고 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오늘 밤의 결과는 어떤 공화당 의석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자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은 이번 텍사스 선거를 포함해 앞선 선거들에서의 잇단 승리로 중간선거를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난 아무 관련 없어” 책임 회피트럼프 대통령은 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선거 패배와 관련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며 “안타깝지만 난 그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자신의 책임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하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인 데 이어 보궐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잇단 고배를 마신 만큼 백악관의 초조함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지난달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중간선거에서 지면 내가 탄핵당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군의 감시용 항공기 ‘P-8A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최근 이란 영공 인근에서 관측됐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종종 이 초계기와 같이 투입되는 미군의 고고도 무인기(드론) ‘MQ-4C 트라이턴’ 또한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에 신속하고 결정적인 ‘이란 공격 옵션’을 요구했다고 보도하며 미국의 군사 작전 임박설에 힘을 실었다. 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7)는 같은 날 수도 테헤란에 있는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1902∼1989·1979∼1989년 집권)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1일 연설에서 최근의 반정부 시위를 ‘쿠데타’로 규정했다. 또 군사 위협을 가하는 미국을 향해 “미국이 만약 전쟁을 시작한다면 지역 전쟁이 될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동 곳곳의 미군 기지, 미국의 맹방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란군 또한 1, 2일 양일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사격 해군훈련을 하기로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계획은 (이란이) 우리와 대화하는 것”이라며 대화 의지 또한 드러냈다. ● 美 초계기 포세이돈, 이란 영공서 관측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P-8A 포세이돈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의 중립 수역 6000m 상공에서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성능 해상 감시 레이더를 장착했고 ‘잠수함 킬러’로 불릴 만큼 감시 능력이 뛰어나다. 하푼 대함미사일과 기뢰도 발사할 수 있다. 관련 장비 포함 대당 가격은 6억 달러(약 8700억 원). 이 초계기는 바레인의 한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 인근에는 미군기지가 있다. 타스통신은 최근 며칠간 이 일대에서 ‘MQ-4C 트라이턴’ 또한 목격됐다고 전했다. 미국 군사매체 더워존 또한 같은 달 29일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에 전개됐던 미 공군 F-35A 전투기 일부가 최근 포르투갈 라즈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F-35A 전투기는 지난달 3일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할 때도 투입됐다. 이 비행기를 중동과 가까운 유럽에 이동시킨 것, 미군이 에이브러햄링컨함을 포함한 전함 10여 척을 중동에 배치한 것 등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 의지를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 같은 대규모 전력을 앞세워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의 영구 중단 및 보유한 농축우라늄의 전량 폐기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및 수량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사거리 제한은 사실상 대(對)이스라엘 억지력 박탈 시도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달 30일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에 신속하고 결정적인 대이란 공격 옵션을 요구하며 하메네이 정권을 전복시킬 수 있는 가혹한 폭격 작전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메네이 제거는 민심 이반 가능성이 크고 성공 가능성 또한 높지 않아 실제로 단행될지 미지수다.● 하메네이, 호메이니 묘소 참배지난해 12월 28일 반정부 시위 발발 후 암살 가능성 등에 대비해 지하 벙커 등에 은신하며 공개 활동을 자제했던 하메네이는 지난달 31일 이례적으로 호메이니의 묘소를 찾았다.이 자리에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54) 또한 동석했다. 하산은 하메네이 사후 최고지도자 후보군으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과거 팔레비 왕가의 탄압을 받던 호메이니는 15년의 망명 생활을 청산하고 1979년 2월 1일 귀국해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켰다. 이후 사망 때까지 신정일치 국가의 최고지도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하메네이는 호메이니의 사후부터 현재까지 장기 집권 중이다. 즉 하메네이가 호메이니의 귀국일을 하루 앞두고 그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호메이니의 후광을 빌려 자신의 집권 정당성을 강조하고 미국과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달 31일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에서 가스 누출에 따른 폭발로 8층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 1일 기준 4세 어린이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때 혁명수비대를 노린 공격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당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있는 도시들에서 벌어지는 시위 및 폭동과 관련해 해당 도시들이 연방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3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최근 연방 요원들이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민 2명을 잇달아 사살해 집권 공화당과 자신의 지지층에서조차 비판이 이어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관련 범죄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민주당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7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백인 여성 러네이 니콜 굿(37), 같은 달 24일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이 백인 남성 간호사 앨릭스 프레이(37)를 살해했을 때만 해도 “요원들의 정당한 임무 수행”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공분을 샀다. 이후 전국적으로 거센 반(反)트럼프 시위가 일어나고, 공화당에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섰다. 그는 현장에서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을 이끈 책임자 대신 톰 호먼 백악관 국경차르를 미네소타주에 긴급 투입했다. 또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통화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 강세 지역의 시위에 연방정부가 섣불리 개입하지 않겠다는 ‘유화 제스처’까지 내놓은 것이다. 다만 그는 시위대 등이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시위대를 “고액의 보수를 받는 미치광이, 선동가, 반란자”로 지칭하며 “이들로부터 공격받는 모든 연방 건물을 강력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방 요원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 연방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치는 행위, 연방 요원에게 돌과 벽돌을 던지는 행위 등을 거론하며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얼핏 보면 연방정부의 개입 자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의 초점을 민주당으로 돌리려는 속셈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제기된다. 향후 일부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로 인해 치안이 악화하면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동시에 자신이 혼란을 수습하는 듯한 모습을 선보여 정치적 정당성과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의미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8일 보낸 내부 지침을 입수해 ICE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요원들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려 한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체포 영장 발부 전 도주 가능성이 있는 불법 이민자만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었지만 해당 인물이 특정 가능 장소에 계속 머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체포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뀐다는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군의 감시용 항공기 ‘P-8A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최근 이란 영공 인근에서 관측됐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종종 이 초계기와 같이 투입되는 미군의 고고도 무인기(드론) ‘MQ-4C 트라이턴’ 또한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에 신속하고 결정적인 ‘이란 공격 옵션’을 요구했다고 보도하며 미국의 군사 작전 임박설에 힘을 실었다.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7)는 같은 날 수도 테헤란에 있는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1902~1989·1979~1989년 집권)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1일 연설에서 최근의 반정부 시위를 ‘쿠데타’로 규정했다. 또 군사 위협을 가하는 미국을 향해 “미국이 만약 전쟁을 시작한다면 지역 전쟁이 될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동 곳곳의 미군 기지, 미국의 맹방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란군 또한 1, 2일 양일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사격 해군훈련을 하기로 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계획은 (이란이) 우리와 대화하는 것”이라며 대화 의지 또한 드러냈다.● 美 초계기 포세이돈, 이란 영공서 관측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P-8A 포세이돈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의 중립 수역 6000m 상공에서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성능 해상 감시 레이더를 장착했고 ‘잠수함 킬러’로 불릴 만큼 감시 능력이 뛰어나다. 하푼 대함미사일과 기뢰도 발사할 수 있다. 관련 장비 포함 대당 가격은 6억 달러(약 8700억 원). 이 초계기는 바레인의 한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 인근에는 미군기지가 있다. 타스통신은 최근 며칠간 이 일대에서 ‘MQ-4C 트라이턴’ 또한 목격됐다고 전했다.미국 군사매체 더워존 또한 같은 달 29일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에 전개됐던 미 공군 F-35A 전투기 일부가 최근 포르투갈 라즈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F-35A 전투기는 지난달 3일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할 때도 투입됐다. 이 비행기를 중동과 가까운 유럽에 이동시킨 것, 미군이 에이브러햄링컨함을 포함한 전함 10여 척을 중동에 배치한 것는 등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 의지를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은 이 같은 대규모 전력을 앞세워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의 영구 중단 및 보유한 농축우라늄의 전량 폐기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및 수량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란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사거리 제한은 사실상 대(對)이스라엘 억지력 박탈 시도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한편 지난달 30일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에 대이란 공격 옵션을 요구하며 하메네이 정권을 전복시킬 수 있는 가혹한 폭격 작전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메네이 제거는 민심 이반 가능성이 크고 성공 가능성 또한 높지 않아 실제로 단행될지 미지수다.● 하메네이, 호메이니 묘소 참배지난해 12월 28일 반정부 시위 발발 후 암살 가능성 등에 대비해 지하 벙커 등에 은신하며 공개 활동을 자제했던 하메네이는 지난달 31일 이례적으로 호메이니의 묘소를 찾았다.이 자리에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54) 또한 동석했다. 하산은 하메네이 사후 최고지도자 후보군으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과거 팔레비 왕가의 탄압을 받던 호메이니는 15년의 망명 생활을 청산하고 1979년 2월 1일 귀국해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켰다. 이후 사망 때까지 신정일치 국가의 최고지도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하메네이는 호메이니의 사후부터 현재까지 장기 집권 중이다.즉 하메네이가 호메이니의 귀국일을 하루 앞두고 그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호메이니의 후광을 빌려 자신의 집권 정당성을 강조하고 미국과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한편 지난달 31일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에서 가스 누출에 따른 폭발로 8층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 1일 기준 4세 어린이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때 혁명수비대를 노린 공격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당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있는 도시들에서 벌어지는 시위 및 폭동과 관련해 해당 도시들이 연방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3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최근 연방 요원들이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민 2명을 잇달아 사살해 집권 공화당과 자신의 지지층에서조차 비판이 이어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관련 범죄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민주당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7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백인 여성 러네이 니콜 굿(37), 같은 달 24일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이 백인 남성 간호사 앨릭스 프레이(37)를 살해했을 때만 해도 “요원들의 정당한 임무 수행”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공분을 샀다. 이후 전국적으로 거센 반(反)트럼프 시위가 일어나고, 공화당에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섰다.그는 현장에서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을 이끈 책임자 대신 톰 호먼 백악관 국경차르를 미네소타주에 긴급 투입했다. 또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통화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 강세 지역의 시위에 연방정부가 섣불리 개입하지 않겠다는 ‘유화 제스처’까지 내놓은 것이다.다만 그는 시위대 등이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시위대를 “고액의 보수를 받는 미치광이, 선동가, 반란자”로 지칭하며 “이들로부터 공격받는 모든 연방건물을 강력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연방 요원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 연방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치는 행위, 연방 요원에게 돌과 벽돌을 던지는 행위 등을 거론하며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즉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얼핏 보면 연방정부의 개입 자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생기면 책임의 초점을 민주당으로 돌리려는 속셈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제기된다. 향후 일부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로 인해 치안이 악화하면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동시에 자신이 혼란을 수습하는 듯한 모습을 선보여 정치적 정당성과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의미다.실제 뉴욕타임스(NYT)는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8일 보낸 내부 지침을 입수해 ICE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요원들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려 한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체포 영장 발부 전 도주 가능성이 있는 불법 이민자만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었지만 해당 인물이 특정 가능 장소에 계속 머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체포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뀐다는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워시는 ‘정치적 동물(political animal)’이다.”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에 대해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이같이 말했다. “많은 언론 보도는 워시를 ‘통화 긴축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는 범주 오류”라면서 워시 후보자를 이렇게 평가한 것.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로 꼽힌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에서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것”이라며 “그의 임명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그가 (경제에) 큰 피해를 줄 수는 없을 거란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연준은 독재 체제가 아니라 공화국”이라며 “핵심 결정은 의장이 한 표만을 가진 위원회에서 내려진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워시 후보자를 ‘매파’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등으로 분류하는 대신 ‘정치적 동물’이란 새로운 범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시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비꼰 것으로, 정권에 따라 소신이나 입장도 쉽게 바꿀 수 있는 인물이란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워시 후보자는 민주당이 백악관을 차지하고 있을 땐 긴축 통화를 주장하고 경제를 부양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하지만, 공화당이 집권 여당인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선 다른 입장을 펼칠 수 있는 인물로 봤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워시 후보자가 과거에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에는 비둘기파 성향을 보여 왔다고 진단한 바 있다. 워시 후보자는 금리 인하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으로 꼽히는 관세 정책도 옹호해왔다.크루그먼 교수는 일부 민주당 성향 경제학자들이 워시 후보자를 옹호하는 현 상황을,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케빈 해싯을 지명했던 때와도 비교했다. 당시 헤싯 위원장은 명백하게 터무니없는 “정치적 기술자”였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이 그를 두둔했다는 것. 그러면서 “이후 해싯은 내 예상마저 뛰어넘는 행보를 보였다”며 “너무 노골적인 아첨꾼으로 드러난 나머지, 트럼프 대통령조차 그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는 것이 홍보와 금융 측면에서 재앙이 될 거라고 판단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한 지 사흘 만인 29일(현지 시간) 한미 고위급 대면 협의가 개시됐지만 한미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이 처리되기 전까지는 관세를 낮춰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 역시 정부에 입법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만큼 결국 대미 투자 프로젝트 이행 시간표를 요구하며 한국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특별법 처리 전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검토 및 사전 협의를 협상 카드로 제안하며 미국에 관세 인상 철회를 설득하고 있다.● 李 대통령, ‘입법 전 사전 검토·협의’ 전략 지시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9일과 30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의 두 차례 회동에서 특별법 처리와 한미 간 합의한 대미 투자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할 순 있어도 법안 처리는 입법부의 고유 권한인 만큼 처리 시점은 못 박기 어렵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말∼3월 초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특별법 처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에 신속한 투자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특별법 처리 전 미국이 제안하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검토와 한미 사전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협상 카드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도 28일 브리핑에서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이라도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준비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실장은 “법이 통과되고 나서 프로젝트를 검토하면 또 몇 달이 걸리지 않느냐”며 “법 통과 직후부터 신속하게 법 절차가 진행되도록 ‘대외 경제장관 회의’ 등 결의를 통해 예비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정부가 새로운 협상 전략을 꺼내 든 건 투자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진전된 입장 없이 미국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에 특별법이 처리되기 전에는 투자 프로젝트를 논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관세 인상 압박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 우리와 대미 투자 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4차례 각료, 실무 협의를 이어오며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한국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3월로 추진되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1호 투자 프로젝트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美 관보 게재 준비, 압박 전술로 판단” 정부는 두 차례 한미 상무장관 연쇄 회동에 이어 추가 고위급 협의 속도전에 나설 방침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회동을 위해 30일 워싱턴에 도착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많은 나라가)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데 미국도 한국과 합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국익을 중심에 두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대로 미국이 실제 관세 인상에 나서는 강수를 둘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 후 미국은 우리 정부에 관세 인상의 효력을 발효시키기 위한 관보 게재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는 취지의 소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7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추가적인 행정명령 서명 없이도 상무부 등 관계 기관이 수정된 관세율이 적힌 관보를 게재하면 관세 효력이 발생하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이 진정성을 보이라는 압박 전술로 판단한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관세 문제를 긴급 논의하기 위해 방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틀 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를 보지 못하고 향후 화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30일(현지 시간) 김 장관은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러트닉 장관과 회동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을 만나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충분하게 대화를 했고 아직 대화가 더 필요한 부분들이 있어서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굉장히 이해는 깊어졌고 어떻게 절충점을 찾을지에 대한 논의가 좀 있었다”면서도 “대화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미국이 관세를 다시 25%로 원상 복구하는 기한을 정해두고 있냐는 물음에 김 장관은 “세부 내용에 대해선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김 장관은 “여기가 지금 주말이고 해서 화상으로 계속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미 협의는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논의는 두 장관이 화상으로 이어갈 전망이다.앞서 캐나다에 체류 중이던 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방침 발표 뒤 28일 급히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다음날인 29일 러트닉 장관을 1시간 가량 만났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이날(30일) 다시 한번 회동을 가졌지만 뾰족한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현지 관세 협상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바통을 넘겨받게 됐다. 여 본부장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워싱턴에 도착했다. 그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6일 한국산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한 상호관세를 당초 양국이 합의한 15%에서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대미 투자 관련 입법을 아직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가 미국과의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합의된 거래 조건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인하해왔고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도 동일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가 아직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진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다”고 했다.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전까지는 한국에 대한 25%의 상호관세 재부과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강경 태세를 이어간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는 등 한미 간 본격 추가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협상단에 “차분하고 담담하게 대처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정부 내에서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핵추진 잠수함(핵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비롯한 비관세 분야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선트 “韓 국회 승인 전 무역 합의 없어” 베선트 장관은 28일(현지 시간)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결정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이 자신들이 이행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데 이어 관세 협상 키맨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밝힌 것. 한미 관세 합의의 주축이었던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갈라쇼 축사를 통해 “자유무역과 실질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한미 간 상업적 유대(commercial tie)에는 투자가 중요하다며 “삼성은 파트너십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기업”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의 대미 투자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출장 일정을 마치고 미국 방문에 나선 김 장관은 29일 오후(현지 시간) 미 측 카운터파트인 러트닉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우리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잘 설명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투자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29일 저녁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를 만나 디지털·플랫폼 및 농산물 규제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쿠팡 바로잡기 태스크포스(TF)’ 출범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TF 명칭을 변경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핵잠, 원자력협정 부정적 영향 우려” 정부는 미국의 관세 재부과 방침에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기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미국의 관세 재부과 방침을) 합의 파기로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우리가 미 측에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미 측에서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투자 진행 상황이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핵잠 건조, 원자력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등 안보 현안을 포함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합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안보 협상과 관세 협상은 함께 가고 있는 국면이라 한쪽에서 무너지는 것은 다른 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협상이 선순환이 되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핵심 관계자도 “미 측의 강경 태도가 안보 협상에 미칠 영향도 전혀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한미관계 전반을 조율할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관세 합의를 최대 성과로 내세운 만큼 정부 내에서도 양국 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어야 하는데,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각 부처에 맡겨 두면서 종합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 여기저기서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한두 가지가 아니고 여러 가지로 복합적”이라며 “관세 협상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관리 체계가 무너진 만큼 앞으로는 이를 잘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 한파 속 오후 5시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등 삼성 일가가 하나둘씩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에는 삼성 사장단 20여 명도 자리했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기증품인 ‘이건희(KH) 컬렉션’ 첫 해외 순회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폐막을 앞두고 열린 갈라 디너 참석차 워싱턴을 찾은 것이다. 해외에서 삼성 회장 일가와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인 대규모 행사는 1993년 ‘신경영’이 발표된 삼성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K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행사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다지는 ‘민간 외교의 장’이 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 한미 정재계 인사 2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韓 문화유산 보존, 삼성 의지 굳건” 이재용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전시를 미국 수도인 워싱턴에서 선보일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이번 행사가 미국과 한국의 국민들이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6·25전쟁 미국 참전용사 4명을 향해 “미국 참전용사의 희생이 없었다면 한국이 지금처럼 번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어 “6·25전쟁 등 고난 속에서도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과 이건희 선대 회장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가 있었다”며 “홍라희 명예관장은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 작품까지 컬렉션의 범위를 넓히고 다양화했다”고 강조했다. 삼성가가 대대로 한국 문화유산 보존에 나섰던 것이 이번 컬렉션 개최로 이어진 점을 강조한 것이다.이날 행사에는 삼성 일가와 한미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복을 입은 홍 관장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과 함께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아들과 팔짱을 낀 채 동행했다.미국 측에선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로리 차베즈더리머 노동장관,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미 공화당 대표 중진인 테드 크루즈, 팀 스콧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에선 한국계 최초 연방 상원의원인 앤디 김,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재계에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웬들 위크스 코닝 회장,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 등을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이날 러트닉 장관과 이 회장, 정 회장이 함께 만난 사실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시카고-런던으로 이어지는 이건희 컬렉션 이날 갈라 디너는 참석자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만찬을 하며 한국 문화유산의 품격을 체험하고 교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이 회장과 홍 관장은 참석자들에게 선대 회장이 강조했던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 미술품 기증의 토대가 된 사회공헌 철학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이에 큰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4월 이 회장과 삼성 일가는 선대 회장이 평생 모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개막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삼국시대 ‘금동보살삼존입상’, 고려청자 등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국보 7건과 보물 15건이 포함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자 기증품이 주를 이뤘다. 개막 한 달 만에 1만5000명이 찾아 동일 규모 특별전보다 25% 많은 관객이 관람했다. 다음 달 1일 폐막까지 누적 6만5000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전시 일정을 마친 뒤 미 시카고미술관(3월 7일∼7월 5일)과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9월 10일∼2027년 1월 10일)을 순회할 예정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 한파 속 오후 5시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등 삼성 일가가 하나둘 씩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에는 삼성 사장단 20여 명도 자리했다.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기증품인 ‘이건희(KH) 컬렉션’ 첫 해외 순회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폐막을 앞두고 열린 갈라 디너 참석차 워싱턴을 찾은 것이다. 해외에서 삼성 회장 일가와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인 대규모 행사는 1993년 ‘신경영’이 발표된 삼성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처음이다.이날 행사는 K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행사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다지는 ‘민간 외교의 장’이 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 한미 정재계 인사 25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韓 문화유산 보존, 삼성 의지 굳건”이재용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전시를 미국 수도인 워싱턴에서 선보일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이번 행사가 미국과 한국의 국민들이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6·25전쟁 미국 참전용사 4명을 향해 “미국 참전용사의 희생이 없었다면 한국이 지금처럼 번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이어 “6·25 전쟁 등 고난 속에서도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과 이건희 선대 회장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가 있었다”며 “홍라희 명예관장은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 작품까지 컬렉션의 범위를 넓히고 다양화했다”고 강조했다. 삼성가가 대대로 한국 문화유산 보존에 나섰던 것이 이번 컬렉션 개최로 이어진 점을 강조한 것이다.이날 행사에는 삼성 일가와 한미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복을 입은 홍 관장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과 함께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아들과 팔짱을 낀 채 동행했다.미국 측에선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로리 차베즈더리머 노동장관,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미 공화당 대표 중진인 테드 크루즈, 팀 스콧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에선 한국계 최초 연방 상원의원인 앤디 김,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재계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웬델 웍스 코닝 회장,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 등이 참석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 등을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이날 러트닉 장관과 이 회장, 정 회장이 함께 만난 사실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시카고, 런던으로 이어지는 이건희 컬렉션이날 갈라 디너 참석자들은 전시회를 관람하고 만찬을 하며 한국 문화유산의 품격을 체험하고 교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이 회장과 홍 관장은 참석자들에게 선대 회장이 강조했던 한국문화에 대한 자긍심, 미술품 기증의 토대가 된 사회공헌 철학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이에 큰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4월 이 회장과 삼성 일가는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한 바 있다.지난해 11월 15일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개막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삼국시대 ‘금동보살삼존입상’, 고려청자 등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국보 7건과 보물 15건이 포함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자 기증품이 주를 이뤘다.개막 한 달 만에 1만5000명이 찾아 동일 규모 특별전보다 25% 많은 관객이 찾았다. 다음 달 1일 폐막까지 누적 6만5000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전시 일정을 마친 뒤 시카고미술관(3월 7일~7월 5일)과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9월 10일~2027년 1월 10일)을 순회할 예정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사진)와 백악관이 27일(현지 시간) 한국을 향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인 25%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다음 날 한국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다시 존중받고 있다”며 대표적인 외교 성과로 꼽은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한 미국의 평가가 뒤집혔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 등 정상회담 후속 협상이 예고된 가운데 관세를 둘러싼 균열이 커지면서 한미관계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韓 비판 쏟아낸 백악관-USTR그리어 대표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25%의 관세를 재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우리는 선의의 표시로 관세를 낮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 했으나 한국은 자신의 몫을 실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함께 한미 관세 협상 주축이자 21명의 미국 내각 구성원 중 한 명이다. 그는 한국에 대해 “그들은 (대미) 투자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며 “그들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법을 도입했다. 농업과 산업 분야에서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약속을 지키고 있지만, 한국이 신속하게 자기들 몫을 이행하지 않는 이런 상태는 계속 용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미 투자 지연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시장 개방이라고 강조해온 비관세장벽 완화 등에 별 진전이 없는 가운데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통과된 것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미국은 허위조작 정보 유통을 금지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미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백악관 역시 이날 한국을 겨냥한 관세 인상에 대해 “단순한 현실(simple reality)은 한국이 낮은 관세를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를 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관세를 낮췄지만 한국은 그 합의에 따른 자신들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있어 아무런 진전(no progress)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와 백악관이 한국에 대한 공개 비판에 나선 것을 두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방침이 한국에 대한 미국 행정부 내 종합적인 판단이 반영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조치는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대우와 교회에 대한 조치 등 여러 사안에 대한 한국의 방식에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석 달 만에 비상등 켜진 한미관계 일각에선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으로 관세 협상을 타결한 지 불과 석 달 만에 한미가 공개적으로 파열음을 낸 것을 두고 정부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측 불가능성이 큰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과 우려를 표명한 만큼 사전 물밑 조율을 통해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선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11월엔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지난해 12월에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이달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미국을 방문했다. 특히 이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부과 사흘 전인 23일엔 김민석 국무총리가 J D 밴스 미 부통령을 만났다.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고위급 교류를 통해 미국의 이상 기류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8일 브리핑에서 “(관세 부과가) 예고 없이 있었고 백악관 내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는 전혀 느닷없는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가 산업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대미 투자 지연에 대해 수차례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보인 이상징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 등을 재부과하기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압박 하루 만인 27일(현지 시간) “우리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물밑에선 관세 부과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미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대한 관세 재부과안을 연방 관보에 등재하기 위한 실무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비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미국의 기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동 군사훈련에 병력을 보낸 유럽 8개국 등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다가 철회한 가운데 한국에 대해선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 인상이 효력을 가지려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관보 게재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국산 제품 관세를 15%에서 25%로 상향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상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부과 발언 직후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은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관세 인상을 실행할 수 있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미국 백악관 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부과가 한국의 약속 불이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한국 측은 합의에서 자신들이 이행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 아무런 진전(no progress)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약속을 지키고 있지만, 한국이 신속히 자신들의 몫을 이행하지 않는 상태는 계속 용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8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되지 않아 (투자 관련) 합의사항 이행이 늦어지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미국 불만이 100% 국회 입법 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리겠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 절차는 관보 작업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도록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선 조만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찾아 각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그리어 대표와 고위급 연쇄 회동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한 한국의 처리 의지를 강조할 방침이다.[美, 관세 파상 공세] 美, ‘25% 관세’ 관보 게재 준비김용범 “美 불만은 법안 지연 100%”… 사실상 국회에 ‘관세 인상’ 책임 돌려美, 투자 이행시기 등 약속 요구땐… 돌파구 못찾고 관세 인상될 수도통상 투톱, 고위급 회동 일정 못잡아“미국의 불만이 100% 국회 입법 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고 미국도 그렇게 답하고 있다.”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관세 재부과 방침을 밝힌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는 한미 소통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배경이 전적으로 대미투자특별법 입법화(enact) 지연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입법화 의지를 향후 고위급 협의에서 충분하게 설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하지만 미국이 실제 관세 부과를 위한 준비 작업을 병행하는 기류가 파악된 가운데 미국이 조만간 있을 고위급 회동에서 대미(對美) 투자의 조기 이행 시기와 규모를 약속할 것을 요구해 한미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美, 韓 대미 투자 절차 기대보다 느리다고 생각”김 실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과 해결책을 모색한다고 했고, 백악관 관계자도 무역합의 이외에 다른 사안은 관련 없다고 명확히 답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을 보면 한국 정부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초 미국의 압박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아닌 국회를 문제 삼아 관세 인상 방침을 밝혔다는 것.김 실장은 당초 한미 관세 합의대로 특별법이 발의되면 관세가 인하되는 절차에 대해 양국 간 혼선은 없다면서 “(미국이) 법안의 진척 정도, 국회 심의 등 전반적 절차가 기대보다 느리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김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 전 정부가 현 상황에서 미국과 투자 이행에 대해 논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법이 통과되고 절차가 진행되면 이런 사업들을 논의해볼 수 있다는 소통은 한미 간에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법이 통과되기 전 정식으로 어떤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심사를 하거나 논의를 공식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소통이 산업통상부와 미 상무부 간에 있었다”고 했다.청와대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를 통해 국회의 특별법 처리 계획과 의지를 강조하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국회에 2월에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충분히 할 것이고, 정부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에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다만 통상 ‘투톱’의 한미 고위급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 특사단으로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 장관은 관세 인상 발표 이전부터 예정돼 있던 일정에 따라 2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이르면 29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인데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면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난관 많은 관세 인상 철회 설득하지만 고위급 협의가 이뤄져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방침을 철회시키기 위한 설득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별법의 국회 비준 동의 여부를 두고 여야 이견이 지속되고 있고 정부가 계획한 다음 달 중 법안 처리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즉각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미국이 관세 인하 조건으로 조속한 투자 이행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 실장은 “법이 (통과)돼도 (투자) 검토에 몇 달이 걸리니 예비 절차(검토)라도 하다가 법이 통과되면 본절차가 신속하게 되도록 방법은 없는지, 지침이라도 만들어 할 수 없을지 고민은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연간 최대 2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시점에 대한 이견이 빚어질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실장은 “(고환율 상황은) 엄연한 현실 아니냐. 그래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한국 환율에 대해 ‘저평가돼 있다’는 이례적 발언을 한 것”이라며 “우리가 국회 (법안) 통과에 노력하고 사업 검토를 양국이 같이하더라도 당연히 외환시장을 감안해 조정을 해야 한다. (한미) 팩트시트에도 적혀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관세를 올린다고 만사를 제쳐놓고 환율과 관계없이 (돈을)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쿠팡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면(unfairly target) 발생하는 일이다.”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2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한미 무역협상 이전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트루스소셜 게시물도 이 글에 첨부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회의 고강도 공격 때문이란 주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부 미 하원의원들은 쿠팡이 초래한 대규모의 한국 국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은 무시한 채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쿠팡 편들기에 나선 바 있다.13일 미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해외 디지털 규제 동향’ 청문회에선 에이드리언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이 “한국은 미국 기업들을 명백하게 겨냥하는 입법 노력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는 쿠팡의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두고 있고, 2021년 나스닥에 상장했다는 점이 꼽힌다. 또 쿠팡의 막대한 로비 활동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상원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나스닥 상장 후 약 5년간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총 1129만 달러(약 162억 원)의 로비 자금을 지출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쿠팡이 만든 정치활동위원회(PAC) ‘쿠팩(COUPAC)’은 지난해 연방 의원 10명과 공화당 및 민주당 선거기구에 총 12만 달러의 자금을 집행했다. 다만, 쿠팡 사태가 이번 관세 인상 압박의 직접적 요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성향상 쿠팡에 대한 조치를 문제로 인식했으면 직접 언급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쿠팡은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이 아닌 걸로 안다”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쿠팡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면(unfairly target) 발생하는 일이다.”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2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한미 무역협상 이전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트루스소셜 게시물도 이 글에 첨부했다.이는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회의 고강도 공격 때문이란 주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부 미 하원의원들은 쿠팡이 초래한 대규모의 한국 국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은 무시한 채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쿠팡 편들기에 나선 바 있다.13일 미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해외 디지털 규제 동향’ 청문회에선 에이드리언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이 “한국은 미국 기업들을 명백하게 겨냥하는 입법 노력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대럴 이사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강경보수 매체인 데일리콜러 기고문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쿠팡)을 상대로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의 규제가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미국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 정치권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는 쿠팡의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 쿠팡 Inc가 미국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두고 있고, 2021년 나스닥에 상장했다는 점이 꼽힌다. 또 쿠팡의 막대한 로비 활동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상원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나스닥 상장 후 약 5년간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총 1129만 달러(약 162억 원)의 로비 자금을 지출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쿠팡이 만든 정치활동위원회(PAC) ‘쿠팩(COUPAC)’은 지난해 연방의원 10명과 공화당과 민주당 선거기구에 총 12만 달러의 자금을 집행했다.다만, 쿠팡 사태가 이번 관세 인상 압박의 직접적 요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성향상 쿠팡에 대한 조치를 문제로 인식했으면 직접 언급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쿠팡은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이 아닌 걸로 안다”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합의를 이행(living up)하고 있지 않다”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 등을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 합의를 사실상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enact)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한미는 지난해 7월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05조 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상호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대미 투자 중 현금 투자 비율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자동차 관세 인하는 지연됐다. 이후 한미는 10월 경주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매년 최대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대미 투자 법안을 발의하면 미국이 자동차 등의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어 국회에는 지난해 11월 26일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 등의 내용을 담은 대미투자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통과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재부과 방침을 밝힌 것은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외환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연간 200억 달러 상한의 대미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할 수 있다고 보고 관세 합의 백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현재 외환시장 여건상 올해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화 판결을 기다리며 투자를 늦추려 하는 것 아니냐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이 관세 합의를 백지화하면 자동차 업계를 포함한 국내 산업에는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 재부과는 연방 관보에 게재돼야 효력이 있는 만큼 그 이전에 협상에 나서 관세 재부과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이 주재하는 대책회의를 연 데 이어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말∼3월 초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법안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에 성공한 뒤 고율 관세 부과를 다양한 분야에서 ‘협상 카드’로 거침없이 활용하고 있다. 관세를 본래 취지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물론이고, 외교안보 분야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로도 꺼내 들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박(blackmail)’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올해에만 네 차례 ‘관세 협박’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맹을 상대로 관세 폭탄 엄포를 놓은 건 올해 들어서만 한국을 포함해 벌써 네 번째다. 앞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파병을 결정한 덴마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틀 뒤에는 프랑스산 와인에 200%의 관세 폭탄을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평소 유엔 등 기존 국제기구에 불만이 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조직하는 ‘가자 평화위원회’에 프랑스가 참여하기를 거부한 데 따른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거세게 비판했고, 중국과 경제 협력 확대 및 관계 개선에 나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 대해서도 관세 위협을 가했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겨냥해 100% 관세 부과를 압박했다. 앞서 카니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 외교 압박 카드로도 관세 활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10차례 가까이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다. 지난해 1월 20일 취임 첫날부터 미국으로 펜타닐이 유입되는 것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중국에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지난해 2월엔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불공정한 디지털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관세로 맞서겠다고 했다. ‘반(反)트럼프’, ‘반미’ 노선을 드러낸 국가에도 관세를 활용한 보복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캐나다산 목재 및 유제품에 250% 관세를 위협한 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에 대한 경고로 해석됐다. 브라질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 탄압을 벌인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주요 제품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앞서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회원국이 탈달러화를 시도한다며 10% 추가 관세를 경고하기도 했다. 국제 분쟁의 중재 수단으로도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12월 멕시코와 미 남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수자원 공급 분쟁이 장기화되자 5% 추가 관세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태국과 캄보디아에 국경 분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양국에 대표 수출품에 대한 20% 관세를 경고했다.● 지지율 악화에 ‘여론 진화용’ 전략 분석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 경고를 남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에 따라 관세를 얻어맞는 국가들이 고관세에 놀라 황급히 대응하는 대신 일단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관세 압박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팀 마이어 듀크대 로스쿨 교수는 “상대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파악하게 되면서 협상 지렛대로서의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적극적으로 관세 위협에 나선다는 진단도 있다. 강경 이민 정책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부각되며 여론이 악화되고, 정치적으로도 어려움에 내몰리자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에 성공한 뒤 고율 관세 부과를 다양한 분야에서 ‘협상 카드’로 거침없이 활용하고 있다. 관세를 본래 취지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물론이고, 외교안보 분야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로도 꺼내 들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박(blackmail)’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올해에만 네 차례 ‘관세 협박’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맹을 상대로 관세 폭탄 엄포를 놓은 건 올해 들어서만 한국을 포함해 벌써 네 번째다. 앞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파병을 결정한 덴마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틀 뒤에는 프랑스산 와인에 200%의 관세 폭탄을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평소 유엔 등 기존 국제기구에 불만이 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조직하는 ‘가자 평화위원회’에 프랑스가 참여하기를 거부한 데 따른 조치였다.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거세게 비판했고, 중국과 경제 협력 확대 및 관계 개선에 나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 대해서도 관세 위협을 가했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겨냥해 100% 관세 부과를 압박했다. 앞서 카니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 외교 압박 카드로도 관세 활용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10차례 가까이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다. 지난해 1월 20일 취임 첫날부터 미국으로 펜타닐이 유입되는 것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중국에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지난해 2월엔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불공정한 디지털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관세로 맞서겠다고 했다.‘반(反)트럼프’, ‘반미’ 노선을 드러낸 국가에도 관세를 활용한 보복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캐나다산 목재 및 유제품에 250% 관세를 위협한 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에 대한 경고로 해석됐다. 브라질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 탄압을 벌인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주요 제품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앞서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회원국이 탈달러화를 시도한다며 10% 추가 관세를 경고하기도 했다.국제 분쟁의 중재 수단으로도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12월 멕시코와 미 남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수자원 공급 분쟁이 장기화되자 5% 추가 관세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태국과 캄보디아에 국경 분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양국에 대표 수출품에 대한 20% 관세를 경고했다.● 지지율 악화에 ‘여론 진화용’ 전략 분석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 경고를 남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에 따라 관세를 얻어맞는 국가들이 고관세에 놀라 황급히 대응하는 대신 일단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관세 압박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팀 마이어 듀크대 로스쿨 교수는 “상대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파악하게 되면서 협상 지렛대로서의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적극적으로 관세 위협에 나선다는 진단도 있다. 강경 이민 정책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부각되며 여론이 악화되고, 정치적으로도 어려움에 내몰리자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